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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남녀] 2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28|조회수355 목록 댓글 0

[비밀남녀] 20

 

 

 

 

 

 

 

 

 

 

S#1. 수퍼 앞 / 낮

 

경쾌한 음악과 함께 빠른 템포로. 영지, 활기차다.

‘오늘은 야채 세일 들어갑니다. 오늘 아침에 들어온 방울 토마토 맛 보세요. 탱글탱글 맛있는 토마토, 심장병 예방에 왔다예요!’

외치고, 물건 팔고. 수퍼 안에서 박스 나르고 바쁜 영지.

 

영지(E) : 사랑이 떠나도 일상은 변함없다.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지도 않았고 복권에 당첨되지도 않았고

              하루는 24시간, 내 이름은 서영지... 모든 것이 똑같다.

 

소형 스쿠터 타고 달리는 영지. 바람에 날리는 노란색 스마일 깃발.

 

영지(E) : 좋은 동화를 쓰고 싶은 마음도, 올 겨울 신춘문예에 당선하고 싶은 마음도....

              시시때때로 그 사람이 생각나는 것도 똑같 다.

 

 

S#2. 거 리 / 밤

 

전화하며 달리는 영지. ‘네, 지금 신촌이예요. 금방 갑니다’

 

영지(E) : 한가지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사랑해서 미안하던 불편함이 사라졌다는 것.

 

달리는 차. 운전하는 영지. 뒷 좌석엔 술 취한 여자.

 

영지(E) :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주 주위를 둘러보고, 자주 핸드폰을 확인 하는 것.....

 

백미러로 보면 준우가 뒷좌석에서 자고 있는 모습.

영지, 놀라 돌아보면 자고 있는 여자.

 

영지(E) : 그리고 자주 그 사람이 보이는 것..... 아, 그러구보니 달라진 것도 많구나.

 

 

S#3. 영지 방 / 밤

 

노트북 앞에 앉아있는 영지. “신춘문예 동화부문 공모작 ‘우리 아빠의 애인 언니에게!’”라 쓰여진 원고.

프린터로 뽑은 것 보며 볼펜으로 체크하고 다시 노트북 앞에서 저장된 내용 고치고.

 

영지(E) : 그 사람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S#4. 준우 방 / 밤

 

가방 들고 들어오는 준우. 준우모, 따라 들어온다.

 

준미 : 간만에 집에 돌아온 소감이 어때?

준우 : . . . . .

준미 : 비어있던 방 같지 않지?

준우모 : 아버지가 너 없는 동안에도 보일러 돌리라고 하셨어.

준우 : 아버지 입원하신거 왜 얘기 안하셨어요?

준미 : 오빠가 정신차리길 기다렸지 뭐.

준우모 : 내려와서 뭐 좀 먹어. 너 얼굴이 까칠하다.

준미 : 내려와 오빠.

 

준미, 준우모 나간다.

준우, 쟈켓 벗어 옷장으로 다가가는. 옷장을 열어본다. 영지, 옷장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준우 : . . . . . .

 

다시 보면 옷들만 걸려있는 옷장. 준우, 옷장 문을 열고 옷장 속에 걸터 앉는다.

 

준우 : . . . .(멍하니). . . .

영지(E) : 그 사람도 가끔씩은 나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 뿐.... 우리는 헤어졌다.

 

 

S#5. 포장마차 / 밤

 

우동그릇 놓고 마주 앉은 영지, 도경.

 

영지 : 어딜간다구?

도경 : 코타키나바루. 말레이시아에 있는 섬이야. 영구한테 못 들었어?

영지 : 농담인줄 알았지.

도경 : 가서 내가 꼭 성공할테니까 한번 놀러와, 김준우랑.

영지 : . . . . .

도경 : 자, 한잔 해! 건배!

영지 : (건배한다) 꼭 성공해!

도경 : 그럼! . . .근데 왜 안 마시냐.

영지 : 아르바이트 가야 돼.

도경 : 돈 많은 남자친구 있는데 알바는 왜 뛰어?

영지 : 남자친구 돈 많은거랑 나랑 무슨 상관인데?

도경 : 내가 그 정도라면 난 여자친구 대리운전 못 뛰게 한다.

영지 : . . .나 그 사람하고 헤어졌어.

도경 : (놀라) 왜?

영지 : 그냥. . . .

도경 : . . . .

영지 : 잘됐어. 얼마나 홀가분하고 편한지 몰라.

도경 : 그럼 이제 김준우하고 정아미가 사귈까?

영지 : . .그러거나 말거나....

도경 : 두 사람 잘 어울려.

영지 : . . . .응. . .잘 어울려....

 

 

S#6. 거 리 / 밤

 

영지, 걸어가며 통화중.

 

영지 : (전화에) 제가 지금 이촌동쪽인데요... 갈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여자(F) : 좀 더 생각해서 드릴테니까 와주세요. 꼭 언니가 운전해주셨음 해요.

영지 : . . .알겠습니다. . .(갸우뚱)

 

 

S#7. 술집 앞 / 밤

 

영지, 달려온다. 발렛파킹맨에게 묻는다.

 

영지 : 대리부르신 분 어디 계세요?

 

파킹맨, 한 쪽을 가리킨다. 준우의 차, 서 있다.

 

영지 : . . . . .

 

준우, 조수석에 앉아있다.

 

준우 : . . . .타요!

영지 : . . . .다시 부르세요.

준우 : 타라니까.

영지 : . . . . .

 

 

S#8. 도 로 / 밤

 

달리는 준우의 차.

영지, 운전중. 두 사람 말없다.

 

준우 : 핼쓱해졌네요.

영지 : 원래 날씬했어요.

준우 : . . . 공모준비는 잘하고 있어요?

영지 : . . . .아실 꺼 없쟎아요.

준우 : 영지씨 아직 힘들구나.

영지 : 한남대교로 넘어갈께요.

준우 : . . . . 그리 가지 말고 우회전해요.

영지 : 그럼 돌아가는데요.

준우 : 돌아가자구요. 더 멀리, 더 오래.

영지 : 싫어요. 빨리 끝내고 또 일해야돼요.

준우 : 나 결혼해요.

 

차가 덜컥하며 멈춘다.

 

영지 : . . . .

준우 : 대충 조건맞춰서 그렇게 결혼할꺼라구요.

영지 : . . . 그러시던지요.

준우 : 그런데 왜 그렇게 놀라요? 시동까지 꺼뜨릴 정도로?

영지 : . . . .

준우 : 우리 헤어진거 없었던 걸로 해요.

 

영지, 차문을 확 열고 차에서 내린다. 차도로 걸어간다.

 

준우 : 영지씨!

 

준우, 차에서 내려 달려가 영지 팔을 거칠게 잡는다. 뒤에서 빵빵 거리는 클락션 소리들.

 

영지 : 나한테 왜 이래요?

