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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1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1.12.08|조회수3,142 목록 댓글 0

[커피프린스 1호점] 10











씬1. 편의점, 밤.


은찬, 통화하는,


은 찬 : (울적한, 전화 받는) 삼각김밥은 이밤에 무슨..

은 새 : (E) 먹고 싶단 말야, 언니 사와주라.

은 찬 : 그럴때만 언니지, 그럴때만. 불여우. (편의점앞에 멈춰서며, 한숨, 끊는)


은찬, 스쿠터 세워놓고 편의점 쪽으로 가는데,

한성, 맥주 사들고 편의점에서 나오는, 은찬과 마주치는,

은찬, 한성, 둘 다 조금 놀라고 어색하게 보는,



씬2. 편의점 앞 테이블, 밤.


한성과 은찬, 마주보고 앉아서 음료 마시고 있는,

은찬, 기운 없고 어색해서 괜히 빨대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한성, 그런 은찬을 찬찬히 보는, 맘이 가는,


한 성 : (힘든, 애써 가볍게) 잘 지냈어?

은 찬 : (어색한 웃음짓고, 고개끄덕이고, 조심스레 한성 보며) 제가 문자보냈는데, 왜 답장 안하셨어요?

한 성 : (서글프게 웃는 은찬이 예쁜, 담담히) 미안하다.

은 찬 : (모르겠는) 뭐가요?

한 성 : 그때..놀라게 해서..

은 찬 : 아! (짐짓 편하게) 그게 저도 쫌..걸리는데.. (가볍게) 그럼 우리 잊어버릴까요?

한 성 : (웃는, 가볍게) 난 기억력 좋아.

은 찬 : 어..그럼, 잊은 척 하면 안 될까요?

한 성 : (서글픈, 은찬 보며) 왜 그래야 하는데?

은 찬 : (당황스런) 아니, 그게...그래야 우리 다시 친구하죠.

한 성 : (씁쓸히 웃는, 맘아픈) 친구... 나랑 친구하고 싶어?

은 찬 : (한성 보며, 편하게) 아저씨 만한 친구가 없어요. 제 얘기도 잘 들어주구, 밥도 잘 사주시구, 너무 내 생각만 했나부다.

한 성 : (허탈한, 쓴웃음지으며) 아니야. 내 생각만 생각하고 어정쩡하게 생각하는것 보다 이렇게 미련 안주는게 나한테 훨씬 나.

          아.. 내 인생에 좋은 친구하나 둬서 기분 좋다야..


하는데 은찬 배에서 꼬로록 소리 들리는,

은찬, 무안한 듯 배 쓸어 잡는, 한성, 피식 웃는,


한 성 : 뭐 먹어야겠다. 밥 달라고 난리네.

은 찬 : (찡그리며) 아까까진 배 안 고팠는데, 아저씨 보니까 식욕이 나나 봐요.

한 성 : (빤히 보는)

은 찬 : (힘든, 눈물 날 것 같은) 배 안고픈 적 한 번도 없었는데.. 와, 진짜. 오늘 고은찬 역사에 길이길이 남겠네,

          (눈가 붉어 오는) 아저씨... (애써 웃으려하지만, 눈가 붉어지는) 우리 사장이 저보고 가게 나오지 마래요.

          진짜 화를 팍 내면서,

한 성 : (맘아픈, 은찬의 맘을 알겠는)

은 찬 : (자괴감 드는, 어색한 웃음지으며) 아...나는 아저씨만 보면 왜 이럴까. 미안해요. 아저씨한테 이런 얘기 하는 게

          습관이 됐나 봐요. (한성 못 보고, 힘든) 나 우리 사장 좋아하나 봐요. 아니... 무지 좋아해요..

한 성 : (음료마시고, 내려놓는데, 맘이 불편한)

은 찬 : (한성 보며, 안 울려고 애쓰는) 놀라셨죠? 놀라셨을 거예요, 갑자기,

한 성 : (맘 복잡한, 부드럽게) 난 눈치 챘는데. 나양이 가군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 (가만히 웃으며) 근데 좀 복잡하게 됐네.

          가군은 나양을 남자로 알잖아. 고백할 생각 아직 없어?

은 찬 : (맘 아픈, 차분히) 사실은 그게 제 마지막 방패에요. 여자로 차이는 것 보다 남자로 좋게 지내는 게 더 안전하거든요.

한 성 : (은찬 안쓰레 물끄러미보다가, 웃으며 가볍게) 뭐 사줄까? 다시 친구된 기념으로 쏘께. 햄버거? 피자?

은 찬 : 아무거나.

한 성 : 아무거나?

은 찬 : 맛있는 거.

한 성 : 맛있는 거?


애써 웃는 한성의 표정에서(F.O)



씬3. 한결 오피스텔 앞, 밤.


하림, 벨 누르고 기다리는데 좀처럼 소식이 없는, 다시 벨 누르는,

한결, 수염 덥수룩한, 초췌한 얼굴로 문 여는,

하림, 놀라서 보는,


하 림 : 형...(걱정되는) 무슨 일이야, 도대체?

한 결 : (어색한) 들어와. (하고, 들어가는)

하 림 : (들어가고)



씬4. 한결 오피스텔 거실, 밤.


하림, 안으로 들어서 실내 보고는 깜짝 놀라는,

옷, 책, dvd, 작은 소품들, 박스, 텔레비전, 의자 등등이 마구 흩어지고 쌓여 있는,


하 림 : (놀라) 형, 이사 가?

한 결 : (소파에 앉아) 앉아.

하 림 : (주위 보며, 장난스레) 어디?

한 결 : (피식 웃는)


하림, 두리번거리다 쓰러져 있는 의자 끌고 와 앉는,


하 림 : (한결 보며, 걱정스러운, 가볍게) 밥은 먹고 지낸 거야?


한결, 탁자 위에 있는 우유 큰 팩 들어 보이고 통째로 마시는,


하 림 : 가만히 있을까 묻지 말고?

한 결 : (피식 웃는)

하 림 : 형 그러고 가서 은찬이 놈 풀이 푹 죽어가지구, 애가 얼굴이 반쪽이,

한 결 : 그래. 가만있는 게 낫겠다.

하 림 : (한결 보는, 의아한) 형...

한 결 : (들고 있던 우유 내밀며) 마실래?

하 림 : (묻는) 형.

한 결 : (한숨, 머뭇거리다 담담히) 내가.. 내가 그 녀석 좋아해.

하 림 : ?!..

한 결 : 고은찬.

하 림 : (의아한) 마이찬? (대수롭지 않게) 은찬이야 나두 좋아하, (하다, 문득 이상해 보는) ?!

한 결 : (눈물 그렁한, 맘 아픈 웃음 짓고) 하림아, 그 놈이 사람 잡는다.

하 림 : (충격인, 뭐가 뭔지모르겠는) 형...


한결, “아이, 씨이..” 하며 마른세수로 눈물 닦는,


하 림 : (안 믿기는, 놀라서) 지, 진짜야?

한 결 : (헛웃음, 고개 저으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하림아.

하 림 : (걱정스런, 조심스런) 은..은찬이도 알아?

한 결 : 알게 뭐냐, 그 놈의 자식. (쓰게 웃으며) 걱정 마. 내가 곧 정리할..(눈가 그렁해) 휴...염병...

          (하고, 고개 외면하는 데, 눈물 흐르는, 맘아픈)



씬5. 은찬집, 아침.


아침밥 먹고 있는, 은새, 핸드폰 보다가 풀이 죽어 밥 깨작깨작 먹는,

은찬, 밥 씩씩하게 먹고 있는,


은찬모 : (은새보며) 밥먹지, 뭐한다고 핸드폰을 아침나절부터 들고, 뭐하는 짓이야?

은 새 : (핸드폰보며, 시무룩) 무식 황이 전화를 안해.

은찬모 : 잘됐네, 바라던 대로. (하고, 은찬보며) 무슨 그렇게 밥을 걸신들린 사람마냥 먹어.

은 찬 : (밥그릇 내밀며) 일하람, 먹어야지.



씬6. 한결 집 거실 + 화장실, 아침.


한결 면도 하려다 거품을 얼굴에 묻히고 거품을 거울에 묻혔다 곧 물로 지우는...



씬7. 커피프린스 마당, 아침.


은찬, 사과 담은 상자를 들고 나오는, 테이크아웃 가판대에 올려놓고 테이블 쪽으로 가며,

하림, 파라솔쪽에서 한결에게 전화를 하고 있는 중인,

은찬, 하림 상관없이 옆 테이블 파라솔 펴고 바쁘게 일 하는,

민엽, 의자 나르며 셋팅 돕고 있는,


은 찬 : (하림에게 씩씩하게) 형, 테이블 두개 정도 더 펴야하지 않을까?

하 림 : (핸드폰 내려놓고) 이 형은 또 전화 안 받네.

선 기 : (사과 들고 나오며, 맘 쓰이는) 왜 안 나오는 건데? 어디 아파?

민 엽 : (걱정되는) 매상도 오르는데, 우리가 뭐 잘못했나?


하림, 열심히 테이블 셋팅하는 은찬을 가만히 보는, 너무 태연하게 일을 하고 있는, 이내 화가 나는,


하 림 : (조용히) 고은찬. 넌 형이 며칠째 안 나오는데 걱정도 안 되냐?

은 찬 : (묵묵히 테이블 셋팅하며) 어차피 한 달 있다가 그만둘 꺼였잖아.

          사장이 나오든 못 나오든 우리는 열심히 일해야지, 안 그래?


민엽, 의자 나르다 멈칫하고 하림과 은찬 보는,

하림, 화나는 듯 은찬 노려보고 있는,

은찬, 덤덤히 테이블 세팅하고 있는,


하 림 : (괜히 화나는, 버럭) 어차피 관둘꺼?..이자식이, 형이 너 얼마나 챙겼는데, 말을 해도 어떻게 ..뭐, 어차피 관둘꺼?

