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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09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11.19|조회수1,183 목록 댓글 0

[지붕뚫고 하이킥] 092

 

 

 

 

 

 

 

 

씬/1   거실 (D)

 소파에서 해리와 신애가 수수깡 만들기를 하고 있다.
 세경, 거실 청소하고 있는데 문자가 온다. 문자를 확인해보는.

현경 (OFF) 세경씨, 지훈이 방에 속옷 챙겨뒀으니까 사골
갖고 갈 때 같이 좀 갖다 줘. 

씬/2 주방 (D)

 세경, 뜨거운 사골을 보온병에다 담고 있다.

신애 (수수깡 안경 만들어 쓰고 들어온다) 언니~ 나 어때?
이쁘지?
세경 응. 잘 만들었네.
해리 (수수깡 안경 만들어 쓰고 들어온다. 삐뚤삐뚤하다) 안
경이 이 정도는 돼야 어디 가서 안경이라고 하지. (복부인처럼 안
경 옆으로 올리며) 어이. 난 어때? 좀 많이 귀엽지?
세경 (건성으로) 어. 이뻐.

 해리, “이뻐? 어디가? 얼마나? 정확히 얘기 좀 해봐.”
따져 묻는데
 세경, 표정 있고 회상.

INS. 87회 지훈이 이제부터 사골 먹지 않겠다는 얘기.
 니 인생에 가장 소중한 시간을 내가 먹을 사골이나 밤
새 끓이는 그런데 쓰지 말라고 했던 얘기.
 지훈이 안선생에게 세경이 가정부라고 얘기하는 장
면. (편집해서)

 준혁이 들어와 냉장고에서 음료수 꺼내며 세경 보고
표정.
 세경, 딴 생각 하다 손에 뜨거운 사골국물이 넘쳐흐른
다.

세경 (손 뜨거워하며) 아..
준혁/신애 누나!/ 언니!
준혁 (놀라 손을 잡으며) 괜찮아요?
세경 (조심스럽게 손을 빼서 살핀다) 아..네.
준혁 (손 때문에 무안해하다 화가 난다. 싱크대로 가 찬물수
건 만들어오며) 그러게 앞으로 그거 엄마한테 직접 갖다 주라 그래
요. 누나가 무슨 우리집 퀵서비슨가? 이걸 왜 누나한테 시켜요?
세경 (말없이 흘린 사골 국물 닦는) ...
준혁 (차가운 수건을 세경 손에다 대준다) 이러고 좀 있어
요.
세경 괜찮아요.
준혁/신애 괜찮긴..대고 있어요. / 오빠 말 들어.

씬/3 일식집 (D, 별도 세트)

 보석과 현경, 친구 부부 두 팀과 식사 중이다.

친구1 보석아 너랑 내가 몇 년 친구야? 너니까 같이 하자는
거야. (목소리 낮춰) 이거 상장만 하면 무조건 최소 5배 이상은 완
전히 보장된 거라고.
보석 (솔깃해서) 그래?
친구2 나도 목돈 있음 넣는 건데..아깝다.
보석 그럼 나도 좀 할까? 한 이천 정도
현경 (OL) 됐어. 됐어.
보석 어?
현경 그냥 밥이나 먹으라고. 무슨 쓸데없는.
친구1 아니 제수씨. 이게 얼마나 좋은 기횐지 잘 모르시나본

현경 (OL) 기회고 뭐고 저흰 그냥 빼주세요. 저희 그런 거
안해요.
보석 당신은. 내가 다 생각이 있어서
현경 (OL) 퍽이나 생각이 있겠다. 적금 찾는거 그거 넣을라
그러는 거잖아.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밥이나 먹어!
보석          (표정)
친구1,2 (보석 보며 무안해하는 표정) 
보석 (친구들 표정 살피며) 아니 그거 찾으면 어차피..
현경 (OL 보석 입에다 음식 넣어주며) 그냥 밥이나 드시라
니까.
보석 (음식 입에 물고 표정)

씬/4 병원복도 (D, 야외) + 의국 (D, 야외) + 엘리베이터 앞
(D, 야외)

 세경이 사골과 종이백 들고 복도를 걸어온다.
 의국에 지훈이 혼자 앉아 전공 책을 보고 있다.
 지훈, 책을 보다 누군가 들어오는 걸 보고 반갑게 웃는
다. 정음이다.

