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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 1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9.13|조회수1,304 목록 댓글 0

[더블유] 13











씬/1 전원주택 거실 (밤)


12회 엔딩씬에서 이어지는..

강철, 만화책의 맨 마지막 장을 펼쳐서 연주에게 보여주며.


강철 : 이 다음에 강철과 오연주는 어떻게 되죠..?

연주 : (표정)

강철 : 이렇게 되서 강철은 영원히 오연주를 잊어버리나요?

연주 : (표정)

강철 : ......

연주 : ......

강철 : 대답해줘요. 갑자기 없어졌다는 당신 남편이... 나예요?

연주 : (!)


순간, 냄비 올려놓은 가스레인지 불꽃이 멈추고, 개수대에 야채 담가놓고 틀어놓은 물도 멈추고. 돌아가던 선풍기도 멈춰버리고.

연주는 당황하고 놀라 그걸 의식도 못하고,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러나 강철의 시선에는 연주의 뒤편에 검은 프레임이 생겨나는 게 보이고.

이미 만화를 통해 봤던, 차원의 문이 똑같이 생겨난다.


강철 : 대답하기 어려워요..?

연주 : (뭐라 하려는데)

강철 : (한 손에 만화책을 든 채 다가오며) 그럼 같이 나가서 확인하죠. (연주의 손을 확 잡는)

연주 : (...?)


강철, 바로 연주의 손을 잡고 망설임 없이 차원의 문을 향해 들어간다.

연주, ....?! 뒤돌아보고 그제야 프레임을 발견하고 놀랄 새도 없이 강철에게 이끌려.. 차원의 문으로 확 들어가는.



씬/2 성무집 거실 (밤)


불만 켜 있고 비어있는 거실. 작업실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나고.



씬/3 성무의 작업실 (밤)


강철의 바로 눈앞에 자신의 얼굴 만화가 그려진 액자가 보이고.

강철, .....!!! 돌아보면 책상 위의 태블릿의 불이 바로 꺼지고.

빠른 시선으로.. 작업실 풍경을 훑으며.. 만화책에서 익히 본 그 방.


강철 : 당신 아버지 작업실.. 맞죠..?

연주 : ......

강철 : (대답 없자 뒤에 서 있는 연주를 돌아보고)

연주 : (상상도 못한 상황이 갑작스레 벌어져, 당황스럽고 판단이 안 되고)

강철 : (연주의 대답을 더 들을 필요가 없어진) .... (연주의 목걸이를 집어 반지를 집어 본다)

연주 : (....!)

강철 : (반지를 물끄러미. 다시 연주를 보고) ......

연주 : (그제야 겨우 말이 나오는, 변명처럼) 나는.. 몰랐어요.. 만화책을 내가 들고 온 줄..

강철 : .......

연주 : 말 할 생각 없었어요. 절대 말 안하려고 했어요.. 난 그냥 해피엔딩이길 바란 거 뿐인데..

강철 : (그 말에는 대답없이 반지를 손에서 놓으며) 아버지는 어디 있죠?

연주 : (....!)

강철 : (바로 밖으로 나간다)

연주 : (!! 설마... 또 같은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



씬/4 성무집 거실 (밤)


강철이 나와 자신의 얼굴들로 가득 찬 거실을 둘러본다. 이미 만화책에서 반복해 본 풍경. 놀랍지도 않고.

연주, 놀라 따라 나오는.


연주 : 왜요..?

강철 : (돌아보며) 만나보고 싶어서.

연주 : (....!)

강철 : (연주가 겁을 먹고 있자 미소) 걱정 마요. 총 안 쏩니다.

연주 : (표정)

강철 : 같은 실수 또 반복하면 바보죠. 어디 계시죠?

연주 : 아빠가 그린 게 아녜요. 아빠가 누명 씌운 게 아녜요. 오해하지 마요.

강철 : 그럼?

연주 : .......


컷 튀어 연주가 열쇠로 연주방의 문을 여는.


강철 : 왜.. 문을 잠가놨죠?

연주 : 보면 알아요.. (진이 빠지고 창백해져서)



씬/5 성무집 연주방 (밤)


강철이 들어오면 성무, 침대 벽에 모로 누워있고.


강철 : ......

성무 : (아무런 미동도 없고)

강철 : 작가님...?

성무 : (미동도 없고)

강철 : ....? (이상하자 침대로 다가와 벽 쪽을 보고 있는 얼굴을 보고) ...??!


성무의 얼굴이 검게 변해있는 걸 보고 흠칫해서.


강철 : (문가에 기대 서 있는 연주에게) 이 사람이 오성무씨라고요..?

연주 : (힘없이 겨우 서서) 네..

강철 : 왜 이렇게 됐죠?

연주 : 잘 몰라요 나도.. 몇 시간 안됐어요.. 거기는 한 달이 지났지만.

강철 : (믿을 수 없어 성무를 다시 보고)

연주 : 근데.. 나..

강철 : (돌아보는)

연주 : 너무 어지러워요..

강철 : (..?)

연주 : (눈앞이 아득해지며) 좀 잡아줘요.. (하다가 픽 쓰러지는)

강철 : (?! 급히 달려가 잡는다)



씬/6 성무집 앞 (밤)


석범이 가려는데 수봉이 석범을 붙잡고 실랑이 중이다. 11회에서 몇 십 분 안 지난 상황.


석범 : 아 좀 놔요 좀~

수봉 : 가지 마세요 제발~ 무섭다구요~

석범 : 아 이 친구가 진짜.. 무섭긴 뭐가 무섭다고..! 나도 병원 들어가야 된다고!

수봉 : 제발요~ 나 혼자 있기 싫다구요~ 누나 올 때까지만요~

석범 : 연주가 언제 오냐고요? 어디 갔는지도 모른다면서.



씬/7 성무집 거실 (밤)


석범이 결국 수봉에게 끌려 도로 들어오는.


수봉 : 라면 끓여줄게요! 라면 먹고 가세요!

석범 : (그 말에) 지금 나랑 멜로영화 찍어요? 왜 라면을 먹고 가래? (하다) 어?


연주방 문이 열려있고.


석범 : 저 방.. 아까는 잠겨있었는데?

수봉 : (??! 성무가 나온 줄 알고) 어어!! 씨!! (기겁하며 석범 뒤로 숨는데)

석범 : 어?


강철이 쓰러진 연주를 안고 연주방에서 나오는.


석범 : 누구세요?

수봉 : (?? 고개 내밀고)

강철 : (둘을 발견하고 멈칫)

석범 : (?)

수봉 : (강철인 걸 깨닫고 ???!!!)

강철 : ...... (바로 문을 닫는)

수봉 : (입 딱 벌리고) 강..

석범 : 에? 강 뭐?

수봉 : (더 말을 못하고)

강철 : 좀 도와줄래요? 갑자기 기절을 해서요.

석범 : 네에? (연주를 알아보고) 어 연주야? (후다닥 오는)

수봉 : (시선 강철에게 고정, 놀란 토끼눈에 입을 딱 벌린 채)



씬/8 성무집 앞 (밤)


강철이 연주를 수선의 차 뒷좌석에 태우는데 연주가 눈을 뜬다.


강철 : 왜 그래요? 어디가 아파요?

연주 : (중얼) 과로예요..

강철 : 과로..?

연주 : 시간을 건너뛰어서.. 한 달을... 저번에도 그랬어요..

강철 : (!) 그럼.. 푹 쉬면 되는 거예요?

연주 : 쉬면 돼요..

강철 : 다행이네.


석범이 전화 걸며 나온다.


강철 : 명세병원으로 갑니까?

석범 : 네. 당연히. (하고 통화 되자) 네 김간호사. 지금 바로 가요. 입원실 하나만 잡아주세요.

         기본 lab(랩: 혈액검사)하고 chest x-ray 정도만 할거구요.. 네에.

강철 : (그 사이 쿠션을 잘 받쳐주고 문을 닫으려는데)

연주 : (강철의 팔을 잡는) 어디 가요..?

강철 : (보고)

연주 : (또 헤어질까 겁나는) 가지 마요..

강철 : 정리할 일이 좀 있어서. 바로 따라갈게요. (안심시키는 미소)

연주 : ..... 기억해요..?

강철 : .....

연주 : 나를 기억해요..? 이제 기억나는 거예요..?

강철 : 아니요.

연주 : (! 순간 실망하는)

강철 : 짐작만 해보고 있어요. 만화 속 강철의 마음을.

연주 : (표정)

강철 : 오연주씨가 달라진 건 없으니까 나도 곧 알게 되겠죠. 그 병맛 같은 매력이 뭔지.

연주 : (....!)

