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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07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1.19|조회수1,388 목록 댓글 0

[지붕뚫고 하이킥] 072

 

 

 

 

 

 

씬/1 까페 (D, 야외)

 정음, 커피를 시켜놓고 책을 보고 있다. 무료한 표정이
다.
 지훈, 정음 앞에 커피를 들고 앉는다.

지훈 무슨 책이에요? 정음씨 책 보는 건 또 첨 보네요.
정음 (고개 들면 지훈이다. 살짝 반갑지만 아닌척) 왜 남의
허락도 없이 맘대로 앉고 그래요?
지훈 나 기다린 거 아니에요?
정음 (어이없다는 듯 입 벌리고) 하..
지훈 아닌가?
정음 아니거든요.
지훈 난 또. 병원 점심시간에 딱 맞춰서 병원 앞 까페에 이
러고 앉아있으니까 나 기다린 건 줄 알았죠. 점심 같이 먹으려고.
정음 웃겨. 여기 병원 앞이기도 하지만 학교 가는 셔틀 기다
리는 정류장 앞이기도 하거든요. 착각도 유분수지.
지훈 아님.. 말구요.
정음 절대 아니니까 괜한 오해는 삼가해 주셨으면 대단히
감사하겠네요.
지훈 가요.
정음 어딜요?
지훈 점심 안 먹었죠? 근처에 샌드위치 잘하는 집 있는데 거
기 가요.
정음 와.. 완전 어이없다. 누가 같이 점심 먹는대요?
지훈 (시계보며) 딱 40분 정도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정음 원래 이렇게 막 일방적이에요? 아무한테나?
지훈 (잠깐 생각하는 척) 음.. 아무한테나 이러는 건 아닌
것 같네요. 안갈 거예요? 늦으면 줄 서야 되는데.
정음 (마지못해 일어나는척한다) 가긴 가는데요. 내가 진짜
샌드위치를 너무 좋아해서 가는 거예요.
지훈 그런 걸로 해두죠.
정음 해두는 게 아니라 진짜 그런 거예요.
지훈 (슬쩍 웃으며) 네.
정음 샌드위치만 먹어요? 와플 같은 것도 나 잘 먹는데.
지훈 40분 안에 이것저것 먹으려면 서둘러야겠네요.
정음 무슨 점심시간이 40분밖에 안 돼요? 다 먹고 살자고 하
는 일인데.

 지훈, 정음, 티격태격하며 함께 나간다.

씬/2 거실 (N)

 보석 준혁 현경, 과일 먹으며 티비 보고 있는데
 순재, 방에서 나온다

순재 (준혁에게) 준혁이 너 방학했지?
준혁 네? 네.
순재 이번 주말에 시간 비워놔. 지훈이랑 해서 산에나 한번
다녀오자.
현경 우린요?
순재 이번엔 그냥 남자들끼리만 다녀오게. 오랜만에 이놈
들 하고 얘기도 좀 하고.
현경 하.. 은근히 또 차별하시네. 기분 나쁘게.
보석 (신나서) 뭐가? 가끔은 남자들끼리만 보내는 시간도
필요한 거지.
              미안하지만 당신은 이번에 좀 빠져줘.
순재 너도 빠져.
보석 (놀라서) 네?
순재 이씨집안 남자들끼리만 한번 뭉칠 거야. 너 이씨 아니
잖아. 너 이씨야?
보석 (먹던 과일 풀죽어 내려놓으며) 네..
현경 아버진 또 괜히 그러신다. 그냥 남자들끼리면 남자들
끼리 다 같이 가면 되지 이씨가 여기서 왜 나와요? 사람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준혁 (표정) 나도 아빠 안가면 안가요. 할아버지.
보석 (불쌍하게 순재를 쳐다보며) 괜찮아. 난 정씬데.. 뭐.
순재 쟤 저번에도 껴줬다가 쟤 멍청한 짓 땜에 얼마나 고생
을 했는데 이번에 가서 또 무슨 사골 칠라고?
현경 애 듣는데서 진짜 자꾸 그러실래요? 같이 가요. 같이.
순재 (못마땅하지만) 아이 알았어. 뭐 그럼 같이 가든지.
보석 (눈치보며) 감사합니다. 묵을 데 정하셨어요? 안 정하
셨으면 제 친구 중에 경기도 광주에 별장 가진 놈 있는데 거기서
도 1박하면 어떨까요? 되게 근사하다던데.
 
