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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0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1.12.08|조회수1,432 목록 댓글 0

[커피프린스 1호점] 03











씬1. 왕자커피 전경, 낮(2부 엔딩씬 연결).


날벼락이치고, '왕'자(간판)가 쿵 떨어지는,

장대비 쏟아지다, 빠르게 개이는,



씬2. 왕자커피 안, 낮.


한결, 넋이 나간 멍한 표정으로 홍사장의 맞은편자리에 앉아있는,

홍사장, 아무 생각없이, 코를 후비고, 코딱지를 테이블밑에 쓱 닦고,


홍사장 : (아무렇지 않게, 한결보며) 똥기저귀 차고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준필이형.. 아니, 아버진 안녕하신가? 못본지가 꽤 되서,

한 결 : (어이없이 바라보기만 하는, 넋이 나가, 홍사장을 보는, 미동도 않는)

홍사장 : (아무렇지 않게) 출근은 언제부터 할거냐? (손톱에 낀 때 포크로 긁어내며)

            거미줄 대충 걷어 내고, 쥐도 잡고 그래야 되는데.. 오늘부터 할래?

한 결 : (손톱보다, 고개젖고 작게, 혼잣말) 더러워, 더러워, 아우.. (일어나는)

홍사장 : (아무렇지 않게, 손톱에 낀때나 파며) 갈라고?

한 결 : (홍사장 내려다보며, 건성으로) 예..

홍사장 : (꼬나보며) 어느집에든 개망나니하난 꼭 있다드니, 가면 간다고 인살하고 일어서야지, 너 싸가지 디게 없다?

한 결 : (어이없는, 웃음) 허참...어어.. (하고, 돌아서서, 씩씩대고, 가며) 돌아버린다, 내가!

홍사장 : 회장님 걱정이 크시겠네. (하며, 포크로 머리 긁고, 다시 손톱파며)



씬3. 왕자커피 계단 혹은 마당, 낮.


비가 개이는 한두방울만 툭툭 떨어지는,

한결, 화난 얼굴로 문 열고 나오는데, 전화오는, 한결, 받으며,


한 결 : (화난) 네!

할머니 : (F) 아무래도 가겔 좀 고쳐야겠지?

한 결 : (멈춰서서, 울화통 터지는, 참고) 할머니, 지금 나 놀려요? 이건 지금 놀리는 수준으론 너무 쎄지.

          이게 무슨 카페야, 돼지우리..(사이, 한숨)..뭐요? 내 카들 막는다구요? (답답한, 달래듯) 할머니..

          진짜루 갖다 붙이셔도 웬만한 걸 갖다붙이셔야지, 이건...정말 아니지.



씬4. 한결본가 거실, 낮.


할머니, 전화하고있는,


할머니 : (아무렇지도 않게, 웃음띤) 그래서 하기 싫다구? 그럼 하지 말어. 근데, 대신 니 집하고, 차는 압수다.

            (하고, 전화 끊어버리는)



씬5. 왕자커피 마당 + 앞, 낮.


한 결 : (답답한)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 (하고, 소용없자, 씩씩거리며, 전화 끊고, 왕자커피 노려보고, 밖으로 나가,

          차를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차가 견인돼서 가는 걸보는) 내 차, 내 차, 거기, 거기서! 내 차야, 그거!

          (하며, 뛰어가는)



씬6. 텅 빈 도장, 낮.


은찬, 도장 한쪽 벽에 기대, 넋이 나간 얼굴로 멀뚱멀뚱 앉아있는,

구씨(정육점앞치마를 한), 도장에 버려진 상패들을 앞치마로 닦으며 혼자서 궁시렁대는,


구 씨 : 참, 돈이 사람 마음을 막네. 3년 정이 도루아미타불이네,

          석달동안 월급 한 푼 못 받고, 열나게 뛰어다닌 애한테 비수를 꽂는구만.

은 찬 : (멍하니, 눈물 핑도는) 애들한테 마지막 인사도 못했는데..

          (담담하게, 멍하니, 혼잣말처럼) 관장님도 무슨 사정이 있었겠죠?

구 씨 : 너는 그게 문제야? 사정이 있어도 자식아, 인간이 인간한테 인간적으로 이러면 안되지?

          니가 아닌 말로 나보다 여기 관장을 더 따르지 않았냐? 내가 그러게 너한테 뭐래, 나 말고는 홍사장도 믿지말라지 않디?

          근데 너 내말 안듣고 어떻게 했어? 홍사장한테도 맘주고, 여기 관장한테도 맘주고,

          니엄마 좋아하는 나한테는, 남보듯 데면데면,

은찬모 : 구씨, 너 뭐하는 짓이야?

은 찬 : (힘없이, 은찬모 보면, 힘없이) 엄마..

은찬모 : (화난) 지금 우리 은찬이가 얼마나 속이 상한데, 그런 앨 위로는 못할 망정, 누가 누굴 좋아한다고?

구 씨 : (웃으며, 얼버무리는) 아니, 그게 저 누님 그러니까, 날은 좋고, 바람은 부는데, 장대비가 쏟아져도

          지금처럼 또 해뜨면 그만이고, 은찬이 힘들게한 관장놈은, 나쁜 놈이고. 전화위복, 새옹지마, 사필귀정이라고

          지금 제가 막 그런 얘길을 할라고..

은찬모 : 아우, 시끄러?! (하고, 은찬옆으로 가는)

구 씨 : (은찬모 소리에 놀라고) 입닫을게요. 전 누님이 하라면 합니다. (하고, 입을 오므리는)

은찬모 : (은찬의 얼굴을 걱정스레 보며, 머리 넘겨주며, 속상한) 많이 속상해?

은 찬 : (고개숙이고, 가만있는)

은찬모 : 엄마두 속상한데, 첨부터 나쁜 사람두 아니고...오죽하면 그랬겠냐, 싶다.

은 찬 : 그렇게 이해해야겠지?

은찬모 : 이해안함 어떻게, 속만 더 상하지. 안그래?

은 찬 : (고개끄덕이고, 서글프게 웃고) 정말 울엄만 넘 착해. 알았어요, 나 인형가지러 갔다올게. (하고, 나가는)

은찬모 : (가는 은찬보며) 저거 불쌍해, 어떻게.. 석달을 감기가 걸려도 하루도 안빠지고...

구 씨 : (옆에 와 쪼그려 앉으며, 손잡고, 주물럭거리며) 참 은찬이가 안됐죠, 누님. 관장놈 정말 나쁘죠?

          콧구멍의 라면을 빼먹지, 우리 은찬이 월급을 삼개월씩이나, 그래도 누님 삶이 그댈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랬다고,

은찬모 : 노하고 싶다.

구 씨 : ?

은찬모 : (밉게, 손을 확 빼며) 왜 내껄 자꾸 주물러, 왜?!



씬7. 한결 오피스텔 안, 낮.


한결, 옷 갈아입고 있는데 전화벨 울리는,


한 결 : 여보세요?

은 찬 : (F) 뭐해요, 아저씨?

한 결 : (화난) 내가 뭘하든 말든 니가 뭔 상관이야, 자식아?!



씬8. 버스정류장앞, 낮.


은찬, 버스기다리며 전화하고 있는,


은 찬 : (뾰로퉁, 애써 밝게) 배고프면 전화 하라믄서요. 왜 이랬다, 저랬다 하냐... 나는 그냥 배고프면 하라그래서,

          배고파 가지고 전화한거 뿐인데,



씬9. 한결의 집안.


한 결 : 시끄러, 자식아, 끊어! (하는데 초인종 울리는)


한결, 전화 끊고 문으로 걸어가며.


한 결 : 누구세요?

중개업자 : (e) 부동산에서 나왔습니다.


한결, 갸웃하며 문 열면 부동산 중개업자와 사람들 두엇 들어서는,


한 결 : 뭡니까?

중개업자 : 집 내놓으셨죠? 좀 보러 나왔습니다.


한결, 어리둥절해 보면 중개업자에 안으로 들어와 두리번거리는,


한 결 : (놀라) 집을 내놓다뇨?

중개업자 : (수첩 뒤져보고는) 방남정 씨 댁 아닙니까? 방금 연락을 받았는데요. 빨리 처분하시고 싶다고, 집을 아주 헐값에,

한 결 : (어이없는) 누구요? 방남...!! 오마이갓!



씬10. 버스정류장, 낮


은 찬 : (서운한, 핸드폰보며) 이씨..맨날 지 할말만하고 도중에 끊고...내가 지금 바쁘다, 나중에 전화하자,

          아님...지금은 바쁘니, 언제 시간되면 보자..그럼 안되나, 씨.... (하고, 버스오는 쪽 보는)



씬11. 한결본가 거실, 낮.


한결,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앉아있고,

할머니, 한결모(한숨쉬는)를 혼내는,


할머니 : 한결인 그렇다고 쳐, 에미 자네가 나는 더 기분나뻐. 뭐, 어머니, 제 생각에도 이번일은 너무해요? 뭐가 너무해, 내가!

            너무한건 내가 아니라, 자네 자식이야! 서른 먹도록 변변하게 일자리 한번 가지지 않고, 공부도 대충, 인생도 대충,

            대체 애를 어떻게 키우는거야, 지금?!

한결모 : ...

한 결 : (어떻게 넘겨보려고 능청스럽게, 웃으며) 아이, 할머니. 저한테 서운한 거 있으시면 말씀을 하시지, 엄마한테 그래요.

          근데 할머니 나한테 갑자기 왜 이래? 맞선땜에 그래?! (너스레 떠는) 그거 때문이구나?

          아, 맞아, 맞아. 제가 쫌 불성실했어요.(손잡으며, 윙크하며) 이제부터 제대로 볼게요.

할머니 : 이미 떠난 배다. 카페 안할거면 너대로 그냥 살어.

한 결 : (애써 편안하게 웃으며듯) 좋다, 차라리 회사에 자리하나 주라, 할머니. 부장정도면, 해볼게.

할머니 : 우리 동인이 니 놈 놀이턴줄 아냐? 거긴 너같은, 반푼인 못들여.

한 결 : (능글거리며, 웃으며) 아, 오늘 정말 말씀 심하시네, 진짜.

한결모 : (할머니 보다, 다시 한결 덤덤히 보며) 항복해. 이번엔 달리 방법이 없어 보인다.

할머니 : 석 달 안에 매출 다섯 배. 성공하면, 나 죽으면 받는 니 몫, 미리떼주께.

