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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1%의 어떤것] 1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3.30|조회수631 목록 댓글 0

[1%의 어떤것] 14











#1. 공원벤치


재인 : 주희랑, 밥한번 제대로 먹은 적 없어. 걔랑 약혼할 생각도 꿈에도 없고. 난, 속 썩이는 김다다 하나만으로도

         아주 충분히 힘들아. 여자하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또 누굴 만나. (재인 마지막 대사 궁시렁거리는)

다현 : 누가 속을 썩여요? 사고는 맨날 재인씨가 치면서. (그러다 재인 눈치 한번 보고, 다시 시선 피하면서)

         정말, 그런 좋은 조건 싫어요? 안 아까워요?

재인 :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그래서? 그래서 어쩌라구 진짜 약혼하라고. 얘하고 진짜 약혼해?


다현 팩하고 노려보는.


다현 : 마음대로 해요. 나 좋다는 남자도 많으니까.

재인 : 당신 좋아하는 사람 누구? 뭐야, 또 선 봤어?

다현 : 다른 여자랑 약혼한 남자가 왜 그런걸 간섭해요?

재인 : 아니라니까 그러네... (우씨 하는 얼굴이고... 그러다 푹하고 한숨쉬면서)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니? 또 싸울까?

         아주 이러고 밤 샐까?



#2. 다현집


미정과 진만 신문 보고 있는 분개한 표정이고.


진만 : 나쁜 녀석 같으니라고... 아니 내 딸 좋다고 그렇게 사정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다른 여자랑 약혼을 해.

미정 : 우리 다현이 어떡해요? 다다는 아직 그 사람한테 마음 있는 거 같은데..

진만 : 허참, 그렇게 구박해도 좋다고 그러길래 진심이구나 이랬더니 그래도 사내녀석이 진득한 구석은 있구나 했더니만...

미정 : 그러게요. 정말 속상해 죽겠어요. 강선생도 놓치고. 이 사람은 이렇게 떡하니 약혼을 하고.

         (강선생 생각하니까 아깝고.... 그래서 더 열받는)

진만 : 내 이 녀석을... 당신 그거 찾아봐.

미정 : 뭐요?

진만 : 계약서 말이야. 그 놈하고 쓴거. 오늘로 아주 끝장을 봐야겠어. 이런 나쁜 놈 같으니라고...

미정 : 아주 끝내게요?

진만 : 그럼 끝내야지. 다른 여자하고 약혼한 녀석을 계속 볼 생각이야?

미정 : 여보... 그래도 한번 얘기는 들어봐야지요.

진만 : 들어보긴 뭘 들어봐. 약혼했다는데... 다현이 위해서도 아침에 정리를 시켜야 해.



#3. 다현집앞


재인 다현 데려다 주는. 다현 혼자 궁시렁거리는.


다현 : 후... 재벌은 피곤해요.

재인 : 난, 재벌 아니라니까 재벌이 되고 싶은 사람이야.

다현 : 그러니까 내가 더 신경 쓰이잖아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재인 : 쓸데 없는 일에 신경쓰지마. 그렇게 할 일 없으면 나한테나 신경써. 전화도 좀 하고.

         이건 전화기 사줘봤다 생전가야 전화 한통화 없으니. (재인 역시 혼자 궁시렁거리는)

다현 : 들어갈게요.

재인 : 어머님, 아버님도 아시겠지.


다현 고개를 끄덕이면.


재인 : 같이 들어가자. 내가 가서 설명드릴께.

다현 : 됐어요. 오늘은 안그래도 화 많이 나셨을텐데.. 재인씨 뭐라고 그래도 지금은 안 먹힐 거예요.


재인 후 하고 한숨쉬고.

다현 들어가면, 재인 얼른 다현 손잡고 진지한.


재인 : (약혼한거) 정말 아니야, 다현이만 믿으면 돼.


다현 고개 끄덕이고. 재인 겨우 안도하는.



#3-1. 다현이네 거실


다현 : 다녀왔습니다.

미정 : 다현이 오네요.

진만 : 그래, 잘 왔다. 앉아봐.


진만 뭐라고 하기 전에 다현이가 먼저 말하는.


다현 : 아버지... 재인씨 저한테 (약혼한거) 아니라고 그랬어요. 전 그 사람 말 믿어요.

진만 : 뭐? 아니, 이렇게 기사가 떡하니 났는데도 아직도 그녀석 말을 믿어?

미정 : 아니구, 넌 누굴 닮아 이렇게 순진하니? (혀 끌끌 차는)

다현 : 저 여태 믿어주셨잖아요. 그러니까, 이번에도 믿어주세요.


진만 미정 얼굴 마주치고.


진만 : 너야, 믿지. 하지만 그 사람은 아니다. 신문에 기사 난 걸 보고도 몰라?

다현 : 신문에 난 거 사실아니래요. 그리고 정말 약혼이었으면 그 사람 저한테 변명하지 않을 거예요.

         재인씨, 변명 같은거... 못하는 사람이에요.

진만 : 다현아, 넌 사람 좋은 면만 봐서 그래.


진만 답답하다는 듯이 이야기하면 다현 살짝 웃고. 그렇지만 진지하고.


다현 : 이 사람 좋은 점 거짓말 못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번일은 그냥 모르는 척 해주세요.

진만 : 모른 척을 어떻게 해? 넌 계약을 했다고 그러고 이 사람은 약혼을 했다는데..

미정 : 다현아. 이렇게 복잡한 사람이랑 이럴게 아니라 너도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가야지. 이러다, 정말 큰일나.

다현 : 정말 약혼 아니래요, 엄마... 이번 일 제가 알아서 할게요.


진만 미정 얼굴 마주 보고 한숨 푹 하고 쉬는.



#3-2. 다현 안방


미정 푹하고 한숨 쉬면.


진만 : 땅 꺼지겠어. (아내 달래듯이) 약혼 아니랬잖아. 다행인건지 어쩐건지는 모르지만.

미정 : 누가 그래서 그래요. 다다가 정말 그 사람한테 마음 있나봐요. 우리가 그렇게 뭐라고 그래도 싸고 도는 걸 보면.

진만 : 거참.. 한번 믿으면 끝까지 믿는 아니라... (어쩔 수 없다... 이런 느낌이고)

미정 : 다현이 사람한테 저러고 빠지면.. 아무도 못말리잖아요. 옛날에 현진이 데리고 올 때도 무조건 같이 살거라고 우겼어요.

진만 : 이게 그거랑 같어? 그때야 우리도 그러마 한 일이지만.. 아무튼... 그 녀석을 한번 봐야겠어.

         직접 들어보고 말려도 말려야지.

미정 : 그래요. 그 사람쪽에서 포기하는 수 밖에 없겠어요.


두 사람 마주보고 또 한숨 나오는.



#4. 병원 공원


두사람 심각하게 마주보고 있는.


현진 :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재인씨 정말 약혼한거예요?

서현 : 글쎄 나도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기사내용이 워낙 구체적이라.

현진 : 그럴리 없을 거예요. 재인씨 다다한테 진심이에요. 다현이도 그렇고.

서현 : 두 사람만 진심이면 뭘해, 결혼이 둘만 좋다고 하는 게 아니잖아.

현진 : 그렇지만 그쪽 회장님도 다다 마음에 들어하시잖아요. (이러는데 서현이 심각하게 말 자르는)

서현 : 어쩌면 그 여자가 이재인씨랑 정말 잘 어울릴 수도 있어.



#5. 재인 사무실


재인 전화기 들고 있는.


재인 : 글쎄. 난 할 말 없다니까요. 약혼 같은거 안 했습니다.


쾅하고 전화기 내려놓으면 벨 또 울리고.

재인 인상 팍 긋는데 문 열리는. 서현 들어오는.


서현 : 사진 잘 나왔던데.

재인 : 빈정대지마. 나도 미치겠으니까. (재인 버럭 성질내면, 서현 인상쓰고)

서현 : 지금 니가 큰소리 칠 입장이야. 생각 같아서는 주먹을 날리고 싶지만 참고 있는 거야.

