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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고맙습니다] 0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7.05.31|조회수517 목록 댓글 0

[고맙습니다] 09 

 

 

 

 

 

 

 


 


S#1. #생선 작업장 앞(8회 #75.)


보람모 : 영신아!......좀 물어볼 말이 있는데.....

영신 : (웃으며) 네, 물어보세요.

보람모 : (난감해 하는) 아우.....그게 참......(아낙네들을 보면, 아낙네들 어서 물어보라고 모션하고)

영신 : (의아한) 뭔데요? 물어보세요. 괜찮아요.

보람모 : (결심하고 용기 내어).......봄이가 에이즈에 걸렸니?......설마.............아니지?  

영신 : (순간 안색 창백하게 변한다......손에 들렸던 토시,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져 내리는)


 

S#2. #마을 길/ 정자 근처 (늦은 오후)


창백한 영신, 휘적휘적 걸어온다. .....몇 걸음 못 걷고 다리에 힘이 풀려 잠깐 걸음 멈추는......

그래도 있는 힘을 다해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가다가 무언가 발견하고 걸음을 멈춘다.

저 앞  정자에 봄이 지선, 보람과 나란히 엎드리고 시험지(학교에서 시험을 친)를 보고 있다.

봄이(연필 들고)가 지선과 보람에게 틀린 문제를 선생님처럼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다.


: 다음 보기 중에 알맞은 것을 찾아 연결해보자. 이십은 스물이구, 삼십은 서른이야. 사십은 마흔.

보람 : 왜?

: 음....그거는......그거는.......어른들이 그렇게 하라구 정해서 그래.

보람 : 왜 어른들이 자기 맘대루 정해? 우리한테 물어보지두 않구?

: 그치? 나도 쫌 불만이긴 한데.......보람이 넌 착하니까 니가 참아 그냥. 응?.......참을 수 있지? 

보람 : 응. 내가 참으께. 

지선 : 그래두 너무 어려워.....(두 손바닥으로 머리 싸잡고) 아, 머리 아퍼.

: (안타깝게 보다가) 니들 (벌떡 일어나 앉으며 노래하는) 한 꼬마 두 꼬마 세 꼬마 인디언......알지?

보람,지선 : 응.

: 그 노래 갖구 외우면 쫌 더 쉽다? ....나 하는 거 봐봐.

       (허리 율동까지 하며 노래하는) 열 꼬마 스물 꼬마 서른 꼬마 인디언!.....따라 해봐.

지선.보람 : (같이 율동하며 따라하는) 열 꼬마 스물 꼬마 서른 꼬마 인디언!

영신 : (친구들에게 자기가 아는 지식을 열심히 가르쳐 주고 있는 봄이를 먹먹하게 보는)

: 자알했어. 그럼 다시! (율동하며) 마흔 꼬마 쉰 꼬마 예순 꼬마 인디언!

지선.보람 : (같이 율동하며 따라하는) 마흔 꼬마 쉰 꼬마 예순 꼬마 (하는데)

보람모(E) : 보람아!!!!!

아이들 : (동작 멈추고 보는)

영신 : (소리 나는 뒤쪽을 돌아본다)

보람모 : (영신 뒤쪽에서 허겁지겁 뛰어오더니 영신에게 찜찜하고 불쾌한 눈빛주고는 아이들 쪽으로 뛰어간다)

             보람아!! 여기서 뭐해?!!!

영신 : (당황하는)

보람 : 엄마! 봄이가 산수 시험 틀린 문제 가르쳐 주고 있었어.

: (환하게 웃으며 깍듯하게 인사하는) 안녕하세..(하는데)

보람모 : (채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봄이 인사는 받지도 않고 얼른 보람을 끌어서 자기 앞으로 가리듯 세우고,

             봄이를 몹시 찜찜한 표정으로 보고 보람에게 화내며) 엄마가 집에서 너 혼자 공부하랬잖아아!

: (어리 둥절)

영신 : (안색이 점점 창백해지고) 

보람 : 엄마가 산수는 봄이한테 배우라 그랬잖아! 

보람모 : (당황하는) 이눔의 기집애가 진짜......너 또 엄마한테 맞구 싶어? 맞을래? 엄마한테?

(저 아줌마가 왜 저러지? 지선과 함께 눈이 동그래져 어리둥절)

영신 : (가슴이 무너진다)

보람모 : 가자! (“아, 엄마아” 부르며 황당해하는 보람의 손을 억지로 끌다시피해 가다가....휙 돌아서며)

             지선아! 너두 아빠 기다리겠다!......(다시 와 벙해 있는 지선의 손도 끌고....

             봄이에겐 여전히 눈길도 주지 않고 두 아이의 손을 함께 끌고 피하듯 자리를 떠나간다)

: (황당한)

지선,보람 : (봄이를 안타깝게 뒤돌아보며) 봄아아아.........(부르며 영문도 모르는 표정으로 끌려가고)

: (어리둥절하게 보다가.....어쩔 수 없이) 잘 가......(그래도 보람모에게 꾸벅 인사는 챙기며) 안녕히 가세요........

       보람아! 지선아! 낼 학교에서 보자........(그래 놓고도 여전히 어리둥절)

영신 :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아이들과 보람모가 멀어져 가자 천천히......벙쪄 있는 봄이쪽으로 다가간다)

          봄아......이 봄!!

: (돌아 보고) 엄마아....

영신 : (죽을 힘을 다해 아무렇지도 않게 환하게 웃는) 엄마가 오늘 열라 맛있는 바지락 칼국수를 끓여 볼까 하는데.....

          밀가루 반죽 좀 해줄 수 있나? 우리 딸?

: (그 말에 갑자기 환한 표정되며) 진짜?........나 밀가루 반죽 되게 잘해, 엄마!

영신 : 역시! 하늘이 내린 효녀군, 우리 딸은.....엄만 진짜 매일 매일 니 빽만 믿구 산다.......가자.

          (손을 잡자고 손을 내미는데)

: (그 손을 잡으며) 근데, 보람이 엄마 쫌 이상해, 엄마.

영신 : (차마 왜? 하고 물어보지 못한다)

 : (어리둥절 연신 갸웃거리다가 알겠다는 듯 아아....고개 끄덕이며) 보람이가 공부를 너무 못해서 열 받았나부다.

영신 : ......(봄이 손을 잡고 가는......온 몸이 다시 떨려 온다.) 그러게.....엄마두 사실은 그렇게 생각했어.

: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닌데....그치? 엄마?

영신 : 그니까. (.....다리가 사정없이 후들거리지만....입술 꾹 깨물어 견디는)


 

S#3. #영신집 앞


영신, 봄이의 손을 꼬옥 잡고 집 쪽으로 걸어온다. 영신, 열심히 견디고 있다.


봄 : (좋아서 흥분했다) 칼국수 만들면 용주 오빠네는 열 그릇, 두섭이 삼춘네는 세 그릇 주구,

          보람이네는 음......다섯 그릇 주구, 지선이네는....네 그릇 주구....

영신 : 그렇게 다 갖다 줄래면 삼박 사일동안 칼국수만 끓여야겠다.

: (흐으으 웃는)

영신 : (걸음 멈추고 봄이 앞에 눈 높이 맞춰 앉으며 봄이 얼굴 쓰다듬으며) 우리 봄이는 이렇게 인정두 많구 착하구,

          사랑두 많구 세상에 이런 천사가 없는데.....사람들이 그걸 잘 몰라주면 어떡하지?

: 아우, 참.....그건 알면 안되지, 엄마.

영신 : (무슨 말인가?)

: 비밀이니까.

영신 : 응?

: 내가 천산 거 비밀이잖아. 까먹었어?

영신 : (눈물이 울컥하지만 참고) 아, 그치, 참.......그랬었지, 그게.....엄만 왜 이렇게 머리가 나쁘냐?

          무슨 엄마가 이러냐, 난?

: 엄마 딸이....봄이가 천재니까 괜찮아.

영신 : (그 말에 흐으응 저도 모르게 웃음 나온다.....그래, 별일 없을거야....스스로를 다시 위안하며)

          그니까.....엄마는 무조건 니 빽만 믿구 산다니까.


영신, 봄이의 손을 잡고 같이 마주 보고 웃으며 마당쪽으로 걸어간다.


 

S#4. #영신 마당


영신, 마당 쪽으로 들어서는데, 이노인 방에서 쿵쿵쿵 문 두드리는 소리 들리고,

“메주야!” “언니야!!” “메주야!” “미쓰 송씨! ” 애타게 부르는 이노인의 목소리 들린다.

 

: 이게 무슨 소리야? 미스타리 목소리다! (이 노인 방쪽을 보는)

영신 : (의아한 표정으로 이 노인 방쪽을 보는)

         

 

S#5. #영신 마루 근처


영신과 봄이, 함께 마루 근처로 오다가 뭔가 발견하고 기함한 표정 짓는다.     

이 노인 방 문에 누군가 못을 쳐 열 수 없도록 해 놓았다. 방문 앞에 망치와 뺀치 놓여있다. 

        

이노인(E) : (안에서 열심히 문 두드리며 애타게) 메주야! 메주야! 미쓰 송씨!


당황한 영신과 봄이, 눈이 동그래져서 눈빛 마주치고....영신, 얼른 뺀치를 집어 낑낑거리며 방 문 앞 못을 뽑는다.

                

: (같이 인상 쓰고 힘을 주며) 잠깐만요, 미스타리!

영신 : .......잠깐만 기다리세요, 할아버지!    

           

 

S#6. #이 노인방


영신과 봄이, 문 열고 들어서면.