준우 : 못 놓겠어요....나 이젠 영지씨 없이 살 수가 없어요.

 

클락션 소리 빵빵 계속 되고.

 

 

S#9. 거리 일각 / 밤

 

마주 서 있는 영지와 준우.

 

영지 : 전 지금이 좋아요.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이제 다시 마음 졸이면서 준우씨를 만나던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준우 : 그런데 왜 그렇게 핼쓱해졌어요? 그렇게 좋고 잘 지내면 살이 오르고 밝아졌어야지.

영지 : 저랑 헤어져서 기뻐하실 부모님을 생각해보세요.

준우 : . . . . .

영지 : 준우씨 옆에서 내가 초라한 느낌을 갖는 게 너무 싫어요.

준우 : 왜 뛰어넘을 생각은 안하고 자꾸 피해요?

영지 : 어떤게 뛰어넘는건데요? 친구 만날 때 나에 대해서 묻지 말라고 미리 얘기해 주는게 뛰어넘는 거예요?

준우 : . . . . ..

영지 : 준우씨랑 연애하는데 목숨 거는 것보단 지금 저한텐 다른 일이 더 중요해요.

준우 : . . . . . 나는 영지씨를 놓치지 않는 게 지금 제일 중요한데.

영지 : 그거야 준우씨 사정이구요. 전 가볼께요.

 

영지, 걸어간다. 준우, 영지를 잡고.

 

준우 : 나 없이도 잘 살 수 있어요?

영지 : 네! 준우씨 없이도 행복하게 즐겁게 잘 살 수 있어요.

준우 : . . . (잡았던 팔을 놓아준다)

 

영지, 달려간다. 영지, 한참을 달려 준우가 안보일 때까지 멀어지고 있다.

준우, 망연자실 한참을 가만히 서 있고.

 

 

S#10. 바 / 밤

 

준우, 혼자 술 마시고 있다.

 

<플래쉬백 -- 영지와 준우, 청주에서 나침반 같이 만들던..... 펜션의 브루스....>

 

 

S#11. 영지네 집 앞 / 밤

 

준우, 영지네 집 쪽으로 걸어온다. 마당을 내려다 보고 서 있다. 비닐을 쓰고 서 있는 책상도 보이고...

 

준우 : 잘 지내요, 영지씨.....

 

준우, 걸어내려가고.

 

 

S#12. 아미네 빌라 앞 / 밤

 

기타치는 성월, 도경과 함께 2층 창문을 올려다보며 노래한다.

 

도경성월 :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내 모든게 다 달라졌어요.

 

 

S#13. 아미네 거실 / 밤

 

빈 거실. 노랫소리 들린다.

 

도경.성월(E) : 오 놀라워라 처음 보는 내 모습....

 

 

S#14. 아미네 빌라 앞 / 밤

 

성월.도경 : (노래) 모진 이 세상도 참 살아갈만 할 꺼예요....

 

성월, 노래하다말고 창문을 향해 소리친다.

 

성월 : 아미씨! 얼굴 좀 내밀어봐요! 우리가 지금 몇 번을 다시 태어나고 있는 줄 알어?

도경 : 조용히 해. 아미씨 지금 없어. 오늘 병원 회식있는거 알아보구 온거야.

성월 : 그럼 빈 집에 대고 노랠 부른거야?

도경 : 응.

성월 : 왜.

도경 : 떠나기전에 그냥 이렇게라도 싶어서..... 이제 가자.

 

도경, 걸어간다.

 

성월 : . . . . .

 

 

S#15. 아미네 빌라 / 밤

 

경비 아저씨, 현관에 서 있다. 아미에게 보자기에 싸인 꿀단지를 전해준다.

 

경비 : 문여사란 분이 전해달라고 맡겨놓고 가셨어요. 토종꿀이라고 어머니 드리라구요.

아미 : 감사합니다.

경비 : 어디 좋은데 다녀오셨나봐요.

아미 : 엄마랑 찜질방 갔다왔어요.

경비 : 그럼 쉬세요.

아미 : 네 감사합니다.

경비 : (나가려다) 참! 아까말예요.... 그 때 여기왔던 총각이랑 그 친군지... 하여간 두 사람이 와서는 창문에다 대고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수 십번 노래를 부르고 가더라구요.

아미 : . . .노래를요?

경비 : 예에. 이상한 사람들여유, 창문에 불도 꺼져있는거 뻔히 보면서....

아미 : . . . . . .

 

 

S#15-1. 준우네 외경 / 아침

 

 

S#16. 준우 방 / 아침

 

준우, 옷 입고 있다. 준우모, 들어와

 

준우모 : 오늘 점심약속 없으면 같이 점심먹을래?

준우 : 그러세요.

 

 

S#17. 고급 한식집 / 낮

 

준우, 준우모 앉아있다.

 

준우모 : 새벽에 아버지 병실 다녀갔다며.

준우 : . . . 누가 그래요?

준우모 : 아버지가 그러시더라. 꿈에 널 봤나싶었는데 진짜 다녀간 것 같다구....

준우 : . . . . .

준우모 : 아버지한테 잘해.

준우 : 잘해야죠.

준우모 : (시계를 보며) 늦으시네...

준우 : 누가 또 오기로 했어요?

 

아미와 아미엄마 들어온다.

 

아미 : 죄송해요, 좀 늦었어요.

준우 : . . . . ??

 

아미, 준우, 준우모, 아미엄마 식사중.

 

아미엄마 : 아버님은 많이 편챦으신거예요?

준우모 : 많이 좋아지셨어요. 다음주엔 퇴원하실 수 있을꺼예요.

아미 : 한번 뵈러갈께요.

준우 : . . . .

아미엄마 : 준우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생기셨네요.

준우모 : 잘 생기기는요.... 우리 정원장이야말로 미인이죠.

아미엄마 : 고맙습니다 이쁘게 봐주셔서.

준우모 : 건강은 괜챦으세요? 저희가 미국에 들어갈 생각도 했었는데.

아미엄마 : 염려해 주신 덕분에요.

준우모 : 결혼식까지 서울에 계시죠 뭐.

아미엄마 : 큰일나게요. 아미가 싫어해서 안돼요. (웃고)

아미 : 엄마는 참......

준우모 : 천천히 많이 드세요.

아미 : 준우씬 살이 좀 빠진 것 같네요.

준우 : 그래요? 요새 체중을 안재봐서....

아미엄마 : 둘이 좋아하는 사이 아니었나봐? 엄청 오랜만에 본 사람들 같네.

준우 : . . . . .

아미 : . . . . . ?

 

 

S#17-1. 한식집 입구 / 낮

 

준우, 계산하고 있다.

 

아미엄마 : 난 잠깐 화장실 좀 들렀다올게.

아미 : 그래 엄마. 저기 오른쪽.

아미엄마 : (화장실로)

준우모 : 준우가 그 아가씨랑은 완전히 정리한거 같아요.

