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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남녀] 17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28|조회수303 목록 댓글 0

[비밀남녀] 17

 

 

 

 

 

 

 

 

 

 

S#1. 준우 방 / 낮

 

16부 엔딩 연결로...... 전화벨이 울린다.

 

아미 : . . . . (뭔가 이상한. . . . 시선을 돌리는데 한 구석에 놓여있 는 영지의 운동화를 발견한다) !!!

준우모 : 욕실에서 나는 소리 아냐?

준우 : 침대 밑 어디 쳐박혀 있나봐요. 제가 이따 찾을께요.

아미 : 옷장 안에서 울리는 것 같은데요.

영지 : !!!!!!!!!!!

준우모 : 그러게.... 옷장 안에 있나본데.

 

준우모, 옷장 문을 연다. 영지가 있다. 놀라 굳은 채 옷장에 쪼그 리고 있는 영지. 영지를 보며 깜짝 놀라는 준미, 준우 모.

 

영지 : . . . . .

준우 : . . . .

아미 : . . . . .

 

영지, 옷장에서 나온다. 어정쩡하니 꾸벅하고 인사.

 

준우모 : (준우를 보며 화난) 너 정말......

준우 : . . . .

영지 : . . .죄송합니다.

준우모 : 아가씨, 당장 나가줄래요?

영지 : . . . . .

준우 : 어머니!

준미 : 안돼 엄마. 지금 아빠 거실에 계신데... 또 쓰러지실 일 있어?

영지 : . . . . .

준우 : (영지 보며 측은하고)

준미 : 엄마랑 나랑 아빠를 서재로 모시자.

 

 

S#2. 준우네 거실 / 낮

 

준우부, 소파에 앉아있다가 일어서 움직이며

 

준우부 : 뭐하느라고 이렇게 안 내려와....

 

 

S#3. 준우 방 / 낮

 

준우 : 영지씨는 잘못 없어요. 제가 가자고 데려온거예요.

준우모 : 떳떳하게 인사도 못시킬 꺼 고작 옷장 안에 숨길려고 데려왔니?

영지 : 죄송합니다, 제가 숨은거예요. 오늘은 인사드릴 자신이 없어서요.

준미 : 뭐가 자신 없는데요?

영지 : . . . . .

준미 : 자신 없으면서 오빠는 왜 만나는거죠?

준우 : 준미야!

아미 : 일단 나가죠. 아버님이 이상하게 생각하시겠어요.

 

준우부, 문을 열고 들어오며.

 

준우부 : 무슨 방 구경을 하루종일....(하나)......

 

영지를 보고 놀라 굳는 아버지.

 

준우부 : 아니 아가씨가 여긴......

준미 : 아빠! 진정하시구요.

준우부 : 넌 아침에 출근한다고 나가지 않았니?

준미 : 저 분이 사는 동네로 출근했었나부죠.

영지 : (준미를 원망의 눈초리로 쳐다보면)

준미 : 어쭈..... (영지를 향해 위아래로 눈을 한번 부라린다)

준우부 : 빈 집에 니들 둘이 있었던거야? 왜 우리가 있을 때 못 데려오구 아무도 없을 때 도둑고양이처럼 들어와?

준우 : 죄송합니다.

준우부 : 뭐가 죄송한지는 알고나 있는거냐.

준우 : 나중에 얘기하죠. 영지씨, 나와요.

 

준우, 영지 손을 끌고 나간다.

 

준우부 : 저런 멍청한 놈.....

아미 : . . . . . .

준미 : 아미씨 미안해요.

아미 : 저도 그만 가볼께요. (한 쪽에 놓인 영지 신발을 집어든다)

 

 

S#4. 준우네 거실 / 낮

 

준우, 영지의 손을 끌고 내려온다.

 

영지 : . . .운동화 안 가져왔어요...

준우 : 기다려요, 갖다줄께요.

아미 : (내려오며) 여깄어요. 영지씨 신발.

영지 : (신발 받는다)

아미 : 같이 나가죠. 우리 얘기 좀 해요.

 

 

S#5. 카 페 / 낮

 

세 사람 앉아있다. 웨이츄레스, 커피 세 잔을 놓고 간다.

울적한 준우와 영지에 비해 아미는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지만 재미난 구경꺼리를 보고 있는 듯 조롱하는 듯 가벼운 느낌으로.

 

아미 : (말없이 앉아있다가 픽 웃는다). . . 우습네요. 정말 황당한 시츄에이션이야.

 

준우, 영지 불쾌하고.

 

준우 : 오늘 정말 미안해요, 영지씨.

영지 : . . . .아니예요.

아미 : 준우씨, 영지씨를 사랑한다면서 이렇게 밖에 못하나요? 데리고 와선 고작 옷장속에 숨겨요?

영지 : 제가 숨은거라니까요. 인사드리자고 했는데 제가 싫다고 한 거예요. 오늘은 자신없다구 제가 숨었어요.

아미 : 그렇게 자신없는데 왜 붙들고 있어요?

영지 : . . . . . 좋으니까요.

준우 : . . . . (영지의 말에, 용기에 마음이 짜하고)

아미 : 아까 준우씨 부모님의 반응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요?

준우 : 아미씨. 이건 우리 문제예요.

아미 : 준우씨는 왜 부모님 안 계실 때 영지씨를 데려온거예요?

준우 : . . . . .

아미 : 준우씨도 아직 벽을 넘을 자신이 없는 거쟎아요. 괜히 영지씨만 상처받고 끝나는건 아닐지 걱정돼요.

영지 : 나중 일까진 잘 모르겠구요. 지금은 서로 좋아하고 있다는게 중요 하니까요.

아미 : 그건 스물 다섯 살 서영지한테나 어울리는 생각이구. 영지씨..... 김준우씨를 많이 좋아하죠?

영지 : 네.

아미 : 어떡하나... 난 김준우씨가 필요한데. 꼭 이 사람이랑 결혼을 해야하는데.....

영지 : . . . . .

아미 : 준우씨, 우리 이러면 어때요?

준우 : . . . . .

아미 : 나랑 결혼하고 서영지랑 연애를 하세요!

준우 : !

영지 : !

아미 : 괜챦지 않아요?

준우 : 저 지금 농담할 기분 아닙니다.

아미 : 농담 아닌데.

준우 : 미안해요, 아미씨. 난 정말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싶어요.

아미 : 미치지 않고서야 누군들 싫어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싶겠어요? 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요.

준우 : 날 정말 좋아해요?

아미 : 그럼요.

준우 : 최도경씨가 아니구요?

아미 : . . . . .네, 준우씨가 더 좋아요. 엄마가 돌아가시기전에 준우씨랑 결혼하고 싶어요.

준우 : 좋지도 않은 남자를 자기집 거실에서 재우는 여자도 있습니까?

아미 : 좋다고 다 결혼상대는 아니죠.

준우 : 최도경씨한테 가선 이러실 껀가요? 김준우랑 결혼하고 당신과 연애하겠다.

아미 : 준우씨가 원하시면 그러죠 뭐.

준우 : 영지씨랑 나, 처음부터 쉬울꺼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마음을 열고 나니까 전과는 달라요.

아미 : 준우씨 참 순수하네요. 좋게 말하면 순수하고 있는 그대로 말하면 아직 어려요.

영지 : 말이 좀 지나치시네요 선생님.

