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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남녀] 1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28|조회수258 목록 댓글 0

[비밀남녀] 12 

 

 

 

 

 

 

 

 

 

 

S#1. 홍대앞 귀걸이가게

 

준우, 귀걸이를 손에 들고 한참동안 영지를 바라보고 있다가 돌아선다.

 

 

S#2. 아트센터 로비 / 아침

 

로비 데스크에 여직원들 모여 있다. 준우, 귀걸이 나눠준다.

 

준우 : 한개씩만 가지세요.

 

준미, 지나가다가 뭔가 싶어 다가가는.

 

준미 : 어머나, 이게 다 뭐야?

준우 : 선물 맘에 드시죠? 크리스마스 때 또 드릴께요! (준미 피해 도망 가고)

 

 

S#3. 준우 사무실 / 아침

 

준우, 책상에 앉아 있다. 준미 들어온다.

준우, 갑자기 바쁜 척 서류 뒤적이고 사무실 전화들어 전화버튼 누르고.

 

준미 : 바쁜 척 하지마. 내가 다 감 잡고 왔어.

준우 : (전화에) 여보세요?

준미 : 오빠 정말 이럴꺼야?

준우 : 조직위원회 문희창 팀장님 좀 부탁합니다. 네, 저 김준우예요.

준미 : (전화 뺏어) 여보세요? 죄송합니다. 잠시 후에 다시 전화드릴께요. (전화 내려놓는다)

준우 : 무슨 짓이야.

준미 : 오빠, 어쩌잔거야?

준우 : 뭐가?

준미 : 이건 오빠를 위해서도 걔를 위해서도 안좋아. 오빠 걔랑 끝까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꺼라고 생각해?

         오빠도 솔직히 자신없지?

준우 : . . . . . ..

준미 : 오빠, 나도 이제 어쩔 수 없어. 날 원망하지 말아줘.

 

 

S#4. 영지네 동네 / 낮

 

하이힐 신고 비틀거리며 올라가는 준미. 주소 적힌 쪽지를 들고 이리저리 보며 올라가는 중. 여기저기 디카로 찍는다.

 

준미 : 세상에.... 여기 재개발 들어와야겠다..... 땅 좀 미리 좀 사놔야하는 거 아냐?

 

 

S#5. 영지네 집 앞 / 낮

 

준미, 주소와 맞춰본다. 문패도 보고.

 

준미 : 서달구? 음.... 서영지 아버지겠지? 맞게는 찾아온 것 같은데..... (여기저기 살피는) 뭐야.... 초인종도 없구.....

         (문 열며 들어가는) 계세요?

 

 

S#6. 영지네 마당 / 낮

 

준미, 들어온다.

 

준미 : 실례합니다.

 

아무도 없다.

준미, 마당과 마루.... 평상에 놓인 소줏병과 고추장. 연탄들을 사진 찍는다.

 

준미 : 이 집 진짜 심란하다. . . .

 

달구, 화장실에서 나오며

 

달구 : 뉘슈? 남의 집에서 뭐하는거야?

준미 : 서영지씨 없나요? 영지씨 만나러 왔는데요.

달구 : 친구요? 영지 지금 없는데.

준미 : 서영지씨 아버님 되시나부죠?

달구 : 그렇소만.

준미 : 따님 단속을 좀 부탁드립니다.

달구 : 따님 단속이라니.

준미 : 서영지씨께서 말입니다. 지금 오르지 못할 나무에다 계속 발길질을 해대고 있어요.

달구 : . . . .

준미 : 요즘 서영지씨가 자기랑 레벨이 안맞는 남자한테 계속 마음을 두고 있다구요.

달구 : 그러는 댁은 뉘슈? 그 놈이랑 어떤 관계야?

준미 : 제가 누군진 밝히지 않는게 좋겠네요.

달구 : 치렁치렁한 가발이나 쓰고 다니면서 왜 남의 일에 참견이야.

준미 : 가발이라뇨? 이거 제 머리예요.

달구 : 가발 확 쥐어뜯기전에 당장 나가!

준미 : 어머머... 이 아저씨 좀 봐.

달구 : 내 딸 만나 무슨 짓 할려고 왔어?

준미 : 점쟎게 충고 좀 할려구 왔어요. 무슨 짓을 하다뇨.

달구 : 있는 것들은 남 연애하는데도 이렇게 관심이 많냐? 오냐, 잘 왔다.

 

달구, 구석에 놓여있던 연탄재를 집어든다.

 

준미 : 어머!

 

 

S#7. 동네 일각 / 낮

 

연탄재 하나 날아와 벽에 부딪혀 박살난다.

소리지르며 도망가는 준미. 뒤에서 연탄재 들고 쫓아오는 달구.

 

준미 : 살려주세요..... 저 아저씨 좀 잡아주세요....

달구 : 너 거기 안 서?

준미 : 저 사람 좀 말려달라니까요!

 

동네 사람들 달구를 막으려 하고.... 달구는 ‘거기 안 서!’ 소리 치며 사람들을 뚫고 나온다.

준미, 뛰다가 뒤로 돌아 사진 한방 찰칵! 연탄재 들고 으아아.... 하는 달구의 모습 연속촬영 다섯방 팡팡팡팡팡!

 

 

S#8. 스포츠 의류점 / 낮

 

모자 써보는 영민, 옷을 대보는 영구. 영지, 한 쪽에서 통화중.

 

비서(F) : 내일 한시 비행기로 예약해놨습니다. 사장님보다 여기 하루 먼저 와 계시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

영지 : 네, 저희도 그게 좋겠어요.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끓는)

영구 : 무슨 전화야?

영지 : 비서 아저씨. 모레 한시로 비행기 예약해 놨다구.

영민 : 아.... 드디어.... 우리 엄마를 보러 가는구나...

영지 : 나 왜 이렇게 떨리고 불안하지?

영구 : 나도 어젯밤에 한숨 못잤어.

영민 : 난 신나는데. 내일부턴 우리도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거 아냐.

영지 : 아버지한텐 뭐라고 할래? 난 내일 아미선생님 댁에서 잔다고 할꺼야.

영구 : 난 친구네 할머니 돌아가셨다고 할꺼야.

영민 : 난 독서실에서 밤샌다고 해야지. 오빠, 우리 이거 입어 보자.

 

영구 영민 옷 하나씩 들고 드레싱 룸으로 쪼르르.

 

영지 : . . . . 기분이 이상해. . .