이노인, 봄동이를 꼭 끌어 안고 얼굴에 눈물이 범벅이 된 채 공포에 질려 있다.


: (놀라고 당황한) 미스타리.....

영신 : (사색이 된) 할아버지......

이노인 : 메주야..........무서워.......무서워.....메주야.....

: (같이 울 듯 비죽거리며 이 노인을 와락...꼭 끌어 안는다) 누가 할아버지 가뒀어? 누가 이랬어?

이노인 : (봄이가 안아주자 금방 평안한 표정 되어 천진하게)

             멧돼지 똥 따까리가.....바보 똥개 멧돼지 똥따까리가 그랬어. 메주야!

영신 : (기절할 것 같다. 바들바들 떠는)

: 아 뭐야, 진짜.....두섭이 삼춘은 할아버지 좀 잘 보구 있으래니까.....(이 노인에게 떨어지며)

      내가 가서 두섭이 삼촌 혼내 주고 오께, 미스타리.

이노인 : (천진하게 고개 끄덕이는) 응.

: (돌아서서 나가려는데)

영신 : (팔을 벌겨 문을 가리며 봄이의 앞을 가로 막고 선다.....충격으로 얼굴은 백짓장같다)

: 왜애? 비켜 봐, 엄마.......두섭이 삼춘 혼내줄거야.

영신 : (바들바들 떨며 앞을 막아 서 있는)

: 어어?

영신 : (차마 어떤 말도 못하고.....바들바들 떨며 문 앞을 가로 막고 가지 말라고 고개 젓고 있는)

두섭모(E) : 비켜! 이 눔아! 어여 좀 비켜!!


 

S#7. #두섭 모텔 마당 (노을녘)


두섭, 팔 다리를 대 자로 벌려 나가려는 두섭모의 앞을 막고 있다.

               

두섭모 : 아이구 저거저거 ...저기...저기 날아가는 닭 좀 봐라....시상에 달구 새끼가 하늘을 나네. 달구 새끼가 하늘을 날어.

두섭 : 거짓말......(하지만 곁눈질하며) 어디? 어디? (하며 두섭모가 가리키는 쪽으로 시선을 주는데)

두섭모 : (다시 잽싸게 왼쪽으로 휙 피해서 가려는데)

두섭 : (얼른 두섭모 앞을 가로 막으며) 어딜 누굴 속일라구?

두섭모 : (울상이 되어) 이눔아.....제발 좀 비켜봐.....그 정신도 없는 노친넬 어떻게 해 놓고 온겨, 대체?!!

두섭 : 앞으루 그 영감탱이 엄마한테서 10킬로 이내 접근 금지야!

두섭모 : 병국이 오빠가 뭘 어쨌다구....그 오빠가 무슨 잘못이여, 이 눔아.

두섭 : 아, 이 무식한 할매! 그렇게 설명을 해두......봄이가 에이즈래잖아. 봄이가 에이즈면 영신이 누나두 할배두

          분명히 그 에이즈가 다 옮았을텐데.....엄마두 에이즈 걸려서 같이 죽구 싶어?!!

두섭모 : 난 살 만큼 살었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사람이여....병국이 오빠하구 함께라면...(하는데)

두섭 : (O.L. 버럭 소리 지르며) 엄마가 문제가 아니라 그럼 나두 죽구, 지선이두 죽어, 그럼!!

두섭모 : (그 말에 움찔 약간 겁에 질려서) 에이지가 그렇게 쉽게 옮는거래? 난 병국이 오빠랑 같이 밥만 먹고....

             손두 한번 제대루 못 잡아 봤는데....그거만 해두 옮는 거래?

두섭 : 하여튼 낼 아침 날 밝자 마자 엄마하구 나, 보건소 가서 검사부터 하구......

         (하다가 덜컹하는 표정되며) 우리 지선이....우리 지선인 어떡하냐?

두섭모 : 지선이? 

두섭 : 그동안 봄이랑 죽자사자 붙어 다녔잖아....우리 지선이 어뜩해, 엄마? 매형한테 전화해서

          지선이 앞으루 봄이 옆엔 얼씬두 못하게 하라구 그래!....엄마가 문제가 아니구 엄마 외손주도 문제란 말야, 지금!!

두섭모 : (손주 얘기라 얼떨결에) 어, 그래....그래......(몸을 돌려 모텔안으로 들어가려다 울컥 울음이 터지며)

             아이구......하늘두 무심하시지.....그 착하디 착한 것들한테 어떻게 이런 일이 닥쳐어.......아이구 병국이 오빠.....

             전생에 무슨 죄가 그렇게 많아서.....도대체 인생이 무슨 이런 인생이 다 있대요, 오빠.........

             아이구, 하늘도 무심하시지.....하늘두 무심하시지......

두섭 : (자기도 눈물이 핑 돌지만, 힘껏 참으며 애써 냉정한 표정 짓는)


 

S#8. #영신방 (밤)


영신(얼굴에 밀가루 묻히고, 앞치마하고), 쏟아지려는 눈물을 있는 힘을 다해 삼키며 열심히 밀가루 반죽 치대다가...

문득 봄이와 이 노인을 본다.

봄이(촌스런 앞치마와 머리 수건하고), 뿌우해서 시무룩해 있고,

이 노인(봄이와 똑같은 앞치마하고, 머리 수건하고), 앞의 일은 다 잊은 천진한 표정으로 초코파이 먹으며

봄이를 멀뚱히 보고 있다.

봄이 앞에 칼국수를 밀 나무판과 밀대 놓여 있다.


영신 : (밀가루 반죽을 한 웅큼 떼서 나무판에 탁 놓으며) 자, 이 봄 요리사님!! 밀어 주쎄요오!

: (뿌우)

영신 : 칼국수 안 밀어 줄거야? 너 엄마 도와 준다 그랬잖아, 아까.

: 씨이....왜 두섭이 삼촌 야단 안쳐? 미스타리가 얼마나 놀랬는데?

영신 : .......(울컥하지만 참고 아무렇지도 않게) 할아버지 인제 괜찮아지셨잖아.....미스타리! 인제 괜찮으시죠? 그쵸?

이노인(천진하게) 네!

영신 : 봄이가 미스타 리 때문에 자꾸 걱정하거든요?....괜찮다고 봄이한테 (브이 모션 해주며) 브이자 한번 그려 주세요.

이노인 : (그 말에 얼른 봄이를 향해 브이자 그려 보인다.)

: (여전히 뚱한.....)

이노인 : (브이자를 그리며 씨익 웃으며 봄이를 향해 흔들어 보인다)

영신 : 봐아. 할아버지 괜찮으시다구 브이자두 그려주시잖아.

: (여전히 뚱한 표정 짓다가......이노인이 계속 웃으며 브이자 흔들며 우스꽝스런 표정 지어보이자

       자기도 모르게 피식피식 웃음을 흘린다.....그렇지만 일부러 활짝 웃으려 하지는 않는)

영신 : (봄이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지만, 애써 웃으며....옆에 있는 마른 밀가루를 손에 묻혀 봄이의 뺨에 문지르는)

          좀 웃어봐라. 메주야!

봄 : (그제야) 씨이.....내가 왜 메주야?!.....(하며 마른 밀가루 찍어 영신의 얼굴에 문지른다)

이노인 : 넌 메주야! 못 생긴 메주야! (헤헤 웃으며 밀가루를 한 웅큼 떠 봄이에게 뿌리는)

: (밀가루를 하얗게 뒤집어 쓰고) 어어....(하며 저도 밀가루를 떠서 이노인에게 뿌리고 헤헤 웃는) 헤헤헤...

       미스타리 좀 봐.....도나스 같애.

이노인 : (밀가루 흠뻑 뒤집어 쓰고 좋아서 헤헤헤 웃으며 다시 밀가루를 영신에게 뿌리고)

: 헤헤헤...엄마 좀 봐....엄마두 도나스 같애. (하며 비로소 까르르 뒤집어지게 웃고)

영신 : 아우, 미스타리.......(하며 자기도 밀가루를 떠서 이노인과 봄이에게 뿌리고)


영신과, 봄이, 이 노인, 서로에게 열심히 밀가루를 뿌려대며

방안을 뛰어다니며 구르며 까르르 방안이 떠나갈 듯 웃어 제낀다.

영신, 저도 모르게 자꾸만 어려 오는 눈물을 과장된 웃음으로 죽을 힘을 다해 삼킨다.      

 

 

S#9. #보건소 마당(밤)


종수와 소란, 어이 없는 표정으로 마당에 모여 든 사람들을 보고 있다.

보건소 마당에 열 대 여섯명 정도의 사람들, 걱정스런 표정으로 우르르 모여 있다. 

사람들 사이에 보람 부모와 보람, 지선, 지선부도 있다.

  

종수 : 저기....다들 너무 과민 반응을 하시는 거 같은데, 에이즈는 공기로 감염되는 병이 아니예요.....

          손을 잡거나 같이 밥을 먹거나 같이 목욕을 해도 전혀 상관이 없는 병이거든요?

보람모 : 선생님이 책임질 수 있어요? 선생님 말에 백 프로 책임 질 수 있어요?!!

종수 : (약간 자신 없게) 그......그럼요.

아낙1 : (2회 영신 파 작업장에서 제일 먼저 영신 파를 가져갔던) 돌팔이가 하는 말을 어떻게 믿어?!!

종수 : 에? (기가 막히고 억울한)


사람들, 이구 동성으로 “맞어. 맞어. 돌팔이가 하는 말을 어떻게 믿어?”

보람부는 “사람 피 보고 토하기나 하는 돌팔이가 뭘 알어”하며 아낙1의 말에 동조하고.


