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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04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1.19|조회수1,070 목록 댓글 0

[지붕뚫고 하이킥] 040

 

 

 

 

 

 

 

 

씬/1. 차안(야외)
낙엽이 수북한 가로수 길을 달리는 순재의 차. 라디오 소리가 낮게 들린다.
순재, 자고 있고 보석은 서류를 보고 있다.
순재, 엉덩이를 들고 방귀를 뿡 뀌곤 계속 잔다.
기사:(인상쓰며)부사장님. 창 문 좀 열겠습니다.
보석:(손으로 코 잡고 계속 서류 보며)그렇게 해.(창문이 열린다)
라디오에서 La Vie En Rose.(혹은 다른 샹송 흐르고)가 흘러나온다.
보석:(!! 코를 막았던 손을 서서히 떼며)김기사. 볼륨좀 높여줘.
기사:네.(볼륨 키운다)
음악을 듣는 보석의 표정이 아련해 진다.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는 보석.
단풍과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들로 아름다운 가을풍경이 새삼 눈에 들어온다. 잠시 후 신호에 차가 멈추고, 보석의 시선이 먼 곳에 머문다.
낙엽길을 걷는 바바리코트 차림의 한 프랑스 여인의 몽환적인 뒷모습이
환영처럼 나타난다
보석Na:나에겐 해마다 이 맘 때가 되면 문득 떠오르는 한 여인이 있다. 5년 전 가을..신기루처럼 내 곁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 그녀..미쉘..
멀어지던 여인. 뒤를 돌아서서 알 수 없는 한마디(무음. 입모양만)를 남기곤 다시 멀어진다. 서서히 사라지는 환영.
차속의 보석. 추억에 잠긴 듯 창 밖을 바라보는 표정 위로
보석Na:짧은 가을이 늘 아쉽듯..너무나 짧았기에 더욱 아쉬웠던 미쉘과의 만남은..올해도 가을의 한가운데 서있음을 문득 깨닫게 된 순간..어김없이 나를 그때의 추억으로 끌어들인다.

씬/2. 한옥마당
광수 줄리엔, 아령하고 있다.
줄리엔:(숫자 세며)cent dix, cent onze, cent douze
광수:(되도 않는 발음으로 줄리엔을 따라하는)
자옥:(우편물 들고 들어오다)넌 없어보이게 뭘 그렇게 중얼거려?
광수:줄리엔 불어 따라하는데..섹시하지 않아요?
자옥:섹시가 다 나가 죽었다니?(방으로 들어가는)
 
광수, 표정 있고 평상위에서 잡지보던 정음, 핸드폰을 받는다.
(정음, 얼굴까지 올리는 후드티)
정음:여보세요? 네.(반짝)네?(하다 실망한)네. 네. 수고하세요.
광수:(운동하며)무슨 전환데 네만 네 번하고 끊어?
정음:무역회사 면접 본 거..떨어졌다고.(번쩍 팔 들고)으아..꿀꿀해.(풀썩 쓰러진다)또 떨어졌어. 또. 아~~(얼굴까지 후드 올리고 엎어진다)
인나:(방에서 나오며)왜 저래?
광수:(아령하며)아침부터 활기차게 떨어졌대. 면접.
인나:(정음이 옆으로 가서 토닥토닥해주며)힘내. 친구.
정음:(겨우 일어날 듯하다 다시 하..인나쪽으로 쓰러진다)
인나:저녁에 몸보신이라도 할까? 삼겹살 파티 어때? 월급 들어온 기념으로 쏜다.
정음:(후드 내리고 일어나며)삼..겹살..?
광수:삼겹살 좋지~
인나:언니가 소주도 쏜다.
광수:소주까지?! 인나 너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정음:(일어나 앉는)인나야. 난 맥주가 더 좋은데..맥주는 너무 비싸지?
인나:(표정)오케이. 맥주 콜! 이제 좀 좋아?
정음:(완전히 풀어져)좋아좋아! 좋아 곱하기 백으로좋아!(머리 위로 하트 그리며 애교스럽게)인나야 사랑해~
인나:나 코트 하나 봐논 거 있는데 니가 좀 봐줘. 장바구니에만 일주일째야.
정음:오케이. 그런 건 또 내가 전문이지.(인나와 함께방으로 들어간다)
광수:(어이없다)쟤 1분 전에 면접 떨어진 애 맞어? 어떻게 삼겹살 하나에..
줄리엔:광수. 양치부터 하면 안돼? 오..갓..
광수:예민한 자식.(손을 입에 대고 냄새 맡아보는)

