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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비밀남녀] 0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28|조회수616 목록 댓글 0

[비밀남녀] 06

 

 

 

 

 

 

 

 

 

 

S#1. 카 페 / 낮

 

햇살이 밝은 대낮. 창가쪽에 준우, 앉아있다. 영지, 다가간다.

준우, 영지를 보고 표정이 활짝 핀다. 밝게 웃는다.

 

준우 : 어서와요.

영지 : 죄송했어요.

준우 : 알면 됐어요.

 

두 사람, 반가움과 머쓱함에 잠시 말 없이 . . . .

 

영지 : 스카프 주세요.

준우 : 아니 동화작가 지망생이라는 분이 몰라도 너무 모르시네.

영지 : . . .뭘요??

준우 : 나무꾼이 선녀한테 아무런 옵션없이 옷을 그냥 줍니까? 애를 셋 낳아야 주쟎아요.

         나두 뭐 그런게 있어야 스카프를 돌려드리지.

영지 : 네에?

준우 : 아 그렇다구 내가 뭐 애를 셋 낳아 달라는건 아니니까 긴장 푸세요.

영지 : . . . . 그럼요?

준우 : (손가락 두 개 피며) 둘!

영지 : (놀라) 두... 둘이요?

준우 : 애를 둘 낳아 달라는게 아니라, 두 가지 부탁을 들어주세요.

 

 

S#2. 헤이리 / 낮

 

북 카페로 걸어가는 준우와 영지.

 

준우(E) : 읽으면 기분 좋아지는 동화책을 좀 골라주세요.

 

책을 고르는 준우와 영지. 비스듬한 통로에 가득 채워져 있는 책들.

책들 사이의 공간으로 책을 보는 영지의 얼굴을 훔쳐보는 준우.

영지도 책을 읽다 고개를 들어보면 원서를 읽고 있는 준우의 모습이 보인다.... 책에 몰입해 있는 준우. 멋져 보인다.

준우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피하는 영지...

 

영지(E) : 나머지 부탁은 뭐예요?

 

 

S#3. 허브카페 (헤이리 근처) / 낮

 

꽃과 예쁜 장식으로 가득한 샵을 구경하는 준우와 영지.

 

준우 : 오늘 하루 내 부탁 다 들어주기.

영지 : 그런게 어딨어요.

준우 : 왜 없어요, 여깄지. 난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를 받았으면 이랬을꺼 같아요. 백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를 주세요.

 

예쁜 조화들 머리에 꽂아보고 장난치는 두 사람.

준우, 꽃을 한아름 안아 영지에게 무릎꿇고 받치는 척 장난치는데 점원 지나가며 ‘판매용으로 장난치심 안되거든요’ 혼나고.

준우, 다시 제자리에 열심히 꽃 꽂아놓고....

 

영지 : 왜 나에 대해서 안물어봐요?

준우 : 뭘요?

영지 : 뭐 여러 가지 잡다한 것들. . . .

준우 : 호구조사 같은거요?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텐데 뭐...

영지 : 내가 전과자면 어떡할래요?

준우 : 정아미씨 보통 아니게 보이던데 그런 분이 전과자랑 친구를 하겠어요?

         더군다나 집안 일 좀 도와달라고 맡길만큼 믿겠냐구요.

영지 : . . . . .

준우 : 저녁 뭐 먹을래요? 내가 근사한데 예약해 놨는데....

 

 

S#4. 이문 진료실 / 밤

 

이문, 책 읽고 있다. 아미, 들어온다.

 

아미 : 오늘 저녁 같이 먹을래?

이문 : 약속이 있는데 어떡하지?

아미 : 그래? 오늘은 혼자 저녁먹기 싫은데.

이문 : 그 남자한테 전화해 그럼.

아미 : 싫어. 여자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가면 얕보여.

이문 : 야! 너도 그런 고리타분한 생각을 하냐? 너답지 않다야.

아미 : 이 사람은 단순한 연애상대가 아니라 멀리까지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그렇지. 나 이래뵈도 여우다.

 

 

S#5. 대극장 / 밤

 

핀 조명 하나 켜져있는 빈 무대. 준우, 영지와 함께 무대에 걸터앉아있다. 피자와 캔 맥주 먹고 있는 두 사람.

 

준우 : 맛있죠?

영지 : 네.

준우 : 영지씨랑 여기서 저녁먹을라구 공연도 다 취소하고 관객들도 다 돌려보냈쟎아요. 이따 나가면 우리 돌 맞을지도 몰라요.

영지 : 제가 막아 드릴께요.

준우 : 울적하고 기운 빠질 때 영지씨는 뭘로 풀어요?

영지 : . . . 그냥 자기도하고 밥을 먹기도 하고....

준우 : 난 우울할 때 뭘하는지 알아요?

영지 : 술을 드시나요?

준우 : 아뇨!

 

준우, 일어선다. 무대에서 혼자 탭댄스처럼 발도 튕겨보고 ... 춤 춘다.

 

준우 : 난 혼자 춤을 춰요.

영지 : (웃는다) 잘 추시네요.

준우 : 같이 춰요 영지씨도.

영지 : 나 춤 못춰요.

준우 : 춤을 못 춘다구요? 내가 본게 있는데...

영지 : 그 날은 그냥 술김에....

준우 : 방금 맥주 마셨쟎아요.

영지 : 이걸로는 약하죠.

준우 : 그럼 한잔 더?

 

무대 한 켠, 빈 샴페인 병 누워있다. 술이 조금씩 남아있는 아직 스파클이 올라오고 있는 예쁜 샴페인 잔 두 개.

두 사람, 흥겨운 음악 속에서 춤추고 있다. 엉터리 탭댄스도 추고 손가락 찌르며 디스코도. . .

신나게 춤추는 두 사람. 영지도 신나게 춤추고 있다.

준우, 잠시 영지를 물끄러미 보다가 영지를 와락 안아버린다.

 

영지 : !!!

 

영지, 준우 품에서 숨이 멎은 듯 가만히 서 있는데 준우, 짧은 포옹을 풀고 영지의 팔을 잡아 브루스 추듯이 움직인다.

음악은 흥겨운데 준우는 영지를 잡고 브루스 리듬을 밟는다. 영지, 어색한 듯 웃는다.

 

준우 : 왜 웃어요?

영지 : . . . .음악이 안 어울리쟎아요.

준우 : . . .대신 우리가 어울리쟎아요.

 

대극장, 빈 무대 위에서 따뜻한 브루스를 추는 두 사람. 사랑이 느껴진다.

 

영지(E) : 생쥐의 일기, 오늘의 제목. 두렵지만 가고 싶은길. 아름다운꽃들이 우거진 길이 내앞에 보이길래 한발짝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끝에는 낭떠러지가 있을 것 같은 이 길. 어서 뒤돌아 나오는게 현명하겠죠? 그런데 발걸음이 안 떨어집니다.

              이 길의 끝에는 무서운 벼랑이 날 기다리고 있는데 나는 왜 이 길의 끝까지 한번 가보고 싶은 걸까요.

              돌아서 나가야하는데.... 지금 돌아서야 하는데. . . .

 

 

S#6. 영지네 마루 / 밤

 

딤섬 도시락 놓고 같이 먹는 아미 달구 영구 영민. 깔깔 웃으며 즐거운 식사.

 

아미 : 맛있는 집을 발견해서요. 같이 먹고 싶어서 포장해왔어요.

영구 : 저희가 너무 민폐를 끼치는거 아니예요?

아미 : 무슨 소리야.... 오히려 제가 폐를 끼치는거 아닌가 몰라요.

영민 : 아니예요 선생님은 언제나 환영이예요.

