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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1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1.12.08|조회수1,829 목록 댓글 0

[커피프린스 1호점] 13











씬1. 카페프린스 안, 낮.


은찬, 바 안에서 주전자를 손으로 만지며, 온도를 감지하고, 핸드드립을 하며, 커피에 물을 붓고,


은 찬 : (혼잣말, 기대감에 찬) 92도, 93도, 92도.. (하며, 커피에 온도계를 넣보고, 잘맞았는지, 좋아하며) 아싸!, 92점 5도.

한 결 : (더운, 들어와 바 쪽으로 오며) 와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앉으며) 물 좀 줄래?

은 찬 : 네. (하고, 얼음물 만들어 한결에게 내미는)

한 결 : (좋은, 들키지 않으려하고, 받으며, 슬쩍 은찬 보며 가볍게) 저녁에 시간 비어놔.

은 찬 : (왜 그런가 보는) 무슨 일.. 있어요?

한 결 : (눈치 없는 게, 답답한) 꼭 용건이 있어야 우리가 볼 수 있는 사이야? (장부 펼쳐 보며) 데이트 하자.

은 찬 : (좋은, 짐짓 안 그런 척 일하며) 오, 오늘요? 아, 오늘은 일찍 가서 공부할라 그랬는데,

한 결 : (은찬 보며, 웃긴) 그러니까 너 공부 디게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은 찬 : (쑥스러운) 오늘부터 열심히 할라구,

한 결 : (장부 보며) 낼부터 해.

은 찬 : (괜히 튕기는) 그래도 오늘은 일찍 들어가야.. 엄마가 맨날 기집애가 어딜 그렇게 밤늦게 쏘다니냐구,

          인형 눈알도 붙여야 되구, 밤알도 까야 된다고..

한 결 : (은찬 보며, 순간 버럭) 야, 그럼 우린 데이튼 언제.. (어이 없는) 튕겨?

은 찬 : (웃고) 영화관 갈까요?

한 결 : (장부 보며, 좋지만, 짐짓 담담히) 시끄럽고 사람 북적거려서 싫어.

은 찬 : (생각하는) 그럼..음..놀이공원?

한 결 : (어이없이, 보면)

은 찬 : 아참, 시끄럽고 사람 북적거리는 거 싫댔지? (한결보며) 그 럼..쇼핑? ...연극, 뮤지컬....

한 결 : (장부만 보며, 고개젖는)

은 찬 : 그것도 아님..공원 가서 얘기하나..드라이브가 좋은가? (하고, 한결 눈치 보면)

한 결 : (장부만 보는, 짐짓 담담한 척) 집에 가자. 오붓하게. dvd. (하고, 화장실쪽 가며, 웃는)

은 찬 : (좋은)

홍사장 : (화장실 쪽에서 오다, 한결 보고, 어이없단 듯) 울고불고 온갖 쏘가지 피우고 지랄을 떨더니만, 아주 입 찢어지겠다,


그때, 하림 들어오며,


하 림 : 그래, 좋을 때 실컷 좋아해라, 기껏 해봤자, 한 달인데.

홍사장 : (그 말에 앗차 싶은, 걱정스레 은찬 보면)


은찬 기분 좋게 일만하는,



씬2. 거리, 저녁.


* 몽타주.

1) 민엽(목에 은새의 백을 맨), 은새, 나란히 걷고 있는,

민엽, 깔끔하게 차려 입고 선글라스 낀, 멋진,

여자 한명, 지나가다, 민엽 맘에 들게 계속 보는, 그러다 앞의 떡대 좋은 남자에게 부딪히고, 황당하고,

은새, 그런 시선을 느끼며, 으쓱해 민엽 팔짱 끼며 가는,

민엽, 깜짝 놀랐다가 좋아 죽는,

2) 은새, 민엽(선글라스 벗은), 떡볶이 먹다가, 은새 그냥 가고,

민엽, ‘같이 가자’, 하다가 떡볶이 보며 접시째 한입에 다 털어넣고, 은새를 쫓아가고,

그러다 아줌마 ‘돈' 하면, 다시 와서 돈 주면서 은새가 눈앞에서 사라질까 불안한,

3) 화장품점. 은새, 이것저것 매니큐어를 골라,

한쪽에 민엽(목에 은새 백 걸고, 이미 손등에 루즈를 발랐는지, 루즈가 잔뜩 묻은)을 앉혀 놓고,

시험 삼아 이색저색 민엽의 발톱에 그려보고, 맘에 안 들면, 다시 다른 것 고르고,

민엽, 싫지만, 은새와 눈이 마주치면 좋은, 그리고 다시 은새랑 눈이 안 마주치면, 지루하고, 힘든



씬3. 커피프린스 바깥, 낮.


모두들, 테이블 펼치는,


민 엽 : (고민스런, 한숨) 싫어, 은새 말고 내가 누굴 만난다고, 안 해.

하 림 : 화장실 앞에서 백 들고 서있고, 발가락에 매니큐어 바르고, 니가 머슴이야. 마루타냐? 너 인생 그렇게 살지 마.

민 엽 : 뭐, 어때? 매니큐어는 선기형도 바르는데.

하 림 : (민엽 머리 치며) 야, 인마! 지 멋에 지가 하는 거랑, 강제로 당하는 거랑 그게 같냐!

은 찬 : 다를 건 또 뭐냐?

하 림 : (갑자기 주먹 들며) 아우, 이걸 정말.

은 찬 : (피하며, 놀란) 왜 그래? 왜 자꾸, 날 보면 괜히 못 잡아먹어, 으르렁 거려, 형은?

민 엽 : 전에 누나가, 형 엉덩이 본 게 새록새록 생각나나봐.

은 찬 : 아.. 11시 방향에서 윙크 (윙크하며) 하던 그 이쁜 바니걸.

하 림 : 이, 절벽이.

은 찬 : 맞아, 난 절벽이야. 그래서? (하고, 가는)

하 림 : 나쁜 기집애. (민엽 어깨동무하며) 너 쟤 동생 지금 당장 끝내고, 내가 아는 여자 한번만 만나봐.

민 엽 : (싫은) 싫어..

하 림 : 헤헤, 일단 만나보래니까.



씬4. 한결 오피스텔 안, 밤.


한결, 은찬, 주방에서 라면 끓이는, 물 끓고 있는,


한 결 : (라면 잡으며) 라면 부숴 안 부숴.

은 찬 : (스프 들고) 한 번 만.

한 결 : (라면 한 번 부숴 끓는 물에 넣으며) 난 계란 흰 자만 먹는데,

은 찬 : (옆에서 스프 넣는, 좋아서 들뜬) 난 노른자만,

한 결 : (좋은, 은찬 보며) 김가루는?

은 찬 : (가위 들고 파 자르려다가) 고춧가루만,

한 결 : 오케이! (하다) 야야야, (은찬의 손에서 파 뺏는) 너는 파를 가위로, 대체 뭐하나 제대로 격식을 갖춰 하는 게 없어.

          (썰며, 기분 좋은) 야, 만드는 건 거의 내가 했으니까 설거지는 니가 해라.

은 찬 : 그런 게 어딨어요, 같이 만들었는데...정정당당 가위바위보 해요.

한 결 : 참내...그럼 가위바위보 말고...(생각하다) 다섯자 토크 어때? 지는 사람이 설거지하기. 오케이?

은 찬 : (어림없지 하는 투로) 오케이.

한 결 : (생각하다 가볍게) 나,좋,아,하,지?

은 찬 : (손으로 세고는 쑥스러움 참고) 당,연,한,말,씀.

한 결 : (흐뭇한, 내색 않고 가볍게) 언,제,부,터,야?

은 찬 : (부끄러운, 한결 못 보고) 뽀,뽀,했,을,때.

한 결 : (좀 놀란, 은찬 보며) 언,제,적,뽀,뽀?

은 찬 : (부끄럽게 작게 웃고, 힐끗 보며) 선,볼,때,뽀,뽀.

한 결 : (파 넣다 은찬 보는, 의외인) 그,렇,게,빨,리?

은 찬 : (부끄러운, 도망치듯) 라,면,다,됐,다 (하고, 라면 들고, 식탁으로 가서, 냄비 내려놓고, 젓가락 들고, 좋아하는)

          우가차차 우가우가!

한 결 : (그런 은찬을 보고 웃으며) 온갖 괴짜짓을 다해요.

은 찬 : (눈 반짝이며) 어어, 5자 넘었어요. 넘었어. (손가락으로 세며) 온갖 괴짜짓을 다해요. 아홉자다, 아홉자.

          사장님이 설거지 해요. (하며, 냄비뚜껑잡으려하면)

한 결 : (웃으며) 알았어, 인마. 대신 뚜껑은 내꺼. (하고 냄비 뚜껑 잡는)

은 찬 : (뺏으려고 덤비며) 그런 게 어딨어요. 나 안먹어.

한 결 : 먹지마~


한결 뚜껑 안주려다가 은찬 주는.

은찬 좋아하며 라면 먹고 한결 그런 은찬이 예쁜.


*점프컷>>

한결, 그릇에, 은찬, 뚜껑에, 즐겁게 라면 먹는,



씬5. 한결 오피스텔 화장실


양치질 하며 대화하는 한결과 은찬.


한 결 : 니가 왜 좋냐니, 무슨 질문이 그래?

은 찬 : (버벅대는) 아니, 그게 민엽인 내가 힘만 세고 여자답지도 못하고 그래서 싫다고,

          (한결 보며, 진심으로 궁금한) 늘씬하고 이쁜 여자들도 많고, 사장님 멋있고, 집안 좋고, 조건이 넘넘 좋잖아요.

한 결 : (은찬 귀엽다는 듯 보는)

은 찬 : 솔직히 난 이쁘지도 않구 선머슴애 같구 그렇다고 집안이 좋은 것도 학력이 높은 것도 아니고...

          솔직히 별로 좋아할 데가 없잖아요. 근데 좋아하니까,

한 결 : (불쑥) 그러게 말이다. (하고,)

은 찬 : (서운해, 한결 보는)

한 결 : (담담히) 근데 어떻게, 모든 게 조건이 다 별론데도, 니가 좋은데.