          형, 형, 하면서 쫓아 다닐 땐 언제고, 와, 진짜 ..이자식 내가 이거 이렇게 안봤는데, 하루 아침을 어떻게 안면을 이렇게 싹,

은 찬 : (일만하며, 시선 안주고) 그럼 어쩌라고? 제발 나와 달라고 울며불며 사정이라도 해야 해?

하 림 : (화나는, 은찬을 노려보는) 너 말을 그따위로 밖에 못해! 진짜 싸가지 없네, 이 자식!

은 찬 : (맘 아픈, 하림 노려보며) 내가 뭘 어쨌는데?

하 림 : (분통 터지는) 어휴, 진짜!


하림, 화나 돌아서 가려는데,


민 엽 : (한결 보고, 반가운) 사장님! 이제 나오십니까!


하림, 은찬, 놀라 돌아보면, 한결,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는,


하 림 : (반가움 반, 걱정 반으로 보며) 왔어?


한결, 가볍게 손들어 보이고 걸어 들어가는,

은찬, 맘짠해져 한결을 보고, 한결, 은찬 시선느끼지만 그냥 안으로 들어가고,

은찬, 테이블을 닦는데, 눈가 그렁해지는, 그러면서도 안도가 되어, 마냥 슬피지만은 않은,



씬8. 커피프린스 안, 오전.


홍사장, 바에서 커피 만들고 있는데, 한결, 문으로 들어와 카운터로 가는,


한 결 : (홍사장에게 인사하며) 바쁘셨죠? 죄송합니다.

홍사장 : (커피 만들며) 3일 안나올 걸 그 폼을 잡고 나갔어? 난 또 여기 다 접고 어디로 뜨는 줄 알았지.

한 결 : (피식 웃으며, 장부 들여다보며) 매상은 좀 올랐습니까?

홍사장 : (한결 보며, 덤덤히) 일루와 차 한 잔 하게.

한 결 : (긴장되는, 엷게 웃으며) 할 말 있으세요?

홍사장 : (커피 만들며) 우리가 할말없음 차 한잔도 못 마실 사이냐?


한결, 엷게 웃다가 장부 들고 바로 가서 앉는,

선기, 빈 사과 박스 들고 주방으로 들어서다,


선 기 : (반가운) 좀 마르셨습니다.

한 결 : (가볍게 웃는)


선기, 웃으며 주방으로 들어가는,

홍사장, 자기 커피 한잔은 제 손에 들고, 다른 커피잔을 한결 앞에 내려놓고, 앉으며,


홍사장 : (덤덤히) 좀 괜찮아 졌어?

한 결 : (씁쓸한, 가볍게) 석 달이 코앞인데 마무리까지 해야죠.

          (진지한) 할머니가 그렇게 바라시는데 잘 해낸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홍사장 : (엷은 미소 퍼지는) 철들었네. 최사장.

한 결 : (멈칫 홍사장 보는, 머쓱한) 커피빙수를 추가 해야겠어요. 계절메뉴,

홍사장 : (차마시며) 편하게해. 어색해 죽겠어.

한 결 : ?

홍사장 : ..괜히 나서지, 내가? 콩이나 볶아겠다. (하고, 일어나, 자기 자리로 가는)

한 결 : (담담한, 차마시는)


민엽, 히죽거리며 바에 들어와 커피잔 쟁반에 담는,


민 엽 : (힐끔 보며, 좋은) 사장님이 계시니까 든든합니다.

한 결 : (웃고는, 카운터로 가며) 입구 쪽 테이블 안으로 옮겨야겠더라. 출입구가 막혀 답답해.

민 엽 : 옙! (하고 밖으로 나가는)

한 결 : (표정 없는)


은찬, 빈 얼음통 들고 바로 들어서는, 조금은 긴장된 표정인, 수척해진 한결(장부만 보는)을 보는, 맘 아픈,

홍사장, 은찬과 한결 번갈아 보며 일하는,


은 찬 : (눈치 살피며) 아프셨어요? 얼굴이,

한 결 : .....

은 찬 : (짐짓 밝게) 뭐 좀 갖다 드릴까요? 아침 안드셨죠?

한 결 : (안 보고, 사무적으로) 됐어. (나가는)

은 찬 : (멈칫하고 한결 보는, 서운한)


홍사장, 주방입구에서 나오며,


홍사장 : (덤덤히) 뭘 서운하게 봐, 니가 한만큼 돌려받는데.


홍사장, 묵묵히 커피를 만드는,

은찬, 눈물 그렁해서 서 있다가 주방으로 들어가는,


홍사장 : (어이없이 웃으며) 귀엽다, 진짜, 별일도 아닌거 갖고.



씬9. 커피프린스 주방, 오전.


선기, 와플을 만들고 있는, 은찬, 그릇을 행주로 닦으며,


선 기 : (의아해 은찬 힐끔 보며, 걱정스런) 왜 그래?

은 찬 : (눈가 붉은채, 담담히 일하며)... 많이 아팠나봐. 사장.

선 기 : (은찬보다, 덤덤히, 와플 만들며) 그래 보이더라.

은 찬 : (눈물 글썽글썽한, 일하던 손으로 눈 비비는) 아 씨이, 큰일 났네. 어제 접시 깨먹은 거 알면 야단날 건데...



씬10. 유주 작업실 안, 오후.


유주, 한성에게 등 돌린 채 커피를 준비하고 있고,

한성, 의자에 거꾸로 앉아 등받이에 팔 올려놓고 턱 받치고 있는,


한 성 : (혼란스런, 답답한) 그래서 뉴욕을 가겠다고?

유 주 : (맘 쓰린, 담담히) 다른 작가도 탐내고 있다 자꾸 강조하니까, 반발심이 생기는 거야.

          그럼 딴 작가한테 맡겨버리지, 그 말이 목젖까지,

한 성 : (혼란스런, 담담히) 내 눈에도 너 같은 작가는 없어. 디케이도 그걸 알고 있으니까.. 놓치지 않으려고 하겠지.

          안목 있는 사람이니까.

유 주 : (한성보고, 작게 웃으며) 웬일이야? 디케이 칭찬을 다하고?

한 성 : (맘 복잡한, 담담히) 결정한 거야? 갈 거야?

유 주 : (멈칫 했다가, 등 돌린 채 가볍게) 이따가 디케이 만나기로 했어. 서울에서 제일 맛있는 한정식집이 어디야?

          무작정 서울에서 젤 맛잇는 한정식집에서 만나자는데, 엉뚱한 건 알아 줘야,

한 성 : 뉴욕, 갈 거냐고.

유 주 : (하던 행동 멈추고, 가만있는)

한 성 : (유주의 등을 맘아프지만, 담담히 보는)

유 주 : (맘아픈, 돌아서서, 한성보며, 짐짓 편하게) 1번.. 간다.

한 성 : (빤히 유주 보는, 맘아픈)

유 주 : 2번, 기다린다. 3번, 가지도 않구, 기다리지도 않구, (슬프지만, 애써 담담히 한성을보며, 짐짓 담담히) 헤어진다.

          (등 돌리며 가볍게) 몇 번?

한 성 : (선뜻 말을 못하는, 복잡한, 가만히 보고 있는)....

유 주 : (돌아서며, 맘 아픈, 덤덤히) 대답이 너무.....늦다.

한 성 : .. 시간 좀 줄래?

유 주 : (멈칫, 힘없이 웃는) 얼마나... 일주일, 열흘?

한 성 : ...

유 주 : (맘아픈, 차분히) 더 긴 시간이 필요한가보네. (하고, 맘아픈, 참고, 커피를 준비하는)



씬11. 커피프린스 안, 밤.


마무리 청소하고 있는 프린스들,

은찬, 바닥을 닦으며 슬금슬금 한결보고 한결, 표정 굳어서 테이블과 의자를 정리하고 있는,

하림, 바닥을 닦다가 한결에게 다가가, 은찬에게 등지고 말하는,


하 림 : (속상한) 보는 것도 힘들어?

한 결 : (테이블 정리하며, 덤덤히) 뭐가.

하 림 : 얼굴에 다 써 있거든. 저쪽으론 긴장해서 얼굴도 못 돌리고...

          (화나는, 소리 죽이며) 그 딴 얼굴로 있으려면 진짜 도망이라도 가던지,

한 결 : (멈칫했다가 다시 움직이며, 괴로운 맘 감추고) 도망가면, 뭐가 해결 돼?

          (피식 웃으며 애써 가볍게) 너, 이걸로 나중에 나 놀리기만 해, 죽는다. (하다 문득)


한결, 은찬과 눈 마주치고 표정 굳는,

은찬, 한결을 보고 어색하게 미소 짓는, 한결, 무표정하게 시선 돌리는,


은 찬 : (속상한, 한숨) 왜 저러시나 정말... 맘 아프게...



씬12. 커피프린스 앞, 밤.


한결, 문을 잠그고 마지막으로 나오다가 멈칫하는,

은찬, 스쿠터 앞에서 발장난을 하며 한결을 기다리고 있는,

한결, 은찬 무시하고 차 쪽으로 가는, 은찬, 한결 발견하고 다가가는,


은 찬 : (한결 살피며, 애써 밝게) 간만에 내 스쿠터안타보실래요?

한 결 : (딱딱하게) 됐어. (차문 여는)

은 찬 : (한결이 떠날까 다급히) 할머니는 좀 어떠세요?

한 결 : (맘 흔들리는, 숨 고르고 몸 돌려 보는, 차게) 남의 일에 관심 꺼.

은 찬 : (화나고, 서운한, 한결 보며) ?!

한 결 : (맘아픈, 애써 차갑게) 너, 앞으로 내 주위에서 얼쩡거리지 마. 1미터 이내 접근 금지다.

