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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07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1.19|조회수1,108 목록 댓글 0

[지붕뚫고 하이킥] 070

 

 

 

 

 

 

 

 

씬/1 한옥집 주방 (D)

 인나, <광수 인나>라고 적힌 쌀통을 열어 보는데 쌀
이 하나도 없다.
 인나, 표정.

씬/2 광수인나방 (D)

 광수, 누워서 노트에다 랩가사 만들며 적고 있는데
 인나가 들어온다.

광수 밥 하러 나간다더니. 왜 벌써 들어와?
인나 오빠. 우리 쌀이 이제 하나도 없어.
광수 하나도? 저번에 정음이한테 좀 빌렸잖아. 그걸 벌써
다 먹었어?
인나 다 먹었으니까 없지. 오빠 정말 돈 하나도 없어?
광수 없는 거 알면서. 가진 거 다 주식에다 묶어놨잖아. 넌?
인나 현금 가진 거 지난주에 다 썼고 카든 집에서 막아놨
고. 애들한테 이제 더 빌리기도 미안하고. (한숨) 주식이라도 일단
좀 팔면 안될까?
광수 안돼. 지금 팔면 손해가 얼만데. 조금만 더 견디자.
응? 정말 두배 세배 확실하게 뛴다니까.
인나 그럼 당장 저녁은 어떡하고?
광수 애들 밥 먹을 때 옆에서 좀 얻어먹지 뭐.
인나 우리가 그지도 아니고 맨날.. (한숨 쉬는)
광수 에이. 그지는 아니지. (인나 기분 좋게 해주려고 오바
하며) 세상에서 이렇게 이쁘고 잘생긴 그지가 어딨냐?
인나 (한숨 쉰다) 하.. (하다) 오빤 얼핏 보면 좀 그지같잖
아.
광수 (머리 긁으며) 마트라도 가서 배 좀 채울까?

씬/3   거실 (D)

 보석, 방에서 출장 가는 듯 캐리어 들고 나오고 현경,
따라 나온다.

현경 여권 챙겼지? 저번처럼 공항가서 없다고 난리치지 말
고 확실하게 챙겨.
보석 챙겼어. (나가려다) 참, 내일 당신 생일인데 저녁에야
와서 어떡하지?
현경 됐어. 생일 뭐 대단하다고.
보석 그래두 저녁이라도 어디 근사한데 가서 먹어.
현경 그러던지. 늦었어. 얼른 가.
보석 어. 갔다 올게.
세경 (주방에서 나오며) 다녀오세요.
보석 (멋지게 손 흔들고 나간다)
세경 내일이 아줌마 생신이세요?
현경 (방으로 들어가려다) 어? 어.
세경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으면 말씀 하세요.
현경 됐어. 뭐 하러 번거롭게. 신경 쓰지 마.
              생일날 미역국도 안 먹은 지도 한참 됐다.
보석 (들어오는)
현경 왜? 비행기 시간 늦었다면서?
보석 (주섬주섬 들어오며) 여권 챙긴 줄 알았는데.. 주머니
에 없네.

씬/4 마트 (D, 야외)

 인나와 추리닝차림의 광수, 시식코너에 줄을 서있다.
 시식코너에 직원이 자릴 비우고 없는.

광수 아..이 아줌마는 어디 가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인나 오늘따라 시식코너도 되게 부실해.
광수 여기 있어봐. 육류코너 쪽 뭐 있나 한번 보고 올께.
인나 그래.

 광수, 뛰어가면, 인나, 혼자 남아 기다리는데
 정장차림의 은풍이 시식코너로 와서 만두를 굽는다.

