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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비밀남녀] 1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28|조회수307 목록 댓글 0

[비밀남녀] 13

 

 

 

 

 

 

 

 

 

 

S#1. 영지네 마당 / 낮

 

준우, 열려진 대문을 밀고 마당 안으로 들어오는데 영지, 뛰어나간다.

 

준우 : (밝게 웃으며) 영지씨!

영지 : . . . .웬일이세요.

준우 : 너무 한거 아녜요? 서울와서도 전화 한 통 없구.

영지 : . . .죄송해요... 제가 경황이 없어서...

준우 : 서울엔 언제 왔어요?

영지 : . . . .우리 나가서 얘기해요, 부원장님.

 

 

S#2. 공 원 / 낮

 

벤치에 앉아있는 영지, 준우.

영지, 두 발만 톡톡 부딪히며 땅보고 있다. 말없는.

 

준우 : . . . .(왜 아무 말도 없지..... 궁금하고)

영지 : . . . . . .

준우 : 저기. . . .뭐 하나 물어봐도 돼죠?

영지 : . . . .

준우 : 언제까지 날 부원장이라고 부를꺼예요?

영지 : 그럼...뭐라구 불러요?

준우 : 요즘 애들 오빠오빠 그러는건 나도 싫고 그냥 이름 불러요. 아님 자기야, 어때요?

영지 : . . . 좋아요.

준우 : 불러봐요. 준우씨, 자기야. . . 빨리요.

영지 : .. . .준우씨, 자기야.

준우 : 봐요, 좋쟎아.

영지 : . . . . (미소). . .

준우 : 나 사실 영지씨가 제주도 왜 갔는지 알고 있어요.

영지 : . . . . .

준우 : 당장 제주도로 내려오래요, 어머니가? 어머니 일하는 거 도우라고 하세요?

영지 : 그 얘긴 누구한테 들으셨어요?

준우 : 최도경씨한테 들었어요. 그것도 좀 섭섭하더라. 도경씨는 아는데 나는 모르고 있고....

영지 : . . . .

준우 : 궁금해 죽겠어요. . . 빨리 얘기 좀 해봐요. 어머니 만난거.

영지 : . . . . . .

준우 : . . . . ??

영지 : . . . 엄마가 출장이 길어지셔가지구요...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어요.

준우 : (김 빠진다) .....그래요? 섭섭했겠네.

영지 : . . . .뭐 15년 동안 못보고 있는데요.

준우 : 그럼 언제 오신대요? 영지씨 제주도 내려갈 때 나도 같이 가요.

         어짜피 아프리카 미술관에 볼 일도 있으니까...(그때 나도 같이)....

영지 : (준우의 말 잘라) 그냥 이런 생각 해봤어요. 엄마랑 상관없이 그냥 지금 살던대로 살아도 좋지 않을까....

준우 : . . . .(표정에 실망이 스치고)

영지 : (밝게) 15년동안 돈 많은 엄마 없이도 이렇게 씩씩하게 잘 살아왔쟎아요.

         엄마가 호텔을 짓건 빌딩을 짓건 그건 엄마 일이고, 나는 나대로 똑같이.... 살던대로 살아도 좋을 것 같아요.

준우 : 무슨 소리예요, 영지씨. 그건 아니죠.

영지 : 왜 아닌데요?

준우 : 기댈 수 있는 울타리가 생겼는데 왜 굳이 밀쳐내요? 경제적인 여유가 얼마나 든든한 건데요. 그거 무시 못해요.

영지 : . . . . .

준우 : 일단 봐요. 영지씨도 대학공부 할 수 있고, 힘든 아르바이트 같은거 안해도 되구.

영지 : (씩씩하고 밝게) 힘든 아르바이트도 다 재산이예요. 동화를 쓸 때 얼마나 도움이 된다구요. 힘든거, 서러운 거....

         또 힘들게 번 돈이 주는 희망과 행복.... 이런 게 얼마나 소중한 체험인지 몰라요.

준우 : 그럼 이제 경제적인 넉넉함이 주는 여유는 또 뭔지 느껴보세요.

영지 : . . . . .

준우 : 영지씨, 어렵고 험한 길로 돌아가지 마요. 길이 그것밖에 없다면 모르겠는데 지금은 아니쟎아요.

영지 : 내가 지금 이대로 똑같이 살면 싫으세요?

준우 : 네, 싫어요.

영지 : .......

준우 : 영지씨도 이제 남들처럼 편하게 여유있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영지 : (암담하고 힘빠지는데).......

준우 : (영지 손을 잡고 혼자 뻘떡 일어서며) 가요! 우리 점심 맛있는 거 먹구 영지씨한테 가르쳐 주고 싶은 것도 하나 있어.

 

 

S#3. 아미네 거실 / 낮

 

아미의 무료하고 적적한 휴일.

아미, 소파에 기대 앉아 TV 채널 바꾸고 있다. 이리저리..... 재미없는 듯 끈다.

 

아미 : . . . . .

 

아미, 소파에 기대 누웠다가 일어나 테이블 밑의 가방을 열어 봉투를 꺼낸다. 봉투 안엔 공연티켓 2장.

아미, 티켓을 보다가 핸드폰 버튼 누르고

 

아미 : 준우씨! 캐서린 장 좋아한다고 그랬죠?

준우(F) : 좋아하죠. 요즘 서울에 있을텐데.

(F) : (소음 들리는) 어서옵쇼!

아미 : 누가 캐서린 장 연주회 티켓을 두 장 줬는데.... 같이 안갈래요?

 

 

S#4. 회전 초밥집 / 낮

 

돌아가는 접시들. 준우, 전화 받으며 접시를 영지한테 내려준다.

