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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선덕여왕] 0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6|조회수2,958 목록 댓글 7

[선덕여왕] 01











S#1. 하늘 (낮)


태양의 작렬하는 하늘의 모습. 그위로.


문노 : (근엄하고 웅장한톤으로 E) 하늘과 땅이 서로 붙어 떨어지지 아니할 때,



S#2. 산길 (낮)


문노 : (E) 해도 둘이요, 달도 둘이였을 때, 해 하나 떨어져 북극의 별이 되고,


말을 타고 질주하는 노년의 진흥왕의 모습. (자막 : 신라 제24대 진흥왕)



S#3. 땅 (낮)


험준한 산의 모습. 그위로.


문노 : (E) 달 하나 떨어져 북두의 일곱별이 되고,



S#4. 산길 (낮)


말을 타고 질주하는 진흥왕.


문노 : (E) 잔 별이 백성의 별이 되고, 큰 별이 임금의 별이 되고,



S#5. 중악산 제단앞 (낮)


문노의 제의문 낭독되는 가운데.. 큰 바위에 그려진 별자리. 고대 천문도다.

카메라 팬하면, 천문바위 앞서 신성하게 제를 올리고 있는 화랑 문노.


문노 : 큰 별의 으뜸으로 대제가 내려오시니,



S#6. 산언덕 (낮)


드디어 산언덕에 올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래를 내려다본다. 감회에 젖는다. 그위로.


문노 : (E) 작고도 약한 나라, 신라를 이끄시어, 대 신국을 이루셨도다.



S#7. 중악산 제단앞 (낮)


두 손을 벌린 채 제문을 읽던 문노(화랑 복장이어야 합니다). 순간, 뭔가 불길한 일이 느껴지는 듯 고개를 홱 돌리는데!



S#8. 산언덕 (6씬과 같은 곳. 낮)


이때 언덕 밑에서 갑자기 나오는 채찍. 진흥이 타고 있는 말의 다리를 휘감는다.

놀라는 진흥왕. 말이 놀라 ‘휘이잉’ 하고, 진흥왕이 말에서 떨어진다.

순간, 언덕 아래 어딘가에 숨어있던 자객 세 명이 튀어 올라온다.

진흥왕은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지만 얼른 일어나 칼을 뽑으며.


진흥왕 : 백제놈들이냐?

자객1 : (칼을 뽑으며) 오냐! 성왕폐하의 원수를 갚으러 왔다!


하며 자객1이 칼을 높이 들어 진흥왕의 목을 치려는데.. 진흥왕도 칼로 응수하여 자객1과 맞서 싸운다.

자객1과 진흥왕의 검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순간 뒤쪽에 있던 자객2가 진흥왕의 머리를 향해 두 손으로 온힘을 다해 칼을 내리치려는 순간! 자객2의 팔에 꽂히는 화살.

모두 놀라 보면, 갑주와 총면을 한 채 말을 타고 맹렬한 기세로 달려오는 화랑1. 조금 떨어져 그 뒤를 따르고 있는 몇몇 화랑들.

긴장하는 자객들. 자세를 다시 고쳐잡는데..

뒤따라오던 화랑들이 거들 틈도 없이 자객들을 모두 쓰러뜨린 화랑1.

보고있던 진흥왕, 화랑1을 본다. 화랑1과 화랑들, 모두 말에서 내린다.

화랑1, 총면과 투구를 벗는다. 긴 머리가 휘날린다. 아직은 어린 느낌의 미실이다.


미실 : (다급히 진흥 앞에 무릎을 꿇으며) 폐하.. 저의 불찰이옵니다.

진흥왕 : 아니다... 네 말을 듣지 않아, 혼이 나는구나.

미실 : 국경지역을 혼자 순행하시는 것만은 아니되옵니다. 순행을 멈추시고, 환궁하시옵소서!

진흥왕 : 아니다!

미실 : 하오나.. 폐하..

진흥왕 : 태손인 우리 백정이와 함께... 북한산 비봉에 올라, 나의 신라를 볼 것이다.



S#9. 북한산 비봉, 순수비 앞 (밤)


북한산 비봉에서 부감으로 펼쳐지는 고봉준령(高峰峻嶺)의 모습. 안개에 휘감긴 모습이 절경이다.

그것을 내려다보고 있는 진흥왕. 그 옆에 태손 백정의 모습. (자막처리)

진흥왕 뒤로, 미실, 을제, 노리부, 세종 등의 신하들과 설원랑(젊은 모습) 등의 화랑의 모습이 보인다.

(이 씬에서 진흥이 이름을 부르면, 그 사람은 두 손을 모아 예를 취함)


진흥왕 : (백정에게) 이 모두가 나의 신라니라.

백정 : (감격스러운 듯 보며) 이햐.......

미실 : 뿐이옵니까? 북으로는 마운령, 황초령에.. 서쪽으로는 당항성까지이옵니다..

진흥왕 : 그대들의 공이다! 그대들이 새 신라를! 새 시대를 연 것이야!

신하들 : (모습이 죽 보이고)

진흥왕 : (을제를 보며) 을제.. 내정을 안정시킨 공로를 치하하노라!

을제 : (두 손 모으고 머리를 조아리며) 황공하옵니다!

진흥왕 : 또한, 노리부, 세종, 짐을 보좌하며, 군을 이끌었도다. 너희들의 충심을 치하하노라!

노리부, 세종 :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진흥왕 : 그리고 미실!

미실 : (두 손을 모아 예를 취하며) 예, 폐하!

진흥왕 : 네가 화랑을 통솔하고, 인재를 키워냈느니라. (설원랑 보며) 설원! 또... 문노! (하는데, 문노가 안 보인다)

미실 : (진흥이 문노 찾는 것 눈치채고) 국선 문노는 도천제를 지내러 중악에 갔습니다.

진흥왕 : (고개를 끄덕이며) 미실, 설원, 문노... 너희들의 공을 치하하노라!

미실, 설원랑 : 황공하옵니다, 폐하!

진흥왕 : 신라의 내일은 너희들의 것이다... 너희들이 있었기에.. 불가능해보이던 그 꿈이 마침내 이루어진 것이다!

모두 : (두 손 모으고 머리 조아리며) 폐하,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진흥왕 : (흐뭇하게 모두를 본 다음, 백정에게) 넌... 나를 이어 더욱 불가능한 꿈을 꾸어야 하느니라..

백정 : (뭔말인지 몰라 어리둥절)

진흥왕 : 알겠느냐?

백정 : (모르지만) ..예.


그런 백정을 보며, 미소짓는 진흥왕.

그것을 보며 마뜩찮은 진지. 그런 진지를 보는 미실.



S#10. 이동가마안 (낮)


잘 꾸며진 작은 침실방. 살짝 살짝 흔들린다.

침대에 진흥은 눈을 감은 채 비스듬히 앉은 듯 누워있고

미실은 갑주를 벗고, 여인처럼 옷을 입고 곁에 앉아, 침대위에 놓인 소탁자의 찻잔에 차를 따라낸다.


미실 : (차를 따르며) 폐하가 아니었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옵니다.

진흥왕 : (미실 보며) ..그리 생각하느냐?

미실 : 물론이옵니다.

진흥왕 : 내가 어찌 그리 할 수 있었다 생각하느냐?


하는데, 가마 살짝 흔들리며, 진흥의 찻잔에서 살짝 차가 넘쳐 흐르자, 미실 인상을 쓰며 밖을 보는데.



S#11. 길 (낮)


이동가마를 들고 움직여가는 사람들. 약 30여명의 어마어마한 규모다.

그중 한명이 쓰러져있고 얼른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고 있다.



S#12. 이동가마안 (낮)


미실이 진흥의 용포에 조금 흐른, 차 자국을 닦아내며.


미실 : ..제가 어찌, 감히 폐하를 평하오리까?

진흥왕 : 어려서 호랑이를 잡은 일이 있었다.

미실 : 그 무용담을 모르는 이가 있겠사옵니까?

진흥왕 : (품에서 한손에 들어가는 아주 작은 칼을 꺼낸다. 소엽도다) 이 칼로 잡았느니라, 이것도 아느냐?

미실 : (놀라) 이 작은 칼로 말씀이옵니까?

진흥왕 : (웃으며) 이 작은 소엽도로는 상처하나 입히기 힘들 것이다.

미실 : 허면..?

진흥왕 : 호랑이가 내 팔을 물었다.

미실 : (보면)

진흥왕 : 그때 팔을 빼려고 했다면, 팔이 잘렸을 것이다... 난 오히려 팔을 호랑이의 입속으로 밀어넣었다.

미실 : (놀라) 예?

