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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08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1.19|조회수1,163 목록 댓글 0

[지붕뚫고 하이킥] 081

 

 

 

 

씬/1       까페 (D, 야외)

  지훈과 정음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정음, 앤디워홀의 마를린 몬로 프린팅한 티를 안에 입고 있다.
  주로 정음이 신나게 떠들고 지훈이 들어준다.
  현준, 신지와 카페로 들어오는

지훈       (정음 얘기 듣다 현준보고는 일어나며) 야. 유현준.
현준       (돌아보다 지훈 보고) 너두 여기 병원에 있어?
지훈       어. 넌 여기까지 웬일이야?
현준       인터뷰 보러 왔지.
지훈       신경외과 T.O 났다더니. 잘 됐네.  
현준       그래. 참. 인사해라. 니 형수 되실 분이다.
신지       (흘기며) 누구 맘대로. (하다) 안녕하세요. 신지라고 합니다.
지훈       아..네. 이지훈입니다. 
현준       (정음 보고) 누구셔?  
지훈       내 여자친구. 정음씨.
정음       안녕하세요.

씬/2       교무실 (D, 야외)

       현경, 여선생1,2 커피 들고 소파로 와서 앉는다.

현경  새해도 됐는데 신년회 겸 한번 뭉치자.
여선생1,2 그러자~ / 그래요.
현경  말 나온 김에 내일 우리 집에서 어때?
여선생1,2 좋지~ / 좋아요~
자옥         (오며) 뭐가 그렇게 좋아?
여선생1        아..이선생 집에서 신년회 하자구요.
현경        교감쌤도 시간되면 오시든가요.
자옥        교감쌤도 오시든가? 난 있으나마나 하단 거네? 
현경        참. 또 비약은..워낙 평소에 공사다망하시잖아요.
수학선생      (겉옷 소매 부분 찢긴채 들어오는) 아우 어떡해. 몇 번 입지도 않았는데.
현경       뭔데? 왜 그래?
수학선생      문에 못이 튀어나와 있잖아. 걸려서 쫙 찢어졌네.
자옥       몸 안 다치길 다행이다. 남선생들 들어오면 내가 못 좀 치라 그럴게.
현경       지금 치면 되지. 망치 어딨어? (일어나는)

       현경, 문에 튀어나온 못질 꽝꽝 하는

자옥  기다렸다 남자들 보고 하라 그러지. 
현경  망치질 하나 하는데 뭘 남자들 올 때까지 기다려요. 참..
자옥  망치질은 남자들이 잘하니까..
현경  걱정마세요. 제가 망치질은 웬만한 남자들보다 (하다 자기 손가락 쾅 친다)
자옥  괜찮아? 자기 손 친 거 같은데.
현경         (안 다친 거처럼) 뭐가요? (아픔을 꾹 참고 망치질 계속한다)
자옥         그놈의 뭐가요는. 다쳤잖아.
현경         (아픈데 참으며) 다치긴.. 누가요?

씬/3       레스토랑 (D, 야외)

       정음, 현준, 신지가 밥을 먹고 있다.

현준       아~ 아직 학생이시구나. 그럼 이번에 졸업하세요? 어디..?
정음       (살짝 당황) 아..저 서운대..
현준       (오바하며) 우리 학교요? 그럼 지훈이랑 CC였어요? 오..
정음       (당황) 에? 아니.. 그게
현준        (OL) 근데 우리 학교에 정음씨같은 미모의 여대생이 있었다니..
  꽤 유명했겠어요? 무슨 관데요?
정음       저..그게 아니라..저는
현준       (웃으며 OL) 별명이 포스트김태희 이런거 아니었어요? 
정음       저 서울대가 아니라 서 운..댄데..
현준       (당황하며) 네? 서..운대요? 아..서운대..(처음 들어보는 대학이다)
  서울에..?
신지       (정음 보며 표정)
정음          (민망한) 아뇨..경기도에..     
지훈       (핸드폰 들고 들어와 앉는다) 뭔 얘기해?
현준       아냐. 아무 것도.

       시간경과 디졸브 느낌으로.
       지훈, 현준 한창 대화중이고 정음과 신지는 밥을 먹고 있다.

