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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선덕여왕] 0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6|조회수829 목록 댓글 0

[선덕여왕] 06











S#1. 객잔 (낮)


멍하니 앉아있는 덕만. 위로 사람들 목소리 어지럽게 지나간다.


행인1 : (E) 헛수고했수!

상인1 : (E) 문노한테 한 수 배우겠다고 일년에도 수백명씩 여기로 모여들긴 했는데 일년전에 사라진 사람을 무슨 수로 만나.

덕만 : (너무 속상해서는 눈물까지 맺히며) ..엄마.. (하는데 이때)

죽방 : (근엄, 그러나 은밀 E) 문노공은 만나고 싶다고 뵐 수 있는 분이 아니시지..


하는데.. 덕만, ‘어? 이건 내가 들은 소리가 아닌데?’ 뒤를 돌아보면,

덕만의 뒤 테이블에 앉아있는 죽방과 고도.


고도 : 하지만.. 거사님.. 저는 오직 그분의 제자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예까지 산넘고 물 건너 장장 일만리를 달려 온 사람입니다.

죽방 : (근엄) 문노공은 아무나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라니까...

덕만 : (다짜고짜 달려들며 간절하게) 이보시오, 거사님... 문노를 아십니까? 문노를 만날 수 있어요?


덕만의 간절한 표정.


고도 : (놀라고)

죽방 : (놀라 주위를 둘러보며) 어허.. 어디서 국선의 함자를 그리 크게 부르는 것이냐?

덕만 : (다급히) 송구합니다. 근데.. 좀 도와주십쇼. 저는 그분을 만나기위해......

         (고도 의식하고) 장장 이 만리! 수나라.. 하고도 먼.. 서쪽 사막서 왔습니다.

죽방 : (괜히 고도를 야단치며) 그것 보아라.. 괜히 너 때문에.. 나만 더 곤란한 처지에 놓이지 않았느냐.

         안되겠다! 나는 그만 가봐야겠다!

덕만 : (놀라는데)


죽방은 그런 덕만은 아랑곳않고 벌떡 일어나다가는 갑자기 어지러운 듯 비틀한다.

‘거사님!’ 하며 얼른 부축하는 고도. 놀라는 덕만.


고도 : (덕만에게) 오늘 아침.. 금식수련 마치신 분이오. 끼니도 안챙겨드리고.. 조르기만 하느라..

덕만 :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쇼.


cut to. 한 상 떡 벌어지게 차려져 있는 밥상. 그 앞에 무릎 꿇고 앉아있는 덕만.

죽방 먹고 있고, 고도는 한 옆에서 조용히 먹기만 하고..


덕만 : (애원) 부탁드립니다!

죽방 : (덕만의 얘기를 심각하게 듣는 듯 하지만 실은 음식 맛 음미하는) 내 이리 얻어먹긴 한다만 국선의 거처를 함부로...

덕만 : 거사님. 제발 도와주십시오.

죽방 : (역시 심각하게 음식맛 음미) 어미의 죽음을 알려야한다?

고도 : (밥먹다가 문쪽에서 유신일행이 오는 게 보인다, 놀라며) !!

덕만 : (정말 간절) 예.. 달리 귀찮게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죽방 : (다 먹은 듯 크게 한숨 쉬며) 허나.. 어찌 너만 허락할 수 있느냐? (고도보며) 저 아이도..

고도 : (문쪽의 유신일행보고 다급하게) 듣고보니 이 자의 사연이 너무도 절박합니다. 이만리라니...! 전 일만리 아닙니까...

         포기하겠습니다.


하며 인사하고는 조용히 나간다.

보는 죽방, ‘저런 의리없는 놈’ 분위기로 나가는 고도를 보는데..


덕만 : (나가는 고도에게) 고맙습니다! (하고는 기대에 차 죽방보며) 거사님..

죽방 : (더 심각한 표정으로) 알았다. 우선 물이나 좀 가져오너라.

덕만 : (신나) 예!


하고는 안쪽으로 들어간다. 덕만이 들어가자마자 죽방, 잽싸게 일어나서는 얼른 나가는데..

잠시후, 덕만이 물을 떠온다. 죽방이 없다. ‘어디갔지?’ 하는데.. 객잔앞에서,


죽방 : (E) 이게 무슨 짓이냐!



S#2. 객잔 앞 장터 (낮)


낭도 시열과 곡사흔에게 둘러싸여 있는 죽방. 구경꾼들도 좀 있고..


시열 : (죽방 붙들고는) 이놈이다!! 이놈!

죽방 : (위엄) 어허! 당장 이 손 떼지 못할까!

덕만 : (나오며 놀라서는) 거사님!

죽방 : 참으로 개탄스럽구나!


하며 순식간에 요패를 덕만의 조끼속 안주머니에 넣는 죽방의 손 Cut.


유신 : (E) 이 자냐?


모두 보면, 낭도들을 헤치고 나오는 유신. 낭도들 모두 목례하고, 죽방과 덕만, 유신을 본다.


유신 : 아버님께서 하사하신 요패(자막:허리띠에 매다는 장식품)를 훔친 자가 맞느냐?

시열 : 예.. 공자님.. 확실합니다! 제가 조금 전 비단가게 앞에서 슬쩍 하는걸 봤습니다.

덕만 : ..(뭐지 싶은 표정으로 죽방보는데)...

죽방 : (당황치 않고 느닷없이 두 팔을 들며) 뒤져보거라! 하여 의심과 오해가 풀린다면 좋은 일이니라.

유신 : (보다가는) 뒤지거라!


하면, 낭도들 몇몇이 죽방의 몸 여기저기를 샅샅이 뒤진다. 나오지 않는다.

보는 덕만. 보는 유신.

더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 당황하는 유신과 낭도들.


죽방 : (눈을 뜨며) 공수래 공수거. 올때도 갈때도.. 아무 것도 없듯이.. 소승.. 일생에 무엇 하나 가져본 적이 없소이다.

덕만 : (그런 죽방 보고)

유신 : ......

죽방 : 무!소!유!


하며 ‘나무아미타불’ 하고는 합장인사를 하는데.. 그런 죽방을 보던 유신, 그냥 돌아서 간다.


덕만 : (나서며) 여보슈! 공자님!

유신 : (돌아서 보는데)

덕만 : 어찌 사과도 않고 그냥 가는 거요?

유신 : (보는데)

덕만 : 안 그렇습니까? 오해를 해서 이런 행동을 했으면 사과를 해야죠.

유신 : 나의 낭도들은 거짓을 고하지 않는다!

덕만 : 예? 뭐라구요?

죽방 : (찔끔)

유신 : 또한 내 낭도들이 잘못 보았을 리도 없다.

덕만 : 그럼? 그럼 아직도 우리 거사님이 도둑이라 생각한단 말이오?

유신 : (그냥 다시 돌아가려는데)

덕만 : (가는 유신을 잡으며) 그런 거요?

유신 : (돌아보며) 그리 생각한다만.. 증좌가 없으니.. 지금은 물러날 밖에!

덕만 : (기가 차서) 공자님 낭도들이 그리 대단합니까? 아무나 의심해도 될 정도로?

유신 : 거짓을 고할 자는 낭도로 들인 적이 없고! 천일의 수련을 나와 함께 한 낭도들이 잘못 보았을 리도 없다!

덕만 : (비웃으며) 그러십니까?

유신 : (보는데)

덕만 : 공자께서 뒤져서 안 나오니, 낭도들 앞에서 창피하신가본데...

죽방 : (왜 자꾸 따지고 들지..하는 불안)......

유신 : 뭐라...?

덕만 : 그렇게 속이 좁으면, 기껏 동네 우두머리는 되실 수 있으나 큰 인물은 못되십니다!

시열 : 아니 이놈이!

죽방 : (얼른 덕만을 야단치며) 내 너를 이리 가르쳤느냐?