 세경, 다용도실에서 재활용 쓰레기 잔뜩 들고 나간다.
 준혁, 세경을 보며 표정.

씬/3 뒤뜰 (N, 야외)

 세경, 목장갑 끼고 제법 많이 모아둔 재활용 쓰레기들
분리하려고 한다.
 준혁이 뒤에서 쓰레기를 뺏어 든다.

세경 (보곤) 어? 왜 나왔어요?  
준혁 저녁을 너무 먹었더니..이거 제가 해도 되죠?
세경 제가 하면 되요. 추운데 들어가요.
준혁 제가 할게요. (하다) 재밌어 보여서.. 소화도 시킬 겸.
세경 아니에요. 진짜 제가 하면 돼요. 소화 안되면 공원에
산책
준혁 (OL) 그냥 제가 한번만 해볼게요. 누난 들어가세요.
(재활용품들 정리한다)
세경 (옆에서 거들어준다)
준혁 (세경 등 밀어내며) 누난 들어가서 딴 거 하세요. 진
짜.
세경 하..
준혁 금방 끝낼 게요~

씬/4 한옥집 낮 전경
씬/5 한옥집 마당 (D)

 자옥, 짐을 들고 나와 있다.

자옥 줄리엔. 멀었어? 나 지금 나갈 건데.
줄리엔 (배낭 매고 나온다) 나가요. 마담 김.
정음 (따라 나오며) 좋겠다. 학교선생님들. 1년에 4개월씩
방학이고.

 광수와 인나도 짐 들고 나온다.

광수 아줌마, 저도 좀 태워주세요. 터미널까지 가는데.
자옥 (싫은 티내며) 얼른 나가. 나 늦었어. (광수한테) 넌 짐
이 뭐가 이렇게..
광수/인나 (헤어지는 연인인양 애절하게) 다녀올게./ 갔다 와~
줄리엔/자옥   bye~ 나 갔다 올게~ / 집 잘봐.

 다들 나가면 정음과 인나만 남는다.

정음 너 왜 오빠 집에 안 따라가?
인나          아직 인사드리기 좀 그래서. 다 나가니까 집이 휑하다.
정음         그러게. 주말동안 너랑나랑만 빈집 지키게 생겼네?
(표정) 너랑 뭘 하냐?
인나          (표정) 난 모 너랑 둘이 있는 게 좋은 줄 알아? (하다)
의사선생 안 만나?
정음          불쌍해서 만나줄까 했는데 가족끼리 여행 간대.. (마루
에 앉아)
              아 썰렁해..뭐 재미난 일 없나?
인나          진짜..(둘, 하릴없이 서있다)          

씬/6 거실 (D, 야외)

 짐 가득 있고 준혁과 순재, 보석이 현관쪽에 있다.
 세경과 현경 신애 해리가 배웅한다.

해리 뭐야? 나는 못 간다고? 
보석 해리야 넌 다음에. 이번엔 좀 험한 산으로 갈 거라 힘
들 거야.
해리 아 뭐야. 아빠 완전 빵꾸똥꾸야. (툴툴거리며 들어간
다)
현경 운전 조심하고. 겨울 산 무섭다니까 안 다치게 알지?
보석 걱정 마. 내가 애야? (하고 가방 끌어놓다가) 아..(하
고 손가락 빤다)
현경 (보며) 출발부터 조짐이 심상찮다. 조심해. 
순재 이 자식은 왜 안 내려와?
세경 오시네요.
지훈 (2층에서 하품하며 내려온다) 전 빼놓고 가시면 안돼
요?
              요 며칠 잠 한숨 못 잤는데..
순재 이번에 빠지는 놈은 호적에서도 파버릴 거니까 맘대
로 해.
지훈          호적에서 파지면 안가도 돼요? 아 살았다. 그럼 다녀오
세요. (올라가는)
순재          저 자식이! 얌마!
지훈          (덤덤 다시 내려오며) 농담도 못하겠네. (하품하
는)     
보석 처남. 운전은 내가 할 테니까 처남은 차에서 좀 자.
순재 갔다올게. (짐 하나 들고 나간다)
준혁/보석 다녀올게요. (짐 들고 나간다) / 갔다 올게~
현/세/신 조심들 해. / 다녀오세요. / 다녀오세요~
지훈 (하품 하며 짐 들고 나간다) 무슨 산이야. 산은.

씬/7 한옥집 주방 (D)

 편한 추리닝차림의 정음과 인나가 과자 먹으며 심심
한 듯 잡지나 만화 보고 있다.

