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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1%의 어떤것] 2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3.30|조회수668 목록 댓글 0

[1%의 어떤것] 25











#1. 동석 거실


들어오는 동석과 형준.


형준 : 왜 재영이가 마음에 안드시는데요?

동석 : 내평생, 이씨집안 사람들을 위해서 일했어. 그런데 내 아들까지, 거기 들어가서 살게하고 싶지 않아.

         또 회장님이랑 사돈된다는 것도 어렵고.

형준 : 재영이는요? 재영이는 마음에 드시구요?

동석 : 재영이 자체야.. 그래도 며느리로는 생각 안해봤다.

형준 : 재영이, 잘할거에요.

동석 : 잘하고 못하고 문제가 아니야. 재영이, 우리집에 시집와도, 회장님 손녀딸이야.

         난 어느집 딸이 아니라, 우리집 며느리를 보고 싶어.

형준 : ....

동석 : 김동석이라는 이름 보다 성현그룹 김비서로 산 세월이 더 많아. 너도 그렇게 될거다.

         재영이랑 결혼하면 김형준이 아니라 이규철 회장 손주사위로 살게 될거야. 난 내 아들까지 그렇게 살게 하고 싶지 않다.

형준 : 그럼 지금까지 생활 후회하세요?


동석 고개 흔들고.


동석 : 내가 여태 열심히 산거에 대해서는 후회야 없지. 그래도 널 생각하면 쉽게 이 길을 가라고 하진 못하겠다.

         남들은 2인자니, 실세니 하지만.. 그게 그렇게 마음 편하고 좋은 일만은 아니야.

형준 : 전 아버지하고 다릅니다. 그분 그늘 아래 있는 거 아니에요.

동석 : 사람들 눈에는 다를게 없어. 학교 다닐 때 니가 고시 공부하겠다고 하는데 다행 이다 싶었다.

         사업에 관심 있어서 성현그룹에 들어왔으면 니가 아무리 잘해도, 니 힘이 아니라, 이회장덕으로 출세했다고 할테니까.

형준 : 아버지. 저 지금 변호사에요. 앞으로도 이 길 쭉 갈겁니다. 이회장님 덕 볼일 없어요.

         재영이랑 결혼하는 게 출세라고 생각지도 않구요.

동석 : 그러니까 더더욱 그렇지. 넌 아니라고 해도, 세상 사람들은 널 그렇게 안 볼거야. 그게 현실이야.

         너보다 먼저 살아본 사람이 하는 말이야. 애비 말도 들어.

형준 : (고개 숙이면)

동석 : 여자 아니라도 너 아직 해야 할 일 많은 나이야.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멀리 봐.

         하고 싶은 일, 하다보면 다른 사람 나타날거야.



#2. 재인주방


규철 : 이 친구는 왜 안와? 아침 거른데?

선희 : 재영아, 니가 갔다와. 아침 드시라고. (재영 나가면)

다현 : 저기..


재영 돌아서고.


다현 : 김비서님.. 오늘부터 집에서 (아침) 드시겠대요. 여기 오기 번거로우시다고.

규철 : 번거로워? 갑자기 그게 왜 번거로와졌대?


다들 이유 모르는.

재영 어쩐지 이상하고, 다현은 재영 안된.



#3. 재인방


재인 옷 입으면서, 다현도 가방 챙겨들고.


재인 : 당신은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다현 : 아가씨요?

재인 : 그래, 재영이랑 형준이.. 그런 낌새가 보이면 진작에 말을 했어야지.

다현 : 말하면, 두사람 갈라놓게요?

재인 : 당연하지. 둘이 어울리기나 해.

다현 : 왜 안 어울려요? 난 두 사람 참 어울린다 생각하는데...

재인 :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형준이같은 바람둥이한테, 순진한 재영이가 어울려? 딱 늑대와 빨간모자 소녀다.

다현 : 형준씨, 늑대 아니고, 재영씨도 애들 아니에요. 둘다 성인이니까 그만 간섭해요.

재인 : 그래도 안돼.



#4. 커피숍


재영 : 아침 먹었어?

형준 : 응, 선식도 괜찮더라.. 속상하니?

재영 : 응.. 아저씨가 반대하리란 생각은 안했거든.


재영 한숨 푹 쉬고. 옛날 일 생각하는.


재영 : 어렸을 때 오빠네 많이 부러웠어. 우리 집은 너무 외로운데.. 오빠네는 안그랬거든. 항상 셋이 같이 다니고 매일 웃고.

형준 : 넷이었지. 어딜가도 넌 안빠지고 꼭 끼었으니까.

재영 : 맞아. 정말 오빠 가족이 되고 싶었거든. 어머니, 나 끔찍이 이뻐하셨고.. 아저씨 나한테 아버지같은 분이었으니까.

형준 : 그래, 우리 엄마가 너 참 좋아했다. 그런데 왜 날 오빠로 안보고 남자로 본거야? 난 너 동생처럼 이뻐했는데..

재영 : 나한테 정말 좋은 오빠 한 명 있잖아. 그리고.. 가족같은 사람이 아니라 진짜 가족이 되려면,

         오빠랑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형준 : 이재영, 머리 좋다.

재영 : 그럼 뭐해. 아저씨가 날 가족으로 맞기 싫으시다는데.

형준 : 아버지. 무조건 반대하시는 분, 아니야. 우리 마음 말씀드리고 설득하면 이해 하실 거야. 그러니까 인상 좀 펴.


재영 그럴까 하는 얼굴이고.



#5. 동석거실


재영 : 아저씨, 왜 제가 마음에 안드세요?

동석 : 니가 마음에 안드는게 아니야. 듣기에는 섭섭하겠지만 난 널 내 딸같다 생각했지 며느리로 마음 먹은 적은 없다.

재영 : 딸같은 며느리는 싫으세요?

동석 : 그냥 딸이었으면 좋겠어. 딸같은 니가 며느리된다고 하면 복잡하고 힘들어져.

         형준이 그냥 오빠다 생각해. 그게 서로 좋아.


동석 진지하게 말하면, 재영 실망스럽고.



#6. 의국


(소말리아에서 선배로부터 온 메일 미리 만들어 놓을것)

(그림은 별이 쏟아지는 들판에 두 소년이 앉아 잇는 배경입니다)

서현 컴퓨터 화면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메일 화면 보이는.


현진 : 오빠, 안가요?


하면 서현 얼른 화면 끄고. 현진 향해서 웃는.


서현 : 이제 끝난거야? 오늘 저녁 오프지.


현진 고개 끄덕이고.


서현 : 그럼 얼른 가. 매제 또 차 대놓고 기다릴텐데.


현진 가려다가, 서현 살피는.


현진 : 무슨 걱정거리 있어요?

서현 : 아니. 왜?

현진 : 얼굴이.. 심상치 않아서, 정말 아무 일 없는 거지요?

서현 : 없어. 그냥 다른 생각 좀 한 번 해 본거야.


현진 약간 이상하지만, 그런가 하고.

서현 여전히 생각 많고.



#7. 다현 집앞


희진 쇼핑백에 책 잔뜩 들고 걸어가는.

서현 뒤에서 얼른 다가와 쇼핑백 들어주는데 무게에 놀라고.