씬/3. 보석현경방
보석, 롱바바리코트를 꺼내보며 표정이 있다.
보석OFF:미쉘과 나를 만나게 해줬던 바바리코트. 그녀와의 추억이 고스란히 옷깃에 남아있다.
보석, 뒤로 휘리릭 바바리 펼쳐 멋지게 입는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보석OFF:마치 어제 일처럼.
현경:(들어오며)방에서 웬 바바리야?
보석:잠깐 나갔다오게.
현경:어딜?
보석:그냥. 가을이잖아. 좀 걷다올께.(하고 나가면)
현경:올해는 좀 조용히 넘어가나 했더니..

씬/4. 2층 거실
준혁 세호, 37회 준혁, 세경빠 친구들 각자 게임하고 과자 던져먹기 하는 등 시끌벅적하게 놀고 있는데 세경이 청소기 들고 올라온다.
친구들:어? 세경 누나다!
세경:(뚱해 보는 표정)
친구들:(장단 맞춰 박수까지 치며)청순미인 신세경! 미소천사 신세경!(외치는)
세경:(난처한 표정이다)그거 이제 안했음 좋겠는데..
친구들:에이~(하더니 다시 박수치며 우렁차게)청순미인 신세경! 미소천사 신세경! 사랑해요 신세
세경:(정색하고 버럭 OL)하지 마시라니까요!
친구들:...
세경:하지 말라면 좀 하지마세요. 창피하잖아요. 진짜.(지훈방쪽으로 간다)
남자애들 좀 뻘줌한 듯 있다가 각자 하던 거 하고 준혁, 표정.

씬/5. 지훈방
세경, 청소기로 청소하는데 준혁이 들어와 노트북을 들고 나가려다
준혁:누나두 참..애들 장난치는 건데 그냥 좀 받아주지.
세경:네?(하다 청소기 끄고)뭐라구요?
준혁:별 것도 아닌데 너무 정색하신다구요.
세경:아..아니 하지 말라는데 계속 하길래..저 진짜 창피해요.
준혁:누나 되게 재미없는 거 알아요?
세경:네?
준혁:나한테 말 놓으라니까 놓지도 않고..
세경:그건..좀 더 편해지면..
준혁:좀 편하게 살면 안되나? 진지한 것도 심하면 병이라구요.(나가며)
세경:(표정)

씬/6. 고궁 or 낙엽이 많은 공원(야외)
샹송, 흘러나오고 있고
바바리코트를 입은 보석, 벤치에 앉아있다.
보석OFF:내 발걸음은 어느새 그녀와 처음 만났던 이곳에 다다랐다. 이 가을..그녀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보석, 표정에 잠긴 채 옆의 벤치를 보면 5년전의 보석과 미셀이 보인다.
C#1. 5년 전 고궁 이나 공원(야외)-현재의 보석 시선으로 시작되는.
바바리코트를 걸쳐두고 벤치에 앉은 보석. 낙엽을보며 표정이 있다.
등을 마주하고 미셀이 바바리를 걸쳐두고 보석 뒤로 앉는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둘 다 한 폭의 그림같다.
바바리(미셀의 것)를 들고 일어나는 보석.
미셀도 남은 바바리를 자연스럽게 집어들고 일어난다. 반대로 걷는 두 사람.
바바리를 입는데 보석은 작아서 잘 들어가지 않고 미셀은 바바리가 크다.
서로의 옷이 바뀌었음을 알고는 돌아본다. 동시에 웃음이 터진다.