강철 : (씩 미소)

석범 : (그 사이 전화 끊고 운전석에 타며) 같이 안 가세요?

강철 : (문 닫으며) 뒤에 따라가겠습니다. 부탁 좀 드릴게요.

석범 : (힐끔)


수선의 차가 바로 떠나고.



씬/9 수선의 차 안 (밤)


석범 : (운전하며 백미러로 강철을 힐끔거리며. 보호자처럼 구는 게 티꺼운) 뭔데 지가 나한테 부탁을 해?

         (하다) 뭐냐 쟤? 낯이 익은데?

연주 : (대답 없고)

석범 : (어디서 본 듯한, 갸웃하다) 어 잠깐, 그때 걔 아냐?


<회상 인서트 - 수술실 앞>

5회. 석범이 강철을 연주에게 데려다주던 장면이 펑 떠오르고.


석범 : 그때 그 약혼자라고 나타났던, 걔지?

연주 : ......

석범 : 뭐야? 사채업자 아니었어? 난 빚 받으러 온 줄 알았는데?

연주 : 누가 사채업자래..

석범 : 그럼, 진짜 약혼자라고?

연주 : 아니야..

석범 : 약혼자도 아냐? 그럼 정체가 뭐야?

연주 : 맞춰봐..

석범 : 뭔데?

연주 : (드디어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러운) 내 남편..

석범 : (??? 돌아보는) 뭐? (하다) 또 뻥치고 앉았네. (믿지도 않고 가는)

연주 : (다시 눈을 감고.. 그러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씬/10 성무집 거실 (밤)


수봉, 완전히 혼이 빠져서 현관 앞에 서서는.


수봉 : (중얼중얼) 강철이야, 강철, 진짜 강철, 강철,


이때 강철이 현관으로 쑥 들어오자.


수봉 : (?!! 놀라 뒤로 확 물러난다)

강철 : 들어가도 되죠?

수봉 : (얼어서) 네, 네,

강철 : 성함이..

수봉 : 박, (군인처럼 대답하는) 박수봉입니다!

강철 : (지금 막 신고 나갔던 신발을 가리키며) 이 운동화. 좀 신어도 될까요? 미안한데 신발도 없이 여기 와서.

수봉 : (마구 끄덕이며) 네, 네, 물론입니다!

강철 : 고마워요. (하고 휙 둘러보는)

수봉 : 그때, 만났었는데요, 한번,

강철 : 우리가요?

수봉 : 네, 그때 여기서,

강철 : 아... 미안합니다. 책에 안 나온 장면은 몰라서요.

수봉 : 아, 네, 그러시구나,

강철 : 드라이버 혹시 있나요?

수봉 : (...?) 드라이버요?



씬/11 성무의 작업실 (밤)


강철이 책상 위의 태블릿을 들여다보는. 태블릿을 들어 앞뒤로 살피는데 수봉이 공구세트를 들고 들어온다.


수봉 : 여기..

강철 : (받아서 바로 드라이버를 집는)

수봉 : 뭐 하시려구..

강철 : 위험해서요. 또 같은 일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회상 인서트 - 9회 中>

C#1 구치소 복도 진범이 차원의 문으로 들어가는 장면.

C#2 모텔 옥상 진범이 태블릿을 통해 빠져나오는 장면.


강철 : 완전히 해체해 버리면 못 나오겠죠.

수봉 : (!) 아~~


강철, 바로 드라이버로 태블릿 뒤편을 열고 복잡한 내부를 들여다본다. 부품을 하나씩 빠르게 뜯어내는.


수봉 : 근데.. 다 분해하면 나중에 어떻게 조립해요..? 혹시 필요해질 때 못 쓰면..

강철 : 내 전공이 컴퓨터예요. 걱정 마요.

수봉 : (?!) 아 맞다~ (손뼉치는) 아 컴퓨터 공학 전공이시죠~ (안도하며 신나는)

강철 : (힐끔) 오성무씨는 왜 저렇게 된 거죠?

수봉 : 그게.. 어제 밤에 야식 사러 다녀왔더니 갑자기 저렇게 얼굴이 없어지셔서..

         진범 명령대로 막 그리고.. 막 권총이랑 막 음성파일이랑..!

강철 : (...!)

수봉 : 거기만 난리가 아니라 여기도 아주 엉망진창 이었거든요. 누나는 갑자기 없어지고 막 선생님은 저렇게 되시고,

         너무너무 무섭고 그랬는데 (강철을 가리키며, 안도의 기쁨) 나타나신 겁니다. 갑자기 짠하고..!

강철 : (손으로는 작업하며, 들으며 생각 복잡한) .....

수봉 : 근데 저기.... (셔츠에 손 닦고 손을 내미는)

강철 : (힐끔)

수봉 : 악수 한 번만..

강철 : (표정)

수봉 : 제가 진짜 팬이거든요.. 저번에는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말도 못 걸고..

강철 : ..... (손을 잡아주는)

수봉 : 하 (악수하고 나자 더 좋은) 와 진짜...! 제가요 펜트하우스, 그거 다 제가 그렸거든요. 방송국도요!

         제가 배경 담당이거든요! 3년 동안 그렸어요!

강철 : (작업하며) 그래요?

수봉 : 네, 와 완전, (어쩔 줄 모르고 좋아하며) 마실 거 좀 드릴까요? 다 있는데! 아 맥주 좋아하시잖아요! 맥주 갖다드릴까요?

강철 : 물이면 됩니다.

수봉 : 물! 네 알겠습니다! (튀어나가는)



씬/12 성무집 거실 (밤)


수봉, 흥분해서 뛰어나와 강철과 악수한 손을 쳐다보며.


수봉 : 와 씨, 나 강철이랑 악수했어, 진짜, 와 씨, 이야~



씬/13 성무의 작업실 (밤)


강철, 집중해서 빠르게 부품들 빼내는 모습에.



씬/14 전원주택 거실 (밤)


강철과 연주가 사라진 거실. 멈춰버린 시간은 그대로. 차원의 문도 여전히 그대로 있는데.

갑자기 픽. 소리와 함께 차원의 문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씬/15 성무의 작업실 (밤)


태블릿의 모든 부품들이 책상 위에 분해되어 놓여있다.

액정과 껍데기만 남은 태블릿. 작은 부품들은 모두 비닐 팩에 담아놓고.

강철, 천천히 작업실을 둘러보고 있다. 벽에 붙은 자신의 그림들을.. 만화에서 봤던 장면이 떠오르고.

5회, 강철이 분노에 차 책상 위의 물건들을 쓸어버리고 발로 차는 장면.

그때와는 전혀 다른 감정, 침착하게 둘러보는데 이때 수봉이 물을 들고 오는.


수봉 : (계속 흥분상태) 물 여기 있습니다!

강철 : 고마워요. (받으며) 책 34권 이후 얘기는 어디서 보죠?

수봉 : 34권이요?

강철 : 그 다음을 봐야겠는데요.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컷 튀어 강철이 성무의 책상에 앉아있고 수봉, 컴퓨터를 켜주며 강철에게 초소형 저장장치를 주는.


강철 : 이게.. 내가 보낸 편지라구요.

수봉 : 네. 선생님한테요.


강철, 들고 있던 만화책 뒷부분을 펼쳐본다.

강철이 연주에게 초소형 저장장치를 손에 쥐어주는 컷에. <아버지한테 전해요> 대사가 있고.


수봉 : 그래서 선생님이랑 저랑 진범을 잡자고 스토리를 다시 만들다가.. 저렇게 되신 거거든요..

강철 : .....! 스토리를 어떻게 짰는데요?

수봉 : 여기요. (노트 주며) 이건 엔딩까지 짜놨던 스토리 보드구요..

강철 : (받아 첫 장을 펼쳐보는데서)



씬/16 성무집 거실 (새벽)


어느새 새벽이 된. 수봉, 소파에 누워 자고 있고.



씬/17 성무의 작업실 (새벽)


자신이 쓴 편지와 스토리 북과 나머지 만화책을 전부 다 읽은 강철. 고민하며 앉아 있다가 일어난다.



씬/18 성무집 연주방 (새벽)


열쇠 여는 소리가 들리고 문을 열고 강철이 다시 들어온다.

성무, 그 사이 일어나 침대에 얌전히 앉아있고.

강철, 책상 의자를 빼서 성무의 앞에 놓고 앉는다. 얼굴도 영혼도 사라진 성무와 마주보고 앉아 응시하는.

격렬하게 싸웠던 책 속의 자신과 성무를 떠올리고..


<회상 인서트 - 성무집 거실 (6회 中)>

C#1

성무 : 너는 허상이야,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너는 그냥 내가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니가 지금 왜 내 앞에서 나타나서 사람처럼 구는거냐?