서현 : 뭐에요? 이게. 뭔데 이렇게 무거워요?

희진 : 책이요. 공부하게요.


서현 가만히 희진 바라보고 희진 조금 머뭇리다가. 입열고.


희진 : 해보고 싶어요. 다른건.. 한번도 욕심 부린 적 없는데 공부는 한번 해보고 싶어요.

         사는거 너무 바빠서 학교도 대충대충 다녔거든요.



#8. 집앞 공원


서현 : 희진씨는 어려서 꿈이 뭐였어요?

희진 : 꿈이요.. (그러다 픽하고 웃고 고개 흔드는) 그런거 없었어요. 꿈을 꿀만큼 한가하지 않았어요.

서현 : ....

희진 : 당장 코앞에 닥친 일 해결하기도 정신없었고 (그러다 중얼거리는) .... 꿈은 그냥 꿈이 되어버리니까..

         아예 상상도 안했어요. 기대하고 있다가 그게 무너지면.. 두배로 더 슬프거든요.


희진 담담하게 얘기하다가 다시 씩씩해지는.


희진 : 이제.. 공부하는 게 제 첫 번째, 아니 두 번째 꿈이에요.

서현 : 첫 번째는 뭔데요?

희진 : 우리 희진이 완전히 건강해져서 다시 안아픈거요. 그래도 소리내서 기도같은 거 못해요. 정말 꿈이 되어버릴까봐.

서현 : 그거 꿈 아니에요. 유진이 다시 안아플거에요.


서현 얘기에 희진 웃고.


희진 : 선생님 집에서 살면서.. 어쩌면 꿈이 아닐 수도 있구나.. 이런 생각 처음으로 하고 있어요.

서현 : 희진씨 보면, 난 참 복 받고 자랐어요.

희진 : ....

서현 : 나한테는 세상이 항상 좋았어요. 운이 좋았는지, 좋은 부모 만난 덕에 남들보다 쉽게 살았어요.

         한번도 고생같은 거 안했거든요. 또 다행히 내가 하고 싶은 일, 타협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난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서현 희진 한번 바라보고. 조용히 얘기하는.


서현 : 학교다닐 때... 주말마다 아픈 사람 쫓아다니던 선배가 꼬셔서 봉사활동 같이 간 적이 있어요. 서울 어느 동네였는데..

         그때 알았어요. 다들 나같지 않다는 거.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거 충격이었어요.

희진 : 세상사람들이 다 똑같은 수는 없어요.


희진 자기 신세도 있으니까 담담하고, 서현 고개 젓는.


서현 : 앞에는 백화점이 번듯하게 서있는데 그 뒷길로 딱3분만 걸어가면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노숙자들이 줄을 서고 있어요.

         조금만 일찍 발견하면 얼마든지 건강 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 병원문턱 한번 가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거...

         모르면 몰라도 눈으로 보고나면 기가 막혀요. (옛날 일 떠올리면 담담하게 말하는) 거기서 정말 여러 사람들을 만났어요.

         무료급식을 해주고, 없는 주머니 털어 약을 사나르고, 아이들을 돌보고. 의사는 난데... 남들보다 많이 받았으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던 내가 너무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 없었어요. 그날 그 선배랑 빈속에 소주 마시면서 약속했습니다.

         평생 슈바이처처럼 대단하게 살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내 인생의 몇 년은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고.


희진 가만히 바라보면 서현 웃고.


서현 : 그런데... 언제부턴가 잊었어요. 지금도 어딘가에선 누군가 그렇게 살고 있는데... 난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내가 남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희진 : ....

서현 : 그날 밤도 오늘처럼 별이,.... 하늘에선 별들이 쏟아질 듯 빛났었는데...


서현 생각많은 얼굴이고, 희진도 어렴풋이 이해할 것 같은.



#9. 재인거실


세 여자 모여서 차 마시는.


재영 : 할아버지 꼼짝도 안하시네.

다현 : 월요일까지 원고 안 넘기면 출판사 편집장님이 텐트 가지고 오신대요. 원고 줄 때까지 여기서 감시한다고..

선희 : 여름부터 내내 붙들고 계셨는데 아직도 끝이 안난건가.


규철 나오는데 전화 울리고.


규철 : 에미야, 냉수 좀 다오.

다현 : 예. 할아버지.


다현 일어나고, 선희 전화 건네주는.


선희 : 아버님 전화...


전화 건네주면 규철 얼굴 표정 변하고.


규철 : 어디래 ?

선희 : 출판사라는데요. 편집장이라고.

규철 : 나 없다고 그래라. (기겁해서 손 흔드는) 아니, 아프다고 그래.

재영 : 다 들었을 거 같은데...


전화기 바라보며 살짝 인상쓰고, 선희 곤란하고.


선희 : 다현아, 니가 말해. 난 뭐라고 못하겠다.


선희 전화 다현 주면, 다현 웃으면서 전화받아서. 규철 옆에서 눈치보고.


다현 : 약속은 지키시는 분이니까 (걱정마세요) 네... 정 안되시면 텐트치세요. 제가 서재 앞에 자리 마련해놓을게요.


다현 얘기에, 규철 눈 커지고.


규철 : 어디다 텐트를 쳐. 다현이 나 좀 보자.

다현 : 네, 할아버지, 약속 지켜야지요.


다현 답변에 규철 인상쓰는.



#10. 규철 서재


(손으로 직접 쓴 원고와 교정지 많이 만들어주시고 노트북과 레이저프린터 연결하여 탁자에 두세요)

규철은 책상에서 열심히 원고 수정하고, 다현은 탁자에서 원고 교정보는.


규철 : 쉬었다 하자. 너 홀몸도 아닌데...

다현 : 그럴까요? 차한잔 갖다 드려요?

규철 : 됐어.... 이러다 정말 문앞에 텐트 치면 어쩌냐? 뭘 믿고 그렇게 큰소리를 쳤어.


다현 웃으면.


다현 : 당연히 할아버지 믿고 그랬지요. 약속은 지키시잖아요.

규철 : 너처럼 무조건 사람 믿는 사람도 없을게다. 난 돈버는 일만 약속을 지켜.


다현 웃고. (재인 들어오고)


재인 : 두 사람 이 밤중에 뭐하시는 거에요? (다현 향해) 안 졸려?

규철 : 그러는 넌 뭐하고 내려왔어? 안자고.

재인 : 혼자 어떻게 자요?

다현 : 교정이요. 이거 오늘 끝내야 해요.

재인 : 그걸 왜 당신이 봐, 출판사에서 알아서 해야지.

다현 : 난 그냥 문장만 보는 거에요. 다른 오류없나...

재인 : 할아버지, 또 돈 아끼시려고 다현이 데려다 쓰시는 거에요?

규철 : 아니야. 이 녀석아. 다현이랑 같이 약속 지키고 있는 거야.


재인 무슨 말인가 싶고, 다현 규철 바라보며 웃는.



#11. 다현 거실


수영 장바구니 들고 나타나는.


미정 : 아니, 매일 이렇게 바리바리 사들고 오시면 어떡해요? 여기가 요리학원도 아니고.. (그런델 다녀야지.. 하는..)

수영 : 사돈 솜씨가 보통이 아닌데.. 뭐하러 다른데 가서 돈주고 배워요.

