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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비밀남녀] 0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28|조회수285 목록 댓글 0

[비밀남녀] 09

 

 

 

 

 

 

 

 

 

 

S#1. 아미 침실 / 밤

 

수건을 가슴까지 두른 아미, 꽃잎 가득한 욕조에서 반신욕 하며 책 읽고 있다.

영지, 생수병을 들고 부엌에서 거실을 통과해 방을 거쳐 욕실로 들어온다.

 

영지 : 물 드시면서 하세요. 그래야 땀도 팍팍 잘나요.

아미 : 고마워요. 그리구 저녁까지 차려 달래서 미안.

영지 : 아니예요...

아미 : 참 아까 핸드폰이 계속 꺼져 있던데...

영지 : 서점에 갔다가 잃어 버렸어요.

아미 : 어쩐지..... 10분만 있다 나갈께요.

영지 : 네.

 

 

S#2. 아미네 거실 / 밤

 

영지에게 봉투를 내미는 아미.

 

아미 : 자요, 첫 월급. 한달동안 감사했습니다.

영지 : (수줍게 받으며) 감사합니다.

아미 : 나는 영지씨 온 이후로 참 많이 좋아졌어요. 많이 안정되고 기분도 밝아졌고...

영지 : 저야말로 선생님 덕분에 좋은 데도 많이 가보구, 맛난 것도 많이 먹고...

         ...대리운전 하던 때랑은 비교도 안돼게 편하게 지내고 있어요... 너무 감사해요.

아미 : 핸드폰은 내가 내일 이문 원장한테 하나 얻어줄께요. 최신형만 서너개 갖고 있더라.

영지 : (미소) 네에...

아미 : 참! 깜빡 할 뻔 했다. (일어서고)

 

아미, 현관에서 커다란 상자 무거운 듯 들고 온다.

 

아미 : 집으로 시키면 될걸 병원주소를 대가지구.... 내가 이렇게 멍청하다니깐요.

 

영지는 뭔가 싶고. 아미, 칼로 테이프 뜯어 열면 여러종류의 책들이 나온다.

 

아미 : 영지씨 보라구 동화책이랑 다른 것도 좀 이것저것 주문했어요.

영지 : (감동) 어머 선생님.....

아미 : 여행기도 보고 요리책도 보고 무협지도 봐야 좋은 동화를 쓸 수 있죠.

영지 : (책 펼쳐보며) 와. . .재밌겠다. . .선생님 너무 감사해요....

아미 : 대신 선보러 나가게 한 것 만 빼면 나도 좋은 언니죠?

영지 : ..... (웃는)

아미 : 참, 급한 건 아닌데 골프복 몇개 골라내서 세탁 좀 해주세요.

영지 : 우와... 골프치러 가세요?

아미 : 조만간 준우씨랑 준우씨 부모님이랑 같이 갈 것 같아요.

영지 : .... (웃지만 어두운) 네에....

영지(E) : 사랑하는 아미 선생님.... 절 위해 이런 배려를 해주시니 전 그 사람을 욕심내면 안되겠죠.

 

 

S#3. 준우 방 / 밤

 

준미, 들어온다.

 

준미 : 오빠, 나 불렀어?

준우 : 너 서영지씨한테 무슨 말을 어떻게 한거야?

준미 : 걔가 오빠한테 뭐라고 고자질했는데?

준우 : 전화 꺼놓고 연락 두절이야.

준미 : 똑똑한 애였구나. 딱 알고 바로 물러나네.

준우 : 너 그 사람한테 잔인하게 굴었지?

준미 : 오빠도 솔직히 좋지 않아? 내가 정리해줘서.

준우 : (카리스마 빛나는) 내가 충고하는데, 너 다신 그 사람 건들지 마! (문 쾅 닫고 나간다)

준미 : 흥! 멋있는 척은....

 

 

S#4. 준우네 마당 / 밤

 

준우, 마당에 혼자 서있다. 영지 웃는 모습 떠오른다.... 준우, 마음이 아픈.....

 

 

S#5. 공중전화 / 밤

 

울적한 얼굴로 서서 버튼을 누르는 영지.

 

(F) : 도착한 음성 메시지가 없습니다.

영지 : . . . . . .

 

 

S#6. 영지네 동네 / 밤

 

떡볶이와 순대가 든 비닐 봉다리 손에 들고 영지, 축 쳐져 걷고 있다.

 

영지 : . . . . .(고개 숙이고 걷다가 눈물 쓱 닦는)

영지(E) : 생쥐의 일기, 오늘의 제목.... 사랑이 떠나다.

 

 

S#7. 영지네 마루 / 밤

 

떡볶이 순대 벌어진 상. 영지 영구 영민 앉아 먹고 있다. 달구, 이를 안주삼아 소주 마시고.

(영지 나레이션 첫 부분은 기형도 시인의 ‘빈 집’ 패러디)

영지, 멍한 눈빛으로 소가 여물 먹듯 씹고 있다.

 

영지(E) : 사랑을 잃고 나는 먹네. 잘 있거라, 짧았던 행복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핸드폰아.

             소녀가장의 슬픔 더해주는 가을바람. 결국 올 것은 오고야 만다!

달구 : 넌 얼굴이 왜 그래? 남자한테 차였냐.

영지 : (건성) 네.

달구 : 슬프냐.

영지 : (건성) 네.

달구 : 많이 먹어라.

영민 : 언니 진짜 왜 우울모드?

영지 : 실연 당했다쟎아.

영민 : 장난하지말구.

영구 : 그 남자랑 아미 선생님이 연결됐나부지? 잘 됐어. 어짜피 안 돼는 게임이었어.

영지 : .. . . .

달구 : 나 같은 인생의 프로들은 말이다.... 쬐끄만 일 하나에도 좋아 날뛰고, 또 죽을 듯이 괴로워하는 인생의 아마추어들한테

         해주는 말이 하나 있지.

영구 : 뭔데요?

달구 : 울지마라, 지나간다! 잘난 척 마라, 지나간다! ... 고통도 행복도 영원하진 않은거야.

영지 : . . . . .

영지(E) : 슬픈 척 앉아는 있지만 중독성 강한 희망이 또 쥐구멍에 찾아듭니다. 내일은 새 핸드폰이 생길테고

              그 사람도 전화를 할꺼예요. 내일의 기쁨을 위해 생쥐는 오늘밤, 슬픔의 설정을 즐겨봅니다.

 

 

S#8. 공원 / 아침

 

아미, 조깅중. 7부에서 커플로 뛰던 남자 오늘은 혼자 뛰며 또 아미 쳐다본다.

아미, 뭇 남성들의 시선을 받으며 경쾌하게 뛰고 있다.

 

 

S#9. 도경 원룸 / 아침

 

경쾌한 음악 틀어놓고 정장입는 도경.

 

도경 : 내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여잔데 너무 쉽게 넘어와도 재미없쟎아. 이지 컴, 이지 고. Easy come easy go!

         힘들게 얻어야 길게 남는 법이지.

 

도경, 아미 사진을 쳐다보며

 

도경 : 내가 당신을 쉽게 포기할 것 같애? 아미씨, 긴장하세요. 오늘 내 작전은 가히 핵폭탄 급이야.

