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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05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1.19|조회수1,064 목록 댓글 0

[지붕뚫고 하이킥] 050

 

 

 

 

 

 

 

 

씬/1. 거실
현경, 해리 숙제 봐주고 있는데 세경과 신애, 드레스룸에서 나온다.
세경:저희 잠깐만 나갔다올게요.
현경:어디 가게?
세경:(신애 대견하다고 쓰다듬어주며)우리 신애가 이번에 또 95점 받아서 상으로 학용품 좀 사주려구요.
현경:어. 그래.(좀 떨떠름한)신애 공부 잘하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돼.
신애:네~
세/신:(나가며)다녀오겠습니다/다녀올게요~
해리:(슬금슬금 도망가는)
현경:(해리쪽 보며)정해리. 너 시험 봤어?
해리:어?
현경:일루 안 앉어? 시험 봤다고 왜 얘기 안해?
해리:(주눅 들어 앉으며)아. 그거 시험도 아냐. 그냥 이상한 쪽지시험 같은 거였어. 하여튼 빵꾸똥꾸 유난떠는 건 알아줘야 된다니까.
현경:(옆에 있던 가방에서 시험지를 꺼내 보는데 15점이다)너 진짜!
해리:뭐가? 시험이 너무 어려웠단 말야.
현경:어려우면 너만 어려워? 신애는 너보다 공부도 늦게 시작했는데 따박따박 90점 이상 받아오는데 넌 이게 뭐야? 넌 신애보기에 창피하지도 않아?
해리:(삐죽거리며)내가 뭐?
현경:넌 자존심도 없니? 신애한테 맨날 그렇게 지면서도 아무 생각 없어?
해리:내가 왜 져? 왜? 신애 저런 건 한주먹감도 안돼.
현경:(속상한)이게 진짜 커서 뭐가 될려고..
해리:나 현모양초된다 그랬잖아.
현경:하..

씬/2. 한옥집 마당
순재, 들어선다.
순재:자옥씨. 자옥씨.
자옥:오셨어요? 잠깐 들어오세요.

씬/3. 한옥집 주방
순재, 들어오면 줄리엔 정음 광수 인나, 밥먹는 중이고 자옥, 밑반찬 만들던 중이다.
자옥:잠깐만 앉으세요. 저기 차한잔만 들고 계실래요?
순재:아. 예..(들어오는)
줄/정/광/인:안녕하세요?/식사하셨어요?
순재:어. 먹어 먹어.(자옥보며)근데 뭐 맛있는거 만들고 계셨나봐요?
자옥:(웃으며)예..얘들 먹을 밑반찬들 좀..
순재:방만 세 놓으신거 아니에요? 그런거까지 다 챙겨주세요?
자옥:예. 방만 세놓긴 했지만 전부 자식같은 얘들인데 이 정도는 챙겨 줘야죠.
순재:야..자기들은 주인아주머니 좋은 분 만나서 참 좋겠어.
줄/정/광/인:아 예..뭐..
자옥:저도 얘들 있어서 좋아요. 안 그러면 이 큰 집에 혼자있기 적적했을텐데. 자. 멸치조림해놨으니까 이거 먹어.
줄/정/광/인:감사합니다./잘 먹을께요.
자옥:(순재 쪽으로 오는)
순재:(웃으며 농담처럼)그런거까지 해주시면 방세를 더 받으셔야겠다.
줄/정/광/인:(젓가락질 등 하다 일제히 정지하고 놀라서 휙 돌아보는)
자옥:무슨 방세를 더 받아요. 누가 돈 바라고 하나요? 자식같은 애들 하나라도 더 거둬 먹일려고 하는 거지.
줄/정/광/인:(휴..안도의 한숨 내쉬고 다시 돌아서 밥 먹는)
순재:역시..교육자 다우세요.
자옥:아유 뭘요..사실 주변에서는 되게 뭐라 그래요. 다른집에 비해 저희 집 월세가 좀 많이 싸다고. 좀 대폭 올리라고.
줄/광/정/인:(먹다 다시 일제히 정지하고 놀라서 휙 돌아보는)
자옥:그때마다 전 그래요. 난 댁들이랑 입장이 다르다. 난 이거 사람사는 정 느낄려고 하는거지 돈보고 하는 거 아니다.
줄/광/정/인:(휴..안도의 한숨 내쉬고 다시 돌아서 밥 먹는)
순재:(감탄)하..그렇죠..
자옥:그렇게 말하면 처음에는 다들 무조건 자기들 수준으로 제발 좀 올리라고 하다가도 역시 교육자는 다르시다고 고개를 끄덕거리더라구요.
순재:아. 역시..
자옥:진짜 쟤들은 한식구나 다름없거든요.
줄/광/정/인:(고개를 끄덕이며 편하게 밥 먹는다)

