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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선덕여왕] 0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6|조회수1,120 목록 댓글 0

[선덕여왕] 03











1. 산실청안 (밤)


산실청에 쳐져있는 짧은 비단 하나를 끌어내려, 침대로 다가가는데

마야, 아기 한 명을 품에 안고 안타깝게 보고 있다.

진평, 다급히 마야에게서 아기를 받아 안으려는데...


마야 : (고개 들어 진평 보며 슬프게) 폐하, 이 아이도...

진평 : (안타깝게 보면)

마야 : (눈물 가득해서) 이 아이도 귀 뒤에... 점이 있습니다...

진평 : ......!

마야 : (눈물 주르르 흘리며) 폐하의 혈육이 아닙니까...


진평, 마야의 품에 안긴 아이를 보는데 표정이 흔들린다. 그러나 결심한 듯, 이를 악물고, 마야에게서 아이를 확 빼앗는 진평.

마야, 품에서 아이가 빠져나가자 허공에 빈손을 두고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

진평, 비단에 아기를 둘둘 말아 감춰 소화에게 떠넘기며.


진평 : 어서 가거라! 어서!

소화 : 네? (더 당황하여 넋이 나간 지경인데)


진평, 소화 다그치며 문 열어 내보내려는데 확 열리는 문.

놀라는 진평... 보면 문노다.


문노 : ..폐하!

진평 : ..국선!



2. 산실청바깥 (밤)


의녀들과 시녀들, 이게 뭔일인가싶어 어수선한데 이때 또 말을 달려오는 설원랑과 무사들. 말을 내려서는.


설원랑 : 국선이 오시지 않았는가? 어디 계시는가!

의녀1 : 예.. 무작정 안으로.. 뛰어드셨습니다!


하는데.. 이때 비단천에 둘러쌓인 뭔가를 품에 넣고는 뛰쳐나오는 문노. (아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놀라 보는 설원랑과 무사들. 설원랑의 시선으로 문노가 비단꾸러미를 든 것이 보인다.


설원랑 : 막아라!!


설원랑의 무사들이 문노를 막아서자, 문노, 칼을 휘둘러 무사들을 제압하고, 자신의 말로 가, 올라탄다.

말을 달려가는 문노. 곧바로 말을 잡아 올라타는 설원랑과 무사들. 문노를 쫓기 시작한다.



3. 궁 일각 (밤)


아기를 싼 비단꾸러미를 한 손에 쥔 채 말을 달려가는 문노. 추격하는 설원랑과 무사들.



4. 다른 궁 일각 (밤)


미실 칠숙의 호위를 받으며 산실청으로 가고 있다.



5. 또 다른 궁일각 (밤)


세종, 탄신제를 할 화랑들을 이끌고 신당쪽으로 향하고 있다.



6. 또 다른 궁 일각 (밤)


미생이, 궁을 경비하는 병사들을 지휘하여, 배치시키고 있는 모습.



7. 궁 일각 (밤)


말을 탄 문노, 달리다가는 궁간문(궁과 궁사이의 문)으로 들어간다. 그 뒤에 설원랑과 군사들이 따르고 있다.

이때 병사들을 이끌고 가다가 보는 미생.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을 타고 가는 설원랑에게,


미생 : (큰소리로) 됐습니다!! 됐어요!! (병사들에게) 너희들은 뒤쪽을 포위하거라!


바삐 움직이는 미생의 병사들.



8. 궁일각 (밤)


말을 달려 들어온 문노. 당황하고 있다. 보면 그곳엔 병사들이 100명 정도 모여 출동 준비를 하고 있던 곳.

그러다가 문노가 들어오자 모두 무기를 들고는 문노를 둘러싸고 있다.

이때 들어오는 설원랑과 무사들.

결국 문노, 당황하며 어디로 갈까 훑어보는 사이.. 설원랑과 무사들은 문노를 둘러싼다.

문노가 어쩔수 없다 판단한 듯 그냥 뚫고나가려 공격해오는 무사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데.. 무사들, 일제히 문노를 공격한다.

문노와 병사들의 난전을 보다가, 옆에 있는 병사의 활을 빼앗아 조준하는 설원랑.

설원랑은 보지 못하는 채 싸우고 있는 문노.

카메라, 설원랑의 화살 조준점의 시선으로 보면 문노를 겨누는 설원랑의 화살,

그러다, 조준점이 낮아지며, 문노가 안고 있는 비단꾸러미를 겨눈다.

조준점안으로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비단꾸러미.



9. 산실청 앞 마당 (밤)


시녀들을 대동하고 산실청 앞에 당도한 미실.

미실 곁엔 무표정한 칠숙이 따르고 있다. 미실의 뒤로는 화랑들이 속속 모여들어 운집하고 있다.

미실을 보고 시녀들이 모두 예를 취한다.

미실, 산실청 앞 의녀1에게 말한다.


미실 : 고하라. (하고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 미실)

의녀1 : 그것이..

미실 : 무엇을 하는게냐? 탄신을 경하드리러 왔느니라.. 고하거라.


하는데 산실청의 문이 열리며, 손엔 아기를 안은 진평이 나온다.

보는 미실. 감격스러운 눈으로 보는 화랑들.

진평, 화랑들의 앞에 서더니.. 아기를 들어올리며..


진평 : 신라의 공주! 천명이다!


환호성을 지르는 화랑들.

그러나 아기를 쥐고있는 진평의 손은 떨고 있고.. 그것을 보는 미실. 입가에 냉소가 흐르는데..



10. 궁일각 (밤)


아직도 조준하고 있는 설원랑. 이를 모른 채 무사들과 싸우고 있는 문노.

이때 설원랑, 드디어 화살을 쏜다. 날아가는 화살. 아기를 싼 비단꾸러미를 안고 있는 문노의 팔을 맞춘다.

놀란 문노, 비단꾸러미를 잡으려다, 말에서 떨어진다.

땅에 떨어지는 비단. 둘둘 풀리기 시작한다.

긴장하여 비단꾸러미를 보는 설원랑. 미생. 보는 문노.

계속 돌돌 풀리는 비단. 다 풀리는데.. 끝까지 비단이다. 아무것도 없다. 산실청에 널려있던 비단을 그냥 둘둘 말아 온 듯 하다.

놀라는 설원랑과 미생의 모습.

말에서 떨어진 채, 입가에 미소가 흐르는 문노.


병사1 : (E) 누구냐?



11. 궁담벼락일각 (밤)


개구멍을 통해 나가려던 소화, 아기를 안은채 담에 쪼그려 앉아있다.

떨고 있는 소화. 그런 소화를 보는 병사1.


병사1 : (그런 소화 보다가는) 너 혹시.. 백정왕자님.. 따라다니던..

소화 : (긴장)

병사1 : 멍충이구나..

소화 : ......

병사1 : 헌데.. (하고는 비단으로 싼 무엇인가를 본다)

소화 : (잠시 고민하다가는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병사1에게 아기 싼 비단뭉치를 건네며) 이 애 좀 키워주세요!

병사1 : (황당) 뭐?

소화 : 이 애 좀 키워주세요! 전 죽어도 못 키워요! 내 애도 아니예요! (하며 애를 맡기려고 하면)

병사1 : (거부하며) 그렇다고 내 애야? 니 애를 내가 왜 키워?

소화 : 제 애 아니예요!


하고는 병사1에게 애를 맡기더니 도망가는 소화.

얼떨결에 받아들고는 소화를 쫒는 병사1. 바로 덜미를 잡히는 소화.