C#2

성무 : 너는 그냥 캐릭터야 알겠어?! 내가 만든 설정값!


그때의 위압적으로 소리치던 모습과 대조적인 성무의 모습.

강철, 분노할 의미조차 사라진 성무를 안쓰럽게 쳐다보며..


강철 : (듣지 못하는 성무를 향해 말을 거는) 당신이 어떻게 신이야..?

성무 : .....

강철 : 왜 내가 당신을 신이라고 생각했지..?

성무 : ......

강철 : 뭐가 그렇게 분해서 총을 쐈을까..? 당신조차 아무것도 아닌데.

성무 : ......



씬/19 성무의 작업실 (새벽)


디졸브로, 생각을 바꿔 비닐팩에 든 부품들을 다시 책상 위에 쏟아내는 강철.

어느새 태블릿을 다시 조립해서 막 뒷면을 붙여 책상 위에 내려놓고. 전원코드를 연결하고..

허리 뒤에 숨겨뒀던 권총을 꺼낸다. 권총을 장전하고는 태블릿을 쏘아보며 전원버튼에 손을 대는.



씬/20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성무가 마시던 위스키 잔이 허공에 멈춰있다.

멈춰버린 세상에 혼자 살아남은 성무, 자동소총을 이리저리 벽에 치며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멈칫, 숨을 죽이고.



씬/21 성무의 작업실 (새벽)


전원이 막 들어오며 윙 소리가 나는 태블릿.

강철, 멀찍이 떨어져 지켜보고 있고.



씬/22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태블릿이 켜지는 걸 감각으로 느끼는 성무, 번쩍, 허공을 보는. 더듬이를 곤두세운 곤충처럼.. 바깥 세계를 살피며..


성무 : 누구야?



씬/23 성무의 작업실 (새벽)


<누구야?> 자막이 뜨고.

강철, 자막을 확인하는.


강철 : 맞춰봐.



씬/24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강철 : (E) 맞춰봐 내가 누군지.

성무 : (강철이다, ...!!)



씬/25 성무의 작업실 (새벽) +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각자 총을 손에 쥔 채.. 어디인지도 모를 상대를 향해 경계하며.. 태블릿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긴장이..


강철 : 어때?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혼자 있는 기분이?

성무 : (...!)

강철 : 총질하고 사람 죽이는 게 낙인데 지금은 죽일 사람도 없고, 총도 아마 안 쏴질 걸. 어떻게 견디고 있어?

성무 : ......

강철 : (비웃음) 지난번처럼 따라 나올 수도 없어 넌 이제. 내가 출구를 없애버렸으니까.

성무 : .....

강철 : 차라리 그냥 죽는 게 낫지 않겠어?

성무 : (듣고만 있다 그 말에, 비웃음) 나보고.. 죽으라고..?


<나보고 죽으라고?>


강철 : 거기서 혼자 살아서 뭐하겠어? 시간은 영원히 멈춰있을 텐데.

성무 : (비웃음) 내가 왜 죽냐?


강철의 시선에 자막이 뜬다. <내가 왜 죽냐?>


성무 : 조금만 기다리면 니가 먼저 소멸될텐데.


<조금만 기다리면 네가 먼저 소멸될 텐데>

강철, ....!!!


성무 : 넌 주인공 자격 상실이야. 살인범에 도망자. 그리 도망간다고 해결 안 돼. 이제 곧 소멸될 걸?

         주인공이 소멸되면 세상은 다시 돌아가. 난 니가 없어지기만 기다리면 돼. (비웃는) 근데 내가 왜 죽냐?

강철 : .....!


서로 마치 보고 있기라도 한 듯 팽팽하게 대치하는 둘..

권총을 쥔 강철의 손은 반투명해져있고... 성무의 옆에는 허공에 멈춰버린 위스키 잔이.



씬/26 아파트 단지 전경 (오전)



씬/27 연주집 연주방 (오전)


깊이 잠들어있던 연주, 어디선가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퍼뜩 깨는.

자기 방 침대에 누워있는 연주. 부스스 둘러보면 옆에 주사바늘 빼놓은 수액이 걸려있고.

연주, ??? 핸드폰 소리에 두리번거리며 일어나는.



씬/28 연주집 거실 (오전)


연주, 나오는데 핸드폰 벨소리 꺼지고.


연주 : (두리번거리며) 엄마..?


연주, 조용하자 잠시 어리둥절해 서 있다가.. 비로소 강철과 손잡고 차원의 문으로 나오던 장면이 퍼뜩 떠오르고.

연주, ....?! 왜 여기 있는지 갑자기 생각이 안 나..


연주 : (중얼) 설마.. 그게 꿈이야..? (믿을 수 없어) 그게 꿈이라고..?


또 꿈일까봐 갑자기 안절부절, 그제야 식탁 의자에 걸린 자기 가방이 보이고.

가방에서 급히 핸드폰을 꺼내 막 전화를 걸려는데 이때 다시 벨이 울린다. 모르는 번호가 뜨고.


연주 : (?? 받는) 여보세요...?

강철 : (E) 일어났어요?

연주 : (?!!)

강철 : (E) 좀 어때요?

연주 : (!!!)



씬/29 거리 + 연주집 연주방 (오전)


강철, 상가 앞에서 새로 개통한 핸드폰을 걸고 있는.


강철 : 여보세요? 안 들려요?

연주 : (멍해서) 들려요..

강철 : 좀 어떠냐고요? 괜찮아요?

연주 : 괜찮은 거 같아요.. (하고) 근데 지금 어디..

강철 : 아버지 작업실 근처예요.

연주 : (!!) 여기 있어요 지금..? 진짜 여기서 전화하는 거예요 나한테?

강철 : 그럼 만화 속에서 여기로 어떻게 전화를 해요?

연주 : (!!!)

강철 : 나 지금 핸드폰 개통했어요. 박수봉씨 이름으로.

연주 : (믿을 수가 없고)

강철 : (미소) 이 번호 저장해 둬요. 내 거니까.

연주 : (....!)

강철 : 계속 잠만 잘 거예요? 컨디션 괜찮으면 우리 이제 데이트 하죠.

연주 : (움찔) 데이트요..?

강철 : 오연주씨 이틀 누워있는 동안 나는 여기 적응도 했고. 상황 파악도 했고. 할 건 다했어요. 내 결혼 문제만 빼고.

연주 : 네..?

강철 : 내가 분명히 남편이라는데, 그건 확실한 거 같은데 나는 책으로 밖에는 본 게 없잖아요. 난 실감이 안 나거든.

         그래서 기다렸어요 당신 일어나기만.

연주 : (표정)

강철 : 데이트 하죠. 오연주씨는 나를 너무 잘 알고, 나는 별로 아는 게 없고. 그러니까 나한테도 따라잡을 기회를 줘야죠.

연주 : (멍하고)

강철 : 싫어요?

연주 : 아뇨.. 근데 아빠한테 가봐야 되는데.. 나 지금 일어나서

강철 : 아버지는 똑같이 그 상태에요. 아무 일도 없고. 점심 먹고 들어간다고 별 일 없어요. 거기 시간은 멈춰놨으니까.

연주 : ......

강철 : 그리고 아버지 얘기는 만나서 해요. 나도 해줄 말이 있으니까.

연주 : (...!)

강철 : 나랑 데이트 할 거죠?

연주 : 네..

강철 : (웃으며) 그럼 준비하고 있어요. 근처에 가서 다시 전화할게요.

연주 : 네.. (끊고는) ..... (당황, 멍해서 잠시 있다가)


<강철> 이라고 쓰고 번호를 저장한다. 이름을 적고 나자 새삼 믿을 수 없어 다시 전화를 걸어보는.


강철 : (E) 여보세요.

연주 : 아.. 번호 맞나 확인하느라구요..

강철 : 맞아요.

연주 : (그제야 실감이 나며, 화색이 도는) 근데 핸드폰 살 돈은 어디서 났어요?

강철 : 박수봉씨한테 갈취했어요. 나중에 내 대신 좀 갚아줘요. 많이 빌렸거든.

연주 : 나한테 돈 맡겨놨어요?

강철 : 그럼. 부부끼리 딴 주머니 차자고요?

연주 : (부부란 말에 움찔)

강철 : 얄짤없네. 난 거지 신세여도 옷도 사주고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했는데.

연주 : 물어본 거예요.. 누가 뭐래요? (하고는 끊고는)


연주, 진짜로 같이 있다는 실감에 비로소 환한 미소가 돌고..

연주, 가슴이 쿵쾅거리는, 참을 수 없어 다시 전화를 건다.