덕만 : 하지만.. 거사님.. 억울하지 않습니까?

죽방 : (덕만을 끌고는 다시 객잔쪽으로 돌아가며) 인생.. 억울래 억울거다. 억울하게 태어나.. 억울하게 죽는 것이 인생이라

         몇 번을 얘기했느냐?


덕만, 그렇게 죽방에게 끌려간다. 그런 그들을 보는 유신.



S#3. 객잔 안 (낮)


덕만을 데리고 들어오며.


덕만 : 거사님, 잠깐만요. 내가 저것들 가만 안둔다.

죽방 : (어깨를 잡으며) 어찌 그리 행동이 가벼운 것이냐? 너같은 놈을 어찌 국선께 소개를 시켜?


하며 몰래 덕만의 조끼주머니에서 요패를 빼려는데 이번엔 덕만이 얼른 무릎을 끓으며.


덕만 : 용서해주십시오! ..거사님께 함부로 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며 덕만이 소매 속에서 금패를 꺼내 넙죽 내밀며.


덕만 : 이게 제가 가진 전붑니다. 부탁드립니다!

죽방 : (휘둥그레 보다 표정 변하며 버럭) 너 또한 그 공자와 다를 바 없구나!

         나를 대가나 바라고 호의를 베푸는 그런 소인배로 본 것이냐!

덕만 : (놀라) 아니.. 그것이.. 아니라..

죽방 : (덕만의 손에 있던 금패를 잡고는) 재물이 아니면.. 사람의 마음을 살 수없다 생각하니.. 참으로 난세다.. 난세야..

덕만 : 그것은 아닙니다..

죽방 : 개탄스러울 뿐이다!

덕만 : (어쩔 줄을 모르며) 전 단지.. 달리 고마움을 전할 길이 없어..

죽방 : (보며 안쓰러운 듯) 불쌍한 중생같으니..

덕만 : (보고)

죽방 : 알았다. 이것은.. 부처님의 일에 쓰도록 하자..

덕만 : (기뻐) 예..

죽방 : (금패를 소매 속에 잘 넣고) 여기 필묵하고 초 좀 주시오!!


Cut. 죽방, 죽간에 뭔가를 마무리해서 쓰곤 죽간을 만다.

촛농을 떨어뜨리곤 염주를 찍어 죽간을 봉하는 죽방. 그리고는 앞에 꿇어 앉은 덕만에게 다가와,


죽방 : (은밀히) 요 앞 큰길로 쭉 가면 나루터가 나올 게다. 강을 건너 숲으로 들어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덕만 : (유심히 듣고)

죽방 : 빨간 표식이 있는 길을 따라 가거라. 가서 설지라는 자를 찾아,

덕만 : 설지요?

죽방 : (죽간 주며) 이걸 전하면 알아서 해줄거다. (하고는 나간다)

덕만 : (뒤에다 대고)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하고는 죽간을 꼭 쥐어보이는 덕만의 기대에 찬 모습.



S#4. 장터 일각 (낮)


죽방, 오는데.. 고도, 튀어오며,


고도 : 요패는?

죽방 : (뒤통수 확 치며) 이 자식이!! 그 낭도들 보고 혼자 튄 거지!!

고도 : 튈 때다 싶으면 에미애비도 생각지 말라매?


하며 티격거리는데.. 이때 뛰어나오는 덕만, 기대에 부푼 얼굴로 달려가고,


죽방 : (금패를 내보이며) 요패 말고... 금패!!

고도 : (기뻐하며) ? 금패?



S#5. 신라궁 전경


세종 : (E) 문노를 치는데.. 군대과 화랑을 동원하다니!



S#6. 미실의 처소 (낮)


미실, 세종, 설원랑, 미생, 하종 있다.


세종 : 화랑들을 모두 적으로 돌릴 셈인가?

설원랑 : 문노가 있는 곳이 만노군입니다.

미실 : .....

하종 : 난도들이 창궐했다는... 만노군이요?

설원랑 : 예.. 그렇기도 하지만.. 김서현이 태수로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하종 : 가야출신 주제에 만명공주와 야합해 도망간 그 김서현 말입니까!

설원랑 : 예. 폐하께서 서라벌로 올리려던 그, 김서현입니다.

미생 : (알았다는 듯) 아아! 그럼 이번 기회에 상산 난도들을 때려잡으면서..

         문노도 치고.. 상산 난도를 토벌치 못한 김서현도 치고!

세종 : ..그런가?..

설원랑 : 예.

세종 : 자네 생각인가? 새주의 생각인가?

설원랑 : 폐하와 을제, 용춘, 김서현, 문노가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저와 새주님의 생각이 일치했습니다.

세종 : (그런 설원랑이 싫다)

미생 :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하종 : 역시.. 어머니십니다! (하고는 세종에게) 아버지! 제가 이참에 문노, 김서현 둘다 박살을 내고!

         확실히 적공(자막:공을 쌓음) 한번 하겠습니다!

설원랑 : (그런 하종이 싫은데)

세종 : 허나, 김서현이 있는 만노군에 군을 파견한다면 폐하가 내주시겠는가?

설원랑 : 그건 새주께서 윤허를 받겠다 했습니다.

미생 : 뭐.. 요즘.. 폐하의 상태를 봐서는..



S#7. 포석정 (낮)


신하들과 시녀들이 죽 있는 가운데 술판을 벌이고 있는 진평.


진평 : 자! 이번엔 내 차례구나! 주령구(자막,酒令具:술마실 때 벌칙을 주기위해 만든 14면체 신라시대 주사위)를 던져라!


하면 시녀가 주령구를 던진다. 주령구의 ‘음진대소’ 클로즈업.


시녀1 : 음진대소(자막,飮盡大笑:술을 다 마시고 크게 웃기)이옵니다!


하면 을제가 어쩔수 없이 큰 잔에 술을 가득 따른다.

진평, 벌컥벌컥 마시더니 느닷없이 으하하하 박장대소하며 정신을 놓은 사람처럼 웃는다.

그런 진평을 보는 을제, 안타까운데..


미실 : (E) 폐하.. 참으로 흥에 겨우십니다..


보면, 시녀들을 대동하고 나타난 미실.


진평 : (온전히 술에 취해 누군지 보다가는 김 새며) 또 무슨 일이오?

미실 : 만노군 상산의 난도 때문이옵니다. 속히 군과 화랑을 동원하여 토벌을 하고자 하옵니다.

진평 : (취해서 무성의하게) 그리하시오.

을제 : (말리며) 폐하.. 그 일은 태수 김서현이 해결할 것이옵니다. 굳이 서라벌에서 토벌군을 보낼 이유가...무에 있습니까?

미실 : 태수 김서현은, 무슨 이유인지 난도들을 두둔하는 보고만 올리고 있습니다.

         허나, 그곳을 정탐하고 온 화랑들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지요. 허니.. 폐하.. 차제에..

진평 : (취해서) 그리 하라는데! 왜 이리 흥을 깨는 것이오!

미실 : ..예.. 폐하.

을제 : (그런 미실을 보고)



S#8. 편전 (낮)


진평의 자리는 비어 있고.. 미실, 새주 책상을 이젠 아예 앞으로 돌려놓고 앉아 있다.

앞엔 세종, 설원랑, 미생, 하종, 을제, 대소 신료들 있다.


미실 : 이미 폐하께서 윤허하신 일입니다.

을제 : 그 난도들은 단지 빈민들의 무리일 뿐입니다. 중앙군까지 파견할 일이온지요?

하종 : 빈민들이 일으킨 반란은 반란이 아니랍니까? 예?

세종 : 더구나 그 지역은 백제, 고구려와의 국경지역이오. 국경을 안정시키지 않고서 어찌 국사를 논할 수 있겠소?

을제 : ......