정음 뭐해요?
지훈          (책 들어보이는) 
정음          에이..졸고 있었죠?
지훈 미안하지만 아닌데. 누구랑 달라서 책 보면서 잘 안 졸
아요.
정음 차. 책 보면서 잘 조는 사람은 누군데요?
지훈 정음씨 얘기한 거 아닌데. 뭐 찔리나 봐요? 
정음 찔리긴..자기가 무슨 이쑤시갠가..됐고. 커피 마시러
안갈래요?
지훈 정음씨가 사는 거예요?
정음 뭐..까짓것 사죠. (폼 잡으며) 자판기 고급으로 쏠게요.
지훈 오~ 고급이면 무려 오백 원이나 할 텐데..
정음 (거만스럽게 장난) 누구나 지갑 속에 삼천 원 정돈 있
잖아요. (웃는)

 지훈 정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면  세경,
옆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컷튀면 세경이 사골 보온병과 속옷 가방을 지훈의 책
상 한편에다 놓아두고

세경 (메모 쓰며 OFF) 사골이랑 속옷 두고 가요.
              아줌마가 사골 안 드시면 안 된대요.

 세경, 나가려는데 안선생, 민선생이 잡담하며 들어오
다 마주친다.
 세경, 어색하게 인사 꾸벅하고 급히 나간다.
 안선생, 민선생도 약간 어색해한다.

씬/5 순재집 밤 전경
씬/6 보석현경방 (N)

 현경, 들어오면 보석이 화가 나서 정장차림으로 침대
에 엎드려 침대를 빵!치곤 째려본다.

현경 (겉옷 벗가 보며) 어이구 참. 그래갖고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어? 어?
보석 당신 어떻게 그렇게 번번히 친구들 앞에서 날 개망신
을 줄 수가 있어?
              어떻게! 어떻게!
현경 개망신은. 그게 뭐 개망신이야?
보석 다들 날 뭐라고 생각하겠어? 사업한다는 놈이 마누라
허락없이 돈 이천도 못 굴리는 등신이라고 생각할 거 아냐!
현경 등신아님 됐지 뭘. 그리고 은표씨 저번에도 무슨 다이
아몬드 광산인지 뭔지 투자하라 그래서 그때 얼말 손핼 봤어? (오
며) 비켜. 나 좀 눕게. 
보석 (안 비키고 째려보는)
현경          왜 이래? 비켜 빨리. 
보석          (째려보며 안 비키는)
현경          어? (베개 들고 때리려는 시늉) 안 비켜?    
보석 (째려 보는)
현경          (베개로 보석을 빵 친다) 빨리 비키라고.
보석          씨! (다른 베개로 현경을 빵 치는)
현경          (맞고는) 얼씨구?! 어디 나한테! (베개로 보석을 다시
빵 치는)
보석/현경     (베개를 막고 반격하는) / 어쭈! (베개로 때리는)  
          
              순재, 들어온다.

순재          (서류 봉투들고 들어오며) 야. 현경아 이거
현경/보석     (베개 내려 놓으며) 왜요? / (베개 내려 놓는)
순재          뭐하는 거야 둘이?
보석/현경     아닙니다.(현경을 째리는) / 아니예요. (째려보곤 순
재보며) 뭔데요? 