아미 : . . . .

준우모 : 것 봐요, 잠깐 헤매다 돌아올꺼라고 했쟎아. 그러니까 정원장이 전화도 좀 자주하고 이럴 때 확 잡아줘요.

아미 : . . . . .

 

 

S#18. 도 로 / 낮

 

달리는 차 안. 아미, 운전중. 조수석엔 엄마.

 

엄마 : . . . . .

아미 : 어때? 저 남자 멋지지?

엄마 : 멋지네.

아미 : 마당쇠보다 멋지지?

엄마 : 멋지네.

아미 : 저 남자랑 결혼할까?

엄마 : 해.

아미 : . . . . . 정말 한다...

엄마 : 아빠를 꼭 닮았네.

아미 : 아빠를 닮다니?

엄마 : 꼭 느이 아빠, 나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고 선 본 여자랑 결혼 할 때랑 똑같구나.

아미 : ........

엄마 : 왜? 기분 나빠? 또 쇼핑해야겠니?

아미 : 오늘은 수술 있어. 주말에 몰아서 하지 뭐.

 

 

S#19. 거리 일각 / 낮

 

(아미, 한식집과는 다른 의상!! 며칠 후 다른 날임)

쇼핑백을 잔뜩 든 아미, 차로 걸어와 트렁크를 연다. 피켓이 나온다. 공항에서 도 경이 들었던 피켓.

“정아미 어머님! 귀국 환영♥” “어머님 사랑해요 Welcome to Korea! Ami's Mother!"

 

아미 : . . . . .

 

아미, 한참동안을 차 트렁크 연 채 서 있다.

 

 

S#20. 아미 진료실 / 낮

 

아미, 통화중.

 

아미 : 도경씨랑 연락이 안돼서 그러는데요.... 집에도 안내려갔다고 그러구요.

성월(F) : 코타키나바루로 떠난다는 사실을 아미씨한테 알리지 말랬어요.

아미 : !!

 

 

S#21. 공 항 / 낮

 

커다란 가방을 든 도경, 여권 한 손에 들고 걸어간다.

저만치서 뛰어오는 아미. 이리저리 둘러보며 초조한 표정. 도경을 발견하고 달려온다.

 

아미 : 도경씨!

도경 : . . . !! (놀란)

아미 : . . . .어딜가는거야?

도경 : (유쾌한척) 어, 정아미! 지난번에 준 돈 잘 썼어. 뭐... 약간 부족하긴 했지만 그래두 덕분에 우리 식구 아주 즐거웠지.

아미 : 어딜 간다구?

도경 : 알꺼 없쟎아.

아미 : . . . . .

도경 : 잘 지내. 그리고 다음부턴 나같은 놈 조심해.

아미 : 가지 마.

도경 : 또 돌 던지러 왔니? 그래 던져봐. 나 이제 돌막이 그물도 치고 굳은 살도 박혀서 끄떡없어. 돌 던지는 니 팔만 아플 뿐이야.

아미 : . . . . . .

도경 : 정아미야, 잘 지내라! 나중에 주름살 쳐지면 너한테 피러갈께. VIP특별할인 부탁한다. 안녕! (돌아서 걸어간다)

아미 : . . . . .(멀어지는 도경을 보고 서있다가) 최도경! 내가 널. . . 사랑하고 있다면 어떡할래?

도경 : . . . . . .

아미 : 내가 널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애.... 가지마라, 최도경!

도경 : (돌아서서) 착각하고 있는거겠지. 정신차려, 정아미!

 

도경, 걸어간다.

아미, 힘없이 뒤돌아 터덜터덜 걸어온다.

 

아미(E) : 내가 널 사랑하게 될 줄 몰랐어......

 

도경, 걸어가며

 

도경(E) : 나도 널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어.....

 

 

S#22. 공항 일각 / 낮

 

하늘로 뜨는 비행기.

 

아미 : . . . . .

 

먼 하늘 바라보며 눈물 짓는 아미.

 

 

S#23. 준우 사무실 / 낮

 

아미, 들어온다. 가만히 서 있다.

준우, 이상하다는 듯 아미를 보는데.

 

아미 : . . . . 준우씨, 우리 결혼할래요?

준우 : . . . . .

 

두 사람 말없이 마주보고 있는데서 F.O

 

 

S#24. 우 체 국 / 낮

 

영지, 가슴에 끼고 온 봉투를 조심스레 내민다. ‘나라일보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앞-- 동화부문 원고재중’ 이라 쓰인 주소.

 

영지 : 등기로 해주세요. 내일이면 도착하겠죠?

 

우체국 직원, 봉투에 요금표 붙이고 영지에게 영수증을 준다.

영지, 영수증을 두 손에 꼭 쥐고 기도하듯 손을 모은다.

 

 

S#25. 영지네 마당 / 낮

 

영구, 평상에 앉아 우편물 뒤적거리고 있다.

 

영구 : 아... 전화요금 이번달에 왜 이렇게 많이 나온거야....

 

영지, 들어선다. 밝은 미소.

 

영구 : 넌 뭐 좋은 일 있냐?

영지 : 응, 나 오늘 행복해.

영구 : 왜?

영지 : 있어, 그런게. . . .나한테 온건 뭐 없니?

영구 : . . . 이게 뭐지? 보내는 사람 주소도 없구..

영지 : (보면 주소와 서영지 이름만 적혀있고 보내는 사람이 없 다). . . . ?

영구 : 벌써 크리스마스 카드는 아니겠구...

영지 : . . . .

 

영지, 봉투를 뜯자 청첩장이 나온다. 열어보는 영지, 평상에 털썩 주저앉는다. 청첩장 툭 떨어지고.

영구, 들어서 보면 청첩장엔 신랑 김준우 신부 정아미.

 

영구 : (놀라 영지를 본다)

영지 : . . . .(멍한채) . . . .

 

 

S#26. 영지 방 / 낮

 

이불쓰고 누은 영지. 옆엔 달구 영민 영구.

 

달구 : 그 자식 장가간다구 앓아누을 껀 또 뭐냐.

영구 : 야! 그렇게 못견디겠으면 지금 달려가서 가지말라고 매달려.

영민 : 미쳤어! 여자가 자존심이 있지.

영구 : 사랑에 무슨 자존심이야.

영민 : 언니가 지금 혼수를 변변하게 할 수가 있니, 우리가 결혼식장에 입고 갈 옷 한 벌이 제대로 있니.

         이런 주제에 매달릴 수도 없쟎아.

영지 : (이불을 박차고 벌떡 일어나 나간다)

식구들 : ????

 

 

S#27. 영지네 마당 / 낮

 

커다란 양푼에 한 가득 비빔밥해서 씩씩하게 먹고 있는 영지. 김치도 손으로 쭉 찢어 먹고.

옆엔 식구들 구경하듯이 앉아있거나 서 있다.