미생 : 이미 폐하의 명이 떨어졌다는데.. 얘기가 깁니다... (설원랑 보며) 병부령... 누가 토벌군을 이끌면 좋겠소?

세종 : (OL) 이번엔 하종이 가야하오!

설원랑 : ......

미실 : ......

세종 : 대등이란 자가.. 아직 신국에 큰 공을 세운 바 없소.

설원랑 : ......

세종 : (하종을 꾸짖 듯) 신국의 신료들은 가문의 후광보다는 공으로 스스로를 증명해야하는 것이다!

하종 : (신나는 듯) 예.. 목숨을 다할 것이옵니다.

설원랑 : (미실을 본다)

세종 : (미실을 본다)

모두 : (미실을 본다)

미실 : ..그리 하시지요.


모두, 각각의 표정. 설원랑은 표정이 안 좋다.



S#9. 미실의 목욕탕 (낮)


밑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고, 등나무로 된 긴 의자에 앉아,

상체는 모두 비단으로 감싸고, 두 다리만 내놓고, 훈증을 받고 있는 미실.

내놓은 다리를 뜨겁게 달궈진 돌로 문지르고 있는 사내. 설원랑이다. 묘한 느낌인데..


설원랑 : 하종은 안 됩니다. 성정이 포악하고, 총명치 아니하여, 일을 그르칠 것입니다.

            더구나 그런 하종이 문노를 처리하는 것은.. 더더욱..

미실 : ...예. 하종은 난도 토벌만 할 겁니다.

설원랑 : 허면 문노는?

미실 : 보종을 시키세요.

설원랑 : (놀라) 보종은 아직.. 나이가..

미실 : 설원공께서도 그 나이에 저와 일을 도모하시지 않았습니까? 보종은 자질과 성품이 남달라요.

설원랑 : (좋지 만은 않다)......

미실 : 이일로 보종도 정치에 입문할 것입니다.

설원랑 : ..(애매한 표정)

미실 : 좋으신 겁니까? 싫으신 겁니까?

설원랑 : 좋습니다. 또 싫습니다.

미실 : (생긋 웃으며) 보종을 인정하는 것은 좋고.. 보종이 설원공처럼 혹여 음지의 일만 맡게 될까 그것은 싫고..

설원랑 : ..내 신분이 미천하여.. 보종에게 불이익이 생기는 것은..

미실 : 제 신분이 미천하여.. 황후가 되지 못했지요..

설원랑 : ......

미실 : 보종이 설원공의 아들이기만 합니까? 제 아들이기도 합니다. 보종을 보면.. 나를 보는 것 같아요.

설원랑 : (그런 미실을 애정의 눈길로 보는데).....



S#10. 세종의 처소 (낮)


세종, 하종이 얘기하고 있다.


하종 : 예? 문노 처리는 제가 안 한다구요?

세종 : 그래. 네 어미는 절대 우리에게, 그런 일을 맡기지 않는다! 그건 설원 따위의 집안에서나 하는 짓이야!

하종 : 하지만 그게 더 중요하잖아요. 그래야 어머니께 인정도 받고..

세종 : 네 어미 입장에서 너나 나에게 필요한 것은 혈통이다! 신라에서 성골 다음으로, 가장 높은 진골귀족혈통.

하종 : ......

세종 : 혈통에 흠이 될만한 일은 절대 해선 안된다.

하종 : ......

세종 : 그리 한다면, 네 어미는 결국 너와 나에게 왕위를 줄 것이다.

         허니 너는 이번 토벌의 공을 확실히 너의 공으로 만들도록 하거라.

하종 : (알아듣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네.



S#11. 보종의 산채 전경 (낮)


보종 : (놀란 E) 아버지, 무어라 하셨습니까?



S#12. 부제 집무실 (낮)


보종과 설원랑 있는데..


보종 : (놀란) 국선 문노를...... 암살하라구요?

설원랑 : .....

보종 : 알려지면 화랑 전부를 적으로 돌리게 될 것입니다.

설원랑 : 은밀히 해야지. 아무도 모르게.

보종 : ..아버님.. 정녕.. 저희는 그런 일을 해야.. 인정을 받는 것입니까?

설원랑 : ......

보종 : ..언제나.. 상대등 세종께.. 또 하종형님께 빼앗겨야 합니까......

설원랑 : 난 미실에게 걸었다.

보종 : ......

설원랑 : 매번 지기만 하는 내기에서도 언젠가 반드시, 한번의 승리는 온다.

보종 : .....

설원랑 : 허니 그때까진 지기만 하는 인생에.. 익숙해지거라. 잡념이 없어질게다.

보종 : (보면)

설원랑 : 믿을 수 있는 자들만 데리고 가 확실히 처리하거라.

보종 : ...예.

설원랑 : (나가다가는 돌아서서) 내가 네 아비라.. 미안하구나.

보종 : (눈물이 핑 도는데) 아버지!



S#13. 미실의 처소 (낮)


미실 있고, 미생 앞에 앉아 조른다.


미생 : 누님.. 저한테만 얘기 해 주십시오. 세종입니까? 설원공입니까? 아님 하종? 보종?

미실 : (그냥 픽 웃는데)

미생 : 세종이 당연하긴 한데.. 하종만 생각하면 (고개를 가로젓고) 그렇다고.. 설원공이 군왕이 될 수도 없고..

미실 : (농으로) 아우님 여든 여섯 번째 아들이 괜찮더이다.

미생 : (잠깐 생각하며) 여든 여섯 번째라면.. 수덕인가? 아니, 금덕인가..?

미실 : (밉지않게 째려보며) 솔직히 말해보세요. 자식들 이름, 다 모르죠?

미생 : (깔깔대고 웃어대더니) 그게.. 뭐.. 한 백여 명 되다보니까..

미실 : 어째 그러십니까? 어머님이 그렇게 걱정을 하시다 가셨는데.. 아직도 그러면 어쩝니까?

미생 : (헤헤 웃으며) 몹쓸 놈이죠.

미실 : (흘겨보는데)

미생 : (다시 화제 전환) 근데 진짜 누구 생각하십니까?

미실 : (웃으며) 그야 운명을 지닌 자가 되겠지요.

미생 : 누님이 정하면 그게 그들의 운명이죠!

미실 :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뇨. 진흥대제께오서도 후계의 운명을 정하셨으나, 일개 잉첩인 제가, 움켜쥐었습니다.

미생 : ..허면..?

미실 : ..보이겠지요..

미생 : ......

미실 : 군왕의 운명을 향해..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덤벼오든..

미생 : ......

미실 : ..차갑도록 냉정하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든..

미생 : ......

미실 : 어느 순간 내 눈앞에 나타나겠지요.



S#14. 만노성 앞 (낮)


불안한 표정의 천명.


천명 : (혼잣말로) 이곳에 문노가 있단 말이지?



S#15. 강가 (낮)


한적한 나루터에 배 한 척이 서 있고... 천명은 배에 타고 있고.. 무사1,2와 무사3,4는 아직 강가에 있다.


무사1 : (무사3,4에게) 상황이 어떠하냐?

무사3 : 가뭄 때문에 생긴 유민들에.. 산적들에.. 또 난도들까지... 어지러운 상황입니다.

무사1 : 우리 앞뒤로 배치는 시켜두었지?

무사3 : 예. 건너편에 도착하시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무사1,2가 배에 오르고, 출발하려는데, 저 쪽에서.


덕만 : (E) 잠깐만요!!!

천명 : (돌아보면)

덕만 : (E) 잠깐잠깐!! 기다려!!


천명, 보는데, 무사3,4가 막기도 전에 숲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며 배위로 오르는 덕만.


덕만 : 같이 갑시다. 같이!!

천명 : (놀라고 어이없어 보는데)

무사1 : 뭐 하는 짓이냐? 내려라!