종수 : (자존심 팍 상하지만) 저기요.....그거 인터넷만 쳐 봐도 다 나와요.

보람부여기 선생님 말 신뢰할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어서 우리 애들부터 에이즈 검사 좀 해줘요.

             봄이한테 에이즈가 옮았는지 안 옮았는지.

아낙2 : 우리두요!!...그동안 내내 영신이랑 같은 작업장에서 일했는데, 우리도 검사해 줘요. 어서

종수 : (답답한 듯 푸우 한숨 뱉고)....알았습니다. 정 찜찜하시면 검사는 해드리겠는데요. (하는데)

아낙1 : (O.L.) 영신이 이 여우 같은 년......이 년부터 족쳐야 되는 거 아냐?

소란 : (흠칫 놀라서 보는)

아낙1 : 어디서 누굴 죽일라구 이 년이, 지 딸내미 에이즈 걸린 걸 깜쪽 같이 숨기구.....

           우리 이 년부터 요절을 내야 되는 거 아녀?

소란 : (바들바들 떨며 안색이 창백해지고)

        

아낙들, “맞어. 이 앙큼한 년...” “딸내미가 에이즈에 걸렸다는데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뻔뻔한 낯짝을 달구....

그러구두 생글 생글 웃고 다니는 것 좀 봐. 아이구, 무서워. 아이구, 소름끼쳐,” 하며 다들 한 마디씩 하는데.


소란 : (O.L.) 제가 말하지 말라구 그랬어요!!!

사람들 : (무슨 소린가 소란을 보는데)

종수 : (걱정스럽게 소란 보고)

소란 : 영신인 말하려고 했는데, 제가 말렸어요......에이즈 걸린 거 알려지면 이 동네서 하루두 살 수 없을 거라구.....

          우리 나라 사람들 에이즈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심한데 봄인 학교도 다닐 수 없구, 친구도 잃구,

          모든 게 다 끝장이라구....제가 끝까지 입 닫구 있으라 그랬어요.

보람모 : 소란이 넌 봄이가 에이즈 걸린 거 다 알구 있었단 말야, 그럼?

소란 : 네.....다들 무사하실거니까 걱정 마세요. 영신이가 봄일 얼마나 조심시켰는데요.

          사람들한테 피해줄까봐 피가 나면 다른 사람 도움도 못 받게 하구, 넘어져두 저 혼자 일어나게 하구....

아낙1 : 이제 보니 저 년도 한 패네......간호사란 년이 뭐?.....숨기라 그랬다구?.....

            (갑자기 달려들더니 우왁스럽게 소란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며) 우리가 에이즈 옮아서 죽으면 니가 책임질래?

            니가 그러고도 간호사야! 그러고도 간호사야!!

종수 : (말리려하며) 진정하세요, 아주머니.....진정 하세요....제발......누가 좀 말려 주세요!!

          (하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고, 아낙1의 억센 힘을 저도 감당 못하는)

소란 : .......(아낙1에게 머리채 잡힌 채 울컥 울음 터뜨리며) 영신이가 그동안 아주머니들 한테 어떻게 했어요?

          걔가 우리한테 어떻게 했는데......저보단 늘 남이 먼저구 언제나 남부터 생각하는 애였잖아요.....

          한번만 좀 봐주시면 안돼요? 영신이 이번 한번만 좀 봐주시면 안돼요?!!


 

S#10. #영신방


영신, 칼국수 끓인 커다란 냄비를 상 위에 올려 놓고 봄이와 이 노인과 함께 맛있게 먹고 있다.

칼국수 냄비 하나와 배추 김치, 총각 김치만 달랑 놓인 단촐한 상.

영신, 손바닥으로 봄이 입가를 연신 닦아주며 “맛있어?” 묻는.

봄이, 너무 맛있다고 “짱 맛있어!”하며 영신을 향해 엄지 손가락 들어 보이고.

이노인도 봄이를 따라서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영신, “고맙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봄이를 향해 애틋하게 웃는


 

S#11. #석현거실


석현모, 넋이 나간 듯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바들바들 떨며 손에선 부지런히 염주 돌리고.

은희, 역시 충격으로 멍한 표정이다.      


은희 : 말두 안돼......그 어린 게 어떻게.......봄이, 불쌍해서 어뜩해요?

석현모 : (멍한........바들바들 떨며 염주 돌리고)

은희 : 믿을 수가 없어......그렇게 건강하구 밝은 애가......믿을 수가 없어.

심심 : (걸레로 마루 훔치며) 사람들이 봄이네 동네에서 쫓아내야 된다구 난리 났어요, 지금.

은희 : 어머, 어뜩해......너무 했다아.

석현모 : (그제야 멍했던 표정...퍼뜩 정신 차리며) 너무 하긴 뭐가 너무 해.

             그런 무서운 병에 걸린 앨 동네다 그냥 둬, 그럼?.......다른 애들한테 전염이라도 되면 어떡할려구?

심심 : 용주도 검사 받아봐야 되는 거 아녜요? 봄이랑 그렇게 죽자구 붙어 다녔는데?

석현모 : 그렇지 참!!.....우리 용주....어디 갔어?

심심 : 석현이랑 농구하러 갔어요.

석현모 : .....(흠칫)......석현이두 들었냐?.........봄이.....

심심 : 들었죠. 저두 귀가 있는데.

석현모 : .....(긴장하는) 뭐라....그래?

은희 : (흠칫....그 말이 의아하다.....봄이 일에 왜 석현의 반응이 궁금하지?)

심심 : 뭐 그냥 아무렇지도 않던데요? 남의 집 애 얘기 듣듯이 듣던데요?

석현모 : 당연하지. 남의 집 애 얘길 걔가 왜 신경 써? ....우리 은희 뱃속에 지 자식만 챙기면 되지.

             (은희 배를 쓰다듬으며) 지 자식만......우리 애기만 잘 챙기면 되지.

은희 : (다시.....찔린다)


 

S#12. #마을 농구대


석현, 용주와 농구하고 있다. 밝은 표정으로 “넌 딱 세 골만 넣으면 삼촌 이기는 거야.” 용주에게 말하고 있다.

석현, 밝은 표정으로 용주 공을 뺏어서 열심히 슛을 넣는 위로.


영신(E) : 손대지 마. 저 혼자 하게 둬.


 

S#13. #플래시백(3회)

 

영신 : 괜찮아. 저 혼자 하게 둬. (담담하게 봄이보며) 피가 나면 어떻게 하라구 가르쳐줬지, 엄마가? 2번!

: ....엄마가 준 수건으로 닦구 비닐 봉지에 넣어서...

영신 : (O.L.) 그거 말구 또!

: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영신 : 그래. 할 수 있지, 너 혼자?

: 저 아저씨 내 피 보지 말라 그래, 엄마. (한쪽으로 가서 몸을 돌려 서서 가방에서 가제 손수건 꺼내서

       혼자서 코피를 닦아 봉지에 넣고 있다)


 

S#14. #마을 농구대


용주의 공을 사정없이 거칠게 채서 덩크 슛을 쏘는 석현, 아자! 활짝 웃으며 손까지 들어 보인다.


석현(E) : 니 자식 교육, 주제 넘게 간섭해서 미안한데. 


 

S#15. #플래시백 (4회 #영신집 앞 한켠 담벼락)


석현 : 그건 다시 제대루 가르치는 게 좋겠다.. 오늘처럼 코피가 나구 힘들 땐 다른 사람의 도움을 꼭 받으라구!

          어른들이 옆에 있는데 8살 짜리 애 혼자서 동동거리구 혼자 코피 닦구 혼자 수습하구.....

          그건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이 저 혼자만 남았을 때, 그때 해두 되는 일이라구.


 

S#16. #마을 농구대


석현, 멍한 표정으로 공을 잡고 있는데, 용주, 잽싸게 공을 채려 하다가...공, 한쪽으로 굴러간다. 

석현, 뛰어가 공을 줍더니.....그대로 꼼짝 않고 등을 보이고 서 있다.

용주, 의아한 표정으로 “삼촌! 뭐해요?” 소리 치고.

석현의 어깨가 떨리고 있다......점점 심하게 떨려 온다.

카메라 PAN하면 한쪽 어둠 속에서 그런 석현을 응시하고 있는 은희의 모습이 있다.

은희, 왠지 모를 불안한 예감으로 석현을 보는. 

카메라, 다시 떨리고 있는 석현의 등을 그대로 잡은 채.....석현의 뒷모습에서.... F.O.


 

S#17. #영신 마당 (아침)


영신, 마당 수돗가에서 푸파푸파 열심히 세수하고 있다. 밤새 울었던 눈물 자국을 씻고 있는 중이다.

열심히 물로 눈가만 집중적으로 문지르고 있는.

이때, 영신 방 문 열리며 가방을 맨 봄이, 마당으로 내려서고 있다.


: (영신을 발견하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이 덩달! 누나 학교 갔다 오께....(문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영신 : 봄아!!

: (돌아보는)

영신 : 오늘 학교 가지 말구 엄마랑 놀래?

: 엉?

영신 : 엄마랑 미스타리랑 놀자. 학교 가지 말구.

: (어리둥절한 표정)

영신 : (봄이 앞으로 다가오며) 우리 김밥 싸 갖구 소풍 가까?

: (의아한 표정으로) 엄마!

영신 : 왜?

: 아직 잠 덜 깼지?

영신 : 아니.

: 자! 더 자, 엄마! 미스타리한테 자장가 불러 달라 그래.....(가려는데)

영신 : 봄아! 학교 가지 말고 엄마랑 놀자!......엄마가 떡볶이두 해주께. 응?

