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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1%의 어떤것] 1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3.30|조회수701 목록 댓글 0

[1%의 어떤것] 15











#1. 작은공원


다현 : 뭐에요? 왜 웃는 거에요. 무슨 의미에요?

재인 : 그럼 결혼할래?

다현 : 뭘해요? 그럼 그 여자랑 정말 약혼했어요? 결혼할 거에요?

재인 : 아니, 주희말고. 나랑 말이야. 나랑 다현이랑.

다현 : ....

재인 : 지금 나 못믿으니까 이러는 거잖아. 그러니까 믿게 해줄게. 결혼하자.


재인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재인 : 왜 날 못 믿는데?

다현 : 혼자 사는 집에 여자가 들락거리는 남자를 어떻게 믿어요? 내가 믿을 수 있게 조신하게 행동 좀 해봐요.

         그럼 한번 속는 셈 치고 믿어볼테니까.

재인 : (어휴..) 남자가 결혼하자고 그랬는데 겨우 한다는 얘기가 속는 셈 치고 믿어봐야?

         그런거 물어볼 때 대답은 예스 아니면 노인거 몰라.

다현 : 결혼하자고 프로포즈 하려면 주위 여자들 정리하고 나서 해야 하는 거 몰라요?


재인 궁시렁 거리는.... 다현은 새침하고.


재인 : 정리할게 있어야 하지. 그리고 우리 집에 여자 드나드는 거 그렇게 마음에 안들면 당신이 아예 안방 차지하고 있어.

         그럼 되잖아.

다현 : 네?

재인 : 결혼만 했다하면 난 꼼짝없이 유부남이야. 누가 얼씬대겠어. 마음 편할 거 같지 않아?

다현 : ....

재인 : 난 진심이야.


다현 가만히 재인 바라보는.



#2. 규철집 앞


주희 차 세워 놓고 이야기하고 있는 주희, 재영.


주희 : 계약서? 뭐야, 그럼 그래서 그 여자 만나는 거야?

재영 : 형준이 오빠말로는 그런 가봐.

주희 : 어쩐지.. 오빠가 왜 그 여자를 만나나 궁금했어. 그래서 그랬구나. 법적인 관계가 그거였구나..

재영 : 뭐? 무슨관계?

주희 : 그런게 있어.

재영 : 앞으로 어떡할거야? 오빠는 정말 진지한 거 같은데.

주희 : 어떻게 하긴. 결혼 추진해야지. 너 내편 되줄거지.


재영 가만히 주희 바라보고 있다가 고개 끄덕이는.



#3. 레스토랑에서 다현 집앞까지 (현진과 태하 데이트)



#4. 남산공원


다현 한 계단 위에 서 있고, 재인 밑에 서서.. 키 맞아서 두사람 눈 마주치는.. 사람들 지나가고.


재인 : 자. (재인 눈 감고)

다현 : 뭐에요? 뭐하는 거에요?


다시 재인 눈 뜨고.


재인 : 믿게 해 달라면서. 내가, 한 눈 안팔고, 당신만 바라보고 있다는 거.

다현 : ....

재인 : 우리 종이에 도장찍는건 할만큼 했고, 이제 사람들 앞에서 증명하는 방법 밖에 없잖아.

다현 : 뭘 증명해요?

재인 : 내가 진심이라는 거. 난 가만히 서 있을테니까 이제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

다현 : 네?

재인 : 큰 소리로 고백을 하던지 입을 맞추던지.. 당신 마음대로 하라고.

다현 : 입을 맞춰요?


재인 눈감고 기다리는.


재인 : 뭐해, 빨리 안하고.

다현 : 재인씨.. 설마.. (재인 한쪽 눈 뜨고 인상쓰는)

재인 : 세상사람들한테 다 보여주고 싶어? 이런 기회 다신 없을거야.

         나 이런거 끔찍하게 싫은데 지금 당신 때문에 참고 있는거니까.

다현 : 미쳤어요?

재인 : 안미쳤어.


다현 기겁해서 내려가면 재인, 에이하고 어깨 잡아세우고.

사람들 지나가는데. 이마에 입 맞추는..



#5. 남산공원 벤치


재인 조금 침묵하다가 조용히 이야기하는.


재인 : 우리 아버지.. 나 아홉 살때 돌아가셨어. 남들같은 가족을 가져본건 딱 9년이야. 그나마.. 생각나는 시간은

         문득문득 어렴풋한 기억 뿐이고.

다현 : ....

재인 : 이규철 회장(의) 손자라고 그래도 부족한거 없이 자랐는데.. 계단 많은 언덕 코빼기 집은 가끔 생각이 나.

         다른 건 다 기억이 흐릿한데..

다현 : 거기서 살았어요?

재인 : 응. 골목길 막 뛰어가면 계단이 나와. 계단 올라가면 또 언덕이 나오고.. 그.. 골목길 안에 우리 집이 있어.

         저녁때 되면 엄마가 날 부르시고.. 가끔은 아버지가 손에 뭘 들고 들어오시고. 재영이 맨날 울고..

         개짓는 소리 들리고.. 밤에는 하늘에 별이 총총하고.. 뭐 이런 것들.

다현 : 우리 집이랑 비슷하네요. 언덕에 있고 하늘이랑 가깝고.. 가끔 개짓는 소리도 들리고.

재인 : 그래. 그런 거 같다.


재인 기억 속에 있으면 그런 재인 바라보던 다현 어쩐지 애틋하지고.


다현 : .... 재인씨.

재인 : 응? 왜에 또?

다현 : 그냥요. 재인씨 이뻐서요.

재인 : 이봐. 남자한테 이쁘다는 거 욕이야.

다현 : 그래도 힘들었을텐데 그 성격에 안 삐뚜루 나가고 똑바로 살아줘서 착해요.

재인 : 점점.. 정말 선생님이네.


재인, 다현 마음 알고 피식 웃으며 농담하는.


다현 : 나, 선생님 맞아요.


다현도 농담으로 말 받고.



#6. 재인 주방


식탁위에 한과상자 예쁘게 놓아진.


선희 : 이걸 정말 니가 다한거야?

주희 : 어때요? 어머니. 괜찮아요?

선희 : 너무 이뻐서 먹지도 못하겠다.

주희 : 엄마 없이 자라서 음식하나 제대로 못한다 이런 소리 듣기 싫어서요. 요리하나 정도는 잘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저 아무래도 소질 있는거 같아요.


주희 담담하게 얘기하지만, 선희 어쩐지 연민같은 감정 생기고.


재영 : 이 정도면 전문적으로 나가도 되겠다.

선희 : 너도 감탄만 하지 말고 좀 배워. 정말 솜씨 있네. 그냥 두기는 재주가 아깝네.

