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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0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6|조회수960 목록 댓글 0

[선덕여왕] 04











S#1. 덕만소화의 방 (밤)


(앞부분 생략)


칠숙 : 여기까지다... 이제 계림으로 가자...


덕만의 목에 겨눠진 칼.

이제 정말 끝이라는 듯, 절망한 표정의 덕만. 억울한 마음에 이를 악무는데, 칠숙의 뒤로 열려진 문 쪽을 놀란 듯 본다.

칠숙, 그런 덕만을 보고, 이상한 듯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려는데...

열린 문 쪽에서 불길을 뚫고 칼을 들고 튀어나오는 소화. 덕만, 경악한다.

소화, 칠숙의 등 뒤로 달려들어 옆구리에 칼을 꽂는다. 이를 악문 소화의 표정.

경악하여 소화를 보는 덕만의 얼굴(3부 엔딩지점)


덕만 : (너무 놀라)..엄마..


하는데.. 찔린 칠숙, 이를 악문 소화.

고통을 참지 못하고 으윽하며 쓰러지는 칠숙.

그 모습을 보는 소화, 덕만의 손을 낚아채서 나간다.



S#2. 여각복도 (밤)


소화의 손에 이끌려가면서도 엄마의 용기를 믿을 수가 없는 덕만.


덕만 : ..엄마가 어떻게?

소화 : (아랑곳 않고는 가다가는 뭔가 생각난 듯) 아!

덕만 : ..왜?

소화 : 너 먼저 나가! 잠깐만 가져올게 있어!


하고는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보는 덕만.



S#3. 덕만의 방 (밤)


칠숙은 아직 쓰러져있고.. 무섭지만 살금살금 들어오는 소화. 얼른 문노의 서찰이 있는 함을 꺼내 뒤돌아 나가려는데..

소화의 발목을 잡는 칠숙. 놀라는 소화.

소화, 발버둥을 치며 벗어나려하지만 칠숙도 필사적으로 잡는데..

이때 들어온 덕만이 자신의 물건 중 하나로 칠숙의 머리를 쾅 친다.

그 바람에 소화를 잡았던 손 힘이 풀리고 빠져나가는 덕만과 소화.



S#4. 여각 밖 (밤)


여각에서 불길이 일자 놀란 사람들. ‘불이다!’‘어떻게 된 거야!’‘내 짐!!’‘덕만이는?’ 등등 웅성이며

어찌할 바를 모른 채 혼란스런 눈빛으로 모두 여각문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때 문을 열고 튀어나오는 덕만과 소화.


선현인1 : 덕만!

카탄 : 어떻게 된거야?


하며 아직 상황이 파악되지 않은 덕만에게로 달려오는데..

소화, 무조건 덕만의 손을 꽉 잡아 끌며.


소화 : (힘이 들어 숨을 몰아쉬며 다급히) 도망쳐야돼!

덕만 : ..이젠 이 분들이 막아줄꺼야...

소화 : (더욱 단호하게) 안돼! 너랑 그 사람 만나면 안돼!


하며 소화는 덕만을 잡아끌어서는 급히 가고.. 덕만은 혼란스런 표정으로 소화를 따라가고, 어리둥절하게 보는 사람들.



S#5. 여각 안 (밤)


옆구리를 찔린 칠숙, 손으로 옆구리를 잡은 채 힘겹게 집념으로 칼을 지팡이 삼아 일어나고 있다.



S#6. 여각 밖 일각 (밤)


말 한 마리가 묶여져있다. 말 뒤에는 덕만이 늘 가지고 다니던 배낭이 묶여있다.

이때, 소화와 덕만이 프레임인 된다.

소화는 기침도 심하고 숨도 몰아쉬는 상태지만 덕만의 손을 잡아끌며 말로 다가온다.

소화는 말을 타려하지만 몸이 안 좋아 잘 타지 못한다.


덕만 : 엄마.. 안돼. 이 상태로 사막 못 나가!


소화, 무시하고 또 시도하는데 고꾸라진다.

덕만, 어쩌지 못하고 소화를 부축하여 말을 태워준다. 그리고는 덕만도 말에 오르는데..



S#7. 여각 밖 (씬3과 같은 장소, 밤)


우왕좌왕하며 불을 끄려 황급히 물을 나르고 있는 사람들.

이때 칠숙, 나온다. 힘겹게 나온 칠숙, 다시 쓰러진다.

사람들 ‘칠숙!’하며 칠숙의 주변으로 모이고 칠숙의 눈으로 그들이 보이는데 점점 시선이 흐려진다.



S#8. 사막 전경 (낮)


사막의 여명. 점점 사막이 밝아오는데.. 풀샷으로 보이는 덕만의 말(혹은 낙타).

풀샷으로 말이 쓰러지는 것이 보인다. 풀샷으로 덕만 어쩌지 못하고 말에 둘러져있던 배낭을 자신이 둘러맨다.

풀샷으로 덕만, 소화를 일으켜 힘겹게 가는 모습.



S#9. 사막 (낮)


엄청난 빛을 내는 태양. 틸다운하면 소화를 부축한 채 배낭을 메고 힘겹게 걷고 있는 덕만.

이때 스르르 쓰러지는 소화. 놀라는 덕만.


덕만 : 엄마! 괜찮아? 엄마? (다급한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는데)

소화 : (숨을 헉헉대며) 못 가겠어...

덕만 : (말도 듣지 않고는 둘러보기만 한다) 저 쪽에 동굴이 하나 있어. 거기까진 가야 돼.

소화 : (갑자기 복받치는 지 울음섞인 목소리로) 난.. 늘 짐이구나...

덕만 : (울려는 거 보고) 안돼! 사막에선 울면 안돼! 가뜩이나 물이 부족한데, 울면 어떡해!

소화 : (눈물 참고 보며).......

덕만 : 업혀.

소화 : 니가 날 어떻게 업고 가...

덕만 : (버럭) 그래! 엄마 짐이야! 짐이면 짐답게 업히란 말야!!


그런 덕만을 보던 소화, 눈물 울컥하는 거 참으며 덕만의 등에 업힌다. 업고 가는 덕만.



S#10. 여각 홀안 (낮)


여기저기 불에 탄 흔적이 남아있는 홀안.

카탄과 선현인1, 토번인1이 누군가를 보고있다.

보면 눈에 광목 붕대을 두르고 있는 칠숙이 일어난다. 칠숙, 자신의 눈을 만져보는데.


카탄 : 의원말이... 화기에 눈이 상한 듯 하다네. 시력을 잃을지도 모르니 당분간은 이러고 있어야 한 대.

칠숙 : ......

선현인1 : (북경어) 대체 어찌된거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토번인1 : (북경어) 덕만이랑 여주인은 어디로 사라지고?

칠숙 : (붕대를 풀어헤친다) 가야합니다.

카탄 : 안된다니까!!

칠숙 : (눈이 좀 침침하긴 하지만 보이긴 하자) 덕만이를 찾아야합니다.

카탄 : 무슨 일인지 얘길 해보게!

칠숙 : ......

카탄 : (심각하게) 내 보기엔 자네한테 도망치는 것처럼 보였네.... 어찌된 건가?

칠숙 : 오해가 있었습니다. 찾아서, 덕만이를 덕만이 아버지에게 데리고 가야합니다.

카탄 : 아버지...?

토번인1 : (북경어로, 카탄에게) 뭐라는거야?

칠숙 : (칼과 짐을 들며 나갈듯이) 어디로 간 것 같습니까?

카탄 :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못 나가네.

선현인1 : (막아서며 계림어) 지금 못가!

칠숙 : (보면)

카탄 : 모래폭풍이 몰려오고 있어...

칠숙 : (무시하고 결연하게) 어느 쪽으로 갔습니까?



S#11. 사막 (낮)


말을 타고 가고있는 칠숙. 그위로..


카탄 : (E) 가는 방향이 돈황 쪽이었어. 행장도 없이 사막을 오래 건널 수는 없을테니까...



S#12. 동굴 안 (낮)


동굴 안. 한 구석에 소화가 탈진한 듯 양털 위에 누워있고, 덕만이 간호하다가, 살짝 일어나 나가려고 한다.

소화, 갑자기 덕만의 손을 잡는다. 덕만 보는데,


소화 : (몸 일으키며) 로마로 가.

덕만 : (무시하고는) 누워 있어요. 해지기 전에 오아시스 가서 물떠와야 해.

소화 : 너도 알잖아.. 엄마는....... (살기) 힘들어..

덕만 : (여전히 무시하고는 부축하려는데)

소화 : (역시 단호하게) 로마로 가.

덕만 : (화가 난 듯 무뚝뚝하게) 엄만 로마 가는거 싫어했잖어.

소화 : 로마로 가. 카탄아저씨 따라서.

덕만 : (이유를 알 수없음에 화가 난) 왜 로마로 가? 우린 계림사람이라며?

