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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06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1.19|조회수1,617 목록 댓글 0

[지붕뚫고 하이킥] 066

 

 

 

 

 

 

 

 

씬/1      주방 (N) + 거실 (N)

      세경, 조리대에서 그릇 닦고 있는데
      신애, 들어와 물을 마시며

신애      아직도 일 안 끝났어?
세경      이제 거의 다 했어. 너 숙제는?
신애      벌써 다했지~ (하다) 있어봐. 내가 안마해줄게.
세경      됐어. 들어가서 쉬세요.
신애      (의자 가져와 밟고 올라가 세경의 어깨를 주물러
준다) 시원하지?
세경       어~ 무지무지 시원해~ 우리 신신애양. 공부만 잘
하는 줄 알았더니 안마도 수준             급인데요?
신애      (소매 걷고) 실력 발휘 좀 해볼까~ (전문가인양 토
닥토닥 두들겨준다)
세경      이제 괜찮아. 그만하고 들어가서 책이나 봐.
신애      손님. 이제부터 시작이거든요~

      순재, 지나다 세경과 신애를 보며 흐뭇하게 본다.
      소파에 준혁과 해리가 있는데 투닥거린다.

해리      (게임기 뺏으려고 하며) 아 한판만 할게~ 한판만~
준혁      (게임하며 발로 해리 밀어낸다) 아 저리 안가?
해리      왜 차? 이 빵꾸똥꾸야! (때리려는)
준혁/해리  (팔잡고 그 팔로 해리를 때리는) 까불래? / 아! 왜 때
려! 
순재      (준혁, 해리 꿀밤을 때린다) 이것들은 맨날.
준혁/해리  아..할아버지/ 왜요? 왜?
순재       (차례로 한대씩 쥐어박으며 OL) 남매라고 서로 위
해주진 못할망정 맨날 쌈이나             하고. 저기 세경이랑 신애
보고 좀 배워라. 배워.

씬/2      드레스룸 (N)
 
      신애, 책보고 있는데 세경이 씻고 들어온다.

신애      (주머니에서 초콜렛 꺼내며) 언니~ 이거 봐라~ 친
구가 초콜릿 줬어.
세경      친구? 친구 누구?
신애       어. 은희라고 이번 주에 전학 온 앤데 내 짝꿍. (하
다 작은 초콜릿 반으로 잘라             서) 자. 언니도 먹어.
세경      됐어. 나 양치하고 왔어. 너 먹어.
신애      그래도 언니랑 같이 먹으려고 지금까지 안 먹고 있
었는데. 자. 얼른.
세경      그래. (하고 입 벌리고) 아~
신애      (세경 입에다 쏙 넣어주고 자기도 먹는다) 아~ 달
다~ 언니 맛있지?
세경      그러네. 너무 맛있어~
 
씬/3      호텔 낮 전경
씬/4      호텔 레스토랑 (D, 야외)

      지훈, 교수에게 논문 건넨다.

지훈      일전에 말씀드렸던 제 논문입니다.
교수      어. (받고) PTCA쪽이라 그랬나?
지훈      네. 아무래도 교수님한테 보여드리고 털어야 마음
놓일 거 같아서.
           바쁘실 텐데 죄송합니다.
교수      죄송은 무슨. 밥부터 먹자고. (메뉴판 든다) 비싼
거 시켜. 내가 살테니까.
지훈      아뇨. 제가 대접해 드려야죠.

씬/5      한옥 화장실 (D) + 한옥마당 (D) + 거리일각 (D, 야
외)

인나      (화장실에서 일보며 통화중이다) 황. 넌 속 괜찮
아?

      광수 줄리엔, 화장실 앞에 배 잡고 서서 재촉한다.

광수      (괴로운 얼굴로 문 두드리며) 인나야. 빨리 좀 나
와. 제바~알~!!
줄리엔     인나. 나 emergency. 빨리.

       서운대 셔틀버스 타는 곳. 기다리는 학생들 줄이
꽤 길다. 그 중엔 정음 (얇은             옷에 미니스커트. 크로스백
을 메고 있는)도 있다. 땀 삐질삐질 흘리고 서있는.