 

재순, 다가오며

 

재순 : 좋은걸루 골라봐. 15년 만에 만나는 엄만데..... 이쁘게 보여야지.

영지 : 아직 몰라. 너무 기대하지마.

재순 : 호텔을 짓고 있는 엄마라니.... 넌 이제 인생폈다.

영지 : 그냥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아. 병들고 가난해도 엄마가 돌아온다면 난 좋아.

재순 : 이왕이면 돈 많은 엄마가 좋지 뭘 그러냐. 근데 어머니가 그런 사업가로 성공할 만큼의 깡이 있으셨나?

영지 : . . . . .엄마가 씩씩하긴 하셨어. 내가 엄마를 닮았다고 맨날 그러셨는걸.

재순 : 이제 넌 그 남자랑 동급이다. 그 사람도 니 배경이 달라진걸 보면 뭔가 다르게 나올걸.

영지 : . . . .

 

 

S#9. 성월 사무실 / 낮

 

성월의 기타반주, 영구 도경 노래부른다. 한동준 ‘너를 사랑해’

 

성월 : 영원히 우리에게 서글픈 이별은 없어......

 

영구, 부르는 폼이 성의없고 불량하다.

 

성월 : 서영구! 태도가 불량하네. .

영구 : (거들먹) 저 어쩜 이거 그만둘지도 모르겠습니다.

도경 : 친구때린 합의금 벌써 다 만든거야?

영구 : 하하... 그까짓 이백이요? 우습습니다, 네.

성월 : 쟤 니가 상처줬니?

도경 : 아니, 저런 애한테 어떻게 상처까지줘.

영구 : 자세한건 며칠 후면 알게 되실꺼구요, 저 일단 내일 집안 일로 결근할 것 같습니다.

         뭐... 제가 스포츠카를 몰고 나타나도 너무 놀라진 마시구요.

성월 : 영구씨... 많이 아픈 것 같은데 조퇴할래?

영구 : 내일도 결근인데 괜챦을까요?

도경 : 무슨 일인데 그렇게 거드름이야?

영구 : 저희 친어머니한테 연락이 왔어요.

도경 : ??

 

 

S#10. 영지 방 / 밤

 

영지, 가방 꾸린다. 허둥지둥.... 불안정해 보인다.

 

영지 : 가만. . .지갑을 어쨌지?. . . (가방안에서 꺼내며) 야, 여기 넣었지. 수건이랑 칫솔두 다 여기있고. . . .

         (하던 일 멈추고) 아흐. . . . 왜 이렇게 가슴이 뛰지.....

 

핸드폰 벨.

 

영지 : 이 시간에 웬일이예요?

도경(F) : 영지씨! 축하해요!

영지 : . . . .뭘요?

 

 

S#11. 도경 원룸 / 밤

 

도경, 통화중.

 

도경 : 엄마 만난다며. 제주도에 호텔을 짓고 있는 엄마라며.

영지 : 누가 그래요? 영구가 그래요?

도경 : 네!

영지 : 아흐... 못 살아 진짜....

도경 : 잘됐어요. 호텔 사장의 딸이면 김준우를 잡을 수 있을꺼야.

영지 : 아직 몰라요. 그런 애기 하지마요.

도경 : 이제 김준우씨가 알면 전과는 다르게 나올겁니다. 두고봐요. 축하축하!

 

 

S#12. 영지 방 / 밤

 

영지, 전화 끓으며

 

영지 : . . . .그래서 날 좋아하게 된다면.... 슬픈 일인가, 아님 기쁜 일인가?

달구(E) : 생쥐 뭐하냐.

 

달구, 인기척.

영지, 얼른 가방을 치우고 노트북 앞으로 다가앉는다.

 

달구 : 글 쓰는데 방해한 거 아니지?

영지 : 아니예요.

달구 : 낮에 너 없을 때..... 목소리 앵앵거리고 가발쓴 거 같은 여자가 다녀갔다.

영지 : . . . .?

달구 : 니가 오르지 못할 나무에 자꾸 발길질을 해대고 있다고 딸 단속 좀 하라더라. 누군지 감 잡히냐?

영지 : . . . . .(준미구나 싶은...천천히 고개 끄덕)

달구 : 내가 그래서 연탄재를 냅다 던져서 콱 기를 죽여놨다.

영지 : (끔찍하다) 정말 그러셨어요?

달구 : 왜 내 귀한 딸이 그런 얘길 들어야 돼? 벌써부터 이런데 그 놈이랑 더 좋아지내봐.

         그땐 얼마나 험한 꼴이 날지 뻔히 보이지 않니. 아서라 마서라.

영지 : . . . .네.

달구 : 자 그럼. (일어서는데)

영지 : . . .아버지 저 내일 아미 선생님 댁에서 자고 와요. 밤새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제가 옆에 같이 있어주면 좋으시겠다구....

달구 : 영구도 내일 초상집 가서 밤샌다던데... 알았다. (나가고)

영지 : . . . . (가방 꺼내 짐 열심히 꾸리는)

 

 

S#13. 준우네 거실 / 밤

 

준우부모 식탁에 앉아 밥 먹고 있다.

준미, 8X10 사이즈의 사진을 가슴에 안고 들어온다.

 

준미 : 엄마 아빠한테 알려드릴 쇼킹한 뉴스가 있어요.

준우부모 : (준미보며) . . .??

준미 : 오빠가 정아미 선생이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어요.

준우모 : 뭐?

준미 : 보세요.

 

영지네 집과 연탄재 든 달구, 고함치며 따라오는 모습이 찍힌 사진들.

 

준미 : 이런 집에 사는 여자구요. 대리운전도 하고 요즘은 밤에 거리에서 귀걸이 파는 장사를 해요.

준우부 : (달구보며) 이 사람은 누구냐.

준미 : 그 여자 아버지요. 완전 깡패예요.

준우모 : 정말 준우가 이런 집 딸을 만난단 말이야?

준우부 : (역정 버럭) 이 녀석 당장 내려오라 그래.

 

 

S#14. 준우 거실 / 밤

 

테이블에 놓여있는 사진. 준우 부모, 준미 준우 앉아있다.

 

준우모 : 어떻게 된거야?

준우 : (준미를 노려본다)

준미 : 날 우습게 봤지, 오빠?

준우모 : 준미 말이 사실이니? 너 정말 정아미 선생말고 다른 여자를 만났던거야?

준우 : . . . .