C#2. 고궁 또는 공원 일각(야외)-회상
보석과 미쉘. 바바리를 입고 낙엽을 밟고 걷고 있다.
미쉘:je m'appelle Michelle.
보석:미쉘? 이름이 미쉘이라고요?
미쉘:(끄덕이고)
보석:(자기를 가리키며)보석. 보석.
미쉘:(웃고)포석?
보석:no 포석. 보석.(알아듣지도 못할걸 또박또박 천천히)내 이름은 정.보.석
미쉘:정...보석?
보석:예. 보석. 보석. 쥬얼!
미쉘:bijou?
보석:(웃어보이고)비쥬.
미쉘:(웃어보이는)jewel.
보석/미쉘:(웃으며 서로를 바로 보는데 말이 통하는 듯 하다)
보석OFF:미쉘이라니 좋은 이름이네요. 이 가을과 잘 어울려요.
미쉘OFF:보석이란 이름만큼 가을과 어울리는 이름이 있으려구요.
보석/미쉘:(서로를 보며 웃는다)
회상에서 돌아온 보석. 자판기 커피잔을 두손으로 쥐고 고궁을 아련하게 둘러보고 있다.
보석OFF:미쉘. 난 지금 당신과 함께 있던 곳에 있어요. 혹시
미화원:(큰 빗자루로 낙엽쓸며)이보슈. 발 좀 들어요.
보석:(양발을 든 채 OFF)혹시 당신도 지금 내 생각 하고 있나요?
발을 든 보석과 미화원이 낙엽의 비를 맞는다.

씬/7. 한옥마당
광수 인나, 브루스터 상추 고추 마늘 등 내오고,
정음, 방에서 급하게 나와 가방 매고 신발 신는다.
인나:야, 어디가? 고기 안먹어?
정음:아씨..보강있다고 다 나오라네. 안나오면 에프. 완전 독재야. 독재.(뛰어나가며)내꺼 꼭 남겨놔.
광수:남겨놀 게 어딨어?
정음OFF:다 들리거든!
줄리엔:(핸드폰으로 통화하며 나온다)세경. 저녁에 신애랑 올수 있어? 우리 삼겹살파티 할건데.

씬/8. 거실
세경, 전화 받고 있고 신애 옆에 있는
세경:삼겹살 파티요?
신애:왜? 줄리엔 아저씨가 삼겹살 파티하재?
세경:근데 저녁 준비 때문에 못갈 거 같은데.(하는데)
현경:(2층에서 해리 데리고 내려오며)세경씨. 오늘 저녁준비 안 해도 돼.
세경:잠시만요(하고 수화기 막고)네?
현경:다들 저녁 먹고 들어온대. 나도 해리 데리고 친구들 만나서 저녁 먹고 올거구. 볼 일 있음 보고 들어와.
세경:정말요?(하고 좋아서)줄리엔. 갈 수 있어요. 네. 이따 봐요.(끊고)
신애:아싸~ 우리 그럼 오늘 줄리엔 아저씨랑 삼겹살 파티 하는 거야?
세경:(좋아서 끄덕)어.
해리:(신발 신으며)빵꾸똥꾸들이 아주 신들 나셨어. 할 파티가 없어서 꾸질꾸질하게 삼겹살 파티나 하는 게 뭐가 좋다고. 할거면 갈비정돈 먹어줘야지.
현경:(신발 신다가 해리 이마 때리며)조용히 하고 얼른나가.
해리:아 왜 때려 왜.
현경:시끄러.(하고 세경에게)우리 가.
세경/신애:다녀오세요.