            (담담히) 그 돈이면, 큰 낭패만 안 당하면 평생 놀고먹을 수 있을 걸.

한결모 : (당혹스런) 어머니! 무슨 그런 말씀을..

한 결 : (어이없이, 웃으며) 할머니가 죽긴 왜 죽어?! 힘이 젊은애들 뺨치게 좋은데...

할머니 : 이 놈의 자식이(팔로 때리려하면)

한 결 : (팔로막으며) 야봐, 야봐, 힘이 이렇게 넘치누만.

할머니 : (웃음나는, 웃음참으며) 그래서 어쩌겠다는거야?

한결모 : (답답한, 머리짚는)

한 결 : (의지에 누우며) 저는 사업싫어요. 저는 그냥 백수가 체질이라고. 아, 몰라몰라 배째. 난 못하니까.

할머니 : 그래, 그럼 포장해라. 월급 80부터 시작이다.

한 결 : (답답한) 할머니.. 저 좀 그냥 내버려... (하는데)

한결부 : (e) 뭐 하러 신경을 쓰세요. 뭐든 건성인 놈을.


한결, 인상 굳어 휙 돌아보면 한결부와 시선 얽히는, 한결부, 골프 나가는 차림으로 방에서 나오는,

한결,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한결부 : (덤덤한, 한결 보며) 이런 놈 갖다 붙이면 그쪽에 민폐 아닙니까...

            평생 그렇게 살아 봐. 놀다 지치면 후회되는 날 있겠지. 그것도 모르는 놈이면 별 수 없고.

한결모 : (그만하라는 듯 눈짓하며, 밝게) 안 늦었어요? 서둘러야겠네. 남원까지 간다며?

한결부 : (마지못해 누르며, 할머니 보며) 다녀오겠습니다, 어머니. (나가는)


한결모, 속상한 표정으로 할머니에게 '다녀올게요'하며 한결부 따라 나가는,


한 결 : ...(기분 안좋은, 일어나는)

할머니 : (딱한 맘 누르고) 니가 널 맨 먼저 인정해, 이눔아. 니가 널 인정 안하는데 누가 널 인정해. (하고, 티브이 켜는)


한결, 할머니 보다, 나가고.



씬12. 유주집 거실, 낮.


한성(땀이 흐르는), 사다리 위에 올라가 못 박고 있는,

유주, 사다리를 붙잡고 서서 말끄러미 보고 있는,


한 성 : (못 박으며, 덤덤히) 오늘 나 일 너무 많이 시킨다. 창고정리에, 형광등 두군데 갈고... 왜자꾸 일을 시키는거야?

          나랑 가만히 앉아서 할 말이 없어? 그래서 벌쭘해서 자꾸 일시키는 거야?

유 주 : (작게 웃으며, 편안하게)...필요해서 시키는 거야. 땀흐른다? 에어컨 켤까?

한 성 : (손등으로 이마의 땀닦으며, 못 박으며) 아니. 그림줘.

유 주 : (그림주며) 참 에어컨 바람 싫어하지... 잠깐. (하며, 냉장고로 가서 수건에 얼음을 싸서오며)

          다했음 내려와서 바닥에 앉아봐.

한 성 : (일하며, 유주의 행동 못보는) 왜? (하며, 내려와, 앉으며, 물먹으면)

유 주 : (한성의 목에, 얼음수건을 대주며) 시원하지?

한 성 : 와...좋다.

유 주 : (좋은) 좋아?

한 성 : (얼굴 디밀며, 눈감고) 얼굴도.

유 주 :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며) 씻을 걸 그랬나?

한 성 : (눈감고, 좋은) 이게 좋아. 샤워는 나중에 일 다하고...등해줘.

유 주 : (웃고, 등을 해주는)

한 성 : 거기 근지럽다.

유 주 : 그래..(하며, 손으로 등을 긁어주는)

한 성 : 좀만 더, 세게...좀만 더세게..너무 근지러..

유 주 : 세게 긁는데...

한 성 : 좀만 더 세게..

유 주 : (긁다가)..더 세게...알았어. (하고, 장난기 발동해) 세게 한다. (하며, 등을 이로 무는)

한 성 : 아, 아퍼! (하고, 보면) 너 무슨 짓했어?

유 주 : (웃으며, 뒤로 물러나며) 세게 해달라며...

한 성 : 너 나 물었지. 너두 당해봐. (하며, 얼음을 유주의 옷에 넣고)

유 주 : (웃으며) 앗차거, 그러지마..(하며, 발버둥치며, 옆에 있는 쿠션으로 때리고)


그렇게 장난치는 두사람.



씬13. 택시 정류장 앞, 낮.


한결, 복잡하고 짜증난 표정으로 걸어와 멈춰서는, 한숨 쉬고 도로 한 번 보다가 휴대폰 꺼내 전화 거는,


한 결 : (힘없이) 어, 나야. 어디야?

유 주 : (f) 집.

한 결 : (조금 머뭇대는) ...나, 가도 될까? 작업 중이면...안갈,

유 주 : (f) 아냐. 오늘 작업 안 할 거야. 와.


한결, 조금 밝아진 표정으로 전화 끊고 "택시!'하며 손을 흔드는,



씬14. 유주집 앞, 밤.


한결(와인 사들고), 좀 설레는 표정으로 벨 누르는,

문 열리고 한성(앞치마 두른)이 웃는 얼굴로 맞는,

순간 한결, 멈칫 굳어지는,


한 성 : (반기는) 왔어?

한 결 : (굳은 표정 어색하게 풀며) 어. 한..유주는?

한 성 : 설거지. 들어와.


한결, 그냥 돌아가고픈 심정으로 들어가는,



씬15. 유주집 거실, 밤.


한결, 소파에 어색하고 서운한 표정으로 앉아 한성 유주 보는,

한성과 유주, 주방에서 다정히 와인과 치즈를 준비하는,

한결, 속으로 질투와 속상함 삭이는데 문득 옆에 사진 보이는,

c.u. 한성과 유주, 다정하게 찍은 사진.

한결, 굳은 표정으로 보고 있는데 한성, 유주, 와인 갖고 나란히 오는,


유 주 : (앉으며) 술도 안마시는 최한결이 어떻게 알았지? 내가 와인먹고 싶은 걸.

한 성 : (와인잔 들며) 원래, 둘이 나보다 잘 통하잖아. 근데 이렇게 모이는 게 얼마만이지?

한 결 : (심상한, 덤덤한 척) 3년. 한유주가 형 버리고 간 게 3년 전이니까.

한 성 : (피식 웃는)

유 주 : (한결 흘기며, 가볍게) 아무튼 짓궂어.


유주, 한성, 한결, 잔 들고 부딪치는,

한결, 상한 맘 누르고 살짝 한 모금 마시는데, 유주한성 서로 와인맛 좋은데 하는 주고받는 눈길을 보고, 맘 상하는,


한 결 : (조금 빈정대는) 둘이 좋아 보이네. 극적 화해, 뭐 그런 건가?

한 성 : (머쓱하게 웃으며) 극적이었나?

유 주 : (웃으며) 조금.

한 결 : (잔을 소리 나게 놓으며, 까칠한) 나, 그만 가봐야겠다. 눈치 보여 못 있겠네.

          미안해, 형. 오붓한 시간 방해해서. (일어나려는)

한 성 : (말리며) 야,

유 주 : (한결 살펴보며) 왜그래?


그때, 한성의 휴대폰 울리는,


한 성 : 네, 최한성입니다. ..아, 네, 할머니..한결이 지금 같이 있는데 왜요?


한성, 전화 받으며 침실로 들어가 문 닫는,


한 결 : (속상한) 왜 오라 그랬어. 같이 있다 그랬으면 안 왔을건데..

유 주 : ... (보면)

한 결 : 하긴 넌 상관없지. 나만 상관있는거지.

유 주 : (살피며) 무슨 일 있었어?

한 결 : 없어.

유 주 : 어디 갔다오는 길이야?

한 결 : 집.

유 주 : (걱정스런) 아버지..만났어?

한 결 : (답답해, 얼굴을 문지르며) 어.

유 주 : (걱정스런) 안좋았나. 아버지 문제에서 이제 좀 벗어나면 안돼?

한 결 : (보는) ?!

유 주 : (무심히, 와인 마시며) 너무 오래가는 거 같애.

한 결 : (맘아픈) 오래..가?

유 주 : (아차싶은, 미안한)

한 결 : (서글프게 웃으며, 와인마시고, 맘아프게 보며) ..내가 울아버지랑 풀지 못한 얘기... 한유주 너한테 한거는..

          이런식으로 나를 공격하라고 한말이 아냐?

유 주 : (미안한) 한결,

한 결 : 열일곱살난 놈이 그때까지 믿던 자기 아버지한테 배신.... (서글프고, 서운한 웃음지으며) 됐다. 누가 날 이해하겠냐?

          (유주보며, 맘아픈, 참고, 담담히) 근데, 한유주, 어떤 일이 사람맘에서 오래오래 갈때는 말이야.

          그게 오래갈만하니까.. 그런거야. 괜히 그러는게 아니고. (하고, 가려는데)

유 주 : (미안한) 한결아,


한성, 나오며,


한 성 : 할머니랑 무슨 일 있었니?

한 결 : (보면)

한 성 : 할머니가 너 맘좀 잡게 도와주라는데, 내가 어떻게 해줄,

한 결 : 내가 형 잘난줄 아는데, 내 인생은 내가 살게, 어? 휴...... (하고, 속상해, 나가버리는)

한 성 : 한결아! ..(하다가, 와인잔들며) 난 도와줄라고 한건데,

유 주 : 도와주긴 누가 누굴 도와줘.

한 성 : (보면) ?

유 주 : (잔을 한성의 잔에 부딪히며) 최한결은 혼자서도 잘할거야. (하고, 마시며, 한결 생각하는)



씬16. 인형공장 안.


인형공장의 분주한 풍경보이고,

은찬, 열심히 커다란 투명비닐푸대에 인형을 잔뜩 담고있는,


공장장 : (웃으며) 그만 넣, 그러다 봉지터져.

은 찬 : 괜찮아요. 참 그리고 아저씨 오늘 저 두봉지 가져갈거예요.

공장장 : (보며) 욕심 부리지 말고 그냥 한 포대만 해. 목요일에 정산할건데, 그때까지 못하잖아.

은 찬 : 할 수 있어요, 한 포대 더 주세요. 이제 저 시간 많단 말이에요. (하고, 웃으며, 봉지에 인형 넣는)



씬17. 거리.