은 찬 : (웃고) 넘 솔직하신 거지.

한 결 : (웃고)



씬6. 한결 오피스텔


은찬 한결 케익 먹으며 대화하는.


한 결 : 이빨 닦고 바로 먹으니깐 맛있지? 버릇이야.

은 찬 : 버릇도 희한하네.. 한달뒤면 미국 가겠다.

한 결 : (은찬 보며, 담담히) 가지.. 말까?

은 찬 : (블록 보며, 서글픈) 갈 거면서.

한 결 : (블록 보다 가볍게) 같이 갈래?

은 찬 : (의아한, 조금 놀라 한결 보는) ?

한 결 : (생각하듯, 블록 만지며) 음 우린 첼시에 있는 나무가 많은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내가 출근을 하면,

          너는 집근처 공원에서 햇빛을 받으며 책을 읽을 것이고 그리고 퇴근할 무렵 내가 일하고 있는 이스트 빌리지 근처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음악 들으러 가자. 그러다 다시 배가 고파지면 존 피자 가게 가서 피자 한조각을 사먹는거지.

          아.. 넌 한판 다 먹어야 되지?

은 찬 : (생각만 해도 좋은, 한결을 따뜻하게 보는. 서글퍼지는, 작게 웃으며) 와..상상만 해도.. 가슴이 뛴다.

한 결 : 가슴 뛰는 얼굴이 왜 그래?

은 찬 : 상상은 할 수 있지만, 진짜로는..갈 수 없으니까.

한 결 : 왜 진짜 갈수가 없어?

은 찬 : (갑자기 걱정스러운, 한결 보며) 그게 내가.. 아직 결혼 생각이 없거든요.

한 결 : (어이없는, 은찬 보며) 뭐?

은 찬 : (의아한) 미국 같이 가자면서, 가면 같이 사는 거 아니에요?

한 결 : (어이없는) 얘, 얘 김칫국물 제대로 마시네? 같이 간다고 같이 사냐? 그냥 살아도 결혼은 안할 수 있어.

은 찬 : 예?

한 결 : 아니, 그게 ..그지. 정 뭐하면 뭐 따로 방을 얻어 살면 되고...

          (은찬 보며) 야, 근데 너, 설마 나랑 자면 결혼하자고 덤비는 거 아니냐?

은 찬 : (당황해보는) ?

한 결 : (당황한) 내가 뭐뭐..자, 잘못 할 말 했냐? (어색한,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그럼..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자, 자야지... 아, 안자?

은 찬 : (보는)

한 결 : (진땀나는) 얘, 얘 사, 사람 더, 덥게 만드네. 진짜..후..

은 찬 : (쑥스러워, 짐짓 퉁명스레) 내가 덥게 만드는 게 아니라, 날이 더워요. 그리고 (좀 쑥스럽지만, 단호한) 잤는데..

          그럼 결혼 안 해요?

한 결 : (어이없어 웃으며, 은찬 보며) 자면 결혼하고 그럼 뽀뽀하면 약혼하냐? 참내.. (하면서도, 은찬이 귀여운)

은 찬 : (부끄럽고 당황스런) 그게 그렇게 되나?

한 결 : 야야 아이스크림을 이렇게 많이 남기면 어떻게 해. 빨리 일어나 먹어.


은찬 아이스크림 먹으려 일어나려 하면

한결, 은찬이 귀여운, 은찬의 입술에 살짝 뽀뽀하는,


은 찬 : (놀라 한결 보며, 눈만 껌벅거리는)

한 결 : (멋쩍은, 웃으며) 야, 니가 여자니까, 정말 좋다..

은 찬 : (수줍게 웃고, 좋아 미소 지으며 중얼거리는) 뉴욕, 뉴욕, 뉴욕, 뉴욕.... (설레는) (F.O)



씬7. 은찬집 거실, 아침. (F.I)


은찬모, 은찬, 은새, 아침을 먹는,


은찬모 : (걱정되는, 은찬보며) 뭐, 뭐라구?

은 새 : (좋은, 은찬모 보며) 엄만 가는 귀 먹었어, 사장이 뉴욕같이 가쟀대잖아, 뉴욕.

          (은찬 보며) 너 프러포즌 받은 거지? 언제 언제 결혼하재?

은 찬 : (밥 먹으며, 쑥스러운) 결혼 안 해.. 같이가긴 하지만..이, 이웃에 살 거야....

          (자랑스런) 엄마, 울 사장 뉴욕에서, 젤 큰 블록 회사 일 맡아하는 프리랜서다.

은찬모 : (걱정스런)

은 새 : (뭔가 이상한) 결혼을 안 해? 그럼 우린? 설마 우리 아파트 한 채는 사주고 가는 거지?

은 찬 : (의아한) 그 사람이 왜 그런 걸 사줘? (못마땅한) 이건 생각을 해도,

은찬모 : (맘 아픈, 은새 나무라는) 야, 야, 너, 너, 얼른 밥 먹고 나가, 친구 만난다며.

은 새 : (속상한, 은찬모 보며, 소리치는) 내가 지금 친구 만나게 생겼어. 얘가 지혼자만 살겠다고 혼자 뉴욕 간다는데!

은 찬 : ..

은 새 : (은찬 보며, 비꼬는) 우린 거들떠도 안 보고 넌 너만 좋음 끝인가 보다? 혼자 잘 먹고 잘살면..좋겠다야?

은 찬 : (서운하고, 왜 이런가 싶고, 어이없게 웃으며) 야, 기집애야..너 왜그래? 언니가 잘 되는 게 너 배 아퍼?

은 새 : (눈가 붉어 화나 소리치는) 그래, 배 아프다, 어쩔래?!

은찬모 : 왜 아침부터 밥상머리에서 소릴 지르고 그래?!

은 찬 : (놀란) ?!

은 새 : (울 것 같은) 엄만 왜 나만 갖고 그래! 언니 가고 나면 어떻게 살건데! 지금도 빠듯한데, 엄마랑 나랑 둘이서 어떻게 살아!

          밤알 까고, 인형 눈알 붙여서 나는 어떻게 대학가고 사냐고?! (나가는)

은 찬 : (멍하니 쌓인 인형, 밤 푸대 보는)

은찬모 : (맘 아픈, 한숨) 밥 먹어, 저게 언니가 연애한다니까 형부 한테 언니 뺏기나 싶어 서운해서 저래.

은 찬 : (당혹스러운, 애써 가볍게) 형부는 무슨...나, 결혼 같은 거 관심 없어. 벌써 무슨..

          (짐짓 밝게, 횡설수설) 뉴욕은.. 그냥 .. 해, 해본 소리야, 엄마. 난 여기서 할 일도 많고..바리스타 돼야지..

          (하고 밥 우겨 넣다가 은찬모 보는)

은찬모 : (맘 짠해 보고 있다 얼른 시선 피하고 밥 먹는) ..

은 찬 : (뭔가 일이 심각하다, 싶은, 은찬모 보는, 걱정이 되는) ..



씬8. 희선집 앞, 낮.


선기(노을이 장난감을 들고), 문을 두드리고, 조금 긴장해 서있는,

잠시후, 희선(머리감은 모습)으로 나오며,


희 선 : 누구세요.

선 기 : (보는, 맘 아프고, 그리운, 작게 따뜻하게 웃는)

희 선 : ?



씬9. 한결 본가 거실, 낮.


할머니, 한결부 차를 마시는,


할머니 : (차 마시고, 내려놓으며) 내일 자네랑 나랑 한결이 데리고 지 친모 있는 벽제 가자.

한결부 : (담담히, 차를 마시는)

할머니 : 친부도 만나게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순리지 싶어. 에미한텐 내가,

한결부 : (담담히) 벌써 제가 말했습니다.

할머니 : (조심스런) 뭐라고..그래?

한결부 : 그러자고.. 그러대요. (하고, 차를 마시는)

할머니 : (맘이 짠해지는, 창가로 한결모, 안쓰레 보면)


정원의 한결모, 차를 마시는, 담담한,



씬10. 바 안, 저녁.


민엽, 불편한 듯 고개 돌리고 맥주를 벌컥 마시는,

앞에 앉은 여자(다소곳하게 안주를 먹는)를 관찰하듯 보는 위로,


하 림 : (E) 얘는 내가 가질려다 너 주는 거다, 봐라, 이 퍼펙트한 여잘. 긴 생머리에, 잡티 없는 하얀 피부, 간드러지는 눈웃음,

          어때, 죽이지? 그런데 진짜 결정적인 건...

여 자 : (쑥스러운, 얼굴 붉어지는) 이것 좀 드세요... (하고, 포크 과일 집어 내미는)

하 림 : (E)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너무 예쁜 이 마음씨, 죽이잖냐!

민 엽 : (부끄러운, 슬며시 입 벌리는) 아~

여 자 : (놀란)

하 림 : (E) 들이대지마라. 여자 정떨어진다.

민 엽 : (놀라, 입 닫고, 포크 받고, 먹고, 이내, 다른 포크로 여자에게 과일 찍어주는)

여 자 : (수줍게 포크 받아서, 과일 먹는)

하 림 : (E) 떨지 말고, 당당히, 시~작.

민 엽 : (선수처럼) 참 이쁘세요.

여 자 : (어이없어, 민엽 귀엽다는 듯, 웃으면)

민 엽 : (좋은, 고개 모로 틀며, 감정 추스르고, 다시 여자 보며, 웃음가신) 우리 또 만날 수 있나요?

여 자 : (요것 봐라 싶은, 귀여운, 고개 끄덕이는)

민 엽 : (괜히, 코를 만지며, 고개 모로 틀고) 아씨..나 왜 이렇게 잘 해. 완전 선수체질이야. (그때, 전화오고, 받으며) 나 바뻐.



씬11. 거리, 저녁.


은 새 : 웃기고 있네, 니가 뭘 바뻐. 여기 노래학원 근처야. 나 배고파, 빨리 튀어와.

