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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0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1.12.08|조회수1,279 목록 댓글 0

[커피프린스 1호점] 06











S#1. 고급의상실 밖, 낮.


은찬, 의상실 계단을 내려오는, 높은 힐, 시폰원피스, 머리를 늘어뜨린 어깨, 매혹적으로 변해 있는 은찬,

한성, 미소로 걸어가는,

은찬, 계단에서 멈춰서 어색하고 수줍은 듯 한성을 보는,

한성, 계단 밑에서 은찬을 한참을 바라보는,

은찬, 부끄러운, 피식 웃으며, 걸어 내려오는데 순간 갸우뚱하는 은찬, 앞으로 넘어질 듯 쓰러지는데

한성, 은찬을 받아 안는,

은찬, 한성의 가슴에 안겨 놀려서 고개 드는, 한성, 멈칫 놀라서 은찬 보는,

두 사람 서로를 보는 눈빛에서.



S#2. 전시회장, 오후.


암전되어 있는 실내.


은 찬 : (조심스럽게 걸으며, 흥분된) 아저씨. 깜깜해요. 귀신나올것 같아요.

한 성 : (피식, 귀여운, 장난으로 은찬을 툭 치며) 어이!~

은 찬 : (놀라) 하지마요! 하지마! (하는데)


드러나는 자개 미술품.

은찬, 놀람과 동시에 흥분과 감동으로 미술품 보는,


은 찬 : (감동한, 미술품 보며) 아저씨, 저게 뭐예요?

한 성 : (칵테일 건네며, 은찬의 반응이 귀여운) 자개를 잘라서 일일이 붙인 거야.

은 찬 : (놀라운) 장롱에 붙이는 그 자개요? 어떻게 그걸 저렇게..우와!

한 성 : 어!

은 찬 : (기분 좋은, 작품 앞에 멈춰) 와.. 이건 꼭 소라, 아니 거북이 등짝같기도하고... (갸웃, 하다, 탄성) 아! 그래 바다, 바다~

한 성 : (작품 보고 웃으며 다시 은찬 보는)

은 찬 : (과거 떠올리며, 가볍게) 어렸을 때 식구들이랑 물놀이 갔다가 바다에 빠진 적이 있거든요?

          물 막 먹구 꼬르륵 가라앉다가 눈을 떴는데... 그때 바다 빛이 꼭 이랬던 거 같아요. 신비라고나 할까?


그때, 팍!하고 플래쉬 터지는 소리와 함께 떨어지는 한줄기 빛에 드러나는 자개 미술품.

탄성 박수소리가 나고,


한 성 : (은찬 보며 웃는, 신선하고 이쁜) 내 생각엔 작가가 그 말 들으면 좋아할 것 같다.

은 찬 : (샴페인 마시며) 작가랑 잘 아세요?

한 성 : (웃는, 유주 쪽 쳐다보며) 아마도.


은찬, 킁킁거리다가.


은찬 : 아까 먹을게 있었던것 같은데. (가는)


시간경과.

한성, 웃으며 은찬 보다가 한쪽으로 시선 주는,

유주, 사람들에 둘러싸여 환하게 웃으며 얘기 나누고 있는,

한성, 그런 유주를 대견하고, 멋있고, 조금은 자신이 초라한, 복잡한 맘으로 보는데,


은 찬 : (카나페, 먹으며, 들뜬) 아저씨 이건 뭐예요?

한 성 : (보고, 웃으며) 캐비언거 같은데?

은 찬 : 캐비어?

한성 : 상어알.

은찬 : 알아요! 상어알.


은찬, 카나페, 조각케잌, 들고 맛있게 먹으며 작품 구경하는,

한성, 그런 은찬을 재미있게 보며.


한성 : (유주에게) 기분 어때? 좋아?

유주 : 떨려.


은찬, 과자 먹으며 한성의 시선을 따라가면 유주 보는,

은찬, ‘어’하고 놀라, 그대로 굳는,


한성 : (은찬에게 유주를 소개시켜주며) 이분은 작가.

은찬 : (유주에게 안 들리게) 아저씨 저 작품이랑 한유주랑 같은 사람이예요?

한성 : 어.. 알어?

유 주 : (살짝 윙크하고 웃고, 궁금한 듯, 은찬 보며) 안녕하세요? (궁금한, 기분 묘한) 귀엽다. 누구야?

한 성 : (미소로 은찬 보며) 꼬맹이 친구.

유 주 : (한성 보며, 가볍게) 어쩐 일이야? 여자친구를 다 데려오구?

한 성 : (담담히) 전시회 보고 싶대서, 여자친구 자랑도 하고, 겸사겸사.

유 주 : (살짝 흘기며, 장난스레) 어머, 배짱도 좋아라. 여자친구한테 여자친구 자랑을..

          (가볍게, 웃으며) 흠, 기분 이상해질라 하네.

은 찬 : (불안해 횡설수설하는) 저, 저기, 저는 잠깐만, 그니까 제, 제가 배, 배가 아파서 화장실 쫌..(후닥닥 자리 피하는)

한성 : 귀엽지?

유주 : 귀엽네.

한 성 : (사람들 많은 전시회 둘러보는) 한유주, 대단하다. (웃는)

유 주 : (맘 따뜻해지는, 한성의 팔짱끼고, 같이 전시회장 둘러보며) 자기한테 이렇게 보여줄 수 있어서...들떠.. 나 속물스럽지?

한 성 : (따뜻한 미소로 유주 보는데) 잘나가는 여자친구덕분에 나도 으쓱한데, 뭐.



S#3. 전시장 여자화장실 안, 오후.


은찬, 허겁지겁 들어와 주위 아무도 없는 것 확인하고 벽에 기대어 안도의 한숨 내쉬는,

놀라서 가슴이 벌떡벌떡 뛰는,


은 찬 : (당혹스런, 불안한) 우쒸! 설마 알아본 건 아니겠지? 거기서 한유주가 왜 튀어나오냐?


부산스럽게 화장실에서 휴지 드르르 빼와 가발 밑이며, 겨드랑이를 닦는,

이내 쫑기는 듯 양쪽으로 브레지어를 끌어내리는,


은 찬 : (봉긋 솟아있는 가슴을 보고) 내가 가슴에 뭔짓을 한거야.. 하루는 평지, 하루는 에베레스트.

          (가슴 사이를 휴지로 벅벅 닦아내는)


그때 화장실 안에 있던 여자들 목소리 들려오며.


여자1 : 한유주 효진그룹 신사옥에 그림 건다며?

여자2 : 좋겠다, 미국에서 온지 얼마나 됐다고 운도 좋아.

여자1 : 돈을 도대체 얼마나 버는거야?

은 찬 : (하다가 하던 짓 멈추고, 멍한) 그, 그럼 한유주 B양...? 아씨.. B양 못생겨야 하는데..



S#4. 전시회장, 오후.


한성, 자연스레 유주의 손을 잡고 사람들과 웃으며 담소 나누고 있는, 그 그림위로,


은 찬 : (쓸쓸한, 숨어서 유주한성 엿보며) 진짜 잘 어울린다.


그때, 들어서는 누군가(한결과) 툭 부딪히는,


한 결 : (은찬 보며, 앞만 보고 걸어가는)

은 찬 : 헉! 진짜 못 알아보네. (돌아섰다가 조심스럽게 고개 돌리는. 혼잣말로, 신기한) 와, 다 몰라보네?

          (하다가 표정 굳어 보는)


한성과 유주를 보는, 한결의 참담한 모습위로,


은 찬 : (한심하고 씁쓸한) 사촌끼리 한 여자두고...이런 몹쓸...인간들..


카메라, 은찬에게로 오면,


은 찬 : (안 된, 맘 안 좋은, 씁쓸한) 차암, 못났다..

유 주(E) : 최한결!

은 찬 : (보면)


한결, 굳은 표정 풀고 미소로 돌아보는,

유주, 한성의 팔짱끼고서 나란히 걸어오는,

그때 한성, 한쪽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은찬과 시선 마주치는,

은찬, 놀라서 한결과 마주치면 안 된다고 열심히 신호 보내는,

한성, 알아채고 은찬 앞으로 서며 한결의 시야 가리려는데,


유 주 : (은찬 발견한, 한성에게) 자기 파트너를 혼자 내버려두면 어떡해. 정말 매너 없다. 빨리 데리고 와.


한성, 곤란한 듯 피식 웃다가 이내 은찬에게 걸어가는,

은찬, 오지 말라고 눈짓 하다가 획 돌려서 도망가려는데 한성이 잡는,


한 성 : (미소로, 재밌는 듯) 아무도 못 알아봐, 걱정마.

은 찬 : 아니예요 알아보면 어째요..


한성, 은찬의 귀에다 뭐라고 속삭이는,

한결, 그런 한성과 은찬 보는, 의아한,


한 결 : (은찬 보며, 유주에게) 뭐야?

유 주 : (웃으며, 은찬 보며) 여자친구래. 만난 지 두 달밖에 안 된. 신선도 면에서 나보다 우위인 거지.

한 결 : (유주 보며, 짐짓 밝게) 축하한다. 성공할 줄은 알았지만 기대이상인데...

유 주 : (미소로, 흥분 어린) 너한테만 살짝 말하는 건데 나.. 지금 무지 기뻐.

한 결 : (기쁜) 그동안 열심히 잘 해온 거야, 당신. 오늘은 즐겨도 돼.


다정한 미소 나누고 있는 한결 유주 사이로,

한성, 얼어있는 은찬 데리고 오는,


유 주 : (은찬 보며, 미소로) 어때요? 재미있어요? 난 전시회가 재미있었으면 좋겠는데,

은 찬 : (한결의 눈치 보느라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엄지손가락 내밀며, 높고 가는 목소리로) 최고예요.

유 주 : (웃으며) 진짜? 고마워요. 사실 떨고 있었거든요.

          (한결에게) 인사해. 여긴 한성씨 (한성에게 의미심장한 미소 보내며) 여자친구.

한 결 : (의아한 눈길로 한성 보고는, 은찬 보는)


은찬, 힐끔 고개 들어보다가 한결과 눈 마주치고 어색하게 인사하고, 외면하는,

한성, 못 알아보는 한결의 반응이 재미있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그때 스텝 “선생님, 잠시만..” 하고 유주 부르고,

유주, 몇 발자국 빠져나와 스텝과 얘기하는,


한 성 : (한결 보며) 못 온다더니, 좀 그을린 것 같다?

한 결 : (태연하고 싶지만 안 되는) 직원들이랑 어디 좀 다녀왔어. 형은 한유주랑, 풀렸나봐?

한 성 : (부드럽게 웃으며) 어.

은 찬 : (고개 숙이고 있다가 슬쩍 한결과 한성의 표정 살피는)

한 결 : (씁쓸히 웃으며) 내가 두 사람 감시단도 아니고, 화해조정위원도 아닌데, 내 안테나가 자꾸 그쪽으로 뻗네..

          잘들 해. 잡음 들리면 머리 아파 죽겠다고. (하다가 문득 은찬 보는)

은 찬 : (한결 외면하며, 속엣말 E) 누가 머리 아픈짓하래나.. 신경꺼. 아주 지 무덤을 지가 파요, 파.