정음       (통화중) 나도 죽을 거 같아. 근데 이거 놓치면 이
추운데 또 한 시간 기다려야             된단 말야. (배 잡고) 아..
인나      (통화중) 아줌마가 시켜준 유산슬이 에러였나봐.
다들 난리 났어.
정음      (통화중, 참으며) 아..죽을 거 같아. 아..(호흡하
는) 훅훅훅.
인나      (통화중, 나오며) 야. 그 상태로 학교버스 어떻게
타고 가게?
줄/광      내가 먼저! / 광수! 왜이래~ (서로 들어가려고 난
린데)
자옥      (방에서 배 잡고 달려나와 새치기하며) 비켜! 장유
유서야~
줄/광      아악~!! / 오 마이갓~! (좌절하며 화장실 문을 쓸
며 쭈르륵 미끄러지는)
정음       (통화중, 셔틀버스 들어오는 거 보고 갈등하는) 아
씨..어떡하지? ..아씨.. (하             다 신호가 격하게 오는) 엄마..
(울상되는) 도저히 안되겠다. (핸드폰 끊고 반             대로 엉거
주춤 가는)

씬/6      거리일각 (D,야외)

      정음, 배 잡고 종종 걸음으로 가고 있다. 배에서 계
속 꾸르륵 소리 난다.

정음       (다급한 표정) 아~ 미쳐미쳐! 화장실이 어디야.
(두리번대는데 호텔 보인다)              어! 호텔! (호텔 향해 급히
가다) 흡! (잠깐 멈춰서고, 다시 종종 걸음으로 가              다)
흡! (멈춰서다 한계에 다다른 듯) 엄마야~ (막 뛰어가는)

씬/7      거실 (D)

      세경, 걸레질 하고 있고, 순재, 소파에서 자는데
      신애, “언니! 언니!” 하며 막 뛰어 들어온다.

세경      쉿! (작게) 할아버지 낮잠 주무셔.
신애      (알았다는 듯 끄덕끄덕, 작게) 일루 와봐. 

씬/8      드레스룸 (D)

      신애, 세경 끌고 들어온다.

세경      왜?
신애       내가 어제 말한 친구 있지. 이따 우리 집에 놀러오
기로 했거든? 언니가 우리 김             치전 좀 해주라. 내가 언니
김치전 되게 맛있다고 엄청 자랑했어~
세경      안돼. 신애야. 여기 우리 집도 아니잖아. 맘대로 친
구 데려 오고 그럼 안돼. 
신애      그냥 이 방에서만 놀거야.
세경      신신애씨. 미안하지만 언니가 돈 줄 테니까 친구
랑 밖에서 떡볶이 드세요.
신애      (조르듯) 아 그냥 집에서 놀게. 진짜 조용히 방에서
만 놀 거야. 응? 응?
세경      (좀 엄하게) 안돼. 나중에. 나중에 아빠랑 셋이 우
리집에서 살면 그때 친구들             많이 데려와.
신애       (화나서 OL) 나중에 언제? 맨날 다 나중에라고 그
러고! 언니 맨날 거짓말만 해!
세경      (놀라서) 신애야. (하다 바깥눈치보며) 어디서 큰
소리야? 식구들 다 듣겠다.
신애      (더 크게) 들으면 뭐! 들으면 뭐?!!
세경      신애야. 그만해. 또 그러면 너 진짜 혼난다.
신애      (씩씩대며 더 크게) 내가 왜 혼나 왜!! 내가 뭘 잘못
했는데!!
보석      (문 열고) 뭐가 이렇게 시끄러?
세경      아.. 죄송해요.
보석      (옷 들고) 밖에 아버님두 주무시는데.. 조용히 좀
해줘. (나간다)
세경      네. (하고 무섭게) 그러게 내가 조용하랬지.
신애      (씩씩대며 보다 해리처럼 빽) 언니 진짜 빵꾸똥꾸
야!!
세경      (놀라서) 뭐? (하다) 누가 그렇게 나쁜 말 쓰래?
너 진짜 혼나 볼래?
신애       빵꾸똥꾸! 빵꾸똥꾸! 친구도 못 데려오게 하고! 벌
써 약속까지 다 해놨는데! 언             니 미워! 언니 빵꾸똥꾸야!
(나가면서 문 확 닫는데)
세경      신애야. 너! (하고 따라가다 급히 문틈에 발 껴 넣
는) 아..

씬/9      호텔 일각 (D, 야외)

      정음, 완전히 진 빠진 듯 화장실에서 배 문지르며
나온다.

정음       아.. 다리 후들거려. 다 쏟아 냈더니 기운이 한 개
도 없네. (하다 둘러보며) 어             디로 나가는 거야? (기운 없
이 비틀거리며 걷는다)

씬/10      호텔 레스토랑 (D, 야외)

      지훈과 교수. 앉아있는데 식사가 세팅된다.