현준       그럼 lymphoma가 추가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는 거네?
지훈       어. 아마도. (하는데 Beatles의 ‘Norwegian wood’흘러나온다)
현준       와~ 이 노래 들으니까 옛날 생각난다.
  왜, 우리 1학년 때 노르웨이의 숲 읽고 하루키에 완전 빠졌었잖아.
지훈       빠지긴 니가 빠졌지.
현준       아~ 그때만 해도 우리 아직 청춘이었는데..(하다) 자기도 하루키 좋아하지?
신지       (말 딱 끊듯) 아니. 난 별루.
현준       아.. 그래? (하다) 정음씨는 하루키 좋아하세요?
정음       (얼버무리는) 뭐.. 그냥 저냥..
신지       (정음 보는 표정) ...
현준       그냥저냥이요? (웃곤) 앤디워홀 좋아하시나봐요.
정음       네? 누구요?
현준       아니..티가 앤디워홀이라..
정음       (뭐야? 무식하게 장난처럼) 엥? 이건 앤디워홀이 아니라 마를린 몬론데.
              마를린 몬로 모르세요?
현준       (표정) 그러니까요. 그 그림이 앤디워홀의 마를린 몬로 이미지잖아요..
정음       (표정) 네? 아..(당황)
지훈       (보곤 얼른) 남의 여자 친구 옷은 왜 그렇게 궁금해 해? (화제 돌리는)
  너 박교수님 제주도서 세미나 했다던데 거긴 갔었어?
현준       말도 마라. 프로그램이 얼마나 빡세던지 죽는 줄 알았어.
정음       (현준 말하는 위로 쪽팔리고 민망하다) ...

씬/4       한옥 주방 (N)

       인나, 라면 먹고 있는데 정음, 들어와 퍼지듯 눕는다.

인나       (라면에다 퉤퉤퉤 침 뱉는) 침 뱉었어. 한 입 절대 사절이야.
정음       먹을 생각도 없거든? (하다) 인나 너 하루키 좀 읽어봤냐?
인나       하루키? 그런거 뭐하러 읽어? 골치 아프게.
정음       그럼 앤디 워홀이라고 알아?
인나       앤디워홀? 들어는 봤는데..어디서 들었더라..? (라면 먹는)
정음       세상에 너 같은 사람들만 가득하면 얼마나 좋아.

       광수, 줄리엔 운동 끝내고 들어온다.

광수       (정음보며) 얜 또 왜 이러고 있어?
인나       오빠. 앤디워홀이라고 알아?
광수       앤디워홀? 화가 아냐?
줄리엔      유명한 팝아티스트잖아.
            정음, 니가 지금 입고 있는 티쪼가리도 앤디워홀 그림이고.
정음       줄리엔은 그렇다 쳐도 광수오빠도 아는 걸..(몸부림치며) 아. 쪽팔려~

씬/5       순재집 낮 전경
씬/6       거실 (D)

       준혁, 게임하고 있고, 해리가 옆에서 해보겠다고 조르고 있다.

해리       아 한판만 해볼게~
준혁       (다리로 해리 밀며) 아 좀 비켜. 꼭 나 할 때만 들러붙어서.
해리       진짜 딱 한판만~ 딱~ 딱~ 딱~
준혁       (해리 보며 표정) 에휴.. 자. 한 시간만 해.
 
       현경 세경, 무거워 보이는 마트 봉지 잔뜩 들고 들어온다.

준혁       (2층으로 가려다) 뭘 그렇게 많이 샀어요? (세경
이 짐을 받아준다)
현경       엄마 무거운 건 안 보이지?
준혁       (현경 짐도 하나 받아주려하며) 지금 받아주려고..
현경       (OL) 됐어. 엎드려 절 받지.

씬/7       카페 (D, 야외) + 한옥주방 (D)
 
       정음, 상식백과사전류의 책 들고 아메리카노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인나와 통화중이다.