소화 : (발버둥치며) 제발 키워주세요. 전 무서워요..

병사1 : 어느 놈이랑 사고를 치고는.. 이제 와 줄행랑이야..

소화 : 아니예요! 진짜 제 애 아니예요..

병사1 : 아니긴 뭐가 아냐! 겁나니깐 헛수작은?


하며 소화에게 애를 다시 넘기고.. 받아드는 소화.



12. 궁 일각 (밤)


미실, 칠숙, 서리, 의녀1 등등 있는데.. 급히 달려온 설원랑과 미생.


미생 : (헐떡이며) 누님!

미실 : (불안하여 보면)

설원랑 : 문노가 아니었습니다! 아기는 없었습니다!

미실 : (놀라) !! 문노가... 아니었다... 허면! (하며 서리와 의녀1을 보는데)

서리 : (잠시 생각하다가) ..설마.. 산실청에서 내내 설쳐대던..시녀..?

의녀1 : 그러고 보니 그 시녀는 끝까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미실 : (바로 미생에게) 경비병들이 쌍둥이 얘기를 압니까? 잡아야 할 것이 아기인 것을 압니까!

미생 : 모...모릅니다...허나, 개미새끼 하나 내보내지 말라 했습니다. 못 빠져나갑니다! 암요!

미실 : (설원랑에게) 다시 지시를 내리세요. 사람! 짐! 하다못해 쓰레기 한 조각도 궁밖으로 나가선 안됩니다!

설원랑 : 예!



13. 궁담벼락안쪽 (밤)


아기를 안고 있는 소화.


병사1 : 빨랑 가! 가뜩이나 비상걸려서 바뻐죽겠는데...

소화 : (본다)

병사1 : 옥에 가두기 전에 얼른 니 처소로 안 가! 얼른!


하는데.. 소화, 이때 다시 잽싸게 아기를 병사1에게 안기더니 개구멍으로 뛴다. 그리고는 개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가버린다.

황당한 병사1, 바로 뒤쫒는다. 이번엔 소화의 덜미를 잡는데 실패한다.


소화 : (궁밖으로 나가서는 E) 제발 좀 잘 키워주세요!

병사1 : 말도 안되는 소리 마! 난 모른다.. 난.


하며 개구멍 안으로 아기를 밀어넣어 밖으로 보낸다.



14. 궁담벼락 바깥쪽 (밤)


바깥에 앉아있던 소화. 밀어낸 아기를 본다.


병사1 : (안에서 E) 너 다시 안으로 넣으면 죽을 줄 알어!


소화는 나온 아기를 얼른 안더니 긴장이 풀린 듯 담벼락에 주저앉는다. 그 위로.


병사1 : (안에서 E) 어쩔 수 없어! 넌 이제 엄마야 엄마!

소화 : (긴장이 풀리고 겁도 나서는 주르르 눈물이 흐르며) 그래 아가야.. 이제 내가 엄마야 내가 꼭 살려줄게..


하며 결연한 다짐을 하면서도 엉엉 우는 소화.



15. 궁담벼락안쪽 (밤)


병사1, 아직 울고 있는 듯한 소화에게..


병사1 : 그래.. 잘 생각했다. 어쩌겠니? 이왕 세상에 나온 아기를..


하는데.. 당주(관문경비대장)와 병사 서넛이 온다.


당주 :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떠들고 있는 병사1에게) 무슨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게냐?

병사1 : 아 예.. 그 왜..? 있잖습니까? 폐하 따라다니던... 그 덜 떨어진.. 시녀가요...


하는데.. 당주와 경비병사들을 앞세워 시찰 중이던 미실의 표정 클로즈업. 뒤엔 미생과 설원랑, 칠숙 있다.


설원랑 : (버럭) 그 시녀가 어쨌다는 것이냐?



16. 담벼락 바깥쪽 일각 (밤)


이미 아기를 안고 도주하는 소화. 그 위로.


진평 : (E) 아이와 서라벌을 빠져나가거라! 그리고.. 살려다오.. 살려줘..



17. 궁문안쪽 일각 (밤)


무표정한 미실, 병사1 보고 있고, 칠숙 무표정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의 설원랑, 미생 등의 표정.


미생 : 해서 나간 지, 얼마나 되었다는 것이야!!

병사1 : (쫄아서) ..일..각쯤 지났사옵니다...

설원랑 :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서라벌 외곽으로 포위망을 넓히고!


하는데, 미실, 듣지 않고, 뚫어져라 밤하늘을 보고 있다.


미생 : 누님! 뭘 보십니까.

미실 : (혼잣말처럼 멍하니) 저게... 무엇인가...


하고, 미생과 사람들이 덩달아 하늘을 보는데,

ins cut> 북두칠성의 모습이 보이고, 줌인들어가면, 개양좌 옆에 별이 하나 더 보인다.


미생 : 북두칠성 개양성 옆에 뭔가 있지 않은가?

설원랑 : 저..저건... 별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미실 : ......

미생 : 북두칠성이 북두팔성이 된 거야?

문노 : (E) 북두의 일곱별이 여덟이 되지 않는 한, 너를 대적할 자는 없을 것이다!

미실 : (놀라는데) !!!


이때 무사(설원랑과 같이 말타고 다니던) 하나가 급히 와서는.


무사1 : ..국선 문노가 압송하던 병사들을 뚫고 사라졌습니다.

설원랑 : (버럭) 대체 병사가 몇인데.. 그 자 하나를 상대 못하고! 놓쳤단 말이냐!!

무사1 : 송구합니다. 그리고.. (미실에게 주며) 궁주님께 서찰을 남겼습니다.


미실, 차분히 서찰을 받아 읽는다. 그위로.


문노 : (E) 제가 받은 두 번째 계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미생 : (심각하게 보는 미실의 표정만 살피는데)

미실 : (얼굴위로 문노의 소리)

문노 : (E) 북두의 일곱별이 여덟이 되지 않는 한! 미실을 대적할 자는 없으리라! 그 다음은...

설원랑 : ......

문노 : (E) 미실을 대적할 자! 북두의 일곱별이 여덟이 되는 날 오리라!

미실 : (놀라) !!!! (혼잣말로) 그.. 쌍둥이가... 그... 쌍둥이가.......


미실의 손이 파르르 떨린다. 표정이 차가워진다.

미실의 심상치 않은 표정을 보고, 미생, 설원랑, 서리 모두 겁에 질리는 모습.

미실, 천천히 병사1에게 다가간다.


병사1 : 궁.. 궁주님...

미실 : (차갑고 무표정한 표정으로 한발짝씩 다가가며) 사람은... 능력이 모자를 수 있습니다. 사람은 부주의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모두, 미실의 행동을 공포에 질려 주목하는데,

미실, 다가가더니, 당주의 칼을 뽑아, 병사1의 목을 벤다.


당주 : (놀라며) !!

미생 : (놀라며) !!

설원랑 : (놀라며) !!

서리 : (놀라며) !!

칠숙 : (혼자 무표정) ......


미실, 다시 칼을 들어, 당주의 목을 베고 바로 이어 주변의 병사들 서넛의 목을 모두 벤다.

질리는 각 인물들. 그러나 처음 보는 광경은 아니다.

미실의 얼굴에 살짝 묻은 피. 그새 진정된 듯 손수건을 꺼내 차분하게 얼굴을 닦는 미실.

모두 숨 죽인채, 겁에 질려 미실을 보고 있다.


미실 : (나긋) 사람은... 그럴 수 있습니다.

미생 : (긴장해서 보며)......