진흥왕 : 그리곤 손으로 목구멍을 막아버렸어. 순간 난 내 작은 손에 쥐어진 칼이 생각났다. 그리고 이 칼로 숨통을 끊었지.

미실 : 순간적으로 그런 판단을 하셨단 말씀이십니까?

진흥 : 아니. 그땐 그냥 화가 났던거 같아. 내 동무를 그놈이 죽였거든.

미실 : ......

진흥 : 그리고는 아무도 믿을거 같지 않아 큰 칼로 죽였다고 했지. (웃는데)

미실 : (웃으며).......

진흥 : 헌데 재밌는 건 말이다.. 군왕이란 항상 호랑이에게 물린 팔 같더라는 것이지.

미실 : ......

진흥 : 어느때는 그 호랑이가 백제이기도 하고, 어느때는 고구려이기도 하고 어느때는 귀족들이기도 했다.

미실 : ......

진흥 : 그때마다 난 그 일을 생각했다.

미실 : 그것이옵니다. 폐하의 그 용기과 담력! 그것이 폐하를 시대의 주인으로 만들었나보옵니다.

진흥 : (고개를 가로 저으며) 용기와 담력이라면 장수들이 더 크지.

미실 : 허면.. 폐하의 명민한 판단력이옵니까?

진흥 : 아니. 판단이 항상 옳을 수는 없어.

미실 : (궁금한 표정으로) 설마.. 천운이라 생각하시는 것인지요?

진흥 : 군왕치고 하늘의 운과 명을 받지 않은 자가 있겠느냐?

미실 : 허면.. 언제나 사력을 다하시는 폐하의 성정이옵니까?

진흥 : 아니!

미실 : (의아한데) 허면..?

진흥 : ..사람이다.

미실 : (보면)

진흥 : 내가 처음 호랑이와 맞설때는 분명 혼자였다. 헌데 그 일 후에 나보다 더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생겼어.

미실 : .....

진흥 : 다음에 그런 일을 만났을 땐, 백명이 나와 함께 호랑이와 맞서 주었어.

미실 : ......

진흥 : 그 다음 호랑이에는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했다.

미실 : ........

진흥 : 용기 있는 자, 운이 따르는 자, 명민한 판단을 하는 자! 그 모두가 나와 함께 호랑이와 맞섰다!

미실 : .....

진흥 : 천하의 주인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 아니다.

미실 : ......

진흥 : 사람이다!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고, 시대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미실 : (미소지으며) 소첩, 또 큰 배움을 얻었사옵니다.


진흥왕, 흐뭇한 미소를 짓다가 갑자기 입을 막고 기침을 한다. 손을 떼어보니, 피다.

‘폐하!’ 하며 놀라는 미실.

그러나 진흥왕은 이미 알고 있는 듯 담담하나, 올 게 왔다는 느낌의 참담한 표정.



S#13. 신라궁전경 (밤)


미실 : (E) 당치 않사옵니다!



S#14. 신라궁내 진흥왕의 침소 (밤)


진평은 침상에 비스듬히 기대 앉아있는데 힘들어 보인다.

그 앞 바닥에, 지필묵이 차려진 탁자 앞에 앉은 미실.


미실 : 유훈이라니요! 폐하! 심기를 굳건히 하시옵소서!

진흥왕 : 내 천명이 다하고 있느니라...

미실 : 폐하.. (하며 눈물이 흐르는데)

진흥왕 : (힘들지만 힘을 내며) 받아 적거라...

미실 : ......

진흥왕 : 내 후계는 태손 백정이니라...

미실 : (종이에 눈물을 떨구며 쓰는) .......

진흥왕 : 을제를 상대등에 봉할 것이다......

미실 : (쓰며)......

진흥왕 : 또한 법도에 따라, 진지, 미실 등은 모든 정무에서 손을 떼고, 나를 따라.. 불가에 귀의하도록 한다.

미실 : (놀라 쓰다가 멈추며) !!

진흥왕 : 서운한게냐...

미실 : (쓰다가 멈춘 채로)......

진흥왕 : 그런게야...?

미실 : (슬픈 목소리로)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폐하께서 붕어하신다면... 소첩, 어찌 속가에서 윤택한 삶을 살 수 있겠사옵니까...

진흥왕 : 허면... 그리 하겠느냐...

미실 : (눈물 그렁그렁하여) 불가에 귀의하여, 남은 여생, 폐하의 명복과 극락왕생을 빌며 살 것이옵니다.

진흥왕 :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미실을 보며)......



S#15. 궁 일각 (밤)


미실, 어둡고 슬픈 표정으로 걷고 있다.

걷다가 갑자기, 멈춰 서서 진흥왕이 있는 궁 쪽을 바라본다. 눈가에서 눈물 한줄기가 주르륵 흐른다.


미실 : (혼잣말로) 폐하...



S#16. 진흥왕의 침소 (밤)


진흥, 숨을 쉬는 것이 힘겨운데..


진흥왕 : 여봐라!


문이 열리고, 내관이 들어온다.


내관 : 예 폐하, 불러계시옵니까?

진흥왕 : 을제와 태손 백정이를 부르거라!

내관 : 예.. 폐하.

진흥왕 : (숨을 거칠게 쉬며) 시간이... 없느리라...

내관2 : (문밖에서. E) 설원랑이 들었사옵니다.

진흥왕 : 어서... 어..서 들라하라...


문이 열리고 설원랑이 들어오고, 내관은 나간다.

설원랑, 진흥왕 앞에 무릎 꿇는다. (앞씬에서 미실은 진흥왕 침상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 설원랑은 조금 떨어진 단 아래)


설원랑 : 화랑 설원! 폐하의 부름을 받고, 감히 알현하옵니다.

진흥왕 : 미실새주에게 유훈을 내렸다.

설원랑 : (놀라) !! 폐하, 어인 말씀이시옵니까!! 유훈이라니 당치도 않사옵니다!

진흥왕 : (숨 거칠게 쉬며) 너는 근위화랑으로 나를 가까이서 보지 않았느냐?

            불사에서 갑자기 환궁하고 순행한 이유도 알지 않느냐......

설원랑 : (머리 조아리며) 폐하....

진흥왕 : 짐이 너에게 내릴 밀지가... 있느리라...

설원랑 : (놀라 보며) !

진흥왕 : (밀지를 내밀며) 가까이 오라, 설원랑은 조칙을 받으라...

설원랑 : (일어서 종종걸음으로 가서 받으며) 설원랑, 조칙을 받듭니다. (다시 자리로 돌아가 무릎을 꿇고 앉는다)

진흥왕 : 읽어보거라...


설원랑, 조심스럽게 밀지를 풀어 읽는다. 읽다가 경악하는 설원랑, 너무 놀라 밀지를 바닥에 떨어트린다.


설원랑 : 폐...폐하... 이 어인... 명이시옵니까...

진흥왕 : 미실은 짐의 유훈을 지키지 않을 것이다.

설원랑 : (놀라 보며) .......

진흥왕 : 짐이 있는 동안, 미실은 신라의 소중한 보물이었으나... 짐이 없다면, 미실은 신라의 간악한 독이 될 것이다...

설원랑 : 폐하...

진흥왕 : 미실을 죽여라!

설원랑 : ......

진흥왕 : (힘겨운 와중에도 눈빛을 빛내며 힘주어) 할 수... 있겠느냐...

설원랑 : (자세 고쳐잡고 두 손 모으며, 결연한 눈빛으로) 신, 설원랑, 목숨을 받쳐, 폐하의 유지를 행하겠사옵니다!


뜨겁게 서로를 바라보는 진흥왕과 설원랑.



S#17. 진흥왕 침소밖 마당 (밤)


걸어가는 설원랑. 뭔가 심각하고, 복잡한 표정이다.



S#18. 진흥왕의 침소 (밤)


진흥왕이, 침상에서 가슴을 움켜쥐고, 심하게 기침을 한다. 이마엔 굵은 땀방울.

내관과 의원이 급히 들어온다.


내관,의원 : 폐하! 폐하!!

진흥왕 : (기침을 하며) 필요없다! 나가거라! 태손 백정은 아직인게냐!!

내관 : 오셨사옵니다! 오셨사옵니다!

진흥왕 : 어서 들라 해!!

의원 : 폐하, 하오나!

진흥왕 : 어서 물러가고!! 백정을 들게 하라!!


하니, 내관과 의원, 진흥왕 서슬에 쫄아서 나가고, 진흥왕, 기침을 진정시키려 심호흡을 한다.



S#19. 미실궁 내 침소 (밤)


진흥왕이 설원랑에게 내린 밀지가 테이블에 펼쳐진 채, 보인다.

그 앞에, 설원랑이 비장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설원랑 : 폐하께선... 모든 걸 꿰뚫고 계셨습니다.