그때, 유주가 껴들어 한성에게 말하는,


유 주 : 콜렉터들이랑 저녁 먹어야 할 것 같은데, 같이 가줘.

한 성 : 그러자.

은 찬 : (서운한)

한 결 : (착잡한 기분 누르고) 눈도장 찍었으니까 가도 되지? 나중에 봐.

유 주 : 와줘서 고마워. 전화할게.


한결, 끄덕이고 가면,


은 찬 : (당황한) 저, 저도 이제 그만.

한 성 : (미안한) 아니, 잠깐 기다려 봐. 내가 집까지,

은 찬 : (유주 눈치 보며, 서운하지만, 들키지 않으려 애쓰며) 됐어요, 아저씨..저 혼자가도...(유주에게 꾸벅) 안녕히 계세요.


은찬, 도망치듯 후닥닥 돌아서 나오는데, 속상한,



S#5. 전시회장 앞, 오후.


은찬, 속상해 빠르게 걸어 나오며,


은 찬 : 구질스럽게 내가 뭐한다고 여길 쭐래쭐래... (하다, 넘어지는) 아!


그때, 한성 뛰어오며,


한 성 : 괜찮아? (은찬 부축하며, 걱정스런) 괜찮아? 발목 접질린 거 아냐?


은찬, 자신의 팔을 잡은 한성의 손보는데 감정이 왈칵 치미는, 조심스레 팔 빼고 얼른 감정 추스르고,


은 찬 : (짐짓 가볍게) 괜찮아요. 제 발목이 얼마나 튼튼.. (발목 돌리기하며) 보세요, 용가리 통뼈죠.

한 성 : (미안한) 미안하다. 한결이가 올 줄 몰랐는데....놀랐지?

은 찬 : (자꾸, 슬퍼지는, 맘 상하는) 아뇨. 그만 갈게요. (꾸벅 인사하는)

한 성 : 화났구나. 미안해. 내가 안 마주치게 했어야,

은 찬 : (애써 가볍게, 어색한 웃음 지으며) 아니예요, 미안하긴 재미있었어요. 스릴 있고,

          어떻게 같이 일하는 직원을... 한 달 가까이 거의 매일 봤는데, 사람이 진짜 둔해요? 그죠?

한 성 : (마음 쓰이는) 아무래도 안되겠다, 내가 집에,

은 찬 : 그 언니가 기다..(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감정 누르느라 횡설수설하는) 아, 참! 그 언니가 B양 맞죠?

          (오바 해 밝게 웃으며) 아, 배고파라. 빨리 집에 가서 밥 먹어야지. 아저씨, 저 가요.


은찬, 휙 돌아서 가려는데,


한 성 : (붙잡으며, 미안한) 잠깐만.


은찬, 서운하고 쓸쓸한 감정 누르고 돌아보면,

한성, 지갑에서 지폐 꺼내 은찬의 손에 쥐어주는,


한 성 : (미안한) 택시 타고 가. 이렇게 이쁘게 하고 버스 타면 사람들이 놀라. 아니다, 콜택시 부르자.


하고 한성, 전화기 꺼내는,

은찬, 참담하고, 속상한, 손에 쥐인 지폐 보다가,


은 찬 : (울고 싶은, 짐짓 밝게, 한성 말리는) 됐어요, 아저씨. 요 앞에 바로 택시 서던데요 뭐.

          (기쁜 듯 돈 펼쳐 보며) 와, 신난다, 택시 타고 가야징. (왈칵 치미는 서글픔 누르고 꾸벅 인사하는)

          전시회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은찬, 정말 기분 좋은 듯 뛰는 걸음으로 가는,

한성, 웃으며 보고 돌아서다가 멈칫하고 돌아보는, 이대로 보내는 게 맘이 안 좋은,



S#6. 전시장 근처 거리, 동 저녁.


은찬, 터벅터벅 걸어가는.


은 찬 : (쓸쓸한, 비참한) 아우, 발이야..


은찬, 멈춰 서서 신발 벗어 보면 발뒤꿈치가 다 까진, 피가 나는,

은찬, 주위 둘러보다가 한쪽에 있는 쓰레기봉투에서 휴지 빼내 닦으려는데 잘 안 빠지는,

힘줘서 빼내려는데 와르르 무너져 봉투 속 쓰레기들이 밖으로 다 나오는,

지나가는 사람들, 힐끔거리며 은찬 보는,


은 찬 : (울고 싶은, 누르고) 아 씨이..


은찬, 사람들 눈치 보며 쓰레기 주워 담는, 낡은 슬리퍼 발견하고 가는,

그때, 은찬 모습 뒤로 도로에 한결의 차 달려가는,



S#7. 달리는 한결의 차안.


한결, 마음이 착잡하다.



S#8. 멈춰선 버스 안, 저녁.


낡은 슬리퍼 보이고, 위로 올라가면 은찬 구두 들고, 앉아있는,

은찬, 창가 자리에 앉아 창밖 보며 한숨 푹 내쉬며, 창가에 입김을 불어, 쓰는


은 찬 : (울적한) ..나는 꿈도 못 꾸겠다. (하다가, 손에 든 구두 보는데 왈칵 눈물이 나려는, 눈물 그렁그렁한 채, 맘 아픈)


이때 은찬, 머리 근지러워 창에 머리 비비다가 창에서 머리 떼고 가발 휙 벗고서 머리 벅벅 긁는,

은찬 서럽게 우는.



S#9. 한결집 거실, 저녁.


텔레비전을 켜는데, 재미없는, 다시 끄고, 소파에 눕는데,

문득 소파 구석에 거꾸로 있는 사시인형(은찬이 준, 포스티잇도 보는, 3부) 보는,


은 찬 : (짜증스런, E) 아, 앗 따가!



S#10. 은찬집 거실, 저녁.


은찬, 방에 누워 있는, 은찬, 은새의 인조속눈썹을 떼고 있는,

은찬모, 은찬의 구두를 신어보고 있는,


은 찬 : (속상한, 아픈) 야, 살살 좀 해. 살 다 뜯기잖아!

은 새 : (속눈썹 떼며, 건성으로) 야! 그 꼰대들 끝내. 얼굴 반반한 여자나 밝히는 그런 속물들이랑 사귀어서 뭐하냐?

은찬모 : 어이구 간만에 바른말 하네. 남녀가 만나 서로 깊은 정을 나눠야지, 얼굴 이쁨 뭐 얼굴 뜯어먹고 살 거야?

            미친놈들 세상에 너만큼 이쁜애가 어딨냐?

은 새 : 그건 엄마 입장이구.. 그래서 그 꼰대에 대한 니 입장은 어떤데?

은참모 : (구두신고, 이리저리보며) 그거는 못생긴 니 입장이고....

은 새 : 야...냉정하다, 진짜. 엄마 맞어. (하고, 시무룩한 은찬보며) 그래서, 그 꼰대에 대한 니 입장은 어떤대?

은 찬 : (비참한, 누르고 가볍게) 뭐가 어때? 그들 세계와 내 세계의 한계를 인정하고, 먹고 사는데 전념하고 살아야지.

은찬모 : (구두 벗어 들고, 아양 떠는) 이 구두 너무 이뿌다!!

은 찬 : (속상한) 안 돼. 이거 돌려줄 거야.

은 새 : 암튼, 영화에서 나온 건 다 하려고 해요. 왜, 돈 많은 남자주인공이 가난한 여자주인공한테

          비싼 옷 비싼 구두 사다 나르면, 줄땐 잘 받아놓고.. 수틀리면 꼭 돌려준다 어쩐다 착한 척 하잖아.

          그럼.. 첨부터 받지를 말지.. 돌려준다는 것도 일종의 작업인거야.

은 찬 : (째리는)

은 새 : (딴청하고)


은찬, 드레스랑 가방에 챙기는데 서러워 눈물이 비질 나는, 눈물 닦으며 눈 부비는데, 완전 너구리 눈이 되는,

그때 휴대폰 울리고, 은찬모, 전화기 보면, ‘재수 없어’ 뜨는,


은 찬 : (은찬모 보고) 누구?

은찬모 : 재수 없어?

은 찬 : 씨, 재수없게...



S#11. 한결집 그네, 밤.


한결, 은찬, 나란히 앉아서 피자 먹고 있는,


은 찬 : (먹으며 툴툴거리는) 내가 아저씨 꼬봉이예요? 피자 먹고 싶음.. 자기가 나가서 사먹음 되지, 왜 귀찮게 나보고,

한 결 : (지갑에서 돈 꺼내서) 잔돈은 가져라.

은 찬 : (발끈, 주머니에서 동전, 천 원짜리 꺼내며) 오늘따라 나한테 돈 주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 됐거든요! (째리며)

한 결 : 얘가 또 왜 이래?

은 찬 : (먹으며, 우울한) 그냥.. 쫌... (하다가 슬쩍 한결의 눈치 보며) 어느 쪽이 더 힘들어요?

한 결 : (빤히 보면)

은 찬 : (심란한) 아니, 제가 좀 그래서.. (다른 곳 응시하며) 짝사랑인 거 알고 포기하는 거랑,

          짝사랑인 줄 알면서 계속 좋아하는 거랑, 어느 쪽이 더 힘들까요?

한 결 : (먹으며, 덤덤히) 두 개 번갈아 하는 거. (하고는 주머니에 손 넣는)


은찬, 고개 끄덕이며 햄버거 먹으려는데 불쑥 한결 손 나타나는,

한결, 주먹을 은찬의 코앞에 들이대는,


은 찬 : (킁킁 냄새 맡으며) 뭐하시는 거예요?

한 결 : 너하고 얼굴 마주보고 있음 뭐해? 원두 테스트!

은 찬 : (궁시렁, 못마땅한) 테스트는 무슨..어떡하면 나를 들들 볶을까, 연구 하죠?

한 결 : (햄버거 먹으며) 아네.

은 찬 : 으이그...좋아요, 그럼 내가 이거 맞춤...대신, 전번에 못 들어가게 한 저쪽 방 구경시켜주세요?

한 결 : (째려보면)

은 찬 : 오고가는 거래 속에 싹트는 신용사회?...싫음 말고.

한 결 : (보면)

은 찬 : 싫구나....(하고, 빵만 먹는)

한 결 : 좋아....(하고, 주먹으로 앞으로 내밀면)

은 찬 : (웃고, 냄새, 맡으며, 덤덤히) 초콜릿 향에, 흙냄새 나구. 모카마타리 네. (하고, 히히 웃으며, 빵 먹는데)


한결, 다른 주먹 들이대면,

은찬, 피자 먹으며 힐끗 보는,


은 찬 : 끝났잖아요. (짜증스런)

한 결 : (은찬의 머리 퍽 때리고, 주먹 내미는)

은 찬 : 아야! 씨이..(하며 냄새 맡고는 갸웃, 잘 모르겠는)


은찬, 바짝 약 올라 햄버거 내팽개치고 킁킁 냄새 맡다가 한결의 주먹 펼쳐보려는데 주먹 안 풀리는,


은 찬 : (답답한, 약 오른) 피자 냄새 때문에 헛갈린단 말이에요.