 

준우 : 어떡하죠.... 오늘은 힘들 것 같은데요.

 

회전 바 내부에서 일하는 종업원들 손님 들어올 때마다 ‘어서옵쇼’ 큰 소리로 복창한다.

 

준우 : 그런건 미리 전화를 하셔야죠. . . . 네, 그럼 나중에 다시 통화해요. (끓고)

영지 : 급한 일 생기신거 아녜요?

준우 : 아니예요. 영지씨, 이거 먹어봐요. 참치 뱃살. (소리치는) 여기요! 메로구이도 하나만 올려주세요! 도미는 오늘 없어요?

 

준우, 주방장과 이야기하는 중에 테이블에 둔 영지 핸드폰이 진동으로 드르륵.

영지, 발신자 보고 옆으로 틀어 전화받는다.

 

영지 : 여보세요.

아미(F) : 영지씨... 오늘 나랑 연주회 보러 안 갈래?

영지 : 오늘요?. . . 어떡하죠 선생님... 제가 지금 좀. . .

 

 

S#5. 아미 거실 / 낮  

 

아미 : 괜챦아요. 당일날 바로 가자고 물어보는 내가 더 웃긴거지... 괜챦아요, 영지씨. . . .

(E) : (소음처럼 들리는) 어서옵쇼! 자, 메로구이 나왔습니다!

아미 : ???

영지(F) : 죄송해요 선생님.

아미 : 괜챦아요.... (전화 끓는다... 가만히 앉아있고)

 

 

S#6. 도경 원룸 / 낮

 

도경, 라면 먹고 있다. 반찬통에 두알 남아있던 콩자반 집어 먹으며 아미 사진을 본다.

 

도경 : 오늘은 내 비록 라면을 먹지만 머지않아 당신은 나에게,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줄 것을 믿습니다.

         서영지가 친엄마를 만났어요. 이제 김준우씨랑 잘 될 것 같은데.... 그냥 나를 골라주십시오.

 

핸드폰 벨소리 울린다.

 

 

S#7. 카 페 / 낮

 

아미, 앉아있다. 도경, 신나서 달려온다.

 

도경 : 아미씨! 웬일이세요?

아미 : 착각하지 말라고 미리 말씀드리는건데요. 여러군데 전화를 돌렸는데 다 시간이 없다고 해서요.

         꼭 보고 싶은 연주횐데 혼자 가긴 싫고.... 그래서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한테 한번 해 본 거예요.

도경 : 그런 말 꼭 하셔야겠어요?

아미 : 당연하죠. 최도경씨가 착각을 일으키게하면 안되쟎아요.

도경 : 그래도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이 저였다니 영광입니다.

아미 : (일어나며) 가요.

도경 : 차도 안 마시구요?

 

 

S#8. 연주회장 / 낮

 

피아노와 바이올린 또는 피아노 독주의 연주회.

아미, 무대를 보다가 옆으로 고개를 돌린다. 도경, 졸고 있다.

 

아미 : (헛기침) 흠!

도경 : (놀라 깬다. 잠 깨려 눈을 부릅뜬다. ....그러다 점점 고개 꺾이고)

아미 : . . . .(도경 보며). . . .

도경 : (유연성 있게 졸다가 고개가 뒤로 팍 넘어간다. 눈을 번쩍 뜬다. 고개는 꺾여있고.... 수습하기 힘든 상황.

         고개 꺾여진 채로 눈을 뜨고 이리저리 보는데)

 

연주 끝나 사람들 박수친다.

도경, 고개를 바로 세우며 여유있게 박수치며.

 

도경 : . . .훌륭해! 브라보!

 

 

S#9. 거 리 / 낮

 

아미, 화난 듯 걸어온다. 도경, 뒤에서 따라오며

 

도경 : 아미씨.... 죄송해요.

아미 : 죄송할꺼 없어요. 이런거 좋아하는지 묻지도 않고 가자고 한 내가 잘못이죠.

도경 : 음악에 너무 심취해서 나도 모르게 정신을 잃은 거예요.

아미 : 됐다구요.

도경 : 아 그러게 아까 나한테 커피 한잔만 사줬어도 제가 이런 일은 없죠. 내가 에스프레소 좋아하는거 다 알면서!

아미 : 남은 잠은 집에 가서 푹 주무세요.

 

아미, 걸어가고.

 

도경 : 그래도 과외는 해주실꺼죠?

아미 : . . . .(대꾸없이 걸어가고)

도경 : 그래도 코는 안 골았쟎아요. 그게 어디야!

아미 : . . .(가다가 픽 웃는....계속 걷고)

 

 

S#10. 골프 연습장 / 낮

 

영지에게 골프를 가르치는 준우. (골프 수준 프로급인 준우씨, 애드립으로 설명해 주세요!)

영지, 아이언 잡고 있다. 편하지 않고 어두운 표정.

 

준우 : 자, 그립은 이렇게 손가락이 겹치게 잡고..... 다리와 아이언은 삼각형의 느낌으로.....

영지 : . . . .

준우 : 영지씨, 어디 아퍼요?

영지 : 아뇨. . .

준우 : 그런데 표정이 왜 그래? 아픈 사람처럼.

영지 : 어색하고 어려워서 그러죠....

준우 : 처음부터 쉬운게 어딨어요. 자, 나 하는거 봐요.

 

볼, 올라온다. 준우, 아이언으로 볼을 치면 저 멀리 그물에 가서 탁 맞는 공.

 

준우 : 쉽죠? 각도만 잘 맞으면 기분좋게 딱 맞아요. 처음이니까 긴장하지 말고 한번 해봐요.

 

준우, 영지를 살짝 안으며 다시 자세 잡아준다.