재인 : ...

서현 : 다현이랑 끝까지 갈 자신 없으면 지금 관둬. 너 때문에 내 동생 마음고생 시키고 싶지 않다.

재인 : 다현이 힘들어 해?

서현 : 당연한거 아니야? 우리집엔 너 편 아무도 없어. 나도 그만둘까봐.

재인 : 젠장할.


재인 발끈하고 성질내면, 그때야 서현도 성질 가라앉히고, 그렇지만 여전히 재인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서현 : 정말 관심 없는 거야?

재인 : 뭐가?

서현 : 재벌가의 믹딜. 약혼 얘기 나오고 어제 오늘 성현그룹이나, 한주화학이나 주가 장난 아니던데. 놓치기 아깝잖아.

재인 : 안 그래도 요새 쌓인 것도 많은데 한판 할래? 왜 자꾸 긁는 거야! 난 아니라니까.

서현 : 아니면 확실히 해. 다현이 또 한번 힘들게 하면 그땐 우리 부모님이랑 상관없이 내 손으로 뜯어 말릴테니까.



#6. 규철 서재


동석, 규철 심각한 표정이고.


동석 : 솔직히, 한주화학 정도면 아까운 집안입니다.

규철 : 음... 그것 참. 작년에 이런 일이 있었으면 내, 당장 혼사를 서둘렀을거야. 하지만 지금은..

동석 : 지금은 그 선생님 때문에 걸리시는 겁니까?

규철 : 다현이가, 머리가 복잡하겠구만, 나도 이러니..

동석 : 그룹 차원에서 정정보도를 내야하지 않을까 싶은데..

규철 : 그만 둬.

동석 : 예?

규철 : 재인이 일이네. 그 녀석이 결심하고 그 녀석이 결정할 일이야.

동석 : 만약에 이 기사가 정말 기정사실화 된다면, 그 선생님하고는 영영 아닌겁니다.

규철 : 그렇겠지. 어느 쪽이든 내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야. 한주화학 자네 말대로 아까운 집안이고,

         다현이.. 걘 그 아이 하나로 특별한 아이야.

동석 : 회장님!

규철 : 혼사는 결국 두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했어.


규철 얼굴 단호해서, 동석 더 이상 말 못 붙이고.



#7. 형준 사무실


재인 인상 팍 긋고, 자리에 앉는.

형준 일어서서 자리에 앉고.


형준 : 어떻게 된거야?

재인 : 주희가 미친 짓 했어.

형준 : 정정기사는 언제 내보낼거야? 인터뷰를 하든, 뭘 하든 준비해야 하잖아.

재인 : 주희가 안하면 내 쪽에서는 할 수가 없어.

형준 : 왜?

재인 : 다현이... 안 그래도 한번 기사 나왔었는데, 기자들이 가만 있겠어? 이번엔 얼씨구나 하고 달려들겠지.

         혹시라도 다현이 얘기 기사가 나면 계약이고 뭐고 없어. 그땐 정말 힘들어진단 말이야.

형준 : 사면초가다. 다현씨는 뭐래?

재인 : 뭐라긴... 아주 싹싹 빌었다. (아우씨. 하는)



#8. 기획 조정실


재인 들어가면 유경 일어나서, 뭐라고 말할 것 같은.


재인 : 왜요? 기자들 얼쩡거리요? 없다고 하세요. 모른다고.

유경 : 아니, 약혼자분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재인 들어가다 말고, 걸음 멈추고 선언하는.


재인 : 저 약혼 안 했습니다. 그러니까 저 없을 때 사람실에 사람들이지 말아요. (재인 들어가면)

이부장 : 약혼 안 했대.

유경 : 왜 안했을까요? 우리 실장, 저 여자랑 어울리는데.

인규 : 그치? 두 사람 그림 되지?

유경 : 그게 아니라요. 아까 그 여자도 한 성격하게 생겼잖아요.

창수 : 이쁘기만 하더구만. 괜히 질투를 하고 난리야.

유경 : 남자가 보는 여자랑 여자가 보는 남자랑 틀려요. 저 여잔 아니예요. (유경 진지하게 말하는)



#9. 실장실


재인 : 너, 이게 무슨 짓이야? 니가 무슨 짓을 한건지 알아!

주희 : 오빠, 화만 내지 말고 내 말도 들어봐요.

재인 : 너한테 들을 말 없어. 이번 건 니쪽에서 정정기사 내.

주희 : 싫어요.

재인 : 뭐! 그럼 내가 해?


재인 발끈하지만 주희 얼굴 표정 변하지 않는.


주희 : 어제 약혼기사로 두 회사 주식이 지금 상한가를 치고 있어! 이게 뭘 의미하는지 오빠도 알잖아.


재인 주희 노려보고 있는.


재인 : 그러니까 정정기사를 내. 잘못된 루머 때문에 투자자들 현혹시키지 말고.

주희 : 화만 내지 말고 현실적으로 생각해 봐. 오빠가 손해보는게 뭐가 있어?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서 부자됐는데...

         그럼 되는거 아니야. 우리 아버지.. 나랑 오빠랑 결혼하면 그땐 정말 합병을 해도 상관없으시대.

재인 : 너랑 결혼할 일 절대 없으니까 합병을 하던 문을 닫던 니가 알아서 해.

주희 : 오빠 정말 욕심없어? 그 여자보다는 내가 훨씬 오빠랑 어울린다는거 몰라?

재인 : 그 여자? (재인 그 여자소리에 얼굴표정 굳어지고) 한주희, 난 너같은 욕심 없어.

         너랑 어울리지도 않고 결혼할 생각같은 건 더더욱 없고.

주희 : 그 선생님보다는 내가 훨씬 더 오빠랑 닮았어. 결혼은 그런 사람들끼리 하는 거야.


주희 너무 진지한데 재인 픽하고 웃으며.


재인 : 그래, 욕심 많은 거 하나는 닮은 거 같다. 근데... 난 내가 워낙 욕심이 많아서 내 주변사람까지 그런거 보기 싫어.

         그러니까 정정 기사 낼 생각 없으면 쓸데 없는 소리 그만하고 가.

주희 : 오빠가 아무리 이래도 나랑 결혼하게 되있어. 바보 아니잖아.

재인 : 시끄러우니까 얼른 나가! 다신 여기 얼씬거리지도 말고.


주희 안 나가고 버티고 있으면, 문 열어주고 주희 손잡아 끌어내는.


재인 : 앞으로 아딴 짓 한번만 더 해봐. 그땐 정말 가만 안 있을테니까.


주희 나오면 직원들 차마 미안하고, 주희 공손하게 인사하고.


주희 :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좀 시끄럽게 되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이부장 : 아, 예.


재인 열받는데, 방법 없고, 우씨하는 표정이다.



#10. 혁주 사무실


수영 : 어쩐지 조용하다 했더니 재인이가 뒤에서 이런 짓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혁주 : 아니, 그 의사선생님은 어쩌고 약혼을 한대요?

수영 : 머리를 굴렸겠지요. 한주화학 정말 아까운 조건이잖아요.

혁주 : 아버님 유언장은 어떻게 하고,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가..

수영 : 아니예요. 그건 그거고. 저울질 해보니까. 한주쪽이 낫다 싶어서 약혼을 하는 걸거예요.

혁주 : 그러다 아버님이 아니다 하면 어쩔라구.

수영 : 우리 아버지가 왜 반대를 해요.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게 돈인데.. 돈을 싸들고 오는 여자를 왜 싫다고 하겠어요.

         게다가 무남독녀잖아요. 그 집 재산 고스란히 주희꺼잖아요.

혁주 : 그것도 그러네. 그것 참 재인이 녀석 똑똑하네.

수영 : 지금 재인이 칭찬하고 있을 때에요? 어떻게든 손을 써야해요. 절대 두 사람 결혼하면 안되요.

혁주 : 아니, 내가 무슨 손을 써.

수영 : 한회장님하고 약속 나도 같이 해요. 가서 얘기 좀 해보게.