인나       (발에 매니큐어 칠하며) 하루키고 뭐고 몰라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거든.
정음       그렇지 뭐. 근데 별 것도 아닌데 괜히 막 기분 나쁘고 해서.
인나       상식책 본다고 퍽이나 달라지겠다.
정음       그래두..안보는 거 보단 낫겠지. 취직 공부하려면 어차피 봐야 되기도 하고.              겸사겸사. 커피 사다줘?
인나       그럼 나야 좋지. 난 라떼~
정음       알았어. 그래. 어. (핸드폰 끊으며) 라떼..제일 작은 걸로 하나 주세요.
신지       (OFF) 정음씨?
정음       (돌아보면 신지가 앉아있다) 어? 안녕하세요. 웬일이세요 여기?
신지       현준씨 인터뷰 끝나기 기다리는 중이에요.
            혼자 가면 되는데 꼭 같이 가자 그래서.
정음       아..
신지       잘 만났다. 안 그래도 둘이 한번 봤으면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정음       네? 왜요?
신지       (웃으며) 나도 서운대 출신이예요.
정음       네?
신지       정음씨. 내 후배라구요.

씬/8       주방 (D) 
       현경, 세경, 음식 만들고 있고, 신애도 돕고 있다.

세경    전 한옥에서 같이 얼마간 살아서 그런지 한옥집 할머님이 따뜻하셔서
 저희 할머님 같은 느낌이 좀 있어요.  
현경    나도 아버지랑 관계만 빼면 그렇게 죽도록 미워할 이유는 없는데
 내 스타일은 진짜 아니야.  
세경    어떤 점이요?
현경 어떤 점? 왜 여자는 연약하고 남자한테 항상 보호받아야 된다 식의
 사고방식이잖아. 항상. 그런게 너무 싫은 거지. 난 그런거 딱 질색이거든.
세경    예. (하곤) 신애야. 당면 좀 뜯어줄래?
신애 어! (하고 식탁 위에 있던 당면 뜯는데 벨 울린다)
현경 신애야, 미안한데 문 좀 열어주라.
신애 네~ (하고 쪼르르 달려 나가는)

씬/9       거실 (D)

       커다란 빈 상이 2개 정도 펴져있는 거실.
       신애가 현관에 있고 줄리엔, 자옥이 들어온다.

신애  (줄리엔에게 안기며) 아저씨~
줄리엔   (신애 안아 들고는) 신애, 오랜만이야.
현경/세경 (주방에서 나오며) 일찍 왔네. 오셨어요? / 안녕하세요~
자옥  뭘 이렇게 많이 해?

씬/10       카페 (D, 야외)

       정음, 신지. 커피 마시고 있다.

신지       현준씬 나 서운대 다닌거 몰라요. 3학년 마치고 러시아로 유학 갔거든요. 
정음       네..(하다) 근데 말 놓으세요. 그래도 학교 선배님이신데.
신지       에이. 그래두 (하다 바로) 말 놀게. 그게 편하겠다.
정음       (웃고) 네.
신지       (정음 책 보고는 웃으며) 상식책 보고 있어?
정음         네? (책 내려놓으며) 아 어차피 취직준비 때문에라도 봐야돼서..
신지         (웃으며) 힘들지?
정음      네? 뭐가요?
신지      똑똑한 의사 애인 만나는 거.
정음    아.. 뭐.. 힘들기 보다는.. 괜히 좀 자존심도 상하고.. 비교당하는 거 같고..                    지들은 뭐 잘났나 싶다가도.. 좀 위축되기도 하고..
신지      알어. 정음씨나 나나 똑같지. 근데 신경쓰지마. 딴 의사들도 별로 안 그런데,
    보니까 유난히 요 그룹이 문학이니 예술이니 관심들이 많더라구. (웃고)                    그 장단 못 맞춰. 어느 정돈 그냥 포기하는 게 나아.
정음      그죠? 의사들이라고 다 그런 거 아니죠? 암튼 유난들이야.
신지      (웃고) 그냥 별 말 안하고 가만있는 게 최선이야.
             유식한 얘기 시작하면 난 그냥 조는척 해.  
정음      에? 조는척이요?
신지      그래. 뭐 물으면 다시 물어볼 맘 안 생기게 귀찮은 듯이 “난 별로”
  이런 식으로 끊어버리고 조는척해. 조는척 하다보면 실제로 졸려.  
정음  아~ (끄덕이는)
신지  참. 학교 앞에 율리아나 아직도 있어?
정음         율리아나? 나이트클럽이요?
신지         어. 잘 안 가나봐? 난 정음씨 나랑 같은 꽌줄 알았는데.
         노는 거 좋아하는 타입 아니야?
정음         좋아하긴 하는데 거긴 안 가봤어요. 아직 있긴 하던데.
신지         아~ 생각난 김에 한번 가보고 싶네.
  나 학교 다닐 때 맨날 거기서 살았는데. 
  강의 들은 시간 보다 거기서 논 시간이 몇 배는 많을 걸?
정음        그럼 말로만 듣던 나이트 죽순이!? (하다 입 막고) 어머 죄송해요.
신지        괜찮아. 죽순이 맞는데 뭐.