 

영지 : . . . . . .

준우 : 응, 지금 그 자세로 치는 거예요.

 

볼 올라온다. 영지 치는데 계속 헛 맞고, 멀리 안나가고, 헛스윙 까지.

 

준우 : 괜챦아 괜챦아... 나이스 나이스!

 

준우, 영지가 연습하는 옆 레인에서 드라이버로 홀 스윙 연습을 한다. 경쾌하게 딱 맞아 멀리 뻗는 볼.

영지, 바라보고 있다.

 

영지 : . . . . .

준우 : 뭐해요, 연습 안하구.

영지 : 하고 있어요.

준우 : 열심히 연습을 해야 다음 진도를 나갈꺼 아니예요.

영지 : 네.

준우 : 그럼 열심히 해요, 자기야.

영지 : . . . .네....

 

준우, 또 한번 볼을 친다. 영지, 그 모습 보며 표정 어두운.

 

 

S#11. 영지네 동네 / 밤

 

준우, 영지 비탈길 올라오고 있다.

 

준우 : 여기선 언제쯤 이사갈꺼예요?

영지 : . . . .

준우 : 이 동네에서 살았던 게 좋은 추억이 되겠죠, 영지씨한테. 따뜻한 동화를 쓰는데도 도움이 될꺼구.

영지 : . . .그럼요.

준우 : 참, 금요일날 시간 비워둬요. 친구들 모임에 같이 가게.

영지 : 네..

준우 : 어머니가 출장에서 오시는 대로 빨리 만나구요. 알았죠?

 

영지네 집 근처. 두 사람 멈춰선다.

 

영지 : 오늘 즐거웠어요. 조심해서 가세요.

준우 : 영지씨도 잘자요. (볼에 입 맞추고 손 흔들며 돌아선다)

 

준우, 걸어간다.

 

 

S#12. 영지네 마당 / 밤

 

영지, 들어와 평상에 앉는다. 고개 푹 떨구고 앉아있다..... 그러다 벌떡 일어나 대문 박차고 나간다.

 

 

S#13. 영지네 동네 / 밤

 

영지 뛰어간다. 저 만치에 준우가 걸어가는게 보인다.

 

영지 : 부원장님.... 아니 준우씨!

준우 : (웃으며 돌아보는) 이왕이면 자기야로 해주지.

영지 : . . . . .

준우 : 헤어지고나도 금방 보고 싶죠? 그래서 뛰어나왔죠?

영지 : . . . .고백할게 있는데요.

준우 : ... (기대감에) 고백이요? . . .하세요.

영지 : 저요. . . .제주도에서 엄마 만났어요.

준우 : (놀람) !!! 그래요? 그런데 왜 나한텐 못 만났다고 그런거예요?

영지 : 친엄마가 아니니까요.

준우 : !!

영지 : 엄마랑 이름이랑 나이가 같고 몇 가지 착각할만한 것들이 있었어요.

         어쨌든 제주도에서 큰 호텔을 짓고 계신 분은 제 친 엄마가 아니예요.

준우 : . . . . .

영지 : 저도 많이 실망하고 속상했어요. 저라구 왜 돈많고 든든한 엄마를 만나고 싶지 않았겠어요. 저도 이쁜 옷 입고 싶고,

         좋은 집에서 살고 싶고 싶어요. 그런데 안돼쟎아요. 세상일이 어디 그렇게 내 맘대로 돼요?

준우 : . . . . .

영지 : 실망하셨죠? . . . . 미안해요.

준우 : . . .(애써 표정관리하는) ..나야. . .영지씨가 좀 편하게 지내길 바랬으니까요..... 네, 뭐 그것말곤 실망한 거 없어요.

영지 : 죄송해요. 그럼 조심해서 가세요.

준우 : . . .그래요.... 영지씨도 잘 자요.

영지 : (집으로)

준우 : . . . . .(난감하고). . . .

 

걸어 올라가는 영지, 울적하고 힘든 표정.

 

 

S#14. 영지네 공터 / 밤

 

준우, 차에 기대 망연자실하니 서 있다. 멍하니 한참동안......

 

준우 : (깊은 한숨) . . . . 후. . . . . .

 

F.0

 

 

S#15. 아미네 거실 / 아침

 

아미와 식탁에 마주 앉은 영지.

 

영지 : 친엄마가 아니었어요.

아미 : 어떡해.... 실망했겠다....

영지 : (씩씩) 더 잘됐어요.

아미 : 왜?

영지 : 이왕이면 제가 동화작가로 데뷔하고 좋은 책 한두권 정도 발표했을 때 엄마를 만나는게 더 근사하쟎아요.

아미 : 영지씨는 정말 씩씩하고 밝아서 좋아. 기운내요.

영지 : 그럼요. (주먹쥐며) 아자!

아미 : 참, 내일 나 발표회 있는데... 올꺼죠?

영지 : 가야죠 당연히.

아미 : 도경씨랑 준우씨도 초대할꺼예요.

영지 : . . . . .네에. . . .

아미 : 참. . . .내가 연주회갈 수 있냐고 전화했을 때 혹시. . . .

영지 : . . . . ??

아미 : 아니예요.

 

 

S#16. 준우 사무실 / 낮

 

준우, 통화중.

 

준우 : 어, 민혁이냐. . .금요일 모임? 응, 가야지. 모처럼 모이는건데....

         응? 야, 그거. . . . .혼자 가면 썰렁한거야? 다들 쌍쌍이 모이냐? . . . . . . 알았어. . . . 데려갈게.

 

준우, 전화 끓는다. 어떡하나 싶은.....