은풍 만두 좋아하시나봐요. 아까부터 서 계시던데.
인나 네? 아. 네..
은풍 드세요. 금방 구워 맛있을 겁니다. (구운 만두를 하나
통으로 준다)
인나 이걸 하나 통으로요?
은풍 좋아하시는 거 같아서. 드세요.
직원 (급하게 온다) 어? 실장님. 화장실에 좀 다녀오느라..
죄송합니다.
은풍 고객님들을 이렇게 기다리게 해서 되겠습니까.
인나 (만두 먹으며 좀 높은 사람이구나 싶은 표정이고)
은풍 (인나에게 명함 내밀며) 사은품 담당 실장 사은풍입니
다. 이름이 이래놔서 평생 사은품이나 관리하고 살아야 되나보죠.
인나 (왜 명함을?) 아.. 네. 전 유인나에요.
은풍 인나씨. 시간 괜찮으시면
인나 (OL) 죄송한데요. 저 남자친구 있어요.
은풍 네? 아.. 네.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인나 아뇨. 그럴 거까진 아니구요.
은풍 인나씨 남자친구면 아주 멋진 친구겠습니다. 어떤 분
인지 궁금한데요.
광수 (양쪽에 시식용 이쑤시개로 삼겹살 가득 찍어오며) 인
나야! 얼른 와! 삼겹살 코너 뚫렸어! 얼른! 얼른! 지금당장라잇나
우! (삼겹살 코너로 달려간다)
은풍 (여유있게 웃으며) 가보세요.
인나 (약간 무안하다) 네.
은풍 (시식 코너에 있던 만두 봉투 하나 챙겨준다) 참, 이거
하나 가져가세요.
인나 네? 저희 만두 안살 건데.. 사은품이잖아요. 이거.
은풍 제가 사은풍이라니까요. 그냥 드리는 거니까 부담 갖
지 마시구요.
인나 네. 고맙습니다. (가다가 돌아보는데)
은풍 (손 흔들며) 사은품 필요하심 언제든 사은풍을 찾아오
세요.

씬/5 학교 교실 (D, 야외)

 준혁,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다가 문자오는 소리에 확
인해보고 표정.

씬/6 공원 일각 (D, 야외)

 준혁, 두리번거리고 오는데 재원이 기다리고 있다 손
을 흔든다.
 재원과 준혁, 뜨겁게 포옹한다. “선생님~” “준혁아~”
 컷 튀면 둘이 얘기를 하고 있다.

준혁 (속상하다) 선생님두 진짜.. 어쩌다 이번엔 어머님까
지..
재원 (오히려 덤덤한) 사람일이란 게 안좋은 일은 이렇게
한 번에 몰리나봐. (하다) 넌 잘 지냈지? 공부는 열심히 하냐? 너
도 이제 고3이잖아.
준혁 그냥.. 그럭저럭이요.
재원 너 대학 가지말라고 막말한 거 사과할게. 그땐 나도 너
무 흥분해서..
준혁 다 제가 잘못한 건데요. 뭐. (하다) 선생님. 이번엔 제
가 운구 꼭 해드릴게요. 장례식장이 어디예요? 네?
재원 됐어. 임마. 넌 신경쓰지 말고 공부나 해.
준혁 아뇨. 제가 할게요. 이런 거라도 돕게 해주세요. 네?
재원 됐다니까. (하다 원망스럽게) 그리고 너 저번에 울 아
버지 운구할 때 안오는 바람에 장례도 제때 못 치를 뻔했어. 내가
그때만 생각하면..
준혁 (OL)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이번엔 제가 꼭 하게 해주
세요.

씬/7 순재 사무실 (D)

 순재와 자옥이 차를 마시고 있다.

자옥 (차 마시다) 참 선생님 혹시 내일 시간 괜찮으세요?
순재 내일이요? 왜요?
자옥 제 친구 미숙이라고 왜 그때 한번 보셨잖아요.
순재 아..남편이 외교관 한다던 그 친구요?
자옥 네. 내일이 생일인데 지난달에 이혼하고 혼자 고향에
내려가 있어요. 시간 괜찮으시면 같이 가서 밥이나 먹어주면 좋은
데..
순재 아. 그럴까요? 
자옥 근데 걔 고향이 부산이라..새벽에 나가야 되는데 괜찮
으시겠어요?
순재 괜찮죠 그럼. 휴일인데 자옥씨랑 일찍보면 일찍 볼수
록 좋죠. 
     
씬/8  드레스 룸 (N)

 신애, 엎드려서 카드 만들고 있다.
 세경, 들어와 신애 옆에 앉는다.

세경 숙제하는 거야?
신애 아니. 아줌마 생신이시라며? 카드 만들려고.
세경 아줌마가 되게 좋아하시겠다.
준혁 (노크한다 OFF) 저기 누나.
세경 네.
준혁 (들어오는데) 주무신 거 아니죠?
세경 (웃으며) 몇 신데 벌써 자요?
준혁 그런가.. (하다) 아빠 검은 양복 좀 찾아갈께요.
세경 검은 양복은 왜요?
준혁 장례식장 갈 일이 좀 생겨서..(찾아들고 나가며) 그럼
쉬세요.
신애 오빠는 아줌마 선물 뭐 샀어요?
준혁 무슨 선물?
세경 내일 아줌마 생신이신데 몰랐어요?
준혁 아.. 원래 우리 엄마 생일 잘 안챙기는데.. (하고 나가
면서) 그리고 저 내일 밤에 못들어와요. 장례식장에서 밤새고 올거
라서..
세경 아주머니 섭섭해 하실텐데..
준혁 그런 걸로 섭섭해 할 우리 엄마가 아니죠. 얼마나 쿨
한지 잘 아시면서.
세경/신애 (서로 보며 이상하단 표정)

씬/9 한옥집 주방 (N)

 인나와 광수가 만둣국을 먹고 있다.