은찬, 양 손에 인형 비닐포대 들고 힘들게 뒤뚱뒤뚱 걷는, 그러다 갑자기 빗방울이 후둑후둑 떨어지는,

은찬, 당황해 비닐포대 하나로 머리 가리고 뛰기 시작하는,

그때, 앞에서 오던 여자와 남자(30대 중반, 남, 우산든)과 부딪치는,


은 찬 : 아, 죄송합니다!


은찬, 사과하고 급하게 가려는데 찍~ 소리가 나는, 남자의 우산 끝이 은찬의 머리 위 비닐에 꽂혀 길게 찢겨 나간,

은찬, 그것도 모르고 힘껏 머리 위 포대 당기는, 그 바람에 남자의 우산 날아가고, 인형 바닥으로 떨어지는,


남자, 여자(가방을 놓치는), 은찬(동시에) : 으악!

남 자 : (화난) 이거 뭐야!

은 찬 : (당황한)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은찬, 조르르 달려가 우산 주워 행인에게 건네며,


은 찬 : (꾸벅) 죄송합니다. 제가 인형 땜에 정신이 없어서.. (그리고는 가방 들어, 여자에게 주며) 죄송합니다.

여 자 : (가방을 받으며, 가방에 묻은 흙탕물에 옷이 버린) 어머, 어떻게 이거...

은 찬 : (미안한, 여자의 가슴에 묻은, 흙을 털며) 이런, 흙이 묻었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남 자 : 이 자식이, (하며, 은찬의 멱살을 잡는) 너 지금 누가 가슴을 만져, 자식아!

은 찬 : (당황한) 저 그게 아저씨...제가 가슴을 만진게 아니라....(하다가, 인형보고) 헉! (놀란, 급하게 떨어진 인형줍는)

          아, 씨...이거 젖으면 안되는데. 아저씨, 저 멱살 좀 놔주세요. 제 인형이 다 젖어가지고,

          인형 좀 줍고 말씀하심 안되요? 네?



씬18. 도로 + 택시안, 동 장소.


택시, 신호등에 멈춰서고, 그안에 한결 심각하게 있다가,

'제발요, 잠시만 멱살 좀 놓고 얘기하세요!'하는 소리에 밖을 보면, 은찬과 행인, 실랑이 하는게 보이는,

한결, 귀찮은 듯 외면하다가 다시 보는,



씬19. 거리.


남자, 은찬의 멱살 잡고 흔들고 있는,


은 찬 : (바둥거리며) 아, 아저씨 잠깐만요. 저것 쫌 줍구요. 아씨이..어떡해!

남 자 : (버럭, 손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야, 인마! 너 지금 인형이 문제야! (하고 멱살 마구 잡아 흔드는) 인형이 문제냐고?

          니가 남의 여자 가슴은 왜 만지고, 지랄! (하고, 때릴려고 하면)

여 자 : (팔잡으며) 그만하고 가. 왜 별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쌈을 할라,

남 자 : (여자보며) 별것도 아니라고? (은찬의 멱살 놓으며) 뭐가 별것도 아냐? 어...그래, 오 이번엔

          (턱으로 은찬을 가리키며) 저 놈이 맘에 드냐? 지난번엔 집에 온 수리공편을 들더니, 이번엔 저 놈이야?

여 자 : 또또 미친다, 미쳐. (하고, 가려하면)

남 자 : 이게! 어딜 그냥 갈라고, (하고, 여잘 돌려세워, 때릴려고 하는데, 누군가 손목을 잡는)

한 결 : 저 그냥, 말씀으로 하시지요.

은 찬 : 아저씨...

한 결 : 넌 인형이나 주워.

은 찬 : 네..(하고, 얼른 얼른 인형을 줍는)

남 자 : (한결에게) 너 내 손모가지 안놔? (하고, 여자보며) 너 거깃어, 안그럼 나한테 죽는다.

여 자 : 저게 끝까지 (하고, 남자를 가방으로 때리며) 내가 왜 너한테 죽어, 내가 왜 너한테 죽어,

          니가 나한테 죽어봐라, 니가 나한테 죽어봐!

한 결 : ?!

남 자 : 이게 누굴 쳐. (한결에게) 너 내 손안놔.

여 자 : (남자 때리며) 놓지마, 그럼 너두 나한테 죽어! 왜 뻑하면 사람을 의심하니? 그 의처증 언제 고칠래, 언제!


그때, 은찬 인형을 다 담아서 봉지를 들고, 일어서서, '다 주웠어요, 가요'하며 한결쪽 보다가,

봉지로 돈받는 남자와 여잘 동시에 치고, 두사람 넘어지는,


남 자 : (넘어지며) 어우.. (하며, 얼굴돌아가서, 코 만지면, 코피나는, 코피보고)

여 자 : 내무릎...(하는데, 무릎팍이 나간)

은 찬 : (미안한) 저기, 괜찮으세요?

한 결 : (봉지들고, 은찬을 뒤에서 잡으며) 사태심각이다, 뛰어, 자식아! (하고, 은찬(인형을 줍는)을 잡고뛰고)

은 찬 : (한결에게 끌려가며) 저기, 저기 인형...죄송해요, 아저씨!

남 자 : (돌아보며, 화나, 돈 버리며) 니들 오늘 죽었어. (하고, 팔 걷어부치고) 니들 거기서! (하며, 달려가는데)

여 자 : (남자의 뒷덜미를 잡아서, 넘어트리고, 올라타서, 가방으로 때리며) 어딜가! 너 아까 한말 다시해봐, 뭐, 날 죽인다고?

          너 언제까지 그렇게 사람을 의심할래?

남 자 : (팔로 막으며) 그만 때려, 맨날 때리고 지랄이야, 잘못했어, 그만 때려.

여 자 : 뭘 그만때려, 너같은 인간은 더 맞아야 정신을 차려! 더 맞어, 더 맞어!


은찬, 뛰어가며, 뒤돌아보며 '여자가 폭력쓰는 여잔가 봐요?'

한결, 뛰어가며 '몰라, 자식아, 오늘 나는 일진이 왜이래..' 그러다 웃으며 '골때리는 커플이네'

은찬, '그러게요'하고 웃으며 뛰어가는,

C.G.-배경화면 수채화로 바뀌는,

비 내리는 수채풍경, 은찬, 한결, 인형 들고 품고, 인형으로 비 가리며 뛰는,

뛰다가 서로 보고 상황이 웃겨서, 조금씩 웃기 시작하는 한결과 은찬의 모습보이는,



씬20. 한결 오피스텔 전경, 초저녁.


은 찬 : (E) 우와....집 죽인다.



씬21. 한결의 집안.


은찬, 전화 받으며 신기한 듯 서 한결의 집 구경하는,

움직이는 벽, 드르르 열면 주방이 나타나고, 거실이 나타나는,


은 찬 : (걸으며, 조심스레 구경하는) 친구집.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그치면 바로 갈게.

은찬모 : (F) 야, 오늘 비안 그칠 것 같애. 괜히 인형 비 맞치지 말고 그냥 거기서 자.

은 찬 : (홈시어터쪽으로 걸어가는) 어라라..외박?


은찬 , 한쪽에 어지럽게 놓여진 dvd, 하나 들어보면 야한 dvd

알만하다는 듯 한심한 표정으로 방 쪽 꼬나보는,


은 찬 : 딸네미를 막 외박시키구, 걱정 안 되시나?

은찬모 : (F) 니 얼굴이 무기지 뭐.

은 찬 : (참나..) 알았어. 내가 알아서 하께.


은찬, 삐죽거리며 전화 끊고는 다시 집구경하는, 부러운 모습

그때 (상상과 현실이 하나 되는), 갑자기, 어린 은찬 (팬티에 와이셔츠를 입고, 아빠의 넥타이를 길게 매고, 방에서 나오며)


어린은찬 : 아빠..나도 회사갈래..(하며, 소파로 가는)


은찬, 그런 어린 은찬을 작게 웃으며 그립게 따라가면,

티브이보던, 은찬부, 웃으며, 소파에 앉는 어린 은찬 보며,


은찬부 : 오늘은 일요일이라 회사안가도 되는데...

어린은찬 : (웃으며) 혼자갈라고..

은찬부 : 안가, 혼자. 은찬이 데리고 가지. (하며 넥타이 매주는)

은찬모 : 아이고...


그 소리에 주방보면, 은찬모, 밥 준비하며 웃으며,


은찬모 : 쟤는 왜 자꾸 당신 넥타일매고 저런데...

은찬부 : 아빨 좋아해 아빠 흉내낼라 그러지, 그지, 은찬아?

은 찬 : 응, 은찬이 아빠 좋아해서 그래.


그옆에 어린은새, 서서, '엄마, 은새 오이줘, 오이'하면,

은찬모, '그래, 그래'하며 은새의 입에 오이 물려주고 같이 오이먹으며 고개짓하며 행복한,

현재의 은찬 그 모습보다가, 소파쪽보면, 은찬부 은찬의 넥타이를 다매고, 은찬을 안고

'은찬아, 아빠가, 음악 틀어줄게'하며 오디오로 쪽으로 음악을 트는,

은찬 그런 은찬부를 그립게보다가, 걸어가, LP판을 드는데, 그때, 뽕하는 소리가 들리는,

은찬, 그 소리에 돌아보면, 한결(씻은 듯 옷 갈아입고, 손에 옷가지를 들고),


한 결 : 이게 뭐야, 마루 다젖게. (하다가, 은찬이 든 판을 빼앗으며) 넌 비맞은 손으로 이걸 왜 만져.

은 찬 : (눈가 붉은) 미안해요. (하고, 앉아, 속상해, 울것같은, 뭉개진 인형의 틀을 잡으며) 다 찌그러졌네.

한 결 : (이상한, 옷가지로 등을 툭툭치며) 야, 야, (하다가 은찬 눈가 보고는, 좀 심했나 싶은) 너..우냐?

은 찬 : 누가 울어요, 울긴. (하며, 이 인형 저 인형을 만지며)

한 결 : (쪼그려 앉으며, 조금 미안한) 사내자식이, 뭐 그깟걸로...나는 자식아, LP판 모으는 게 취민데,

          니가 물묻은 손으로 그걸 만지작거리니까....화났냐?

은 찬 : ...(제 일만 하는)

한 결 : 뭔일 있냐, 너?