달구 : 맛있는 집을 발견했음 애인이랑 가서 먹어야지 우리집으로 오면 어떡해.

아미 : 아버지, 저요... 잡고 싶은 남자가 나타났어요.

달구 : 어이구! 복받은 놈 찾았구나.

영구 : 아... 웬지 섭섭하네.. . .누군데요, 그 남자?

아미 : 있어! 나중에 소개해줄게요. 영지씨는 누군지 알아.

 

 

S#7. 택시 안 / 밤

 

두 사람이 탄 택시 달리고 있다. 뒷자리에 앉아있는 준우, 영지.

준우, 영지의 손을 잡는다.

 

영지 : . . . (긴장... 손잡힌 채). . . .

 

 

S#8. 영지네 동네 / 밤

 

와서 서는 택시. 영지, 내린다. 준우도 따라서 내리고.

 

준우 : 집 앞까지 가자니까요.

영지 : 괜챦아요. 잠깐 수퍼에도 들러야하고 일이 좀 있어서 그래요.

준우 : (예쁜 종이봉투 주며) 자요, 스카프 돌려 드릴께요.

영지 : 고맙습니다.

준우 : 잘 자요, 영지씨.

영지 : 안녕히 가세요.

 

영지, 준우에게 손을 흔들고 걸어간다. 준우, 택시 옆에 서있고 영지 또 뒤를 돌아보고 손을 흔들고 걸어간다.

건너편에 서있는 아미의 차, 준우와 영지 다정한 모습을 보는 아미의 표정에서!

 

S#9. 영지네 외경 / 밤

 

 

S#10. 영지방 / 밤

 

영지, 옷 갈아입고 있다. 영구, 들어온다.

 

영구 : 좀 일찍 오지... 아미 선생님 와서 저녁 같이 먹었는데.

영지 : . . . (놀라) 정말?

영구 : 응, 맛있는 딤섬 잔뜩 사갖고 오셨어.

영지 : 나한텐 아무말 없었는데....

영구 : 전화 안 받더라는데.

영지 : 그래? (핸드폰을 열어 부재중 전화 확인한다. 정아미 선생님 2통) 어머.... 내가 못 받았네....

영구 : 시끄러운데 있었냐?

영지 : 응? . . .응. . .

영구 : 그런데 누구야?

영지 : 뭐가?

영구 : 아미선생님 말야.... 잡고 싶은 남자가 생겼다고 하던데... 너는 그 남자 누군지 안다며.

영지 : . . . .!!

영구 : 멋져? 돈도 많아?

영지 : . . . .응. . . .

영구 : 크으.... 역시! 정아미 정도 되니까 또 거기 어울리는 멋진 남자를 만나는구만.

영지 : . . . . .

영구 : 딤섬 남은거 냉장고에 있거든. 먹을려면 뎁혀서 먹어. (나가고)

영지 : . . . .(힘없이 주저앉는다). . . . .

 

 

S#11. 준우 방 / 밤

 

흥겨운 재즈같은 곡 크게 틀어놓고 흥얼거리며 샤워하는 준우. 기분좋아 보인다.

 

 

S#12. 도경 원룸 / 밤

 

명품 양복 벽에 걸려있고, 도경은 이불도 없이 방바닥에 쪼그려 잠들어 있다..

 

 

S#13. 아미의 침실 / 밤

 

아미, 침대에 앉아있다. 뭔가 생각하는.....

 

아미 : . . . . .

 

F.O

 

 

S#14. 아미네 외경 / 아침

 

 

S#15. 아미네 식탁 / 아침

 

왱~ 하는 믹서기 돌아가는 소리. 신경질적이고 긴장감 있게 들린다. 방울 토마토를 갈고 있는 영지.

영지, 식빵에 쨈을 바르고 우유를 따르고 원두커피를 만들고 있다. 표정 굳고 좀 긴장한 모습.

영지, 옷방 쪽으로 시선. 말없이 바라보다

 

영지 : . . .선생님.... 아침 드세요. . .

 

 

S#16. 아미의 옷방 / 아침

 

슬립 차림의 아미, 스카프를 집어든다. 집어 들어서 보는....

 

<<플 래쉬백 4부 영지네 동네 --

영지 “어제 춤추다 스카프 잃어버린 거 죄송해요” >>

 

아미 : . . . .

 

 

S#17. 아미네 식탁 / 아침

 

영지, 에스프레스 기계에서 커피를 뽑는다. 잔에 커피 원액이 쏟아지고.

영지, 원액을 커피 잔에 쏟고 뜨거운 물을 부어 아메리칸 커피를 만든 후 식탁에 놓는다.

 

영지 : 선생님, 빨랑 나오세요. 지금 커피도 뽑았어요.

 

아미, 멋진 스커트 정장을 입었다. 출근준비를 하고 나와 식탁에 앉는다.

영지, 앞치마에 손 닦으며 다가와

 

영지 : 토마토 쥬스부터 드세요.

아미 : 고마워요.

영지 : . . ..어제 저희 집에 오셨었다면서요.

아미 : 네. 영지씨도 같이 있었음 좋았을걸.

영지 : 어젠 제가 약속이 좀 있어서....

아미 : . . . .(커피 한모금) 커피 맛있게 뽑았네요.

영지 : 정말요? 그새 솜씨가 늘었나보네.

아미 : 영지씨도 드세요.

영지 : 전 밥 먹고 왔는데.

아미 : 토스트 한쪽만 먹어요.

 

영지, 토스트 한 쪽을 베어문다. 아미도 토스트와 커피 마시고 있다.

두 사람 말이 없다. 눈 마주치면 말없이 미소. 다정하면서도 묘한 긴장감.....

적막을 깨려 말을 꺼내는데 둘이 동시에. 말이 부딪힌다.

 

영지 : (동시에) 저기요..

아미 : (동시에) 영지씨..

영지.아미 : (웃고)

아미 : 영지씨부터해요.

영지 : 아뇨 전 별거 아니예요. 선생님 먼저 말씀하세요.

아미 : 그 때 그 사람은 어떻게 지내요?

영지 : 누구요?

아미 : 영지씨가 짝사랑했던 사람이요. 이름이... 최도경이었던가?

영지 : 모르죠. 관심 끊은지 오래됐어요.

아미 : 사람 엄청 재밌던데... 웃기고.

영지 : 태어나서 그런 속물은 처음봤어요. 그 날 보셨쟎아요. 선생님 핸드백 명품인거 알아보고 잘난척 하는거.

아미 : 사람이 순진해서 그런 거예요. 난 그 남자 귀엽던데.

영지 : 그런데 최도경씨는 왜요?

아미 : 그냥 궁금해서요... 영지씨가 아직도 그 사람을 좋아하나...

영지 : 아아뇨. 정 떨어진지 오래됐어요.

아미 : 영지씨는 하려던 말이 뭐였어요?

영지 : 저 어제 김준우 부원장님 만났어요.

아미 : . . . (뭉친게 확 풀어지는듯한) 그래요?

영지 : 옷 방에서 제가 잃어버렸던 스카프 못 보셨어요?

아미 : 봤어요.

영지 : 그날 그 분도 파티에 왔었다고 말씀드렸었쟎아요. 제가 떨어뜨리고 간 걸 그 분이 갖고 계셨더라구요.

         그래서 어제 받았어요.

아미 : 어제 준우씨랑 약속땜에 집에 늦게 온거구나.

영지 : 네.

아미 : 언제 셋이서 한번 밥 먹어요. 아, 우리집으로 초대를 해도 좋겠다.

 

 

S#18. 도로 달리는 차안 / 아침

 

운전중인 준우. 클래식 FM을 듣고 있다. 핸드폰 울린다.

 

준우 : 여보세요?

아미(F) : 안녕하세요? 진짜 정아미예요.