혁주 : 관둬. 남자들끼리 약속이야. 우리끼리 만나서 해결할테니까. 당신은 좀 기다려.

수영 : 여보! 지금 어떻게 기다려요. 이렇게 급한 상황에.

혁주 : 정말 약혼했다면 그걸 우리가 어떻게 막아요. 급할수록 돌아가랬으니까, 태하랑 의논 좀 해보고 그러고 결정합시다.

수영 : 아니 얜 이렇게 급할 때 어디가고 안 들어와요. (전화기 들고) 민이사 아직 안들어왔어요? (전화기 쾅 놓고)



#11. 동물병원앞


병원에서 나오다가 현진 동물병원. 강아지들 앞에서 눈떼지 못하고

태하, 병원으로 차 향하다 현진 발견하고 차 세우고. 내리면서 현진옆에서.


태하 : 강아지 좋아해요?

현진 : 아니요. (얼른 부정하고 고개를 흔들지만 태하 이마 다봤으니까 마음 알고)

태하 : 아닌 사람이 그렇게 코를 박고 봐요. 들어가요.

현진 : ?

태하 : 사줄게요. 사주고 싶어요.

현진 : 또 불쌍해요? 됐어요. 사줘봤자 키우지도 못해요.

태하 : ...

현진 : 키울 데도 없고, 바빠서 봐주지도 못해요. 보살펴주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주인이 없는 쪽이 나아요.

         혼자있는게 나을 때가 있어요.


무심하고 무표정한 현진 바라보면 태하 어떤지 마음이 짠하고.


태하 : 흠.. 오늘 오프지요?

현진 : 제 스케줄을 아주 꿰고 계시네요.

태하 : 갑시다. (태하 현진 손 끌고 가는)

현진 : 민태하씨 뭐하는 거예요?

태하 : 따라와요.



#12. 타하 차안


현진 : 어디 가는 거에요? 나 지금 피곤해서 죽기 일보직전이에요.

태하 : 마음이 편해지는 데요. 그러니까 죽지 말고 조금만 참아요.


현진 그런 태하 이상하게 바라보면, 태하 현진 향해 그냥 웃는.



#13. 수목원 (나무 많은 공원도 괜찮아요.)


작은 멘츠 조용하고.


태하 : 여기 오면, 난 마음이 편해져요.

현진 : 조용하네요.

태하 : 왜... 내가 유현진이라는 사람이 불쌍할까 생각해봤습니다.

현진 : ?

태하 : 저번에도 말했지만, 나 동정심 같은 거 없는 사람입니다. 우리 집안, 그런거 있으면 큰일 나는 곳이에요.

현진 : 어떤 집인데 그런거 있으면 큰일 나요?

태하 : 흠... 알만한 집안. 몰라도 되는 집안.

현진 : ...

태하 : 왜 불쌍할까... 생각해봤는데...

현진 : 매 맞는 여자 안 불쌍하면, 나쁜 사람이지요. 다들 불쌍해해요. 내가 싫어서 그렇지.


현진 표정 없는 얼굴로 앞만 바라보고... 중얼거리는.


태하 : 난 내 일 아닌거 신경 안 쓰는 사람이에요. 누구 죽건 아니건 나랑 상관 없는 일이라면 관심 없습니다.

현진 : 나쁜 사람처럼 들려요.

태하 : 맞아요. 나 좋은 사람 아닙니다. 그런데 나랑 닮았어요.

현진 : 예?

태하 : 현진씨, 보면 나를 보는 것 같습니다.

현진 : 태하씨도 맞고 자랐어요? 맞아서 죽을 뻔했어요?

태하 : 아니요. 우리 어머니.. 자식욕심 넘치는 분이에요. 넘치는 거하고, 모자라는 거 하고, 똑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진 : 복에 겨웠네요. 사랑이 넘쳐서 모자라는 건 절대 아니에요.

태하 : 그렇지요... 그런데 갑자기, 그게 욕심이 사랑인지, 헷갈리고 있습니다.


조금 침묵하던... 태하 조용하게 말하는...


태하 : 나도, 강아지 못키워봤거든요. 정말 가지고 싶었는데 말도 꺼내지 못했어요.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까

         아마 안된다라고 하실 걸 알았나봅니다.


태하 앞만 바라보고 있고 그런 태하 바라보는 현진... 어떤지 서로 감정 느껴지는..



#14. 다현 방 + 재인 사무실


두 사람 전화 통화하는.


다현 : 아직 사무실이에요.

재인 : 응.. 오늘밤 새야 할 것 같아. 낮에 정신이 없어서 일 하나도 못했다. (이러면서 다현이가 전화해서 기분 좋은)

         근데 왠 일이야? 전화를 다하고.

다현 : 그럼 끊을까요?

재인 : 왜 또 삐딱하니? 간만에 전화 한번 해 놓고.


두 사람 전화기 붙들고 잠시 침묵하다... 다현 말꺼내는.

 

재인 : 왜... 말해봐 무슨 일인지?

다현 : 집에서 재인씨 좀 보재요.


다현 어렵게 말꺼내면 재인 후우 하고 한숨 쉬는.


재인 : 이번 기사 때문에 화 많이 나셨구나?

다현 : ... 계약서 꺼내놓고 기다리세요. 아무리 얘기해도 재인씨 못 믿으신대요.

재인 : 미치겠다. 이제 어떡하냐?

다현 : 나도 몰라요. 그러니 왜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약혼같은 걸 하고 그래요?

재인 : 누가 약혼을 했다고 그래? 주희 혼자 설쳐대는 거지.

다현 : 재인씨는 그냥 가만 있는데요?

재인 : 자꾸 이럴래. 난 아니라니까.

다현 : ...



#15. 다현 집


재인 진지하게 설명하는 분위기지만. 진만 미정 표정 좋지 않고.


재인 : 아무 관계없습니다.

진만 : 아무 관계 없는데 신문에 기사가 나나. 그것도 약혼했다고.

재인 : 약혼, 절대 아닙니다. (진만 미정 다 화나고 새침한 얼굴인)

진만 : 그러지 말고, 그 여자분이랑, 약혼하게.

미정 : 그래요. 뭐 보니까, 집안도 그렇고 우리 다다보다는 훨씬 잘 어울리겠어요.

다현 : 엄마!

진만 : 더 긴 얘기 할 거 없고, 이번참에 정리하게.

재인 : 아버님. 심려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정말 신문 속의 여자하고는 아무 관계 없습니다.

진만 : 그걸 어떻게 믿나?

미정 : 그래요.


진만 재인 노려보면, 증명할 길 없는 재인 결심하고.


재인 : 다현이하고 약혼하겠습니다.


가족들 뜨악한 분위기고, 거의 비슷하게 말 튀어나오는.


진만 : 뭐? 뭘해?

미정 : 약혼이요?

다현 : 재인씨?


진만 미정 서로 얼굴 바라보는.


진만 : 우리 애하고 약혼한다고?

재인 : 예. 허락하시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정기사라도 내고 싶지만, 혹시라도 다현이 이름 언급될까봐 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식으로 약혼하면, 그룹 차원에서 보호할 수 있습니다.

진만 : 그룹차원?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말게.

미정 : 여보, 안돼요. 아직 아무것도 결정난거 없는데.. 그럼 일이 더 커져요.

진만 : 당연히 안돼지. 지금도 시끄러워 죽겠는데...

재인 : 이번 한번만 참아주십시요... 그냥 떠들어대는 기사려니 하고 한번만 넘어가주세요.

진만 : 내밀이 그거네. 자네 같은 사람들 종종 이렇게 한번쯤 떠들어댈 거 아니야. 내 딸 그렇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아.

재인 : 죄송합니다. 조심하겠습니다.



#16. 다현 안방


미정 : 여보, 그 사람 진심 같지요?

진만 : 뭐, 그 여자랑 약혼 한거 같지는 않더구만. (조금 다행이다 싶은)

미정 : 아니요. 그거 말구, 우리 다다랑 약혼하겠다는 말 말이예요. 아주 빈말 같지는 않았어요.