은 찬 : (인형만 만지작거리며) 도장 문 닫았어요. 관장이 짐 다 빼고 날르구.

한 결 : ?

은 찬 : (다시 생각해도 서운한, 배신감에 분한) 월급 못 받은건 그렇다 치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애들이랑 인사도 못했는데...

한 결 : (안 된 맘 누르고) 딴 도장 구하면 되지, 그거 갖고 사내자식이 찔끔거리냐. 그냥 툴툴 털어버려.

은 찬 : (흘기며) 툴툴? 먼진가 털어버리게.

한 결 : (옷 내미는) 들어가서 옷이나 먼저 갈아구 나와. 물에 빠진 생쥐꼴로 있지 말고.

은 찬 : (옷보고, 제 옷보고, 옷받아들고, 화장실로 가는)

한 결 : 자식이..기집애처럼...하긴..애들하고 디게 친하더만 속도 상하겠네.

          (하고, 인형 하나를 들어보며, 몸떨며) 으, 무서. 눈알이 없으니까, 달걀 귀신같네.


그때, 화장실 안에서 말소리나는,


은 찬 : (E) 밥없어요! 배고픈데!

한 결 : 참 염치도 좋지.


점프컷>>

한결, 프라이팬에 김치를 볶고있다. 그옆에서 은찬, 신기한 듯 보며,


은 찬 : (놀란, 좋은) 와! 그런 것도 할 줄 알아요? 전혀 안 하게 생겼는데..

한 결 : 밥이나 빼와.

은 찬 : 네! (하고, 렌지에서 햇반꺼내며, 앗뜨거하고, 햇반을 공치듯 치는)

한 결 : 에우...(하고, 밥그릇을 들고, 프라이팬에 볶는)

은 찬 : (좋은) 뜨거운거 잘만진다, 아빠도 그랬는데...

한 결 : (밥을 볶으며, 무심히) 아빤 ..돌아가셨니?

은 찬 : (짐짓 아무렇지 않게 고개끄덕이는)

한 결 : (조금 짠한) 니가 니네 집 가장이냐?

은 찬 : 근데 그거 간안봐요? (하고, 침을 꿀떡 삼키는)

한 결 : (작게 웃고) 자식 ...(하고, 밥복던 주걱을 디밀며) 뜨겁다.

은 찬 : 히..(웃고, 침을 꿀똑 삼키다가) 아, 뜨거워! (하며, 동동거리는)

한 결 : (고개젖고, 볶으며) 쯔쯔쯧...

은 찬 : (옆에 붙은 밥알 뜯어먹으며) 뜨거워도, 맛있다...


점프컷>>

한결, 소파에 앉아 테라스 야경보고 커피 마시다가, 옆에서 인형의 눈알을 붙이는 은찬보며,


한 결 : (슬쩍보는) 자식, 바느질 하는 솜씨봐라. (보며) 별종이네.

은 찬 : 먹고살라고 해봐요, 다 되지.

한 결 : 그거 하나 붙이면 얼만데.. 500원은 받냐?

은 찬 : (무덤덤) 50원요. (궁시렁) 이런 단순노동에 누가 500원씩 줘요.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한 결 : 나도 한번 해보까, 재밌겟다, 그거.

은 찬 : 아저씬 못해요.

한 결 : 내가 왜 못해. 한번 해보까? (하고, 테이블의 인형을 잡고, 바늘을 잡는)

은 찬 : (시범 보이며, 진지한) 잘 봐요. 정중앙! 잘못 붙이면 (눈 사시흉내 내며) 이케 되니까. 뜯어 내는게 더 일이거든요.

한 결 : (바느질하며) 야, 넌 수염 안 나냐? 나이가 스물셋인데 발육이 왜 이렇게 늦어.

은 찬 : (움찔해, 당황한) 아, 그, 모, 못 먹어서 그래요. 아, 이 아저씨가 근데 작업에 집중 안 하구. 빨리 해요.

          못하기만 해 봐, 쯧!

한 결 : 알았다, 알았어. (하고, 일하는)

은 찬 : 무슨 남자 손이 그렇게 이뻐요?

한 결 : 그런 넌?

은 찬 : (살피듯, 조심스레) 근데 아저씬 오늘 왜 꿀꿀해요?

한 결 : (일만 하는) ..

은 찬 : 아까.. 거리에서 길가는 아저씨랑 토낄때, (흉내내며) 오늘 일진 사납다고.. (눈치보며) 혹시 여자..문제?

한 결 : ...(일만하는)

은 찬 : (조심스레) 말해봐요. 나 은근히 남녀문제 잘아는데..

한 결 : (건성) 우리할머니가 계신데, 나 노는 꼴 보기 싫다고...말도 안되는 동네 커피숍을 맡으라고 난리시다..그래서 그래.

은 찬 : 정말 여자문제는 아니고? 참 근데 전번에 본 여자분요? 그 여자분 안만나요?

한 결 : (인형 눈알만 만나며, 씁쓸히) 만나.

은 찬 : (왠지 서운한) 아..만나는구나. (떠보듯) 근데, 그 여자분하고.. 찐한 사이에요?

한 결 : (쓴웃음) 습관.

은 찬 : ?

한 결 : (일만 하며) 아침에 일어나면, 물마시는 습관처럼, 안보면 안되는, 안볼려고해도 또 보게 되는..지독한 습관.

은 찬 : (뭔가 서운한) 디게 좋단 소리로 들리네... 그럼 결혼하겠다, 그래요?

한 결 : (인형 눈알붙이는)

은 찬 : 왜 말이 없어요? 여자집에서 반대해요?

한 결 : 고만해라.

은 찬 : 참 아까 동네커피숍이라고 했죠? 그 커피숍이름이 뭐에요?

한 결 : (귀찮은 듯 보면) 커피숍은 무슨 (떠올리면 어이없는) 돼지우리지 그게... 왕자는 무슨 딱 거지소굴이더만.

은 찬 : (갸웃) 왕자? (눈 커지며) 왕자커피요?

한 결 : (건성으로) 동네니까, 알겠네. (고개저으며) 참을 수 없는 더러움.

은 찬 : (놀란) 정말 왕자커피예요? 거기 홍사장님이 정말 가게 파셨대요? (하다가 문득) 아저씨, 그 커피숖하세요, 네.

          자리 죽이는데..해요! 예?

한 결 : (이상한) 얘가 갑자기 왜 이렇게 달려들어?

은 찬 : 아저씨, 그 커피숍해요! 그리고 나, 나 좀 써줘요, 예? 나 청소도 잘 하구, 힘도 세구, 시키는 일은 뭐든지 다 할게요.

          어, 글구. 아저씨 빚도 갚아야 되잖아요. 일자리 없으면 아저씨 빚도 못 갚는단 말이에요! 네, 그러니까, 해요, 네?!

한 결 : 귀찮아!

은 찬 : (째리는) 하! 귀찮아서 숨은 어떻게 쉬시나? (못마땅, 중얼거리며) 일도 없이 빈둥거리니까 여자집서 반대를 하지!

한 결 : (어이없고 화나는, 성질나서 보며)

은 찬 : (인형 눈알만 붙이며, 짐짓 건성건성말하는) 헝그리정신이 없으니 뭐든 귀찮지. 나 같으면 보란 듯이 일하겠다.

          좋아하는 여자한테 멋지게 성공하는 모습도 보이고,

한 결 : (꼬나보며) 고만.

은 찬 : (인형 눈알이나 붙이며, 아랑곳없이) 그러다 망하면, (보며, 대수롭지 않게) 망하는 거지 뭐.

          사실 아저씬 밑져야 본전 아니예요.

한 결 : (그런가 싶은) ?!

은 찬 : 망하면, 다시 지금처럼 놀면 그만이잖아요. 안그래요?

한 결 : (그런가 싶은) 그거는 그러네..

은 찬 : (눈치보며, 그러나 말은 짐짓 대수롭지 않게) 잘됨 할머니도 여자한테도 멋져보이고, 못됨 지금처럼 그냥 살면 되고...

          (얼굴들이대며) 커피숍해요, 예?

한 결 : (순간 죽겠는) 어우..너 이좀 닦아라, 김치냄새가..(은찬 밀치며) 아우, 드러. (하고, 코를 쥐고)

은 찬 : (치, 하며 제 손으로 입김내 제 입 냄새 맡아보는) 욱!



씬22. 한결 오피스텔 욕실, 밤.


은찬, 벅벅 양치질 하고 있는,


은 찬 : (거울 보며, 이내 궁금한) 습관?.....뭔소리? 짝사랑?..설마..뺀질이가... 근데.. 내가 여자랑걸 언제쯤..

          (거울보며, 궁시렁) 왜? 그럼 널 좋아하게 될 거 같니? 뺀질이 나 별로가덩. 맞아, 넌 (칫솔로 문가리키며) 스타일별로지.


한결, 불쑥 들어와 변기 앞에 서는,

은찬, 소스라치게 놀라 굳어서 한결 보는,


한 결 : (소변 보며) 자식이 이를 닦으면서도 중얼중얼.. 입 좀 다물어라.

은 찬 : (놀란 채, 당혹스러운) 아, 아니, 왜 이 닦는데 들어오고 난리예요!

          (소리 들리는, 눈 어따 둬야 할지 모르겠는) 매너 없네...

한 결 : (어이없는 웃음) 사내자식끼리 매너는 무슨. 자고 갈 거면 소파에서 자.

은 찬 : (고개숙이고, 이만 닦으며) 안자요. 비만 그치면 갈 거예요.

한 결 : (소변을 다보고, 몸을 털고, 옷을 추스르며) 아씨, 바지에 묻었네. (하며, 바지털고)

은 찬 : (돌아버릴 것 같은, 현기증 나는, 눈감고 이를 박박닦는)

한 결 : (그러다 나가려하다가, 은찬의 엉덩일 보며, 웃으며) 넌 무슨 엉덩이가 이렇게 작냐? (하고, 툭툭치는)

은 찬 : (치약거품을 튀기며) 왜 남의 엉덩일쳐요!

한 결 : (얼굴에 묻은, 치약닦으며) 아, 자식진짜..드럽게.

은 찬 : 으....진짜. (하며, 물로 헹구고 나가고)

한 결 : 얌마! 내가 니 엉덩이쳐서 엉덩이가 닳냐?! 아이그 참 하두 작아서 신기해 좀 친걸 가지고..... (아우, 하며, 세수하는)



씬23. 한결 오피스텔 거실, 밤.