씬/11       거실 (D)

       현경, 세경, 음식 들고 거실로 나와 상 차리고 있는
       자옥은 소파에서 여유롭게 차 마시고 있다.
       소파 한쪽에서 신애가 줄리엔에게 자기 스케치북을 보여주고 있다.

자옥         (화초 보며) 어머~ 화초 참 잘 가꿨다~
현경         남은 바빠 죽는데 자긴 화초타령이야..쯧.. (하다) 세경씨.
  나랑 상 좀 이쪽으로 더 옮기자. 화장실 왔다 갔다 하려면
  이쪽이 넓어야 되겠어.
세경         네. (하고 오는데)
자옥  (보곤) 그걸 자기들끼리 어떻게 옮겨? 줄리엔, 저거 좀 도와줘.
줄리엔  넵. (일어나며)
현경  (손사래) 아. 됐어. 됐어. 뭐 이까짓 걸 갖고. (세경에게) 자 들자.  
자옥  남자한테 맡기지. 여자들이 뭔 힘이 있다고.  
신애  할머니 여자는 원래 날때부터 남자보다 힘이 없는 거예요? 
자옥  (머리 쓰다듬으며) 그래. 하느님이 그렇게 만드셨어.
신애  아..(끄덕)
현경  (상 들려다 말고 열받아) 무슨 소리야? 애한테 뭘 그렇게 가르치세요?
자옥  뭐가?
현경  여자가 뭐 남자보다 힘이 없이 태어났어요? 힘있고 없고는 개인차지.
자옥  참. 개인차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해야지 아니라고 그래?
현경  뭐가 그런데요? (신애보고) 신애야. 그거 아냐.
  여자가 왜 남자보다 힘이 없어? 아줌마는 이거 혼자 할 수도 있어.
  세경씨 놔봐.
신애  정말요?
세경  저랑 같이 드세요.

현경  아냐. 혼자 해. 세경씨는 세경씨 일 해.
  (하고 상 드는데 허리 살짝 삐끗. 아..소리 나는걸 애써 참고) 봤..지?
신애  우와~ (엄지 치켜들며) 되게 멋있어요.
자옥  아이고 참..저러다 똥싸지. 쯧.

씬/12       까페 (N, 야외)

            정음, 신지와 얘기중이다. 신지, 나이트에서 논 얘기하다가(살짝 애드립)
            핸드폰 문자 오는 소리.

신지  (보곤) 현준씨 끝났나보다. 나 일어날게.
정음  네 즐거웠습니다.
신지  그래. (하고 가려다) 참, 우리 둘이 하는 얘기, 다 비밀인거 알지?
정음  당근이죠~ 제 별명이 또 눈치 백단 황정음이거든요. (웃고)

씬/13       거실 + 주방 (N)

            자옥, 현경, 줄리엔, 여선생 1,2,3, 남선생 1,2 식사중이다
 
남선생1  와~ 잡채 맛있네요.
현경  많이 있으니까 맘껏들 드세요.
일동  네~
남선생2  이선생님. 술은 없어요?
현경  참. 그래도 명색이 신년횐데 술 한 잔씩들은 해야지.
  맥주도 있고.. 와인도 있고..저번에 중국에서 사온 중국술도 있는데.
남선생들  중국술이 있어요? / 그럼 그거 한번 마셔볼까?

            주방에 세경, 음식 담고 있고 신애, 도와주고 있다.

세경  (음식 접시 하나 신애에게 주며) 신애야. 이거 갖다드려.
신애  어. (들고 나가고)
현경  자자, 다들 잔 들고 건배해요.
자옥  남자는 원샷 여자는 반샷~!
신애  (접시 놓고는 자옥에게 슬쩍) 원샷은 뭐고 반샷은 뭐에요?
자옥  (웃으며) 어. 원샷은 한 번에 마시는 거고, 반샷은 반만 마시는 거야.
신애  왜요?
자옥   여자는 남자보다 약하니까.
현경  아 거 참. 말끝마다 여자는 남자보다 약하니까,
  힘이 없으니까 그런 말씀 좀 안 하시면 안돼요? 한참 자라는 애한테.
자옥  이선생은 뭐가 맨날 나 말할때마다 그렇게 불만이야?