준우 : (아침부터 웬일이지 싶은) 아, 예. 안녕하세요.

 

 

S#19. 도로 달리는 차안 / 아침

 

운전중인 아미. 클래식 FM을 듣고 있다. 경쾌한 모차르트의 곡이 흐른다.

 

아미 : 가짜 정아미와 진짜 정아미가 준우씨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은데요. 이번 주말 시간되세요?

준우(F) : 어떡하죠? 그 날은 중요한 미팅이 있는데....

아미 : 그럼 오늘 저녁은요?

준우 : 괜챦아요. 오늘로 하죠.

아미 : 지금 클래식 FM 듣고 계세요? 흐르는 음악이 똑같아요.

준우 : 그러네요. 같은 방송인가본데요.

아미 : 대관문제 때문에 어짜피 저녁때 아트센터에 들러야하거든요. 그때 전화 드릴께요.

         (전화끊으며 웃는) 공통점이 너무 많아주시니까.

 

 

S#20. 아트센터 / 아침

 

준우, 시계보며 바쁘게 걸어오는데 계단에서 내려오던 준미와 마주친다.

 

준미 : 오빠 굿모닝.... 아니 부원장님 굿모닝.

준우 : 니가 여기 웬일이야?

준미 : 나 여기 기획홍보팀에서 일하기로 했어. 아버지한테 얘기 못 들었어?

준우 : 여긴 아무나 그렇게 막 받는데 아닌데...

준미 : 내가 또 한다면 하는 애쟎아. 오빠 날 믿어봐.

준우 : 나 지금 회의있어. 나중에 얘기하자.

준미 : 나 오늘 그 여자한테 가볼꺼야. 성형외과 의사.

준우 : 쓸데없는 짓 하지마.

준미 : 여자는 여자가 봐야 알어.

 

은희, 파일 가슴에 안고 바삐 걸어오며

 

은희 : 부원장님, 회의실로 바로 오세요. 자료 다 챙겼어요.

준우 : 너 쓸데 없는 짓 하면 죽어! (바쁘게 걸음 옮기고)

준미 : 내가 언제 오빠 말 듣는거 봤어? (살랑살랑 걸어간다)

 

 

S#21. 수술실 / 아침

 

마취주사 준비중인 아미. 20대 젊은 남자 환자, 수술대에 누워있다. 눈에 보라색으로 쌍꺼풀선 그려져 있다.

 

아미 : 오늘은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으시죠?

환자 : . . . . .

아미 : 긴장 푸세요. 마취주사 놓을 때만 잠깐 따끔할꺼예요.

 

아미, 마취주사를 환자 얼굴에 가져가는데 환자 소리를 버럭 지르며

 

환자 : 잠깐만요 선생님, 저 무서워요. 저 안하고 싶어요.

아미 : . . . .두 달전에도 이러셨쟎아요. 그래놓곤 다시 오셨는데 그럼 두 달 후에 또 오시겠어요?

환자 : . . . .

아미 : 안하고도 자신감 있게 살 수 있으면 하지 마세요.

환자 : 아뇨 할래요. 이십년 동안 콤플렉스란 말예요.

아미 : 5분 드릴테니까 편하게 결정하세요. 안하셔도 괜챦아요.

환자 : . . . . .아뇨, 할래요. 이젠 정말이예요.

아미 : (다시 주사를 얼굴로) 따끔하실꺼예요.

 

 

S#22. 정앤리 클리닉 프론트 / 낮

 

아미, 수술모자 벗으며 나오는데

 

간호사 : 선생님, 진료실에 손님 와 계시는데요.

아미 : ??

 

 

S#23. 아미 진료실 / 낮

 

아미, 들어오면 문여사와 준우모 앉아있다.

 

문여사 : 연락도 없이 와서 미안해요, 정원장. 이 쪽은 김준우씨 어머니셔.

아미 : . . . .아, 네. . .안녕하세요.

준우모 :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미안해요. 예의에 벗어난 행동이란 건 아는데...

문여사 : 오늘 이 근처에서 사모님 아는 댁 따님이 결혼을 했거든. 식장에서 만났는데 우리 정원장을 궁금해 하시길래

            내가 이리 모시고 왔어요.

아미 : (살갑게) 잘 오셨어요. 차 좀 드셨어요?

준우모 : 네, 방금 간호사가 맛있는 차를 줘서 잘 마셨어요.

아미 : 네에. . . (웃는) 이 근처에 나올 일 있으시면 언제라도 들르세요. 피곤하심 저희 피부과 스파에서 관리도 받으시구요.

         제가 그냥 서비스 해 드리라 그럴께요.

준우모 : 아이구 아니예요. 말만으로도 고마워요.

아미 : 빈 말 아닌데요, 어머님.

준우모 : 아트센터 오픈하는 날 꼭 초대하라고 했는데, 그 날은 정신이 없을 것 같아서요.

            이렇게 잠깐이라도 미리 얼굴보고 싶었어요.

아미 : 네, 잘 오셨어요 어머님.

문여사 : 부모님은 지금 미국에 계시고 아버지가 일찍 (아미에게 눈을 찡긋) 사별을 하셔서 지금 어머니랑 결혼하셨다는 것두

            말씀 드렸어.

아미 : 네에....

준우모 : 학교 다닐 때 수석을 놓친 적이 없다고 해서 난 어떤 이미지일까 궁금했어요... 그런데 엄청 미인이시네요. 늘씬하시고.

아미 : 어머니가 더 미인이신데요 뭐.

준우모 : (기분좋으면서도 쑥스런) 아유 무슨 소리야....

아미 : 성형외과 의사가 미인이라면 진짜 미인인거예요, 어머님.

문여사 : 사모님, 어때요? 우리 정원장 똑소리나죠?

준우모 : 우리 준우가 반할만 하네요.

아미 : ?!

준우모 : 그럼 우린 일어서 볼께요. 오늘 실례 많았어요.

아미 : 아니예요 어머님... 또 오세요. 다음엔 제가 점심 한번 대접할께요.

준우모 : 그래요, 고맙구 개원식날 꼭 와요.

아미 : 네, 꼭 가겠습니다 어머님. 살펴가세요.

 

 

S#24. 정앤리 클리닉 앞 / 낮

 

걸어나오는 준우모와 문여사.

 

문여사 : 여기서 수술 받을려면 한달을 기다려야한대요. 지금 강남에서 제일 잘 나가는 병원이예요.

준우모 : 솜씨가 좋은가보네요.

문여사 : 수입도 엄청 날꺼예요, 또 워낙에 있는 집 딸이고..... 혼수 하나는 똑부러지게 해올테니까 두고 보세요.

            친구분들 중에 제일 며느리 잘 맞았단 소릴 들으실껄요.

준우모 : (싫지않은, 그러나 고상한 척) 아니 뭐 다른걸 다 떠나서. . . 우리 준우가 맘에 들어하니까....

문여사 : 그럼요, 사모님... 그게 제일 중요하죠.

준우모 : (병원을 한번 돌아보고 만족스러운 듯 미소)

 

 

S#25. 황금 상호 저축 은행 앞 / 낮

 

도경, 양복차림으로 걸어오는데 기자들의 요란한 카메라 후렛쉬, 경찰 달려들어 도경에게 수갑을 채운다.

 

도경 : (놀라) 왜. . .왜 이러세요?

경찰 : 사문서 위조혐의로 체포합니다! 30억 횡령을 목적으로 거짓 서류를 꾸미셨다면서요.

도경 : 아니.... 나 여기서 짤리고, 그 얘긴 묻어두는 걸로 다 마무리 된 거 아니었어요?

 

방송 카메라가 다가오자 얼굴을 감싸며 피하는 도경.