덕만 : (알겠다는 듯) 아, 뱃삯은 여기.. (짐을 뒤지는데)


무사1, 덕만을 번쩍 들더니 휙 집어 던진다.

풍덩, 물에 빠지는 덕만. 당황하여 어푸어푸 하다가, 간신히 배에 매달려, 물 위로 쏙 고개를 내밀고 뱃전을 잡는다.


덕만 : 아 왜 이러시오! 뱃삯은 낸다는데!

천명 : (놀라고 황당한데)

무사1 : (다가오며) 썩 꺼지지 못할까!

덕만 : (수그리고 애원) 제발 태워주십쇼. 강을 꼭 건너야 한단 말입니다..

무사1 : (무시하고 덕만을 떼어내려는데)

덕만 : (매달리며) 안 내려! 죽어도 못 내려! 태워주쇼! 태워줘!! (소리 지르는데)


이 때, 어디선가 날아오는 화살들.

서있던 무사3,4의 가슴에 명중한다. 무사3,4 쓰러지며 강으로 빠지고..

놀라는 천명, 놀라는 덕만.

돌아보면, 나루터로 산적들이 몰려오며 화살을 쏘아댄다.

‘산적입니다!’ 소리지르는 무사들.

이때 뱃머리에 있던 무사2, 놀라 천명 쪽으로 달려와 무사3,4가 떨어진 곳을 본다.

죽은 것이 확인되자, 바로 배의 줄을 끊으러 내리고, 무사1은 다급히 노를 잡는다.

무사2, 배에 묶인 줄을 끊고 있는데..


덕만 : (오는 산적들을 보고는 다급해) 살려주시오! 나 좀 올려주시오!

천명 : (어찌할까 고민)


산적들은 달려오고, 무사2는 겨우 줄을 끊고 배에 올라타는 순간! 달려오던 산적이 쏜 화살을 맞는다.

놀라는 천명과 무사1. 무사1은 급히 노를 저어 가고..


덕만 : (매달려가며 더욱 다급하여) 올려주시오! 살려줘!


다급히 외치자, 덕만을 올려주려 손을 뻗는 천명.

이 때, 산적 하나가 천명을 향해 활을 겨눈다. 이를 보는 덕만. (천명과 무사1은 보지 못한다)

화살은 시위를 떠나 천명 쪽으로 날아오고... 배에 매달린 채 이를 본 덕만, 다급히 천명의 손을 확 잡아당긴다.

비명을 지르며 물에 빠지는 천명.

노를 젓던 무사1, 놀라고... 어찌 할 줄 모르는 채 허우적대는 덕만과 천명.

보던 무사1, 물로 뛰어드는데서..



S#16. 건너편 강가 일각 (낮)


완전히 지친 덕만, 강가에 널브러진다.

곧이어 천명을 부축하고 나오는 무사1. 천명을 강가에 눕힌다.

이때 천명의 일행을 따르던 무사 네명정도가 다급히 나타나서는.


무사5 : (다급한 말투로) 송구합니다! 괜찮으십니까?


이때 물을 울컥 토해내는 천명. 켁켁거리며 일어나 앉는다.

천명의 안전을 확인하자 안도하는 무사1.


무사5 : (역시 안도하며) 산적들을 쫓아는 냈습니다만, 속히 벗어나야 합니다!

무사1 : (무시하고 널부러져있는 덕만에게로 오더니) 네 이놈!! 정체가 뭐냐? 뭐 길래 배를 지체시키고, 스님을 물에 빠뜨린 게야?!

덕만 : (당황) 아니.. 난.. 그게 아니라.. 화살이 날아왔었소! (당황하며) 진짜 그놈들이 스님한테 화살을 쐈다니까?

         (무사들에게) 못 봤습니까? (천명 보며) 못 봤어요?

천명 : (차갑고)


하는데 믿지 못하는 듯, 무사 네 명이 바로 덕만을 에워싸더니 무사 두명이 덕만의 손을 묶는다.


덕만 : (진짜 억울) 아 나 참 죽것네! 진짜! 진짜 그게 아니라니까요!


하는데 놀라는 덕만의 표정.

무사1, 얼른 돌아보니 우르르 나오고 있는 산적들. 30여명은 되는 듯하다.

놀라는 천명.


무사1 : (재빨리 천명 감싸며 다른 무사들에게) 이곳은 너희들이 맡거라!


하며 천명 데리고 뛰고, 남은 무사들과 산적들 사이에 일대 난전이 벌어진다.

천명은 무사1의 호위 속에 도주하는데..

한쪽에 묶여진 덕만은, 산적들과 무사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몰래 조금씩 움직이면서.. 뒤로 묶인 손을 풀려고 갖은 짓을 하는데..

무사들은 산적들의 수에 밀려 점점 무너진다.



S#17. 숲길1 (낮)


무사1이 천명을 데리고 도주하지만, 천명은 제대로 뛰지 못하고 넘어진다.

무사1, 천명을 일으키려는데, 화살이 날아와 무사1의 등에 꽂힌다.

‘윽’하며 무사1 쓰러져 죽고, 겁에 질리는 천명. 보면, 산적들은 아직은 거리가 있으나 따라오고 있다.

이때 덕만이, 천명은 의식도 않고, 앞지르더니 죽방이 말한 길을 생각하는 듯 손가락을 가리키며 샛길로 뛰어간다.

천명, 그런 덕만을 보고, 뒤쪽을 보니 산적들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방법이 없다! 덕만이 간 쪽으로 뛰는 천명.



S#18. 숲길2 (낮)


덕만은 앞서 뛰고, 천명은 뒤에서 온힘을 다해 뛰어온다.

이때 갈림길이 나타나자 멈춰서는 덕만, 재빨리 살피는데, 한쪽 길에 빨간 표식이 묶여있다.

제대로 찾았구나 싶어 표식이 있는 곳으로 뛰어 들어가는 덕만.

천명, 역시 덕만을 따라 들어가는데..

곧이어 달려오는 10명 정도의 산적들, 갑자기 우뚝 멈추더니.


산적1 : (빨간 표식을 보더니 불길한 듯) 돌아가자!


급속히 퇴각하는 산적들.



S#19. 숲길3 (낮)


뛰는 덕만. 뒤로는 더 이상 뛰지 못하겠는지 헉헉대며 가는 천명.

혼자 떨어진 것이 처음인지라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며 그나마 덕만을 놓치면 큰일이라 어떡하든 덕만을 따라가는데..

그런 그 둘을 보는, 나뭇가지 사이 숨겨진, 눈.



S#20. 화랑연무장 일각 (낮)


군 상징 무늬가 있는 깃발들 세워져 있고.. 병사들과 화랑들 도열해있다.

단상 앞엔 하종이 서서 모두에게 외치고 있다.


하종 : 무장 세력은 현재 국경지역을 잠식, 변방을 어지럽히고 있다.

모두 : ......

하종 : 신국을 위해 반드시 토벌해야한다! 알겠느냐!


하면, 모두들, 칼을 들어 올리며 함성을 지른다.



S#21. 선문 일각 은밀한 숲속 (낮)


어두우나 비장한 표정으로 서있는 보종. 석품과 낭도 열 명이 보종앞에 둘러서있다.


보종 : (낭도들 둘러보고는) 너희들의 목숨은 누굴 위해 있는 것이냐.

낭도들 : (일시에 한쪽무릎 꿇어앉으며) 부제님을 위해서입니다!!

보종 : (보다가) ..이번 청유의 목적은..

낭도들 : (보는데)

보종 : ..암살이다.

산탁협성 : (놀라고)

보종 : 위치는 여래사. 기거하는 승려는 열 명. 모두 무공이 뛰어나다.

석품 : ........

보종 : 암살할 자는 대웅전 옆 작은 암자에 기거한다고 한다. 그자는 절정의 무예를 지닌 자다.