설원랑 : (긴장해서 보며)......

칠숙 : .......

모두들 : ......

미실 : (나지막이) 하지만... (단호하게 버럭)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어! (굵은 목소리톤으로 변하여 악을 쓰며) 칠숙!!!!!!!!!!!!

칠숙 : (미실 앞으로 빠르게 와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예!! 궁주님!

미실 : (궁문을 가리키며) 지금 당장 그 계집과 쌍둥이의 한쪽을 찾아와라!

         얼마가 걸리든, 얼마가 죽든 상관없다! 반드시 찾아와라! 알겠느냐?

칠숙 : 칠숙!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18. 숲 일각 (밤)


나뭇가지를 헤치며 아이를 안고 뛰어가는 소화. 거친 숨을 내뱉으면서도 뒤를 돌아봐가며 쉬지 않고 달려 나간다.



19. 다른 숲 일각 (밤)


급히 말을 몰아 달려오는 칠숙. 그 뒤를 칠숙의 수하들이 맹렬히 따른다.



20. 숲 일각 (밤)


땀범벅이 되어 뛰어오는 소화. 풀숲을 헤치다 지친 듯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진다.

넘어지는 충격에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

소화, 다급히 아이를 어르지만 아이는 더욱 자지러지게 울고..



21. 다른 숲 일각 (밤)


멀리서 들려오는 아기의 울음소리.

말을 타고 달려오던 칠숙, 손을 들어, 수하들을 모두 멈추게 한다. 그리곤 귀를 기울인다.


칠숙 : (소리가 나는 쪽을 가리키며) 이쪽이다!


칠숙과 수하들, 숲 안쪽으로 급히 들어간다.



22. 동굴 안 (밤)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를 안고 들어오는 소화.

소화,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앞섶을 풀러 아이에게 젖을 물린다. 순간 울음은 그치고 배고팠던 듯 열심히 빈 젖을 빠는 아이.

소화, 그런 아이를 토닥이며, ‘아기야아기야..제발제발’



23. 동굴 근처 숲일각 (밤)


멈춰있는 칠숙과 수하들..


수하1 : 울음소리가 멈추었습니다.


칠숙, 역시 들리지 않자 이곳저곳을 빠르게 보는 칠숙. 칠숙의 시선에 동굴같은 곳이 두어개 보인다.


수하1 : 어찌할까요? 흩어져서 뒤질까요?

칠숙 : (나지막히) 저 동굴들에 불을 질러라!



24. 동굴안쪽 (밤)


젖을 빨던 아기가 쌔근쌔근 잠을 자자 안도하는 소화.

이때 뭔가가 동굴안으로 휙 들어온다. 뭔가 보는 소화. 횃불이다.

놀라는 소화. 본능적으로 아기를 자신의 몸으로 감싼다.

그러나 불붙은 나뭇가지들이 안으로 던져지고.. 이젠 불과 함께 연기가 난다. 손으로 아기의 입과 코를 막는다.

연기는 점점 더 자욱해지고.. 이젠 기침이 나오는 소화. 그러나 그럴수록 아기를 더욱 보호하려

아기에게 인공호흡을 해주고는 아기의 입과 코는 손으로 막고 자신은 불과 연기속에서 숨을 쉬니 더욱 거세지는 기침.



25. 동굴 근처 일각 (밤)


세 개의 동굴 속으로 계속 횃불이나 불붙은 나뭇가지를 집어던지고 있는 수하들의 모습.

칠숙은 말에서 내려 천천히 동굴입구를 노려보는데..



26. 동굴안쪽 (밤)


이제 연기가 문제가 아니라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하는 동굴.

불길속에서 어찌 할 바를 모르는 소화. 결국 아기도 울음이 터진다.

소화, 그래도 아기를 살려보려 아기에게 인공호흡을 해주고 자신은 연기와 불길 속에서 숨을 쉰다.

이제는 연기뿐이 아니라 불길이 소화의 목으로 들어가는 듯 하다.



27. 동굴앞 (밤)


기다리고 있는 수하들. 역시 기다리고 있는 칠숙.

그때, 들려오는 아이 울음소리.

칠숙, 날카로운 시선으로 연기 속을 본다.

칠숙이 기다리고 있는 동굴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누군가의 형체.

소화와 아이가 결국 참지 못하고 나오고 있다.

칠숙, 본다.

소화, 아기를 안은 채,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주저앉는다.

앞에 선 칠숙. 칠숙을 보자, 공포에 질려, 아이를 보호하듯, 확 돌려 끌어안는다.

칠숙, 소화가 안고 있는 강보를 빼앗으려 하자, 소화, 악을 쓰며, 빼앗기지 않으려는데, 힘에 부치며, 강보를 빼앗긴다.

강보에 쌓인 아기의 생사를 확인하는 칠숙.


소화 : (악을 쓰며) 안돼! 안됩니다!! (달려들며) 그 아인...제 아이예요!! 제 아이예요!!


수하들, 그런 소화를 가격하여, 쓰러뜨린다.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나, 다시 일어나 달려든다.


소화 : (악을 쓰며) 놔! 놔! 내 아이야! 내 아이!!

칠숙 : (아이를 안은 채 수하들에게) 포박하라.


수하들, 소화를 포박하고, 소화는 악을 써대는데 갑자기 쓰러지는 수하1.

칠숙, 놀라 보면, 수하1, 목에 화살을 맞았다.

칠숙, 놀라서 화살이 날아온 곳을 보면, 맹렬하게 말을 달려오는 문노가 다시 화살을 날린다.

또 다른 수하가 쓰러진다. 그리곤 계속 달려오며, 화살을 재어, 칠숙에게 화살을 쏜다.

칠숙 칼을 들어 화살을 튕겨낸다.

문노, 이번엔, 달려오며, 두 대의 화살을 한꺼번에 날린다.

칠숙. 칼을 들어 화살을 막아내는데, 한쪽 손으로 강보에 쌓인 아기를 안고 있어,

한손으로 막아내려다, 하나는 칼로 튕겨냈으나, 화살 하나가 옆구리에 박히고 만다.

윽 하면서, 옆구릴 부여잡으며, 쓰러지는데, 그 바람에, 강보를 놓친다.

공중에 던져진 강보, 문노가 낚아챈다. 그 광경을 경악스럽게 보고 있는 소화.

고통을 참으며, 옆구리에 화살이 꽃힌채, 다시 일어선 칠숙. 재빠르게 자신도 말에 올라타, 문노를 쫓는다.

강보를 낚아채어, 달려가던 문노, 다시 말을 돌려, 칠숙에게로 달려든다.

칠숙도 문노 쪽으로 맹렬히 말을 몬다. 말 위에서, 칼을 뽑으며, 기합을 지르는 칠숙.

문노도 한손에 아기를 안은 채, 칼을 뽑는다.

격돌하려는 칠숙과 문노. 보는 소화의 긴장된 표정.

말을 타고 맹렬히 달려와 격돌하는 칠숙과 문노의 일합!!

문노가 칼로 칠숙의 얼굴을 벤다. 칠숙, 말과 함께 나뒹굴어, 언덕 아래로 쓰러진다.

다시 말을 돌이키는 문노. 두려움에 떨며 문노를 보는 소화.

문노, 손을 뻗쳐 소화에게 타라는 시늉을 한다. 엉겹결에 말에 타는 소화. 그리고 달리기 시작한다.

언덕 아래에서 기어 올라오는 칠숙. 오른쪽 눈 위에서 피가 철철 흐르고, 옆구리에는 문노의 화살이 꽂혀 있다.