정음          (NA) 주말에 약속을 잡을 줄 알았던 이지훈이 여행을
갔고..그래서 무료해
              진 어느 주말 오후였다..그때..
      
              범이 “고모~”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정음 누구지?

씬/8 한옥집 마당 (D)

 정음과 인나가 나와 보면 범이 발전기 박스 들고 들어
온다.

범 (활짝 웃으며) 아. 안녕하세요. 저 김자옥선생님 조칸
데요. 고모 계세요?

 정음과 인나, 범이 보는 표정이 있는데 범이 둘의 시선
으로
 뽀샤시하게 보인다. 정음 표정 위로.

정음 (NA) 약속없는 빈집..주말 낮의 무료함 때문이었을
까. 그 아이의 미소는 겨울의 대지를 가르는 싱그러운 봄내음처럼
상큼했다. 잠시 내 마음을 흔들만큼 충분히..

씬/9 한옥집 주방 (D)

 정음 인나, 범이 차를 마시고 있다.

범 나가셨구나. 발전기 설치해주러 왔는데.
정음/인나 발전기요?
범            예. 그런 게 있어요. 어떻게 설명하지? (하다) 자전거
에 페달 밟으면 불 들어오는 간단한 발전장치는 보셨죠? 그런 거
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정음/인나     아..
인나          공대생이신가봐요. 학생 맞죠?
범            예. 2학년이에요. 두 분도 학생이세요?
인나 난 졸업했고 이 친구는 서운
정음 (OL 인나 꼬집으며 입모양으로, 자막) 서운대 서 자도
꺼내지마.
범 뭐 서운한 거 있으세요?
인나 그건 아니고 아무튼 이 친구는 4학년이요.
범 그럼 나보다 나이 많으시구나. 편하게 누나라고 부를
게요. 말 놓으세요.
정음/인나     (좋다) 누나? / 어. 뭐..
범            저 화장실 좀 쓸 께요. (밝게 웃으며) 누나.

씬/10 지훈 차 (D, 야외)

 보석이 운전하고 있고 조수석에 순재가
 뒤에 지훈과 준혁이 있다. 보석 빼고는 다들 잠들어 있
다.

보석 (콧노래 흥얼거리며 운전하다가) 광주로 빠지려면.. 여
기서 나가야 되지?
네비 (OFF) 직진하십시오.
보석 (당황한다. 마치 네비와 말싸움하듯) 무슨 소리야. 여
기서 나가야
네비 (OL, OFF) 직진하십시오.
보석 (난처하다) 직진하면 고속도로 타게 되는데..
네비 (OL, OFF) 1.5키로미터 직진입니다.
보석 아닌데. 직진하면 경부고속도론데..
네비 (OFF) 직진하십시오.
보석 (망설이는 표정) 진짜 아닌데...
네비 (OFF) 직진입니다.
보석 (표정) 하..

 컷튀면 보석 당황한 표정이 있다.

보석 아버님. 아버님. (하고 순재를 흔들어 깨운다)
순재 아.. 뭐? 도착했어?
보석 큰일이네. 이걸 어쩌죠?
순재 뭘? (하고 정신을 차려보면 고속도로다) 고속도로 탔
어?! 아니 왜?
지훈 (순재 소리에 깨서 창밖을 본다)
보석 네비가 계속 직진을 하라 그래서..
순재 뭐?! 얌마. 경기도 광주로 가는데 고속도로 탈 일이 뭐
있어?
보석 저도 아는데.. 네비가 계속 직진을 하라 그래서 딴 길
이 있나했는데..
지훈 아.. 네비게이션 고장 났는데..
보석 처남은 그걸 왜 이제 얘기해?
순재 너 임마 바보야? 네비가 아니라 네비 할애비가 와서 직
진을 하라 그래도 어떻게 고속도로 타는 걸 뻔히 알면서 직전을
해?
보석 아닐 거 같아서 아니라 그랬는데..
순재 (답답한지 가슴을 치며) 너 네비랑 사겨?! 아우 두야.
지훈 일단 다음 IC에서 빠지죠.
보석 (주눅들어 운전을 한다) ..

씬/11 정음방 (D)

 정음, 인나, 각자 잡지 뒤져보며 얘기중이다.