 

< 플래쉬백 -- 4부 영지네 동네에서 차 옆에 서 있던 아미를 만나던>

 

도경 : 청담동 트리빌라.... 차는 베이지색 330모델.

 

 

S#10. 빌라 근처 / 낮 (도경의 상상)

 

아미의 차, 저 멀리서 다가온다. 도경, 건물 한 쪽에 숨어 차가 오는 쪽을 내다보고 있다.

차가 저만치서 다가오자 도경, 확 뛰어나간다. 달려오던 차에 도경, 받쳐 확 튕겨져 나간다. (스턴트 배우가 실감 나게)

아미, 놀라서 급브레이크. 아미, 차에서 내려 뛰어나간다.

 

아미 : 이봐요!

도경 : . . . .(의식 잃고). . . .

아미 : 도경씨! . . .

도경 : . . . . .

 

아미, 정신없이 핸드폰 뒤져

 

아미 : 여보세요? 구급차 좀 보내주세요.

도경 : (눈 감은 채 혼자 V그리며 웃고 있다)

 

 

S#11. 공원 벤치 / 낮

 

환자복 입고 멍하니 앉아있는 도경. 옆엔 아미와 의사 서 있고.

 

아미 : 도경씨....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당신 이름도 기억 안나요?

도경 : . . . . (멍하니). . .. .

아미 : 도경씨.... 기억을 좀 더듬어봐요...

의사 : 아무래도 가해자께서 거둬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도경 : . . . .(멍하니 고개 끄덕끄덕).....

 

 

S#12. 아미 빌라 근처 / 낮

 

담 옆에 숨어서 숨 고르고 있는 도경.

 

도경 : . . .아흐. . . .막상 할려니까 떨리네.... (시계보며) 병원까지의 거리 상 지금쯤 출발을 해야하는데.....

 

 

S#13. 아미네 거실 / 아침

 

출근 준비한 아미, 나가며

 

아미 : 이따 병원으로 들러요. 핸드폰 준비해 놓을게.

영지 : 네, 감사합니다.

아미 : 아, 그러지 말구 같이 나갈까?

영지 : 아뇨, 전 여기 정리 마저 다 하구 천천히 갈께요.

아미 : 그래요 그럼. 아, 내가 수술 들어가게되면 최실장한테 맡겨놓을게요.

영지 : 네, 다녀오세요.

 

 

S#14. 아미 빌라 근처 / 낮

 

도경, 맨손체조하며 몸풀고 있다.

 

도경 : 긴장의 순간일수록 스트레칭이 필요해...

 

차 소리가 난다. 고개 내밀고 보면 아미의 차다. 도경, 긴장.

 

도경 : 온다 온다. . . (숨 고르며) 후아 후아. . . .

 

아미, 아무것도 모른 채 차 몰고 오는 중.

 

도경 : 거리 계산 잘하자..... 타이밍이 딱 맞아야해.

 

아미, 엑셀 밟는 발.

 

도경 : . . . . (잔뜩 긴장해) 하나아. . . 아후, 왜 이렇게 떨리지.... 두 울. . . 셋! . . .(하고도 발이 안 떨어져). . .다시 셋!

 

도경, 팍 뛰어나간다. 타이밍이 2초 늦었다. 아미의 차, 쌩 지나가고 바로 그 뒤로 도경이 튀어 나왔다.

강하게 튀어나와 혼자 휘청, 가속도로 저만치까지 달려간다. 아미의 차는 이미 저 멀리로....

도경, 민망하다. 괜히 바지털고.

 

 

S#15. 아트센터 / 아침

 

준우,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다. 로비에서 은희와 마주치는.

 

은희 : 참, 부원장님. 기념품 새로 제작한거요, 벌써 나왔어요.

준우 : 아, 그래요?

은희 : 그 날 못 받은 분들한테 오늘 다 부칠까요?

준우 : 아, 그 날 주소랑 연락처 받은거 있죠?

 

 

S#16. 준우 사무실 / 아침

 

준우, 핸드폰 귀에 대고 있다.

 

(F) :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어.....

 

책상에 놓인 서영지 연락처와 주소 적힌 종이 본다.

 

 

S#17. 이문 진료실 / 낮

 

핸드폰 여러개 중에 제일 예쁜걸 집어 아미에게 주는 이문.

 

아미 : 친구중에 얼리 어댑터(Early adapter)가 있는게 참 축복이다.

이문 : 영지씨 준다고?

아미 : 응.

이문 : 김준우 부원장이랑 영지씨는 만나는 것 같니?

아미 : (어깨 으쓱) 모르겠는데.

이문 : 신경 안 쓰여?

아미 : 솔직히 말해?

이문 : 응.

아미 : 안 쓰여.

 

 

S#18. 정앤리 클리닉 / 낮

 

아미, 핸드폰 들고 이문 진료실에서 나오는데 화려하게 차린 준미 들어선다.

 

준미 : 안녕하세요.

아미 : 안녕하세요.

준미 : 피부과 진료 받으러 왔는데요.... 이따 이문 원장님이랑 셋이 점심 같이 하실래요?

아미 : 어떡하죠... 11시에 수술이 있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준미 : 아쉽네요.

아미 : 그러게요, 다음엔 꼭 시간 맞춰볼께요.

준미 : . . .(다가와 소근) 우리 오빠랑 잘돼시길 개인적으로 빌어요.

아미 : 고마워요.

 

 

S#19. 이문 진료실

 

준미, 이문 앞에 앉아있다.

 

이문 : 지난번 보다 얼굴에 많이 올라왔네요.

준미 : 네... 스트레스를 좀 받아서요..

이문 : 스트레스가 많으셨어요?

준미 : 네. 스트레스중에 하나가 뭐였는지 아세요?

이문 : 뭔데요?

준미 : 전시회 안 보러 오신거요, 선생님이.

이문 : 죄송해요, 앞으론 초대해주시면 꼭 가겠습니다.

준미 : 꼭 오실꺼죠?

이문 : 그럼요.

준미 : 아흐 어지러....

이문 : 빈혈 있으세요?

준미 : 아뇨, 전 멋진 남자를 보면 현기증이 나요... 아흐. . . .

이문 : . . .(황당.... 하지만 싫지않은). . .치료실로 가시죠.

 

 

S#20. 영지네 동네 / 낮

 

준우 차, 공터에 서 있다. 꽃다발과 과일바구니 들고 올라간다.

 

 

S#21. 영지네 마당 / 낮

 

화단 아래 놓인 요강.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영구 마루에서 후다닥 뛰쳐나온다. 달구 따라나오며 큰소리치는.

 

영구 : 아버지 나 출근해야돼요. 시비 좀 걸지 마셔.

달구 : (영구를 붙잡고) 너 이 자식, 남의 지갑 뒤지는건 누구한테 배웠어.

영구 : 현금이 없어서 잠깐 꾼거예요. 은행에서 찾아서 저녁에 갖다 놓을려고 했어. 아이구, 그래봤자 2만원이다.

달구 : 그래봤자 2만원? 이 자식 말하는 것 좀 보게...

영구 : 아버지 이러지마 진짜. 나 늦었어.