씬/4. 거실
세경, 화장실에서 걸레 들고 나오는데 지훈이 들어온다.
세경:(표정. 인사하며)오셨어요?
지훈:어. 너 이는 잘 뽑았어?
세경:네.(하고 주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지훈:쉽게 뽑았어? 어떻게 됐어? 한번 봐.(오는)
세경:(표정)
지훈:어디 한번 봐.
세경:괜찮아요.(입을 열지 않고 그냥 서있는)
준혁:(내려오는)
지훈:아~ 좀 해봐. 좀 보자.
세경:괜찮아요.(인사하고 가는)
지훈:(표정)
준혁:(내려오다 보곤)둘이 뭐하는 거야?
지훈:아니야.(좀 무안한)항생제 받았지? 꼭 챙겨 먹어라.
준혁:(표정)

씬/5. 보석현경방
보석이 들어오면 현경이 침대에서 책을 보고 있다.
보석:성적가지고 해리한테 너무 그러지 마. 애가 엄청 스트레스 받는 모양이던데. 아직 초등학생인데 점수 좀 못 받으면 뭐 어떻다고.
현경:스트레스 받는 애 성적이 저 모양이야?
보석:지도 잘하고 싶겠지. 지라고 못하고 싶겠어?
현경:속상하잖아. 어떤 앤 산에서 살다 연필 잡은 지도 몇달 안됐는데 90점 100점 척척 받아오고 누군 해달라는 거 다 해주고 키웠는데 맨날 바닥이고.
보석:또 비교한다. 당신 그렇게 비교하는 게 애한테 얼마나 안좋은.
현경:(OL)아 몰라! 비교가 안되야 비굘 안하지. 하여튼 맘에 안 들어. 나같음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열심히 하겠는데..아우. 진짜 보고 있음 열불터져서..
보석:내가 보기엔
현경:(OL)나가서 냉수 한잔만 떠다줘. 아우. 괜히 또 열받네.
보석:내 생각엔
현경:(OL)빨리 냉수 좀 떠줘.
보석:알았어.(나간다)

씬/6. 한옥집 마당
줄리엔 인나 광수, 커피 들고 나와 평상 쪽에 자리 잡는다.
정음은 히릿 밥 챙겨주는.
광수:아까 방세 올리는 줄 알고 완전 철렁했네. 근데 그 할아버진 왜 남의 집 방세 올리라 마라 난리야?
인나:농담하신 거잖아.
광수:농담이라도 듣는 사람 입장 곤란하잖아.
줄리엔:(웃으며)미스터 순대. 원래 좀 그래. 와이드 오지랖.
정음:근데 우리집 방세 사실 다른 집에 비해 그렇게 싼 편도 아니지 않아?
인나:별로 안 싸. 비싼건 아니지만 유별나게 더 싼 것도 아니야.
광수:그런데도 아줌마 꼭 우리 위해서 모든 거 다 헌신하는 사람처럼 말하는거 진짜 좀 오글거리지 않냐?
정음:진짜 좀 오바하는 건 있어.(줄리엔 샌드백치는 거 자기도 쳐본다)퍽퍽퍽!!
광수:에라이! 퍽퍽퍽!(하다가 문자 오는 소리)
인나:오빠 문자 왔다.
광수:어?(하고 보다가 표정)

씬/7. 순재집 낮 전경
씬/8. 거실
현경 보석 순재, 과일 먹고 있는데 해리가 2층에서 뛰어내려온다.
해리:(그림 들고)엄마~~
현경:왜 그렇게 호들갑이야? 왜?
해리:나 오늘 그림 잘 그렸다고 선생님한테 칭찬받았어.
현경:그래? 어디 봐.
보석:우리 딸. 무슨 그림을 그렸냐?
해리:피카추같대 피카추.
보석:피카소겠지
 