카메라 팬하여, 설원랑 앞을 비추면, 침상에서 비스듬히 기대 누워있는 미실의 모습!

(설원랑과 미실이 이미 은밀한 연인관계인 것을 보여주는 씬이오니, 적당한 노출과 편한 복장이었으면 합니다)


미실 : (미소지으며) 신라의 가장 위대한 임금이십니다. 그런 혜안과 통찰이 없으시다면, 어찌 그렇겠습니까...

설원랑 : (심각하게) 어찌... 할 것입니까...


미실, 침상에서 일어나, 설원랑에게 와서, 뒤에서 어깨를 감싸며,


미실 : (미소지으며 장난치듯) 그리 고민되신다면, 신라의 적, 미실을 척살하고, 대의를 바로 세우시지요.

설원랑 : (버럭) 새주! 농이라도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미실 : (웃으며) 허면 어쩌시겠습니까?

설원랑 : 나, 설원랑, 이미 4년 전, 모두 미실새주에게 걸었습니다. 나의 운명! 또한 신라의 운명까지!

미실 : (계속 웃으며 설원랑을 보다가 웃음을 갑자기 싹 멈추고) 을제 대등은 아직 입궁하지 않았고,

         국선 문노는 도천제에 가 있으니..... 천운이 미실에게 있는 것입니다. (결연한 표정으로) 준비하세요.



S#20. 중악산 제단앞 (밤)


무릎을 꿇고 앉아 명상하듯 제를 올리는 문노. 갑자기 바람이 불어, 앞의 향불과 다른 불들이 심하게 흔들린다.



S#21. 화랑 선문 일각 (밤)


앞씬의 횃불에서 이어지면.. 횃불을 들고 있는 설원랑. 그 앞엔 화랑 100여명이 긴장된 모습으로 설원랑의 앞에 도열해 서있다.

그위로.


진흥 : (E) 니가 신라의 새 주인이 될 것이다!



S#22. 진흥왕의 처소 (밤)


진흥왕 침상이 아니라 의자에 앉아 있고, 백정이 그 앞에 있는데.


백정 : (너무 놀라) 폐하..

진흥 : 할 수 있겠느냐?

백정 : ..폐하.. 제가 어찌..

진흥 : 할 수 있다... 그리고... 해야 한다...

백정 : (겁에 질려 울먹이며) 하지만.. 할아버지도 없이.. 제가 어찌..

진흥 : (소엽도를 백정의 손에 쥐어주며) 이 소엽도를 간직하거라.

백정 : ......

진흥 : 내 목숨을 살린 칼이다...

백정 : 어찌 이것을... 제게 주시옵니까...

진흥 : 이제 너 자신을 지키고, 신라를 지켜야 하느니라.

백정 : (지금은 칼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아닙니다. 저는 못하옵니다.

진흥 : 니가... 신라를 구해야 하느니라... (통증이 오는 듯 가슴을 움켜쥔다)

백정 : (놀라) 폐하, 폐하... 어찌 그러시옵니까?



S#23. 진흥침소밖 궁마당 + 중악산 제단앞 (몽따주. 밤)


2열 종대로 열맞춰 죽 들어오는 100명의 화랑들.

뭔가 하고 의아하게 보는 환관과 시녀들 10명. 그 옆의 근위화랑 서너명은 이미 알고 있는 듯 들어오는 화랑들과 눈빛을 교환한다.

들어오던 100명의 화랑들은 중간지점에서 둘로 나눠어 50명씩 양쪽으로 포진한다.

환관, 이상하여 문쪽으로 가는데.. 이때 문으로 들어서는 설원랑.

환관은 근위화랑인 설원랑이 오자, 무슨 일인가 물여보려 설원랑에게 다가가는데..

환관이 설원랑에게 다가오자, 아무 말없이 푹 환관을 찌르는 설원랑.

경악하는 환관과 시녀들의 표정.

둘러서있던 화랑들, 시녀들과 환관들을 맡아 처치하는 모습과

중악산 제단에서 뭔가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문노의 모습이 크로스로 보이는데.. 그 위로.


백정 : (놀라 E) 할아버지! 할아버지!



S#24. 진흥침소 (밤)


진흥이 가슴을 움켜쥐었던 손을 놓고, 힘겨운 듯 호흡을 고른다.


백정 : 폐하, 괜찮으시옵니까?

진흥 : (참으며 아무렇지 않은 톤으로) 난 신라의 앞날을 생각하면, 식은 땀이 흐른다.

백정 : 신라는 어느 때보다 강대하질 않습니까? 헌데 어찌...?

진흥 : 그리 생각하느냐? 허나.. 신라는.. (하다가 고통을 느끼는 듯 말을 멈추고)

백정 : 폐하?

진흥 : ......윽! (하며 가슴을 움켜쥐고, 앞으로 쓰러진다)

백정 : 폐하! 폐하!! (하고 진흥을 부축하는데)

진흥 : (가슴을 쥔 채, 힘을 짜내어 필사적으로) 신라는 본디 작고 힘없는 나라다... 잠시 강대하나, 결국 모두 잃고 말 것이다...

백정 : 할아버지! 폐하! 말씀하지 마셔요. 사람들을 부르겠습니다. (하고 나가려는데, 진흥이 팔을 잡는다)

진흥 : 불가능한... 꿈을 꾸라 했느..니라.. 무엇인..지 아..느냐... (하고 갑자기 기침을 하다가 각혈을 한다)

백정 : (피를 보고 더욱 놀라) 여봐라! 여봐라! (반응이 없고) 폐하! (팔 뿌리치며) 소손이 사람을 부르겠사옵니다.. (하고 나간다)

진흥 : (헉헉거리며 마치 혼잣말 하듯이) 불...가능한... 꿈... 신라는... 삼....한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신라가... 살... 길은... 그... 것밖에... 없어... (하고 숨이 끊어지는)



S#25. 중악산 제단 앞 (밤)


제단 앞에 피워둔 향과 촛불이 거센 바람으로 일시에 꺼진다.

불길함에 경악하는 문노.



S#26. 침소밖 복도 (밤)


뛰어나오는 진평. 복도 한쪽에 내관과 의원이 이미 칼을 맞고 쓰러져 있다.

경악하여, 다른 쪽 복도로 뛰다가, 문틈으로 밖을 살피는데,

진평의 좁은 시선으로 보이는 마당의 상황. 곳곳에 쓰러져있는 환관과 시녀들. 무장한 화랑들이다.

그 사이를 걸어 들어오고 있는 미실의 모습.

놀라고 겁먹는 진평. 다시 진흥왕의 침소로 뛰어 도망간다.

잠시 후, 미실이 약을 들고는 복도 한쪽에 등장하는 미실.



S#27. 진흥의 침소 (밤)


진흥왕, 의자에 앉아있는데 약 대접을 들고 들어오는 미실.


미실 : (쟁반을 내려놓으며) 폐하.. 약 드실 시각이옵니다.


하며 미실, 돌아 진흥왕을 보는데.. 죽은 듯하다. 보는 미실.


미실 : (담담히) ..폐하..


하며 진흥의 손을 잡지만 진흥의 손은 툭 떨어진다. 보는 미실. 손등으로 진흥왕의 뺨을 쓰다듬는다.


미실 : (눈물을 주르르 흘리며) ..제게 내려주신 은총.. 평생을 잊지 않을 것이옵니다. 또한 폐하를..


약대접의 약을 화분에 조르르 따르며.


미실 : 폐하의 마지막 숨을... 제 손으로 거두지 않게 하여주신 은혜는.. 더더욱.. 더더욱 잊지 않을 것이옵니다.


놀란 채 몰래 숨어 미실의 말과 행동을 보고있는 진평.

미실은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약대접을 다 비우고는 약대접은 한쪽에 놓더니, 조용히 나가려한다.

그때 열린 문으로 무장을 한, 설원랑, 세종, 미생이 들어온다. 모두 칼을 손에 들고 있고, 갑주엔 피가 묻어 있다.

미실을 보며, 어찌되었냐고 묻는 듯한 긴장되고 상기된 표정이다.


미생 : (미실에게) 누님! 폐하는..?

세종 : 어찌 되었소?

설원랑 : 새주...

미실 : (셋을 무표정하게 한 명씩 훑으며 미소 짓는다)......(셋 보며 돌아서지 않은 채 진흥왕에게 나지막이)

         폐하,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하셨습니까... 사람을 얻는 자가 시대의 주인이 된다 하셨습니까...

미생 : (뭔소린가 싶어 미실 보며)......

세종 : (뭔소린가 싶어 미실 보며).......

설원랑 : (뭔소린가 싶어 미실 보며).......