아미 : 영지씨, 김준우씨가 고졸에 한달 월급 50만원받는 세차장 직원이어도 지금처럼 좋아했을까?

영지 : 네!

아미 : 그거야 알 수 없지.

영지 : 선생님도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셨음 좋겠어요.

아미 : 내 마음의 소리는 이래. 김준우는 너와 잘맞는 남편감이다, 그 사람을 놓치지마 그 사람과 결혼해.

영지 : 잘 맞는 남편감은 아니지만 조건은 다르지만 저 사람한테 끌려..... 이게 진짜 마음의 소리예요!

아미 : 서영지, 많이 용감해졌네. 옷장에 숨지를 않나 나한테 충고를 다하질 않나....

준우 : 아미씨. 마음속을 한번 더 살펴보세요. 정말 그 안에 내가 있나. 저흰 먼저 일어설께요.

 

준우, 영지의 손을 잡고 나간다.

 

아미 : . . . .부럽네 서영지....

 

 

S#6. 도 로 / 낮

 

달리는 준우의 차. 준우, 영지의 손을 잡는다.

 

영지 : . . . . . .

준우 : . . . . . .

 

준우, 앞만 보고 운전한다. 영지, 준우보며 미소.

 

 

S#7. 영지네 동네 / 낮

 

준우, 영지 걸어올라 온다.

 

준우 : 영지씨, 약속 하나만 해줘요.

영지 : 무슨 약속이요?

준우 : 집에 들어가서 혼자 울지 않겠다구.

영지 : (밝게) 안 울어요.

준우 : 그리고 마음 약해지지 않겠다구 약속!

영지 : 약속! 도장 꽝! (검지 손가락 맞추며) 싸인! (손바닥 스치며) 복사! (나머지 손으로 감싸며) 코팅!

준우 : 코팅까지 했어요! 약속 어기면 큰일나요.

영지 : 준우씨도 나한테 약속하나 해줘요.

준우 : 뭔데요?

영지 : 오늘 일 미안해하지 않겠다구.

준우 : 네.

영지 : 조심해서 가세요.

준우 : 이따 전화할께요.

 

두 사람, 손 흔들고 헤어진다.

 

 

S#8. 영지 방 / 낮

 

영지, 들어와 이불을 쓰고 엎어진다. 흑흑 흐느낀다. 달구와 영구 따라들어온다.

 

달구 : 얘, 너 무슨 일 있었니?

영구 : 야, 너 왜 울어. 그 남자랑 데이트 있다고 나가지 않았어?

달구 : . . .그 놈이랑 싸웠냐? 깨졌냐?

영지 : . . . . .

달구 : 이 놈 자식 지금 어딨냐. 내 당장가서 다리 몽둥이를 동강 분질러 놔야겠다.

영지 : 그 사람 때문에 그러는거 아냐.

달구 : 그럼 뭐땜에 그래?

영지 : 나 땜에 그래, 나 때문에!

영구 : 생쥐 니가 어떤데?

영지 : 나가. 혼자 있을래.

달구 : . . . . . . (문을 닫고 나간다)

 

 

S#9. 준우 사무실 / 낮

 

준우, 들어온다. 의자에 털썩 앉는다.

 

준우 : . . . . . .

 

 

S#10. 도경 원룸 / 낮

 

성월의 기타반주에 맞춰 고개를 똑같이 까딱까딱하며 노래하는 두 사람. 옆엔 날계란 껍질 수북하다.

 

도경.성월 :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모든 것이 다 달라졌어요...

성월 : (기타 쾅치며) 야, 음정 틀렸쟎아.

도경 : 다시 다시.

성월 : 도대체 몇 번을 다시 태어나냐. 지겨워 죽겠다.

도경 : 잠깐! 계란 하나 더 까먹구.

성월 : (계란 뺏으며) 계란 갖고 될 일이 아니다, 이 음치야.

도경 : 노력하고 있쟎아. 음치인 내 운명에 도전하고 있쟎아, 지금. 운명에 도전하는 사람한테 함부로 대하면 벌 받어.

성월 : 별 게 다 운명이다.

도경 : 그녀의 창문아래 가서 근사하게 불러주려면 피나는 연습이 필요해.

성월 : 그럼 뭔가 달라질 것 같아?

도경 : 지성이면 감천! 사람사이에는 말야 묘한 전파가 흐르고 있다니까. 진심이면 통하게 돼 있어. 텔레파시가 있단 말야.

성월 : 그러구 보니까 너 텔레토비 닮았다.

도경 : 농담 아냐. 짝사랑도 오래되면 그 사람하고 인연이 생긴다쟎아. 정말 사람사이엔 묘한 힘이란게 있다니까!

성월 : 좋아! 그럼 그 여자한테 한시간 내로 전화를 하라고 텔레파시를 보내봐. 그럼 믿을게.

도경 : 알았어! (검지손가락을 귀 위로 세우고 눈을 감는다)

성월 : 주문은 안 외워?

도경 : 분신사바 분신사바...

성월 : (걷어차며) 그건 귀신을 부르는거지, 이 화상아.

 

 

S#11. 도로 / 낮

 

달리는 아미의 차. 아미, 핸드폰 버튼을 누른다.

 

아미 : 도경씨! 지금 뭐해요?

 

 

S#12. 도경 원룸 / 낮

 

신나서 통화중인 도경. 성월은 놀라 어벙벙한 표정.

 

도경 : 저야 아미씨가 부르면 언제나 콜이죠. 예, 곧 나가겠습니다.

 

도경, 전화 끓고 좋아서 펄쩍 뛴다.

 

도경 : 봤지? 봤지?

성월 : 거참 신기하네.....나두 해볼까?

도경 : 나는 데이트하고 올게. 비디오 보면서 놀고 있어. 밤에 또 노래연습 하자! (옷장 열고 옷 고른다. 신나서 휘파람)

성월 : (검지 세워 눈감고 텔레파시 보내는)

도경 : 따라하기는.... 아무나 되는줄 아냐. (옷 고르며) 이거 입을 까?

(E) : 성월 핸드폰 벨

도경 : 어! 뭐야! 형도 통한거야?

성월 : (놀라 전화받는다) 여보세요! (전화기 들고 있다가 금방 끓는다)

도경 : 왜 끓어?

성월 : 오빠 뜨거운 밤 원하면 통화버튼 눌러달래. 정보이용료 일분에 5백원 부과된대.

도경 : 엄한데다 보냈구만.

 

 

S#13. 일산 호수공원 / 낮

 

햇빛에 반짝거리는 호수 옆.

도경, 아미 자전거 탄다. 아미, 속도를 내 신나게 달리면 도경 따라가고.

 

도경(E) : 오늘은 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

아미(E) : 도경씨는 누굴 미치도록 좋아해본 적 있어요?

도경(E) : 중학교 때 교생선생님을 미치도록 좋아했었죠.

아미(E) : 그런거 말구....

도경(E) : 그런거 말구는 아직 없죠... 뭐.... 곧 그렇게 될 것도 같구.

아미(E) : 난 아직 없는데.... 죽기 전에 나도 한번 누군가를 미치도록 좋아 해보고 싶어요.

              보고 싶어서 집 앞에서 기다려도 보고, 그 사람 방 옷장 속에도 숨어보고 싶어요.

도경(E) : 제 방 옷장 언제든지 열려있습니다. 필요하심 말씀하세요.

 

아미, 달리는데 앞에 오는 사람 피하려다 비틀비틀.