강철 : (E) 여보세요

연주 : (목소리를 듣고 또 들어도 벅차고) 언제 온다고요?

강철 : (E) 30분이면 돼요?

연주 : 안돼요! 한 시간!

강철 : (E) 알았어요.

연주 : (!! 전화 끊고는 환히 웃는)



씬/30 성무집 거실 (낮)


주방에서 과일칩을 와작거리며 통화하는 수봉.


수봉 : 네. 돈 빌려갔어요. 백만원.



씬/31 연주집 연주방 + 성무집 거실 (낮)


연주, 그 사이 머리에 롤을 말고 급히 스킨 로션 바르면서 통화 중이다. 유치한 색상의 편하게 입는 샤워 가운 입고 있고.


연주 : (놀라) 백만원? 많이도 빌렸네.

수봉 : 뭐 옷 사고 신발 사고 핸드폰 사고. 누나랑 데이트 비용도 필요하다고 하고.

연주 : 나중에 내가 줄게.

수봉 : 어휴 누나 월급으로 감당 되겠어요? 재벌 씀씀이를?

연주 : (그래도 즐거운, 옷을 들고 나가면서) 그러게 파산하겠다.



씬/32 연주집 화장실 + 성무집 거실 (낮)


수봉 : 근데 어떻게 되는 거예요? 여기서 살 수가 있어요? 여기 살아 그냥? 그게 가능해?

연주 : (화장실에 들어와 롤을 빼다가 그 말에 멈칫)

수봉 : 지금까지는 그냥 멀쩡한데.. 계속 가능한가?

연주 : (불안한) 나도 거기 가면 멀쩡하니까.. 똑같은 거 아냐..?

수봉 : (갸웃하며) 근데 그거 알아요? 손 이상한 거?

연주 : 손...?



씬/33 회상 - 성무의 작업실 (밤)


강철이 머쓱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고 있고.. 수봉, 지갑을 들고 눈치 보며.


수봉 : 얼마나..

강철 : 많이 빌려주면 좋죠. 필요한 게 많아서.

수봉 : ..... (갸웃하며 오만원을 있는대로 주자)

강철 : 그게 다예요?

수봉 : 은행가야 되는데.

강철 : (현금 세보는)

수봉 : (이때 손이 반투명한 걸 발견하고) ...?? 어 손이 왜..

강철 : (흘끔)

수봉 : (놀라 가리키며) 어 그거...!!

강철 : (아무렇지 않게) 주인공이 주인공 역할을 못하니까 이렇게 되네요. 연주씨한텐 얘기하지 마요.



씬/34 연주집 화장실 (낮)


연주 : (...!!)

수봉 : 그거요. 윤소희가 없어질라 그랬던 때같이, 반투명하게요.

연주 : (잠시 행복했던 기분, 다시 공포로)

수봉 : 말하지 말라 그랬는데.. 에이 씨 말했네.

연주 : ......


이때 밖에서 초인종이 울린다.


연주 : 어.. 누가 왔다.. 나중에 얘기하자. (끊는다)



씬/35 연주집 거실 (낮)


연주, 심란해서 나오며.


연주 : 누구세요..?

강철 : (E) 오연주씨.

연주 : (??!)

강철 : (E) 오연주씨 집 아닌가요?

연주 : (놀라서) 어머, 왜..


연주, 허둥지둥 가서 문을 연다. 문이 확 열리고 강철이 만화책 손에 들고 서 있는.


연주 : (눈이 똥그래져서) 어..

강철 : 들어가도 돼요? (하며 들어오는)

연주 : 여길 어떻게.. 근처에서 전화한다면서요.

강철 : 오연주씨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요.

연주 : 네?

강철 : 박수봉씨한테 어머니 출근하셨다는 정보 듣고 왔어요. 좀 들어갈게요. (하며 쑥 들어오는)


연주, 당황해서 서 있고 강철, 들어와 두리번거리는.


강철 : 책에는 너무 정보가 없어서. 나도 오연주씨에 대해 알 권리가 있잖아요?

연주 : 아니.. 뭐..

강철 : (둘러보며) 여기 사는구나.

연주 : (부끄러운) 뭐.. 네 나 이런데 살아요. 펜트하우스랑은 비교도 안 되지만..

강철 : 좋은데요 아늑하고. 옛날 우리 집 비슷하네.

연주 : .... 갑자기... 아직 준비도 안했는데.

강철 : (벽의 사진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준비해요. 기다릴 테니까.

연주 : (어쩔 수 없어) 냉장고에 음료수 있어요. 꺼내 마셔요.

강철 : 알았어요.

연주 : (슬쩍 강철의 손을 보면 손 멀쩡하고) .... (일단 안도하는)

강철 : (흘끔 보자)

연주 : (못 본 척, 얼른 들어가려는데)

강철 : 어, 근데 잠깐,

연주 : (?)

강철 : 가운 입은 김에 좀 벗어보면 안돼요?

연주 : 뭐라구요?

강철 : 아니.. (만화책 뒤적거리더니 보여주는) 여기 강철은 오연주씨 누드도 일찌감치 봤던데.


연주가 펜트하우스에서 샤워가운을 벗고 강철이 보는 만화컷.


연주 : (...!)

강철 : (만화 컷의 강철을 가리키며) 나는 못 봤는데 얘는 봤고.

연주 : (표정)

강철 : 이런 것도 다 똑같이 체험을 해야 나도 따라잡을 거 같은데.

         누드를 본 남자랑 안 본 남자랑 어떻게 같은 감정일 수가 있겠어요?

연주 : 아니.. (기막혀) 그냥 하는 소리죠 지금?

강철 : 나 진지한데요.

연주 : 볼 필요 없어요. 내가 아무리 벗어도 아~무 감흥도 없다고 했거든요?

강철 : 그럴 리가. (고개 젓는) 내가 아는 강철은 말만 그랬지 아마 좋았을 거예요.

연주 : 네?

강철 : 내가 그 속을 알거든. 무표정하게 서 있었지만 속으로는 감탄하고 있었을걸.

         그러니까 결혼할 생각도 했겠죠. 왜냐면 라인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연주 : (표정)

강철 : 내가 장담해요.

연주 : (그 말에 순간 혹하며.. 진짜 그랬을까..?)

강철 : 당신은 나만 기억 못하는 걸 계속 억울해하고, 나도 답답하고. 그럼 최소한 이 책에서 한 거는 빨리 다 해봐야 되지 않을까?

         누드도 보고, 키스도 오늘 다섯 번은 해야 될 거 같고. 이 책에서만 다섯 번이던데.

연주 : (얼굴 빨개지는) 아니 지금 무슨 단기 속성반 들어왔어요? 지금 수능 준비해요?

강철 : 갭이 너무 크니까. 우리 사이에.

연주 : (진지하게 얘기하자 흔들리는)

강철 : 궁금하다구요. 나도 이 책 속 강철 기분을 느끼고 싶다니까.

연주 : 아니.. 하... (난감해하다가 결국 가운 끈을 풀자)

강철 : (! 웃음을 터뜨리는)

연주 : 왜요...?

강철 : 농담이에요. 진짜 벗으려고?

연주 : (울컥) 진지하다면서요..!

강철 : 좋은데요 아주 병맛같고. 아.. 이게 매력이구나.

연주 : (기막힌) 하 진짜... (무안해 욕실로 들어가 쾅 문 닫는)

강철 : (미소) 천천히 나와요. 시간 많으니까.


강철, 둘러보다가 반쯤 열린 연주방이 눈에 들어오는.



씬/36 연주집 연주방 (낮)


강철, 들어와 연주의 옛날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교복 입은 연주를 보다가 이어서 한쪽 벽에 가득 붙어있는 만화 컷(연주가 10회에 붙인)을 발견하고.

그림들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강철. 자신과 함께 한 추억들만 모아 붙여놓은 그림들을 보고..

강철, ......

이때 연주가 옷을 갈아입고 들어와서.


연주 : 뭐해요..? (하다 강철이 벽에 붙은 그림을 보고 있는 걸 보고 멈칫) .....

강철 : (돌아보는)

연주 : .......

강철 : (미소) 고마워요.

연주 : 뭐가요..

강철 : 잊지 않고 그리워해줘서.

연주 : .....! (쑥스럽고, 울컥하고) 사진이 없어서.

강철 : ......

연주 : 사진 좀 찍어요.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요.

강철 : 그래요. (수선의 사진 가리키며) 이 분이 어머니예요?

연주 : 네..

강철 : 미인이시네.


연주, 그제야 뒤늦게 강철 주변으로 흩어져 있는 집어던진 속옷과 스타킹과 똘똘 말린 이불,

뚜껑도 안 닫고 늘어놓은 화장품 등 방 꼬라지가 눈에 들어오고..!