미실 : (진흥왕을 향해 돌아서며 버럭) 사람? 내 사람들이옵니다! 폐하! 보시옵소서!! 폐하가 아닌! 나 미실의 사람들이옵니다!!

진흥왕 : ......

미실 : (나지막이) 또한... 이제, 미실의 시대이옵니다.

진흥 : (울리는 E) 문노야...



S#28. 중악산 제단앞 (밤)


환청을 들은 듯 놀라, 경악한 문노의 모습.


진흥 : (울리는 E) 이제. 북두의 일곱별이 여덟이 되지 않는 한, 미실에 대적할 자는 천하에 없으리라!


꿈인가 생신가 혼란스러운 문노, 그 위로,


진흥 : (울리는 E) 미실과 대적할 자가 있다면, 북두의 일곱별이 여덟이 되는 날! 오리라!


경악과 위기, 알 수 없는 전율을 느끼는 문노의 모습.



S#29. 진흥의 침소. (27씬 연결)


미실 : 이제 미실을 대적할 자는 없사옵니다.


하고, 돌아서서 천천히 걸어나가는 미실. 냉정한 얼굴에 차가운 미소가 번지며 웃기 시작한다.

미실의 웃음소리와 진흥왕의 시신, 숨어서 공포에 질린 백정의 얼굴.

미생, 세종, 설원랑의 시선... DIS.



S#30. 진지의 처소 (밤)


놀란 진지의 표정.


진지 : (놀라고 당황하여) 폐하께서.... 폐하께서...

미실 : 예... 폐하께서 붕어하셨습니다. 아직은 아무도 모릅니다.

진지왕 : 아무도 모른다니요? 어서 문무백관을 소집하고!

미실 : (말끊으며) 폐하의 유훈은!!

진지 : ......

미실 : 동륜태자의 맏아들인 백정왕자님에게 대를 잇게 하라는..것이었습니다.

진지왕 : ..(본다)....

미실 : ..(본다)...

진지 : ..(보고)

미실 : 허나.. 유훈은 바뀔 수 있습니다.

진지 : ......

미실 : 저를 황후로 삼으시겠습니까?


하며 진지에게 다가가, 손등으로 진지의 얼굴을 쓰다듬는 미실.



S#31. 진지의 처소밖 (밤)


장지문으로 보이는 실루엣. 진지와 미실이 합방하는 듯 하다.

이를 보는 미생. 의미심장하다.



S#32. 궁일각 (낮)


급히 달려오는 문노의 모습. (중악산과는 다른 의상)



S#33. 연무장 마당 + 연무장 단상 + 관중석 (낮)


*연무장.

여섯색깔의 옷을 입은 각 팀 50명, 6부족을 뜻하는 각각의 팀이 멋있는 군무를 추고 있다.


서리 : (진지왕과 성골들 옆에 선 채 설명) 여섯 색깔의 집단은 신라를 처음 시작한 여섯부족을 뜻하는 것이옵니다.


*단상.

보고있는 진지. 뒤로는 미실, 그 외 성골들. (진평 없음)

*관중석.

미생, 세종, 노리부 등등 출연자들 모두와 보고있는 관중들.

*연무장.

이제 공연하는 6팀이 가운데로 모였다가 흩어지면 가운데 나타나는 우물.


서리 : (그위로 E) 신라의 시조이신 박혁거세께서 나오신 우물! 나정이옵니다.


나정의 가운데에서는 신성한 밝은 빛이 나오고 있다. 보는 사람들의 모습들 컷컷.

이때 나정 안에서 자줏빛깔의 커다란 알이 천천히 솟아오른다.


*관중석.

보는 사람들의 모습 컷컷.

*단상.

보는 진지. 그리고 미실.

*연무장.

솟아오른 자줏빛의 알을 드는 설원랑과 5명의 화랑들. 알을 든 화랑들은 알을 들고 진지왕이 있는 단상으로 온다.

*단상.

진지과 진지 뒤의 미실, 서리.


서리 : (진지에게) 이제 혁거세님의 알과 친히 접신하시옵소서.


진지왕 일어나 천천히 단상 앞으로 걸어가 선다.

*단상아래

알을 들고 온 설원랑과 화랑들. 단상끝에 서있는 진지왕을 향해 천천히 알을 들어올린다.

*단상위.

알을 기다리고 있는 진지의 모습.

*관중석.

보는 관중들.

*단상아래.

손을 완전히 올려 알이 진지에게 닿고.. 진지가 그 알을 잡아 높이 들어올리면,


서리 : 우리의 폐하십니다!


하고 소리지르자, 연무장에선 춤을 추던 화랑들 모두 충성을 맹세하듯 한 무릎을 꿇어 앉고..

관중석의 관중들은 ‘천세 천세 천천세!’를 모두 같이 외치는데..

진지 위 단상 한편의 미실, 그런 모습을 보며 자신의 배를 만지며.


미실 : (혼잣말) 아기야.. 잘 보아라. 저기가 너의 자리다.



S#34. 연무장바깥 출입문앞 (낮)


달려오는 문노.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앞씬 즉위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문노의 시선으로 즉위하는 진지가 보이고, 가까운 곳에 미소를 짓고 있는 미실의 모습이 보인다.


진흥 : (울리는 E) 이제. 북두의 일곱별이 여덟이 되지 않는 한, 미실에 대적할 자는 천하에 없으리라!

문노 : (마음의 소리 E, 참담한 심정으로) 미실에게 천리가 있음인가... 미실의 시대인가......



S#35. 궁일각 (낮)


터덜터덜 가는 문노. 그러다가는 누군가를 본다.


백정 : (을제의 다리를 붙잡고는) 저도 데려가세요. 저두요.

을제 : (안쓰러워 앉아서는) 왕자님.. 저는 당항성을 지키라는 명을 받아 당항성으로 떠나는 길입니다.

문노 : (떨어져 보는)

을제 : 성골이신 왕자님께서 같이 가실 수는 없습니다.

백정 : 싫어요. 나는 미실도 무섭고.. 숙부도 싫어요. 데려가 주세요.

을제 : (야단치며) 왕자님! 그런 소리 하시면 안됩니다!

백정 : ..(겁먹고)...

을제 : (안됐어서) 왕자님은 여기가 집입니다. 모두에게 잘 일러두었으니.. 걱정마시고.. 계십시오. 저는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백정 : ......


문노, 보는데.. 을제, 백정에게 인사를 하고는 떠난다.

가는 을제를 보는 백정. 울지도.. 따라가지도 못하고 서있고 을제 또한 참담한 표정으로 가는데..

이를 보는 문노의 표정 역시 참담하다.

문노, 답답해 하늘을 올려다본다. 너무나 푸른 하늘.



S#36. 하늘 (밤)


앞씬의 푸른 하늘이 OL로 밤하늘이 되더니, 북두칠성이, 뚜렷하게 빛나고 있다.

빛나는 달. 빛나는 다른 별자리. 빛나는 또 다른 별자리. 그리고 둥근 하늘에 꽉 차여 빛나는 별자리들. 별들.

그것이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한다. 조금더 빨리 돌아가기 시작한다. 더 빨리 돌아가더니 어지럽다.

그러더니, 다시 밤하늘이, 푸른 하늘로 바뀐다.



S#37. 산일각 (낮)


앞 씬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문노. 힘없이 다시 고개를 숙이려는데, 앞에 진흥이 서 있다.


문노 : (놀라) 폐하!

진흥 : 뭘 보고 있게냐! 북두칠성을 봐야 할 것이 아니냐!


문노, 놀라 하늘을 보는데, 푸른 하늘임에도 북두칠성이 빛난다. 그리고 자세히보니, 개양성 옆에 별이 하나 더 있다.

놀라는 문노. 그 북두칠성의 두별이 유성처럼 땅으로 휘익 내려오더니 웬 가마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가마의 문틈으로 특이한 문양의 옷자락이 보인다.



S#38. 선문일각 수련장 (밤)


깜짝 놀라 눈을 뜨는 문노.

검과 창 등, 수련도구들이 주변에 즐비하고, 검수련을 하다가 잠이 든듯 검 수련 도구들이 죽 있는 곳.

자막 : 4년후 (세월이 지난 느낌으로 옷차림이나 외모가 조금 변화)

문노, 너무도 괴이한 꿈이라 이상하다. 옆에 있는 물을 한사발 마신다. 그리고는..


문노 : (한숨을 깊이 내쉬며) 북두의 일곱별이 여덟이 된다..


하고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다시 검수련을 하려는데.. 이때 설원랑과 화랑들이 다가온다.


설원랑 : 답을 얻었는가...?

문노 : (검을 빼 수련하며) 나는 관여치 않을 것이네. 미실 새주의 뜻대로 하시게.