씬/9. 드레스룸
세경 신애, 나갈 준비 하고,“가자”하고 나가려는데 전화 울리는
씬/10. 병원의국(야외)+거실
지훈:(급하게 뭔가 찾으며)어 난데. 내 방에 좀 빨리 올라가봐줘. 급해.
세경:(무선전화 받으며)네!(하고 우당탕 올라가고)
씬/11. 지훈방+2층거실
세경:(급하게 들어오며)올라왔어요.
지훈:책상위에 USB메모리 있지? 거기 두고 온 거 같은데..
세경:유에..뭐요?(두리번대며)아..뭔지 모르겠는데.
지훈:왜 까맣고..작은 샤프심통처럼 생긴..없어?
세경:까맣고..작은 샤프심통처럼 생긴..(찾다가 발견)아! 있어요!
지훈:미안한데 거기 안에 있는 파일 하나만 메일로 보내줄래? 급해서.
세경:아..저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는데..(하다)그냥 제가 이거 지금 병원으로 빨리 갖다 드릴게요. 네. 네.(하고 들고 뛰어나가는데)
신애:(올라오며)언니 뭐해? 빨리 가~
세경:나 지훈아저씨 병원에 빨리 가봐야돼. 줄리엔 아저씨네 혼자 갈 수 있지?
신애:어? 어.어..
세경:먼저 가있어. 난 병원에 갔다가 금방 갈게.

씬/12. 병원복도 야외)
지훈,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세경, USB들고 뛰어들어와“여기요!”주면,
지훈, 낚아채듯 급하게 들고 뛰어가고, 세경, 숨 고른다.
지훈, 뛰어가다 돌아보면서“가지말고 좀 만 기다려!”하고 뛰어간다.
세경, 표정있다.

씬/13. 고궁 또는 공원(야외)
보석, 분위기 있게 벤치에 다리 꼬고 앉아 낙엽 쌓인 길을 바라본다.
이어폰을 한쪽씩 나눠끼고 낙엽 위에 누워있는 5년전의 보석과 미쉘의 모습이 환영처럼 나타난다.
C#1. 고궁(야외)-회상
M. Edith Piaf-La Vie En Rose
이어폰을 나눠끼고 서로 머리를 마주하고 반대로 누워있다.
미쉘, 허밍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보석, 행복한 표정으로 옆에 누워있다.
보석OFF:미쉘. 당신하고 한마디 말도 통하지 않는데 난 왜 당신과 많은 얘길한 것 같은지 모르겠어요.
미쉘OFF:보석. 나도 마찬가지예요. 당신과 함께 있으니까 처음으로 서울이 낯설지가 않아요. 당신은 몽마르뜨를 닮았어요.
보석OFF:듣기 좋은데요. 미쉘 당신도 웬지 도봉산을 닮은 거 같아요.
미쉘OFF:우리 앞으로도 만날 수 있나요?
보석OFF:앞으로?(표정이 있다)

그러다 휘잉~ 바람이 세게 불며 낙엽과 흙먼지가 날리자 보석, 바바리자락을 펄럭이며 미쉘을 감싼다. 두사람의 얼굴이 가까워진다.
보석:괜찮아요?(바바리코트를 감싼 손에 끼어진 결혼 반지가 반짝한다)
미쉘:(표정있다가 보석을 밀어내고 일어선다)
보석:왜 그래요? 미쉘?(반지 보이며)혹시 이것 때문에..

미쉘 갑자기 일어나 가버린다.
보석:(따라 일어나 미쉘을 쫓는)미쉘! 갑자기 어디 가는 거에요!
미쉘:(뒤돌아보는 표정이 애잔해 보인다)
보석:(이것 때문이냐는 듯 반지 낀 손 들어보인다)
미쉘:Mauvais haleine..(바바리자락 날리며 떠나가며 뒤돌아본다. 낙엽이 우수수 날린다. 보석을 보며 아련하게)odeur d'ail~
보석:(아련한 눈빛으로 가볍게 손인사하며 미쉘을 따라한다)오되르다유~

회상에서 돌아온 보석. 결혼반지를 내려다보는 위로
보석:오되르다유..미쉘. 오되르다유.