현경  그렇잖아요. 옛날 사고방식을 자꾸 애한테 주입시키세요. (하곤) 신애야.
  여자도 남자랑 뭐든 똑같애. 뭐든 똑같이 다 잘 할 수 있어. 알았지?  
신애  예..
자옥  참..
현경  자~ 건배! 나도 원샷할거야~ 건배!
  (하고 원샷. 목 따가워 죽지만 참으며) 봤지? (V날리고)
줄리엔  현경쌤. 무리하지 말아요. 이 술 너무 독해서 목구멍에서 불나요.
현경  무리는 무슨. 자, 한잔씩 더하자. 여자고 남자고 공평하게 다 원샷. 오케?
  (신애한테 웃으며 주먹 쥐어 보이는)
신애  (주먹 쥐어보이며 웃는)
  
씬/14       순재집 아침 전경
씬/15       거실 (D)

       순재, 신문 보며 나와 소파에 앉는데
       보석이 이불 덮고 자고 있다가 비명을 지른다.

순재  (놀래서) 뭐야 너. 왜 여기서 처자고 있어?
보석  그 사람이 어제 술을 얼마나 먹었는지 같이 잘 수가 있어야죠.
  밤새 개처럼 짖고 막 물려고 그러고.
현경  (비틀대며 나오는) 아.. 머리야.
보석  일어났어?
순재  저게 술을 뭐 얼마나 먹었길래..
현경  (휘청휘청 주방 쪽으로 가다 올라오는듯) 웁..
신애  (후드티 차림으로 드레스 룸에서 나오는데) 안녕히 주무셨어요?
현경  (가다) 우웩~ (신애 후드 안에 토하는)
순/보/신  (눈 질끈 감고) / 여보! / 으어..!
신애  (일그러지며) 으...
현경  (후드 속 들여다보며) 어? 신애야, 미안. 일루와 봐.
  (하고 선반으로 가 가위 집어 신애 후드티에서 모자만 잘라내며)
  요건 아줌마가 좀 오려가야겠네. 나중에 더 이쁜 옷으로 사줄게. 미안~

씬/16       한옥 앞 거리 (D, 야외)

       지훈이 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정음이 뛰어나온다.

지훈       (손들어 보이며) 정음씨.

 

씬/17       지훈 차 안 (D, 야외)

       지훈과 정음이 차에 탄다.

정음  이런 일 있음 미리 미리 얘기해주면 좋잖아요. 꼭 갑자기.
  준비도 하나도 못했는데. 씨..
지훈  깜빡하고 있었어요.
정음  그래도 오늘 가면 사람들 많이 만날텐데..
지훈  (슬쩍 보고) 세수 안했어요?
정음  누가 세수 안했대요? 여자는 남자랑 틀려서
  준비하는데 시간 좀 걸린다는 거 몰라요?
  머리도 엉망인데 드라이도 못하고.
  (볼 두드리며) 어제 라면도 먹고 잤는데.  
지훈  별거 아니에요. 그냥 가서 밥이나 한 끼 먹고 오면 돼요.
정음  그쪽이야 맨날 별 거 아니죠.
지훈  세수했죠?
정음  아..거참. 했다니까.
지훈  근데 왜 눈곱이..
정음  (획 돌아서 눈곱 띠며) 무슨 눈곱이 있다고..
지훈  (피식) 한결 낫네요.
 
씬/18       주방 (D)

       세경, 다용도실쪽에서 오고 현경, 식탁에 앉아 북어국을 들이킨다.