은 찬 : (한결 빤히 보는, 눈가가 붉어져오는)

한 결 : (은찬 시선 피하며) 싫으면 짐 챙겨서 나가. (하고 차에 타는)


은찬, 멈칫 보다가 이내 스쿠터에 올라타는,

은찬, 갑자기 스쿠터로 한결의 차 앞을 막아서는, 화난,

한결, 놀랐다가 화나 클랙션을 누르는,

은찬, 눈 부릅뜨고 한결을 노려보고 안 비키는,

한결, 어이없는, 힐끔 보다가 말도 섞기 싫어 옆으로 핸들 돌리는,

은찬, 다시 스쿠터로 한결의 차 앞을 막아서는,

한결, 화나서 차 멈추고 은찬을 노려보는,


은 찬 : (노려보며, 눈물 그렁한) 진짜....사람 너무 괴롭힌다.


은찬, 한결을 노려보다가 스쿠터 돌려 가버리는,

한결, 답답한 듯 은찬의 뒷모습 보는, 자신에게 화나는, 맘아픈,



씬13. 커피프린스 마당, 아침.


은찬, 하림, 테이크아웃 리어카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는,

손님들, 줄 서 있고, 파라솔 테이블에도 자리 많이 차 있는,

은찬, 생각에 잠겨 커피 만들고 있는 위로,


여학생 : (e) 은찬 오빠, 좀 웃어주세요~


은찬, 소리 나는 쪽 보고 힘없이 웃으면, 여학생, 좋아라 하며 사진 찍는,

은찬, 다시 굳은 표정으로 커피 만드는,


하 림 : (손님에게 커피 건네며, 활기차게) 카페라떼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오십시오.

          (하고 앞쪽 보며, 가볍게) 나한테 삐쳤냐?

은 찬 : (일하며, 덤덤히) 형이 사장 걱정돼서 그러는 건 줄 알아.


그때 한결, 와플 들고 가판대를 지나가 테이블로 가는,

은찬, 멈칫해서 그런 한결의 모습 보는, 맘 아픈,

하림, 그런 은찬의 표정을 보고 시선을 따라 한결을 보는,

하림, 다시 은찬을 보는, 혼란스러운,


하 림 : (은찬 보며, 화나는) 야, 고은찬!

은 찬 : (멍해 있다가 놀라서 하림 보는)

하 림 : (은찬 뚫어지게 보며) 너, 그니까 너... (흥분 가라앉히고) 동성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은 찬 : (무심히) 아무 생각 없는데, (손님에게) 주문하시겠습니까?

하 림 : (가만히 보다가, 불쑥) 그럼 한결 형에 대해선?

은 찬 : (하림 보는) ?

하 림 : (머리 복잡한) 야,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좋으면 그냥 좋은..지금 내가 뭐라고 그러는...(가는)

은 찬 : (멍하니, 보는) ...



씬14. 커피프린스 안, 오전.


하림, 들어서다가, 한쪽에서 민엽, 주변눈치를 보며, 슬금 휴대폰을 꺼내드는 걸 보고, 확 휴대폰을 낚아채는,

민엽, 놀라 돌아보면, 하림, 한심스러운 듯 민엽의 통화내역을 보며,


하 림 : (한심한듯, 웃으며) 엔젤, 엔젤, 엔젤, 부재중 전화...온통 엔젤이구만. 얘가 이제야 니 진가를 알아챘나 보다.

민 엽 : (시무룩한, 핸드폰 집어 들며) 오늘은 전화 해볼까 하구... 이러다 우리 은새 완전히 삐지면..

하 림 : (민엽 휴대폰 다시 뺏어 주머니에 넣으며, 단호히) 은새 갖고 싶어, 안 갖고 싶어!

민 엽 : (놀란) 으, 은새를.. (생각만 해도 좋은) 가, 가져?

하 림 : (빤히 보다) 니들 보니까 내 속이 다 시원해질라 그런다..일루와 봐...


하림, 민엽의 어깨 감싸 끌고 가며 얘기하는 뒤로 카운터에 선 한결 보이는,

은찬, 바구니를 들고 안으로 들어와 한결을 의식하지 않는듯, 그냥 스쳐지나가는,

한결, 그런 은찬을 의식하지 않으려하고, 그때 전화벨 울리는,


한 결 : (전화 받는) 네, 커피프린습니다.

담당자 : (F, OFF) 여기 00생명인데요, 배달 가능할까요?

한 결 : (멈칫, 찡그리는) 배달이요?


홍사장, 바에 있다가 한결 소리 듣고 어이없단 표정 짓는,


홍사장 : 참나, 여기가 무슨 다방인 줄 아나...배달민족이 어쩌다가, 여기도 배달, 저기도 배달,

한 결 : (이내, 친절히) 네. 됩니다. (적으며) 커피 30잔에 와플 20개. 몇 시까지 배달하면 되겠습니까?



씬15. 커피프린스, 오전.


하림, 포장된 와플을 들고 성큼성큼 오는,


하 림 : 내가 갈게, 형. 사장이 직접 배달하면 모냥 빠지잖아.

한 결 : (하림에게 와플 받아 넣으며) 배달하는 게 뭐가 어때서, 타.

하 림 : 형 너무 변하는 거 아냐? 폼생폼사인 사람이.. (하다 힐끔 은찬 보고는, 배 움켜쥐며) 아, 배야. 아, 찬아 니가 좀 가.

          아, 나 화장실, (하고 급한 듯 들어가는)


은찬, 한결이 의식되지만 짐짓 안그런척,

한결, 어이없어 하림 보다가 불편한 표정으로.



씬16. 00생명 회의실 앞, 오전.


은찬, 넓은 회의실에 커피와 와플 세팅해 놓는,

사람들, “와, 맛있겠다, 냄새 좋다, 여기 커피 죽여” 하며 들어서는,

은찬, 뿌듯한 기분으로 사람들 보며 회의실 나와 한결 찾는,

한결, 주문한 담당자(여자, 20후)와 얘기 나누고 있는,


한 결 : (명함 건네며) 20잔 이상이면 배달해 드릴 테니까,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맛있게 드시구요. 감사합니다. (인사하는)


은찬, 그런 한결을 흐뭇하게 보는,

한결, 은찬의 시선 의식하고 굳어서 걸어 나가는,


은 찬 : (걸으며, 짐짓 편하게) 사장님, 다시 봤어요. 배달까지 하면 우리 금방 대박 나는 거 아니에요?


한결, 무표정하게 대꾸 없이 앞서 걷는, 은찬 의식돼 표정 굳어지는,

은찬, 화나고 슬프고 복잡한, 앞서 걸어가는 한결의 뒷모습 노려보는,


은 찬 : (화나는) 접근금지에 말까지 금지야?



씬17. 00생명 외부주차장, 오전.


한결, 차에 타 시동을 거는,

은찬, 조수석에 앉아 그런 한결을 흘깃 보는, 화나 심술이 돋는,

은찬, 대뜸 음악을 틀어 볼륨을 크게 높이는,

한결, 차 출발시키려다 깜짝 놀라는, 화나는 거 꾹 참고 음악 끄는,

은찬, 그런 한결 보고 더 화나 작심하고 차 뚜껑 여는,


한 결 : (험악하게 노려보며, 버럭!) 야, 인마!

은 찬 : (지지 않고 한결 노려보는)


한결, 화나는 거 누르고 한숨 쉬고 뚜껑 닫으려고 버튼에 손 뻗으면,

동시에 은찬, 다시 음악 볼륨 높이려고 하는,

한결, 화나서 은찬의 팔 잡아 거칠게 뿌리치는,


한 결 : (화나서 버럭) 너 내려! 내려!

은 찬 : (씩씩 노려보는)

한 결 : (은찬과 눈 마주쳐 움찔했다가) 이 자식이! (하며 내리는)


한결, 화나서 차에서 내려 은찬의 멱살을 잡아 끌어내는,

은찬, 차에서 내리며 거칠게 한결의 손 뿌리치는,

한결, 조수석 문 꽝! 닫고 운전석으로 가 앉는,

은찬, 씩씩거리며 지켜보다가 한결이 시동 걸면 다급히 차 앞을 막는, (차, 뚜껑 열려 있는)


한 결 : (화나) 비켜!

은 찬 : (혼란스럽고 화나는) 왜 접근금지에요?

한 결 : (흠칫 했다가, 이 악물고) 비키라고 했다.

은 찬 : (화나고, 맘아픈) 깔아뭉개고 가봐요, 그럼!

한 결 : (폭발해) 마음은 굴뚝같아, 자식아! 맘같아선 니 놈 벌써 수 십 번 깔아뭉개고도 남았어, 알아!

은 찬 : (서럽고, 맘아픈) 왜 사람 가지고 놀아요! 언젠 좋다면서요! 의형제 하자면서요!


한결, 은찬 노려보다가 은찬의 귀걸이 보는,

C.U. - 은찬의 귀걸이.


한 결 : (은찬 노려보며, 싸늘히) 그 귀걸이 빼. 후..... (하고, 한숨 쉬고, 맘아프게 은찬을 보며)

          넌, 내가 진짜 니 형이었으면 좋겠냐? 그게 좋냐, 넌?

은 찬 : (답답한, 눈물 차오는) 나도 싫어요! 나는 마냥 좋기만 한 줄 알아요? 어떡해요 그럼... 우린 이렇게 밖에 안 되는 건데!

한 결 : (맘아프게 보는) ..

은 찬 : (맘아픈) 내가 여자면 싫다면서요... 남자라서 좋다면서요. 그니까 이렇게라도 봐요.

          (눈물흐르는, 눈물닦고, 맘아픈, 짐짓 차분히) 바다 가서 재밌었잖아요... 난 너무 좋아서 그 때 장면이 계속계속

          머릿속에서 안떠나고..생각 나고 생각 나고 그냥 이대로도 다 좋구, 너무 좋은,

한 결 : (OL. 소리치며) 그만해!

은 찬 : (맘 아픈, 눈물 고여서, 그런 한결 보는)

한 결 : (냉정 되찾고, 짐짓 차분히) 전에 니가 나한테 정리 좀 하게 내버려두라고 했었지? 그 말 내가 좀 빌려쓰자.

          나 좀 내버려 둬.

은 찬 : (점점 눈물 차오르는)

한 결 : (괴로워 은찬 안 보고, 차분히) 비켜.