교수      박과장이 자네 칭찬 많이 하더라고. 웬만해선 남
칭찬 잘 안하는 친구가.
지훈      과찬이십니다.
교수      (먹으려고 하며) 들지. (하는데 전화 울려 받는) 여
보세요. 어. 그래? (사이)             알았어. 지금 바로 들어갈게.
(끊고) 어쩌지. 나 먼저 일어나야겠네.
           병원에 일이 좀 생겼어.
지훈      그래요? 그럼 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교수      아니야. 식사 이제 막 시작했는데. 자네라도 천천
히 먹고 와.
           택시 타면 금방이야.
 
씬/11      호텔 레스토랑 앞 (D, 야외)

      지훈, 교수에게 인사하며 교수를 배웅한다. 교수,
급하게 나가고
      지훈, 돌아서는데 힘없이 비틀거리며 오던 정음과
딱 마주친다.

정음      어?
지훈      정음씨.
정음      이런덴 웬일로..?
지훈       식사 약속 있어서. 그런 정음씨는 웬일이예요 이런데? 
정음       저요? (할말없으니까 괜히 장난스러운 동작과 표정으
로) 그냥요. 왜요?
지훈       (하릴없이 웃는) 하..   
정음       좋은 거 많이 드시고 오세요. 전 이만. (하고 가려는데)
지훈      밥 먹었어요 혹시?
정음      (돌아보며) 밥요? 안 먹었어요 왜요?
지훈      밥 먹을래요? 임자없는 밥이 있는데. 

씬/12      호텔 레스토랑 (D, 야외)

           컷튀면, 정음이 교수가 시킨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다.
      지훈이 식사하다 정음을 보고 피식 웃는다.

지훈      참 잘도 드시네요.
정음       (신나서 입안 한가득 우걱우걱 먹으며) 제가 복스
럽게 먹는단 소린 좀 들어요.             근데 되게 어이없다. 어떻
게 이런데서 만나서 같이 밥을 먹고 있죠 우리가?
지훈      그러게요.
정음      그죠? 하..오늘이 지훈씨 만나고 제일 좋은 날이네
요.
지훈      네?
정음      그렇잖아요. 보통은 지훈씨 만나면 늘 재수없는..
(하다 말 멈추는)
지훈      근데 오늘은 나 만나서 재수 있으신 건가?
정음      (음식 입에 넣고 웃는다) 네. 좀.
지훈      하..(웃으며 보는)

씬/13      거실 (D)

      해리, 소파에 앉아 만화책 보며 깔깔대고 있고
       세경, 신발 정리 중이다. 신애, 들어오는데 세경
과 마주친다. 신애, 심통난 표             정으로 신발을 던지듯 휙
벗어 놓는 바람에 한 짝이 거실 위로 날아간다.

세경      (무섭게) 야. 신신애. 신발 똑바로 벗어 놓고 들어
가.
신애      (휙 째리며) 내 신발 내 맘대로 벗지도 못해?
해리      (만화책 보다 돌아보고) 저것들이 왜 저래?
세경      (무섭게 보며) 너 진짜 혼날거야? 셋 셀 동안 똑바
로 놔. 하나. 둘..
신애       (신발 치울 듯 하다 정리해둔 식구들 신발까지 일
부러 발로 막 어지르고 주방으             로 간다) 메롱~
세경      쟤가 진짜. 야, 너 거기 안서? (쫓아가는)
해리      뭐야. (흥미롭다는 듯 턱 만지며) 이거 상황이 슬~
슬~ 재밌게 돌아가는데?

씬/14      주방 (D)

      신애, 유리잔에 물 따라 마시고, 세경이 쫓아 들어
온다.
 
세경      너 뭐하는 짓이야? 내가 너 이렇게 가르쳤어?
신애      (화난 듯 일부러 유리잔 탕 내려놓는)
세경      애가!
신애      (큰소리) 뭐가! 신발 하나 내 맘대로 못 벗어! 
세경      (작게) 조용해 너. 언니가 남의 집에서 큰 소리 내
는 거 아니랬어.
신애      (꼬장부리듯 일부러 더 크게) 뭐가! 뭐가! 뭐가!!!
세경       (신애 입 막고 작게) 진짜 이럴래 너? 언니 지금
무지 화났거든? 가서 빨리 신             발 정리 해놔. 얼른!
신애      챠! (하고 나가려다 일부러 유리잔을 식탁위에서
떨어뜨리려 손으로 미는)
세경      (놀라) 엄마! (하며 슬라이딩 하듯 유리잔을 받아
내고) 신애야!
신애      (쿵쾅대며 드레스룸으로 들어가는)
세경      쟤가 진짜. (하다 살짝 기침하는)
해리       (좋은 구경났다는 듯 주방 앞에서 구경하다 고개를 끄덕
이며) 바로 이거거든.
           이제야 좀 사람 사는 거 같네.