설원랑 : (대답에 안도하면서도) 함께 하세.

문노 : (수련 멈추고 설원랑 보다가) ......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네.


문노는 다시 수련을 하고, 그런 문노를, 수긍하는 듯 바라보는 설원.



S#39. 편전 (낮)


불안한 표정의 진지왕. (진지왕 : 신라 제 25대 왕)

카메라 팬하면, 아직도 아리땁고 가녀린 모습의 30대 미실이 갓난 아기를 안은 채, 무릎을 꿇고 있다.


미실 : 정녕... 저를 버리십니까... (아기를 보며) 끝내 저와 폐하의 아이를 잉첩의 아들로 만드시렵니까?

진지왕 : ..(불안한).. 왜 또 그러시오? 오늘은 낭천제(郎天祭:화랑들이 주축이 된 제천의식)가 있는 날이오..

미실 :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폐하..

진지왕 : ......

미실 : 분명 제게 황후의 자리를 약조하셨습니다.

진지왕 : ..허나.. 대내외의 신하들과.. 어머님께서 그것만은 아니된다.. 하시질 않느냐?

미실 : 폐하의 의지면, 되는 일이옵니다.

진지왕 : ......

미실 : 저는 진흥대제의 유언마저 숨긴 채, 폐하를 이 자리에 올려드렸사옵니다.

진지왕 : (안절부절)...

미실 : (힘주었다가) 유언은 분명!


하는데 이때 진지왕의 사신(私臣)이 들어온다.


사신 : 폐하.. 낭천제(郞天祭:화랑들이 벌이는 천제)의 준비가 모두 끝났사옵니다. 이제 연무장으로 드시지요.

진지왕 : (사신 보며) 알았다.


하고는 잘됐다싶어 벌떡 일어나 나가고..

편전에 홀로이 남은 미실, 차가운 표정으로 아기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미실 : (속삭이며) 미안하구나...아가야, 난... 이제 니가 필요없다. (눈빛을 빛내며)

진평 : (기쁘고 놀라 E) 아기라 했소?



S#40. 진평과 마야의 처소 (낮)


16-7세 정도로 성장한 진평(자막처리)이 기쁜 듯 앞의 마야(자막처리)를 보고있다.


진평 : 부인.. 그것이 사실이오?

마야 : (수줍은 듯 미소지으며)

진평 : 진정 우리 아이를 잉태한 것이오?

마야 : (고개를 끄덕이며) 실은 북두칠성이 내 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어..

진평 : (기뻐서는) 그래서요? 그래서요?

마야 : 꿈이 이상타 했는데.. 태몽이었나 봅니다.

진평 : ..(좋아) 그것이 정말이오?

마야 : 오늘 의녀가 진맥하였습니다.

진평 : (기뻐하며) 신당에는요?

마야 : (좋은데) 이제 고하러 가려구요.


진평, 그런 마야를 사랑스럽게 보다가, 목에 걸어두었던 소엽도를 풀어 꺼낸다.


진평 : 부인, 이제 이걸 지니세요.

마야 : 이건.. 진흥대제께서 하사하신... 소엽도 아닙니까?

진평 : 이것이 진흥대제를 지켜주었다 합니다. (다정하게 목에 걸어주며) 이제 부인과 아기를 지켰으면 합니다.

마야 : 예, 반드시 그리 하겠습니다.


이때, 소화가 ‘왕자님!’하며 들어오다가는 쿵 앞으로 넘어진다.


마야 : (그런 소화를 보며) 쯧쯔.. 조심하질 않고..

소화 : (그사이 일어났는데 코피난다. 인상 쓴 채 코 감싸며) 왜 안나오세요. 왕자님.

마야진평 : (보면)

소화 : 낭천제 안가세요?

마야 : 그래.. 잠시 잊었구나.

소화 : 예.. 빨리 가셔야.. 저도 좋은 자리에서 구경합니다. 빨리 가세요 낭천제..

마야 : 신당에 들렸다 가야하니, 준비하거라.

소화 : (울상으로) 신당을 들렀다 간다구요?

마야 : 어허!


하면 소화는 나가고.. 하며 마야, 일어나 옆에 챙겨둔 옷을 가지고 온다.


진평 : (싫지만 일어나 겉옷을 벗으며) 그깟 낭천제가 뭐라구요.. 오늘은 부인과 있고 싶습니다.

마야 : (겉옷을 입히며) 평생 함께 할텐데요, 먼저 가 계시면, 곧 따라가겠습니다.



S#41. 화랑의 선문 일각 (낮)


행사가 있는 날인지라 여기저기 화랑들이 왔다갔다하는데..

이때 진평과 무사 두명이 연무장으로 향하고 있다. 진평은 마야의 임신소식때문인지 얼굴에 웃음기가 있다.

화랑들은 진평이 지나가면 서서 예를 갖추고.. 진평은 여전히 기분 좋은 듯 가는데..

한쪽에서 오던 문노가 그런 진평을 본다.

ins.cut. 회상. 북두팔성의 두 별이 휙 가마로 내려 꽂히는 장면.

갸우뚱하며 아닌데 싶은 문노.



S#42. 신당문앞 (낮)


문이 잠겨진 채 문에 ‘봉(封)’이라 씌인 종이가 붙여있다.


마야 : 어찌 신당문을 닫았을꼬..


하고는 보면 소화가 없다. 마야, ‘소화야!’ 하며 신당 옆벽쪽으로 가면,



S#43. 신당 건물옆벽 (낮)


소화는 신당안을 보는. 자기만의 구멍이 있는 듯 보는데..


마야 : (와서 보며)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냐?

소화 : (계속 보면서 E) 왕자님하고는 몰래 이렇게 봤어요.

마야 : 어서 길을 잡지 못할까!

소화 : (겁먹고는 기죽은 소리로) 화랑들이 얼굴에 분칠한 건 첨 봐서..

마야 : (순간 놀라) 지금 뭐라 했느냐?

소화 : (마야의 반응에 화들짝 놀라) 자..잘못했습니다! 어서 가겠습니다!

마야 : 지금.. 얼굴에 단장을 하였다고?

소화 : 아니.. 그것이..


하는데.. 마야, 참지 않고 바로 자신이 구멍을 통해 본다.



S#44. 신당 안 (낮)


제단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제를 올리는 서리가 있다.

서리의 뒤로는 일사불란하게 앉은 채 비장한 모습으로 화장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화랑 200명.

무사의 느낌이라기보다는 신성하고 예쁜 미소년들로, 이들은 모두 같은 옷을 입은 채

분을 칠하고 있는 화랑들도 있고.. 귀걸이를 다는 화랑들도 있으며 입술지를 바르는 화랑들도 있다.



S#45. 신당건물밖 (낮)


이번엔 소화가 의기양양하게 서있고 마야가 경악하여 보고있는데..


소화 : (속없는 톤) 예쁘죠 예쁘죠?


하면 마야가 고개를 돌리는데 경악한 표정이다.


소화 : 저보다 예쁘죠?

마야 : (넋나가) 정녕.. 낭장(자막:郎粧)을 모르느냐?

소화 : 에?

마야 : 화랑들이 얼굴에 분을 칠하는 것을 낭장이라 한다. 낭장결의를 몰라?

소화 : 그게 뭔데요?

마야 : 죽음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소화 : 에?

마야 : 전쟁을 나가기 전날이나 대의를 위해 죽어야 할 때.. 화랑들은 낭장을 하는 것이야.

소화 : ......

마야 : 나가 싸워 죽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아름답게 남긴 채!!

소화 : (어리숙) 전쟁 났나?

마야 : ..(보는데)..

소화 : 그러지 않음 낭천제에 왜 낭장을 해요?

마야 : (퍼뜩) 낭천제!!


하고는 마야가 달려간다. 소화도 얼떨결에 가고..

그들이 가고 나면, 나타나는 서리와 설원랑.


서리 : 어찌 하실 겁니까?

설원랑 : 조용히 궁 밖으로 빼내 처리해야겠지요. 또한 시신조차도 남겨서는 아니 됩니다.

서리 : .....

설원랑 : 아무도 몰라야지요. 처리한 자들 조차도.



S#46. 화랑연무장+연무장 단상+관중석 (낮)


*화랑연무장.

화려하게 펼쳐지는 무술공연(가장 그림이 되는 걸루요)

*연무장 단상.

보고있는 진지왕과 황후 및 진평. 그리고 성골들. 세종도 있고..



S#47. 연무장이 보이는 망루 (높은 곳)


먼 망루에서 멍하게 연무장을 보고 있는 문노. 그위로.


문노 : (E) 한낱 꿈일 뿐 아닌가. 헌데 어찌 이리 답답한 것인가...