: (정말 이상하다는 듯 영신 보는)

영신 : 엄마랑 노는 거다? 학교 안 가는 거다, 오늘?

: (진짜 이해가 안된다는듯) 무슨 엄마가 이러냐?......안돼. 용주 오빠가 재밌는 마술 보여준다 그랬어, 오늘........

       진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는 재빠르게 뛰어 나가 버린다)

영신 : 봄아....봄아아.......(뒤따라 나가 잡으려 하는데)

이노인(E) : (방에서) 언니야! 밥 줘!......메주야! 배 고파!!     

영신 : (....어쩔 수 없이 걸음 멈추고........걱정스럽다.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


 

S#18. #마을 길


봄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뜀박질을 하며 걸어가고 있다.

저 앞으로 일 나가는 마을 사람들, 걸어온다.


: (꾸벅 예의 바르게 인사하며) 안녕 하세요, 아저씨...... 안녕 하세요, 아줌마.......


사람들, 봄이를 마치 찜찜한 벌레 보듯 보며 피해서 간다.

 

: (영문을 모르는...천진한 표정으로 갸웃....외국 영화에서 많이 본 어깨 으쓱하는 모션)


 

S#19. #초등학교 정문 앞


봄이 헐레벌떡 뛰어서 숨이 턱에 닿아서 정문 앞으로 온다.


: 앗싸아......오늘두 지각 아니다............(손 나팔 만들어 하늘에다 대고 소리치는)

       천사 아저씨! 봄이 오늘도 지각 안했어요오!!!!


 

S#20. #봄이 교실


봄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아이들 아무도 오지 않은 텅 빈 교실.


: (어리 둥절) 아무두 안 왔네.......(의아한 표정 짓다가 환한 웃음이 번지며) 앗싸아! 내가 일등이다!!.....

       (하며 주위를 슥삭 살피고 기분이 좋아 개다리 춤을 추는)


 

S#21. #이노인 방


외출복 차림의 영신, 소꿉놀이 밥상에 밥 차려서 이 노인 앞에 놓아준다.


영신 : 미스타리.....식사 하구 계세요........봄이 학교에 금방 갔다 올께요.

이노인 : 네....(하며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데)

영신 : (일어나며) 그리구, 죄송한데요.......할아버지 방에 자물쇠 좀 채우고 갈거니까 너무 놀래지 마세요.

이노인 : (밥만 먹고 있는)

영신 : 두섭이네 아주머니가 몸이 많이 아프셔갖구 더 이상 할아버질 돌봐 주실 수가 없으시대요......

          문 잠겨 있어두 놀래지 마시라구요, 미스타 리!!....금방 갔다 올께요.

이노인 : 네....(순하게 고개 끄덕이며 밥을 떠 먹는)

영신 : (먹먹하게 보다가 방문 열고 나가려다......문득 멈추고 이노인 앞으로 다시 와 앉으며)

          부탁 하나만 해두 돼요? 미스타 리?

이노인 : (빤히 순한 눈빛으로 영신을 보는)

영신 : 다신....부탁 같은 거 절대루 안할테니까.......이번 한번만 꼬옥 들어주셔야 돼요?

이노인 : ....네. (고개 끄덕이는)

영신 : (이 노인 앞으로 가서 무릎 꿇고 앉으며) 우리.....여기 떠나요, 할아버지.

이노인 : (숟가락 입에 물고 멀건히 보는)

영신 : 여기 말구 더 좋은데 가서 살아요......사람두 많구 차두 많구....집두 많구...

          초코파이두 훨씬 훨씬 대따시만하게 많은데.

이노인 : (여전히 순한 표정으로 멀건히 보는)

영신 : 가요, 할아버지........이사 가요오?.....오늘 당장 짐 싸께요? (하는데)

이노인 : (숟가락으로 영신 이마를 딱 때리며) 너나 가라, 바보 똥개야!!

영신 : (당황하는) 할아버지!!

이노인 : (몹시 화가 난 듯 숟가락 던져 버리고, 상도 휙 엎어버리고, 벽을 향해 휙 뒤돌아 눕는다)

영신 : .........(암담하다....)................



S#22. #석현 거실


석현, 세수하고 수건으로 얼굴 닦으며 나오는데, 용주, 거실에서 열심히 게임 하고 있다.


석현 : 용주 너 아직두 게임하구 있음 어떡해? 학교 안 가?

용주 : (게임에 열중하며) 할머니가 학교 가지 말래요.

석현 : 뭐?

용주 : (석현 보며) 봄이한테 에이즈 옮을 지도 모른다구 가지 말래요, 할머니가.

석현 : (기가 막힌)

용주 : (게임 하며) 태창이랑 지선이랑 보람이두 오늘 학교 안 갔어요.

석현 : (기가 막힌),,,,에이즈.....그런 병 아냐.....일상 생활은 얼마든지 같이 해두 괜찮어, 용주야.

석현모 : (주방에서 과일 접시에 담아 나오며) 괜찮긴 뭐가 괜찮어!!.....약한 애들이라서 감기만 걸려두

             한 반 전체가 감기를 앓던데...조심해서 나쁠 거 하나두 없어. 안돼. 당분간 학교 가지 마.

석현 : (답답한) 그게 감기처럼 쉽게 옮구 그러는 병이 아니예요, 어머니!!

석현모 : 니 형이 그 소릴 들으면 너하구 의절하자 그래, 이 눔아.....

             니 자식이면 그런 애가 있는 교실에 내 새낄 덥석 보내구 싶겠어, 니 자식이면?

석현 : (니 자식이면.....눈빛이 무섭게 떨리는)

석현모 : (자기가 말 해놓고도 움찔)

석현 : ......그래서.....용주, 영원히 학교 안 보내시게요?

석현모 : ..........아, 기다려야지. 지들이 알아서 떠날 때까지....양심이 있으면 떠나겠지. 언젠가......

             용주야! 게임 그만 하구 과일 먹자아.....참외가 아주 제 맛이 들었네에......니네 작은 엄만 어디 갔니, 근데?

석현 : (표정이 무섭게 굳어지며 수건을 쥐고 있는 손에 꾸욱 힘이 들어가는데)

용주 : 봄이 많이 기다릴텐데 어뜩하냐?,.....오늘 마술 보여주기루 했는데.

          (옆에 둔 마술용 손가락 모형-인터넷에서 구입 가능합니다-만지작거리는)

석현 : (돌아 버릴 것 같다)


 

23. # 초등학교 운동장/석현 차안


석현의 차, 거칠게 와서 멈춘다.

석현, 심난한 표정으로 교사를 보다가 룸미러를 보는데......영신의 모습이 비친다.

영신, 허위허위 운동장으로 들어서 교사쪽으로 가고 있다.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듯 석현의 차 쪽엔 시선도 주지 않는다.

석현, 그런 영신을 먹먹하게 보는.

 

 

S#24. #봄이 교실


봄이, 지루한 표정으로 책상 위에 엎드려 있다........출입구 문 쪽을 보다가 창밖을 보며 두리번거리는.


                

S#25. #봄이 교실

        

봄이, 다시 발딱 일어나더니 교탁 앞으로 간다.

복도 창문 앞에 서 있던 영신, 얼른 모습 감추며 등을 돌려 서고.


 : (혼자서 선생님 놀이 하는) 안녕하세요......나는 이봄 선생님이예요....거기 정보람 어린이! 거울 좀 그만 봐요.......

       그리고, 거기 박 태창 어린이!.....호빵은 학교 끝나고 집에 가서 먹는 거예요......최용주 어린이!

       너무 공부 열심히 안해두 돼요.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거든요.....음.....우리 엄마가 그러는데요.

       먼저 인간이 돼야 돼요, 인간이.


 

S#26. #교실 복도


등을 돌린 채, 봄이의 목소리를 듣고 있던 영신......자꾸만 어리는 눈물을 삼키며.... 표정 정리하고 교실 문을 연다.


 

S#27. #봄이 교실안


영신, 문 열고 들어선다.

 

: 어? 엄마!!

영신 : (웃는)

: 나 오늘은 가방 갖구 왔는데?

영신 : 그게 아니구.....(시침 떼고 밝게 자기 머리 꽁 쥐어박으며) 나 왜 이러냐?........무슨 엄마가 이러냐,  난?

: 왜, 또?

영신 : (이리 나오라고 손짓하며) 집에 가자, 봄아....오늘 학교 오는 날 아냐.

: 엉?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영신 : 엄마가 깜빡 했어......오늘 개교 기념일이라구 학교 나오지 말라구 선생님한테 전화 왔었는데,

          엄마가 바빠 갖구 깜빡 잊어 먹었어.

: 개교 기념일은 저번 달에 지났는데?

영신 : 아.....그거는...그거는 그니까......(당황하다가) 그거는 일차 개교 기념일이구, 오늘은 이차 개교 기념일이야.

: (갸우뚱) 이차 개교 기념일?

영신 : 어.....하여튼 빨리 나와.....오늘 학교 오는 날 아냐. 니 친구들 봐. 아무두 학교 안 왔잖아, 그래서.

: (고개 끄덕이며) 그래서 그랬구나......이상하다 생각했어, 나두.



S#28. #석현 차안/마을 길


석현, 천천히 차를 운전해 영신과 봄이 뒤를 따라가고 있다.

영신과 봄이, 아카시아 잎을 따서 가위 바위 보로 떨구기하며 가고 있다.

봄이 까르르 웃고......영신도 웃는다....

영신, 사력을 다해 견디고 있다.


 

S#29. #마을 길


영신과 봄이 가는 뒤로 얼마쯤 떨어져 석현의 차가 오고 있다. (영신은 석현의 차가 따라 오는 것을 눈치 못 챈 상황이다.)