         따라서 최대한 신속히, 자는 사이 행해야한다! 또한 최대한 은밀하게, 그 누구의 눈에도 띄어서는 안 된다.

석품 : ..누굽니까 그자가?

보종 : ......

모두 : ..(기다리는데)...

보종 : (보다가) ..문노다.

모두 : (경악) !!!

보종 : 문노가 고향인 만노군 상산의 난도들을 이끌고 반란을 꾀하고 있다.

         나 또한 존경하는 화랑이지만! 신국의 적은 나의 적이다.

모두 : (아무 말 못하고)

보종 : 우리는 이 임무를 맡는다!

용춘 : (놀란 E) 뭐라구?



S#22. 궁 일각 (낮)


놀란 표정의 용춘에게 임종이 보고하고 있다.


용춘 : 내가 없는 사이 난도 토벌령이 내려져?

임종 : 예. 더군다나..

용춘 : 뭐냐?

임종 : 국선 문노의 행방을 알고 있는 제 낭도가 사라졌습니다.

용춘 : (화들짝 놀라며) 그게 무슨 소리야?

임종 : 임무를 같이 수행했던 놈인데.. 엿새째 보이질 않습니다.

용춘 : (가슴이 쿵하며 다급히)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라. 공주님께서 여래사로 가고 계시니 속히 모시고 나오너라!

임종 : 예!



S#23. 험한 숲길4 (낮)


잔뜩 찡그리며 뒤를 돌아보고 있는 덕만. 클로즈업.


덕만 : 왜 따라옵니까?

천명 : (짐짓 목소리에 위엄을 실어) 내 호위를 하거라.

덕만 : (어이없어) 내가 죽이려고 한다며?

천명 : (말도 마치기 전에 반지를 빼 주며) 이거면 되겠느냐?

덕만 : (본다. 갈등하는)

천명 : (이미 결정 났다 생각하는지) 우선.. 이곳이 어딘지를 알아보거라.

덕만 : (아니꼽지만 반지를 집으며) 내 목적지에 도착하면 길 정도는 물어 봐주죠. (하고는 돌아서 가는 덕만)

천명 : (버럭) 호위의 뜻을 모르느냐? 내 곁에서 너무 떨어지지 말거라.


덕만, 어이없으나 천명의 바로 앞으로 온다. 꾹 참으며 획 비켜서는 덕만. 간다. 근데 안오는 거 같다. 돌아본다.

쓰러져있는 나뭇가지에 걸려 그냥 서있는 천명.

덕만, 기가 막히다. 그래도 나뭇가지를 걷어준다.

그제서야 나오는 천명, 나오다 넘어지려한다. 덕만, 얼른 붙잡는데,


천명 : (덕만의 손을 놓고 앞으로 걸어가며) 사내놈이 어찌 아녀자의 몸에 손을 댄단 말이냐!


황당한 덕만. 가는 천명의 뒷모습을 보다가는.


덕만 : (아무렇지도 않게) 뱀 붙었수.

천명 : (그런 덕만을 돌아본다)...?

덕만 : (눈짓으로 천명의 발목을 보는데)


천명, 뭔가싶어 자신의 발목을 본다. 그리 크지않은 뱀이 천명의 발목에 붙어있다. ‘으악’ 비명지르며 경악하는 천명.

덕만, 그런 천명을 보며 그냥 지나쳐 가는데..


천명 : 어서 치우거라! 어서!

덕만 : (그냥 가며) 몸에 손을 못대서.. (하며 그냥 지나가자)

천명 : (더욱 크게) 당장 서지 못하느냐! 당장!


덕만, 서서 돌아보면 하얗게 질려 벌벌 떨고 있는 천명.


덕만 : (반지를 다시 천명의 손에 쥐어주며) 난 이제 호위무사 아니거든.

천명 : (더욱 질려서는) 당장 치우거라! 명령이다!

덕만 : 너 스님도 아니지?

천명 : 지금 그게.. (하며 발목을 보면 기어오르는 뱀. 비명) 으악!!

덕만 : 스님이고 뭐고.. 제대로 하는게 뭐냐? 뛰길해? 걷길해?

천명 : .....

덕만 : 나뭇가지를 지 손으로 치우길 해? 혼자 할 수 있는게 뭐냐?

천명 : (덕만을 노려보면서도 완전 부들부들)

덕만 : 아님 공손하든가! 세상이 만만해 보이냐?

천명 : (뱀때문인지 덕만의 말때문인지 치아가 부딪힐 정도로 부들부들)

덕만 : 힘없고 능력없음 꿇을 줄도 알아야지!

천명 : ..(떨리는 입을 일부러 굳게 닫는)...

덕만 : 부탁해봐.

천명 : ......

덕만 : 치워달라고 공손하게 부탁해.

천명 : ......

덕만 : (역시 보는데)


뱀이 기어오른다.


천명 : (참고 또 참고 또 참다가) ...부탁한다.

덕만 : .....


그러자 덕만, 성큼성큼 걸어가 순식간에 뱀을 풀어 휙 던져버리며.


덕만 : 독도 없는 뱀이구만.. (하고는 돌아서 천명을 보며) 됐지? 이제 제발 좀 헤어지자.

         우린 갈 길도 다르고.. 무엇보다 성격도 다르고..


하는데 천명이 덕만의 뺨을 때린다.

놀라는 덕만, 열받아 같이 천명을 쥐어박으려는데.. 눈물을 흘리는 천명. 보는 덕만.

천명은 그런 덕만을 보다가는 홱 돌아간다.

보는 덕만. 가는 천명을 보는데.. 덕만도 화가 나 홱 돌아서 간다.

근데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혼잣말로 ‘심했나?’ 하며 그냥 가다가는

안되겠는지 미안한 표정으로 천명을 돌아보는 덕만. 그러다가는 놀란 표정으로 바뀌며 달려오는 덕만.


덕만 : 서! 그물이야!


하며 천명을 빼돌리려 덮치는데 이미 천명은 밧줄을 밟았고 덕만과 천명은 서로 엉킨 채 그물에 매달려 올라간다.

그물에 매달린 둘. 당황하는데..

이 때, 걸어오는 설지의 수하 서너 명.

불안하고 무서운 덕만과 천명의 표정에서.



S#24. 난도촌 산채 마당 (밤)


횃불을 든 난도들이 둘러 서 있는 가운데, 무릎 꿇려지는 덕만과 천명.

누군가 덕만의 앞에 와 선다. 보면, 수하들을 거느린 설지다.


수하1 : 이 놈들입니다, 설지 어른!

덕만 : (설지라는 말에 기뻐 벌떡 일어나며) 설지 어르신이라고요?

설지 : (보면)

덕만 : (기뻐) 맞게 온 거였어! (설지에게 넙죽 큰 절을 하며) 절부터 받으십쇼, 어르신!


뭐지 싶어 보는 설지와 난도들. 천명도 왜 저러나 싶어서 보는데...


덕만 : (신나서) 저는 저 멀리 타클라마칸에서 온 덕만이라고 합니다.

천명 : ......

설지 : (그런데? 하고 보면)

덕만 : 일단, 이것부터 읽어 보시죠.


덕만, 짐 속에서 소중하게 죽간을 꺼내 건넨다. 뭔가 싶어 읽는 설지.

기대에 차서 보는 덕만. 보는 천명. 보는 난도들.

점점 더 기대에 차 보는 덕만.


설지 : (무심한 표정으로 읽다가는 조용히 죽간을 덕만에게 준다) 읽거라.

덕만 : ..(의아해서) 예?

설지 : 큰 소리로 읽어보거라.

덕만 : (받아 읽는) 지난 번 일은 미안했네. 사죄의 뜻으로 이 아이를 보내니.. (이상하고)

         앞으로 날 잡으러 다니는 일은 그만하게. 죽방 거사.


하고는 멍한 표정으로 설지를 보는 덕만.