현경 보석 순재, 해리가 그린 그림을 보는데 무슨 그림인지 모르겠다.
순재:(슬쩍 보고)뭐야? 이게 그림이야?
보석:음. 그러니까(뭔가를 그린 걸 손으로 집어보며)이게 엄마구나?
해리:무슨 소리야? 이건 할아버지지.
순재:나?
현경:(그림에 뭔가를 집고)그럼 이게 나야?
해리:아니. 이건 냉장고. 엄마는 이거.
보석:(그림 한쪽에 있는 거 집으며)그럼 이게 아빠니?
해리:아빤 시간이 없어서 못 그렸어.
보석:(표정)냉장고 그릴 시간에 아빠나 그리지..
해리:아무튼 이거 선생님이 나중에 교실 뒤에다 걸어놓는댔어. 나 잘했지?
현경:어? 어. 잘했네.(쓰다듬어주는)
보석:우리 해리 앞으로 커서 화가가 되려나?
해리:엄마. 이거 교실에 걸어놓기 전에 화장대에 걸어놔도 돼.
현경:(별로 걸고 싶은 그림이 아니다)어? 어. 알았어.(그림 받는)

씬/9. 드레스룸
“세경씨.”현경이 해리 그림 들고 드레스룸으로 들어온다.
세경이 신애 숙제를 봐주고 있다.
세경:네?
현경:내 블라우스 세탁소에다..(하다가 박스위에 세워진 신애 그림을 본다. 한눈에도 해리의 그림보다 백배 잘 그린 그림이다)이거 신애가 그린 거야?
세경:네? 네. 세탁소에 뭐요?
현경:아..블라우스 세탁소에 좀 맡기라고.(해리의 그림과 신애의 그림을 번갈아 본다)신애 너두 니 그림 교실 뒤에다 걸어 놓는댔어?
신애:아뇨.
현경:(반색하며)아냐? 그럼 우리 해리꺼만..
신애:(OL)반 애들 그림 전부 다 걸어놓는댔어요.
현경:뭐?
세경:신애 그림만 특별히 복도에다 전시한대요. 우리 신애그림 잘 그리죠?
현경:(표정)어..잘 그리네. 신애 너 그림에도 소질 있구나.(들고 있던 해리 그림을 슬쩍 뒤로 감춘다)

씬/10. 보석현경방
현경, 들어온다.
현경:하. 진짜 하나같이 괜히 비교되네. 기분 나쁘게스리..(하고 해리의 그림을 보며)얘는 도대체 뭘 그린거야..(하고 상하를 뒤집어 보는)

씬/11. 한옥집 마당
줄리엔 정음, 큰 다라이에 물 받아놓고 이불 발로 밟고 있다.
인나 광수, 방에서 나오고 광수가 큰 짐가방 들고 따라 나온다.
광수:몸조심하고 잘 다녀와.
인나:알았어.(광수가 들고 있던 가방 들고)나올 거 없어. 다들 잘 있어~(손 흔들며 가는)
줄리엔/정음:?/잘 다녀와~
줄리엔:인나 어디 여행가?
광수:(들어오며)집에. 빨래거리가 너무 많아서. 세탁기 돌리러.
정음:집에 세탁기 쓰면 되잖아.
광수:수도세 너무 많이 나오잖아.
정음:뭐? 수도세? 갑자기 오빠가 언제 그렇게 물 아껴썼다고? 오빠가 수도세 내는것도 아니면서.
광수:그러니까 아껴써야지. 가뜩이나 아줌마 방세도 다른데보다 훨씬 싸게 받으시는데. 우리도 염치가 좀 있어야지.
정음:갑자기 왜 그래? 어제 방세 별로 싸지도 않으면서 아줌마가 오바하는거 좀 오글거린다 그런게 오빠 아니었어?
광수:아니. 어젠 그랬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우리가 너무하다 싶더라고. 니들도 이불같은 건 집에 가서 빨아와.
정음:이불 빨러 집에까지 가라고?
줄리엔:광수,(머리가 있으면)머리가 있으면 생각이란걸 좀해. 그럼 난 미국 가서 이불 빨아야 돼?
광수:말을 하자면 그렇다는 거지. 근데 우린 진짜 아줌마 은혜를 너무 모르는 건 아니냐?
정음/줄리엔:뭐?/은혜?
광수:그래서 말인데 방세 말야. 아줌마가 올려달라 그러기 전에 우리가 먼저 좀 올려드리는 건 어때?
정음/줄리엔:뭐?!!/what?
광수:한 오만원씩만 올려드리지 뭐.
정음/줄리엔:뭐야 누구 맘대로?/광수 왜 그래?
광수:아니 뭐. 우리가 안 올려주다가 아줌마가 덜컥 십만원씩 올려달라 그럼 어떡할거야?
정음:그럼 나 방 뺄건데?
줄리엔:나도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은데?
광수:니들 참 염치가 없긴 없구나..(표정)