광수 (뜨거운걸 후룩후룩 맛있게 먹으며) 야. 이거 진짜 맛
있는데~
인나 더 있으니까 천천히 많이 먹어.
광수 어. 근데 마트에서 이걸 왜 너한테 준거야?
인나 (좀 찔린다) 어? 그냥 사은품으로.
광수 무슨 물건을 사야 사은품을 주는 거 아냐?
              아무것도 안 샀는데 이런 걸 막 나눠줘?
인나 사은품이 몇 개 남았나보지. 그냥 주던데. 시식 했다
고.
광수 야, 누군지 몰라도 참 복 받으실 분이다. 마침 이렇게
배고프고 힘들 때 일용할 양식을 주셨네. 나중에 둘이 가서 인사라
도 해야 되는 거 아냐?
인나 오바야. 무슨 인사는.
광수 그런가? (하고 맛있게 먹는다)
인나 (그런 광수보며 마음이 편하지 않다)

씬/10 순재집 아침 전경
씬/11  주방 (D)

 세경, 미역국을 끓이고 있다.
 신애, 혼자 간단하게 차려서 밥 먹고 있다.

해리 (짜증을 팍 내는) 야! 너 내가 미역국 얼마나 싫어하는
지 알면서 미역국을 끓였어? 다른 거 다시 끓여! 얼른얼른! 빨리빨
리!
세경 오늘만 그냥 이거 먹어. 오늘 아줌마 생신이시잖아.
해리 생신? 생신이 뭐?! 나 미역국 싫다는데 생신얘기가 왜
나와?!
              생일도 아니고.
신애 해리야. 생신이 생일인데? 높임말이잖아.
해리 (노려보며) 잘났어 증말. 그렇게 잘 나신 분이 왜 우리
집에서 식모살이를 할까? 어? (얄밉게) 왤까? 왤까?
세경 까불지 말고 너도 그냥 미역국 먹어. (거실 쪽으로 나
간다)
해리 아, 몰라. 내 국은 따로 해서 줘. 안 그럼 나 밥 안먹
어.

 2층에서 지훈 전화 받으며 겉옷 입으며 급하게 내려온
다.

지훈 그래서 내가 시간별로 bp 체크하라 그랬잖아.
systolic pressure는? 어. 그리고 다른 건? 바로 심장 ct찍고 나머
진 내가 들어가서 할게. (끊는)
세경 아침 안 드시고 가세요?
지훈 어. (하고 서둘러 나가는데)
세경 오늘 아줌마 생신이신데.
지훈 (신발 신으며) 그래?
현경 (방에서 나오며) 벌써 나가?
지훈 누나 생일이야? 축하해.
현경 너무 격하게 축하해주는 거 아냐? 눈물이 다 날려 그러
네.
순재 (양복입고 나온다)
현경 휴일인데 좀 주무시지 이렇게 일찍 어디 나가세요?
순재 어? 박회장이 쓰러졌다네. 늦을지도 모르겠다.
현경 (아주 약간 서운한) 네.

씬/12 주방 (D)

 식탁에 잡채와 불고기, 각종 나물들, 미역국이 있다.
 신애, 앉아있는데,  현경, 들어와 앉으며

현경 뭘 이렇게 많이 차렸어? 신경 많이 썼겠네. 진짜 고마
워.
세경 생일 축하드려요.
신애 (카드 준다) 아줌마. 여기 생일 카드요. 선물은 돈이 없
어서 못샀어요.
현경 (신애 머리 쓰다듬어주며) 고마워. (하다) 애들은?
세경 준혁 학생은 아침 일찍 나갔고 해리는 갈비 없다고 안
먹는다고 그래서..
현경 그래?
세경 지금이라도 갈비 좀 하려구요.
현경 됐어. 뭐하러. 배고프면 지가 손해지? 놔둬. 절대 해주
지 마.
세경 네.
현경 식구들도 없는데 세경씨도 앉아서 같이 먹자.
세경 네? 아뇨. 전 됐어요.
현경 괜찮아. 앉아 먹어. 이거 다 누가 먹어.
세경 네.