소화 : (화들짝 놀라며) 계림은 안돼! 절대 계림은 안돼..

덕만 : 왜? 대체 뭐야? 칠숙 아저씨는 왜 저러구! 대체 이 일들은 다 뭐고! 계림은 왜 안된다는거야?

소화 : (보는데)

덕만 : 뭐냐구?

소화 : .....

덕만 : (보는데)

소화 : ..니 아버지 뜻이야.

덕만 : (놀라) !!

소화 : (보며).......

덕만 : 문노...

소화 : (놀라) !!

덕만 : (노려보며) 국선.. 문노라는 사람이 내 아버지야?

소화 : (놀라) 니가 국선을 어떻게?

덕만 : 엄마 들고나온 그 서찰.. 본 적 있어.

소화 : 아냐. 그 사람은.. 아냐...

덕만 : (옷을 제쳐 목에 걸린 소엽도를 꺼내 보이며) 이거.. 아버지가 준거라며?

소화 : ......

덕만 : 달랑 이거 하나 주고 엄마하고 나.. 버린거야? (하며 소엽도를 떼서 소화에게 던지며) 이런 거 필요없어!!

소화 : 버린 거 아냐!

덕만 : .....

소화 : 아버진 너.. 버린거 아냐.

덕만 : .....

소화 : ..버린 거 아냐.. ..니가 아버지 살려드린거야.

덕만 : 세상에 그런 부모는 없댔어! 자기가 살려고 자식을 버리는 부모는 없다구!

소화 : ......

덕만 : 부모는 자식 살리려고 희생하는 거잖아.

소화 : ......

덕만 : ..엄마처럼..

소화 : .......

덕만 : 엄마 그랬다며? 동굴 안에서 나 안고... 화기에 폐를 다 상해가면서.. 나한테 숨을 불어넣어줬다며!

소화 : (어떻게 아냐는)

덕만 : ..칠숙아저씨가 봤댔어.

소화 : ..(보는)..

덕만 : 뻔하지 뭐! 불만 보면 쓰러지는 엄마가, 나 살린다고 뛰어든거 보면! 세상거 다 무서워하는 엄마가, 칼들고 들어온거보면!

소화 : .....

덕만 : 근데 난 뭐야, 엄마 살린다고 큰소리치고..

소화 : ..덕만아..

덕만 : 엄마 속만 썩이고..

소화 : ......

덕만 : 혼자 똑똑한 척하고..(감정이 복받치는데)

소화 : ......

덕만 : 근데 나보고 엄마두고 혼자 로마로 가라고?

소화 : ......

덕만 : 내가 그럴거 같애? 나도 엄마 살릴거야. 엄마 살리거란 말야!


하며 엉엉 우는 덕만. 너무도 서럽게 우는데..

그런 덕만을 보는 소화, 천천히 다가와 덕만을 안고 토닥이며.. 엉엉 울어만 대는 덕만. dis.



S#13. 사막 (낮)


쓰러진 말(혹은 낙타). 아까 덕만이 타고 있던 말이다.

그 옆으로 모래를 딛는 발. 틸업하면 칠숙이다. 무서운 눈으로 주위를 훑다가 어딘가에서 시선이 고정된다.



S#14. 동굴 앞 (낮)


동굴 앞에 당도한 칠숙. 조용히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S#15. 동굴 안 (낮)


한 발짝 한 발짝 들어가는 칠숙.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용히 들어간다.

그리고는 꺾어진 동굴의 틈새로 펼쳐져있는 양털이 보인다.

좀 더 천천히 한 발짝 한 발짝 들어가는 칠숙. 결국 동굴의 안쪽에 발을 들이는데 아무도 없다. 두리번거리는데 뭔가 소리가 난다.

칠숙, 고개 휙 돌리며 cut.



S#16. 동굴 밖 (낮)


사막으로 달려 나가고 있는 소화의 모습.



S#17. 동굴 안 (낮)


소리를 듣고 급히 뛰어 나가는 칠숙.



S#18. 사막 (낮)


덕만, 가죽 물통에 물을 담아 들고 오는데... 저 멀리서 헐떡이며 달려오는 소화가 보인다.

덕만, 놀라 보는데...


소화 : 도망쳐!! 도망쳐, 덕만아!!


덕만, 소화의 뒤로 쫓아오고 있는 칠숙을 본다.

놀라는 덕만. 소화에게로 재빨리 달려간다.

소화를 따라 전력으로 뛰는 칠숙. 그 앞에 소화.

이 때 덕만, 소화가 달려오는 바로 앞쪽으로 모래가 꿈틀대듯 움직이는 것을 본다.


덕만 : (놀라) 엄마!! 멈춰!!!


그러나 유사를 눈치 채지 못하고 계속 달려오는 소화.

내딛은 한 발이 모래 속으로 쑥 빠지더니, 균형을 잃고 기우뚱하는 사이 다른 발마저 빠져 버린다.

버둥댈수록 모래는 더욱 빠르게 소화를 삼키기 시작하는데...


덕만 : 움직이지 마! 그대로 있어!!


배낭에서 황급히 밧줄을 꺼내는 덕만. 한 쪽 끝을 올가미처럼 묶어 소화에게로 던진다.

몸이 반쯤 빠져든 소화의 어깨에 간신히 걸리는 밧줄.


덕만 : 이제 됐어! 그대로 있어. 내가 갈게... 내가 갈게, 엄마.


덕만, 밧줄을 힘껏 당기는데 소화의 몸이 가라앉으면서 덕만의 다리도 모래에 빠져든다.

몸을 뒤로 버티며 밧줄을 꽉 당기는 덕만.

저 멀리서 둘을 향해 달려오는 칠숙.

소화, 덕만을 보고, 달려오는 칠숙을 번갈아 본다.

점점 다가오는 칠숙. 점점 가라앉는 소화. 덕만도 점차 모래 속으로 빠져드는데...

결심한 듯 뭔가를 꺼내드는 소화. 덕만이 버린 소엽도다.


덕만 : (보고) 뭐야? 뭐하는 거야?

소화 : (소엽도를 움켜쥐고)

덕만 : 아, 안 돼... 안 돼, 엄마!!

소화 : 도망쳐, 덕만아...

덕만 : (악을 쓰며) 하지 마!! 안 돼!! 가만 안 둘 거야!!!

소화 : (밧줄에 소엽도를 대며) ..덕만아.. 이제 됐어. 더 애쓰지 마.

덕만 : (밧줄 당기지만 더 빠져들며) 아무 말 마! 살릴 거야. 내가 엄마 살릴 거야!!

소화 : ......

덕만 : (계속 밧줄 당기며) 내가 엄마 살린다고 했잖아. 엄마 나 믿어! 내가 할게! 엄만 가만있으라구!!

소화 : (슬프게) 이미 충분히 했어...

덕만 : (보고)......

소화 : 엄마는 늘 짐만 됐어...

덕만 : (이를 악물고 당기며)......

소화 : 이젠... 널 지켜. 살아야 돼. 꼭 살아. (하며 소엽도를 밧줄에 바짝 대자)

덕만 : (필사적으로 밧줄 당기며)..그러지 마... 그러지 마, 엄마... (하다가는) 안 돼!!!


이미 밧줄을 끊어 버린 소화. 그러자, 모래에 휩싸이며 급속도로 흘러 내려가는데...

엄마!! 부르며 달려가려 하는 덕만. 그러나 발을 내딛을 때마다 푹푹 빠지고...

안타깝게 멀어져 가는 엄마를 쫓는 덕만. 그러나 이내 모래 속으로 모습을 감추는 소화.

멍하니 걸음을 멈추고... 망연자실하게 서 있던 덕만, 덕만, 분노와 원망의 표정으로, 정면의 칠숙을 본다.

칠숙, 덕만을 보다가 갑자기 경악한 표정,

덕만, 뭔가 이상하여 뒤를 보면... 엄청난 규모로 다가오는 모래 폭풍. 커지는 덕만의 눈.

폭풍은 바로 덕만을 덮쳐 버리고... 회오리처럼 덕만의 온몸을 휘감는 모래 폭풍.

폭풍 속으로 휩싸이는 덕만. 칠숙, 모래 속으로 사라진다.

순식간에 사막을 집어 삼키는 모래 폭풍의 위용.dis.



S#19. 잔잔한 사막 (낮)


고요하고 잔잔하게 가라앉은 사막. 죽음같은 적막이 황량하게 감도는 가운데...

톡하고 모래 위에 작은 구멍이 생긴다. 모래가 꿈틀거리며 일렁이는가 싶더니...

완전히 모래를 뒤집어쓴 채, 모래 속에서 나오는 덕만.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켁켁 숨 막혀 한다.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모래들. 머리를 흔들면 귀와 머리카락 속에서도 모래가 쏟아지고...

덕만, 계속 기침을 해대며 고통스러워한다.