 

아미 : 어. . .어. . . .

 

아미, 넘어진다. 도경, 얼른 자전거를 버리고 뛰어간다.

 

도경 : 안 다쳤어요?

아미 : 괜챦아요.

도경 : (아미 발목 잡으며) 발목 괜챦아요? 한번 다친덴 또 다치기 쉽단 말야... 발목 한번 움직여봐요. 아프면 빨리 병원가게.

아미 : . . . . . .

도경 : 안 아파요? 괜챦애?

아미 : 발목은 괜챦은데 손톱이 부러졌다...

 

 

S#14. 네일 샵 / 낮

 

나란히 앉아 손톱정리를 받는 도경과 아미.

 

도경 : 좀 챙피하다.

아미 : 요샌 남자들두 많이 받아요.

도경 : (아이처럼 신났다) 아미씨랑 이런거 같이 하니까 대빵 좋아요.

 

원장, 지나가며 인사.

 

원장 : 오랜만에 오셨네요.

아미 : 네, 안녕하셨어요.

원장 : 그동안 바쁘셨나봐요?

아미 : 네.....

원장 : (도경 힐끗보며) 그새 애인 만드느라고 바쁘셨구나.

아미 : 애인 아니예요!

도경 : . . . . . .

 

아미 핸드폰 진동으로 울린다.

 

아미 : 네.... 아, 선배님.... 맞다, 오늘이었지. 깜빡했네..... 많이 모였어요?

도경 : (뭘까 궁금하고)

아미 : 네, 잠깐 들를께요. 근처예요.

도경 : 일 생겼어요?

아미 : 아는 선배가 병원을 여는데 개원식이 오늘이래요. 잠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S#15. 병원 앞 / 낮

 

아미 옆에서 걷고 있는 도경, 난 화분을 들고 걸어온다.

 

아미 : 고마워요 도경씨. 그거 이리 주세요, 이제.

도경 : 나두 같이 들어감 안돼요?

아미 : . . . .

도경 : 이런데 감 공짜로 먹을 수 있쟎아요. 떡두 있고. 나 떡 좋아하는데.

아미 :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지금 의대 선배랑 동기들 왕창 모여 있는데....

도경 : ........애인 아니라고 하면 되쟎아요. 그냥 같은 동호회 친구가 따라 왔다고 그래요.

아미 : . . . .

도경 : 집에서 밀린 빨래 하다가 달려나왔는데 그냥 띡 바로 가라구요? 너무 매정하다, 진짜.

아미 : 그럼 도경씨를 내 맘대로 소개해도 돼죠?

도경 : . . . .

아미 : 와튼 스쿨에서 MBA를 하고, 시카고에서 일하다 온 경영컨설턴트로 소개할께요.

         도경씨는 되도록 말하지 말고 가만히 먹기만 해요.

도경 : . . . (자존심 무척 상하고)

아미 : 허겁지겁 먹지도 말고 구석에서 조용히 떡이나 드시고 계세요, 그럼.

도경 : (화분 내려놓는다) 들어가 보세요. 나 안갈께요.

아미 : . . . . .

도경 : 그냥 까놓고 말해요. 우리 의대 친구들 모이는 자리에 끼기 딸린다구요.

아미 : 네, 딸려요.

도경 : . . . 갈께요.

 

도경, 돌아서 간다. 아미, 미안한데 잡기도 곤란하고.....

 

도경 : . . .(화나고 울적하다. 성큼성큼 걸어간다). . . . .

아미 : . . . . . . .

 

 

S#16. 도경 원룸 / 밤

 

성월, 인터넷 찾아보고 있다. 도경은 침대에 쪼그려 옆으로 누워 있다. 울적.

 

성월 : 와튼스쿨. . . 디게 유명한 학굔가본데....

도경 : 수능 몇점 맞으면 갈 수 있는거야? 농어촌 특별전형도 있어?

성월 : 너 그 여자 만나지마. 사람을 어떻게 그런 식으로 평가하냐.

도경 : 내가 진짜 그 학교 나온 컨설턴트였음 얼마나 좋았을까.

성월 : 그 여자 잊어. 내가 소개팅 해줄게.

도경 : 싫어.

성월 : 관둬. 저 여자 너랑 안 어울려.

도경 : 안 어울리는거 아는데 그래두 좋아. 나 왜 이러냐 형. 아까 잠깐 화는 났는데 그래도 밉지가 않다.

성월 : 또 텔레파시 보내봐 그럼.

도경 : 몰라. 우울할 땐 그것도 안 통해.

 

 

S#17. 아미네 거실 / 밤

 

아미, 들어온다. 핸드폰 본다. 소파에 던져놓고.

 

아미 : 무슨 남자가 바보같이 화도 못내냐.....

 

 

S#18. 준우네 거실 / 밤

 

준우, 현관에서 들어온다. 준우부, 모, 준미 앉아있다.

 

준우모 : 잠깐 이리 앉아.

준우 : 드릴 말씀 없어요.

준우부 : 이리 와 앉지 못해.

준우 : 결혼만큼은 제가 하고 싶은 때, 제가 하고 싶은 사람이랑 하겠다고 예전부터 말씀드렸쟎아요.

준우모 : 여자네 집안이 웬만해야 말이지.

준우 : 그 집 식구들 밝고 성실한 사람들이예요. 앞으로 좋아질꺼예요.

준미 : 엄마, 오빠가 그 여자를 진짜루 좀 좋아하는 것 같아요.

준우모 : 니가 사춘기 어린애니? 좋다고 아무나 막 사귀게?

준우 :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예요. 제 뜻대로 하게 해주세요.

준우모 : 니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결정이니까 절대 그렇게 못해.

준우 : 제 인생 제가 살고 제가 택한 여자랑도 제가 삽니다.

준우모 : 정원장한테 내일 당장 사과해.

준우 : 아미씨와는 결혼하지 않겠습니다.

준우부 : 너 그럴거면 집에서 나가라.

준우 : . . . . .

준우부 : 그렇게 네 멋대로 굴꺼면 이 집에서 나가.

준우 : . . . 예! (2층으로 올라가고)

준미 : 돌았구나!

 

 

S#19. 준우 방 / 밤

 

준미, 들어온다. 준우, 여행 가방에 옷 싸고 있다.

 

준미 : 어머! 어머 오빠 왜 이러니.. 정말 집을 나갈 셈이야? 애들처럼 이러지 마, 속이 터져 죽겠다 정말.

준우 : 참견하지말구 나가.

준미 : 오빠! 내가 사랑을 모르는 사람도 아니구.... 오빠 맘 이해해.

준우 : . . . . .

준미 : 오빠 그럼 정아미랑 결혼하구, 서영지랑 바람을 피워. 그럼 모든게 다 해결돼.

준우 : 너처럼 사는거 행복한거 아냐 준미야.

준미 : 그럼 오빠는 걔랑 살면 행복할꺼 같애?

준우 : 응.

준미 : 오빠, 정말 어리다. 막상 살아봐 그런거 없어. 결혼은 그냥 살기 편한 사람이랑 하는거야 이 바보 맹추야.

준우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살기 편한 사람이야.

준미 : 쯔쯔쯔.... 저 철딱서니를 어쩌면 좋을꼬....

 

 

S#20. 준우네 거실 / 밤

 

준우, 가방들고 나온다. 준미 따라 내려오고.

 

준우모 : (기막힌) 세상에. . .쟤 좀 봐. . . . .