 

 

S#17. 재즈 바 Bar / 밤

 

준우의 상상. 친구들 모여있다.

영지, 열심히 안주 집어 먹으며 대답한다.

 

친구1 : 전공은 뭘하셨어요?

영지 : 돈이 없어서 대학 못갔는데요.

친구2 : 댁은 어디세요?

영지 : 재개발 아직 안된, 하늘 아래 1번지요.

준우 : 그만! 거기까지.

친구1 : 준우랑은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영지 : 대리운전 뛰다가 알게 된 언니가 있는데 대신 선을 보라고 내보내더라구요. 그래서 만났어요.

준우 : 시간관계상 더 이상의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친구2 : 아버진 뭘하시죠?

영지 : 하루종일 술 드시고, 집에서 노십니다.

 

 

S#18. 준우 사무실 / 낮

 

준우, 생각도 하기 싫다는 듯 머리를 감싸며.

 

준우 : 안돼. . . .안 돼....

 

 

S#19. 아미 옷방 / 낮

 

옷을 이것저것 대보는 영지.

 

영지 : . . . .그날 선생님한테 이 옷 좀 빌려달라고 할까? 아님.... 큰 맘 먹고 하나 살까부다.

 

 

S#20. 백화점 / 낮

 

여성복 코너에서 재순과 옷을 고르는 영지.

 

재순 : 이거 이쁘다.

영지 : 어? 진짜.... (가격표 보구) 힉! 너무 비싸.

재순 : 30퍼센트 할인하고 있쟎아. 질러, 그냥.

영지 : . . . .그래두..... 너무 비싸다. . . .

재순 : 야, 그 남자네 친구들 모임에 가는거라며. 그럴 땐 무리를 해서라도 이쁘게 입고 나가야지. 그게 다 투자야.

영지 : 그럼 귀걸이 재료비를 줄여버릴까.

재순 : 귀걸이 장사 잠깐 쉬어. 쉬고, 일단 그 모임에 가는데 집중 해. (옷 안겨주며 등 떠민다) 야, 들어가서 입고 나와봐.

 

영지, 드레스 룸에서 예쁜 원피스 입고 나와 한바퀴 돌아본다.

 

영지 : 나 이뻐?

재순 : 승산있다, 그 정도면.

영지 : 근데 제주도 갔던거.... 친엄마가 아니라니까 디게 실망하는 눈치더라.

재순 : 당연한거 아냐. 그럴수록 니가 더 이쁘게 꾸미고 가줘야지. 내 말 들어.

영지 : (거울보는) . . . 좋아! 큰 맘 먹고 질러보자. (점원에게) 저 이걸루 할께요.

 

 

S#21. 아미 진료실 / 낮

 

이문과 함께 상의중인 아미.

 

이문 : 야간진료를 하루 더 늘려야 할 것 같아.

아미 : 그럼 우리 둘이 같은 날로 할까?

이문 : 간호사도 한명 더 충원해야 할 것 같구.

 

휴대폰 드르륵. 아미, 본다. 발신자에 김준우 뜨는.

아미, 미소. 안 받고 가만히 손에 들고 있다.

 

이문 : 왜 안 받어? 곤란한 전화야?

아미 : 아니, 김준우씨야.

이문 : 그런데 왜 안받어.

아미 : 좀 기다리게 해야지. 바로 받음 쓰니.

이문 : 꼬리가 몇 개냐. 잘해 봐라. (나가고)

아미 : (받아) 네, 준우씨!

준우(E) : 아미씨 혹시 금요일 저녁에 시간되세요.

아미 : 금요일날이요?

 

책상 앞에 놓인 스케줄 달력 본다. 다른 날은 약속과 야간진료 빼곡이 적혀있는데 금요일날은 텅 비어있다.

아미, 금요일 칸을 손가락으로 톡톡 찍어보는.

 

아미 : . . .어떡하죠... 금요일날 아직 컨펌 안된 약속이 두 개 있는데....

준우 : . . . 그러세요.

아미 :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데요?

준우 : 미국에서 유학하던 친구들 모임이 있는데 같이 가실 수 있나 해서요.

아미 : 음. . . 어쩌나. . .같이 가드리면 좋을텐데.....

 

 

S#22. 준우 사무실 / 낮

 

준우 : 시간이 안되시나요?

아미 : 제가 꼭 필요하면 다른 약속을 좀 조정해 보구요. 꼭 필요한 게 아니면 안가구요.

준우 : 그럼 제가 장난으로 전화를 하겠습니까?

아미 : 꼭 필요하다곤 말씀 안하시네요. 안 갈께요.

준우 : 필요합니다. 아미씨, 꼭 같이 가주셨음 좋겠어요.

아미 : 알았습니다. 그럼 다른 약속을 조절해 보죠.

준우 : 고마워요. 그럼 그날 다시 통화해요, 아미씨.

 

전화 끓는 준우.

 

준우 : . . . .내가 싫다.

 

 

S#23. 성월 사무실 / 낮

 

영구, 컴퓨터 게임 하고 있다. 도경, 영구를 빤히 보고 있다가.

 

도경 : 영구씨.... 질문 하나 해도 돼지?

영구 : 하세요.

도경 : 왜 제주도로 안 내려가? 엄마 사업 도와야 하지 않어?

영구 : . . .친엄마 아니었어요.

도경 : 진짜야?

영구 : (한숨) 네....

도경 : 안되는데.... 그럼 안되는데....

 

성월, 화장실에서 나온다. 테이블에 놓인 꽃바구니를 보며

 

성월 : 어? 이건 뭐지? 아까 하나 보냈쟎아.

영구 : 꽃집에서 하나 서비스로 보냈어요.