씬/14. 병원로비(야외)
세경,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사복차림의 지훈이 온다.
지훈:많이 기다렸지?
세경:아뇨. 일은 잘 됐어요?
지훈:어. 덕분에. 정말 니 덕에 살았다. 고생했어.
세경:아니에요. 근데 정신 좀 차리고 사셔야겠어요. 가만 보면 매일 꼭 뭐 하나씩 빼먹고 다니시잖아요.
지훈:뭐?(웃다)그래. 새겨들을게.(하다)근데 너두 좀너무하단 생각안해?
세경:네?
지훈:어떻게 이메일 보내는 것도 모르냐?
세경:아..네..
지훈:(웃고)고생했는데 저녁 먹고 가.(전화 꺼내며)누나한텐 내가 전화할게.
세경:집에 아무도 안계세요. 다들 저녁 드시고 늦게 오신대요.
지훈:그래? 신애는?
세경:줄리엔 아저씨네서 삼겹살 파티 한다고 거기 갔어요. 저도 막 나가는 길에 달려온 거라..
지훈:거기 가봐야겠네.
세경:네.
지훈:가지 마라.
세경:(표정)?
지훈:너 없음 나 혼자 밥 먹어야 돼. 내가 저녁 사줄게. 가.
세경:그냥 가서 먹음 되는데..
지훈:고기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니까 고기 먹을까? 고기 좋아해?
세경:(표정있다)쫌..
지훈:(웃고)그래. 고기 먹으러 가자. 나도 오랜만에 좀땡긴다.

씬/15. 고기집(야외)+고기집 앞(야외)
통유리 고기집. 지훈, 창을 등지고 앉아있고 세경, 고기를 굽고 있다.
세경, 고기 굽는데 미간 찌푸리고 집중해서 한 점한 점 굽고 있다.
지훈:웃겨.
세경:네?
지훈:니 표정말야.
세경:제 표정이 왜요?
지훈:(세경 흉내내며)고기 굽는데 뭐가 그렇게 심각해?
세경:제가 그랬어요?
지훈:그래. 내가 굽는 거 잘 봐. 얼마나 편하게 굽는지.

지훈, 팔 걷고 고기 집게 뺏어서 고기를 굽는다.
지훈:봐. 편해보이지? 자연스럽잖아.
세경:주세요. 제가 구울게요.
지훈:먹어. 내가 구워 줄테니까.
세경:주세요.
지훈:먹어. 나 고기 되게 잘 구워.(고기 하나 집어주며)이거 익었다. 너무 구우면 질겨요. 먹어.
세경:(고기 집어서 쌈 싸먹는데 창밖 보고 놀란 표정)
지훈:왜?(하고 돌아보다 놀라는)

정음이 지훈과 세경을 보며 유리창에 딱 달라붙어있다.
컷튀면. 정음이 고기를 마구 입에 넣어 먹고 있다.
정음:(쌈 엄청 크게 싸서 먹으며)저녁때도 놓치고 배랑 등이랑 친구 먹었는데 이렇게 만날 줄이야.
지훈:(고기 구우며)먹던지 말을 하던지 하나만 하시죠.
정음:(쌈 넣은 채 우물우물)원래 전 멀티태스킹이 되거든요.
세경:(먹으며 그런 둘 보고 웃고)
정음:(쌈하나 더 싸며)언니~ 여기 소주 하나요.
지훈:나 차 갖고 왔는데.
정음:웃겨. 누가 그쪽이랑 먹재요?(웃으며)세경씨. 나랑 술한잔 해요.
세경:에? 저 술 못 먹는데. 한 번도 마셔본 적 없어요.
정음:네? 한번도?(소주 갖다 주자 노련하게 팔꿈치로 병 뒤를 쿵 쳐서 따며)아니이 좋은 걸 왜? 그러지 말고 딱 한잔만 해요~
세경:진짜 못 마시는데..
지훈:이분한테 술 배우면 안좋을텐데..떡실신은 기본이고 온갖 민폐에..
정음:(OL)자자. 지방방송 시끄럽고.(따라주며)세경씨. 첫잔은 원샷~
세경:그럼 딱 한잔만..(하며 받고)
정음:짠!(잔 부딪히고는 쭉 털어넣는)캬~ 이거거든!(잔 머리위로 터는)
세경:(못 마시고 있자)
지훈:(잔 뺏으려하며)못 마시겠으면 마시지 마.
정음:(말리며)어허! 그쪽은 빠져요~ 같이 마셔줄 것도 아니면서. 그러지 말고 딱 한잔만 마셔 세경씨. 나 혼자 마시긴 심심하잖아.
세경:그럼 정말 딱 한잔만 할게요.(하고 원샷하는데 처음 느껴보는 맛에 몸이 찌릿 찌릿하고 눈이 동그래지는)
정음:어때?
세경:(괴로운 듯)으...(하다 방긋)마실만한 데요?
정음:월~ 소주 맛 좀 느낄 줄 아는데?(또 따라주며)그럼 한잔 더 받으시고~(하고 따라주는)첨 봤을때부터 술 잘할줄 알았다니까.
세경:(잔 넘치려 하자)어어(하며 입대고 홀짝 빨아들이는)
지훈:하..너 진짜 처음 마시는 거 맞아?
세경:아니..버리면 아까우니까..
정음:좋아. 술을 아끼는 이 자세~ 아주 바람직해. 세경씨 완전 맘에 드는데? 자 짠~(하며 또 건배하고 마시다)고기 타거든요. 똑바로 좀 구웁시다. 이 아까운걸..
지훈:(그런 둘 보며)아주 신들 나셨네.(피식 웃는)