준우 : 죄송합니다.

준우부 : 자식이기는 부모없다고, 네 멋대로 행동 하나본데 어디 맘대로 해봐. 너도 알겠지만 난 자식을 이기는 부모다.

준우모 : 당장 방으로 올라가지 못해. 그런 여자애 하나 때문에 엄마 아버지를 이렇게 실망시켜야겠니.

준우 :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예요. 그냥 그런 여자애가 아닙니다.

준우부 : 나가! 니 맘대로 살아봐.

 

준우, 나간다.

 

준우모 : 저런.... 나쁜 녀석 같으니라구.

준우부 : . . . .

준미 : 걱정마세요. 오빠 분명히 제 발로 다시 돌아올꺼예요.

 

 

S#21. 준우 사무실 / 밤

 

어두운 사무실, 준우 들어와 불을 켠다. 한 쪽에 가방놓고.

준우, 마음 한 켠 홀가분하기도... 소파 의자에 눕는다.

 

 

S#22. 영지 방 / 밤

 

통화중인 영지.

 

영지 : 집에서 꾸중 많이 들으셨죠?

준우(F) : 아뇨. 아무 말씀 없으시던데요.

영지 : 정말요?

준우 : 네. 슬슬 져주실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신경쓰지말고 푹 자요.

영지 : 네.....

준우 : 영지씨 약속 지켰죠? 안 울었죠?

영지 : 그럼요.

준우 : 잘했어요. 그럼 이제 코 자요.

 

 

S#23. 준우 사무실 / 밤

 

준우,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소파에 누워 쟈켓을 덮고 눕는 준우.

 

준우 : 담요 한 장 사다놔야겠네. . . .

 

 

S#24. 영지방 / 밤

 

어두운 방. 영지 자고 있다. 옷장 문이 열리면서 준우모와 아미가 노려보며 서 있다.

영지, 벌떡 일어난다. 꿈이다.

 

영지 : . . . . . .

 

 

S#25. 아트센터 일각 / 밤

 

편한 옷차림, 칫솔 들고 걸어오는 준우. 출근하던 은희와 마주친다.

 

은희 : 부원장님....

준우 : 일찍 출근하네요.

은희 : 여기서 주무셨어요?

준우 : 원장님한텐 모르는 일로 하세요.

은희 : . . . . .?

 

 

S#26. 도경 원룸 / 아침

 

자고 있는 도경. 집 전화벨이 울린다.

 

도경 : 여보세요..... 형? 응.... (놀라) 아버지가? 많이 다치셨어? (화를 버럭) 아니 내가 담벼락 흔들흔들하다고 손봐야 한다고

         몇 번을 말했냐. 그것까지 서울에 있는 내가 내려가서 고쳐줘야 돼?

 

 

S#27. 고속버스 안 / 낮

 

달리는 버스 안. 울적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도경. 주머니에서 핸 드폰 진동으로 울린다. 꺼내보면 발신자 정아미.

 

도경 : . . . .

 

받지 않는다.

 

 

S#28. 아미 진료실 / 낮

 

아미, 전화기 든 채

 

아미 : . . . .화가 많이 났나.....

 

노크소리 나고 준미 들어온다.

 

준미 : 혹시 오빠한테 전화하고 계시는건가요?

아미 : 아닌데요.

준미 : 다행이예요.

 

찻잔 놓고 마주 앉아있는 아미와 준미.

 

준미 : 어제 일은 정말 미안해요. 오빠 대신 내가 사과할께요.

아미 : 준미씨한테 사과 받을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준미 : 왜요.... 전 벌써 한 식구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미 : 어제 준우씨가 별말 없었어요?

준미 : 무슨 말을 하겠어요, 자기도 뒤죽박죽일텐데.... 두 사람 만나면서 이제 아 이게 아니다.... 싶은 일들이 매일 생길꺼예요.

         금방 지치고 돌아올게 뻔하니까 아미씨는 오빠한테 연락도 하지말구 그냥 내버려두세요.

아미 : 영지씨가 상처받을까봐 좀 걱정돼요.

준미 : 그러면서 크는거죠. 냅두세요.

아미 : 두 사람 정말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아요.

준미 : 좋아한다구 다가 아니쟎아요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우리 오빠가 철이 좀 덜 나서 현실 파악에 늦어요.

         그러니까 너무 노여워마시구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곧 돌아오게 돼있습니다.

아미 : 그럴까요?

준미 : 그럼요. 저를 보세요. (힘주어) 연애는 연애고, 결혼은 결혼이죠. 며칠내로 어머니가 그 집에 가서 단단히 타이르실 꺼예요. 아미 : . . . . .

 

 

S#29. 도경의 시골집 / 낮

 

도경, 양손에 선물을 잔뜩 들고 걸어간다. 허리에 복대를 하고 밭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보고 깜짝 놀라.

 

도경 : 아버지!

칠복 : 응, 막둥이 왔냐.

도경 : 다쳤다면서 왜 나와서 이러구 있어.

칠복 : 허리 조금 삐끗한거야. 살살 움직여줘야 빨리 풀리지.

도경 : 아버지땜에 못살아 내가.

칠복 : 넌 직장은 어떡허구 내려왔어.

도경 : 잠깐 휴가냈어요.

칠복 : 그랬다가 누가 책상 치워버리면 어쩔려구.

도경 : 아버지 아들 그렇게 맹맹한 취급 안 받아요. 걱정하지마.

칠복 : 점심 안먹고 왔지? 어여 가서 밥 먹어.

도경 : 아버지 이리 나와요. 내가 할게.

칠복 : 됐어. 비싼 옷 버려.

도경 : 줘, 이리!

 

도경, 옷을 벗고 땅을 파기 시작한다.

 

칠복 : 뭘 또 이렇게 사왔어.

도경 : 아버지 좋아하는 한과도 있어. 빨랑 가셔 드셔요.

칠복 : 이 비싼걸..... 느이 엄마두 좋아하겠다.

도경 : (칠복이 좋아하는걸 보고 웃는)

 

 

S#30. 청주 전시장 / 낮

 

준우,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악수하는.

 

준우 : 수고 많으셨습니다.

 

 

S#31. 준우 사무실 / 낮

 

준우, 들어오며 통화중.

 

준우 : 영지씨, 오늘 저녁에 공연하나 같이 봐요.

 

 

S#32. 수퍼마켓 / 낮

 

영지, 라면박스에서 라면을 진열대에 바쁘게 쌓으며 전화받는 중.

 

영지 : 오늘 저녁엔 일해야 하는데요.

준우 : 일이요? 무슨 일이요?

영지 : 이틀동안 아르바이트를 못했쟎아요. (딴 짓) 사장님! 여기 한 박스만 더 갖다주세요. 아니 그거 말구 매운탕면으로요. . .

         매운탕면이요!

준우 : . . . . . . 영지씨. . . .

영지 : 오늘은 힘들 것 같아요.

준우 : 오늘이 마지막 공연인데.... 아르바이트는 내일부터 하면 안 돼요?

영지 : 너무 많이 빠짐 안좋죠.

준우 : 이거 진짜 표 구하기 힘든 공연인데.....

영지 : . . . .(갈등). . . .

준우 : 딴 사람이랑 가기도 싫구 혼자 가기도 섭섭하단 말이예요. 영지씨도 이거 보면 동화쓰는데 도움될텐데.