민 엽 : (E) 싫어.

은 새 : (어이없는) 싫어? 이게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



씬12. 바안, 저녁.


민 엽 : 내 간은 뱃속에 잘 있거든. 끊는다. (배터리 뽑고, 다시 웃음가신, 선수 처럼 여잘 보며, 술 마시는)



씬13. 정육점 앞. 저녁.


구씨, 시무룩하게 가게 문을 닫는데, 은새, 가방 메고 와 평상 앞에 앉는,

구씨, 힐끗 보고 은새 옆으로 다가가 앉는,


구 씨 : (하늘 보고, 쓸쓸한) 학원 갔다 오냐?

은 새 : (고개 푹 숙이고) 아저씨 어디 갔다 오셨어요? 며칠 안 보이시던데,

구 씨 : 어, 여행.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정처 없는 나그네처럼 떠돌다 왔,

은 새 : (화나는, 갑자기 구씨 째려보며) 좋으시겠네요. 맘대로 떠날 수도 있구,

          아저씬 혼자니까 홀가분하고 좋을 텐데 뭐 하러 자꾸 울 엄마랑 결혼할라 그래요?

구 씨 : (당혹스런) 그, 그게 뭐시기냐, 니 어머니가 좋고, 혼잔 것 보다 둘인 게 재미나고,

          (하다 은새 힐끔 보며) 너 어서 뺨 맞구 왔냐?

은 새 : (속상한) 나좋다고 따라다니던 놈이 내 전화 씹고, 울 언닌 결혼할지도 몰라요, 아저씨.

구 씨 : 결혼? 누구랑? 들리는 말에 그 커피집 사장이랑 뭐 그렇고 그렇든데, 설마.. 진짜야?

은 새 : (끄덕이는)

구 씨 : 어이구, 은찬이가 아주 괜찮은 사람 만났네,

은 새 : (샘나는, 날카롭게 구씨 째리며) 뭐가 괜찮단 건데요? 돈 많아서요?

          울 언니 그렇게 돈 보구 사람 좋아하구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구 씨 : (황당한) 야, 사람 말을 곧이 들어, 내가 언제 돈 많아서 괜찮댔어, 그냥 괜찮댔지, 괜히.. 생사람을 잡고..

          (하다 은새 살펴 보고는, 가볍게) 너 서운하냐?

은 새 : (속상한) 내가 앨범 내서 돈 많이 벌면 차도 사주구, 커피집도 차려 주구 그럴라 했는데..

          씨이, 암것도 모르구, 남자한테 홀려서.. (눈물 그렁한) 엄마마저 가면 나 혼자 되는데, (눈물 나올세라 마구 닦는)

구 씨 : (맘 알겠는, 진지하게) 은새야, 나는 니 엄마가 좋다. 그래도 니가 싫다 그럼 결혼 안 해.

          니가 좋다할 때까지 안 한다, 절대.

은 새 : (구씨 보면)

구 씨 : (진지한) 글고, 엄마가 결혼하면 왜 니 혼자야. 새 식구가 느는 거지.

은 새 : (구씨 보고 새치름하게) 아저씨 쫌 착하네... 그래도 짱나.


그때, 은찬모 오며,


은찬모 : 야, 넌 학교서 왔으면 후딱후딱 집에 들어갈 것이지, 뭐한다고 여기서..

은 새 : 갈 거야, 잔소리 좀 그만해. (하고, 가는)

은찬모 : 저게.. (하다가, 구씨보고) 어디 갔었나봐, 안보이데?

구 씨 : (심난한, 일어나며) 네. (하고 들어가는)

은찬모 : 왜저래. 또 ..(하다가, 가며) 그러든지 말든지다, 지금 내가 남자 신경 쓸 때냐.. (하다가, 다시 돌아보며) 으이, 진짜..



씬14. 커피프린스 안, 밤.


민엽, 한결, 하림, 퇴근준비하며 일하며, 하림이가 재밌게 본 영화얘기 하며 서로 웃는,

은찬, 선기, 주방에 있는, 은찬, 구멍으로 한결을 내다보는 모습 보이는,



씬15. 주방, 밤.


은찬, 구멍으로 바깥 보고, 선기, 재료 준비하는,


은 찬 : (선기의 팔 잡고는, 한결 보며) 형, 울 사장 어깨 좀 봐, 진짜 넓지.

선 기 : (일하며) 넓은 편이지.

은 찬 : 건성으로 그러지 말고.. (하고, 선기를 잡아끌어, 바깥을 보게 하며, 한결을 보며) 봐봐, 다리도 디게 길지,

          아무거나 척척 걸쳐도 멋진데, 옷 입는 센스도 장난이 아니고..까칠한 거 같으면서도 자상하구,

          날나린 거 같은데 의외로 순수하구, 완전매력덩어리, 그지?

선 기 : (어이없는, 보는)

은 찬 : (아랑곳없이) 형, 울 사장 운전할 때 손 못 봤지? 한 손으로 핸들 이렇게 돌릴 때 (너무 좋은) 완전 완전 영화배우야.

          형두 여자람 반했을거야. 접때 음악회 때, (하는데, 짐짓 못마땅하다는 듯) 기집애들이 울 사장만 뚫어지게 쳐다보더라.

          것들두 눈은 있어갖고,

선 기 : (한결보며, 은찬에게) 사장 미국 언제 가냐?

은 찬 : (쓸쓸한, 한결 보는) 실은 미국..같이 가자는데, 난 식구들도 있구, 내가 가장이잖어.

선 기 : (은찬 보며) 사장이랑 상의해 봐. 혼자 고민하지 말구,

은 찬 : (슬픈) 싫어. 이런 거 말하기..(한숨, 가볍게) 이제 볼 날도 얼마 없네.

선 기 : (은찬 보며, 담담히) 잡아.

은 찬 : (보며)

선 기 : 사장, 너 남잔 줄 알 때도 좋다던 사람이잖아. 그 열정이면..혹시 알어, 안 갈지. (하고, 은찬 등쳐주고, 일하는)

은 찬 : (선기 보고, 한결을 보며, 맘 복잡한) 야망 있는 남자..사랑하는 거 핑계 삼아 발목 잡는 여자 재수 없는데, 난.



씬16. 유주집 현관, 밤.


한성, 유주집 앞에 배달되어있는 미술관련 잡지, 공과금 지로용지 등을 챙기는,

돌아서가다 초인종 한번 눌러 보는, 인기척 없는,

한성, 혹시나 하는 마음에 휴대폰 꺼내 버튼 누르는, 신호음 가는,

한성, 전원이 켜져있는 것에 조금 놀라는, 초조한, 전화 안 받는, 녹음 하란 메시지,

한성, 실망감 들지만, 그래도 조금은 안도하는,


한 성 : (맘아픈, 애써 담담히 녹음하는) 나야.. 전원이 켜져있네. 휴.....(애써 웃으며) 바람 쐬러 갔나봐...

          유주야, 천천히 와도 좋은데, 전화기는 이렇게 켜 놔. 받으면.. 더 좋구. 내가, 다시..전화할게. 몸조심하고 다녀.

          (전화기 들고 문에 기대, 유주가 그리운)



씬17. 은찬집 주방


은찬, 밥먹고 있는데 은찬모, 나와보는.


은찬모 : 어휴 밤에 뭘 먹어 얼굴 붓게.

은 찬 : (가볍게) 은샌 벌써 자?

은찬모 : (가볍게) 어... (걱정되는, 짐짓 가볍게) 너 그 사장이랑 진지하게 사귀는 거 맞지?

은 찬 : (신경 쓰이는, 거울로 은찬모 보며) 왜?

은찬모 : (맘 짠한, 밝게) 왜긴, 신기해서 그러지. 사내놈이라고 속이구 가게 나갈 때는 조마조마하더니,

            어째 그렇게 인연이 닿았나 싶으니까, (은찬 엉덩이 두들기며) 콩알 만하던 게 어느새 커갖구...

은 찬 : (맘 짠한, 짐짓 가볍게) 20년을 넘게 키웠는데 콩알도 크지. 안 크면 그게 이상한 거지,

은찬모 : (애써 웃는) 건 그렇다. (하다 걱정돼) 근데, 그 집안이 좀..우리가 너무 기울지 않을까 모르겠다.

            사람이 엇비슷하게 만나야 평탄한데.. (하고, 나가는)


은찬, 생각에 잠겨 이를 닦는, 맘 무거운.



씬18. 한결 본가 주방, 아침.


한결모, 조리대에 서서 찌개 간을 보고 있는, 표정 어두운

한결, 편한 차림으로 들어서 조리대 옆으로 가는,


한 결 : (작게 웃으며, 한결모 등에서 안으며) 간봐줄게.

한결모 : 그래.. (한결에게 국자 내미는)

한 결 : (받아먹고, 좋은) 아..칼칼하다. 내가 엄마 때문에 여자 보는 눈만 높아진다니까. 우리 사모님은 못하는 게 뭐야?

한결모 : (싫지 않은, 흘기며) 어우....저 능구렁이.


할머니, 한결부 주방으로 들어서는.

한결, 웃으며 할머니 의자 빼주고 자리에 앉는,

한결모, 할머니 자리에 죽 그릇 내려놓고 조리대로 가는,

할머니, 한결모 힐끔 보는, 착잡한,


할머니 : (짐짓 얄미운 듯) 극성도. 뭐한다고 새벽수산시장까지 가서..게를 사고..누군 아들 없어?

한 결 : 또 샘내시네.

한결모 : (국그릇 한결부에게 내려놓다가, 갑자기 울컥하는, 목매여) 자, 잠깐만..(하고 다급히 나가는)

한 결 : (걱정돼 한결모 보는) 엄마,

한결부 : (맘 아픈, 일어서며) 어머니 잠시만,

할머니 : (안쓰레 보는) ...

한 결 : (할머니 보며) 엄마 왜 저러세요?

할머니 : (밥 먹으며) 밥 든든히 먹어. 나랑 가볼 데가 있으니까.