 

도경 : (카메라 정면 보며) 이러지 마세요. 시골에 계신 부모님 보시면 기절 하신단 말예요.

 

도경, 이러지 마세요 카메라 피하며 버둥거리는데....

 

 

S#26. 도경의 원룸 / 낮

 

도경, 이불 속에서 버둥거리다 침대에서 쿵 떨어지는 도경. 컵라면 먹은 그릇과 소줏병들 굴러다니는 지저분한 방.

도경, 일어나 앉는다. 까칠하고 퀭하다.

 

도경 : . . . . .

 

바닥에 펼쳐져 있는 가방과 벽에 걸린 명품 양복을 바라본다.

 

도경 : . . .얘들아. . .미안하다.

 

 

S#27. 가방 전문점 / 낮

 

샀던 가방 들고 들어오는 도경.

 

도경 : 저 이거 필요 없어졌는데요. . .환불해 주세요.

주인 : 교환은 돼도 환불은 안돼죠.

도경 : 아니 20만원이 넘는 가방을 환불 안 해주면 어쩌라구요. 환불해주실 때까지 저 여기서 못나가요.

주인 : 이 사람이 진짜... 우길껄 우겨야지...

도경 : 나 그럼 이 속에 들어가서 환불해 줄 때까지 안나옵니다.

주인 : 맘대로 해.

 

도경, 가방 안으로 들어가 요가 고수처럼 몸을 구부릴려고 안간힘을 쓴다.

가게안의 손님들과 주인 이상하다는듯 바라보고 있고 도경, 대충 구겨져 가방 문을 닫는다.

 

주인 : (놀라) 이 자식 환자 아냐!

도경(E) : 환불해 줄때까지 안나가요. 배고프면 이 안에서 짜장면 시켜먹을꺼니까 그렇게 아세요.

손님 : (가게로 들어오며) 여행용 큰 가방 좀 보여주실래요?

도경(E) : (가방 속에서) 어서오세요. (두껑 들썩거리며) 이 가방은 어때요?

손님 : (기겁하고 놀라는) 흐억! 이거 뭐야!

도경 : (가방 안에서) 환불 해줘, 빨리! 환불! 환불! 아이 원트 마이 머니 백!

주인 : (금고에서 수표 두장 꺼내 가방 앞에 던지며) 옛다! 얼른 꺼져.

도경 : (대합조개가 열리듯 가방 두껑을 벌컥 열고 올라온다)

 

 

S#28. 명품 옷 매장 / 낮

 

명품 옷을 껴안은 채 등 떠밀려 쫓겨나오는 도경.

 

도경 : . . . . .

 

매장 앞에 난감한 듯 서 있다가 다시 들어간다. 직원에게 애원하는.

 

도경 : 한번 밖에 안 입었어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480만원이 뉘집 애 이름입니까. 제발 환불해 주세요.

직원 : 자꾸 이러심 저희도 곤란합니다.

도경 : 그럼 이 셔츠만 제가 살께요. 이 수트는 인간애를 발휘해서 환불해 주세요. 드라이 크리닝비 드릴께요. 네?

직원 : 우리 경찰에 가서 따질까요?

도경 : 이거 환불해 주실 때까지 저 못 나갑니다.

 

도경, 매장에 벌렁 누워버린다.

 

 

S#29. 명품 옷 매장 밖 / 낮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 셋, 명품 옷을 껴안은 도경의 몸통과 두 다리를 번쩍 들고 밖으로 나온다.

던져버릴 량으로 흔들흔들 반동을 주는데

 

도경 : 알았어요 알았어! 제발 던지지만 마! 나 허리 안 좋단 말예요. 어. . 어. . .나 장가도 안 갔어, 이놈들아!

 

남자들, 도경을 털썩 내려놓고 매장 안으로 들어간다.

 

도경 : (주저앉아 골치 아픈 듯 이마를 잡는) . . .으흐. . .

 

 

S#30. 중고명품샵 / 낮

 

구두, 백, 모피, 정장들 화려하게 걸려있는 명품샵. 옷을 내놓고 흥정중인 도경.

 

주인 : 2백!

도경 : 에잉? 2백이라니. 4백 80주고 사서 딱 한번밖에 안 입은 새건데 2백이라뇨.

주인 : 어쨌거나 한번 입으셨음 중고죠.

도경 : 4백50!

주인 : 안 사요. 가져가요.

도경 : 아니... 사장님... 내 사정 좀 봐줘요, 좀! 일시불로 끓었는데 480을 어떻게 메꾸라는 거야.

주인 : 아 그러게 뒷감당하지도 못할꺼 왜 용감하게 지르냐구요. 4백 오십에 내가 사면 나더러 얼마에 팔라는거야.

도경 : 그럼 4백! 무려 80만원, 살 떨리는 디스카운트!

주인 : 2백 30!

도경 : 좋아! 4백만원대 포기. 3백99!

주인 : 2백 50! 그 이하론 절대 안돼.

 

 

S#31. 편의점 / 낮

 

창가 쪽 테이블에 서서 라면과 김밥 먹고 있는 도경. 김밥먹다가 목이 멘다. 가슴을 퍽퍽치고 라면 국물 마신다.

눈물이 나는 듯 손으로 닦는 도경의 뒷모습. 처량하다.

 

도경 : (전화꺼내 버튼 누른다) 야! 넌 후배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하지도 않냐? 이 나쁜놈아.

 

 

S#32. 마을버스 안 / 낮

 

달리는 버스 안. 도령 복장으로 좌석에 앉아있는 성월. 전화를 들고 이게 뭐야 싶은 표정으로 눈 껌뻑껌뻑....

 

 

S#33. 아미네 빌라 영지 방 / 낮

 

책상 앞에 앉아있는 영지, 노트에 연필로 끄적끄적....

<생쥐의 가을 겨울 계획 --신춘문예 응모, 출판사에 원고 보내보기, 아침에 조깅.....적금 천만원으론??? >이라 적혀있다.

 

영지 : 천만원으로 뭘하지? 영민이 대학등록금, 우리집 천장 새는 거 고치고, 마당 시멘트 깨진거 바르고...

         (한숨) 아흐, 이것만 해도 벌써 3,4백은 깨지겠다....

 

영지, 책상에서 내려와 방바닥에 벌렁 눕는다.

 

영지 : 안돼! 이건 너를 위해서 써야돼 서영지. 유럽부터 아프리카까지 여행을 떠나는거야. 뉴욕 빠리 로마 비엔나 이집트....

(E) : 핸드폰벨

영지 : 네, 선생님! . . .(놀라) 네에? 오늘이요?

 

 

S#34. 마트 식품매장 / 낮

 

메모한 것 체크하며 장 보는 영지. 카트엔 장바구니 두 개 들어있고.

유통기한을 꼼꼼하게 따지면서 물건을 골라넣고 시식코너를 돌며 열심히 집어먹고....

 

아미(E) : 생선초밥하고 중국요리 몇가지 내가 포장해 갈꺼니까 크게 준비 할껀 없어요.

영지(E) : 그래도 국물은 하나 있어야죠. 제가 낚지전골을 준비할께요.

영지 : 오늘따라 옷도 거지같이 입고 왔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영지 : (반가운) 어? (전화받아) 재순아!

 

 

S#35. 아미네 거실 / 낮

 

장바구니 들고 들어오는 영지와 재순. 재순, 눈이 휘둥그레져서 둘러본다.

 

재순 : 우와... 이런건 몇 평이나 하니? 엄청 잘해놨다.

영지 : 무겁지? 이리 줘.

 

영지, 식탁 옆에 장바구니를 놓고.

 

영지 : 쥬스 마실래?