은찬, 욕실에서 나오는데 한결, 이불 가져와 소파에 놓는,


은 찬 : (아쉬운) 지금 자게요? 좀 더 놀다 자지.

한 결 : 피곤해. (dvd 가리키며, 씩 웃는) 볼만한거 많은데... 하나 틀어줘?

은 찬 : (질색, 흘기며) 됐거든요. (중얼) 거 참.. 자기가 무슨 십댄가..그딴걸.

한 결 : (머리 치며) 짜식 내숭은! (하나 골라주며) 가져가진 마라.


한결, 테이블 위에 놓고 돌아서 침실로 들어가고, 은찬, 어이없이 보면 테이블 위에 놓인 야한 dvd 표지.

은찬, 방쪽 째리다 혼자 어슬렁거리며 주위 살피면, 문득 소파 밑에 삐죽 나와 있는 양말 보는,


은 찬 : (빼 들어 보고는, 더러운) 참내, 깔끔한 척은 혼자 다하고선..


은찬, 어질러진 dvd와 양말이며 수건 번갈아 보며 어이없단 표정에서 F.O.



씬24. 한결 오피스텔 전경, 아침.



씬25. 한결 오피스텔, 아침.


한결, 하품하며 침실에서 나오다가 멈칫하는, 놀라 보면,

거실을 가로 지르는 빨랫줄. 양말, 속옷, 셔츠, 빨아서 널어놓은, 마지막에 인형(눈 사시, 얼룩) 하나 매달려 있는,

한결, 어이없는 표정을 다가가 인형 보면 포스트잇 붙어 있는, 떼서 보면,


은 찬 : (E) 눈도 사시고, 얼룩도 안 지워져요. 이 따위로 해놓고 이걸 어따 써요. 아저씨나 가지세요.

          그리고 카페 해보지? 한번. 나도 끼워주구^.........^

한 결 : (어이없어 피시식 웃는) 자식이 귀엽게 굴고 있어.


한결, 쇼파에 앉으려다 잘 정리된 dvd들 보며 다가가면,

야한 dvd 구석으로 박혀있고 포레스트 검프,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인생은 아름다워 등의 영화 보기 좋게 놓여있는,

피식 웃다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빨랫줄 보는 위로,


플랫쉬백>>

유 주 : (조심스레) 아버지 문제에서 이제 좀 벗어나면 안돼? (무심히, 와인 마시며) 너무 오래가는 거 같애.

할머니 : 니가 맨 먼저 인정해, 이눔아. 니가 널 인정 안하는데 누가 널 인정하누.

은 찬 : 아저씬 밑져야 본전 아니예요?

은 찬 : 잘됨 할머니도 여자한테도 멋져보이고, 못됨 지금처럼 그냥 살면 되고... (얼굴들이대며) 안그래요?


현실>>

한 결 : (작게 웃으며) 그지, 난 밑져야 본전..놀이 삼아, 해봐?

          (전화하며) 할머니, 저 차줘요. 왜긴 카페하라며. 그럼 기동력이 있어야할 거 아냐.



씬26. 유명 커피전문점(북적거리는), 낮.


*몽타주

1) 한결, 차를 주문하며, 슬쩍슬쩍 차를 마시며 커피집 홀, 주방 등의 인테리어를 살펴보는,

2) 한 쪽에 앉아 노트북 올려놓고 커피 자료 검색하는 사이사이로,

(OL)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커피 내리는 모습, 휘핑크림, 계피가루 등등 얹는 모습, 라떼아트하는 모습,

완성된 여러 종류의 커피들...케잌류의 사이드 메뉴, 종업원이 능숙하게 서빙하는 모습..

한결 지루한 듯 보다가 이내 집중하는.

3) 밤, 한결, 여러사람들과 바에 앉아 바리스타의 강의를 들으며 시음하는, 맛을 잘 몰라서 갸웃하는, 쉽지 않은데 싶은,



씬27. 아파트복도, 오전.


은찬모, 은찬 집집마다 전단지를 붙이고, 층계를 오르는.


은찬모 : (힘든, 궁시렁) 에고, 내 팔자야.

은 찬 : 그러게, 집에 있으라니까, 왜 나와.

은찬모 : 내가 뭐 팥쥐엄마니, 너만 부려먹게. (계단을 오르며) 홍가는 사람 하나 잘 만나서 팔자 폈다드라.

은 찬 : 뭔소리?

은찬모 : 옛날 일하던 회사 회장님이, 다시한번 재기 하라고 지금카페 새로 지어주고, 사람까지 들여다 준다드라?

            (무심히, 궁시렁) 말년에 홍가가 이렇게 잘나가게 될줄 알았음, 배신하지 않는건데..

은 찬 : 엄마 지금 뭐랬어?

은찬모 : 나, 암말도 안했는데...

은 찬 : 지금 홍사장님이 어쩌구 저쩌구 했잖아.

은찬모 : (버버대는) 아, 그거 나는 홍가아저씨 별론데. 전에도 지금도 ..홍가아저씨 일방적으로 엄마를..

            (갑자기, 버럭) 너 정말 그런거로 엄마 오해하면 엄마 그냥 약 먹고,

은 찬 : 그 소리말고, 홍사장 아저씨가 가게가 어쨌다구? (그때, 휴대폰오는)

한 결 : (F) 헝그리! 바쁘냐?

은 찬 : (확, 밝게) 아뇨! 안바뻐요!

은찬모 : 야, 너 지금 바쁘잖어?



씬28. 왕자커피 앞, 오전.


한결, 차 안에서 한심하고 막막한 눈으로 왕자커피 보고 있는,

홍사장, 기지개 켜며 머리 벅벅 긁고 가게 문 여는,

한결, 시계 보면 11시. 절망스럽다는 듯 차에서 내리는,

은찬의 스쿠터, 털털거리며 와서 서는,


은 찬 : (스쿠터 탄 채, 힐끔 살피다 저절로 눈길 피해지는)

한 결 : (짜증스러운) 야, 너 구라 쳤지? (왕자커피 가리키며) 저게 어디가 장사 잘 될 자리야. 엉!

은 찬 : (당황스런) 아니, 청소도 쫌 하구, 광고도 하구,

한 결 : (귀찮은) 잔말 말고 타. 시장조사 하러 갈 거야. 이 동네 잘 알지?

은 찬 : (확 밝아지는) 그럼요! 제가 이 동네는 꽉 잡고 있, (하다가 뻗대보는) 그럼 저 취직시켜 주는 거예요?

한 결 : (심드렁) 봐서.

은 찬 : (의심스런, 살피듯) 아저씨, 짱 아니, 사장 하는 건 맞아요?

한 결 : 뭐?

은 찬 : (의심으로, 못미더운) 어쨌건 최소 오늘 일당은 두둑이 챙겨주셔야 돼요. 중요한 알바 펑크 내고 왔으니까.

          십만 원, 오케이?

한 결 : 넌 내가 돈으로 보이지?

은 찬 : (만족스럽게 웃다가, 갸웃) 근데 그 차로 가면 꽉 낄 텐데?


한결, 보면, 은찬, 손으로 가리키는,

한결, 은찬 손가락 끝 보면, 굽이굽이 좁은 골목 보이면 한숨쉬는,


은 찬 : (눈으로 스쿠터 뒷자리 가리키며) 타요, 아저씨.


한결,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낡은 스쿠터 보는 표정에서.



씬29. 도로, 달리는 스쿠터, 낮.


은찬, 붙어있는 한결 몸 의식하는 듯 어깨 씰룩, 엉덩이 당기는,


은 찬 : (신경쓰이는, 불편한) 거 참... 너무 밀착하는 거 아닌가.

한 결 : (짜증) 그럼 밖으로 엉덩이 밀고 탈까?


한결, 똥 씹은 표정으로 은찬의 허리 잡고 앉아 있는, 헬멧이 작아서 왕관처럼 머리 위에 얹어 있는,

헬멧 뒷모습 보면 '꼬꼬치킨 신속배달' 쓰여 있는,

은찬, 한결, 스쿠터 타고 도로 달리는 모습 위로,


은 찬 : (e) 저쪽에 별다방 하나, 고 위로 쫌만 가면 콩다방 하나 있구요,

한 결 : (e) 근접거리 500미터 내 유명 커피집 두 곳, (한숨) 최악이구만.

은 찬 : (e) 고 건너편엔 사무실 있는 건물들이에요.

한 결 : (e) 야, 살살 좀 달려. 엉덩이 다 까지겠다.. (쿵) 악..이 자식이!

은 찬 : (e,중얼거리는) 아..시끄러. 말이 원래 이렇게 많았나.


점프컷>>

은찬, 한결 스쿠터 타고, 선기의 와플포장마차(주변에 여대생들, 남자두엇 많은)를 지나가는,

그러다, 한결 뭔가싶게 고개빼고, 구경하다가,


한 결 : 멈춰. 은 찬 : (멈추고)

한 결 : (선기쪽을 유심히보는) 저기 뭔데, 사람이 저렇게 많냐?

은 찬 : (궁시렁) 이 동네서 최고 유명한 와플집이에요.

한 결 : 근처에 여대잇냐? 왜 저렇게 여대생들이 많어?

은 찬 : 저 건물 뒤쪽에 여대하고 큰 복장학원있잖아요.

한 결 : 그래. (하고, 다시 선기쪽을 보면)


인써트>> 화플을 만드는 선기의 예술적인 손놀림.


한 결 : (놀라운) 어쭈.


갑자기 호루라기 소리 날카롭게 들리며 단속 뜨는,

선기, 능숙하게 포장마차 정리하고 뛰기 시작해서, 한결과 은찬의 스쿠터 앞을 지나가는,


한 결 : 쟤 따라가!

은 찬 : ?

한 결 : 어서!



씬30. 거리, 낮.


선기, 포장마차 가지고 뛰고, 은찬의 스쿠터, 그옆에서 달리며,


한 결 : (명함 내미는) 같이 일해보고 싶은데, 생각 있으면 연락해요.

선 기 : (뛰며, 슬쩍 명함 보고는 외면하는)

한 결 : (뛰며, 답답한) 제대로 갖추고 일해보고 싶지 않아요?

선 기 : (뛰며, 성가신, 일본어) 뭐하자는 수작이야.. (한국어로) 난 남 밑에서 일 못해요.

한 결 : 암튼..생각해 봐요. (하고, 명함 포장마차 위에 던져놓고, 은찬에게) 밟아!