한결, 의아해 할머니 보는,



씬19. 벽제 납골당, 낮.


납골묘, 1947 ~ 1979.

정은숙, 아기(한결)를 안고 있는 친모의 사진 보이는, 옆에 시들지 않은 꽃 놓여있는,

할머니, 착잡한 듯 꽃을 보다가 한결을 보는,

한결, 꽃을 들고 먹먹한 표정으로 사진을 보고 있는,


한 결 : (눈가 붉어 있는, 울지 않는, 가만히 사진을 보다, 꽃을 내려놓고 보는)

할머니 : (한결을 보는, 맘 아픈, 친모 사진을 보며 덤덤히) 한결아.

한 결 : (할머니 보는, 슬픈, 짐짓 웃어 보이는)

할머니 : (안쓰러운, 덤덤히) 너, 며칠 전에 이명제란 사람 만났지?

한 결 : (사진만 보며, 담담히) 네.

할머니 : (따뜻하게 손 잡아주는)

한 결 : (보면) ?

할머니 : (사진만 보며) 그 사람이... 너 낳아준 친아버지다.

한 결 : (가슴이 쿵 떨어지는, 멍하니, 할머니를 보는)

할머니 : (한숨 쉬는)



씬20. 납골당 입구, 낮.


할머니, 입구에서 걸어 나오는, 착잡한,

한결부, 근처에 서 있다가 할머니보고 걸어가는, 짐짓 덤덤한,


할머니 : (멈춰서 먼 데 보며, 맘 아픈, 한숨) 내가 얘기는 얼추했네. 자식이 부모 맘 알아주길 바라는 것도 다 욕심이지.

            왜 여태 말 안했냐 원망하면 그냥 듣게. 저 낳아준 에미를 30년 만에야 찾아왔으니...

            (멈춰 서) 나 먼저 갈 테니까 애비는 한결이랑 같이 올라와. (걸어가며, 짐짓 덤덤히) 자네가 고생..했네.

한결부 : (할머니를 보는, 착잡한)



씬21. 납골당, 안.


한결, 멍하니 앉아서, 엄마의 사진을 보는, 눈가 붉은,



씬22. 커피프린스 안, 낮.


홍사장, 하림, 은찬을 지켜보고 있는,

은찬, 천사라떼아트를 하고 있는 모습 위로,


하 림 : (e) 오우, 제법인데, 이제 별게 다 돼.

은 찬 : (완성된 라떼아트 건네며, 좋은) 우가우가우가우가!

하 림 : (받아들며, 너스레) 잘했다, 치타.

은 찬 : 씨이..

하 림 : (혀 내밀고, 쟁반에 커피 올리고 조심조심 테이블로 가는)

홍사장 : (기특한) 혼자서 연습 많이 한 모양이다. 그림은 나보다 훨 났네,

은 찬 : (좋은, 치우며) 아저씨, 나 바리스타시험 볼까요?

홍사장 : (커피 만들며, 떠보는) 태권도 사범은 어쩌고?

은 찬 : (치우며, 가볍게) 제가 도장 차릴 형편이 안되잖아요. 여기는 월급도 꼬박꼬박 나오니까..무엇보다 커피도 재밌구.

          (고민되는) 근데 아저씨, 바리스타하면 돈 많이 벌어요? (하다 멈칫, 죄송한)

          아... 아저씨 커피 가지고 돈 얘기하는 거 싫어하시는데..

홍사장 : (커피 만들며, 덤덤히) 유학갔을 때 소문 듣고 찼아간 이탈리아 커피집은,

            가게가 우리반만한데도 매출이 웬만한 중소기업 맞먹드라.

은 찬 : (호기심으로 눈 반짝이며 보는) 와..정말요?

홍사장 : (은찬 보는) 뭐든 하기 나름이야. 지금 당장 한달에 1억 벌기 바래?

은 찬 : 아우..저는 지금 월급 2배만 돼도 땡큐베리 감사죠. 은새 학비 걱정 안하고, 엄마 용돈도 좀 드리고..

          (웃으며) 더 안 바래요.

홍사장 : (기특한, 어디선가 불쑥 로스팅 책자 꺼내 건네며) 차근차근 해봐. 모르는 건 물어보고.

은 찬 : (보는, 좋은) 고맙습니다! (책보며) 나도 한다면 한다, 이거지.



씬23. 한결본가 거실, 저녁.


한결모, 걱정되는, 전화를 하고 있는, 수신음 가지만 안 받는,


한결모 : (서운한) 얘 마음이 어떨까..전화 한통 해주지. (전화기 내려놓으며 한숨 쉬는, 걱정되는)



씬24. 포장마차 안, 저녁.


포장마차 한 켠에 차 세워져 있는, 한결, 한결부, 나란히 앉아 있는,

한결, 아무 말 없이 소주잔만 보고 있는, 한결부, 묵묵히 소주를 마시고 있는,


한결부 : (잔 보는, 짐짓 덤덤히) 내가...많이 좋아했다. 니 생모,

한 결 : (놀란, 보는)

한결부 : 혈혈단신, 혼자서 학비 벌어가며 애쓰는 모습이 예쁘더라. (회환이 드는) 니 생부랑 셋이 친구였는데...

            어쩌다 같이 좋아했지.

한 결 : (맘아픈, 미동도 않는) ...

한결부 : (맘 아픈, 애써 차분히) 결혼하자 말 꺼내놓고, 철석같이 무슨 일있어도 헤어지지 말자 약속까지 놓고,

            (소주 마시고) 부모 없는 사람이라고, 할머니 반대가 심해서...아니다, 내 맘이 변해서..내가 버렸다.

            (한숨, 회상에 젖은) 그래도 원망 한번 않던 사람이었지...

한 결 : (눈가 붉어지는, 화나는)

한결부 : (한숨) 너 볼 때마다.. 지금 니 엄마나, 간 사람한테 죄스러웠지만, 그래도 너 키우면서...참....좋았다. (맘 아픈)

한 결 : (이 앙다무는, 외면하는,)

한결부 : (가만히 보는)


한결, 맘 아프고 화나, 술 벌컥 들이켜는, 독한 기운에 사레 걸리는, 켁켁거리며 기침하는, 눈물 글썽해지는,


한결부 : (맘 아파 보는)

한 결 : (숨 몰아쉬며, 애써 담담히) 화가 나요. (가슴 먹먹한, 삭이려 애쓰며) 근데..뭐 때문에 화가 나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와 내 앞에 나타난 친아버지란 사람 때문인지, 급작스럽게 터트려 대는 할머니, 아버지 때문인지.....

          (왈칵 감정 북받치는, 눈물 나려는, 꾹 참고 담담히) 아님, 등신 같이 아버지 핏줄인 줄 알고 살았던 나 때문인지...

한결부 : (맘 아픈) 한결아..

한 결 : (애써 담담히) 오늘은, 오늘은 그만해요, 아버지..

한결부 : (한숨 쉬고, 술잔을 들이키는)



씬25. 커피프린스 밖, 밤.


커피프린스 간판 불 꺼지는,



씬26. 커피프린스 안, 밤.


하 림 : (휴대폰 버튼 누르며, 바에 걸터앉으며) 하루 종일 전화도 안 받구, 이상하네,

          (새끼손가락 들어 보이며) 그대 러버 무슨 일 있냐?

은 찬 : (장난스럽게 엄지손가락 들어 보이며) 할머니 뵙고 저녁쯤엔 온다고 했는데 못 오나 보네.

하 림 : (짐짓 서운한 듯, 놀리는) 야아, 이 미천한 아우전화는 하루 종일 씹어도, 싸모님하고는 핫라인으로 통화가 된다는 거지,

          8년 우정 금 지대로 가주시고,

은 찬 : (눈흘기며) 자꾸 놀릴 거야.

하 림 : (웃으며 놀리는) 아우, 놀리긴. 사모님 놀리다가 사모님이 울기라도 하면 사모님한테 몹쓸 짓했다고 사장님한테 혼나지,

          안 그래, 사모님?

은 찬 : (기가 막힌, 째려보는)

하 림 : (핸드폰 문자 넣으며, 중얼거리는) 송별회 날짜 잡자고 애들이 난린데....

          (하다 생각난 듯 보는) 두 사람 얘기 해봤어? 형 미국가면 어쩔지?

은 찬 : (쓸쓸해지는, 애써 가볍게) 형 블록 그거 꼭 미국까지 가서 해야 되는 건가?

하 림 : (가볍게) 당근. 미국이 본산진데. 그리고 3년 만에 정식디자이너로 프러포즈 받기가 쉬운 일이냐?

은 찬 : ! (덜컹하는, 애써 가볍게) 그...그랬데? 언제?

하 림 : (가볍게) 지난주에 연락받았다는데..

은 찬 : (표정 굳은, 애써 덤덤히 보는)

하 림 : 형 대단하지 않냐? (회상하는, 좋은) 블록디자이너 시작하고 하루에 2, 3시간밖에 안자고 3년을 그 고생을 하더니,

          결국엔 해내잖아. 커피 프린스도 이만큼 키워 놓고, (은찬 보는) 가만 가만, 우리 사모님 표정이 왜 그래?

은 찬 : (시선 피하는, 짐짓 덤덤히) 내...내가 뭘.

하 림 : (진지한) 은찬양 오빠가 진지하게 충고하는데, 남자 야망을 사랑이란 이름으로 꺾으면 안 되는 거다.

은 찬 : ! (기분상한, 퉁명스레) 꺾긴 뭘 꺾어! 꽃이냐 꺾게!

하 림 : (가볍게) 헤어지기 싫으면 너도 같이 가.

은 찬 : (짐짓 덤덤히) 거기가 지하철 타면 갈 수 있는 데냐, 같이 가게. 거기 가려면 차비며, 생활비며 돈이 얼만데..

하 림 : 뭐가 문제야, 능력되는 애인이 다 해줄 껀데! (느물거리며) 집도 사주고 차도 사주고,

은 찬 : 형은 정말 생각 이상하게 한다? 거긴 거기고 나는 나지! 내가 사장이 뭐든 사주면 넙죽 넙죽, 낼름낼름

          무조건 좋다고 받아 먹을 애로 보여?