씬/15      호텔 앞 (D, 야외)
 
      정음 지훈이 나온다. (지훈은 코트 차림이다)

지훈      학교 간다 그랬죠? 여기서 학교까지 얼마나 걸려
요?
정음      셔틀타면.. (자기도 모르게 끅 트림 나오자 민망해
입 막는) 
지훈      아~ 잘 먹은 거 너무 티내네.
정음      (살짝 민망) 학교 셔틀버스타면 1시간 정도면 가
요.

      지훈 차가 와서 서고 호텔 주차요원이 내려 차 문
을 열어준다.

지훈      (정음 보며) 타요.
정음      (손 저으며) 어우~ 아니에요. 저 셔틀 타고 가면
되요.
지훈      셔틀 타고 가라고요. 거기까지 태워다 준단 소리였
는데.
정음      (괜히 오바했다 싶고) 네? 아..
지훈      (놀리듯 놀라며) 설마 학교까지 태워다 줄 거라고
생각했던 거에요?
정음      (당황하며) 아뇨. 내가 무슨. 저 바로 요 앞에서 타
요. 그냥 가세요.
지훈      그래요 그럼. (차에 타고 출발한다)
정음      밥 잘 먹었습니다.
 
      지훈 차 출발하면 정음, 시원스럽게 끄윽~ 트림 한
번 하고 
      만족스럽게 배를 둥둥 두드리며 신나서 간다.
           그런 정음 백미러로 보며 지훈, 웃으며 간다.

씬/16      2층 거실 (D)

      해리, 블록들 마구 어질러 놓은.
      신애, 화장실에서 나와 내려가려는데

해리      너도 이거 어질러 놓을래?
신애      뭐?
해리      너 니 언니 골탕 먹이고 싶잖아. 골탕먹이는데 이
블록만한 게 없거든. 치우는             데 되게 짜증날거야.
신애      됐어.
세경      (올라오며) 해리야. 너 블록들 가지고 놀았으면 제
발 좀 치워놔.
해리      내가 왜? 메롱~ (하고 내려가면)
세경      하..
신애      (표정있다가 발로 블록들 더 어질러 놓는다)
세경      신애야. 너 진짜 이럴래? 니가 안 그래도 언니 힘들
어. (하다 기침한다)
신애      누가 언니 편하라고 이래? 메롱~ (하고 내려간다)
세경      (기운이 하나도 없다) 하.. (해리가 어질러 놓은
거 치우기 시작하는)

씬/17      주방 (D)

      세경, 콜록콜록 기침하며 그릇 정리하고 있는데 준
혁 들어온다.

준혁      (냉장고 열고 음료수 꺼내며) 감기 걸렸어요?
세경      아뇨. (하는데 콜록콜록한다)
준혁      (표정)
현경       (들어오며) 세경씨. 저녁 준비 안해도 되겠다. 오
늘 작은 고모부 생신이라 다들             저녁 먹고 늦게나 올 거
야.
세경      네.
현경      참. 그리고 쿠션 커버들 많이 더럽더라. 세탁 좀 해
줘.
세경      네. 다녀오세요.

씬/18      드레스룸 (D)

      신애, 숙제하고 있고, 해리, 옷 찾고 있다.

해리      야, 알지? 나 갔다 올때까지 숙제 다 해서 나한테
넘겨. (하는데)

      컨디션 안좋아 보이는 세경, 들어와 누우려는데
      신애, 숙제하던 거 팽개치고 얼른 세경 누우려는
자리에 누워버린다.

세경      잠깐 옆으로 좀 가봐. 언니 좀 눕게.
신애      (일부러 더 넓게 대자로 눕는다) 내가 먼저 누웠어.
세경      신신애.. 너 정말.. (하다) 후.. (포기 하고 나간다)
해리      신신애. 너 우리 집 와서 첨으로 내 맘에 쏙 드는
거 알아?
신애      어?
해리      (주머니에서 사탕 몇 개 꺼내서준다) 이거 먹어.
신애      나 먹으라고?
해리      그래 먹어. 너 하는 게 이뻐서 주는 거야. (나간다)
신애      (해리의 사탕을 받고 표정이 좀 무겁다)

씬/19      병원 밤 전경
씬/20      병원의국 (N,야외)

      지훈, 피곤한 듯 목 두드리며 들어와 앉는데 민선
생 들어온다.