도경 : (꽃바구니 가로채며) 이건 그럼 제 작업에 쓰겠습니다.

 

 

S#24. 정앤리 클리닉 / 낮

 

아미, 수술실에서 모자 벗으며 땀 닦고 나오다 멈춰선다. 이복언니 셋, 째려보며 서 있다. 의자엔 대기 환자들 몇몇 앉아있고.

 

아미 : 세 분이 동시에 여긴 웬일이세요.

이복 : (소리 꽥) 야!

아미 : 여긴 제 직장이예요. 나가요, 당장.

이복 : 너 이 나쁜년! 이젠 우리 돈까지 손을 대?

아미 : ......뭐요?

이복 : 너랑 니네 엄마가 아버지한테 무슨 여우 짓을 했길래 너한테 갈 상속분이 나보다 많은거야.

         너 이년, 니들 때문에 우리 엄마가 어떻게 살았는지 뻔히 봤으면서 이제 돈까지 탐을 내?

아미 : 난 모르는 일이니까 썩 꺼져. 경찰 부르기 전에.

이복2 : 저 년을 그냥....

이복 : 니 엄마 무릎꿇고 싹싹빌게 만들어야 니가 정신 차리겠니.

아미 : 나쁜 년들.....

이복 : 뭐!

아미 : 능력없는 당신들 불쌍해서 아버지 유산엔 한푼도 손 안달려구 했는데 지금 막 마음이 변했어.

         당신들 셋 합친 것 보다 더 많이 받아 낼테니 두고 봐.

이복 : 이년을 그냥......

 

이복 세자매 달려들어 아미를 때리기 시작한다. 아미를 밀쳐져 바닥에 엎어진다. 여자들, 때리고 밟고 . . .

대기하던 사람들은 놀라 달아나고 간호사와 실장 어쭐 줄 몰라 허둥지둥....

이때 꽃바구니를 든 도경, 들어온다. 깜짝 놀란다.

 

도경 : (소리 버럭) 당신들 뭐야!

 

도경, 아미를 때리는 여자들을 잡아 떼 놓는다. 여자들 다시 달려 들어 아미를 때리자 아미를 감싸 안고 대신 맞는다.

 

아미 : . . . (도경 품에 안긴 채 언니들에게 맞고 있는 도경을 본다).....

도경 : (아미 껴 안은 채 눈 질끈 감고 얻어터지고 있고)

아미 : . . . .

도경 : 아우 아퍼! 이것들이 진짜!

 

도경, 못 참겠다는 듯 벌떡 일어나 여자들을 밀쳐버린다.

 

도경 : 못 생긴 애들이 이렇게 힘만 쎄냐. 가! 저리 가!

 

이복 언니들, 도경과 몸싸움 하다 소파로 바닥으로 나가 떨어지고.

도경, 한 쪽에 있는 소화기를 들어 위협한다. 이복 언니들 주춤. . . .

 

도경 : 움직이면 쏜다. 꼼짝도 하지마! 그냥 콱!

 

도경, 아미 손을 잡고 끌고 나온다.

 

 

S#25. 비상계단 (옥상이 나으려나?) / 낮

 

아미, 도경 손에 이끌려 오다가 손을 뿌리치고 계단에 앉는다.

 

도경 : . . . . .

아미 : . . . . ..

도경 : 어휴. . . .무슨 사람들이 저렇게 사나워? 아미씨, 사채썼어요?

아미 : . . . .

도경 : 그럼 수술 부작용난 환자들이예요? 여자들 얼굴보니까 그런 것 같두만.

아미 : 이복 언니들이예요.

도경 : . . . .!

아미 : 도와줘서 고마워요.

도경 : 입술에 피 나는데....

아미 : (손으로 닦는다)

도경 : 저런 여자들한테 왜 맞고 있어요? 정아미의 깡은 다 어디갔어.

아미 : . . . . .

도경 : 이복언니들이라면서요. 그럼 더 패놔야지. 아미씨 어머니가 이런걸 알면 얼마나 열 받으시겠어요.

아미 : (무릎에 이마 묻고 흐느낀다)

도경 : . . . . . .

아미 : (계속 흐느끼고)

도경 : 울지마요. 나 아미씨가 진짜로 좋아질라 그래.

아미 : 도경씨...

도경 : 네.

아미 : 이런 모습까지 본 남자랑 내가 잘해보고 싶을 것 같아요? 혹시 뭔가를 기대한다면 꿈 깨세요.

도경 : . . . .정아미씨 그것 밖에 안돼요? 지금 이 와중에도, 이게 기회다 싶어서 내가 당신을 넘보고 기대할까봐 그런 소릴해요?

         당신 진짜 무서운 사람이다.

아미 : 알았음 됐어요. 오늘 고맙구, 이제 가보세요.

도경 : . . . . .눈물 그쳐야 가지.

아미 : . . . . . 가요.

도경 : 갈테니까 한가지만 대답해줘요.

아미 : . . . .(보면) ?

도경 : 나 과외 해줄꺼죠?

 

 

S#26. 청주 비엔날레 전시장 일각 / 밤

 

전시장 돌아보는 준우, 주머니에서 핸드폰 진동으로 드르륵.

준우, 꺼내서 보면 발신자에 서영지.

 

준우 : . . . . .

 

받지 않고 가만 있는다. 전화 멈춘다.

 

 

S#27. 영지 방 / 밤

 

새로 산 원피스 입고 거울 앞에 서있는 영지, 메시지 남긴다.

 

영지 : . . .영지예요. 바쁘신가부네. 금요일날 친구들 모임 있는거요. 정확한 시간이랑 장소 좀 알았으면 해서요....

         메시지 들으면 전화주세요..... 자기야.