 

영구 : 역시 우리 생쥐는 달라. 괴로워도 슬퍼도 밥은 먹는다니까.

달구 : 겁낼 꺼 없어. 갈 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온다. 걱정하지마.

 

영지, 밥 먹는데 눈물 뚝뚝.

 

달구 : 너 우니?

영지 : 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었나봐요... 매워서 그래요.

영민 : 그거 안 매운 고추장인데.....

영구 : (영민을 툭 친다)

달구 : . . . .

 

영지, 밥 먹으며 눈물 뚝뚝....

 

달구 : 더 맵게 겨자 쳐 먹어라. 후추도 쳐 먹구. 다 쳐 먹어. 세상에서 제일 맵게.

영지 : (눈물 닦으며 밥 계속먹고)

 

 

S#28. 준우 방 / 밤

 

준우, 준미 청첩장 나온 것 보고 있다.

 

준미 : 이왕이면 두 사람 사진도 넣을 껄 그랬어.

준우 : 됐어.

준미 : 결혼할 사람이 뭐 그렇게 시큰둥해?

준우 : . . . .

준미 : 청첩장은 언제 돌릴꺼야?

준우 : 다음주부터 돌리지 뭐.

준미 : 내가 오늘 한 장 먼저 보냈어. . . .서영지한테.

준우 :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고 그래?

준미 : 걔두 마음 정리를 해야할 꺼 아냐.

준우 : 나가!

준미 : 뭐야.... 오빠 아직두....그런거야?

준우 : 나가라니까!

 

 

S#29. 영지네 집 앞 + 마당 / 밤

 

준우, 걸어온다. 영지네 집 마당을 내려다보는데 영지, 마당의 책상에 앉아있다.

 

준우 : (마음이 쿵). . . .

영지 : . . . (서영지의 책상 글씨를 만져본다)

 

달구, 마루에서 나온다.

 

달구 : 뭐하냐, 추운데....

영지 : 우리 술 한잔 할까 아부지?

달구 : 오늘은 마시기 싫다.

영지 : 나 결혼식장 갈까봐 아부지.

달구 : 가서?

영지 : 축하해주지.

달구 : 뭘 축하해주게?

영지 : 마음과의 싸움에서 이긴 거. 똑똑한 길로 찾아간거.

달구 : 우리가 그날 식장가서 뒤집어 놓자. 내가 그 놈 뺏어다 줄테니까 너 걱정하지마.

         (화장실 쪽으로 가다가 윗쪽으로 시선. 준우를 본다. 눈이 마주친다)

준우 : .................

달구 : 영지 넌 추운데 얼른 들어가. 감기 걸릴라.

영지 : . . .이 책상 뽀개자 아부지.

달구 : 뽀개도 내가 뽀갠다. 어여 들어가 추워.

영지 : . . . 네.... (마루로)

 

 

S#30. 영지네 집 앞 / 밤

 

달구, 집 윗 쪽 언덕배기로 올라간다. 준우, 서 있다.

 

달구 : 넌 왜 그러구 서 있냐. 안 추워?

준우 : . . . . 예.

달구 : 결혼하냐?

준우 : . . . .예.

달구 : 장가가는 놈 얼굴이 왜 그래? 수척하니 눈썹만 둥둥 떠보인다.

준우 : . . . . .

달구 : 그거 취소하면 안되겠냐?

준우 : . . . . (놀란). . . .

달구 : 나도 이제 나가서 돈 벌꺼야. 돈 벌어서 우리 영지 대학도 보내고 못 해준거 다 해줄꺼야.

         그러니 너 그 결혼 물르고 3년만 있다 장가가면 안되겠냐?

준우 : ........

달구 : 힘들겠지? . . . .그럼 이렇게 찾아오지마.

준우 : . . . . .

달구 : 내 딸은 내가 너보다 백배 잘난 놈 찾아서 짝지워줄테니까 걱정말구 넌 니 갈길 가. 가서 잘 살어.

준우 : . . . 아버님....

달구 : 미안하다. 내가 못나서. . . .어여 가. 연탄재 뒤집어 씌우기전에.

준우 : . . . . .

달구 : . . . .가 얼른.

 

준우, 천천히 돌아서 간다.

달구, 멀어지는 준우보며 눈가에 눈물 핑글.

 

 

S#31. 호텔 연회장 / 낮

 

결혼식이 열리는 호텔 연회장. 영지, 문 살그머니 열고 들어온다. 하얗게 세팅 돼 예쁜 테이블들.....

영지 둘러본다. 신랑신부가 입장하는 통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는 영지.

 

영지 : . . . . .한달 후에 여기서 결혼을 하신다구요? 이쁘네요....

 

영지, 한 쪽에 놓여진 피아노로 간다. 덮개를 열고 피아노 건반을 튕겨본다. 하나하나 튕겨보다 열손가락으로 쾅쾅쾅 내리친다.

주례대 앞에 서는 영지.

 

영지 : 신랑 김준우는..... 평생 신부를 사랑하겠습니까? 신랑 김준우는 서영지를 다 잊으셨습니까?

         신랑 김준우는 내가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그 결혼을 멈춰요.... 하면 없던 일로 할 수 있습니까?

         신랑 김준우는 혹시.... 서영지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지 않습니까?

 

영지, 눈물 그렁해 서 있다.

 

영지 : 신랑 김준우 군은 대답하지 마십시오. 신부만을 사랑하며 평생 행복하게 따뜻하게 살아주세요!

 

영지, 천천히 통로로 걸어나온다. 뒤돌아 소리친다.

 

영지 : 두 분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영지, 식장을 나간다. 문 닫힌다.

 

 

S#32. 아미 진료실 / 낮

 

준우, 아미 마주 앉아있다.

 

준우 : 신혼여행은 어디가 좋을까요?

아미 : 코타키나바루로 가요.

준우 : 유럽쪽은 싫으세요?

아미 : 겨울엔 해도 일찍지고 춥쟎아요. 코타키나바루로 가요.

준우 : 꼭 그리 가고 싶은 이유라도 있어요?

아미 : . . .그냥 가고 싶어요. 그리로 가요, 우리.

 

 

S#33. 대학로 / 낮

 

영구, 브로셔 돌리며 호객한다.

 

영구 : 자아.... 4시 공연은 30퍼센트 할인... 정말 재밌습니다. 진짜 웃겨요. 언니! 와서 스트레스 확 풀고 가요.

 

영구, 또 지나가는 사람에게 브로셔를 탁 내미는데 준우다.

 

준우 : 영구씨. . . .

영구 : 여긴 웬일이세요?

준우 : 근처 갤러리에 볼 일이 있어서요... 영구씬 여기서 뭐하는 거예요?

영구 : . . . ..결혼하신다면서요?

준우 : . . . .

영구 : 그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어요. 홧김결혼 아녜요, 혹시?

준우 : . . . .커피나 한잔 할래요?