한참을 정신없이 괴로워하던 덕만, 문득 정신을 차리면... 황량하고 태양이 작렬하는 고요한 사막 한 가운데 혼자다.

일어서는 덕만. 뭔가 생각난 듯,


덕만 : (혼잣말처럼) 엄마... 엄마...!!



S#20. 사막 (낮)


광활한 사막 위를 달리는 덕만. 달리고, 또 달린다.



S#21. 다른 사막 (낮에서 밤으로)


덕만, 정신없이 뛰어가는데... 멈칫하고, 방금 지나친 곳을 돌아본다. 뭔가 모래 밖으로 비죽 나와 있는 물체가 보이고...

한 걸음에 달려가 물건을 집어 드는 덕만. 소화가 밧줄을 잘랐던 소엽도다.

미친 듯 소엽도가 발견된 자리를 파기 시작하는 덕만. 파고 또 파고... 덕만이 파내는 모래가 점점 쌓여 가는데...

그런 덕만의 모습 위로 낮에서 밤으로 시간이 흐르며... dis.

무수한 별들만 반짝이는 사막의 밤.

땅을 파던 곳에 누워 있는 덕만. 모래를 뒤집어 쓴 얼굴에, 눈물 자국이 한 줄기 남아 있다.

덕만, 탈진한 듯 점점 눈이 감기는데...

저 멀리서 횃불이 일렁이며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오는 카탄, 토번, 선현인들 cut.

흐려지는 덕만의 시선. 말소리가 윙윙 울리게 들린다. 덕만이다! 어떻게 된 거야? 설마... 모래 폭풍에서 살아난 거야?

눈을 감은 덕만의 모습에서 dis.



S#22. 천명의 침실 방 (아침)


벌떡 깨어 일어나는 천명. 악몽을 꾼듯하다. 옆자리를 보는데, 비어 있다.

놀라는 천명. 어디론가 달려 나간다.



S#23. 거실 방 (낮)


천명, 뛰어 들어오는데 용수가 앉아있다.


용수 : (보며) 부인...? (살펴보더니 걱정스레) 진땀을 잔뜩 흘리고... 무슨 일이 있소?


용수, 손수건으로 천명의 땀을 닦아준다. 천명은 그런 용수를 걱정스레 보는데... 그위로


ins,cut> 3부 33씬.

미실 : (갑자기 싸늘한 표정이 되어 천명 보며) 실은 제가 많이 악합니다. 제 욕망을 거스르는 자들을 남겨두질 못하는걸 보면요..

미실 : (다시 표정 풀며) 선한 사람으로 남으세요. 용수공을 위해서요.


미실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불안한 천명.


용수 : (천명의 땀을 닦아주며) 무서운 꿈이라도 꾸었습니까?

천명 : ...꿈따윈... 무섭지 않습니다. 무서운 것은 현실입니다.

용수 : (보는데)

천명 : 되지 않을 일입니다. 폐하께 못한다 하세요.

용수 : ......

천명 : 저 세상으로 간 세명의 제 아우들.. 세명의 왕자들.. 우연이겠습니까?

용수 : .....

천명 : 아니, 그게 우연이라면 더욱 더! 하늘은 미실궁주을 택한 겁니다.

용수 : .....

천명 : 비록 어린 나이이나..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하여 스스로 성골에서 진골로 족강하였습니다.

         오로지 공과 함께 여자로, 사람으로 살고자요!

용수 : ......

천명 : 저는 공께서도 저와 같다 생각했습니다.

용수 : ..예. 같아요.

천명 : 헌데 왜? 왜 이제와 태자가 되시려는 겁니까?

용수 : ..폐하가 혼자가 아니시오? 힘이 되어 드리려해요.

천명 : (고개를 가로저어 안타까운듯) 아닙니다. 아니예요.. 권력의 일이 그런 온정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용수 : 하지만.. 아버님곁에.. 폐하곁에 한명은 남아 있어야지요...

천명 : (안타까워) 그게 왜 공이어야합니까? 왜 우리여야합니까?

용수 : .....


하는데 이때 시녀 초선이 들어온다.


초선 : 공주님.. 오늘 단오비재...(자막:比才:재주를 겨루어 승부를 가림)

천명 : (보고)......

용수 : (보고)......

초선 : 화랑들이 좀 이상합니다...

천명 : (보며)......?



S#24. 화랑 연무장 (낮)


다급히 불안한 느낌으로 들어서는 천명. 들어서다, 멈춰 서서 경악한다.

카메라, 천명의 시선을 따라 보여주면.. 곱게 낭장을 한 400명 전원의 화랑들의 비장한 모습. (낭장결의)

천명, 긴장하고 당혹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데,

이때 낭장을 한 풍월주 호재와 부제 보종이 앞으로 나온다.


천명 : (애써 침착, 카리스마) 무슨.. 짓이냐?

호재 : (결연한)......

천명 : 낭장(자막:화랑들이 얼굴에 화장을 하는 것)이라니... 단옷날에 죽음을 각오할 일이 무엇이냐.

보종 : (결연한)......

천명 : 말하거라.

호재 : 폐하께오서, 용수공을 태자로 삼으신다 들었습니다.

천명 : (OL로) 너희들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

보종 : 허나! 뜻은 전할 수 있는 일입니다. 화랑의 이름으로!

천명 : (노려보고).......

보종 : (역시 지지 않고 보고).......

천명 : (노려보는데서)......

세종 : (E) 기어이 태자가 되겠다는 것이오?



S#25. 청송산, 화백회의장 (낮)


천장이 뚫린 장막 안. 청문회 하듯 용수를 가운데 두고, 세종과 미생, 하종, 을제 포함 대등 10명이 원탁에 앉아있다.


을제 : 용수공은 황명을 따를 뿐이오!

용수 : ......

세종 : 아무리 황명이라 하나, 원래 성골이었던 용수공은 족강되어, 진골입니다. 진골이 가능한 일입니까?

용수 : ......

미생 : (비아냥거리며) 더군다나 성골이셨던 용수공이 족강되어 진골이 되신 연유에는 (얼굴 찡그리며) 끔찍한 사연이 있지요.

하종 : (벌떡 일어서며 무식하게) 바로 황음무도한 폐주 진지왕의 아들이니까요! 이래서 출신이 중요한 거야!

미생 : (하종의 무식함을 마뜩찮게 보고는) 또한 말씀드리기 송구하오나, 용수공께선 어떤 공을 세우셨습니까?

         혹시 저 몰래, 공을 세우셨으면, 살짝 귀뜸이라도 해주심이...

하종 : (미생의 말에 무식하게 웃는다) 으하하하!


세종이 그런 하종을 째려보자, 쫄아서 웃음을 멈춘다.


세종 : (정색하고) 우리 신라는 백제와 전쟁 중에 있소.

용수 : ......

을제 : ......

세종 : 백제의 왕, 부여장은 전선에 친병하여, 군을 이끌고 있소이다.

         다 아다시피, 부여장, 그자는 태자시절부터, 전선을 누비며, 무명을 떨쳤소이다.

용수 : .......

세종 : 이럴 때일수록, 모두가 우러르고, 따를 수 있는, 태자가 굳건히 서야하거늘...

         신국에 아무런 공도 없는 용수공께서.. 태자에 오르신다?

미생 : 성골도 아니고, 폐주 진지왕의 아들에, 전쟁에 공은 고사하고, 경험 한번 없는 분을 태자로 모시고,

         신국의 명운을 건 전쟁을 치루라? 왜? 우리가 왜요! 아니, 어떻게요?

용수 : (무거운 표정으로)......

을제 : (쉽지 않다싶은데).....



S#26. 화랑 연무장 (낮)


단호하게 천명을 바라보고 있는 호재와 보종. 노려보는 천명.


천명 : 화랑의 의무는 폐하를 보위하고 신국과 황실에 충성하는 것이다!

보종 : 그 의무를 다 하기 위한 것입니다!

천명 : (보면)......

보종 : 화랑에는 화랑 3결이 있습니다.

천명 : .........

호재 : 첫번째! 재주를 겨뤄 인재를 뽑는 비재결!

보종 : 허나 용수공께서는 화랑으로 계실 때 단 한 번도 비재에 응하신 바, 없습니다!

천명 :..........

호재 : 두번째! 무리의 신망을 얻어 다수의 뜻으로 결정하는 중망결!

보종 : 용수공께서는 중망을 얻지 못해 부제나 풍월주의 지위에 오르신 바, 또한 없습니다.

천명 : ........

호재 : 마지막으로, 공을 쌓아야 하는 적공결!!

보종 : 용수공께서는 폐주 진지왕의 아들로, 천명공주와 혼인을 했을 뿐, 아무런 공이 없습니다.

천명 : 무엄하다!

보종 : 충성을 다하고 싶을 뿐이옵니다!