달구 : 어제 들고 온 옷은 또 뭐야. 뼈빠지게 일해서 돈 버는 생쥐 생각은 안하고 비싼 옷이나 사 입고.

영구 : 그거 우리 사장님이 사준거야. 내가 산거 아냐.

 

달구는 영구 팰려고 하고 영구는 도망다니고...

 

 

S#22. 영지네 집 앞 / 낮

 

준우, 와서 선다. 손에 든 영지 주소와 대문의 주소를 본다. 일치 한다.

 

준우 : . . . .맞네.... 봉사활동 장소가 아니라 집 맞아.

 

안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준우, 대문에서 약간 물러서 펄쩍 뛰어 안을 보려고 하는.

 

 

S#23. 영지네 마당 / 낮

 

영구 : 아버지 자꾸 이렇게 짜증나게하면 나 집에 안들어온다.

달구 : 뭐야! 너 이리와! 이눔의 자식.

 

달구, 물이 가득한 세숫대야를 든다.

 

영구 : (놀라) 어!

 

영구, 후다닥 도망간다. 대문을 박차고 뛰어나간다.

 

 

S#24. 영지네 집 앞 / 낮

 

영구, 후다닥 달려나간다. 준우 못 보고.

준우, 달려나가는 영구를 보며 왜 저러나 싶은 표정.

준우, 다시 대문을 보는데 달구, 대문 밖으로 물을 쫙 끼얹는다. 준우, 물 뒤집어 쓴다.

 

준우 : . . . . .

달구 : . . . . .

 

 

S#25. 영지네 마당 / 낮

 

빨랫줄에 준우의 셔츠와 스카프 걸려있다.

 

달구 : 가을 볕이 좋아요. 빨리 마를꺼야, 너무 언쨚아 하지 말아요.

준우 : 예.

 

준우, 달구의 늘어지고 구멍난 셔츠를 입고 마루에 걸터 앉아있다.

달구, 준우를 지그시 본다.... (내 딸을 너도 좋아하니까 여기까지 왔겠지....

하지만 너같이 잘난 집안의 아들은 내 딸을 끝까지 품기 힘들 것이다.... 학을 떼고 스스로 물러나게 해주마)

 

달구 : 이름이 준우라고 했던가.

준우 : 예, 김준웁니다.

달구 : 여긴 왜 왔다고 했지?

준우 : 영지씨랑 연락이 안돼서 왔습니다.

달구 : 우리 영지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대.

준우 : (속이 후련한) 아. . .그래서 연락이 안됐군요. 난 또....

달구 : 저건 뭔가?

준우 : 네, 과일 좀 골라왔습니다.

달구 : (과일 바구니를 뒤적거린다) 과일바구니에 과일만 있네...

준우 : . . . . ?

달구 : 남들은 저런거 가져올 때 돈봉투 하나 슬쩍 넣나보던데... 사람이 어떻게 된게 그런 매너도 없어.

준우 : . . . . .(어이없지만). . .죄송합니다.

달구 : 그래 우리 영지랑 연락이 안되면 그런가보다하고 있지, 여기가 어디라구 예까지 찾아와.

준우 : 궁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죠.

달구 : 잘 왔네. 자네 술 한잔 할텐가?

준우 : 주시면 받겠습니다.

달구 : 가서 술 좀 사오게.

준우 : . . . .어디서요?

달구 : 어디긴 어디야. 가게 말이지. 쭉 내려가면 나와. 다녀와.

준우 : . . . .예.

 

 

S#26. 영지네 동네수퍼 / 낮

 

구멍난 달구 셔츠 입고 술병 잔뜩 든 비닐봉지 들고 나오는 준우. 좀 혼란스럽고 벙한 표정이다.

 

준우 : . . . .

 

 

S#27. 영지네 마당 / 낮

 

평상에 막걸리 소주 맥주 산사춘 백세주... 갖은 종류의 술들이 다 놓여있다. 소반에는 잔 2개와 고추장, 김치.

달구, 사발에 막걸리 따라주며

 

달구 : 자... 쭉 들게나.

준우 : 제가 술을 잘 못합니다. 저는 (소반 가리키며) 이 잔에다 조금만....

달구 : 그건 아니지. 각기 다 어울리는 짝이 있는거야. 막거리는 사발, 맥주는 맥주잔, 소주는 소줏잔. 어려워말고 쭉 들이키게.

준우 : 예. (반쯤 뒤돌아 막걸리 마시는)

달구 : 다 마셔. 쭉 다.

준우 : 예. . . (힘들지만 끝까지)

달구 : 흔들어.

준우 : (머리 위에 사발 흔든다)

달구 : 나도 한잔 줘봐.

준우 : 예. (막걸리 따르려는데)

달구 : 막거리 마심 깰 때 머리 아퍼. 난 비싼 술 줘. 저거.

준우 : (. . .뭔가 잘못 걸려든 것 같은 느낌.... 그러나 백세주를 따른다)

달구 : 나 서영지 애비되는 사람이야.

준우 : 알고 있습니다. 아까 말씀 하셨쟎아요.

달구 : 빚이 3천이야, 내가.

준우 : .....예에....

달구 : 이 집도 가스보일러로 바꿔야하는데.... 참... 돈이 웬수네 돈이 웬수야....... 그래, 자네 하는 일이 뭔가?

준우 : 조그만 아트센터를 아버님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달구 : 자네 아버지가 사장이구 자네는 부사장?

준우 : . . .뭐 그런 셈이죠.

달구 : 못난 놈이구만. 부모한테 빌 붙어서.... (끌끌끌 혀차는) 자네 부모도 문제가 있네.

준우 : . . . .(기분 좀 상하고)

달구 : 자네도 들게. (소주 따라준다)

준우 : 섞어 마시면 힘든데요...

달구 : 어른한테 대드니? 그냥 마셔.

준우 : (잠시 망설이다 쭉 마신다) ....저기요 아버님. . . .저 화장실 좀. . . .

달구 : 응, 우리꺼 푸세식이라 불편할꺼야. 그냥 저걸 써! (어딘가를 가리킨다)

준우 : (달구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 요강이 있다) !

달구 : 내 안 볼테니까 편하게 해.

준우 : . . . . 그냥 . . .화장실을 쓰겠습니다.

 

 

S#28. 정앤리 클리닉 / 낮

 

실장, 영지에게 핸드폰 준다.

 

실장 : 빨리 가서 개통하세요.

영지 : 선생님은 수술중이세요?

실장 : 네, 오래 걸릴 것 같으니까 기다리지 말고 가세요.

영지 : 네, 안녕히 계세요.

 

영지, 나가다 관리실에서 나오는 준미와 마주친다.

 

준미 : . . .어머나, 여긴 또 웬일이실까.

영지 : . . . .

준미 : 대답을 안하시네.

영지 : 일이 있어 잠깐 들렀어요.

준미 : 어쨌거나 고마워요. 제 정신 차려주셔서. 그 쪽한테 연락 안 오니까 오빠도 엄청 홀가분해 하더라구요.

영지 : . . . . .

 

 

S#29. 거 리 / 낮

 

영지, 힘 없이 걷고 있다.

 

영지 : . . . 그래서 메시지도 하나 안 남겼나.....