정음  아줌마 조카란 애 너무 귀엽지 않냐? 이래서 연하 연
하 하나봐.
인나          황. 나 다 봤어. 너 웃을 때 은근히 눈웃음치더라.
정음          나도 봤거든. 아주 누나란 소리에 넘어 가두만..
인나 당연히 넘어가지. (손 모으고) 얼마 만에 들어보는 누
나 소리야? 아.. 이참에 꽃같은 연하랑 바람이나 확 한번 피워볼
까?
정음 뭐? (하다 웃는) 못하는 소리가 없어.
인나 (귀엽게 웃는) 헤~
정음 출출한데 나가서 뭐라도 만들어 먹을까?

씬/12 한옥 주방 (D)

 정음과 인나, 싱크대 앞에 있는데

범            (샤워한듯 웃통을 벗고 수건으로 아랫도리만 가린채 들
어오려다 멈칫) 아.
정음/인나     어머. (둘 다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는데 손가락 사이
로 눈이 휘둥그래져 보는)     
범            아 죄송해요. 방에 계신 줄 알고. 옷이 저기 있어서. 잠
깐만 지나갈께요.
정음/인나     응. (보며 표정. 둘 앞으로 범이 지나간다. 슬로우.
둘 눈이 커진다)
정음 (NA) 어린왕자의 초콜릿 복근을 보는 순간 나와 인나
의 무료한 주말은 팽팽한 긴장과 흥분의 주말로 변했다.

씬/13 산장 안 (D, 별도세트)

 보석 순재 지훈 준혁이 짐을 들고 들어온다.
 낡고 좁고 휑한 산장이다. 중앙에 벽난로가 있고 낡은
소파 하나에
 거의 아무 것도 없다.

순재 이게 뭐야? 이게 니가 말한 근사한 별장이냐?! 이게?!
보석 (표정) 좀.. 좁네요.
준혁 으..추워. 뭐 안이나 밖이나 똑같네.
지훈 보일러도 없는 거 같은데..나가서 땔감이라도 찾아봐
야겠네요.
순재 (소파에 앉으며) 하! 아까 내비때부터 예감이 이상하더
니 이 여행이 어째 또 얘땜에 이상하게 흘러갈 거 같은 예감이 팍
팍 드네.
보석 아. 아버님 뭐가요. 이런 게 다 추억이죠. 일단 따뜻하
게 뭐라도 좀 먹죠. (하고 배낭 푼다)

 보석, 삼겹살에 찌개 거리등을 가방에서 꺼낸다.
 
지훈 준혁아, 밥하는 동안 나가서 땔감이라도 좀 주워오자.
(나가는)
준혁 어. 아우. 완전 추워. (하고 지훈 따라 나간다)
보석 (음식 재료 잔뜩 들고) 부엌이 저긴가?

 보석, 벽에 난 문을 연다.

씬/14 산장 밖 (D, 야외)

 보석, 문을 열었는데 산장 밖으로 난 문이다.

보석          (음식 재로 들고 멍하게 서서) 부엌문이 아니라 밖으
로 나오는 문이네..
준혁/지훈     (지나가며) 아빠 뭐해? / (가는)

씬/15 산장 (D, 별도세트)

 보석, 들어 온다.

보석 이걸 어쩌죠?
순재 뭐? 뭐?
보석 부엌이 없네요.
순재          부엌이 없으면 밥을 어떻게 해먹어? 가스렌지나 이런
게 없다는 거잖아.
              불을 어떻게 피워서 뭘 해먹어?
보석          그러게요. 아버님 라이터 있으세요?
순재          내가 무슨 라이터가 있어?
보석          없으세요? 그럼 이걸 어쩌죠? 불이 없는데.          
순재 그걸 나한테 묻냐?!! 나한테!! (옆에 있던 종이 쪼가리
던지며)
보석 (피하며 표정)

씬/15 한옥 주방 (D)

 범, 정음, 인나가 떡볶이를 만들어 먹고 있다.

정음 (인나 보며 입모양, 자막) 떡볶이 저렇게 귀족적으로
먹는 거 본 적 있어?
인나 (정음 보며 입모양, 자막) 포크질 하는 거 봐봐. 엣지있
다. 엣지있어.
범 야, 진짜 맛있어요. 근데 이거 누구 솜씨예요?
정음/인나 둘이 같이/ 내가 만들었어.
정음 (당황하며) 야, 무슨.. 같이 만들었잖아.
인나 만드는 건 내가 다 만들었잖아.
정음 (인나 노려보며 웃는) 그래도 간은 내가 봤잖니?
인나 그래. 넌 간만 봤지. 떡볶이는 내가 다 하고. (하고 얄
밉게 웃는)
범 (떡볶이 먹다 목에 좀 걸리는) 큼.. 죄송한데 마실 거
정음/인나 (OL 동시에 일어나며) 어.

