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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남녀] 1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28|조회수318 목록 댓글 0

[비밀남녀] 16

 

 

 

 

 

 

 

 

 

 

S#1. 포장마차 / 밤

 

15부 엔딩과 연결로.

 

영지 : 난 그 사람을 사랑하긴하지만 행복하게 해줄 순 없으니까. 난 아무 것도 가진 게 없구, 내세울 것도 없구....

         그 사람을 더 초라하구 난처하게 만들....(뿐이니까).....

 

준우, 영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가와 영지의 손을 잡아 일으킨다.

 

영지 : (놀라) 준우씨...!!

도경 : (어리벙) 어?? 이 사람 언제 따라온거야.

준우 : 나와요. (영지 끌고 나간다)

도경 : (어리둥절해 있다가 밖에다 소리치는) 서영지! 잘해봐! 사랑한다고 고백해 오늘밤에! . . . . 근데 이 술값 누가 내는 거야.

 

 

S#2. 거 리 / 밤

 

끌고 가는 준우의 손을 강하게 냉정하게 뿌리치는 영지. 싸늘하다. (이때 준우의 톤은 강하고 자신감 있되 너무 무겁진 않게)

 

영지 : 왜 이래요!

준우 : 영지씨를 사랑해요. 그동안 비겁하게 피하고 감추고 있었어요.

영지 : 그럼 계속 피하고 감추세요.

준우 : 그렇게 살기 싫어요.

영지 : 지금까진 그러셨쟎아요.

준우 : . . . . . .

영지 : (픽 웃으며) 마음대로 하세요. 며칠지나면 다시 제 정신으로 돌아오실테니까. (간다)

준우 : (따라가 영지를 거칠게 잡아 돌려세운다. 두 팔을 꽉 잡은 채) 영지씨, 살면서 매일매일을 다 중요하게 살 순 없어요.

         하지만 오늘은, 이 순간은 나한테 정말 중요해요. 영지씨한테두요.

영지 : 나한텐 왜요?

준우 : 우리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영지 : 난 제주도에서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준우 : 내가 미안했어요.

영지 : 그러니까 오늘 또 미안할 짓 하지 하지 마시라구요.

준우 : 영지씨, 난 지극히 현실적이고 속물같은 남자예요. 신데렐라를 구해 주는 왕자가 아니란 말이예요. 오늘 여기서 영지씨가

         날 잡아주지 않으면 난 또 계산하고 흔들리고 내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이 아닌 곳으로 갈지도 몰라요.

영지 : . . . .

준우 : 그리고 점점 현실과 타협하면서 생각하겠죠. 그 때 내 마음의 나침반은 망가져 있었어. 잘못된 방향을 가리킨거야.

         그리가면 행복할 수 없었어.

영지 : 그렇게 생각하고 사세요.

준우 : 왜 그렇게 바보같은 말을 해요?

영지 : 왜냐면요, 난 내가 신데렐라가 될 수 없다는 걸 알거든요. 걔 처럼 착하지도 않고 이쁘지도 않고 욕심도 많으니까요.

         동화작가로 성공하고 인정받고 돈도 벌고 싶거든요.

준우 : 그게 날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예요?

영지 : 네. 아직 난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준우 : 그게 그렇게 중요해요?

영지 : 중요하죠. 지금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당신은 폼나고. 솔직히 이것 때문에 갈등하고 계산하는거 아닌가요?

준우 : 안 그런다니까요, 이제.

영지 : 하루만 기다려보세요. 또 생각이 바뀌실 꺼예요.

준우 : 영지씨! 여기서 끝나면 우린 이제 영원히 못보는 거예요. 그래도 좋아요?

영지 : . . . . 가세요!

준우 : . . . . .

영지 : 당신 마음속의 나침반은 고장났어요. 이 쪽이 아니예요.

준우 : . . . . . .

영지 : 가시라구요. 제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준우 : . . . (눈물이 핑글). . .

영지 : . . .(준우의 눈물에 심장이 쿵!)

준우 : 다시 한번 말해봐요.

영지 : . . . .가시라구요. 영원히 못보건 말건 난 상관없어요.

 

두 사람, 한참동안 마주 서 있다.

 

준우 : . . . .(쿨한) 미안해요. 고장이 난 줄 모르고 있었어요. 엉뚱한 방향으로 와서 내가 떼를 썼네요.

영지 : . . . . . .

준우 : 잘 지내요, 그럼.

영지 : 네, 준우씨도 잘 지내요.

준우 : 영지씨!

영지 : . . . . .

준우 : 앞으론 누군가 영지씨 앞에서 진심으로 손을 내밀 때 거절하지 마세요.

         남자가 태어나서 제일 정직하게, 가장 큰 용기를 내는 순간이거든요.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제일 확신하는 순간이기도 하구요. 다음엔 그렇게 청하는 사람을 절대 뿌리치지 마세요.

영지 : 그럴께요.

준우 : 잘 지내요. (돌아서 간다)

 

준우, 성큼 성큼 멀어지고 있다. 영지, 멀어지는 뒷모습 보고 서 있는데 한 발 뗄려다 멈칫하고....

준우는 뒤돌아보지 않고 멀어지고 있다. 영지, 주저 앉는다. 준우는 계속 멀어지고. 영지는 가만히 앉아있다.

준우의 모습, 사라졌다.

 

영지 : . . . . . .(멍청히 땅만 보고 앉아있다, 한참동안). . . .

 

쭈그린 채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던 영지..... 벌떡 일어난다. 준우가 간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한참을 가도 준우의 모습 보이질 않는다. 둘러보고, 돌아보고 아무리 뛰어가도 준우가 없다.

 

 

S#3. 거 리 다른 일각 / 밤

 

영지, 뛰어온다. 둘러본다. 준우, 보이지 않는다.

영지, 눈물이 난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준우는 없다.

 

영지 : . . . . . . .

 

영지, 힘없이 터벅터벅 걷는다. 자꾸 기운이 빠진다.

 

영지 : . . . . .(쓰러질 것 같다. 팔로 무릎을 의지하고 몸을 구부린 채 서 있는데)

 

영지 앞으로 다가오는 발. 영지, 고개 들어보면 준우다. 영지, 눈물이 핑글.

 

영지 : 가지 말아요!

준우 : . . . . .

영지 : 내 인생에서 제일 후회할지도 모를 일을 오늘밤 저지르고 싶지 않아요.

준우 : 맞죠?

영지 : 뭐가요?

준우 : 내 맘속의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 영지씨 맞죠?

영지 : (고개 끄덕) 맞아요.

 

 

S#4. 도로 / 밤

 

달리는 준우의 차. 준우, 속도 내 운전하고 있다.

 

영지 : . . . . .어디로 가는 거예요?

준우 : 우리 둘이 도망가는 거예요. 지도에도 없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두 사람 마주본다. 사랑 가득한 눈빛.

 

 

S#5. 아미네 거실 / 밤

 

아미, 소파에 싸늘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테이블 위에서 핸드폰 진동으로 드르륵 울린다.

 

아미 : (전화받아) 네, 도경씨.

도경 : (포장마차에서 전화하는) 아미씨, 오늘 미안해요.

아미 : 괜챦아요.

도경 : 근데 그 친군 언제 나온거예요?

아미 : 도경씨 나가고 얼마 안 있다가요. 왜요, 지금 혹시 같이 있나요?