영지 : . . .그래요, 같이 가요 그럼.

준우 : 그럼 여섯시에 만나는걸로 하구 내가 다시 전화할께요.

영지 : 네. (전화 끓는다)

 

 

S#33. 공연장 로비 / 밤

 

한 쪽에 꽂혀있는 공연안내 리플렛들을 보고 서 있는 준우. 민혁, 걸어오다가

 

민혁 : 어! 야, 김준우!

준우 : 야, 너 여기 웬일이냐.

민혁 : 문화생활 좀 하러왔지.

준우 : 혼자 왔어?

민혁 : 아니 엄마 아버지 모시고.

 

영지, 손수건에 손 닦으며 오다가 두 사람을 본다. 다가오는데.

 

민혁 : 넌 누구랑 왔어? 아미씨랑 왔냐?

영지 : !

준우 : (영지 눈치가 보이는) 아니.... 내 여자친구랑.

민혁 : 아미씨가 여자친구 아니었어?

준우 : 인사해, 서영지씨. 영지씨, 이쪽은 미국에 있을 때 같이 공부했던 친구 윤민혁이요.

영지 : 안녕하세요.

민혁 : 네.... 처음 뵙겠습니다. ... (의아하다는 듯 준우를 보는)

준우 : 조만간 정식으로 소개할게. 밥 한번 먹자.

민혁 : 낼 저녁 어때? 나 다음주에 유럽으로 출장을 가는데....

준우 : 내일? 영지씨 내일 시간 괜챦죠?

영지 : . . . .네.

준우 : 그럼 내일 만나지 뭐. 장소는 다시 통화해서 잡구.

민혁 : 그래 그럼. (영지에게) 공연 재밌게 보세요.

영지 : 네....

준우 : 전화할게.

영지 : 저 분이 아미선생님은 어떻게 알아요?

준우 : . . .우연히 한번 본적 있어요. 시작하겠다. (영지 손 끌며) 들어가요.

 

 

S#34. 준우 방 / 밤

 

준우부, 빈 방에서 서성거린다. 준우 사진 액자도 보고.....

 

준우부 : . . . . .

 

준미 들어온다. 아버지를 보고 깜짝 놀라

 

준미 : 아빠.. ..여기서 뭐하세요....

준우부 : 세타랑 잠바가 그대로 있구나. 니 오빠 지내는데 알면 좀 갖다줘라. 날도 차지는데.... (나가고)

준미 : . . . . . .

 

 

S#35. 공연장 앞 / 밤

 

영지, 준우 걸어나온다.

 

준우 : 재밌었죠? 오길 잘했죠?

영지 : 네.....

준우 : 차 한잔 하고 갈래요, 그냥 갈래요?

영지 : 오늘은 먼저 들어가세요.

준우 : 왜요, 집까지 데려다줄께요.

영지 : (PDA 꺼내들며) 저 일하다 들어갈께요.

준우 : 지금요?

영지 : 네, 지금부터 새벽 2시까지가 피크예요.

준우 : 난 영지씨가 그거 안했음 좋겠는데.... 위험하기도 하구...

영지 : 제 명함 못 보셨어요? 여성운전자를 위한 대리운전이쟎아요. 여자만 해서 안 위험해요.

준우 : 다른 아르바이트는 없나.... 차라리 베이비시터 같은 건 어때요?

영지 : 아르바이트긴 하지만 그래도 제가 택한 일이예요. 나름대로 얻어듣는 것도 많고 사람들 구경하는 것도 재밌어요.

준우 : . . . .그래요, 그럼. 저 앞까지만 같이 가요.

 

두 사람, 손잡고 걸어간다.

 

준우 : 일찍 들어가요. 집에가서 전화할께요.

영지 : 네. (PDA보며) 어? 근처에 하나 떴다. 저 가볼께요.

 

영지, 뛰어가고. 그런 영지를 딱한 듯 바라보고 서 있는 준우.

 

 

S#36. 거 리 / 밤

 

영지, 통화하며 뛰고 있다.

 

영지 : 네, 바로 근처에 있어요. 3분 내로 가겠습니다.

 

영지, 뛰어가고.

 

 

S#37. 준우 사무실 / 밤

 

스탠드만 켠 방. 준우, 소파에 누워있다가 일어나 앉는다. 준우, 핸드폰 버튼 누른다.

 

준우 : . . . . (신호 가는데 받지 않는)

 

 

S#38. 거 리 / 밤

 

조수석에서 진동으로 울리는 핸드폰. 영지, 음주운전 측정중이다.

 

영지 : (후 분다)

경찰 : 다시 한번 불어주십시오.

영지 : (후)

경찰 :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39. 준우 사무실 / 밤

 

걱정스런 표정으로 전화들고 있는 준우.

 

준우 : 무슨 일 있나. . .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 . .

 

 

S#40. 거리 일각 / 밤

 

영지, 차 뒷 문을 열고 서서 술 취한 젊은 여자를 흔들어 깨우고 있다.

 

영지 : 손님.... 까페골목 도착했는데요. 손님. . . .

여자 : . . . .(잠들어 있는)

영지 : 손님.... 정신차려보세요.....

여자 : 언니..... 나 커피 한잔만 뽑아다 줘.

 

 

S#41. 준우 사무실 / 밤

 

준우, 버럭.

 

준우 :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요. 걱정했쟎아요.

 

영지, 거리 일각. 차 옆에 서 있다. 차문 열고 자판기 커피 마시고 있는 여자.

 

영지 : 일하다보면 전화받기 어렵죠.... 미안해요.

준우 : 지금 두 신데 언제 들어갈꺼예요?

영지 : 지금 하나 걸린 것만 더 하구요.

준우 : 어디가는건데요?

영지 : 연희동이요.

준우 : 거기까지 갔다가 언제 집에 갈려구 그래요.

영지 : 차 안막혀서 금방 갈 수 있어요.

준우 : 그럼 연희동에서 만나요, 내가 데려다 줄게.

영지 : 그러지 마세요, 저 불편해요.

준우 : 내 마음은 더 불편해요. 나 지금 출발할께요. 연희동 근처 가서 전화할께요.

 

준우, 전화 끓고 일어나서 옷 갈아입는다.

 

 

S#42. 거 리 / 밤

 

준우의 차, 달리고. . . . 영지가 운전하는 차도 달려온다.

 

 

S#43. 포장마차 앞 / 밤

 

준우, 서 있다. 시계보고 있다. 영지, 달려온다.

 

영지 : 왜 이시간에 나오구 그래요... 미안하게.

준우 : 피곤하죠?

영지 : 아뇨.

준우 : 출출하진 않아요?

영지 : 배고프죠. 우리 우동 먹어요. 제가 쏠께요.

 

준우, 영지 우동먹고 있다. 영지, 아주 달게 허겁지겁. 국물도 마시고.

 

영지 : 아줌마! 국물 좀 더주세요.

준우 : . . . (측은). . .닭똥집도 먹을래요?

영지 : 됐어요. 밤에 소화 안돼요.

 

아줌마, 국물을 더 갖다주고. 영지, ‘감사합니다’ ....

 

영지 : 오늘도 재밌는 사람이 하나 탔어요. 저보다 두 세살 많아 보이는 여잔데 카페골목을 가자는거예요.

         술이 취해서 곯아 떨어져 있다가 정신 차리더니 자기가 왜 여길 오자고 했는지 너무 싫대요.