재순 : 응! 와. . . 집 진짜 이쁘고 멋지다....

영지 : (냉장고에서 쥬스 꺼내 컵에 따르며) 나도 처음에 보고 깜짝 놀랐어. 정아미 선생님 이미지랑 딱 맞는 집이지 뭐.

재순 : 그 여자 까탈스럽게 굴진 않니?

영지 : 얼마나 잘해 주시는데. 자, 쥬스!

재순 : 아... 이런 데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영지 : 그치?

재순 : 나 백화점 그만두고 캐쥬얼웨어 샵으로 옮겼어. 월요일부터 첫 출근이야.

영지 : 그래?

재순 : 응, 근무조건도 좋구 사람들도 너무 좋아. 나 여기서 열심히 해서 샵 매니져까지 가볼려구.

영지 : 좋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재순 : 넌 뭐 좋은 일 없니?

영지 : 좋은 일은 뭐. . . .

(E) : 문자음

영지 : (문자확인하고 미소)

재순 : 남자구나.

영지 : 쥬스 마시고 있어. 전화 한 통만 하고 올게. (쪼르르 자리피하고)

 

 

S#36. 아트센터 일각 / 낮

 

준우, 통화중. 영지는 아미 빌라 일각. 화면 분할.

 

준우 : 이따 저녁먹으러 갈 때 제 친구를 하나 데려가면 어떻겠어요?

영지 : 친구분을요?

준우 : 정아미씨한테 소개시켜줄려구요.

영지 : 그러지말구 그냥 혼자 오세요.

준우 : 왜요? 그래야 짝도 맞고 좋죠. 영지씨랑 나랑. 또 아미씨랑 그 친구랑.

영지 : . . . 나중에요. 오늘은 그냥 오세요.

준우 : 알았어요, 영지씨 시키는대로 할께요. 나 착하죠?

영지 : 네.

준우 : 나 몇점?

영지 : . . . 백점!

준우 : 이따 봐요.

영지 : (쓸쓸하게 전화끓으며) 귀엽기까지하면 어쩌란거야...

 

 

S#37. 아미네 거실 / 낮

 

소파에 앉아 미나리 다듬고 있는 재순 영지.

 

재순 : 파출부스러운게 좀 흠이긴 하지만.... 그래두 좋은 집에서 편하게 일하니까.... 주차장때 보단 덜 고생스럽지?

영지 : 그럼. 책 볼 시간도 많고 훨씬 좋지.

재순 : 아까 문자..... 그때 그 동네 짝사랑?

영지 : 아니이.. 걔보다 백배 천배 멋진 사람이야.

재순 : 진짜?

영지 : 응, 근데 관둘꺼야.

재순 : 왜?

영지 : 왕자거든. 왕자병 환자가 아니라 진짜 왕자.

재순 : 돈 많고 잘 생기고 키 크고 집안 좋고?

영지 : 학벌좋고 성격도 좋고.

재순 : 야, 그런 남자면 목숨걸고 잡아야지. 얘가 무슨 소릴하고 있어...

영지 : 그런 남자가 나한테 왜 잡혀?

재순 : 그래도 널 좋아하니까 전화하는거 아냐?

영지 : 아직 내 실체를 몰라.

재순 : . . . .그럼 좀 변수가 있네.

영지 : 그래서 아예 기대안해.

재순 : 그래도 괜챦다고 나오면?

영지 : 정아미 선생님도 그 사람 좋아해.

재순 : 역시 왕자라서 경쟁이 쎄군.

영지 : 오늘 이리 저녁 먹으러 온대.

재순 : 그때 물어봐. 나 소녀가장에 파출분데 너 이 여자랑 나 둘중에 누굴 택할래?

영지 : 진짜 한번 그래볼까? (식탁쪽으로 시선)

 

 

S#38. 아미네 식탁 / 밤 영지의 상상.

 

촛불 켜놓은 저녁식탁. 꽃장식과 와인잔 근사하게 차린 테이블. 아미, 준우, 영지 앉아있다.

아미와 준우는 턱시도에 화려한 드레스 차림. 영지는 하녀 복장.

 

영지 : 정아미 선생님이랑 나. 둘 중에 누굴 택할래요?

준우 : . . . (무관심하게 식사만). ..

영지 : 묻고 있쟎아요. 가난하고 아무것도 볼 것 없는 나랑 모든 걸 다 가진 정아미. 우리 중에 누굴 택하겠냐구요.

준우 : (아무렇지도 않은듯) 정아미요.

영지 : . . . . .

아미 : 누룽지 다 됐음 갖다주세요.

영지 : 네. (벌떡 일어선다)

 

 

S#39. 아미네 거실 / 밤

 

영지, 미나리를 집어던지며 버럭 소리지른다.

 

영지 : 어떻게 된게 나는 꿈도 못 꾸냐?

재순 : ???

영지 : 가질 수 없는 것도 원해볼 수 있쟎아, 한번 갖고 싶다고 떼 써 볼수는 있쟎아.

재순 : 누가 뭐래?

영지 : 그 사람이 왕자라고 해서 내가 미리 포기할 이유는 없쟎아. 부딪혀 보지도 않고.

재순 : 내 말이!

영지 : 난 신데렐라를 꿈꾸는 애는 아냐. 최도경한테 사귀자고 한걸 보면 몰라? 진심이었어.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좋아진 남자가 왕자일 뿐이야. 왕자여서 좋아한건 아냐.

재순 : 왕자라서 더 기대돼 나는.

영지 : 가볼꺼야. 그 길의 끝까지 가서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져도 한 번 끝까지 가볼꺼야.

재순 : 부라보!

 

 

S#40. 원장실 / 낮

 

차 마시는 준우 부, 모. 기분좋아 보인다. 준우, 들어온다.

 

준우 : 부르셨어요?

준우부 : 그래, 느이 엄마가 차 한잔 하자고 해서.

모 : 이리 앉아.

준우 : 뭐 기분 좋은 일 있으셨나봐요.

모 : 나 오늘 색시감 보고 왔다.

준우 : 색시감이라뇨?

부 : 정아미 원장을 만나고 오셨댄다. 늬 엄마가 아주 맘에 들어하시는구나.

준우 : (펄쩍) 정아미 원장을요? 어머니가 왜요, 뜬금없이?

모 : 뜬금없다니? 니가 결혼할 것 같다고 하지 않았어.

준우 : . . . .

모 : 아주 싹싹하고 이쁘고 똑똑해보이고....니가 한 눈에 반했겠다 싶더라구.

준우부 : 내가 넌 꼭 의사를 시키고 싶었는데 의사 며느리 보는걸로 대리만족을 하게 되나보다.

준우모 : 좀 더 만나보고... 시간 끌꺼 뭐 있니. 봄에라도 당장 식을 올리면...

준우부 : 그게 좋겠어, 내 생각에도.

준우 : (주저주저) 아니요... 그게 지금 좀. . .

준우부 : 당신이 맘에 들어하니 나도 빨리 보고 싶은데.

준우모 : 나도 빨리 며느리 자랑 좀 하고 싶어요.

준우 : 제가 지금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요.... (후다닥)

 

 

S#41. 원장실 앞 또는 아트센터 일각 / 낮

 

원장실에서 나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준우.

 

준우 : 일이 이상하게 꼬이네...

 

 

S#42. 영지네 마당 / 낮

 

영구, 통화하는중. 영구 통화할 때 영지, 마당으로 들어온다.

 

영구 : 생각을 해봤는데요.... 저 그거 못하겠습니다. 개그맨에 좀 더 도전을 해보기로 했어요. 죄송합니다.

         대신 제가 보름달 이벤트 많이 많이 홍보해 드릴께요. 이제 주문 많이 들어갈겁니다. 네, 수고하세요. (전화끓는다)

영지 : 무슨 전화야?