씬/12. 거실
해리, 소파에서 인형 가지고 놀고 있고
세경과 신애가 수건을 개고 있다.
현경:(방에서 나오며)세경씨. 갈치 남은 거 있지? 저녁에 갈치조림하자.
세경:네.
해리:엄마 나 오늘 달리기해서 힘들어 죽겠는데 갈비 해줘. 갈비.
현경:너네 오늘 달리기 했어? 몇 초 나왔는데?
해리:11초. 참 잘했어요 도장까지 받았어.
현경:(흐뭇한)1학기 때보다 더 잘 뛰었네? 엄마 닮아 달리기 하나는 우리 해리가 진짜 짱이네.(하다)그래. 기분이다. 세경씨 갈비 좀 해.
세경:네.(주방으로 가는)
해리:앗싸~ 갈비 갈비 갈비~(펄쩍 뛰며 춤을 춘다)
현경:(주방 쪽으로 가려다 돌아보며)신애야 넌 몇 초나 나왔어?
신애:네? 뭐가요?
현경:달리기 말야. 너 몇 초 나왔냐고.
신애:저요? 9초요.
E:충격코드
현경:9..9초? 9초면 남자애들 뛰는 수준이잖아.
신애:남자애 두 명 빼고는 제가 반에서 제일 잘 달렸대요.
해리:하여튼 빵꾸똥꾸 맨날 도망만 다니니까 달리기는 대따 빨라요.
현경:(표정)너..진짜 빠르다.

씬/13. 보석현경방
보석, 퇴근한 듯 들어오는데
현경, 침대에 걸터앉아서 뭔가 생각하고 있다.
보석:여보. 파마했다가 금방 풀어서 그런지 머릿결이 많이상한 거 같은데..
현경:(가만히 있는)
보석:내 머리 다 상했지?(들이미는)좀 봐봐. 푸석푸석하지? 트린트먼튼가? 그런 것좀 해야되나?
현경:(소리)아! 좀 치워 좀!
보석:어?
현경:다른건 다 그렇다쳐도 어떻게 달리기까지 밀려? 세상에..
보석:무슨 소리야? 누구?
현경:누구긴 누구야? 당신 딸! 해리말야. 신애한테 달리기까지 졌대.
보석:그래? 하긴 걘 어릴 때부터 산에서 자랐으니까 얼마나 산을 오르락내리락 했겠어? 빠르겠지. 체력도 좋을거고.
현경:체력이 뭐? 해리는 어디 가서 체력 빠지는 애야?
보석:아니지..
현경:이건 안돼. 다른 건 다 참아도 이거까지 지는 건 못 참아. 엄마아빠가 명색이 체육인인데 달리기 하나만큼은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못 져. 아니 안 져.(표정)