주희 : 아직 멀었어요. 전 욕심이 많은 가봐요. 다 잘 하고 싶어요. 나중에.. 누구한테도 흠 잡히고 싶지 않아요.

선희 : 누가 주희 데리고 갈지 복받은 사람이다.

주희 : 그래서 말씀인데 어머님.. 어머님께서 재인오빠 좀 설득해주세요.

선희 : 내가 무슨 힘이 있어야지.

주희 : 재인오빠, 어머니 말이라면 무조건 듣잖아요. 회장님도 허락하셨구.

선희 : .... 그래도, 그런 중요한 문제는 본인이 선택해야지. 나랑 평생 살 것도 아니고.

주희 : 제가 마음에 안드세요?

선희 : 아니야. 그런거. 나무랄데 없다 생각하고 있어. 그래도 결혼은 당사자들이 알아서 해야지.

주희 : 어머니, 저 어머니한테 잘 할 자신 있어요. 오빠한테도 정말 잘 할 거구요. 도와주세요. 어머니.


선희 재영이랑 눈 마주치고 뭐라고 말하기 곤란한....



#7. 거실 규철


거실에 앉아있고 한과 펼쳐진.


선희 : 아버님.. 이거 좀 들어보세요. 주희가 해온거에요.

규철 : 음.. 맛있구만. 솜씨가 제법이네.

주희 : 고맙습니다. 회장님, 뭐 드시고 싶으신거 없으세요? 해올게요.

규철 : 이거면 됐네.. 그래, 어른들은 잘 계시고.

주희 : 예. 안그래도, 아버님이 회장님께 안부 전하라고 하셨어요.


하는데 동석 들어오고, 동석 주희 한번 바라보고, 분위기 살피는. 걱정스러운..


선희 : 어서 오세요.

재영 : 아저씨, 앉으세요.

동석 : 아니다. 회장님 뵈러 왔어.

규철 : 어서와. 나한테 할 말 있어서 온거야?

동석 : 예. 보고드릴 것도 좀 있고.



#8. 서재


동석 : 한회장댁에서 오냐오냐 키운 줄 알았는데.. 볼수록 참하네요.

규철 : 잘 키운거 같구만. 그래, (할말이) 뭔가?

동석 : 회장님.. 한주화학쪽에서 한번 뵙길 청하고 있습니다.

규철 : 날봐서 뭘하게? 혼사야 두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지.

동석 : 재인이 쪽에서 상대를 안하니까.. 그 쪽도 답답한 모양입니다. 이미 기사는 나왔고.


회장 가만히 생각하다 혀 끌끌차는.


규철 : 멍청한 녀석.. 결국 일을 여기까지 오게하는 모양이구만. 그럼 한번 날짜를 잡아보게.

동석 : 회장님, 그럼 보시겠다는 말씀입니까?

규철 : 그쪽에서 보겠다는데 내가 왜 피해?

동석 : 재인이 가만 안있을 겁니다.

규철 : 당연히 그래야지.

동석 : 예?

규철 : 바보가 아니라면.. 지금 상황이 어떤지 알아챌테고, 그럼 저도 급해지겠지.

         그리고 바보라면.. 내가 뭐하러 바보한테 다현이랑 회사를 맡겨야 하나.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



#9. 재인사무실


주희 들어와 있지만 재인 바라보지 않고.


주희 : 오빠.. 할 말 있어요.

재인 : 난 너랑 할 말 없어.

주희 : (앉고) 오빠.. 우리 이런 사이 아니잖아요. 내가 오빠한테 그렇게 죽을 죄 지은 거 아니잖아.

재인 : ....

주희 : 무조건 아니라고만 하지말고 내 얘기도 좀 들어봐줘요.


주희 진지하고, 그때야 재인도 주희 바라보는.


주희 : 내가 언제부터 오빠 생각했는지 알아요?

재인 : ....

주희 : .... 우리 엄마 돌아가셨을 때, 내 손잡고 내 옆에 있어준 사람,

         사업에 바빠 엄마 장례식에도 늦게 도착한 우리 아버지가 아니라 오빠였어요.


재인 멈칫해서 주희 바라보면, 주희 씁쓸하게 웃는.


주희 : 알아요. 오빤, 그냥 불쌍해서 잡아준 거라는 거. 그래도.. 나한테는 아니었어. 오빠 손.. 내가 잡아본 손 중에서

         가장 따뜻한 손이었어요. 그때부터 계속 오빠만 바라만 봤어요.

재인 : 주희야.

주희 : 여기서도 공부할 수 있었는데 굳이 미국까지 간거 오빠때문이야. 오빠가 하는 거라면 나도 해야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정말 괜찮은 여자 되고 싶어서.. 뭐든지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했어.

         오빠 옆에 나란히 서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그래도 안되는 거에요?

재인 : 난 널, 재영이 친구 이상으로 생각해 본 적 없어. 재영이 아끼는 거처럼 너도 잘됐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게 동생 이상은 아니야.

주희 : 감정이라는게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는 건 아니잖아.


주희는 애원하지만 재인은 담담하고.


재인 : 한십년 이십년쯤 살다보면 조금은 변하겠지. 흐릿해지고. 그래도.. 달라지진 않을거야.

주희 : ....

재인 : 주희야. 나, 니가 생각하는 거처럼 좋은 사람 아니야.

주희 : 오빠,..

재인 : 그래, 난 니 오빠다. 그러니까 그 이상을 나한테 바라지마. 내가 해줄 수 있는 거, 딱 거기까지니까.


재인 너무 단호하니까, 주희 어쩌지 못하고 가슴만 아픈.



#11. 재인 거실


선희 : 솔직히 전 주희쪽이 낫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동석 : 한주화학이 욕심나십니까?

선희 : 그것보다는.. 재인이 아버지 그렇게 일찍 간거 내 탓이지 싶어 항상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요.

동석 : 그런 말씀이 어딨습니까? 그 친구가 선택한 일입니다.

선희 : 알아요. 그래서 그 사람.. 자기가 선택한 일이라 아뭇소리 않하고 혼자 몸으로 고생만 하다가 갔어요.

         재인이 아버지.. 아무것도 없는 여자 만나서, 맨손으로 정말 밑바닥부터 시작 했어요.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없고,

         등비빌 언덕도 되주지 않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우리 친정이라도 넉넉했으면.. 그 사람 그렇게 안갔을 거에요.

동석 : 누가 도와준다고 해도, 그 손 잡았을 사람 아닙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그 친구 성격.

선희 : 모르시는 소리에요. 도와줄 사람이 있는데 아쉬운 소리 안하고 참는거랑.. 아예, 없는 거랑은 틀려요.

         그 사람 내색은 안했어도 정말 힘들어 했어요.

동석 : ....