씬/16. 공원일각(야외)
줄리엔 광수 인나 신애가 걸어온다.
신애:진짜 혼자서도 갈 수 있는데.
줄리엔:노. 노. 우리도 그냥 산책 나온 거야.
광수:그러게. 배가 너무 불러서 좀 걸어야 소화가 되지.
인나:아..가을이라 그런지 분위기 좋다.
신애:여기 이런 데가 있는지 첨 알았어요.
줄리엔:공원으로 해서 가도 신애 집 나와.
광수:좀 둘러가는거지만.(하다)이게 무슨 타는 냄새야?
인나:낙엽 태우는 냄새다~

줄리엔 광수 인나 신애가 보면 한쪽에서 관리인이 낙엽을 태우고 있다.
그 옆에 분위기를 있는대로 잡은 보석이 쓸쓸히 서있다.
줄리/신애:hey~ 주얼리정~!/어? 아저씨
보석:줄리엔. 신애야. 어떻게 같이들 와?
신애:줄리엔 아저씨네서 삼겹살 파티 했어요.
보석:아. 그랬어?
광수:안녕하세요. 전 줄리엔하고 같이 하숙하는 광수라고 합니다.
인나:안녕하세요.
보석:네 반가워요.
인나:와~ 근데 되게 잘 생기셨다. 완전 미중년이세요.
보석:(살짝 웃으며 겸손하게)무슨.
줄리엔:오..Mauvais haleine..odeur d'ail~
보석:(줄리엔의 말에 눈이 번쩍 뜨이며)
C#1. 플래시 컷. 떠나가는 미쉘. "Mauvais haleine..odeurd'ail~" 슬로우로 보여진다.
보석:(홱 돌아보며)줄리엔! 방금 한 말! 그거 무슨 말이에요?
줄리엔:네? 뭐요?(불어로)Mauvais haleine?
보석:어. 그거! 그거 무슨 말이에요?
줄리엔:Mauvais haleine..한국말로 하면..
보석:(표정)
줄리엔:입냄새..
보석:(충격코드와 함께 멍한)입냄새?
줄리엔:입냄새. 구리구리한 냄새. 입에서 나는 화장실 냄새. 광수. 제발 트림 좀 하지마.
보석:(충격을 받는다)그럼..오되르다유~ 는...
줄리엔:odeur d'ail~
보석:안녕히?
줄리엔:노. 노.
보석:담에 봐요?
줄리엔:아냐..
보석:설마..그럼..
줄리엔:odeur d'ail~ 마늘냄새.
보석:(충격코드와 함께 비틀거리는)마늘..냄새..?
 