호재 : 일찍이 진흥대제께서 화랑삼결을 만드신 뜻을 헤아려주시옵소서!

보종 : 화랑삼결에 따라, 자격을 갖추신다면, 화랑은 용수공을 태자로 모시고 충성을 다할 것이옵니다!

천명 : .......

보종 : 신국의 도에 따라, 저희들의 목숨은 공주님께 있습니다. 공주님께서 죽으라면 죽을 것입니다.

천명 : ..........

보종 : 하오나! 결단코 저희의 낭장을 헛되이 하진 않을 것입니다!


보종, 부복하면, 호재를 비롯한 화랑들 모두 부복하며,


화랑들 : 헛되이 하지 않을 것입니다!!

천명 : (심각하게 보며)......



S#27. 화백회의장 (낮)


여전히 시끄럽게 용수를 압박하는 대등들.


세종 : 진흥대제께서 이루신 업적을, 지키지 못한 것도, 씻을 수 없는 치욕이거늘,

용수 : .......

세종 : 고구려와 백제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명분도, 공도, 자격도 없는 태자를 우리가 모셔야 한단 말이오?

         이것이 신국을 위해, 과연 옳은 일이오이까!

하종 : (용수에게 거칠게) 알아서 거절을 하세요!!


대등들, 모두 거들어 한마디씩 하며 시끄럽고, 을제는, 그 와중에도 아무 말 없이, 용수만을 보는데.


용수 : 맞는 말씀이오.

모두들 : (조용해져 용수를 보며)......

용수 : 제가 부덕하여, 공이 없고, 공이 없으니, 천하만민에게 내세울 이름이 없고, 이름이 없으니,

         어찌 태자에 합당하다 하겠습니까.

미생 : (깔깔 웃으며) 용수공께선 역시 염치가 있으세요.

용수 : 하여, 신국에 공을 세우고, 이름을 높이려 합니다.

미생 : ...(엥?)

세종 : ...!

용수 : (결연하게) 친히 전선에 나가... 모산성 탈환작전에 선봉을 맡겠습니다!

을제 : (말리려) 용수공!

모두들 : (놀라) !!!!

을제 : 화백회의에서의 발언은.. (걱정되어) 반드시 책임지셔야 합니다! 진정.. 그리하실 겁니까?

용수 : (결연하게) 출정하겠습니다.


경악하는 미생, 세종, 하종. 놀란 표정으로 당황하여 서로를 바라본다.


용춘 : (E) 어찌 그런 것이야!



S#28. 열선각 (낮)


화난 얼굴로 보종, 호재에게 소리치고 있는 용춘.

미실, 설원랑, 이를 지켜보고 있다.


용춘 : 감히 폐하께서 결정하신 일에 낭장결의를 하다니!

호재 : 화랑도를 만든 것도.. 화랑3결을 만든 것도 신라의 선대 폐하들입니다.

용춘 : .....

보종 : 폐하의 뜻이라 해도, 저희 화랑은 화랑삼결에 따라, 인정할 수 없습니다.

용춘 : 인정? 태자가 너희들의 인정을 일일이 받아야 한단 말이냐!

미실 : 낭장은 목숨을 내놓고 하는 것이다.... 목숨을 걸고 할 일이더냐.

설원랑 : 뜻은 가상하나, 너희들이 나설 일이 아니었어...

보종 : (말끊으며) 성골도 아니고, 공도 없는 군왕이, 신국을 다스린다면, 어느 화랑이 진심으로 따르겠습니까?

         화랑이 따르지 않는 신국이 어찌 되겠습니까!

용춘 : (말문이 막혀).....

미실 : (보종의 총명함이 기특하여 미소지으며) 그러하냐?

보종 : 용수공께서 태자로서, 화랑과 신국을 이끄시려한다면, 먼저 그에 맞는 적공을 보이셔야 합니다!

미생 : (들어오며 E) 보이신단다.


다들 보면, 미생이 들어온다.


미실 : (미생에게) 아우님, 무슨 말씀입니까?

미생 : (한숨쉬며) 용수공께서, 친히 군을 이끌고 출병을 하신답니다.

용춘 : (경악) !!!

모두들 : (경악) !!!

미생 : 그것도... 빼앗긴 모산성 탈환 작전에 선봉에 서신답니다. 허허..

용춘 : (미생에게 달려들 듯이) 말도 안되오! 어찌 그런!

미생 : (달려드는 용춘에게 쫄아 급히 물러서며) 왜 나한테 그러시오? 형님께 가서 여쭈셔요?


용춘, 미생 노려보다가, 급히 뛰쳐나간다.

남은 사람들의 심각한 얼굴.



S#29. 편전앞 마당 (낮)


용춘과 용수가 있다.


용춘 : 아니됩니다! 결코 아니됩니다!

용수 : (외면하며) 이미 화백회의에서 선언한 일이다.

용춘 : 형님!!

용수 : (단호하게) 화랑이 따르지 않는 태자라면, 어찌 폐하의 힘이 될 수 있겠는가!

용춘 : 하오나, 모산성이옵니다. 모산성 탈환이라뇨! 어떤 곳인지를 모르옵니까!

용수 : (심각한데)



S#30. 편전안 (낮)


을제와 진평이 있다.


진평 : ..결국 그 방법밖에는 없는 것인가?

을제 : 화랑과 화백의 신임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신 듯 합니다.

진평 : ..하지만.. 저리.. 혼자 보내야한단 말인가..

을제 : ......

진평 : ..(안타까운 마음에) 김서현.. 이번에 김서현을 서라벌로 불러들여 용수를 보좌케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을제 : 내쳐진 김서현을 만노군 태수로 봉한 일로.. 발칵 뒤집어졌던 것이 4개월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진평 : ......

을제 : 서라벌로 불러들인다면, 만노군 태수로 있는 것도 어려워집니다.

         더구나 입적하신 사도태후마저 다시 궁으로 복귀할 수 있구요.

진평 : ......

을제 : 김서현에게는 따로 은밀히 도우라 전령을 보내겠습니다.

진평 : ......



S#31. 미실궁, 침전 안 (낮)


미실, 세종, 설원랑, 미생, 하종이 있다.


하종 : 저도 갈래요! 용수 그 자만 공을 세우는 꼴을 어찌 봅니까?

미생 : (혀를 끌끌 차며) 쯔쯔... 이 용감무쌍한 조카님을 어찌해야할꼬?

세종 : (하종에게) 모산성 탈환은 죽으러 가는 길이다!

하종 : 예?

미실 :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설원랑 : 모산성을 공격하는 길은 험준하고 좁은 길입니다. 반면, 그 협로 좌우는 적들에겐 매복의 최적지!

            선봉에 선 부대는 전멸할 것입니다!

하종 : 허..허면.. 그럼 탈환이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까...

설원랑 : 선봉부대를 희생시키며 후속부대로 양동작전을 써야합니다! 해서, 누구도 그 선봉을 맡지 않으려 하는 것이구요.

하종 : (가볍게) 그러다가 진짜 성공시키고 오면요?

미실 : (심각하게 설원랑을 보고)......

설원랑 : (미실 본다)



S#32. 마야의 방 (밤)


천명, 애절하게 마야를 붙들고 호소하고 있다.


천명 : 제발 폐하를 말려 주십시오. 아니 되옵니다!

마야 : (안타까워) 천명아..

천명 : 제가 언제 황후가 되자 했습니까! 스스로 족강(자막:신분이 낮아짐, 천명의 경우, 성골에서 용수와 혼인하여 진골이 됨)하여

         용수공과 혼인을 한 접니다!

마야 : ......

천명 : 이제 와서 출정까지 시키면서, 태자자리를 강요하시다니요!!?

마야 : ..어쩌겠느냐? 세명의 왕자가 죽고, 성골 남자의 씨가 마른 것을...

천명 : 모두 미실궁주의 계략이고 음모입니다! 용수공을 잃을 전쟁입니다!


마야, 안타깝지만 아무런 답도 못해주고.. 더욱 간절하게 마야를 바라보는 천명.



S#33. 병부령 집무실 (밤)


모산성을 기점으로 한 지도가 펼쳐져 있다.

설원랑, 작전설명을 하고 있고, 용수와 용춘, 듣고 있다.


설원랑 : 백제군의 수는 2만. 부여장이 이끄는 대군이 모산현을 기점으로 이미 삼산(보은)까지 진군을 한 상태입니다.

용수 : ...........

용춘 : ..........

설원랑 : (지도 가리키며) 도실군(순창)에서 백제의 원군이 합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백제군의 사기는 충천해있습니다.

용수 : (심각하게 듣는)

설원랑 : (지도의 중간지점의 협로를 가리키며) 선봉부대 1천을 이끌고, 이리로 통과하여, 을미재 거점을 장악하세요.

용수 : (고개 끄덕이며)......

설원랑 : 좌우에 매복이 있을 것이니, 치열한 난전이 될 것입니다.