영신, 봄이와 장난하다가 뭔가 발견하고 당황하며 긴장한다.

저 앞으로 보람모와 보람, 함께 오고 있다.

 

: (보람을 발견하고 반가와서) 정보람!!

보람 : (봄이 발견하고 자기도 반가와서) 봄아!!

: (영신이 말릴 틈도 없이 환하게 웃으며 보람 있는 쪽으로 뛰어가는)

영신 : 봄아....(말 삼키며 너무나 당황해서 창백해진)  

보람모 : (당황하며 못 가게 보람의 손을 잡으려는데)

보람 : (그대로 반갑게 봄이에게 뛰어온다)

보람모 : 보람아...(부르지만 이미 봄이에게 뛰어 간 상태다. 그대로 멈춰 선 채 긴장한 표정으로 보는데)


봄이와 보람, 중간 지점에서 만난다.


(반가와서) 난 우리 엄마가 2차 개교 기념일인 거 깜빡 까 먹어 가지구 학교까지 왔다 가는 길이다?

보람 : (갸우뚱) 2차 개교 기념일?....그게 뭔데?

: 몰랐어? 그래서 너두 학교 안 왔잖아.

영신 : (제발....제발.....봄이가 모르게 해주세요......새파래져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석현 : (차를 세우고 내려 당혹스럽게 아이들의 얘기를 듣는)

보람 : 아냐......너한테 에이즈 옮는다구 우리 엄마가 학교 가지 말라 그래서 안 갔는데?

: (무슨 말인지 모르는) 엉?

영신 : (결국!!......휘청 쓰러질 것 같다)

석현 : (마음이 무너진다)

: 무슨 말이야? 그게?

보람 : 태창이랑 용주 오빠랑 지선이랑 그래서 다 학교 안 간거야.....(봄이를 뚫어지게 보며) 괜찮은데? 아무렇지도 않은데?

          너 아퍼, 지금? (하는데)

보람모 : (얼른 뛰어오더니 보람의 손을 홱 채서 잡으며) 아빠 기다리겠다.....빨리 가자....

             (하며 보람을 끌다시피해서 간다....... 손가락만 대도 금방 쓰러질 것 같은 영신을 외면하며 지나......

             싸늘한 표정으로 동상처럼 서 있는 석현도 지나...)

보람 : (보람모에게 끌려 가며 봄이를 돌아보며 안녕! 손까지 흔들며)

: (어리 둥절하지만......안녕! 같이 손 흔들며 인사해주고)

영신 : (온 몸에 핏기가 다 빠져 나간 사람처럼 창백해져 바들바들 떨며 서 있는)

: (벙해 있다가 돌아서서 영신에게 온다. 영신 뒤로 서 있는 석현을 발견하고 가볍게 목례도 잊지 않고....

       영신 앞으로 오며) 엄마! 보람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이야?

영신 : (바들바들 떨며) .....어.......그게..........그게에................

: (천진하게) 나한테 왜 에이즈가 옮는다 그래?

영신(기절할 것 만 같다. 입을 달싹거리지만.....어떤 말도 나오지가 않는다)

: (잠깐 생각하다가.....천진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에이즈가 뭐야?

영신 : (휘청....주저 앉을 듯 하다가.......다리에 힘을 주고 죽을 힘을 다해 버티고)

석현(E) : 봄아!

: (석현을 본다)

영신 : (석현의 목소리를 알고 흠칫하지만.....차마 돌아보지는 못하고)

석현 : (봄이 향해 웃으며) 용주가 너한테 마술 보여준다 그랬지?

: ........네.

영신 : .........

석현 : 그거 내가 가르쳐 준 건데, 사실은 할 줄도 몰라, 그 자식은......(하며 마술을 능숙하게 보여준다) 

: 우와아....

영신 : (등을 돌린 채.....싸늘하게 굳어 바들바들 떨고 있는)

석현 : (빙긋 웃으며 열심히 마술 보여주고)

: (좀 전의 상황은 잊어버리고 신기한 듯 와아....눈이 동그래서 보는)            

석현 : 진짜 재밌는 마술은 좀 있다 보여줄거니까....조기 아저씨 차에 가서 잠깐 앉아 있을래?

         아저씨가 엄마랑 할 얘기가 좀 있어.

: ......(영신을 흘끗 보고) 네....(하고 석현의 차로 뛰어가 뒷자리에 올라 타 앉는다)

영신 : (봄이가 차로 가자......결국 휘청하며 털석 주저 앉아 버린다.....고개 푹 숙인)

석현 : .......(가슴이 찢어진다.....뭔가 말을 하려는데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영신 : .........

석현 : 영신아.....

영신 : (떨구었던 고개를 천천히 든다.......눈에 눈물이 그렁하다)

석현 : .........

영신 : 미안한데......나 줌.....도와 줄 수 있어?

석현 : (천천히 고개 끄덕인다)



S#30. # 석현방 (밤)


석현, 방안을 서성거리며 핸드폰 하고 있다.

  

석현 : 어, 영준아......난데.....서울에 집 하나만 구해줘. 내일 당장 들어갈 거야.......그러니까 너한테 부탁하는 거잖아.....

          돈은 얼마가 돼두 괜찮아......그래, 세 식구가 살기 불편하지 않게......초등학교 일학년 아이하구 엄마하구

          할아버지...그래, 고맙다.......(침대로 가 털석 앉으며 멍해지는)


 

S#31. #영신방(밤)


인서트-컴퓨터 모니터 화면.

검색 창에 쓰여지는 검색어.....‘에이즈’!

잠옷 차림의 봄이,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로 ‘검색’을 클릭하려는데....이때, 화면 갑자기 꺼져버린다.

봄이, “아, 뭐야....” 하며 돌아보면, 영신, 컴퓨터 플러그를 뽑아 들고 있다. (방엔 자기 위해 이불 펴져 있고)

 

영신 : (태연하게) 뭐해? 안 자구? (그래도 목소리 떨려온다) 여...열시 넘어선 인터넷 하지 말라 그랬잖아, 엄마가.

: (피이.....뿌우한)

영신 : 어서 빨리 자. 내일 서울 갈려면 일찍 자야지. 이리 와. 엄마가 자장가 불러 주께. 

: (이불로 와 눕는다).......갑자기 서울엔 왜 가는데?

영신 : (베개 제대로 해주고, 이불도 덮어주며) 영우 삼촌이 놀러 오라 그래서....

          너 서울에 놀이 동산 되게 가고 싶어 했잖아.

: 낼 학교는 어떡하구?

영신 : 선생님이 서울 가서 많이 보구 많이 듣구 많이 배우고 오라 그러셨어.....결석 처리 안된대, 그래두.

: (갑자기 심각한 표정)

영신 : (혹시나......표정 열심히 살피며)..... 왜?......(조심스럽게) 왜 봄아?

: (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좋아서.......앗싸! 서울 간다아! 놀이 동산도 간다아!!


봄이, 봄동이를 안고, “봄동아! 우리 서울 간다아! 너두 좋지? 그치? ”하며 신나게 방안을 구른다.

그런 봄이를 가슴 먹먹하게 보며 서글프게 웃는 영신. F.O.


 

S#32. #영신 마당 (아침)


이노인, 헤벌쭉 웃으며 평상에 앉아 있다. 석현, 이 노인의 외출복 단추를 채워주고 있다.

봄동이를 안은 봄이(외출복 차림), 덩달이 집 앞에 앉아 덩달이에게 얘기하고 있다.


: 누나 서울에 금방 갔다 올테니까 집 잘 보고 있어 이덩달!......응? 뭐라구? 언제 오냐구? ........으응....금방 올거야.

       두 밤만 자구 나면 올거야....갔다 와서 내가 라면 끓여주께! 

        

이때, 영신 방문 열리며, 영신, 커다란 짐가방 두개 들고 나온다.

석현, 가서 영신의 가방을 자기가 들며 봄이가 못 듣게 작은 소리로 “가구랑 큰 짐은 내가 알아서 보내주께.“ 말하고.

영신, 석현에게 고마움의 눈빛 보낸다.

석현, 가볍게 웃어주고....가방을 차로 가져 간다.

 

영신 : (이 노인 앞으로 다가가 미소 지어주며) 석현이한테 얘기 들으셨죠?......이사가는 거 아니구요, 할아버지......

          (이 노인 목에 머플러도 감아주며) 할아버지 좋아하는 석현이하구 같이 영우한테 잠깐 놀러 갔다 오는 거예요......

          금방 다시 우리 집에 올 거예요. 그거는 괜찮죠?

이노인 : (환하게 웃으며) 네! 이쁜 언니!!


 

S#33. #석현 차안/마을 길


석현, 운전하고 있고, 영신, 조수석에 타 있다.

영신, 앞만 보고 있다.

뒷자리에 이노인과 봄이 타 있다.

봄이, 이노인에게 “미스타리! 서울에 한번도 안 가봤지? 서울에 가면 63빌딩도 있구, 놀이 동산두 있구,

한강두 있구, 올림픽 경기장도 있구, 방송국도 있구.....“ 하며 연신 쫑알거리고,

이노인, 봄이가 하나 하나 말할 때마다 봄이를 똑같이 따라서 말한다.

”63빌딩도 있어, 메주야...놀이 동산두 있어, 메주야...한강두 있어, 메주야.....“하는 식으로.

영신,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푸른도의 전경들이 영신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태어나서부터 한번도 떠나본 적 없는 푸른도.....할머니와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직 누워 계신 곳.....

낯익은 하늘과 땅과 바다, 이름 모를 풀들, 새들............