영구 : (돌아보며) 어? 언제 왔어.

영지 : 지금 방금.

영구 : 일찍 왔네.

영지 : 옷 갈아입으러 왔어. 금방 또 나갈꺼야... 방금 그거 무슨 전환데?

영구 : 아니 뭐 시시한데서 일을 같이 하자길래 딱 잘라줬지. 놀면 놀았지 시시한덴 안가.

영지 : . . . . . .

영구 : 야, 우리 사업 하나 할래?

영지 : 무슨 돈으로 사업을 해?

영구 : 적금 탄거 천만원 있쟎아.

영지 : (소리 버럭) 야! 그 돈은 내꺼야. 3년동안 열 두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죽을동 살동 만든 내 돈이야.

영구 : 잡아 먹겠다, 아주.

영지 : 꿈도 꾸지마.

영구 : 그럼 3만원만 줘.

영지 : . . . .

영구 : 약속있어 나가는데 3만원만 달라구.

영지 : 니 용돈정도는 니가 좀 벌어라.

영구 : 내가 안 벌고 싶어서 안 버냐? 나도 노력하고 있쟎아.

영지 : 나 혼자 너무 힘들다, 진짜. 벅차 죽겠어.

영구 : 글쎼 나는 노냐구. 맨날 무시당하면서도 오디션 보쟎아. 내가 뜨면 우리집 일으키는거 한방이야.

영지 : 너두 이제 허황된 꿈은 버리고, 다른 길을 찾아보는게 낫지 않겠어? 개그맨은 아무나 하니? 너한테 재능이 있기나 한거야?

영구 : (상처 받았다) . . .이제 너까지 날 무시하냐?

영지 : 하도 답답해서 그런다. 난 언제까지 이렇게 희생만 하면서 살아야 돼?

영구 : 돈 3만원에 너 상당히 비장하게 나온다. 알았어. 안 꿔가면 될 꺼 아냐. (대문 탕 닫고 나가고)

영지 : .. . . .

 

 

S#43. 정앤리 클리닉 / 낮

 

준미, 거만 모드로 들어선다. 들어와서 병원을 한번 휘 둘러보는.

 

간호사 : 어떻게 오셨습니까?

준미 : 정아미 원장님 만나뵈러 왔는데요.

간호사 : 지금 막 수술 들어가셨는데....어떡하죠. 세시간정도 걸릴 것 같은데....

준미 : 세시간이나요?

간호사 : 상담하러 오셨나요?

준미 : 아뇨 뭐 그냥. . . . 제가 어디 상담받을 데가 있나요.

간호사 : 아님 피부과를 한번 보시는게 어때요? 지금 색소가 좀 올라 오는것 같은데.

준미 : 색소요?

간호사 : 네, 여름에 선탠 많이 하셨나봐요. 얼굴에 약간 기미가 보여요...

준미 : (얼굴 잡으며) 어머 안돼요!

 

 

S#44. 이문 진료실

 

준미, 들어온다. 돌아 앉아있던 이문 앞으로 앉는다. 흰 가운을 입고 미소.

준미, 잠시 멈칫.. . . 이문 앞에 앉는다.

 

이문 : (챠트보며) 김준미님....특별히 불편해서 오신 데가 있나요?

준미 : . . . .없는데요.

이문 : 그런데 왜 오셨어요?

준미 : 성형외과 코디 언니가 가보라고 해서. . .

이문 : (웃으며) 그럼 돌아가실래요?

준미 : 아뇨... 더 맑고 깨끗한 피부로 만들어 주세요.

 

이문, 손으로 준미의 얼굴을 살며시 잡는다. 준미, 떨리고. 긴장 돼 무릎에 올려놓은 손을 꼭 쥐며 눈을 감고.

 

이문 : 전체적으로 피부톤은 맑으신데 약간의 색소침착이 있으시네요. (왼쪽 뺨 가리키며) 이 쪽 부분이 특히요.

         운전할 때 햇빛을 많이 받는 부분이라서 그래요. 피부톤이 밝으니까 더 잘보이죠.

준미 : 네... 제가 얼굴이 좀 희죠. 어릴 때 별명이 백설공주였어요.

이문 : 그러셨겠어요. 피부도 깨끗하고 미인이시라.

준미 : 아우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피부가 장난 아니신데요.

이문 : 저야 매일 여기서 관리하죠. 피부과 의산데.

준미 : 어머... 솔직도 하셔라.

이문 : 한 5회만 받으셔도 금방 효과를 보실 것 같은데요.

준미 : 아뇨. 하는 김에 완벽한 피부로 만들고 싶어요. 20회로 하죠 뭐.

 

 

S#45. 피부 관리실 / 낮

 

터번쓰고 누워있는 준미. 이문, 다가와 머리맡에 앉는다. 준미, 긴장....

이문, 약을 묻힌 솜을 집게 들며

 

이문 : 약간 따끔거릴 수도 있어요.

준미 : 괜챦아요.

이문 : 알콜 냄새가 날 수 있으니까 입으로 숨쉬세요.

준미 : 네. . .

 

준미, 눈을 감는다. 이문, 준미의 얼굴에 손을 대자 준미 전류가 찌릿 오는 듯 두 발을 꼬고 꼼지락 꼼지락. .

 

 

S#46. 정앤리 클리닉 앞 / 낮

 

관리를 다 마친 준미, 비틀거리며 걸어나온다.

 

준미 : 아니 의사가 저렇게 잘생기면 나더러 어쩌란거야.... 아, 어지러워... 이게 얼마만의 현기증이니... 아. . . .

 

 

S#47. 아트 센터 외경 / 어스름

 

 

S#48. 준우 사무실 / 밤

 

화려하게 화장을 매만진 아미, 사무실로 들어선다. 은희 준우 책상에 자료를 정리해 놓고 있다.

 

아미 : 안녕하세요.

은희 : 아, 안녕하세요?

아미 : 부원장님은 안 계시나봐요? 벌써 퇴근하셨어요?

은희 : 아뇨, 지금 운동하러 가신 것 같은데....

아미 : 어디루요?

 

 

S#49. 피트니스 센터내 인공암벽 (메리어트 호텔의 암벽등반룸 같은)

 

준우, 로프에 몸을 묶고 암벽을 오르고 있다. 아미, 들어와 벽을 오르고 있는 준우를 본다.

 

아미 : 안녕하세요?

준우 : . . (듣지 못하고)

 

아미, 힐을 벗어 던진다. 치마 정장 차림으로 암벽을 오르기 시작 한다. 준우가 있는 곳까지 열심히 올라가는 아미.

 

아미 : 안녕하세요?

준우 : (깜짝 놀라) 여긴 웬일이예요?

아미 : 와... 이것도 엄청 재밌네요. 툼레이더에 안젤리나 졸리가 된 기분이예요.

준우 : 로프없이 위험해요.

아미 : 저 우습게 보지 마세요. 운동신경 하나는 장난 아니예요.

준우 : 마라톤에 이어 암벽등반까지 도전하시겠네요.

아미 : 빙고! 이거 재밌는데요.

준우 : 근데 여긴 웬일이시냐니까요.

아미 : 어!

 

아미, 발이 미끄러지며 비틀하자 준우, 얼른 아미를 안는다.

 

아미 : . . .

준우 : . . . .

 

아미, 준우 내려와 벤치에 앉아있는. 준우, 땀 닦으며 물마시고 있다.

 

아미 : 아까 박은희씨랑 얘기해서 대관은 9월 마지막 토요일로 정했어요. 그 날 구경 오실꺼죠?

준우 : 초대하심 가죠.