은 찬 : 예! (하고, 가는)


선기, 달리며 가는 스쿠터를 보는,



씬31. 왕자커피 2층, 오후.


한결, 삐거덕거리는, 내부를 보다가, 한심하고 답답한,


홍사장 : (E) 뭐, 널 남자라고 해달라구?



씬32. 왕자커피 1층, 오후.


홍사장, 주전자 든 채로 벙진 표정으로 은찬 보고 서 있는,

은찬, 주방 바에 앉아 절박한 표정으로 사정 얘기하는,


홍사장 : (어이없는) 야아, 참. 별 황당한 얘길 다 들어본다. 여자가 여자지, 어떻게 남자야?

은 찬 : 아저씨,

홍사장 : 당장은 그래, 속였다치자, 낭중에 어쩔라구?

은 찬 : (2층 눈치 보며, 조용히) 말하면 되죠. 일단 취직부터 하구 차차.. 제가 저 아저씨한테 남자로 속여가지고

          알바비를 무지기 받아서, 지금은 말함..드럽게 화낼거예요, 예? (하는데)

한 결 : (E) 쓸만한 바리스타부터 구하세요.


은찬, 놀라서 보고, 홍사장 째리듯 보면,

한결 못마땅한 표정으로 2층에서 내려와 바로 걸어오는,


은 찬 : (멀뚱 보며) 홍사장 아저씨가 바리스탄데.

홍사장 : (한결 째리며 날카로운) 내 주방을 누구한테 맡겨. 씨도 안먹히는 소리 하지 말고, 자네는 인부들 불러서 청소나 해.

한 결 : (확 열 받는 걸 꾸욱 참아 누르고) 이보세요, 아저씨. 가게가 왜 이 모양이 됐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다 아저씨 커피가 꽝,

은 찬 : (껴드는) 커피는 꽝 아닌데... 지저분하긴 해도 커피맛은(하는데)


한결과 홍사장 은찬을 동시에 째리는,


은 찬 : (움찔) 아니..커피맛 하난 죽인다구요..


은찬, 움찔, 신경전 벌이고 있는 두 남자를 어리둥절해 보는,


은 찬 : 일단 맛부터 보라니깐요. (하며 한결에게 무작정 커피 잔 들이미는)

한 결 : 이 자식이! 저리 안 치워!

은 찬 : (커피 들이대며) 진짜예요. 자 마셔봐요...!

한 결 : 됐다, 그랬지!

은 찬 : (기죽는)

홍사장 : (무시하는) 냅둬, 지가 뭔 맛을 알겠어. 술이나 퍼먹고 다녔을 텐데..

은 찬 : (홍사장 보며) 이 아저씨 술 못하는데. 한잔 먹으면 뻗어요.

홍사장 : (의외인 듯 힐끔보다, 무안한, 딴짓하는) 원두 샘플이 언제 오려나...

한 결 : (짜증난, 참고, 사무적으로) 메뉴는 이삼십 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죠. 근처에 여대도 있구,

홍사장 : (받아치는) 7080 컨셉으로,

한 결 : (말꼬리자르며, 딱딱하게) 차별화는 제대로된 사이드 메뉴로 할 겁니다. 와플이랑(하는데)

홍사장 : (자르는, 못마땅한) 사이드메뉴는 무슨. 겉멋만 들어가지구선..

은 찬 : (번득 생각 나) 아! 그 와플! (홍사장 보며) 아저씨 좋아하는 여대 앞에 유명한 와플 있잖아요. (한결 보며) 쫌 똑똑하네.

한 결 : (무시하고, 수첩 보며) 그리고 이름부터 바꿔요. 촌스럽게 왕자 커피는, 프린스로 하죠.

홍사장 : 그게 그거다..

한 결 : (한숨쉬고, 참고) 종업원은 서너 명. 이름대로 프린스들로만 뽑을 겁니다.

은 찬 : (허걱!) 프, 프린스면 남자? 그럼 저는요?

홍사장 : (은찬 보며, 걱정스러운) 넌 안 돼, 인마. 너 나중에,

한 결 : (발끈) 왜 안 됩니까?


은찬, 홍사장, 뜨끔 벙져 보면,


한 결 : (홍사장에 대한 반감으로 더 당당히) 이 자식, 제가 첫 번째로 찍은 놈이에요.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책임감도 있어요.

          (은찬 보며) 너, 내일부터 출근해.

은 찬 : (감격한) 감사합니다! 일할게요. (하고, 대걸레를 막 문지르는)

한 결 : (무심히, 커피 마시고, 이상한, 다시 맛보고, 괜찮네 싶은, 홍사장 보면)

홍사장 : 에우..니들끼리 맘대로해라.. (하며, 머리 긁으며가는)

한 결 : (옷위에 비듬보는, 고개젖는)



씬33. 한성 스튜디오 안, 오후.


가수, 유리 박스 안에서 노래 연습하고 있는,

한성,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기계를 움직여 음량을 조절하는데,

그때, 누군가 한성의 손위에 손가락을 놓는,

한성, 보면, 유주, 웃으며, 가수의 노래에 맞춰 립싱크 하는,

한성, 유주, 서로 그런 모습 보며 웃겨서 낄낄 넘어가는,

유주, 이따금씩 부끄러워 얼굴 가리고, 한성, 민망해 미소 감추기도 하지만 서로 좋은,

그때, 유주의 전화벨 울리는, 유주, 휴대폰 모니터 보고는,


유 주 : (전화기 들고 미안한 듯) 잠깐만. (하고 나가며 전화 받는, 밝은 음성으로) 하이~


한성, 유주 나가는 모습보고 편안하게 악보 뒤적이는

유주, 편한 표정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는,


한 성 : (편하게) 누구?

유 주 : (무심히, 가수만 보며) 칼.

한 성 : ?

유 주 : 가수 노래 참 잘한다.

한 성 : (아무렇지 않은 척) 근데 왜 그렇게 전활 빨리 끊어.

유 주 : (가수만 보다가) 그냥 안부전화니까. (그러다, 뭔가 이상해, 한성보며) 혹시, 내가 칼이랑 전화하는거,

한 성 : (기계만 만지며) 괜찮아.

유 주 : (편안한) 안괜찮아 보이는데?

한 성 : (일에만 집중하며, 짐짓 편안하게 웃으며) 시간 좀 주라.

유 주 : (잠깐, 보다가, 한성의 얼굴을 손으로 잡고, 자기보게 하며) 배고파.

한 성 : (웃으며) 매운거?

유 주 : 아주 매운거.

한 성 : 십분만.

유 주 : (윙크하며) 5분.

한 성 : 알았어. (유주의 귀를 잡고, 흔들고, 일하는)

유 주 : (한성보고, 작게 웃으며, 가수 보는)


F.O.



씬34. 한성집 앞, 아침.


은찬, 자전거 세워두고 우유주머니 앞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우유 넣은 뒤, 주위 살피고는 후닥닥 주걱 넣는, 다시 또 주위 살피고는 품에서 고무장갑 꺼내 우유주머니에 넣는데,


한 성 : (e) 거기서 뭐해?


은찬,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나면 고무장갑 땅에 떨어지는,

한성(개를 데리고, 운동하고 온듯), 호기심에 찬 미소 지으며 은찬과 고무장갑 보는,

은찬, 후닥닥 고무장갑 주워 등 뒤로 감추는,


한 성 : (다가서며, 귀여운) 뭐 감추는데? 선물이야?

은 찬 : (아, 씨이 들켰다, 쭈뼛쭈뼛 내놓는, 민망한) 저 그게 고객증정품인데... (웃으며) 남성용이라서 쓰기 편하실 거예요.

한 성 : (재미있는) 고맙다.

은 찬 : (멋쩍은) 제가 드리는 것도 아닌데요 뭐. (하다가 주걱도 꺼내들며) 이건 은나노 처리 된 주걱이에요.

          원래는 장갑만 주는건데 특별히 챙겨왔어요.

한 성 : (재미있는) 그래도 돼? 혼나는 거 아냐?

은 찬 : (부끄러운) 에이, 이 정도야 뭐..그럼 저 갈게요. (하다가 생각난, 호기심에 차서)

          참, 아저씨 A군과 B양은 어떻게 됐어요?

한 성 : (당황, 멋쩍은) 어, 그거... 같이 밥 먹고, 차 마시고, 산책하고..그런다던데?

은 찬 : (서운한, 어색하게 웃으며) 아...그럼, 잘 된 거네요? 와.. (왠지 서운한) 진짜 잘됐다. 추, 축하해요.

          그럼 이제 상담해줄 일 없겠네... (웃는)

한 성 : (보다가 웃으며) 어..근데 또 다른 얘기도 들었어. (담담히) B양한테 C군이 있다네. 옛날 남자친구래. 앉을까?

          (하고, 계단에 앉는)

은 찬 : (앉으며) 예에?! 그럼 A군은 C군이 있는지 몰랐던 거예요?

한 성 : (씁쓸히 웃으며) 아니. A군도 다 알고 있었는데, B양이랑 C군이랑 통화하니까 맘이 썩 좋진 않은가 봐. 한심하지?

은 찬 : (짐짓 상담원처럼) 아뇨. 저는 A군 맘이 팍팍 이해가 가는데요.

          옛날 남자친구면 끝난 거지, 뭘 또 통화를 하고 그런데요? B양이 쫌 거시기하다.

한 성 : (피식 웃는)

은 찬 : (떠보듯 보며) 근데 A군은 B양한테 그렇게 자신이 없대요?

          (씨익 웃으며) 제가 보기엔 꽤 멋있으니까 자신감을 가지라고 전해주세요.

한 성 : (작게 웃는) ..그럴게.

은 찬 : 근데 나도 뭐 하나 물어봐도 되요?

한 성 : ?

은 찬 : 어떤 남자가 있는데, 어떤 여자를 남자라고...

한 성 : 무슨 말이야?

은 찬 : 아, 그게.. (하다가, 시계보며) 제가 우유배달이 밀려갖고, 나중에 얘기해드릴게요.

          (하고, 자전거 타려다가, 한성보며) 저요.

한 성 : ?

은 찬 : 나중에 또 우연히 볼 수도 있지만, 못보면... 제가 아저씨한테, 전화하게, 전화번호.. 싫으심 말구요. (하고, 가려하면)

한 성 : 줄 수 있는데?

은 찬 : (웃고, 핸드폰 꺼내며) 몇 번이세요?