이때 죽방거사란 소리를 들은 난도들 웅성이기 시작한다.

‘죽방?’ ‘죽방이라고?’‘방금 죽방이랬지?’등등 점점 분위기는 험악해지는데..

멍한 채로 보는 덕만. 겁먹고 놀라며 보는 천명.


난도1 : 그 사기꾼 아냐?

덕만 : .....?

천명 : .....

난도1 : 비 내리게 해 준답시고.. 닭 잡아라 술상 봐와라..

난도2 : 비는 커녕, 그나마 남은 살림 다 거덜 내고 도망 간 놈이야 그놈!

덕만 : (더욱 멍해지고)

난도1 : 전쟁에, 가뭄에, 굶어죽을 판에... 벼룩의 간을 빼먹은 놈!!

난도2 : (덕만에게) 그런데, 뭐? 죽방거사님이 보내셨어? (달려들며) 오냐, 이놈들아, 늬들 잘 걸렸다!

난도1 : (덕만과 천명을 붙잡으며) 그래! 이놈들이라도 팔아넘기자!

천명 : (놀랍고 무서운데)

덕만 : (당황해) 저기, 잠깐만요. 그게 아니라...

난도1 : (설지에게) 대장! 수나라 노예상인한테 넘깁시다!

난도2 : 내 새끼도 팔아넘긴 판에, 남의 자식 못할 게 뭐요!


하면 나머지 난도들까지 모두 합세, 소리를 지르고 아수라장.

위기의 덕만 천명 표정.


설지 : 가둬라!

덕만 : (천명에게 들리지 않도록 중얼중얼) ..그럼.. 문노는.. 문노는..?



S#25. 창고 안 (밤)


떠밀려 들어와 쓰러지는 덕만과 천명.

덕만은 멍하고, 천명은 정신없고 무서운데..

하다가는 안되겠는 듯 벌떡 일어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덕만 : 문 열어요!! 풀어 줘!! 나도 속은 거란 말이요! 억울하다고!! (답이 없자 계속 두드리며) 열어 줘!! 나가게 해 달란 말이야!



S#26. 창고 밖 (밤)


난도1과 2, 창고 밖을 지키고 서 있다.


덕만 : (E) 난 잘못 없단 말입니다! 나두 속았단 말이오!!

난도2 : (버럭) 우리도 안다만! 전쟁으로 농토 잃고!

난도1 : 그나마 일군 화전에! 비까지 안오니! 다 죽을 순 없어, 자식까지 팔아서 연명했어!



S#27. 창고 안 (밤)


문에 매달려 있는 덕만. 천명은 앉아서 보고만 있다.


난도2 : (E) 그러니까! 하늘을 원망해! 비 한자락 안뿌려주는 하늘을 원망하라고!

덕만 : 차라리 힘을 합쳐서 죽방을 잡읍시다!

난도1 : (E) 잡아 뭘하게? 그놈 잡는다고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난도2 : (E) 그러니까 도망갈 생각은 꿈도 꾸지말고 얌전히 있어!

덕만 : (하고는 가는듯한 소리가 들리자 다시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는데)

천명 : (버럭) 그만 하거라!

덕만 : (천명 보면)

천명 : 상황을 보면 모르겠느냐? 지금 떼를 쓴다고 될 일이냔 말이다!

덕만 : (역시 화나) 그럼 가만 있어? 앉아서 당하냐구?

천명 : 적반하장이라더니.. 너 때문에 이 무슨 날벼락이냔 말이다!

덕만 : 누가 따라오랬냐?

천명 : (노려보며) 세상 이치.. 혼자 다 아는 듯 떠들더니.. 사기나 당하고..

덕만 : (확 열 받아) 그래! 관두자 관둬!


하고는 벽을 더듬으며 나갈 구멍을 찾기에 여념이 없는 덕만.

화난 얼굴로 그런 덕만을 보는 천명의 모습.



S#28. 난도촌 전경 (밤)



S#29. 설지의 움막안 (밤)


난도들이 덕만의 배낭을 뒤진 듯 악기, 책등을 던지며.


난도3 : 뭐.. 값나가는 거 하나도 없네. 맨 책이고.


하는데 이때 설지는 덕만의 책력(정광력)을 펴서는 본다.



S#30. 산채 마당 (다음날 낮)


쨍쨍하게 떠오른 태양 아래, 유민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


덕만 : (E) 내가 비를 내리게 할 수 있어요!!


유민들 돌아보면, 덕만과 천명이 갖힌 창고안에서 소리가 난다.


덕만 : (두드리며 E) 비만 내리게 해주면 되잖아! 지금 그게 제일 문제라면서요! 진짜 비를 내려준다잖아요!!

유민들 : (보는)



S#31. 산채 일각 (낮)


덕만과 천명, 무릎 꿇고 앉아 있고..


설지 : 비를 내리게 한다?

덕만 : 내 행장 봤죠? 나, 사막서 왔수!

설지 : (보고)

덕만 : 사막 알지? 사막! 물이 없는데요! 그래도 사람이 삽니다! 어떻게 살겠소!

설지 : (보고)

덕만 : 비를 오게 하니까 사는 겁니다!

천명 : (보는데)


그 말에 웅성거리는 난도들. 거짓말이야! 말도 안 돼! 등등 떠들고...


난도1 : (설지보며) 설마요.. 에이! 이놈이 살려고 수 쓰는 겁니다.

설지 : (덕만을 보고)...

난도2 : 온갖 방법을 써도 안 왔는데, 저깟 어린놈이 어찌 비를 내린단 말이에요?

덕만 : 아닙니다. 제가 증명할 터이니 이 밧줄 좀 잠깐 풀어 주십쇼.

천명 : (놀라는)...

설지 : (수하에게) 줄을 풀어줘봐라.


난도들, 언성 높여가며 설왕설래하는데 덕만, 목에 걸려있던 화주를 꺼내 태양을 향한다. 모두 뭔가 싶어 본다.

덕만, 화주를 천천히 내려 난도1의 손등에 빛이 닿도록 조준한다. 모두 긴장하여 보는데.. 잠시후,


난도1 : (화들짝 놀라) 앗 뜨거!

모두들 : (놀라 보고)

천명 : (보지만 놀라지는 않는다)

덕만 : 전 물과 불을 다스릴 줄 압니다.

설지 : ......

덕만 : 그리고 행장에 있는 책을 주십쇼. 그럼 비를 내리게 하겠습니다!

설지 : .....

덕만 : .....

설지 : ..사흘이다!

덕만 : .....

설지 : 사흘 안에 비를 내리게 해라!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거둘 것이다!

천명 : (놀라고)

덕만 : ..예. 알았습니다! 제단을 만들어주십쇼!

천명 : (그런 덕만의 말에 더 놀라고)



S#32. 창고 안 (낮)


들어오는 덕만과 천명.


천명 : (들어오자마자 바로 덕만에게) 그건 화주였다! 그건 비하고 아무 상관도 없어!

덕만 : (보는데)

천명 : 대체 무슨 생각이냐? 무슨 생각이기에 비를 내린다는 게야? 정말 방법이 있는 것이냐?

덕만 : 나도 몰라. 하지만 사흘을 벌었잖아! 누가 알아?

천명 : ......

덕만 : 사흘안에 금덩이가 쏟아질지.. 지나가던 공주가 구해줄지.. 그도 아니면.. 진짜 비가 내릴지..


그런 덕만을 어이없는 눈빛으로 보는 천명. ‘죽는구나’싶다.



S#33. 우물 앞 제단 (낮)


바싹 마른 우물 앞에 돌을 쌓아 만든 제단이 놓여 있고...

덕만, 옷매무새를 바로 하고 제단 위로 오른다. 간절한 얼굴로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절을 하기 시작하는 덕만.

천명은 제단 아래 서 있고...