하 림 : (놀란) 아니면 됐지 뭘 그렇게 정색을 하냐...무안하게. (미안한, 걱정 되는 듯 보는)

은 찬 : (짜증나는) 그니까 내 앞에서 그딴 얘기 하지 마. 형이 말 안 해도 보내 줄라 그랬으니까. (하며, 화난 채,)



씬27. 은찬집 앞, 밤.


은찬, 스쿠터 세우는데 핸드폰 울리는, 가방에서 핸드폰 꺼내는,

C. U. - 발신자 ‘재수 없어’

은찬, 반가운, 황급히 전화를 받으려다가 헬멧 때문에 여의치 않은, 헬멧 안으로 핸드폰 급하게 쑤셔 넣고,


은 찬 : (반가운) 여보세요!

한 결 : (F, 조용히) 집이야?

은 찬 : (힐끔 집을 보는, 짐짓 태연히) 아뇨, 아직 집은 아니구, 집에 가는 길인 것 같긴 한데, (슬금슬금 스쿠터 돌리는)



씬28. 한결 오피스텔, 밤.


한결, 어두운 바닥에 대자로 누워 통화를 하고 있는,


한 결 : (힘없이 웃으며, 애써 가볍게) 같긴 한건 또 뭐야.

은 찬 : (F) 그러니까, 사장님 집 근처인 것 같기도 하고,

한 결 : (엷게 웃는, 보고 싶은) ...그럼... 잠깐 왔다 갈래?



씬29. 은찬집 앞, 밤.


은찬, 스쿠터에 앉아 통화를 하고 있는,


은 찬 : (보고 싶은, 짐짓 빼듯이) 아...귀찮은데 뭐 꼭 오라면,

한 결 : (F) 아니다, 피곤 할 텐데 쉬어라.

은 찬 : (다급히) 아, 아니, 안 피곤한대요!

한 결 : (F, 웃는) ...얼마나 걸려?

은 찬 : (좋은, 짐짓 덤덤히) 3분이요!


은찬, 핸드폰 끼우고 통화하면서 스쿠터 돌리는, 좋은,



씬30. 한결 오피스텔 거실, 밤.


은찬과 한결 나란히 앉아서 영화를 보는,

은찬, 치킨에 맥주를 들고 영화를 보는,

한결, 와인 잔 들고 조금씩 마시고 있는,

은찬을 보니 긴장이 조금 풀리는, 미소로 은찬을 보다가 TV로 시선을 돌리는,


은 찬 : (짐짓 화나는) 별일이요, 별일 무지 많았죠! 아침 9시부터 와플셋트 단체 주문 들어와서

          20개 배달 맞추느라 정신없이 바빴어요.

한 결 : (엷은 미소 도는) 또.

은 찬 : (영화 보며, 짐짓 심각한) 저녁엔 깍두기 아저씨들이 커피에 기름 떴다고, 원래 원두에서 나오는 기름이라고 해도

          끝까지 컵이 지저분해서 그렇다고 우기는 통에 머리가 터지는 줄...

한 결 : (말꼬리 자르며) 또.

은 찬 : 왜 자꾸 또또 .. (하며 고개 돌리는데 한결과 눈 마주치는, 좋은, 머쓱한, 고개 돌리며, 흘리듯)

          안보니까..좀 보고 싶었어요.

한 결 : (좋은, 긴장이 조금 풀리는, 미소 도는) 나도 그랬어. 많이 보고 싶더라.

은 찬 : (좋고 부끄러운, 미소로 한결 보는)

한 결 : (가만히 은찬의 머리를 쓰다듬는, 쓸쓸한)

은 찬 : (무슨 일 있는 것 같은, 모른 척 가볍게) 할머니랑 어디 갔었어요?

한 결 : (영화 보며, 짐짓 덤덤히) 납골당.. 나 낳아주신... 어머니 뵈러.

은 찬 : ?!

한 결 : (쓸쓸한, 덤덤히) 나 입양아랜다, 은찬아.

은 찬 : (맘이 쿵하는, 한결을 보는)

한 결 : (쓸쓸한, 담담히) 얼마 전에 어머니 사진 주신 분이, (은찬 안 보고, 눈가 붉어지는) 내.. 친아버지랜다.

은 찬 : (놀라 보는, 맘아픈, 애써 차분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한 결 : (씁쓸한, 애써 담담히) 내친부모하고 지금아버지하고 친구셨대. 그런데, 내친부모가 1년도 안돼 이혼하고,

          친아버진 호주가 연락이 끊기고...이 후에 내가 태어났는데..친어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오갈 데 없는 날..지금의 부모님들이 맡아주신 거지.

은 찬 : (가슴 먹먹한, 맘 아픈) ....

한 결 : (은찬 안보고, 짐짓 담담히) 친구 자식, 한때 좋아했던 여자의 자식을... 지금 이 순간까지.. 친자식처럼..

          (상실감에 맘 아픈)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한테조차 내가 속았어. 너무 잘해주셔서, 까맣게 몰랐어.

은 찬 :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는, 한결을 보는, 맘 아픈)

한 결 : (맘 아픈, 씁쓸히) 세 분 다 참 나한테 잘들 하셨는데..그런데도 원망이 드니, 왜 진작 말해주지 않았나...

          차라리 끝까지 말하지 말지, 이렇게 불쑥, 이제 와서 뭘 어쩌라고...


은찬, 조용히 걸어가는, 한결을 보는, 맘 아픈, 눈물 그렁해지는,

한결, 먼 곳을 가만히 바라보는, 쓸쓸한,


한 결 : (맘 아픈, 애써 담담히) 할머니, 어머니한텐 덜 미안해. 내가 무지 사랑 사랑하니까, 근데, 아버지한텐... (먹먹한)

          나 너무 한심하지 않냐? 아버지 바람펴 나 난 줄 알고, 소리 치고 대들고, 후... (숨 몰아쉬는) 12년 동안...

은 찬 : (맘 아픈, 눈물 나는, 한결안아주는)...몰랐잖아요. 몰랐으니까....



씬31. 한결 오피스텔 테라스, 밤.


은찬, 혼자서 블록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은 찬 : (커피잔 만들며, 중얼거리는) 이래서 하는구나, 이거. 맘 심난할 땐 짱이네.


한결 좀 편안해진 모습으로.


한 결 : (어이없단 듯) 넌 영 소질이 없다.

은 찬 : (애써 가볍게) 미국본사에서 같이 일하자고 하는 거면 대단한 거라면서요?

          못 하는 게 뭐예요.. 왜 그렇게 잘 나가지구, 사람 기죽게.

한 결 : (웃는, 가볍게) 하림이가 얘기했구나.

은 찬 : (보는, 짐짓 덤덤히) 너무 좋아한다, 섭섭하게.

한 결 : (가만히 보는) 같이 가자.

은 찬 : (짐짓 밝게) 나는 그냥 여기 있을라구요. 미국은 사장님 혼자 가세요. 내가 메일은 꼬박꼬박 날려줄게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한 결 : (OL, 조용히) 같이 안 가겠다고?

은 찬 : (멈칫, 한결을 보는, 서글픈, 고개 돌리는) 내가 가면 일하는데 괜히 방해만 될 거 같고 나도 일도 해야하고..

          우리 식구들한텐, 내가 가장이잖아요.

한 결 : (무슨 말인지 알겠는, 안쓰런, 짐짓 가볍게) 집안 형편 때문이면 내가,

은 찬 : 내가해요.

한 결 : ?

은 찬 : 이그, 걱정을 마셔. 지금까지 누구 도움 없이도 잘해왔거든요. 앞으로도 잘할 수 있으니까 맘 푹 놔요.

          (헛기침) 글고, 미국 가면 블록만 열심히 만들어요. 딴 짓 하지 말고.


은찬, 서글픈, 짐짓 덤덤히 그네에서 일서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 자갈돌 하나씩 던지며 딴청 피우는,

한결, 은찬을 가만히 보는,


은 찬 : (시선 의식되는, 짐짓 까칠하게) 내가 사장님 잘난 척 할까 봐 얘기 안 할라 그랬는..검은색 셔츠 입지 마요.

한 결 : !

은 찬 : (슬픈, 짐짓 덤덤히) 그거 입고 올 때 마다 여자 손님들이 엄청 힐끔거린단 말이에요.


한결, 피식 웃다가 은찬 옆에 털썩 주저앉는,


한 결 : (안쓰런, 가볍게) 또 없냐? (머리 넘기며) 내가 머리 이렇게 넘길 때 여자들이 보는 것 같던데,

은 찬 : (속상한, 눈가 붉어져 흘겨보는)

한 결 : (일부러 씨익 웃는)

은 찬 : (흘겨보며, 나무라듯) 그거, 그거, 아무한테나 그 눈웃음 실실 치구.. 보조갠지 주름인지 보이고..그러기만 해봐...

          (목 메이고 눈물 그렁해 얼굴 돌리는)

한 결 : (가만히 보면)

은 찬 : (고개 돌린 채 몰래 눈물 훔치는)

한 결 : (안쓰럽고 귀여운) 은찬아.

은 찬 : (한결 안 보고) 예?

한 결 : (진지하게) 나.. 가지 말까?

은 찬 : (휙 한결 보며, 나무라듯) 안 가긴 뭘 안가요. (참으려고 해도 눈물이 자꾸 나는, 얼른 훔치며)

          남자가 한 번 맘을 먹었으면 썩은 무라도 잘라야지, 3년동안 그렇게 고생을 했다면서..

          군대 갔다 생각하고 기다릴 거니까....근데, 가서 바람피우면 죽을 줄 알아요..(눈물 나는, 재빨리 쓱 닦는)

한 결 : (사랑스러운, 짐짓 놀리듯) 아이구..귀여워라. 그렇게 슬프셔? (은찬 눈물 닦아주며, 맘 짠한, 가볍게)

          보고 싶으면 한 달에 한 번, 아니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보면 되지. 너도 미국 오고, 나도 한국 가고.