씬/7 의국 (N, 야외)

 지훈이 노트북으로 작업하다 전화가 오는데 못 듣는
다.
 옆 책상에 있던 안선생이 툭 치며

안선생 뭐해? 전화 안받어?
지훈 (노트북에서 눈을 못 떼고) 어? 어. (필통을 들고 귀에
다 대고) 여보세요? (하다 핸드폰으로 받는다) 이지훈입니다. (하
다) 아. 교수님. 잘 지내시죠? 신년에 제가 먼저 인사드렸어야 하
는데. 네? 미국으로요? 언제..(하다) 그렇게 급하게요? 네.

씬/8          주방 (N)

 세경이 주방에서 그릇들 정리하고 있다.
 순재, 현경, 보석, 준혁, 해리가 밥을 먹고 있다.

순재 니들 내일 산소 간다며? 요 며칠 눈 많이 왔는데 괜찮
냐?
현경          그러게 나중에 가자니까..
보석 (OL) 괜찮습니다. 갈 때 가야죠.
현경          차. (흘기며 젓가락으로 시금치 집는데)  
보석          (같은 걸 집는)
현경          뭐하는 거야? (반찬을 집는)
보석          뭐가? (확 집어서 뺏는)
현경          진짜! (확 뺏으려는데)
보석          (안 뺏기는)
순재          니들 뭐하냐? 아까 방에서부터 유치하게.
              (하는데 얼굴에 시금치가 날라와 붙는다) 아!       
해리          하하하하~ (뒤집어진다)      
순재          (떼내며) 이것들이 정말! 
보석/현경     죄송합니다. (하곤 현경을 째리는) / 죄송해요. (하
곤 보석을 째리는)

씬/9 순재집 아침 전경
씬/10 순재방 (D)

 순재, 서류를 확인하고 서류봉투에 담고 있는데
 세경이 노크를 하고 들어온다.

세경 부르셨어요?
순재 어. 너 심부름비 줄테니까 심부름 하나만 좀 해라.
세경 예. 무슨..?
순재 이거 서류 하나만 전해주고 와. 약도 줄테니까.

씬/11 거실 (D) + 보석현경방 (D)

 세경, 서류들고 순재방에서 나와서 드레스룸으로 가고
 보석현경방에서 보석과 현경이 외출준비를 하고 나오

              서로 어깨가 문에 낀다.  

현경/보석 (둘다 문에 끼며) 아! / (아픈 표정)  
현경          자꾸 시비걸래?
보석          (가며) 뭐가? 시비는 누가 거는데?  
현경          (입술 깨물며) 좋아. 해보자 이거지. (나가며) 옛날엔
안 그러더니 왜 이러지 요새? 뒤늦게 사춘기야? 
보석          뭐? 차. (신발 신는) 
현경          (신발 신다가 보석의 발을 꾹 밟는) 
보석          아!
현경          그러니까 까불지마.
보석          해보자 이거지? 좋았어. (신발 신고는 현경의 발을 밟
는다)
현경          (피하며) 어딜!
보석          하! 좋아. 두고봐.   
순재          (나오다 보며) 어제부터 저것들이 왜 저래 저거. 정말.

씬/12 지훈 차 안 (D, 야외) + 한옥주방 (D)

 지훈, 운전하며 정음과 통화중이다.

지훈 학교 가서 은사님 만나고 오후엔 다시 병원으로 들어
가야죠.
 그러려면 아무래도 오늘은 못 보겠네요.
정음 (토익보며) 저도 오랜만에  맘잡고 풀로 공부 좀 할 생
각이었거든요.
              걱정마세요.
지훈 시간 봐서 도서관으로 데리러 갈게요.
정음 됐어요. 버스 타면 금방인데.
지훈 9시까지 못가면 문자할게요.
정음 (좋지만 튕기는) 정 그러고 싶으시면 그러세요. 네.
(하고 끊는)
자옥 (OFF) 너 남자 생겼어?
정음 (무지 놀래서 뒤로 넘어가며) 엄마야! 아.. 심장이야.
자옥 뭘 그렇게 놀라? 진짜 남자 생겼구나.
정음 아니에요. 그냥 친구예요.
자옥 얘기 들어보니까 보통 친구가 아닌데..
정음 아줌만 왜 남의 전화를 엿듣고 그러세요? 진짜. (툴툴
거리며 나간다)
자옥 지가 여기서 동네방네 다 듣게 크게 통화 해놓군 남
탓 하고 있어.
줄리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나온다) 정음 남자 있대요?
누구래요?
자옥 응. 그게..