연주, 움찔해서 강철이 사진 보는 사이에 등 뒤에서 슬슬 속옷을 집는데.


강철 : (시선은 액자에 고정된 채) 남편이 오연주씨 방 한 번도 안 와봤죠?

연주 : 네..? 네?

강철 : 이렇게 지저분한 여잔 줄 알았으면 결혼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봤을 거 같은데.

연주 : (...! 민망)

강철 : 그 친구는 꽤 깔끔한 성격인데. 봤으면 충격 받았을 걸요.

연주 : (울컥) 누구 때문인데요.

강철 : (흘끔)

연주 : 내가 방 청소하게 생겼냐구요, 죽었을까봐 정신이 다 빠졌었는데, 나 원래는 엄청 깔끔한 여자라구요.

강철 : (피식) 다 봤으니까 내려가 있을게요. 준비하고 나와요. (하고 나간다)

연주 : (.....)


컷 튀어 연주, 예쁘게 차려입고 거울을 보는. 마지막으로 향수를 뿌리고.. 설레는 기분으로 가방 들고 나간다.



씬/37 수선의 차 안 (낮)


강철이 운전하고 연주, 옆에 앉아서.


강철 : 어디로 가요?

연주 : 뭐 먹고 싶은데요?

강철 : 사주려고요?

연주 : (처음으로 뭔가 사주며 으스대는 기분) 아는 데 없잖아요. 돈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내가 사줘야지.

강철 : 내가 책을 본 소감 한마디 하면 말이죠,

연주 : (?)

강철 : 강철하고 오연주는 결혼을 너무 빨리 했어요. 물론 사정이 있었지만.

연주 : (??)

강철 : 그러니까 우리도 연애를 좀 해 보자구요. 다른 커플들처럼. 선 결혼 후 연애가 좀 웃기지만..

         오연주씨가 좋아하는 달달한 것도 숙제처럼 해치우지 말고 데이트 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씩.

연주 : .....!

강철 : (힐끔) 어때요?

연주 : (꿈꾸던 일, 배시시) 좋아요..

강철 : (웃으며) 어디로 가요? 추천해 봐요.



씬/38 레스토랑 주차장 (낮)


수선의 차가 빈 주차장에 와서 주차하는.


연주 : 너무 늦게 왔나봐. 아무도 없네. (하고 내리려는데)

강철 : 아, 근데 키스 다섯 번은? 난 언제 해보지?

연주 : 네?

강철 : 여기서 한 번 어때요? 아무도 없는데.

연주 : 아 진짜.. (무안한) 아 진짜 그만 해요.

강철 : 나 진지한데 지금.

연주 : (표정)

강철 : 누드는 농담이었고 지금은 진심인데.

연주 : (표정, 좋다는 내색은 못하겠고)

강철 : 안 내켜요? 어색한가?

연주 : (표정)

강철 : 그럼 나중에 천천히 (하며 나가려하자)

연주 : (아쉬워 얼른) 아니..

강철 : (흘끔)

연주 : 어색할 건 없어요. 내가 왜..

강철 : 그럼 해도 돼요?

연주 : (우물쭈물)

강철 : (얼굴 가까이 다가오더니 멈칫, 낯선 듯 보고)

연주 : (안 할까봐 초조한) 돼요...

강철 : (힐끔)

연주 : 해도.. 된 다니까.

강철 : (말 끝나기 전에 입 맞추고)

연주 : (....!)


잠시 후, 입술이 떨어지고.


연주 : (너무 오랜만이라 얼떨떨하고, 아쉽고)

강철 : 아... 이런 느낌이었구나.

연주 : (....?)

강철 : (깨달음을 얻은 듯) 이거였어. (끄덕이며) 음.. 알겠어요.

연주 : 뭘 알아요..?

강철 : ......

연주 : (무안해하며) 무슨 느낌인데요...?

강철 : 노코멘트. (하고 문을 열고 바로 나가는)

연주 : (말을 안 하자 너무 무안한) 뭐야.? (당황스런) 별로라는 거야 뭐야..? (자기 입술을 만지며)



씬/39 레스토랑 (낮)


강철과 연주, 창가 쪽에 앉아 스파게티를 먹고 있다.


강철 : (잘 먹는) 맛있다. 여기 추천할만하네.

연주 : (깨작거리며 먹고 있고)

강철 : 뭐 화났어요? 왜 계속 말을 안 해?

연주 : ...... (한숨)

강철 : 아까 노코멘트 해서? (장난) 다섯 번 다 해보고 점수 매길게요. 별 다섯 개 만점으로.

연주 : 그 손.. (테이블 밑에 가져다놓은 강철의 손을 가리키며) 어떡해요..?

강철 : .....!

연주 : 감추고 있잖아요 지금. 내가 볼까봐.

강철 : (피식, 포크 내려놓으며) 다 먹고 할 얘기였는데.

연주 : 밥이.. 안 넘어가요.

강철 : (하는 수 없이 손을 보여주며) 한 달 됐어요.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부터 계속.

연주 : (...! 눈으로 확인하자 가슴이 철렁하고) 어떡해요..?

강철 : 해결을 해야죠. (그 사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연주 : (떨리는) 어떻게... 해결을 해요..?

강철 : 그 사이에 당신 아버지하고 얘기 많이 했어요.

연주 : (깜짝 놀라) 아빠랑 얘기를 했다구요?

강철 : 누가 오성무인지 잘 모르겠어서 양쪽 다 만나봤죠.

연주 : (?!)

강철 : 그래서 알았어요. 왜 우리 계획이 실패했는지.

연주 : (표정에)



씬/40 회상 몽타주


C#1 호텔 옥상 (밤)

성무, 도망치다가 진범에게 확 걸리는 컷에.


C#2 수풀 속 또는 호텔 비상계단 (밤) (** 어둠에 묻혀 공간을 잘 알 수 없는 곳이면 됩니다)

성무, 번쩍 눈을 뜨면 얼굴 없는 진범이 내려다보고 있다.


성무 : (놀라 일어나려는데)

진범 : (바로 성무를 걷어차고 발로 가슴을 밟고 권총을 들이대는)

성무 : (!!!) 살려.. 살려주세요.. 살려 주십시요..!!


<너 누구야?>

성무, ...??!!

<강철은 내가 죽이게 돼 있는데 왜 네가 죽여?>

성무, ....!!!!

<왜 칼에 찔렸는데 살아있지? 너는 뭔데?>

성무, ....!!!!

<너는 누구야?>

멱살을 확 잡고, 성무 겁에 질려.


C#3 성무의 작업실 + 진범의 아파트 거실 (새벽)

대치중이던 상황에서 이어지는 회상.


성무 : 잘난 척 할 거 없어. 니가 먼저 깨달은 게 아냐. 내가 먼저 알았지.

강철 : (...!)

성무 : 그때 오성무가 나한테 약속을 했어. 내 얼굴을 만들어 준다고.


C#4 수풀 속 또는 비상계단 (밤)

성무가 무릎 꿇고 진범에게 뭐라 하소연 하는 모습에..


성무 : (E) 그리고 하나 더.

성무 : (급한 대로 막 둘러대는) 니가 주인공이야...! 너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께..!

         하나도 어렵지 않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데..!


C#5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성무 : 너를 해치우면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댔거든? 그렇게 약속을 해놓고 돌아가서 바로 배신을 때렸어 그 새끼.


C#6 성무의 작업실 (밤)

<그래서 내가 먹어버렸다. 약속을 안 지켜서>

강철, ....!!



씬/41 레스토랑 (밤)


연주 : (놀라) 그게 무슨...

강철 : 당신 아버지가 미처 나한테 얘길 안한 게 있었어요. 그 날 진범이 아버지를 이미 만났던 걸. 그리고 둘만의 약속도 했고.

연주 : (!!!)

강철 : 그래서 꿈으로 되돌린 게 소용이 없었던 거예요. 그 놈은 계속 자각 상태였고, 나만 기억이 없어지고.

연주 : (....!)

강철 : 내가 실수한 거죠. 꿈으로 돌리는 시점을 잘못 잡았어요. 그래서 일이 이렇게 꼬인 거고.

연주 : (표정) 그럼..

강철 :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하고) 약속 하나 해요.

연주 : 뭘요...?

강철 : 작업실에 가면.. 그림 하나만 그려줘요.

연주 : (....! 순간 똑같은 강철의 같은 대사가 펑 스치는)


<회상 인서트 - 호텔 옥상(9회 70씬 中)>

강철 : 약속 하나 해요.

연주 : (돌아보는)

강철 : 다시 여길 떠나게 되면.. 가서 그림 하나만 그려줘요.