씬/14. 한옥집 주방
줄리엔 정음, 밥 먹고 있는데 광수 온다.
정음:오빠 밥 먹어.
광수:어.(밥 푸며)오늘도 아줌마가 밑반찬 이것저것 참 많이도 챙겨 노셨네?
정음:(두리번거리며)뭘 이것저것 챙겨놔? 아줌마껀 김치랑 멸치조림 이게 다고 이건 내꺼고 이건 줄리엔 껀데.
광수:(밥 퍼서 앉으며)넌 고마움을 모르냐 사람이 그렇게? 이런 멸치조림 이런거 하기가 얼마나 힘든데. 우리 위해서 이러는 거 이거 보통 정성 아니셔.
줄리엔:(그런 광수 보다가 딴 얘기하는)우리 학교 어떤 반에 신종플루 환자 네명나왔어.
정음:정말? 큰일이다.
광수:(밑반찬 먹으며)이런 거 정말 비쌀텐데..방세도 싸게 받으시면서 정말..
정음:(힐끔보면서 무시)그럼 그 반은 수업 중단 안해?
줄리엔:글쎄..아직은..
광수:방세라도 진짜 올려드려야 되는거 아니냐? 아이 그래! 5만원이라도 올려드리자. 까짓거 술한번 안먹으면 되인데. 다들 기분좋게 오케이?
줄리엔:광수, 니 혼자 오케이.(하곤)신종플루 심각해 요즘.
정음:정말 조심해야돼.
광수:좋아! 니들이 싫다면 나 혼자서라도 올려 드릴 거야.(돈 꺼내 식탁에 쾅 놓으며)이걸 안 올려드리면 이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야.
정음:어제부터 왜 이렇게 오바야 오빠?
광수:뭐가? 사실이 그렇잖아.
자옥:(방에서 나오며)왜 이렇게 시끄러워?
정음:(표정)아니예요.
광수:아니 아주머니가 이렇게 밑반찬까지 다 해노시는데 저희가 방세를 너무 쪼끔 드리는거 같아서 너무 죄송해서..
정음/줄리엔:(표정. 고개를 흔드는등 왜 이렇게 오바냐 싶은 부정적인)
광수:그래서 저라도 조금이라도 올려 드리고 싶어서..
자옥:광수야. 니 맘은 눈물나게 고맙지만 다들 같은뜻도 아닌데 너 혼자 이러니까 부담스럽다..그리고 내가 얘기했지. 나 돈벌려고 세놓는 거 아니라고.
광수:그건 알지만..저는 그냥 아줌마한테 죄송해서..
자옥:죄송할 것도 많다. 마음이라도 알아주니까 고맙다 얘.(머리 쓰다듬어주는)
정음/줄리엔:(보며 표정)
자옥/광수:(자옥이 광수 쓰다듬어 주는 모습위에)
정음OFF:그땐 눈치채지 못했지만 몇달후 그게 둘이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말하자면 아줌마는 뒤에서 지시하는 안방마님이고 오빠는 본인 잇속에 눈 먼 마당쇠였던 거다.
자옥OFF:못난 놈!!

씬/15. 별도 한옥방+마루(별도세트)
발이 내려진 방에 자옥, 옛날 지체높은 마님 복장으로 앉아서 입부분만 보인다.
방 바로 앞 마루에 마당쇠 복장을 한 광수가 엎드려 있다.
광수:(고개를 못드는)마님..
자옥:어찌 그리 요령이 없어? 어찌 그리! 그렇게 무작정 방세를 올리자 그러면 오히려 반감만 살 것이라고 내가 몇 번을 얘기했어?
광수:죄송합니다.
자옥:쯧쯧쯧..어찌 그리 융통성이 없누. 어찌 그리!(하다)너 밀렵꾼들이 곰 쓸개즙을 어떻게 빼내는 줄 아느냐?
광수:네?
자옥:(들고 있던 박하사탕을 까서 먹으며)바로 이 사탕이지.
광수:사탕이요?
자옥:곰한테 사탕 하나를 물려주면 그 달콤한 맛에 취해 자기 쓸개즙이 빠져나가는지도 몰라. 내가 지금 하는 얘기..무슨 얘긴지 알아듣겠니?
광수:네. 쇤네가 머린 나빠도 눈치 하나는 빠릅니다.
자옥:그래야지. 지금부터는 한 치의 빈틈도 없어야 할 것이야!
광수:네!(고개 조아리는데)
자옥:그 아이들의 방세를 올리지 못하면 문간방이라고 깎아준 너의 방세에다 인나의 몫까지 10만원을 더 내야한다는 사실 또한 잊어선 안될 것이야!(표독하게 사탕을 오도독 씹어 먹는다)

씬/16. 순재집 새벽 전경
씬/17. 해리방(새벽)
불 꺼진 해리방. 불이 탁 켜지며 현경, 운동복 입고 들어온다.
현경:정해리! 일어나!
해리:(잠에서 깨는)어..엄마..왜..몇신데?
현경:일어나! 오늘부터 너 엄마랑 아침 운동 할꺼야.
해리:뭐? 아침 운동? ..왜?