한 성 : (귀엽게 보는) 010..



씬35. 동네.


내리막 달리는 은찬의 자전거, 은찬, 기분좋은,


은 찬 : 010, 36789에 73429...010 36789..73429 010.. (하며, 기분이 넘 좋은)



씬36. 동인식품 빌딩 전경, 아침.



씬37. 동인식품 회장실 안, 아침.


한결, 할머니 마주 앉아있는,

할머니, 무표정하게 보고서 살펴보는,


한 결 : (사무적으로) 인테리어 새로 하구요, 기계, 주방용품, 가구, 간판, 다 바꾸고 직원 채용하려면

          최소 1억에서 1억 오천입니다. 그리고 교통정리 해주세요. 홍사장님 계속 일방통행하면 같이 일 못해요. 자른다구요.

          (일순, 냉정함 깨지는) 도대체 할머닌 그렇게 어이없는 사람 어떻게 아시는 거예요?

할머니 : (사무적) 홍사장은 너랑 동급이야.

한 결 : 동급이요?

할너니 : 다시말해 둘다 사장. 서로가 서로를 절대 못짜른다, 이말씀. 발로뛰면 인테리어는 평당 7,8십이면 될 거구,

            기계는 있는 거 쓰고, 직원들 월급이야 벌어서 주면되고, 3천! 영수증 반드시 첨부 재출이다. (하며, 보고서를 던지는)

한 결 : (갑갑해지는) 할머니, 어떻게 1억, 1억오천을 3천으로.

할머니 : 나 회의 들어간다. (하고, 나가는)

한 결 : 할머니! 아, 정말...노친네...



씬38. 달리는 한결의 차 안


한결, 운전하며 핸즈프리로 통화하고 있는,


한 결 : (운전하며) 알아봤어?

하 림 : (F) 당근이지. 동수형네 페인트공장서 페인트, 민철선배네서 가구는 공수받기로 했지.


인서트>> 어수선한 드라마세트장.

하림, 드라마세트장에서 여자 스텝들 사이에 끼어 앉아있는, 찡긋 윙크 날리고, 여배우 힐끔거리며 산만하게 전화받고 있는,


하 림 : 잠시만.. (셋트맨 향해 소리치는) 7번 셋트 바턴! 20센티 내려야죠! 형님들...장사 하루 이틀 하시나?


다시 차안>>

한 결 : (피식 웃는) 넌 언제부터 합류할 수 있냐?

하 림 : (F) 나야 형이 부르면 언제나 오케이지. 내가 형한테 신세진 게 얼만데. 이쪽일도 슬슬 재미없어질랬는데 잘 됐지뭐.

한 결 : (한숨) 인테리언 너만 믿는다. 페이 잘 못 챙겨줄지도 몰라.

하 림 : (F) 형! 우린 믿음 하나로 가는거야! 오케이?

한 결 : (피식) 자식.. (하고, 전화 끊고, 다부진)



씬39. 은찬집 거실, 저녁.


은찬모, 은찬, 은새, 요가 비디오 보며 따라하는,

은찬모, 은찬, 은새, 활자세하는,

은찬모, 은새는 유연한테 은찬은 낑낑 힘든,


은찬모 : (유연한,은찬보며) 힘들어도 해. 몸매 이뻐져.

은 새 : (낭창) 쟤 이뻐지면 안 돼. 낼부터 남자로 출근하잖아.

은 찬 : 맞다. 난.. (조르르 달려가 아령 드는) 근육을 키워야 돼.

은찬모 : (걱정스러운) 너 진짜 남자행세할 거야? 들키면 어떡할라구.

은 찬 : (이두박근 키우며) 걱정 마셔. 같이 목욕만 안 하면 몰라.

은 새 : 그건 백번 동감하지, 내가. 앞뒤판이 일관되게 평면이잖아.

은 찬 : (무시하고, 아령들며) 어쨌건 잘할 자신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마. 월급 받아서 빚도 갚구, 엄마 구두도 사줄게.

은찬모 : 에고, 난 모르겠다. 난 나중에 간식이나 날라다줄게.

은 찬 : 오지마, 그러다 들키면,

은찬모 : 걱정 마. 너 아들이라고 하면 되잖아?


은찬, 못미더운 표정에서.



씬40. 왕자커피 안, 아침.


홍사장, 한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서로 노려보며 앉아 있는,

하림, 헤드셋 끼고 큰 가방 메고, 건들건들 랩하며 돌아다니는,

홍사장, 못마땅한 듯 하림 째려보면,


하 림 : (바짝 다가와서) 가게가 이메이징 그 자체네요. (휘파람불며, 산만한) 와, 죽인다.

          확 뜯어보고 싶은 욕구가 막 샘솟네, 이거.

홍사장 : (정신 사나운, 못마땅한) 하긴 하는 놈으로 골라 온 거야?

한 결 : (일어서며, 딱딱하게) 주방은 트는 걸로 하겠습니다.

홍사장 : (머리 긁으며, 낭창한) 못 터. 내 주방인데 누구 맘대로 터. 주방을 오픈하는 건 노하우를 다 보여주는 거야!

한 결 : 진짜 노하우는 다 보여줘도 못 뺐는 겁니다.

하 림 : (e) 뭐 주방? 반만 트면 되겠네.


한결, 홍사장, 돌아보면, 하림, 바 앞에서 간단하단 표정으로 보는,


하 림 : (싱긋 웃으며) 반은 트고, 반은 막고. 꿩 먹고 알 먹고. 오케이?

은 찬 : (E, 씩씩한) 좋은 아침입니다!


한결, 홍사장, 하림 동시에 돌아보면 은찬 씩씩하게 문열고 들어서는,


하 림 : (입 쩍 벌리며) 오, 오똑한 콧날, 갸름한 턱선, 도톰한 입술, 뭐야, 남자야, 여자야?


은찬, 하림 경계하며 들어와 홍사장과 한결에게 꾸벅꾸벅 인사하는,


하 림 : (불쑥 얼굴 들이밀며) 형, 얘 누구야?

한 결 : (무표정으로) 내 애인.


홍사장, 놀라서 은찬 보면 은찬, 놀라서 굳어있다가 난감한 듯 웃어 보이는,


하 림 : (생각난, 놀란) 아, 그 애인? 와우! 소문날 만하네. 형, 좋았겠다. (은찬 보며, 장난기로) 완전 내 스타일인데.

          (손 내미는) 난 진하림. 몇 살? 22? 23?

은 찬 : (떨떠름하게 악수하며) 스물셋. 고은찬요.

하 림 : (묘한 미소) 오, 은찬이. 참 볼수록 귀엽게 생겼네.

한 결 : 슬슬 시작해 보자. (시계 보며) 인부들 몇 시에 오기로 했어?

하 림 : (가방 내리며) 쫌 있으면 올 거야. (하고, 주방쪽으로 가며) 주방이나 구경해 보까?

한 결 : 거긴 나중에 보고, 우선 쓰레기부터 빨리 치우자. 이것만 해도 며칠은 걸릴 것 같으니까. (하고, 웃옷을 벗는)

하 림 : (E) 악!


한결, 은찬, 놀라 뛰어가며,


한 결 : 하림아!



씬41. 왕자커피 주방, 오전.


은찬, 한결, 놀란 표정으로 주방으로 달려가면,

하림, 탁자 위에 옹송그리고 올라가있는,


한 결 : (찡그리며) 왜 그래?

하 림 : (공포로, 창문쪽 가르키며) 즈, 즈, 쥐...

은 찬 : (긴장했다가 어이없는) 난 또...

한 결 : (덤덤한 듯 하지만 긴장한) 잡았어?

하 림 : (아직 무서운) 아니, 도망갔어. 무슨 쥐가 (팔뚝을 디밀며) 고양이만 해.

          어우 씨이.. 오줌 쌀 뻔 했어. 형, 나 좀.. (하고 손 뻗는)


한결, 어이없는 표정으로 다가가 팔 잡아주는,

하림, 떨면서 탁자 위에서 내려오는,

은찬, 한심한 표정으로 돌아서다가 문득 생각난, 안으로 들어가 싱크대 수납장 문 열어보고는 확 얼굴 찡그리는,


은 찬 : (손 뻗어 소주병 꺼내며, 귀신 소리 내는) 으으으으으으~

한 결 : (놀라서) 으아아아아! (발끈) 이 자식이 죽을라구!


하림, 잔뜩 쫄아 슬며시 돌아보면 은찬, 바퀴벌레가 가득 찬 소주병 들고 있는,

하림, '으악!' 소리 지르며 기함해 한결에게 매달리는,

은찬, 셀쭉 웃으며 소주병 들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은 찬 : (주방 나가며, 쫌 신난) 아저씨, 소주병에 바퀴벌레 꽉 찼어요! 제가 불 붙일게요!

하 림 : (바짝 붙어서) 쟤 간 좀 다시 봐야겠어. 영...불안해.


한결, 어이없이 고개젖는,



씬42. 몽타주


하림, 측정 작업하며 방한지 펼쳐놓고 열심히 스케치하는,

은찬, 한결(런닝차림, 땀흘리며, 열심이다), 커튼을 뜯어내며, 먼지를 뒤집어쓰고, 켁켁대며 일하고,

인써트컷>>

빠른 그림, 가게앞, 빠르게 쌓여지는 쓰레기들.

보통 그림, 홍사장, 지루하단 표정으로 어슬렁거리는 모습 보여지는,

빠른 그림, 인부들 들어와서 짐을 들고 나가는 모습 빠르게 보여지고, 한쪽엔 쓰레기 더미, 한쪽엔 낡은 가구가 잔뜩 쌓여 있는,

인부들, 트럭에 쓰레기와 낡은 가구 싣는,

보통 그림, 홍사장, 의자에 앉아 작은 행주로 로스팅 기계 호호 닦고 있는,


홍사장 : (건성으로 닦으며) 그거 살살 다뤄. 비싸게 주고 산거야.


한결, 테이블 들고 나오다 홍사장 보면 맘에 안드는,

은찬, 커다란 테이블 낑낑거리며 등에 지고 나오는,

한결, 흐뭇하게 은찬 보다가 들어가는,

은찬, 낑낑거리며 테이블 등에 지고 가는데, 그때 커다란 신발이 앞을 막는, 옆으로 비켜 가는데 신발 따라오는,

은찬, "이 씨.."하고 힐끔 고개 들어 보면,

민엽, 어깨에 힘 빡 주고 떫은 감씹은 표정으로 꼬나보고 서 있는,


은 찬 : (낑낑거리며, 놀란) 너! 너, 날치기! 어후, 이 자식! 너..여기 뭣 하러 왔어! (무거운) 저리비켜, 자식아! (하고, 가려는데)

민 엽 : (막아서며, 버럭) 너 때문에 은새가 나 만나주지도 않는다잖아! 넌 하나뿐인 내 엔젤을 빼앗았어!