그러나 무표정하게 옆구리의 화살을 뽑아내는 칠숙. 피가 거세게 솟구친다.

칠숙, 상관치 않고, 급히 말을 타고 문노가 달려간 곳을 쫓기 시작한다.



28. 길 (밤)


겁에 질려 두 눈을 꼭 감고, 아이를 끌어안은 소화. 거칠게 말을 모는 문노.

칠숙, 눈에서 흐르는 피를 손으로 훔치며, 결연하고 필사적으로 쫒는 칠숙.

밤의 숲길을 달리는 문노와 칠숙의 절체절명의 추격전 모습에서 카메라 틸업하면.



29. 하늘 (밤)


아직도 빛나는 개양성와 그옆의 쌍둥이별. 그러다가 별 하나가 빛을 잃는데서 DIS.



30. 신장지구 대유사(타클라마칸사막)전경 (밤)


광활한 사막의 밤이 달빛에 드러난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평온한 모래의 바다.

(자막:15년후.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



31. 사막 일각1 (밤)


광대한 사막 한 구석에 작은 불빛이 보인다.

컷되면 삿갓을 깊이 눌러쓴 채 모닥불을 태우고 있는 한 사내. (칠숙은 삿갓, 덕만은 실루엣으로 얼굴 안 보이고 대화만 갑니다)


칠숙 : (E) 결국 놓쳤지..


모닥불에 나뭇가지를 던져 넣는 칠숙. 타오르는 불길.


덕만 : (E) 그래서.. 포기하셨어요?

칠숙 : (E) 아니. 달포 만에 겨우 찾았는데.. 또 한 발 늦은게야. 그 여인은 항주로 가는 배를 탔거든.

덕만 : (E) 그래서..이 곳, 대륙까지 오신거예요.?

칠숙 : (E) 그땐 오로지 잡아야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어.


하며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내. 그러는 바람에 삿갓 속의 얼굴이 드러난다. 칠숙이다.

이젠 서른이 넘어, 지치고 노련한 티가 나는 얼굴이 드러난다. 눈에는 문노의 칼에 맞은 상처가 깊게 새겨져 있다.


덕만 : (E) 그리구는 15년 동안 그 여인을 찾아다니시구요?

칠숙 : (씁쓸하게 웃는) 아니.. 한 2년 돌아다니며 찾다보니 고향으로 돌아갈 길은 점점 멀어지고..

         이런 일 저런 일 하며 연명해왔지. 차라리 그때 돌아가서 명예롭게 죽었어야 했는데..

덕만 : (그림자로 보이는)

칠숙 : (회한에 잠기는 듯 하다가는) 이곳에 교역장(자막:고대 국제무역시장)이 서지?

덕만 : (E) 예. 왜요? 상인하시게요?

칠숙 : 아니. 상단의 호위무사로 대불림국(자막:로마)을 다녀오면 큰 돈을 번다기에...

덕만 : (발랄 E) 그래요? 그럼 절 정말 잘 만나신 거예요!


하며 벌떡 일어나는 그림자 덕만.

칠숙, 그런 덕만 보는데.. 달빛을 등진 덕만의 모습이 처음 보인다. 개구쟁이같은 맑은 눈망울의 덕만. 해맑게 웃고 있다.



32. 사막 일각2 (밤)


덕만이 등에는 큰 배낭을 매고, 끝이 두갈래로 갈라진 나무 막대를 든 채 앞장을 서고, 칠숙은 낙타를 이끌고 걸어간다.


칠숙 : 헌데 넌 계림인도 아니라면서 어찌 그리 계림말을 잘하는게냐?

덕만 : 교역장이 서는 데잖아요!

칠숙 : ......?

덕만 : 여기 오는 웬만한 상인들.. 한두개 나라 말 정도는 다해요.

칠숙 : ......

덕만 : 아저씨도 싸게 로마말 가르쳐드릴까요?

칠숙 : ..글쎄.. 그게..

덕만 : (느닷없이 소리치며) 낙타! 서!


하고는 소리를 지르자, 놀란 칠숙이 서고, 따라서 낙타도 선다.


칠숙 : 왜 그러는게냐?

덕만 : 유사(자막:流沙)예요!

칠숙 : 유사라니?

덕만 : 낙타 앞을 보세요!


보면, 모래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놀라는 칠숙의 표정.

덕만은 별일 아닌 듯 낙타를 천천히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며.


덕만 : 사막엔 가끔 저렇게 흐르는 모래가 있어요. 저기 빠지면 헤어나오질 못해요.


칠숙, 신기하게 보며 한발짝을 떼려는데.


덕만 : (또 뭔가를 본 듯) 거기 밟지 마세요!!


칠숙, 놀라 멈칫하면 사막모래밑 두눈만 동그랗게 떠있는 사막뱀. 보는 칠숙, 놀라는데.


덕만 : (칠숙 보며 다시 생긋) 걔넨 물리면 좀 아파요.

칠숙 : ..(역시 신기하게 보고)....

덕만 : (다시 앞장 서 걷는다)

칠숙 : 근데.. 너 길은 알고 가는 거냐! 사막은 길을 잃기 쉽다는데..

덕만 : 그건 눈앞에 지형지물만 보고 가는 사람들 얘기구요.

칠숙 : ......

덕만 : 전 쟤네가 가르쳐줘요. (하고 하늘을 보면)


하늘엔 수많은 별들이 쏟아질 듯 반짝이고 있다.


덕만 : 별 봐도 되고, 달 봐도 되요!

칠숙 : (하늘 보고)

덕만 : 초승달은 새벽에 동 트기 직전에 동쪽 하늘에 있고, 해가 진 직후에는 서쪽 하늘에 있거든요.

칠숙 : ......

덕만 : (다시 길을 잡으며) 그리구요.. 제 머릿속엔 북극성이 들어있나봐요.

         그냥 이쪽이다 싶어가면 이쪽이구요.. 저쪽이다싶어 가면 저쪽이예요.


하며 종알종알 떠들어 대며 앞장 서 걷는 덕만. 칠숙, 그런 덕만이 묘한 듯 그 뒤를 따라간다.



33. 여각이 있는 마을전경 (밤)


사막 한가운데, 맑은 오아시스를 끼고 있는 허름한 여각의 문을 향해 걸어오는 덕만과 칠숙의 풀샷.



34. 여각 홀 (밤/신용문객잔 참고해 주세요)


홀의 네 다섯자리에 각나라(로마, 티벳, 선현, 아랍)의 상인들이 모여 술을 마시며 각 나라말로 와글와글.

선현인들은 입에서 불까지 뿜어내고 있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문이 벌컥 열리며 ‘엄마’ 하며 들어오는 덕만.

이때, 들고 있던 쟁반과 함께 우당탕 넘어지는 여인. ‘어이쿠’하는 표정으로 보는 덕만.

이때 넘어져있던 엄마, 얼굴을 보이며 덕만을 보고 웃으며 손을 흔든다. 소화다. 15년이 흘러도 어리숙한 소화다.

보는 칠숙. 세월의 탓인지 알아보지 못한 채 그런 덕만과 칠숙, 소화의 모습에서 END.

(덕만의 대사톤이 너무 되바라지지 않은 느낌이었으면 합니다)


덕만 : (소화에게 다가가 북경어로) 조심하시라니까.. 안다쳤어요?

소화 : (떨어진 물건 치우느라 정신없고 북경어로) 응, 괜찮아... 엄만 괜찮아.