 정음, 일어나 냉장고 쪽으로 돌진하듯 가서
 인나가 정음에 밀려 뒤로 꽈당 넘어간다.

범/정음 괜찮으세요?/ 인나야.
인나 (뒷머리 만지며) 아씨.. 너 왜 그래?
정음 그게 왜 내 탓이야? 니 엉덩이가 뽀족해서 넘어가놓고
선.
범 (일어나며) 물 냉장고에 있죠? 그냥 제가 꺼내먹을게
요.
인나/정음 그럴래? (하다 서로를 보며 인상쓰며 표정있다)
정음 (입모양, 자막) 애인도 있으면서 적당히 좀 해.
인나 (입모양, 자막) 너야말로 좀 흥분한 거 같다.
택배 (OFF) 택배 왔습니다.
범 어? 왔나보다.
정음 뭐가요?
범 아까 말씀 드렸잖아요. 발전기요.
       
씬/16 산장 (D, 별도세트)

 순재, 보석, 준혁이 오돌오돌 떨며 모여있다.

준혁 땔감이 있어도 이건 뭐 불이 있어야지.
순재 멍청한 놈! 내가 이럴 줄 알고 널 안 데리고 올라 그런
거야!
              너 사고치는 거 보는거 지겨워서! 
보석 죄송합니다. 저도 이런 덴 줄 모르고.
지훈 (땔감 들고 들어오는) 왜 불도 안 피우고 그러고 있어
요?
준혁 불이 없대.
지훈 불이 없다고? 차에 가서 가져 오면 되잖아.
보석 처남 차에 라이타라도 있어? 담배 안 피우잖아.
지훈 라이타는 없지만 시가잭있잖아요. 그거면 종이에 불
정도는 붙일걸요.
보석 아! 맞다! 역시! (엄지 들고 대단해) 처남 정말 대단해.
순재          으이그 으이그~
지훈 키 주세요. 제가 다녀올게요.
보석 아냐. 추운데 앉아있어. 내가 갔다 올게.

씬/17 산장 앞 (D, 야외)

 보석이 지훈 차 안에서 시가잭에 불을 붙인다.
 보석, 시가잭 빼보면 빨갛게 불이 붙어있다.
 보석, “됐다.” 소중하게 손으로 시가잭 가리고
 산장 쪽으로 뛰어오는데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 하면
서 시가잭을 놓치고
 자기 발로 시가잭을 밟아버린다.

보석 (바닥에 주저앉아 발로 밟아 망가진 시가잭을 보며) 안
돼..아..안돼~~

씬/18 산장 안 (D, 별도세트)

 순재, 지훈, 준혁이 음식 준비를 하고 있는데
 풀 죽은 보석이 들어온다.

순재 (보석 보며) 빨리 종이 종이! 불 붙여! 불! 빨리! 
보석 아..이걸 어쩌죠?
순재          또 뭐가? 어쩌죠야?
보석          하..(밟아서 짜부가 된 시가잭을 내려놓는다)  
순재 뭐야 이게?
보석 급하게 오다가 그만..밟아서..
순재 (시가잭을 보석쪽으로 던지며) 아우~ 이걸 그냥!!
준혁/지훈 (순재를 말리며) 할아버지/ 참으세요.
보석 (움츠리며) 죄송합니다.

씬/19 한옥집 마당 (D)

 이인용 자전거에 연결된 발전장치. (작은 발전기처럼
생긴 기계)
 범이가 공구상자를 열고 조립을 거의 끝마친다.
 정음과 인나가 뒤에서 구경을 하고 있다.

정음 근데 진짜 신기하네. 어떻게 이런 걸로 전기를 만들어?
범 (부품들 가리키며) 되게 간단한 건데 이게 발전장치구
요. 페달을 돌려 전기가 발생하면 여기 보이시는 제너레이터로 모
이게 되고 이 브릿지 다이오드가 AC전류로 바꿔주면서 인버터를
걸쳐 가정용 220볼트가 되는 거죠.
정음 아..그렇구나.
인나 (웃으며) 무슨 소린지도 못 알아들으면서. (입모양, 자
막) 허세 쩐다. 쩔어.
정음 (웃으며) 내가 왜 못 알아들어? 너두 참 (입모양, 자
막) 계속 까불어라.
범 일단 배터리부터 충전해야 되는데.. 혹시 저 좀 도와주
실 분..
정음/인나 내가 할게./ 뭔데? 뭐?
범 나랑 같이 이 페달을 좀 밟아야
정음/인나 (OL 넘어지면서 마당을 구른다) 악!/ (정음을 밀치고
범에게로) 내가 할게.
정음 (넘어진채) 인나 너.
범 그럼 인나 누나가 저랑 자전거 페달을 좀 돌려주시구
요.
 정음 누난 다른 거 좀 부탁드릴게요.