은 찬 : (테이블 내리고, 째리는) 어으.. 이게, 콩밥 먹을 뻔한 걸 살려줬더니!

          (힐끔 안쪽 살피고, 복화술) 조용히 가라. 형이 좀 바쁘다. (가려는)

민 엽 : (은찬 밀치며) 하늘아래 태양이 둘일 수 없는 법 결판을 내자구!

은 찬 : (승질 돋는) 아, 씨이, 이게! (후, 입바람으로 머리 날리며 진정하고) 좋다. 붙어. 대신, 이거 옮기고 나서 붙자.

          (하다 보며) 너도 옮겨.

민 엽 : (콧방귀) 미쳤냐? 내가 이걸 왜 옮겨.

은 찬 : (한심하다는 듯) 빨리 옮겨야 빨리 붙지, 자식아. 머리는 디게 안 돌아가요 암튼. (하고, 테이블 들면)

민 엽 : 좋아, 그럼. 내가 일을 빠르게 끝내주지. (하며, 은찬이 든 테이블을 뺐어, 다른 테이블과 빠르게 포개는)

하 림 : 쟤 뭐하는 거야?

한 결 : (힘들게 일하다, 보는) ?


민엽, 테이블을 세개정도 포개서 한번에 들고, 나가는,

점프컷>> 민엽, 의자를 대여섯개씩 들고 나가며 '저리비켜', 은찬, 지지 않고, 자기도 있는 힘껏 의자를 드는,

한결, 하림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하 림 : (민엽 보며, 놀랍다 못해 황당한) 와, 여기 무슨 천하장사 마을이야? 제들은 무슨 산삼뿌리를 씹어 먹나..


민엽, 테이블 등에 진 위에 은찬이 와서 의자까지 올리는,

민엽, 아무 것도 모르고 등에 지고 성큼성큼 잘 가는 모습 위로,


하 림 : (e) 형, 저런 놈 하나 있으면 든든하겠는데?

한 결 : (웃으며) 야, 너 누구야?

민 엽 : (땀흘리며, 돌아보면) 넌 누구야?

한 결 : 너 여기서 일할래?

은 찬 : 안돼요!

한 결 : (일하며) 내가 사장이거든. (민엽에게) 너 일자리 필요함 역기서 일해.

은 찬 : (놀라, 민엽보고) ?

민 엽 : (한결보다, 은찬보며) 으르릉.



씬43. 몽타주, 내부공사.


은찬, 장도리 들고 마룻바닥 뜯어내려다가 손 다치는, 아, 아파..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목장갑 휙 날아오는,

은찬, 목장갑 잡고 보면,

한결, 옷 휙 벗고 손도끼 들고 마룻바닥 쩍쩍 가르는, 거친 남성미,

은찬, 가슴 두근두근 뛰는,

그때 옆에서 드르르! 소리 들리는, 보면, 민엽, 무지막지한 드릴 들고 벽 부숴가는,

한결, 은찬, 민엽, 하림, 먼지 풀풀 날리는 가운데, 마룻바닥 뜯어내고,

점프(다른 날). 한결, 은찬, 하림, 민엽, 벽에 붙어 페인트칠 하는(표정 밝은),

하림, 쫌 칠하고는 뒤에 서서 번졌느니, 얼룩졌느니 말이 많은,

홍사장, 하림 뒤통수 툭치며, "입 좀 다물어, 시끄러워 죽겠다." 하는,

은찬, 열심히 페인트칠 하다가 문득 보면, 한결, 웃통 벗고 땀 뻘뻘 흘리며 열심히 페인트칠 하고 있는,

은찬, '괜찮은 사람이다' 생각하며 바라보는,

그때, 하림이 은찬의 얼굴에 페인트 묻히는, 은찬 인상 확쓰는,

하림 당황하면 은찬, '사과하세요' 하고 하림 째려보는,

한결, '또 나왔다' 질리는 표정으로 외면하는.



씬44. 한결집 안, 밤.


한결, 하의만 입은 채로 낑낑거리며 등에 파스를 붙이고 있는, 어깨며, 팔이며, 이미 파스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겨우 등에 파스를 붙이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등 보는,


한 결 : (등보며, 낯선) 최한결, 참 꼴 좋다.


하고, 바닥에 눕는,

그때, 휴대전화 울리는, 한결, 무거운 표정으로 휴대폰 보면 발신자 한유주.


한 결 : (짐짓 태연히, 받아들며, 누워서 전화받는) 왜, 한유주.

유 주 : (f) 잤어?

한 결 : 아니.


화면 분할되면 우측 유주 작업실.

유주, 소파 한쪽에 달팽이처럼 웅크리고 앉아 전화하고 있는,


유 주 : 미안해.

한 결 : 뭐가..

유 주 : 그 날, 내가 너한테 배려가 없었어.

한 결 : ....

유 주 : 아버지얘기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닌거 같애. 변명..안할께...무조건 미안...말안해? 화났어?

한 결 : (눈빛 흔들리는) 진짜.. 미안해?

유 주 : (진심으로) 어.

한 결 : (짐짓 가볍게) 그럼 부탁 하나 들어 줘. 가게에 벽화가 필요해.

유 주 : 가게 맡았구나?

한 결 : 어.

유 주 : (웃음 띤) 우리 사이 한고비 넘은거지? 나, 무지 떨었는데.

한 결 : (피식, 서글픈) 당신이 무서운게 있어?

유 주 : (웃는) 있지. 최씨네 형제들.

한 결 : 늘 우리사이에 형이 끼네.

유 주 : (편안하고, 따뜻하게) 친구야. 그러지말어.

한 결 : 불편하지? 내가 이럼.

유 주 : (따뜻하게 웃는) 목소리가 피곤해보여?

한 결 : 자고 싶은데..잠이안와, 너무 피곤해 그런가...

유 주 : 노래 불러줄까? 내 노래들음 잠 잘온다며?

한 결 : (작게 웃으며, 그리운) 정말 좋은 친구네, 어떻게 지금 내맘을 딱 알았을까?

유 주 : (벽에 기대 편안하게 노래를 부르면)

한 결 : (유주의 목소리가 가슴아프고, 보고싶고, 마루에 얼굴대고, 눈감고, 한참을 노래듣는)

유 주 : (갑자기 멈추고) 자.

한 결 : 아니.

유 주 : (웃으며) 너 재우려다 내가 잠이 다 달아났다, 나 불면증있는거 알지? 어떡할래, 책임져.

한 결 : 그럼..우리 가게 벽화 지금 그려줄래?

유 주 : 지금?

한 결 : 싫어?

유 주 : (시계보고) 좋아.

한 결 : (신나는) 그럼 한시후 가게서 봐. (하고, 전화 끊고)


화면, 한결쪽으로 오면, 한결, 들떠서 서두르며, 옷을 입다가, 아파서 아!하며 그래도 참고, 서둘러 옷입고,

나가려다가, 테이블위에 지갑들고, 또 나가려다가, 핸드폰이며, 웃옷이며를 챙겨서 나가는,



씬45. 길거리.


한결, 뛰어서,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씬46. 카페프린스 안.


유주, 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와!하는,

카메라, 돌아가면, 은은한 조명에, 바닥에 흰천이 깔려있고, 와인에, 치즈에, 크래커에, 과일을 바닥에 셋팅한 한결보이는,


한 결 : (수줍게, 웃으며) 왔어?

유 주 : (웃으며) 와인없음 어쩌지, 했는데?

한 결 : 한유주 작업할때 와인이 없음 되나, 안되지? 그리고 음악도? (하고, 주머니에서 엠피쓰리 외장되있는 것 꺼내트는)

유 주 : 그림 잘되겠는데, (하고, 한결옆에 쪼그려 앉으며) 일단 한잔만.

한 결 : (와인을 따라주면)

유 주 : (마시는)

한 결 : (그런 유주 보고, 따뜻하게, 웃고)


시간경과.

유주, 앞치마를 하는 걸, 한결 도와주고,

시간경과.

유주, 뒷머릴 묶는 걸, 한결, 도와주고,

시간경과.

유주, 열심히 그림을 그리면, 한결, 한쪽에 앉아, 그립고 설레게 그 모습을 보는,



씬47. 은찬집 욕실, 새벽.


은찬, 거울을 보며 가슴에 압박붕대를 두르고 있는, 서툴러서 붕대를 자꾸 놓쳐 짜증이 난,


은 찬 : (땀나는) 아 씨이.. 안 그래도 늦었는데... (넋두리) 소박한 내 가슴. 더 겸손해지겠네.

          가슴아...(낑낑거리며) 이건 남자들 넥타이로 목 조르는거랑 비슷한 거야. (낑낑, 가슴보며) 널.. 학대 하는게 아니란다...

          (하고, 거울보며, 다짐하는) 고은찬, 이제 직장도 구하고 니 인생에 볕들 날만 남았다, (주먹을 쥐고) 홧팅!

          (하고, 거울에 손가락을 총쏘듯, 윙크하며) 아무리봐도 넌 괜찮은 남자야.



씬48. 커피프린스밖 + 안.


은찬, 기분좋게 자전거를 타고, 커피프린스 앞으로 가는, 그리고, 무심히 문을 여는데, 순간 멍한,

카메라, 유주쪽 보여주면, 유주 그림그리는데 집중해 아무것도 모르는,


은 찬 : 저기, 누구...세요?

유 주 : (그림 그리다가, 고개돌려 은찬보는)

은 찬 : 누구...(하다가, 한쪽 보면)


한결이, 소파에 쪼그리고 자는 모습이 보이고,

주변을 보면, 벗어놓은 한결의 신발과, 웃옷, 와인이며, 음악소리 들리고, 크래커 등등이 보이는,


유 주 : (따뜻하게 웃으며, 은찬을 관찰하듯보며) 저기..우리..어디서 본 거 같은데, 내가 잘못 아는 건가요?

은 찬 : (유주보며, 어색하게 웃으며) 아뇨...


그런 은찬의 모습에서 엔딩.




























첨부파일 커피프린스1호점-3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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