민선생     끝났어?
지훈      (안경 벗어 눈 누르며) 어. 7시간이나 들어가 있었
더니 죽겠다.
민선생     참. 너 op 들어간 사이에 김영기 환자 왔다갔어. (책상
에 있던 와인 병 내민             다) 이거. 너 전해 주래.
지훈      뭐야?
민선생     저번에 너한테 탈장 수술 받았잖아. 왜 와인바 한다는. 
지훈      에헤. 이런 거 막 받고 그럼 안되지.
민선생     막무가내로 떠안기는 걸 어쩌냐. 누님 와인 좋아하시잖
아. 갖다 드려.
안선생     (급히 들어오며) 야, 이따 나 세미나 니가 대신 좀 가주
라.
민선생     안돼. 나 당직이잖아.
안선생     그래? (하고 지훈을 보는데)
지훈      (슬쩍 나가려는데)
안선생     (지훈 붙들고) 형님 대타 좀 뛰어주라. 우리 누나 지금
애 낳으러 오고 있대.             나 좀 살려주라. 어?
지훈      (포기) 하..장소가 어딘데?

씬/21      드레스룸 (N)

      세경, 들어오는데 탁자 위에 약봉투가 있다.
      세경, 보면 준혁이 약봉투랑 메모를 남겨놨다.

준혁      (OFF) 요즘 감기 무섭대요. 약만 먹지 말고 꼭 병
원 가보세요.

      세경, 잠깐 표정 있다가 약 꺼내서 약을 먹는다.

씬/22      거실 (N)

      신애, 소파에 벌렁 누워 티비를 보고 있다.
      세경, 소파 쿠션커버들 벗기려는데 신애가 하나 깔
고 누워있다.

세경      다리 좀 들어봐.
신애      (못 들은 척 티비만 보며 웃는다)
세경       신신애.. (하다 힘줘서 쿠션 빼다 엉덩방아 찧는)
아야.. (하고 다시 앉아 커버             빼며 콜록콜록 기침 하는)
신애      (그런 세경 신경 쓰이는지 슬쩍 슬쩍 보며 TV보며
아하하 웃지만 걱정이 돼서             죽겠다)

씬/23      서틀버스 안 (N, 야외) + 광수인나방 (N)

      국도를 달리는 버스. 학생들 몇과 정음, 타있다.
      정음, 인나와 통화중이다.

정음      가고 있어. 시험이고 뭐고 배가 아파서 죽다 살아
났어.
인나      여기도 완전히 전멸이야. 광수오빤 오늘만 화장실
30번 정도 갔을걸.
광수       (인나 옆에 쓰러져 있다가) 음..화장실 얘기 하니
까 또.. (하고 일어나 엉덩이             잡고 나간다)
정음       아무튼 난 좀 진정..(하다 꼬르륵 소리난다. 정음,
불길한 표정이 있다) 인나             야. 나 또 시작되는 거 같아. 아
씨..어떡해..

      컷튀면, 어느새 땀을 비오듯 흘리고 있는 정음.
 
정음       (주먹을 꽉 쥐고) 어떡해.. 아직 한참 남았는데..
(하는데 심상치 않은 꾸르륵             소리가 나자) 흡!! 아저씨!!
스토옵~! 저 좀 내려주세요!!!
학생들/기사  (자다 깨서 보거나, 뭐야.. 하며 보고) / (룸미러로
보는) 왜 그래요?
정음      (참느라 쥐어짜듯) 저..화장..실..이 급..해서..
기사      여기 국도라 내려도 화장실 없어요. 차 세울 데도
없고. 좀 참아요. 
정음       (돌아서려는데 꾸륵 소리 엄청 크게 남과 동시에)
못 참아요!! 저 내려주세요!             빨리! 내려줘요! 빨리!!

씬/24      국도 (N, 야외)

      버스 서고 정음, 막 뛰어내린다.

기사      여기 국도라 버스 못 세워 둬요.
정음      제가 알아서 갈게요~ 엄마야! (하며 아래 풀 숲 같
은데로 막 뛰어 들어가고)

      버스, 출발해 버린다. 

씬/25      지훈 차 안 (N, 야외) + 국도변 풀숲 (N, 야외)

      지방 도로 분위기. 지훈(좀 긴 니트 목도리 한). 핸
즈프리로 통화중이다.

지훈       딸이래? 누님한테 축하드린다고 전해줘. (하다)
세미난 벌써 끝났지. 다시 서울             가는 길. 그래. 올라가서
봐. (끊는)
내비      (OFF) 200미터 앞에서 좌회전 입니다.
지훈      어? 좌회전? (하고 창 밖 보며) 컴컴해서 뭐가 보여
야지.

      정음, 풀숲에서 볼 일을 보고 있다.