 

 

S#30. 영지네 마당 / 어스름 노을녁

 

병 여러개 비어있다. 준우, 얼굴이 벌겋게 달아 힘들어 보인다.

 

달구 : 바닥에 마당 갈라지는 것 좀 봐라... 저게 다 돈이야... 비오면 천장도 새요. 공사비가 엄두 안나 그냥 지내고 있어.

준우 : 네에. . . .

달구 : 술 떨어져 간다. 한번 더 다녀와.

준우 : . . . . .

달구 : 느이 부모가 널 약하게 키워서 겨우 저거 마시고 빌빌대는거야. 얼른 다녀오지 못해.

준우 : (일어서다 비틀, 주저 앉는다) 저 잠깐만 쉬구요. (소반에 팔 꿈치 대고 엎드리는)

달구 : 저저.... 못난 놈....

 

 

S#31. 영지네 동네 / 낮

 

영지, 걷고 있다. 문득 멈춘다. 공터에 세워져 있는 준우의 차.

 

영지 : !! (집 쪽으로 시선 향하고 뛰기 시작한다)

 

 

S#32. 영지네 동네 / 낮

 

준우, 계속 엎드려 있다. 달구, 대야에 물 떠 들고오며

 

달구 : 셋 셀 때 까지 안 일어나면 물벼락 맞을 줄 알어라. 하나....

준우 : . . .(계속 엎어져 있는)

달구 : . . . .둘. . . . 셋!

 

셋 하는 순간 영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달구, 준우의 등짝에 물을 쫙 끼얹는다.

들어서던 영지, 이 광경을 보고 경악. 버럭 소리친다.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부끄러움, 울고 싶은 마음.

 

영지 : (소리 버럭) 아버지!

준우 : . . . .(물벼락 맞고 깨어난다. 엎드렸던 데서 천천히 일어나 머리 아픈 듯 고개 털고)

영지 : 아버지 미쳤어? 아버지 진짜 왜 이래?

달구 : (영지를 가만히 보고 서 있는)

영지 : 나 죽는거 보고 싶어요?

달구 : 이 놈이 너한테 그렇게 중요하냐? 이 놈한테 물 한번 끼얹었다고 니가 죽을만큼 그렇게 중요해?

준우 : . . . . .

영지 : 정말 실망이야, 아버지.... ... (준우에게로) 괜챦으세요?. . .죄송해요.

달구 : . . . (영지가 하는 짓을 빤히 보고 서있는)

준우 : 미안해요, 영지씨...... 연락도 없이 와서.

영지 : 여긴 웬일이세요.

준우 : 영지씨 핸드폰이 계속 꺼져 있어서요. 아트센터 회원가입 때 써놓은 주소보고 찾아왔어요.

영지 : . . . . . . (눈물이 핑글 돌 것 같은데). . . .감기 들겠어요. 얼른 옷 갈아입으세요.

달구 : 저 녀석이 말이다.... 봉투 하나 안 꽂힌 과일바구니 달랑 들고 찾아와선 술주정을 부리쟎아.

영지 : (소리 버럭) 그만 좀 해요, 제발!

 

 

S#35. 영지네 동네 일각 / 밤

 

영지네 집 윗쪽, 철제 난간에 기대 서로 다른 곳 보고 있는 두 사람.

 

영지 : 죄송해요 부원장님....

준우 : 아니예요. 연락없이 찾아온 나도 잘못이죠.

영지 : . . . . 저 정아미 선생님 댁 파출부 맞아요.

준우 : . . . . . .

영지 : (담담하고 어둡지않게) 소녀가장이구요. 엄마는 돈벌어오겠다구 15년전에 집을 나가셨구, 전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어요.

         정아미 선생님은 대리운전을 하다 알게 됐어요. 절 이쁘게 보셨는지 선생님 댁 일을 좀 도와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준우 : 그런 얘기 안해도 돼요.

영지 : 그 날 선생님 대신 선보러 나갔던거... 너무 후회하고 있어요.

준우 : 그건 정아미씨 잘못이죠.

영지 : 어쨌든 오늘 정말 죄송합니다.

 

 

S#36. 영지네 동네 공터 / 밤

 

준우, 걸어 내려온다. 컨디션도 마음도 안 좋은 얼굴. 영지도 옆에서 어두운 얼굴로 말없이.

준우의 차가 서 있는 공터로 간다.

 

준우 : 운전은 지금 못할 것 같아요. 그냥 택시타고 갈께요.

영지 : . . . 그러세요.

준우 : 차는 다음에 와서 가져갈께요.

영지 : 오늘 너무 죄송해요.

준우 : 괜챦아요. 들어가요.

 

준우, 걸어내려간다. 영지, 울고 싶은걸 간신히 참고 서 있다.

준우,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걸어간다. 영지, 준우의 뒷모습 바라보다가 집 쪽으로 올라간다.

 

 

S#37. 영지네 마당 / 밤

 

영지, 달구와 언성 높혀 싸우고 있다. 영지, 아주 격한 감정.

 

영지 : 아버진 인간으로서의 자존심도 없어?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달구 : 잘나고 똑똑한 놈한테 내 딸 휘둘리다가, 떨려나는거 보기 싫어서 그랬다. 아예 싹을 잘라낼려고.

영지 : 철들기 전부터 소녀가장으로 살았어두 오늘처럼 아버지가 부끄럽고 싫었던 적은 없었어. 나 지금 죽고 싶어요, 아버지.

달구 : 얘, 조용히 살다보면 하늘이 부르는 날 온다. 서두르지마.

영지 : (바락) 지금 농담할 기분이 나?

달구 : 인생을 살았어도 내가 너보다 배를 더 살았고, 상처를 받았어도 내가 너보다 몇곱절은 더 받았어.

영지 : 아버지가 모르는게 하나 있는데요. 못 배우고 가난하고 내세울 꺼 아무것도 없는 소녀가장이어도,

         난 지금 스물 다섯 살 여자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쁘게 보이고 싶고, 부끄러운건 감추고 싶단 말예요.

         그런데 아버지가 잔인하게 밟아놨어.

달구 : 밟을 이유가 있으니까 밟지.

영지 : 아버지도 싫고, 집도 싫고, 나도 싫어!

 

영지, 대문 박차고 뛰어나간다. 달구, 씁쓸하다....

 

 

S#38. 준우 방 / 밤

 

준우, 방문 열고 들어와 외출복 차림 그대로 침대로 와 눕는다.

준우모, 따라 들어온다.

 

준우모 : 너 얼굴이 왜 그러니? 어디 아픈거야?

준우 : 머리가 좀 아파요.... 자야겠어요.

준우모 : (이마 짚어본다) 세상에.... 열도 나는데.... 병원 안가봐도 되겠어?

준우 : 자고 남 괜챦아질꺼예요.

준우모 : . ..유자차 좀 따뜻하게 만들어올게. (나간다)

 

준우, 멍하니 눈뜨고 누워있다..... 심란한 표정.... 생각하기 싫다는 듯 이불 덮어쓴다.

 

 

S#39. 아미 거실 / 밤

 

현관에서 영지, 들어온다. 아미, 영지를 맞고.

거실엔 골프가방 서 있고 골프채 몇 개 바닥에 놓여 있다.