덕만의 뒤로, 수많은 난도들이 모여 둘러서 있다. 떨떠름한 얼굴로 반신반의하며 보는 난도들이 대부분이고...

나이 지긋한 노인들 중에는 덕만과 같이 절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난도들을 보는 천명. 다시 덕만을 보는 천명.



S#34. 마당 일각 (낮)


멀리서 보고 있는 설지.



S#35. 우물앞 제단 (밤, 낮 몽타주)


첫째 날 밤. 계속 절하고 있는 덕만. 덕만과 같이 절하던 노인들은 그냥 바닥에 앉아 빌고.

제단 아래의 천명, 둘러서 지키고 서 있는 난도들을 살핀다. 도망갈 곳이 있나 다른 곳도 두리번거린다.

둘째 날 낮. 쨍쨍 내리쬐는 햇빛. 여전히 절을 하고 있는 덕만.

주위에 둘러 선 사람들, 칡뿌리를 씹으며 지켜보고 있다.

덕만, 이제는 팔과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땀이 쏟아진다. 멀리서 보고 있는 설지.

둘째 날 밤. 절하고 있는 덕만. 이제는 더욱 힘이 달려 한 번 절을 올리는데 한참 걸린다.

창백한 얼굴에선 비 오듯 땀이 쏟아지고, 눈이 풀렸다.

불안한 듯 보는 천명, 그러다 뒤돌아보면... 지키고 섰던 난도들과 절 하던 노인들, 바닥에 쓰러져 앉아 있다. 그들도 지친 것이다.

천명, 그런 그들을 보며 희망이 생기는데..

셋째 날 낮. 여전히 쨍쨍한 햇빛.

덕만, 그 아래서 힘겹게 절을 올리고 있다. 곧 쓰러질 듯한데... 칡뿌리를 건네는 천명.


천명 : 이거라도 씹어 물기를 삼키거라.

덕만 : (대꾸 없이 절을 하고)

천명 : 어차피 도망가긴 어려울 듯 하다. (뒤에 있는 난도들 살피며) 돌아가며 지키고 있어.

덕만 : (힘겹게 겨우 일어서고)

천명 : 그만 포기하고 몸이라도 보전해!

덕만 : (겨우 입을 떼며) 그런 거... 아니야...

천명 : (보는데)...


덕만, 힘겹게 하늘을 올려다본다. 타는 듯이 이글거리는 태양.


덕만 : (두 손 모은 채 하늘 보며 E) 엄마...


휘청거리는 다리를 굽히며 절을 올리는 덕만.


덕만 : (E) 엄마... 제발...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줄기가 바닥에 떨어진다. 땅에 깊숙이 고개를 숙이는 덕만.


덕만 : (E) 제발 한 번만... 한 번만 도와 줘, 엄마...


쓰러질 듯 말듯 절을 계속 올리는 덕만. 답답한 듯 보는 천명.

셋째 날 밤. 덕만, 죽을 고비를 넘는 듯 느린 속도로 절을 하고..

지키고 선 난도들 중 서넛이 벌써 쓰러져 자고 나머지도 꾸벅꾸벅 조는데..

제단 아래 앉아있는 천명, 조는 난도들을 보며 ‘저 자들만 자면.. 저 자들만 자면..’ 중얼거리면서도 스르륵 제 눈도 감기고..

억지로 뜨려고 하지만 감기고..

이제 하나남은 난도. 그 자도 존다.

‘저 사람만 자면 도망갈 수 있는데...’ 난도를 보는 천명의 시선이 흐려지는데서.



S#36. 난도촌 전경 (아침)


난도1 : (E) 도망갔어요!!



S#37. 우물 앞 제단 (낮)


잠에서 확 깨어나는 천명, 보면 제단 앞에 아무도 없다.

잠에서 깨어나는 난도들. ‘뭐야?’ ‘그럴 줄 알았어.’ ‘속이고 도망 간 거야!’ 등등 떠들며 난리가 났는데...

황망하고 망연자실하게 텅 빈 제단을 보는 천명.

설지도 와서, 제단 위를 보는데... 뛰어오는 난도2.


난도2 : 저기 있어요! 저기! 우리 밭에!

모두 : (보고)

천명 : .....?



S#38. 화전 (낮)


몰려오던 난도들과 설지, 천명. 황당한 듯 본다.

정신없이 가래로 땅을 파고 있는 덕만.


설지 : 뭘하는게냐?

덕만 : (그들을 보며) 비는 실패했지만.. 수맥은 찾을 수 있습니다!

난도1 : 우리도 여기저기 다 파 봤어.

덕만 : (우기듯) 얕게 파서 안 나온 거예요! 더 깊게 파 봐야죠! (가래로 마구 땅을 파며) 나온다니까요! 틀림없어요!


덕만, 가래로 파다가 땅이 말라 잘 안 되자, 무릎을 꿇고 미친 듯이 손으로 파기 시작한다. 그러나 계속 마른 흙만 쌓이고...

천명, 그런 덕만을 보는데...


설지 : (다가와) 그만하거라.

덕만 : (미친 듯이 계속 파고)

설지 : 일어나.

덕만 : (계속 파는데)

천명 : (보고)

설지 : (잡으며) 그만 하라니까!


설지, 거칠게 덕만을 잡아 일으키려는데... 옆에 있던 호미를 집어 들고 갑자기 설지에게 들이대는 덕만.


덕만 : 그만하면 어쩌라구요!! 이대로 죽으라구요?!!

설지 : (멈칫해서 보고)

천명 : (놀라서 보는데)

덕만 : 죽을 고비는 몇 번이고 넘겼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넘기면서 여기까지 왔어!

         (울음 터지며) 엄마까지... 나 때문에 엄마까지 죽게 하고... 겨우 온 거란 말이야!!

설지 : ...

덕만 : 그런데 다시 수나라에 노예로 판다고? 아님, 여기서 그냥 죽으라고?

천명 : ...

덕만 : 안 돼... 문노를 만나야 돼...

천명 : (문노라는 말에 놀라고) !

덕만 : 만나서, 꼭 물어볼 게 있단 말이야...! 문노만 만나게 해 줘... 찾게 해 달라고!!

천명 : (계속 놀라서 보는데)

덕만 : 그 전엔 어디도 못 가... 죽을 수도 없어... 그러니까... 그만 하라고! 이제 끝이라고... 그런 말, 하지 말란 말야...!!


주저 앉아 엉엉 우는 덕만. 며칠 동안 굶주리며 절을 올린 탓에 지치고 고된 기색이 역력하고...

천명, 그렇게 목을 놓아 우는 덕만을 보는데...


설지 : (보다가) ...가라.

덕만 : (눈물범벅인 채 보면)

설지 : 넌 가도 된다. 가라.


덕만, 넋이 나간 듯 설지를 보다가 일어선다. 눈물을 닦고, 걸음을 떼는데... 둘러서서 보던 사람들, 길을 터준다.

터덜터덜 걸어가는 덕만.


천명 : (그 모습을 보다가 급해져 설지에게) 저는요? 저는요?

설지 : ...넌... 뭘 했는데?

천명 : ...!!

설지 : 넌 아무것도 하지 않았잖아.

천명 : .......

설지 : (가는 덕만을 보며) 봐라. 저 놈 가는 길 막는 사람... 아무도 없다. 간절한 우리보다 더 간절하게 빌었어.

천명 : ......

설지 : 넌 어쩔 수 없어! 너라도 팔아.. 우리 모진 목숨.. 연명해야하니.. (하며 묶으라는 듯 턱짓하면)

천명 : (반항하며) 안 돼... 안 돼!!



S#39. 창고 안 (낮)


피곤한 모습으로 짐을 챙기고 있는 덕만.

묶인 채 다급히 들어오는 천명.


천명 : 설마.. 너만 가려는 건 아니지?