칠숙 : (소화를 보지만 아직은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덕만 : (칠숙쪽 다가오며) 우리 엄마예요. 자주 넘어지세요. (하고는 설명하는) 한끼는 20전, 세끼에는 50전, 일박엔 50전이예요.

칠숙 : (불쾌해서) 객잔으로 온다고는 안했잖니?

덕만 : 로마상단 호위무사 하시고싶다면서요?

칠숙 : (괜히 당하나 싶어 망설이는데)


이때 한쪽에서 나타나는(화장실을 다녀온 듯) 카탄.


덕만 : (반갑고 기뻐) 카탄아저씨!

카탄 : (역시 반가운 듯 두팔을 벌린다) 오, 덕만!


덕만, 바로 달려간다. 칠숙도 서양인인 카탄이 낮선 듯 보는데..



35. 홀 안의 다른 일각 (밤)


달려온 덕만, 카탄에게 바로 매달려 안기며.


덕만 : (로마말로)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매일 반달언덕까지 가서 기다렸잖아요.

카탄 : (웃으며 로마말로) 그래 나도 너 보고싶었어.

덕만 : (로마말로) 치이.. 저는 목 빠지는 줄 알았어요. 오늘도 거기 있다 오는건데... 어디서 오신거예요?

카탄 : (웃으며 계림말로) 미안. 이번엔 몽골리아를 거쳐오느라 돈황쪽으로 돌아왔단다.

덕만 : (바로 화색이 돌더니) 와아! 아저씨 계림말 많이 늘었어요.

카탄 : 그렇지? (얼굴을 붉히며) 너네 어머니도.. 칭찬해주시더라.

덕만 : (다 안다는 듯 크크 웃는데)

카탄 : 그리고 이거, (하고 손바닥만한 타일에 그리다 만 여인을 보여준다)

덕만 : 이게 뭐예요?

카탄 : 내가 오면서, 너네 어머니 그려본건데... 똑같지?

덕만 : 에이... 우리 엄마가 어디 이렇게 생겼어요?

카탄 : (심통내며) 참내.. 아직 다 안 그려서 그래! (보며) 똑같은데...


이때 소화가 칠숙을 데리고는 2층으로 올라가고 있다. 칠숙은 올라가면서도 카탄과 얘기하는 덕만을 신기한 듯 보는데..



36. 2층 복도 (밤)


소화와 칠숙, 복도를 걸어온다. 와서는 방1앞에 선다.


소화 : (북경어로) 이 방입니다. 손님..

칠숙 :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려다가는) 참, 물 좀 가져다주시오.

소화 : (칠숙의 계림말에 화들짝 놀라는데)

칠숙 : (왜그러나? 싶다가는) ..아아.. 따님이 계림말을 쓰기에... (하고는 북경어로) 물을 좀 가져다주시오.

소화 : (수습하고는 북경어로) ..예..


하고는 가는 소화, 뭔가 이상한 느낌이고..

방으로 들어가는 칠숙도 한번 뒤돌아보며, 갸우뚱하는데..



37. 여각홀안쪽의 작은 홀 (밤)


(홀 안쪽으로 들어가면 있는 룸 형식의 홀)

덕만이 카탄의 손을 잡은 채, 끌고 들어온다. 들어와보면 아주 너덜너덜해진 책 서너권이 놓여있고,

책장 사이사이마다 질문을 하려는 듯 뭔가(포스트잇같은)가 끼워져있다.


덕만 : 아저씨 오시면 여쭤보려구 궁금한 건 다 써놨어요!

카탄 : (책을 들어보며) 어이구.. 책이 아주 걸레가 됐구나. 대체 몇 번이나 읽은거야?

덕만 : (걱정하며) 어? 책을 그렇게 드시면 책장이 다 흩어져요.

카탄 : 아주.. 보물단지 모시듯 하네.

덕만 : 저한텐 보물이예요.


하며 책(Bioi Paralloi:플루타르크영웅전)을 조심스럽게 다뤄서는 가슴에 안으며.


덕만 : 전 세상에.. 모래하고 별밖에 없는 줄 알았어요. 근데.. 아저씨가 책을 읽어 준 다음부터는요..

카탄 : 다음부터는..?

덕만 : 계속.. 가슴이 쿵쾅쿵쾅 뛰어요.

카탄 : 가슴이? 왜?

덕만 : 몰라요! 모래 저 건너편에 그렇게 큰 제국이 있었다는 것도 설레고..

         내가 매일 보는 달 가지고, 내가 매일 보는 태양 가지고! 책력도 만들고, 농사도 짓고 했다는 것도 막.. 들뜨구요..

카탄 : (그런 덕만을 보는데)

덕만 : (바로 가슴에 있던 책에 어떤 쪽을 펴며) 아저씨.. 여기요.. 여기 보면요.. 이 사람.. 이 사람..

카탄 : (보는데)

덕만 : 너무 멋져요!

카탄 : 에이, 나중엔 암살당했잖아.

덕만 : 그래두요. 막.. 영웅들끼리.. 나라를 뺏고.. 지키고... 막.. 토론하고..

카탄 : (보며 흐흐 웃더니) 니가 너무 고요한 사막서만 살아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 부대끼며 사는 데가 좋아보이는 모양이구나.

덕만 : (아직도 혼자 상상에 나래를 펴는데)...

카탄 : 아냐, 니 생각만큼 좋은덴 아냐.

덕만 : 치이.. 내가 데려가달라고 할까봐 그러죠?

카탄 : (웃는데)


이때 토번인1과 선현인1 등등 대여섯명의 다국적 상인들이 우르르 들어온다.


선현인1 : (북경어로) 카탄! 여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카탄 : (보면)

선현인1 : (북경어로) 차교역금지령이 내려졌다구?

카탄 : (놀라 북경어로) 뭐? 그게 사실이야?

선현인1 : (북경어) 그렇다니까.

카탄 : (덕만에게 계림어로) 덕만아, 차교역금지령이 무슨 소리야?

덕만 : 이번에 여기에 제후가 새로 왔는데요. 오자마자 차를 교역하면 참수한다는 방을 걸었어요.

카탄 : 뭐? 참수?



38. 칠숙의 방안 (밤)


소화가 물을 가지고 들어간다. 칠숙, 받는다.


소화 : (북경어로) 그럼 편히 쉬십시오

칠숙 : (북경어로) ..예..


하며 소화, 나가면 칠숙, 그런 소화의 뒷모습을 보며 어디서 본듯한 느낌으로 갸우뚱하는데..



39. 여각홀 (밤)


각나라 상단사람들과 덕만 둘러앉아 심각하게 얘기하는데..


카탄 : (북경어로 덕만에게) 왜 그런 조치를 내렸다는거냐?

덕만 : (북경어) 진대인말로는요.. 새로 제후가 된 사람이 욕심이 좀 많대요.

모두 : (둘의 얘기를 듣고)

덕만 : (북경어) 그래서 자기 혼자 이 지역 차를 다 차지하려고 상인들 거래를 금지시키는거 같대요.

         그걸로 나중에 말을 엄청 사들이려고 한대나 뭐래나!

카탄 : (북경어) 그럼 뭐야? 자기 사병 키우겠다고 차교역금지령을 내렸단 말야?

토번인1 : (설명을 다 들은 듯 북경어로) 그럼 대체 어쩌자는거야? 그 사람 욕심 때문에, 우리가 다 죽어나야한단말야?

선현인1 : (북경어로) 우린, 고향에서 여기까지 1년도 넘게 걸려서 왔어. 차를 이번에 못 가져가면 우린 끝장이야, 망한다구!