샹송 격정적으로 흐르고 보석, 다리에 힘이 풀리는 지 풀썩 제자리에 주저앉는다.
보석, 바바리 뒷자락에 낙엽 태우던 불이 붙는데도 모르고 멍하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관리인:(놀라)어! 불 붙었어요! 불!
줄/광/신:Oh my god!/어 불불/불이다!!
보석:(그제야 알고 호들갑)어! 불! 불! 아~
관리인. 낙엽 쓸던 커다란 빗자루로 불을 끄려 보석을 막 패고
줄리엔 광수도 불 끄려 겉옷으로 보석을 패는 등한바탕 난리가 나는데서

씬/17. 고기집(야외)
지훈, 화장실 다녀오는 듯 와서 자리에 앉으면
세경이 혼자 술을 마시고 있고 정음은 자는 듯 쓰러져 있다.
지훈:너무들 마신다. 그만 하고 나가.(정음에게)이봐요. 가자구요.
세경:(웃겨죽겠다는 듯)큭큭큭큭..
지훈:(세경에게)왜 그래. 뭐가 그렇게 웃겨.
세경:아하하하.(된장찌개 속 조개를 젓가락으로 쿡쿡 찍으며)이 조개. 얘 생긴 것좀 봐. 뭐 이렇게 웃기게 생겼어. 아하하하.
지훈:뭐?
세경:아저씬 얘 안 웃겨요?
지훈:안 웃긴데. 뭐가 웃겨?
세경:뭐래? 되게 웃긴데..입을 에(흉내)벌리고. 아하하.(하다 의자에서 떨어진다)
지훈:야. 괜찮아?
세경:(배잡고 웃으며)아하하. 나 떨어졌어. 크크크.(의자 잡고 기어 올라가며)에고. 다시 올라가자. 올라갈래. 올라갈거야. 푸후후..
지훈:(그런 세경 잡고 도와주는)참..이봐요 세경씨. 취한 거 같아. 일어나봐요. 응?
정음:(엎드려 있다 고개를 드는데 마스카라가 번져서 팬더처럼 되어있다. 우는)흑흑흑..뭐가 취해? 누가?
지훈:(허걱 이건 또 뭐야?)!!
세경:아하하하. 팬더다. 팬더.
정음:흑흑..팬더같아? 나?
세경:(손가락질하며)아하하하. 팬더. 귀여워. 아하하하.(하다 다시 의자 밑으로 떨어진다)아하하. 나 또 떨어졌어. 아..웃겨.
지훈:(안경 위로 올리고)아..이거 참..이봐요. 정신 차릴 수 있어요?
정음:(울면서)저..미안해요. 정신을 못 차리겠어요. 엉~~(크게 울면)
지훈:나 원 참..
세경:(의자위로 올라오려고 하면서)올라갈 수 있다. 올라갈 수 있다~(올라오려다 또 떨어지면)
지훈:거 참..
세경:큭큭큭..나 또 떨어졌어. 나 어뜩하니..큭큭큭..
정음:세경씨. 어떡해? 엉덩이 멍들었겠다. 어떡해? 흑흑흑..엉덩이 불쌍해서 어떡해? 내 인생같은 세경씨 엉덩이 불쌍해서 어뜩해..(세경을 안고 우는)
세경:(정음을 안고 웃는다)언니..눈이 푸하하. 너무 웃겨요. 팬더 언니..
지훈:왜 이래요? 둘 다.