아미 : 그럼 마저하세요. 전 연습실 들러야해요. 이따가 7시에 아트센터 정문에서 만날까요?

준우 : 댁까지 제가 알아서 갈께요. 참, 영지씨는 지금 어딨어요? 제가 픽업해서 갈께요.

아미 : 영지씬 지금 집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을꺼예요. 이따 뵈요.

준우 : . . . .

 

 

S#50. 영지 방 / 밤

 

옷을 이것저것 거울 앞에서 대보는 영지.

 

영지 : . . .다 빈티나네. . .(속상하고)

 

 

S#51. 스포츠센터 내 연습실

 

아미, 밸리댄스 추고 있다. 복도를 지나던 준우, 음악소리에 연습실 문을 열어본다.

 

아미 : . . .(매혹적인 눈빛으로 준우를 보는)

준우 : . . . . . .

아미 : (손으로 키스를 날린다)

준우 : (후끈!! 연습실에서 나오고)

 

 

S#52. 아트센터 일각 / 밤

 

준우, 걸어가다가 뒤돌아본다.

 

준우 : . . . 딴 사람 같네. . (걸어가고) <

 

또는 홀린데서 깨어나려는 듯 도리도리질 치는.

 

 

S#53. 도경 원룸 / 밤

 

소줏병 굴러다니고 방바닥 가득 로또 복권 쓴 종이, 긁는 복권 긁어버린 흔적... 도경, 엎어져 있다.

성월, 들어선다.

 

성월 : 야, 너 어떻게 된거야? 30억은 어디있어?

도경 : 30억....코타키나발루... 다 끝났어.

성월 : 잘됐어. 헛 꿈 꾸지말고 착실하게 살아. 직장 잘 다니면서.

도경 : (벌떡 일어나 앉으며) 다닐 직장이 있어야지. 나 짤렸어.

성월 : 왜!

도경 : 왜긴 왜야. 들통나서 짤렸지. 혹시 형이 분거 아냐?

성월 : 미친놈.

도경 : 나 당장 카드값도 막아야하고.... 아...진짜 돌아버리겠다.

성월 : 일자리를 구해.

도경 : 요새 취직이 그렇게 쉽냐?

성월 : 공사판이라도 뛰어 임마.

도경 : 형, 나 어때? 나 스카웃 안할래? 나 아직 춤은 살아있어. (팔로 웨이브 만들어보며) 봐! 몸이 기억하지.

성월 : 싫은데. 너, 내 돈도 횡령할려고 할꺼 아냐.

도경 : 야, 야! 통장에 백만원 이상은 넣어놓고 그런 소릴 좀 해.

성월 : 나 의료보험 너보다 많이 내. 깔보지 마.

도경 : 횡령 안할께. 나 카드값 메꿀 때 까지만 취직 좀 하자. 응?

성월 : 이력서 자기소개서 반명함판 사진 한 장 제출하세요.

도경 : 놀구 있네. (헤드락해서 넘어뜨리며) 낼부터 출근한다. 월급 많이 줘.

 

 

S#54. 아미네 거실 / 밤

 

영지, 머리를 풀렀다가 맸다가. . .긴장해 있다... 현관에서 아미, 들어온다.

 

영지 : 같이 안오셨어요?

아미 : 금방 오실꺼예요. (와인병 주며) 이것 좀 차게 해줘요.

영지 : 네!

아미 : 난 옷 좀 갈아 입을께요.

 

 

S#55. 아미의 옷방 / 아침

 

예쁜 원피스를 입은 아미, 귀걸이를 하고. . .

 

아미 : 영지씨!

영지 : (뛰어 들어오며) 네.... (아미를 본다... 예쁜 옷을 입었다....)

아미 : 귀걸이 이게 나아요? 아님 이게 이뻐?

영지 : . . .둘 다 이쁜데요.

아미 : 이 원피스엔 이 색깔이 맞겠지?

영지 : . . .(물끄러미 본다.... ). . . .

(E) : 초인종 소리.

영지 : !!

아미 : 오셨나보네. (나가고)

영지 : . . . .(따라나가고)

 

 

S#56. 아미네 거실 / 밤

 

준우, 꽃바구니를 들고 들어온다. 준우, 영지를 본다.

 

영지 : 어서오세요.

준우 : 받으세요! (영지쪽으로 내미는데)

아미 : (받으며) 뭐 이런걸 사오셨어요?

영지 : . . . .

준우 : 집이 참 예쁘네요...

아미 : 시장하시죠? 앉으세요.

 

식탁에 앉은 준우와 아미, 영지. 딤섬과 깐소새우, 생선초밥 도시락이 놓여있고 중간엔 낚지 전골냄비.

세사람, 와인잔으로 건배한다.

 

일동 : 건배!

아미 :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

준우 : 차린 게 없다뇨. 다 맛있어 보이는데....

아미 : 이 전골은 우리 영지씨 솜씨예요. 드셔보세요.

준우 : (맛본다) 우와! 태어나서 먹어본 전골 중에 최고예요.

영지 : (웃으며) 정말요? 많이 드세요.

준우 : 요리도 잘하시는구나.... 영지씨는 도대체 못하는 게 뭐예요?

영지 : 왜 그러세요 쑥스럽게....

아미 : 참, 오늘 어머님이 병원에 왔다 가셨어요.

영지 : . . . .!

아미 : 어머님, 엄청 미인이시던데요.

준우 : 아까 어머니한테 얘기 들었어요.

영지 : ......! (둘 만의 비밀이라도 있었나? 싶은)

준우 : 황당하셨죠? 제가 대신 사과드릴께요.

아미 : 아뇨, 반갑고 좋았어요. 담엔 점심 같이 드시자고 말씀드렸는데 어머님 오실 때 준우씨도 같이 오실래요?

준우 : (난처) 네? 뭐 봐서요....

영지 : . . . . .

 

 

S#57. 영구 포장마차 / 밤

 

소줏병과 빈 안주접시 여러개 놓여있고. 친구들과 술 마시는 영구.

영구, 소줏잔을 쫙 비우고 놓는다. 취했다.

 

친구1 : 야, 그만 마셔. 너무 빨리 마신다 오늘.

영구 : 오늘은 좀 취하자. 어? 병이 비었네?

친구2 : 여긴 일단 접고, 딴 데로 옮겨서 마시자.

친구1 : 오케이! 야, 2만원씩만 내봐봐. 여기 내고 남으면 2차가서 쓰게.

영구 : 내꺼 좀 누가 내줘라. 나 오늘 개털이야.

친구3 : 또?

영구 : 좀 봐줘. 이 형님이 뜨면 맨날 양주산다.

친구1 : 이 자식은 맨날 빈대야.

친구2 : 얘 누가 불렀어? 영구 부른 사람이 2만원 더 내.

친구1 : 니가 불렀지? 너 빨리 4만원 내.

친구3 : 에이 씨.... 부르지 말걸.

친구1 : 돈도 안 가져 온 새끼가 또 젤 많이 쳐먹었어. 담부터 이 자식 부를 땐 빈대냐 아니냐 꼭 물어봐.

 

영구, 술잔을 바닥에 탁 내던진다.

 

영구 : 새끼들이 진짜. . .

친구1 : 어쭈! 이 자식 봐라. 엉기네.

영구 : 친구보다 돈이 먼저냐? 이 쓰레기 같은 놈들아. (친구1의 가슴팍을 확 밀어 의자를 넘어뜨린다)

 

친구, 쓰러지며 옆 테이블을 쳐 오뎅 국물 다 쏟아놓는다.

 

친구1 : (분이 바짝 올라) 저 자식이.... (일어나서 영구를 주먹으로 친다)

 

영구, 바닥으로 벌러덩 나가 떨어지고.