진만 : 약혼을 하려면, 그 쪽 여자를 정리 해야지. (영 개운치가 않은 목소리로)

미정 : 아니니까 그런 얘기를 하지요.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닌가봐요. 난 우리 다현이 우습게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진만 : 누가 우리 딸을 우습게 알아? (하다가 미정 얼굴 좋은거 보고) 왜 그렇게 웃어. 그 친구가 약혼 하재니까 좋아?

미정 : 뭐... 좋다기 보다는... 저 만큼 내 딸을 좋다고 그러니까. 아주 싫지는 않다 이거죠.

진만 : 좋아는 하는 것 같더구만... 그것도 큰일이야. 저대로 좋다고 하면 어쩌나.

미정 : 둘 다 좋다고 하면 할 수 없지요. 사람이 팩하긴 해도 진실은 있어보이잖아요.

진만 : 그래서? 그래서 둘이 결혼이라도 시키자고.

미정 : 누가 결혼시키재요. 그냥 기분이 그렇다 그거지요. 그 좋은 강선생도 놓치고 그 남자도 만나고 있는데,

         신문에서 약혼 어쩌구 하니까 배심감이 확 드는데 당신은 안 그랬어요? 난 아주 기분 나쁘던데...

진만 : 그야 그거야 기분 나쁘지만... (진만도 조금 기분 나빴지만.) 거참 왜 하필 재벌일까.

미정 : 그러게요. 조금만 덜 요란하면 딱 좋은데...



#17. 다현 집앞 공원


다현 : 일을 더 크게 만들어 놓면 어떡해요? 안 그래도 놀라셨는데.

재인 : 진심이야. 약혼할 생각 있어.


재인 진지하니까 다현도 같이 진지해지고.


다현 : 재인씨.

재인 : 믿어주라.

다현 : ...

재인 : 어른들 저렇게 나오시는데 우리끼리도 못 믿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돼.

다현 : ...

재인 : 대답안해?

다현 : 뭘요? 약혼이요?

재인 : 아니... 그것도 그거지만 나 믿냐고? 믿는거야?


한참 바라보던 다현 고개 끄덕이면, 재인 휴하고 한숨 쉬고.


재인 : 됐다, 그거면. 누가 뭐래도 나만 믿어. 나도 다현이 믿을테니까.

다현 : 알았어요. 그래도 그 여자랑 또 한번 신문에 나면 그땐 정말 화날 것 같아요.

재인 : 걱정마. 그런 일 다신 없어.


두 사람 눈 마주치고 다현 겨우 마음 풀린.



#18. 재인 집 거실


주희 얌전하게 앉아서 자기 입장 설명하는.


주희 : 어머니. 놀라셨지요?

선희 : 그래... 조금 놀랐다. 갑자기 그런 기사가 나서.

주희 : 그냥 아버지한테 슬쩍 얘기했는데, 어떻게 기사가 그렇게 나왔어요.

재영 :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우리도 모르는 약혼 얘기가 신문에 나와.


재영은 살짝 타반이지만 선희는 진지하고.


선희 : 주희야. 혼사는 잘되면 좋겠지만 만에 하나 어긋나면 주희가 손해보는 거야.

주희 : 어머니. 저 손해라고 생각 안해요. 오빠랑 결혼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지 할 수 있어요.

선희 : 재인이 마음을 알아야지.

주희 : 어머님한테 잘 할 자신 있어요. 도와주세요.

선희 : ... 주희야 그러지 말고 (하는데 규철, 동석 들어오는) 아버님, 이제 들어오세요.

재영 : 할아버지 오셨어요? (재영 동석에게도 눈 마주치고 인사하는)


규철 들어오면. 주희 꾸벅하고 인사하고.


주희 : 회장님 오셨어요.


규철 주희 바라보면.



#19. 규철 서재


다른 사람 없고 동석만 배석한.


규철 : 그래, 나한테 할 말 있다고.

주희 : 재인이 오빠, 만나는 그 여자, 회장님이 소개시켰다고 들었습니다.

규철 : 흠... 내가 그랬지.

주희 : 그 선생님보다는 제가 훨씬 더 재인 오빠랑 어울려요. 학교선생보다, 한주화학이,

         성현그룹하고 더 잘 어울리는 거 처럼요.

규철 : ... 겉으로 보기엔 그럴수도 있겠구만.

주희 : 전, 오빠한테 도움이 될 거예요. 회사에도 그렇구요.

규철 : 뭘로 말인가?

주희 : 집안도 비슷하고, 공부한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사업하는 남자 뒷바라지 저 완벽하게 할 수 있어요.

         어려서부터 그것만 보고 자랐으니까요.


주희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데. 규철 역시 고개 끄덕이는.


규철 : 그렇겠구만. 사업하는 사람, 뒷바라지는 잘 하겠구만.

동석 : 회장님. (하고 작게 개입하지만 두 사람, 동석 말 듣지 않고.)

주희 : 오빠한테 나물랄데 없는 내조 할 자신 있습니다. 그러니까. 회장님이 저 좀 도와주세요.

규철 : 자네가 모르고 있는게 있는데... 재인이 내 말 안 듣는 아이야.

주희 : 그럼, 중립에만 서 주세요.

규철 : 중립?

주희 : 네. 무조건 그 선생편에 서실게 아니라. 저도 똑같이 장래 며느리 감으로 봐주세요.

규철 : 재인이가 선택할 문제야. 재인이가 결정하면, 아마 아무도 안 말릴게다. 말릴 수도 없고.

동석 : 회장님. (아까보다 큰소리로 개입하는)

주희 : 그럼, 회장님도 저 반대하시는 거 아니라고 믿어도 되지요?

규철 : ...


아무 얘기 안하고 있으면 주희 얼굴 환해지고.



#20. 재인 거실


재영 : 쟤, 정말 간도 커. 어떻게 우리 할아버지한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러고 말이 나와?

         나도 우리 할아버지 아직 무서운데...

선희 : 그러게 말이다. 주희가 재인이 많이 좋아하는 모양이야.

재영 : 엄마는 주희 어떻게 생각해? 솔직히, 난 주희도 괜찮다 싶어.

선희 : 그야.... 괜찮긴 하다만, 그게 우리 마음대로 되는 거야? 할아버지도 계시고, 또 니 오빠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

재영 : 주희가 저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오빠도 무조건 싫다고 안 할 것같아. 옛날에도 주희한테 잘했잖아.

         늦으면 꼭 집에까지 데려다 주고. 그리고 할아버지도 주희 좋다고 하실걸.

선희 : ...(그런가 싶은 얼굴이고.)

재영 : 주희 정도면 조건 빠지지 않잖아.

선희 : 그렇긴 하지만... 니 오빠 만나는 여자 있잖아.

재영 : 뭐 약혼을 한 것도 아니고 결혼을 한 것도 아닌데. 오빠 만나고 있는 여자 그냥, 평범한 선생님이래.

         그거보다는 알거 다 아는 주희가 더 나은 것 같아.

선희 : 그거야 주희정도면 어딜 내놔도 빠지지 않지 성격도 밝고, 집안네도 그렇고.

재영 : 그럼 일단 엄마는 반대는 안하는 거지.

선희 : 나야... 누가 됐던 간에 니 오빠가 좋다는 여자 반대할 생각 없어.



#21. 다현집 거실


다현 들어오면, 진만 부르는.


진만 : 앉아봐라.


다현 살짝 눈치보고 자리 앉으면.


진만 : 너는 그 친구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

다현 : 예?

진만 : 이재인인가 하는 그 남자 말이야. 정말 계약서 뿐인거야?

다현 : 아버지.

진만 : 내가 반대하는 이유는 너도 잘 알게야. ... 그래도 니가 좋다니까 여태 참고 있었어.

다현 : 죄송해요.

미정 : 다다 너, 그 남자 정말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니 마음을 알아야 우리도 대책을 세우지.


다현 살짝 눈치보고 고개 숙이면.


서현 : 솔찍하게 말씀드려.