영신 : (이제 영원히 떠난다 생각하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어려 오는데)

이노인(E) : (엉엉.....큰소리로 우는)

영신 : (흠칫 놀라 뒤를 돌아보며)

이노인 : (엉엉......서럽게 울고 있다.....잠시 놀러 갔다 오는게 아니라.....이제 영원히 떠나간다는 것을 아는.....

             노인 특유의 직감때문이다)

: (당황한 표정으로 이 노인 보는) 미스타리......

영신 : 왜 그래요? 할아버지 왜 그래요?.......봄아! 할아버지 왜 우셔?!!

 : 몰라.....계속 웃다가....그냥 갑자기 막 울어.....(하며 자기도 입술 비죽이더니 우와앙 울음 터뜨린다)

석현 : (룸미러로 이 노인과 봄이의 모습을 보지만, 멈추지 않고 달려가는)

영신 : (어쩔 줄 몰라하며 자기도 울음 터뜨릴 것 같은 얼굴로) 울지 마세요.....울지 마세요, 할아버지.......

          우리 다시 돌아올 거예요.......나중에 꼭 다시 돌아올 거예요. 진짜예요.

이노인 : (그래도 서럽게...서럽게....소리 내서 우는데)

: (같이 소리 내서 이 노인을 껴안으며 엉엉 울고)

영신 : (자기도 울음이 터지려는 입을 간신히 막으며.....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이때, 달리고 있던 석현의 차가 끼익 하며 멎는다. (영신집 가는 다리 근처다.)

영신, 무슨 일인가 석현을 보는데.

앞을 보고 있는 석현의 표정이 사뭇 당혹스럽게 굳었다.

영신, 석현의 시선을 따라 앞을 보다가.......몹시 당황하는. (뒷자리에 봄이와 이노인은 여전히 껴안고 울고 있다)

석현 차 앞으로 마주 오던 차가 길을 막고 서 있다.

(차 두 대가 빠져 나가긴 좁은 길이다)

마주 오던 차......벤츠다.

차 주인, 운전석에서 내려 석현의 차를 보고 있다..... 선글라스를 낀 기서다.

기서,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고 영신을 본다.

         

영신 : (숨이 헉 멎는 듯한......당혹감과 놀라움)

석현 : ..........(눈 앞의 기서를 믿기 힘든 표정)

: (이 노인 안고 울다가 문득 앞을 보며) 어! 아저씨다!!.........(환하게 웃으며) 아저씨이.....(하고 내리려는데)

이노인 : (울다가 픽 쓰러져 버린다)

: (놀라서) 할아버지!!!

               

멍해 있던 영신과 석현도 뒤를 돌아본다. “할아버지!!!” 소리치며.

이노인, 마치 숨이 멈춘 듯 새파랗게 변해 있다.

당황한 영신과 석현, 앞 좌석에서 내려 뒷 좌석 문을 열며 “할아버지” 소리치며 이노인을 흔든다.....

봄이는 당황해서 울지도 못하고 벙해 있고.

         

기서(E) : 비켜 봐요!!

        

어느새, 다가온 기서, 영신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이노인을 끌어내려 하며.....석현에게 “바닥에 옷 좀 깔아요!” 소리 친다.

석현, 보다가.....얼른 바닥에다 입고 있던 윗옷을 깔고 기서를 도운다.

기서와 석현, 이 노인을 안아 와서 바닥에 눕힌다.

기서, 이 노인의 동공을 살펴보고... 경동맥을 만져보고....인공 호흡을 시작한다.

영신, 당황해서 바들바들 떨며 보고 있는데....봄이, 영신의 손을 꼭 잡아준다.

이노인, 마치 죽은 사람처럼 고요하다.

표정에 긴장감이 서린 기서, 열심히 인공 호흡을 시작 한다.


 

S#34. #플래시백 (8회)


기서, 고씨 부인에게 인공호흡을 시도하지만, 숨이 들어가지지 않는.

        

 

S#35.  #마을 길

        

이노인 : (여전히 죽은 사람처럼 새파란 안색에 미동도 없다.)

기서 :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악몽이 다시 살아난다.) 

영신 : (사색이 되어.....바들바들 떠는)

: (역시 울음도 안 나오게 충격을 받아.......영신의 손을 꼭 잡고 바들바들 떠는)

석현 : (이노인이 이대로 잘 못되는 거 아닌가.....역시 사색이 되어 있고)

기서 : (다시 이 노인의 가슴팍에 손 얹고 열심히 심장 마사지를 시작한다. 이마에 식은 땀은 점점 송송 어리고)


 

S#36. #마을길


기서의 표정에 절망감이 어린다. 다시 또 악몽이 반복되는 건가....다시 또...

이노인, 여전히 숨을 멈춘 듯 누워 있다.

기서, 사력을 다해 다시 심장 마사지를 시작하는데.

이때, 이 노인, 감은 눈을 움찔하더니....천천히 눈을 뜬다.


: 미스타 리!!......엄마! 할아버지 살아 났어!! 

영신 : (안도하는......불끈 쥐었던 주먹이 스르르 풀리는)

석현 : (푸....한숨 뱉으며 안도하고)

기서 : (그제야 자기도 안도의 숨 푸 뱉으며....저도 모르게 바닥에 엉덩이 쿵 찧으며 주저 앉고 만다)

이노인 : (힘겹게 푸...한 숨 뱉고 눈을 뜨고 두리번거리다가......기서를 발견하고 힘겹게 웃으며).......혀엉.

기서 : (피식 살짝 웃고, 말투는 까칠하게) 초코 파이 줘요, 할아버지.......초코파이 얻어 먹으러 왔어요.

: 아저씨이.....왜 인제 왔어요오? (하며 기서의 목을 꼭 끌어 안는)

기서 : 너, 어디 가는데?

: 서울요.

기서 : 그 공기 나쁜 델 뭐하러 가냐? (다시 시계 보며 이 노인의 맥박을 체크 하는데) 

석현 : (기서를 보며....내심 당황하는......여긴 왜 다시 돌아왔을까? 뭐가 답답해서?...누굴 만나려고?.....

          그러다 문득 영신에게 시선 주는데)

영신 :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기서를 보는.......반가움과 애틋함과 고마움과 서러움이 뒤섞인 눈빛)

기서 : (이노인 보며) 혹시 모르니까 보건소로 일단 다시 가야 돼요, 할아버지....업히세요...

          (이노인을 부축하며 들춰 업는다. 봄이가 도와 주고)

영신 : (멍하니 그저 서 있다)

석현 : (그대로 멀건히 서 있고)

기서 : (이 노인을 차 뒷자리에 안전하게 태우고 영신 보며 타라고 고개 짓하는데) 

: 할아버지! (부르며 이노인 옆으로 타고)

영신 : (멍해 있다가......문득 석현을 본다)

석현 : (싸늘하게 굳어 있다)

기서 : 안 타요?

영신 : (석현에게 미안해서 차마 덥석 기서의 차를 탈 수가 없다)

석현........


기서, 보다가 운전석에 오른다. 천천히 후진하는.

뒷자리의 봄이, 타지 않고 서 있는 영신을 “왜 안타? 엄마?” 하며 의아한 듯 영신을 보고 있다.

기서의 차, 영신의 시야에서 멀어져 보건소 쪽으로 가고.


영신 : (굳은 듯 여전히 멍하게 서 있는데)

석현 : ......왜 안 따라가?

영신 :  (그제야 석현보며) 미안해.

석현 : 뭐가?

영신 : .......

석현 : 뭐가 미안한데?

영신 : ......(말을 못하는데)

석현 : 타! 보건소까지 태워다 주께!....(조수석 문 열어주는데)

영신 : (그대로 서 있다)

석현 : 안 타?

영신 : 괜찮아.......걸어가께.

석현 : (보다가 조수석 문 탁 닫고 운전석에 오른다.....차를 출발 시켜서 영신 앞을 떠나는)

영신 : ........


이때, 석현의 차, 얼마 안 가 끽 멈추고, 석현, 차에서 내려 영신을 본다.

 

석현 : 너한테 난 뭐냐?

영신 : (흠칫)

석현 : (괴롭게 손바닥으로 얼굴 쓸고....결심하고).......잡아준다면 잡힐 생각두 있어.

영신 : !!

석현 : 니 옆에 있으라구 봄이 옆에 있어 달라구....니가 말만 해주면.....나, 다 포기하구 다 버리구 니 옆에 있을 생각 있어.

영신 : (눈물이 그렁하는)

석현 : 잡을 생각 없니?

영신 : ........

석현최석현, 잡아볼 생각 없어?!!

영신 : ........

석현 : .......(대답 기다리는)

영신 : .........(입 꾹 닫고)

석현 : (피식 씁쓸하게 웃고 운전석에 오르더니 차를 몰아 떠나버린다) 

영신 : .........(힘겹게 머금고 있던 눈물이 비로소....뚝 떨어진다)


 

S#37. #보건소 안


기서, 이 노인을 침대에 눕힌다.

소란(아낙1에게 얼굴을 긁혀 일회용 밴드 얼굴에 붙였다), 혈압기 가져와 이 노인의 혈압을 잰다.

봄이, 보건소 한쪽 의자에 얌전하게 앉아 걱정스럽게 이 노인을 본다.  


기서 : (겉옷 벗으며) 심장 마비가 온 거 같애요......CPR로 돌아오긴 했는데.....

          (종수가 건네는 청진기와 펜라이트 받아서 이 노인의 동공 반사를 보고 가슴을 헤쳐 청진기로 진맥한다.

          옆에서 종수가 돕고) 산소 5리터 줘요.