 

거울보고 웃어보는.

 

 

S#28. 청주 비엔날레 전시장 일각 / 밤

 

핸드폰으로 영지 메시지 듣고 있는 준우.

 

영지(F) : 메세지 들으면 전화주세요.... 자기야.

 

준우, 전화 내려놓는다.

 

준우 : . . . . . .

 

 

S#29. 소극장 / 밤

 

동호회 사람들, 무대에서 조명 체크하고 몸 풀고 어수선하게 왔다 갔다.

아미는 밸리 댄스복으로 갈아입고 쇼올 두른 채 빈 객석에 혼자 멍하니 앉 아있다.

 

<플래쉬 백 -- 병원, 도경이 자신을 안고 얻어맞던 모습 떠오르고>

 

아미 : . . . . .

강사 : 자, 이제 마지막 리허설이예요. 아미씨 뭐해! 준비해야지.

아미 : 아, 네!

 

 

S#30. 아트센터 / 밤

 

다음날. 밸리댄스 포스터 붙어있고.

영지, 장미꽃 한송이 들고 들어선다. 걸어가는데 계단에서 내려오는 준우가 보인다.

 

영지 : . . . 어? 준우씨!

준우 : . . .(돌아보며) 영지씨. . . .일찍 왔네요.

영지 : 그럼요... 좋은 자리에 앉아서 구경할려구요.

준우 : 잘했어요. 극장으로 바로 갈래요? 아님 분장실에 들러서 아미씨 보고 갈래요?

영지 : 분장실 들러서요.

준우 : 갑시다.

 

두 사람, 걷기 시작하는데.

 

영지 : (멈춰서) 참, 제가 메시지 남겼는데 왜 대답 안해주세요? 금욜날 모임 가는 거....

준우 : . . . .아! 예. . . 제가 메시지는 확인했는데 요새 정신이 없어서 깜빡했어요.

영지 : 시간이랑 장소 정해졌어요?

준우 : 그게요.... 연기됐어요. 친구들 몇 명이 그날 일이 있다나봐요. 그래서....

영지 : 그럼 언제루 연기됐어요?

준우 : 아직 다시 날짜를 안 잡은 것 같아요, 연락이 없는 걸 보니까.

영지 : . . . (실망) 네에. . . .

 

 

S#31. 분장실

 

아미, 화려한 메이컵으로 분장하고 있다. 귀걸이도 달고, 볼 브러쉬도 다시 칠하고.

꽃을 든 도경, 들어선다.

 

도경 : 짜잔! 꽃을 든 도경! (꽃 주며) 공연을 축하드립니다.

아미 : 고마워요.

도경 : 우와.... 몰라보겠어요.... 이렇게 미인이셨나.... (옆의 여자들에게) 이 분 정아미씨 맞아요?

         와.... 화장발, 조명발도 예술이십니다.

 

도경, 브러쉬 들어 자기 얼굴도 털어본다. 아미, 못말려... 싶은 표정으로 픽 웃고.

이때 준우와 영지, 들어선다.

 

아미 : 어? 영지씨.

도경 : 야..... 두 분 같이 들어오니까 정말 보기 좋습니다. 아주 잘 어울리는 커플이야.... 음. . .

영지 : 선생님 너무 이쁘시다..... (꽃 주며) 잘 볼께요.

아미 : 고마워요. 준우씨는 꽃 안가져 오셨나부네.

준우 : 죄송합니다.

도경 : 기본 에티켓이 없으시네.... 꽃도 없이.

아미 : 뭐 그저께 보내주신 꽃바구니가 있으니까 제가 용서해 드릴께요.

영지 : . . . . . . .

도경 : . . . . .

영지 : (불편하다. 자리 피하려는) 와.... 저거 너무 이쁘다.... 저기 있는 의상들 좀 구경해도 돼죠?

 

영지,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옷 구경하는 척....

 

아미 : 도경씨, 얼른 가서 앉아 계세요. 곧 시작할텐데.

도경 : 알겠습니다. 부원장님은 그럼 영지씨 모시고 같이 오세요. (나가며) 영지씨! 부원장님이랑 다정하게 와요. (눈 찡긋)

영지 : . . . . (옷 구경하는데)

아미 : 참, 준우씨. 금요일날 모임 시간 정해졌어요?

영지 : !!!!! (돌아보지 않고 옷 구경 열심히 하는 척)

준우 : (영지를 슬쩍 본다. 옷 구경하느라 정신 팔려있는 것 같고) . . .아마 한 일곱시 쯤이 될 것 같은데요.

아미 : 내가 아주 이쁘게 꾸미고 가서 준우씨를 빛내 드릴께요.

영지 : . . . . . .

 

 

S#32. 소극장 / 밤

 

어두운 무대, 조명이 켜진다. 음악 시작되고 아미와 동호회 사람들 춤추기 시작한다.

객석엔 영지, 준우, 도경 앉아서 보고 있다. 영지는 준우와 도경 사이에.

 

도경 : (아미만 뚫어지게 바라본다... 옆을 보면 준우도 아미에게 시선이 꽂혀있다. 기분 나쁜 듯 고개 돌리고)

준우 : (아미를 바라본다. 화려하고 이쁘다..... 그러다 영지를 본다)

영지 : (도경의 귓속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

준우 : (기분 상한다. 다시 무대의 아미로 시선)

도경 : (영지에게 소근) 정아미한테 시선이 꽂혀 있쟎아. 영지씨가 저 사람한테 뽀뽀 좀 확 해봐.

영지 : 미쳤어요!

 

무대 위, 춤추는 아미, 영지 준우 도경이 앉아있는 게 보인다. 그 쪽을 향해 눈 맞추고 쌩긋 웃어준다.