준우 : 왜요?

영지 : 작년에 남자친구랑 헤어진 곳인데 술취하면 자기도 모르게 그리간대요..... 너무 슬프죠?

         봐요, 이런 얘기도 듣게 되고... 이 일이 얼마나 재밌는데.

준우 : 다른 일 중에도 재밌는거 많은데.....

영지 : (시계보며) 어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아줌마, 여기 얼마예요?

아줌마 : 5천원!

영지 : (주머니에서 돈 꺼내는데)

준우 : 여기요. (돈을 낸다)

영지 : 이건 내가 살꺼예요. 아줌마, 이걸루 받으세요.

준우 : 됐어요. 오늘 얼마나 벌었다구 우동값을 내요.

영지 : 맨날 얻어먹기만 하는데 이 정도는 내가 내게 해주세요.

준우 : 나와요. 잘 먹었습니다.

영지 : . . . .

 

 

S#44. 영지네 동네 / 밤

 

헤어지는 두 사람.

 

준우 : 들어가서 푹 자요.

영지 : 출근할려면 피곤하시겠어요.

준우 : 괜챦아요. 잘 자요!

 

영지, 집 쪽으로 걸어가고. 준우, 한참을 보고 서 있다.

영지, 돌아보며 손 흔들고.

 

 

S#44-1. 아트센터 외경 / 낮

 

 

S#45. 준우 사무실 / 낮

 

준우, 의자에 앉아 졸고 있다.

 

은희 : 부원장님!

준우 : . . . . . .

은희 : (큰 소리로) 부원장님!

준우 : (화들짝 놀라 전화를 집어든다)

은희 : 어제 잠 못 주무셨어요?

준우 : 잠깐 졸았네.....

은희 : 점심시간에 시간 좀 내달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준우 : 아, 맞다. 나갑시다!

 

 

S#46. 백화점 명품관 / 낮

 

준우와 은희, 여자 옷을 고르고 있다. 야한 옷, 드레스... 이것저것 열심히 골라보는 준우.

 

은희 : 누구 선물 고르시는건지 물어봐도 돼요?

준우 : 있어요.

은희 : 누군지 알 것 같아요. 이거 잘 어울리실 것 같은데....

준우 : 이쁘네요.

 

준우, 구두도 고른다. 은희, 몇 개를 골라 내놓는다.

 

준우 : 둘 다 이쁘네요.... 다 주세요.

 

 

S#47. 수퍼 앞 / 낮

 

영지, 자전거에 상자 싣고 있다.

 

영지 : 이건 예림아파트 3동 갈꺼구... 이건 12동 가는거....

 

재순, 온다.

 

재순 : 바뻐?

영지 : 너 잘왔다. 그 쪽 상자에다 우유랑 빵 좀 담아줘.

재순 : (상자에 담으며) 저녁에 찜방 같이가자.

영지 : 나 오늘 약속있는데.

재순 : 그 남자?

영지 : 응, 친구랑 저녁먹재.

재순 : 진짜? 친구한테까지 소개하는걸 보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한단건데.

영지 : 응......... 열심히 만나고 있어.

재순 : 잘됐다. 언제 나한테도 소개해줘.

영지 : 그래 보여줄께..

재순 : 야, 그리구 이런 아르바이트도 관둬. 마이너스 통장으로 먹고 살아, 그냥. 그 남자가 다 갚아주겠지.

영지 : 시끄러. 그거나 빨리 실어!

 

영지, 상자를 붙들어 매고 자전거 타고 나간다.

 

재순 : 서영지, 너 이제 팔자폈다!

 

 

S#48. 준우 사무실 / 낮

 

준미, 소파에 놓인 담요를 본다. 한쪽에 놓인 츄리닝 같은 옷가지, 헤어젤과 치약 칫솔 면도기도 놓여있다.

 

준미 : . . .쯔쯔. . . . 이게 무슨 꼴이니...

 

준우, 들어온다.

 

준미 : 여기서 먹고 자는거야?

준우 : 엄마 아버지한텐 모른 척 해.

준미 : 오빠 지금 스스로가 디게 멋지다고 생각하지? 쟌다르크라도 된거 같지?

준우 : 엄마 아버지한테 죄송한 마음 물론 있지만, 나 지금 편하고 좋아.

준미 : 그게 언제까지 갈까 과연.

준우 : 넌 살면서 니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한번이라도 솔직해 본적 있어?

준미 : 있지.

준우 : 그래서 닥터 조랑 결혼했니? 선보고 몇 달도 안돼서, 니가 좋아하는 타입도 아닌데?

준미 : 나 그 때 솔직했지. 내가 미치도록 사랑하진 않지만 남편감으론 좋겠다, 그래서 결혼한다... 오빠한테도 말했던거 같은데.

준우 : 그래서 맨날 한 눈 파는구나. 장하다.

준미 : 오빠 마라톤 해봤지? 마라톤 나갈 때 이쁜 구두 신고 뛰는 사람봤니? 파티복 입고 뛰는 사람 봤어?

         폼새는 없어도 편한 옷 입고, 편한 운동화 신고 뛴다구. 결혼은 마라톤이야. 백미터 달리기도 아니구, 파티도 아니구

         길고도 지겨운 마라톤이라니까.

준우 : 비유가 좀 틀린 것 같다.

준미 : 내 충고를 받아들여. 정아미랑 결혼하고 서영지랑 연애를 하라니까.

준우 : 나한텐 연애랑 결혼 다르지 않아.

준미 : 요즘 이혼이 왜 그렇게 많은 줄 알아? 다 오빠처럼 순진한 사람들이 겁없이 덤벼서 그래.

준우 : 넌 니 방식대로 살아. 난 나대로 살께.

준미 : 난 남편 월급갖고 편하게 살면서 몰래 연애도 다 해. 오빠처럼 둘중 하나를 택하면서 하나를 희생하지 않는다구.

준우 : 그건 둘 다 소중하지 않단 말이지. 너 그 따위로 살지마.

준미 : 나중에 제 정신 차렸을 때 오빠 엄청 쪽팔릴꺼야.

 

 

S#49. 영지네 마당 / 낮

 

준우모, 들어온다. 영민, 평상에서 책보고 영구 마당에서 빨래 널고 있다.

 

준우모 : 실례합니다. 여기가 서영지씨 댁 맞죠?

영민 : . . . . .?

영구 : (위 아래로 준우모를 훑어본다) 누구세요?

 

 

S#50. 영지네 마루 / 낮

 

준우모, 달구 찻상두고 마주 앉아있다.

 

달구 : 그러니까 날 찾아온 이유가 당신네 아들이랑 내 딸을 만나지 못하게 해달라는거 아닙니까.

준우모 : . . . .저도 이런 말씀드리기 불편합니다.

달구 : 젊었을 때 연애 안해보셨습니까? 부모가 하지 말란다고 연애질이 끓어집디까?

준우모 : 한번도 부모 뜻을 어긴 적이 없던 제 아들이 집을 나갔습니다.

달구 : 허허.... 그 녀석 강단이 있구먼요. 보기와는 다르네....

준우모 : 저희는 댁의 따님과 제 아들이 교제하는 것도 받아들일수 없고 결혼은 더더욱 용납할 수 없습니다.

달구 : 나한테 와서 이러지말구 댁의 아드님을 잡아 족치면 될꺼 아닙니까. 만나지 말라구.