미정 : 그거야 그렇지만 그래도 전문가는 틀릴거 아니에요. (빈정거리는 거 아니고 진짜로)

수영 : 전문가 별거 아니에요. 손맛이 최고지. 오늘은 뭐할까요?

미정 : 현진이가 뭐 먹고 싶대요?

수영 : 만두는 이제 안찾는 거 같고.. 뭐 특별한 거 없을까요?



#12. 다현주방


미정 : 구절판이요? 그걸 지금 어떻게 해요?

수영 : 왜, 못하세요?

미정 : 못한다는 게 아니라.. 손도 많이 가고.. (준비할 것도 많아서 그렇지요 라고 하는데 수영 얼른 먼저 말하는)

수영 : 그럼 오늘은 그거 하지요. 안그래도 저녁 반찬도 없는데.

미정 : 누가 구절판을 반찬으로 먹어요? 그거야말로 요리지.

수영 : 나 잘가는 한식당에는 반찬으로 나와요. 아, 요새 해물구절판 괜찮던데..

미정 : 우리집이 한식당이에요? 그런걸 하자게. 그냥 오늘은 황태찜 합시다.

수영 : 황태찜이요? 그거 우리 현진이 좋아해요?

미정 : 우리 집 식구가 좋아해요.

수영 : 현진이 좋아하는 걸로 해야지요.


수영 우기듯 말하면 미정 후유하고 한숨쉬는.



#13. 다현 주방


가족들 밥 먹는데 반찬 한번 훑어보고.


진만 : 안사돈 또 왔다 갔어?

미정 : 어떻게 알았어요?

준현 : 반찬보면 딱이지요. 이런 희한한 요리 현진이 누나네 (시어머니) 솜씨잖아요.

미정 : 희한하긴.. 주니 너, 어른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고약하게.

준현 : 잘못했습니다. 그래도.. 진난번엔 희한했잖아요. 새까만 연근조림.

유진 : 그거 진짜 짰어요.

준현 : 봐요, 유진이도 그렇대잖아요.

진만 : 그래도 그렇게 말하면 안돼. 유진이가 뭐 배워. (준현 야단치고, 미정 향해서) 한번 오시고 관두실 줄 알았더니

         아주 자주 오시네.

미정 : 우리집 문턱이 닳겠어요. 이러다 나도 요리학원 다녀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요.

준현 : 엄마가 왜요? 엄마가 한건 다 맛있어요.

미정 : 매일 이렇게 오면, 나도 밑천이 딸리잖아. 다음엔 오면 또 뭘 하나..


미정 정말 걱정스럽고, 가족들 웃는.



#14. 혁주 주방


수영 자신만만하게 황태찜 턱하고 내놓으면 가족들 짐작하고.


혁주 : 오늘도 사돈댁에 갔다 온거에요?

수영 : 네. 어때요? 괜찮지요?

태하 : 이걸 전부 어머니가 다 하신 거에요?

수영 : 그렇다니까. 현진아, 어떠니? 먹을 만 하니?

현진 : 네. 집에서 먹던 거랑은 틀려도 맛있어요. 색다르고.

수영 :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사실은 오늘 구절판 좀 배우려고 갔더니, 니네 어머니 그건 못하나 보더라.

         요리책 보고, 나 혼자 할까.


나혼자 할까라는 얘기에 가족들 눈치보고, 혁주 기겁해서 얼른 고개 젓는.

 

혁주 : 관둬요. 이것도 맛있으니까, 그냥 할 줄 아는 거 가지고 먹자, 새아기 많이 먹어라.

현진 : 네. 아버님.



#15. 태하방


현진 욕실에서 나오는, 태하 현진 등 두들겨 주는.


태하 : 괜찮아요? 뭐하러 그렇게 많이 먹어요. 받지도 않는 음식을.

현진 : 어머니가 좋아하시잖아요. 그리고 이제 그렇게 입덧 안 심해요.

태하 : 그래도요. 현진씨 이제 보니까 마음에 없는 말도 할 줄 알아요.

현진 : 네?

태하 : 솔직히, 우리 어머님 솜씨 그 정도 아니 잖아요. 아부한거 아니에요?

현진 : 아니에요. 나 때문에 거기까지 가서 해오셨는데.. 어떻게 맛이 없어요? 정말 맛있어요.


현진 얘기하면, 태하 현진 마음 알고, 바라보면서 웃으면.


현진 : 왜 이렇게 빤히 쳐다봐요. 뭐 묻었어요?

태하 : 의사아내, 얼굴보기 정말 힘드네요. 우리 일주일만이에요.


현진 픽하고 웃으면서.


현진 : 매일 점심때마다 찾아온 사람이 누군데요. 병원에 소문 다났어요. 내가 얼마나 곤란한 줄 알아요.

태하 : 내가 당신 사랑한다구요? 그런건 소문나도 괜찮아요. 사실인데요 뭘.

현진 : 아니요. 그런거면 괜찮은데... 남편이 의부증세 있다고.


태하 피식 웃고, 현진 안는.


태하 : 결혼안한 직원들이 그러지요? 부러워서 질투하는 거니까 신경쓰지 말아요.

현진 : 신경 안써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두사람 웃고. 행복한.



#16. 재인 주방 (다시 다음날 아침)


다현 미역 담가놓고, 인터넷에서 뽑은 거 보고 열심히 하는. 그래도 안되겠는.



#17. 다현거실 + 재인 주방


미정 : 지금 육수 내기는 틀렸고.. 참기름 넉넉히 넣고 달달 볶아. 조갯살은 집에 있어?

다현 : 몰라. 어떡해? 엄마. (한쪽 손에 전화기 들고, 한쪽으로는 냉장고 뒤적거리는)

미정 : 어떻게 하긴.. 그런걸 미리미리 준비해야지.. 그게 금방되는 일이야?

다현 : 난 그냥 아침에 끓이면 되는 건지 알았지.

미정 : 그럼 아침은 그냥 건너뛰고, 이따 (갈 때) 집에 들러. 내가 준비놓을게.

다현 : 안돼. 지금 해야한단 말이야.

미정 : 그게 전화로 돼. 그러게 좀 배워서 결혼하라니까.


다현 우기면 미정도 목소리 같이 커지는.



#18. 다현 거실


미정 푹하고 한숨 쉬면서 전화 끊는.


진만 : 아침부터 누구 전화야?

미정 : 다다요.

진만 : 다다? 왜?

미정 : 아휴.. 왜 하겠어요. 하고는 싶은데 할 줄은 모르니까 걸었지요.

         그러게 뭐하러 시집을 일찍 가냐고, 할 줄 아는 것도 하나도 없으면서.


희진 진만에게 아침 차 갖다 주면, 미정 희진 향해서.


미정 : 희진인 미역국은 끓이지?

희진 : 네? 아침 국 그걸로 끓일까요?

미정 : 아니야. 그냥 물어본거야. 우리 딸이 하도 답답해서. 안사돈한테 미안해 죽겠네.

         가까운데 살아야 뭘 해서 갖다주던지 하지.. 잘할래나.



#19. 재인 주방


별다른 반찬 없고, 그냥 미역국만 있는. 다현 미안하고.