도경 : 준우씬 서영지랑 같이 갔어요.

아미 : 같이 가다뇨?

도경 : 언제 왔는지 날 따라왔나보더라구요. 둘이 얘기하고 있는데 들어와선 영지씨 손을 잡고 휙 끌고 나가버렸어요.

아미 : . . . . . . .

 

 

S#6. 도 로 / 밤

 

달리는 차 안. 준우, 영지를 본다.

 

준우 : 피곤하면 눈 감고 있어도 돼요.

영지 : . . . .괜챦아요.

준우 : (오른 손으로 영지의 손을 잡는다)

영지 : . . . . (가슴 찌릿..... 준우보며 미소)

준우 : 영지씨, 오늘밤은 나랑 같이 있어요.

 

 

S#7. 펜션 앞 / 밤

 

예쁜 등이 켜진 펜션. 준우의 차, 서 있다.

옆의 마당, 모닥불을 피워놓았다. 바베큐 그릴에서 고기를 굽는 준우.

 

준우 : 저녁 못 먹었죠? 많이 구을테니까 영지씨 많이 먹어야돼요.

영지 : 주세요, 제가 할께요.

준우 : 내가 할께요. 영지씨는 접시 좀 놔주세요.

 

접시를 놓고 포크를 놓는 영지.

 

준우 : 저 쪽에 초 많던데.... 촛불도 켜요.

 

영지, 초에 불을 붙인다. 큰 초, 작은 초.... 준우도 옆에서 도와 같이 불을 붙이고.

 

준우 : 영지씨!

영지 : (보면)

준우 : 떨지 마요. 떠는 것 같애, 지금.

영지 : (미소) 안 떨께요.

 

모닥불 옆, 촛불 켠 식탁에 앉아있는 두 사람, 마주 보며 웃는다.

 

 

S#8. 펜션 안 / 밤

 

소파에 나란히 손잡고 앉아있는 영지와 준우.

 

영지 : 호랑이 장가가는 날 아시죠?

준우 : 햇빛나면서 비오는 날이요?

영지 : 네. 지금 제 기분이 호랑이 장가가는 날 같아요.

준우 : 영지씨 호랑이였어요?

영지 : 농담 아니구요. . .좋고 설레면서 불안하고 . . .이상해요.

준우 : 불안해하지 마요.

영지 : . . . . .

준우 : 내가 옆에 있쟎아요.

 

 

S#9. 영지네 마루 / 밤

 

통화중인 영구.

 

영구 : 선생님, 저 영군데요. 혹시 영지 선생님 댁에 있나요?

 

 

S#10. 아미의 침실 / 밤

 

잠옷입은 아미, 침대에서 통화중.

 

아미 : 우리집에 없는데요.

영구(F) : 없어요? 그럼 얘가 어딜 간거지...

아미 : 전화가 안돼요?

영구 : 네. 전화도 꺼져있구 연락이 안돼서요.

아미 : 이 시간까지 안 들어오고 뭘하고 있는걸까....

영구 : 그러게 말이예요. 밤늦게 죄송합니다.

아미 : (전화 끓는다)............

 

 

S#11. 포장 마차 / 밤

 

도경, 통화중.

 

도경 : 형, 빨리 좀 와라... 말만 느린 줄 알았더니 그냥 행동도 굼떠가지고는... (전화 끓고 벌떡 일어서며)

         아줌마 여기 화장실이 어디예요?

아줌마 : 술값 안내고 도망갈려구?

도경 : 치사하게 진짜.... 방금 나 통화하는 소리 못들었어요? 술값내러 오고 있쟎아. . . .

아줌마 : 그럼 올 때까지 있다 가. 내가 한두 번 속은 줄 알아?

도경 : 아 진짜.. . 나 급하단말야.... 나 그냥 여기서 해 버린다.

 

성월, 뛰어 들어와 외친다.

 

성월 : 얼마면 돼?

 

 

S#12. 거 리 / 밤

 

성월의 차 서 있는 곳으로 오는 두 사람. 차에 탄다.

 

성월 : 넌 지갑에 돈도 없으면서 술은 왜 마셔?

도경 : 내가 계산하게 될 줄 알았냐. 오늘 술값 낼 여자를 어떤 놈이 들어와서 확 끌고 나갔단말야.

성월 : 어떤 놈인데?

도경 : 있어, 나보다 잘난 놈.

성월 : 웬만한 사람 빼놓곤 다 너보다 잘나지 않았니?

도경 : 짜식, 폼 나더라..... 뭔가 가진 게 있고 든든한게 있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는거 아냐?

         그 여자 앞에서 자신이 있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는 거겠지..... (씁쓸). . . .

 

 

S#13. 펜션 안 / 밤

 

오디오에서 흐르는 음악. 영지와 준우, 춤춘다. 서로 마주보며 다정하게 춤추는 두 사람. 오랫동안.................

침실 창가로 햇살 비춰든다.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영지. 영지, 눈 뜬다.

일어나 문 열고 나오면 저만치 소파엔 담요와 베개 놓여 있고 준우가 자고 일어난 흔적.

영지, 걸어나오는데 준우, 식탁에서 부산하게 왔다갔다 하며 아침 준비중.

 

준우 : 벌써 일어났어요? 더 자요. 내가 아침 차려놓고 부를게.

영지 : 제가 할께요.

준우 : 안돼요. (영지 등 밀어 보내면서) 들어가서 더 자던가 뒤굴거리고 있어요. 얼른!

영지 : 맛있게 할 자신있어요?

준우 : 당연하죠. 들어가서 세수나 해요. 눈꼽 좀 봐!

 

영지, 침실로 들어와 침대에 풀썩. 좋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고.... 천장을 올려다보며 가만히 누워있는 영지.

준우, 밖에서 장미 몇송이를 들고 들어온다. 유리컵에 꽂는다.

 

준우 : (포크로 와인잔 땡땡치며) 영지씨..... 아침 먹어요!

 

영지, 나온다. 장미꽂힌 테이블엔 토스트와 쥬스. 계란 후라이, 야채샐러드.

 

영지 : (깔깔) 이거 준비하는데 한 시간이 걸린거예요? 난 갈비찜이라도 하는 줄 알았네.

준우 : 아... 진짜..... 너무한거 아녜요?

영지 : 맛있게 먹을께요.

준우 : 앉으시죠. (의자를 빼준다)

영지 : (앉고)

 

준우도 앉고. 식탁에 앉은 두 사람, 미소로 마주보다가 가볍게 입술 쪽! 맞추고.

 

 

S#14. 준우네 거실 / 아침

 

커피 마시며 신문보는 준우 부.

 

준우부 : 준우 녀석은 어떻게 된거야. 아직 안 일어났나?

준우모 : (2층에서 내려오며) 아침 일찍 나갔나본데요. 방에 없어요.

준우부 : 어젯 밤엔 몇시에 들어왔어?

준우모 : 제가 일찍 잠들어서.... 잘 모르겠는데요.

준우부 : . . . .집에 안들어 온거 아냐?

준우모 : 설마요.... 일찍 나갔겠죠.

 

 

S#15. 도로 / 아침

 

달리는 준우의 차.

 

준우 : 무슨 생각해요?

영지 : . . . .좀 두렵다는 생각이요.