선희 : 전 재인이까지 그런 고생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동석 : 재인이, 하고는 상황이 다르지요. 재인이 약한 녀석 아닙니다.

선희 : 그래도 옆에 힘이 되주는 사람이 있으면 훨씬 편해져요. 만약에 무슨 일이 있어도

         주희가 (재인이) 옆에 있다는 거만으로도 든든할거에요.

동석 : 그렇기야 하지만.. 재인이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도 잘할 겁니다.

선희 : 그거야. 아무것도 몰랐을 때 얘기지요. 어찌 어찌, 지금 만나고 있는 여자랑 결혼을 한다해요..

         그 아가씨도 나만큼 힘들거고.. 재인이도 쉽진 않을거에요. 두 사람 다 힘들다면.. 주희편이 좋겠다 싶어요.

동석 : 흠.. 그래도 지금 재인이 만나보고 있는 사람도 한번 보시고 결정하세요. 회장님이 그냥 고르신 건 아닙니다.


동석 이야기에 선희 얼굴 바라보는.



#12. 재인사무실 + 다현방


다현 : 공평이요?

재인 : 그래, 공평.. 맨날 당신이 노래부르고 다니는 그 공평.

다현 : 그래서 어떻게 하자구요?

재인 : 뭘 어떡해? 난 당신 부모님 다 만나고, 거기다 계약서까지 썼어. 그러니까 당연히 다다도, 우리집 식구 만나야지.

다현 : 그때 인사드렸잖아요.

재인 : 그거말고. 정식으로 말이야. 세상사람도 이제 우리 사이 다 알잖아.


다현 난감한데.


재인 : 이봐, 왜 대답안해? 우리 어머니 안 볼 거야?

다현 : ....



#12-1. 다현방


옷장 뒤집어서, 옷 찾고 있는 다현.


현진 : 뭐하는거야?

다현 : 입을게 하나도 없어.

현진 : 무슨 일인데 니가 옷을 찾아? 교생실습 다시 나가는 것도 아니고 너 그런 거 별로 신경 안쓰잖아.


다현 현진 바라보면서 푸하고 한숨 쉬는.


현진 : 어쭈. 이제 한숨까지. 왜 무슨 일이야?


(화면 바뀌고)


현진 : 옷 찾아 입기 전에 할게 있어.

다현 : 뭐?

현진 : 니 마음.


다현 무슨 뜻인지 아직 몰라 현진 바라보고.


현진 : 재인씨 쪽에서 너 소개시킨다고 나서는 거 보니까 재인씨는 마음 굳힌 거 같고, 그럼 넌 어때?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거야?


다현 대답 못하고, 현진 일어서는.


현진 : 알았어. 옷이나 찾아보자.

다현 : 더 안물어봐.

현진 : 대답 못하는거 보니까 알겠는데 뭘.. 재인씨나 너나.. 그렇게 둘다 입 꾹 다물고 있으면 사랑표현은 어떻게 하니.


현진 짓굳게 웃고, 다현 살짝 얼굴 피하는.



#13. 거리


음식점 들어가기 전 차안에서 내리면서. 다현 긴장하고.


다현 : 괜찮아요?

재인 : 음..

다현 : 왜요? 이상해요?

재인 : 화장이 좀.. (진해.. 농담인데 다현인 기겁해서 주위 둘러보는)

다현 : 그럴 줄 알았어.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재인 : 어디가?

다현 : 화장 고치러 가야지요. 이상하다면서요.

재인 : 이뻐. 농담이야.

다현 : 예?

재인 : 예쁘다구. 그냥 한번 놀린거야. 들어가자.



#14. 음식점 (한정식집)


재인 : 어머니, 이 여자에요. 요즘 제 속 팍팍 썩이고 있는. (이러는데 다현 깜짝 놀라서 툭치고)

다현 : (재인씨!) 저번에 제대로 인사 못드렸습니다.

선희 : 괜찮아요. 정식으로 인사온 것도 아니었는데 뭘. 바쁜데, 내가 보자고 해서 미안해요.

다현 : 아니에요. 제가 먼저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15. 혁주사무실


태하 문열고 들어오면, 수영 얼굴 굳어진채로 태하 기다리고 있는.


수영 : 너 요새 뭐하고 있는거야?

태하 : 어머니..

수영 : 재인이가 만나고 있는 여자, 학교선생이라더구나.

혁주 : 학교선생님? 의사가 아니었어?

태하 : ....

수영 : 니가 만나고 있는 그 여자는 누군거야?


태하 아무 소리 안하고 있으면..


수영 : 혹시, 너 그 의사라는 여자랑 사귀는거니? 그러느라 회사일 뒷전이었던거야?

혁주 : 여보, 잠깐 진정해요.

수영 :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요. 대답을 해봐. 그 여자가 뭐하는 여자고, 니가 왜 그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거야.

태하 : 이유가 있으니까 만나는 겁니다.

수영 : 이유? 무슨 이유? 너 지금이 어떤땐지 알고나 이러는 거야? 재인이는 한주화학하고 약혼을 했어.

         그리고 할아버지 유언장은 그대로고.

태하 : 알아요. 어머니,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저 여태, 성현그룹 보고 달려왔어요. 지금도 그래요.

수영 : 그럼 그 여자는?

태하 : 그 여자도 그 안에 있는 사람이에요.


수영 태하 가만히 바라보다가.


수영 : 그래? 그럼 누군데?


태하 대답하지 않으면, 수영 이상하고.


태하 : 저 믿고 그냥 두세요. 제가 알아서 할테니까.


수영 열받았지만 태하가 워낙 확실하게 말하니까 그냥 태하 살피는. (태하 나가고)


수영 : 여보, 어떻게 생각해요?

혁주 : 뭐가요?

수영 : 태하 말이에요. 뭐 좀 이상하지 않아요.

혁주 :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요. 알아서 한다잖아요. 태하, 워낙 똑똑해서 이번일도 잘할 거에요. 걱정하지 마요.

수영 : 아무래도 이상해.



#16. 음식점


세사람 식사 다 마치고, 재인 전화오는.


재인 : 여보세요. 누가 업체선정을 그렇게 해요. 당연히 입찰 합니다. 이부장님.


하고 빽하고 소리지르면. 선희랑 다현이랑 재인 향하고 선희 잘됐다 싶어서.


선희 : 너 잠깐 자리 좀 비켜봐.

재인 : 예?

선희 : 시끄러우니까 나가서 얘기하고 오라고. 안그래도 우리끼리 할 얘기도 있으니까.

재인 : 잠깐만요. (전화기 막은 채로) 무슨 말씀 하시려구요?

선희 : 험한 소리 안해. 여자끼리 해야 할 말이 있어서 그래.