하며 괜히 답답한 마음에 별도 없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러다가는 한숨을 쉬며 연무장일각을 보다가는 뭔가 싶은 것이 보이고..



S#48. 연무장밖 일각 (낮)


급히 가는 마야와 소화. 모퉁이를 도는데! 막아서는 병사1.

놀라는 마야. 보는 소화.


마야 : 무슨 일이냐?

병사1 : (서찰을 주며) 사가의 어머님께서 위독하시답니다.

마야 : (놀라) 뭐? (하고는 얼른 서찰을 뺏어 보다가는 놀라고) 누구에게 받았느냐?

병사1 : 사가의 시종 천덕이라면서..

마야 : 천덕이가? 어딨느냐?

병사1 : 북문 앞에 있습니다.

마야 : 알았다. (하고는 소화에게) 넌 얼른 왕자님께 가서 니가 본대로 아뢰거라.

소화 : 예.. 그런 것은 잘 할 수 있습니다.


하고는 소화는 뽀르르 뛰어가고 마야도 급히 간다.

Ins cut 망루. 이를 보는 문노.

카메라 팬하면 멀리 떨어져 보고있는 설원랑과 화랑들.

Ins cut. 망루. 그들도 보는 문노. 뭔가 이상하다.



S#49. 화랑연무장 (낮)


여섯색깔 팀들의 공연이 시작된다. (33씬과 비슷한 분위기의)

이를 보는 진지왕.

진평은 공연을 보면서도 마야는 왜 안오나싶고..



S#50. 궁일각 (낮)


마야가 혼자 걸어가고 있다. 멀리서 이를 따르는 문노.



S#51. 연무장 마당+연무장 단상+관중석 (낮) (앞씬과 같은 상황)


*단상.

공연이야 벌어지든 말든 진평은 눈으로 마야만 찾고 있다.

이때 저쪽에 소화가 급히 오는 것이 보이자 일어나 그쪽으로 가는 진평.


서리 : (진지왕에게) 이제 혁거세님의 알과 친히 접신하시옵소서.


진지왕 일어나 천천히 단상 앞으로 걸어가 선다.


*단상아래

알을 들고 온 화랑들. 단상끝에 서있는 진지왕을 향해 천천히 알을 들어올린다.

*단상위.

알을 기다리고 있는 진지왕의 모습.

*관중석.

보는 관중들.

*단상아래.

손을 완전히 올려 알이 진지왕에게 닿으려는 순간, 다시 손을 내리는 화랑들.

의아한 진지왕.


화랑1 : 시조이신 혁거세님의 알을 폐하께 전하지 못하겠나이다!

진지왕 : 그게 무슨 소리냐?


이때! 연무장안으로 들어오는 큰 문이 쾅 열린다. 모두들 무슨 소린가 싶어 소리 난쪽을 본다.

보면, 문으로 천천히 걸어들어오는 미실. 그리고는 다섯걸음쯤 뒤에서 미실을 따르는 낭장한 화랑들 200명. (4열횡대 50줄로)


*관중석.

‘이게 뭐야?’‘낭장아닌가?’‘화랑들이 낭장을 하다니!’ ‘무슨 일이야’ 등등 웅성웅성, 놀라고..

소화에게 다 온 진평도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보다가는 그 자리에서 놀라는데.

*연무장

미실과 낭장한 화랑들 아직도 단상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모든 것이 스톱모션된듯하고 미실과 화랑들만 한발한발 움직인다.

단상앞쪽으로 거의 다 걸어온 미실.

다가오는 미실을 보는 진지왕. 불안하고 불쾌한데..

단상앞으로 와 선 미실.


진지왕 : 성스러운 낭천제요!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이요?

미실 : (무시. 나긋) 저는 단지 원화로서, 어린 화랑들의 뜻을 전할까 하옵니다..

진지왕 : ..뜨..뜻이라니..?

미실 : 폐하! 물러나주시옵소서!

진지왕 : 뭐? 뭐라?



S#52. 연무장 관중석 일각 (낮에서 밤으로 이어져도 됨)


소화에게 귓속말을 듣던 진평도, 물러나란 말에 놀라 본다.



S#53. 궁문앞 일각 (낮)


놀란 문노의 표정. 보면, 가마꾼들에 의해 입이 막히며 급히 가마에 넣어지는 마야.

가마는 떠나는데.. 떠나는 가마밖으로 삐죽 나온, 마야의 옷깃 문양.

ins.cut 회상, 문노의 꿈 속의 가마에서 본 광경.

똑같다. 경악하는 문노.



S#54. 연무장 마당+연무장 단상 (낮, 밤)


진지왕 : 뭐.. 뭐라 했느냐?

미실 : 저희 화랑은.. 폐하께서.. 스스로 물러나시길 원합니다.

진지왕 : (당황) 뭐?

미실 : 진흥대제께오서, 이루신 위대한 업적을 모두 잃으셨사옵니다.

진지왕 : (당황) 당장 나가라!

미실 : .....

진지왕 : (당황) 아니다! 여봐라! (근위병들에게) 당장! 당장 저들을 치우거라! 끌어내!


하면, 단상에 있던 근위병, 아래층의 근위병에게 손짓을 하자 연무장에 있던 근위병들, 미실과 화랑들의 앞에 선다.

대치한 양쪽. 일촉즉발의 위기인데..

미실뒤에 섰던 1조 4명의 낭장화랑, 천천히 단도를 꺼내더니 자결한다. 쓰러지는 네명의 화랑.

보는 근위병들. 놀라고.. 진지왕, 놀라고.. 진평, 놀라고.. 관중들, 소리까지 지르고..


미실 : (결연한 눈빛으로) 낭장결의이옵니다... 누군들 막을 수 있겠사옵니까...

진지왕 : ......


하는데.. 2조 화랑들이 단도를 꺼낸다.

창을 들었으나 어쩌지를 못하는 근위병들.

2조 화랑, 자신들의 배에 대는데.. 근위병들, 화랑들의 비장함에 공격도 못하는데..


진지왕 : (그런 근위병들에 더 당황하여 단상에 있는 화백회의의 대등들을 향해) 화..화..화백회의도 가만히 있는데...

            어찌 너희 화랑들이..


*단상.

진지왕 근처에 있던 진골들 중 상대등인 노리부와 대등 중 하나인 세종이 앞으로 나선다..


노리부 : 저희 화백회의 또한 화랑들의 뜻을 전해들은 바, 다음과 같은 결정이 있었사옵니다.

진지왕 : ..뭐 전해들어..?

세종 : (비단문서를 꺼내 읽으며) 첫째! 황음무도하여 국정을 문란케한 죄!

진지왕 : ..(당황)...

세종 : 둘째! 사치와 방탕으로 백성의 삶을 도탄에 빠뜨리고 진흥대제의 위업을 지키지 못한 죄!

진지왕 : ..(더욱 당황하고)

세종 : 셋째! (하며 미실을 보며) 진흥대제의 잉첩이었던 미실궁주를 겁간하고, 핍박하여

         대제의 유언을 전하지 못하게 한 대역무도죄!

진지왕 : 뭐라? 겁간? 핍박?

진평 : (웬지 모를 불길)

노리부 : (미실을 보며) 이제 진흥대제의 유언을 전하시게!

진지왕 : (미실을 본다)

진평 : (미실을 본다)

모두 : (미실을 본다)

미실 : (품에서 교지를 꺼내어 펼치며) 대제께오서는.. 승하하시기 직전 제게!

진평 : (보고)

미실 : 신국(자막:신라)의 다음 보위는.. 둘째아들인 금륜이 아니라 맏아들이신 동륜태자의 아들!

진평 : ......

미실 : 진흥대제의 손자인! 백정왕자님이라 하셨습니다!


하면 당황한 진평, 클로즈업.

진지왕, 세종 및 모든 귀빈들과 관중들의 시선이 단상이 아닌 관중석에 어정쩡히 서있는 진평에게 쏠린다.

크게 당황하는 진평. 이제 바로 옆에 와있는 소화.

이때 천천히 다가오는 노리부. 다가오더니 넋이 나간 진평의 손을 들어올리며.


노리부 : 우리의 폐하십니다!


하자, 연무장의 모든 사람들 무릎을 꿇어앉으며 ‘폐하!’ 한 목소리로 외친다.

어찌 할 바를 모르는 진평, 미실을 보고.. 이를 보는 미실은 살짝 미소를 짓는다.

다시 진평의 표정.



S#55. 궁 담벼락일각 (밤)


소화가 궁담벼락 개구멍앞의 장애물을 치우면서..


소화 : 에이.. 그럴 리는 없습니다.

진평 : (엄청 버럭) 빨리 하라는데두?