준우 : 뭐가 두려운데?

영지 : 이제 어떻게 되나. . . .뭐 그런....

준우 : 날 믿어요. 알았죠?

영지 : . . . . .

준우 : 대답을 안하네...

영지 : 믿을께요.

준우 : 오늘 시간 괜챦죠? 나랑 같이 일하는데 가요.

 

 

S#16. 준우 사무실 / 아침

 

은희, 사무실 전화로 통화중.

 

은희 : 부원장님 지금 청주로 가신다고 전화 왔는데요. 저녁늦게까지 거기 있다 오실 것 같아요.

도경(F) : 어젯밤 내내 전화가 꺼져있던데.... 어젠 어디 계셨대요?

은희 : 그거야 저도 모르죠.... 그런데 실례지만 누구세요?

 

 

S#17. 도경 원룸 / 아침

 

도경, 통화중.

 

도경 : 친구예요. 제가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전화 끓으며) 어젯밤에 서영지 김준우 둘 다 전화가 꺼져있었다.... 뭔가 있어...

 

 

S#18. 아미네 옷방 / 아침

 

거울 앞에 서 있는 아미.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버튼을 누른다.

 

아미 : 응, 영구씨. 난데요.... 걱정이 돼서 걸었어. 영지씬 어제 잘 들어왔어?

영구(E) : 친구네 집에서 잤대요.

아미 : . . . .친구네 집에서? (안 믿기는 표정) 응... 그랬구나.... 걱정 했다고 좀 전해줘요. (전화 끓는다)

 

 

S#19. 청주 진입로 가로수길 / 낮

 

달리는 준우의 차. 영지, 창 밖의 가로수길 구경하며 밝은 표정. 차창을 열어 바람을 맞는다.

 

 

S#20. 청주 야외 전시장 / 낮

 

꽃과 나비 장식이 가득한 마당으로 영지와 준우, 신나게 달려간다.

 

 

S#21. 청주 운보의 집 / 낮

 

고운 한옥 앞. 준우와 영지, 구경하고 있다.

그림 앞에 서서 그림을 보고 있는 영지. 그런 영지를 보고 있는 준우.

 

준우 : 운보 김기창 화백이 사시던 집이래요.

영지 : 바보 산수 그리신 분 말이죠?

준우 : 잘 아네요.

영지 : 그것 밖에 몰라요. 저 그림 볼 줄 모르거든요.

준우 : 볼 줄 알고 모르는게 어딨어요. 그냥 편하게 구경하다보면 눈에 더 보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는거지.

영지 : 그래도 이제 준우씨랑 수준을 맞출려면 그림공부 좀 더 해야겠다.

준우 : 난 책 좀 열심히 읽어야겠다.

 

두 사람 나오는데 신랑 신부 야외촬영하고 있다. (운보의 집, 신랑 신부 야외촬영지로 인기높은 곳)

 

준우 : . . . .

영지 : . . . . .

 

두 사람, 괜히 쑥스럽고 어색하고....

 

영지 : 다음은 어디 구경시켜주실 꺼예요?

 

 

S#22. 청주 전시장 일각 / 낮

 

도예 체험관. 직접 그릇을 빚어 볼 수 있게 만든. 영지와 준우, 그릇을 빚고 있다.

동그란 판을 만들고 있는 준우. 자꾸 뭉개지고 모양이 이상해진다.

 

영지 : 미국에서 미대 나온거 맞아요?

준우 : 구박하지 말아봐요. 쫌 있으면 형태가 나올꺼예요. 그러는 영지씨는 그게 뭐예요?

영지 : 영지 버섯이요.

준우 : (웃으며 손가락의 진흙 영지 코에 바른다)

영지 : (질세라 준우 얼굴에 인디언처럼 아디다스선 세 개 쫙 그려놓고)

 

두 사람, 장난치고 깔깔. . .

화살표를 그려넣어 (또는 철사를 꽂아) 나침반 모양을 만드는 준우.

 

영지 : 나침반이네요.

준우 : 네, 항상 영지씨를 가리키는 나침반이예요.

 

J, Y가 글자를 써넣는 준우. J에서 뻗은 화살표 Y를 가리킨다.

 

준우 : 봤죠? 준우는 항상 영지를.

영지 : 그럼 내 것두 만들어 줘요.

준우 : 이거 하나면 됐죠.

영지 : 싫어요. 영지는 항상 준우를. 이것도 있어야죠. 빨랑 만들어 줘요.

준우 : 이거 만들기가 얼마나 힘든데....

영지 : 뭐가 힘들어 옆에서 보니까 대충 반죽해서 몇 번 뭉치니까 돼두만. (조르는) 그러지말구 빨랑 해줘요. 응?

 

Y에서 뻗은 화살표, J를 가리키는 나침반도 또 하나.

 

준우 : 자, 이제 구워야죠.

 

 

S#22-1. 청주 전시장 야외마당 / 낮

 

한지에 완성된 나침반을 곱게 싸서 들고 오는 영지와 준우. 조심스럽게.

 

 

S#23. 아미 진료실 / 낮

 

아미, 수술모자 벗으며 들어온다. 간호사 따라 들어오고.

 

아미 : 오후에 있던 코 재수술은 연기됐어요?

간호사 : 네, 환자분 출장때문에요. 다음주로 수술날짜 다시 잡았어요.

아미 : 알았어요.

 

간호사 나가고. 아미, 의자에 앉는데 전화벨 울린다.

 

아미 : (전화받아) 네. . . . .엄마? 이 시간에 웬일이야... 거긴 새벽아냐? 아직까지 안자면 어떡해. 몸도 안좋다면서....

         요샌 좀 어때? 정말? 나 안심시키려고 하는 거짓말 아니지? . . . (밝게) 그럼, 난 잘 있죠. . .응? 네... 잘 만나고 있어요..

         (웃으며) 문여사님이 그래? 응.... 아주 멋져. 착하고 좋은 남자예요. 엄마가 건강해져야 빨랑 소개를 하던지 말던지 하지.

         응.. 그러니까 걱정말구 엄마 빨리 건강해져야 돼. 알았지? 응.. 빨리 자, 엄마. 끓는다아... (전화 끓는다. 얼굴 어두워진다)

 

 

S#24. 청주 흥덕사 터 / 낮

 

준우, 디카로 영지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영지, V하고 웃고. 두 사람 같이 셀카 찍는다.

거리 조절을 잘못해서 준우, 반쪽 얼굴이 짤려 나왔다. 보고 웃는 두 사람. 다시 찍는데

준우,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진동으로 울린다.

 

준우 : 영지씨, 잠깐만요. (전화 꺼내고)

영지 : 전화 받으세요. (쪼르르 다른데로)

준우 : (핸드폰 발신자 본다. 정아미. 잠시 망설임). .. . .(전화 받는다) 네, 아미씨.

아미 : 바빠요?

준우 : 네.... 지금 청주예요.

아미 : 오늘 늦게 오세요?

준우 : 아뇨, 지금 회의 마치고 바로 올라갈려구요.

아미 : 저녁에 잠깐 뵐 수 있을까요?

 

영지, 혼자 돌아다니며 뛰고 사진 찍고. . . .

 

준우 : 저녁에요?

아미 : 네, 늦게라도 꼭 뵈었음 해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준우 : 네, 그래요. 서울에 도착하는대로 전화 드릴께요.