은 찬 : (맘 풀어지는, 좀 가벼워진) 비행기 값이 얼만데 일주일에 한번을 봐요.

한 결 : (짐짓 장난스럽게) 내가 표 끊어줄게.

은 찬 : (힐끔 보는, 진지한) 남자가 봉인가. 내가 모아서 가면 돼요. (계산하는) 너무 안보면.. 좀..그러니까...

          1년에 한 번? 아님 6개월에 한 번?

한 결 : (피식 웃다가 은찬을 빤히 보며) 6개월? 그렇게 오래 안 볼 수 있을까?

은 찬 : (짐짓 덤덤히) 참아야지... 별 수 있나?


은찬, 맘 아픈, 짐짓 밝게 웃어 보이는,

한결, 가만히 보는, 짐짓 밝게 웃다가 시선 돌려 야경을 보는, 안보고 살 수 있을까 자신이 없는,



씬32. 한성집 거실, 밤.


한성, 들어와서 전화 엔서링 키고, 가방 소파에 내려놓고 주방으로 가는,

물을 꺼내 마시고 소파로 걸어오는 위로,


엔서링 : (E) 형, 라이너군 내일은 시간 안 된다는데요. 전화 줘요. (뚝하고 끊어지는)

            최감독, 청운필름 한정환입니다. 시나리오 보냈거든요. 보시고 연락주세요.


한성, 걷다가 굳어서 서는, 거실 한켠에 놓인 유주 짐 가방 보는,

한성, 혹시나 싶은, 굳어서 짐가방 놓인 쪽으로 가는, 유주의 가방인 걸 알아채고 쿵하는,

고개 들어보는데 침실에서 불빛 세어 나오는,

한성, 긴장되는, 침실 쪽으로 걸어가는,

한성, 문 열고 먹먹한 듯 서있는,



씬33. 침실 안, 밤.


유주, 침대에 웅크리고 자고 있는, 피곤한 듯 곤히 자고 있는,

한성, 유주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는,

한성, 침대 옆 의자에 조용히 앉는, 먹먹한, 안도의 미소 도는, 눈가 붉어지는,



씬34. 은찬집, 밤.


은찬, 씻고 욕실에서 나오다가 은찬모를 보는,

은찬모, 개그프로 보면서 피식피식 웃으며 손가락에 반창고 붙이고 있는, 옆에는 까다 만 밤 널려있는,

은찬, 안쓰런, 짐짓 덤덤히 은찬모 옆에 앉아 반창고를 뺏어드는,


은 찬 : (반창고 발라주며, 맘아픈, 짐짓 덤덤히) 뭐 하러 이 시간까지 해. 그니까 손이 다 짓무르지.

은찬모 : (한심한) 엄마가 워낙에 요령이 없어 그래. 이층아줌마는 엄마보다 배로 까는데도 까딱없는데,

            (보는, 짐짓 가볍게) 너무 늦게 다니는 거 아냐?

은 찬 : (머쓱한 듯 웃는, 짐짓 밝게) 그러게.


은찬모, 시선 돌려 TV를 보는, 피식 피식 웃는 모습이 외로워 보이는,

은찬, 맘 아픈, 엄마 손가락 하나 하나 정성스럽게 반창고 붙이는,


은찬모 : (칼 집어 들고) 드가 자. 피곤해.

은 찬 : (밤 깎는 칼 집어 들며,) 내가 할께.

은찬모 : (막으며) 됐어. 피곤해 들어가.



씬35. 한결 오피스텔 거실, 밤.


한결, 소파 밑에 기대고 앉아 친모의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는, 쓸쓸한,

한결, 맘 아픈, 사진을 테이블에 올려두는,

문득 생각난 듯 서랍에서 레고회사에서 온 초청장을 보는, 고민되는,

그때, 핸드폰 문자 연달아 2통 들어오는,

한결, 핸드폰 집어 드는,


*인서트>

근로청년 ‘잘자요! 최사장, 형, 오.........빠 ^^;; ’


한 결 : (슬며시 웃는, 귀여운) 오...빠...? (짐짓 어이없는 듯) 징그럽게..


한결, 핸드폰 내려놓다가 생각에 잠기는, F. O.



씬36. 한성집 침실, 아침. F.I.


한성(외출복 차림), 유주, 침대에 누워 나란히 자고 있는, (DIS)

한성, 침대에 혼자 누워 있는,

유주,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서 잠들어 있는 한성을 담담히 바라보는,

한성, 뒤척거리다 눈을 뜨는, 유주와 눈 마주치는,

유주, 생각이 많은, 빤히 보는,

한성, 누워서 가만히 유주를 보는, 속으로 긴장하고 있는,


유 주 : (어색한, 가볍게) 배고픈데 냉장고가 텅 비었더라. 장 좀 봐 올게.

한 성 : (가만히 보는) 화 풀린 거야?

유 주 : (시선 피하는, 일어나며) 좀 더 자. (하고, 나가려는)

한 성 : (불안한) 유주야.

유 주 : (돌아보면)

한 성 : (할 말이 많은, 가만히 보다 미소 지으며) 빨리 와.


유주, 담담히 보다 돌아서 나가는,

한성, 일어나 창가에 서서 나가는 유주를 보는, 좀 불안한,



씬37. 은찬방 + 가실, 아침.


바쁘게 출근 준비를 하는, 바리스타 책 집어 들고 옆에 둔 블록열쇠 고리 보는,

짐짓 밝게 입 맞추고 주머니에 넣고 고개 돌리는데,

은새, 머리 빗고 있다가 은찬과 눈 마주치는, 슬쩍 피하는,

은찬, 은새를 보다가 팔로 은새 툭 밀치며 거울 앞에 서는,

은새, 은찬 흘겨보며 엉덩이로 밀어내는,

은찬, 은새, 거울 앞에서 서로 밀어내며 툭탁거리다가 서로 노려보는,


은 찬 : (귀여운, 짐짓 화난 듯 노려보며) 요게 언니한테 눈을 부라리고, (손가락으로 찌를 듯) 눈 안 풀어?

          야, 기집애야 넌 뭐가 불만이야,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며칠 동안 입을 댓발 내놓고 툴툴거려!

은 새 : (지기 싫은, 노려보며) 지는!

은 찬 : 지는? 아우 이걸 그냥! (짐짓 생색내듯) 나 우리사장 보내준다고 했거든. 그러니까, 주둥이 넣.

은 새 : ! (놀라) 진짜?

은 찬 : 그럼 가짜루 보내냐?

은 새 : (맘 쓰이는, 고개 숙이는, 짐짓 퉁명스럽게) 우리 땜에 못 간다고 생색낼라고? 그냥 가라, 가!


은새, 말해놓고도 걱정되는, 짐짓 태연하게 빗질을 하는,


은 찬 : (가만히 보는, 은새 맘 알겠는) 간다고 해도 야단, 안 간다고 해도 야단.. 가지가지한다.

          (빗 뺏어들고, 귀여운, 짐짓 엄하게) 머리는 산발을 해가지고, (은새 머리 빗겨 주는)

은 새 : (안 된, 거울로 은찬 보며 짐짓 덤덤히) 사장 아저씨가 많이 서운해 하겠다?

은 찬 : (애써 가볍게) 울지 울어. 나 보고 싶어서 일주일에 한 번은 온다는 데 비행기값이 얼만데, 돈이 썩어나냐고

          내가 막 야단을 쳤지, 솔직히 안본다고 헤어질 거면 헤어지는 게 나은 거 아니냐?

          (은새 머리 세게 빗으며) 이거봐, 이거봐. 니가 말을 안들으니까, 머리까지 속을 썩이네!

은 새 : (거울로 은찬 보는, 좋은) 근데..언니, 아무래도 황무식 바람 피우는 것 같아. 내 전화 쌩까고 문자도 씹어..

은 찬 : (안 믿는, 오바해서 화내는) 뭐 황민엽이! 그 자식 돈 거 아냐! 우리 엔젤을 두고 지가 감히 바람을! 죽었어, 이 자식.

          (일어나며) 저녁에 떡볶이 해먹자! (하고, 나가는)


은찬, ‘엄마 갔다 올게’ 하고 후다닥 나가는 소리 들리는,

은새, 은찬이 나가고 나면 얼굴 환하게 밝아져 밖으로 뛰어나가는,


은 새 : (좋아서) 엄마! 언니 미국 안간데!

은찬모 : (확 좋은, 짐짓 태연히) 정말? (걱정되는) 그럼, 사장은?

은 새 : (맘 쓰이는) 으..응...그게... 사장만 보낸데.

은찬모 : (마냥 좋지만은 않는) ?! 사장만?

은 새 : 좋지?



씬38. 커피프린스 안, 아침.


은찬, 주방에서 영업 준비를 하고 있는,

한결(검정 셔츠 입은), “좋은 아침!” 하며 들어서는,

은찬, 좋아서 한결 보는,

한결, 바로 가려다 은찬 보고 보란 듯이 검정 셔츠 깃 세워 보이는,


은 찬 : (어이없는 웃음 지으며) 거참 말..디게 안 들어요? 기어이, 까만 셔츨..

한 결 : (태연히) 모르는구나..난 하지 말라면 더 해. (하고 돌아서는데)

은 찬 : (잡는, 보며) 저기... 괜찮아요? 걱정했는데...

한 결 : (알겠는, 짐짓 가볍게) 엄마 얘기? (웃는) 괜찮아.

은 찬 : (맘 놓이는, 밝게) 멋있다, 우리 최사장님.

한 결 : (고마운, 짐짓 뻐기듯) 아무리 힘들어도 할 일은 하지 내가.

선 기 : (화장실에서 나오며 한결에게) 오셨어요?

한 결 : 굿모닝! (하고 바로 가는 위로)

선 기 : (E) 은찬아, 화장실 청소 해야겠던데?

한 결 : (멈칫하고 돌아보는, 뭔 소린가 싶은)

선 기 : 누가 조준을 잘못 했나 소변기 근처가 엉망이야. (주방으로 가는)

은 찬 : 오케이!