정음      아..죽는줄 알았네. 아.. (시원한 표정으로 땀 닦다
힘주는) 윽..

      지훈, 계속 컴컴한 국도를 달리고 있다.

지훈      어째 더 깜깜한 데로 가냐.
내비      (OFF) 잠시 후 목적지 도착입니다.
지훈      (황당) 뭐? 뭐 이런..
정음      (다 끝난 듯) 아우. 아우. 이제 좀 살겠네. 하..(하
다) 근데 왜 이렇게 깜깜             해..아 무서워..씨..(하며 핸드폰
여는데 조명을 받듯 불빛 확 들어온다) 헉!             뭐야?!
내비      (OFF)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지훈       목적지에 도착..? (멈추고. 내비 툭툭 치며) 고장 났나?
여기가 도대체 어
           디야.. (하고 창 밖 두리번거리는.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정
면으로 정음이 풀숲             에 앉아있는 데를 비추고 있다. 정
음, 놀라 눈이 똥그래져 보는. 지훈, 표정)

정음       (손으로 빛을 가리며 무서워 떨며) 엄마..누구세요?
           (소리도 제대로 못 지르고) 사람 살려..  
지훈      (놀라 나오며)...정음씨?
정음      에? (황당한) 지훈씨?
지훈       아니 정음씨가 왜 여기 있어요? (가는)
정음        (놀래서) 헉! 오지마요! 오지마! 저리 가요! 저리 가! 훠
어이! 훠어이!! (뒷걸             음질 치다 뒤로 발랑 넘어진다) 아아
아악!
지훈      정음씨! (달려가는)

씬/26      거실 (N) + 주방 (N) + 드레스룸 (N)

      신애, 티비 보며 웃다가 너무 조용하자 주방을 기
웃 들여다본다.
      설거지만 쌓여있고 세경 없다. 드레스룸 문을 열어
본다.
      세경, 열이 나는지 땀 흘리며 자고 있고, 기침도 조
금씩 한다.

신애       나한테 심통 부리더니 벌 받았구나? 아하하. 쌤통
이다. (하는데 걱정돼 죽겠는             표정. 그냥 나가려다 다시
돌아와 세경의 이마를 짚어본다. 열이 제법 있다. 걱             정스
런 표정)

씬/27      지훈 차 안 (N, 야외)

      정음 지훈, 차타고 가고 있다. 정음, 민망해 죽을려
는.

지훈      세상에 이런 우연도 있나. 참.
정음       그러게요. 아..어이없어.
지훈       그나저나 두번째네요.
정음      에? 뭐가요?
지훈      안 보여줘도 될 모습 보여준 거.
정음      (쪽팔린) 아.. 뭐..
지훈      (피식 웃으며) 어떻게 길바닥에서..
정음       (놀리는 줄 알고 발끈해서) 아..진짜! 그래요! 나
길바닥에서 큰 일 봤어요! 그             래서 뭐 어쩌라구요? 누군
뭐 그럴려구 그랬어요? 나도 살려고! 살려고 어쩔 수             없
이 그런 건데. 씨! 좀 모른 척 해주면 안돼요? 사람이 왜 이렇게 매
너가 없어             요?!! 그걸 꼭 그렇게 티를 내야겠어요?
지훈      (표정) 아니..그게 아니라. 어떻게 길바닥에서 이렇
게 우연히 만나죠?
정음      (표정 바로 움츠리며) 네? 아. 네. 완전 어이없어
요 진짜.
지훈      혹시 내 내비 조작하고 거기서 일부러 나 기다린
건 아니죠?
정음       뭐요?! 이분이 정말. 
지훈      뭔 농담을 맨날 그렇게 정색을 하고. 잘됐네요. 내
비가 맛이 갔는데 정음씨가             내 내비 좀 해줘요. 4년 동안
통학했으니까 길 잘 알 거 아니에요.
정음      버스에서 맨날 잠만 자서 잘 모르긴 하는데.. (하
다 엉덩이 쪽에 뭔가 배기자             꺼내며) 어? 웬 와인이에요?
지훈      아 그거. 환자한테 받았어요.
정음      (살펴보며 OL) 와~ 샤토앙브레! 이거 엄청 비싼
거 아니에요?
지훈      그런가? 난 와인 잘 몰라서.
정음      (입맛 다시며) 맛있겠다.
지훈      갖고 싶음 가져가요.
정음      (크게) 진짜요?!! (하다 작게) 아뇨. 됐어요.
지훈      가져요. 어차피 난 와인 취향도 아니고.
정음      (메고 있던 크로스백에 급히 넣으며) 나중에 딴 말
하기 없기에요.
지훈/정음  (픽 웃는데 차 퍼지는 소리 들리고) 어! / (역시 놀라)
어!