은 찬 : (슬프고 아픈) 나, 정리하게요? 정리... 안 하면 안 돼요? (눈물흐르는)

한 결 : (힘든, 차분히, 눈물 그렁한) 정리안함... 너랑 살어? 그게 말이 돼?!


은찬, 아무 말도 못하겠는, 눈물 닦으며, 맘아퍼, 돌아서서 가는, 너무 힘들고 맘아픈,


한 결 : (그런 은찬을 보다가, 맘아픈, 버럭) 가게 안 가!


은찬, 그냥가는,

한결, 차에서 내려 그런 은찬 잡아끌고 다시 차에 태우는,


한 결 : (차갑게) 길어야 한 달이야. 나도 버틸 테니까.. (숨 고르고) 너도 버텨.

은 찬 : (맘 아픈, 울먹이며) 가면 그뿐이죠. 거긴. 남은 나는 아무 상관없이.. 좋아요. 우리 남은 한달만이라도 좀 좋게 지내요.

한 결 : (화난) 입 닫아! 한 마디만 더하면 맞는다!


한결, 굳은 표정으로 출발하는, 맘 아파 힘든,



씬18. 도로, 달리는 차 안, 오전.


한결, 생각에 잠긴 채 운전을 하고 있는,

은찬, 멍하니 창 밖을 보며 앉아 있는,

한결, 천천히 손 뻗어 음악을 켜는, 은찬, 눈가 붉어져 창밖만 보는,



씬19. 은찬방, 밤.


은찬과 은새 등지고 누워 있는,

은찬, 멍한, 힘없이 슈퍼맨 레고를 톡톡 건드리고 있는,

은새, 힘없이 핸드폰 노려보고 있는,

그때, 문자 들어오는 벨소리 나는,

은새, 화들짝 놀라 휴대폰 보는,

c.u.- 문자메시지 ‘왜’


은 새 : (문자 보고 어이없는, 벌떡 일어나 앉으며) 뭐, 왜?! 왜라니, 왜라니! 이 자식이 진짜 죽을라구!


은새, 열 받아 문자 퍽퍽 찍고,


은 찬 : (덤덤히) 은새야.. 나 오늘 사장이랑 막 소리 지르면서 싸웠다. 왜 자꾸 변덕 부리냐고... 사람 가지고 노냐고.

          (슬픈, 덤덤히) 근데.. 사장이 나 땜에 너무 힘들댄다..

은 새 : (멈칫 은찬 보는)

은 찬 : 야.. 난 왜 이렇게 바보냐? 생각해보면 억울한 건 그 사람 인데, 내가 뭘 잘했다고 소리치고 울고...

          어떡하지? 사장, 디게 힘든 것 같던데..

은 새 : (안된, 속상한) 이렇게 고민한다고 연애빵점 머리에서 뭐가 나오겠냐! 그냥 확 다 말해버려.

          사장 아저씨도 너 좋아하는 거잖아.

은 찬 : (힘없이) 언젠 말하지 말라며?

은 새 : 그땐 니가 이렇게 좋아하는지 몰랐지.

은 찬 : (힘없이) 말하면 그나마 얼굴도 못 볼 거야. 속였다고 화낼 것도 무섭고, 이럼 안 되는 거 아는데,

          1달밖에 안 남았으니까..어차피 1달 뒤면 미국 갈 거니까.. 그냥 이렇게..(하다가, 울것같은, 이불 뒤집어 쓰는)

은 새 : (맘 아픈, 이불 확 재끼며) 날 더워. 왜 이불은 뒤집어쓰고 청승이야.


은새, 속상한, 눈물 그렁해서 은찬을 보는,

*인써트 - 이불속>> 은찬, 웅크리고 레고를 보는, (F. O.)



씬20. 한성 스튜디오, 저녁.


한결, 유리부스 안에 들어가 악기를 둘러보며 얘기하는,

한성, 유리부스 밖에 앉아 마이크로 한결과 대화하는, 둘 다 맘 복잡하고 심난하지만 가볍게 대화하는,


한 성 : (피식 웃으며) 연습 몇 번에 연주회, 무모한거지?

한 결 : (심난한,) 형이 좀 도와줘. (무표정한) 한유주가, 바람났다 어쨌다 하는데 무슨 소리야? 진짜 누가 생긴 거야?

한 성 : (어색한, 짐짓 가볍게) 그렇다 그럼, 유주 뺏어가게?

한 결 : (은찬 생각으로 골치 아픈,) 데리고 확 도망가 버릴까? 무인도 같은 데로,

한 성 : (씁쓸히 웃는) 죽을래?

한 결 : (자조어린) 우습지? 나도 내가 우스워 미치겠다.


한성, 한결 살펴보면, 한결, 무표정하게 드럼 두들기는, 덤덤한.



씬21. 커피프린스


프린스들 이것저것 두드리며 박자 마주고 있는.


선 기 : 야! 너 지금 장난해? 박자 그렇게 밖에 못맞춰? 그리고 너! 넌 무조건 두드리면..

          관두자 그냥.. 니들 하는것 보니깐 사람들한테 돌맞겠다.

하 림 : 진짜 우리 큰일났다. 연주회가 코앞인데 문제는 문제다.

민 엽 : 이거 근데 스트레스 해소는 된다.

은 찬 : 우리 다시 해보자. 이왕 하는거 돌맞으면 안되잖아.


한결 뒤에 와서 서있는.


민 엽 : 오셨어요?


그때 홍사장 정수기 물통 갖고 오며.


홍사장 : 니들 참새 쫓냐?


(시간경과)

프린스들 각자 북과 정수기 물통을 두들기며 있는 박자 맞추며 연습하는.

점점 박자도 맞고 호흡이 맞아가는.



씬22. 커피프린스 안, 낮.


커피숍에 손님 꽤있는,

홍사장, 바에서 커피 만들고 있다가 반갑게 ‘어쩐일이세요?’하며 걸어 나가는,

한결모, 할머니 모시고 들어오는,


할머니 : (반가운, 퉁명스레) 뭐 하러 와. 일하지.

홍사장 : (할머니 안쓰레보고, 농담처럼) 멀쩡하시네?

할머니 : 너는 어른이 아픈데, 어째 한번 들여다 보지도 않어? 무슨 벼르장머리가 그래?

한결모 : (웃고)

홍사장 : 나보면 뭐해요, 괜히 혈압만 더 오르시지.

할머니 : (둘러 보며) 핑계가 좋다.

한결모 : (미소로) 많이 좋아지셨어요. 다시 회사 나가고 계세요.

할머니 : (빙긋 웃으며) 정신 빠진 놈 둘이서 뭘 하겠나 했는데.. 굴러는 가나보네.

홍사장 : 손자가 제법이에요. 석 달 대충 뭉개다 갈 줄 알았는데...

할머니 : (피식 웃으며) 내가 안 될 물건에 시간 들이는 거 봤냐?


그때, 홍사장, 한결 2층에서 쟁반 들고 내려오는 것보고,

할머니, 한결모 그런 한결 기특하게 바라보는 위로.


홍사장 : (머리 긁으며, 바쪽으로 들어가며) 제가 얘기한 건 손자한테 말하지 마세요.

            애가 싸가지가 없어서.. 칭찬하면 금방 기어 올라요.

할머니 : (피식 웃는) 잘 파악했네. (둘러보는, 흐뭇한)


한결, 할머니와 한결모 보고 반가운, 성큼 성큼 걸어오며.


한 결 : (성큼성큼 다가오며) 할머니! 어, 어머니도 오셨네.

할머니 : (한결 보니 좋은, 빙긋 웃으며) 제법 해냈구만. 어디, 엉덩 짝이라도 붙일 데가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한결, ‘이리오세요’하며 할머니와 한결모를 테이블로 안내하는,

할머니, 자리에 앉아, 은찬을 보는,

은찬, 손님테이블을 치우다가, 옆손님이 오자, 주문을 받는,

은찬의 모습 뒤로 할머니와 한결모 나란히 앉아 은찬을 보고 있는,


할머니 : (은찬 보며, 기특한) 조막만한 놈이 야물딱지네, 사근사근, 몸놀림도 재고,

한결모 : (할머니 시선 따라 보며 웃는) 그러게요. 병원에서 볼 때는 애 같더니, 여기서 보니까 한 인물도 하고,

한 결 : (애써 무심한듯, 괜히 눈가를 만지는)


은찬, 밝은 표정으로 주문 받고 바로 바쁘게 걸어가는,

홍사장, 커피 은찬에게 올려주며 턱으로 한결쪽가리키는,

은찬, 홍사장이 가리킨쪽 고개돌려보다가 할머니와 눈 마주치는,


할머니 : 야. 잘있었냐?

은 찬 : (머쓱한, 다가와 꾸벅) 안녕하셨어요, 할머니? 안녕하세요, 어머니?

할머니 : (싫지 않은) 넌 월급 값은 하고 다니냐?

은 찬 : (웃는, 커피 내려놓으며) 그럼요. 제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데요. (하다, 한결보고, 눈치를 살피는)


한결, 은찬 일부러 더 안보고, 할머니와 어머니 커피를 챙겨주며 웃고 있는,

은찬, 머쓱한, 할머니와 한결모에게 인사하고 옆 테이블을 치우는,


할머니 : (E, 퉁명스럽게) 미국은 진짜 갈라는 모양이지.

은 찬 : (멈칫, 한결안보고, 일을 하면서도, 신경이 쓰이는)

한 결 : (맘 복잡한, 짐짓 밝게) 그럼 진짜 가지, 가짜 가나?

한결모 : (뿌듯한, 한편 아쉬운) 엄만 너 미국 나가는 거 싫은데. 안 가면 안 되니?

한 결 : (따뜻하게 웃어 보이는) 사모님 또 미인계 쓰신다. 왜 그래 엄마. 약속은 지키자.

은 찬 : (맘 싸한, 묵묵히 옆 테이블 치우고 있는)

할머니 : (작게 한숨, 아쉬운) 자식새끼 맘대로 될 것 같으면..(하며 차마시는)

손 님 : (카운터 앞에서, E) 여기 계산 좀 해주세요!