씬/18. 공원 계단(야외)
해리, 현경과 힘겹게 계단 따라 올라가다가 주저 앉는다.
현경:얼른 와! 얼른!
해리:엄마~ 나 다리 아프고 졸려.
현경:벌써 다리 아프다는게 말이 돼? 이러니까 달리기가 11초 밖에 안 나오지!
해리:11초면‘참 잘했어요’야.
현경:참 잘하긴..얼른 일어나!

씬/19. 학교 운동장(야외)
해리가 달리고 있고 현경이 옆에서 코치를 해준다.
현경:대충 대충 뛰지 말고! 몸을 그렇게 뒤로 젖히니까 속도가 안 나지! 몸을 앞으로 숙이고! 다리 쭉 쭉 뻗고!
해리:(멈춰서서)엄마. 나 너무 힘들어. 배고프단 말야. 아침 안 먹어?
현경:10바퀴 더 달리고 밥 먹을거야. 빨리 뛰어.
해리:아씨..(하더니 달린다)
현경:(서서 보며)그렇지. 팔을 더 흔들어서 추진력을 얻어!더 빨리. 더 빨ㄹ.
해리:(달려서 도망치듯 교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현경:야! 너 어디가? 저게! 너 거기 안서?(해리를 따라 뛴다)

씬/20. 거실
해리 현경, 들어오는데
해리, 파김치가 돼서“아~~”거실바닥에 널부러지고
현경:(방으로 들어가며)내일부터 계속할거니까 그런 줄 알아.
해리:(널부러져)아씨..싫어. 난 못해. 못해.

씬/21. 보석현경방
현경이 방으로 들어오면 보석, 정장을 입고 있다.
보석:운동 갔다왔어? 해리가 좀 따라해?
현경:몰라. 애가 끈기도 없고 하려는 의지 자체가 없어.
보석:그러게 그렇게 막무가내로..
현경:(OL)아 뭐? 자기가 나서서 안 할거면 Shut Up!
보석:(눈치보다 얼른 장롱 보며)넥타이가..

씬/22. 거리일각(야외)
해리, 학교 가고 있는데 뒤에서 신애가 달려오다 해리를 툭 친다.
해리:아 뭐야? 이게!!
신애:미안. 해리야. 나 주번인데 늦어서..
해리:그건 니 사정이고! 쳤다 이거지? 이게 죽을라고! 너 이리 안와?
신애:미안해! 해리야~(달려가는)
해리:(이를 악물고)죽었어!(따라 뛴다)

신애와 해리의 추격전이 벌어진다.
하지만 가볍게 신애가 해리를 따돌리고 달린다.
해리, 숨이 차 더 이상 뛰지못한다.
신애:(멀리서 손 흔들며 소리치는)정말 미안해~~ 나 먼저간다~(달려가는)
해리:(숨 헐떡이며)거기 안서?!! 이 빵꾸똥꾸..헉..헉..내가 너 잡는다. 헉. 헉. 반드시.(눈동자에선 불꽃이 일어난다. CG)

씬/23. 한옥집 마당
광수, 평상 위에서 불판에서 삼겹살 굽고 있고 줄리엔 정음, 온다.
줄리엔/정음:오 삼겸살~~/갑자기 웬 삼겹살 파티야?
광수:그냥. 갑자기 술 땡겨서. 자자. 한잔씩들 해.(하고 술권하는)원샷!
줄리엔/정음:CHEERS!/(다 같이 마시는)캬~~ 좋다. 좋아~~