소화 : (주눅들어서는 일을 딱 멈추고는 떨자)

진평 : (그런 소화를 보고는) 아니다. 알았다. 미안하구나.

소화 : (쪼그라든 채 다시 일을 시작하며) 저는 겁이 많습니다..

진평 : 그래.. 미안하다.

소화 : (아직도 입이 나온 채로) 아무렴.. 미실궁주께서.. 열다섯살이나 어린 폐하와 혼인을 하겠다고

         마야부인을 어떻게 하시겠어요?

진평 : 그러고도 남을 여자다.

소화 : 에이.. 아닐겁니다. 사가에 잘 가 계실거예요.



S#56. 길 일각 (밤)


마야가 탄 가마를 끌고 가는 가마꾼들.



S#57. 가마안 (밤)


입과 손이 묶인 채 공포에 휩싸여 가는 마야. 마야의 앞에는 무사1이 마야에게 칼을 들이대고 있다.



S#58. 미실의 침실 안 (밤)


진평의 상황과는 대비되는 차분하고 아늑한 분위기.

세종에게 요염한 모습으로 차를 따라주는 미실.


미실 : 이제 저는 황후가 될 것입니다.

세종 : ..(씁쓸한)..

미실 : (착잡해하는 듯한 세종을 보며) 제가 또, 다른 사내의 부인이 되는 것이 마음 쓰이십니까?

세종 : (고개를 가로저으며) 진흥대제께오서 말씀 하셨습니다. 미실궁주는 어느 사내든 혼자는 차지 할 수 없는 여인이라구요.

미실 : (보면)......

세종 : 다만.. 내가 왕도 성골도 아닌 것이 한스러울 뿐이오.


하는데.. 급히 들어오는 설원랑.


설원랑 : 백정왕자께서... 사라지셨습니다!

미실 : (무심하게) 마야는요?

설원랑 : 이미 손을 써놨습니다.

미실 : 백정을 찾아오세요. 백정왕자가 없으면, 화랑도 화백도.. 우리의 편이 아닙니다. 아직은.



S#59. 숲 일각 (밤)


급히 말을 달려가는 진평. 그위로.


진평 : (E) ..마야.. 살아만 있어줘.. 제발.. 살아만..



S#60. 일각 (밤)


끌려가고 있는 마야의 가마. 네명의 무사들이 들고 가고 있는데..

이때 앞의 무사 둘에게 동시에 밧줄이 날아와 조이자 무사 둘 고꾸라지며 가마를 놓는다. 쓰러지는 가마.



S#61. 가마안 (밤)


쿵 하고 기울어져 놀란 마야와 무사1. 뭔일인가 싶은데.. 이때 밖에서.


무사2 : (E) 문노다!


기대하는 마야와 놀라 긴장하는 무사1.



S#62. 일각 (밤)


문노가 있고, 수하2,34,5가 긴장한 채 칼을 들고 서있는데.


수하2 : (용기내어) 어쩔 수 없다! 쳐라!


일제히 문노에게 덤벼드는데,

문노, 맨손으로 처음 덤벼드는 놈을 가볍게 제압, 무기를 빼앗고, 눈부신 솜씨로, 두 셋을 바로 쓰러트린다.

문노를 포위하고 있으나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수하들.


문노 : (뺏은 칼을 수하2를 향해 겨누며) 네 놈들이 국선을 알아보고도, 칼을 섞으려 하다니, 대담하구나...

수하들 : (무서워하며)......

문노 : 허나... 네놈들이 백명이 있다한들... (무섭게 노려보며 버럭) 국선! 문노를 대적할 수 있을 것이냐!!

수하들 : (칼은 들고 있지만 공포에 떨며)......

수하1 : (E) 칼을 버리시지요..


문노, 놀라 보면 뒤쪽에 마야의 목에 칼을 겨눈 채, 서있는 수하1.


수하1 : 버리시지요. 벨 것입니다!

문노 : (당황하여)......

마야 : (겁에 질려).......

수하1 : (칼을 더욱 위협적으로 마야에게 들이대며) 칼을! 버리시오!

문노 : ......

수하1 : (칼을 마야의 목에 더 가까이 대자)


문노, 칼을 버린다.

끼이잉 말이 급히 서는 소리(E).



S#63. 숲 일각 (밤)


급히 말을 멈춘 진평. 앞을 보는데.. 앞을 보면 설원랑이 가로막고 있다.


설원랑 : 폐하.. 어딜 가시옵니까...

진평 : (말 위에서) 마야의 사가에 다녀와야겠다.

설원랑 : 제가 대신 가겠습니다.

진평 : 잠시 다녀오겠다는데! 어찌 막는게야? 비켜서거라!


그 말에 약속이나 한 듯 숲 여기저기서, 무장을 한 무사들이 말을 타고 나타나 진평을 포위한다.

설원랑을 노려보는 진평. 무슨 의민지 아냐는 눈빛으로 보는 설원랑.

무슨 의미인지 알기에 어쩌지를 못하는 진평.



S#64. 절벽 (밤)


손발이 모두 묶인 마야와 문노의 모습. 서로 묶여 있다. 다리엔 돌이 매달려 있다.

국선의 몸을 수색하는 수하2.


수하2 : (문노를 뒤지더니) 아무 것도 없습니다.

수하1 : (둘에게 인사하며) 부인과 국선을 해한 죄, 무간지옥에서 받을 것이옵니다.


하고는, 문노와 마야를 절벽에서 밀어버린다. 떨어지는 문노와 마야.

ins.cut. 수중, 물 속에 떨어지는 문노, 마야의 모습. 깊이 가라앉는 모습. 뒤로 묶인 줄을 풀려고, 둘다 버둥대는 모습.

그러나 풀리지 않고, 바닷 속 바위에 머리를 부딪혀 피를 흘리는 문노. 정신 잃는 듯 하고... 피가 위로 흘러 올라가고... dis.



S#65. 몽따주 (밤)


*일각

어딘가에서 보고하는 수하1,2,3,4,5. 듣는 설원랑. 듣자 마자 그들을 모두 죽이는 설원랑.

*다른 일각.

그런 그들을 보는 미실의 모습에서.



S#66. 경주전경 (낮)



S#67. 궁 전경 (낮)



S#68. 궁, 편전 (낮)


대소신료들 줄지어 앉아있고... 왕좌에 앉아있는 진평왕. 어둡고 심드렁한 표정이다.


노리부 : 병부령(兵部令=군사와 관련된 일을 총괄하는 병부의 장관)으로는

            김후직, 수을부, 화문(和文) 등이 후보로 거론되었습니다.

미실 : (E) 김후직이라 하면, 지증제의 증손으로...


진평왕, 돌아보면 왕좌에서 조금 거리를 둔 곳에 새주로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미실.


미실 : 훌륭히 관직을 수행하리라 사료되옵니다. 폐하.

진평왕 : (무성의하게) 그리 하시오.

세종 : 다음 외교의 문제를 따로 맡을 부서를 따로 두어야..

진평 : (무성의하게) 그리 하시오.

미실 : (진평보고)

세종 : (눈치보다) 다음 안건으로는......

진평왕 : (말 끊으며) 그것도 그리하시오.

미실 : (진평 보며) 국혼에 관한 일이옵니다.

진평왕 : (노려보는데)

모두들 : ......

미실 : 폐하, 벌써 반년이 지난 일이옵니다.

진평왕 : ........

미실 : 마야부인께오서, 불의의 사고로 실종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오나,

진평왕 : (가증스럽다는 듯).......

미실 : 황후의 자리를 오래 비워 둘 수는 없는 일이옵니다.

진평왕 : .........

노리부 : 예.. 폐하! 신국(자막=신라)의 전통에 따라 그믐날 화백회의에서 국혼에 관한 문제를 결정하겠나이다!

진평왕 : (어두운 표정으로) ......그리... 하시오... 다 마음대로... 하시오!


하고는, 벌떡 일어나, 편전을 걸어나가는 진평. 보는 미실.



S#69. 궁 일각 (낮)


진평이 호수가 보이는 정자 같은 곳에서 회한에 잠겨 있다. 마야와의 일들이 플래시백으로 떠오르고.

진평, 멍한 눈빛으로 눈물이 흐른다.

그런 진평을 훔쳐보는 소화. 괜히 눈물이 흐르는데..

이때 나타나는 을제.


을제 : ..폐하..


진평이 돌아본다. 을제다.


진평 : ..을제대등..

을제 : ..폐하..


하며 서로 바라보고는 뜨거운 감정을 나누는데.. 멀리서 이를 보는 미생.



S#70. 미실 궁 (밤)


미실, 세종, 설원랑 등이 모여있다.


세종 : 이미 화백회의 대등 열명 중 아홉은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을젭니다.

미생 : (들어와 앉으며) 을제도 문제 없습니다.