한 결 : (일어나며) 잠시만요.


은찬, 빠져나가려는 한결을 위해 몸 틀어주는,

한결, 무심한 듯 그냥 스쳐지나가고, 은찬, 서운한,



씬23. 커피프린스 앞/2층 테라스, 낮.


한결, 할머니와 한결모 배웅하고 있는, 운전기사, 문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는,

한결, 할머니 차에 오르는 거 돕는,


한 결 : (할머니 도우며, 애틋한) 일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아셨죠, 할머니?

할머니 : (됐다고 손짓하며 차에 타는)


한결, 돌아서서 한결모 보는,


한결모 : (맘 아파 보는, 웃으며) 아버지한테 다 들었어. 아팠겠다, 우리 아들.


한결, 부드러운 미소 지으며 한결모의 손 꽉 잡는, 미안하고 고마운,


한결모 : (마주 꽉 잡으며, 따뜻하게 웃는) 나 여행가고 싶어. 아들이랑 단둘이. 나중에 시간 내줘. 내줄 거지?

한 결 : (애틋한, 짐짓 까탈스럽게) 사모님하고 가면 나 제빈 줄 알어요.


한결모, 눈 흘기고 웃으며 차에 타는,

한결, 복잡한 맘으로 떠나는 차를 배웅하는, 차 떠나고 돌아서는데 문득 시선이 느껴지는, 고개 들어 위를 보는,

<2층 테라스> 은찬, 넋 놓고서 2층 테라스에서 멍하니 앉아 한결을 보고있는, 시선 피하지 않는,

한결, 그런 은찬을 보니 맘 아픈, 이내 덤덤히 마당으로 들어가는,



씬24. 커피프린스 주방, 밤.


한결, 설거지할 그릇들을 들고 주방 안으로 들어서다가 은찬 보는, 멈칫하다가 이내 덤덤하게 은찬 옆에 서는,

은찬, 고개 돌려 한결 보고, 이내 짐짓 덤덤히 설거지를 하는,

한결, 접시 넣다가 은찬과 팔 스치는, 한결과 은찬, 동시에 움찔하는,

한결, 한숨 쉬는, 이내 덤덤히 그릇, 컵 등을 개수대에 넣는,

은찬, 한결이 가져온 컵들 씻기 시작하는,

한결, 가만히 보다가 그릇들 헹구는, 은찬, 한결이 헹구는 속도보다 더딘,

한결 멈추고 가만히 기다리는,

은찬, 한결이 의식 돼 그릇을 자꾸 놓치는, 급하게 커피잔 씻어서 넘기는,

한결, 헹구다가 커피잔 보는, 립스틱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한결, 은찬의 손에서 수세미 뺏어 들고 대신 씻는,

은찬, 무안해 한결 보다가, 거품 속에 손 넣는, 흠칫 굳는, 거품 속에서 두 사람 손 맞닿아 있는,

은찬, 가슴이 떨리는 굳은 채, 가만있는,

한결, 무표정한 가만히 서있는,

그때 밖에서, 한결, 짐짓 덤덤히 손을 씻고, 나가는,

은찬, 서운하게 보다, 일마저하다, 멈추고, 답답해 후.. 하고 입바람으로 머릴날리는,



씬25. 정육점 안, 낮.


은찬모, 적응 안 돼 구씨를 보고 있는,

구씨, 무표정한 얼굴로 고기 퍽퍽 써는,


은찬모 : (답답한) 애도 아니고 지금 뭐하는 거야!

구 씨 : (서운한, 퉁명스럽게) 누님이 저 싫다 그러셨잖아요. 그니까 저도 이제 누님봐도 아는 척 안 한다구요.

은찬모 : (어이없는, 달래듯) 남자 여자 싫다 그랬지, 동생으로 싫다 그런거야!

구 씨 : 저는 누님, 아니 지향씨 동생 하기 싫습니다.

은찬모 : 이거 봐. 우리가 이웃사촌으로 지낸 게 7년인데 불쑥 사귀자 그러면 그게 되냐, 뻘줌하게?

구 씨 : (고개 숙이며) 선 보기로 했어요. (고기 담아 건네며, 무뚝뚝) 전 이제 누님 포기합니다.


은찬모 봉지 받으며 5천원을 던지듯 놓는, 답답한,


은찬모 : (노려보는, 화나는) 선 봐, 누가 말려? 사람이 그러는 게 아냐. 남자가 속이 밴댕이 속알딱지만 해가지구, (나가는)

구 씨 : (서운하게 은찬모보는)



씬26. 커피프린스 2층 테라스, 오후.


손님들이 가득 찬 2층.

은찬, 빈 쟁반과 행주를 갖고 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바쁘게 테이블 사이로 가는데 뒤에서 “오빠~” 하는,

은찬, 돌아보면, 은새와 은새 친구들, 테이블에 앉아 은찬 보며 좋아라 하고 있는,

은찬, 화들짝 놀라 다가가는,


은 찬 : (은새에게, 당황한) 너, 여기 웬일이야?

은새친구 : (은찬한테 반한) 연주회 보러 왔어요, (강조) 오빠아~

은 찬 : (어이없는) 야, 니들, (주위 눈치 보며, 으름장) 입 조심해, 알지!

은 새 : (낭창히) 걱정하덜 말어. 교육 단단히 시켰으니까. (오바 해서) 우리 선기 오빠 어디 있어? 안 보이더라?

          (계속 살피며) 황민엽도 없네?

은 찬 : (불안한) 엉뚱한 짓만 해 봐, 고은새, 엉! (은새와 친구들 보며, 답답한) 아우...이것이 하나둘도 아니고 떼로...

          (고개 저으며 다급히 테이블 벅벅 닦으며) 우쒸, 동생 하나 있는 게 도움이 안 돼요, 도움이,

          (하다가 문득, 이상해 한쪽을 보면)


한결, 테라스 난간에 서서 조명 확인하고 있는.

한성 꽃다발 들고오며 은찬에게 건내고.


은 찬 : 안녕하세요

한 성 : 한결인?

은 찬 : 저 안에..

하 림 : (소리치며) 줄좀 맞춰줘. (하는데)



씬27. 커피프린스 전경, 오후.


은찬 안내사인에 프린스 연주회 글씨 적고 있는.

프린스들 가게에서 쓸 수 있는 모든 기구들로 연주회 악기를 만들고 있는.

선기 정성스레 정수기 물통을 닦고 다시한번 모두 연습하는.



씬28. 커피프린스 전경, 오후.


현수막, <프린스들의 작은 음악회>

손님들, 삼삼오오 짝지어 들어가는,



씬29. 커피프린스 마당, 오후.


DJ 민엽(복장-반짝이 의상) 노래-Rick Astley(never gonna give you up)

(디스코 음악에 ..반짝이 의상 선글라스(마이클 잭슨이 쓴 선글라 스)를 쓴 민엽 LP판을 돌리며...스크래칭도 하고..


DJ멘트 : 안녕하세요. 자 이렇게 무더운날 커피프린스 연주회를 찾아주신 여러분들게 감사드리며

             저는 커피프린스의 막내 디제이 엽입니다. 자 이제 커피프린스의 프린스들을 소개합니다. 귀차니스트 홍~ 완소 한결~

             어라라 은찬~ 자뻑 하림! 와플 선기~ 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이 가장 사랑하시는 누구~?

사람들 : 디제이 엽!

DJ멘트 : 자 그럼 커피프린스들의 첫 번째 무대 시작합니다.


무대를 향해 들어오는 프린스들. 연주를 시작한다.

무대위로 올라가 관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 난타 공연 후 java jive 연주 시작.



씬30. 커피프린스


빠른 음악이 흐르고 선기 혼자 춤추고 있다.


하 림 : 아.. 진짜 여기를 클럽으로 만들었어야 하는데..


하림 민엽과 은찬의 손을 끌고 가 모두 함께 춤추고 카메라 뒤로 빠지면 한결과 한성 대화하고 있는.


한 성 : 젊음이 좋다. 좋네..

한 결 : (웃음)


프린스들 모두 신나게 춤추고 하림과 민엽 벽에 붙어 춤추고 선기 은찬을 끌어 부르스를 추려고 하는.

한결 불편하게 보고.

민엽 달려와 선기에게 자기랑 하자고 하는.

하림 신경 안쓰고 혼자 춤추고 있는 은찬 한결과 한성 앞에 앉으며.



은 찬 : (웃으며) 선물 있어요, 아저씨. (하고 상자 내미는)

한 성 : (놀란, 기쁜, 상자 보며) 뭐야?


한성, 상자 열면, 포장된 커피 원두 나오는,


은 찬 : (한결 신경 쓰이는, 애써 덤덤히) 제가 처음으로 볶은 원두예요. 맛은 별루일 것 같지만, 그래도 기념이니까...

          연주 도와 주셔서 감사 합니다. 쓸자 것도 있어요.

한 결 : (은찬 째려보고, 질투 나는)

한 성 : (감동한, 사랑스러운, 감정 누르고 가볍게) 우와.. 이거 개 껌이네.. 쓸자가 좋아하겠다.

          근데 아까워서 못 뜯을 것 같은데?

은 찬 : (심각히) 저는요, 그거 드시구 배탈 날까 봐 걱정이에요. 아직 제가 어설퍼서,

한 결 : (OL, 냉소로) 형은 꼭 잴 여자 대하듯 그런다.


한성과 은찬 멈칫해서 한결 보는,


한 결 : (은찬에게 짐짓 비아냥) 고은찬. 너 남자 좋아해?

은 찬 : (얼굴 닳아 오르는, 서운한, 화나는)...

한 결 : (비웃듯) 넌 나한테도 실실거리더니, 상습이냐? (은찬에게 시선 두고) 어때 형은 얘가 이럴 때 기분이? 난 기분 별루던데.

한 성 : (은찬 걱정되는, 애써 가볍게) 난 기분 좋은데, 넌 왜 별룰까..