컷튀면, 다들 기분 좋게 마시고 있는데
광수:난 아줌마를 그냥 집주인이라고 생각해 본적 없어. 엄마나 이모같애. 니들은 안 그래?
정음/줄리엔:(고개 끄덕이는)/그건 맞어.
광수:그래서 방세라도 한 5만원 올려드렸으면 했던 건데. 그게 뭐 잘못됐냐?
줄리엔:잘못된건 아니지만 아줌마는 가만있는데 광수 혼자 오버액션하니까 그렇지.
정음:근데 따지고보면 5만원도 큰돈이지. 자판기커피가 100잔이고 라면이 80봉에 스타킹이 50갠데.
광수:거 참. 지름의 여왕 황정음이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에이 씨..(널부러지다 줄리엔 지갑 들어보며)5만원 더 올려주는게 어때서..줄리엔 돈 많네.(돈 꺼내며)여기 10만원짜리 수표도 있네.
줄리엔:(하지 말라는)헤이헤이
광수:이 10만원으로 둘이 이번달부터 5만원씩 올려주는 걸로 하면 되겠네. 그지?
줄리엔/정음:광수, 왜 이래?/오빠 왜 이래 정말?
광수:(안 뺏기려하며)5만원씩만 올려주자. 화끈하게. 알았지?
정음:진짜 이상하네 오빠. 그저께부터 왜 이러는거야? 아줌마한테 뭐 사주받았어?
광수:(당황)뭐? 얘..얘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정음:그러고 보니까 이 술자리도 이상하네? 목적이 뭐야 도대체?
자옥:(방에서 밖으로 나오며)뭐가 이렇게 시끄럽니 또?
정음:아줌마. 혹시 광수오빠한테 방세 좀 올리라고 말씀하셨어요?
자옥:뭐? 그게 무슨 소리야?
광수:(강하게 부정)아니야! 너 왜 그래?
정음:안 그럼 오빠가 줄리엔 지갑을 막 뒤져서 돈을 가져갈라 그러고 왜 이래요?
자옥:뭐? 광수야 너 무슨 짓을 한 거니? 너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서 사람 이상한 사람 만드니?
광수:...
자옥:너 이거 뭐하는 짓이야?(돈 뺏어서 줄리엔 주며)너왜 이래? 내가 몇 번을 말하니? 나 돈 때문에 니들 이런거 하는거 아니라고.
광수:그건 알지만..아줌마한테 너무 죄송하니까..
자옥:미안한 마음 고맙지만 제발 이러지 좀 마. 그리고 니들도 어쩜 이게 내가 이런걸 사주했다고 생각하니?
정음:아니 오빠가 너무 오바하니까..
자옥:내가 정말 이런 오해까지 받고..(지갑에서 돈 꺼내며)니들 이런 오해할거면 내가 지난달 받은 니들 방세까지 다 돌려줄게. 자! 자!(울먹이며 돈을 뿌리려는)
광수:(막으며)이러지 마세요 아줌마. 제가 잘못했어요.
자옥:(울먹)이거 놔! 방세 다 도로 가져가! 나 그냥 이들 다공짜로 해줄테니까!
정음:죄송해요 아줌마..함부로 말해서..
줄리엔:Sorry. Madam.
자옥:하..(울먹)니들 정말. 너무 섭섭하다.
자옥:(OFF 테이블 쾅 치며)이런 못난 놈!

씬/24. 한옥방+마루(별도세트)
발이 내려진 방에 자옥, 옛날 지체높은 마님 복장으로앉아서 입부분만 보인다.
방 바로 앞에 마당쇠 복장을 한 광수가 엎드려 있다.
자옥:빈틈없이 하라고 그렇게 일렀건만!
광수:죄송합니다.
자옥:쯧쯧..내가 애시당초 너같은 놈이랑 이런 중요한 일을 도모하는 게 아니었어.(부채를 촥 펴며 화나 돌아 앉는)
광수:죄송합니다.
자옥:죄송할 거 없다. 일이 이리 되었으니 대가를 치루면 될 터.
광수:마님..
자옥:이번 달부터 넌 방세를 인나 몫까지 10만원을 올려 바쳐야 할 것이야!
광수:마님..제발..
자옥:뭬야? 애초에 그리 약속하지 않았느냐? 너 땜에 당분간은 방세를 십원도 올리지 못하게 됐는데 그 정도 책임도 못 지겠단 소리냐? 그렇다면 나가거라.
광수:마님..
자옥:가 보거라. 그리고 이번 일은 니 입을 봉한 채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것이야. 조금이라도 새어나가는 날엔 너는 우리집에 없는 사람이다.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지?(일어나는)
광수:(눈앞에서 문이 닫힌다. 절규하듯)마님!!

씬/25. 순재집 새벽 전경
씬/26. 해리방(새벽)
현경:(불 탁 키며 들어오는)야, 정해리. 운동..
해리:(후드티 입고 벌써 기다리고 있다 OL)준비 다 됐어.
현경:너 운동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해리:엄마, 나 신애보다 더 빨리 뛰고 싶어. 언제 어디서 그 빵꾸똥꾸가 도망가든 항상 잡을수 있게.
현경:해리야..