      차가 서더니 피시식 전기장치까지 다 꺼진다.
 
씬/28      드레스룸 (N)

      신애, 세경 이마에 물수건을 올려준다. 이불도 한
겹 더 덮어준다.
      주방 쪽으로 나가려다 아픈 세경을 걱정스럽게 한
번 더 돌아보고 나간다.

씬/29      몽타쥬 (N)

C#1      주방 (N)
      신애, 싱크대 앞에 의자 (혹은 키에 맞게 받침대
할 만한 것)를 놓고 그 위에             올라가 열심히 설거지 한다.
손놀림이 어설프다.

C#2      거실 (N) (디졸브 느낌으로)
       건조 된 쿠션 커버를 쿠션에 씌우는 신애. 손이 작
아 잘 되지 않지만 열심히 커             버를 씌운다.
      신애, 이번엔 자기보다 훨씬 큰 대걸레를 들고 열
심히 바닥을 닦고 있다.
      걸레로 현관 장식장 닦는 신애. 키가 안 닿아 의자
에 올라가 까치발까지 들고             열심히 닦는다. 땀이 나는지
이마도 한번 쓱 훔치고 다시 열심히 닦는다.
      엄청난 양의 빨래를 열심히 개는 신애. 어설퍼서
모양이 삐뚤빼뚤하다.

씬/30      국도 일각 (N, 야외)

      차 한대 안 다니는 컴컴한 국도.
      정음, 차안에 있고 지훈이 밖에서 핸드폰으로 통화
중이다.

지훈       차가 퍼져서요.. 정확히는 모르겠구요, 광명에서
서울쪽으로 가는 국도 중간 쯤             이거든요? 주변에..(둘러
보며) 아무것도 안 보이네요. 네. (끊는)
정음      (내려서 오며) 뭐래요?
지훈       일단 출발한대요. 들어가 있죠. 추운데. (차 문 열
려는데 잠겨서 안열린다) 어?             (하다 정음이 내린 문을 다
시 열어보는데 안열린다) 미치겠네..
정음      왜요? (다른문 열려고 하며) 차 키 안에 있어요?
           (들여다 보는. 열쇠 차 안에 있는) 안에 있다! 어떡해!
지훈      거 참. 계속 어이없는 일들의 연속이네. 아.. 
정음       아. 어떡해요..아 씨..아. 추워. (발을 동동 구르다 보닛
에 엎드리는)
           아. 여기 따뜻하다. 여긴 아직 따뜻해요.
지훈      잘됐네요. 렉카 올 때까지 좀 그러고 있어요.
정음      (엎드린 채) 지훈씨도 일루와서 몸 녹혀요. 여기 진
짜 따뜻해요.
지훈      난 됐어요.   
정음      (보닛위에 엎드린 채) 아..진짜 오늘 왜 이래요? 뭐
가 씐 것처럼.
지훈      그러게요. 하도 한번 있을까 말까한 우연이 연속되
니까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오네.
정음      진짜. (보닛에 얼굴을 부빈다)
          
씬/31      드레스룸 (N)

       신애, 어깨 두드리며 들어와 세경 이마에 손 대보
고, 다른 한손으론 자기 이마             를 짚어 비교해 본다. 세경,
자고 있다.

신애       열이 왜 이렇게 안내리지? (아파 누운 세경을 보
니 눈물이 그렁해진다. 눈물 쓱             닦고 다시 새 물수건 만들
어 얹어준다. 세경 머리 쓸어주며) 언니 미안..
           아프지마.. 나 디게 나쁜 동생이다. 그지? (눈물 쓱 닦고)
언니 힘든데 괜히 심             술부리고. 빨리 일어나서 나 혼내
줘.

      시간경과. 신애, 다시 세경 물수건 갈아주고 어느
새 꾸벅꾸벅 존다.
 
C#1      거실 (D) - 신애의 꿈
      신애, 세경 데리고 들어온다.

신애      언니. 들어와. 이제 여기 우리집이다! 내가 돈 많~
이 벌어서 샀어!
세경      정말? (하며 둘이 끌어안고) 꺄~!!!! (소리 지르며
빙글빙글 도는)

       컷튀면, 세경, 신애. 소파에 편하게 앉아 갈비며
치킨이며 피자며 잔뜩 쌓아놓             고 먹는다. 먹다 둘이 마주
보고 헤~ 웃고는 또 먹으며 편하게 티비 보며 깔깔             웃는
다.