미실 : (미생보며) 얘기는 잘 됐습니까?

미생 : 내내 워낙 노회한 자라.. 알아듣는 눈치였습니다.

세종 : 쉬운 상대가 아니거늘, 어찌 한 것입니까?

미생 : 서라벌로 돌아와도 좋다고 하였지요.

세종 : 허나.. 을제 대등을 폐하의 곁에 두는 건...

미실 : 4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지요. 무엇을 두려워할 게 있습니까... 폐하께서 외로우시니, 더욱 엇나가는 것이 아닙니까...?

미생 : (방정맞게 웃으며) 누님께서, 벌써 낭군을 챙기시는 겁니까?

미실 : (싸늘하게) 아우님...

미생 : 송..송구하옵니다. (말돌리며) 어쨌든 이번 화백은 비공개로 순식간에 끝내야지요?

설원랑 : (말끊으며) 그것은 하책(下策)입니다.

미실 : (마음이 통하는 듯 설원랑 보며) ......

미생 : 하책이라니?

설원랑 : 이런 일의 상책(上策)은 서라벌의 모든 귀족과 풍월주들을 참관토록 하고

미실 : (마음이 통하는 듯 설원랑을 보는데)

설원랑 : 폐하도 참관토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미생 : 무슨 일을 그리... 번잡스럽게...

설원랑 : 모든 사람을 우리의 공모자로 만들고!

미실 : .....

설원랑 : 또한 모두가 공모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야하구요.

세종 : .....

설원랑 : 폐하께는 위세를 과시하고, 공모한 모든 이들이 다른 마음을 품지 못하게 하며, 궁주님께서는 공개적으로 인정받는,

            일거삼득이 되는거지요.

미생 : (높고 가볍고 빠른 톤으로) 하여튼간에.. (설원랑보며) 모사는 따를 수가 없다니까! (깔깔 웃는다)

설원랑 : 하오니.. 궁주님..

미실 : 공개 화백회의로 하세요.



S#71. 청송산 (낮)


부감으로 보이는 청송산 풍경. 수풀이 원시림처럼 짙푸르게 우거져 있다.

햇빛이 잘 스며들지 않아, 신명스럽고 신성한 분위기.



S#72. 장막 안 (낮)


하늘을 향해 천장이 뚫린 장막 안.

화백회의 대등들 10명이 원탁에 앉아 있는 가운데... 세종이 노리부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이를 확인하는 노리부.


노리부 : 장막을 걷어라!


한 순간에 장막이 걷어지며 카메라 팬하면..

장막이 둘러져 있던 곳에서 5미터쯤 외곽으로 빽빽하게 둘러서 있는 귀족들의 모습.

미실의 모습도 보인다.

왕, 대부, 귀족 구분없이 모두 평등하게 서 있는 모습.


노리부 : 화백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S#73. 청송산 일각 (낮)


진평, 답답한 심정으로 화백회의 장소를 본다. 이때 은근히 다가오는 미생.


미생 : 사내라면.. 누구나 그렇지요. 어느 누가 이모같은 여인과 혼인을 치르고 싶겠사옵니까? 저 같아도 36계 줄행랑이옵니다.

진평왕 : ......

미생 : 제 누이지만 저도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환갑이 되어도 황후되서 태자 낳을 때까지 저러실 분입니다.

진평왕 : ......

미생 : 그냥 두 눈 딱 감으시고.. 태자 하나 낳게 해준다..

진평왕 : ......

미생 : (작은 소리로) 그러시면.. 여인을 품는 재미는 소신이 따로이... (큰소리로) 그게 또 세상사는 맛이옵니다. (아하하하하)

진평왕 : ......



S#74. 화백회의 장소 (낮)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화백회의장.


을제 : (반대하는) 미실궁주는 진흥대제때부터 선대황들을 모셔왔소!

미실 : (보고)

대등1 : 아주 없던 일도 아니질 않소!

진평왕 : (보는)

노리부 : 진흥대제께서는 궁주를 친히 원화와 새주로 삼으시어, 신라를 일으키도록 하셨소.

세종 : 또한 선황들을 모셔온 자로서, 폐하를 섬긴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궁주가 아닙니까.

노리부 : (을제보며) 더구나.. 폐하께오서도 이미 결심을 하신 일이오.

세종 : 예.. 이건 폐하의 뜻이기도 합니다.

을제 : ......

미실 : (무표정하게 보며)......



S#75. 화백회의 장소 (낮)


들어오는 진평. 모두 일어나고.. 미실도 일어나 진평을 맞이한다.

진평, 자리를 잡고.. 미실과 미생이 눈이 마주치고..

미실이 노리부에게 눈짓을 하자, 원탁을 두드리는 노리부.


노리부 : 논의는 충분히 되었소! 아시다시피.. 화백은 만장일치입니다.

미실 : ......

진평 : ......

노리부 : (을제를 보며) 한분이라도 반대를 한다면 만장일치를 이룰 때까지 논의는 계속 될 것이오!

을제 : .......

노리부 : 반대를 하시는 대등은 가지고 계신 죽표를 앞으로 던지시면 됩니다.

진평 : ......

미실 : ......

노리부 : 자 그럼..


10명의 대등이 쥐고있는 죽표가 컷컷으로 보여지고..

을제의 표정. 죽표를 쥐고 있는 을제의 손.

진평의 표정. 미실의 표정.

죽표를 던질까말까 하는 을제, 진평을 본다. 진평은 포기한 표정이다.

을제, 결국 던지지 못한 채 망설이고 있는데..


노리부 : 이로써!

문노 : (E) 멈추시오!


소리에 돌아보는 일동.

귀족들 사이에서, 문노가 들어온다.

경악하는 미실일파. 아직은 경악은 아니나 놀라는 진평.


문노 : (보면)

노리부 : 오랜만이외다! 국선.. (버럭) 허나! 대등이 아닌 자는 화백회의에 발언할 수 없소이다!

            국선이라 하나, 어찌 이런 무례를 저지르는 것이요!!


문노, 노리부의 말을 무시한 채 뒤를 돌아보면... 귀족들 사이를 뚫고 마야가 들어온다.

경악하는 미실. 세종, 설원랑 등 각 인물들의 표정.

완전 얼이 빠져 꿈인 듯 바라보는 진평.

마야가 귀족들 사이로 걸어 나오자... 놀라운 함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을제 : 마야부인!!

세종 : 이... 어찌된... 일입니까...

마야 : (결연한 표정으로) 사가로 가던 중 알 수 없는 자들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미실 : (경악하여 보며)......

을제 : 어떤 자들이, 감히 그런 짓을 했단 말입니까?

마야 : (미실 보며) 문노공과 함께 밝혀보려 했으나, 그 자들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미실 : (마야 보며)......

설원랑 : ......

마야 : 저는 팔다리가 묶인 채, 문노공과 함께 바다로 떨어졌습니다.


그때 사람들을 가르며, 진평이 얼이 빠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진평 : 마야...

마야 : (진평을 보자 눈물이 흐르며)......

진평 : 마야... 마야... (소리 점점 커지며) 마야!!


하고, 마야를 얼싸안는 진평.

믿을수 없는 표정으로 보는 미실.


진평 : (안은 채) 살아와주다니! 고맙소! 진정 고맙소! (문노보며) 국선... 마야를 살렸구료... 고맙소!

문노 : 아니옵니다. 제가 살린 것이 아니옵니다.

진평 : ......?

마야 : 폐하가 저희를 살리셨습니다!

문노 : ......

진평 : (떨어져 마야를 보며) 그게 무슨 소리요?

미실 : ......?

마야 : (소엽도를 내민다) 이것으로 줄을 끊을 수 있었습니다.

미실 : ......!!

진평 : (소엽도를 받아 쥐며 감격스러워) 이것이... 이것이... 마야를 지켰단 말인가!

마야 : 소첩뿐만이 아니옵니다.

진평 : ......?

미실 : ......?

모두 : ......?


마야, 앞에 가리고 있던 겉옷을 치우면 만삭이다.

놀란 미실. 놀란 진평. 모두 경악.


마야 : 우리 아기를 지켜냈사옵니다. 폐하의 아기! 성골을 살렸습니다!


하고는 미실을 보는 마야의 얼굴.

차가운 표정의 미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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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몽상가 | 작성시간 15.08.01 감사합니다.
  • 작성자마론까치 | 작성시간 16.12.01 귀한 대본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호량 | 작성시간 17.09.04 감사합니다.
  • 작성자진시안 | 작성시간 19.05.21 명대사가 참 많은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대본을 직접 보고 싶었는데 덕분에 보게되었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주영상_발니카 | 작성시간 21.03.05 대본 공유해주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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