 줄리엔과 자옥 여고생처럼 속닥거리는.
 줄리엔 “웬일이니~ 웬일이니~” 리액션 해주는

씬/13 어느 사무실 (D, 야외)

 세경이 서류를 전달해주고 있다.
 직원들 서류를 전해 받고 세경, 인사를 꾸벅하고 나온
다.

씬/14 카페 (D, 야외) + 카페 앞 (D, 야외)

 지훈, 커피를 주문하며 핸드폰으로 통화중이다.

지훈 지금 학교 앞인데요. 교수님.
교수 (OFF) 이거 어쩌지? 내가 지금 총장님이랑 약속이 생
겨서 3시에나 시간이 날 거 같은데..
지훈 (시계 보면 1시다) 그럼 기다리죠 뭐. 네. (하고 끊는
다. 난감한 표정)

 카페 밖으로 세경이 지나가는 게 보인다.
 세경, 카페를 지나면 지훈이 바로 카페 문을 열고 커
피 들고 나온다.
 서로를 못보고 스쳐지나가는.
 세경, 뒤에 걷던 남자가 세경의 신발 뒤꿈치를 밟고 세
경의 운동화가 벗겨진다. 남자, 미안하다고 하고 바쁘게 가고 세
경, 다시 신발을 신으려고 하다가
 돌아보던 지훈과 눈이 마주친다.
 
세경          어..(놀라 보며 표정)
지훈          (놀라 보며) 니가 여기 웬일이야? 

씬/15 카페 (D, 야외)

 세경이 앉아있는데 지훈이 차를 가지고 와서 세경에
게 준다.

지훈 의국에는 맨날 다녀간 메모만 있더니 엉뚱하게 어떻
게 여기서 만나냐.
세경 (지훈과 함께 있는 게 불편하다)...
지훈 잘됐네. 난 꼼짝없이 3시까지 여기 있어야 되는데. (하
다) 밥 안 먹었지? 밥이나 먹으러 갈까? 여기 학교 앞이라 내가 맛
있는 집 많이 아는데.
세경 (표정) 아뇨. 저 지금 들어가 봐야 돼서..
지훈 (웃으며) 그래? 그럼 어쩔 수 없고. 마셔.
세경 네. (차를 마신다)

씬/16 카페 앞 (D, 야외)

 지훈과 세경이 헤어진다.

지훈 조심해서 가.
세경 네.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고 돌아서 간다) 
지훈          (손들어 보이고 돌아서서 간다)

              세경, 돌아서서 걸으며 표정. 발걸음이 멈춘다. 결심한
듯 돌아서서 가는. 지훈, 전화걸듯 서있는데
             
세경          저기..
지훈          (돌아보는)   
세경 밥 먹을 시간..있을 거 같은데..
지훈 그래? (웃으며) 잘됐다.

씬/17 차 안 (D, 야외)

 현경이 운전을 하고 있고 보석이 조수석에 앉아 졸고
있다.
 속도를 안 줄여 방지턱을 쿵 넘는다.

보석 (졸다 머리 창에 쿵 찧으며) 아! (하곤) 운전 좀 조심해
서 해.
현경 뭐가? 나 원래 이렇게 운전하는 거 몰라?
보석 그렇게 운전할거면 바꿔. 내가 운전할 거야.  
현경          싫음 버스타고 오든가. 
보석          차. (째리며 캔커피 따다 앞 보며) 또 방지턱이잖아. 속
도 줄여.   
              (하다 머리를 또 쿵 박으며 캔커피를 현경에게 쏟는다.
고의로) 아!
현경          아 씨! 뭐야! (털며) 이러기야?
보석          내가 속도 줄이라 그랬지?
현경          어 그래. 이러기라 이거지. (입술을 깨무는)
보석          누가 누구한테 할 소릴..내 머리 두 번이나 박게해 놓
고. 씨.        
현경          그래봐 어디. 