준우부 : (버럭) 아 왜 대답을 못해!

준우 : . . 네, 만났습니다.

준우부 : 돼먹지 못한 자식. 정아미 선생도 만나고, 이런 집 딸도 만나고... 행실을 어떻게 하고 다니는거야.

준미 : 오빠, 송변호사님 댁 봤지? 결혼 이상하게 해서 집안 홀랑 뒤집어진거.

준우모 : 대학도 안나오고 아주 어렵게 산다면서.

준우 : . . . .네.

준우부 : 너 그 아가씨를 좋아하냐?

준우 : . . . .

준우부 : 왜 대답을 못해. 좋아하냐니까.

준우 : .... 네, 좋아합니다.

 

준우 부모, 준미 다들 놀라고 황당한 표정.

 

준우부 : 그럼 이런 집 사위가 될 자신도 있는거냐. 결혼할 자신도 있는거야.

준우 : . . . . .

준우부 : (버럭) 왜 대답을 못해!

준우 : . . . . 없습니다.

준우부 : 이런 집 딸이랑 결혼할 자신이 없는 건 확실하지?

준우 : . . . . . .네 . .

준우모 : 그럼 됐다. 이 아가씨는 빨리 정리해.

준미 : 엄마 아빠 앞이라고 말만 그렇게 하고 또 다시 만나는거 아닌지 몰라?

준우부 : 니 입으로 다시 한번 말해. 이런 집 딸이랑 결혼할 생각은 없다고.

준우 : . . . . .

준우부 : 내 말 안 들려?

준우 : (아버지에게도 화가 나고, 자신에게도 화가 난다. 큰소리로 벌컥) 네, 저요. 이런 집 딸이랑 결혼할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이 사람 좋아하지만 결혼할 자신도 없고 이 집 사위가 될 자신은 더더욱 없어요. 그러니까 어머니 아버지 안심하세요.

준우부 : 그럼 됐다. 사내자식이 한 입으로 두 말 하진 않겠지.

준우 : . . . . . .

 

 

S#15. 준우 방 / 밤

 

준우, 들어와 문 탕 닫고 들어와 침대에 털썩 앉는다.

 

준우 : . . . . .(고개 떨구는)....

 

준우, 혼자 앉아있는 모습 오래 오래.... 카메라 천천히 빠지면서 F.O

 

 

S#16. 미용실 / 낮

 

쪼르르 앉아 있는 영지 영구 영민.

 

영구 : 단정하게 다듬어 주세요.

영민 : 전 귀엽고 이쁘고 화려하게요.

영지 : 너두 그냥 단정하게 쫌만 다듬어.

영민 : 싫어. 귀엽게 보여서 엄마한테 용돈 왕창 얻어낼꺼야.

 

 

S#17. 기 내 / 낮

 

기내로 들어와 나란히 자리에 앉는 삼남매. 모두 기분 업, 들떠 있다.

 

영구 : 너 비행기 처음 타보지?

영민 : 그러는 오빠는?

영구 : 응? 그런거 묻지 마.

영민 : 언니는?

영지 : 나도 처음 타! 나 지금 너무 떨려.

 

안내방송 나온다.

 

(F) : 저희 비행기는 곧 이륙하겠사오니 안전벨트를 매주시기 바랍니다.

 

세 사람, 안전벨트하고 영지는 창 밖 내다보며 설레는 표정.

비행기, 움직이기 시작한다.

 

영민 : 어. . .어. . .움직인다.

영구 : 와.... 놀이기구 타는 것 같다.

영지 : 어. . .어. . .뜬다 뜬다. . . .

 

비행기 뜬다. 삼남매, 우와아..... 박수친다. 다른 승객들, 돌아보며 웃고.

 

 

S#18. 아트센터 / 낮

 

준우, 힘없이 계단 올라온다. 은희, 지나가다가

 

은희 : 어디 아프세요?

준우 : 아뇨....

은희 : 아프리카 미술 기획전은 취소하는걸로 할까요? 제주도에 전화해요?

준우 : . . . .(힘 없이) 그러세요.... (가고)

 

 

S#19. 대극장 / 낮

 

텅빈 객석, 준우 멍하니 앉아있다. 우울하다. 빈 무대 멍하니 바라 본다.

<6부 플래쉬백-- 무대 위 영지 준우>

영지와 함께 춤추던 모습이 떠오르고...

 

준우 : . . . . .

 

준우, 핸드폰을 들어 버튼 누른다. 서영지라 뜨는 이름.

 

(F) : 고객님의 핸드폰이 꺼져있어.....

준우 : . . . .

 

준우, 핸드폰 내려놓고 멍하니... 그러다 다시 핸드폰 버튼을 누른다.

 

준우 : . . . .(메세지 남기는 버튼하나 더 누르고) 영지씨 나예요. 전화기가 꺼져있네요.... 어디 아픈가요?. . .

         그냥 궁금해서 전화 했어요.... 어디 아픈건 아니죠? . . .다시 연락할께요...... (힘 없이 전화 내려 놓는)

 

 

S#20. 아트센터 일각 / 낮

 

준우, 울적한 표정으로 걸어온다. 밸리댄스 발표회 포스터 붙어있다.

 

준우 : . . . . . .

 

준미 다가온다.

 

준미 : 어때? 사진 멋지게 나왔지?

준우 : (대꾸없이 지나간다)

준미 : 오빠. 우울한 척 하지마. 어제 아빠 엄마 앞에서 분명히 말하지 않았어? 그 여자랑 결혼할 자신없다구.

준우 : 그래, 말했어. 자신 없어.

준미 : 그걸 인정했다는게 부끄럽고 속물같아서 싫은가본데 그럴꺼 없어, 오빠. 딴 사람도 다 그래.

준우 : (말없이 가고)

 

 

S#21. 준우 사무실 / 낮

 

창 밖 내다본다. 텅 비어 있는 마당.

준우, 핸드폰을 누른다.

 

준우 : 아미씨? 나 김준웁니다... 오늘 저녁에 영화나 같이 볼래요?

 

 

S#22. 아미 진료실 / 낮

 

아미, 밝은 표정으로 전화받는.

 

아미 : 어머 어떡하죠, 모처럼 준우씨가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제가 오늘 수술이 늦게 끝날 것 같아요.

준우(F) : 할 수 없죠 뭐. 다음에 봐요.