한결, 어이없고 화나는, 선기와 은찬을 보는,



씬39. 한성집 낮.


한성, 유주의 짐 정리해주는.


한 성 : (CD를 집어 들며) 어.. 뭐야.. 이거 내꺼잖아.

유 주 : 그거? 내꺼 아니야?

한 성 : 너 이거 2년전에 나 선물해준거잖아.

유 주 : 어디봐봐. (다가가서 보며) 그래 이거 제작년에 내 카드로...

한 성 : 그래.. 내가 cd가 다 비어있어서 아주 깜짝 놀랬다.

유 주 : 아.. 여기 내것도 많거든요!

한 성 : 아니거든요.

유 주 : 알았어 다 가져.

한 성 : 장은 다 봐왔어?

유 주 : 된장찌개 끓여줄게.

한 성 : 응.

유 주 : 우리 파티할까? 한결이랑 은찬씨 불러서 우리 파티하자.

한 성 : ...

유 주 : 싫어?

한 성 : 아니 좋아. (웃는)

유 주 : 알았어. (나가고)

한 성 : 이거 내가 다 정리하고 도와줄게.

유 주(E) : 알았어.


그때 한성의 휴대폰 울리는,


한 성 : (조용히 전화 받는) 어, 한결아.

한 결 : (F) 한유주 연락 왔어? 핸드폰은 되는 것 같던데.

한 성 : (밖 눈치 보며 조용히, 좋은) 어제 왔다.



씬40. 커피프린스 안, 낮.


한결, 카운터에서 전화 받고 있는,


한 결 : (놀라) 진짜야? 어디 있었대, 그 여자?

한 성 : (F, 좋은) 유주가 너랑 은찬이 저녁 초대 하자는데. 내일 시간 되냐?

한 결 : (웃는) 은찬인 왜 불러? 한유주 칼 갈고 있는 거 아냐?

한 성 : (F, 귀찮단 듯, 웃는) 몰라, 오든 말든 알아서해 인마. 끊어. 나 바뻐.



씬41. 한성집 주방, 낮.


한성, 와인 마시며 한참 동안 대화 없이 익숙한.


유 주 : 어때?

한 성 : 죽여! (짐짓 가볍게) 어디.. 있었어?

유 주 : (가볍게) 어느 조용한 바닷가,

한 성 : (짐짓 퉁명스레) 그 바닷가 전화가 몇 번이야? 내 수첩에 그 바닷가랑, 니 친구, 친척들 번호 다 적어놔. 알았어?

유 주 : (피식 웃는)

한 성 : (유주 보며, 담담히) 왜 돌아왔어?

유 주 : (가볍게) 말이 안 되잖아. 내가 한 짓은 생각도 안하고, 당신 잠시 흔들렸다고 죄인 만들어 놓고 떠나니 마니 하는 게.

한 성 : (고마운, 사랑스러운,) 보고...싶었어.

유 주 : (좋은,) 언제....?

한 성 : (가만히 유주를 보고 웃다가, 곰곰 생각하며 가볍게) 커피가 쓰디쓸 때, 걸을 때, 바람 불 때, 저녁에 혼자 잘 때,

          아침에 혼자 깰 때 ....

유 주 : (짐짓 덤덤히) 은찬씬..

한 성 : (미안한) 조금 흔들리다가 너 짐 싸는 거 보는 순간, 싹다 정리 되더라.

유 주 : (가만히 보는, 눈가 붉어진, 행복한, 웃으며 보는)


한성, 가만히 유주를 보는, 사랑스러운, 유주에게 다가가는,

유주, 가만히 한성을 보는, 설레는,


한 성 : 고마워, 돌아와 줘서...

유 주 : (눈물 글썽해 한성을 보며) 한번도 내가 버려질 거란 생각은 안 해봤다? 항상 당신이 날 더 많이 사랑한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조금씩 변해가는.. 당신 눈빛, 한숨소리, 표정 하나 하나에 얼마나 마음이 쿵하고 떨어지던지...

          그때 알았잖아, 내가 당신을 더 사랑하는지.

한 성 : (맘 짠한) 유주야...

유 주 : (눈물 참으며 애써 담담히) 우습게도 내가 더 좋아한다 싶으니까 당신한테 더 자신이 없어지더라.

          그래,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자. 버려지기 전에 내가 먼저 버리자. 그래서 도망친 거야.

한 성 : (미안한,)

유 주 : 당신이 나 안 잡으면 어쩌나 얼마나 떨었는지 몰라.

한 성 : (눈가 붉어진, 짐짓 장난스럽게) 여우같은 기지배.

유 주 : (보는, 행복한) 고마워. 끝까지 잡아줘서,

한 성 : 날씨 죽인다.

유 주 : 시원하다.


한성, 따뜻하게 웃으며 보는, 사랑스러운,



씬42. 커피프린스 안, 낮.


하 림 : (걸으며, 진지하게) 그 야심한 밤에, 그것도 밀폐된 공간에서 단둘이! 블록 만들기만 했다고?

은 찬 : (고개 끄덕이는, 잘못했나 싶은) 라면도 끓여먹었지,

하 림 : (OL, 짐짓 심각한) 밤 열두시에 라면을? 스킨십은 안하고?

은 찬 : 안기..는 했지.

하 림 : (버럭) 얘가 얘가 진짜 남자 피 말려 죽일 스타일이네, 이거!

한 결 : (그 소리에 하림보는)

하 림 : (진지하게) 여자들은 남자를 너무 모르는 거지. 여자는 하루에 한번 올까말까하는 그분이, 남자들한텐 52초마다,

은 찬 : (솔깃한, 멈춰 서서) 그분이 누군데?

하 림 : (빤히 보는) 불뚝불뚝, 후끈후끈, 아리딸딸.. 인제 감이 오시나?

은 찬 : (갸웃, 놀란) 진짜?

하 림 : (신나서) 아... 얘가 또 교육열 끓어오르게 하네.

한 결 : (어이없어 하림 보는, 못마땅한)

은 찬 : (재미있는, 눈 반짝이며) 그럼 그럴 때 형은 어떻게 해?

하 림 : (뜨끔한, 좀 당황스런) 나? 나야 그게..그때 그때 다른데, 책도 보고 비디오도..

한 결 : (E, 버럭) 야, 진하림!


하림, 은찬, 화들짝 놀라 돌아보는,


한 결 : (매서운 눈으로 힐 하림 노려보는데)

은 찬 : (달려가는)

한 결 : (하림 보며 으르는) 너, 애 데리고 뭐 하는 거야?

하 림 : (천연덕스레 웃으며) 내가 형 편하게 해줄라구, 그러지..

          솔직히 좀 그렇잖아.. 밤마다 쟤는 저렇게 말간 표정으로 있고 형의 몸은 그게 아니구,

한 결 : (어이없고 화나는) 야, 인마! 그걸 왜 니가 가르쳐!

하 림 : (벙져 보다 웃는) 아, 그런가?

민 엽 : (2층에서 내려오며) 아 씨이, 2층 화장실 또 막혔다, 은찬 누님 어디 있어?

한 결 : (화나 민엽 째려보는데)

선 기 : (주방에서 얼굴 불쑥 내밀며) 찬아, 창고 가서 밀가루 한 푸대만,

한 결 : (화나, OL) 야! 니들은 손이 없어, 발이 없어!


프린스들, 일제히 한결을 보는,


한 결 : (머쓱한, 그래도 화나는, 애써 차분히) 화장실 뚫어라, 밀가루 갖다 달라, 밥 먹고 하는 것도 없는 놈들이,

          쥐방울 만한 애 한테 뭘 그렇게 시켜 먹어? 엉! (장난스럽게 하림 뒤통수 치고) 넌 은찬이 잡고 남자가 어쩌니 저쩌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알았어!

하 림 : (억울한) 형! 와.. 너무 하는 거지, 인생 공부 시키는 거 아냐! 그리고 2층 화장실은 원래 마이찬이 담당인데 새삼스럽게,

한 결 : 마이찬, 은찬이가 왜, 니 마이찬이야? 그리고, 여잔데 배려 좀 하면 어디 덧나? (하며, 주방으로 가는)

하 림 : (억울한) 마이찬을 마이찬이라고 부르지 그럼, 사모님이라고 부르나!

선 기 : (피식 웃으며) 너무 챙긴다.

하 림 : (한결 간 쪽, 은찬 쪽 번갈아 보며, 약 오르는) 배려? 배려? 까짓 거 해드리지 뭐. 사모님인데. (하고, 가는)



씬43. 커피프린스 앞, 오후.


은찬, 아주 작은 화분 들고 가는데, 민엽, 뒤에서 불쑥 나타나,


민 엽 : (화분 낚아채며) 아이구, 이 무거운 걸, 읏차! (하고 화분 들고 가는)

은 찬 : (어이없어 보는) 야..


그때 하림, 불쑥 나타나 은찬의 뒤에 의자를 갖다대며 강제로 앉히는,


하 림 : 아이구, 사모님. 힘드신데 가만 앉아 계세요, 가만,

은 찬 : (황당한) 뭐하는 거야?

선 기 : (아이스커피 은찬에게 쥐어주며) 시원하게 원샷하시죠, 사모님. (가는)

은 찬 : (당혹스런) 진짜 왜 그래!

하 림 : (태연히) 사모님 배려하는 거잖아. 사장한테 잘 좀 말해주라,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배려했는지, (하고 부채질하는)

은 찬 : 아, 씨이, 뭔 소리야? (하고 일어나 가려고 하면)

민 엽 : (커다란 우산 가져와 은찬의 머리에 씌우며) 사모님 얼굴 타신다,

한 결 : (창문열고, 안에서 소리치는) 니들 뭐하는 거야!

하 림 : (빤히 보는) 뭐하긴 사장님 사모님 위해주고 있지!



씬44. 커피프린스 안, 오후.


은찬, 씩씩거리고 들어서는,


은 찬 : (속상한) 사장님이 시켰어요? 왜 그랬어요?