도경, 심장을 잡고 쓰러지는 척.

아미, 준우에게 윙크 살짝. 준우, 아미보고 미소. 영지, 울적해지는...........

 

 

S#33. 카 페 / 밤

 

야외 테이블. 네사람 맥주 마시고 있다. 옆엔 꽃다발 잔뜩.

 

아미 : 오늘 너무 고마워요.

도경 : 저희가 더 영광이죠. 초대를 해주셨는데.

아미 : 마음껏 드세요. 오늘은 제가 쏩니다.

도경 : (부르는) 아가씨! 여기 5백 두잔만 더 주세요.

준우 : 저. . . .실례지만 최도경씨는 지금 하시는 일이....

도경 : . .하하하. . .사업을 준비중입니다.

준우 : . . .어떤 사업인지 여쭤봐도 됩니까?

도경 : 관광경영학을 공부해서 코타키나발루에 아담하고 예쁜 호텔을 하나 짓는게 제 소원이거든요. 그래서 다시 대학갈려구요.

         정아미 선생님께서 과외를 맡아주시기로 했습니다.

준우 : 정말이세요?

아미 : 아직 대답 안했어요.

준우 : 과외할꺼면 이 참에 영지씨도 같이 하죠.

영지 : . . . 아니예요. 전 괜챦아요.

도경 : 이보세요, 부원장님. 이게 무슨 과외 다단계도 아니구.....

아미 : 준우씨도 같이 할래요, 그럼? 영어는 준우씨가 도와줌 되겠다.

         그냥 일주일에 두 번, 우리집에 와서 차 한잔 한다고 생각하면 좋쟎아요.

준우 : 좋아요. 합시다.

도경.영지 : (마주본다) ....?

아미 : 팀 스타디처럼 됐네요. 넷이서 과외하면 재밌겠네.

 

도경, 영지 바보가 된 듯한 표정으로.....

 

 

S#34. 거리 / 밤

 

걷고 있는 도경과 영지.

 

도경 : 기분 꿀꿀하죠?

영지 : 네.

도경 : 김준우... 아무리봐도 정아미랑 안 어울리는데....

영지 : 안 어울리긴요. 너무 잘 어울려 보이는데.

도경 : 둘 다 학벌좋고 직업좋고 돈 많다.... 그래서 어울린다... 이건 아니죠. 이복언니들이 정아미씨 개패듯이 팰 때

         저 사람이 나처럼 달려들어서 대신 맞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영지 : .....!!

도경 : 곱게 자란 왕자라서 그런 거 못해.

영지 : 그게 무슨 소리예요? 이복 언니들이 아미 선생님 때리는 거 봤어요?

도경 : . . . .(입을 막는! 아차싶은, 괜히 말했다....). . . ..

영지 : 봤냐구요.

도경 : . . .. 아미씨한텐 말하지마요.

영지 : 도경씨가 달려들어서 대신 맞아줬다구요?

도경 : 끝까지 맞아줄려고 했는데 여자들이 힘이 장사더라구요. 때린데만 집중적으로 패는데 아파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영지 :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도경 : 여자들 밀쳐내고 데리고 나왔죠. . .아미씨한텐 절대 아는 척 하지 마요. 알았죠?

영지 : 그런 일이 있었구나.....

도경 : 그럼 뭐해. 우린 꼭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인데...

 

 

S#35. 준우 방 / 밤

 

‘잘 들어갔어요 영지씨?’ 문자 찍다가 핸드폰 덮어버리는 준우.

 

준우 : . . . . .

 

 

S#36. 영지 방 / 밤

 

노트북 앞에 앉아 글 쓰는 영지.

 

영지 : . . . . .

 

분장실 플래쉬 백 ---

아미 : 참, 준우씨. 금요일날 모임 시간 정해졌어요?

아미 : 내가 아주 이쁘게 꾸미고 가서 빛내 드릴께요.

 

벽에 걸린 예쁜 원피스 바라본다. 슬픈 눈길.

 

영지 : . . . .설마.... 다른 모임이겠지.... 저건 금요일날 그냥 혼자 입지 뭐... (웃는)

 

 

S#37. 아미네 거실 / 낮

 

원피스 입고 청소기 돌리는 영지. 한 쪽에 세워놓고 식탁에서 물 마신다.

소파로 와 털썩 앉는 영지. 소파에 엎드려 책을 펼친다.

 

 

S#38. 재즈 바 Bar / 밤

 

(재즈 연주도 하고 한 쪽에선 다트나 포켓볼을 할 수 있는 바)

세련 되고 지적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 열댓명, 모여서 크게 웃고 즐겁게 이야기한다.

준우, 아미와 함께 들어온다.

 

민혁 : 어! 김준우!

준우 : 야... 오랜만이다.

민혁 : 뉴욕에서 보고 처음 아냐?

준우 : 넌 언제 들어왔냐? 짜식.... 연락도 없이....(친구들 보며 아는 척) 어? 준석이도 왔네. 야... 오정민! 오랜만이다.

 

준우, 친구들과 악수하고 인사하고. 아미는 옆에서 밝고 우아하게 웃으며 서있다.

 

준우 : 참, 소개할께. 이쪽은 정아미씨. 정앤리 클리닉 원장이셔. 성형외과 전문의.

아미 :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여자 : 방송에서 한번 뵜어요. 실물로 보니까 더 미인이시네요.

아미 : 감사합니다.

민혁 : (아미에게) 반갑습니다. 윤민혁이라고 합니다.

아미 : 네, 처음 뵙겠습니다.

민혁 : 성형외과 의사면 다 이렇게 미인이신가? 직접 고치신건 아니죠?