덕만 : (묵묵히 짐만 챙기고)

천명 : (간절하게) 날 좀 구해 줘. 니 말은 들어줄거야.

덕만 : (묵묵히 짐만 챙기자)

천명 : (다급히) 문노를.. 찾는다고 했지?

덕만 : (멈칫)...

천명 : (비장하게) 난 알아! 문노가 어디에 있는지!

덕만 : (놀란 듯 돌아보면)

천명 : 날 데려가면, 알려줄게.

덕만 : (보고)

천명 : (간절히 보는데)

덕만 : (냉소 지으며) 그렇게.. 살고 싶었어? 거짓말까지 하면서...?

천명 : (뭐라고 하려는데)

덕만 : (차갑게) 그럼 진작.. 무엇이든 하지 그랬어.

천명 : ...!!

덕만 : 그럼 혹시 금덩이가 떨어졌을지.. 지나가던 공주가 구해줬을지 누가 알아!


그대로 창고를 나가는 덕만.

천명, 망연자실한 얼굴로 덕만의 뒷모습을 본다.



S#40. 산 일각 (밤)


산길을 빠르게 달려오는 말발굽. 하종을 선두로, 화랑들이 진군해 온다.



S#41. 산채 마당 (밤)


묶인 천명, 난도들에게 끌려 나온다.


천명 : (다급해져) 궁에 연통을 하거라! 몸값을 지불할 것이다!

난도1 : 우리도 속이 좋지만은 않으니 반항 말어!

천명 : (몸을 틀며) 이것 놓아라! 이놈들! 내가 누군지 알고 감히...!! 난 공주다! 신라의 공주란 말이다!!

난도2 : 예..예.. 공주님.. 가시지요.


하며 천명을 끌고 가는 난도들.

천명, 더 이상 희망을 잃고 온 몸에 힘이 풀린다. 힘없이 끌려가며 절망스런 시선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뭔가를 본 듯, 경악하는 천명의 얼굴.

난도들, 갑자기 멈춰선 천명을 보고, 뭐야 하는 느낌으로 같이 하늘을 보는데... 역시 경악한다.

그 순간, 하늘을 올려다보는 난도2의 뺨 위로 툭 떨어지는 빗방울.


난도2 : (멍하니 하늘을 보며) 비... 비다...

난도1 :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비... 비가 온다!! (산채를 향해) 비가 와요!! 덕만이가 맞았어!!

난도2 : 그 애가... 비를 내리게 한 거야!!


비가 온단 말에 여기저기서 튀어 나오는 사람들과 설지.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기뻐 환호성을 지른다.

믿어지지 않는 듯 하늘을 올려다보고, 빗방울을 만져보는 설지.

천명도 멍하니 하늘을 본다. 천명의 얼굴에 떨어지는 빗방울.



S#42. 산 속 (밤)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가운데... 하종의 지시 아래, 산채 바깥으로 배치되는 병사들.



S#43. 산채 마당 (밤)


마당을 가득 매운 난도들, 날뛰며 기뻐한다.

천명은 아직도 멍하니 하늘만 보고있는데.. 노인1이 천명에게 다가와서는..


노인1 : 그 아이가 너도 살렸구나! 맘 바뀌기 전에 얼른 가거라!


하고는 풀어주려는데, 노인의 등에 꽂히는 화살.

경악하는 천명. 보면, 사방으로 날아드는 화살. 대혼란!

ins.cut>일각, ‘공격하라!’를 외치는 말 위의 하종.


설지 : (다급히) 모두 다림골로 피하라!! 모두!


난도들, 설지의 명령에 따라 이리저리 피하는데 그 동안에도 계속 날아오는 화살을 맞고 쓰러진다.

그런 일대 혼란의 와중에 어찌 할줄을 모르는 천명. 두리번거리며 어리숙하게 아무 방향으로나 뛰는데..

이때 뒤에서 날아오는 화살! 천명을 확 낚아채 쓰러뜨리는 누군가! 보면 덕만이다.


덕만 : (칼로 한 번에 밧줄을 끊으며) 이럴 줄 알았어! 이럴 줄! 뭐해? 얼른 뛰어!!


하며 천명의 손을 잡고 뛰는 덕만.

두 사람, 산채를 빠져 나가는데 난도들에게 화살을 쏘던 하종의 병사 하나가 그 모습을 본다.


병사1 : (주위 병사들에게) 도망치는 놈들이 있다! 쫓아라!!



S#44. 숲길 (밤)


천명의 손을 잡고 뛰는 덕만. 번개가 번쩍하더니, 천둥이 친다.

덕만, 뛰다가 뒤를 돌아보면, 병사 두어 명이 뒤쫓아 오고 있다.

더욱 겁에 질려 정신없이 뛰는 덕만과 천명. cut.



S#45. 숲길2 (밤)


빗줄기는 점점 세차지고.. 뛰어가는 덕만과 천명의 모습이 힘겹다.

덕만, 달리며 뒤돌아보면 끈질기게 뒤쫓아 오는 병사들.

이 때 달리던 천명, 빗길에 미끄러지며 넘어진다.

덕만이 다시 일으켜서 뛰려고 하는데, 뭔가에 걸려 둘이 넘어지고, 두 사람, 악! 비명을 지르며 산비탈 쪽으로 쭉 미끄러진다.

산비탈을 굴러 떨어지는 덕만과 천명의 모습,

뒤쫓아 온 병사들, 아래를 내려다보면 경사가 급한 산비탈이다.

병사1, 나머지 병사들에게 고갯짓하고는 철수해 돌아간다.



S#46. 절벽 앞 (밤)


구르다가, 절벽 바로 앞에 멈춘 듯, 고개를 파묻고 있는 천명. 덕만은 보이지 않는다.

천명, 일어나 절벽 쪽을 보며,


천명 : (멍하게) 덕만이... 덕만아... (목소리 커지며) 덕만아!!!

덕만 : (E) 소리지르지마!

천명 : (놀라) !!


천명, 다급히 절벽 끝에서 아래를 보면, 덕만, 나뭇가지를 붙잡고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천명 : (어찌할 바를 몰라) 덕만아!

덕만 : (다급히) 그 위에 내 짐.. 내 짐을 찾아봐!!

천명 : 알았어.


천명, 일어나 두리번거리면 떨어져 있는 덕만의 배낭이 보인다.

절벽 아래. 덕만은 나뭇가지를 간신히 붙들고 있는데.. 나뭇가지가 부러질 듯 위태롭다.

긴장하는 덕만. 아래를 보면, 시커먼 물이 흐르는 것이 보이고...

이 때,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천명.


천명 : (끈을 손에 들고) 찾았어!

덕만 : (힘겹게 매달린 채) 아래로 내려! 빨리!!


천명, 몸을 숙이고 조심스레 터번을 아래로 내리는데... 길이가 부족한 듯, 덕만의 손에 닿지 않는다.

덕만, 드디어 잡을 듯 힘겹게 손을 뻗치고...

이때, 나뭇가지가 투둑, 하며 흔들리고... 덕만이 떨어지는 줄 알고 비명을 지르는 천명.

그러나 덕만, 황급히 꽉 잡았다.

덕만이 매달려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래로 내려 본다. 천명이 아래로 숙인 탓에 진흙이 절벽 쪽으로 조금씩 무너져 내린다.


천명 : (납작 엎드린 채) 잡아!

덕만 : (흙이 더 떨어지자) 위험해, 물러서.

천명 : (간절하게) 그러니까 잡으라구.....

덕만 : 됐어... 너라두 도망쳐!

천명 : (고집스럽게 옷을 내밀고 있는데 흙이 더 떨어진다)...

덕만 : (버럭) 하지 말라구! 흙이 무너지면 둘 다 죽어!!

천명 : (덕만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는)....

덕만 : (보면)


위태로운 덕만의 모습.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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