현경  (입 쓱 닦고) 으으~~ 이제 좀 살겠다.
세경  좀 괜찮으세요?
현경  어. 이제야 정신 좀 나네.
신애  (들어와 물 마시는)
현경  신애 아깐 아줌마가 미안. 이따 나랑 옷 사러 가자. 더 이쁜 걸로 사줄게.
세경  안 그러셔도 돼요. 근데 지하실에 전기 나갔네요.
현경  그래?
세경  준혁학생한테 좀 봐달라 그럴까요?
현경  준혁이 나갔을걸. (북어국 마시는) 
신애  아줌마, 전기 이런 건 남자가 하는 거 맞죠?
현경  (갑자기 또 오기 발동. 북어국을 탕 내려놓으며) 너 그렇게 생각해?
  어제 아줌마가 남자가 할 수 있는 건
  여자도 똑같이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도?  
신애  아..그래요? 전기 같은것두요? 
현경  당연하지. 못 믿겠어?
신애  (표정)
현경  (웃으며) 너 내가 그렇게 얘길해도 아직도 한옥할머니 말을 더 믿는구나.
  내가 아줌마 말이 맞다는 거 보여줄까? 일루와. (가는) 

씬/19       지하실 (D, 별도세트)

       전구가 나가 껌껌한 지하실. 현경, 세경, 신애. 후레쉬 들고 들어온다.

현경       전구가 나갔나보네 뭐. (두리번) 전구알만 갈아끼면 되겠네. 

       컷 튀면, 현경. 의자위에 올라가 전구 갈고 손 털며 내려온다.

현경       다 됐어. 한번 켜봐.
세경       (스위치 켜는데 안된다) 어? 안되는데요?
현경       그래? 이상하네. 그럼 배전판에 문제가 있나.  
  (하며 후레쉬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전선을 비춰보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전선을 만진다. 찌지직~ 감전되는 소리와 함께
  현경의 몸에 잠깐 해골이 비친다. C.G) 악!
세경/신애   (놀라) 아줌마!

       불이 깜박깜박 켜진다. 현경, 널부러져 있다.

세경       (놀라 현경 부축하며) 아줌마 괜찮으세요?
현경       (머리가 쭈뼛 선채 정신이 좀 나가) 괜찮아. 괜찮아. 불 들어왔네.
세경        예. 불은 들어왔어요.
현경        신애야 봤지? 여자도 남자처럼 전기 다 잘 만질수 있어.
신애       네. (하다) 근데 아줌마.
현경       응?
신애       아줌마한테서 오징어 타는 냄새 나요.

씬/20       신년회장 (D,야외)

       ‘초록병원 신년회’ 정도의 플래카드 걸려있는 신년회장.
       지훈, 정음과 들어서는데 앉아있던 민선생과 안선생이 아는 척 한다.

안선생  (손들며) 이지훈, 정음씨. 여기~
지훈  (손들어 보이며) 어. (하고 정음과 가서 앉으며) 일찍들 왔네.
민선생  정음씨 요즘 자주 보네요. (지훈 툭 치며) 이제 아예 공개적으로 데이트네?
  (안선생 쪽으로 엎드리며 한숨) 휴..부럽다..
안선생  (민선생 어깨감싸며) 부러우면 지는거다. 난 하나도 안 부러워. 안 부럽다..    (전화오는) 할머니 왜요. 아. 저 오늘은 좀 놀다 들어갈꺼에요.
  저도 좀 즐기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민선생  (불쌍한듯 손으로 안선생 어깨를 감싸준다)     
 
  현준과 신지, 들어서고, 정음, 신지와 눈 마주치자 눈인사 한다.
  컷 튀면 지훈, 현준, 안선생, 민선생, 정음, 신지,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중. 식사 거의 마친 분위기다.

현준  오랜만에 다 모였는데 끝나고 우리끼리 커피라도 한잔 하자.
지훈/안/민 좋지~ / 그래.
현준  참, 이번 British Medical Journal에 프레드릭 박사가 쓴 글 봤어?
지훈  아, esophageal cancer에 대해서 쓴 거?
안선생  난 아직 못 봤는데. 좋다며?
민선생  어. esophageal cancer증가의 이유에 대해 분석한 건데 볼만해.
현준  Nature Medicine에 실린 피셔교수 글도 흥미롭던데.
정음  (지루한 듯 고개 돌려 살짝 하품하는데)
신지  (역시 하품하다 정음과 눈이 마주치고, 둘이 큭 웃는)
 
       단상의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는다.