한결, 주먹 꽉 쥐고 있다가 씨익 웃으며 손가락 하나씩 풀어주는,

은찬, 원두를 보고 냄새를 맡아보는,


은 찬 : (킁킁거리며) 뭐예요? 나무 냄새가 나는데?

한 결 : 시간 5초 준다. (하고, 햄버거 먹으며) 1,2,5............1,5


은찬, 속 타 ‘아, 잠깐만, 잠깐만’하며 한결의 손 붙들고 계속 냄새 킁킁 맡는,



S#12. 한결 집 레고 방, 밤.


은찬, 기대에 찬 표정으로 꿀꺽 침을 삼키면,

한결, 뿌듯한 표정으로 ‘자, 들어가시지요.’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은찬, 기대에 찬 눈으로 따라 들어가는,

한결, 불 켜면 방 전체가 레고 랜드인,


은 찬 : (돌아보며, 놀란) 와~ 이게 다 뭐예요?

한 결 : (바닥에 앉아 기차 작동 시키며) 내 장난감.


시간경과.

달리던 기차 멈춰서 있는 옆으로 한결과 은찬 엎드려 놀고 있는,

한결, 레고 서부 시리즈의 보안관 피규어를 들고 있는,

은찬, 레고 서부 시리즈의 복면강도 피규어를 들고 있는,


은 찬 : (피규어 갖고 장난치며, 어이없는) 참나..미국에서도 이러고 놀았단 말이에요?

한 결 : (피규어 건물에 숨으며, 덤덤히) 이러고 놀면 돈을 주는 직업이 있지. 그걸 좀 했어 이 형님이. 미국에서.

은 찬 : (힐끗 한결 보며, 서운해지는) 그래서 미국 다시 가려는 거예요?

한 결 : 너무 멋지지 않냐? 이 아름답고 작고 평화로운 세상에 주인이 되는 거. 여기선 모두 내맘대로지.

은 찬 : (여전히, 서운한) 여기서도 맨날 지멋대로 살면서, 뭐.

한 결 : (피규어 다른 건물 옆으로 옮기며,) 흙기사야 덤벼라....

한 결(E) :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은 찬 : (은행강도 처럼, E) 죽어라! 죽어라!

한결 : 죽어죽어!


은찬 포크레인으로 쓸어버려라 등등 애드립

은찬, 씨익 웃으며 입바람으로 머리 후 불어 날리면,


한 결 : (그 모습 이쁘게 보는) ...

은 찬 : (좀 졸린, 하품하며) 뭘 봐요..

한 결 : 그냥,

은 찬 : (움찔해 한결 보다가, 조심스레) 오늘 어디 갔었어요?

한 결 : (덤덤히) 한유주 전시회.

은 찬 : (떠보듯) 그랬구나...어때요? 전시회 좋았어요?

한 결 : (씁쓸한 웃음 지으며) 그냥 저냥..

은 찬 : (피규어 보며, 좀 새침해져 자신도 모르게) 그냥 백기 들고 말지, 한유주한테 아저씨는 쨉도 아니든데...

한 결 : (짐짓 으르는) 이 자식이 어따 대고 한유주야, 한유주가 니 친구야? 그리고 임마, 내가 왜 쨉이 안돼?

은 찬 : 그 여자 앞에선 그렇게 벅벅 소리 못 지르죠?

한 결 : ?

은 찬 : (엎드려 머리 바닥에 뉘며, 한심한) 어휴, 쪼다.

한 결 : 이 자식이.! (하다가 자조가 드는) 그래, 맞다. 그래서 임자 있는 여자 좋아하는 쪼다 짓 이제 정말 그만할라 그런다.

은 찬 : (씁쓸히) 잘 생각했어요. 사뿐히 즈려 밟고 가라고 꽃이나 뿌려주자구요.

          (피규어한테 손 흔들며, 졸린) 잘 가라, 우리들의 짝사랑들.

한 결 : 짝사랑들?

은 찬 : 묻지마요, 내 사생활에 대해.

한 결 : (은찬 보며, 어이없는) 짜식, (하다 눕는, 쓸쓸한) 임마, 짝사랑이라고 일방적으로 헤어질 수 있는 줄 알아?

          상대의 협조가 필요한 거야. 그 점에서 한유주는 아주 잘해주고 있지. 결코 희망을 주는 법이 없거든. (한숨)

          오늘은 진짜 혼자 밥 먹기 싫더라. (하고, 보면)


탑 모양 레고 사이로 은찬의 자는 얼굴 보이는,


한 결 : (담담한) 근데, 이상하지...왜 이렇게 기분이 울적한날, 니가..


한결, 은찬 빤히 보는, 쌕쌕 잠든 은찬의 모습이 예쁜,


한 결 : (작게 웃는, 은찬 보며, 낮게) 야, 쥐방울...


한결, 그러다가 천천히 은찬 보고는, 레고 탑 사이로 손가락 뻗어 은찬의 뺨 쓰다듬어 보는,

한결, 은찬의 표정 한번 보고는 아예 몸 돌려 누워서 은찬의 뺨 어루만지는,

그러다 손가락 미끄러져 은찬의 입술을 스치는,

한결, 흠칫 놀라 굳어 은찬 보는데, 은찬, 쌕쌕 자고 있는,

한결, 손으로 은찬의 입술 만져보다가 제 풀에 놀라서, 일어나며,


한 결 : (은찬 보고) 아, 왜 이렇게 날이 더워..아우.. (하고, 후다닥 문 열고, 나갔다, 다시 들어와, 은찬을 발로 툭툭치며)

          야, 야, 집에 가서 자, 어 서, 어서....

은 찬 : 예? (하며, 졸린 채, 눈을 뜨는, F.O)



S#13. 커피프린스 마당/앞, 아침.


한결, 은찬, 하림, 테이크 아웃 손님들에게 바쁘게 커피와 사과를 팔고 있는,

여대생들, 젊은 직장인들, 여고생들, 웅성거리며 점점 모여드는,

한결, 은찬, 하림, 주문 받고 계산하고 커피 만들고 바쁜,

선기, 한켠에서 와플 만들고 있는,

은새, 선기에게 반한 듯 선기 와플 만드는 모습 핸드폰으로 찍고 있는,


은 새 : (찍으며) 역시, 탑주연 되시고.

은 찬 : (아이스커피 만들며, 놀라운) 이게 무슨 난리래? 사람들이 사과를 이렇게 좋아하나?

하 림 : (신난) 공짜를 좋아하는 거지. (손님에게 커피 건네며, 우렁차게) 맛있게 드십시오! (손님들에게) 자, 줄을 서시오, 줄!

한 결 : (손님에게) 쪼개 드릴까요? (하고 사과에 칼집 내 주며)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은 찬 : (아이스박스 열어보며) 어, 얼음 없다.

한 결 : (주문 받으며, 기분 좋은) 사과도 더 가져와.

은 찬 : (신나서) 옙!


은찬, 아이스박스와 광주리 들고 신나서 안으로 들어 가다가 은새 보는,


은 찬 : 야! 고은새, 빨랑 집에 가라. (못마땅한, 째리고 들어가는)

은 새 : (쳐다보지도 않고, 중얼거리며) 어쩜...오빤.


선기, 귀찮은 듯 보다 생크림이 떨어진 듯 안으로 들어가는,

은새, 선기 뒷모습 따라 찍다가 카메라에 한결과 하림 보는,


은 새 : 어쩜 다들 카메라만 들이대면 그림이야.. (핸드폰 들이대며) 오...사장아저씨...허우대, 끝내주시고,

          (하고, 한결에게) 헤이!

한 결 : (그 소리에 돌아보면)

은 새 : (찍으며) 오우, 바스트....필오는데.. 어쩜 그리 카메라만 들이대면 그림이야!


은새의 핸드폰 화면에 민엽 환하게 웃으며 나타나는,


민엽 : 앤젤! 여기 왠일이야?

은새 : 이건 또 왠 고릴라야!


은새, 두말도 안하고 핸드폰 닫고 일어서서 가버리는, 민엽, 헤벌쭉 쫓아가는,



S#14. 한성 집 주방. 저녁.


한성, 유주, 저녁 먹은 식탁 치우며 대화하고 있는,


한 성 : 전시회가 성황이라, 기분 좋지?

유 주 : (편하게, 웃으며) 그럴줄 알았는데, 마냥 그렇지 많은 않네, 팔려가는 그림 보며, 조금은 서운하고 아쉽고...

          넘 배부른 소린가?

한 성 : 스폰서, dk가 들음 별로 안 좋아하겠는데.

유 주 : dk? 아......그 백만년전 알고 지내던 그 사람? (웃으며, 접시 개수대로 옮기며)

          스파게티에 고추장 넣는 건 누구한테 배웠어? 혹시, 그 꼬맹이 여자친구?

한 성 : (식기치우며, 웃으며) 아니, 요리 프로에서 봤어. 참, 바다 같다더라.

유 주 : (한성 보면) ?

한 성 : (치우며) 니 작품. 그 꽁맹이 친구가 보기엔 바다 같대.

유 주 : (웃으며) 어쩜 말도 이쁘게 하네.


한성, 고무장갑 꺼내 끼면, 유주, 다가와 옆에 서 고무장갑 보며,


유 주 : 그 노란거 못 보던 거네?

한 성 : (장갑 보며, 은찬 떠올리며 즐거운) 선물 받았어. 남성용이라서 편해. 안은 또 면이어서 뽀송뽀송하구 좋다?

유 주 : (한성 보며 어이없이 웃는)


유주, 한성이 설거지 하는 거 보며, 한성에게 기대 담담히 말하는,


유 주 : 이럴 때, 내가 정말 이기적이구나 생각이 들어. 이런 게 결혼이라면 해도 좋겠다하다가 아차, 이게 다가 아니지.

          계산기 두드려 보고, 그래 그냥 이게 좋은 거다, 그래.

한 성 : (설거지하며 유주 쳐다보면)

유 주 : (미안한 미소로 보는)

한 성 : (설거지 하며, 짐짓 까칠하게) 그럼 밥값이라도 내.


유주, 수줍게 한성의 뺨에 쪽 입 맞추는,

한성, 빙그레 웃으며 설거지 하고, 유주 매미처럼 옆에 붙어 있는,



S#15. 커피프린스 안, 낮.


배경 - 손님 꽤 앉아 있는 커피프린스.

하림, 손님 주문 받고 있는,

은찬, 한결의 지시에 따라 무거운 화분 옮기느라 낑낑거리고 있는,

한결, 장난기로 은찬을 놀리고 있는,


한 결 : (짐짓 엄하게) 야, 오른쪽으로 30cm.

은 찬 : (낑낑 옮기며) 여기요?

한 결 : (일부러 까다롭게) 10cm 더 갔잖아. 자식이 거리감이 없어.

은 찬 : (땀 뻘뻘, 옮기며) 우쒸! 10cm, 표도 안 나는구만. 됐어요?

한 결 : (짐짓 보는 척 하다가, 맘에 안 든다는 듯) 야, 거기 말고 밖에 놓는 게 낫겠다. 오른쪽 입구에 빈 데다 놔라.