 

영지 : 죄송해요, 선생님.... 저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갈께요.

아미 : 무슨 일 있었어요?

영지 : . . .아버지랑 좀 다퉜어요.

아미 : . . .(걱정) 왜?

영지 : . . . .죄송해요.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S#40. 아미빌라 내 영지방 / 밤

 

영지, 혼자 책상에 엎드려 있다. 노크소리 나고 아미, 들어온다.

 

아미 : 맥주 한잔 할래요?

영지 : 아뇨... 저 그냥 잘래요.

아미 : 이불 갖다 줄께요, 그럼.

영지 : (일어서며) 제가 할께요.

 

 

S#41. 아미 거실 / 밤

 

영지와 아미, 요와 이불 베개를 들고 가는데 (아미 침실에서 영지 방까지)

 

아미 :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기분 풀릴 때까지 계속 여기서 지내요.

영지 : . . . .말씀이라도 고마워요.

아미 : 난 내일 아침에 일찍 나갈 것 같아요. 준우씨네랑 골프가기로 했거든요.

영지 : . . . .네에. . . . .

 

 

S#42. 아미 빌라내 영지방 / 밤

 

어두운 방. 영지, 바닥에 이부자리 펴고 누워있다. 눈물이 자꾸 흘 러내린다. F.O

 

 

S#43. 아미네 빌라 외경 / 아침

 

아미 핸드폰 벨소리 울린다.

 

 

S#44. 아미네 거실 / 아침

 

아미, 통화중.

 

아미 : 네, 어머니.... 아, 그래요? 몸살인가부죠?

 

 

S#45. 준우 거실 / 아침

 

골프백 2개 세워져 있는 거실.

준우모, 골프웨어 차림으로 통화중. 준우부도 골프복 차림으로 소파에 화난 듯 앉아있다.

 

준우모 : 어젯밤부터 갑자기 열이 나더니 오늘은 아예 일어나질 못 하네. 오늘 약속은 취소해야 할 것 같아요. 미안해서 어쩌지.

준우부 : 멍청한 녀석.... 자기 몸관리 하나 제대로 못해 그래.

 

 

S#46. 아미네 거실 / 아침

 

아미 통화중.

 

아미 : 전 괜챦아요, 어머니. 준우씨도 오늘 하루 푹 쉬면 나아지겠죠.

 

영지, 방에서 나온다. 아미의 통화를 보며 뭔가... 싶고.

 

아미 : 네, 어머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구요. 골프야 다음에 가면 돼죠.... 네.... 들어가세요. (끓고)

영지 : . . .무슨 전화예요?

아미 : 오늘 우리 영화나 볼래요? 골프 약속 펑크났는데.

영지 : 왜요?

아미 : 준우씨가 아프대. 열이 심하게 나고 아예 일어나질 못한다네.

영지 : !!

아미 : 그동안 오픈준비땜에 무리를 해서 그러나? 왜 갑자기 몸살이야.

영지 : 안 가보셔두 돼요? 아프시다는데.

아미 : 감기몸살에 병문안은 웃기쟎아요. 또 준우씨 집도 모르는데.

영지 : 그래두......

아미 : 집을 안다해도 그건 웃긴 일이죠. 아직 애인사이도 아닌데 여자가 값 떨어져 보이쟎아.

영지 : . . . . .

아미 : 오늘 우리 근사한데 가서 브런치하고 영화 같이 봐요.

 

 

S#47. 공원 / 낮

 

돗자리 깔고 앉아 김밥과 음료수 먹는 성월 영구. 도경은 못마땅한 얼굴로

 

도경 : 일요일 아침부터 불러낸 이유가 고작 이거야. 한 줄에 천원짜리 김밥이나 먹자고?

성월 : 김밥 내가 직접 싼거야. 맛이 다른걸 모르겠냐?

영구 : 사장님 정말 자상하고 가정적이셔. 장가가면 색시한테 잘할꺼야.

성월 : 그럼! 그리구 가끔 이렇게 회식겸 야유회로 우애도 다지자구.

도경 : 전 직원 딸랑 세명이다. 맨날 점심시간이 회식 아니냐. 꼭 이렇게까지 유난을 떨어야 돼?

성월 : 넌 왜 세상에 널려있는 행복을 외면하고 사니? 안 힘드니?

도경 : 행복이 세상에 널려있어도 남들이 다 집어가고 내가 가져갈 행복은 없더라.

성월 : 뭐가 행복인지 볼 수 있는 눈이 없는거지.

영구 : 눈만 컸지 맹하게 생기셨쟎아요.

도경 : (영구를 확 째려보면)

영구 : 형은 근데 은행에서 왜 짤린거예요? 돈 훔쳤어요?

도경 : 형! 얘 좀 짜르면 안돼?

성월 : 안돼! 영구씨, 누나는 뭐해? 그 천사분도 오늘 모시고 오지 그랬어.

영구 : 외박했던데요. 집에 없어요.

성월 : (상처받아) 천사가 외박을?

도경 : 서영지가 외박씩이나? 어디서?

영구 : 정아미 선생님 댁에서 잔댔어요.

도경 : 정아미씨 집에서?

 

성월과 영구, 축구공 갖고 놀고 있다. 공을 차고 막고.

도경, 혼자 돗자리에서

 

도경 : 이유는 모르겠지만 둘이 친하다 그거지. 음.. 그럼 정아미를 잡기 위해선 서영지와 친하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영구 : 어, 조심해요!

 

도경,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돌리면 축구공 머리로 날아온다. 카메라 도경의 시선이 돼 앞으로 다가오는 축구공을 본다.

도경, 공 맞고 벌러덩 뻗는다. 성월, 영구 걱정스런 표정으로 다가온다.

도경, 누워있다 눈을 반짝 뜬다.

 

도경 : 죽었어, 너! (벌떡 일어서는데)

영구 : !!

 

영구, 얼른 돗자리 밖에 벗어놓은 도경의 신발을 들고 도망간다.

 

도경 : 야!

영구 : (저만치 달아나며 메롱)

도경 : (맨발로 따라가다 발바닥 따가워 멈춰선다. 소리 버럭) . . .저 집 식구들은 왜 이렇게 신발을 좋아하는거야.

 

 

S#48. 카페 겸 레스토랑

 

(일요일 브런치 뷔페를 하는 Tell me about it이나 ‘느리게 걷기’의 야외카페, Hyatt 호텔의 파티오 같은)

아미와 영지, 빵과 샐러드 과일로 식사중.

 

아미 : 기대 안하고 왔는데 이 집 꽤 맛있네.... (먹다가 영지본다)

영지 : (그리 신나게 먹지 않는)

아미 : 영지씨 어디 아파?

영지 : 아프긴요... 이렇게 잘 먹고 있는데... (맛나게 먹는)

아미 : 어제는 무슨 일이었나 모르지만 영지씨 기분 풀렸음 좋겠다. 오늘밤까지 내가 풀코스로 책임질께요.

영지 : 선생님.... 전화 한번 걸어보시죠. 얼마나 어디가 아픈가, 약은 먹었나, 열은 많이 내렸나...

아미 : 누구한테? 준우씨한테?

영지 : 네.

아미 : 내가 왜?

영지 : . . . . . .