세경      아 참! 좀 있으면 할아버지랑 아줌마 오실텐데. 빨
리 치워야겠다.
신애      에이. 이제 우리가 이 집 주인이라니까.
세경       맞다. 까먹었네. 우리가 이 집 주인이었지~ 그럼
마음껏 떠들고 놀아도 되겠네~
신애      당연하지~

      세경과 신애, 신나서 소파 위에서 방방 뛰며 논다.

      눈가에 눈물 자욱 남은 채 세경을 끌어안듯 옆에
서 잠든 신애. 행복한 꿈을 꾸             며 빙그레 웃고, 세경. 눈
뜨고 머리에 물수건 만져보고 잠든 신애를 본다. 그             런 신
애 머리 쓰다듬어 주고 꼭 안고 같이 자는데서

씬/32      국도변 일각 (N, 야외)

           정음, 보닛위에 엎드려 있고 지훈도 추운지 몸 움츠리고
있다.
           
정음       (대고 있던 얼굴 떼며) 아 씨..다 식었네. (일어난다)
지훈       (정음 보는)     
정음       으~ 추워~ (이빨까지 부딪히며 떨며) 으으으~ 광
고 보면 20분이면 온다더니 왜             이렇게 안 와. 아..
지훈      위치가 정확치 않아서 좀 걸릴거예요.
           너무 추우면 아까 그 와인이라도 마실래요?
정음      맞다! 와인이 있었지! (가방에서 와인 꺼낸다)

      컷튀면. 지훈, 스위스칼 같은 걸로 막 와인을 따서
준다.  

정음       이런데서 막 마실 와인이 아닌데 이게. 할수없지 뭐. 병
나발 해야겠네.
           드세요. (내미는) 
지훈       먼저 드세요.
정음       감사합니다. (추운지 손으로 코를 훔치곤 마시곤 준다)
지훈       (입 안대고 마시곤 주는)
정음       (다시 마시곤) 으..술기운이 도니까 좀 나아지는 거 같지
않아요?

      디졸브. 마지막 모금을 마시는 정음. 
           디졸브. 정음 지훈, 다시 달달 떨고 있다.
      정음, 옷도 얇아 심하게 바들바들 떤다. 목도리도
없어 목도 빨개졌다.

정음       (덜덜 떨며) 아씨..왜 안와..?
지훈      겨울엔 멋도 좀 정도껏 부리시지. (하고 있던 목도
리를 푼다)
정음      (자기 주는 줄 알고 손사래) 아니에요 됐어요. 그쪽
도 추울텐데.
지훈      걱정마요 나도 할 거예요.(정음 둘러주고 자기도
반 두르며) 좀 낫죠? 
정음      예..(하는데도 바들바들 떠는)
지훈      (보다) 안되겠다. 이것도 입어요. (하고 코트 벗어
주려는데)
정음      (보면 지훈도 얇은 셔츠 하나만 입었다) 됐어요. 그
쪽도 얇게 입었잖아요.
지훈      (다시 입으며) 그러게. 벗으면 심하게 춥겠네. 그
럼 같이 입을래요?
정음      에?
지훈      (한쪽 코트 자락 펼쳐 보이며) 들어와 볼래요? 일
루. 
정음      에? 아니 무슨..(어이없다는 듯) 하..어이없어..됐
어요.
지훈      나도 어이없긴 마찬가진데 그래도 얼어 죽는 거 보
다 낫지 않겠어요? 
정음       (표정)
지훈       (코트 자락 연채) 들어오죠. 춥네요. 이러고 있으니까.
(추워하는) 
정음       (표정. 들어간다)
지훈       코트 좀 닫을께요. (코트 자락을 닫는)    
정음      하. (중얼 거리듯) 진짜..이게 뭐하는 짓이야..어이
없어..
지훈       뭐. 어이없긴 해도 한결 따뜻은 하네요. (하는데
정음 목도리 흘러내리자) 어,             목도리 풀렸어요. (하며 다
시 둘러주려 하고)
정음      어. (다시 두르려다 지훈과 눈이 마주친다)

      지훈도 정음이 목도리 두르는걸 도와주다 정음 눈
을 보게 된다.
      그렇게 잠시 눈이 마주치는 두 사람. 기분이 좀 이
상해진다.
      어느새 두 사람의 얼굴이 서서히 가까워지고 결국
둘. 가볍게 키스한다.

정음      (정신이 번쩍 든다. 입술떼곤 코트 밖으로 나가며)
아..취했나? 씨..아.
           어이없어. 우리 취했나봐..(하는데) 
지훈      (그런 정음 팔을 잡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안고
다시 키스하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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