사회자  자, 이제 식사도 거의 마치신거 같고..신년회하면 빼놀수 없는 무대가 있죠.
정음  ?
사회자  예. 그렇습니다~ 바로 장기자랑이죠! 잠시 후 장기자랑을 진행 할 건데요.
  우승팀에겐 푸짐한 상품도 드리니까 많은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지  (눈 반짝) 장기자랑?
정음  (역시 눈 반짝) 푸짐한 상품? (관심 보이는데 신지와 눈 마주치는)
신지  (현준에게) 오빠. 우리 장기자랑 나가자.
현준  장기자랑?
신지  어. 일루 와봐. 우리 나가서 연습 좀 하고 오자. (현준 끌고 가고)
정음  (보곤 표정. 지훈에게) 우리도 장기자랑 나가요.
지훈  장기자랑이요? 나 장기 없는데.
정음  없음 만들면 되죠. 내가 가르쳐 줄 테니까 지훈씬 내가 시키는대로만 해요.
지훈  아니..나 진짜.. (하는데)
정음  일루와 봐요. 빨리. (그런 지훈 막 끌고 나가고)
민선생  (안선생 보며) 하.. 파트너 없는 사람 어디 서러워서 살겠나.
안선생  (그윽하게 보며) 우리도 한번 나가볼래? 밑져봤자 본전인데.
민선생  상품이나 한번 타봐? 일루와봐 (안선생 손 잡고 후다닥 나간다)  
 
씬/21       거실 (D)

       신애가 외출 준비를 하고 현관에 서있다.
       외출준비를 한 현경이 방에서 나온다.

현경  세경씨. 우리 나갔다올게.
세경  (주방에서 나오며) 진짜 안 사주셔도 되는데.
현경  아냐. 나 때문에 옷 망쳤는데.
  안그래도 신애 겨울 옷 하나 사줘야겠다 싶었어. 갔다올게.
신애  (신나서) 언니~ 갔다올게~

씬/22       신년회장 (D, 야외)

       정음, 지훈과 다시 들어온다.

정음  (당부하는) 알죠? 전주 나오자마자 바로 살짝 땡겨주는 거. 잊으면 안돼요.
지훈  아~ 근데 이거 꼭 해야 되나.
정음  당근 해야죠~ 나 이래뵈도 승부욕 있는 여자에요.
  이왕 나가는 거 무조건 1등 해야 되니까 괜히 빼지 말고 열심히 해요.
  알았죠? 
지훈  하..(웃는) 네. 가르쳐 주신대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부님.  
정음  (문밖에 신지쪽 보이자) 저 팀 만만찮아요.
  저 팀이 나이트 죽순이 출신이라 최대 라이벌이야.
지훈  예?
정음  아니예요. (제스처) 파이팅!  
           
       컷 튀면, 장기자랑 무대가 몽타쥬로 이어진다.
C#1 안선생 민선생, 서경석 이윤석처럼 제스쳐 하며 “아니, 그렇게 깊은뜻이”
        (아님 다른거 해도 됨)
C#2     의사, 바이올린을 켜는.
C#3     신지 현준의 무대. 코요테 노래 부르며 신나게 춤추고, 반응 엄청 좋은.
C#4     드디어 지훈과 정음의 무대. 철이와 미애의 <너는 왜> 전주가 흐르고, 
 지훈과 정음. 철이와 미애처럼 촌스러운 90년대 패션으로 등장한다.
 음악을 타며 때밀이 댄스를 선보이는 두사람.
 각자 남녀 파트를 나눠 놀라운 호흡으로 무대를 장악하고,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는.

씬/23       거리일각 (D,야외)

  현경, 신애. 가고 있다. 
  일각에 사람들 잔뜩 모여 있고, “우와~” “힉!” 탄성 터져 나온다.
  '성북상가 오픈기념, 차력 이벤트‘ 정도의 플래카드 보이고      
  신애, “뭐지?” 하고 현경과 가보면 덩치 좋은 남자가
  이로 승용차를 끌고 있다. 사람들, 감탄하며 박수치고 있다.             