진만 : 니가 싫다면 이러고 나설 필요 없는 거고 정말 그남자다 싶으면.. (한숨 한번 쉬고)

         그 사람 말대로 약혼을 하든 결혼을 하든... 우리도 생각을 해야 할 거 아니야.

서현 : 아버지, 허락하시게요?

진만 : 허락은... 일단 생각해 보겠다는 거지. 뭐가 됐던 대책을 세워야 할 거 아니야.

다현 : 재인씨하고 결혼얘기 아직 한번도 안해봤어요.

미정 : 그 사람은... 오늘도 약혼하겠다고 하잖아.

다현 : 아니예요. 그거야.. 저 걱정해서 그래요.

진만 : 다현아. 그 사람 정말 보통 사람 아니다. 약혼 얘기도 나왔고 아마 더 요란해질꺼야.

         괜히 분위기에 휩쓸려서 너까지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신중하게 생각을 해봐. 니들 벌써 만난지 한참 됐고...


다현 고개 끄덕이는, 후유 하고 한숨 쉬는.



#22. 규철 서재


동석 : 회장님. 이러시면 어쩝니까?

규철 : 뭐가 말인가?

동석 : 그 선생님 특별한 사람이라고, 싫다는 재인이 억지로 밀어붙이신 분이 바로 회장님이십니다.

규철 : 그랬지.

동석 : 그런데 아무 말씀 안하시고 가만히 계시면 어쩝니까?

규철 : 한회장 여식, 맹랑하기는 하지만 배짱은 있더구만.

동석 : 회장님.

규철 : 다현이 특별하다고 했네. 두 사람이 지들 마음 인정 안하고 있다면, 내가 손에 쥐어 줄 수 없는 노릇이고

         고집부리다 서로 아니라고 한다면, 한주화학도 괜찮지. 돈이 많아.

동석 : 회장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규철 : 다현이 만나면서 지금까지 보낸 시간이 얼마야? 재인이 그 녀석이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기타부타 결정을 하겠지.

         이렇게 계속 세월만 보낼 수는 없네.



#23. 학교 앞


다현 걸어나오면, 빵빵 소리 나고.

재인인가 싶어 고개 돌리면 주희차에 타고 있는.



#24. 자유공원 (석양)


주희 : 오빠랑 결혼하기 전에 몇가지 확실히 하고 싶어요.

다현 : 주희씨는 참 이상한 버릇이 있네요. 결혼하고 싶으면, 재인씨랑 먼저 얘기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주희 : 오빠하고도 얘기하고 있어요. 솔직히 얘기할게요. 김다현씨 때문에 속도가 조금 늦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온거예요.

다현 : 그런거라면 내가 도와 줄 수 있는게 아니에요. 재인씨를 먼저 설득하세요.

주희 : 설득하고 있어요. 회장님도 우리 약혼 반대 안하신다고 그러셨어요.

다현 : (놀라고)

주희 : 아, 알아요. 회장님이 두 사람 소개시킨거. 오빠도 지금은 저러고 있지만 결국엔 나랑 결혼 할 거예요.

다현 : 그럼 그때가서 얘기하면 되겠군요. 재인씨가 아니라고 하면 나도 매달리지 않아요.

주희 : 저번에 말했지요. 재인오빠, 내 첫사랑이고 그리고 유일한 사랑이에요. 단한번도 그 남자가 다른 여자 사람일거라는 생각

         안 해봤어요. 김다현선생님 보다는 내쪽이 오빠랑 훨씬 더 잘어울리는 것 같은데.


다현 약간 기가 막히지만. 가만히 듣고 있는.


다현 : 재인씨, 자존심 상해서, 할아버지 돈도 싫다는 사람이에요. 아마, 여자쪽에서 들고 오는 돈도 마찬가질 거에요.

         또... (재인씨가) 혹시라도 주희씨네 재산 보고 좋아하는 남자라면 나도 그 사람 필요 없어요.

주희 : 내가 오빠한테 해줄 수 있는게 돈 밖에 없으리라 생각해요?

다현 : 아니요. 아닐거에요. 나도 알아요. 내가 없는거 주희씨는 가지고 있다는 거.


다현 가만히 주희 바라보다 진지하고.


다현 : 그런데 주희씨가 가지고 있는 거 그거 재인씨도 이미 다 가지고 있는 것들이에요. 두 사람이 합친다고 더 부자 되나요?

         그리고 부자들은 그렇게 생각하나요? 더 부자가 되기 위해서 결혼도 사랑도 정략적으로 하고.

주희 : ?

다현 : 돈은 쓰기 위해서 버는 거예요. 부는 부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건 주희씨가 더 잘 아실텐데요.

         주희씨가 알고 있던 재인씨는 부가 목적이었던 사람이지만 제가 아는 재인씨는 잘 쓰기위해서 돈을 버는 사람이예요.

주희 : 재미있는 이야기군요. 그럼 김다현 선생님이 이재인씨한테 해줄 수 있는 게?

다현 : 사람처럼 사는 거요. 인상쓰는 것보다 웃는게 더 좋고, 싸우기보단 화해하는 법을 배우는 게 더 중요하고,

         음, 그냥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 배운 것들을 다 잊고 살더군요.

주희 : ...

다현 : 주희씨가 재인씨를 더 부자가 되게 해 줄지는 모르지만, 전요, 가끔 생각해요.

         그 사람을 정말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주희 : 오빠, 지금 그대로도 정말 괜찮은 남자에요.


다현 빙긋 웃으며, 일어나다. 한마디 하는.


다현 : 그래요... 이제 겨우 사람처럼 되가고 있는 중이에요.

주희 : ...

다현 : 참, 재인씨한테 들었어요? 행복이 뭔지?

주희 : ...

다현 : 행복이 뭔지 아세요?



#25. 재인 사무실


재인 : 아저씨도 저 진짜 약혼했을까봐 뛰어 오신 거예요?

동석 : 니 입으로 약혼했다고 한다면 몰라도 신문 기사 보고 믿진 않아.

재인 : 고맙습니다.

동석 : 재인아.

재인 : 예.

동석 : 한주화학 정도면 괜찮다.

재인 : 아저씨!

동석 : 발끈하지 말고 들어. 내 생각도 내 생각이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일단 회장님 생각이 그러시다.

재인 : 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동석 : 회장님이 한주화학을 마음에 들어하신다.

재인 : 할아버지가요? 그럴 리 없어요. 다현이 소개시켜 준 사람 할아버지에요.

동석 : 나도 30년 가까이 모신 분인데 그 분 속을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는데.... 그래서 재인한테 경고해주는)

재인 : 말도 안돼요. 어떻게 할아버지가 이러실 수 있어요. 다현이 얼마나 좋아하는데.

동석 : 그건 상관없어. 사업 얘기라고 생각하시면 충분히 냉정해지실 수 있는 분이니까.


재인 기가 막히고.


동석 : 니 마음은 이미 정해진 것 같고 그랬으면 니가 원하는데로 밀어붙여. 여기저기 그만 눈치보고.



#26. 재인 집


재인 씩씩거리면 집에 나타나는.


재인 : 할아버지 어디 가셨어요?

선희 : 약속있다고 나가셨는데... 왜 할아버지 뵈러 왔어? 급한 일이야.


재인 성질 나지만 엄마 앞이니까 꾹 참고.


재인 : 아니예요. 그냥 들린 거에요. 뭐 물어볼게 있어서.

선희 : 재인아.

재인 : 예, 어머니.

선희 : 너, 주희한테 정말 아무 관심 없는 거야?

재인 : 그냥, 재영이 친구에요. 그거 말고는 아무 마음 없어요.

선희 : 그럼 그때 그 아가씨하고는 진심이고?

재인 : 전 진심인데, 아직 다현이 마음을 몰라요.

선희 : 왜, 아직도 니가 마음에 안든대니?

재인 : 아니요. 그런거. 그 집 부모님들이 저 탐탐하게 여기시지 않으니까. 다현이도 눈치보고 있어요.