은 찬 : (눈가 붉어오는, 외면하는)


한성, 그런 은찬보는, 안쓰러운,

한결, 은찬을 바라보고 있는 한성의 시선에 더 질투 나는,


한 결 : (한성보고 차갑게) 눈치 보여서 앉아있을 수가 없네. 둘이 꼭 커플 같잖아. (핸드폰 꺼내들며) 나도 내 짝 불러야겠다.

          (혼잣말) 한유주.. 전화좀 받어라..

은 찬 : (맘 아프고, 눈물날것같은, 서러운, 참고, 물을 마시는)


프린스들, 노래 끝나고 자리로 들어와 앉는,


은 찬 : (한결 안 보고, 일어서며, 애써 웃으며) 나 먼저 가야겠어요. 속이 좀 안 좋아서,

          (프린스들에게 재빨리) 내일 봐~ (하고, 나가는)


뒤에서 하림 “야, 찬아!” 부르는 소리 들리는,


한 성: (일어서며, 전화하는 한결을 보며, 덤덤히) 너 애한테 왜그래! 내가 가볼께. (하고, 은찬 쫓아가는)


한결, 뛰어가는 두 사람을 보며, 한손엔 휴대폰들고, 한손으로 술잔 들었다가 다시 쾅 놓는, 화나는,



씬31. 거리, 밤.


은찬, 터벅터벅 걷는, 슬프고 화나고 속상한,

한성(종이가방 든), 은찬 옆에서 걷는, 쓸쓸한,


은 찬 : (맘 추스르려 애쓰며) 아저씨는 가야 되는데, 언니 온댔는데,

한 성 : ..

은 찬 : (슬픈, 눈물 글썽해) 가게를 관두래요. 홍사장 아저씨도 내가 그만 두는 게 낫겠대요... 나는..가게 관두기 싫어요.

          커피도 신기하고 재밌고 (점점 눈물 나는) 너무 따뜻하고 ..그래서 내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도 잊고 싶을 만큼...

          너무 좋아서,

한 성 : (뭐라 얘기해야할 모르겠는, 답답한)

은 찬 : (비참한) 내가 잘못한 거 아는데요...그냥, 그냥...(주저앉는, 왈칵 눈물 쏟아지는) 계속 같이 있고 싶구,

          (엉엉 우는, 서러운) 나만 좋아했으면 좋겠구, 미국도 안 갔으면 좋겠어요...엉엉..

한 성 : (막막하게 은찬을 보는)

은 찬 : (속상한, 흐느끼는) 이게 뭐예요, 나는.. 여자도 아니구, 남자도 아니구, 엉엉...무서워서 말도 못하구...엉엉...


한성, 가만히 내려앉아 은찬의 눈물 닦아주는, 맘 쓰라린,

은찬, 고개 푹 숙이고 우는,

한성, 망설이다가 은찬 가볍게 안아 등 토닥여 주는,



씬32. 커피프린스 앞


한결, 차 안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는, 통화버튼을 누르려다가 이내 덮어버리는, 화나는,

그때, 창문 똑똑 두드리는 소리 들리는, 흠칫, 돌아보면,

유주, 작게 웃으며 서 있는,

한결, 씁쓸하게 웃는,



씬33. 은찬집 앞, 밤.


은찬, 한성(종이가방 든), 걸어와 집 앞에서 마주 보고 서는,


은 찬 : (민망한) 고마워요, 아저씨..여러가지루..(한숨, 한성 보며) 진짜 이젠 고맙단 말하기도 지겹다,

          맨날 맨날 고마워요, 고마워요.. (민망해 웃는) 듣기 싫죠?

한 성 : (쓸쓸한, 은찬 물끄러미 보는)

은 찬 : (맘 복잡한, 애써) 조심해가세요.


은찬, 꾸벅 인사하고 들어가려는데,


한 성 : (e) 이게 뭔진 모르겠는데,


은찬, 돌아보면,


한 성 : (엷은 미소로 담담히) 난 니가 웃는 거, 니가 우는 거, 옆에서 지켜 보는 게, 그게 나는 좋다.

은 찬 : (좋은, 고마운, 한성 보는)

한 성 : (쓸쓸한, 가볍게) 약속 하나 하자. 내 앞에서는 너 하고 싶은 대로 하기. 니 기분, 니 감정, 숨기지 않기.

은 찬 : (고마운)

한 성 : (새끼손가락 내밀며) 약속.

은 찬 : (따뜻하게 웃으며, 짐짓 가볍게) 약속. (하며 손으로 한성의 새끼손가락 잡는)


한성, 피식 웃는, 은찬, 맑게 웃는,



씬34. 도로, 달리는 택시 안, 밤.


한성, 생각에 잠겨 택시 뒷자리에 앉아 있는, 맘 무거운,

그때 전화벨 울리는,

한성, 전화기 꺼내 보다가 심호흡하고 받는,


한 성 : (애써 담담히) 어.

유 주 : (F) 어디야?

한 성 : (창 밖 보며) 집에 가는 길. 넌?

유 주 : (F) 은찬씨랑... 같이 있니?

한 성 : (막막한) ....



씬35. 도로, 달리는 한결의 차, 밤.


한결, 애써 덤덤한 표정으로 운전하고 있는, 신경 곤두 서 있는,

유주, 조수석에 앉아 힐끗 한결 표정 살피며 통화하는,


유 주 : (씁쓸한, 가볍게) 집까지 데려다 준거야?

한 결 : (앞만 보며, 짐짓 덤덤하지만, 맘은 안좋은) ....

유 주 : 한결이랑 같이 있는데.. (힐끗 한결 보고) 전할 말 없어?



씬36. 달리는 택시안, 밤.


한 성 : (담담히) 둘이..좋아해. 한결이도..은찬이도 서로, 좋아해.



씬37. 달리는 한결의 차안, 밤.


유 주 : (한결 잠깐 봤다가 창밖으로 시선 돌리며, 짐짓 가볍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위로해 줘야해?



씬38. 도로, 달리는 택시 안, 밤.


한성, 전화기 들고 멍한, 맘 복잡한,


한 성 : 아니 괜찮아.



씬39. 도로, 달리는 한결의 차, 밤.


유주, 깊이 한숨 쉬는, 맘 아픈,

한결, 뭔가 이상해 유주 힐끔 보는,


유 주 : (추스르고, 가볍게) 그래. 알았어.



씬40. 한결 오피스텔 테라스 그네, 밤.


한결, 유주, 그네에 앉아 커피 마시며 밤하늘 보고 있는,

한결, 은찬에 대한 감정으로 머리 아프고 왠지 모르게 자꾸 화가나는, 뒷목 꾹꾹 눌러 주무르고, 커피마시는,


유 주 : (한결가만히 보는, 착잡한 하늘 보며) 최한결한테 무지 미안하네...

한 결 : 당신이 왜 나한테 미안해.

유 주 : (차마시는)

한 결 : (맘 복잡한, 커피 마시며) 형이랑 만나라고 부른 건데, 왜 안 만나? 둘이 서로 피하는 거야?

유 주 : (밤하늘 보며, 덤덤히)

한 결 : (유주를 보는, 착잡한, 이내 하늘을 보는, 은찬의 생각에 빠져드는)

유 주 : (착잡한, 조용히) 아무도 상처 안 받았으면 좋겠는데..


한결, 은찬 생각에 빠져 유주의 말 못 듣고 멍하니 있는,

유주, 쓸쓸한, 막막한 듯 밤하늘을 보는 모습을 보는, (f.o)



씬41. 커피프린스 안, 오전. (F.I)


손님 많은 커피프린스.

은찬, 바에 서서 커피를 만들고 있는, 여대생 둘, 바에 앉아 은찬이 드립하는 걸 신기하게 보는,


여대생 : (은찬에게, 웃으며) 어제 연주회 진짜 좋았어요. 정기적으로 계속했으면 좋겠던데,

은 찬 : (커피 내주며, 웃는) 커피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이때 하림, 쟁반 들고 바쁘게 바로 오는,


하 림 : (물잔 챙기며, 신나는) 연주회 효과가 아주 제대로 오는데,

은 찬 : (심난한, 애써 웃는) 연주회 계속 하잘까 봐 겁나.

하 림 : 까짓 거 하지 뭐. 별거냐? 한성 형이 좀 힘들겠지. 근데 너 어제 보니까 한성 형이랑 되게 친해 보이더라?

은 찬 : (한성 생각하면 편안한, 웃으며 담담히) 아저씨? 가끔 만나.

하 림 : 만나서 뭐하는데?

은 찬 : 쓸자랑 놀구, 자전거도 타구, 밥도 먹구,

하 림 : (한성 형마저 싶은, 흠칫, 떠보는) 야, 그거 데이트 아냐? 넌 남자들 하고 별나게 친하다?


은찬, 묵묵히 일하는, 착잡한,

카메라 뒤로 물러나면, 한결, 바 옆 모퉁이에 파일 보며 서 있는, 얘기 다 들은, 표정 굳은, 질투 나는,



씬42. 공원 잔디, 오후.


유주, 디케이, 신발 들고 맨발로 잔디 위 걸으며 대화 하는,


디케이 : 남잔 절대 이렇게 안 걸어.

유 주 : (피식 웃으며) 그럼 뒤로 걸어요?

디케이 : (무표정으로 빠르게 툭툭 내뱉는) 잔디를 맨발로다, 그것도 지구자전 속도로 이렇게 안 걷는다구,

            여자한테 잘 보일라고 꼬리 흔들 때 나 이렇게 걷지.

유 주 : (웃는)

디케이 : (주머니에서 비행기 티켓 꺼내 내미는) 자기 꺼야.

유 주 : (티켓 보는, 얼떨떨한) 디케이, 난 아직,

디케이 : (유주의 손에 티켓 쥐어주고, 걸어가며, 가볍게) 뉴욕 집 거실에 벤 민 화분이 죽어가. 자기가 살려줘.

유 주 : (피식 웃으며, 따라가며) 화분 안 키우잖아요. 키우는 거 소질 없대 놓고,

디케이 : 사람은 변하는 거야. 못 믿겠으면 직접 확인해 봐.