재인 선희, 다현 얼굴 번갈아 바라보는, 다현 살짝 고개 끄덕이며 작게 중얼거리는.


다현 : 괜찮아요. 재인씨.


재인 나간 상태에서.


선희 : 우리 재인이가 여자를 만난다고 해서, 어떤 아가씨일까 궁금했어요. 저번에 잠깐 보긴 했지만.. 얘기도 제대로 못했고.

다현 : 죄송합니다. 먼저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선희 다현 바라보면서 말 고르는.


선희 : 혹시 재인이한테 나랑.. 재인이 아버지 얘기 들은 적 있어요?


다현 고개 끄덕이는.


다현 : 네.. 말씀 놓으세요.

선희 : 내가 재인이 아버지하고 결혼할 때 아가씨랑 같은 조건이었어요. 난, 평범하고 그 사람은 부잣집 외아들이었고,

         집안 반대 무릎쓰고 결혼한 얘긴 들었을거에요.


다현 고개 끄덕이면.


선희 : 그 사람 하나만 믿고 결혼했어요. 그땐 정말 사랑만 있으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숨골라, 다현이 바라보고) 솔직히 살면서 힘들어요. 벌써 삼십년도 넘은 이야긴데.. 지금도 쉽지 않아요.

다현 : 어머니.

선희 : 평생 힘들거란 각오하고 재인이 만나야 할 거에요. 모임을 나가도 아는 사람도 없고, 아는 얘기도 아니고..

         누구를 마음놓고 만날 수도 없고. 그 사람 힘들어 하는데 도와 줄 방법도 막막하고 그런거.. 옆에서 다 보고 있는거

         참 힘들고 외로웠어요.


다현, 선희 눈빛 마주치면.


선희 :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내 딸 같아서 하는 얘기에요. 결혼하면.. 다 될 것 같지만 그때부터 훨씬 더 힘들어요.

         너무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결혼은 더 그래요. 잘 생각하고.. 그리고 나서 결정해요.



#17. 차안


재인 운전하면서 다현 얼굴 표정 살피는.


재인 : 아까, 어머니가 무슨 얘기했어?

다현 : 언제요?

재인 : 나 잠깐 나갔다 올 때 말이야.

다현 : 무슨 얘기는요. 재인씨 얘기지요. 고집 엄청 부린다고.

재인 : 그럴 리가 없어. 뒤에서 아들 욕 하실 분이 아니야.

다현 : 맞아요. 재인씨 아끼셔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셨어요.

재인 : 그런데 얼굴표정이 왜 그래?

다현 : 내 얼굴이 어때서요?

재인 : 걱정있는 얼굴이잖아.

다현 : 당연하지요. 그렇게 고집센 남자랑 지금 만나고 있는데 걱정이 안돼요.


재인 흘겨보고. 다현 미소 비슷하게 짓고. 그래도 마음은 아프고.



#18. 재인거실


재영 선희 눈치 슬쩍보면서 물어보는데.


재영 : 엄마, 그 여자 어때?

선희 : 참하더구나. 반듯하고.

재영 : 그럼 마음에 들었다는 얘기야? 그럼 주희는?

선희 : 마음에 들었다는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는 얘기지. (한숨 한번 쉬고)

재영 : 그냥 그런게 무슨 뜻이야?

선희 : 그저 사람 하나 참하고 반듯해서 이 집 살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니오빠 나중에라도 회사 들어와 일하려면, 여자 손, 많이 필요할텐데. 뒤에서 다 챙겨줄까 싶기도 하고.

재영 : 주희는 오빠 뒷바라지 정말 잘 할 거야. 걔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부터, 걔네 집안 일 주희가 챙겼거든.

         무슨 행사때도 주희가 나서서 준비하고.

선희 : 주희야.. 워낙 애가 야무지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재영 : 주희쪽이 훨씬 괜찮아. 조건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선희 : 그렇긴 하다만..



#20. 다현방


다현 내내 생각하는.


현진 : 왜그래? 그 집 어른이 너 마음에 안든대?

다현 : 아니.. 갑자기 겁이나서.

현진 : 응? 뭐가? 왜 시집살이 시키신대? .... 헤어지래?

다현 : 아니야. 그런거.. 좋은 분이야. 그런 말씀 안하셔.

현진 : 그럼 왜그래?

다현 : 재인씨.. 그 사람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사람인데.. 내가 옆에서 도와 줄 수 있는게 하나도 없어.

         재인씨가 살고 있는 세상 정말 내가 모르는 곳이야. 아빠가 저번에 얘기한게 다 맞는 거 같아.

현진 : 다현아.

다현 : 겁이나.. 현진아. 재인씨 하나 믿고 그런 모험을 해도 되나 생각이 들어서. 나.. 약았나봐. 어렵고, 힘든 일 닥치니까

         갑자기 피해가고 싶어졌어.

현진 : 정말 약았으면 그 유언장 얘기 처음 나왔을때 얼씨구나 하고 결혼했겠지.

         아마 그런 유언장 있으면 난 당장 결혼했을거야.

다현 : 아닐걸. 넌 머리 좋아서 이런 황당한 얘기 말도 못붙이게 했을걸.


다현 현진말에 피식하고 웃는. 현진은 진지한.


현진 : 머리가 좋은게 아니라 이기적인 거지. 난 너처럼 다른 사람 때문에 내 인생 놓고 거래 못해.

         아무리 내가 이뻐하는 학생이라도 내 인생 담보 삼아, 유학보낼 생각 못해.

         나한텐 유언장보다 니네 둘이 쓴 그 계약서가 더 황당했어.

다현 : 담보는 무슨.. 그러니까 정말 재인씨가 하는 말 같다. 담보 거래.. 이런거.

현진 : 무슨 말을 해도 재인씨 밖에 생각안나지?


놀리듯 이야기하는 말이지만 진심이고 다현 얼굴 피하는.. 현진 킥킥거리고.


현진 : 그사람 어디가 좋니?

다현 : 좋긴.

현진 : 그럼. 좋은 것도 아니면서 왜 그러는데?

다현 : 그냥.. 재인씨니까. 정말 성격 고약한데 이상하게 마음에 남아.


그러면서 미소 비슷하게 짓고.


다현 : 이거보다 더 나쁜거 볼 일은 없을 거 같다. 이런거. 이 사람이라면 좋을때도 좋겠지만..

         힘들때도 지금보다 더 많이 실망하진 않겠구나.. 뭐 그런 생각도 들고.

현진 : 재인씨보다 더 최악은 없다?


다현 고개 끄덕이는. 그러면서 킥킥거리고.



#21. 재인 거실


선희 : 상견례?

주희 : 상견례라기 보다.. 아버지가 회장님한테 신세도 많이 지셨구 저희 혼사문제도 있고.. 그래서 그냥 인사라도 드릴겸

         식사나 같이 하자는 거에요.