 

테이크 아웃 커피 들고 거리 한 켠에 서 있는 두 사람.

 

준우 : 영지씨는 잘 지내요?

영구 : 결혼하실 분이 우리 생쥐는 왜 궁금하신데요?

준우 : . . . .

영구 : 걔야 뭐 늘 씩씩하죠. 남자친구도 생겼어요.

준우 : . . . . 잘됐네요.

영구 : 언제 공연이나 보러오세요.

준우 : 그 때하던 일은 왜 그만뒀어요?

영구 : 원래 하고 싶은게 이거였으니까요. 그리구 도경이 형도 떠났고 멤버 다 물갈이 됐는데 뭐...

준우 : 도경씨가 떠나다뇨.

영구 : 도경이 형은 코타키나바루로 갔쟎아요. 모르셨어요?

준우 : . . . .코타키나바루요?

 

 

S#34. 대학로 / 낮

 

준우, 걸어간다. 무표정으로 땅만 보고 걷다가 픽 웃는 준우.

 

 

S#35. 준우네 거실 / 밤

 

준우, 들어오는데 소파 옆으로 넘어져 있고 화분 깨져있고 난장판이다.

준우부모, 정신 나간 표정으로 앉아있고. 준미는 머리가 헝클어진 채 서 있다.

 

준우 : . . . . . . ??

준미 : 아빠.... 죄송해요.....

준우부 : 나중에 얘기하자. 너 올라가 있어라.

준미 : 아빠아....

준우부 : (역정 버럭) 올라가 있으래두.

준우 : 왜 이래, 여기......

준우모 : 조서방 다녀갔다.

준우 : (준미보며) ??

 

 

S#36. 준우 방 / 밤

 

준미, 훌쩍훌쩍 울고 있다.

 

준우 : 뭘 잘했다고 울어.

준미 : 아니 내가 무슨 바람을 쎄게 피운 것도 아니구.....

준우 : 그만 해. 시끄러.

준미 : 못 생긴게 의심은 많아가지구 사람시켜서 날 미행한 거 있지. 당장 이혼할꺼야. 나쁜 자식.

준우 : 그럴꺼 왜 그런 사람이랑 결혼을 해.

준미 : 좋은 집에 시집갔단 소리 듣고 싶었단말야.

 

스탠드만 켜진 방, 준우 책상에 가만히 앉아있다.

 

 

S#37. 준우네 식탁 / 밤

 

부분조명만 밝혀놓은 어두운 부엌.

준우, 머그잔 들고 들어오는데 아버지 혼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준우 : 아버지...

준우부 : 아직 안 잤니.

준우 : 퇴원한지 얼마나 되셨다고 술을 드세요. (술병치우며) 안돼요, 드시지 마세요.

준우부 : . . . .준우야....

준우 : . . . . 네 아버지.

준우부 : 마음이 아프구나.

준우 : . . . .

준우부 : 나이를 제대로 못 먹은 것 같다, 내가.

준우 : 왜 그렇게 약한 말씀하세요. 아버지답지 않아요.

준우부 : 미안하다.

준우 : .....아버지 약해지지마세요. 어쩜 저 때문에 한번 더 속상하실지 몰라요.

준우부 : . . . .그래도 준미 저렇게 된걸 본 오늘만 하겠니.

준우 : . . . . .

 

 

S#38. 아미네 거실 / 낮

 

준우, 에이프런 두르고 요리하고 있다. 샐러드도 만들고 스파게티도 만들고.... 식탁에 예쁘게 차려낸다.

아미, 옆에서 지켜보는.

 

아미 : 무슨 날이예요, 오늘?

준우 : 오늘 아주 중요한 날이죠.

 

식탁에 마주 앉아있는 두 사람. 와인 잔으로 건배한다.

 

준우 : 우리 인생의 방향을 트는 날이니까요.

아미 : 어떻게?

준우 : . . . . 아미씨! 아미씨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까지 내가 좋은 술친구 해드릴께요.

아미 : . . . . .무슨 얘기예요?

준우 : 최도경씨를 사랑하고 있는거 알아요.

아미 : . . . . . .

준우 : . . . . .

아미 : 준우씨도 영지씨를 사랑하고 있는거 알아요.

준우 : 그런데 왜 우린 결혼을 하는거죠?

아미 : 비겁하거나 용감하거나 둘 중 하나죠.

준우 : . . . .이제. . . 어떻게 할까요?

아미 : 사랑이 전부는 아니쟎아요?

준우 : 물론 아니죠.

아미 : (와인잔 들며) 결혼과 사랑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S#39. 바 / 밤

 

아미, 와인잔 내려놓는다. 윗 씬과 똑같은 포즈로 앉아있다. 도경과 마지막으로 함께 왔던 바.

도경이 앉았던 자리를 바라본다. 도경, 웃는다.... 사라진다.

 

아미 : . . . (일어서고)

 

 

S#40. 바 앞 또는 거리 일각 / 밤

 

영지, 아미의 차로 달려온다. 차 뒷자리에 앉아있는 아미.

 

영지 : 성실히 모시겠습니다. 대리운전입니다.

아미 : . . . . (영지보고 놀라). . .영지씨?

영지 : 선생님. . . .

 

 

S#41. 도 로 / 밤

 

아미, 뒷 좌석에 앉아있다. 영지는 운전중.

 

아미 : 옛날 생각나지 않아?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영지 : 나요.

아미 : 난 그때 자기가 참 좋았는데....

영지 : . . . .

아미 : 지금도 좋아, 솔직히 말하면....

영지 : 선생님.... 그런데 왜 옛날 댁으로 가세요?

아미 : 옛날 댁이라니.

영지 : . . . .신혼살림 선생님 댁에서 하세요?

아미 : . . . .아니.

 

 

S#42. 아미네 거실 / 밤

 

아미, 영지 들어온다.

 

아미 : 차 한잔 하고 가요, 영지씨..

영지 : . . . .(조심스레 둘러본다)

아미 : 아무도 없어. 나 결혼 안했어.

영지 : 왜요?

아미 : 사랑하지 않는데 어떻게 결혼을 하니.

영지 : . . . . .

아미 : 준우씨랑 나랑은 좋은 술친구가 됐어. 오늘 영지씨 만났단 얘기하면 진짜 반가워하겠다.

 

 

S#43. 거 리 / 밤

 

영지, 걷는다. 무표정이던 얼굴에 점점 미소가 번진다.

 

영지 : . . . . .

 

영지, 밤하늘 보며 빙글빙글 돌아본다.

 

 

S#44. 수퍼 마켓 / 낮

 

영지, 쌀 푸대를 나른다. 무거워 낑낑대며 힘든 모습.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옮겨 쌓아놓는데 주머니에서 핸드폰 벨이 울린다.

 

영지 : . . . . . .

아미(E) : 준우씨랑 나랑은 좋은 술친구가 됐어. 오늘 영지씨 만났단 얘기 하면 진짜 반가워하겠다.