 

준우, 전화를 끓는다. 영지를 본다. 영지, 저만치서 혼자 놀고 있 다가 준우와 눈이 마주치자 손을 흔든다. 준우, 미소.

 

 

S#25. 영지네 동네 / 밤

 

영지와 준우, 차에서 내린다.

 

준우 : 들어가요. 나침반 잘 챙겼죠?

영지 : (가방을 툭툭치며) 그럼요.

준우 : 피곤할텐데 푹 자고. 전화는 내일 할께요.

영지 : 네, 조심해서 가세요.

준우 : (손 흔들고 차에 탄다)

 

 

S#26. 바 / 밤

 

아미, 칵테일 놓고 앉아있다. 준우, 들어온다.

 

준우 : 많이 기다렸어요?

아미 : 아뇨, 저도 방금 왔어요. 저녁은 드시고 오는거예요?

준우 : 네, 올라오면서 휴게소에서 먹었어요. (바텐더에게) 마티니 한 잔 주세요!

 

준우 앞에 놓여있는 마티니. 준우와 아미, 말 없이 앉아있다.

 

아미 : 생각해 보니까 준우씨랑 단 둘이 술 마시는건 처음 같아요.

준우 : 그런가요?

아미 : 저녁먹으면서 와인 한잔 한 거 말곤 없죠. 그때 친구들 모임 에 갔을땐 여럿이 같이 마셨구.

준우 : 그러네요...

아미 : 그때 그 친구분들 다 잘있어요?

준우 : 잘있겠죠.

아미 : 준우씨 친구들 다 좋더라.... 다음엔 제 동창들 만날 때 같이 가줘요 준우씨.

준우 : (마티니 마시며 미소)

아미 : 아, 그리구 그날 너무 하신거 아니예요? 청소해주겠다고 도경씨랑 와서 두 사람 다 일찍 가버리고.

준우 : 미안해요.

아미 : . . . . 준우씨.

준우 : .......

아미 : 아까 낮에 미국에서 엄마가 전화를 하셨어요. 준우씨를 궁금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엄마 건강 좋아지는대로 보여드리겠다고 했어요.

준우 : . . . . . .

아미 : 엄마가 좋아하실 것 같아요. 준우씨 같은 스타일.

준우 : 아미씨!

아미 : (미소로) 네?

준우 : . . . . .저 영지씨를 좋아하고 있어요.

아미 : !

 

 

S#27. 영지 방 / 밤

 

책상엔 나침반. 영지, 누워서 혼자 미소 짓고 있다. 영구, 들어온다.

 

영구 : 넌 뭐 기분 좋은 일 있냐?

영지 : 아니.....

영구 : 너 어제 재순이네서 안 잤지?

영지 : 무슨 소릴하는거야. 재순이네서 잔거 맞어.

영구 : 오는 길에 재순이 일하는데 들렀다. 2박3일동안 설악산으로 직원 교육 갔다던데.

영지 : . . . . .

영구 : 너 솔직히 말해. 어디서 뭐했어? 아미 선생님네서 잔 것도 아니고.

영지 : . . . .

영구 : 어쭈! 말 안해? 아버지랑 영민이한텐 말 안했다. 너 재순이네서 자고 온 줄 알아.

         나한테도 안 털어놓으면 확 불어버릴꺼야. 거짓말이라구.

영지 : 영구야!

영구 : 그래, 불어 빨리.

영지 : 나 그 사람이랑 같이 있었어.

영구 : (놀라) 그 사람? 제주도에도 왔던 그 남자?

영지 : 응. . . .

 

 

S#28. 바 / 밤

 

아미, 별로 심각하지 않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니가 정말 그 벽을 넘을 수 있겠어 싶은 표정.

 

준우 : 솔직하게 말할께요. 그동안 좀 갈등했어요. 계산도 하고 머리도 굴렸어요. 나한테 어울리는 사람은 아미씬데

         아미씨한테 가면 모든 게 편한데 아무 문제도 없는데 왜 내 마음이 자꾸 다른 쪽으로 가는지....

아미 : 가는 마음 다시 잡아서 돌아오면 되쟎아요.

준우 : 그게 안돼더라구요.

아미 : 난 준우씨가 날 위한 좋은 짝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

준우 : . . . . .

아미 : 서영지를 택함으로서 생기는 여러 가지 벽을 넘을 자신 있어요?

준우 : 부딪혀 봐야죠.

아미 : 영지씨한테 끌려하는건 알았지만.... 참 의외네요. 부모님은 아시나요?

준우 : 말해야겠죠.

아미 : 어쩜 영지씨를 더 힘들어지게 하는 일일지도 몰라요.

준우 : . . . .알아요.

아미 : 너무 이기적이지 않아요?

준우 : 나도 살면서 한번쯤은 앞뒤 안가리고 마음가는대로 해보고 싶어서요.

아미 : (밝게 웃으며) 준우씨 참 . . .어떻게 표현해야 되나... 참 순수 하시네요. 역시 맘에 들어요!

준우 : . . . . .(이런 반응이 나오면 안되는데 싶고). . .

아미 : 오늘 이 얘기는 안 들은 걸로 할래요. 준우씨도 대충하고 마음 잡아요.

준우 : 아미씨.

아미 : 나랑 모든게 비슷한데 나보다 조금 더 맑고 순수해. 준우씨가 더 좋아진다. 어떡하죠? (웃는)

준우 : . . . . (난감). . .

아미 : (백 챙겨들며) 그만 일어나요.

 

 

S#29. 바 앞 / 밤

 

나오는 두 사람.

 

아미 : 택시타고 갈꺼예요? (뼈 있는) 아님 대리운전을 부르실꺼예요?

준우 : . . . .제가 알아서 갈께요.

아미 : 표정 좀 풀어요 준우씨. 나 자꾸 웃음 나올려구 그래.

준우 : . . . .아미씨 멋진 사람이예요. 나보다 훌륭하고 좋은 남자들이 많을꺼예요.

아미 : 그럴까요?

준우 : 최도경씨도 아미씨를 좋아하고 있지 않나요? 아미씨도 그 사람이 싫진 않으시쟎아요.

아미 : 물론 싫지 않죠. 편하고 재밌고 따뜻한 사람이예요.

준우 : 그런데 왜....

아미 : 우리 둘 사이의 벽을 난 굳이 넘을 생각이 없거든요. 그게 지금 현재 준우씨와 나의 다른 점이죠.

준우 : . . . . .

아미 : 택시 오네요. 저 먼저갈께요.

 

아미, 차도로 걸어가 택시를 잡는다. 택시타고 웃으며 준우에게 손 흔드는 아미.

 

준우 : . . . . (이게 아닌데 싶고). . . . .

 

 

S#30. 아미네 거실 / 밤

 

어두운 거실. 아미, 들어온다. 소파에 털썩 앉는다.

 

아미 : . . . . 김준우.... 용감하네. . . .

 

 

S#31. 영지 방 / 밤

 

나침반을 만지작 거리며 앉아있는 영지. 미소.

 

 

S#32. 준우네 거실 / 아침

 

준미, 커다란 가방을 두 개 들고 들어온다.

 

준우모 : 얘, 넌 꼭두새벽부터 이게 다 뭐니.