선희 : 그럼.... 그렇게 반대하시면 주희 한번 생각해봐. 나도 너 싫어하는 집 마음에 안 든다.

재인 : 이유가 있어요. 제가 그 집에 잘못한게 있어서 그래요.

선희 : 니가 뭘 잘못했는데?

재인 : 그 여자 납치해서 야반도주 한번 했거든요. 그날로 단단히 찍혔어요.

선희 : 납치? 야반도주? 너 정말 그런 걸 했어.

재인 : 네. 그러니까 반대하시는게 당연해요. 그래도 지금은 그나마 만나는 건 허락하셨어요.

         아직 결혼 얘기를 못 꺼내서 그렇지.

선희 : 그럼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거야?


재인 가만히 선희 보다가.


재인 : ... 결혼하면 그 여자랑 해요.


선희 재인 가만히 바라보면... 재인 웃으면서.


재인 : 언제 날 잡을게요. 어머니도 한번 봐주세요.



#29. 찻집


규철 : 서울까지 올라오느라 고생했네. 그래 왠일인가?


다현 선뜻 얘기 꺼내지 못하고 규철 눈치보는. 그럼 규철 알아채고.


규철 : 한회장 여식이 자넬 찾아갔나?

다현 : ...

규철 : 맹랑하다, 싶어서 한번은 그러겠지 생각했네.

다현 : ...

규철 : 그래. 뭐라고 그러던가. 내가 반대 않하겠다는 얘기까지 하던가.


다현 고개 끄덕이면.


규철 : 그래서, 내가 반대 안한다고 해서 섭섭했어?

다현 : 아니요... 라고 말하면 할아버지 속이는 거니까. 그렇게 말하면 안되겠지요.

규철 : 그럼 안되지. 솔직한게 좋지. 자네 솔직하잖아. 내가 왜 그랬을까 궁금한가?

다현 : 네. 할아버지 제 편일 줄 알았어요.


다현 조금 섭섭하게 이야기하면 규철 진지하게 대답하는.


규철 : 한주화학 여식한테 한 말은 진심이야. 그만한 집안에서 우리 재인이 좋다고 하면, 뭐 나야 손해 볼게 없으니까.


다현 규철 말에 조금 상처 받아서 바라보면 규철 얼굴 진지하고.


규철 : 이참에 자네도 자네 마음을 분명히 해. 내가 내 손주녀석만 생각하고 자네한테 재인이를 떠맡기다시피 했어.

         그거... 자네 입장에서는 좋기만 한 일 아니었을 게야.

다현 : ...

규철 : 나야, 내손으로 고른 손주며느리가 훨씬 낫지. 하지만 아무래도 자네도 아니다 싶으면 어쩔 수 없잖아.

         고약한 재인이 녀석 정 싫으면 이 참에 옳다구나 하고 내빼. 자네 부모님도 아주 좋아하실텐데.


이러면서 다현 눈치 살피면 다현 시선 피하고 한참 있다가 작게 중얼거리는.


다현 : ...싫지 않으면요?

규철 : 그럼 싸워야지. 내 남자다 싶으면 딴 여자가 얼씬도 못하게 얼른 낚아채. 한 눈 못 팔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에 넣어.

         그게 이기는 거야.

다현 : 싸워요?

규철 : 당연하지. 저쪽에서 저렇게 나온다고 호락호락 착한척 물날 생각이라면, 지금 관두는게 낫지.

         앞으로 살면서 이거보다 힘든 일이 얼마든지 있을텐데.

다현 : ...

규철 : 이럴 때일수록 두 사람 마음이 중요한게야.

다현 : 재인씨, 자기 마음 잘 안 보여줘요.


다현 자신 없어 하는 말에 규철 혀 끌끌차는.


규철 : 그걸 꼭 손에 쥐어주어야 아나...? 똑똑한 줄 알아는데 내가 잘못 봤구만. 여직까지 재인이 하고 다니는 거 보면

         아직도 그 녀석 마음 모르겠나? 이제 자네가 나설 차례야. 내 눈치 보지 말게. 무슨 뜻인지 알아들어?


규철 진지하게 얘기하면 다현 고개 끄덕이고. 겨우 입가에 미소 돌아온다. 고개 끄덕이고.


다현 : 네. 알았어요. 할아버지. 대마왕 꼼짝마! 이거지요.

규철 : 그거지 그럼.



#31. 다현 주방


현진과 다현 도사락 준비하고 있는.

다현 서툴게 김밥 말고 있는. 현진 과일 솜씨있게 올려놓고 말고. 다현 보고 혀를 끌끌차는.


현진 : 김밥을 그렇게 썰면 어떡해? 다 망가지잖아.

다현 : 그럼?

현진 : 칼에 물을 묻혀 썰어야 깔끔하게 썰리지.

다현 : 그런거야. 어쩐지... 진작 가르쳐 줘야지.

현진 : (후유 한숨쉬고) 나와봐. 내가 할게.

다현 : 싫어. 내가 할거야. 내가 해주고 싶어.

현진 : 그래, 니가 해라. 그런데 속도 좀 높여봐. 이러다 점심시간 다 지나겠다. (하는데 미정 들어오는)

미정 : 왠 김밥이야?


미정 의심스러운 눈으로 다현 바라보면, 현진이 얼른 대신 대답하는.


현진 : 제가, 병원 밥 먹기 싫다고 그랬더니 다현이 저렇게 나서네요.

미정 : 그럼 진적 말하지. 내가 싸줄텐데. 얘가 뭘 할 줄 아는게 있다고 맡겨. 있으면 번거롭기만 하지.

다현 : 엄마는... 현진아 이만하면 잘하지?

미정 : 제법이네. 그래도 그럴듯하게 흉내는 낸 것 같네.

현진 : 됐다. 첫 솜씨 치고는 그럴듯하다.

다현 : 내가 안해서 그렇지 한번 하면 이쁘게 한다니까.

미정 : 어이구... 겨우 그거 하나 하고 생색은... 김밥만 먹고 사니. 다른 것도 할 줄 알아야지.

다현 : 하나씩 배울 거에요.


도시락 뚜껑 덮는 다현 얼굴 뿌듯한 표정이고. 현진 그런 다현 보며 웃음 삼키는.



#32. 기획조정실


유경 : 실장님이요? 예, 전해드리겠습니다.

부장 : 유경씨 왜 그래? 변태가 전화했어. 얼굴 표정이 이상하네.

유경 : 우리 실장 찾는 여자 중에서 이렇게 친절한 사람도 다 있어요.

창수 : 여자? (눈 반짝이는)

유경 : 네. 무지하게 예의바르고 전화 친절테스트 하는 것 같이 공손하네. 혹시 그건가.

인규 : 그건 아니지. 친절테스트 하는 사람이 친절한 건 아니지, (전화를) 받는 사람이 친절해야지.

부장 : 그때 그 약혼녀야? 약혼 한거 아니라고 그랬잖아.

유경 : 그 분은 아닌 것 같아요. 거기는 꼭 한주화학이에요. 이러고 얘기해요.


유경 이상하네 하는 얼굴로 일어서서 적은 메모지, 실장실에 올려 놓으려 일어나고.


인규 : 우리 실장이 결혼을 하긴 할건가 보다... 여자들이 전화도 다 하고.

창수 : 그러게요.

부장 : 우리 실장 같은 사람은 얼른 결혼 해야해. 그래야 성질 좀 죽지. 마누라 눈치 보느라...

인규 : 에이... 우리 실장은 결혼해도 누구처럼 잡혀 살 것 같지는 않은데요.


부장 이 사람이 하는 얼굴로 인규 노려보고.



#33. 실장실


재인 들어오면. 유경 나오고.


유경 : 실장님.

재인 : (들어가다 말고) ?

유경 : 저기 어떤 손님이 밑에서 기다린다고 그러시는데...

재인 : 손님이요? 혹시 여자예요? (혹시 주희인가 싶어)

유경 : 네.

재인 : 됐어요. 앞으로 그 여자한테 전화오면 없다구 그래요.