씬/18 국밥집 (D, 야외)

 지훈 세경, 앉아 있다. 세경은 약간 불편하다.

지훈 (둘러보며) 여기 보기엔 이래도 맛은 진짜 끝내줘. 옛
날 생각난다. 학교다닐때 거의 매일 왔었거든.
세경          네..
지훈          참. 여기 주인 할머니가 진짜 재밌는 분이야.
할머니 (OFF) 재밌긴. 미친눔 지랄허네.

 할머니, 국밥을 두 그릇 내려놓는다.

지훈 (반갑게 웃는다) 오랜만이에요. 할머니.
할머니 오랜만이고 지랄이고 어디서 피죽도 못 얻어쳐먹고 다
녔냐?
 왜 그렇게 삐쩍 골았어?
지훈 그래서 오늘 몸보신 하러 온 건데.
할머니 몸보신은. 지랄하고 자빠졌네.
세경 (욕에 놀래 보는)
할머니 넌 뭘 봐? 
세경 아니예요. 
할머니 (세경 보고) 맨날 시커먼 놈들이랑 처먹으러 오더니,
오늘은 어디서 이런 토깽이 같은 기지배를 데려왔어? 벌써 결혼한
거여? 마누라냐?
세경/지훈 (당황) 아니에요. / (웃으며) 아니에요.
할머니 썩을 놈. 마누라도 아닌데 왜 사람 헷갈리게 이러고 델
구 다녀?
지훈 (웃기만한다)
할머니 웃지마 이놈아. 정들어. (다른 테이블에 학생들을 보
며) 팍팍 처묵어. 남겼단 봐라. 대들보도 삶아 처먹을 나이에 뭘 그
렇게 깨작거리고 앉았어?
지훈 놀랬지?
세경 아.. 좀.
지훈 우리 학교 애들한텐 엄마같은 분이셔. 배고픈 애들 그
냥 못 보고 넘기시고. 정 많고 따뜻하고. 욕을 좀 잘 하셔서 그렇
지.
할머니 다 들린다 이눔아!
지훈 (놀란 표정)
세경 (살짝 웃는다)
지훈 먹어봐. 맛있어. 그리고 다 먹어야돼. 남기면 엄청 욕
먹어.
세경 안 남겨요.

 지훈과 세경, 국밥을 먹는다.

씬/19 산 속 (D, 야외)

 차가 멀리 서있고, 보석 현경이 눈덮힌 산길을 걷는다.
 보석, 가다 헷갈리는듯 선다. 

보석 아..어디지? 이쪽인가?   
현경 (뒤따라 오며) 잘한다. 어떻게 아버님 산소도 까먹어?
보석 눈 와서 그렇지. 그럼 잘난 당신이 앞장서던지..
현경 하..(하더니 오른쪽으로 빨리 가려다가 눈길에 미끌려
엉덩방아 찧으며 넘어진다) 아!
보석 (고소한 듯 픽 웃는다)
현경 아..(아파하며) 사람 아파죽겠는데 일으켜 줄 생각은
안하고 웃고 앉았냐?
              (하더니 옆에 눈을 양 손에 확 집어 보석에게 던진다)
보석 (눈에 맞고는) 아! (하다 미끄러져 넘어진다)
현경 (일어나며 고소한 듯 웃는다) 남 넘어진 거 비웃더니
꼴 좋다.
              웃기긴 좀 웃기네.
보석 (눈에 묻은 눈 털며) 하..진짜 한번 해보자 이거야?
현경 해보자고? 그래 해봐. 해보자 그럼 내가 무서워할 거..
(하는데 보석이 던진 눈에 현경의 입에 정통으로 맞는다) 퉤퉤! 이
사람이! 어디 지금 뭐하는..(하는데 날아온 눈덩이에 이마에 또 맞
는다) 아! (열 받아) 좋아 해보자 이거지! (얼굴에 묻은 눈을 털며
눈을 마구 뭉친다)  

 보석, “그래 해봐!” 잽싸게 거리를 두고 달아난다.