 컷튀면. 현경과 세경 신애, 묵묵히 식사를 한다.
 현경, 식탁을 둘러보는데 식구가 아무도 없다. 서운하
다.

씬/13   마트 (D, 야외)

인나 (화장실에서 전화하며 나온다) 나 마트. 정음이 기지배
가 치사하게 자기 휴지 쓴다고 막 뭐라 그러길래 화장실에서 휴지
좀 빼서 챙겼지. 히. 벌써 집이야? 알았어. 나도 금방 갈게. (끊는
데)
은풍 (쌀, 휴지, 세제 등등을 캐리어에 담아 끌고가다) 인나
씨.
인나 아..안녕하세요?
은풍 자주 뵙네요. 오늘은 혼자 오셨어요?
인나 네? 아 네. (하고 가려는데)
은풍 저기.. 잠깐만.
인나 네?
은풍 (5키로 정도 쌀 주면서) 이 쌀 새로 나온 건데 한번 드
셔보세요.
인나 아..자꾸 이런 거 주시면 제가 좀 곤란한데..
은풍 부담 가지지 마세요. 어차피 사은품으로 나갈 물건들
이라 괜찮아요.
인나 (망설인다)
은풍 받으세요. (내미는)
인나 (슬쩍 받는다) 감사합니다.
은풍 이럴 게 아니라 전화번호 하나 주세요.
인나 네?
은풍 사은품 괜찮은 거 나올 때 마다 제가 챙겨드릴게요.
인나 (핸드폰 만지작거리며 못준다)
은풍 제가 인나씨가 좋아서 그러는 거예요. 주세요.

씬/14 줄리엔 방 (D)

 줄리엔, 책 보고 있는데 광수가 들어온다.

광수 뭐해? 책 봐?
줄리엔 (책 보면서) 어.
광수 (책상 옆에서 괜히 이것저것 만져보며) 여긴 햇빛이
잘 드네. 우리 방은 낮에도 깜깜한데..
줄리엔 그래?
광수 응.. (하고 안 나가고 머뭇거린다)
줄리엔 (책 보다 덮으며) 광수, 무슨 할 말 있어?
광수 저기 줄리엔..너 혹시.. 돈
정음 (들어오는) 여깄었네. 오빠. 그때 나한테 꿔간 오만원
지금 좀 주면 안돼?
광수 어?
정음 지난주에 빌려갔잖아. 하루만 쓰고 준다 그래놓구는.
광수 그랬나.
정음 나 지금 돈이 십 원도 없어서 학교도 못가. 얼른 좀
줘. 응?
광수 어. 그거 줘야 되는데.. 어쩌냐. 나 지금 돈이 없는데.
정음 뭐?! 아씨.. 그럼 어떡해?
줄리엔 정음, 내가 광수 대신 줄게. (하고 지갑에서 오만원꺼
내서 정음에게 준다)
정음 (받는) 오빠가 줄리엔한테 갚어. (하고 나간다)
줄리엔 광수, 할 얘기 뭐야?
광수 그게.. (하다 표정있고) 암 것도 아냐. 우리 손바닥 치
기나 한번 할까?
줄리엔 노노. 나 책 읽어야 돼. 나중에 해. 나중에.
광수 그래. (하고 씁쓸한 표정으로 나온다)

씬/15 한옥마당 (D)

 광수가 방으로 가려고 마당으로 나오는데
 쌀 들고 인나가 들어온다.

광수 어? 너 돈 생겼어? 웬 쌀이야?
인나 공짜로 생겼지~
광수 와~ 이거면 한 일주일 거뜬히 먹겠네. 근데 이걸 어디
서 얻어왔어?
인나 어? (당황하며) 마트에서 사은품으로 막 나눠주던데?
광수 아우. 우리 재롱둥이. 재주도 많아. 야, 잘됐다. 빨리
밥 해먹자. 돈 없으니까 왜 이렇게 배가 고프냐?
인나 그래. 잠시만 기다려. 내가 금방 따끈하게 밥 지을게~
(주방으로 간다)
광수 응~ (하고 인나에게 미안한 표정이다)

씬/16 순재집 밤 전경
씬/17  거실 (N)

 현경이 전화를 받고 있다.
 