씬/27. 몽타쥬(날 경과 느낌으로 디졸브)
BGM:록키 주제곡
C#1. 계단(야외)
후드티 입은 해리, 머리 부분 바짝 조이고 계단 막 오르기 한다.
현경, 위에서 초 재고 있다.
현경:늦었어! 빨리!(뛰는 해리 옆에서)다리를 더 빨리 움직여! 몸을 앞으로 더 숙이고!
해리:(힘들어 죽을 것 같은 표정)
C#2. 체력단련장(야외)
해리, 윗몸 일으키고 현경 잡아주고 있다.
현경:달리기는 하체 힘도 중요하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게 바로 상체의 힘이야. 자 마지막 열 번만 더.
해리:(못하고 뒤로 넘어가는)못해. 진짜 더는 못해.
현경:너 신애 꼭 한번 따라 잡아보고 싶다며!
해리:(힘들어 죽겠는 표정인데 CG로 눈앞에 신애가 떠오른다)!
신애:나 못잡겠지? 메롱~
해리:이 빵꾸똥꾸!!(다시 힘겹게 윗몸 일으키기를 한다)
C#3. 거실
순재 지훈, 바둑 두고 보석이 신문 보고 있는데
현경, 해리 발 잡고, 해리 팔로 걸어서 주방에서 나와 2층으로 간다.
현경,“자! 빨리 빨리!!”순재 지훈 보석, 표정
C#4. 운동장 일각(야외)
해리, 턱걸이를 한다. 올라올 때 마다 표정이 독해진다.
C#5. 계단(야외)
후드티 입은 해리가 계단을 성큼 성큼 가볍게 뛰어올라 정상에서 두 손을 록키처럼 쭉 뻗어 계단 아래를 내려다본다.
해리OFF:기다려! 이 빵꾸똥꾸야!

씬/28. 주방+거실
신애가 케잌을 먹고 있다 놀란 표정이다.
해리가 신애를 분노에 차서 보고 있다.
해리:너..지금 내 케잌 먹은 거야?
신애:이거 니꺼였어? 난 그냥 냉장고에 있길래..
해리:내가 어제부터 안 먹고 아껴둔 건데..
신애:미안해. 딱 한 입 밖에 안 먹었어. 다시 넣어놀게.
해리:이게 씨! 다 먹어놓구는! 너 일루와!
신애:미안~(현관쪽으로 도망간다)
해리:너 잡히기만 해봐!(뛰어나가는)
현경:(방에서 나오다 신애와 해리가 밖으로 나가는 걸 본다)?

씬/29. 베란다+집 앞(야외)
현경, 내려다보는데
현경 시선에 신애가 대문을 열고 튀어나가고 곧이어 해리가 튀어나가는 게 보인다.
살짝 긴장한 표정의 현경.
현경:그렇지. 해리야. 상체 각도 좋았어! 다리를 더 빨리 더 빨리!

씬/30. 골목길(야외)
영화 추격자에서 김윤석과 하정우의 추격씬처럼 급박한 분위기로
신애, 도망가고, 해리 골목 골목 빠르게 따라간다.
잡을 듯 말 듯, 신애, 계속 도망가고 해리도 끝까지 따라간다.

씬/31. 베란다+집 앞(야외)
현경, 초조하게 밖을 보며 기다리는데
불의 전차 BGM같은게 깔리며
마침내 골목 끝에서 신애가 달려온다.
현경, 실망한 표정인데 그 뒤로 해리가 바짝 쫓아서 달려오는 게 보인다.
자기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는 현경.
신애와 해리 점점 거리를 좁힌다.
현경, 긴장해서 주먹을 불끈 쥐고 보는 표정.
BGM 사라지고 둘, 거친 숨소리와 함께 뛰는 모습 슬로우로.
해리, 마침내 신애의 뒷덜미를 확 잡아채는.
해리:이 빵꾸똥꾸야!
현경:(자기도 모르게 보고 있다 히딩크처럼 어퍼컷 날리며)그거야!
해리:내가 언제까지 너 못 잡을줄 알았어?
신애:미안해.(헤 웃는)
세경:(들어오며 빨래 널려다 밑에 보고는)해리야 우리 신애 괴롭히지마.
현경:(약하게)그래 해리야, 신애 괴롭히지마(하는데 얼굴엔 웃음이 가득한데서 나가며)갈비가 어딨나~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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