은 찬 : (짜증난, 씩씩거리는) 아 씨이! 진작 말하지! (짜증 삭이고) 오른쪽 입구죠? 또 번복하기만 해요.

          (하고 화분 번쩍 들고 나가는)


한결, 낄낄거리며 은찬 보는데,

하림(쟁반 든), 불쑥 다가와,


하 림 : 애 갖구 왜 장난치고 그래? 심심해?

한 결 : (낄낄, 참으며) 자식이, 표정이 재밌잖아. (하고 가는)

하 림 : (어이없는, 한결보는) ?



S#16. 커피프린스 밖, 낮.


은찬, 투덜거리며 화분 들고 어깨로 문 밀며 나오는,


은 찬 : (낑낑, 짜증난) 사람이 결단력이 없어. 이랬다, 저랬다..으씨!


하는데, 민엽이 불쑥 다가와 화분 잡는,


민 엽 : (어색한, 화분 잡으며) 이런 건 나 시키라니까, 이리 줘요.

은 찬 : (놀라고 불안한, 민엽 홱 째려보며) 절루 안 가!

민 엽 : 무거운 건 남자가 들어야지, 여자가 뭐 이런 걸..

은 찬 : (놀라 주위 눈치보고) 아주, 광고를 해라, 광고를! (발로 민엽 정강이 차며 쫓는) 절루가, 자식아! 빨리! 안 꺼져!


민엽, 정강이 만지며 물러나면,

은찬, 민엽 째려보며 화분 내려놓는,


은 찬 : (앞길이 막막해지는, 입바람으로 머리 불고) 아우, 저 꼴통 자식, 어우, 내가 미치셔 진짜! (하고, 돌아서며, 놀란) 힉?!

한 결 : (커피 나르며, 흉내) 힉?!은 자식.. (하고, 가는)

은 찬 : (놀란 가슴 쓸어내리고 가고)

한 결 : (가다, 뭔가 이상한, 멈춰서서, 가는 은찬을 보며, 웃고, 다시 가는)



S#17. 몽타주.


커피프린스 주방, 낮.

은찬, 수납장 문 열고 높은 곳에 컵 꺼내려고 깨끔발 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 한결, 스윽 나타나 손 뻗어 컵 꺼내주는,

은찬, 놀라고 당황된 빛으로 컵 받고 “고맙습니다.” 하는데,

한결, 물러서지 않는, 은찬, 왜 이러나 하고 보면,

한결, 은찬의 머리 냄새 킁킁 맡다가,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나가는,


은 찬 : (머리 긁적이며, 민망한) 우쒸...낼 감을라 그랬는데..


커피프린스 안, 낮.

배경 - 손님들 드문드문 앉아 있는 커피프린스.

한결, 노트북으로 매출 보고서 작성 하고 있다가 은찬 보는,

은찬, 손님에게 커피 내놓고 “맛있게 드십시오.”하고 물러나오는,

한결, 은찬 테이블에 부딪힐 것 같아 ‘거기’ 조바심 내며 주의를 주려는데,

은찬, 테이블에 부딪친, 아픈 줄 모르고 그냥 쓱 가는,


한 결 : (은찬 보며, 어이없는) 자식이 조심 좀 하지.. 은찬적이다, 정말.. (갸웃) 왜 자꾸 저 자식한테 신경이...


커피프린스 마당, 저녁.

배경 - 조명이 켜져 있는, 테이블에 손님 꽤 앉은,

은찬, 민엽, 밝은 표정으로 손님들에게 서빙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한결, 안쪽에서 나와 은찬을 부르는, 은찬, 뛰어 가면 코에다 주먹 대는,

민엽, 둘이 뭐하는 건가 싶어 보는데,

은찬이 뭐라고 말하자, 한결이 좋아하며 은찬의 머리 쓰다듬는,

민엽, 두 사람 좀 이상해 뵈는,

홍사장, 물끄러미 은찬과 한결을 보는,



S#18. 커피프린스 근처, 저녁.


한성의 자전거, 세워져 있는,

은찬 커피프린스에서 나오면 한성 손을 흔들어주는.



S#19. 공원


우산을 쓰고 한성과 은찬 앉아 어색하기도 하고 맘이 무거운,

한성, 조심스럽게 말 꺼내는,


한 성 : (짐짓 상처 받은 듯) 아침에 너 보려고 나가봤는데, 며칠째 안 보이더라. 나 피하는 건가 싶어서, 따지러 왔지.

은 찬 : (어색한 미소로) 아, 그게..출근 시간이 빨라져서요. (작게 웃으며, 목소리 잦아드는) 새벽 일찍 우유배달해서...

한 성 : (엷게 웃으며) 그랬구나.. 힘들겠다. 우유 배달에, 가게 일에...

은 찬 : (맘이 자꾸 슬퍼지는, 감추고, 애써 미소 짓고) 그래서 우유 배달 그만둘라구요. 이번 주까지만 할 거예요.

          아, 아쉽다. 쓸자 보구 싶을 것 같은데..

한 성 : (장난스레) 나는?

은 찬 : (눈가가 붉어져, 웃으며) 아, 아저씨는 전화해서 보면 되고, 아, 안 되나? 그 언니가 나 만나는 거 안 좋아할까요?

한 성 : (미안한) 전시회 날, 마음 많이 상했지? 그렇게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내내 마음에 걸렸어. 미안하다.

은 찬 : (맘 아픈, 짐짓 편하게) 괜찮아요..차비까지 챙겨주셨...(맘이 아픈, 눈물 날 것 같은, 참는)

한 성 : (은찬 보니 자책감 드는) 내가 생각이 짧았다. 차에 옷이랑 운동화 챙겨둔 것도 깜빡하고, 구두도 불편했을 텐데..


한성, 은찬의 옷과 운동화 든 쇼핑백 내미는,

은찬, 고개 숙인 채, 받는,


한 성 : (후회되는) 낯선 데서 한결이까지 만나고 당황했을 텐데, 정말 내가 매너가 없었다.

은 찬 : (눈물 그렁하게 차는, 맘 아픈) 그, 그게 아니라....아저씨가 너무, 너무 좋은 사람이어서... 좋아서..

한 성 : (무슨 말인가 보면)

은 찬 : (울지 않으려, 심호흡하고, 눈물 닦으며) 나도 몰랐는데..내가 아저씨 디게 좋아했는지.. 집에 가는데..맘이 많이 힘들.....

          (하는데, 눈물이 뚝 떨어지는)

한 성 : (놀라 보는, 은찬을 보는)

은 찬 : (맘 쓰린, 고개 숙인 채, 애써 웃으며) 근데, 이, 이제 괜찮아요. (훌쩍 이며, 눈물 벅벅 닦고) 그 언니, 예쁘구 멋지구,

          그니까 내가 양보하께요. (보고) 두 분... 행복하세요. (하고, 씩 웃는)

한 성 : (그런 은찬 보는데 맘이 가는, 이 아이 너무 사랑스럽다)

은 찬 : 진짜예요. 저 아무러치도 않아요, 이제. (웃는, 그때 다시 눈물 흐르는)


한성, 귀여워 은찬의 머리 가볍게 쥐고 장난스럽게 흔드는,

한성, 그런 은찬 사랑스럽게 보는, 마음이 설레는,



S#20. 커피프린스 안, 저녁.


한결, 카운터에서 손님 계산해 보내고 홀 쪽 보는, 일어서서 은찬을 찾다가, 바 쪽으로 걸어가며 계속 두리번거리는,

홍사장, 바 안쪽에 서서 커피 만들고 있는,

한결, 주문표 보고 쟁반에 시럽, 설탕, 프림, 같은 거 놓으며 말하는,


한 결 : (무심한 척) 고은찬 어디 갔어요? 이 자식 어디서 또 엉뚱한 짓 하고 있는 거 아냐?

홍사장 : (답답하다는 듯 빤히 보는)

한 결 : (시선 느끼고 홍사장보며) 왜요?

홍사장 : (일하며, 심드렁하게) 좋으면 그냥 좋다 그래. 괜히 애 들볶지 말고.

한 결 : (뜨끔한, 어이없는 척) 들볶기는 누가..



S#21. 은찬 집 앞, 아침.


은새, 가방 메고 나오고, 은찬모(차려 입은) 따라 나오는,


은찬모 : (매무시 다듬으며) 찬인 오후근무라니?

은 새 : 어. (살피며) 엄만 어디 가?

은찬모 : (뜨끔 하는, 감추고) 어, 치, 친구 만나러. 너 노래학원 갔다가 곧장 집에 와야 돼.

            노래방 가서 또 죽치구 있으면 혼 나. 알았어?

은 새 : 나 참, 뭐가 달라? 학원 가서 연습하나, 노래방 가서 연습하나,

은찬모 : (때리는 시늉 하며) 이게!

은 새 : 아, 알았어, 알았어. (하는데)


은새, 전화벨 울리는, 휴대폰 보면 <무식 황>.


은 새 : (짜증나는) 아우, 이 물귀신 같은 자식.. (한숨 쉬며, 앙칼지게 전화 받는) 아우, 귀찮아! 또 왜?



S#22. 커피프린스 안, 아침.


황사장, 커피 만들다, 전화 받고 있고,

민엽, 쪼그려 앉아, 한쪽 구석에서 몰래 전화하고 있는,


민 엽 : (설레는) 정말이지? 너 오늘은 꼭 나오는 거다? (하는데)

홍사장 : (전화하며, 잘 안 들리는지, 크게) 뭐요? 와플선기? 그게 뭔데...아, 와플..있는데, 왜요?

민 엽 : (홍사장 쪽 보고) 좀만 조용히 해요! (하고 전화기 귀에 대며) 너 오늘도 안나옴...내가 (끊긴)

          여보세요? 은새야? 야, 고은새?

홍사장 : (민엽 보며, 전화하는, 짜증스런) 프린스..? 몰라요, 프린슨지 뭔지, 암튼 남자들 무지기 많어. 그래요, 와. (하고, 끊는)

민 엽 : 기집애...(실망한, 전화기 접고, 일어서며) 성미도 급해. 고샐 못참고.. (하고, 일어나다, 보면) ?



S#23. 영화 매표소 앞, 오전.


은찬모, 젊은이들 틈에서 다소 들뜬 기분으로 새침하게 앉아 있는,

구씨(나비넥타이 맨), 커다란 팝콘, 콜라 사들고 오는,


구 씨 : (설레는) 누님, 가시죠.

은찬모 : (일어나 걸어가며, 기분 좋은) 아, 영화 참 오랜만이다. 우리 애들이랑 가끔 보는데, 요즘 우리 애들이 좀 바빠야 말이지.

구 씨 : (으쓱해진) 제가 딱 보니까 누님이 요즘 영화가 고픈 거 같으시더라구요. 제가 한 센스하지 않습니까.

은찬모 : (창피한) 센스고 뭐고 그 나비나 좀 떼.

구 씨 : (짐짓 시적으로) 누님, 이것은 제 맘에 찾아든 한 마리의 나비를 표현하는 것이요.

          청포도가 주저리주저리 익어가는 칠월,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어여쁘신 누님이랑,

은찬모 : (짜증스레) 아우, 또 시작이야? 고만 좀 해. (하고 팩 가면)

구 씨 : 누니임~ (하며 따라가는)



S#24. 학교 앞, 오후.