아미 : 미안해요 준우씨... 내가 수술 끝나고 전화드릴께요. 안녕! (전화 끊으며) 한번쯤은 튕겨주는 센스!

 

 

S#23. 준우 사무실 / 낮

 

준우, 핸드폰 책상에 던지고 의자에 깊이 기대 앉는다.

 

 

S#24. 제주 공항 / 낮

 

삼남매 걸어나오면서 시끌벅적 ‘우와... 여기가 제주도야?’

출구에서 기다리던 비서, 반갑게 손짓한다.

 

비서 :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S#25. 제주 특급호텔 로비 / 낮

 

눈이 휘둥그레져 들어서는 영지 영구 영민.

 

삼남매 : 우와. . . . .

비서 : (키와 서류봉투 하나 들고 오며) 가시죠.

 

 

S#26. 제주 특급호텔 스위트룸 / 낮

 

놀란 표정으로 들어서는 영지 영구 영민.

 

비서 : 일단 짐 풀고 좀 쉬세요. 사장님은 내일 낮에 귀국하실겁니다.

영지 : 네에. . .

비서 : 그리고 이거.... 기억 나십니까?

 

비서, 서류봉투에서 뭔가를 꺼낸다.

색종이로 만든 서튼 솜씨의 빨간꽃 그 밑엔 초록색 리본 두 줄 “어버이 은혜 감사합니다” 라 쓰인 초등학생의 글씨.

 

영지 : !!!

비서 : 사진도 없으시고 자녀분들에 대한 추억은 달랑 이거 하난데... 사무실에 있는걸 제가 몰래 가져왔습니다.

영지 : 이거.... 제가 초등학교 때 만들어 드린거 맞아요.

영구 : 나두 기억나는 것 같아. 나는 아빠한테 너는 엄마한테 달아드렸었쟎아.

영민 : (신나서) 우리 엄마 맞다니까.

비서 : 그럼 드시고 싶은 것 있으면 룸서비스로 마음껏 시켜 드시구요. 편히 쉬고 계십시오.

영지 : 네, 감사합니다.

 

삼남매, 표정관리하며 예의 지키다가 비서, 나가면 삼남매 우와.....하며 침대로 올라가 뛰고 춤추고 뒤구르고.....

욕실로 발코니로 우르르 몰려다니며 가슴터질듯한 기쁨과 촌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침대에 영구 엎어놓고 인디안..... 밥! 하며 때리고 깔깔 대며 신났다.

 

 

S#27. 중문 바닷가 / 낮

 

영지, 바닷가를 걷는다. 두 팔 벌려 햇빛도 맞고 바람도 손으로 만지고.....

핸드폰으로 바다사진을 찍으려 주머니에서 꺼내는데 음성메세지 하나 들어와 있다. 영지, 버튼을 눌러 확인하면.

 

준우(F) : 영지씨 나예요.

영지 : . . . . .(그리움과 기쁨). . . .

준우(F) : 전화기가 꺼져있네요.... 어디 아픈가요? 그냥 궁금해서 전화했어요.... 아픈거 아니죠? . . .다시 연락할게요.

 

영지, 가슴이 벅차다. 바닷가를 달리기 시작한다.

한참 신나서 달리고 빙글빙글 돌다가 어디쯤 멈춰서서 핸드폰으로 바다 사진을 여기저기 찍는 영지. V자하며 셀카도 찍고.

 

 

S#28. 준우 사무실 / 낮

 

준우, 울적한 표정으로 자료 정리 하고 있다.

노크소리. 도경, 들어선다.

 

도경 : 안녕하셨습니까....

준우 : . . . .댁은....?

도경 : 그 날 정아미씨랑 뵜었죠. 저 최도경입니다.

준우 : 여긴 웬일이십니까?

도경 : 아트센터에 좋은 프로그램이 많더라구요... 괜챦은 연주회가 있나... 보러 왔습니다.

준우 : 클래식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은데...

도경 :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모차르트랑 형님 동생 하는 사입니다.

준우 : 그런데 제 방엔 웬일로 . . .

도경 : 그냥 인사하라도 하고 갈 겸 들른거죠, 뭐. 바쁘신 것 같은데 수고 하십시오.

준우 : . . . .네..

도경 : (돌아서며) 참! 영지씨 지금 제주도에 있는 건 알고 계시죠?

준우 : 영지씨가 제주도엘요?

도경 : 네, 영지씨가 친어머니 만나러 간다는 얘기 못 들으셨어요?

준우 : . . .아뇨. . .못 들었는데요.

도경 : 영지씨 친어머니가 제주도에서 엄청 큰 사업을 하고 계신답니다. 지금 거기서 호텔을 짓고 계신대요.

준우 : . . . . .!!

도경 : 영지씨도 이제 특급 호텔 사장님의 따님이 될 겁니다. 전 그럼!

 

 

S#29. 아트센터 일각 / 낮

 

도경, 킥킥대며 걸어나오는.

 

도경 : 있는 놈들도 다 똑같아. 김준우 부원장? 하! 너두 똑같애, 임마. 나한테 딱 걸렸어! 갑자기 표정 밝아지는거.

         (계단 뛰어 내려오며) 아. . .역시 인생은 몰라. 뜻하지 않은 곳에서 행운을 잡았다. 서영지도, 나도!

 

 

S#30. 준우 사무실 / 낮

 

준우, 벙한 표정으로 서 있는데 멀티 메시지 도착음.

준우, 확인하면 바다 사진.

 

영지(E) : 저는 지금 제주도예요. 햇빛 가득한 바다를 선물로 보내요. 받아주세요!

 

준우, 표정 확 밝아진다. 얼른 버튼 눌러 전화를 거는.

 

준우 : 여보세요? 영지씨, 지금 제주도에 계신다구요? 거긴 웬일로 갔어요?

 

 

S#31. 바닷가 / 낮

 

영지, 밝은 얼굴로 통화중.

 

영지 : 그냥.... 좀 일이 있어서... 동생들하고 왔어요.

준우 :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돼요?

영지 : 아뇨.... 뭐 그냥 별거 아니예요.

준우 : 영지씨 목소리 들으니까 참 좋다. 목소리 들으니까 얼굴도 보고 싶어요. 어떡하지?

 

 

S#32. 아트센터 / 낮

 

준우, 후다닥 뛰어나간다.

 

은희 : 어디 가시는 거예요?

준우 : 제주도요.

은희 : (의아) 제주도요?

준우 : 네, 아프리카 미술관하고 공동기획전때문에요.