 컷튀면 범과 인나가 2인용 자전거를 사이좋게 타고 있
다.

인나 근데 양파는 왜 저렇게 많이 까는 거야?
범 고모가 이번에 시골에서 양파를 잔뜩 받았다 그러시더
라구요. 양파가 썩으면 메탄가스가 나온다는 거 아시죠?
인나 그래?
범 그 메탄가스로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이 벌써 미
국에서는 상용화됐어요. 저도 이번 방학 때 양파로 전기 만들기에
도전해보려구요. 정음 누나. 힘드시겠지만 녹색지구를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해주세요.

 옆에 보면 정음이 물안경 쓰고 양파를 박스 째 가져다
놓고
 양파를 까고 있다가 범 보며 파이팅 동작한다.

범 (인나에게) 근데 누난 음악 한다 그랬어요? 무슨 음악
이에요?
인나 아. 원래 처음엔 포크로 시작했는데.. (하다 균형 잃
고) 어?
범 (인나를 잡아준다) 조심하세요.
정음 (노려보는 표정위로 NA) 왜 그런지 설명할 수는 없지
만 그 순간 그 아이 뒤에서 사이좋게 페달질을 하고 있는 인나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씬/20 산 속 밤 전경
씬/21 산장 (N, 별도세트)

 순재 지훈 준혁 보석, 상추와 고추등을 먹고 있다.

순재 아.. 매워. (고추 던지며) 에라이. 이게 뭐야? 이게!
보석 (상추 먹다 움츠려든다)
지훈 그러지 마세요 아버지.
준혁 아빠가 알고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순재 다 필요없어. 그냥 내려가.
지훈 지금 가면 밤새 운전만 해야 되는데. 아깝잖아요.
              새벽에 일출이 좋다던데.
보석 (소심하게 엄지 들며) 진짜 그거 하난 내가 장담할 수
있어.
              사진으로 봤는데 완전 예술이야.
순재 (고추를 보석에게 던진다) 넌 시끄러! 입 안 다물어?!
보석          ....
준혁 근데 여기서 어떻게 자? 자다가 얼어 죽겠구만.
지훈          파카를 전부 깔고 모여서 자면.. 
보석 (OL) 내가 혹시나 하고 전기장판 들고 왔는데.
지훈          아 그래요? 잘하셨네요. (괜히 보석 띄워준다) 야..
              매형. 준비성 진짜 짱인데요.
보석 (장판 꺼내며) 필요할 거 같아서..
지훈          근데 여기 전기가 들어오나?
보석          아까 저기 보니까 콘센트 있던데.
순재 그럼 빨리 그거나 깔아. 일찍 자고 내일 아침에 일출
만 보고 빨리 가. 에이.
보석 (장판 들고 콘센트 찾으며) 예. 자리 금방 만들어 드릴
게요. 콘센트가 어딨더라.. (하고 장판 들고 벽으로 간다) 아. 저깄
네.

 보석, 장판 전기에 꽂으려고 스위치 들고 콘센트 쪽으
로 간다.
 꽂으려고 보니까 콘센트가 220V 돼지코가 아니라
110V용이다.
 보석, 표정. 꽂으려고 해보지만 들어가지 않는다.
 돌아보는 보석의 표정.

보석 (울상되서) 아..이거 어쩌죠?

씬/22 산장 외경 (N, 야외)

순재 (OFF) 에라이!
지훈/준혁 (OFF) 참으세요. 아버지./ 할아버지.

씬/23 산장 앞 (N, 야외)

 보석, 튀어 나온다. 차에 실내등이 환히 켜져 있다. 보
석, 표정.  