현경 네. 소정어머님. 괜히 우리 애까지 껴서 귀찮게 해드리
는 거 같네요. 네. 전화 주시면 저희가 데리러 갈게요. 네. 들어가
세요. (끊는)
신애 해리는 못 온대요?
현경 소정이 식구들이랑 인형극 보러 간대. 지훈이는?
세경 전화 안 받으시던데요.
현경 아버지도 연락 안 되고 준혁이 이 자식은 뭐 하러 거
기 처박혀 있는다고.
세경 나갈 때 새벽에나 들어올 거라 그러던데..
현경 들어오기만 해봐라. 그냥.
보석 (트렁크 들고 들어온다) 여보. 나 왔어.
현경 (반갑다) 왔어? 생각보다 일찍 왔네.
보석 당신 생일 축하해주려고 서둘렀지. 공항에서도 번개처
럼 수속 마치고 내가 제일 먼저 나왔어.
현경 (고맙다) 치. 좀 고마운데?
보석 근데 왜 다들 안보여?
현경 다들 뭐 일 있다네. 우리끼리 가지 뭐.
보석 뭐? 그래도 당신 생일인데 이러는 게 어딨어?
현경 됐어. 다들 바쁘다는 데 어쩔 거야?
보석 그럼 간만에 우리 둘이 오붓하게 보낼까?
현경 세경씨랑 신애도 데리고 갈 거야.
보석 뭐? 왜?
세경 저흰 괜찮아요. 두 분 식사하고 오세요.
현경 저녁 먹으러 나간다고 저녁 준비도 안했잖아. 그리고
오늘 미역국에 생일상에 수고했어. 내가 저녁 사줄게. 같이 나가.
보석 (표정이 안 좋다) 그냥 둘이 먹지..
현경 세경씨. 신애야. 준비하고 나와.
세경/신애 네~ (들어가는)
보석 눈치도 없어. (안좋게 보다) 참, 당신 생일 선물. 아마
보면 깜짝 놀랄 거야. 이거 산다고 시부야의 백화점이란 백화점은
다 돌았네.
현경 뭔데?
보석 놀랄 준비나 해.
현경          뭔데 그래?
보석          (가방 열려고 하다) 이게 왜 번호가 안 맞지? (가방이
안열린다)
현경 비밀번호 당신 생일이잖아.
보석 근데 안되네. 어? 이거 왜 안되지? (힘으로 열려고 끙
끙거리는)
현경 뭐가 또? (하고 가방을 보는데 이름표가 옆에 달려있
다) 서영진? 이거 당신 가방 아닌데?
보석 뭐?!
현경 그러게 나올 때 꼼꼼히 확인을 해봤어야지. 가방 바뀐
줄도 몰랐어?
보석 난 그냥 빨리 오려고 서두르다가..
현경 하여튼.. 얼른 가서 바꿔와.
보석 (급하게 일어나며) 금방 다시 가서 바꿔갖고 올테니까
당신 먼저 식당 가있어. 가방 찾아서 전화할게.
현경 알았어. 얼른 가.

씬/18 광수방 (N)
 
 광수, 만화보며 뒹굴 거리고 있는데 문자 오는 소리 들
린다.
 자기 핸드폰 확인해보고 다시 인나의 핸드폰을 확인해
본다.

INS. 문자화면
사은풍 (OFF) 인나씨. 밥 맛있게 드셨나요? 내일도 한번 들리
세요. 제가 인나씨 드리려고 세제 한통 빼놨습니다. -사은풍 실장-
인나 (씻고 들어오는데)
광수 (핸드폰 들고) 너 사은풍이 누구야?
인나 (핸드폰 뺏으며) 오빤 왜 남의 핸드폰을 봐?
광수 사은풍이 누구냐고?!

 컷튀면

광수 (무거운 표정으로) 그러니까 만두도 쌀도 다 그놈이 준
거라 이거지?
인나 사은품 남은 거라길래.. 우리 쌀 필요하잖아.
광수 너 바보야? 그 자식이 왜 너한테 자꾸 이런 걸 주는
데? 왜? 너 지금 그걸 몰라서 자꾸 이런 걸 넙죽넙죽 받아오는 거
야? 어?
인나 ...
광수 너한테 진짜 실망이다. 하..
인나 그럼 어떡해? 우리 손가락만 빨고 살아? 뭐라도 있어
야지. 이제 나 염치가 없어서 애들한테 돈 빌리고 쌀 빌리는 것도
못하겠어. 그렇다고 굶어? 굶어 죽을 순 없잖아.
광수 그걸 왜 니가 걱정해? 내가 다 알아서 해.
인나 오빠가 뭘 알아서 해?
광수 주식을 팔든 나가서 막일을 하든 내가 알아서 한다고.
내가.
인나 하..
광수 너 앞으론 절대 마트 근처에도 가지마. 알겠어? (하고
밖으로 나간다)
인나 (속상한 표정)

씬/19  레스토랑 (N, 야외)

 신애, 세경, 현경이 레스토랑으로 들어오는데
 세사람 뒤로 순재와 자옥이 레스토랑에서 나온다.