재영 : 천천히 해. 재인오빠 거기 안나갈 거야.

선희 : 그래, 상견례는 조금 이른 것 같다. 재인이가 마음을 굳히는게 먼저야.

주희 : 오빠 마음 굳히려면 어른들이 참견해주시는 수밖에 엇어요. 회장님은 아버지 부탁 거절하시지는 않으셨어요.

재영 : 진짜? 정말 우리 할아버지가 한회장님 만난다고 하셨어?


선희 정말인가 하는 얼굴로 주희 바라보고.


주희 : 지금 양쪽에서 적당한 날짜 잡는 걸로 알고 있어요.

재영 : 엄마.. 그럼 할아버지 허락하시는거 아니야.

선희 : 글쎄다. 우리한테는 아무 말씀 안하시니.. 알 수가 있어야지.

주희 : 저한테 반대는 안하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오빠 마음만 돌리면 돼요. 어머님이 한마디만 해주세요.

재영 : 맞아. 오빠, 엄마 말은 들을거야.

선희 : 니오빠가 쉽게 고집 꺽겠니? 그리고.. 할아버지가 약속을 정하셨으면.. 난 그 다음에나 만나기로 하자.

         아직 뭐라고 말씀 없으신데 한회장님 뵙기는 그래.

주희 : 어머님, 저 마음에 안드시는거 아니지요. 조금있다 날짜 잡아도 괜찮지요?

선희 : 그럼, 마음에 안들긴.. 주희가 왜 마음에 안들어? 그래도 어른들 계시니까 나중에 좋은 날로 잡자.

주희 : 네. 대신에 저희끼리 오붓하게 저녁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오빠 생일도 얼마 안남았잖아요.


갖고들 그럴까하는 얼굴이고.



#22. 백화점


다현 : 넥타이는 안돼.

현진 : 왜?

다현 : 넥타이는 여자가 남자한테 흑심있을때 선물한다고 하잖아.

현진 : 누가 그런 얘기를 하는데.

다현 : 우리 반 애들. 도망 못가게 목에 족쇄를 다는거래. 넌 내꺼니까 한눈 팔지말아라. (넥타이로 목조이는 장면 흉내내며)

현진 : 그렇게 좋은 얘기면 꼭 사야지.

다현 : 아니야. 아직 아무것도 결정난 것도 없는데 벌써부터 그런거 사주면 속보이잖아.

현진 : 벌써부터? 너무 늦었지. 양가부모님한테 인사까지 다하고, 밤도 같이 새고 들어온 사이에. 마음에 남는다며..

다현 : 유현진..

현진 : 그냥 사. 사고 싶잖아.


다현 현진 얼굴 보고 고민하는.

(화면 바뀌고) (쇼핑백 하나 들고 있는, 넥타이 파는 곳)


현진 : 정말 넥타이 안 살거야. 넥타이 핀으로 되겠어? 후회할텐데.

다현 : 바람 넣지마. 고민되니까.

현진 : 그러니까 지금 사. 이거 괜찮잖아.


현진이 넥타이 들어보이면 다현 고민스럽고. (이 넥타이 나중에 다현이 삽니다)

태하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내려오는 현진 발견하고 태하 얼굴 환해지는.

현진 태하 바라보면, 다현, 태하 한번 바라보고 현진 얼굴 바라보는.

태하 다현한테 살짝 묵례하고, 다현도 고개 같이 숙이고.


태하 : 어쩐 일이에요. 여기 오면 전화를 미리 하지 그랬어요.

현진 : 친구 선물 사러 온 거에요.

태하 : 다 골랐어요? 쇼핑 다 끝났으면 잠깐 차라도 마시고 가요.


다현 현진 얼굴 한번 보고. 현진 뭐라고 얘기하기 전에.


다현 : 이제 다 끝났어요. (현진 향해) 집에서 봐. (태하 몰래 조그만 목소리로) 나중에 다 불어.


다현 고개 숙이고, 태하한테 인사하는.



#23. 거리


백화점 주차장 걸어가면서.


태하 : 누구에요.

현진 : 친구에요. 특별한.

태하 : 친한 사인가보지요.. 집에서 보자는 걸 보면.

현진 : 네. 한집에 같이 살아요.

태하 : 그렇게 친한 사이면 인사시켜 줬어야지요. 식사라도 같이 하자고 할걸 그랬어요.

현진 : ....

태하 : 아직도 내가 부담스러워요. 못믿겠어요.

현진 : 그런거 보다.. 뭐라고 소개시킬까 생각하느라구. 타이밍을 놓쳤어요.

태하 : 뭘 뭐라고 그래요. 남자친구라고 하면 되지..

현진 : 남자친구 아니잖아요.

태하 : 그럼 제가 여자였습니까?


이말에 현진 어쩔 수 없이 웃어버리고.



#24. 기획조정실


주희 호텔 로비에서 전화하는. 유경 전화 받는.


유경 : 실장님, 회의 들어가셨습니다.

인규 : 실장님, 아직 안에 계시잖아.

유경 : (알아요. 근데) 그 약혼녀분이에요. 실장님이 없다라고 그러는.

이부장 : 우리 실장 정말 이상하네. 아니, 그 집안에 그 조건인데 왜 싫대요.

창수 : 그러게요. 전, 다른거 필요없고 미모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쁘잖아요.

유경 : 그게 왜빠지나 했어요. 이쁘면 단가.. 뭐,

인규 : 왜.. 그때보니까 성격도 좋던데. 예의바르고, 우리한테도 깍뜻했잖아.

이부장 : 그래도 우리 실장이 싫다면 싫은거에요. 자,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말고 미팅 준비나 합시다.

            안그럼 왕창 깨치고 오늘 또 새벽에 출근해야 합니다.



#25. 전철역거리


다현 전철역앞에서 시간 잠깐 보고.



#26. 재인사무실 + 호텔앞


다현 소핑백 하나들고 전화하는데.


재인 : 오늘?

다현 : 왜요? 바빠요?

재인 : 아니.. 집 식구들끼리 저녁먹기로 했거든.

다현 : 그래요? 그럼 할 수 없지요.


재인 어쩐지, 다현 보고 싶으니까. 이부장 소리 들리는. 실장님. 미팅시간 다 됐어요.


다현 : 바쁜가봐요. 나중에 전화할게요.

재인 : 아니, 잠깐만.. 다현이도 올래?

다현 : 예? 어딜요?

재인 : 우리집. 와라. 그럼 되겠다. 안그래도 할 말도 있는데.

다현 : 됐어요. 오늘은 가족하고 먹어요.



#27. 호텔앞 거리


다현, 핸드폰 접는데. 주희 호텔에서 나오는, 두사람 눈 마주치고.