            그 사이, 후속 부대가 (지도 한 쪽을 가리키며) 모산성, 북문을 공격, 탈환할 것입니다.


표정이 무거운 용수. 용춘의 표정은 더욱 어둡다.



S#34. 병부령 집무실 밖 (밤)


나오는 용수와 용춘.


용춘 : 저도 가겠습니다. 형님을 돕겠습니다.

용수 : (단호) 안된다! 넌 여기서 공주와 폐하를 지켜드려야한다!

용춘 : 하오나.. 형님을 사지로 보내고 제가 어찌!


하는데, 천명이 급히 오며.


천명 : (다급하게) 어서 궁을 나가야 합니다.

용춘 : (놀라며) 부인?

천명 : 나가야 삽니다. (이미 눈물이 그렁그렁한채) 제발요.. 제발 제 뜻을 따라주세요.

용수 : .....

천명 : 저는 한시도.. 이 궁서.. 한시도 살 수 없습니다! 제발이요.. 제발..


하며 눈물이 떨어지는 채로 용수의 손을 잡고 돌아서려는데.. 앞에 진평이 있다.

놀라 멈추는 천명의 얼굴.


진평 : ..천명아!



S#35. 후원 (밤)


진평과 천명 있고, 용수는 조금 떨어져 있다.


천명 : 아버지.. 제발.. 용수공을..

진평 : (OL) 진흥대제께서.. 붕어하시며 하셨던 마지막 말씀이 무엇인 줄 아느냐?

천명 : .....

진평 : ..신라의 앞날을 생각하면 식은 땀이 난다고 하셨다...

천명 : ..(놀라며) !

진평 : 역사상 가장 강성한 신라를 이루셨던 대제께오서 말이다.

천명 : (보면)

진평 : 세 개의 나라 중 가장 늦게 발전했고, 세 개의 나라 중 가장 작았고, 가장 약했던 신라..

         그래서! 언제든 가야처럼 다른 나라에 먹혀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는 신라..

천명 : .......

진평 : 그러하기에 대제께오선, 강대한 신라를 꿈꾸셨던 것이다.

         신라와 신라 백성이 살기위해서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은 없으니까.

천명 : ......

진평 : 그날 밤.. 미실이 대제의 칙서를 빼돌릴때만해도.. 나는 그것이 진흥대제의 꿈을 빼앗는 일인줄은 몰랐어.

천명 : ......

진평 : 아니.. 숙부를 폐하고.. 나를 황위에 올릴 때만 해도 몰랐지.

         미실에 대항하여 나를 중심으로 체제를 정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천명 : .....

진평 : (고개를 가로저으며) 어리석었어.

천명 : ......

진평 : 핵심은 제도가 아니라.. 제도를 실현시켜줄 사람이었고.. 그 사람은 모두 화랑에서 키워진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미실은.. 현명했다.

천명 : ......

진평 : 미실은 진흥대제께오서 왜 골이나 품에 관계없이, 투명한 원칙으로 화랑도를 키웠는지 알았던 게야.

         대제의 꿈을 실현시켜줄 요체가 화랑도라는 걸 알았던 게야!

천명 : ......

진평 : 해서.. 미실은 화랑도를 빼앗았고. 그것으로 황권을 약화시키고, 귀족의 힘을 강화시켜 간게다.

천명 : (보면)

진평 : 너무 늦게 깨달았어.

천명 : 폐하...

진평 : ..그 사이..난 세 아들을 잃었고.. 변변한 화랑 하나도.. 뜻을 같이 해줄 세력도 얻지 못했다.

천명 : ......

진평 : 이런 내가, 어찌 네게 내 짐을 같이 지자 하겠느냐... 허나!

천명 : ......

진평 : 허나, 내가 미실에게서 지켜낸 유일한 무엇이 있다면...

천명 : (보며).....

진평 : 너다. 너..뿐이다.

천명 : .....!

진평 : 또한 미실에게서 살아낸 유일한 사람도 너야.

천명 : (눈물이 그렁해져)......

진평 : 그리고 그날.. 북두칠성의 개양성이 쪼개지고 북두의 일곱별이 여덟이 되었다.

천명 : .....?

진평 : 그리고는 문노의 서찰이 왔지.

천명 : ..문노라면?

진평 : 사라진 지, 벌써 15년이 된 국선 문노 말이다.

천명 : ..그 자가 어떤 서찰을..?

진평 : 북두의 일곱이 여덟이 되는 날.. 미실과 대적할 자가 온다고.

천명 : (놀라 보는데)

진평 : 그게 너야.

천명 : ..(그럴 리가 없어 놀라며)..아버지... 그런...

진평 : 그래, 그 따위 예언.. 그깟 예언.. 무에 중하겠느냐?

천명 : 하온데 어찌..

진평 : 이제 기댈 것이 너 밖에... 없다.

천명 : ......

진평 : 따라다오.

천명 : (눈물이 흐르며 탄식하듯) ..아버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듣고 있는 용수. 역시 무거운 표정.



S#36. 미실궁 전경 (밤)


하종 : (E) 그렇잖아요, 아부지!!



S#37. 미실의 방 (밤)


미생, 세종, 하종이 있다.


하종 : (경박하게) 이기고 돌아오면 어쩔꺼예요!

미생 : (하종보며) 쯔쯔... 어찌 (세종보며) 형님과 누님사이에서.. 참으로 신묘한 일입니다.

하종 : 내가 뭘요!

세종 : ..사실.. 하종의 말이 아주 틀리기만 한 것은 아니오.

미생 : (보는데)

세종 : 전장이란 곳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오.

         또한 폐하께서 은밀히 만노군의 김서현에게 지원을 명하실 수도 있구요..

하종 : 제 얘기가 그 얘기예요!

세종 : 만에 하나 용수공이 승리하고 돌아온다면, 어떤 명분으로 반대를 하겠소.

미생 : 그리 된다면야 낭패죠. 허나, 누님이나.. 설원랑이..


하는데, 문이 열리며 미실과 설원랑이 들어오고, 모두 일어나 예를 갖춘다.


미실 : (미소지으며 밝게) 야심한 밤에 왜 이리들 모여 계십니까?

미생 : (둘을 믿고 있는 듯) 우리 조카님이 용수공이 이기고 올까봐 잠을 못자겠답니다.

하종 : 예에 어머님.. 그렇게 되면 태자즉위를 막을 명분이 없어요!

세종 : 성골 남자가 없는 상황에서.. 진골이라는 것만 가지고는...

미실 : 그렇지요. 그런 것으로 태자즉위를 반대해선 안되지요.

하종 : 예?

미생 : (무슨 소린가 보고)

설원랑 : 용수공이 태자로 나선 것은, 우리에겐 좋은 일입니다.

세종 : 그게... 무슨 말이오?

설원랑 : 진골을 태자로 세우겠다 했습니다. 성골이 아닌 진골을요.

하종 : 그러니까 말도 안되지요! 무슨 진골이...

미실 : (말끊으며) 여기에 성골이 있습니까?

모두들 : (미실 보며)......

미실 : 폐하께선... 황공하옵게도.......

모두들 : (미실 보며)......

미실 : (정색하며) 진골이 신국의 군주가 되는 길을 여셨습니다.

모두 : !!

미생 : 카아! 역시 두분은 시야가 크십니다!

설원랑 : 폐하의 패착입니다. 용수공이 태자로 나선 것은 모든 진골에게 기회가 있다는 얘기지요.

하종 : 허...허나... 진정.. 용수공이 승리하고 돌아온다면...?

미실 : 모산성을 탈환하고, 신국의 영토를 넓힌다면, 좋은 일입니다. 신국에 좋은 일은, 이 미실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세종 : 부인! 농을 할 때가 아니오? 용수, 그 자가 태자가 되면, 어쩐단 말이오?

미생 : 우리 누님이 그 정도 일을 두려워한 적이 있습니까? (미실보면)

미실 : (미소짓고)

미생 : 또 그런 일이.. 일어나게도 하시질 않지요. (설원랑 보면)

설원랑 : ......

세종하종 : ..(뭔가가 있구나 싶고)...



S#38. 천명의 방 (밤)


테이블 위에, 용수가 입고 나갈 군장들이 있다. 옷가지, 투구, 군화, 손목 발목에 차는 각반, 상갑, 견갑 등, 분리된 갑옷 등등.

옷을 가지런히 개고, 손수 갑옷을 닦고 있는 천명. 복잡한 심경의 심란한 표정이다.

갑옷 안쪽에서 해진 부분을 발견한다. cut

해진 부분을 바느질하고 있는 천명. 바늘에 손가락을 찔린다. 핏방울이 똑 떨어진다.

피가 나는 부분을 꼭 쥐는 천명. 표정이 점점 서러운 듯 바뀌더니 이윽고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들고 있던 갑옷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끼는 천명.