 

영지, 쌀 푸대 내려놓고.... 긴장과 기대감.... 전화를 꺼내 발신자를 본다. 모르는 유선번호.

영지, 갸우뚱.

 

영지 : 여보세요?. . . 네, 제가 서영지 맞는데요. . . .네. . . . (놀라) 네?

 

영지의 얼굴, 놀람에서..... 미소..... 기쁨..... 눈물..... 웃음....으로 변해간다.

 

 

S#45. 영지네 동네 / 낮

 

영지, 뛰어 올라온다. 가슴이 터질 것 같다.

 

 

S#46. 영지네 마당 / 낮

 

영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달구, 연탄집게에 연탄불 들고 나오다가 영지를 본다.

영지, 눈에 눈물 그렁해 웃고 있다.

 

달구 : . . . .

영지 : . . . .아부지. . .

달구 : 됐구나!

영지 : 응, 나 됐어 아버지!

달구 : 서영지 만세다. 서달구도 만세다!

영지 : 아버지!

 

영지, 펄쩍 뛰어와 달구에게 안긴다. 영구와 영민, 마루에서 뛰어 나온다.

 

영구 : 뭐야, 뭐?

영지 : 나 당선됐대! 내가 낸 동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당선됐대!

영민영구 : (영지 껴안으며 소리지른다) 으아.... 축하해.

영지 : 나 이거 꿈 아니지? 꿈 아닌거 맞지?

영구 : 내가 꼬집어 볼게. (영지 얼굴을 꼬집는다)

영지 : 아....아.... 아퍼.

영민 : 꿈 아니쟎아. 언니 당선 맞어.

 

삼남매 껴안고 펄쩍 펄쩍! 만세 만세 부른다.

달구, 뒤돌아 눈물 찍어낸다.

 

 

S#47. 야외 공원 일각 / 낮

 

영지, 사진 찍고 있다.

 

영지 : 이쁘게 찍어주세요. 이쁘게 나와야 할 이유가 있거든요.

 

영지, 예쁘게 웃는 모습에서 찰칵!

 

 

S#48. 영지 방 / 밤

 

노트북 앞에 앉아있는 영지. 자판을 친다. 모니터에 뜨는 글씨 ‘당 선 소 감 ’

 

영지 : . . . . . .

영지(E) : 저에게 당선 소감을 쓰는 날이 오다니요... 꿈만 같습니다.

 

 

S#49. 준우 사무실 / 아침

 

신문을 펼치는 준우. 영지의 웃는 사진과 함께 당선소감 실려있다. <동화부문 당선자 서영지 - 우리 아빠의 애인 언니에게!>

 

영지(E) : 닿을 수 없는 별을 향해 손을 뻗고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꿈도 가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던 한 사람에게 감사드립니다.

준우 : . . . . .(미소). . . . .

 

 

S#50. 영지네 마당 / 낮

 

장미꽃 백송이 꽃바구니 들어선다.

 

영지 : 누가 보낸거예요?

배달직원 : 카드를 보시면 됩니다. (인사하고 나간다)

영지 : . . . .(기대감). . . .

영구 : 혹시 김준우 아닐까?

영민 : 유부남이 이런거 보내도 되는거야?

 

영지, 카드봉투를 열어본다. ‘영지씨 축하해! 정아미’

 

영지 : . . . .(약간 실망의)

영구 : 아미 선생님이쟎아.

영민 : 이 아줌마 누구 약올리나.

영지 : 아줌마 아냐. 결혼 안했대.

영구.영민 : 진짜?

 

 

S#51. 영지 방 / 밤

 

영지, 노트북 앞에 앉아있다. 메일체크하는데 <보낸이 최도경, 메일 제목 여기는 코타키나바루! 오바> 라 쓰인 메일 보인다.

 

영지 : 어? 최도경....

 

메일 클릭해서 열어보면 코타키나바루에서 찍은 도경의 사진들 3 장 정도 쭈르륵 뜨면서 도경의 메일.

 

도경(F) : 잘 지내 서영지? 당선소식 들었다. 축하해. 사진도 이쁘게 났더라. 실물은 별론데 사진발 하나는 죽이더라.

영지 : 이걸 그냥. . .(하면서도 반가운). . .

도경(F) : 난 꿈에 그리던 코타키나바루야. 여행사에서 일해. 좀 더 자세히 말하면 가이드지. 내 적성에 딱이야.

             아주 신나게 지내고 있어. 돈도 많이 번다, 나!

 

 

S#52. 아미네 거실 / 밤

 

식탁에 마주앉은 아미와 영지.

 

영지 : 도경씨가 안부 전해달라구요.

아미 : . . . . 도경씨가?

영지 : 코타키나바루에서 가이드로 일하는데 적성에 딱이래요, 너무 좋대요. 돈도 열심히 벌고 있고 하와이 대학에 가서

         호텔 경영학을 공부 할꺼래요. 그래서 코타키나바루에 아담한 호텔을 지을꺼래요. 자신 있대요.

아미 : 잘 지낸다니 다행이네요.

영지 : 그리구 메일의 반 이상이 선생님 안부를 묻는거였어요. 잘 지내냐, 결혼은 했냐. 아픈덴 없대냐, 여전히 이쁘냐. . . .

아미 : . . . . .

영지 : 도경씨요.... 선생님을 여전히 좋아하는 것 같던데....

아미 : 나도 여전히 좋아해.

영지 : (놀라) 헉!

 

 

S#53. 영지 방 / 밤

 

영지, 들어온다. 영구, 따라들어오며

 

영구 : 야, 핸드폰으로 전화 안갔냐? 엄청 유명한 출판사에서 전화왔었어.

영지 : 받았어. 계약하재. 할꺼야. 내가 그동안 준비해 둔게 얼마냐.

영구 : 와... 너 이제 뜨는거냐?

영지 : 응, 그동안 바닥에서 뒹굴던 힘으로 한번 치고 올라가볼꺼다.

영구 : 야... 생쥐얼굴에서 갑자기 광채가 나는구나....

영지 : . . . . .(시무룩 한숨)

영구 : 뭐냐, 그 표정관리는.

영지 : 김준우는 왜 축하인사가 없냐....

영구 : 그 새 딴 여자가 생겼나부지 뭐. 아님 결혼을 했거나.

영지 : . . . . .

영구 : 너도 이제 김준우보다 더 괜챦은 남자 만나면 되쟎아.

영지 : 응....

 

밖에서 문 열리는 소리나며.

 

준우(E) : 아버님! 저 왔습니다.

영지 : (놀람) !!

영구 : 뭐야, 이거. 니네 둘이 짰지?

영지 : (후다닥 나가고)

 

 

S#54. 영지네 마루 / 밤

 

달구, 영지, 영구 술상 놓고 앉아있다. 준우, 달구에게 큰 절을 한다.