주희 : 오빠 기다려요?

다현 : 아니요.

주희 : 회의 들어갔어요. 연락해도 전화 안될거에요.

다현 : 알아요. 금방 통화했으니까.


주희 표정 굳어지고.



#28. 커피숍


다현 : 미안하지만.. 난 주희씨하고 할 말도, 하고 싶은 말도 없어요.

주희 : 나도.. 이런 일 하고 싶지 않아요. 귀찮게 한다면 미안합니다. 하지만 그냥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 없잖아요.

         나한테도 중요한 일이에요.

다현 : ....

주희 : 오빠네 가족, 저 며느리로 인정하고 있어요. 오늘도 오빠 생일상 저보고 차리라고 하세요.


다현 재인 가족모임이라는 얘기 들었으니까, 가만히 있는.


다현 : 가족 모임이라는 얘기도 재인씨한테 들었어요.

주희 : 나도 계약얘기, 들었어요. 법적인 관계 회장님 유언장 때문이지요. 그 계약 언제 끝나요?

다현 : 이미 끝났어요.

주희 : ?

다현 : 이제 계약 아니에요. 계약서대로 하려고 했으면 우리 진작에 헤어졌어요. 아니니까 서로 만나고 있는거에요.


다현 진지하고, 주희 약간 놀라는. (내심 걱정스럽고)


주희 : 그럼 두 사람 이제는 진심으로 만나고 있다는 얘기에요?

다현 : 재인씨 하기 싫은 거 억지로 할 사람 아니에요. 나도, 보고 싶지 않은 남자 억지로 안만나요.


주희 정말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주희 : 두사람 좋아하는거 어쩌면 진심일지도 모른다는 거.. 그거 하나는 인정할게요. 그런데.. 사랑만으로 결혼해서

         끝까지 행복할 수 있는거 아니에요. 어차피 사람들 다 변하게 되있어요.

         지금 오빠가 무슨 생각이 들어서 이러는지는 몰라도 살다보면 또 달라지는게 사람이에요.

다현 : 그런 논리라면, 주희씨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요. 주희씨는 평생 변하지 않을 거 같아요?

주희 : 난 얼마든지 오빠한테 맞춰서 변할 자신 있어요.

다현 : 한쪽에서(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 두 사람이 행복해질 수는 없어요.

주희 : ....

다현 : 사람들 다 변하게 되있다고 그랬지요. 맞아요. 그런게 꼭 결혼을 해야만 변하는거 아니에요.

         재인씨랑 나.. 우리 지금 변하고 있어요. 그 사람도, 나도.. 서로한테 어울리게 변해요.

         아마, 결혼을 하면, 또 변하겠지만요.

주희 : 결혼이요? 두 사람이 정말 결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혼은 현실이에요. 그렇게 쉽고 만만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에요.

다현 : 쉽고 만만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우리 만나는 중에도 계속 어려웠으니까.

         (주희 얼굴 한번 바라보고 자기 마음 솔직하게 천천히 말하는) 주희씨가 말한 거.. 생각하면 솔직히 겁나요.

         우리가 진짜 많이 변하면 어떡하나.. 그런데 정말 중요한 한가지만 변하지 않으면 재인씨가 지금이랑 아무리 달라도,

         아무리 많이 변해도 난 괜찮아요. 서로 믿고, 사랑하고.. 그거만 있으면 난 참을 수 있을 거 같아요.



#29. 전철


전철 타고 가는 다현 머리 복잡하고.



#30. 재인집


재인 : 할아버지는요? 어디 나가셨어요?

선희 : 오래 간만에 친구분들 만나신다고 나가셨다.

재인 : 할아버지랑 밥한끼 먹기 어렵네요. 은퇴하신 분이 저보다 더 바쁘시네요.


주희 어머니 하고 부르는 소리에 재인 얼굴 굳어지고.



#31. 재인식당


선희 : 이거 다 주희가 한거야. 오늘 주희가 수고했다.

재인 : 솜씨 좋네..


재인 그냥 덤덤하게 칭찬하는.. 그렇지만 주희 표정 환해지고, 선희랑 재영도 눈 마주치는.


재영 : 그렇지 오빠? 전문가 선생님한테 일주일에 두 번씩 배웠대. 엄마, 나도 할까?

선희 : 이런건 타고 나야 해. 이 정도 하려면 그냥 배우는 걸로는 어림도 없어.


재영 살짝 눈 흘기는.


주희 : 오빠, 많이 먹어.


재인 쪽으로 음식 놓아주지만, 재인 부담스럽고.


재인 : 밥은 어머니가 하셨지요?

선희 : 응? 왜 이상해?

재인 : 아니요. 제 입맛에 딱 맞아서요. 어머니가 해준 밥 먹으려고 온 거에요. (주희가 아니라)


주희 금방 얼굴 표정 변하는. 분위기 금방 변하고.



#32. 다현네집


현진 얼굴표정 밝고.


현진 : 다녀왔습니다.

진만 : 그래, 요새 병원 일이 많이 바쁜가보다. 모처럼 집에 오는 날도 일찍 못오고.

미정 : 밥은? 먹었어?

현진 : 예..

미정 : 병원 밥 별로라며.. 집에 와서 먹지 그랬어. 준비해 놓을텐데.

현진 : 밖에서 먹었어요.. 친구랑.


친구라는 얘기에 서현, 현진 한번 바라보고.

 

진만 : 얼른 씻고 쉬어. 힘들겠다.



#33. 다현방


서현 : 들어가도 돼니?

현진 : 네. 오빠, 들어오세요..


서현 현진이 곁에 있는 강아지 인형 보고.


서현 : 그 사람 누군지 안보여 줄거야?

현진 : 누구요?

서현 :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 그 인형 사준 남자.

현진 : ....


현진 부정하지 않으면, 서현 웃으면서.


서현 : 이거 아니라고도 안하네. 섭섭하다.

현진 : 오빠.

서현 : 긴장하지마. 그런 의미로 한 얘기 아니니까.

현진 : 그런거 아니에요. 그래서 만나는 사람도 아니고.

서현 : 알아. 그래도 다다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둘다 언제는 오빠뿐이라더니 어느새 남자들은 만나는구나.

현진 : 오빠.. 난 오빠한테 그냥 여동생이지요.


현진이 진심으로 물어보면.. 서현도 멈칫하지만 진심으로 대답하고.


서현 : 아니, 아주 소중하고 이쁜 여동생이지. 그 친구 한번 꼭 보자.


현진 푹하고 한숨 쉬지만, 그렇게 힘든 얼굴은 아니고.



#34. 재인거실


재인 웃옷들고 일어서는데, 선희 재인 눈치 한번 보고.