현경          죽었어! (눈을 많이 뭉친다. 표정이 무섭다) 

              현경 표정에서 BGM 킬빌 OST 
 보석, 작은 눈을 뭉쳐 와인드업 하고 던지는.
              눈을 뭉치는 현경의 옆머리에 팅 맞는다.
              현경, 무서운 표정. 눈 뭉치며 “그래 어디 죽어봐야 정신
이 차리지..”
              
씬/20  거리 일각 (D, 야외)

 지훈, 세경 걷는다. 처음보다 많이 자연스러운 세경이
다.

지훈 불과 몇 년 사이에 많이 변했다. 골목 구석구석.
세경 아저씨는 어땠어요?
지훈 뭐가?
세경 그냥..학교다닐 때.
지훈 어땠을 거 같은데?
세경 그냥 공부만 했을 거 같아요.
지훈 재수없는 모범생?
세경 그런 건 아니고..
지훈 비슷해. 재수 없었지. 뭐. 맨날 과수석에 장학금에..
세경 아...
지훈 농담한건데?
세경 네?
지훈 그냥 평범했어. 조용히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요란하
게 논것도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조용히 놀았지.     
세경 (웃는)...
지훈          왜 웃어?
세경          조용히 어떻게 놀아요?
지훈 조용히 어떻게 노냐고? (하다) 어? 저 가게 아직 있네.
              (앞서가며 오라는 손짓)

씬/21  레코드 점 (D, 야외)

 올드팝 흘러나오고 있고
 주인과 지훈이 얘기를 하고 있다.
 세경은 LP들과 CD들을 구경하고 있다.
 세경, VELVET UNDERGROUND의 THE VELVET
UNDERGROUND LP 판을
 들어 보고 있다.

지훈 (세경 옆으로 온다) 이거 어디서 찾았어?
세경 네? 그냥 여깄던데..
지훈 (보며) 예전엔 참 많이 듣던 앨범인데. (앨범을 들여다
본다)
세경 아..그럼 그 땐 다 이런 걸로 음악 들었어요?
지훈 내가 그렇게 늙진 않았지. 그때도 LP 구하긴 힘들었
어. 근데 이상하게 난 귀가 촌스러워서 그런지 LP음이 더 좋더라
고. 돈 모아서 턴테이블도 사고 그랬는데.
세경 ...
지훈 들어볼래?
세경 네?
지훈 여기 앉아봐. (작은 스피커 위에 세경을 앉히고 주인에
게 판을 들고 간다)

 지훈, 세경 옆 소품같은 스피커에 자연스럽게 앉는데
 VELVET UNDERGROUND의 PALE BLUE EYES가 흘
러나온다.
 지훈, 세경 옆에 앉는다.

지훈          조용히 어떻게 놀았냐고? 이렇게..
세경          (지훈을 보며 표정)

              둘, 조용히 음악을 듣는다.

씬/22  산 길 (D, 야외)

 현경과 보석이 필사적으로 눈싸움을 하고 있다.
 보석, 투수의 투구 폼으로 전력을 다해 눈을 던지고
 현경, 나무 뒤에서 큰 눈덩이를 뭉친다.
 현경, 내다 보는데 눈덩이가 나무에 팍 박힌다.