한 결 : (어이없는) 야, 나는 너 힘드니까, (하는데)


한결, 전화 울리는, 전화기 가만히 보는, 긴장되는, 받는,


한 결 : (짐짓 밝게) 네 엄마.

은 찬 : (걱정되는, 보는)

한 결 : 전화 드리려고 했지. (말 끊어지는, 짐짓 가볍게) 주말에 갈게요.

한결모 : (F) 내일, 공항 좀 다녀와.

한 결 : 공항은 왜, (하다 멈칫, 친부 얘기지 싶은, 표정 굳어지는)

한결모 : (F, 차분한) 니 친아버지 낼 가신대.. 이대로 그냥 가시게 하면 너도 서운할 거야.

한 결 : (심호흡하는) 내일... 가신데요?


은찬, 걱정스럽게 한결을 보는, 한결, 굳어서 통화하는,



씬45. 은찬방, 밤.


은찬, 바리스타 공부중인, 책상 앞에 앉아 통화를 하는,


은 찬 : (반가운) 진짜요? 유주언니 만나봤어요?

한 결 : (F) 아니, 한성 형이랑 통화했어. 내일 저녁 같이 먹자던데, 한성형 집에서.

은 찬 : (조심스런) 나....가도 되나? 유주언니도 나 오라고 해요?



씬46. 한결 오피스텔 서재, 밤.


한결, 프랜차이즈 컨설팅 제안서, 장부 등 펼쳐져 있는,


한 결 : (짐짓 장난스럽게) 가는 건 괜찮은데..너 좀 부탁인데, 적게 먹어. 그 사람들 놀래키지 말고.

은 찬 : (F, 삐죽거리는) 그 사람들도 나 많이 먹는 거 다 알거든요. (좋은) 수박이라도 한 통 사갖고 가야겠다.

한 결 : (웃다가, 씁쓸한, 애써 가볍게) 낮에 전화하는 거 들었지? 아버지 친구분... 내일아침 비행기로 가신다고

          엄마가, 인사드리고 오라신다.



씬47. 은찬방, 밤.


은찬, 책상 앞에 앉아 통화하는, 걱정스런, 엎드려서 노트에 낙서하는, ‘최한결, 친아버지, 힘들겠다’ 쓰는,


은 찬 : (조용히) 네.

한 결 : (애써 가법게, F) 우리 엄마 너무 천사지 않냐? 굳이 찾아뵈라고..전화까지 주시고...

은 찬 : .....

한 결 : (F) 듣고 있어?

은 찬 : (안쓰런, 짐짓 덤덤히) 생각하고 있어요. 나는 모르는 게 왜 이렇게 많나.. 힘내라고 말해야 하나....어쩌나...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노트에 ‘바보 고은찬 말도 못하고’ 이라고 쓰는)



씬48. 한결의 오피스텔 서재, 밤.


한 결 : 내가 너 같아도 그렇겠다, 무슨 말을 하겠냐..니가..



씬49. 은찬방, 밤.


은 찬 : (좋은, 쑥스런) 있죠? 내가 그것도 말했나 모르겠는데, 아, 말하면 또 잘난 척 할 거 같은데, 에이, 말아야지,



씬50. 한결 오피스텔 서재, 밤.


한결, 어이없단 표정으로 통화하고 있는,


한 결 : 야, 너 사람 궁금하게 해놓고, 빨리 말 안 해,

은 찬 : (부끄러운, F) 그게 아니라....전화 목소리 디게 좋다구요. 잘 자요. (하고 끊는)

한 결 : (어이없는) 야.. (전화기 보며 웃는) 요게 이제 사람을 갖구 놀아, (다시 전화 오는, 웃으며) 왜 또.

은 찬 : (F, 차분히) 아버지 잘 보내드리고 오시라구요.

한 결 : (고마운) ....

은 찬 : (F, 맘쓰이는) 에이..괜히 얘기했다, 그냥 있을 걸,

한 결 : 잘...만나고 올께. (엷게 웃는, 힘이 되는) 고맙다 고은찬.



씬51. 은찬방, 밤.


은찬, 핸드폰 내려놓고 책상에 엎드려 입바람 후 날리며 공부하는.


은 찬 : (쓸쓸한) 이제 볼 날도 얼마 안 남았다. 그지? (F.O)



씬52. 한결 오피스텔 테라스, 새벽. (F. I)


은찬 한결에게 이벤트 준비를 하고 있는.



씬53. 한결 오피스텔 테라스, 아침.


한결, 심난한 표정으로 문을 여는데 은찬이 그린 그림이 보이고 1L 우유 놓여진,


은 찬 : (E) 힘이 불끈 나는 은찬 우유.


한결, 피식 웃으며 우유 집어 들고 보는,

C.U- 우유팩 위에 ‘힘내라, 힘!’ 써있는,

한결, 기분 나아진,



씬54. 공항 출국 게이트, 아침.


친부, 착잡한 심정으로 출국 게이트 쪽으로 걸어가다가 전화받는.


친 부 : 네 이명제입니다.

한 결 : 최한결입니다.

친 부 : 아.. 한결군.

한 결 : 뵙고 싶은데 지금 찾아 뵈도 될까요?



씬55. 공항 일각, 아침.


친부와 한결 의자에 나란히 앉아있는,

친부, 긴장한 듯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한결, 가만히 친부의 손을 보는,

친부, 눈에 새기듯 이따금씩 한결을 살펴보는,

한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 절로 한숨이 나오는,


친 부 : (착잡한, 한결 안 보고 애써 덤덤히) 어떻게..나 가는 줄을 알고..이렇게 왔어?

한 결 : (못보고) 어머니가 말씀해주셨어요.

친 부 : 아침은...먹었나?

한 결 : (맘 혼란스런) .....

친 부 : 다른 건 몰라도, 일하는 사람이 아침은 잘 챙겨먹어야 돼...

한 결 : ......

친 부 : 실은, 내가 자네 아버지랑 며칠 전에 만났네. 이런저런 그 간에 있었던 .. 얘기 들었네..

한 결 : (아버지에게 얘기를 들었구나 싶은) .....

친 부 : (고개 돌려 한결을 보는, 먹먹한, 짐짓 덤덤히) 못 보고 가나 했는데.

한 결 : (맘이 먹먹한, 애써 담담히) 언제.. 다시 오십니까?

친 부 : (맘 짠한, 담담히) 오면... 반겨 줄 텐가?

한 결 : (가슴 먹먹한) .....


비행기 탑승 안내 방송 들리는, 한결과 친부 고개 돌려 보는, 눈 마주치는, 말문이 막히는,


친 부 : (감정 추스르고, 짐짓 덤덤히 일어서는)

한 결 : (일어서는)

친 부 : (먹먹한, 한번 안아보고 싶지만, 가만히 보기만 하는) 자네 키가 몇이나 되나?

한 결 : (서글픈, 짐짓 덤덤히) 184 정도 될 겁니다.

친 부 : (끄덕이는, 맘 짠해 보는)

한 결 : (쓸쓸한, 담담히 보는)

친 부 : (조심스럽게 명함을 내미는) 내 연락천데... 혹시 호주 올 일 있음 연락 주면..고맙겠는데.

한 결 : (조심스럽게 받는, 명함을 가만히 보는)

친 부 : (착잡한, 덤덤히 보다가) 그럼 잘 지내게. (하고 돌아서는)

한 결 : (머뭇하다)...저기요.

친 부 : (돌아보면)

한 결 : 아드님이 있으시다구 들었습니다.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친 부 : (맘이 따뜻해지는) 한영이네. 이 한영.. 이제 스무살됐네. 녀석도 키가 자네만 할 거야. 생김도 많이 닮았고.

한 결 : (맘 짠한, 눈가 붉어지는)

친 부 : (먹먹하게 보다가 손 내미는)

한 결 : (손보다가 악수하는)

친 부 : (돌아들어가는, 미소 도는, 눈가 붉어진)


한결, 먹먹하게 가는 친부를 보는,



씬56. 커피프린스 밖, 오전.


은찬, 바쁘게 가판대 정리하다가 핸드폰 울리는, 얼굴 환해지는,

은찬, 급하게 전화 받는,


한 결 : (F) 최한결, 공육시 삼십분.

은 찬 : ?!



씬57. 도로 달리는 한결의 차 안, 아침.


한 결 : (스피커폰으로 전화하고 있는) 고은찬양이 준 신선한 우유 먹고 힘내서 공팔시 십분 공항 도착.

          공팔시 이십분에 극적으로...친아버질 뵙고, 공팔시 오십분, 악수를 하고, 절대 울지 않고, 멋지게 잘....보내드렸음.



씬58. 커피프린스 밖, 오전.


은 찬 : (아팠겠다 싶은, 조용히 듣고 있는)

한 결 : (F) 지금 시간 공아홉시, 십분. 최한결은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중. 매출 달성 보고까지 끝내고 카페 출근하려면

          12시는 넘을 것으로 예상 됨.

은 찬 : (보고 싶은, 짐짓 퉁명스럽게) 아직 석 달 안 채웠는데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보고까지 한데? 쫌만 더 일찍 오면 안 돼요?

한 결 : (F, 조용히) 은찬아.

은 찬 : 네.



씬59. 도로 달리는 한결 차 안, 아침


한결, 운전하며 통화중인,


한 결 : (좋은, 조용히) 우린.. 다 말하자.

은 찬 : (F) 뭘요?

한 결 : (차분히) 그냥 모든 거 다. 사랑하는 거, 서운한 거, 보고 싶은 거, 화나는 거, 싫은 거, 미안한 거, 전부.

          몰라서...이렇게 몰라서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게 하지 말고, 그래서 맘 아프게 죄짓게 하지 말고..

          다 말하자, 어?



씬60. 커피프린스 밖, 아침.


은 찬 : (맘이 짠해지는) 네.... 다 말할게요, 이젠 말 안하고..그러지 않고, 전부 다 말할게요. 전부.



씬61. 도로 달리는 한결 차 안, 아침


한 결 : (웃는 눈가붉어지는) 그럼됐다.


13부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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