유경 : 그럼 그렇지. 친한 사람이 아니지. 우리 실장이랑, 그런 여자랑 친할리..


문 열리면서, 재인 메모들고 뛰어나오는.


재인 : 전화 온 사람이 이 여자예요?

유경 : 네.


아차, 싶어 재인 뛰어나가고 직원들 뭐야 하는 얼굴이고.



#34. 호텔 로비


재인 둘러보지만, 다현 보이지 않고, 핸드폰 들면... 저쪽 문밖에 다현이 보이고.



#35. 호텔 뒷문앞


재인 : 어떻게 된거야. 오늘 학교 안 갔어?

다현 : 개교기념일이에요.

재인 : 아. 선생님은 좋구나. 호텔은 이벤트 행사하느라 창립기념일날 더 바쁜데.

         (이러다가 정색하고 말하는) 오면 온다고 해야지. 내가 언제 나올지 알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다현 : 그냥 모처럼 노는 날이고... 생각나서 잠깐 들린 거에요.

재인 : 그래도... 회의 늦게 끝났으면 어쩔 뻔했어. 핸드폰도 꺼놨는데.

다현 : 왜 이렇게 화를 내요. 그럼 도로 가요? (다현 화내지 않고 생글거리는)

재인 : 아니, 누가 그렇대. 말이 그렇다는 거지. (차에 오르면서) 가자. 간만에 이쁜 짓 했으니까, 맛있는 거 사줄께.

다현 : 뭐가 이쁜 짓인데요?

재인 : 약속안해도, 이렇게 알아서 오는 거. 내가 전화 안하면 코빼기도 안 비추더니...


재인 기분 좋게 미소지으면, 다현도 같이 픽하고 웃고.



#36. 공원


두 사람 도시락 먹고 있는.


재인 : 이거 정말 다, 당신이 만든 거야? 아니지?

다현 : 내가 했어요. 정말이예요.


재인 믿을 수 없는 얼굴이지만.


다현 : 진짜라니까. 현진이가 도와준 것도 싫다 그러고 내 힘으로 혼자 한거야.


재인 젓가락 들다말고 심각한 목소리로.


재인 : 못먹겠다.

다현 : 왜요? 감격했어요? 괜찮아요. 재인씨 먹으라고 해온거니까.

재인 : 아니... 이상한 맛이면 어떡해? 나 입 까다로운데.

다현 : 재인씨!


다현 발끈하면 재인 키득거리고.


재인 : 농담이야. 근데 왜 이런 기특한 생각을 다 한거야?

다현 : 그냥요... 재인씨한테 받기만 한 거 같아서요.... 난 하나도 해 준게 없잖아요.


다현 고백하듯이 중얼거리는. 그러면서 생글리고 웃는데.... 그럼 재인이 이상하고.


재인 : 왜 그래? 갑자기.

다현 : 뭐가요?

재인 : 왜 이렇게 생글거리고 웃는 거야?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

         이렇게 겁주지 말고 먹기 전에 얼른 말해 내가 해명할테니까.

다현 : 찔리는 거 있나 보지요? 난 암말도 안 했는데.

재인 : 누가 찔려. 당신이 이상하니까 그렇지.

다현 : 하! 간만에 착하게 마음먹고 웃어줬더니 겨우 한다는 얘기가 이상해에요.

재인 : 그러게 왜 갑자기 그런 마음을 먹냐구? 무슨 일 있어?

다현 : 아니요... 좀 예쁜 척하고 살아볼라구 그랬는데 틀렸어요. 아무튼 도움이 안돼요.

재인 : 그게 무슨 소리야?

다현 : 그런게 있어요.


다현 커피 홀짝이며 궁시렁 거리는.



#37. 레스토랑


태하 현진 식사 끝나고, 차마시는.


현진 : 정말, 태하씨는 내가 불쌍한가봐요?

태하 : ?

현진 : 때 되면, 나 밥 먹이는 게 일이잖아요.

태하 : 시간도 잘 안내주면서 그런 얘기 하지 말아요. 그리고 말했잖아요. 불쌍해서 이러는 거 아니라고.

         현진씨는 아직 일지 몰라도 난 지금 사랑 중입니다.

현진 : 태하씨. (자기는 아직 아니라는 말 하고 싶은데, 태하 얼른 말 자르는)

태하 : 같은 마음 되달라고 조르고 있는거 아니에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그것까지 뭐라고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태하 진심인 것 처럼 보이고, 현진 어쩐지 마음 약해지는.



#38. 다현 집앞


태하 차 서고. 현진 내리면. 태하 같이 따라 내리고.


현진 : 들어가세요.


현진 고개 숙이고 가려고 하면 태하 얼른 현진 부르는.

 

태하 : 잠깐요.

현진 : ?


태하 차 트렁크에서 강아지 인형 커다란 거 꺼내서 안겨주는.


태하 : 키우는 건 못해도, 데리고 있을 수는 있어요.

현지 : ... 고마워요... 이런거 처음 받아봐요.


현진 감격하고, 태하 가만히 웃고.


태하 : 나도 처음 사봤어요.

현진 : 나중에 저도 하나 사드릴께요. 태하씨도 안 키워봤다고 그랬잖아요.

태하 : 난... 이제 강아지 같은 거 필요 없어요. 사람 사랑하는 일이 더 마음에 듭니다.


현진 태하 고백에 고개 숙이면... 태하 할말 고르고 있는.


태하 : 현진씨.

현진 : ...

태하 : 혹시... 혹시.. 나중에라도...나중에 힘들 일 있더라도, 지금 이 순간 내가 진심이라고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현진 : ?

태하 : 지금 나 진심입니다. 알았들었어요? 나 진심이에요.


태하 또박또박 말하는 현진 자기도 모르게 고개 끄덕이는.



#39. 혁주 사무실


태하 들어오면 수영 타박하는.


수영 : 너 요새, 매일 뭐하느라 이렇게 바빠? 사무실도 비우고.

태하 : ...

수영 : 재인이는 약혼이다 뭐다, 정신없이 움직이는데, 너 이럴 때 이러고 딴 짓이나 하고 다니면 돼?

혁주 : 여보, 흥분하지 말아요. 태하도 생각이 있겠지요.

태인 : 재인이가 약혼한다면, 그거까지는 못막아요. 우리 소관이 아닙니다.

수영 : 재인이가 한주화학이랑 가까운 걸 알았으면 미리 손을 썼어야지. 얼마나 아까운 집안인데...

태하 : 아무리 아까워도 할 수 없어요.

수영 : 태하야!

태하 : 어머니, 이번일은 저한테 맞겨두세요. (태하 일어서서 나가면)

수영 : 태하가 아무래도 이상해요.

혁주 : 뭐가 이상해요. 아무렇지도 않은데...

수영 : 아니, 재인이 얘기가 나왔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잖아요.

혁주 : 다, 자신이 있으니까 그런거에요.

수영 : 그런가요.

혁주 : 그럼요. 태하 당신 닮았어요. 잘 할테니까 걱정 말아요.



#40. 형준 사무실


두 사람 얼굴 바라보고.


재영 : 우리 오빠, 이상해.

형준 : 뭐가 이상해.

재영 : 입으로는 (주희는) 아니라고 그러면서 정정 보도 않내는 거 보면 이상하잖아.

형준 : 뭐하러 그런 걸 내. 당사자가 아니면 아닌거지.

재영 : 주식이 오르잖아. 나중에 약혼한거 아니라고 그러면 그땐 도덕성 시비 걸릴 위험도 있어.

형준 : 너 별걸 다 걱정한다. 그건 회사에서 알아서 할 일이야. 니가 걱정할게 아니라.

재영 : 우리 오빠 일인데 걱정이 왜 안돼. 오빠 정말 주희한테 관심 없는 거야?

형준 : 넌 그날 보고도 모르냐. 재인이 씩씩대는거.

재영 : 정말 아닌데... 왜 정정 기사를 안내? 할아버지도 가만히 계시고.