종수 : 네. (기서의 지시대로 이 노인의 코에 마스크 씌우고 산소를 준다.

          -산소 탱크와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마스크와 nasal prong필요)

소란 : 혈압은 150/100이구요. pulse 88횝니다.

기서 : (소란에게) IV line 달아주시구요.....(종수에게) 여기 심전도 찍을 수 있어요?

종수 : 아....예.....(심전도 기계를 가져와 이노인의 팔과 다리, 가슴에 부착하는)

소란 : (IV line을 팔에다 주사하고 포도당과 연결해준다)

이노인 : (힘없이 고개 돌려 봄이 쪽을 본다)

: (이 노인에게 환하게 웃으며 브이자를 그려보인다)

기서 : (심전도 출력 단추를 누르며 심전도 용지가 나오는 것을 지켜본다)

종수 : (용지를 같이 보며) 할아버지가 평소에 당뇨에 고혈압이 있었으니까 심근 경색일까요?

기서 : (용지에다 시선주며) 심근경색은 아니구......non-sustained V-tac (주; 넌 서스테인드 브이텍- 비지속형 심실 세동)

          같은데...

종수 : (열심히 고개 끄덕이며) 아아......


이때, 보건소 문 벌컥 열리며 태창모(30대 후반), 아기(6개월에서 9개월 정도된, 울지 않고 잘 놀고 있는)를 안고 들어선다.

   

태창모 : (다급하게) 선생님!! 우리 애기....우리 애기 좀 봐주세요......

종수 : (돌아 보고) 무슨 일이예요? 태창이 어머니?

기서 : (흘끗 보다가 이 노인을 다시 살피고) 

; (의자에서 일어서며 반가와서) 와....은창이다.....(태창모에게 인사하고) 안녕하세요. .......은창아....봄이 누나야....

       (하며 아기에게 다가가 아기를 만지려고 손을 내미는데)

태창모 : (순간적으로 내민 봄이 손을 탁 쳐내며) 안돼!!...저리 가!!

 : (깜짝 놀라며 당황하는)

기서 : (그 소리에 흠칫하며 돌아보는데)

태창모 : 어딜 누굴 만져?!......저리 가!!.......(종수에게 항의하듯) 봄이 얘가 여기 왜 와 있어요?

: (당황해 어쩔 줄 모르고.....울 것 같은 표정)

기서 : (표정 싸늘하게 굳어지며...태창모에게 소리라도 지르려다 참고)

소란 : (당황하며 봄이에게 다가가) 봄아....이모랑 잠깐 밖에 나가자......애들은 병원에 오래 있으면 안되거든?

          자아....나가자.

: (당황하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소란을 따라 밖으로 나간다)

종수 : (얼른 수습하려 하며) 아기가 아프다면서요? 어디가 어떻게 아픈데요?

기서 : (서늘한.....)


 

S#38. #보건소 마당


소란, 겁에 질려 당황해 있는 봄이 손을 끌고 나오는데......태창, 헉헉거리며 마당으로 뛰어 들어온다.


태창 : 아줌마.....우리 엄마 여기 왔.....(죠...하려다.....봄이를 보고는 당황하며 걸음을 딱 멈춘다)

: .....태창아.....

태창 : (뒷걸음질치더니 휙 돌아서 다시 밖으로 뛰어나가다가 막 들어서고 있는 영신과 부딪힐 뻔 한다.

          영신을 보더니 히익 놀래서 열심히 도망가 버리는)

영신 : (당황하며.....봄이를 본다)

: (당황하고 겁에 질려....눈에 눈물이 그렁해 있다)

영신 : 봄아.....

소란 : (하늘을 보며 열심히 눈물을 참고 있는)

: 엄마.....사람들이 이상해.......사람들이 되게 되게 이상해....

소란 : (울음이 터질 것 같자.....입을 막고 보건소 안으로 다시 뛰어 들어간다.)

영신 : (입술 깨물고 있는 힘을 다해 눈물을 참으며) 뭐가 이상해?........

          태창인 설사병에 걸려서 지네 집에 도루 뛰어 간 거 같은데?

: 아냐....이상해......이상해애.

영신 : (봄이 앞으로 다가와 화제 돌리는) 할아버진 괜찮으셔? 봄아?

: (울먹이며) 이상해...사람들 다 이상해....이상해......

영신 : (괜히 야단치듯) 뭐가 이상해? 엄마가 보기엔 하나두 안 이상해! 뭐가 이상해?!!!

기서 : (바지 주머니에 손 넣고 문 열고 나오며 봄이 보고) 그래, 내가 보기에두 열라 이상해!

: (눈물이 그렁해 기서를 보는)

영신 : ......(무슨 말을 할려고 저러나.....긴장해서 보는)

기서 : (봄이 얼굴에다 대고 손바닥을 스윽 문지른다....얼굴에 숯가루가 묻는다.)

          숙녀 얼굴이 이게 뭐냐?.......너 손바닥 좀 펴 봐.

: (얼떨떨한 표정으로 손바닥을 펴 본다)

기서 : (봄이 손 들어서 살펴보며) 어우, 드러.....너, 손 언제 씻었어?

: .....아침에....세수할때요..

기서 : 아침에 씻구 한번도 안 씻었지?

: ......네.

기서 : 내가 애기 엄마라두 기겁 하겠다. 니네 엄만 뭐하는 사람이야? 애기들 만질땐 손 깨끗이 닦구 만지라구

          그런 기본적인 것두 안 가르쳐줬어?....(영신 보며) 아줌마! 무슨 자식 교육을 이따위루 시켜요? 못 생기면 다야?!!

영신 : (기서의 마음을 안다......눈빛이 흔들리는)

: (그 말에 금방 눈물 쏙 들어가며) 우리 엄마 안 못생겼어요.....사람들이 다 이쁘게 생겼다 그래요, 우리 엄마.

기서 : 내 눈에는 못 생겼어, 니네 엄마!

: 아닌데....이쁜데? 우리 엄마?

기서 : 못 생겼어.

: (어느새 눈물 완전히 없어지고) 안 못 생겼어요오!!

영신 : (기서가 고맙다)

기서 : 못 생겼다니까!.....저렇게 못 생긴 여잔 보다보다 첨 본다, 내가!!

: 씨이.....아저씨두 못 생겼어요, 그럼!!

기서 : 난 잘 생겼지, 임마!.....대한민국 대표 완소 미남이지, 나느은!!

: 아니예요! 못 생겼어요!!!

영신 : ..........

기서 : .......그래, 그렇다 치구, 그래두 너보단 나아. 넌 메주잖어!!

: (식식거리며 보는) 나 메주 아녜요!!

기서 : 너 지금 메주보다 더 끔찍해.....집에 가서 거울 좀 봐라....내가 태창이라두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 가겠다.

          (하고는 보건소 안으로 들어간다)

: (식식거리며 기서를 노려보는) 저 아저씨 딥따 이상해졌어, 엄마!...아, 이상해...이상해...전부 다 이상해.

영신 : (봄이에게 다가오며 가방에서 손 거울 꺼내서 봄이 얼굴에 비춰 주며 미소 띠고) 그 중에서 니가 젤 이상할 걸? 아마?

: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 보고 아악!! 하고 경악하는)


 

S#39. #보건소 안


기서, 바지 안에 남았던 숯가루를 원래 있던 화분에다 다시 털어 버린다.

이노인, 기운 없는 표정으로 천장을 보고 있고.

한쪽에선 종수, 소란(눈가에 아직 눈물이 남아 있고)과 함께 태창모의 아기를 진료하고 있다.

(아기 겨드랑이에 임파선이 4-5CM 커져 있고 고름이 속에 차서 노랗게 보이는 상태다....

화면으로 보여주지는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종수 : (아기의 겨드랑이 살피며) 이게 뭐야.....결핵성 임파선 염인가?.....왜 이렇게 혹이 커?

태창모 : 보건소에서 주사 맞은 다음부터 이렇게 됐단 말예요!! (소란 보며) 어뜩해애!!

소란 : (곤혹스런).....전...결핵 예방 주살 놓은 건데.....

기서 : (보다가 화장실로 간다)


 

S#40. #화장실 안


기서, 세면대에서 숯가루 묻은 손을 비누로 씻고 있는데,

태창모와 종수, 소란의 말소리 고스란히 들려온다.

          

태창모(E) : (울먹이며) 물어내애!! 물어 내애!! 소란이 니가 주살 잘  못 놔 이렇게 된 거잖아!!

종수(E) : 육지 병원에다 바로 수술할 수 있게 연락하겠습니다. 일단 진정하시구요, 아주머니.

태창모(E) :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이거 혹시.....봄이 땜에 이런 거 아냐?!!

기서 : (그 말에 흠칫 눈빛 떨리고)

태창모(E) : 인터넷에 보니까 에이즈 환자가 결핵에 걸린다던데.....

                  일 주일전에 봄이 우리집에 와서 애기 업어주구 놀다 갔는데....... 봄이 땜에 그런 거 아니냐구요?!!

소란(E) : (울컥해서) 거기에 봄인 왜 갖다 붙이세요?!! 봄이가 동네 북이예요?!!

기서 : (그대로 밖으로 나간다)

                        

 

S#41. #보건소 안


소란 : (눈물이 그렁해 태창모에게 항의하는) 그래요. 제가 다 잘못했어요....제가 주살 잘못 놔서 그런거니까

          차라리 제 머리챌 잡으심 되잖아요. 죄 없는 봄인 왜 끌어들이세요, 진짜?!!

태창모 : 아니 지금 뭘 잘했다구....(하는데)

기서 : (다가와서 아기의 겨드랑이 임파선을 자세히 살펴본다)....이건 결핵두 아니구..... BCG에 의한 임파선염 같은데?