다현 : 죄송해요. 국 끓이느라 다른거 (아무것도) 준비 못했어요.

선희 : 됐어. 먹자. 아버님 (진지드세요. 하는)

재인 : 괜찮아. 원래,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새삼스럽게.


다현 재인 흘겨보지만 재인 그냥 웃고.

 

재인 : 그런데 미역국이 왜 이렇게 까매?

재영 : 그냥 간장으로 간했나봐. 조선간장 따로 있는데..


재영 웃으면서 국 간 한번 보고 인상쓰는, 재인도 인상 쓰는. 다현 두 사람 얼굴에 긴장 하고.


다현 : 왜요? 이상해요?

재인 : 이상해.

규철 :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먹을 만한데. 아뭇 소리말고 그냥들 먹어.

재영 : 참기름을 너무 많이 넣어서 써요. 그리고 미역국에 파 집어넣고 끓이는 사람이 어딨어요?


다현 얼른 간보고, 선희 눈치보는.

선희 그냥 웃고 먹는데.


다현 : 많이 넣는게 맛이 더 좋을 줄 알았는데.. 죄송해요. 어머니, 있다 저녁때 제대로 해드릴게요.

선희 : 됐어. 이것도 고맙고 황송해. 혼자서 이만큼 하느라 힘들었겠어.

규철 : 다현이 오늘 수고했다. 얼른 먹고 출근해라.


규철, 선희 반응 이상하니까. 재영, 재인 눈치보는.


선희 : 며느리 보기를 잘한 거 같다. 생일날 미역국도 받아보고.

재영 : 어.. 맞다. 오늘이다. 죄송해요.

선희 : 딸이고 아들이고 하나 소용 없어.

재영 : 엄마, 미안해. 너무 정신이 없어서 깜빡했어. (형준이 일로 머리 아파서 깜빡한, 얼굴 표정 좀 슬프고)

재인 : 죄송합니다. 저도 바빠서 미처 챙기질 못했어요.


규철 혀 차고 선희 그냥 웃는.


다현 : 지금은 그냥 이렇게 하구요. 저녁때 고모네랑 다 같이 초대해서 저녁먹어요. 재인씨 일찍 올 수 있지요?


재인 고개 끄덕이는.



#20. 다현 거실


가족들 모여있는,

현진 과일접시 가져다 놓으면 수영 인상쓰고.


수영 : 얘, 넌 앉아있어.

현진 : 어머니, 괜찮아요.

수영 : 괜찮긴. 언니, 사람 많으니까, 현진인 앉아있어도 되지요? 왔다갔다 움직이는 거 안좋거든요.

선희 : 왜요? 어디 불편해요?

수영 : 홀몸 아니잖아요.


수영 말에 선희 약간 기막히고. 수영은 당연한데.


수영 : 집에서도 안시키는 일을 내가 (우리) 친정까지 와서 시켜야겠어요.

선희 : 우리 다현이도 홀몸 아니에요.

수영 : 그래도 우리 앤 안되요. 음식냄새도 못맡는데.. 뭘 시켜요. 시키긴.

규철 : 유별 좀 떨지 말아. 잠깐 서 있는다고 무슨 큰 일 나.

수영 : 아버진.. 그럼 우린 갈래요.

혁주 : 여보.


수영 진짜 일어날 기세이고, 혁주 얼른 붙잡고, 가족들 황당한.

현진 웃으면서 개입하는.


현진 : 어머니.. 저 정말 아무렇지 않아요. 형님이랑 오랜만에 할 얘기도 있구요.

수영 : 형님?

선희 : 왜요? 맞잖아요. 아.가.씨.

수영 : (입 조금 삐죽거리고) 그럼 가서 아무것도 하지 말아. 정 힘들다 싶으면 가자.



#21. 재인거실 (2층)


재인 : 고모가 이상해진 거 같아.


태하, 현진 웃고.


재인 : 원래 우리 고모가 사람한테 (저렇게) 잘하던 사람이었어?

태하 : 그거야 아니지. 이 사람만 예외야. 나보다 현진이를 더 챙기셔.

재인 : 제수씨 좋으시겠습니다. 고모 저렇게 정이 넘치는 사람 아닌데..

현진 : 네, 좋아요.


현진 고개 끄덕이면, 재인 다현 바라보고 묻는.


재인 : 당신은? 당신도 좋아?

다현 : 네. 나도 좋아요.



#22. 재인거실


규철 :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니가 남의 식구 싸고 도는 걸 다보고.

수영 : 남의 식구는요. 이제 우리집 사람인데..

혁주 : 그럼요. 부족한게 있어도 우리 식군데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영 : 당신은.. 현진이가 뭐가 부족해요. 그만하면 나무랄데 없지.

혁주 : 말이 그렇다는 얘기에요. 누가 진짜 부족하대요?

선희 : 고모, 진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에요? 우리 재인이 보고는 더 좋은 조건 찾아보라고 하시고선.

수영 : 재인이하고는 다르지요. 솔직히 이 집 며느리보다 우리 애가 낫잖아요.

선희 : 다현이도 잘해요. 살림도 가르치는 데로 늘고.

수영 : 그럼 다행이구요. 우리 앤, 뭐 별로 가르칠 것도 없어요. 지가 워낙 알아서 잘해서.

혁주 : 오늘 상차리는 거 보니까 조카며느리도 아주 잘하는데 뭘.

수영 : 현진이 솜씨가 나아요. 의사 아니에요.

규철 : 거기 의사가 무슨 상관이야. 살림하는데.

수영 : 아버진, 왜 상관이 없어요. 그 바쁜데 하려고 하는 거 보면, 얼마나 기특한대요. 마음이 중요한 거지요.

선희 : 우리애도 직장 다니면서 하는 거에요. 오늘도 새벽부터 일어나서 미역국 끓이느라 얼마나 애를 썼는데요.

수영 : 그래도.. 현진이가 나아요.

규철 : 그만해. 그렇게 반대를 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그렇게 이뻐, 이쁘길.

수영 : 그때야, 태하 때문에 그랬지요. 현진이 때문에 그런건 아니에요.

규철 : (아이구) 녹음해놨어야 하는 건데 아깝게 됐다. 그런 집 절대 사돈으로 안둔다며?

수영 : 제가 언제요. 지금도 안사돈하고 얼마나 친한데... 아마, 언니보다 내가 더 사돈네 하고는 가까울 걸요.

혁주 : 맞습니다. 요새 이사람, 사돈댁으로 요리 배우러 다니잖아요.


선희 규철, 마주보고 황당스러운. 수영 당당하고.



#23. 재인방


다현 후하고 한숨쉬고 앉으면 재인도 따라 앉으며.


재인 : 고마워.

다현 : 뭐가 고마워요. 당연히 내가 챙겨야 할 일인데...

재인 : 우리 어머니, 당신 생일날 한번도 미역국 못 얻어 드셨어. 어른들 눈치보느라.


재인 진지하지만, 다현 인상쓰고.


다현 : 오늘 미역국 실패였어요. 얘기하지 말아요. 끔찍하니까...

재인 : 그래도 난 맛있었어. 다현아. 나 결혼하기 정말 잘한거 같아.


재인, 다현 안고. 다현도 재인 허리에 손올리고.