신애   우와~ 아줌마~ 저거 좀 봐요~ 우와~
현경  차력하네.   
사회  자!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차력팀의 이로 차끌기 시범부터
  보셨는데요. 어떠세요? 대단하죠? (남자들로 구성된 차력팀이 인사한다)
사람들  (박수치는)
사회자  자 다음은 순서는..(하다가 관중 중에 누가 한말을 받아)
  예? 여러분중에서도 차 끌면 뭐 상품 주냐구요?
  (웃으며) 예. 드릴께요. 누구든 이로 차 10센티만 끌면
  저희 상가에서 발행한 상품권 50만원어치 드립니다.
  누구 하실 있는 분 있나요? 누구 자신 있는 분! 한분만 신청자 받습니다.   50만원이 걸렸는데. 기골이 장대한 분들이 많이 보이시는데.
  남자분들이 용기가 없으시네.   
사람들  해볼까? / 저걸 어떻게 해? / 말도 안돼. (웃으며 웅성거리고)
신애  (현경 올려다보며) 아줌마.
  아무리 그래도 저런 건 진짜 여자는 못하는 거죠?
현경  뭐?
신애  아니. 저런건 진짜 너무 힘드니까. 저 아저씨도 남자분들이 용기가 없다고.
  여자는 아예 못하니까. 
현경  (오기 발동) 무슨 소리야? 너 아줌마 말 헛들었구나. 여자라고 왜 못해?
  여자도 할수 있지. 충분히 할수 있지. 
신애  정말요? 저런것두요? 
현경  (표정) 그럼~
사회자  자신있는 분 없습니까?
  내 마누라한테 내 여자친구한테 뭔가를 한번 보여주겠다.
  하시는 용기있는 남자분 없으세요? 없으시면..(하는데)
현경  (신애 한번 보고 손 번쩍 들며 우렁차게) 여기 있습니다!
사람들  (보는)
현경  제가 도전하겠습니다!
사회자  아니 세상에 여자분이..와 놀라운데요.
신애  (현경 보며 표정)
     
씬/24       신년회장 (D, 야외)

사회자  (수상자 발표하는) 정말 버라이어티 한 무대였는데요.
  그럼 우승팀을 발표하겠습니다. 2010 초록병원 신년회 장기자랑.
  올해의 수상자는, 너는 왜의 철이와 미애!
정음  우와!!! (좋아서 옆에 지훈을 덥석 끌어안고 신나서 펄쩍 펄쩍 뛰고)
신지  (그런 정음 보며 웃는)

씬/25       거리일각 (D, 야외)

        현경, 심호흡 하고 차에 연결된 줄을 입에 문다.
 헙~!! 기합 넣으며 차를 끌고, 사람들, 긴장해서 웅성대며 지켜본다.
 신애, 걱정스러운 듯 보는데 차는 꿈쩍도 안한다.
 현경, 다시 한 번 기합을 크게 넣고 차를 끌려고 하다가,
 악! 소리와 함께 입을 우물거리며 주저앉는다. 

사람들  어머 어떡해. / 저 아줌마 이빨 빠졌어 / 뭐야.. 어떡해.. (웅성웅성)
신애  아줌마!! (하며 달려가고)
차력사  (달려와) 괜찮으세요? 여기 의무팀!! 빨리!
신애  아줌마. 괜찮아요? 아줌마 이빨 빠졌죠?
현경  (수건으로 입 막은채 부정확한 발음으로) 갠탄아.
의무팀  누우세요. (들것 들고 막 달려와 현경 실고)
현경  (실려가며 신애 귀에 슬쩍 부정확한 발음으로)
  한옥집 할머니 말 믿으면 안돼. 여자도 뭐든 남자처럼 잘할 수 있어.
  아줌마가 여자라서 차를 못 끈게 아니라 이가 약해서 못 끈 거야.
  남자건 여자건 이는 약할 수 있잖아?
신애  아줌마..
의무팀  자 빨리 옮겨 빨리!!

 현경, 그렇게 들것에 실려가고, 신애.
 바닥에서 떨어진 현경의 이를 주워 들여다보다가
 들것에 실려 점점 멀어지는 현경 보는데서
     
씬/26       카페 (D,야외)

       지훈, 정음, 신지, 현준, 민선생, 안선생. 커피 마시고 있다.

지훈       참, 아까 말한 Nature Medicine에 실렸다던 피셔교수 글은 주제가 뭐야?
현준       아, 호르몬에 대한 내용인데 꽤 흥미롭더라고.

       시간경과, 의사들, 뭔가에 빠져 한창 얘기 중.

지훈        스탠리큐브릭 만큼 작품의 진폭이 큰 감독이 있을까?
            모든 장르를 다 아우르잖아.
현준       작품의 진폭으로 따지면 이안 감독이 더하지.
    홍콩출신이 미국시대극을 연출하잖아. 말 다했지.
지훈       하긴 그렇긴 하다.

           정음과 신지, 어느새 살짝 졸고 있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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