유 주 : (씁쓸히 웃으며) 맞아요. 변해. 사람은.

디케이 : (유주 손 덥석 잡고 성큼 걸으며) 밥 먹자, 배고프다.


유주, 어이없이 웃으며 따라가는,



씬43. 어린이집 안, 낮.


선기, 아이들 몇과 놀고 있는 희선의 아이(노을, 3세 남) 보는,

선기, 놀이방 안으로 들어가 방 중앙에 가만히 앉는,

아이들 놀다가 선기 보는,


여 아 : 아저씨 누구예요?

선 기 : (무표정한) 요리사.

여 아 : 몇 살이에요?

선 기 : (살짝 당황한, 여아 빤히 보며 덤덤히) 넌 몇 살인데?

여 아 : 여섯 살이요.

선 기 : (노을 보며) 넌 몇 살이야?

노 을 : (무심히 돌아서 가는)

여 아 : 쟤는 3살 밖에 안 돼서 말 못해요.


그때 노을, 장난감 들고 와 선기에게 주는,

선기, 멈칫해 보다가 씨익 웃으며 받는, 그러자 아이들, 신나서 선기에게 장난감 주는 놀이하는,

선기, 인형과 장난감 한아름 안고 아이들과 노는 모습에서,



씬44. 허름한 식당 앞, 낮.


노을, 걸어서 식장쪽으로 가는,

그때, 사람들, 한 무리 밥 먹고 나오는,

희선, “안녕히 가세요” 하고 손님 배웅하고 나오다, 노을을 보고 웃으며 ‘을이 왔네’하며 데리고 들어가는,

카메라, 한쪽으로 가면, 선기 그런 희선의 모습 보는, 맘 아픈,



씬45. 커피프린스 마당, 낮.


손님, 드문드문 앉은 마당.

은찬, 파라솔테이블 정리하고 있는,

한결, 원두 배달을 끝내고 들어오는,

은찬, 한결, 시선 마주친, 서로 시선 피하는,


은 찬 : (테이블 치우며 덤덤히) 단체 주문 받았어요. 내일 아침 7시 반에 배달해 달래요.

한 결 : (사무적으로) 어딘데?

은 찬 : (쟁반에 빈 잔 챙겨들고) 사거리에 있는 증권회사요. (하고 가는)

한 결 : (뒤따라 걸으며) 꼭두새벽에 나와야 되겠네.

은 찬 : (걸으며, 담담히) 제가 할게요. 선기 형한테는 말해놨어요.


한결, 힐끔 은찬 보는데, 은찬, 앞치마 끈이 풀려 주르르 흘러내리는,

은찬, 쟁반 든 채로 ‘어!’ 하고 멈춰 서는데,

한결, 뒤에서 흘러내리는 앞치마 잡는, 은찬, 움찔해 굳는,

한결, 은찬의 앞치마 묶어주는, 가슴 뛰어 긴장되는,

은찬, 놀라고 설레는,


한 결 : (한숨, 서글픈, 묶어주며, 애써 가볍게) 자식이, 허리 하고는, 남자 허리가 이렇게 약해서 어따 써.

은 찬 : (가만히 서 있는)

한 결 : (그런 은찬 보고 먹먹한, 돌아서 가는데)


별안간 민엽, “형니임!” 하며 득달같이 달려오는,


민 엽 : (좋아서 날아갈 것 같은) 형님, 형님, 이것 보세요!

은 찬 : (어이없는) 뭔데?


민엽, 휴대폰에 문자를 은찬에게 보이는,


민 엽 : (좋아서) 내일 저녁 7시에 만나. 기다릴게. (좋아 죽는) 기다린대요. 우리 은새가, 기다릴게! (감격해) 형님!


민엽, 좋아서 은찬의 목 와락 안는, 은찬, 쟁반 잡으며 “야, 야,” 하는,

한결, 그런 민엽과 은찬 보다가 민엽의 목 홱 감아 당기는,


한 결 : (민엽 억세게 잡아끌며) 야, 나도 좀 보자. 은새가 뭐 어쨌다고?


민엽, 아파서 “아! 아! 목 빠져요!” 하며 끌려가는,

한결, 무지막지하게 민엽 끌고 가는, 심기 불편한,



씬46. 동인식품 사장실, 오후.


한결부, 친부 마주 앉아있고, 비서, 차를 내려놓고 나가는,


한결부 : (웃지만, 불편한) 사람 놀래키는 건 여전하구만. 불쑥, 이렇게...

친 부 : (작게 웃으며) 15년 만인가? 통 안 변할 거 같더니, 최준필도 늙네.

한결부 : (피식 웃는, 차 마시는)

친 부 : (조심스런, 짐짓 편하게) 어머님한테 나왔단 얘기했나?

한결부 : (작게 웃으며) 전화 왔었다니까 반가워하시더군.

친 부 : (씁쓸히 웃는, 덤덤히) 걱정 하셨겠구만.

한결부 : 한결인.. 잘 지내.

친 부 : (서글픈 웃음짓고, 한결부 보며, 짐짓 편하게) 중동에 다리를 하나 놓게 될 것 같아.

          그거 시작되면 또 몇 년은 훌쩍 지날 테고. 언제 한국 다시 나올지도 모르고,

한결부 : (가만히 보는)

친 부 : (긴장되는, 덤덤히) 보름 정도 있을 거야. 자네가 안 된다고 그러면 안 만나.

한결부 : 자식인데 한번은 만나야지. (맘 가라앉히고, 애써 가볍게) 부인이랑 애들은 잘 있나? 혼자 왔어?

친 부 : (엷게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한결부가 고마운)

한결부 : (덤덤히 시선 받아주는, 걱정스러운)



씬47. 커피프린스 주방, 저녁.


은찬, 한성과 통화를 하고 있는,


한 성 : (f) 커피가 너무 맛있다. 내 입에 딱 맞아.

은 찬 : (좋은) 정말..요?


그때 한결, 쟁반 들고 들어오는,

은찬, 신경쓰이는, 몸 돌려서 나직이 통화하는,


은 찬 : 좀 강하게 볶여서 진할 텐데, (사이) 아아, 진한 거 좋아하시는구나. 다행이다.


한결, 한성인 걸 직감하는, 기분 상하는,


한 결 : (쟁반 놓으며, 까칠하게) 선기는 어디 갔어?

은 찬 : (전화기 막고 한결 보며) 화장실요. (전화기에 대고 조용히) 아저씨, 제가 나중에 다시 걸게요.



씬48. 한성의 집, 저녁.


한 성 : (작고, 편안하게 웃으며) 까칠 사장 등장인가보군. 그럼 내가 나중에 또 전화할게. (끊고, 차를 마시는데)

유 주 : (들어서며) 커피향 좋네, 나두 한잔 줘.

한 성 : (보는)



씬49. 커피프린스 주방안, 저녁.


한결, 얼굴 잔뜩 굳어 선반에서 접시 꺼내는,

은찬, 설거지하며 한결을 보는,

그때 하림, 인상 쓰고서 유리잔 들고 들어오는,


하 림 : (유리컵 턱 놓으며, 화나는) 야, 이거 누가 씻은 거야! 아, 여자가 진짜! 그럴 수도 있지, 디게 딱딱거리네.

은 찬 : 뭐 잘못됐어? (하고 유리컵 집어 들려는데)


한결, 신경질적으로 집어 들고 유리컵 보는,

c.u. - 유리컵에 묻은 립스틱 자국 위로,


하 림 : (투덜대는) 컵을 뭐 이따위로 씻냐 이거야. 죄송하단 말을 일곱 번은 했다, 내가.

          (귀 파며) 아우, 귀 울려. 아직도 딱딱거리네.

한 결 : (화난, 엄하게) 컵 누가 씻었어? (은찬 보는)

은 찬 : (당황스러운) 아니, 난.. 잘 모르겠는데... 내가 씻은 건가...

한 결 : (은찬 째려보는)

하 림 : (미안한, 가볍게) 누가 씻었는지 알게 뭐야. (한결 분위기 심상치 않은, 당황스러운)

          내 말은 그냥 다들 정신 차리고 하자고,

한 결 : (은찬 노려보며 화난) 너 전에도 그랬지? 진짜 정신 안 차려! 근무시간에 전화통이나 붙잡고 있으니까 일이 이따위 아냐!

은 찬 : (억울한, 설거지하며) 정신 차리고 할게요. 죄송합니다.

한 결 : 죄송을 아주 입에 달고 살아라.

하 림 : (한결 말리는, 은찬이 안된) 형, 그만해. 손님들도 있는데,

한 결 : (심난한, 매섭게) 오늘 마무리,

은 찬 : (담담한, 속상함 감추고) 청소 제가 혼자 하고 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담담히 유리컵들고 씻는)

한 결 : (답답하게 보다, 나가는)

하 림 : (미안한) 아, 참 성질하고는,


은찬, 담담히 일하는, 스스로가 한심하고 힘든,



씬50. 한성집, 저녁.


한성, 커피를 끓이는,

유주, 한성의 책꽂이 꽂혀 있는 책(밑줄 긋는 남자) 보는, 쓸쓸하게 보다가 책 꺼내서 천천히 넘겨보는,


유 주 : (작심하고 담담히) 수속 밟고 오는 길이야. 나, 디케이랑 뉴욕 가.

한 성 : (커피 따르다 멈칫하는, 놀란)

유 주 : (책 천천히 넘기며, 애써 가볍게) 일, 재미있을 거 같아. 디케이랑도 다시 시작하고 싶구,

한 성 : (굳어 유주 보는, 화나는)

유 주 : 디케이, 아직 나 좋대. 다시 보니까 나도 그래. 나 원래 그런 애잖아. 이랬다, 저랬다,

한 성 : (커피포트탁내려놓고, 화난) 누구 맘대로?

유 주 : (책만 보는)

한 성 : (애써 진정하고, 담담히) 가지 마.

유 주 : (맘아픈, 애써 웃으며, 책만 보며) 고마워, 그렇게 말해 줘서.