재인 : 저 그만 가볼게요.

선희 : 재인아.. 잠깐 앉아봐.

재인 : 하실 말씀 있으세요?

선희 : 주희네서.. 상견례를 했으면 하신다는데.. 너 한가할 때.... (시간 좀 잡자)


재인 선희 얼굴 보고, 다시 주희 얼굴 바라보는.


주희 : 아빠가 오빠 편한 날자로 잡으래. 아무 때나 괜찮으시다고.

재인 : 안그래도.. 어머니한테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선희 뭘하는 얼굴이고.


재영 : 뭐 오빠? 응?

재인 : 저 다현이랑 결혼합니다. 다현이랑 의논해서, 적당한 날짜 잡겠습니다.

선희 : 재인아!

주희 : 오빠!

재인 : 주희 동생이상으로 생각해 본적도 없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일 없을 겁니다.



#35. 재인집앞


주희 쫓아 나오는데 재인 차에 올라타다 말고.


주희 : 오빠, 나랑 얘기 좀 해요.

재인 : 너랑 할 말 없어. 이런 일 그만했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들까지, 너한테 장단 맞추게 하지마.

주희 : 어머니랑 재영이한테 뭐라고 그러지 말아요. 그냥 내 욕심이었어. 오빠한테 내 손으로 만든 밥 한끼 먹이고 싶었어.

         그게 그렇게 화낼 일 아니잖아.


재인 담담하게 말하는. 인상쓰지 말고.


재인 : 그래서 화난 거 아니야. 니 마음 알지만 난 니가 해준 밥 편하지 않아.

주희 : 맛 없었어요? 입맛에 안맞았어요? 나 배울게. 어머니 손맛대로 해볼게.

재인 : 그런거 아니야. 맛있었어. 그런데.. 난 대충 삐져나오게 싼 김밥이 훨씬 더 마음 편해.

주희 : .... 그 여자가 해준 거.

재인 : 그래. 그 여자가 해준 거. 그러니까 그만하자. 우리.


재인 얘기에 주희 한숨 쉬지만.



#37. 다현방


다현, 재인 선물 사놓은거 한참 바라보다가 전화하는.



#38. 재인집 + 다현방


재인 : 어, 어쩐 일이야. 전화를 다하고.

다현 : 생일 축하해요. (별로 목소리 밝지 않은)

재인 : 알고 있었어? 난 안 올라온다고 그래서 모르는 줄 알았는데.

다현 : .... 맛있는거 먹었어요?

재인 : 밥만.. 밥은 맛있었어.


다현 열받는데. 재인 모르고.


재인 : 생일선물 안줘? 말로만 축하하고 끝이야.

다현 : 선물은 주고 싶은 사람 마음이에요. 그런걸 강요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재인 : 뭐야, 그래서 정말 안샀어?

다현 : 만나서 선물 사주려고 했는데 재인씨가 싫다고 그랬잖아요.

재인 : 내가 언제 싫다고 그랬어. 당신이 못올라온다고 싫다고 그랬지.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진짜 안살 수가 있니?


다현 넥타이핀 만지작거리면서, 퉁퉁거리는.


다현 : ....

재인 : 봐줬다. 어차피 돈되는거 생기기는 틀렸고. 그럼..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라.

다현 : 뭘요?

재인 : 무조건 예하기..

다현 : 네?

재인 : 그래.. 네. 한번만 토달지 말고 응 이라고 말해봐. 해봐. 네.

다현 : 네. 그거 쉽네오. 재인씨 말대로 돈도 안들고. (신경질나니까 여전히 툴툴거리고)

재인 : 좋아. 결혼하자!

다현 : 네?

재인 : 잘자. 끊어. 아, 생일선물 고마워.


이러고 그냥 전화 끊어버리면 다현 황당하고.. 재인 씩하고 웃어버리는..



#39. 재인사무실


재인 : 진짜 할아버지가 한회장님을 보시겠다고 그랬단 말이야?

형준 : 날자 잡으신거 같다. 어떡할거야?

재인 : 어떡하긴.. 두분이 만나건 말건 나랑 상관없어. 주희랑 어쩌고 싶은 생각 요만큼도 없으니까.

형준 : 그래도 지금 이 시기에 두분이 만나면 정말 결혼얘기 걷잡을 수 없게 돼. 빼도 박도 못해.


형준 진지하고, 재인 기가 막힌.


형준 : 니네 두 사람 문제만 아니야. 이제는 회사고 주식이고 성현이랑 한주랑 같이 움직이고 있어.

         니가 아무리 싫다고 그래도 이대로 일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너 정말 약혼을 하게 될지도 몰라.

재인 : 누가 약혼을 해. (하지만 심각하고) 우리 할아버지, 어디 편찮으신거 아니야?


형준 나무라듯이 이야기 하지만 재인 역시 답답한 상태이고.


형준 : 이재인. 혹시라도 정신 흐리신거 묻는 거라면 절대 아니야. 얼마나 정정 하신 분인데.

재인 : 정정하신데 왜 이러셔?

형준 : 정정하시니까. 회장님, 한주화학 싫어하실 이유가 없잖아.

재인 : 미치겠군. 일어나.

형준 : 왜?

재인 : 우리 할아버지랑 담판을 지어야 할 거 아니야. 다현이 놓고, 나 협상할 생각 조금도 없어.



#40. 규철 서재


재인 : 할아버지 왜 이러세요? 도대체 갑자기 이러시는 이유가 뭐에요?

규철 : 뭐가?

재인 : 다현이 놓치면 큰일난다고 밀어 붙일 때는 언제고 왜 지금 와서 이러세요?

규철 : 한주화학 아깝지 않으냐?

재인 : 안 아까워요.


규철 말떨어지자 마자, 재인 대답하면, 규철 혀 끌끌차고.


규철 : 사업하는 녀석이.. 대답이 너무 빠르잖아. 그렇게 어설퍼 생각하는 척은 해야 할 거 아니야. 여태 뭘 배운게야?

재인 : 생각할 가치도 없습니다.

규철 : 생각해봐.

재인 : 할아버지!


재인 목소리 커지니까, 동석과 형준 개입하는.


형준 : 재인아.

동석 : 이미 회장님, 한회장이랑 약속을 하셨다.

규철 : 너를 위해서 그렇고 다현이를 위해서도 그래.

재인 : 다현이 위하신다는 분이 한회장님을 만나세요?

규철 : 내가 다 시끄러운데.. 다현이네 집은 조용할 것 같아. 걔 마음은 편할 것 같니? 넌 어째 니 생각만 해.

         다현이 생각은 한번이라도 해본게야?

재인 : ....

규철 : 사내녀석이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베고 칼을 놔야 할 거 아니야. 이도저도 않게 뜨근미지근하게 이러고 있으니까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떠들어대지. 마땅치 않다.