자옥 오늘 운전 많이 하셔서 피곤하시죠? 이건 제가 사게 해
주세요.
순재 아뇨. 안되죠. 이순재 사전에 그런 법은 없습니다.
현경 (가려다 순재 소리에 돌아본다)
순재 (지갑 꺼내려다 현경을 보고 표정이 있다) ?!!
현경 (열받는) 하..아버지?
순재 (당황) 니가 여긴..
현경 (열 받지만 꾹 참고) 저 생일이라 밥 먹으러 왔어요.
순재          생일? (아차!)
현경          박회장님이 레스토랑에 쓰러져 입원해 계신가보죠?
자옥 네? 이선생 오늘 생일이었어?
순재 (면목이 없다) 현경아..그게..
현경 세경씨. 우리 다른 데로 가자.
세경/신애 (눈치 살피며) 네..

씬/20 엘리베이터 앞 (N, 야외)

 현경, 내려가는 버튼 신경질적으로 누르는데
 순재가 달려 나온다.

순재 생일인 거 알고 있었는데.. 보석이도 일찍 들어왔다 그
러고 니들끼리 밥 먹는 줄 알았지. 너 혼자 이러고 있는 거 알았으
면 나라도 들어갔을 거야.
현경 들어가서 교감선생님이랑 더 노시다 오세요.
순재 현경아.
현경 (하루종일 서운했던 감정이 터진다) 아 진짜 사람 짜증
나게 왜 자꾸 이래요?! 내가 애도 아니고 누가 생일 챙겨달래요?
그리고 아버지가 언제부터 내 생일 챙겼다고 이래요?
순재 현경아.. 너 원래 생일 챙기고 이런 거 번거로워하니
까..
현경 (울컥한다 OL) 세상에 자기 생일 챙겨준다는데 싫다
는 사람이 어딨어요? 근데 어떡해요? 아버진 맨날 바쁘다고 집에
도 안들어 오고 엄만 항상 편찮으시고 갓난쟁이 동생 데리고 혼자
생일 챙겨요?! 미역국은 누가 끓이는데요?
순재 (할 말이 없다) ...
현경 (눈물 안보이려고 참으며) 아버지 내 나이 마흔 넘도
록 단 한번이라도 생일 챙겨본 적 있어요? 양말 쪼가리 하나 선물
이라고 사 온 적 있냐구요! 저요. 남들 다 있는 돌 사진 한 장 없어
요.
순재 미안하다.
현경 이제 와서 미안하고 어쩔 것도 없어요. 그냥 그동안 하
던대로 그대로 하세요. 저도 그게 편하니까.

 엘리베이터 도착하면 현경, 세경과 신애 데리고 탄다.
 순재, “애, 현경아.” 따라 타려는데 닫힘버튼 눌러서 닫
아버린다.

씬/21 포장마차 (N, 야외)

 광수가 포장마차에 앉아서 오뎅국물에 글라스 소주 한
잔을 놓고 마시고 있다. 소주 다 마시고 “아줌마. 여기..” 하다가 주
머니 뒤져보면 천원짜리 한 장이고 “됐어요” 풀 죽어 빈 컵을 내려
다본다.

광수 없는 놈은 취할 수도 없구나. 젠장.

씬/22  광수방 (N) + 마트 사무실 (N, 야외)

 인나, 혼자 앉아 있는데 전화가 온다.
 인나, 광수라고 생각하고 급하게 받는다.