카탄 : (북경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토번인1 : (북경어) 그냥 밀어부쳐보자구! 교역장으로 먹고 사는 동네에서.. 설마.. 죽이기야하겠어?

덕만 : ..(걱정스러운 듯 그들을 보는데)..



40. 제후궁전경 (밤)



41. 제후궁방안 (밤)


두 개의 장기알을 손에 넣고 호두알처럼 돌리고있는 양제후.

상인1, 제후 앞에 고개를 조아리고 있고, 병사들은 뒤에 서있다.


양제후 : (광동어로) 이번 교역장에서만 차교역을 눈감아달라?

상인1 : (놀라며 북경어로) 예? 아아.. 제후님께선 광동어를 쓰시는군요.

           (서툰 광동말로) 저 남쪽 광저우에서 오셨다면 더더욱... 좋아하실 겁니다. (하며 함을 열어보인다. 각종 보물들)

양제후 : (보고 흡족한 듯 함을 덮는다)

상인1 : (의미심장하게 보며 광동어로) 이번만.. 좀 눈감아주시면..

양제후 : (표정 차가워지며, 내민 양 손을 펴면 모양이 같은 두개의 장기알! 광동어) 고르거라!!!

            뒤집으면 하나는 초(楚), 하나는 한(漢)이다.

상인1 : (이하 광동어) ...예? 이건 왜?

양제후 : (이하 광동어) 초를 고르면 넌 죽고, 한을 고르면 넌 산다.

상인1 : (아직 상황파악 못하고) 제후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양제후 : (동작 멈추고) 골라.

상인1 : (양제후가 심상치 않자) 죽을 죄를 졌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양제후 : (OL로) 어서 고르라니까..


상인1, 보다가는 결국 오른쪽 것을 집는다. 그리고는 긴장한 채 뒤집어보면 초(楚)다! 하얗게 질리는 상인1.

무심히 보는 양제후. 병사들, 기다렸다는 듯 양쪽에서 상인1을 잡아끌고 나간다.

살려 주십시오!! 소리치며 끌려 나가는 상인1.

양제후, 손에 쥔 나머지 한 쪽 장기알도 뒤집으면... 楚가 쓰인 장기알이 나온다. 양쪽 다 楚였던 것이다.

씨익 미소짓는 양제후.


양제후 : (백부장에게) 앞으로 이곳 교역장에선 단 한잎의 차 교역도 허락치 않는다! 알겠느냐?

백부장 : 예!



42. 여각홀 (밤)


덕만 있는데.. 토번인1, 선현인1, 카탄과 다른 상인 두엇이 심각하게 토론을 하고 있다.


토번인1 : (북경어) 문제는 거래를 한 다음이야!

카탄 : (북경어) 그렇지..교역장 안에서의 거래야 수나라 상인들과 몰래 한다쳐도.. 어차피 성문을 통과해야하는데...

덕만 : ......

토번인1 : (북경어) 부피가 꽤 돼서, 들킬 것 같은데...

선현인1 : ...... 그러게 말야..휴우.

다른 상인들 : ......(각각 자기나라 말로 탄식중)

덕만 : (카탄에게만 계림어로 작게) 아저씨... 차를 사가지고 성문 통과 하는 거 때문에 그러죠?

카탄 : (계림어) 그래.. 부피가 커서 들킬 것 같은데...

덕만 : ..(계림어로) 저..실은요..

카탄 : (보면)

덕만 : (계림어로) 아저씨가 걱정이 돼서요.. 생각해둔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하며 덕만이 카탄에게 귓속말을 한다.


카탄 : (듣다가는 놀라 계림어) 그런 방법이 있어?

토번인1 : (북경어) 뭐야? 무슨 얘기야? 우리도 좀 알자구?

선현인1 : (서툰 계림어로) 덕만이 방법 있다? 그렇지?

덕만 : (놀라) 아저씨는 어떻게 계림말을?

선현인1 : (계림어) 나도.. 여기.. 10년 왔다.

카탄 : (계림어로) 하여튼간 여기 장삿꾼들은.. 남의 정보 하나라도 더 들을려고.. 말 배우는 재주 하난 알아줘야돼.

덕만 : (난처해하는데)

선현인1 : (계림어) 카탄만 친하다고.. 덕만, 그러면 안돼!

토번인1 : (알아듣는 듯 고개 끄덕끄덕)

선현인1 : (계림어) 물론 카탄.. 니네 모녀.. 구했다. 여기다 정착시켰다.. 안그랬음 니네 모년 죽었다. 우리도 잘 안다.

토번인1 : (안다는 듯 끄덕끄덕)

덕만 : ......

선현인1 : 그래도.. 살려라... 우리도 살려!

카탄 : (덕만에게 계림어로) 그러게, 어쩌냐? 다들 같은 처진데..

덕만 : (계림말) 아니.. 그게 아니라요.. 그 방법을 아직 저도 장담할 순 없어서...

토번인1 : (얼른 책 꺼내 덕만에게 주겠다는 듯 들이댄다)

덕만 : (보면)

카탄 : (뺏어 보며) 뭐야? 이거 책력아냐? 정광력이네.

덕만 : (다시 뺏어가며) 정말요? 이게 정말 위나라 달력책인 정광력이에요?

카탄 : (보며 웃는) 아무튼 책이라면 사족을 못써. 덕만인.

선현인1 : (자기네도 줄거 있다는 듯 덕만에게 계림어로) 우리도.. 있다..


하고는 보면, 한쪽의 선현인2, 특이한 가죽술통을 들고는 술을 한모금 마시고는 훅 불을 내뿜어 불쇼를 보여준다.


카탄 : 에이, 덕만이가 불뿜어 어디다 쓰게?

선현인1 : 그럼, 이거 있다. (주머니에 있는 뭔가를 얼른 꺼내더니) 엄청나다! 화주다!


투명하고 동그란 수정 구슬이 달린 목걸이다.


덕만 : 정말요? 정말, 해를 모아서 불을 일으킨다는 수정을 저를 주신다구요?

선현인1 : (고개 끄덕이며) 밤엔 안돼. 낮에 햇빛 모아 불 생긴다. 건초 타.

덕만 : (들떠서는 선현인과 토번인의 손에 들린 화주와 책을 보는데)

모두 : (그런 덕만을 보고)

덕만 : (갈등하다가는 급방긋하며) 헤헤.. 그럼 좋아요.

모두 : (안도하는데)

덕만 : 하지만.. 책이나 화주가 탐나서가 아니구요..


선현인1과 토번인1이 화주와 책을 낼름 집어넣으려하자,


덕만 : 안돼요! 안돼! (얼른 책과 화주를 뺏어서는 2층으로 올라가며) 내일 성문 통과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께요.

         다들 교역장에서 뵈요!


그런 덕만을 보며 모두 웃는데..



43. 여각 2층 복도 (밤)


누가 뺏어갈까 책과 화주를 꼭 쥐고 가는 덕만. 이때 칠숙이 방에서 나온다.


칠숙 : (덕만에게) 얘, 내 일자린... 어찌 되는 게냐..?

덕만 : 아.. 참.. 깜빡했다!

칠숙 : (괜히 믿었나싶은데)

덕만 : 걱정마세요. 아까 그 분 봤죠? 왜 제가 안겼던, 그 머리카락 노란 분이요.

칠숙 : ......

덕만 : 그 분이 대불림국(자막:동로마제국) 분이예요. 제가 말하면 무조건 돼요.

칠숙 : ......(미심쩍은)

덕만 : 아이, 걱정마세요. 내일 꼭 말해드릴께요...