현경 (나무 뒤에 숨어서) 진짜 강속구로 사람을 죽일려고 던
지네. 응? 
보석 뭐가? 당신은 나 죽일려고 그렇게 큰 눈뭉치 만들어 지
금? 
 (투구 폼 잡고 던진다)
현경          (피하면 나무에 눈덩이가 와서 박힌다) 그래 어디 한
번 누가 죽나 한번 해보자. (눈덩이를 뭉친다)

 보석, 다른 눈덩이 만들고 있는데 현경 “으아아아아!”
하고 큰 눈덩이 뭉쳐서 들고 돌진한다.
 보석, 급하게 던지는데 큰 눈덩이로 얼굴을 막고 현경
이 돌진하자 겁나 도망간다. “일루와!” 현경, 쫓아온다. 

씬/23  길거리  (D, 야외)

 지훈, 세경 음반 가게 앞으로 걸어 나온다.

지훈 여기까지 온 거 꼭 한군데만 더 들러보고 싶은데 있는
데.. 같이 갈래?

씬/24 오래된 카페 (D, 야외)

 손님이 아무도 없고 낡은. 장사도 접었는지 몇 개의 테
이블과 의자들이 드문드문 정리되어 있다. 폐업분위기다.

지훈 (둘러보는데 홀로 나오는 주인을 발견하고) 아저씨. 장
사 안하세요?
주인 뭐..일단 이번주까지는 해요..앉으세요.
지훈 가게 문 닫으시게요?
주인 (웃으며) 예..그렇게 됐어요. 뭐 드실래요? 
지훈 커피 두 잔 주세요. (하다) 넌 다른 거 마실래?
세경 아뇨. 저도 커피 마실게요.

 지훈과 세경, 구석자리에 앉는다.

지훈 잘 왔네. 오늘 안 왔으면 여긴 다시 못 볼 뻔했다.
세경 여기 자주 오셨나봐요.
지훈 (끄덕) 응. 이 구석자리가 항상 내 자리였어.
세경 (둘러보는)
지훈 (자리 보며 혼자 미소)
세경 왜 웃으세요?
지훈 옛날에 여기 앉아서 떠들고 웃고 우울한 잡생각하고
그러던 기억이 나서..추억이 사는 기쁨의 절반이라는 말이 맞는거
같아.    
세경 ...
지훈 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늘도 추억이잖아..
세경          ...
주인 (커피를 준다)
지훈 (커피를 마시는데 전화가 온다) 네. 교수님. 네. 네. 알
겠습니다. 네. (끊는) 나 이제 가봐야겠다. 넌 천천히 마시다 와.
세경 네.
지훈 (나가다 돌아보며) 오늘 같이 있어줘서 고맙다. (손들
어 보이고 나간다)

 세경, 커피를 마시는데 테이블 모퉁이에 ‘이지훈 다녀
가다’라고 낙서가 되어있다. 세경, 보다가 펜으로 위에 ‘세경이도
다녀가요’라고 쓰고 ‘세경’과 ‘지훈’ 사이에 하트를 그려 넣는다.

씬/25   산 속 (D, 야외)

              현경. “일루와!” 하며 큰 눈뭉치 들고 따라가고 보석,
“하지마!” 하며 도망가다가 눈길에 넘어진다. 살벌한 킬빌 OST 깔
리고 있다.

보석          아!
현경          일루와! (눈 뭉치들고 오는)
보석          나 발 삐었어! 하지마!
현경          그렇게 나한테 눈을 강속구로 던져놓고 하지말라고!
일루와! (눈뭉치를 보석의 머리에 쾅 내리친다)  
보석          (눈을 뒤집어 쓰는) 아! 그만 그만!        
현경          이걸로 어림없지. (눈을 보석 옷안에 마구 집어 넣는)
보석          아! 하지마!
   
              늙은 부부, 차를 대고 산쪽을 본다. 눈밭에서 싸우는 현
경과 보석이 보인다.
              러브스토리 OST가 깔리고 멀리서 보기엔 사랑하는 연
인들의 눈장난으로 보인다.