준미 : 조서방 일본으로 3개월 연수갔쟎아요. 친정에서 지내겠다고 했어. 너무 해피해 엄마.

준우모 : 시댁에서 알면 안 좋아하실텐데....

준미 : 그런게 어딨어. 내 방에다 짐 푼다 엄마. (2층으로)

 

 

S#33. 준우 방 / 아침

 

준미, 커텐을 걷고 들어와 침대의 준우를 흔들어 깨운다.

 

준미 : 오빠 일어나!

준우 : (부시시 일어나 앉으며) 넌 아침부터 웬일이야?

준미 : 나 당분간 친정에서 지낼꺼야. 조서방 동경의 무슨 대학병원으로 3개월 나갔쟎아.... 아... 너무 신나.

준우 : 안됐다.

준미 : 뭐가?

준우 : 행복하지 못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너.

준미 : 돈없이 지지리궁상으로 사는 것보단 이게 더 좋아.

준우 : 이 오빤 너처럼 안살꺼다.

 

 

S#34. 준우네 식탁 / 아침

 

아침식사중인 준우 부,모, 준우, 준미.

 

준우부 : 어제 총무팀에서 올린 보고서 봤니?

준우 : 어젠 하루종일 청주에 있느라구요.

준우부 : 아직 아트센터가 자리를 잡기전이라 그렇겠지만 오픈하고 두 달 동안 계속 적자야.

준우모 : 나아지겠죠, 뭐. 너무 걱정마세요.

준우부 : 그렇게 느슨하게 있다간 큰일나요. 요새 폐관직전인 갤러리들도 얼마나 많은데.

            준우, 너. 정신 바짝 차리고 겨울시즌 기획 다시 챙겨 봐.

준우 : 예.

준미 : 아버지 너무 빡빡하게 그러지 마세요. 설마 우리 아트센터가 문을 닫겠습니까? 조서방네가 정치경제쪽 인맥이

         얼마나 탄탄 한데요, 그리구 지금 한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성형외과 의사가 예비며느리 아니십니까.

준우 : . . . . .

준미 : 맘을 푹푹푹 놓으세요.

준우부 : 넌 정아미 원장이랑 상견례 상의해봐. 어머님 건강 좋아지시는대로 한번 뵙자고.

            정 뭐하면 우리가 여행삼아 미국으로 갈 수도 있구.

준우 : . . . . . .

준우모 : 정말 그래도 좋겠네요.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준미 : 나도 그때 같이 가 엄마. 가서 우리 쇼핑도 실컷 하자.

준우 : . . . . .

 

 

S#35. 수술실 / 낮

 

아미, 수술중. 신경이 날카롭다.

 

아미 : (신경질적으로) 좀 더 땡겨봐요! 아니 더더! 오늘 왜 이렇게 정신을 놓고 있어! . . .

 

간호사들 눈짓주고 받는다. ‘오늘 왜 저래..... ??'

 

아미 : 15번 블레이드(수술용 칼) 다시 줘요!

 

 

S#36. 성월 사무실 / 낮

 

성월의 기타반주에 맞춰 노래연습중. 가을편지.

 

일동 :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영구는 혼자 필 받아 부채들고 흐느적거리는 춤추며 사무실 돌아 다니고 있다.

 

성월 : 서영구, 분위기 흐리지 좀 말래.

영구 : 나 외로워요. 소개팅 좀 시켜주세요.

성월 : 난 20년째 여자친구가 없거든.

영구 : 사장님처럼 되기전에 저도 빨리 찾아야죠.... 저 어때요? (인상쓰며 고독한 표정 지어보인다) 여자앞에서 이런 표정이면

         필을 딱 받겠죠?

도경 : . . . .(물끄러미 보다가) 소개팅 나갔다가 구속당하고 싶니?

영구 : (소파에 벌렁 누으며) 생쥐도 애인을 만났는데 나는 뭐야...

도경 : !!

성월 : 천사 누나 애인 생겼어?

영구 : 네. 나 외롭다니까요.

도경 : 애인이 누군데? 혹시.......

 

 

S#37. 아트센터 일각 / 낮

 

통화하며 걸어가는 준우.

 

준우 : 이따 저녁 때 집으로 갈께요.

영지(F) : 오늘요?

준우 : 네. 시간 끌 꺼 뭐 있어요?

 

 

S#38. 수퍼마켓 / 낮

 

한 손에 메가폰 잡고 서 있는 영지. 통화중.

 

영지 : 준우씨 부모님은 아세요?

준우 : 아직 얘기 못했어요. 영지씨 아버님 먼저 만나뵙구요.

영지 : 그래요.....

준우 : 그럼 이따 떠나면서 전화할께요. 아 그리구 나 갈때 수돗물 좀 안 나오게 잠가놔요.

 

영지, 미소. 전화 끓고 메가폰 들고 외치는 영지. 주인, 가게 안에서 박스 내온다.

 

영지 : 아아 하나둘 하나둘.... 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동네 수퍼에도 싸고 좋은 물건들 많습니다.

주인 : 어째 오늘은 목청이 더 커진 것 같네.

영지 : 수퍼 매상도 팍팍 오르는거 아시죠?

주인 : 보너스 나간다. 더 해봐.

영지 : 자.... 오늘은 야채부분 세일 들어갑니다. 저녁반찬 미리미리 준비해 가세요. 감자랑 밤도 너무 맛있습니다!

         맛없으면 물러 드려요.

 

도경, 달려온다.

 

도경 : 영지씨! 야.... 얼굴 밝아진 것 좀 봐. 사랑을 하니까 그냥 확 피네. 폈어.

영지 : .......

도경 : 그 날 그 사람이랑 같이 나가서 뭐했는데?

영지 : 뭘하긴.... 그냥 집에 갔죠.

도경 : 두 사람 그날 밤에 전화가 다 꺼져 있더만.

영지 : 고무장갑 살꺼야, 말꺼야.

도경 : 축하해 영지씨. 정말 축하해.

영지 : 뭘 축하한단거야.

도경 : 좋은면서 왜 표정관리는 하고 그래요?

영지 : 쉬운 길은 아니쟎아요.

도경 : 그래도 끝에 얻어질 열매를 생각해봐.

영지 : 그런거 생각하고 시작한거 아니예요.

도경 : 김준우, 다시 봤어. . .그럼 아미씨도 알아요? 두 사람 이렇게 된거?

영지 : . . . .

 

 

S#39. 레스토랑 / 낮

 

준우모, 준미, 아미 식사중.

 

준우모 : 바쁜데 갑자기 불러내서 시간 뺏은 건 아닌지 모르겠네.

아미 : 아니예요 어머님... 바빠도 점심은 먹어야죠. 그리고 오후에 수술도 없어요.

준우모 : 어머님이 아직 비행기를 탈 만큼 회복되신건 아니죠?

아미 : . . . .네.

준우모 : 그래서 말인데 우리가 미국으로 가면 어떨까 싶어서.

준미 : 여행간다 생각하면 우리도 좋죠. 아미씬 미안해 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아도 돼요.

아미 : . . . .준우씨가 별 다른 얘기는 안하던가요?

준우모 : 무슨 얘기?

준미 : 벌써 둘이 날짜 잡은거예요?

아미 : 아뇨.....

준우모 : 우리가 미국으로 어머님 뵈러 가는거, 정원장은 어떻게 생각해요?

아미 : 좋죠!