은희 : 취소하신다면서요.

준우 : (정색을 하고) 그럼 쓰나요! 내려가서 전화할께요. (후다닥)

은희 : . . . . ??

 

 

S#33. 기 내 / 낮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좌석에 앉아있는 준우. 음료서빙중인 승무원이 건네준 쥬스, 한잔을 시원하게 원샷하고 탕 내려놓는다.

고민하던 게 확 풀리는 듯한, 밝은 마음!

 

 

S#34. 제주 공항 / 낮

 

준우, 밝은 표정으로 뛰어나온다.

 

준우 : (핸드폰에) 영지씨! 나 지금 어디게요?

 

 

S#35. 호텔 일각 / 낮

 

영지, 뛰어온다. 준우가 서 있는 게 보인다. 뛰어가고.

 

준우 : 영지씨!

영지 : 여긴 웬일이세요?

준우 : 아.... 여기 한 미술관에 볼 일이 생겨서 내려왔어요.

영지 : . . . . .

준우 : 어? 안 믿는 표정이네... 진짜예요. 호텔도 여기서 묵어요.

영지 : 전 동생들이랑 같이 왔어요.

준우 : 누가 뭐래요? 혼자 있음 내가 놀러갈까봐 겁나는구나.

영지 : 그런 건 아니구요....

준우 : 나 일하는데 같이 안갈래요?

 

 

S#36. 제주 아프리카 미술관 외경 / 낮

 

특이한 외관의 미술관.

준우와 영지, 구경하며 걸어 들어가고.

 

 

S#37. 아프리카 미술관 전시장 / 낮

 

준우, 영지 아프리카 탈과 추장이 앉았던 의자들을 구경하고 있다.

 

준우 : 겨울에 아프리카 미술작품들 전시를 하기로 했어요. 여기랑 공동기획으로요.

영지 : 재밌겠네요. 꼭 보러갈께요.

준우 : .. . .영지씨 무슨 좋은 일 있어요? 표정이 밝네.

영지 : 그냥... 부원장님 보니까 반가워서 그런가부죠.

준우 : 정말? 그게 다예요?

영지 : . . . .

준우 : 얘기하기 곤란하면 나중에 해요.

영지 : . . . .갑자기요. . . 갑자기 북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준우 : ?? 북소리요?

(M) : (멀리서 들려오는 듯..... 아련한 북소리 둥둥둥.... 깔리고)

영지 : 새로운 세상으로 오라고 누군가 부르는 것 같아요. 어서 일어나서 길을 떠나라, 도전하라.... 뭐 그런 북소리요.

         그런 북소리 들어본 적 없어요?

준우 : 있죠.

영지 : 북소리가 이끄는대로 떠나본 적은?

준우 : 그래서 의대를 접고 미술공부하러 떠났었죠. 영지씨는요?

영지 : 저도 이제 떠나 볼려구요.

준우 : 어디루?

영지 : 북소리가 부르는 데로.

준우 : (가슴을 가리키며) 여기서 북소리 안들려요? 이리와서 들어봐요.

영지 : (준우 가슴에 귀 갖다대는)

준우 : 들려요?

영지 : . . . . . .

준우 : 들리죠?

영지 : 진짜 북소리는 저 쪽에서 나는데요.

준우 : ??

 

 

S#38. 아프리카 공연장 / 낮

 

130석 규모의 소규모 공연장.

아프리카 남자들 3명의 신나는 공연. 북과 퍼커션, 아프리카 실로폰으로 연주하는 아프리카 음악.

앞자리에 앉은 준우와 영지, 손뼉치며 소리쳐주며 신나게 보고 있다.

아프리카 남자 하나, 영지에게 올라오라고 손짓.

 

영지 : (수줍어) 노, 노!

 

헤드 마이크 쓰고 진행 보던 스탭, 영지에게 다가와 끌어낸다.

영지, 좋으면서도 수줍은 듯 준우 뒤로 숨으며 빼는데 스탭 영지와 준우를 한꺼번에 끌고 무대 옆문으로 나간다.

반짝이는 조명. 잠시 후 현란한 북소리와 함께 무대 뒤에서 아프리카 스타일로 꾸민 영지와 준우 등장한다.

관객들 웃고 박수치고.

두 사람, 캐스터네츠나 흔들이를 들었다. 아프리카 악단의 리듬에 맞춰 박수치고 엉터리 아프리카 춤을 추는 준우, 영지.

즐거운 표정의 두 사람. 영지 얼굴 밝다.

 

 

S#39. 안덕계곡 산책로 / 밤

 

아프리카 미술관에서 15분 거리의 작은 언덕, 안덕계곡. 남제주가 내려다보이는 곳.

걸어오는 준우와 영지. 준우, 영지의 손을 잡는다.

 

영지 : . . . . . .

 

준우, 영지 손 잡고 걷는다.

 

준우 : . . . (영지 옆 모습 보며 미소)

영지 : . . . .(걷다가 밤 하늘 올려다본다)

준우 : 서울보다 별이 확실히 많이 보이죠?

영지 : (밤 하늘 보며) 그러네요.

준우 : 저게 카시오페아 같고....

영지 : 어디요?

준우 : (영지 옆에 바짝 붙어 눈 높이를 맞춘다. 팔을 들어 가리키는) 저기.... 저 W자 모양이요.

영지 : 아. . . .보여요.

준우 : (미소) 보여요?

영지 : 그리구 저게 북극성인거 같죠? 제일 밝은 별!

준우 : 아닌데....

영지 : 저거 아니예요? 제일 반짝거리쟎아요.

준우 : 제일 밝은 별은 여기 있쟎아요.

영지 : . . . .

준우 : 영지씨 눈 속에요.

영지 : . . . .피이..... 거짓말.

준우 : 정말이예요. 눈이 부셔서 제대로 못 보겠어요.

영지 : 그럼 눈을 감을까요.

준우 : 네, 감아요.

영지 : (감는다)

준우 : 아직 뜨면 안돼요.

영지 : (눈 감은 채 미소)

준우 : (다가가 영지에게 키스한다)

영지 : (준우의 키스에 놀라 감았던 눈, 반짝 뜬다........ 그랬다 다시 눈감고)

 

영지를 꽉 껴안는 준우의 팔. 어정쩡하게 내려져 있던 영지의 팔도 준우 등을 감싸 안는다.

두 사람의 키스 한참동안....... 스물 다섯 살 영지의 첫 키스!!