다현 : 그걸 이제 알았어요?

재인 : 아니, 예전부터 알았는데 요즘들어 더 팍팍 깨닫고 있어. 어디서 내가 당신을 골라왔니?

다현 : 재인씨가 날 고른게 아니라, 내가 골라준 거에요.

재인 : 뭐야?


잠깐 떨어져서 두사람 마주보면 다현 방글거리고.


다현 : 누가 대마왕을 좋아해요? 나니까 그래도 이쁘게 봐주는 거지.

재인 : 그래 이쁘게 봐줘서 고맙다. 사랑해 다현아.

다현 : (웃고)


F. Out



#24. 재인거실


선희 : 우리 재영이가 부족하세요?

동석 : 아닙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선희 : 아니면 왜 그렇게 반대를 하세요?

동석 : 재인이 어머님도 잘 아시잖아요. 이 집 식구 되는 일, 무조건 좋은 건만은 아니에요.

선희 : 그야 그렇지만.. 형준이는 또 틀리잖아요. 남자고, 또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동석 : 아주 관련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남자니까 더해요. 지 힘으로 해도 인정받지 못할테도. 남의 눈치 봐야 하고.

선희 : 재영이, 잘 봐주시면 안될까요. 두 사람 좋다고 하는데.


재영 거실 들어오는데 선희랑 동석 이야기 들리고.


동석 : 재영이 정도면 (우리 형준이보다) 더 좋은 남자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동석 얘기에 선희 한숨 쉬고.


선희 : 그래도.. 금방 마음들 변하지는 않을 거 같은데 우리가 뭘 어떡하나요?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인데.

동석 : 막을 수 있을 만큼은 막고 싶습니다. 솔직히 그게 제 진심입니다.


선희 할 말 없고, 이러는데 재영, 들어오는.

좋은 얘기 아니니까, 동석 어쩐지 재영한테 미안해서 시선피하고,

선희 그런 동석 바라보며, 재영한번 바라보고.



#25. 재인거실 (2층)


재영, 선희 말 생각하는.. (우리가 뭘 어떡하나요?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인데)


재영 : 아니야. 이재영.. 오버다. 그건. (혼자 중얼거리다 고개 흔드는)


하다가.. 동석 얘기 떠올리는.


동석 : 그냥 딸이었으면 좋겠어. 딸 같은 니가 며느리 된다고 하면 복잡하고 힘들어져.

         형준이 그냥 오빠다 생각해. 그게 서로 좋아.


재영 얼굴 심각해지고.



#26. 카페


태하, 서현 먼저 와 있고, 재인, 형준 들어오는.


재인 : 두사람 안면 있지?

서현 : 그럼, 재영씨 잘 있어요?


형준 그냥 웃는.

(화면 바뀌고)


재인 : 소말리아?

서현 : 응, 거기 가 있는 선배가 올해 기한이 끝나.

태하 : 그럼, 어른들하고는 의논드린 거야?

서현 : 아니, 아직 얘기 못꺼냈어. 나도 아직도 완전히 마음 못굳혔고. (선배한테) 메일 받은지 얼마 안돼.

         그러니까 애들한테 얘기하지마. 홀몸도 아닌데 걱정해.

재인 : 걱정인 줄을 아냐? 다시 한번 생각해. 거기 아직 내전중인 나라야. 언제 총알이 날아올지도 몰라.

         여기서처럼 대우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서현 : 대우받으려고 가는 거 아니야. 환자를 돌보러 가는 거지.

형준 : 변호사는 안 필요하답니까? (농담이지만, 머리 아프니까)

재인 : 필요하면? 왜 너도 가게?

형준 : 아니, 그냥 물어본 거지. 난 그렇게 좋은 사람 못돼.

태하 : 의사노릇 보통 고된게 아닌던데.. 말도 안통하는 남의 나라까지 꼭 가야 하는 거야?

         갔다왔다고 무슨 인센티브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재인 : 게다가 너 장남이잖아. 남들만 생각할게 아니라, 부모님 생각도 해봐.

서현 : 그게 제일 걸려.

재인 : 걸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지. (너) 지금까지 해놓은 거 의사자격증 하나 뿐이잖아.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아놓은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갔다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뭐하러 그런 짓을 해.

서현 :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으니까.


서현 얘기 듣고 있다가 형준 개입하는. 담담하게.


형준 : 마음먹었을 때 밀고 나가요.

재인 : 넌 지금, 찬성한다는 얘기야? 고생할게 뻔한데.

형준 : 지금 아니면 못한다는 말이 맞으니까. 서현씨 장남이긴 하지만.. (나처럼) 외아들 아니잖아.

         동생들도 있고, 니들도 있고 부모님들도 두분이 같이 계시니까 덜 외로우실 거야.

         그리고 결혼해서 마음 다칠 여자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형준 말에, 나머지 세사람 생각하는 눈치고, 형준 자기 생각하는.


형준 : 어려운 결심한거야. 어려운 일이잖아. 부모 혼자 놔두고 어디 못가는 사람들도 있어.


태하, 재인 두사람 얼굴 마주치고.



#27. 재인 주방


재영, 선희 빤히 바라보는.

식사준비하는데.. 다현도 눈치보고. 아무래도 선희 시선 걸리고.


선희 : 왜 그래.. 엄마 얼굴에 뭐 묻었니?

재영 : 아니.

선희 : 그럼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김비서님이 뭐라시니?

재영 : 어, 아니. 엄마가 오늘따라 이뻐서. 밥 풀까?


선희 고개 갸우뚱하고.



#28. 재인거실 (2층)


재영 고개 흔들고.


재영 : 언니.. 혹시 우리엄마.

다현 : 어머니요? 어머니 뭐요?

재영 :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무것도.


일어나고, 얼굴 어두운.



#29. 커피숍


재영 : 오빠.. 우리 정말 안되나봐.

형준 : 왜 또? 우리 아버지가 뭐라고 그러셔.


재영 고개 흔들고.


형준 : 말을 해야 나도 알거 아니야. 우리 둘이 같이 해결하기로 했잖아.

재영 : 우리엄마 여태 고생하셨잖아. 그리고 상대가 아저씨라면.. 나도 반대 못해.

형준 :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화면 바뀌고)

재영 심각한데 형준 기가 막히고.


형준 : 니네 엄마랑 우리 아버지랑.. 에이 아니야. 넌 왜 그렇게 생각하는게 엉뚱하냐?


형준 농담처럼 받지만 재영 얼굴 심각하니까, 같이 심각해지고.


형준 : 정말이야?


재영 고개 끄덕이고.


재영 : 왜 그렇게 반대를 하시나 했어. 나.. 그렇게 싫어하시던 분 아니었는데.


두사람 마주보고 심각한.



#30. 재인 거실


두사람 심각한 얼굴로 들어서면, 규철 서재 들어가다 말고. 불러세우는.


규철 : 형준이 잠깐 나 좀 보자. 재영이 너도 같이 들어와.



#31. 규철서재


규철 : 젊은 녀석들이 왜 이렇게 축 쳐져 다녀.


형준, 재영 할 말 없고.


규철 : 형준이.. 너, 내가 그렇게 안봤는데 이렇게 우유부단한 녀석이었어.