하며 화주에 정신 팔려 화주만 만지작거리며 복도를 걸어간다.

그런 덕만을 보는 칠숙. 덕만은 코너를 돌아 사라진다.



44. 다른복도 (밤)


오는 덕만, 계속 목에 있는 화주를 쥐어보며...


덕만 :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이게 불을 낸다 이거지?

소화 : (복도 어딘가에 있었는지 화들짝 놀라 나오며) 뭐? 불? (화주보며) 그게?

덕만 : 아냐 엄마.. (화주 감추며) 이게 무슨.. 불은? (정색하고는) 그럴 리가 있어?

소화 : (다그치며) 이리줘봐! 그거 불나고 그러는... 위험한 거 아냐?

덕만 : 아냐, 불나는 거! 그냥 수정이야, 여헌국 아저씨가 준. (슬슬 피하며) 나 씻고 올게.

소화 : ......



45. 소화와 덕만의 방 (밤)


1층과 연결된 방 밑 사다리 통해 자기 공간에 몰래 들어오는 덕만.

방안은 둘이 자는 작은 침대와 탁자, 의자 하나가 전부인 단출한 공 간이다.

방 한 편 덕만의 공간에는 커튼같은 것이 쳐져있다.

소화는 자려고 겉옷 벗고 침대에 앉아 바느질 하는,

덕만의 커튼처진 공간은 창, 칼, 방패, 투구 등의 병장기들! 한쪽엔 코뿔소 뿔이나 악기들! 그리고 진귀하고 이국적인 소품들!

다른 한쪽엔 너덜너덜해진 덕만의 책들 10여권! 등등.

덕만은 그곳으로 들어와서는 놓여져있는 커다란 동거울 앞에 선다.

거울에 뿌옇게 보이는 화주를 만지작거리는 덕만. 정말 불을 낼까? 궁금한데..


소화 : (침대에서 바느질하며) ..근데, 덕만아.

덕만 : (거울보다 약간 움찔하며) 응?

소화 : 아까 그 손님... 계림말을 하던데?

덕만 : (화주 감추며 건성으로) 응, 무사래.

소화 : 계림말을 하더라니까, 무사야?

덕만 : 어...(하다가 번뜩) 아참! (커튼을 확 젖히며) 그 사람, 아버지랑 고향이 같다?

소화 : (놀라) 아, 아버지?

덕만 : 응, 계림에서 왔대! 세상 참 넓은 거 같으면서도 좁아. 그치?

소화 : (긴장) 그, 그래서... 말했어? 아빠 고향도 계림이라고?

덕만 : 아니. 절대 말하면 안된다면서.

소화 : (안도하고는) 그래, 절대 말하면 안돼! 누구에게든 절대!

덕만 : (거울을 보던 덕만, 좀 서운해지는데)

소화 : (조심스럽게) ..계림..사람이 여기까지 어떻게 왔대?

덕만 : (딴 소리) ..근데..엄마.. 그게 그렇게 창피해?

소화 : 응?

덕만 : 계림에서 온 아버지랑, ..나 낳은 거.

소화 : (당황하는데)

덕만 : 아부지 얘기 한번도 안 해줬잖아? 챙피해?

소화 : ..(당황해서는) 아냐..그런게.. (하다가는 기침을 하기 시작한다)

덕만 : (기침 하자 얼른 침대로 온다) 왜? 또 힘들어?

소화 : (기침하며) 아냐.

덕만 : ..(보고)...

소화 : ..(기침 잦아드는데)..

덕만 : 나 아버지 없어도 돼.

소화 : (안스럽게 보는데)......

덕만 : 아버지 없어도..


하고는 말하다가는 눈물이 날 것 같은지 일어나 창문쪽으로 걸어가며.


덕만 : (밝게) 엄마! 우리 로마로 가자!

소화 : ..왜? 카탄 아저씨 좋아서?

덕만 : 아니. 거기 가면 엄마 병 고칠 수 있는 의사들이 있대.

소화 : ......

덕만 : (창문턱으로 휙 올라앉으며) 거기 가면 엄마 병 다 나을 수 있어.

소화 : .......

덕만 : 로마에 가면, 돈벌어서, 엄마 불에 폐 다친 것도 고쳐주고 떠는 거.. 넘어지는 거.. 쓰러지는 거. 코피 나는 거

         다 고쳐줄거야. (거의 혼잣말로) 아버지 없어도.. 내가 다 할 수 있어.


하며 창가에 앉은 덕만, 턱을 괸 채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의 별을 보며 즐거운 상상을 하는지 미소를 짓는데..

여각 앞마당 일각의 칠숙, 창가에서 미소짓고 있는 덕만을 본다. 그러다가는 덕만이 보고있는 하늘을 따라보며 상념에 잠긴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카메라 틸업하면 밤하늘에 떠있는 북두칠성. 밝게 빛나고..



46. 신당 안 (낮)


앞씬의 하늘에서 빛나는 북두칠성이 신당 벽에 새겨진 북두칠성의 그림으로 OL. 된다.

북두칠성의 여섯 번째 별, 개양성에 누군가가 손을 갖다 댄다. 미실이다.

카메라 빠지면, 신당의 한쪽 벽면에, 천구의 별들이 가득 새겨져 있다.

그런 미실을 보고 서리 다가온다.


서리 : 아직도 북두의 별들에 마음을 쓰시옵니까?

미실 : (살짝 미소지으며) 오셨습니까. (개양좌 가리키며) 이 개양성이 쪼개져, 둘이 되었고,

         하여 북두의 일곱별이 여덟이 되었었지요.

서리 : 허나, 그 개양성의 쌍둥이별 중 하나가 빛을 잃은 지가 벌써 15년이옵니다.

미실 : 문노가 사라진지도.. 칠숙이 쌍둥이의 한쪽을 찾아 사라진지도 15년이 되었구요.

서리 : 칠숙이 실종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분명 임무를 완수했기에, 별이 빛을 잃은 것이옵니다.

미실 : 그렇습니까...

서리 : 네, 북두의 일곱별은 언제나 일곱일 것입니다.

미실 : (벽면의 별들을 따라 걸으며)..허면.. 세 번째이신(Omit) 이번 왕자님도...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쌍생의 예언대로......?

서리 : (미소 지으며) 모두가 궁주님의 뜻대로 될 것이니.. 심려마십시오.

미실 : (표정 풀고 살짝 미소지으며)......

서리 : 항상 시간은 궁주님의 편입니다.

미실 : 그리 생각했었지요. 시간은 언제나 나의 편이라고... 헌데 돌이켜보니, 시간은 누구의 편도 아니예요.

서리 : 예...?

미실 : 15년입니다... (미소지으며) 저... 많이 늙지 않았습니까...?

서리 : (어이없이 놀라 보다가 웃으며) 당치 않습니다. 서라벌에서 그 미색을 누가 따르겠습니까...

미실 : 농이라도 그런 말씀마세요. 천하가 비웃습니다. (하고 교양있게 웃는데)


급히 들어오는 설원랑.

미실과 서리, 보는데..


미실 : 무엇입니까? 그리 다급하게..

설원랑 : 진정.. 궁주님은 천운을 타고 나셨나봅니다.

미실 : .....?

설원랑 : 폐하의(Omit) 이번 왕자님께서도..

미실 : ......

설원랑 : 승하하셨습니다.

미실 : (서리 보는데서)



47. 마야부인의 처소 (낮)


마야가 6,7세 정도의 아이를 부둥켜 안은 채 울고 있다.