 

 

S#40. 호텔 스위트룸 / 밤

 

빈 방. 영지, 들어와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 듯 방을 한바퀴 뛰어다니다 침대로 팍 뛰어든다. 꿈꾸는 듯.... 열에 달뜬 듯....

 

영지 : . . . . . .난 몰라. . . (이불쓰고 구르며) 아흐. . .아흐. . . .

 

 

S#41. 호텔 준우의 방 / 밤

 

준우, 들어와 소파에 털썩 앉아 기댄다. 미소.

 

 

S#41-1. 제주 아침바다 인서트

 

 

S#42. 호텔 욕실 / 아침

 

콧노래 부르며 샤워하는 영지. 어젯밤 키스를 생각하는 표정....

물을 맞으면서도 아으.... 아으. . . .난 모올라아. . .혼자 쑥스럽고 좋고. . . .

 

 

S#43. 호텔 스위트룸 / 아침

 

룸서비스로 아침먹고 있는 영구 영민.

 

영구 : 이런 생활에 너무 적응이 잘돼주시네. 우린 이렇게 살게 타고났나 봐.

영민 : 동감이야.

 

영지, 곱게 머리 빗고 욕실에서 나온다.

 

영민 : 언니 어젯밤에 어디갔었어? 우린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는데.

영지 : 응. . .친구가 와서....

영민 : 친구 누구? 누가 제주도까지 와?

영지 : 있어. 나 잠깐 나갔다 올게.

영구 : 아침 안 먹어?

영지 : 친구랑 먹을꺼야.

 

영지, 콧노래 부르며 나간다.

 

영민 : 좀 수상하지?

 

 

S#44. 호텔 카페 / 아침

 

준우, 쥬스 마시며 신문보고 있다. 영지, 달려온다.

 

준우 : 잘 잤어요?

영지 : 네.

준우 : 나 영지씨 꿈 꿨는데.

영지 : 꿈에 내가 어떻게 나왔는데요?

준우 : 어젯밤 상황 리바이벌.

영지 : (수줍은) 어우 몰라요.

준우 : 아침 안 먹었죠? (메뉴주며) 고르세요.

 

영구와 영민, 살그머니 따라온다. 영지와 준우를 발견하고 놀란 표정.

 

영구 : 흡! 저 사람.... 아미 선생님 애인 아냐.

영민 : 우리가 돈 많은 엄마 찾았다니까 금새 언니한테 붙은거 아냐?

영구 : 생쥐도 저 사람 좋아하고 있었쟎아. 잘됐지 뭐.

영민 : 가서 인사할래?

영구 : 쉿! 가자 가자.

 

영구 영민은 가고. 영지와 준우, 메뉴 고르며 마주 보며 웃고....

 

 

S#45. 바닷가 / 낮

 

준우, 영지 바닷가 손 잡고 걷고 있다.

 

준우 : 이제 영지씨 계획이 뭐예요?

영지 : 엄마가 날 자랑스러워 할만큼 아주 좋은 동화를 쓰는거죠. 지금 쓰고 있는 생쥐의 일기도 잘 마무리하고....

         왜 쥐구멍에 해뜰날을 기다리면서 사는 생쥐의 이야기있쟎아요.

준우 : 저번부터 궁금했는데 왜 생쥐가 주인공이예요?

영지 : 서영지 서영지 빨리 해보세요.

준우 : 서영지 서영지 서영지....

영지 : 서영지 서영지 빨리하면 생쥐처럼 들려요.

준우 : (이마를 탁 치며 웃는다) 하하하... 그래서 생쥐네 쥐구멍에 해가 뜨나요?

영지 : 당연히 뜨죠. 생쥐한테 이제 해가 반짝 떠요.

 

영지, 준우 손 잡고 말 없이 걷는데.

 

영지 : 저도 안네프랑크처럼 어젯밤에 일기 썼어요.

준우 : 안네프랑트라면 안네의 일기?

영지 : 네. 안네의 일기를 보면 안네가 첫 키스를 한 날 일기를 썼더라구요.

준우 : . . . .(미소). . . . 그래서 영지씨도 잘 썼어요? 그 때 느낌 그대로 살려서?

영지 : 네, 쓰는데 손이 달달달 떨렸어요.

준우 : (영지가 너무 이쁜) . . . .그 일기... 언제 나 보여줄 수 있어요?

영지 : 안돼요.

준우 : 그런게 어딨어요. 나도 등장하는데.

영지 : 하여튼 안돼요.

 

영지, 달아난다. 준우, 따라가고. 두 사람 한참을 뛰다가 준우가 뒤에서 영지 허리를 잡아 안고 빙 돌린다. 두 사람 포옹하고.

두 사람의 모습, 멀리서 아름답게 보인다.

 

 

S#46. 소 극 장 / 낮

 

아미, 동호회 사람들과 무대와 조명 체크하는중. 은희도 옆에서 같이 메모하고.

 

아미 : 이제 조명만 맞춰보면 될 것 같아요.

은희 : 공연하는 날 꼭 보러올께요.

아미 : 준우씬 지금 방에 있나요?

은희 : 부원장님 어제 제주도에 가셨어요. 이따 오후에 올라오실꺼예요.

아미 : 제주도엘요?

은희 : 네, 아프리카 미술 박물관이랑 저희가 공동기획전을 하나 할 게 있거든요.

 

무대에선 동호회 사람들 몇몇 앉아있거나 몸풀고 있고.

강사, 시범을 보이듯 춤을 춰 보이고 있다.

빈 객석. 밸리댄스복으로 갈아 입은 아미, 굳은 표정 앉아있다.

 

영지(E) : 아직 확실하진 않은데요.... 제주도에서 연락이 와서 동생들하고 내려가 볼려구요.

아미 : . . . .설마.... 우연의 일치겠지.

 

 

S#47. 호텔 앞 / 낮

 

준우를 배웅하는 영지.

 

준우 : 그럼 서울와서 연락해요.

영지 : 네.

준우 : 가기 싫다... 어떡하지.

영지 : 비행기 시간 늦겠어요.

준우 : 그럼 서울에서 봐요!

 

준우, 영지 볼에 입맞추고 택시에 탄다. 차 떠나고.

손 흔드는 영지. 준우도 뒤돌아 한참 동안 손 흔든다.

 

준우 : . . . .(마음 편하고). . . . .

 

준우를 향해 손 흔들다 돌아서는 영지, 가슴 벅찬 표정에서!