인나 오빠야?
은풍 (OFF) 인나씨. 저 사실장입니다.
인나 왜 자꾸 전화하세요? 앞으로 전화나 문자 같은 거 하
지 말아주세요.
은풍 (책상위에 각종 조잡한 사은품 만지작거리며) 인나씨.
저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전화 드린 겁니다.
인나 네?
은풍 인나씨. 제가 한 달 치 사은품을 몽땅 다 드릴 테니까
제 작은 부탁 하나만 좀 들어주시겠어요?
인나 부탁이라요?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은풍 쌀 10키로. 장조림 캔 한 박스, 라면 두 박스. 참치 통
조림 한 박스. 다 드리겠습니다. 정말 작은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
면요.
인나 하..(표정) 부탁이 뭔데요?
은풍 저랑 놀이공원에 가서 하루만 놀아주세요.
인나 네?
은풍 혼자 가기 부끄러워서 표가 있어도 못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롤러코스터도 들어온 모양인데.. 저요. 인나씨랑 딱
하루만 놀면 인나씨 포기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인나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시는 거예요? 어이없어. 됐
거든요.
은풍 생각 바뀌시면 연락주세요.
인나 그럴 일 없을 거예요. (하고 핸드폰 끊는다) 하.. 미친
놈 아냐.
광수 (들어온다) ..
인나 어디 갔다.. (속상해 눈물이 글썽거린다)
광수 (인나 보니 눈물이 왈칵 난다) 인나야. 내가 미안해. 미
안하다. 나처럼 꾸질꾸질한 놈 만나서.. 미안해.
인나 오빠.. 앙~

 광수와 인나가 부둥켜 안고 운다.

씬/23 순재방 (N)

 순재, 있는데 보석, 들어온다.

순재 현경이 분위긴 어때?
보석 뭐 그냥..누워 있어요.
순재 하..(하다) 너 지금부터 다시 이벤트 준비에 돌입해야
겠다.
보석 네?! 또요?
순재 그럼 어떡해? 재 저거 맘 풀어주려면 보통 이벤트로는
안돼. 아주 이런 생일 파티가 세상에 어딨냐고 사람들이 뒤로 놀
라 자빠질 정도로 대단한 생일잔치라야 겨우 맘 풀 거야.
보석 이제 겨우 이벤트 때문에 난 손해 다 메꿨는데.. 또 이
러시면.. 저 사람은 그냥 놔두면 맘 풀 거예요. 원래 성격이 쿨하잖
아요.
순재 꼭 그것 때문에 그런 게 아냐. 생각해보니까 정말 내
가 제 생일 한번이라도 제대로 챙긴 적이 없어. 돌때도 사정이 안
좋아서 잔치도 못했고..
보석 ...
순재 그러니까 40년 동안 못한 생일잔치를 한 번에 다 해버
리게. 아주 입이 떡 벌어지는 생일잔치를 준비해보라 이 말이야.
보석 (현경이 불쌍해진다. 의욕적으로) 네. 아버님 때문에
저 이제 이벤트 직원 다 됐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이번
에 모두 쏟아 붓겠습니다.

씬/24  광수방 (N)

 인나 광수, 자려고 누워있는데
 서로 등지고 눈을 뜨고 있다.

인나 오빠.. 자?
광수 왜?
인나 그 사람 제안 말야..
광수 그 얘길 왜 꺼내? 잠이나 자.
인나 아니 생각해보니까 놀이공원에서 하루만 놀다 오면 되
는데.. 아깝잖아. 그 사은품이면 우리 한 달 치 식량은 충분히 될
텐데. 한 달이 뭐야? 두 달은 더 먹겠다.
광수 ....
인나 (조르듯) 오빠..
광수 (맘이 흔들린다) ....
인나 응? 감정적으로만 이럴 게 아니라 이성적으로 생각을
좀 해보자고. 우리한테 절대 손해나는 일이 아니잖아.
광수 .... 
인나 그지? (표정)

씬/25 순재집 아침 전경
씬/26 거실 (D)

 보석이 배웅하고 있고 현경, 차갑게 “다녀올게.” 출근
한다.
 방에서 순재가 눈치보며 나와 거실에 있던 보석에게

순재 이벤트 준비는 다 했어?
보석 오늘 밤에 실시할 계획입니다.
순재 제대로 했지?
보석 40년간 받지 못한 생일상을 한 번에 다 받는 기분이 들
게 구성했습니다.
순재 (어깨에 손 올리며) 고생했다.

씬/27 광수방 (D)

 광수, 이불 뒤집어쓰고 돌아누워 있고
 인나, 차려입고 나간다.

인나 오빠. 나 갔다 올게. 기다리지 말고 저녁 먼저 먹어.
광수 (돌아누운채) ...
인나 너무 걱정 하지 마. (하고 간다)
광수 (몸부림치며) 으아아아아아아~~~

씬/28         순재집 밤 외경
씬/29  거실 (N)

 현경, 밖에서 퇴근한 듯 들어오는데
 거실에 불이 꺼져있다.