그때, 천명의 어깨를 짚는 손. 보면 용수다.



S#39. 궁 일각 길 (밤)


호수를 따라 난 길을 천명과 용수가 나란히 걷고 있다. 휘영청 달이 밝고, 호수에도 잔잔하게 달이 떠 있다.


용수 : (앞의 정자를 가리키며) 기억나시오?

천명 : (걸으며) 어찌 잊겠습니까...

용수 : (걸으며) 부인은 고작 열 두 살이었습니다.

천명 : (걸으며) 고작 열 두 살 소녀가 당돌하게도, 마음에 담은 사내에게 고백을 했었죠.

용수 : (정자에 오르며) 몇 해 뒤엔 바람대로 혼인을 했구요...

천명 : (정자에 올라서) 오래전 일 같기도 하고, 얼마 전 일 같기도 합니다.

용수 : (천명을 바라보는데)......

천명 : (역시 용수를 바라보다가는) ..저 때문입니다..

용수 : ......

천명 : 제가 공주의 자리에 있지 않았다면.. 제가.. (하며 눈물을 흘리는데)

용수 : (손을 잡으며) 부인....

천명 : (눈가의 눈물 찍어내며) 송구하옵니다. 출정을 앞둔 분 앞에서...

용수 : (말끊으며) 아니오. (떨리는 목소리로) 울어도 좋소...

천명 : ! (놀라 용수 보며)


천명이 보니, 용수의 눈가가 그렁그렁하다. 천명도 용수를 뜨겁게 본다.

이윽고 복받치는 감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천명. 뜨겁게 안아주는 용수. 흐느끼는 천명.


천명 : (안긴 채로 흐느끼며) 가지... 마세요... 떠나지.. 마세요... 권력에 아무런 욕심이 없으시잖습니까...

         헌데도.. 태자가 되야 하고... 싸워야 하고.. 목숨을 걸어야.. 합니까...

용수 : (울음을 참으며) 반드시... 반드시.. 이길 것이오... 백제에 이기고... 미실에 이길 것이오...

         이기고 돌아와, 오래도록 부인 곁에 있을 것이오...


서로 뜨겁게 바라보는 둘. 눈물을 흘리며 격렬하게 키스를 한다.

카메라 틸업하여, 하늘의 별들을 비춘다. 이윽고, 한 별이 반짝하고 빛난다. dis.



S#40. 몽타주 (낮)


*궁 문 앞, 출정하는 용수와 군대의 모습.

*궁 문 앞까지 뛰어온 천명. 떠나는 용수와 군대를 본다.

*용수, 뒤를 돌아, 천명을 본다. 천명과 용수, 시선을 교환한다.

천명, 용수가 거의 사라져가자, 시선 흐려지며 하늘을 본다.

*맑은 하늘, 틸 다운하면, 전쟁터의 모습, 병사들의 함성과, 혼란스러운 난전상황이 보인다. dis.



S#41. 전장 몽타주 (낮)


*앞 씬의 난전상황 O.L되면서 전투장면이 보여진다.

좁은 협로에 빽빽하게 들어차있는 백제군과 신라군. 이미, 완전히 뒤섞여 전선이 무너진 상태.

그 가운데, 온몸에 피를 튀기며 분전하고 있는 용수.

장수로 보이는 백제군이 그런 용수를 발견하고, 돌진한다. 일합, 이합 싸우다가, 드디어, 용수가 장수의 목을 벤다.

병사들이 그런 용수의 무등을 태우자, 용수, 벽력같은 소리를 지르며, 적 장수의 목을 들어보인다.

사기충전하여, 함성을 지르는 신라의 병사들.

망연자실하는 백제군. 퇴각하기 시작한다. cut.

*만신창이가 된 용수와 군사들의 모습, 을미재를 장악했다. 곳곳에 백제군의 시신들이 널부러져 있다.

용수가 힘차게 칼을 들어보이자, 환호하는 병사들.

*용수가 보이는 오른쪽 언덕에서 쓰러져있던 백제군 복장의 누군가가 일어나 용수에게 활을 겨눈다.

용수, 병사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 용수 쓰러진다.

한쪽에서 그걸 보고 있는 천명. 경악한다. ‘안돼!!’하고 비명을 지르며 용수에게 달려가는 천명.

순식간에 병사들에 둘러싸인 용수.

천명, 다가가려하나, 병사들에 가로막혀 용수 곁에 가지도 못하고, ‘안되요! 안돼!!’하면서 안타깝게 엉엉 울어버린다.

용수, 그런 천명을 향해 손을 뻗치나 손이 닫지 않고, 눈을 감는다.

비명을 지르는 천명.



S#42. 천명의 방 (낮)


침대 위에 누워 자고 있는 천명. 잠꼬대처럼 ‘안돼.. 안돼’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가위에 눌린 듯 하다.

물을 가지고 들어오던 초선, 놀라서 ‘공주님, 공주님,’하며 천명을 깨운다.

천명 눈을 뜨고는 벌떡 일어난다.


초선 : 또.. 악몽을 꾸셨습니까?

천명 : (멍하게 눈물흘리며)......

초선 : (눈물 닦아주며) 이번에 뭐였습니까? 도깨비였습니까? 아니면, 호랑이에게 쫓기셨습니까?

천명 : (멍하게) 전쟁터였다.. 용수공이... 용수공이...

초선 : 예?

천명 : (벌떡 일어나며 불안한 목소리로) 무슨 일이 벌어졌어... 아무 소식도 없느냐?

소리 : (E) 승전이요! 승전이요!! 모산성을 탈환했습니다!!


놀라는 천명과 초선, 급히 밖으로 달려 나간다.



S#43. 궁궐 문 (낮)


등에 노란 깃발을 꽂은 전령이 천명에게 무릎을 꿇고 고한다.


전령 : 대승이옵니다. 용수공께서 이끄시는 군대가, 백제군 이천을 도륙하고, 모산성을 탈환했나이다!

천명 : (기쁨에) !!

초선 : 용수공께서 언제 돌아오십니까!

전령 : (표정이 변하며)......

천명 : 어찌 말이 없는 것이냐...

전령 : 용수공께선... 모산성을 탈환하셨으나, 돌아오는 길에 백제의 패잔병이 쏜 화살에 그만...


천명, 넋이 나가는 듯, 휘청하고, 초선 급히 부축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멍하다. dis.



S#44. 여각, 덕만의 방 앞 (낮)


문을 두드리는 누군가의 손, 로마인 카탄과 선현인1이다.


카탄 : 덕만아! (문 두드리며) 덕만아! 문 좀 열어봐... 벌써 며칠 째야?

선현인1 : (음식을 차린 쟁반을 든 채로).......

카탄 : 모래폭풍 속에서 살아남았으면, 더 이를 악물고 살아야지! 너 굶어죽으라고! 우리가 사막 다 뒤져서 구해냈겠어?

선현인1 : (카탄 말리며 계림어) ..덕만! 먹어야돼.

카탄 : (속터지는 듯 한숨쉬며).......

선현인1 : 문앞에 먹을 거 논다.. 먹어..


하고, 돌아가는 카탄과 선현인1.



S#45. 덕만의 방 안 (낮->밤)


방 안이 보인다. 침대 위엔 아무도 없고, 너부러진 이불만 보인다. 군데군데 불에 그슬린 듯한 모습.

작은 창으로 햇빛만 들어온다. 그러다 시간경과한 듯, 햇빛 사라지고 밤이 된다.

그러더니, 똑..똑..하는 소리만 일정하게 들린다.

소리를 따라, 카메라가 방안을 훑으면 방 한 구석 바닥에 멍하게 앉아 있는 덕만이다. 한 팔로 무릎을 감싼 채 웅크리고 있다.

다른 한 팔을 따라 카메라 내려가면 덕만이 불안한 듯 손가락을 떨고 있다. 검지손가락을 까닥까닥 떠는 바람에 똑똑 소리가 난다.

덕만의 손가락 C.U. 똑..똑..하는 소리(E) dis.



S#46. 천명의 방 (밤)


앞 씬의 똑..똑..하는 소리 이어지면서, 천명의 모습이 보인다.

천명 역시 같은 자세로 바닥에 무릎을 한 팔로 감싼 채, 넋이 나간 듯, 앉아 있다.

밖에서 마야의 소리가 들린다.


마야 : (E) 천명아.. 언제까지 그럴 것이냐. 네가 상주가 아니더냐... 용수공의 상을 치루어야지...


천명, 마야의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망연자실 한곳을 응시하며 앉아 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똑...똑..소리.

천명의 한 쪽 팔을 따라 내려가면, 천명도, 덕만처럼 검지손가락을 불안한 듯 까닥거리고 있다.

천명의 손가락 C.U. dis.



S#47. 덕만의 방 (밤)


앞씬의 천명의 손가락이 덕만의 손가락으로 O.L된다.