은새, 가방 메고 학교 앞에서 친구들(5명 이상)과 민엽을 기다리는,

기다려도 오지 않아서 짜증이 잔뜩 난,


친구1 : (짜증 난) 야, 어떻게 된 거야? 왜 이렇게 안 와?

은 새 : (화 난) 보채지 좀 마. 몇 분이나 지났다고,

친구2 : 야, 난 갈란다. 어우, 더워. (하고 가면)


친구들, 짜증내면서 우르르 가버리는,


은 새 : (열 받는) 야, 쫌 기다려 봐. 맛있는 거 사준다니까!


그래도 친구들 다 가면, 은새, 열 받아서 전화기 꺼내는,


은 새 : (전화번호 누르며, 성질 난) 이 자식이 눈치 챈 거야, 뭐야! (하는데)


전화벨 울리는, 은새, 전화 받으면,


은 찬 : (버럭, f) 야! 너 우리 사진 갖구 무슨 장난 친 거야!


은새, 귀 따가워 전화기 떼는 모습에서,



S#25. UCC - 사과농장 편.


화면 슬라이드처럼 지나가는,

1) 무등 은찬 - 한결의 무등을 타고 사과 따는 모습. 카메라 들이대면 귀엽게 v 하다가, 넘어질 것 같아 한결의 머리 움켜잡는,

2) 까칠 한결 - 사과 따다가, 개울에서, 은찬을 무등 태우고 있다가, 언제든 카메라만 들이대면 손으로 카메라 가리며 야! 찍지마!

3) 와플 선기 - 커피스에서 와플 만드는 모습.

4) 괴력 민엽 - 냇가에서 선기를 난짝 들어서 물에 빠뜨리는,

5) 자뻑 하림 - 일 안하고 계속 카메라만 들이대고 ‘넌 누굴 믿고 그리 잘생긴 거니?’있는,

6) 로맨티스트 홍 - 노래하며 감상에 젖은 모습,

인서트> UCC 동영상 랭킹 화면 “화재 만발, 훈남들이 모여 있는 커피프린스”



S#26. 커피프린스 안, 밤.


프린스들, 지쳐 여기저기 늘어져 있는, 몸은 피곤하지만 기분은 좋은,

한결, 테이블에 앉아 매출 정리하고 있는, 은찬의 일로 심란한,


하 림 : (황당하면서도 신기한) 오, 지저스! 무슨 전쟁 치른 것 같다. ucc, 그거 장난 아닌데,

          (하다 한결 보며) 형 찬이 동생한테 한 턱 쏴야 되는 거 아냐?

홍사장 : (어깨 아픈, 힘든) 다 거품이야. 진짜 단골을 만들어야지.


은찬, 홍사장 보고 어깨 주물러 주는,

한결, 그런 은찬의 모습 힐끔 보는, 심경 어지러운,


민 엽 : (울상으로 전화기 붙들고) 이씨, 또 전화 안 받네.. 약속 안 지켰다고 안 만나주면.. (하고 원망스럽게 은찬 보는)

은 찬 : (뜨끔해 한결 눈치 보고, 민엽 쏘아보는) 야, 니가 일부러 안 나간 것도 아닌데, 내 동생 그 정도로 이해력 없지 않거덩.

선 기 : (바 앞에 서서 한결 보며) 저 수욜날 잠깐만 브레이크타임을 가지면,

민 엽 : (못마땅한) 야, 우리나라 말로 해! 브레이크... 그게 뭔데 너만 해?

하 림 : (민엽 머리 보듬어 안으며, 울상) 어휴, 가만좀 있자, 중간이나 가게.

한 결 : (장부 보며, 선기에게) 저녁에 빈시간 떼울거야.

선 기 : 네.

한 결 : 됐어, 그럼. (프린스들 보며) 뒷정리들 하고 퇴근하세요.


프린스들, ‘예’ 일어나 테이블 정리하고 마무리 청소하는,

한결, 은찬을 보는, 그러다, 장부 보는데 후.. 하고 한숨쉬는,

하림, 다가가,


하 림 : (힐끗 장부 보며 떠보는) 왠 한숨?

한 결 : (장부 보다 고개 들고 하림 빤히 보는)

하 림 : (앉으며, 가볍게) 유주 누나? 아니면 집안문제?


한결, 하림의 뒤로 청소하고 있는 은찬 슬쩍 보는데 마음 복잡한, 그런 자신의 기분이 어이없고 대책 안 서는,


한 결 : (한숨쉬며) 뒷골 땡기는 일이 좀 있어.

하 림 : 뭔데?

한 결 : 귀찮아, 일해. (하고, 일하는)

하 림 : 피... (하고, 가는)

한 결 : (일하다, 다시 은찬 보는)



S#27. 은찬 집 앞, 밤.


구씨, 은찬모, 집 쪽으로 걸어가는,

은찬모, 편하게 가며, 얘기하고,

구씨, 뭔가 말하려는데, 말을 못 꺼내는지, 조금 긴장하고, 안절부절한,


은찬모 : 하루가 금방 가네. 오늘 고마웠어, 단돈 백원짜리도 벌벌떠는 사람이 영화에 저녁식사에 큰돈 썼어,

구 씨 : (멈춰서며, 긴장해) 누님!

은찬모 : ?

구 씨 : (긴장한, 맘 추스르고 박력 있게) 누님. 아, 아니 찬미 씨! 우리 사귑시다.

은찬모 : (흠칫 놀랐다가, 짐짓 가볍게) 새삼스럽게 사귀긴 뭘 사겨. 가. (하고, 가면)

구 씨 : (크게, 긴장해, 소리치는) 훨훨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다운데, 이내 몸은,

은찬모 : (눈 흘기며) 또 또 또.

구 씨 : (진지하고, 크게) 그 시를 참조로 하야, 제 맘을 생각해 주십사, 이 뜻입니다. 그럼 편히 주무십시오, 누님.

          (꾸벅 인사하고 가고, 뛰어가며) 아, 쪽 팔려..

은찬모 : (웃고, 가려다, 다시 구씨 보는데, 착잡한)



S#28. 한결 오피스텔, 밤.


한결, 초조하게 책상 앞을 왔다 갔다 하는, 노트북 쪽을 째려보다가 책상에 조심스럽게 앉아 책을 펴는,

이내 집중 안 되는지 책을 덥다가 노트북 화면을 보는,

Insert - 노트북 정지화면 냇가에서 은찬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한결, 화면을 째려보는,


한결 : (핸드폰 통화버튼 누르며, 피곤한 듯, 웃으며) 잘 지냈냐?...그래, 어, 다른 게 아니고..민호 형 정신과 개업했다 그랬지?

         (사이) 어, 그게, 누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다 그래서..



S#29. 은찬 집, 밤.


은찬, 은새와 같이 모니터 보고 있는, 화면에 은찬과 한결 무등타는 장면 나오는,


은 찬 : (슬쩍 눈치 살피며) 그거...저장도 되냐? (화면 보면서) 와.. 내가 이렇게 잘나왔네...

은 새 : (힐끔 째리면) 그건 사장아저씨 얼굴이 더 잘나왔거든.

은 찬 : (슬쩍 고개 돌리는)



S#30. 거리, 달리는 스쿠터, 아침.


은찬, 하품을 하며 스쿠터를 타고 가는,


은 찬 : (잠 덜 깬) 장사 잘되는 것도 좋지만, 졸려, 죽겠다...


그때, 스쿠터가 툴툴 기침소리를 내는,


은 찬 : 어라라, 얜 또 왜 이러셔? (스쿠터 쿨럭) 제발 쫌 가자..


스쿠터,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고,

은찬, 하는 수 없이 스쿠터를 도로가에 대는데, 뒤에서 오던 차와 접촉 사고가 일어나는,

은찬, 스쿠터와 함께 쓰러지는, 바닥에 팔 부딪쳐 까진,

은찬, 아파하며 일어나는데, 운전자 놀라 다가온(30대 남),


운전자 : (다가와 놀란)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

은 찬 : (몸 일으키며) 아...괜찮아요. (꾸벅) 정말 죄송합니다. 얘가 갑자기 말썽을 부려서.. (하는데)

한 결(e) : 야, 고은찬!


은찬, 놀라 돌아보면 한결, 성난 기세로 다가오는,


한 결 : (화난, 버럭!) 너 이 자식, 정신을 어따 팔고 다니는 거야!

은 찬 : (황당한, 억울한) 왜 그래요, 내 잘못이 아닌데, 내가 깜박 존 건 사실이지만, 저 차가 내 스쿠터 뒤를 박아서,

한 결 : 뭐, 깜박 존 건 사실이지만? 이게이게 (화내는, 버럭) 너, 죽을라고 환장했어?!

은 찬 : (멍) ?

한 결 : 운전중에 졸아? 야 자식아, 기계가 부실하면 너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거 아냐,

          그 따위 정신으로 운전할 거면 다신 운전하지 마! 정신이 빠져도, 한참은 빠져갖고, 자식이!

은 찬 : (멍~)

한 결 : (은찬 표정보고, 멈추고, 운전자에게로 가, 깍듯이) 죄송합니다. 우리 직원인데 운전이 서툴러서,


한결, 명함 꺼내며 사고 뒤처리 하는, 운전자, 어쩔 줄 모르는,

은찬, 너무 어이없어 말문이 막혀 보는,



S#31. 커피프린스 안, 낮.


자리 많이 찬, 대부분이 여자 손님인 커피프린스,

하림, 서빙하다가 여자 손님 요청에 같이 사진을 찍는,

그 앞을 은찬이 지나가면 여자 손님들 고개 돌려보며 키득거리는,

은찬, 빠로 걸어가는데 하림이 따라 붙어 걷는,


하 림 : (여자 손님들한테 눈인사하며, 은찬에게) 걱정돼서 한 소리겠지. 결국 형이 사고처리 다 한 거잖아.

은 찬 : (걸으며, 흥!) 형이 못 봐서 그래. 사람을 아주 잡아먹을 것 같았다니까. 아으, 진짜! 장사도 잘 되는데 왜 저러는 거야?


은찬, 빠에 쟁반 올려놓으며 커피 만들고 있는 홍사장에게,


은 찬 : 아이스아메리카노 둘이요. (하고 주문서 작성하며) 지겨운, 사장.


그때, 휴대폰 진동 울리는, 전화기 꺼내보면 <쓸자 아부지>. 환한 표정으로 받는,


은 찬 : (반가운) 아저씨이~



S#32. 전시회장, 낮.


유주,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나오며 전화 거는,


유 주 : (걸어 나오며, 밝게) 바빠요? 나 지금 끝났는데..



S#33. 한성 스튜디오 복도, 낮.


한성, 복도 벽에 기대서서 통화하고 있는,


한 성 : 생각보다 일찍 끝났네. 잠깐만, 유주야. 나 통화중이었거든. 잠깐만.


하고 한성, 전화기 버튼 누르고 미소로 전화 하는,


한 성 : 어, 미안. 그래서 다친 덴 없어?