연주, 그 기억이 펑 떠오르면서 포크를 놓치고.


강철 : ......

연주 : 무슨 소리예요..? 또 뭘.. (울컥) 또 꿈으로 만들어 달라구요..? 또 이걸 꿈이라고 그리라고..?

         (이미 단정하고 흥분해 눈물이 나는) 그럼 여기서 또 당신은 없어지고요..?

         당신은 날 까맣게 잊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면 되지만 나는 또 혼자서 남아서 이 기억을 두 번이나 또 반복하면서..?!

         (울음이 터지는) 결국 이런 말 할 거면서 왜 데이트 하재요? 왜 나한테 키스했어요 좀 전에!

강철 : (듣다가) 난 꿈 얘기 안했는데.

연주 : (흥분) 그 말 하려는 거잖아요 지금! 진범이 자각하기 전으로 돌려 달라는 거잖아요! 그래야 또 모두가 안전하다고!

강철 : (바로) 그건 만화 속 강철이 한 제안이죠. 난 그럴 생각 없어요.

연주 : (...!)

강철 : 그땐 급해서 어쩔 수 없었던 거고, 지금은 아직 생각할 시간이 있는데 그건 아니죠.

연주 : (표정)

강철 : 같은 인생 또 살고 싶은 생각 없어요 나도. 오연주씨한테 겹겹이 기억만 남겨놓고 싶지도 않고.

연주 : ..... 그럼요..? (눈물 닦으며) 뭘 그려달라는 거예요..?

강철 : (주머니에서 사진 몇 장을 꺼내는) 이거 좀 그려줘요.


연주, 눈물 닦으며 사진을 받아보고 깜짝 놀라는.


연주 : 이거... 뭐예요..?

강철 : 당신 아버지는 진범이 죽어야만 돌아올 수 있는 거 같아요. 또 나는.. 주인공 자격도 없어서 언제 소멸될 지도 모르고.

연주 : (....!)

강철 : 여전히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요. 당신 아버지와 내가 처음부터 계획했던 스토리.


<회상 몽타주>

C#1 한철호가 전화를 거는

C#2 차로 떨어지는 성무.


강철 : (E) 진범을 잡아서, 진범을 한철호가 죽이게 유도하는 거요.


회상에서 돌아와.


강철 : 그게 가장 확실해요. 그러니까 반드시 그렇게 가야해요. 그래야 나도 아버지도 살 수 있고.

연주 : (표정)



씬/42 만화 스토리 - 횡단보도 앞 (낮) 10회 65씬 中


소희가 카페에 앉아 기다리고 있고 강철이 횡단보도 건너가는 장면에..


강철 : (E) 다만 당신 아버지가 쓴 스토리의 마지막 장면은 바꾸고 싶어요.



씬/43 레스토랑 (낮)


강철 : 마지막 장면은... 강철과 오연주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아야죠. 그게 가장 맥락 있는 더블유의 해피엔딩이죠.

연주 : .....!!

강철 : 독자들이 욕을 하든 말든. (미소) 안 그래요?

연주 : (표정에)



씬/44 성무집 거실 (낮)


연주, 강철이 준 사진을 들고 들어오는. 수봉은 없고..



씬/45 성무집 연주방 (낮)


연주, 문을 열고 들여다본다. 성무는 다시 침대에 누워있고.

연주, 표정에..


강철 : (E) 여기 와서 아버지를 보고 깨달았죠. 오성무는 신이 아니었어요. 본인이 신이라 착각했다가 당한 거죠.



씬/46 회상 - 레스토랑 (낮)


강철 : 당신 아버지가 그 세계를 모두 창조했을 수가 없죠. 수십억의 엑스트라들까지 작가가 모두 설정해? 그건 말이 안돼요.

         오성무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자신이 만든 등장인물 몇 뿐이에요.

연주 : (....!)

강철 : 그래서 나는 이렇게 결론 내렸어요. 만화는 두 세계를 연결하는 우연한 매개체일 뿐이고.

         여기와 거기는.. 독립된 세상인 거죠. 두 개의 세계.



씬/47 도로 (낮)


수선의 차가 달리고 있다.



씬/48 수선의 차 안 (낮)


강철, 빠르게 운전 중이다. 옆 좌석에 아파트 사진과 메모가 놓여있다.

메모를 집어 다시 확인하는. <서울시 도봉구 문계동 216-13 성하 아파트 2동 815호>



씬/49 회상 - 성무집 거실 (낮)


강철 : (오며) 진범이 사는 데가 어디예요?

수봉 : (식탁에 앉아 라면 먹다) 에?

강철 : 장소가 있을 거 아녜요? 참고한 자료사진 없어요?

수봉 : 자료사진은 있죠. 아파튼데..

강철 : 거기가 어디예요?


컷 튀어 수봉, 자기 책상에서 자료 파일을 뒤진다. 진범에 관련된 자료 파일을 여는.


강철 : 진범이 사는 주소가 만화에 나온 적 없죠?

수봉 : 에.. 그리기도 전에 일이 터져서..

강철 : 그래서 경찰들이 소재를 못 찾는 거고..,


<만화 스토리 인서트 - 10회 62씬 中>

아주 낡은 재개발 아파트 단지. 경찰들이 성무를 수갑 채워 입구에서 끌고 나오는.


수봉 : 아파트 사진은... 이거 갖다 썼어요. (인서트 컷과 똑같은 사진 보여주는)

강철 : (사진 보며) 실제 여기 주소가 어디예요?



씬/50 수선의 차 안 (낮)


강철, 메모를 내려놓고 운전하며.


강철 : (E) 두 개의 세계에서 공통되는 건 만화에 나오는 설정뿐이죠. 나를 포함한 등장인물 몇. 그리고 몇 개의 특정 장소들.



씬/51 재개발 아파트 단지 앞 + 수선의 차 안 (낮)


강철, 차를 단지 안으로 몰고 들어가는.. 낡은 재개발 아파트가 사진과 똑같이 있고.

(** 진범의 아파트와 재개발 아파트는 같은 장소입니다. 만화 / 현실 구분을 위해 씬 이름만 다릅니다)


네비 : (E)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강철 : (아파트를 살피며 천천히 주차하는)



씬/52 짧은 회상 몽타주


C#1 호텔 옥상 (4회 中)

쓰러져 있던 강철, 프레임이 나타나자 손을 뻗고..


C#2 성무의 작업실 (1회 中)

연주가 강철의 손에 끌려 들어가는 컷.


C#3 성무의 작업실 (11회 中)

진범이 성무의 멱살을 확 잡는 장면..


강철 : (E) 두 개의 세계는 최초에는 오성무의 태블릿을 통해 만나고


C#4 모텔 옥상 (5회 中)

강철이 태블릿 앞에서 나타나는 장면에.


강철 : (E) 태블릿을 통해 빠져나왔지만


C#8 카페 앞 (2회 中)

연주, 성무와 전화하다가 갑자기 배경이 전자제품 상점으로 바뀌는.


강철 : (E) 두 번째부터 변수가 생겼죠. 등장인물의 인식.


C#9 철호의 의원실 (12회 中)

연주, 철호의 의원실에 갑자기 나타나는.


강철 : (E) 등장인물이 인식하는데 따라.. 현실 세계의 인물은 소환되기도 하고..


C#10 호텔 옥상 (1회 中)

<계속>이 뜨고 연주가 사라지는 장면에.


강철 : (E) 한 회가 끝나면 튕겨나가기도 하고.



씬/53 회상 - 레스토랑 (낮)


강철 : (연주에게 설명하는) 거기에 다른 변수들이 계속 생겨났죠. 그 변수들 때문에 지금까지 당했고, 이만큼 당했으면 충분해요.

         이제는 확인한 변수들을 우리가 이용해야죠.



씬/54 재개발 아파트 단지 안 (낮)


강철, 수선의 차를 한쪽에 주차한다.

밖을 내다보며 옆 좌석에 뒀던 안경을 쓰는.. 그리고 모자를 눌러쓰고 나간다.



씬/55 재개발 아파트 엘리베이터 (낮)


강철, 낡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 버튼 누른다.


수봉 : (E) 815로 설정했어요. 별 이유는 없고요.



씬/56 재개발 아파트 복도 (낮)


강철, 8층에서 내린다. 기웃하며 호수를 찾아가는.

815호 낡은 현관문이 보이고. 강철, 바로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보내는.



씬/57 성무의 작업실 (낮)


강철이 준 사진을 들고 태블릿 앞에서 초조해 서성거리던 연주. 문자벨이 울리자 바로 보는.

<10분 후면 충분할 거예요. 그때 전원을 켜요>

연주, .....!!