영감 참 좋을 때다..
할머니 그러게요. 러브스토리 한 장면이네요.
영감 둘이 참 보기 좋네. 우리도 저럴때가 있었는데..(할머
니 어깨에 손을 올리고
              둘이 추억에 젖듯 둘을 본다)  

 카메라, 다시 보석 현경쪽. 킬빌 OST.  
              현경, 보석의 옷에다 눈을 마구 넣고 있다.

보석          (괴로워) 하지마 좀! 나 다쳤다구!
현경          다쳤으면 뭐? (마구 넣는)
보석          씨! (눈을 집어 현경 얼굴에 짓이긴다)
현경          아! (하곤) 좋아! 이판사판이다! (눈을 뭉치는)
보석          아! 하지마 정말! (도망가려는데 발을 삐어서 잘 못 일
어난다)
현경          일루와! (돌려세우곤 눈뭉치를 들어 머리에 폭격한
다)  
보석          아! (코를 맞은듯 얼굴을 감싸쥐는)  
 
 눈밭에 코피가 쫙 흩어지는.
 화면, 다시 멀리 보이는 현경과 보석의 모습. 러브스토
리 OST에
              다시 연인처럼 보인다.
              (어깨를 껴안고 있는 늙은 부부 OS이면 좋을듯)
              
자막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
다. -찰리 채플린-

씬/26  오래된 카페 (D, 야외)

 세경, 일어나 나오며 핸드폰 꺼내려는데 핸드폰이 없
는. 
 세경, 앉았던 자리를 보는데 없다. 세경, 나간다.

씬/27 레코드 가게 (D, 야외)

 주인이 핸드폰을 못 봤다고 얘기해주고
 세경, 나오려다 지훈과 둘이 앉아서 음악을 들었던 스
피커를 본다.

씬/28  국밥집 (D, 야외)
 
 세경, 들어온다. 지훈과 앉아서 밥을 먹었던 빈 테이블
이 눈에 들어오는데
 할머니가 세경을 알아보고 온다.

할머니 핸드폰 땜에 왔나?
세경 (살았다는 표정이다) 네. 여기 있었어요?
할머니 칠칠맞긴. 여기. (하고 앞치마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준다)
세경 감사합니다.
할머니 감사는 개코가. (하다) 그 놈이 그렇게 좋냐?
세경 (놀래서) 네?
할머니 애인도 아니라면서 눈깔에 좋아죽어요 라고 써놨더구
만.
세경 ...
할머니 (밥상 치우며) 너무 속 끓이지 마라. 인연이면 되지 말
라 그래도 되고 인연이 아니면 해도 안되고. 그게 인생이다.
세경 (표정)
(F/O F/I)

씬/29  오래된 카페 (D, 야외)

 세경이 LP판을 들고 들어온다.

주인 어? 또 왔어요?
세경 아저씨. 저 이 노래 하나만 듣고 가면 안 될까요?
주인 LP네. (하다) 그럽시다. (하고 판을 받는)

 PALE BLUE EYES가 흘러나오고
 세경이 지훈이 늘 앉았다던 자리 옆자리에 앉아서 음
악을 듣는다.
              세경, 음악을 듣는다.  
              잠시후 화면, 세경의 옆자리에 대학생 시절의 지훈이 책
을 보고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 세경과 대학생 시절의 지훈이 나란
히 앉아서 음악을 듣는데 벽에 한 낙서가 보이는. ‘<지훈 ♡ 세경>’
             
(* 마지막 장면에서 지훈과 세경 투샷은 그냥 실사투샷의 느낌이 아니라 지훈은 살짝 반투명. 아주 살짝..말하자면 두 사람의 이미지는 한사람은 완벽한 실사..한사람은 어딘가 환영같은 느낌이 아주 살짝 있어야 됨. 또 오래된 까페는 동숭로의 예전 학림다방 같은 분위기로 낡은 의자와 테이블에 벽에 낙서가 빼곡한 곳. 섭외되면 포토메일 보내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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