         집에서 반대를 하면 어떻게 하면 해결해서 허락을 받을까 그 생각을 해야지 그리고 맥빠져 다닌다고 일이 해결돼.

형준 : 죄송합니다.

규철 : 재영이 너도 그래. 니 오빠나 태하가 결혼을 쉽게 한 거처럼 보여. 니들보다 더 심하면 더 심했지, 덜하지 않았다.

         그래도 두 사람 지금 결혼해서 잘 사는 거보면 뭐 느끼는 거 없어?

재영 : 우린 오빠네랑 틀려요.

규철 : 뭐가 틀려. 그래도 니들은 한 집에서 얼굴이나 자주 볼 수 있지.

         니 새언니들은 멀리 떨어져서 혼자 마음 고생을 얼마나 했는지 알아?

재영 : 그런게 아니라니까요. 할아버지. 내 욕심만 차릴 수 없어요. 저 혼자 마음 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규철 : 그럼 뭐야? 형준이, 너 재영이한테 아무 마음 없는데 그냥 만나고 다니는 거야.

형준 : 아닙니다. 재영이.. 저도.. 사랑합니다.

규철 : 그럼 뭐가 문제야? 두 사람 사랑하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견뎌내야지. 사랑이 거저 먹는거야.

         그냥 가만있으면 저절로 알아서 되게. 노력을 해야 할 거 아니야.

재영 : 노력하고 싶은데.. 그럴만한 기회도 없으면 어떡해요?

규철 : 왜 기회가 없어? (형준 향해) 니 아버지가 그렇게 꽉만히 사람인 줄 알아? 그 친구도 사랑이 뭔 줄 아는 사람이야.


하고 소리 빽지르는데 재영, 형준 더 절망스럽고, 규철 이상한.

(화면 바뀌고)


규철 : 자네, 정말, 우리 며늘애한테 마음있는 거야?

동석 : 예?

규철 : 자네가 딴 마음에 있는 게 아니면, 왜 둘 사이를 반대 해?

동석 : 회장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희가 얼굴보고 산지가 얼마나 되는데.

         그리고 재인이 아버지, 제 둘도 없는 친구였습니다.


규철 후하고 한숨 쉬고.


규철 : 자네가 그러고 반대를 하니까 애들이 이상한 생각들을 하잖아. 끝까지 반대해야겠어?

         재영이, 형준이 둘다 잘 어울린다 싶은데.

동석 : 어울린다고 다 결혼 하는 거 아닙니다. 이 집 사위되면.. (고생이고, 힘들고.. 할 말 있지만 참고, 말 돌려서)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싶습니다. 형준이 지 힘으로 공부해서, 변호사 됐고.. 또 지 힘으로 살게 하고 싶습니다.

규철 : 우리 손주사위되면 내가 도와줄 것 같아 그래?

동석 : 회장님을 제가 모릅니까(웃으면서 말하지만 진지하게) 누구하나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데

         뭘해도 성현그룹 후광 소리 들을테고.. 그렇게 살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규철 : 거참..



#32. 기획조정실


이부장 : 아니, 최과장은 왜 이렇게 안와? 바빠 죽겠는데.

창수 : 클럽매니저랑 얘기가 길어지는 모양이에요. 오픈 진짜 코앞이잖아요.

인규 : 늦었습니다.

이부장 : 뭐하느라 이렇게 늦었어요. 지금 오픈만 문제가 아니라, 호텔 평가표 제출기한도 얼마 안남았어요.

            내년도 프로그램도 다시 잡아야 하고.

인규 : 압니다. 알아. 그래도 숨은 돌려가며 합시다. 실장님도 아닌데 왜 이렇게 부장님이 몰아대세요.

이부장 : 나도 죽겠으니까 그러지요.. 밥 먹을 틈도 없으니.. 이거야..


창수랑, 유경 두사람 눈짓해서 나가려고 하면.


이부장 : 두사람은 또 어디가는 거야?

유경 : 저기.. 부장님.. 저희 약속 있거든요.

이부장 : 이제 아주 대놓고 둘이 나가겠다네. 그래, 오늘 저녁은 둘이 가서 먹고 와.


하면 두사람 얼른 인사하고 나가는.

 

인규 : 그럼 전 누구랑 먹습니까.

이부장 : 우리 실장이랑, 나랑 먹으면 되지.


재인 사무실 나오면서 말하는.


재인 : 나도 안됩니다. 약속있어요. 두분이서 드세요.

인규 : 아, 그럼 저도 약속있습니다. 제가 이런날, 부장님이랑 단 둘이 밥을 먹어야겠습니까?



#33. 바


형준 혼자 술마시고 있으면, 재인 인상쓰고 들어오는.


재인 : 왜 부르는 거야. 바빠서 죽을 시간도 없는데..

형준 : 어쩌다 한번 나오고 생색 엄청 낸다. 결혼하기 전에는 뻔질나게 불러대더니만..

재인 : 그때야.. 내가 사정이.. (이러다 형준이 사정도 그런건가 싶어서) 뭐야, 그럼 지금 니 사정이 그런거야?


형준 고개 끄덕이고, 재인 딱 잘라서.


재인 : 내 동생은 안돼.

형준 : 걱정마. 니가 반대 안해도 반대하는 사람 또 있으니까.


형준 담담하게 얘기하면

재인 무슨 뜻이야. 하는 얼굴로 형준 바라보는.

(화면 바뀌고)


형준 : 꼭 로미오가 된 기분이다. 사랑이냐, 부모냐 (심각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말하는)

재인 : 내 동생 상대로 왜 하필 로미오야. 그거 비극이잖아.

형준 : 지금 내가 딱 그래,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 재영이도 그렇고.. 아버지 완강하시고.

재인 : 한번에 오케이하는 결혼, 별로 없어. 나도 힘들었고, 태하네도 만만치 않았어.

형준 : 니들이랑 또 틀려. 살면서 아버지가 내 일에 반대하고 나오신거 처음이야. 무슨 일이든 날 믿어주신 분인데..


재인 사정 아니까 더 할 말 없고.


형준 : 그래서 더 뭐라고 말씀드리지 못하겠어.

재인 : 그럼 재영이는? 내동생.. 딱 그 정도만 사랑한 거야?

형준 : 아니니까 힘들지. 내가 힘들면, (그) 두사람 다 힘들어하니까.

재인 : 그래, 차라리 잘됐다. 안그래도 너한테 내동생 주기 싫었는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재인 역시 같이 속상하고.



#34. 재인거실


재인 들어오는데, 재영 공부하고 있는.

재인 들어가려다 재영 향해.


재인 : 재영아, 꼭 형준이어야 하니?

재영 : 오빠가 반대해도 이번일은 안돼. 안그래도 힘들었단 말야.

재인 : 알아, 그래서 얘기하는 거야.

재영 : ?

재인 : 니가 힘든 거 보기 싫다. (들어가다 낮게 툭하고 던지는) 형준이 힘든것도.

재영 : ....


형준이 힘들다는 얘기에 재영 놀라서 재인 바라보면, 재인도 힘들고 후하고 한숨쉬는.



#35. 규철 서재


편집장 : 원고 때문에 저희 속 다 타죽습니다.