현경 세경씨. 집에 없어?

 불이 확 켜지는데 순재 보석 지훈 준혁 해리 세경 신애

 폭죽을 터트린다. 준혁과 해리는 <엄마! 생일 축하해!
>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돌상이 차려져 있고 돌잔치 영
상도 틀어져있다.
 현경의 모습을 본뜬 얼음상도 있고 케잌 상자도 40개
나 쌓여있다.
 양복 입은 사회자도 마이크 들고 서 있다.

현경 (놀라) 이게 다.. 뭐하는 거야?
식구들 생일 축하합니다~~/ 누나 축하해/ 엄마 축하해요/ 여
보 축하해~
사회자 자 그럼 지금부터 이현경 아가 선생님의 돌잔치를 시
작하겠습니다. 이현경 아가 선생님은 돌잡이상 앞으로 나와 주시
기 바랍니다.
현경 하..뭐하는 거야.. (얼떨결에 간다)
사회자 그 전에 이현경 아가 선생님의 아버님이 한 말씀하시
겠습니다.
순재 사랑하는 내 딸 현경아! 그동안 형편이 어려워서 혹은
바빠서 내가 너한테 너무 무심해서 정말 미안하다. 아무쪼록 오늘
니 평생의 생일을 한 번에 챙겨줄 생각이니까 오늘 생일상을 받고
맘 풀길 바란다.
현경 하..(표정)
사회자 그럼 이현경 아가 선생님의 역사적인 돌잡이를 시작하
겠습니다.
지훈 (장난스럽게) 연필집어! 연필!
순재 무조건 돈을 집어야지~
보석 그래. 여보 돈을 집어.
준혁 하.. 엄마. 마이크 집어요. 연예인하게!
현경 하.. (어이없지만 웃긴. 마이크 집어 번쩍 든다)
식구들 (박수치며) 와~~~

씬/30 한옥 마당 (N)

 정음, 손빨래 하고 있고 줄리엔 히릿이랑 놀고 있는데
 인나가 리어카에다 사은품을 잔뜩 들고 들어온다.
 광수, 나오다 인나 보며 표정.

인나 오빠. 나 왔어. (브이 해 보인다) 많이 받아왔지? 그 자
식 창고에 있는 거 내가 다 쓸어왔어~
광수 (말없이 다가가 인나를 껴안는다) 다시는 너 안보네.
다시는.
정음/줄리엔 뭐야? 둘이.. 아우.. / 광수, 우리 눈 있어.

씬/31 베란다 앞 (N) + 순재집 앞 (N)

 베란다에 의자 마련되어 있고 보석이 현경을 장식된
의자에 앉힌다.
 지훈 준혁 순재 세경 신애, 다 나와서 구경을 한다.

현경 뭐가 또 남았어?
보석 이제부터 시작이지. 2부 축하공연이야.

 집 앞에 서 있던 트레일러 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풍선
들이 날아오른다.
 <이현경님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플래카드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고적대 음악소리가 들리고 고적대 지휘자 봉 돌리면
서 나온다.
 고적대들 생일 축하 음악 연주하면서 나온다.

현경 (완전 놀라 입이 완전 떡 벌어진다)
순재 (보석에게 살짝 엄지 들어 보인다)
보석 (신나서 같이 엄지 들어 보인다)
식구들 와~/ 대단하다. 대단해./ 저기 봐. 뭐가 또 나오는데?
해리 저거.. 저건 또 뭐야?

 보면, 트레일러에서 삐에로 복장 한 사람이 외발 자전
거를 타고 내려오고
 서커스 분위기로 저글링 하는 사람과 덤블링 하는 사
람들이 나온다.
 현경, 입이 더 크게 떡 벌어지고
 이때, 코끼리 우는 소리 뿌우우! 들리며 코끼리 코가
트레일러에서 빠져나온다. 경악하는 현경의 놀란 표정에서. (F/O
F/I)

씬/32 한옥집 주방 (D)

 정음, 줄리엔, 광수, 인나 식탁에서 밥 먹고 있다.
 광수, 반찬 많은데 숟가락으로 밥만 퍼먹고 있다.

인나 (보고) 오빠..반찬도 먹어.
광수 됐어.
인나 왜 그래~ 
광수 반찬을 먹지 않는 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야. (하고 밥
만 퍼먹는다)
정음/줄리엔 (표정)
인나 (NA) 사은품 반찬이 다 떨어질 때까지 오빠는 끝내 반
찬만은 먹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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