 

 

S#48. 호텔 일각 / 낮

 

영지, 가슴 벅찬 듯 막 뛰어다니고.

 

 

S#49. 기 내 / 낮

 

준우, 기분 좋은 듯 계속 웃고 있다.

 

 

S#50. 호텔 카페 / 낮

 

아이스크림 먹고 있는 영지, 영민, 영구.

 

영민 : 우린 언니의 비밀을 알아버렸어.

영지 : 뭐?

영구 : 그 남자랑 같이 있는거 봤어.

영민 : 잘 해봐. 이제보니 언니랑도 뭐 안 어울리는건 아니더라.

영지 : . . . . 그래? 어울리디?

비서 : (뛰어 온다) 공항에 도착하셨답니다. 얼른 방에 가서 준비하세요.

영지 : 엄마가 오셨어요?

 

 

S#51. 호텔 방 / 밤

 

머리 매만지고 옷 매무새 살피고 있는 삼남매. 모두들 긴장해 있다.

영구, 불안하게 왔다갔다. . . .

 

영구 : 아후. . .왜 이렇게 안오시냐.... 떨려죽겠네...

영민 : 가만히 좀 앉아있어. 오빠땜에 나도 불안해 미치겠다.

영지 : (혼자 창가에 서서 심호흡 하고)

 

벨소리 난다. 영지, 깜짝 놀라고.

영지, 머리 한번 매만지고 문으로 가는데 바닥에 벗어놓은 티셔츠에 발 걸려 휘청.

벨소리 또 한번.

영지, 티 셔츠 한 쪽에 던져놓고... 문으로 문 앞에서 심호흡 한번.... 문 연다.

비서, 들어온다.

 

비서 : 오셨습니다.

영지 : (긴장 고조)

 

우아한 중년 부인, 들어온다. 영지 영구 영민 모두 가만히 서 있다. 말문이 막혀 있다.

영지, 부인을 바라본다. 희끗한 머리와 눈가 잔주름.... 주름 많이진 거친 손....

영지, 눈물이 핑글 도는데.

 

영민 : . . . . .엄마?

부인 : . . . .내 새끼들. . . .

영민 : 엄마. . . . .

 

모두 달려가 안긴다. 모두들 눈물이 난다. 엄마.....

부인도 삼남매를 껴안고 눈물 닦으며.

 

부인 : 내가 10년전에 크게 교통사고를 당한 후론 너희들 이름이 가물가물 하구나....

영지 : 제가 영지예요.

영구 : 저는 영구요.

영민 : 제가 막내 영민이요, 엄마. 저는 몰라도 언니나 오빠 얼굴은 기억하시죠?

부인 : 영구라고 그랬나.... 넌 그런데 언제 언청이 수술을 한거니? 깜쪽같구나.

 

삼남매 엄마안고 눈물짓다가 띵??? 하는 표정으로 마주본다. 절망, 난감....

 

 

S#52. 준우 방 / 낮

 

준우, 휘파람 불며 들어온다. 옷을 벗는데 준미 들어온다.

 

준미 : 오빠 어제 제주도엔 갑자기 왜 간거야?

준우 : 일이 있어서 갔지.

준미 : 무슨 일?

준우 : 영지씨 만나러 제주도에 갔었다. 나 서영지씨랑 잘해볼꺼야.

준미 : (어이없는) . . . .오빠 혹시 정신분열증 아냐? 그저께 분명히 아버지 앞에서....

준우 : 분명히 아버지 앞에서 그랬지. 그 사람 좋아한다고, 그런데 그 집 사위가 될 자신은 없다고.

준미 : 그런데 이틀 사이에 생각이 바뀌셨다?

준우 : 응! 이제 자신있다. 내가 조만간 아주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전해줄테니까 기다려. 엄마 아버지한텐 얘기하지 말고.

준미 : 싫은데.

준우 : 그 사람, 친어머니를 찾았어. 제주에서 엄청 크게 사업을 하고 계신대. 호텔을 짓고 계신다나봐.

준미 : 진짜야?

준우 : 그래!

준미 : 호텔을 짓는다구? 별 몇 개 짜리?

준우 : 솔직히 이제 마음이 편하다.

준미 : 그 망나니 아버진 어쩔래 그럼.

준우 : 어머니를 만나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그 정도의 재력이면 아버지를 설마 그대로 방치해 두겠니.

준미 : 오빠, 오빠도 별 수 없는 속물이다.

준우 : 응, 인정한다. 어쨌든 기분은 좋아.

 

 

S#53. 호텔 방 / 낮

 

삼남매, 각기 침대에 소파에 바닥에 눕거나 엎어져 있다. 절망 가득한 표정들. 모두 말 없다.

 

영구 : 태어나서 이렇게 절망적인 기분은 처음이야. 고등학교 때 내가 열라 패던 놈을, 군대가서 병장으로 만났을 때도

         이렇게 암담하진 않았어.

영민 : (벌떡 일어나 앉는) 오빠! 언청이 수술했다고 해. 엄마라고 우기자.

 

영구, 영지 말없이 엎어진 채. . . .

 

영민 : 나 계속 이렇게 살고 싶단 말야. 좋은데서 맛있는거 먹고 돈 있는 엄마 의지하고, 학비 걱정없이 학교다니고...

         나 이렇게 살고 싶어.

영지 : 억지 부리지 마.

영민 : 언니도 저 분이 우리 엄마여야 그 남자랑 잘 될 수 있는거 아냐?

영지 : . . . . . .

영민 : 오빠, 언청이 수술했다고 거짓말 해. 응?

영지 : (소리 버럭) 시끄러!

영민. 영구 : . . . . (영지를 보면)

영지 : 짐 싸! 집에 가자.

영민 : 싫어!

영지 : (버럭) 그럼 어쩔껀데.

영민 : 나 다시 구질구질한 우리집으로 돌아가기 싫어.... 엄마라고 우기자니까.

 

벨 소리.

영지, 가서 문 열면 비서, 들어온다.

 

비서 : . .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사장님 성함하고 삼남매, 살았던 동네만 같은걸 보고....

        제가 마음만 급하다 보니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연락을 드렸어야 했는데....

영민 : 아저씨! 저 사장님, 우리 엄마 맞아요. 우리 오빠 어렸을 때 입술 (손가락으로 걷어 올리며) 이랬는데

         수술 받아서 말짱해졌어요. 정말이예요.