불안한 듯 점점 더 빨라진 덕만의 손가락의 떨림. 누군가가 그 손을 살포시 잡아준다.

놀라는 덕만의 얼굴. 살짝 돌아보면, 그 손을 잡은 것은, 어머니 소화다.

멍하게 보는 덕만.


소화 : (따뜻하게) 왜? 또 불안해? 무서워? 아니면 슬퍼?

덕만 : (슬피 보며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소화 : 으이그... 울라구 그래?

덕만 : 엄마... (복받쳐 울음이 터진다) 엄마....

소화 : (덕만을 꼬옥 안아주며) 누가 그랬어? 누가 그랬어...?

         괜찮어.. 괜찮어... (다정하게 눈물을 닦아주며) 사막에선... 눈물을 아껴야 해...


소화의 품 안에 안겨서 우는 덕만.



S#48. 천명의 방 (밤)


앞 씬의 울음소리 이어지면서, 까닥거리던 천명의 손가락을 잡은 누군가의 손.

천명과 용수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용수 : (다정하게) 어찌 손가락을 떠세요? 무서운 꿈이라도 꾸었어요...?

천명 : (용수 바라보며 흐느낀다).......

용수 : (천명 안아주며) 괜찮소... 다 괜찮소... 울면.. 이리 안아줄 것이요... 손가락을 떨면, 이리 꼬옥 잡아주질 않겠소...

천명 : (더 복받쳐 울음을 터뜨린다).......

용수 : (다정하게) 언제든, 내 이리 안아줄 것 아니오?


용수 품 안에 안겨 서럽게 우는 천명.

ins.cut 소화의 품 안에 안겨 우는 덕만.

울음소리와 그 컷이 교차하다가. 서서히 사라지는 소화와 용수의 모습,

허망하게 홀로 우는 천명과 덕만의 모습이 차례로 보이며 dis.



S#49. 만불사 전경 (낮)


수천 개의 금동불상들이 보이고, 불경을 외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북적이나 모두 엄숙한 분위기이다.



S#50. 대웅전 안 (낮)


용수의 위패가 보이고, 그 앞에 비단옷으로 곱게 단장한 용수의 시신이 보인다. 각종 꽃들로 덮혀 있다.

그 앞에서 을제가 절을 한다. 절을 하고는 용수의 시신 위에 꽃을 헌화한다. 그러고는 상복을 입은 천명에게 예를 취한다.


을제 : 공주님.. 비록.. 용수공은 잃었으나

천명 : (무표정)......

을제 : 용수공의 승리로 폐하와 공주님의 위상이 드높아졌나이다 제발.. 용수공의 승리를 헛되이 하지 마시옵소서.


하고는 을제가 예를 취하고는 물러가는데.. 이때 미실이 들어온다. 을제와 미실의 차가운 눈인사.

그리고는 미실은 들어가 용수의 위패에 절을 하고, 시신에 헌화를 한다.

이를 보는 천명의 차가운 표정.

미실은 이내 천명에게 다가와 예를 취한다.


미실 : 용수공을 여의었으니, 신국에 이런 불운이 또 있겠습니까...

천명 : (어둡게 보며).......

미실 : 실로 안타까운 일이나, 무릇 인명은 재천이라 했습니다...

천명 : (그런 미실 무표정하게 보며)......

미실 : 공주께서... 어서 기운을 차리시길.


하고 예를 취한 뒤, 물러가다가 갑자기 멈춰선다. 뒤를 돌아 천명을 본다.

그리곤 다시 다가오더니, 갑자기 천명에게 위로하듯 포옹을 한다.


미실 : (귓속말로)(낮고 단호하게) 도망쳐.

천명 : (놀라) !!

미실 : (귓속말로)(나지막이) 북두의 개양성의 주인? 그런 운명따윈 비웃어버리고... 도망쳐라...


천명, 포옹을 뿌리치려 힘을 쓰는데, 미실이 꽉 안아서 벗어날 수가 없다.


미실 : 이게.. 나의 마지막 연민이다...


하고, 포옹을 풀더니, 미소를 띠며 예를 취하고 물러가는 미실.

방금 놀란 마음에 숨을 고르며, 물러가는 미실을, 차갑게 노려보는 천명.



S#51. 여각 앞 (낮)


말들과 낙타들에 짐이 한껏 실려있고, 각 상단들은 오늘 떠나려는 듯 바쁘고 분주하다.

카탄과 선현인1 등의 모습이 보인다.

덕만은 예전과 다름없이 떠나는 상단들을 배웅중이다. 각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하는 등, 인사하는 덕만.

선현인1과 카탄은 덕만을 꼭 안아준다.


선현인1 : (계림어) 너 혼자다. 괜찮어?

덕만 : 그럼요! 어차피 나 혼자 다 했는데 뭐. 까닥없지!

카탄 : (덕만을 걱정스레 보기만하는데).....

덕만 : (짐짓) 걱정마세요. 아저씨! 나 덕만이라구요.. 덕만이..


미소짓는 카탄, 떠나는 사람들. 손을 흔드는 덕만. 멀어지는 상단들.

카탄과 선현인1이 자꾸 뒤를 돌아본다. 웃으며 크게 손을 흔들어주는 덕만. dis.

아무도 없이 썰렁한 여각 앞.

덕만, 어딘가에 걸터앉는다. 그리곤 아까 밝은 표정은 사라지고, 다시 멍하게 사막 저편을 바라본다. dis.

어두워지고 밤이 온다. 아직도 그 자리에 앉아, 사막을 응시하고 있는 덕만. 회상...

ins.cut.>소화와 즐거웠던 한 때.

ins.cut.>불길 속에서 튀어나와 칠숙을 찌르고 자신을 구해내던 상황.

ins.cut.>유사에 빠진 뒤, 소엽도로 줄을 끊어내는 소화의 모습,

ins.cut.>동굴에서 계림에 가선 절대 안된다는 소화

회상에서 돌아온 덕만. 머리를 절래절래 흔든다. 눈가엔 눈물이 그렁하다.

그때 저 멀리서 누군가 오는 듯한 불빛이 보인다. 눈물을 훔치고 멀리 응시하는 덕만.

다가오는 말탄 사내. 보니, 카탄이다. 말에서 내려 덕만에게 다가온다.


덕만 : (놀라) 아저씨.. 왜 다시 왔어요?

카탄 : 나랑 가자.

덕만 : .....?

카탄 : 나랑 로마로 가자.

덕만 : (보며).......

카탄 : 가고 싶어 했잖아. 영웅이 되고싶다면서?

덕만 : (미소지으며)......

카탄 : 어때?

덕만 : (미소지으며) 고마워요...아저씨...

카탄 : 그래! 그러자! 떠나자!

덕만 : 예.. 떠나긴 할껀데요...

카탄 : (보며)...?

덕만 : 로마는 아니예요.

카탄 : 그럼? 돈황? 아니면 서역?

덕만 : 아니.. 계림...

카탄 : (보며)......

덕만 : 대륙의 동쪽 끝에 있다는 계림....

카탄 : 계림? 거길 왜 가? 너 태어난 곳이라지만, 아는 사람 하나 없잖아.

덕만 : 아는 이름이 하나 있어요.

카탄 : (보며)....누군데?

덕만 : 문. 노... 아버지의 이름인 거 같아요.

카탄 : (보며)......

덕만 : (미소지으며 씩씩하게) 내가 왜 버려졌는지도 물어야하고.. 엄마의 죽음도 전하고..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도 알아야죠.

카탄 : 진짜 결심한거냐?

덕만 : 예. 결심했어요.

카탄 : (보다가는).... (뭔가 내밀며) 이거...


덕만, 보면 3부에서 카탄이 그리다 말았다는 엄마 그림이 있는 타일조각이다. 이제 완성한 느낌. 소화를 꼭 닮았다.

회한에 잠기는 듯, 타일을 받아들고 보는 덕만, 슬픈 미소를 짓는다.


카탄 : (보다가는) 진짜로, 원래 너처럼, 철없고 씩씩해진거지?

덕만 : 그럼요. 사막에선...(슬픈 미소에서 활짝 웃으며) 눈물이 빨리 마르니까요!


보는 카탄. 결연한 표정으로 미소짓는 덕만.


진평 : (E) 출궁이라고?



S#52. 편전 안 (낮)


진평과 마야가 놀란 얼굴로 앞에 무릎 꿇고 있는 천명을 바라보고 있다.


진평 : 무엇이라고 했느냐.. 출궁하겠다고?

천명 : 예.. 폐하.. 출궁하여, 승려가 되려고 하옵니다.

마야 : 그게 무슨 말이냐. 네가 왜 승려가 돼?

진평 : 허락할 수 없다! 넌 개양성의,

천명 : (말끊으며) 개양성의 운명은 묻을 것이옵니다.

진평 : 천명아!