준미 : 그럴줄 알았어! 그럼 우리가 날짜를 한번 뽑아볼께요.

준우모 : 정원장도 휴가를 만들어봐요.

아미 : 네, 어머님.

준미 : 벌써 한 식구가 된 것처럼 기분이 묘해요.

아미 : . . . .(야릇한 미소). . . . .

 

 

S#40. 영지네 외경/ 밤

 

과일바구니를 든 준우, 조심스럽게 들어선다. 영지, 고무다라이에 있던 물을 퍼 화단에 버리고 있다.

 

준우 : 아버지 계시죠?

영지 : 네. 물도 싹 없애놨어요.

 

비닐에 곱게 싸여 놓여진 책상을 보는 준우.

 

준우 : 책상 뽀개 버렸다더니...

영지 : 빨랑 들어와요.

 

 

S#41. 영지네 마루 / 밤

 

과일 바구니 들고 들어서는 영지와 준우.

달구, 뜨악한 얼굴로 쳐다본다. 영지 영민도 달구 옆에서.

 

준우 : 안녕하셨어요?

달구 : 뭐냐, 넌?

준우 :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바구니 한쪽에 놓으며) 오늘은 봉투 있습니 다. 상품권 넣어왔어요.

달구 : 무슨 인사를 드리겠다는거야.

준우 : 영지씨 남자친구로 인사를 드리러 온겁니다.

영민 : 아저씨 진짜 우리 언니랑 사귈 자신있어요?

영구 : 제주도 엄마 우리 친엄마 아니라고 얘기 아직 안했구나.

달구 :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영지 : 니들은 잠깐 방에 들어가 있어.

 

 

S#42. 영지 방 / 밤

 

방문 앞에서 귀를 쫑긋하고 있는 영민 영구.

 

영구 : 왜 이렇게 조용하지?

영민 : 밥상이 날아갈 때가 됐는데....

영구 : 아버지도 현실에 눈뜨신거 아냐? 나도 사위 덕 좀 보자.

영민 : 저 아저씨가 형부가 되면 나도 어학연수 갈 수 있겠지?

 

 

S#43. 영지네 마루 / 밤

 

찻잔이 놓인 밥상을 내리치는 달구. 영지와 준우는 공손히 달구 앞에 앉아있고.

 

달구 : 그래서 지금 니들 둘이 만나겠다 이거냐? 사귀겠다 이거야?

준우 : 예.

달구 : 허락 못한다면?

준우 : 허락 못 받은 채 만나는거죠.

달구 : 이런 버릇없는 놈. 니 부모님은 아시냐?

준우 : 이제 말씀 드려야죠.

달구 : 퍽두 좋아하시겠다. 얼마전에 가발 쓴 여자가 와서 내 사진을 한바탕 찍어갔는데 그 여자, 누구냐?

준우 : 제 여동생입니다. 사과드립니다.

달구 : 그럼 부모님도 아실꺼 아냐. 얘가 어떤 집 딸인지.

준우 : 상관 없습니다.

달구 : 난 상관있다. 내 딸이 니네 부모한테 서러운 꼴 당하는거 나 못 봐.

영지 : 아버진 준우씨한테 물도 뒤집어 씌웠쟎아.

달구 : 얼씨구, 넌 지금 누구편이냐?

영지 : 아버지가 허락을 하건 안하건 우린 계속 만날꺼예요.

달구 : 저렇게 버릇없는 애가 넌 좋냐?

준우 : 네, 너무 좋습니다. 아버님도 저를 좀 이쁘게 봐주십시오.

달구 : . . . ..(준우가 밉지 않고). . . 상품권 얼마 짜리 가져왔냐?

 

 

S#44. 영지 방 / 밤

 

준우, 영지 차 마시고 있다. 준우, 들러본다.

 

준우 : 책이 반이네요.... 톨스토이 전집도 있네... 난 읽다 말았는데...

영지 : 방이 좁아서 둘이 앉으면 꽉차요.

준우 : 아담하고 좋은데요 뭐.

영지 : 준우씨방은 이 열배쯤 돼죠?

준우 : 아뇨. 내가 무슨 부동산 재벌두 아니구.

영지 : 준우씨 방 어떤지 사진 한번 찍어다 보여주세요.

준우 : 그럴꺼 뭐 있어요. 놀러오면 돼지.

영지 : . . . . .

준우 : 우리 부모님 설득시키긴 좀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요. 시간이 걸린다 뿐이지 힘든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요.

영지 : 네.

준우 : 이번 일요일날 우리집에 올래요? 부모님 그 날 어디가세요.

영지 : 나중에요.... 그렇게 가긴 불안해요.

준우 : 불안하긴 뭐가 불안해요. 밤에나 오실텐데.... 와요, 내가 아침에 데리러 올게.

영지 : . . . . .

준우 : 대답 안하면 뽀뽀한다.

 

준우, 영지와 뽀뽀하려 다가가는데 과자 접시를 든 영민이 문을 벌컥 연다. 두 사람 뽀뽀직전인 모습 보고 놀라.

 

영민 : 난 몰라!

 

문 쾅 닫는다. 닫자마자 바로 영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문을 연다.

 

영구 : 뭐야. . 으쒸. . .

 

 

S#45. 퐁듀 레스토랑 / 낮

 

도경, 아미 식사중. 치즈를 녹이고 있는 냄비에 고기와 야채, 찍어서 먹고 있다.

 

도경 : 아 뜨거.... 이거 특이하네.... 여기 퐁당 빠뜨렸다 먹는거라서 이름이 퐁듀인가봐요.

아미 : . . . .(안 웃고)

도경 : 아... 민망해. 좀 웃어주지.

아미 : (무표정하게 억지로 미소지어보인다) 됐죠?

도경 : 아미씨 안 좋은 일 있죠?

아미 : 아뇨.

도경 : 아미씨가 날 부를 땐 늘 기분 안좋거나, 발을 다쳤거나, 딴 사람들은 시간이 안된다고 했다거나.... 그럴 때 아니예요?

아미 : 맞아요.

도경 : 누가 이렇게 이쁜 아미씨를 속상하게 했어요? 데리고 와요. 여기다 퐁당 빠뜨려 버리게.

         냄비에 쳐넣구 10년동안 꺼내주지 말자구요.

아미 : (웃는)

도경 : 웃었다!

 

30대 중반 여자 한 사람, 아미에게로 다가온다.

 

선배 : 아미 아냐?

아미 : 어머 선배님.....

선배 : 병원 잘되고 있다며? 그 새 더 이뻐졌네.

아미 : 교환교수로 가셨다는 얘기까지 들었었는데.

선배 : 애인이랑 저녁먹는데 내가 실례를 했나보네....

아미 : (강한 부인) 아아뇨. 그냥 아는 친구예요.

도경 : . . . (아미의 강한 부정, 좀 기분이 상하는데)

선배 : (도경에게) 식사하는데 실례해서 죄송해요.

도경 : 아닙니다. 괜챦습니다.

아미 : 우리 의대 선배님이세요. 미국에 잠깐 교환교수로 가 계셨어요.

선배 : 반갑습니다. 나윤진라고 합니다.

도경 : 처음 뵙겠습니다. 최도경입니다.

아미 : . . . . .

선배 : 소개 안해줘?