마야 : 아가야! 아가야! 어찌 이리도 허망하게 갈 수가 있단 말이냐? 어찌 이리도 매정하게!


하며 울부짓는데.. 그 뒤로 많은 시녀들도 따라 눈물짓고 있고,

그 뒤로는 허탈한 표정으로 보고 있던 진평.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는 듯 조용히 나간다.



48. 처소밖 복도 (낮)


천천히 외로이 걸어나가는 진평.



49. 궁일각 연못 (낮)


굳은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나오는 진평.

이때, 뛰쳐나와서는 진평의 앞에 무릎을 꿇는 마야.


마야 : 폐하!

진평 : 이게 무슨 짓이오? 황후!

마야 : 폐하! 저를 벌하여 주시옵소서!

진평 : 황후!

마야 : 폐하의 적통인 왕자 셋을 차례로 잃은 어미이옵니다!

진평 : ..그게 어찌 황후의 잘못이오?

마야 : 아시질 않사옵니까? 폐하! 저와 제가 낳은.. 쌍...

진평 : (쌍생을 말하려하자 버럭) 황후!

마야 : ..(차마 말하지 못하고)...

진평 : (시녀들에게) 너희들은 물러서 있거라!


시녀들은 물러가고.. 진평은 마야를 일으키려 앉는데..


마야 : (흐느끼며 크지 않은 소리로) 어출쌍생이면 성골남진이라 하였습니다. 세 아들을 모두 잃은 것은 분명! 쌍생때문이옵니다!

         허니.. 제발.. 쌍생을 한 저를 벌하여 주시옵소서!

진평 : 황후!

마야 : 기꺼이 제물이 되겠나이다! 저와 천명이 기꺼이 제물이 되어,

진평 : (단호) 그런 일은 없소!

마야 : ..폐하..

진평 : (더 단호하게) 비록! 성골남진이 된다하여도!

마야 : ......

진평 : 황후와 천명공주를 제물로 삼는 일 따윈 결코 없소!

마야 : ......

진평 : 미실의 계략 속에서도 살아난.. 아이요! 천명은 반드시 미실을 대적할 자가 될 것이오.


하는데.. 이때 진평과 황후에게로 걸어오는 천명.


천명 : ..(동생이 죽어 슬픈 눈물 그렁그렁) 아버님... 어찌 셋째 아우마저..

진평 : (보고)


그런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천명의 모습.


하종 : (E)(호탕하게 웃는다) 으하하하!!



50. 미실의 방 (낮)


하종과 미생이 있다.


하종 : (웃으며) 왕자들이 셋씩이나!! 비명에 갔으니!! 이제 어쩔 것입니까!! 으하하!

미생 : (시끄러워, 표정을 구기며) 조카님, 기분은 이해하지만.. 좀.. 자중을 하시고 계세요.

하종 : 외삼촌은 안 좋으세요?

미생 : 거.. 예언이 가히 신통하긴 합니다! 폐하께서 쌍생을 숨기는데는 성공했으나,

         어쨌든 그러고나니, 성골남자의 씨가 마르지 않습니까?

하종 : 그렇죠?!! 외삼촌도 좋죠? 예? 으하하하!


하는데, 미실과 세종이 들어온다. 미생과 하종 일어나서 예를 갖춘다.


하종 : (웃으며) 어머니!! 세 번째 왕자도...

미실 : (나지막이 말 확 끊고 둘 보며) 황실이 상중에 있습니다. 흉사를 앞에 두고, 어찌 웃음소리가 담을 넘는단 말입니까...

하종 : (쫄아서)......

미생 : (그런 하종보며) 아, 그러길래... 내가...

미실 : (앉으며) 아우님도 다를 것 없습니다.

하종 : (킥하며 미생보고)......

미생 : (하종 째려보고)......

세종 : (미실에게) 이제 태자를 정해야 할 때가 아니겠소?

미실 : 서두를 필요없습니다. 상을 마치고, 다시 논의를 하지요.

세종 : 허나.. 새주...

미실 : 그 사이, 마야가 또, 왕자를 낳기라도 하겠습니까?

세종 : ......

미실 : 이제... 서라벌에...(미소지으며) 성골 남자는 없습니다.



51. 신당 안 (밤)


향이 오르고 있고 그 앞에 마야와 천명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둘다, 한참을 운 느낌이다.


천명 : 어머니...

마야 :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멍하게)......

천명 : 비명에 간 제 세 아우들...

마야 :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멍하게).......

천명 : 저 때문이옵니까...

마야 : (놀라) !!

천명 : (눈물 흐르며)......

마야 : (보며) 그게 무슨 소리냐!! 당치 않다!!

천명 : (눈물 흐르며)......

마야 : 어찌 그런 소릴 하는게야?

천명 : ......

마야 : (혹시 아나 싶어 조심스럽게) 어디서.. 누가 뭐라 하더냐...?

천명 : 아.. 아니옵니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마야 : 그런 생각.. 마음에도 입에도 올리지 말거라.

천명 : (슬프게)......



52. 궁 일각, 길 (밤)


천명 멍하게 터덜터덜 걷고 있다. 눈물이 마르지 않은 천명. 걷다가 교차로에서 멈춘다.

생각에 잠기는 듯 한 천명.



53. 회상, 궁 일각 (밤)


7-10세 정도의 어린 천명이 울고 있다.

미실이 지나가다, 그런 천명을 보고 다가온다.

동정하는 눈빛을 보내는 미실. 어린 천명 앞에 무릎을 꿇고는, 바라보다가 천명을 꼬옥 안아준다.


미실 : (안은채로 귀에 대고) 또... 왕자께오서... 승하하신건...

어린천명 : (울며)......

미실 : 너.. 때문이다.

어린천명 : (울다가 눈물 그치고 공포에 질리는 듯) !!


하고는, 포옹을 풀고 일어나서 가는 미실. 그런 미실의 뒷모습을 무섭게 바라보는 천명.

미실, 가다가 살짝 돌아서는 그런 천명을 향해 미소짓는다.



54. 궁 일각, 길 (밤)


회상에서 돌아오는 천명. 결심한 듯, 교차로에서 좌회전(우회전도 상관없습니다)하여 길을 간다.



55. 미실의 방 (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독대하고 있는 천명과 미실.

테이블엔 차가 놓여져 있고, 천명은 미실을 겁내하면서도, 용기내어 앉아 있는 느낌이다.


미실 : (다정하게) 공주님... 할 말이 있으셔서, 이 야심한 밤에 오신 것이 아닙니까...?

천명 : (침을 꿀꺽 삼킨다).....

미실 : 공주님...

천명 : (결심한 듯) 새주님...

미실 : (미소지으며) 예... 말씀하셔요.

천명 : 둘째 아우가 죽던 날... 새주께서 절 안으시고,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미실 : !

천명 : 저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아우들의 죽음이 저 때문이라고...

미실 : (다시 미소지으며 차를 마시고)......

천명 : 무슨 말씀이셨는지... 여쭈고자 합니다.

미실 : (보며)......

천명 : (침 꼴깍 삼키며 긴장하여 미실 보며)......


미실, 마시던 차를 놓고 마치 말을 할 듯 한, 표정에서.


미실 : 공주님...

천명 : (보며)......


미실, 천명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손을 잡는다.


미실 : (다정하게) 공주님... 아무 것도... 하지 마셔요.

천명 : ......?

미실 : (정말 진심으로 다정하고 따뜻하게) 그래야... 삽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셔야... 삽니다...

천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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