아미 : 영지씨, 저 쪽 창가 테이블에 앉은 남자봤어?

영지 : (보려하면)

아미 : 그렇게 티나게 돌아보진 말구.... 이따가 슬쩍 봐봐. 너무 멋져.

 

 

S#49. 극 장

 

아미와 영지, 나란히 앉아있다. 아미는 영화에 빠져있고 영지는 딴 생각하는 눈빛.

코메디 영화인 듯 객석에서 웃음이 터진다.

 

아미 : (깔깔 웃는다)

영지 : . . . .(물끄러미 아미 본다)

아미 : 저 사람 장난아니다.... (깔깔) 자긴 안 웃겨?

영지 : . . .(마지 못해 픽 웃어주는)

영지(E) : 그 사람이 아프다쟎아요, 선생님. 그런데 저 영화가 재미있어요? 선생님이 잡고 싶다는 남자가 지금 고열로

              약속까지 취소할 만큼 앓고 있는데..... 그렇게 이쁘고 밝은 웃음이 나와요?

아미 : (큰소리로 깔깔깔) . . . .

 

 

S#50. 준우 방 / 낮

 

준우, 까칠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다.

 

8부 플래쉬 백 --

달구 : (과일 바구니를 뒤적거린다) 과일바구니에 과일만 있네...

달구 : 과일만 먹고 영양실조라도 걸리란건가. 남들은 저런 거 가져 올 때 봉투같은 것도 슬쩍 끼워넣던데...

 

달구 : 나 서영지 애비되는 사람이야.

준우 : 알고 있습니다. 아까 말씀 하셨쟎아요.

달구 : 빚이 3천이야, 내가. (손가락 세 개 펴며) 3천만원.

 

준우, 생각하기 싫다는 듯 눈감는데 준미, 팔랑거리며 들어온다.

 

준미 : 오빠 아프다며?

준우 : . . . . (상대하기 싫은 듯 돌아눕고)

준미 : 어머.... 얼굴 좀 봐.... 까칠하니 푹 꺼졌네. 오빠, 무슨 일 있었지?

준우 : . . . .아니.

준미 : 그 여자한테선 연락없어?

준우 : 없어.

준미 : 그래서 병난건 아니지?

준우 : 준미야.

준미 : 응?

준우 : 넌 니 자신한테 실망스러워 본 적 있니?

준미 : 나? 당연히 없지! . . . . . 왜, 오빤 자신한테 실망스러워?

준우 : . . . . .응.

준미 : Why? 왜?

준우 : . . . . . 나 좀 더 잘게. (돌아 누워 눈감고)

 

 

S#51. 거 리 / 낮

 

걸어오는 아미 영지. 아미, 계속 웃음이 남아 키득거리며

 

아미 : 너무 웃기지 않았어? 어찌나 웃었는지 눈물이 다 나네. 나 마스카라 번졌나봐봐.

영지 : 안 번졌어요.

아미 : 좋아, (손 잡아 끌고가는) 그럼 서영지 기분전환 2단계.

영지 : 선생님, 전 그만 가볼께요.

아미 : 그런게 어딨어요. 어제 가출까지 했으면서..... 따라와.

영지 : (멈춰서서 단호히) 선생님!

아미 : .....

영지 : 친구랑 약속을 했는데 그 친구가 아프다고 연락을 해왔어요. 그럼 얼마나 아픈지 궁금하고 걱정되는게 정상 아닌가요?

         더군다나 선생님이 잡고 싶다는 사람 아니예요. 저한테 도와달라고까지 하셔놓고 어쩜 사람이 아프다는데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아미 : ....그런가? 좀 무심해 보이나?

영지 : . . . .

아미 : 아! 그럼 꽃이라도 보낼까? 내가 당신한테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정도의 표시는 해주는 센스, 필요한 것 같네.

         고마워, 영지씨.

 

 

S#52. 준우 방 / 낮

 

핑크 노랑 빨강 장미가 촘촘히 꽂힌 예쁜 꽃바구니, 준우모 들고 들어온다.

 

준우모 : 준우야, 이것 좀 볼래?

준우 : . . . . .

준우모 : 정아미 선생이 보냈다. 안에 카드도 있어.

 

준우, 꽃바구니에서 카드를 꺼내 펼쳐본다.

 

아미(E) : 준우씨, 아프면 싫어요. 힘내고 빨리 골프같이 나가요. 아자! 건강한 준우씨를 기다리는 정아미.

준우 : . . .(픽 웃는다)

준우모 : 뭐라고 썼어?

준우 : 빨리 나으라구요.

준우모 : 사람이 참 애교도 있고 자상하지 않니. 고맙다고 전화 해줘.

준우 : 나중에 하죠 뭐.

준우모 : 너 때문에 오늘 스케줄도 엉망됐을꺼 아냐.

준우 : . . . . . .

 

 

S#53. 네일샵 / 낮

 

발 내놓고 패디큐어 받으며 앉아있는 영지와 아미. 아미 핸드폰이 울린다.

아미, 발신자 확인하고 전화받는다. 아미, 여우모드로 살살 녹게 통화.

 

아미 : 아, 준우씨!. . . .벌써 받았어요? 꽃 이쁘죠? 나만큼 이쁘죠?

영지 : . . . . .

아미 : (웃는) 뭘요.... 준우씨도 나 아플 때 꽃 보내주세요. . .정말? 나 진짜 아파볼꺼예요... 정말 보내주나 안보내주나...

영지 : . . . . .(기분 점점 착잡해지고)....

아미 : 목소리가 많이 잠겼네... 진짜 많이 아프셨나부다....

         준우씨! 내일 점심 같이 먹어요. 삼계탕 잘하는 집을 아는데 제가 몸보신 시켜 드릴께요....

 

 

S#54. 준우 방 / 낮

 

준우, 통화중.

 

준우 : 내일은 제가 청주에 가야돼요..

아미(F) : 청주엔 왜요?

준우 : 이번주부터 공예 비엔날레가 열리는데 제가 프로젝트 하나를 맡은 게 있거든요. 다녀와서 뵙죠.

 

 

S#55. 네일샵 / 낮

 

아미 : 그래요, 그럼 전화주세요. (끓고)

영지 : 좀 어떠시대요?

아미 : 응... 괜챦다고는 하는데 목소리는 까칠해요.... 정말 아픈가 봐.

영지 : . . . .

아미 : (점원에게) 언니, 나 그 색깔 싫다. 딴 색깔로 다시 해줘.

 

 

S#56. 영지네 동네 / 낮

 

영구, 걸어간다. 6부 포장마차에서 싸웠던 친구1, 길을 막아선다.

 

친구1 : 서영구!

영구 : 어.... 잘 있었어?

친구1 : 넌 어떻게 된거냐. 합의금 팍 깎아줬더니 고맙다 말만하고 입싹 씻고 다니네.

영구 : 개그맨 오디션도 다 포기하고, 지금 돈 벌구 있쟎아.

친구1 : 마지막 토요일까지 백 넣어준다더니.

영구 : 야, 아직 내 월급이 백만원이 안되는데, 어떻게 백을 한번에 넣냐.

친구1 : (침을 탁 뱉으며) 또 이렇게 말이 바뀌나.