아미 : 최도경씨구요. 미국에서 MBA를 하고 컨설턴트로 일을 했구, 지금은 사업 준비중이예요.

도경 : . . . . .

선배 : 미국 어디 계셨는데요?

도경 : . . . .

아미 : 시카고요. 선배랑은 정 반대에 있었어요.

선배 : 그럼 나중에 따로 한번 보자. (도경에게) 또 뵈요. (가고)

도경 : 왜 거짓말을 한거예요?

아미 : 도경씨 멋져 보이라구요.

도경 : . . . . . .

아미 : 저 분 남편은 뉴욕 변호사예요. 남편이 저랑 같은 대학 동아리 친군데요, 다섯 살 연상이랑 결혼한거 있죠.

도경 : 친구분들이 다 빵빵하시네요, 아미씨.

아미 : 좀 그렇죠.

도경 : . . . . .

 

도경, 울적하고 기분이 쳐진다.....

 

 

S#46. 거리 지하철 역 근처 / 밤

 

아미의 차, 와서 선다.

 

아미 : 집 근처 까지 가요.

도경 : 아니예요. 여기서 지하철타고 갈께요.

아미 : 그래요 그럼. 잘가요.

 

아미의 차, 떠난다. 도경, 멀어지는 아미의 차 보고 서 있다.

 

도경 : . . . 아미씨는 내가 챙피하죠?

 

 

S#47. 도경 원룸 / 밤

 

도경과 성월, 마주 앉아있다. 소주 놓고 멸치에 고추장, 과자들로 안주삼아.

 

성월 : 월세도 밀려? 너 나 몰래 도박이라도 했니?

도경 : 우리 큰 형이 대출낸 거, 내가 갚아줬쟎아.

성월 : 왜?

도경 : 형네 감자밭을 멧돼지들이 다 망쳐놨대. 통장에 있던 거 박박 긁어 줬어.

성월 : 쯔쯔쯔.... 그럼 방 빼서 그 보증금 들고 전세로 옮겨.

도경 : 월세도 못 내는데 전세로 가라구?

성월 : 열평짜리 반지하중엔 전세로 갈데 있어. 아님 옥탑을 찾아보던지.

도경 : . . . . (우울)....

성월 : . . . . 싫어?

도경 : 다른 사람 앞에서 나를 시카고 출신의 경영 컨설턴트로 소개하는 여자한테 반지하에 산다고 말하고 싶진 않은데....

성월 : 그 여자가 또라이다.

도경 : . . . . . . 나도 멋진 차로 여자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난 니가 좋아 확 끌고 나오고.... 이래봤음 좋겠다.

성월 : 멋진 차야 좀 힘들지만.... 손 잡아 끌고 나오는건 뭐가 어려워.

도경 : 형, 각설이가 대감마님 집에 들어가서 그 집 아씨한테 널 사랑해! 이러면서 끌고 나온다고 생각해봐.

성월 : 멍석말이 감이지. 주리를 틀던가.

도경 : 것 봐!

성월 : . . . (아미 사진 가리키며) 설마 저 사람은 아니겠지?

도경 : (아미사진보며) 30억 횡령. . . 성공했어야 했는데...

성월 : 그럼 저 여자를 횡령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달라붙어서 셔터맨으로 살면 되쟎아.

도경 : (벌컥 화내며) 그러기 쪽팔리니까 하는 소리지. 나는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쟎아.

         내가 저 사람한테 창피한 존재란게 싫어.

성월 : . . . . 너 그러는거 처음본다.

도경 : 다 때려치우고 내려가서 농사나 지을까부다.

성월 : 마을입구에 코타키나바루 이렇게 딱 써붙여. 거기가 코타키나다 생각하고 살면 되지 않니?

도경 : 형. . . 꿈이 이루어지는 사람들은 뭘 먹어서 그런거야?

성월 : (측은하다. 안주 집어주며) ...멸치 먹어.

 

 

S#48. 야외 갤러리 / 낮

 

(삼청동 한스 갤러리도 좋을 듯, 요즘 전시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음. 다른 아담한 갤러리도 좋고)

전시회 오픈행사. 야외테이블에 음료와 다과 준비돼 있고 준우부,모, 아미, 준미 야외 작품들 구경하고 사람들과 인사하고 있다.

 

준미 : 좀 있다 여기서 공연도 있대요. 윤도현 온대. 어쩜 좋아...

아미 : 정말요? 내가 팬인데.

준미 : 나도 무지 좋아하는데.... 몰라몰라...

아미 : 준우씨는 바쁜가봐요?

준미 : 네, 오늘도 출근했어요. 같이 왔음 좋았을걸...

아미 : 가족나들이에 괜히 제가 낀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준우모 : 우린 또 휴일날 괜히 못쉬게 불러낸건 아닌가 걱정하고 있었는데.

준우부 : 여기 관장님이 정원장을 꼭 초대했으면 해서 말한거야.

아미 : 여기 관장님께서요?

 

멋진 중년 신사, ‘어이구 오셨습니까’ 인사하며 다가오고.

 

준우부 : 그렇쟎아도 지금 최관장님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부탁한 분 모셔왔습니다.

관장 : 모임에서 한번 뵜었죠? 김준우 부원장이랑 같이 오셨쟎아요.

아미 : 기억하세요?

관장 : 그럼요. 그날의 여왕 아니셨습니까.

아미 : 감사합니다... 쑥스럽네요.

관장 : 그날 두 분을 보니까 곧 청첩장이 날아올 것 같던데....

준우부 : 예, 곧 초대하겠습니다.

아미 : . . . . . .

 

 

S#49. 준우네 마당 / 낮

 

준우, 영지를 데리고 들어선다. 영지, 긴장되고 불안하다. 들어서며 눈이 동그래져서 둘러본다.

 

영지 : . . . . . .

준우 : 들어와요.

영지 : . . .일 하시는 아주머니도 지금 안계세요?

준우 : 아무도 없다니까요.

 

 

S#50. 준우네 거실 / 낮

 

준우, 영지 들어선다. 영지는 계속 긴장해 있는.

 

영지 : . . . .정말 교수님댁 같네요.

준우 : 그런게 어딨어요.

영지 : (소파를 만지며) 맨날 준우씨가 여기 앉아서 차를 마시고 TV를 보나요?

준우 : 아뇨. 난 내 방에서 거의 안 움직이죠. 여기 나와있음 잔소리 듣거든요.

영지 : (웃고) 네에... .

준우 : 이리 와요, 내 방 보여줄게.

 

 

S#51. 준우 방 / 낮

 

이리저리 둘러보며 방을 구경하는 영지.

 

영지 : 준우씨 방도 예쁘다....

준우 : 어제 새벽3시까지 치운 거예요.

 

준우 책상 한 켠에 놓여있는 준우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본다.

 

영지 : 이건 누가 그린 거예요?

준우 : 그거요? 음. . . . 미국에서 공부할 때 여자친구가요.

영지 : (새초롬) 그걸 왜 여기다 떡하니 놔둬요?

준우 : 영지씨 질투하는구나? 거짓말이예요. 수업시간에 거울보고 자기 얼굴 그리는게 있었어요. 그때 내가 그린거야.

영지 : . . .어쩐지. . .실물보다 잘그리셨더라니....

준우 : 영지씨가 질투하는거 보니까 기분 좋다.

영지 : 피....