씬/58 재개발 아파트 복도 (낮)


강철, 문가에 서서 옆집 아이가 엘리베이터 쪽으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며..


강철 : (E) 나는 지금 현실 세계에 나와 있다. 동시에.. 나는 등장인물이다.

         등장인물의 의지로.. 현실에 있는 인물을 소환할 수 있다면.. 첫 번째 가설. 내가 나를 만화 속으로 소환할 수 있다.


아이가 사라지자 바로 허리 뒤에 숨겨뒀던 권총을 꺼내는.


강철 : (E) 지금부터 내가 나를 소환한다.

강철 : (중얼) 바로 여기.. 만화 속으로.


순간 주변, 갑자기 깜깜한 밤이 된다.

강철, ...!!!



씬/59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허공에 떠 있던 위스키 잔이 갑자기 떨어지며 박살이 나는.

서성거리던 성무, ...,?!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TV도 켜지고.

성무, !!!

강철이 돌아온 것을 깨닫자마자 바로 현관 밖에서 퍽, 총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문을 확 열고 들어오는 남자, 강철이고.

성무, ...!!!!

강철, .......

성무가 급히 권총을 집으러 뛰어가는 순간 먼저 뛰어 들어가 바로 발로 차고,

성무, 대비도 못하고 나가떨어지고 손에 집히는 소총을 집으려하는데

몇 번 합 끝에 바로 소총을 잡아 던져버리고 주먹을 날리는 강철.

테이블이 다 엎어지고 발로 차고 주먹을 날리며 격투 끝에 순식간에 성무를 제압해버리고.

테이블이 두 동강나며 성무, 바닥에 널브러진다.

강철, 숨을 몰아쉬면서 주변 둘러보며.. 강철, 둘러보며 권총, 자동소총 등을 집어 한쪽에 집어던지고.

강철, 완전히 뻗어 입가 다 터지고 정신 잃은 성무를 내려다보고 주머니에 넣어뒀던 노끈으로 바로 두 손과 발을 거칠게 묶는.

강철, 성무의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찾아 바로 전화를 건다. 112를 누르자 신호음이 가고.



씬/60 112 종합센터 (밤)


경찰1 : 네 경찰입니다.

강철 : (E) 살인용의자 제보 좀 하려구요.

경찰1 : (?!) 말씀하세요. 어떤 살인사건 말씀이시죠?



씬/61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강철 : 채널 W 사옥 총기난사 사건의 살인범 잡았습니다. 와서 체포해 가세요.

경찰1 : 네? 어, 잠깐만요,

강철 : (바로 메모 읽는) 주소는.. 서울시 도봉구..



씬/62 112 종합센터 (밤)


강철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경찰들 모두 놀라서 손짓하며 난리가 난.


경찰1 : (놀라서) 네 네.

강철 : (E) 문계동 216-13 성하 아파트 2동 815호요. 이름은 한상훈이구요.

경찰1 : 바로 출동해 확인하겠습니다. 근데 지금 제보하시는 분 신원을 밝혀주실 수 있습니까?



씬/63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강철 : .... 그냥 일개 시민 입니다. (하고 뚝 끊는)



씬/64 112센터 (밤)


경찰1 : 네..? 여보세요..?



씬/65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성무, 그 사이에 정신이 깨고.

강철이 돌아보면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널브러져 노려보고..


강철 : 이 만화가 끝나기 전에 누가 먼저 죽을까? 내 생각엔 니가 먼전데.

성무 : ......

강철 : 살인범을 잡았으니까 아마 내가 소멸하는 건 좀 늦어질 거야. 주인공 할 일 하나는 했으니까.

성무 : .... (비웃음) 새끼가..

강철 : 구치소에서 좀 썩고 있어. 어떻게 죽을 지는 다시 생각 좀 해 볼 테니까. (하고 핸드폰을 성무에게 툭 던지고 나간다)

성무 : (불시에 당한 게 어이없어) .....



씬/66 진범의 아파트 복도 (밤)


강철, 바로 나와 고개 숙이고 바로 빠져나간다.



씬/67 성무의 작업실 (낮)


서성거리던 연주, 시간이 10분이 지난 걸 확인하고.. 떨리는 손으로 전원을 켠다.

진범이 또 손을 내밀까 무서워 뒤로 확 물러나는데. 아무 일도 없자 연주, 바로 의자에 앉아 펜을 든다.



씬/68 회상 - 레스토랑 (낮)


강철 : 여기서 일어나면, 당신은 작업실로 가서 그림을 그리는 거예요. 태블릿은 내가 다시 조립해놨으니까.

연주 : 안돼요..! 알잖아요? 전원 켜면 진범이 바로

강철 : 그러니까 진범부터 잡아야죠. 자유롭지 못하게. 태블릿에 손 못 대게. 그건 내가 할게요.

연주 : (?!)



씬/69 진범의 아파트 단지 앞 (밤)


강철 : (E) 먼저 그려줄 건.. 차.


강철, 어둠 속에 서 있는데 주차장 한켠에 갑자기 SUV 한 대가 나타난다.

강철, 바로 다가가 문을 열면 이미 키가 꽂혀있고.

강철, 미소 지으며 바로 차에 올라탄다.



씬/70 진범의 아파트 단지 앞 (밤)


강철이 운전하며 나오는데 경찰차 한대가 불을 밝히며 들어가는 게 보이고.

강철, 어둠 속으로 유유히 빠져 나가는..



씬/71 진범의 아파트 거실 (밤)


이미 열려있는 문으로 총을 겨누며 우르르 들어오는 경찰들. 후다닥 들어오다가 손과 발이 묶인 성무를 발견하고.


경찰2 : (겨누고 서서) 확인해봐!

성무 : ...... (반항할 생각도 없이 다음 일을 생각하고 있다)

경찰3 : (다가와 얼굴을 확인하더니 놀라며) 어? 그 놈 맞는 거 같습니다!

경찰들 : (놀라고)



씬/72 철호의 의원실 (밤)


철호 : (느긋하게 통화 중인) 아 됐어. 인터뷰는 그만 하자고. 피곤해.

비서 : (급히 들어오는) 의원님!! 의원님!!

철호 : (돌아보는)

비서 : 총기난사 범인이 체포됐답니다!

철호 : 잠깐만, (놀라 핸드폰 내리며) 어디서?

비서 : 집에서요. 도봉구에 있는 재개발 아파트에서요.

철호 : 갑자기 어떻게..?

비서 : 누가 잡아서 경찰에 제보를 했답니다!

철호 : (?!) 누가?



씬/73 도윤의 차 안 + 거리 (밤)


도윤이 운전하며 소희와 통화 중이다.


도윤 : 뭐?

소희 : (방송국 쪽으로 걸어가며 흥분해서) 혹시 강대표 아냐?

도윤 : (!)

소희 : 그 제보한 남자! 목소리도 비슷하다고 했어 경찰이! 살아있는 거 아냐?

도윤 : (설마..?)

소희 : (흥분) 오빠! 살아있는 거 같애! 분명히 강대표야!

도윤 : 글쎄.. 넘겨짚긴 그러니까 알아보자.. (내색 못하고 전화 끊고는 바로 다시 전화를 거는) 설마...



씬/74 전원주택 거실 (밤)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해 얼마 안된 시각. 강철이 요리하다 말고 간 그대로.

가스렌지에 올려놓은 냄비의 물이 다 쫄아붙어가고 개수대에 틀어놓은 물도 그대로 쏟아지고 있다.

주방 한쪽에 놔둔 강철의 핸드폰(도윤과만 소통하던 대포폰)이 울리고.



씬/75 도윤의 차 안 (밤)


신호음만 계속 가더니.


안내 : (E) 현재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오니

도윤 : (핸드폰 끊으며) ...?? (하다) 말이 안 되잖아...? 좀 전까지 거기 있었는데..?

         (하면서도 이상한, 갑자기 차를 유턴해서 방향 바꾼다)



씬/76 전원주택 마당 (밤)


연주가 새로 그려준 차를 몰고 와서 서는 강철. 차에서 내리는데 원래 자기 차(12회에 몰고 다니던)가 주차되어 있고.

강철과 연주가 현실 세계로 사라지기 직전 그대로인.



씬/77 전원주택 거실 (밤)


강철이 바로 문을 열고 들어오며 TV를 켜는.


앵커 : (E) 다시 한 번 전해드리겠습니다. 조금 전 10시 30분 경, 지난 채널 W 사옥에서 총기난사로 10명을 살해한 용의자가

         자택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입니다. 용의자의 신원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며

         한 용감한 시민의 제보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의 제보자는 집에 들어가 격투 끝에..