영구 : 쫌만 기다려주라. 응?

 

 

S#57. 준우네 외경 / 밤

 

 

S#58. 준우 거실 / 밤

 

준우, 준미, 준우모 차 마시고 있다.

 

준미 : 아까보단 많이 살아났네. 애인이 꽃보내주니깐 확 사네, 확 살어.

준우모 : 그러게말이다.

준우 : . . . . . .

(E) : 초인종 소리

 

준미, 문 열면 검은 양복입은 준우부, 들어온다.

 

준우 : 상가집 다녀오세요?

준우부 : 그래, 넌 몸 좀 어때?

준우 : 괜챦습니다.

준미 : 아빠 많이 슬프셨죠? 친한 친구분이 갑자기 그렇게 돼셔서....

준우부 : 슬프기보단 내가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준우모 : 왜요?

준우부 : 송변호사 큰 아들놈이 집에서 뜯어 말리는 결혼을 했쟎아.

준미 : 아, 기억난다. 술집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여대생이랬었죠?

준우부 : 형편없는 여자를 데려다 기를 쓰고 결혼을 하더니 1년도 못 가서 이혼을 했지 않아.

            아들 그렇게 되고부터 송변 건강이 아주 안좋아졌지.

준우 : . . . . . .

준우부 : 그 여자네 부모도 아주 상스런 사람들이더구만. 위자료 내놓으라고 들들 볶는데....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럴수가 없었다는 거야.

준우모 : 사돈댁이랑 다투다가 뇌출혈로 쓰러지신거라면서요.

준우부 : 그러구 한달 반을 혼수상태로 있다가 아까 낮에 갑자기....

준미 : 그 오빠가 결혼만 제대루 했어도....

준우모 : 누가 아니래니... 인생의 길이 확 갈리는 결정인데 어떻게 그런 무모한 짓을 했나 모르겠다.

준미 : 결혼은 장난이 아니야. 오빠도 명심해. 오빠랑 어울리는 여자를 만나시라구요.

준우모 : 정아미 선생이 어때서.

준우 : . . . . . .

 

 

S#59. 영지네 동네 공터 / 밤

 

영지, 걷다가 멈춰선다. 준우의 차, 서 있다.

영지 다가간다. 차에 손을 댄다.

 

영지 : . . . . 많이 아픈 거예요?

 

차를 쓰다듬는 영지의 슬픈 손길.

 

영지 : 내가 대신 아팠음 좋겠다....

 

 

S#60. 영지 방 / 밤

 

영지, 노트북 앞에 멍하니 앉아있다. 옆에 놓인 스케치북엔 메모를 적은 포스트잇 잔뜩.

‘이런 슬픈 사랑의 느낌’ ‘사랑을 알게 된 소녀’ ‘안데르센도 가난했쟎아 힘내 영지야’

영구, 들어온다.

 

영구 : 넌 무슨 일이냐? 외박하고 들어와서 저녁도 안먹구, 말도 한 마디도 안하구.

영지 : (자판 치기 시작) 나 일하는거 안보이냐?

영구 : 글 쓰냐?

영지 : 신춘문예에 낼 것도 써야하고... 예전에 써둔 것 좀 손봐서, 출판사에 다시 돌려볼려구.

영구 : 생쥐야, 미안한데 나 돈 좀 주라. 합의금 빨리 내놓으라고 난리야.

영지 : 무슨 소리야. 잘 해결했다며.

영구 : 이번달에 백, 다음달에 백! 이렇게 주기로 했는데 아직 내가.....

영지 : . . . . .(짜증나고)...그래서?

영구 : 적금 천만원은 안 건드릴께. 아미 선생님한테 월급 받은거 있쟎아. 좀 주라.

영지 : 집에 생활비는 안 들어가니? 영민이 학원비랑 공과금은 안들어가? 나 돈 없어. 니가 알아서 해.

영구 : . . .나 그럼 사채쓴다. 이자 니가 물어줘, 그럼.

영지 : (소리 버럭) 날 뜯어 먹어라. 뜯어 먹어.

 

영지, 짜증나는 듯 방바닥에 엎어져 이불 뒤집어 쓴다.

 

 

S#61. 영지네 동네 / 아침

 

영민, 가방 메고 졸린 듯 하품하며 걸어오다 멈춰선다. 어디론가 시선.

 

영민 : ??

 

준우, 공터에 세워진 차로 걸어가는게 보인다.

 

영민 : . . . .어? 아미선생님 애인아냐....

 

준우, 굳은 표정으로 차에 탄다.

 

영민 : (이상하다는듯 갸우뚱) . . . .??

 

준우의 차, 떠난다.

 

 

S#62. 영지네 마당 / 낮

 

영지 걸레 빨고 있다. 달구, 손 씻는데 서로 아무 말이 없다. 눈도 안 마주치고.

 

달구 : 비누 좀 다오.

영지 : (말없이 시선도 안 돌리고 비누곽만 옆으로)

달구 : . . . . . .

 

영민, 후다닥 들어온다.

 

영민 : 나 지금 아미 선생님 애인 봤다.

영지 : !!

영민 : 그 아저씨가 우리 동네에 웬일이지?

달구 : 우리 동네에서 뭘 하드냐?

영민 : 차로 걸어와선 차 타고 쓱 가던데. 이 동네에 무슨 볼 일이 있었나? (어깨 으쓱하곤 마루로 들어가며) 언니, 나 밥줘.

달구 :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갔단 말이지. 코빼기도 안 내비치고. 너한테 전화도 한통 없이?

영지 : . . . . .

 

 

S#63. 청주 진입도로 / 낮

 

플라타너스 도로, 준우의 차 달리고 있다.

 

 

S#64. 아미의 거실 / 낮

 

미친 듯이 열심히 청소중인 영지. 청소기 돌리고 있다.

오디오에서 흐르는 노래 큰소리로 따라하며 리모콘을 마이크 삼아 노래도 부르고....

미친 사람처럼 청소기 끌고 거실을 돌아다닌다. 슬픈 감정을 다 날려버리고 싶다.

 

 

S#65. 청주 전시장 / 낮

 

공사중인 현장. 관계자들과 설계도 보고 체크하고 설명듣는 준우.

 

 

S#66. 아미의 옷방 / 낮

 

걸레로 장식장이며 바닥이며 열심히 닦고 있는 영지. 옷을 옷걸이에서 다 빼 다시 정리해 걸고......

행거에 포개 걸쳐뒀던 옷들, 영지가 잘못 건드려 영지위로 우르르 떨어지고.

 

 

S#67. 청주 회의실 / 낮

 

전시관 입체영상이 보여진다. 시장과 조직위원회 주요인사들 앞에서 브리핑중인 준우.

 

준우 : 총 열 개의 전시관에서 60여개국 3천명의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할 예정입니다. 단순한 볼꺼리를 넘어

         향기와 소리까지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전시가 될텐데요. 현재 D데이를 3일 앞두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시민과 관객 중심의 청주 공예비엔날레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브리핑 끝나자 사람들 박수치고. 준우, 주요인사들과 악수하며 웃는다.

 

 

S#68. 아미 파우더룸 / 낮

 

화장대 싹싹 닦고 화장품도 일일이 다 닦고 정리하는 영지. 예쁜 목걸이 귀걸이 목에 대본다.