규철 : 뭘 멀쩡하구만.. (딴청 피지만 어쩐지 미안하고)

편집장 : 표지시안까지 벌써 다 나왔는데 원고가 안나오면 어쩝니까?

규철 : 이 사람아. 보채지 마. 내가 놀면서 안하나?


규철 당당하면 편집장 답답하고.


규철 : 이제 다 했어. 조금만 쓰면 다 돼.

편집장 : 그 말씀 지난달부터 들었습니다.

규철 : 자꾸 그러면 여기다 그냥 끝이라고 할 거야.

편집장 : 네, 저희는 상관없습니다. 그냥 끝만 내주세요.

규철 : 아니, 이 사람이.. 약속은 지킬거야. 그러니까 걱정말아.



#36. 다현거실


진만 : 애들은 어디갔어. 왜 이렇게 썰렁해?

미정 : 크리스마스라고, 서현이가 전부 데리고 나갔어요.

진만 : 당신이랑 나랑은 쏙 빼놓고 지들끼리 갔단 말이야.

미정 : 거길 눈치없이 왜 우리가 끼어요? 모처럼 우리도 둘이 좀 있습시다.

진만 : 우리 둘이 뭘해? 재미없게.


미정 뭐라고 하려는데 벨 울리고.


미정 : 당신 재미없을 틈도 없네. 애들 벌써 왔으니..

현진 : 어머니, 저 왔어요.


진만 어서와라 하는데 수영 나타나는.


수영 : 안녕하세요.

미정 : 사돈은 또 왜 오셨어요. 이런 날도 음식하시게요?

수영 : 아니요. 현진이 가고 싶다길래, 나도 사돈 얼굴이나 좀 보려고 왔지요.

미정 : 우리가 얼마나 친했다고.. (새삼스럽게.. 하면서 궁시렁대지만 싫은 얼굴은 아니고)


(화면 바뀌고)


수영 : 이 집도 조용하네요.

현진 : 다 어디들 갔어요?

진만 : 유진이 데리고 저녁 먹으러 갔다. 지금쯤 올 때 됐는데..

미정 : 민서방은? 아직 안들어왔어?

수영 : 백화점이 그렇게 한가한가요? 우리 아들 거기 상무라니까요.

미정 : 의사선생님도 쉬는데요. 뭘.


두사람 살짝 노려보지만 미소 오가고.


현진 : 백화점은 이런 날이 더 바쁘대요. 끝나면 이리로 오기로 했어요. 어머니,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수영이가 하고 있는 쇼울과 꼭같은 것 꺼내놓고.


미정 : 선물?

현진 : 네. 저희 어머님이 고르셨어요.

미정 : 뭐 이런걸 다..

수영 : 내가 요리다 뭐다 사돈 힘들게 했잖아요.

미정 : 힘들긴.. 원래하던 일인데요.

수영 : 내거랑 똑같은 걸로 샀어요. 나란히 같이 하고 다니면, 좋을 거 같아서.

현진 : 두분이 똑같이 하고 다니면, 사람들이 자매간 아니냐구 물어볼지도 몰라요.


자매소리에 두 사람 얼굴 마주보고.


수영 : 자매? 내가 워낙 어려보여서, 다들 나보고 동생이라고 할텐데... 사돈 괜찮으시겠어요?

미정 : 안사돈하고 나하고 동갑이에요. 누가 어려보인다고...

수영 : 그야, 당연히 사돈보다는 내가 (어려워 보여요)


이러려는데 진만 얼른 나서서.


진만 : 두분다 어려 보입니다. 사돈끼리 친하게 지내면 아주 보기 좋겠습니다.



#37. 패밀리 레스토랑


유진 산타 복장한 사람한테 사탕막대 받고, 풍선들고 있는. 준현 같이 있고.


서현 : 유진이가 아주 신났네요.

희진 : 고맙습니다.

서현 : 뭐가 그렇게 또 고마워요?

희진 : 크리스마스라고 이렇게 나오는 거 처음이에요. 유진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구요.

서현 : 처음이에요?

희진 : (고개 끄덕이고 담담하게 말하는) 어머니 돌아가시고, 유진이 아프고 아버지 또 돌아가시고... 겨울이 정말 싫었어요.

         가족 없는 사람들은 이런날 더 외롭고 추워요.

서현 : 앞으로 외로울 일 없을 거에요.


서현 희진 눈마주치고.


서현 : 희진씨, 손 내밀어봐요.


희진 바라보다, 손 내밀면. 100원자리 동전 손바닥에 올려놓는, 희진 의아스럽고.


서현 : 희진씨가 태어난 해에 나온 거에요. 가지고 있으면 행운이 온대요.


희진 손바닥위에 동전 바라보면, 서현 동전하나 또 올려놓는.


서현 : 이것도 같이 가지고 있어요.

희진 : 유진이 거에요?

서현 : 아니요. 내 거에요.


희진 바라보면.


서현 : 희진씨 내가 저번에 내 꿈에 대해서 얘기했지요. 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희진 : ....

서현 : 세상에 돌려줘야 할 빚이 있다고 그랬잖아요. 그거 이제 갚아 나가려고 하는데..


희진 얼굴 표정 변하면.


서현 : 그렇게 울 것 같은 얼굴 하지 말아요. 무서운 일 아니니까.


하는데.. 준현 다가오고. 분위기 이상하니까.


준현 : 누나, 왜 그래요? 두사람 무슨 일 있어요?

서현 : 무슨 일은.. 유진이 잘 놀았어?

유경 : 네. 이거 다 내 선물이에요.


하고 서현과 기분 좋게 웃고, 희진, 그런 두 사람 보고 동전 감싸쥐는.



#38. 다현 주방


미정 : 사돈은 그냥 저기 앉아서 차나 드세요. 내가 우리 사위 어련히 알아서 챙겨 먹이겠어요.

수영 : 우리 아들은 내가 해주는 걸 더 좋아해요.

미정 : 사돈이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데.. 민서방이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가봐요.


두사람 툭닥대면서 음식하고.



#39. 다현거실


진만 남은 현진에게 따뜻하게 묻는.


진만 : 그래, 좋으냐?

현진 : 네, 아버지.

진만 : 그래 니가 좋다니까 나도 좋다.



#40. 패밀리 레스토랑


준현 : 올해는 산타 할아버지 안와.

유경 : 왜 산타할아버지가 안와요.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말을 잘 들었는데.

준현 : 감기 걸리셨대. 추운데 돌아다니셔서.

유경 : 그런게 어딨어요. 나도 안걸리는데 어른이 걸리면 어떡해요?

준현 : 어른도 감기 걸려.

유경 : 그래도 산타는 수염이 따뜻해서 감기 안 걸려. 그리고 걸려도 음.. 아저씨, 아저씨가 고쳐주면 되죠?

서현 : 그래, 아저씨가 고쳐줄테니까 밥부터 먹자. 너, 왜 그래? 잘못하면 유진이 울겠다.

희진 : 유진아, 산타할아버지 이따 밤에 오셔. 밥 많이 먹고 기다리면 오실거야.

유경 : 정말?

준현 : 그래, 아저씨가 너 놀린거야.

유경 : 어린이 놀리는 사람은 선물 못받아.


희진 서현 향해 중얼거리는.