준우모 : (봉투 꺼내놓는다) 이거 얼마 안되지만 받아주세요.

달구 : 이게 뭡니까? 돈인 모양인데 우리 밥 세끼 충분히 먹고 삽니다.

준우모 : 댁의 따님이 무슨 욕심을 품고 우리 준우를 안 놓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받아주세요.

            그리고 따님 마음 좀 돌려주십시오.

달구 : 얼마 넣었수? 난 1억 이하는 안 받습니다.

준우모 : . . .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다가 일어선다) 가보겠습니다.

달구 : (버럭) 남편이 철학교수라면서 이따우 짓 밖에 못해요? (던지며) 이거 가져가슈, 확 찢어 버리기 전에.

준우모 : . . . . .

 

 

S#51. 영지네 마당 / 낮

 

영민, 서 있다. 준우모, 나오다가

 

준우모 : 서영지씨 동생인가요?

영민 : 네, 그런데요.

준우모 : (봉투주며) 이거 언니 전해줘요.

영민 : 아니예요. 언니가 안 받을꺼예요.

준우모 : 그럼 아가씨가 갖던가.

 

준우모, 나간다. 영민, 봉투 들고 있다가 품 안에 샥 넣는다.

 

 

S#52. 시골집 근처 밭 / 낮

 

도경, 삽으로 흙 파고 있다. 까만 고무신에 늘어진 츄리닝 바지 헐렁한 셔츠, 목에는 수건을 감았다.

열심히 흙 파고 돌 골라내는데 옆에 놓은 전화기 울린다. 발신자 보면 정아미.

 

도경 : . . . . .

 

도경, 받지 않는다. 더 열심히 미친 듯이 땅을 파고 있는데 문자메시지 도착음.

도경, 핸드폰을 펴 본다.

 

아미(F) : 도경씨! 도와줘요. 이복언니들이 온대요.

 

도경, 삽을 툭 던지고 후다닥 뛰어가고.

 

 

S#53. 시골길 일각 / 낮

 

도경, 뛰고 있다. 저만치서 아버지 자전거 타고 온다.

 

도경 : 아버지!

칠복 : 너 밭 고르다 말고 어디가?

도경 : 자전거 좀 빌려줘. 아버지. 빨리 빨리.

 

도경, 아버지의 자전거를 뺏어타다시피한다.

 

칠복 : 이 녀석이 왜 이래. . .

도경 : 아버지, 이거 버스정류장 앞 방앗간에서 찾아가. 거기다 놓고 갈게.

칠복 : 읍내 나가냐?

 

도경, 열심히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논둑을 가로 질러 달려가는 자전거.

 

 

S#54. 시골 버스정류장 / 낮

 

버스 떠난다. 도경, 뛰어가며 소리친다.

 

도경 : 스톱! 거기 서요! 스톱!

 

버스, 멀어지고. 도경, 낭패스러운.

 

도경 : 아흐. . . .40분마다 한번씩 오는거 아냐 저거......

 

 

S#55. 시골 도로 / 낮

 

인심좋아 보이는 아저씨들이 탄 트럭 달려간다. 뒤에는 쌀 푸대자루 몇 개 놓인 트럭 한 구석 도경이 앉아있다.

 

도경 : 아저씨! 좀 더 밟아요 좀.

 

트럭 달려가고.

 

 

S#56. 거 리 / 낮

 

사람들을 헤치고 농사꾼 복장으로 거리를 달리는 도경. 이마에서 땀이 비오듯 한다.

뛰다가 고무신 한짝이 벗겨진다. 다시 달려와 신을 신고 뛰는.

 

 

S#57. 아미 진료실 / 낮

 

아미, 화려하게 꾸민 여자와 상담중이다.

 

아미 : 무대에 서시는 분이라... 아무래도 윤곽이 뚜렷해 보이면 좋긴 좋죠.

         다른 분 같으면 안하셔도 된다고 말릴텐데 혜선씨 같은 경우는....

 

문 벌컥 열리고 도경, 뛰어들어온다. 숨 헐떡 헐떡.....

아미, 도경을 위아래로 본다. 까만 고무신에 추레한 차림, 땀 범벅이 된 얼굴.

 

아미 : . . . . .

도경 : (헉헉) . . .미안해요... 많이 늦었죠? (헉헉) . . .아직 안 왔어요? 아님 벌써 다녀갔어요?

아미 : 상담중이예요. 잠깐 나가계세요.

도경 : . . . .

아미 : 상담중이라니까요.

도경 : (헉헉) ....구조요청 했쟎아요. 그래서 지금 별짓 하다면서 달려왔는데....

아미 : 조금 이따 얘기해요. 지금 상담중이라쟎아요.

도경 : (버럭 화내는) 야, 정아미!

아미 : . . . .(환자에게) 잠깐 밖에서 기다려주실래요? 죄송합니다.

 

환자, 나가고.

 

아미 : 연락이 하도 안돼서 문자 보내봤어요.

도경 : (화가 치미는) 뭐요?

아미 : 나한테 섭섭해서 전화도 안받는 것 같은데... 그저께 일 때문에 그러나 물어볼려구 그랬죠. 이복언니를 팔면 올꺼 같아서.

도경 : 당신 미쳤어?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여?

아미 : . . .(차가운) 소리 좀 낮춰요. 밖에서 듣겠어.

도경 :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어떻게 볼지 그렇게 신경쓰여?

아미 : 응, 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살거든.

도경 : 왜?

아미 : 당신보단 가진 게 많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도 많으니까.

도경 : 뭘 가졌는데? 돈? 학벌? 미모? 그러면 뭘하나 당신 마음엔 솔직함도 없고, 사랑이 뭔지 알아보는 눈도 없는데.

아미 : 너는 있니?

도경 : 나 지금 시골집에서 땅 파다가, 목숨걸고 달려왔어. 당신이 또 얻어 터질까봐.

아미 : . . . . .

도경 : 당신, 딴 남자한테는 구조요청 못하쟎아. 특히 당신이 잘 보이고 싶은 김준우같은 사람한텐

         죽었다깨도 못하쟎아. 쪽팔려서.

아미 : 맞아.

도경 : 나야 잘 보일 필요도 없구, 전화 한통이면 어디서든 달려오구 마당쇠처럼 부릴 수 있으니까.

아미 : 최도경씨도 알고 있던거 아닌가요?

도경 : 당신은 이중적이야. 내가 편하고 싫지 않으면서도 남들한텐 내가 창피한거야.

아미 : . . . 그러는 너는? 왜 내 옆에서 맴돌았니?

도경 : 니가 좋아서. 니가 너무 이뻐서!

아미 : 그게 다니?

도경 : . . . . .

아미 : 그게 다냐구.

도경 : 아니, 다 아니야. 돈 잘버는 의사에다 폼나 보여서. 그것도 이유야. 아니 이유였어! 처음엔 너한테 그래서 끌렸어.

         널 잡고 싶었어. 그런데 점점.... 내가 널. . . .너 때문에 내 마음이. . . .

아미 : . . . .

도경 : 관두자. 니 맘대로 생각해.

아미 : 와줘서 고마워. 거짓말해서 미안하구.

도경 : 이젠 다시 안 온다! 니가 언니들한테 얻어터지건 말건 언니들이 널 죽이건 말건 안 와. 나랑 상관없어. (나간다)

아미 : . . . . . .