은 찬(f) : 팔 좀 까진 거 빼곤 괜찮아요. 제가 운동신경이 좋거든요. 넘어질라 그럴 때 잽싸게 몸을 탁 틀었죠. 히히.

한 성 : (귀여운) 다행이다. 근데 아직 가게야?



S#34. 전시회장 앞, 저녁.


유주, 전화기 귀에 댄 채로 전시회장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 모범택시 타는,

전화기에선 계속 멜로디만 나오는,



S#35. 커피프린스 주방, 저녁.


은찬, 한쪽 구석에 숨듯이 쪼그리고 앉아 통화하는,


은 찬 : (바깥 눈치 보며 통화하는) 고놈의 ucc 때문에 난리가 났어요. 엄청 홍보된 거 같긴 한데, 가게가 아주 시끄러워요.

          당분간은 비번도 오전 오후도 뭐고 없고, 다 뗘얄까 봐요. (하는데)

한 결 : (밖에서, e) 고은찬!

은 찬 : (움찔해, 숨어서) 까칠 사장이 불러요. (심통 맞게) 근데 아저씨, 둘이 정말 사촌 맞아요? 완전 달라요, 완전.

한 성 : (웃음소리, f)

은 찬 : (미소, 좋은)



S#36. 한성 스튜디오, 저녁.


한성, 복도 의자에 앉아 통화하고 있는,


한 성 : (웃음기 있는) 어, 그래. 나중에 통화해. (전화기 버튼 누르고) 어, 미안. 오래 기다렸지. 지금 데리러 갈게.

          (걸으며, 사이) 택시 탔어? 기다리지 왜...


한성, 걸어가며 통화하는 모습에서,



S#37. 커피숍 안, 낮.


선기, 30대 중반의 그녀친구와 마주 앉아 있는,


그녀친구 : (안타깝게 선기 보며) 둘이 헤어진 지 3년이 넘었다면서요. 나도 걔 본 지 1년이 넘었어요.

선 기 : (초조한, 애써 담담히) 정말 어디로 갔는지 모르십니까?

그녀친구 : 정말 몰라요. 참, 보기 딱하네, 일본서 여기까지..

선 기 : (한숨 쉬다가 수첩 꺼내 전화 번호 적으며) 연락 오면.. 여기로 (주며) 부탁드리겠습니다.



S#38. 홍사장 집, 밤.


하림, 자바라 사이에 두고 홍사장과 함께 거실에서 자고 있는,

하림, 악취 때문에 휴지로 코 막고 자고 있고, 홍사장, 1인용 모기장 안에 들어가 배 긁으며 자고 있는,

선기, 자신의 방에서 자고 있는,

하림, 눈 감고 자는 것 같은데 눈썹이 꿈틀거리는, 애앵~ 하는 모기 소리 들리는,

하림, 팔 딱! 치며 벌떡 일어나는,


하 림 : (손바닥 보며) 아, 드러. (하고)


하림, 코에서 휴지 빼 손바닥 닦는, 더 못 자겠는,


하 림 : 어우...냄새...(하고, 다시 그 휴지를 코에 박는, 에엥 소리나고) 이놈의 모기 새끼들! 내 오늘 피 보고 만다!

          (하고 벌떡 일어나며) 아저씨, 불 좀 켜 보세요.

홍사장 : (귀찮은, E) 아, 왜..

하 림 : (열 받은, 자바라 휙 열며) 아, 좀 켜보세요!


홍사장, 귀찮아하며 발가락으로 줄 잡아 당기면, 불 켜지는,

하림, 그때 홍사장의 1인용 모기장 보고 놀라는,


하 림 : (놀라) 이게 뭐예요? (홍사장 보며) 와, 진짜 치사하다. 어떻게 자기만 딱.. (하다가)


하림, 카메라 집어 들어 찍는,


하 림 : (홍사장에게 카메라 들이대며, 열 받은) 어떻게 자기만 모기장 안에 쏙 들어가십니까?

홍사장 : (몸 돌리며 자는, 귀찮은) 야, 잠 좀 자자..

하 림 : (찍으며, 오기에 차) 내가 죽으면 사인은 알려야죠. 이 더러움 속에서 질식해 돌아가셨다는 걸 만천하에..

          (홍사장 주변의 더러운 속옷, 부폐한 라면 냄비 찍으며, 토할 것 같은) 어욱! 진짜..드러워서..

          보도의 의욕이 솟구친다, 솟구쳐. 이거 찍어서 다이어트 샵에 팔아야겠네. 석달열흘은 밥 못 먹지.


하림, 카메라로 방을 찍는데,

선기, 사각 띠 두른 링 안에서 수면 안대하고 잠들어 있는, 모기향까지 피운,

링 안과 밖 대비되는, 사각의 링 안은 너무나 깨끗한,


하 림 : (카메라 내려놓으며, 기가 막힌) 야, 졌다 졌어.


선기, 고요히 잠든 모습에서,(F.O)



S#39. 커피프린스 휴게실, 저녁.


은찬, 민엽, 마주 앉아 저녁을 먹고 있는,

은찬, 배고파 허겁지겁 먹고 있는,


은 찬 : (먹으며, 배고팠던) 장사 잘 되는 건 좋은데 어떻게 저녁 먹을 짬도 안 나냐? (시계 보며) 어, 손님 밀려들 시간 다 됐다.

          나 가볼때 있는데, (하고, 밥 먹는, 그러다, 시선 느끼고 민엽 보며) 왜?

민 엽 : (불만스레) 왜 은새랑 나랑 안엮어줘요? 엮어준다고 하구선.....

은 찬 : (난감한) 야야, 걔가 좀 바쁘냐. 보충 수업하랴, 노래 학원 다니랴, 니가 이해...

          아니다, 내가 내일 은새한테 전화하라고 하께. 약속.

민 엽 : (급방긋) 진짜죠, 진짜?

은 찬 : (큰소리치는) 아, 짜식이 속고만 살았나. 믿어! (빨리 먹는) 그리고 악덕 사장 도끼눈 뜨고 들이닥칠라. 어서, 먹어.

          (열나는) 아, 진짜, 장사가 쫌 되니까 정신이 어떻게 됐나 흐렸다말았다 하루에도 변덕이 열두 번씩..

          사장만 아님..으이구, (물 벌컥 마시는)

민 엽 : (걱정스레) 근데 울 사장이 요즘 누님을..

은 찬 : (버럭, e) 야!

민 엽 : 아, 아니, 형님을 자꾸 봐요... 어디서든, 화장실에서 나올 때도 뚫어지게 보고,

은 찬 : (놀란) 들켰나?

민 엽 : 감시하는 거 같애요.

은 찬 : 나를, 왜?

민 엽 : 일하나 안하나.

은 찬 : 이런, 몹쓸사장 같으니.. (하고, 나가는)


그때, 하림 들어서며,


하 림 : 마이 찬, 어디가?

은 찬 : (대꾸없이 나가고)

민 엽 : 웬일이야? 피곤하다고 일찍 가놓고선.

하 림 : (자리에 앉으며, 슬픈) 살라고, 나왔다...

민 엽 : ?

하 림 : 난 아무래도 그 집에서 병걸려죽을 것만...흑...



S#40. 한결의 집, 주방 (F.I).


할머니, 한결모, 한결부, 밥을 먹는,


할머니 : (소화가 안 되는지, 욱욱하고 그래도 밥을 먹는)

한결모 : (걱정스런) 어머니, 괜찮으세요?

한결부 : 그러지 말고, 병원에 한번 가시는게,

할머니 : 괜찮아, 소화제 하나 먹음 돼. 니들은 나이가 그만 먹어서, 어째 그리 촐랑대. 에우, 밥맛 떨어져. (하고, 나가는)

한결모 : 어머니, 식사좀 더 하세요...(하고, 나가는)

한결부 : (걱정스런, 수저를 놓는)



S#41. 회사, 화장실.


할머니, 욱욱하고 구토를 하고, 아무렇지 않게 입을 헹구고, 수건으로 손을 닦는,



S#42. 커피프린스 안, 오전.


프린스들, 죽 서있고, 한결, 모두에게 월급봉투를 주며,


한 결 : 벌써 한 달이 됐고, 또 이렇게 월급을 드릴 수 있게 돼서 기쁩니다. 한 달 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 하루 기분 좋게 일하라고 (은찬에게 주면)

은 찬 : (한결과 눈 마주치고 힐끔힐끔 보는)

한 결 : (계속 말하며, 월급 주는, 뿌듯한 듯) 아침에 드리는 거니까 오늘하루도 즐겁게 일해주기 바랍니다.

은 찬 : (중얼거리는) 왠 존댓말...

하 림 : (신난, 봉투에 입 맞추며) 와, 역시! 내가 이래서 형을 안 좋아할 수가 없다니까.

민 엽 : (봉투 보고 감격한, 일어나 꾸벅) 감사합니다, 사장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선 기 : (봉투 차분하게 접으며) 담부턴 계좌로 넣어주십시오. 은행가기 귀찮으니까.

홍사장 : (봉투 안 보며) 뭐가 이렇게 많아? (하다가 한결 보고는) 자네는 챙겼어?


프린스들, 한결 보면,


한 결 : (태연히) 홍사장님보다 많이는 안 챙겼으니까 걱정 마세요.

하 림 : 1달 기념으로 이벤트 뭐 안 해? 그런 게 또 홍보가 되잖아.

한 결 : (괜찮다 싶은) 어, 그래. 생각 좀 해 보자. 자, 해산.


프린스들, 봉투 들고 좋아라 ‘술한잔 할래’ 하며 가고,

은찬, 앉아서 히죽거리며 봉투 살짝 열어보는 위로,


홍사장(E) : 자식, 꼴에 사장이라고 직원 챙기느라, 지는 못 챙겼구만.



S#43. 커피프린스 안, 저녁.


은찬, 커피 쟁반 들고 2층으로 올라가려다가 2층에서 내려오는 한결과 부딪치는,

둘 다 움찔해 뒷걸음질치는,

은찬, 놀라 쟁반 쏟을 뻔한, 가까스로 균형 잡는데,


한 결 : (무뚝뚝하게, 어색한) 조심해서 다녀. (하고 가는)


은찬, 긴장했다가 안도의 한숨쉬고 계단 올라가는,

바에 있던 하림, 한결과 은찬의 서먹한 태도 지켜보고 의아한,


하 림 : (홍사장 보며) 요즘 둘이 왜 저런대요? 아주 어색해서 못 보겠어요.

홍사장 : (의미심장한 미소 지으며) 청춘이 좋긴 좋구나.

하 림 : 예?

홍사장 : (돌아서며, 혼잣말로) 남녀상열지사했는데...


하림, 알쏭달쏭 보는 표정에서,



S#44. 커피프린스 마당, 저녁.


은찬, 테이블 치우고 있는데, 한결, 옷 입으며 나오는,


은 찬 : (어색한, 쭈뼛 보며) 어디 가세요?

한 결 : (냉랭하게) 니가 그걸 알아서 뭐하게. 단속 잘하고 퇴근해. (하고 가는)


은찬, 가는 한결 뒤에서 때리는 시늉 하는,


은 찬 : (맘 볶이는, 한결 쪽 째려보고, 주머니에서 레고 보며, 속상한) 정말 고왔다 미웠다 한다.