뉴스를 들으며 그 사이 강철, 렌지 불을 끈다. 개수대의 물도 잠그고. 방으로 가는.



씬/78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가 강철이 준 사진을 보는 모습에.. 부패한 시신 일부 사진들. 찌푸리며 펜을 드는.


강철 : (E) 두 번째 그려줄 건.. 부패한 시신.



씬/79 전원주택 방 (밤)


불 꺼진 방. 강철이 불을 켜면서 냄새에 확 코를 막는다.

침대에 썩은 시신의 일부가 보인다. (도망칠 당시의 강철의 옷 입고 있는)

강철, 찌푸리며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고.. 주머니에서 구겨진 편지 봉투를 꺼내 시신의 양복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씬/80 펜트하우스 거실 (밤)


도윤, 빈 집에 들어와 혹시 강철이 왔나 급히 가는.



씬/81 펜트하우스 침실 (밤)


들여다보고 전혀 왔던 흔적이 없자 도윤, 뭔가 싶은데 이때 핸드폰이 울린다. 강철의 전화다.


도윤 : (!! 바로 받는) 임마 어디야?

강철 : (E) 어디긴.

도윤 : (!!) 너 뉴스 봤어? 그 놈이 잡혔는데 소희가 자꾸 너 같다고.

강철 : (E) 맞아. 내가 잡은 거야.

도윤 : (??) 뭐..?



씬/82 전원주택 마당 + 펜트하우스 침실 (밤)


도윤 : 진짜라고? 니가 어떻게?

강철 : 형 잘 들어. 내가 있던 집으로 가. 보름 전에 소식이 끊긴 거야. 그럼 거기 내 시신이 있을 거야.

도윤 : 뭐?? 지금 무슨 소리냐? 시신이라니?

강철 : 경찰에 신고를 해줘. 모두에게 공개해. DNA도 나랑 일치할 거야. 나는 죽은 거야 형. 누명 쓴 채 총에 맞아 억울하게.

도윤 : (표정)

강철 : 그치만 난 살아있어. 걱정할 거 없어.

도윤 : (표정)

강철 : 형한테는 말해줘야 될 거 같아서.

도윤 : 얌마...?

강철 : 근데 소희는.. 내가 죽은 걸로 아는 게 나아. 걔 인생을 위해서. (하고) 다시 연락할게. (끊는)

도윤 : 여보세요..? 얌마..?? (너무 당황해 멍한)


강철, 바로 차에 올라타고 차를 빼서 사라지는 모습에..


연주 : (E) 그럼.. 윤소희는요..?



씬/83 회상 - 레스토랑 (낮)


연주 : (마음에 걸려) 우리가 해피엔딩이면.. 또 사라질 텐데요..

강철 : 변수를 만들어 줄 거예요.

연주 : 변수요..?

강철 : 태어나 존재의 목적이 하나밖에 없다는 거, 난 받아들일 수 없어요. 인생에 변수가 생기면 방향이 바뀌는 게 당연한 거고.

         내가 당신을 만난 것처럼.

연주 : (표정)



씬/84 회사 차 안 (밤)


다음 날. 소희, 기대에 찬 표정으로 뒷좌석에 앉아있다.


강철 : (E) 등장인물이라는 이유로 족쇄를 찬 거면 자유롭게 해주면 돼요.

소희 : (핸드폰이 울리자 바로 받는) 어 오빠! 나 지금 경찰서 가고 있어.

         목소리를 들어봤는데 아무래도 걔 맞는 거 같아 그래서 (하다) 뭐...? (너무 놀라 잠시) 뭐라고...? 죽어...?

강철 : (E) 소희의 설정값을... 없애줄 겁니다.



씬/85 전원주택 방 (밤)


폴리스 라인 쳐 놓고 부패한 시신을 감식하고 있는 경찰 감식반.



씬/86 도심 거리 (밤)


며칠 후. 길 가던 시민 몇이 강철의 사망 소식이 나오는 빌딩 전광판을 보고 있다.

<총기난사 사건 범인 검거> <강철 대표 변사체로 발견> <강씨, 죽기 전 유서 남겨>

라디오 뉴스의 목소리가 겹치며.


아나운서 : (E) 경찰은 지난 21일 발견된 변사체가 강철씨로 확인되었다고 조금 전 발표했습니다.

               강씨는 지난 달 20일 손현석 대표를 살해한 혐의로 도주 중이었으며


바로 그 옆에 신호 받고 서 있는 강철의 차가 있고.



씬/87 강철의 차 안 (밤)


강철, 운전석에 앉아 라디오 뉴스를 들으며 전광판을 보고 있다.


아나운서 : (E) 도주 33일 만에 경기도 양평의 한 주택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강씨는 도주 당시 경찰의 총에 맞았으며 며칠 후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씨는 발견 당시 양복 주머니에 유서를 지니고 있었으며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덤덤히 듣다가 신호등이 바뀌자 출발하는 강철.



씬/88 성무의 작업실 (낮)


연주, 자리에 앉아 시계를 보면 30분이 지나가 있고.. 연주, 표정에..


연주 : (E) 그런데 어떻게 돌아와요..? 이제 가면 끝이잖아요.



씬/89 회상 - 성무집 앞 (낮)


강철, 가기 전에 연주를 막 내려준 상황.

연주, 차창을 잡고 서서.


연주 : 여기 돌아올 수가 없잖아요!

강철 : 돌아올 수 있을 거 같은데.

연주 : (믿을 수 없어) 자각했을 때만 가능했잖아요. 그럼 또 기억이 없어졌다 돌아와야 된다는 건데 그럼 꿈..

강철 : (O.L) 꿈은 이제 싫다니까요.

연주 : 그럼 어쩌려고..

강철 : 난 될 거 같아요. 여기서 기다려요. (하고 가려고 하자)

연주 : (창문을 확 잡는, 매번 헤어질 때마다 마지막일까 공포스럽고) 저번도 그랬어요..!

         그때도 수술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고 해놓고.. 사라졌잖아요..!!

강철 : (단호한) 그건 만화 속 강철이죠.

연주 : (...!)

강철 : 아, 그려줄 게 하나 더 있는데. (머쓱하게 웃으며) 비싸서 여기선 도저히 내 능력으론 살 수가 없어서.

연주 : (...?)



씬/90 진범의 아파트 단지 앞 (밤)


다시 나타났던 곳으로 돌아온 강철. 주차장에 차를 세우다가 멈칫하며 자기 손을 보는.

핸들을 잡은 손에 갑자기 결혼반지가 생겨나고.. (C.G)


강철 : (E) 잃어버린 내 반지 좀 그려줘요.

강철 : (....! 반지를 보며 씩 미소)



씬/91 진범의 아파트 복도 (밤)


이미 검거 후 며칠이 지나 한산해진 복도.

강철, 천천히 난간 쪽으로 와서 서는.


강철 : (E) 두 번째 가설. 나는 지금 현실 세계에서 소환되어 왔다. 그러므로.. 한 회의 미션이 끝나면..

강철 : (중얼) 다시 돌아간다.


강철의 시선에 <계속>이라는 글자가 뜬다.

강철, .....!!!

강철의 눈에도 마침내 연주만이 볼 수 있던 자막이 보이고.



씬/92 재개발 아파트 복도 (낮)


바로 순식간에 강철의 주변, 환해지고.

사라졌던 아파트 난간 앞에 그대로 서 있는 강철. 강철, 미소가 도는.



씬/93 성무의 작업실 (낮)


태블릿 꺼놓고 초조하게 기다리며 서성거리는 연주.

이때 핸드폰이 울린다. <강철> 뜨고.


연주 : ?!!! (바로 받는) 여보세요?!

강철 : (E) 나 돌아왔어요.

연주 : (!!!)



씬/94 수선의 차 안 + 성무의 작업실 (낮)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고 있는 강철.


연주 : (떨리는) 어딘데요?

강철 : 지금 그리 가는 길이예요.

연주 : (안도의 긴 한숨)

강철 : 준비하고 있어요. 데이트 계속 하게. 오늘 키스 다섯 번 마저 채우죠.

연주 : 네...?

강철 : 난 지고는 못 참아서. 오연주씨 옛 남편한테 질 수는 없잖아요?

연주 : ....! (긴장해 있다가 그 말에 실소가) 참 이상한 경쟁심이네요.. 지금 누구랑 경쟁해요..?

강철 : (웃으며) 금방 알게 될 거예요. 내가 훨씬 낫다는 거.

연주 : (황당해 웃음이)


둘, 환하게 웃으며 통화하는 모습 이분할 되며.

둘의 손가락에 똑같은 반지가 빛나고. 제 13 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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