준우 : 내려와요. 내가 스파게티 만들어 줄께요.

(E) : 우르릉 쾅! 하고 천둥치는 소리.

 

 

S#52. 야외 갤러리 / 낮

 

비 내린다. 사람들 비를 피해 실내 카페로 들어와 밖을 내다보고 있다.

 

준우모 : 오늘 비 온다는 소리 없었는데.....

아미 : 금방 그칠 비 같진 않은데요.

 

준미, 쪼르르 뛰어오며

 

준미 : 난 몰라... 야외 공연 다 취소됐대요... 윤도현 오늘 못 보나봐... 오후 행사 다 접는대. 저녁 바비큐도 캔슬이구. 짜증나...

준우모 : 어려운 시간 냈는데 정원장한테 미안하네.

아미 : 아니예요 어머니....

준우부 : 이렇게 된거 우리 다 같이 영화나 보고 들어갈까?

준미 : 그러지말구 집에가서 부침개 부쳐서 한잔씩 하죠. 어때요?

준우부 : 그것두 좋겠네. 정원장, 어때?

아미 : 좋아요 아버님.

 

 

S#53. 준우네 부엌 / 낮

 

스파게티 먹고 있는 영지, 준우.

 

준우 : 맛있어요?

영지 : 네.

준우 : 면 더 있으니까 많이 먹어요.

영지 : 네. 설거지는 이따 제가 할께요.

 

밖에서 (마당에서) 준우부, 모, 준미 웃고 얘기하는 소리 들린다.

 

준미(E) : 아우, 뭐야.... 집에 오니까 비가 그쳤네. 으씨.....

 

준우, 영지 흠칫 놀란다. 마주본다.

 

영지 : 어떡해요.. . . 오셨나봐요.

준우 : 왜 이렇게 일찍 오시지?

 

 

S#54. 준우네 거실 / 낮

 

후다닥 뛰어나오는 영지, 준우. 두 사람 허둥지둥.

 

영지 : 내 신발!

 

영지, 현관에서 운동화 집어온다.

 

영지 : 일단 방으로 올라갈께요.

준우 : . . .(허둥대는 영지의 손을 잡는다) 영지씨.... 그냥 인사하죠, 오늘.

영지 : 오늘은 자신없어요. 옷두 이렇게 입었구... 머리도 엉망이구.... 일단 방으로 가요. 빨리요.

준우 : . . . .그래요, 그럼.

 

두 사람 후다닥 올라가고 준우 부모, 아미, 준미 들어온다.

 

 

S#55. 준우 방 / 낮

 

영지, 운동화를 들고 들어온다. 긴장한 듯 서 있다.

 

준우 : 이제 괜챦아요. 신발 내려놔요.

영지 : . . . .(한 쪽 구석에 운동화 놓는다. 잠시 숨 돌린다). . .

준우 : 내 방엔 안 오실꺼예요. 긴장 풀어요, 영지씨. (옆에 와 앉으라는 듯 침대를 툭툭친다)

영지 : (옆에 앉으며) 이따 어떻게 빠져나가죠?

준우 : . . .(영지 허리 감싸안으며) 내가 알아서 할께요. 걱정마요.

영지 : . . . .

준우 : . . .. . .

 

고요한 평화. 준우, 영지 얼굴에 다가간다. 준우, 영지에게 뽀뽀하려는데.

 

준우모(E) : 준우 방에 있니? 벌써 왔어?

 

준우 영지 벌떡 일어나 허둥지둥.

 

영지 : 어떡해요.... 난 몰라.....

준우 : . . . .오늘 인사드리긴 정말 싫어요?

영지 : 안돼요, 오늘은 안돼요. 나 숨을께요.

준우 : (밖에다) 엄마 잠깐만요.... 나 지금 옷 갈아입고 있거든요...

 

영지, 침대 밑을 보고 책상 밑을 보고 왔다갔다하다가 옷장 안으로 숨는다.

문이 열린다. 준우모 들어오고. 준우, 옷장 문을 닫고 침대에 털썩. 태연한 척 괜히 팔 휘젓고 고개 꺾고.

영지는 옷장 속에서 숨 죽이고....

 

준우모 : 집에 언제왔어?

준우 : 좀전에요... 출근했다가 몸이 좀 안좋아서요.... 몸살끼가 있는것도 같구....

준우모 : 누구랑 같이 왔었니? 스파게티 먹은 접시가 두 개 있던데...

준우 : 아... 그거요... 제가 배고파서... 두 그릇 만들어 먹었어요.

준우모 : 응. . .

준우 : 그런데 왜 이렇게 일찍 오신거예요?

준우모 :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오후 행사가 다 취소됐어. 정원장도 같이 왔다. 내려와 봐.

영지 : . . . . .

준우 : 좀 이따 내려갈께요.... 지금 몸도 안 좋고....

준우모 : 어디? 열이 있니? 좀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 그럼. 내가 꺼 내줘?

영지 : !!!!!!!!

준우 : 아아아뇨 아뇨 제가 찾아서 입을께요.

 

 

S#56. 준우네 거실 / 낮

 

거실에 앉아있는 준우부, 아미, 준미.

 

준미 : 엄마는 오빠방에서 뭐하는거야....

아미 : 나 준우씨 방 구경하고 싶은데....

준우부 : 전에 왔을 때 안 봤나?

아미 : 네, 거실에만 있다가 그냥 갔어요.

준미 : 같이 가요. 내가 보여줄께.

 

 

S#57. 준우 방 / 낮

 

준우모 : 잠깐 내려와서 인사는 하고 자.

준우 : ......네. . . .

 

아미와 준미 들어선다.

 

준미 : 아미씨가 오빠 방 보고 싶대서.

준우모 : 그래요, 구경해요.

아미 : 집에 있었네요, 준우씨.

 

옷장 속의 영지, 아미 목소리에.....

 

준우 : 네, 방금 들어왔어요. 몸이 좀 안 좋아서....

아미 : 준우씨 방 이렇게 생겼구나.... 준우씨랑 닮았다.

준미 : 웬일루 이렇게 깨끗하게 정리했냐....

준우모 : 니 오빠가 정리정돈 하나는 잘하는 편이다.

 

아미, 액자도 보고 책도 보고.....

 

아미 : (들러보며) 준우씨는 정말 나랑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아요.

 

영지, 옷장 안에서 숨 죽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준우 : !!

 

영지, 옷장 안이 좁아서 주머니에 있는 전화 빨리 꺼내지 못하고 낑낑 애쓰는.

 

준미 : 오빠 전화는 여기 얌전히 있는데....

준우 : 응? 응. . . 내가 청주에서 전화기를 하나 더 받았거든. 얘가 어디서 울리는 거야....

아미 : . . . . (뭔가 이상한. . . . 시선을 돌리는데 한 구석에 놓여있는 영지의 운동화를 발견한다) !!!

준우모 : 욕실에서 나는 소리 아냐?

준우 : 침대 밑 어디 쳐박혀 있나봐요. 제가 이따 찾을께요.

아미 : 옷장 안에서 울리는 것 같은데요.

영지 : !!!!!!!!!!!

준우모 : 그러게.... 옷장안에 있나본데.

 

준우모, 옷장 문을 연다. 영지가 있다. 놀라 굳은 채 옷장에 쪼그리고 있는 영지의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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