 

준우 : 아버님, 큰 따님을 저한테 주십시오.

달구 : 가져라.

영구 : 야. . . 축하해요 매형!

준우 : 영지씨! 결혼해줘요, 나랑.

영지 : 싫은데요.

달구.영구 : (마주보며) ??

준우 : 나랑 결혼하기 싫다구요?

영지 : 네. 결혼안해요.

 

 

S#55. 영지네 동네 / 밤

 

팽팽하게 마주 서있는 두 사람.

 

영지 : 나 그동안 춥고 배고프다가 이제 기회가 왔는데, 지금 열심히 뛰어야지 내가 결혼을 할때예요?

준우 : . . . 황당하네.

영지 : 나 준우씨 좋아해요. 그런데 나 일할꺼야. 앞으로 5년동안은 내 앞에서 결혼얘기 꺼내지마요.

준우 : 5년이나요? 내가 옆에서 도와주면 되쟎아요.

영지 : 내 힘으로 할꺼예요! 신씨 여자 내가 너무 싫어하는거 알면서 그래.

준우 : 신씨여자요?

영지 : 신데렐라 싫다구요. 나도 좋은 책 많이 쓰고, 대학도 가고, 돈도 벌고 지금의 준우씨만큼 된 다음에,

         우리가 동등해진 다음에 결혼을 해도 할꺼예요. 그러니까 그전까진 청혼하지 마세요.

준우 : 나 그럼 선본다.

영지 : 그러시던지.

 

두 사람, 흥! 하며 고개 돌린다.

 

 

S#56. 출판사 사무실 / 낮

 

(영지방과 연결해서) 계약서에 도장찍고 싸인하는 영지. 편집장과 악수하고.

 

영지 :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볼께요.

 

 

S#57. 영지 방 / 낮

 

노트북 앞에서 글 쓰는 영지.

 

영지(E) : 생쥐의 일기 오늘의 제목, 쥐구멍에도 해가 뜬다! 버티는 인간에게 운명은 당할 수 없다. 나는 버텼고, 뛰었고,

              울면서도 웃었다. 이루어질 것 같지 않던 꿈이 이루어지고, 잡을 수 없을 것 같던 별이 오늘밤 내 방 창문에 붙었다.

              믿는 것도, 기다리는 것도, 버티는 것도 모든 게 자기와의 싸움이다! 생쥐는 이겼다. 당신들도 이겨라!

 

주먹을 불끈 쥐어보며 밝게 웃는 영지.

 

 

S#58. 아미 진료실 / 낮

 

아미, 통화중. 컴퓨터 모니터엔 코타키나바루 사진 떠 있다.

 

아미 : 코타키나바루 직항이 있나요? 출발시간은요? 아, 그래요... 좌석예약 좀 할 수 있을까요.

 

 

S#59. 공 항 / 낮

 

아미, 걸어간다. 가다가 멈춰선다.

반팔 셔츠 차림의 도경, 가방을 끌고 오고 있다. 도경, 걸어오다 아미를 보고 놀라 멈춰선다.

 

도경 : . . . .

아미 : . . . .

도경 : 하이, 아미!

아미 : . . . .한국에 있었어?

도경 : 아니, 아버지 칠순이라서 다니러 온거야.

 

동남아계의 쭉쭉빵빵 미녀, 도경에게 달려와 팔짱을 끼며 ‘오파! 왜 먼저가’

 

아미 : . . . . .(가슴이 쿵)

도경 : . . . (여자한테서 팔을 풀려고 하는데)

아미 : 난 내 남자친구랑 엄마한테 가는 길이야.

도경 : 응.. . ..

아미 : 그럼 잘 가.

도경 : . . .응. . . 어머니한테 안부전해줘. 마당쇠가 어머니 건강하시라구.

아미 : 그래, 아버님 칠순도 축하한다고 전해드려.

도경 : 응, 반가웠어.

아미 : 잘 가.

 

두 사람, 스쳐간다. 아미, 실망 가득한 표정으로 가방끌고 마냥 걷는다.

 

아미 : . . . .

도경 : (가다가 뒤돌아본다)

아미 : (저만치 멀어지고 있다)

 

도경, 걷다가 멈춰선다. 돌아보면 아미 없다.

 

도경 : 여기 잠깐 기다리고 있어!

 

도경, 뛰어다니며 ‘아미야! 정아미’ 부르고 다닌다. 아미 보이지 않고.

 

 

S#60. 공항 화장실 / 낮

 

아미, 가만히 앉아있다. 여권 사이에 끼워진 티켓을 꺼낸다. 천천 히 찢는 아미.

 

 

S#61. 공 항 / 낮

 

도경, 안내판을 본다. LA행 비행기 DEPATURED라 뜬다.

 

도경 : . . . . .(실망). . . .

여자 : 오파.... 아퍼? You look sad....

도경 : 그래 나 새드다.

 

 

S#62. 영지 방 / 낮

 

노트북 앞에서 바쁜 영지. 핸드폰 본다.

 

영지 : 그렇다구 어쩜 연락 한통 없냐....

 

영구, 들어온다.

 

영구 : 오늘 저녁에 시간 되지?

영지 : 왜?

영구 : 성월이 사장님이 도경이형 귀국환영 파티 열어주재.

영지 : 귀국 환영파티? 도경씨가 왔어?

영구 : 잠깐 다니러 왔다는데.

영지 : 내가 미쳐......

 

 

S#63. 로바다야끼 / 밤 (도경원룸)

 

성월, 도경, 여자 앉아있다. 성월 여자에게 영어 한국어 섞어가며 안주를 설명해주고 있다.

 

성월 : 이건 겨자... 그린칼라 머스타드 베리 핫! (부채질하며) 맵다. 핫! 그치만 맛있다.

여자 : 욜라 맵다? 그치만 강추, 원츄?

도경 : (큭큭).....

성월 : 야! 넌 가르칠려면 제대로 가르쳐야지 어디서.....

 

영구, 영지 들어선다.

 

도경 : 어...영구 어서 와!

영구 : 야.... 형 얼굴 많이 탔네....

도경 : 야...서영지.... 서작가님!

성월 : 당선 축하드려요!

영지 : 감사합니다.

도경 : 서영지..... 상금 꽤 짭짤하던데?

영구 : 이제 쫌만 기다려봐요. 책도 나온다.

성월 : 미리미리 싸인도 받고, 일촌도 맺어둡시다. 도토리 다섯 개 보낼게요.

영지 : 좋죠. 보내주세요.

영구 : 근데 이 여자분은......

도경 : 나랑 같이 현지에서 일하는 아가씨야. 인터넷으로 성월이 형 사진을 보고 형한테 반해서 만나러 왔어.

성월 : 내가 우리나라에선 안 먹히지만 동남아쪽에선 좀 되는 얼굴인가봐.

여자 : 썽올 오파, 너무 멋져요.

영지 : 도경씨, 잠깐만....