재인 가만히 규철 바라보고. 결심하는.


재인 : 한회장님 만나는거 보류하세요.

동석 : 보류? 보류라면..

형준 : 재인아.

규철 : 가만들 있어. 그럼 지금 아니라도 나중엔 만나도 된다 이거냐?

재인 : 네. 저, 결혼하고 나서 만나세요. 그때까지만 기다리세요.


형준과 동석 결혼이라는 말에 눈 커지고. 재인 뒤돌아서 나가는.


규철 : 이 녀석아. 그게 언제야? 말을 해야 할 거 아니야. 약속을 연기하려면.

재인 : 금방입니다. 조금만 참으세요.


문 닫고 나가면, 형준 따라나가고

규철 좋아서 어쩔 줄 모르지만 표정관리 하는, 그런 회장 바라보며 동석도 겨우 안도의 미소.



#41. 재인 차안 + 전철 안


재인 : 나, 오늘 시간되는데..

다현 : 내가 안돼요.

재인 : 왜? 바빠?

다현 : 그럼 재인씨만 바쁜줄 알아요.

재인 : 왜 그래.. 또 삐딱하게. 내가 내려갈까?

다현 : 뭐하러요.. 난 바쁘다니까.



#43. 백화점


다현 넥타이 매장에서 넥타이 사는. 결심한 단호한 얼굴이고.



#44. 다현집 거실


재인 긴장하고 앉아있는데, 서현은 재미있고.

진만은 아래위로 훑어보고 바둑판 내놓는.


진만 : 바둑은 둘 줄 아나?

재인 : 요새 배우고 있습니다.

진만 : 여태 뭐하고 있다가 지금 배우나?

서현 : 아버지, 바둑 둘 줄 아는 젊은 사람 별로 없어요. 게임은 몰라도. 저랑 두세요.

진만 : 넌, 유창혁이 몇 살인줄 알고 하는 소리야.

재인 :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좀 주십시오.

진만 : 시간? 시간을 주면.. 앞으로 잘 할 자신은 있는거야?

재인 : 네.


하는데, 다현 들어오는.

다현 다녀왔습니다. 하고 인사하면 재인 집에 와 있고.


다현 : 재인씨?

재인 : 지금 몇시야? 몇신데 이제 들어오는거야!


하고 인상쓰는데, 진만 짝하고 노려보는. 할 수 없이 얼굴표정 관리하고.


진만 : 내가 얘 애비야. 자네가 아니라. 그래, 들어왔냐?

다현 : 네.

재인 : 흠. 뭐하고 이제 들어와. (조그만 목소리로 타박하는, 여전히 얼굴은 굳어있고)


미정 주방에서 부르는.


미정 : 여보, 식사준비 다됐어요. (다현과 서현 향해) 밥들 먹자, 와요 어서.


진만 서현 들어가면, 다현 재인에게 조그만 목소리로, 목소리 톤 별로 안좋고 삐딱한.


다현 : 왠일이에요? 여기까지.

재인 : 왠일은.. 어디갔었어? 전화도 안받고.

다현 : ....

서현 : 밥먹자. (주방에서 소리나는)

재인 : 있다 봐. (재인 다현 흘겨보면서 경고하는)


재인 들어가면, 그 뒷모습 향해 다현 입 삐죽이는.



#45. 다현 거실


재인 : 그럼 그만 가보겠습니다.

미정 : 가봐요. (마음에 드는 상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밤길이니까, 조심하구요.

재인 : 네, 맛있게 먹고 갑니다. 또 오겠습니다.

진만 : 이제 안 와도 되네. 몇 달만 지나면 계약도 끝이니까.


진만 툴툴거리는(악의는 없고) 목소리에. 재인 그냥 웃는.

현관 나서는데 다현 안따라 나서고. 재인 미적거리는. 할 수 없이 다현에게 말하는.


재인 : 잠깐 봐.

다현 : 늦었어요. 가요.


다현 매몰차게 얘기하고, 서현 그런 동생 조금 이상한데.. 그래도 재인 편 들어주는.

 

서현 : 따라가봐. 여까지 왔는데.



#45-1. 다현집 앞


재인 다현 기다리고 있으면, 다현 쇼핑백 손에 들고 문 열고 나오는.



#46. 다현 집앞 공원


다현 심술 잔뜩 나있는. 재인 이해할 수 없고.


재인 : 왜그래?

다현 : 뭐가요?

재인 : 왜 이렇게 삐딱하냐구. 오늘 왜 이렇게 늦었어?

다현 : ....

재인 : 말 안할거야?

다현 : 재인씨 선물 샀어요.. (그리고 재인 흘겨보는) 재인씨 때문에 미치겠어요.

재인 : 얼마나 비싼 걸 샀다고 미치기까지 해? 괜찮다니까, 난 선물 미리 받았잖아.

다현 : 누가 그래서 그래요?

재인 : 그럼 왜 그러는데?

다현 : 내가 자꾸 치사해지잖아요.

재인 : 뭐? 무슨 말이야? 알아듣게 얘길 해야 답을 해주지.

다현 : 어제 뭐했어요?

재인 : 어제.. 내내 사무실에서 일하고.. 저녁땐 식구들이랑 밥 먹었다니까.

다현 : 한주희씨도 재인씨 가족이에요?

재인 : 뭐? 어떻게 알았어? (재인 픽하고 웃다가) 그래서 이러는거였어.

다현 : 어떻게 알았건요.

재인 : 가니까 기다리고 있었어. 어머니가 아들 생일이라고 챙겨주는데 중간에 일어나서 나올 수 없잖아.

다현 : ....

재인 : 주희, 아무리 그래도 나한테 동생같은 애야. 그리고 이번 참에 확실히 얘기하고 했어.

다현 : 뭐라구요.

재인 : 뭐라긴. 사실대로 얘기했지. 결혼하고 싶은 여자 있다고.

다현 : ....

재인 : 어제 전화로 얘기한거 그냥 한번 헛소리 해본거 아니야. 우리 일도 이제 결론을 내자.


두 사람 얼굴 마주보고 심각한.



#47. 다현 집앞


재인 : 대답 안 해?


다현 재인 한참 바라보다가 선물 상자 건네주는.


다현 : 자요.

재인 : ?

다현 : 생일 선물이에요.

재인 : 이봐. 나 생일 지났어. 생일선물보다.. 대답해. 결혼 어떻게 할거야?

다현 : 이게 그거에요.

재인 : ?


하는데 태하 차 들어오는.

두 사람 뒤돌아보면, 차에서 태하랑 현진이 내리고 재인 태하, 발견하고 얼굴 굳어지는데.































첨부파일 1프로의 어떤것 15회.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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