 

영지 : . . . . . .

 

 

S#69. 스포츠 의류매장 / 낮

 

매장으로 들어가는 손님 따라 카메라, 매장으로 들어가 구석까지 쭉 걸어들어가면

영지, 재순과 매장 한 구석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영지, 씩씩모드.

 

재순 : 장사를?

영지 : 응, 너도 알지? 나 비즈공예 배웠던 거. 지금 한번 써먹어 볼려구.

재순 : 그 의사네 집은 관뒀어?

영지 : 아니.... 돈이 더 필요해서.

재순 : 할 수 있겠어?

영지 : 그럼. 처음부터 내가 다 만들긴 힘드니까 도매상에서도 떼올 꺼구. 고르는건 니가 좀 도와줘.

 

 

S#70. 악세사리 도매상 / 낮

 

영지, 재순과 다니며 귀걸이와 목걸이 고르는. 서로 대보고, 가격 깎고. 덤으로 달라고 하나 더 뺏어오고.

 

 

S#71. 청주 예술의 전당 앞 / 낮

 

준우, 관계자들과 얘기하며 나온다.

 

준우 : 30일 오픈 때 까진 아무 문제 없을 것 같네요. 스케줄대로 계속 진행해 주세요.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준우, 사람들과 인사하고 헤어진다. 준우, 혼자 걸어가는데

 

영지(E) : (밝게) 김준우 부원장님!

준우 : (뒤돌아본다)

 

텅 빈 마당.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영지(E) : 우리 오늘 머리하러가요.

 

준우, 다시 돌아본다. 이리봐도 저리봐도.... 아무도 없다.

 

준우 : . . . . .

 

 

S#72. 영지 방 / 밤

 

은철사에 자잘한 구슬 꼬여 목걸이 만드는 영지.

옆에선 재순, 커다란 가방(거리에서 악세사리 팔 때 쓰는 큰고 넓은 가방)에 귀걸이를 예쁘게 걸고 있다.

방바닥엔 ‘인기품목’ ‘신상품’ ‘초특가’ 같은 스티커(동대문 시장에서 팔고 있음)도 여러장.

영민, 들어온다.

 

영민 : 어? 재순이 언니 왔네.

재순 : 우리 영민이... 공부 잘하고 있니?

영민 : 나야 언제나 1등이지. 그건 뭐야?

영지 : 응.... 사업을 하나 해볼려구.

영민 : 이걸 팔게? 어디서?

영지 : 응, 거리에서 팔게. 너 지나다니다 이런거 파는거 못봤어?

영민 : 쪽팔리게..... 언니, 우리 학원 앞으론 오지마. 알았지? (나가는데)

재순 : 나쁜 기집애. (밖에다 소리치는) 야! 너는 니 언니가 왜 이 고생을 하는지 몰라?

영민(E) : 그거야 언니 팔자지.

재순 : (열 받았다. 문열고 뛰어나가며) 저 년을 내가 그냥.. . .

영지 : 야! (그러나 곧 구슬 꿰는데만 신경쓰는)

 

 

S#73. 밸리댄스 연습실 / 밤

 

강사를 따라 아미, 다른 동호회 사람들과 연습중. 섹시하고 멋지게.

 

아미(E) : 준우씨, 나 오늘 연습가요. 이따 시간되면 한번 들러요. 준우씨 다 나았나 아닌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요.

 

 

S#74. 아트센터 로비 / 밤

 

도경, 기웃거리며 들어온다.

 

도경 : . . . .와... 이렇게 컸었나. 그 날은 투구에 가려서 잘 안보였는데....

 

‘준 아트센터’ 로고가 보인다. 도경, 지나치다가

 

도경 : 준 아트센터? (갸우뚱) 준 아트센터..... 들어봤는데....

 

도경, 이리저리 쳐다보고 있는데 들어오던 준우와 마주친다.

 

도경 : 저기요.

준우 : (돌아보면)

도경 : 여기 연습실이 어딥니까?

준우 : 어떤 연습실 말씀이십니까? 여긴 연습실이 많은데요.

도경 : (밸리 흉내내보며) 이런 춤 연습하는데요.

준우 : . . . .(도경을 이상하게 보는).....

 

 

S#75. 밸리댄스 연습실 / 밤

 

도경, 살며시 문 열고 들어온다. 아미, 춤추고 있다.

도경, 아미를 보곤 굳은 듯. 아미의 손동작, 눈 웃음, 이마에 땀. . . .취한 듯 바라본다.

 

도경 : . . . . .

 

아미, 거울에 비친 도경을 본다. 눈 마주친다. 아미, 여긴 웬일이지 싶은 의아한 표정.

 

도경 : (수줍은 듯 손 흔들어 보이고, 엄지손가락 세워준다) !!

아미 : (픽 웃고)

 

 

S#76. 영지 방 / 밤

 

영지, 비즈공예로 똑같은 핸드폰 줄을 2개 만들었다. 보고 미소.

 

 

S#77. 준우 사무실 / 밤

 

준우, 자료챙기고 컴퓨터 화면 보고 정신없다. 핸드폰 벨이 울린다.

 

준우 : . . . . (전화받아) 영지씨?

영지(F) : . . . 지금 어디세요? 잠깐 뵙고 싶은데.... 잠깐이면 돼요.

 

 

S#78. 아트센터 일각 / 밤

 

준우, 서 있다. 영지, 뛰어온다.

 

준우 : . . . . 영지씨! (미소, 반가움.... 그러나 확 다가서며 반갑진 못하고)

영지 : 몸은 좀 괜챦으세요? 아프셨다면서요.

준우 : 누가 그래요?

영지 : 아미 선생님한테 들었어요. . .걱정 많이 했어요.

준우 : 다 나았어요. 말짱해요.

영지 : 그 날 아버지 일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싶어요.

준우 : 사과는요... 괜챦아요.

영지 : . . . .

준우 : . . . . .

 

두 사람, 말 끓겨 어색하게 서 있다.

영지, 주머니에서 핸드폰 줄 살며시 꺼내는데 퇴근하던 은희, 인사하고.

 

은희 : 부원장님, 저 먼저 퇴근할께요.

준우 : 그래요, 수고했어요.

은희 : 참, 연습실에 한번 들르세요. 정아미 선생님이 부원장님 언제 오시냐고 계속 물으시던데.

준우 : 네, 들러볼께요.

은희 : 내일 뵈요. (나가고)

영지 : . . . . . (핸드폰 줄 손에 꼭 쥐고 있고)

준우 : . . . . 연습실에 같이 가볼래요?

영지 : 아 아뇨. 전 그만 가보겠습니다. 그냥... 편챦으시다길래 걱정 돼서 와본거예요.

 

영지, 인사 꾸벅하고 걸어나온다. 준우, 영지 뒷모습에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할 말을 찾지 못해 가만히.

 

 

S#78. 아트센터 일각 / 밤

 

영지, 걸어나온다. 옆의 공터를 본다. ....

 

<플래쉬백 2부, 준우와 함께 삼겹살 먹는 인부들 사이로 오던 모습......>

 

쓸쓸한 미소. 영지, 걸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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