씬/18. 고기집 앞(야외)
지훈,“엉~ 내 인생 왜 이러니~ 세경씨 엉덩이 불쌍해서 어뜩하니~”질질 짜는 정음과“아 웃겨~ 아하하. 저기 봐. 낙엽이야. 큭큭큭~”웃는 세경을 양쪽으로 끌다시피 잡고 나오는데 준혁, 달려온다.
준혁:뭐야. 둘 다 어떻게 된 거야?
지훈:설명할 시간 없고..빨리 차에 좀 태워.(하는데)
세경:(갑자기 크게)뛰어!!(하더니 혼자 막 뛰어간다)
지훈/준혁:어어. 야 쟤 잡아!/아 뭐야.(잡으러 뛰어가는)
정음:(지훈 뿌리치고 땅에 철퍼덕 앉아)내가 이럼 안되는데..미안해요. 흑흑..진심으로 사과드릴게요. 사과~~(하고 제대로 인사하려는데 비틀거린다)사과도 못해..사과도..흑흑..
지훈:에헤. 이봐요. 진짜..
한편 세경, 아하하하 웃으며 거리를 달리고 있고
준혁,“누나! 서 봐요 좀! 아 왜케 빨라!”하며 쫓는데
세경, 갑자기 뭔가를 발견한 듯“어?!”하더니 멈춰선다.
준혁:(브레이크 걸 듯 서서 세경 잡고)하..진짜 빠르네.
세경:(준혁 손을 덥석 잡는)
준혁:(!)
세경:(손잡은 채, 걷다 정지한 자세 흉내내며 우스꽝스럽게 서 있고)
준혁:뭐하는 거에요?
세경:(킥킥거리며 일각의 교통 표지판 가리킨다)
준혁:(보면 엄마와 아이가 손잡고 걸어가는 모양의‘어린이 보호 구역’표시판 보인다)저거요?
세경:(웃으며 끄덕 끄덕하다)정준혁 어린이 일루 와..(하다 또 웃음 터져 길가에 쓰러지며 웃는다)아 웃겨..
준혁:(어이없어 피식)하..술 마시니까 완전 딴 사람이네.

씬/19. 거리일각(야외)
보석, 충격 받아 멍하게 걸어가는 위로
Edith Piaf의 La Vie En Rose가 분위기 있게 흐르고
C#1. 씬/12의 미쉘과 보석의 이별장면 그대로
미쉘:입냄새 나..마늘냄새
미쉘:입냄새 나..마늘냄새
미쉘:입냄새 나..마늘냄새
미쉘:입냄새 나..마늘냄새
보석:(가볍게 손 들어보이며)마늘냄새~

바바리코트를 입고 쓸쓸하게 걸어가는 보석.
점점멀어지는 뒷모습 보여지면, 엉덩이 부분까지 타버린 바바리코트 뒷자락 보이는데서

씬/20. 달리는 지훈의 차(야외)
지훈의 차가 달리고 있는데, 선루프로 세경의 고개가 쑥 올라온다.
세경, 야호~!! 하며 신나서 소리 치고는 깔깔대고 웃고
준혁이 세경이 끌어내리면 정음이 선루프 위로 올라와“엉~ 엉~”운다.
지나가던 사람들과 운전자들. 뭔가 싶어 쳐다본다.
차 속. 지훈 운전중 준혁 조수석, 정음 세경. 뒷좌석에 있고
지훈:야. 좀 말려봐.
준혁:(챙기다 포기)아 몰라. 몰라. 알아서들 하겠지.(하고 피식 웃는)
지훈의 차 달리는데 두더지처럼 세경과 정음이 번갈아 올라온다.

씬/21. 한옥마당
준혁이 정음을 업고 들어온다. 정음, 훌쩍거리면
준혁:뭐가 그렇게 서러운 게 많아서..너두 참..
정음:(속삭이듯)미안해. 미안~
인나:(나오며)정음아?!!
준혁:안녕하세요.(웃으며)또 떡실신입니다.

씬/22. 거실
문 조심스럽게 열리고 지훈, 세경을 업고 살금살금 들어온다.
지훈:(속삭이듯)제발 조용히 하자. 응?
현경이 화장실에서 나오면 지훈, 놀라서 현관쪽에 바짝 붙어 숨는다.
현경, 방으로 들어가고
지훈, 휴..하고 드레스룸으로 들어간다.

씬/23. 드레스룸
신애, 자고 있고 지훈이 세경을 신애 옆에다 눕힌다.
세경:푸힛..큭큭..(하다 잔다)
지훈, 그런 세경 보다 피식 웃음나고 이불로 세경을 덮어주고 나온다.
세경, 좋은 꿈을 꾸는지 웃고 있는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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