아미 : 그 질문 두 번만 더 들으면 천번이예요.

 

사람들, 웃고.

 

준우 : 마실 것 좀 갖다줄께요. (바로 움직이고)

아미 : 어딜가면 꼭 듣는 질문이 두 가지 있는데요. 하나가 직접 고친거 아니세요....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뭐게요?

여자 : 나도 누구처럼 고칠 수 있나요?

아미 : 아뇨, 연예인 누구누구 어디 고친거 맞아요?

사람들 : (웃으며. . .아. . .). . .

민혁 : 정아미씨가 직접 고쳐준 연예인도 있나요?

아미 : 한 둘이 아니라고 대답하면 누구냐고 꼬치꼬치 물으실꺼죠? 노코멘트!

 

사람들 ‘에이... 가르쳐 주지.... ’하면서 떠들고 웃고....

준우, 칵테일 잔을 들고 오면서 사람들과 어울려 웃고 있는 아미를 본다. 멋져 보인다.

 

 

S#39. 거 리 / 밤

 

혼자 걷고 있는 영지. 기분 울적하진 않다. 아이스크림 빨며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오락실 앞에서 두더지 때리고.

 

 

S#40. 재즈 바 Bar / 밤

 

다트판에 꽂히는 화살. 아미, 연속으로 명중시켰다. 사람들 박수 치고. 아미, 준우와 하이파이브 하고.

한 쪽에선 재즈 연주에 맞춰 춤추는 커플. 술잔 들고 웃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자유로운 분위기.

 

아미 : (칵테일 잔을 비운다)

준우 : 괜챦겠어요?

아미 : 안 괜챦아요. 많이 취했어요.

준우 : 집에 가실래요 그럼?

아미 : 우리도 춤춰요.

 

준우, 아미와 손 잡고 재즈 리듬을 타며 천천히 춤춘다.

 

아미 : . . . .(준우에게 더 기대며) 음. . .좋다. . . .

준우 : . . . .

아미 : 준우씨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춤춰 본게 언제예요?

준우 : . . . .글쎄요. . . .

 

<플래쉬 백 6부 -- 대극장 빈 무대, 영지와 춤추던 >

 

준우 : 미국에서 학교 축제 때가 마지막인 것 같은데요.

아미 : 나도 의대 졸업파티 때 동기들이랑 어울려 춘게 마지막 같아요. . .

준우 : . . . . . .

아미 : (춤 추다 비틀)

준우 : 괜챦아요?

아미 : . . .안 괜챦다니까요. 저 잠깐 거울 좀 보고 올께요.

 

 

S#41. 커피 전문점 야외테이블 / 밤

 

앉아서 커피 마시며 책보는 영지. 보던 책을 접고 가방 안을 뒤지는데. . .

 

영지 : . . . . 어? . . . 어디 갔지?

 

 

S#42. 재즈 바 화장실 / 밤

 

아미, 하나도 안 취한 말짱한 얼굴. 립스틱을 바른다. 가방 안에서 핸드폰 진동으로 울린다. 발신자 보고 받는 아미.

 

아미 : (말짱한 목소리) 응, 영지씨.

영지(F) : 선생님 댁에다 중요한 책을 놓고 온거 같은데... 방에 있나 좀 봐주실래요?

아미 : 나 아직 밖에 있는데....

영지(F) : 그러세요.... 오늘밤에 꼭 필요한거라서 그러는데... 제가 잠깐 들러서 가져갈께요.

아미 : 그래요, 편할대로 해.

 

 

S#43. 아미네 거실 / 밤

 

영지, 거실 테이블 아래서 책을 찾는.

 

영지 : 으. . . . 여기 둔 걸 깜빡하고. . . .

 

 

S#44. 도 로 / 밤 달리는 차 안.

 

아미, 눈감고 있다.

 

준우 : 어지럽진 않아요?

아미 : 빙빙 돌아요.

준우 : 아미씨 술이 약하시구나.

아미 : 준우씨. . .. 나 오늘 어땠어요?

준우 : 멋졌어요!

 

 

S#45. 아미네 빌라 앞 / 밤

 

아미, 준우 마주 서 있다.

 

아미 : 오늘 즐거웠어요. 잘가요 준우씨.

준우 : (손 내밀고 악수청하는) 오늘 고마웠어요.

아미 : (손을 잡고)

준우 : 아미씨도 잘자요. (돌아서려는데)

 

아미, 준우의 손을 놓지 않는다. 준우, 약간의 놀람. 아미, 웃는다.

 

준우(E) : (머쓱한 미소) 집에 들어가서 차 한잔 하자고 할껀가....

아미 : 준우씨 손 너무 따뜻하다. 열 셀 때까지만 이러구 있다가요. 알았죠? 지금부터 셀께요.... 하나. . . 둘. . .

준우 : . . . .

아미(E) : (여우같은 미소) 괜챦은 남자야... 이사람이랑 결혼을 하면 이복 언니들 코가 납작해지겠지. 잡아야 해.

아미 : . . . .셋. . . .넷.. . .

준우(E) : 정아미... 확실히 매력있어.

아미(E) : 나한테 점점 넘어오고 있는게 느껴져... (웃는) 흐흣...

준우 : (아미에게 다가선다)

준우(E) : 술도 마셨겠다.... 오늘밤 끝까지 가게되면 어떻게 되는거지.

아미 : 다섯. . . 여섯. . . .

아미(E) : 하지만 오늘밤은 아니야. 좀 더 튕기고 시간을 끌어야 해.

준우 : (아미를 확 껴안는데)

 

영지, 책 들고 나오다 두 사람의 포옹을 보고 놀라 멈춰서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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