형준 : 그야, 그 선생님이랑 계약... (아차 싶어서 입 다물지만 재영 벌써 들었고)

재영 : 계약? 그게 뭔데?

형준 : 그런게 있어. 못들은 거로 해라.

재영 : 가만... 그럼 할아버지가 그 선생님 만나라고 해서 오빠가 계약하고 만나는 거야? 응? 그런거야?

형준 : 넌 평상시는 둔한 애가 왜 이럴때는 머리가 잘 돌아가니. 모르는 걸로 해. 소문나봤자 좋을 거 하나 없는 거야.



#41. 커피숍


다현 얌전히 앉아서 재인 기다리는데. 전화 울리는.



#42. 재인 오피스텔 + 커피숍


재인 : 안되겠다. 아무래도 거기 못가겠어.

다현 :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재인 : 응. 지금... 국제 컨퍼런스 건으로, 에이전트 전화 기다리고 있어. 꼼짝도 못해.

다현 : 그렇게 바쁘면 다음에 만나요.


다현 순순히 다음에 보자고 하면 재인 푹하고 한숨 쉬는.


재인 : 김다다. 오늘 못보면 또 일주일 못 만나는데, 그런 얘기가 나와?

다현 : 그럼요?

재인 : 당연히 내가 갈게요. 이래야지. 그걸 꼭 내입으로 가르쳐 줘야 하는 거야?


재인 투덜거리는 목소리에 다현도 곤란한데.


다현 : 거길 어떻게 가요?

재인 : 택시타고 오면 되지.

다현 :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요. 재인씨 집엘 내가 왜 가요?

재인 : 왜 못와. 안 잡아 먹을게 와.

다현 : ...



#43. 재인 오피스텔


재인 전화기 귀에 꽂고, 문 열어놓는. 컴퓨터 바라보면서, 서류 넘기며 자판 두들기는.

벨 소리 들리는.


재인 : 들어와. 문 열렸어.


문소리 나면.


재인 : 어, 잠깐만 기다려. 메일 하나만 보내면 돼.


이러는데 뒤에서 허리에 팔 두르는. 바라보면 주희고.


재인 : 야, 너 뭐하는 거야? 이거 안 놔.


재인 뿌리치며 인상쓰면.


재인 :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니가 여길 왜 와?

주희 : 오빠 때문에 왔어요. 내 마음, 그렇게 몰라요.

재인 : 몰라. 알고 싶지도 않아. 조용히 말할 때 돌아가.

주희 : 그 선생 때문에 이러는 거에요?

재인 : 한주희, 니 일이나 알아서 해. 남의 일 간섭하지 말고 너랑 틀린 사람이야.

주희 : 그래요, 신기할 수도 있어, 우리랑 사는게 틀리니까 신선해 보이고.

         그런데, 결혼해서 살면서도 그 마음이 계속 갈 것 같아.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재인 : 후회를 해도 내가 해.

주희 : 감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봐요. 오빠한테 무슨 문제가 있어도 난 해결할 수 있지만

         그 여자는 못해. 학교만 다니던 평범한 여자가 오빠네 그 큰 살림을 제대로 할 수 있겠어.


재인 상대하지도 않는 분위기고.


주희 : 오빠, 어머니도 고생한 거 보고도 몰라. 그 여자한테도 그거 못할 짓이야.


어머니 얘기에 재인 얼굴 정말 화나는.

 

재인 : 너 주제넘는다. 니가 하는 생각, 난 안해봤을거 같아? 다 생각한 일이야.

주희 : 그래도, 그래도 그 여자가 좋아?

재인 : 그래, 그래도 그 여자가 좋아. 고생을 해도, 같이 할거고.

주희 : 뭐하러 고생을 하냐고? 난 그 여자보다 훨씬 오빠한테 해 줄 수 있는게 많아.

재인 : 난, 니 도움 필요없어. 필요한 사람한테 베풀고 살아. 여기 와서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가.



#44. 오피스텔 현관


다현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누르는.



#45. 재인 오피스텔 앞


해드폰 들고 전화하려는데, 문 살짝 열려 있는.



#46. 재인 오피스텔


주희 : 내가 그 여자보다 못한게 어딨어? 내가 부족한 게 뭐야?

재인 : 그 여자보다 내가 더 많이 부족해. 그래서 난 그 여자 아니면 안돼.

주희 : 오빠... (눈에 눈물 고이는데)

재인 : 울지마. 난 지 뜻대로 안된다고 아무데서나 우는 여자 더 질색이야.

주희 : 오빠, 너무 해요...


하는데 주희 재인 품에 거의 안겨들다시피 하고 재인 떼어 놓는.

문 열고 들어가면 주희, 재인에게 안기다시피 있는.

다현 열 받지만 표정관리하고, 조금 크게 헛기침하는.


다현 : 다 끝났어요? 아니면 좀 나갔다 들어올까요?

재인 : 다다야. (상황 안 좋으니까 얼른 변명하지만 버벅거리는) 저기... 오해하지마. 주희 잠깐 들린 거거든... 온지 얼마 안됬어.

다현 : 알아요. 오해 안 해요.


다현 담담하게 얘기하면 재인 휴하고 한숨 쉬고,

주희 약오르는 재인 팔짱끼다시피 하면서.


주희 : 오해 안해요? 이 사람 내 약혼자에요.

재인 : 한주희! 너 왜이래?


재인 얼른 손빼면서 발끈하지만 다현은 그냥 담담한 얼굴로 재인한테 묻는.


다현 : 괜찮아요. 재인씨... 근데 정말 약혼했어요?

재인 : 약혼은 무슨..


재인 코 웃음 치면 주희 약오르지만 꾹 참고.

 

다현 : 들었지요. 이 사람 약혼 안했대요.

주희 : 요새 선생님은 신문도 안 보고 사나봐요.

다현 : 글쎄요. 신문에는 주희씨보다 내가 먼저 났을걸요. 혹시 약혼식 했어요? 약혼반지는 아직인 거 같고.


다현 주희 의도적으로 바라보면 주희 할 말 없고.


주희 : 앞으로 할 거예요. 이미 집안끼리는 허락한 사이에요.

다현 : 그것도 곤란할텐데. (재인 얼굴 한번 보고 웃으며) 재인씨랑 나랑, 벌써 도장 꽝꽝 찍은 사이라서.

주희 : 무슨 뜻이에요? 오빠 이 여자가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야?


재인 한걸음 나와서 다현 어깨에 팔 떡하니 걸치고. 그러면서도 다현 때문에 웃음 삼키고.


재인 : 맞아. 이 여자 말이. 우리 이미 도장 꽝꽝 찍은 법적인 관계야. 나 꼼짝도 못해.


주희 약간 혼란스럽고.



#47. 오피스텔 앞 공원


다현 화 나있고, 재인 다현 눈치 살피는.


재인 : 난 결백해.

다현 : 결백해 보이더군요. 그 여자가 아주 책하고 안겨있던 걸요. 약혼한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아예 안고 다니나 보지요.

재인 : 주희가 갑자기 안긴거야.


다현 소리 안 높이고 새침하게.

 

다현 : 그걸 어떻게 믿어요? 난 내눈으로 본 것만 믿어요. 난 선도 못보게 하더니만 재인씨는 맨날 이렇게 딴짓하고 다녔어요?


재인 픽하고 웃으면서.


재인 : 내가 바보야? 나 머리 좋아, 당신 몰래 딴짓하고 싶으면 이렇게 어설프게 안 해.

다현 : 그래요? 그럼 다른 날은 이렇게 안하고 아주 완벽하게 하나 보지요?


재인 픽 웃으면. 다현 기분 나쁘고.


다현 : 뭐에요? 왜 웃어요. 무슨 의미에요?

재인 : 그럼 결혼할래?

다현 : 뭘해요? 그럼 그 여자랑 정말 약혼했어요? 결혼할 거에요?

재인 : 아니, 주희 말고. 나랑 말이야. 나랑 다현이랑.

다현 : ...

재인 : 지금 나 못믿는 거니까 이러는 거잖아. 그러니까 믿게 해줄게. 결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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