 

 

S#58. 아미네 식탁 / 밤

 

세 사람 식사중.

 

준우 : 정말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요. 선 보던 날, 왜 하필 가짜 정아미로 영지씨를 내보내셨어요?

영지 : . . . .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나....)

아미 : 그 때 그 부탁을 할 사람이 영지씨 밖에 없었어요. 왜요, 맘에 안드셨어요?

준우 : 아뇨. 제 말은 나가기 싫은 선 자리면 아주 못생기고 이상하고 괴팍한 사람을 내보냈어야지 왜 영지씨처럼 고운 분을....

아미 : . . . . .

영지 : (좋으면서 민망하다. 화제 다른 데로 돌리려는) 이거 식기 전에 마저 드세요.

준우 : 아, 예. 맛있네요. 이것두 영지씨가 만든거예요?

아미 : 아뇨 제가 사온 거예요. 샌프란시스코로 여행갔을 때 엄청 맛있는 딤섬 집을 발견해서 맨날 들렀던 곳이 있었거든요.

         그때 그 집이랑 맛이 비슷한 델 병원근처에서 찾았어요.

준우 : 그 딤섬집 혹시 양싱 아니예요? 몽고메리역에서 가까운 집.

아미 : 어머! 가보셨어요?

준우 : 유명한 집이쟎아요. 저도 거기 엄청 좋아했는데...

아미 : 거기서 파웰 스트릿Powell street쪽으로 내려가면 100년된 쿠키집도 있는데.

준우 : 월요일 아침에 쵸코 쿠키 공짜로 주쟎아요. 줄서서 기다렸다 먹었는데.

아미 : 저두 그랬는데... 뉴욕에만 계신 게 아니었나봐요?

영지 : (대화에 끼지 못하고) . . . . .

준우 : 같이 일하던 큐레이터가 소살리토에 있는 갤러리로 가서요 그 친구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에 자주 갔었죠.

아미 : 클리프 하우스도 가보셨겠네요.

준우 : 그럼요. 영지씨는 지금까지 여행갔던 곳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데가 어디예요?

영지 : . . . .온양 온천이요.

준우 : (웃는) 하하하.... 보셨죠? 가짜 정아미로 나와서 계속 이런 컨셉이었다니까요. 제가 거기에 반했죠.

아미 : . . . . .

준우 : 영지씨는 전공이 뭐예요? 대학은 한국에서 다니셨어요?

영지 : . . . . .

 

핸드폰 벨이 울린다. 영지, 살았다 싶어 달려가 전화받는다.

 

영지 : (발신자보고) 응, 서영구, . . . . (놀라 인상 쓰며) 뭐!

 

 

S#59. 병원 응급실 / 밤

 

뛰어 들어오는 영지. 뒤따라오는 준우 아미.

입술 터진 영구, 손에 붕대감고 침상에 걸터앉아있다.

 

영지 : 괜챦아?

아미 : 영구씨, 많이 다쳤어요?

영구 : . . . . .(속상한 듯 대꾸없고)....

준우 : 손에 골절을 입었나본데요.

영구 : . . .누구세요?

준우 : . . . .저요?

영지 : (대화 끓어) 야, 너 어딜 다친거야?

영구 : 내가 맞고 다니는거 봤냐?

영지 : 그럼?

영구 : 술 마시는데 열 받게 굴길래 내가 손을 좀 봐줬지.

 

영구가 가리키는데 보면 침상에 누워있는 친구1. 팔에 기브스, 입과 코주변이 붓고 멍들었다.

 

영지 : 헉! 니가 저렇게 만들어놨어?

영구 : 합의금 천만원 달래.

영지 : 뭐?

영구 : 쟤네 괜히 뻥치는거구 팍 깎아서 3백만 주자.

영지 : 3백이 어딨는데?

영구 : 너 적금 탄거 있쟎아.

영지 : (영구의 머리를 퍽 갈긴다) 미친놈!

준우 : (놀라) !!!!??

영지 : (사정없이 패는) 미쳤어? 돌았어? 그 돈이 어떤 돈인데. 못 줘! 절대 못 줘! 니가 들어가서 콩밥 먹어 이 자식아.

준우 : (영지의 모습, 의외고 놀랍다) 영지씨... 왜 이래요. . .

아미 : 영지씨 진정해요. (말리고)

영지 : 난 못 줘! 3만원도 못주니까 너 그렇게 알어! (분하고 숨차서 헉헉)

 

달구와 영민 뛰어들어온다. 달구, 슬리퍼신고 무릎나온 츄리닝에 헐렁한 티셔츠 입고 뛰어들어오는.

 

달구 : 뭐야. 영구 너 사고쳤어?

준우 : (이들은 또 뭔가.... 싶고) ??

영민 : 어머! 저거 부길이 오빠 아냐? 오빠가 저래 놨어?

영구 : 합의금 천만원 달래요, 아버지가 좀 어떻게 해봐.

준우 : (아버지?? 달구를 본다)

달구 : 넌 맷집도 좋은 놈이 그냥 참고 몇 대 맞지, 때리긴 왜 때려? 맷집 강한 것도 큰 장점이다.

         왜 적절한 순간에 니 장점을 못 살리고 이 난리를 쳐놔, 이눔의 자식아.

영구 : 저 자식이 나더러 뭐랬는지 알아?

달구 : 친구의 배신을 참아내는 것도 성공한 인생이야. 니 주먹이 한 대 가서 꽂힐 때마다 그게 다 돈이라는 생각을 왜 못해?

         (주먹으로 쾅쾅 영구 등을 찍으며) 한대, 만원! 두 대, 이만원! (빗껴나 가게 치며) 빗 맞았다, 이만 삼천원!

준우 : . . . . (황당 놀람) !!!??

영구 : (화를 발칵) 아우 아퍼 그만해요. 아버지까지 왜 이래 진짜.

영지 : . . . .(쪽팔리는) 잠깐만요. (준우와 아미의 팔을 끌고 나온다)

 

 

S#60. 응급실 복도 / 밤

 

영지, 두 사람 팔을 끌고 나오는

 

영지 : 선생님, 부원장님. 오늘 저녁 망쳐서 죄송해요. 여긴 저희가 알아서 할께요.

준우 : 친한 변호사님이 계신데 소개해줄까요?

영지 : 아뇨 괜챦아요. 오늘 두 분한테 너무 죄송해요.

아미 : 우린 괜챦아요, 영지씨 너무 마음쓰지 말아요. 우리가 있음 불편 할 것 같으니까 먼저 갈께요.

영지 : . . .네. . . (창피하고 속상하고). . . .

 

 

S#61. 도 로 / 밤

 

달리는 차 안. 운전하는 준우, 조수석의 아미. 말이 없다.

준우, 침 묵을 깨고 아미에게 묻는다.

 

준우 : 방금 그 분. . . .영지씨 친아버지 맞습니까?

아미 : ......네.

준우 : 영지씨 아버님은 뭘 하시는지 혹시 아세요?

아미 : 안 물어봤는데요.... 다 큰 성인한테 아버지 뭐하냐 묻는 것도 유치한 일이고 해서....

준우 : 영지씨랑 안 지 오래 되신건 아닌가봐요?

아미 : 네.

준우 : . . . . . .

 

 

S#62. 응급실 복도 / 밤

 

벤치에 앉아있는 영지. 안에서 달구와 아줌마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달구(E) : 천만원이 뉘집 애 이름이요? 어디서 돼도 않는 소리를 해?

아줌마(E) : 이 사람들이 지금 싹싹 빌어도 모자랄 판에....

영민(E) : 아줌마 죄송해요. 저희 한번만 봐주세요. 저희집 사정 잘 아시쟎아요.

 

영지, 눈물이 터진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흑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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