희진 : 산타 정말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도 꿈같은 거 한번 가져보게요.


서현 희진 향해 웃는.


서현 : 있어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꿈꿔도 돼요.



#41. 거실


서현 유진이 업고, 준현, 희진 들어오는.


서현 : 다녀왔습니다. 어, 왔어. 오셨어요?

진만 : 유진이는 벌써 잠든게야.

서현 : 힘들었나봐요. 한참 거기 애들이랑 놀더니..


서현 안방에 애 눕히려 들어가고, 희진 따라 들어가고.


미정 : 애, 너무 지치게 한거 아니야? 이제 겨우 회복하는데.

준현 : 그정도는 아니에요. 제가 더 힘들었어요. 유진이 쫓아다니느라.. 매형 오랜만이에요.

태하 : 학교도 결정하고 그랬으니까, 처남 밥이라도 한번 사야하는데 연말이라 정신없었어.

준현 : 에이, 그래도 누나 병원에는 매일 간다면서요? 도시락 사들고.


태하 슬쩍 어른들 눈치보고.. 서현 나오면서 한마디 하는.


서현 : 내가 다 얘기했는데.. 비밀인가?

수영 : 비밀은요. 뭐 남부끄러울 얘기도 아닌데. 와이프가 정신없이 바쁘면 남편이 당연히 챙겨야지.

미정 : 그럼요. 부부지간인데.

혁주 : 두분이 왠일로 뜻이 맞으십니다.


두 사람 얼굴 어쩐지 머쓱하고.


미정 : 가족들 다 모였는데 다현이네가 빠졌네.

태하 : 호텔 지금 정신없을 겁니다. 빠져나오기 힘들어요.

미정 : 아니, 우리집 사위들은 어째 남들 놀때 더 바빠?

진만 : 바쁘면 좋지 뭘. 뭘하든 바빠야 해.

혁주 : 그럼요. 젊은 애들이 뭘 못하겠습니까. 지금 바빠야지.



#42. 다현방


현진 희진이한테 선물상자 전해주는.


현진 : 유진이거에요. 내일 아침에 주세요.

희진 : 현진씨, 이렇게 안해주셔도 되요.

현진 : 별 거 아니에요... 부담갖지 말아요. 그냥 가족끼리 주고받는 거니까.

희진 : 미안해서 그래요. 신세지는 것도 죄송한데... 다들 우리보고 가족이라고 하시니까.

현진 : 알아요. 희진씨 마음... 나도 처음에 그랬으니까.


희진 현진 바라보면. 현진 담담하게 얘기하는.


현진 : 가족은 태어나기도 하지만 만들어 지기도 해요. 우리 전부 가족이에요. 유진이까지 포함해서.


희진 가만히 바라보는데 밖에서 소리 들리는.


준현 : 누나, 나와요. 케익 잘라요.

현진 : 나가요, 희진씨..



#43. 커피숍


형준 : 우리 아버지.. 지금까지 나하나 바라보고 살아오셨어.

재영 : 알아. 나도 오빠랑 같이 컸잖아.


두 사람 한참 바라보고 있다.


형준 : 미안하다. 이럴 때는 남자가 나서서 다 해결해야 하는데. 선뜻 나 믿고 따라오란 얘길 못하겠다.

재영 : ....

형준 : 난 재인이가 아니야. 솔직히 끝까지 밀어붙일 자신 없어.

재영 : 알아. 그것도. ... 오빠 마음 이해해.

형준 : 아니, 너 이해 못해. 넌 그래도 어머니도 있고 오빠도 있지만... 우리 아버지한테는 나 하나야....

         반대하시는 일 하고 싶지 않아.


형준 조용하게 얘기하면 재영 고개 끄덕이는. 그리고 씩씩하게.


재영 : 맞아. 난 그래도 혼자는 아니야.


두 사람 한참 바라보다가. 형준 어렵게 말꺼내는.


형준 : 그럼 우리 이제 어떡하니?

재영 : 헤어질까? 하긴... 헤어진다 어쩐다 할만큼 많이 사귀지도 않았지만. 헤어지자. 그럼.

형준 : 할 수 있겠어?

재영 : 아니. 그래도 해봐야지.


재영 씩씩하게. 하지만 그래서 슬프고. 두사람 다 힘든데.



#44. 호텔로비


다현 기다리고 있으면 정장입은 재인 엘리베이터 내려오는.


재인 : 어, 왠일이야?

다현 : 파티장에서 뛰어온 거에요?


재인 고개 끄덕이고.


재인 : 무슨 일 있어?

다현 : 산이 안움직여서, 마호메트가 움직였어요. 많이 바빠요?

재인 : 응... 조금. 혼자 온거야? 안헤맸어?

다현 : 혼자왔어요. 안 헤매고.

재인 : 여길 뭐하러 왔어? 이 밤중에. 날도 추운데.

다현 : 재인씨 볼려구요. 크리스마스 파티라서 이쁜 아가씨들 많을텐데... 위험하기도 하고.


다현 농담에 재인 픽하고 웃는.


재인 : 아줌마가 별 소리를 다해요. 내눈에는 당신이 제일 예뻐.

다현 : 나도 그럴 거 같아서 걱정 안하고 있어요.


재인 같이 웃고.


다현 : 꼼짝 못하는 거에요? 10분도 안돼요?

재인 : 그정도는 돼.



#45. 재인사무실


사무실 앞에서 재인 문열려고 하면.


다현 : 잠깐만요.


재인 왜? 하는 얼굴인데.

다현이가 문 열면 책상위에 작은 트리 반짝이고. 케익 있고.


다현 : 메리 크리스마스, 재인씨.

재인 : 어떻게 된거야?

다현 : 유경씨가 도와줬어요. 마음에 들어요? 크리스마스 선물인데...

재인 : 마음에 들어. 어떻게 이렇게 기특한 생각을 다했니?

다현 : 호텔 일 바빠서, 크리스마스도 제대로 못챙길 거 아니에요. 안그래도 스쿠르지 같은 사람인데...

         이런 날 그냥 일만 하면 어떡해요?

재인 : 스쿠루지? 이제 대마왕에서 스쿠르지야?

다현 : 농담이에요. 잠깐이라도 그냥 같이 있고 싶어서요. 우리,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 잖아요.


그 말에 재인도 고개 끄덕이고. 책상서랍 열고, 상자랑 카드 꺼내는.


재인 : 나도 준비했는데... 어제 줬어야 했는데 바빠서 깜빡했어. 당신도 메리크리스마스.


하면서 재인 책상서랍에서 상자 건네주는, 목걸이 들어있고, 일어나서 목에 걸어주는.

다현 안고.


재인 : 우리, 작년에는 이 시간에 서로 뭘하고 있었니?

다현 : 난, 한참 자고 있었고, 재인씨는...

재인 : 파티장, 열심히 뛰어다녔어.


그렇게 안고 있다가.


재인 : 다현아. 이렇게 같이 있어서 정말 좋다. 오늘이 내 최고의 크리스마스야.

다현 : 나도 그래요. 재인씨랑 같이 있는거, 제일 좋은 선물이에요.


두 사람 마주보고, 케익에 불 붙이는.






























첨부파일 1프로의 어떤것 25회.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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