          어디가냐 물으면 말해줌 뭐, 어디가 덧나나.. 씨..



S#45. 영화관 엘리베이터 앞, 밤.


한결, 유주, 손에 영화 팸플릿 들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유주, 팸플릿 읽고 서 있고, 한결, 엘리베이터 층수판 올려다보고 있는,


한 결 : (심난한, 덤덤히) 왠일로 영화구경을 나랑 와, 형은?

유 주 : (팸플릿 보며, 가볍게) 가끔은 남자보다, 친구다 더 좋은 법이야.

한 결 : (웃으며) 쳇...


그때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한결, 유주, 타는,

한결, 복잡한 표정이고, 유주, 가벼운 표정으로 서있는,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S#46. 엘리베이터 안, 저녁.


한결, 유주, 말없이 서 있는,

한결, 힐끔힐끔 유주 보다가 마음 접고 다시 정면 보는, 반복하는,


유 주 : (정면 보며, 가볍게) 무슨 말인데 그렇게 뜸을 들여?


한결, 한숨쉬고는 유주 쪽으로 몸 돌리는,


한 결 : (진지하게 유주 보며) 우리 한 번 진하게 안아보자.


유주, 보는, 한결, 어색해서 가만 보는,

유주, 부드러운 미소 지으며 팔 벌리는,

한결, 어색하고 긴장 돼 보다가 가만히 안는,

유주, 동생을 안듯 따스하게 안으며 미소 짓는,


한 결 : (기분 좋은, 설레는) 와, 안심이다. 고맙다, 한유주. 정신병원은 안 가도 되겠어.

유 주 : (웃으며) 나도 고마워.

한 결 : 당신은 뭐가 고마운데?

유 주 : 그냥 다. (하다 한결이 꽉 안으면) 야, 숨 막혀.

한 결 : (맘 한켠 쓸쓸한, 미소 지으며) 당신이 너무 좋다.


유주, 맘 이해하고 가만히 한결의 등 토닥이는,

그때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사람들 놀라 보는,

한결 유주, 민망해 킥킥거리며 서둘러 나오는,



S#47. 영화관 안, 저녁.


한결, 유주와 나란히 앉아 영화 보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 보는데, 갑자기 커다란 스크린에 떠오르는 한결의 회상.

플래시 컷. 4부 엔딩 입바람 후... 부는 은찬의 입술이 점점 다가오는,

다시 현재. 한결, 떨치려 세차게 머리 저으면,

유주, “왜 그래?‘ 하고 보는,

한결, 아무 것도 아니란 표시하고 다시 영화 보는데, 플래시 컷.

씬38. 한결, 힘줘서 꽈악 은찬을 안은, 가슴이 쿵쾅거리는,

다시 현재. 유주를 비롯한 다른 관객들 웃으며 영화 보는데,

한결, 혼자서 이게 뭐지 싶어, 울고 싶은.. F.O.



S#48. 공원, 오전. (f.i)


한성, 은찬, 쓸자, 공 던지기 하고 노는,

한성이 공 던지면 은찬과 쓸자 서로 받으려고 달려가, 은찬 구르며 공잡는,

은찬이 공 던지면 다시 쓸자 한성에게로 뛰어가는,

한성, 은찬, 깔깔 웃으며 재미있게 노는, 서로 편안한,



S#49. 공원 벤치, 오전.


한성, 은찬, 둘 다 땀이 많이 난, 나란히 벤치에 앉아 있는, 벤치 옆에 두 대의 자전거,

한성, 땀 닦다가, 은찬 보고, 웃는,

은찬, 벤치 옆에 앉아 있는 쓸자 쓰다듬는,

한성, 은찬이 더 이상 귀여운 소녀가 아닌 여자로 설레는,

은찬, 편안하고 따스한 아저씨로 한성을 대하는,


한 성 : (물병 따며, 기분 좋은) 장사가 잘 된다니 다행이다. (장난스럽게) 근데 한결인 아직도 고은찬의 정체를 모르나?

은 찬 : (짐짓 한성 노려보며) 왜요? 배신 때리시게요?

한 성 : (웃으며, 물병 건네는) 어... 하는 거 봐서.

은 찬 : (웃으며 흘겨보다가, 물 마시는)


한성, 물 마시는 은찬 보는, 점점 은찬이 좋아지는,

은찬, 마시다가 물 턱으로 흘리면,

한성, 손으로 은찬의 입가, 턱 닦아 주는데 맘이 설레는,


은 찬 : (아무렇지도 않게 입 닦으며) 아이, 왜 흘리고 난리냐. 제가 쫌 이래요. (하고 민망하게 웃으며 한성에게 물병 건네는)

한 성 : (받아서 물 마시는)

은 찬 : (한결 생각하니 맘 상하는) 아저씨 사촌동생요, 원래도 그랬지만, 요즘은 얼마나 더 이상하게 구는지 보기도 싫어요.

          이중인격자 같아요.

한 성 : (마음 쓰이는, 가볍게) 가군이 나양을 좋아하나? 왜 괜히 괴롭히지?

은 찬 : (어이없이 웃으며) 아니거든요, 가군은 아주 이쁜 딴여자 있거든요.

한 성 : (떠보듯) 그럼 나양은 가군을, 어떻게 생각하나?

은 찬 : (뜨끔한, 감추고, 정확히) 직, 장, 상, 사.

한 성 : (떠보듯) 정말..단지 직장상사?

은 찬 : 그럼요. (웃으며) 나양은 요즘 근사한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거든요.

한 성 : ?

은 찬 : (웃으며) 아저씨, 커피가 얼마나 재밌는지 아세요? 어떤 원두를 쓰느냐, 어떻게 볶느냐, 물의 온도는 얼마냐,

          하여간 맛이 다 달라요. 커피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한 것 같아요.

한 성 : (귀여운) 그럼 우리 집에 가서 그 무궁무진한 커피 한 잔 할까?

은 찬 : 오케바리~ (하고 일어나는)


은찬, 즐겁게 쓸자랑 자전거 챙기는,

한성, 그런 은찬을 이쁘게 바라보는,



S#50. 한성집 거실, 오전.


은찬, 바지와 셔츠 흙 묻힌 채 곤란한 표정으로 서 있는,

한성, 그런 은찬 보며 웃고 있는,


한 성 : (웃으며) 정 불편하면 나가 있을게.

은 찬 : (창피한) 그, 그래도 어떻게 남의 집에서,

한 성 : (장난스레) 참, 우리 욕실문 고장 났다. 안 잠겨.

은 찬 : (움찔해 보면)

한 성 : (웃으며) 잘 잠기니까 걱정 말고 들어가. (돌아서 가며) 가자, 쓸자. 너도 수컷이잖아, 인마.


한성, 쓸자 데리고 나가면, 은찬, 창피하고 당혹한 표정으로 서 있는,


은 찬 : (더러워진 셔츠 보며) 칠칠이...


은찬, 두리번두리번 욕실 찾는 모습에서,



S#51. 한성집 앞, 오전.


유주, 커피와 베이글 사 갖고 걸어오는, 대문 열려 있는,

안으로 들어온 유주, 마당에 세워진 자전거 두 대 보는,

유주, “누가 왔나?”하고 현관으로 걸어가는데, 쓸자 짖는 소리 들리는,



S#52. 한성 집 뒤뜰, 오전.


한성, 쓸자와 함께 공놀이 하고 있는, 기척에 고개 돌려 보면, 유주, 웃으며 걸어오는,


한 성 : (다소 당혹한) 어, 웬일이야?

유 주 : (얼굴 옆으로 커피와 베이글 들어 보이며) 아침 배달 왔습니다...

          (웃고는) 아직 식사전이지? 들어가자, 걸어왔더니 배고프다. (하고 돌아서 가면)

한 성 : (난처한) 어, 저기, 잠깐만.. (하는데)

은 찬 : (불쑥) 아저씨!


한성, 놀라 보면, 은찬, 머리에 수건 감고, 가슴에 수건 두르고 창에 서 있는,


은 찬 : (민망한, 웃으며) 갈아입을 옷 좀..

한 성 : (아차!)

은 찬 : 아무거나 주심 돼요. 욕실 앞에다 (하다가)


은찬, 문득 시선 느끼고 옆으로 시선 돌리면,

유주, 놀란 눈으로 은찬 보고 있는,

은찬, 유주와 시선 마주치고 헉! 놀란 표정에서,



S#53. 한성집 주방, 오전.


한성, 유주, 주방 바에 서서 베이글과 커피를 준비하는,

한성, 은찬과의 만남에 대해 웃으며 설명하고 있는,

유주, 조금은 불편한 마음을 숨기고, 아침준비만 하는,


한 성 : (아무 말 없는 유주가 의식되는, 가볍게 웃으며) 우리 집에 우유를 넣어. 동네에 사니까 오다가다 봤는데,

          한결이 카페 오픈 때 보고 서로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유주 빤히 보는, 기분살피며) 재밌는 꼬맹이지?

유 주 : (피식 웃는, 동의를 구하듯 빤히 한성을 보는) 숨긴 게 미안하지?

한 성 : (멈칫 보다가 피식 웃으며, 고개 끄덕여 인정하는)


유주, 피식 웃으며 커피를 따르고 있는,

그때 은찬,(한성의 옷을 들고), 자기 옷을 입은 채 욕실 문 삐죽 열고 나오는,


한 성(E) : 왜 내가 준 옷 안 입고?


은찬, 자기 옷을 그대로 입은,

유주, 은찬의 모습을 보는 그림위로, 한성과 은찬의 대사 쳐지는,

은찬의 목덜미며, 팔목, 턱선 다시 보니 영락없이 여자다. 속은 게 이 상하기도 하고 왠지 묘한 기분

(마냥 편하지 않은, 은찬이 여자로서 매력있게 느껴지며 웃음을 짓긴 했지만 서글퍼지기까지 하는)이 드는,


은 찬 : (유주가 신경 쓰이는, 어색하고 미안한) 괜찮아요, 제 옷 입는 게 암만해도 편할 거 같아서..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한 성 : (걱정스런) 그러고 어떻게 가,

은 찬 : (옷보니 민망한, 애써 밝게) 괜찮아요, 자전거 타고 가면 금방이니까,

유 주 : (편안하게 웃으며) 그 옷으론 암만해도 좀 그렇다. (생각난 듯) 한성씨 지난번에 두고 간 내 티 어디 있지 않나..

한 성 : (그 말에 조금 당황한) ?

은 찬 : 아니에요, 전 정말 이대로 그냥 가도,

유 주 : 그러고 가면 감기 들어요. (한성 보며) 어디 있는지 몰라?

한 성 : (당황한, 유주에게 은찬에게 모두 미안한) 어? 아, 아니 알아. (은찬에게, 짐짓 아무렇지 않게) 잠깐만, (옷 방으로 가는)

유 주 : (한성 보며, 웃으며 가볍게) 왜 당황하고 저래? 뭐 찔리나?

은 찬 : (당황한) 아, 저기 전 진짜 그냥 가도,

유 주 : (웃으며) 그러지 말고 이리 와요. (식탁에 커피 놓으며, 장난스레)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감쪽같이 속여요?