 

 

S#64. 로바다야끼 앞 / 밤 (도경원룸)

 

영지와 마주 서 있는 도경. 깜짝 놀란다.

 

도경 : (놀라) 정말이야?

영지 : 그래. 내가 아주 속터져 죽겠다.

도경 : 아까 공항에서 만났는데. 남자친구랑 어머니보러 간다고 하던데.

영지 : . . .아냐, 분명히 그리갔어. 도경씨 있는데루.

도경 : 아 그럼 왜 연락도 없이 와?

영지 : 그러는 당신은? 왜 나한테 들어온단 메일도 한통 없이 와?

도경 : . . .소심해서 그랬지.

영지 : 소심하면 메일도 못 쓰냐?

도경 : 내가 간다고 쓰면 내심 난 또 기대할꺼 아냐. 서영지가 아미씨한테 내가 간다는 얘기를 할지도 몰라,

         그럼 그 사람은 날 만나고 싶어 할까 아닐까.... 만약 아무 반응 없으면 어떡하지...

영지 : 무슨 남자가 그렇게 왕소심이냐.

도경 : 원래 남자들이 더 소심하고 질투도 심한거 몰라?

영지 : 아미 선생님 그럼 지금 어디가서 헤매고 있는거지?

도경 : . . . . .(속상하고).....

 

 

S#65. 아미네 거실 / 밤

 

어두운 거실, 여행가방 놓여있다. 어둠속에 가만히 앉아있는 아미.

 

아미 : . . . . .

 

이 때 밖에서 노랫소리 들린다.

 

도경.성월(E) :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 .내 모든게 다 달라졌어요....

아미 : . . .(미소.... 눈물이 난다)

도경(E) : 아미씨... 지금 코타키나바루에 혼자 가 있는 거예요? 대신 나도 아미씨 없는 빈 집 앞에서

              오늘 밤새도록 노래부르다 갈께요. 다시 만나게 되겠죠, 우리! 사랑해요!

아미 : . . . .

 

 

S#66. 아미네 빌라 앞 / 밤

 

불이 켜지는 2층의 창.

 

성월 : 어? 불 켜졌다! 집에 있는거 아냐?

도경 : !! (놀라 뛰어들어간다)

 

 

S#67. 아미네 빌라 (앞) / 밤

 

아미가 뛰어 나온다. 도경, 현관으로 뛰어들어온다. 아미, 웃으며 서 있다.

도경, 급하게 신발 벗다 한번 넘어지고. 아미, 깔깔.

도경 뛰어들어와 아미를 껴안는다.

 

 

S#68. 영지네 마루 / 밤

 

영지, 영민, 영구 비디오 보고 있다.

영화 Before sunset 의 한장면 흐른다. 에단호크와 줄리델피가 서점에서 만나 이야기하며 걷는 장면.

 

영지 : 김준우 많이 삐졌나? 그 날 이후로 진짜 연락이 없어.

영민 : 저렇게 멋지게 나타날려구 참고 있는거 아냐?

영구 : 맞어. 삐져서 단번에 생쥐를 포기할 사람이 아닌데.

영지 : . . . .

영구 : 싸인회에 나타날꺼야, 기대해봐.

 

 

S#69. 준우 방 / 낮

 

준우, 양복 멋지게 입었다. 향수도 뿌리고. 거울보며 머리 매만지고 신경쓴다.

 

 

S#70. 대형 서점 / 낮

 

‘작가와의 만남’ ‘생쥐의 일기 - 서영지’ 플래카드 붙어있고.

영지, 싸인해주고 있다.

꼬마 손을 잡은 엄마, 여고생들 줄을 서 있다.

누군가 책을 내미는데 손을 따라가보면 준우다. 멋진 수트를 입은 준우.

 

영지 : . . . . . .

준우 : 팬입니다. 싸인해 주세요.

 

영지, 싸인하려 겉장을 펼친다. 얼굴이 굳는다. 준우를 본다.

 

준우 : (다른데 보며 유유자적). . . .저 바쁘거든요. 빨리 좀 해주시죠.

영지 : (뭐라고 써서 책을 덮고 준우에게 준다)

 

준우, 책을 받아 뒤도 안 돌아보고 걸어간다. 영지, 멀어지는 준우 보며 좀 불안한... 그러나 계속 웃으며 싸인해주고.

 

 

S#71. 럭셔리한 카페 / 낮

 

준우, 예쁜 여자와 마주 앉아있다.

 

준우 : 미국에서 미술사하고 예술경영을 전공했어요. 뉴욕에 7년 있었구요.

 

영지, 씩씩하게 문을 밀치고 들어선다. 두리번 거리다 준우를 본다.

테이블로 걸어와 준우 손을 나꿔챈다. 여자 깜짝 놀라고.

 

영지 : 죄송합니다. 이 사람 제 남자거든요!

 

준우, 영지 손에 이끌려 일어나다 무릎에 놓았던 책이 툭 떨어진다. 영지 손에 끌려나가는 준우의 행복한 미소.

준우를 끌고 나오는 영지 두 사람 커트 사진처럼 스톱!

테이블 밑에 떨어져 펼쳐진 책 겉장엔 준우와 영지의 글씨. “나 오늘 선 봐요. 골든링 호텔 3시” “죽어!”

 

 

S#72. 스튜디오

 

네 세람, 포스터 촬영 때처럼 긴 소파에 앉거나 서고 자유로운 분위기. 카메라도 핸드 헬드로. 서로 웃고 때리고 장난친다.

‘설정하지마 어색해’ ‘쫑파티 어디서 한대?’ ‘조용해 봐, 나 얘기 좀 하게’ 전혀 진지하지 않게 카메라 보며 이야기하는.

 

영지 : 안녕하세요, 생쥐의 일기 작가 서영지입니다. 제 책 많이 사랑해주시구요,

         사랑에서나 일에서나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파이팅!

아미 : 쌀쌀한 날 차 한잔이 생각나시면 정앤리 클리닉으로 찾아오세요. 여러분 모두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영지 : 코타키나바루에 가시면 일등 가이드 최도경을 찾아주세요. 제 소개로 왔다고하면 가이드 팁 안 받을껍니다.

도경 :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받을 껀 다 받습니다.

영지 : 안 가, 안 가. 치사하다.

도경 : 준우씨는 대사가 없어?

준우 : 왜 없어. 제일 중요한 대사 지금할껀데.

도경 : 뭔데?

준우 : 우리 모두의 가장 큰 비밀은 이거 였습니다. 아, 내가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영지 : 지금, 말 못한 채 감추고 있는 사랑이 있으시죠?

 

네 사람 카메라 앞에.

 

아미 : 올 가을엔 말하세요!

도경 : 당신의 비밀!

준우 : 용기를 내보세요. 숨기고 있는 것보다 훨씬 쉬워요.

영지 : 나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네 사람, 어깨동무하고 환하게 웃는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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