순재/준/지    빨리 가! 빨리! / 일출 보고 가죠./ 그래요 할아버
지.
순재          아! 빨리가! 1초라도 더 있기 싫어! (하는데)     
보석          (운전석에서 내다보며) 이거 어쩌죠?
순재          또 뭐가 어쩌죠야? 뭐가?
지훈          왜? 밧데리 방전 됐어요?
보석          하..(고개를 끄덕이는)
지훈          실내등 켜놓으셨어요?
순재/준/지    (보석 잡으려는) 너 일루와! 너! / 할아버지. / 아버
지 
보석          죄송합니다. (문 닫고 안 여는)
순재/준/지    이 자식! (문열려고 하며) 이거 안 열어? / 할아버
지! / 시동을 N으로 놓고 걸어 보세요!
보석          (거는데 걸린다) 어 걸렸다!          
순/보/준      (돌아보는)
보석          걸렸으니까 빨리 타세요.  
순재          저 자식을 저거!
지훈          또 꺼지기 전에 빨리 타세요! (순재를 밀어 태우는) 
순재          어휴! 골이야..(타는) 

씬/24 한옥마당 (N)

 범과 인나가 사이좋게 얘기하며 웃으며 페달질을 하
고 있다.
 정음, 마루 쪽에서 부럽다는 듯 둘을 보고 있다.

정음 범아, 나 뭐 도와줄 거 없어?
범 (인나 얘기에 웃다가) 아뇨. 없어요. 누나. 누난 그냥
들어가서 일 보세요.
정음 (괜히 서운하다) 하.. 알았어. (하고 들어가려다 뭔가
를 보고 휙 돌아본다)

 인나, 화장실이 가고 싶은지 안장위에서 엉덩이를 꿈
틀거린다.
 정음, 씩 웃는 표정 있다.

범 누나,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진짜 뭐 그런 사람이 다
있어.
인나 그래서 그 여자가
정음 (OL, 인나 옆으로 온다) 인나야.
인나 응?
정음 쉬이~~ 쉬이~~~
인나 (자극이 온다. 애써 참으며) 너 왜 그래? 뭐하는 거야?
정음 쉬이~~~ 쉬이~~ 오줌 오래 참으면 방광염 걸린다던
데..
인나 (울상) 하.. (내리며) 나 화장실 좀. (화장실로 달려간
다)
정음 (승리한 표정으로 안장위로 앉으며) 이제부턴 내가 페
달질 도와줄게.
범 그러실래요?

씬/25 지훈 차 (N, 야외)

 순재, 창밖을 보고 있고 지훈, 문자치고 있고 준혁은
게임 중이다.
 보석, 운전하고 있는데 연료등이 경고등과 함께 불이
들어온다.
 보석, 표정.

보석 큰일이네.
순재 (노려본다) 또 이걸 어쩌죠냐? 또?  
지훈/준혁     (짜증난듯 보는) 
보석 (어색하게 웃으며) 아..정말 이걸 어쩌죠?

씬/26 한적한 국도 (N, 야외)

 인가가 없어 보이는 산 아래 한적한 국도다.  지훈
차 서있다.

순재          (안에서 OFF) 내가 기름 확인해 보라고 몇 번을 얘기
했어? 몇 번을!
보석          (뛰어 나온다) 죄송합니다. 제가 주유소까지 갔다 오겠
습니다.    
준혁/지훈 같이 가요. 매형. / 아빠 같이가! (나오려는)
순재          가지마 가지마! 아무도 가지마! 너 혼자 갔다와!
보석          예. 저 혼자 갔다 오겠습니다. (준혁 지훈에게)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
              금방 갔다 올게. 올 때 보니까 여기서 조금만 더 내려가
면 주유소 있더라구.
준혁/지훈 그래도./ 하..(보는)
순재          아! 그냥 있어! 저 자식 혼자 고생 좀 해봐야돼! 빨리
갔다와!
보석 예. 금방 갔다올게. (가는)

씬/27 한적한 국도 (N, 야외)

 바람 소리 엄청 심하고 보석이 추워 종종 걸음으로 걷
는 모습이 보인다.

씬/28 한옥 마당 (N)

 정음,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에서 빠지면
 정음과 인나가 2인용 자전거를 타고 페달질을 하고 있
다.
 뒤에 발전기를 범이가 살펴보고 있다.

범 두 분 힘드시겠지만 조금만 더 힘차게요. 속도가 아까
보다 많이 떨어졌어요.
정음 하.. (궁시렁) 사람이니까 속도가 떨어지지. 우리가 무
슨 기계야?
인나 (이를 악물고 페달을 돌리며) 싫음 내리던가..

 발전기에 달린 전구가 희미하게 밝아지기 시작한다.

범 (웃으며 흥분한) 됐어요. 좀 더 빨리요. 조금만 더! 더!
더 빨리!