천명, 아랑곳 않고, 진평과 마야에게 큰 절을 올린다.

놀라서 어쩔 줄 모르고 보는 진평과 마야.



S#53. 길 일각 (낮)


초선과 시종여관, 호위무사 둘을 거느리고 천명 길을 떠나고 있다.


초선 : (투덜투덜) 왜 저까지 승려를 만드시옵니까!

천명 : ......

초선 : 전.. 절보단 궁이 더 좋습니다..


하는데, 천명은 말없이 그냥 간다.

이때 일각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용춘. 천명, 보는데.. 용춘도 본다.



S#54. 다른 일각 (낮)


용춘과 천명만 서있다.


용춘 : 굳이 가셔야한다면.. 제가 모시겠습니다.

천명 : 그 일로 보자 한 것이 아닙니다.

용춘 : (보며)......?

천명 : 문노.. 그 자를 찾아주세요.

용춘 : ..(의외라 놀라며) 문노라 하옵시면...

천명 : 예. 태백산으로 들어가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 국선... 문노 말입니다.

용춘 : 국선을 왜...?

천명 : 저는 폐하처럼 바람과 의무감만을 가지고는 이 싸움에 뛰어들 수가 없습니다.

용춘 : ......

천명 : 아니.. 그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용춘 : ......

천명 : 국선 문노.. 그 자라면 미실에게 빼앗긴 화랑도를 되찾아올 수 있겠지요.

용춘 : ..허면..?

천명 : 문노를 만나 담판을 지을 것입니다!

용춘 : ......

천명 : 국선이 말한 내 운명이 맞는지, 맞다면!

용춘 : ......

천명 : 그것이 맞다면, 화랑으로 복귀시키고, 내 사람을 만들 것입니다!

용춘 : ......

천명 : 그건.. 폐하와 저.. 그리고 제.. 아기의 명운이 걸린 일이니까요.


용춘, 놀라서 보고, 천명은 자신의 배를 조용히 만진다.


용춘 : (놀라) ..허면.. 형님의..?

천명 : 예.

용춘 : ..공주님..

천명 : 궁에선 낳을 수 없습니다. 용수공처럼, 세 아우처럼, 허망히 보내지 않을거니까요.

용춘 : ......

천명 : 허니.. 이 모든 것을 은밀히 진행시켜 주세요. 반드시 문노를 찾아주세요!


하는 천명의 결의에 넘치는 눈빛에서..



S#55. 화각사 전경 (낮)


자막 : 1년 후

산골 깊은 곳에 고즈넉한 분위기의 암자의 모습.



S#56. 화각사 대웅전 안 (낮)


천명, 승려복장을 하고 대웅전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는데, 초선이 들어와 눈치를 살피더니 다가온다.


초선 : (귓속말로) 오셨습니다.

천명 : (눈을 뜬다)



S#57. 화각사 일각 (낮)


용춘이 아기를 안고 감격에 젖어하고 있다.


용춘 : 네가... 형님이 남기신 혈육이구나!


하며 보고 있는데.. 오는 천명. 용춘이 아기를 안은 채 천명에게 예를 표하면..


천명 : 씩씩하게 생겼지요?

용춘 : ..예..

천명 : 아직 돌도 되지 않은 아이가 벌써 걷습니다.

용춘 : 그렇습니까? (하며 아기를 보다가는) 축복 속에 태어났어야 할, 황실의 아이가.. 이리 숨어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천명 : (가슴 아픈 듯 아기 보며)......

용춘 : 이름을 어찌 지으셨습니까?

천명 : 미실궁주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가장 강한 것은 세월이다... 하여 세월을 뜻하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용춘 : (뭔가하고 보면).....

천명 : 춘추라 지었습니다.

용춘 : (아기 보며) 춘추... 김춘추...


하며 용춘이 아기를 보며 이름의 의미를 되뇌이는데..


천명 : (그런 용춘에게) 그 일은 알아보셨습니까?

용춘 : (천명 보며) ..예.

천명 : ......

(E) : (물에 쫙 끼얹어지는)



S#58. 미실 궁의 헛간 안 (낮)


웬 사내(수하1)가 무릎을 꿇은 채, 물을 뒤집어 쓰고 있다.

무릎 위엔 커다란 댓돌이 두 개 놓여져있고 그 앞에 설원랑이 있다.

수하1, 공포에 질려 설원랑을 본다.


수하1 : 사..살려주십쇼... 저는 모릅니다.

설원랑 : 돌을 한 개 더 올리면, 다시는 걸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수하1 : (공포에 질려) 제발.. 정말 저는 모릅니다.

설원랑 : 그리고 또 하나를 더 올리면, 제발 죽여달라고... 울부짓게 되겠지.

수하1 : (겁에 질려 보지만 아직은 입을 굳게 다문).......

설원랑 : 마지막으로 물을 것이다. 용춘공이 찾아다니는 자는 누구이며, 왜 찾는 것이냐. 무슨 일을 꾸미는 것이야?

수하1 : (눈치보며)......

설원랑 : (뒤에 부하들에게) 댓돌을 하나 더 올리거라.


부하들 댓돌을 하나 더 올리고.. 수하1의 비명소리가 퍼지는 가운데..



S#59. 화각사 방 안 (낮)


천명과 용춘이 있고, 용춘이 혹시 밖에 인기척이 있는지 살핀다.


천명 : 문노는 어디있습니까?

용춘 : (보다가 나직이) 만노군 상산의 여래삽니다.

천명 : ......

수하1 : (E) 마.. 말하겠습니다.. 말하겠습니다.



S#60. 미실궁 헛간 안 (낮) (56씬 연결)


설원랑 : (보며) ..누구냐?

수하1 : ......

설원랑 : 누구냐니까?

수하1 : 무...문노...입니다.

설원랑 : (경악하며) !!!

수하1 : 사라진... 구..국선.. 문노를 찾고 계시옵니다. 왜 찾는지는 전.. 정말 모릅니다....

설원랑 : (놀라서) 무..문노?



S#61. 화각사 방안 (낮) (57씬 연결)


천명 : 만노군이라면.. 국선 문노의 고향이 아닙니까?

용춘 : 예.

천명 : 화랑들도.. 문노에게 가르침을 받겠다며 자주 가는 곳이라 들었습니다만.. 실제로 거기에 기거했단 말입니까?

용춘 : 그건 아닙니다. 2,3년전에 잠시 들른 적이 있다기에.. 주시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나타났습니다.

천명 : (바로) 제가 직접 가서 만나겠습니다.

용춘 : 헌데.. 그 지방이 백제와의 접경지역으로, 전투가 자주 벌어지는데다,

         최근의 엄청난 가뭄으로 유민들이 난을 일으켜 위험한 곳입니다. 때를 기다려...

천명 : (말끊으며) 아닙니다. 바람같은 인물 아닙니까? 지금 가지 않으면 또 언제 만날지 모를 일입니다.

미실 : (E) 문노? 문노라고?



S#62. 미실의 방 (낮)


미실이 놀라서 보고 있다. 설원랑이 그 앞에서 보고하고 있다.


미실 : 용춘공이 문노를 찾고 있었다?

설원랑 : 예.. 용춘공이 지난 1년동안, 찾고 있던 것은 바로 문노. 국선이었습니다.

미실 : .....!

설원랑 : (심각하게) 일을 꾸미고 있는 겁니다! 용춘 그 자가...자기 형인 용수를 뒤이어....

미실 : (말끊으며) 해서... (조심스럽고 냉정하게) 찾았답니까?

설원랑 : (뜸을 들이며) ..예... 만노군의 상산, 여래사에 있답니다...

미실 : (심각하게 생각하는)



S#63. 대웅전 앞 (낮)


천명이 용춘을 배웅하는 듯 인사를 하는데..


용춘 : 공주님을 수행토록 제 수하들을 두고 가겠습니다.

천명 : ..예.. 고맙습니다.

용춘 : 그래도 조심 또.. 조심하셔야합니다.

천명 : ..예.


하면, 서로 인사하고 용춘은 떠난다.

천명, 가는 용춘을 보며..


천명 : ..(혼잣말) 드디어.. 만나는가..

선원1 : (E) 계림이다! 계림!



S#64. 뱃머리 (낮)


동요하는 승객들 뒤로, 웅크리고 있다 번쩍 고개를 드는 덕만. 온 얼굴에 터번을 칭칭 감고, 이국적인 남자 무사 차림이다.

벌떡 일어나 뱃머리로 달려가는 덕만. 멀리 뭍(당항성)이 보이고.. 기대와 희망에 차서 보는 덕만.


덕만 : ..문노..


하는 덕만의 표정.

63씬 ‘드디어 만나는가’에 이어 ‘문노’ 하는 천명의 표정.

62씬 심각하게 생각하는 미실이 ‘문노’하는 미실의 표정.

세명이 ‘문노’하고 되뇌이는 화면 3분할에서.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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