 

 

S#58. 거리 / 낮

 

도경, 힘빠진 채 걷고 있다. 멈춰서서 고무신을 벗어 턴다. 속에서 흙이 한웅큼 우수수 떨어진다.

 

도경 : . . . . .

 

 

S#59. 시골길 / 밤

 

도경, 걷고 있다. 슬프다.... 소매자락으로 눈물을 한번 훔친다.

도경, 고개 숙인 채 걷고 있는데 저만치 어둠속에 서 있던 아버지가 부른다.

 

칠복 : 막둥아. . . .

도경 : 어? 아부지 왜 나와 있어.

칠복 : 니가 안 와서....

도경 : 내가 뭐 어린애냐. 안 온다고 나와있게.

칠복 : . . . . 울었니?

도경 : 아뇨. 내가 왜 울어.

칠복 : 눈가가 뻘건데.

도경 : 먼지가 들어가서 그래. 아부지 우리 손잡고 가자.

 

도경, 아버지 손 잡고 흔들며 걷는다.

 

칠복 : 도경아...

도경 : 왜 아부지?

칠복 : 울지마.....

도경 : 안 울었다니까요.

 

 

S#60. 아미 진료실 / 밤

 

핸드폰 들고 있는 아미.

 

(F) : 전화기가 꺼져있어. . . .

 

울적한 표정으로 핸드폰 내려놓는 아미.

 

 

S#61. 카 페 / 밤

 

영지, 들어선다. 언제나와 같은 수수한 차림.

 

영지 : 7시 약속 아니예요?

준우 : 맞아요.

영지 : 그런데 왜....

준우 : 영지씨 빨리 보고 싶어서요.

 

준우, 리본을 두른 커다란 상자를 내민다.

 

준우 : 선물이예요.

 

영지, 상자를 열어보면 예쁜 원피스와 구두 나오고.

 

준우 : 맘에 들었음 좋겠는데....

영지 : 생일도 아닌데 선물은 왜. . . .

준우 : 그냥요.... 맘에 들어요?

영지 : 네.... 너무 이뻐요.

준우 : 이거 입고 가요, 오늘.

영지 : . . . . .

영지(E) : 내가 후줄근하게 입고 다니는게 챙피했나?

준우(E) : 제발 입어줘요, 영지씨. 오늘 내 친구 만나는 날이쟎아요.

준우 : 싫으면 관두구요.

영지 : 아뇨.... 좋아요.

 

 

S#62. 중식당 / 밤

 

새 원피스를 입은 영지, 준우, 민혁 앉아있다.

 

민혁 : 그날은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까 참 미인이시네요.

영지 : 감사합니다.

준우 : 미국에서 7년동안 같이 지낸 친구예요.

민혁 : 그땐 김준우 여자친구 없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인기 초절정같아.

준우 : 야,야. 됐다. 밥 먹자.

 

준우, 핸드폰 진동으로 울린다. 전화 받는.

 

준우 : 네, 팀장님.... 아 그거요. (수화기 막으며) 잠깐 전화 좀 하고 올게요. (나가면서) 어제 자료 받았습니다. 네...

민혁 : 드시죠.

영지 : 네.

민혁 : (준우가 갔나 살피고) 그런데 혹시 아버님이 지금 공직에 계시나요?

영지 : . . . 아닌데요.

민혁 : 그럼 혹시 재벌 총수세요?

영지 : . . . .왜 그런 질문을. . . .

민혁 : 아니 저 녀석이 영지씨 앞에서 아버지 뭐하시냔 질문을 절대 하지 말라고 해서요...

         그런데 제가 또 한 호기심 하는 성격이 거든요. 묻지 말라고 하니까 더 궁금해지는거 있죠.

영지 : . . . . .

민혁 : 아버님이 엄청난 거물이신거 맞죠?

영지 : . . . .맘대로 생각하세요.

민혁 : 그리구 전공은 뭐 원자핵 공학 같은걸 하셨나....

영지 : . . . .

민혁 : 전공이 뭐냐는 질문도 하지 말라더라구요. 너무 감출려고만 해.

 

준우, 온다.

 

준우 : 죄송합니다.

민혁 : 너무 바쁜척 하는거 아냐.

준우 : 미안미안. 자, 한잔 합시다. 건배!

 

세사람 잔 부딪히며 건배! 하고 마시는데

 

민혁 : (놀라) 어!? 코피나는데요.

영지 : (코피가 주르륵 난다. 냅킨으로 막는다)

준우 : (영지 이마를 잡아 뒤로 젖혀주며) 병원 갈래요?

영지 : 괜챦아요... 코피가지구 무슨 병원을 가요...

준우 : 너무 피곤해서 그런거 아니예요?

영지 : 금방 그칠꺼예요.

준우 : . . . . . .

 

 

S#63. 중식당 앞 / 밤

 

헤어지는 세 사람.

 

민혁 : 친구들 모여있다는데 준우랑 잠깐 안 가실래요?

준우 : 코피까지 난 분한테 또 놀러가자고 그러냐?

민혁 : 그런가? 그럼 다음에 또 뵈요!

영지 : 네, 오늘 반가웠습니다.

민혁 : 다음엔 꼭 정체를 밝혀주세요! 또 보자. (가고)

준우 : (영지 손 잡으며) 가요.

영지 : 전 친구랑 잠깐 보기로 했어요.

준우 : 피곤한데 집에 가죠.

영지 : 안 피곤해요. 코피 조금 흘렸다구 뭘....

준우 : 어디서 만나는데요?

영지 : 이 근처예요. 제가 다시 전화하기로 했어요.

준우 : 이 시간에 어떤 친구를 만나는데요? 또 대리운전 아르바이트 할려고 그러는거죠?

영지 : . . . .

준우 : 아니 코피까지 쏟으면서 제 정신이예요? 가요. 집에 데려다 줄께요. (끌고 가는)

 

 

S#64. 도로 / 밤

 

달리는 차 안. 두 사람 말 없다.

 

준우 : . . . . .

영지 : . . . . .

준우(E) : 오늘 벌지 못한 일당치를 내가 주겠다고 하면 기분 나빠하겠지?

영지(E) : 친구들한테 날 소개하긴 창피한거 아닐까....

준우(E) : 생각보다 힘든 게 많네... 그런데 안 좋아하는 사람과 대충 맞춰 살긴 이보다 더 힘들꺼야.

영지(E) : 내 상황을 난처해 하면서 우리가 끝까지 잘 갈 수 있을까? 그런데 막상 헤어지게 된다고 생각하면... 미쳐버릴 것 같아.

영지 : 요새 부모님이 맨날 잔소리하시죠?

준우 : 아뇨. 잠잠하세요. 슬슬포기하시는 것 같다고 내가 말했쟎아요.

영지 : 정말이예요?

준우 : 네! 그러니까 영지씨 너무 신경쓰지 말아요. 자식이기는 부모가 어딨어.

영지 : . . . . .

 

 

S#65. 영지 방 / 밤

 

영지, 옷 갈아입고 있다. 영구, 들어온다.

 

영구 : 웬 옷이냐? 샀어?

영지 : 아니..... 선물 받았어.

영구 : 김준우씨한테?

영지 : 응.

영구 : 그 사람은 집 나와서 어디서 산대?

영지 : 집을 나오다니?

영구 : 몰랐어? 부모랑 싸우고 집 나왔대. 오늘 그 집 어머니 다녀가셨어.

영지 : 정말이야?

 

영지, 놀란 얼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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