          (하다 은찬 빤히 보며) 근데 정말 전시회 온 사람하고,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 커피프린스 사람이 같은 사람 맞아요?

은 찬 : (난감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유 주 : (웃으며) 좀 앉아요. 나 진짜 물어볼 거 많아,

은 찬 : (쭈뼛 앉고)

유 주 : (은찬 관찰하는, 작게 웃으며) 생각해 보니까, 총각 선생님 좋아했다고 했을 때 알아챌 수 있었는데,

은 찬 : (난감한) 죄송해요. 제가 사정이 있어서.. (말이 안 떨어지는, 조심스럽게, 다가들며)

          제가 정말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데요, 울 사장한테는 저 여잔 거 말하지 말아 주세요. (절박한) 부탁드릴게요.

유 주 : (짐짓 가볍게) 무슨 사정인지 물어봐도 돼요?

은 찬 : 그게...좀 복잡한데, 여러 가지 문제로 엉켜 있어서, (초라해지는, 조심스레) 저 여잔거 알면 가게에서 잘릴 거예요..

          일을 해야 되는 형편인데, 그럼 안 되거든요.

유 주 : (관찰하는, 갸웃) 한결이 그렇게 매정한 친구 아닌데,

은 찬 : (부탁하는 자신이 초라한) 언젠간 말할 건데요, 제가 말하려구요. 나중에,

유 주 : (알겠는, 가볍게 웃으며, 커피 내밀며) 들어요. 근데, 어떻게 그렇게 감쪽같이 남자 흉낼.. 힘들지 않아요?

은 찬 : (조금 긴장 풀리는 듯, 부끄러운 듯 웃으며) 그게요, 제가 흉내를 따로 내는 게 아니라, 저 생긴 게 쫌 그렇잖아요.

          학교 다닐 때도 여학생들한테 오빠 소리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뭐 별로 ..하긴 그래도 들킬까 봐 불안해서

          연기한 건 좀 있지만,

유 주 : (재미있는, 웃으며) 연..기?

은 찬 : 눈 딱감고 에라 모르겠다, 할람 확실히 하자하고,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서요,

          다리 쩍 벌리고...몇 번 서있고, 뭐 그런거요. (민망한 듯 웃는)

유 주 : (웃고)

은 찬 : (웃는 유주의 모습이 예쁘고 좋은, 쑥스러운) 저기요, 언니라고 불러도 돼요?

유 주 : (귀여운, 웃으며 가볍게) 누나라고 부를 때보다 훨씬 좋다.

은 찬 : (안심 되는, 웃는)


은찬, 유주, 마주 앉아 커피 마시며 수다 떠는 모습에서,

유주, 가끔 깔깔대고 웃고, 그러다 담담한 미소로 은찬 보는,



S#54. 한성 집 대문 앞, 오전.


한성, 유주, 다정히 서서 따라오며 은찬을 배웅하는,

은찬, 자전거를 끌고 나오며 인사하는,


은 찬 : (다정한 두 사람 모습이 부러운, 웃으며) 옷은 나중에 갖다드릴게요, 아저씨. 언니, 커피 잘 마셨어요.

유 주 : (웃으며) 옷은 선물이에요, 그리고 또 봐요.

은 찬 : (편히 웃으며) 고맙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가는)

한 성 : (유주에게) 잠시만. (하고 유주 두고 은찬 따라 가는)


한성, 자전거 끌고 가는 은찬의 등에 가볍게 손을 대고서 걸어가는,

유주, 자신도 모르게 관찰하듯 한성과 은찬 쪽으로 시선이 가는,


한 성 : (맘 쓰이는, 속삭이는) 너무 맘 볶이지 마. 비밀 지킬 거야.

은 찬 : (좋은, 미소로 한성 보며) 언니가 절대 말 안한대요. (서운하면서도, 확실히 한성을 정리해야겠단 맘이 드는)

          B양, 너무 멋있는 거 같아요. (밝게) 좋겠어요, 아저씬.

한 성 : (은찬이 예쁜, 환하게 웃는) 조심해서 가. 전화할게.


은찬, 한성에게 손 흔들고, 유주에게도 손 흔들고는 자전거 타고 가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맘이 따뜻해져 가는 앞모습 보이고,

카메라, 뒤로 가면, 유주, 편하게 손 흔들고,

한성, 그런 은찬을 이쁘게 바라보고 서 있다가 돌아서 유주에게 가는,


유 주 : (가볍게 눈 흘기며, 왠지 서운한) 진짜 오늘 너무 웃는다.

한 성 : (유주 보며) 뭐?

유 주 : (팔꿈치로 한성 가볍게 치며) 저 친구 좋아하지?

한 성 : (어색하게 웃으며) 무슨 ...(하고, 가려하면)

유 주 : (한성 앞을 가로막고, 뒤로 걸으며, 장난스레) 근데 왜 내 눈피해?

한 성 : (웃으며) 안 그랬어. 들어가자. (하고, 가려하면)

유 주 : 어, 어, 또 피한다, 또?

한 성 : (웃으며) 장난치지 말어. 아우...정말,

유 주 : 아우, 정말은..얼렁뚱땅 넘어 갈라고, 자기가 어우 정말이 아니라, 내가 어우..정말이다... 어우, 정말..

          (하고, 웃으며, 집으로 들어가는)

한 성 : (웃으며, 따라 들어가며) 아니라니까..



S#55. 커피프린스 안, 밤.


프린스들, 테이블 치우고 뒷정리 하고 있는,

한결, 바에 앉아 노트북에 장부 정리하고 있는,

은찬, 그 앞에서 밀대로 바닥 닦고 있는,


한 결 : (무심한 듯, 컴퓨터 보며) 원두 주문 받은 거 차에 실어 놔.

은 찬 : (닦다가 멈추고 한결 보는) 지금요?

한 결 : (차게) 낼 출근 전에 배달 갈 거야.

은 찬 : (삐죽거리며 보다가, 애써 씩씩하게) 옙! (하고 다시 바닥 닦는)

한 결 : 2층 전등 갈았어?

은 찬 : (닦으며) 옙!

한 결 : 잡초는?

은 찬 : (닦으며) 모조리 전멸시켰습니다!

한 결 : 테라스 난간은?

은 찬 : 옙!


한결, 노트북 치던 거 멈추고 힐끔 은찬 보면,

은찬, 땀 흘려 머리끝이 약간 젖었고 목선이 예쁜,

한결, 자신의 반응에 미칠 것 같은, 휙 시선 떼려는데 문득 은찬의 팔에 스쿠터 사고 때 다친 생채기 보이는,

은찬, 열심히 닦고 있는 모습 위로,


한 결(e) : 연고 발라.

은 찬 : (닦으며 무심코) 옙! (하다가 놀라 한결 보는)

한 결 : (노트북 치며) 카운터 왼쪽 서랍에 연고 있어. 발라.

은 찬 : (뭔지 몰랐다가 아! 하고 제 팔 상처 보는데)

한 결 : (무뚝뚝하게, 심통 나) 보이는 데만 닦지 말고 구석구석 잘 닦아. 휴게실 청소도 좀 하고.

          낼 아침에 출근하는 대로 파라솔 물 뿌려서 세탁 좀 해. 먼지가 뿌옇더라. 화단에 물 뿌릴 때 조심해서,

          (하다가 시선 느껴 은찬 보면)

은 찬 : (싸울 기세로 노려보고 서 있는)

한 결 : (째리며) 왜, 하기 싫어?

은 찬 : (화나는) 아뇨. 근데 사장님 때문에 하기 싫어질라 그래요.


선기, 하림, 2층 청소하고 있던 민엽, 일손 멈추고 놀라 보는,


은 찬 : (한결 노려보며) 요즘 저한테 왜 그러십니까? 불만 있으면 말로 하세요.


은찬, 열 받아 입바람 후 불어 머리 날리면,

한결, 그 모습 보고 울컥 감정 치미는, 은찬이 예쁜, 자신에게 화나는,


한 결 : (감정 누르고, 날카롭게) 너 그거 하지 마.

은 찬 : (어이없는, 열 받은) 허! 이제 남 버릇까지 트집 잡네. (하고 일부러 후! 입바람 불면)


한결, 무서운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은찬 팔 잡고 휙휙 가는,

은찬, 너무 놀라서 말도 못하고 끌려가고, 프린스들, 놀라서 보는,



S#56. 커피프린스 휴게실, 밤.


한결, 은찬의 팔 잡고 성난 기세로 들어와 은찬 내팽개치는,

은찬, 한결의 기에 눌려 약간 쫄아있는.


은 찬 : (무서운, 한결 눈치 보며) 내, 내가 못할 말 했나...

한 결 : (은찬을 아래위로 노려보는)

은 찬 : (점점 긴장 되는) 아니 나는.. 저, 저는 잘해 볼라구..(하는데)


한결, 똥 마른 사자처럼 으르릉 거리며 서성거리는,

은찬, 얼떨떨하고 긴장되고 좀 불안하기도 해 한결 보는,


은 찬(e) : 뭐야... 여잔거 들켰나? ..어쩌지, 확 도망가? (힐끔 살피는)

              (애써 웃으며, 떨며) 아, 저, 저기..원두! 아, 원두를 실어야지. 또 깜빡할 뻔 했네..(하고 나가려는데)


한결, 은찬의 앞을 가로막는,

은찬, 허걱! 놀라 보면, 한결, 무섭게 보고 있는,


한 결 : (작심한) 고은찬.

은 찬 : (불안한, 떨리는) 에?

한 결 : (대뜸) 한번 안아보자.

은 찬 : (에? 뭔 소린지 모르겠는)

한 결 : (긴장되는, 누르고) 너 때문에 정신 산란해 죽겠단 말야. 그니까 딱 한 번만 안아 보자. 그러면 좀 해결이 날 것 같으니까.

은 찬 : (놀라, 어처구니없이 보면)


한결, 스윽 다가오는, 은찬,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나면,


한 결 : (혼란스런, 짜증스럽단 투로) 야, 누가 잡아먹어? 왜 내빼? 그냥 알아볼 게 좀 있으니까 가만있어 봐.

은 찬 : (놀라, 경계해 보며) 아, 아니 뭐 잘못 먹었어요? 징그럽게,

한 결 : (다가서며, 긴장되는) 그 자식 되게 비싸게 구네. 맞선 보면서 별짓 다 했으면서,

은 찬 : (놀라, 가슴 뛰는) 자, 잠깐만..(하고 물러서는데)


한결, 다가와 은찬 와락 안는, 은찬, 충격에 놀라 굳은,

한결, 안은 채 가만있는, 잘 모르겠는,

은찬, 한결의 체취 느껴지고 가슴 쿵쾅대기 시작하는, 놀라서 포옹 풀려는데,

꽉 안기는, 헉! 놀란 은찬,

한결, 힘줘서 꽈악 안아보는, 점점 표정 굳어지는,

은찬, 점점 기분 좋아져 자신도 모르게 한결의 어깨에 뺨 기대려는.

당신은 나를 안지 말았어야 합니다... 내가 여자라고 말하고 싶어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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