태창모 : 그......그게 뭔데요?

기서 : 아기가 면역 체계가 좋으면 주사 맞구 이런 반응이 있을 수가 있어요.

종수 : (아아....그렇다...다시 하나 배우는)

기서 : 간단한 치료만 하면 끝나니까......걱정 마세요.

          (소란보며) 드레싱 세트(dressing set) 하구, rifampin(주; 리팜핀-결핵 약) 하나 줘요.

소란 : .......네....(하며 물품 가지러 가고)

종수 : 우리 박간호사님 잘못도 아닌거죠, 그럼?

기서 : (대답 않고 소란이 가져온 베타딘으로 아기 겨드랑이를 소독하고, 주사기로 찔러 고름을 뺀 후

          리팜핀을 까서 가루를 뿌려준다) 다 끝났습니다. (우는 아기 안아서 어르다.....태창모에게 넘겨주는)

태창모 : (아기 어르며) 이게.....끝이라구요?

기서 : 네...깨끗이만 관리해주면 저절로 아물겁니다.


종수와 소란, 역시 기서다.....하는 표정 짓고.

태창모도 내심 대단하다....싶은 표정이다.


기서 : (이 노인쪽으로 가려다 태창모 보며) 에이즈가 공기로 그렇게 쉽게 감염되는 거면

          이 지구에 모든 사람들은 에이즈로 벌써 다 디졌겠죠?....(돌아서 이 노인쪽으로 오며 소리는 내지 않고 입만 벌려)

          닭대가리들!!

 

 

S#42. #영신 욕실


영신, 다라이에 물 받아서 봄이를 목욕 시키고 있다.

가제 손수건으로 봄이의  얼굴을 열심히 닦아주고 있는.


: 우리 그럼 서울 안 가?

영신 : ..........할아버지가 편찮으셔서.......한번 보구......

: 아저씨두 왔는데, 서울 가지 말자.

영신 : .........봐서.

: (갑자기 흐으응 혼자서 웃는다)

영신 : 왜 웃어?

: 아저씨가 대한민국 대표 미남이래.......우웩!!

영신 : (웃으며) 사실은 엄마두 토할 뻔 했어. 

: 엄만 내가 딥따 고맙지?

영신 : 엉?

: 우리 엄마 안 못 생겼다구! 세상에서 젤 이쁘다구! 내가 막 우겨줬잖아.

영신 : 너 말 살짝 감정 상하게 한다?

: ?

영신 ; 우겨주다니?.......내가 이쁜 건 당연한 사실인데, 그게 왜 우겨준거야?

: (그 말에 빤히 심각하게 영신을 보는)

영신 : 왜?.......뭐?

; (영신의 이마에 손 대보고) 열두 없는데에?

영신 : 이게....(하며 봄이를 간지럽히는)

: 아, 엄마.....하지 마아. (까르르 웃는)


 

S#43. #영신 마당 (노을녘)


영신과 봄이의 웃음 소리, 바깥으로 새어 나오고.

석현, 영신의 짐 가방 두개를 들고 그 소리를 듣고 있다.

석현, 한동안 서서 씁쓸한 미소로 그 소리를 듣다가.....가방을 평상에 놓고 돌아서서 마당을 나온다. 표정이.....허탈하다.

영신과 봄이의 웃음 소리, 그칠 줄 모르고 울러 퍼진다.

 

 

S#44. # 영신집 외경 (밤)


 

S#45. # 이노인방


기서, 이 노인의 팔에 링거 꽂아 주고 있다.

영신, 옆에서 걱정스럽게 보며.


영신 : 인제 괜찮으신 거예요?

기서 : 두구 봐야죠.......아, 피곤해.....(벌떡 일어선다) 내 방, 그새 다른 사람 준 거 아니죠?

영신 : ...........(머쓱한)

기서 : (하품하며 기지개 켜며) 아우, 피곤해.......(방문 열고 나간다)  

영신 : (기서가 나가고 나자 세수 대야에 수건 적셔서 이 노인의 얼굴을 닦아주며)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할아버지........

          정말 정말 죄송해요......


 

S#46. #영신방


잠옷 차림의 봄이, 전화기 들고 전화하고 있다. 방바닥엔 이부자리 펴져 있다.


: 용주 오빠! 나 봄인데........좀 물어 볼 말이 있어서.


 

S#47. #영신 마당


기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하늘에 별이 쏟아질 듯 떠 있다.

이 노인방에서 영신, 세수대야 들고 마당으로 내려선다.


영신 : (기서를 보다가) ......고맙습니(다....인사 하려는데)

기서 : (하늘을 올려다 보며 O.L.) 잘 ...지냈니?

영신 : (기서의 느닷없는 반말에 당혹스러운데)

기서 : (하늘 보며) 내가 얼마나 널 걱정하구 사랑했는지..... 알지?

영신 : (눈이 동그래져서 혹시 봄이가 들음 어쩌나.....주위부터 두리번거리는데)

기서 : (여전히 하늘 보며) 그래서.......왔다.....니들이 너무너무 보구 싶어서. 환장하게 그리워서.

영신 : (헉! 숨이 멎는 표정)

기서 : (시선을 내리고 영신을 애틋하게 보는)

영신 : (점점 더 당황해서 몸둘 바를 몰라 하는데)

기서 : 절 안 하냐?

영신 : ?

기서 : 아버지한테 절 안해?

영신 : ?

기서 : 내가 니 애비다! 영신아!!

영신 : (그제야 아차.....하며 기서와 헤어지기 전날 밤 상황을 떠올리며.....우거지상 되어 쪽팔려서 어쩔 줄 몰라하며....

          자기 방 쪽으로 다급하게 뛰어가는)

기서 : (그 모습이 귀여워 피식 웃는...피식 피식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오다가.....봄이에 대한 걱정으로 표정 씁쓸해진다.)

        

 

S#48. #영신 방


봄이, 이불 펴고 누워 천장을 보고 있는데 (충격을 받은 상황이다),

영신, 다급하게 들어오더니 “아, 쪽팔려” 하며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눕는다.

봄이, 자기 생각에 잠겨 천장만 뚫어지게 바라보는데.


 

S#49. # 기서방


기서, 방 안으로 들어선다. 깨끗하게 청소가 된 방.

기가 예전에 두고 갔던 가방과 옷가지가 한쪽에 그대로 얌전히 놓여 있다.

기서, 방안을 휘 둘러본다.....감회가 새롭다.


 

S#50. #영신방


은은한 조명등만 켜진 방.

영신, 곤히 잠들어 있고.

잠옷 차림의 봄이, 컴퓨터 모니터 앞에 멍하니 앉아 있다.

몹시 큰 충격을 받은 표정.  


: ........(모니터 불빛을 받아......멍한 표정....눈에 눈물이 살짝 어렸다.)

 

 

S#51. #마을 길 (이른 아침)


기서, 조깅하고 있다가 무언가 발견하고 걸음을 멈춘다.

저 앞으로 박씨, 어깨가 축 쳐져서 멍하니 바다를 보며 쓸쓸하게 앉아 있다.

예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의기소침해진.

기서, 그런 박씨를 보다가......다시 뛰기 시작한다.


 

S#52.  #영신방


바싹 마른 입술, 이마에 식은 땀 가득한 영신....천천히 눈을 뜬다.

몸이 아픈지(마음 고생으로 몸살이 났다) 이마에 손을 얹고 힘겨워 하다가

......봄이쪽 이부 자리로 눈길을 돌린다. 봄이가 없다.


영신 : 오줌 누러 갔나......(힘겹게 일어나 앉는다. 휘청 현기증을 느낀다 ) 어우, 내가 왜 이러지.......몸살이 났나....

          (입술 불끈 깨물고 일어서 잠깐 휘청하며.....밖으로 나가려다가 흠칫하는 표정 된다......휙 뒤를 돌아보는)


봄이 이불 위에 봄이가 쓴 편지가 놓여 있다.

삐뚤삐뚤한 글씨로 또박또박 쓴 편지.....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엄마! 미스타리랑 행복하게 잘 사세요. 봄이는 찾지 마세요. 안녕히 계세요. 봄이 올림’  

창백한 영신, 편지를 들어서 본다....편지를 쥔 손이 바들바들 떨리는.

 

 

S#53. #영신집 앞


기서, 조깅하고 오는데.

저 앞으로 잠옷 차림에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로 “봄아!” 소리치며 허위허위 뛰어오고 있는 영신의 모습이 보인다.

기서, 무슨 일인가 걸음 멈추고 영신을 보는데.

영신, 사방에다 대고 “봄아! 이 봄!” 목이 터지게 부르며 기서 근처까지 뛰어온다.

        

기서 : (당혹스럽게 영신을 보는)

영신 : (병색이 어린 얼굴에 눈물이 범벅이 돼 있다. 신발을 신지 않은 맨발에선 피가 흐르고 있다)

기서 : 무슨 일이예요?

영신 : (바들바들 떨며) 봄이.......봄이가.....우리 봄이......우리 봄이가....없어졌어요.

          (다시 기서를 스쳐 뛰어가다가 휘청하며 의식을 잃고 그대로 쓰러져 버린다)

기서 : 아줌마!!.......(쓰러진 영신을 일으켜 가슴에 안으며) 아줌마! 정신 차려!! 아줌마아!!


영신의 손에 쥐어져 있던 봄이의 편지,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져 내린다.

기절한 영신을 안은 채 바닥에 떨어진 봄이의 편지를 보는 당황한 기서의 표정에서.  


 

ENDING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

http://cafe.daum.net/ygy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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