비서 : . . . . .

영민 : 진짜예요, 아저씨. 엄마한테 다시 가서 말할께요.

영지 : (버럭) 영민아!

영민 : . . . . .

영지 : 저희는 그럼 올라가보겠습니다.

 

 

S#54. 지하철 승강장/ 밤

 

김포공항 지하철 역. 밤 늦은 시각, 승강장에 사람 없다.

삼남매 쭈르르 앉아있다. 말 없다. 지하철 들어온다.........

 

 

S#55. 지하철 객차 안 / 밤

 

사람 별로 없는 객차 안. 영지 영구 영민 좌석에 나란히 앉아 아무도 말이 없다.

 

영지 : . . . . .

영구 : . . . .

영민 : . . . (울음을 터트린다) 흑. . . . .

 

영지, 핸드폰 진동으로 드르륵. 꺼내보면 발신자에 김준우.

영지, 받지 않는다.

 

영지 : . . . .(멍하니). . . .

 

 

S#56. 준우 방 / 밤

 

밝은 표정으로 전화하는 준우.

 

(F) : 음성 녹음은 1번...

 

버튼 누르고 메세지 남기는 준우.

 

준우 : 영지씨.... 궁금한데 왜 연락이 없어요? 아직 제주도죠?

 

 

S#57. 지하철 안 / 밤

 

영지, 멍하니 메시지 듣고 있다.

 

준우(F) : 서울에 언제 오는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다음주에 친구들 모임이 있는데 혹시 같이 갈 수 있어요?

 

영지, 밧데리를 뺀다.

달리는 지하철, 터널로 사라지며. F.O

 

 

S#58. 영지네 동네 / 아침

 

공중화장실 앞. 안에서 나오는 영지. 표정, 어둡다.

천천히 집 쪽으로 올라가는데 도경, 달려오다 영지 발견하고.

 

도경 : 영지씨!

영지 : . . . . .

도경 : 아니 아직도 이렇게 서민 생활을 즐기고 있음 어떡해요.

영지 : 여긴 웬일이예요?

도경 : 영지씨 핸드폰이 계속 꺼져있어서요. 영구한테 전화해서 물었죠. 그랬더니 공중 화장실 근방에 있을꺼라구....

영지 : (딱딱한) 무슨 볼일로 오신건데요?

도경 : . . .아... 진짜 사람들 너무 하네. 돈 많은 엄마 만났다고 이렇게 변하나. 영구도 엄청 건방지더라구.

        영구야, 어머님 호텔은 가 봤니? 물으니까 몰라요 끓어! 이러질 않나.

영지 : . . . .

도경 : 어쨌든, 영지씨 이제 수백억 상속녀가 되는거 맞죠?

영지 : 할 말 없어요. 그만 가세요.

도경 : 너무 하는거 아냐. 이제 나 같은건 사람 취급도 하기 싫다 이거야? 김준우씨한테 이 엄청난 소식을 전해 준 것도 난데

         고맙단 말도 한마디 없이!

영지 : (놀라 휙 돌아본다) 뭐라구요!

도경 : 그 사람이 무슨 말 없던가요? 내가 영지씨 제주도에 있다고도 알려 줬는데... 나같음 한달음에 제주도까지 내려갔겠구만.

영지 : (소리 버럭) 당신 미쳤어!

도경 : 그 자식도 별 수 없어. 영지씨 어머니 호텔 짓는단 소릴 듣고 표정이 그냥 확 밝아지더라구요. 딱 걸렸어, 나한테!

영지 : (주저 앉으며 얼굴 감싸는) 난 몰라. . .

도경 : 내가 정보를 흘렸으니까 이제 그 사람도 뭔가 다르게 나올겁니다. 두고보세요!

 

영지, 벌떡 일어나 도경을 닥치는 대로 팬다.

 

영지 : 너 미쳤어! 그 사람한테 가서 그런 말을 왜 해, 왜!

도경 : 아! . . .아! 당신이야말로 미쳤어? 사람을 왜 패!

영지 : (계속 때리며) 그런 말 당신이 왜 해! 왜!

도경 : 돈 벼락 맞더니 미쳤구만. 정신차리면 연락해요.

 

도경, 달아난다.

영지. . .멍하게 서 있다.

 

<플래쉬 백 -- 제주도에서 준우와의 추억들..... 가슴에서 북소리를 듣고, 공연장에서 춤추고, 키스까지. . . . 스쳐가고>

 

도경(E) : 그 자식도 별 수 없어. 영지씨 어머니 호텔 짓는단 소릴 듣고 표정이 그냥 확 밝아지더라구요.

영지 : . . . .(눈물이 날 것 같고....터덜터덜 걷기 시작한다)

 

 

S#59. 영지네 마당 / 아침

 

마당 한켠에 요강 놓여있고. 영구, 영민 양치질하고 있다. 모두 기운 없다.

달구, 마루에 걸터 앉아서

 

달구 : 니들 요새 무슨 일 있냐? 왜 이렇게 다들 풀이 죽어있어?

영구 : . . .일은요. . . 없어요.

 

영지, 들어온다.

 

영구 : 공중변소까지 또 달리기 하고 왔냐.

영지 : . . . . . .

영구 : (짜증) 저거 쓰라니까. 요강은 돈주고 괜히 사다놓은 줄 알어?

 

영지, 요강을 들어 마당에 메친다. 박살나는 요강.

 

영구.영민 : .. . . . . .

 

영지, 마루로 들어가고.

 

달구 : . . . .

 

 

S#60. 영지 방 / 아침

 

영지, 문 쾅 닫고 들어와 앉는다. 책상엔 밧데리 빼놓은 핸드폰.

 

영지 : . . . . . .

 

 

S#61. 준우 방 / 아침

 

준우, 핸드폰 들고 있다.

 

(F) : 전원이 꺼져있어...

준우 : . . . .이상하네....

 

 

S#62. 영지네 동네 / 낮

 

준우, 걸어온다. 저만치서 달구, 목욕바구니 들고 걸어온다.

준우, 얼른 숨고.

 

준우 : 목욕 가시나?. . . . 잘됐다.

 

 

S#63. 영지네 집 앞 / 낮

 

준우, 대문 앞에 서 있다.

 

준우 : 영지씨! 영지씨 있어요?

 

 

S#64. 영지네 부엌 / 낮

 

솥두껑을 닦던 영지, 깜짝 놀란다.

 

준우(E) : 영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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