한 성 : (어떻게 해얄지 모르겠는, 유주 보며) 니 말대로, (한숨) 그래, 흔들렸어. 아니, 흔들려..

          (괴로운) 그래도 가지 마, 유주야. 나 곧 제 자리로 돌아 갈 거야. 그럴 거야.

유 주 : (맘 아픈, 보며, 차분하게) 그냥 흔들리는 게 아니야. 한성씬 그 애 사랑하는 거야. (어색하게 웃으며) 참 바보구나.

          자기 한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 것도 모르고, (하고, 책보며, 담담히) 바보씨, 커피 아직 멀었어?


한성, 그런 유주를 맘아프게 보는,



씬51. 커피프린스 전경 + 안, 밤


프린스들 옷 갈아입고 나오는,

홍사장, ‘수고 했어 최사장’ 하고 앞서 나가는,

한결, 카운터에서 장부 정리 끝내고 걸어 나오는,


민 엽 : (둘러보며, 소리치며) 은찬 형님!

하 림 : (멈칫 말리며) 은찬이 주방에 있어.

선 기 : (하림을 빤히 보는) 뭐하는데.

한 결 : (차갑게) 정신 안 차리고 일해서 대청소 시켰어. 도와줄 생각 말고 퇴근해.

          (짐짓 엄하게) 니들도 바쁘다고 대충대충 일하면 알아서들 해. (하고 나가는)


하림, 답답한 듯 한결을 보다가 걸어 나가는,

선기와 민엽 무슨 일인가 의아해 하는 표정에서,



씬52. 거리, 밤.


하림, 선기, 홍사장, 민엽, 퇴근하는 길,

민엽, “기다릴게~” 노래 부르며 신나서 걷는,


홍사장 : (몸 뻐근한, 선기에게) 야, 여기, 여기 좀 두드려 봐.

선 기 : (시큰둥하게 보다가) 천 원이에요.

홍사장 : 이 자식은 돈독이 올랐나..

선 기 : (홍사장 어깨 주무르며 걷는)

하 림 : (걱정되는, 중얼중얼) 나참..형두..좋아하는 걸 꼭 그 딴식으로...(걷다가 멈추는, 걱정되는)

          야, 다시 가자. 마이찬 혼자 그 넓은 델 어떻게 다 해. 황민엽! 유턴해!

민 엽 : (좋아서 휴대폰 보며, 무심코) 그래, 우리 찬이 누님 힘이 세다고 해도 혼자선 무리겠지.. 유턴유턴!

          (돌아서 가는, 흥얼흥얼) 기다릴게~ 기다릴게~ (앞서가는)

하 림 : (어이없는) 누님? (한숨, 중얼거리듯)..진짜 걔가 여자면 얼마나 좋겠냐...


홍사장, 황당해 아무 생각 없이 가는 민엽 어이없이 보는,


홍사장 : (덤덤히) 놔둬. 지들이 진짜 좋으면 남자건 여자건 다 초월 하는 거야.

하 림 : (흠칫 놀라 홍사장 보는, 눈치 살피는, 조심스런) 사장님도 뭐 아세요?

선 기 : (무심히) 모르는 사람도 있어? 잘 어울려 두 사람.

하 림 : (뜨끔해 선기 보는, 이내 못마땅한 듯 보며) 잘 어울려? 이 자식이 또, 야! 너 남 말이라고 그렇게 쉽게 얘기하는 거,

선 기 : 고은찬 여자야. 어려울 게 뭐 있어? (무심히 가며) 남자래도 뭐 상관 없겠지만...(하며, 가는)


홍사장, 멈춰 선기 보는, 기가 막힌 얼굴이다,

민엽,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히뜩 놀라 돌아보는,


하 림 : (황당해) 뭐? (하다가 선기의 팔을 잡아세우며) 너 지금... 장난이 너무 심한 거, (하다 홍사장 진지한 표정에 멈칫하는,

          선기 팔놔주고, 홍사장에게, 심각하게) 제대로 얘기해보세요. 고은찬이..여... 자예요?

홍사장 : (덤덤히) 지들이 알아서 하게 넌 나서지 마. (하고, 가려하면)

하 림 : (맘 급한, 화난, 충격 받은, 홍사장 팔잡으며) 말해보세요, 걔 여자맞아요?

민 엽 : (걱정되는) 아, 그거 진짜 비밀인데,

하 림 : (보는) ? (어이없는, 가라앉은) 뭐야..다들 알고 있었던 거야?! (소리 치며) 형이랑 나만 빼고, 그래?!


홍사장가고, 선기, 민엽, 모두 딴청하는,


하 림 : (버럭) 뭐야, 진짜, 이거?!



씬53. 커피프린스 안, 밤.


은찬, 혼자 밀대를 거칠게 벅벅 밀며 청소를 하고 있는,


은 찬 : (속상한, 자책하는) 정신을 차려야 할 거 아냐, 정신을! 남자한테 빠져서 일도 엉망으로 하구! 공부도 안 하구!

          니가 어쩔라구 그래, 어쩔라구!


은찬, 허리 아파 몸 일으키다, 문득 벽화 보는, 전체를 보다가 한 곳을 빤히 보고는 다가가는, 뭔가 이상한,



씬54. 홍사장집안, 밤.


하림, 물벌컥 벌컥 마시고, 홍사장(옷벗고), 선기, 민엽 미안한 듯 보는,


하 림 : (물마시고, 홍사장에게) 어른이 그러는 거 아니에요. 한결 형이 얼마나 힘들어하는 줄 아세요!

          어떻게 그렇게 감쪽같이 속이고..(열 오르는, 민엽 선기 보며) 니들도 자식들아, 그러는거 아니지!

홍사장 : (하던 일하며) 사장한테는 말하지 마. 찬이가 알아서 할 거야. 남 연애사에 껴들지말고 너는 너할일이나, (하는데)

선 기 : (무덤덤한) 그 정도로 심각했어?

민 엽 : 난 사랑하는 줄도 몰랐네..

하 림 : (어이없고, 화나는) 야, 진짜들 너무 한다, 남은 죽는지 사는지도 모르고 그러고 웃고 떠들고..

홍사장 : 임마, 아무리 사랑이 힘들어도, 그때 뿐이지, 지나감 다 별 거 아냐.

하 림 : ?!

홍사장 : 배불러 할짓없어 하는 놈의 사랑을.. 뭐 그게 대단한거라고.. 최사장도 지 좋아 아퍼, 냅둬. 지가 못견딤 안하겠지,

            견딜만하니까, 하겠지, 안 그래?

하 림 : 사장님도 한때, 사랑에 목매놓고, 어떻게,

홍사장 : 나는 그때 목맬때, 세상에서 젤 좋았었어. 아마 나중에 생각함 최사장도 지금이 젤 좋을걸?

하 림 : (어이없고, 화가 더욱나는) 야, 야, 어떻게 자기일 아니라고.

선 기 : 난 은찬이 이해해, 가난한 집에 가장이라며 걔. 뭔들 못해. 직장 얻을람. 속이는 걔 맘은 편했겠어?

하 림 : 그럼 직장얻고나서라도 밝혔어야지!

민 엽 : (하림 보며, 당황한) 그렇게 성질부릴 게 아니라,

하 림 : (화난, 버럭!) 너도 똑같애, 인마! (화 누르며, 전화 거는) 그 자식, 완전 사람 가지고 놀았어!

          (하고, 방으로 들어가며, 핸드폰 하는)

홍사장 : (답답한 듯 하림을 보는) 참 껴든다, 껴들어.



씬55. 도로, 달리는 차, 밤.


한결, 고민에 차서 운전을 하고 있는,



씬56. 커피프린스 안, 밤.


* 시간 경과>>

은찬, 싸인펜 들고 벽화에 칠하고 있는, 그런 은찬의 모습 위로 그림자가 지는,

은찬, 모르고 있다가 움찔 놀라 숨 참는, 도둑인가 싶어 굳어 있다가 작심하고 고개 돌려보는,

한결, 무표정한 얼굴로 은찬 보고 서 있는,


은 찬 : (놀라) 왜, 다시.. (하다가 손에 싸인펜 보고, 당황한) 아, 아니 그게요, 이게...물감이 벗겨져서...


한결, 무표정하게 성큼 다가오는,

은찬, 놀라서 반사적으로 뒷걸음질 치는, 벽화에 등이 닿는,

한결, 바싹 가까이 다가드는, 은찬, 놀라서 손으로 한결 막는, 두려운,

한결, 덥석 은찬의 양손을 잡고 벽에 밀어 붙이는,

은찬, 놀라서 눈 커져 한결 보면, 한결, 그대로 덮치듯 키스하는,

은찬, 놀라서 굳어 있다가, 눈물이 나는,

한결이 입술을 떼려하면, 은찬 한결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하는, 마음이 벅찬,

툭 떨어지는 사인펜, 키쓰하는 두 사람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한 결 : (입술 떼고, 맘아프게, 눈물 그렁해, 은찬을 보는)

은 찬 : (맘아프게 한결을 보는, 눈물흐르는)

한 결 : (맘을 가라앉히려 애쓰며, 천천히 말하는) 한 번만, 딱 한 번만 말할 거니까 잘들어.

은 찬 : (보는, 불안한)

한 결 : 너 좋아해.

은 찬 : (눈물이 더눅 차오르는) ..

한 결 : (맘아픈, 따뜻하게) 니가 남자건, 외계인이건, 이제 상관 안 해.

은 찬 : (맘아프게 보는, 벅찬)

한 결 : 정리하는 거 힘들어 못해먹겠으니까, 가보자, 갈 때까지... (가만히 보는, 엷은 미소로) 한번..가보자.


은찬, 맘아프고, 행복한, 고개 푹 숙이는, 이내 눈물 그렁해지는,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는,

한결, 그런 은찬 가만히 바라보는, 이내 은찬의 머리 조심스럽게 감싸 안는,

미소 점점 잦아들고, 생각에 잠기는, 좋지만은 않은,

은찬, 조심스럽게 한 발짝 다가가 한결의 허리를 감싸 안는,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는,

그렇게 마주 안고 있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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