 정음과 인나, 싸이클 선수처럼 엉덩이까지 살짝 들고
페달질 하는 모습위로

정음 (NA) 그날 밤 우리는 누구를 위해 그렇게 페달질에 몰
두했던 것일까. 범이는 질문만은 남겨놓은 채 근육통과 발전기를
두고 그렇게 사라졌다.

씬/29 주유소 (N, 야외)

 주유원이 난로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누군가
작은 창을 두드린다.
 주유원 깨서 보면 반쯤 얼어있는 보석이 서있다.

보석 (입이 얼어서 무슨 소린지 못알아듣게) 더기디림더두
대뎄네까?
자막 저기 기름 좀 주시겠습니까?
주유원 네?
보석 (입어 얼었다) 디름디됴
자막 기름이요.
주유원 ??
보석 (입을 만지며) 데동하다아. 데갸딥이어뎌서
자막 죄송합니다. 제가 입이 얼어서..

씬/30 지훈 차 앞 (N, 야외)

 차 안에서 순재와 지훈과 준혁이 떨고 있다.

지훈          왜 이렇게 안 오지?
준혁 (창밖을 보다) 어? 아빠다. (내린다)

 차에서 준혁, 지훈이 내리고 보석이 기름통을 들고 온
다.

지훈 아우. 다 얼었네. 괜찮으세요?
보석 (입이 얼어서) 됀탄아

 보석, 기름 연료통 앞에서 표정. 디젤이라고 적힌 연료
통 뚜껑.

순재 뭐해? 빨리 넣고 가!
보석 (입이 언체 돌아보며) 아 미티겠네. (울상돼) 디걸 뎌
툐됴?
순재 뭐?! 뭐?! 뭐?!

씬/31 한적한 국도 (N, 야외)

 매섭게 바람이 불고 보석이 힘들게 기름통을 들고 가
고 있다.
 보석, 너무 춥다. 옆에 보니 신문지가 있다.
 보석, 기름통 뚜껑을 열고 신문에다 기름을 좀 흘리고
 주유소 이름이 적힌 주유소에서 받은 라이타로 불을
붙인다.
 보석, 따뜻해지는 표정이 있다. “하.. 이제야 좀 살겠
네.”
 바람이 불면 불이 붙은 종이가 한쪽으로 휙 날아간다.
보석, 불붙은
              종이를 시선 따라가며 표정.

씬/32 지훈 차 앞 (N, 야외)

 준혁과 순재와 지훈이 차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
다.

순재 이 자식 이거 왜 또 이렇게 안와?
지훈 안되겠어요. 제가 한번 가볼게요. (가려는데)
준혁 어? 동튼다. 시골이라 해도 빨리 뜨나?
순재 자식이 아직 새벽2시밖에 안됐는데 무슨..

 인근 산근처가 환하게 밝아온다.

순재 (핸드폰이 울리면 전화를 받는다) 어. 왜?
보석 (다급한) 아버님. 전데요.
순재 너 임마 왜 빨리 안와?

씬/33 산 일각 (N, 별도)

 보석, 뒤로 산불이 나고 있고 (크로마키)
 보석, 울상 되서 전화를 한다.

보석 아버님. 이거 어쩌죠? (하는데서) 
(F/O F/I)

씬/34 한옥집 앞 (N, 야외)

 정음, 다리 절뚝거리며 나온다.
 지훈이 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 정음 보고는 양손에
커피를 들어보인다.

정음 주말 다 지나서 온다더니.. 어쩐 일이예요?
지훈 (커피 주며) 그럴만한 일이 생겨서 빨리 왔어요. (하
다) 다리 다쳤어요?
정음 (커피 홀짝 마시곤 지훈 보니까 좀 찔린다) 괜찮아요.
여행은 재밌었어요?
지훈 전 최악이였어요. 정음씨는요? 주말 재밌었어요?
정음 저두.. 완전 별루요.
지훈 둘 다 떨어져 있으니까 별로 재미가 없었나보네. (시
계 보더니) 아직 주말 안 끝났는데 둘이 좀 같이 있어볼래요?
정음 (지훈 보는데 미소가 얼굴 가득 번진다. 그리고 좀 미
안하다) 둘이 뭐해요?
지훈 글쎄요. 일단은 커피부터 마셔보죠. 추운데 차에 들어
갈까요?

 둘, 그렇게 차에서 사이좋게 커피 마시며 정음이 떠들
고 지훈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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