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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2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6|조회수2,644 목록 댓글 0

[선덕여왕] 29











S#1. 연무장 (낮) - (앞부분 생략)


비담 : (놀라움과 흥분으로 그래 해보자! 하늘을 올려다보며 홀린 듯)

         어출쌍생하면..! 성골남진하고.. 개양귀천하면.. 일유식지 하리니..!


ins.cut>왼쪽 스탠드. 미실은 부들부들 떨며 그런 비담을 보는데.. 비담, 고개를 돌려 망루를 본다.

ins cut>왼쪽 스탠드 미실, 또 무엇인가 하는 얼굴로 따라서 망루를 보는데, 그때, 비담...


비담 : 개! 양! 자! 립!! (자막 : 開陽者立 : 빛을 여는 자가 서면)

         계! 림! 천! 명!! (자막 : 鷄林天明 : 계림의 하늘은 다시 밝아지리라)


ins cut>달이 빗겨가며, 다시 빛이 나오기 시작하는 태양. 첫 빛이 레이저처럼 망루로 떨어진다.

망루에 한 그림자. 덕만이다. 어둠에 가린 덕만의 얼굴이 그림자가 걷히며 드러난다.

ins cut>왼쪽 스탠드. 경악하는 미실.


덕만 : (내려다보며 차갑게, 혼잣말 하듯 나지막이) 미실...


<28부 엔딩지점>



S#2. 연무장 왼쪽 스탠드 (낮)


경악해서 보는 미실.


미실 : (완전 경악한 채로) 저게.. 진정..


경악해서 보는 진평, 마야. 만명, 용춘, 서현.


마야 : (놀라고 기뻐) 덕만입니다!

진평 : (역시 놀라고 기뻐)..진정!! 진정!!

만명 : 예! 계림의 하늘을 다시 밝히며 나타난 자가 바로!

마야 : 덕만입니다! 우리 딸이요!


옆의 미실은 아연한 채 마야의 소리를 듣고 있고.. 경악해서 보는 세종, 하종.

경악해서 보는 미생, 설매, 칠숙.



S#3. 연무장 마당 (낮)


경악해서 보는 화랑들, 유화들, 낭도들.

죽방, 고도, 곡사흔, 대풍, 각각 떨어져서 백성들 사이사이 끼어있다.

역시 경악해서 보는 백성들. 그들 사이에 끼어있는 월야, 설지(평복).

역시 경악한 채 보고있는 설원. 보종. 석품.

신나서 덕만을 보는 비담.



S#4. 망루 위 (낮)


ins cut. 하늘. 하늘 해의 반이 다시 빛을 찾고..

덕만의 뒤에 있던 알천과 유신이 나와 덕만의 양옆에 선다.


알천 : 이 분이 바로! 국조의 예언에서 말하는!

유신 : 하늘을 여는 자! 개양자이시다!!

덕만 : (위엄있는 모습)

백성들 : (E 엄청나게 우렁찬 탄성소리)



S#5. 연무장 왼쪽 스탠드 (낮)


덕만을 보는 미실. 이를 부딪치며 떨고 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분노와 약오름, 큰 위기가 올 것 같다는 본능적인 느낌으로.

옆엔 미실과는 상반되게 기쁨에 몸을 떠는 마야, 만명, 진평.


만명 : 제 말이 맞질 않습니까? 개양자입니다!

마야 : (눈물을 흘리면서도 일부러 미실을 보며) 예! 맞습니다! 우리 덕만이 개양자입니다!


하면, 미실, 그런 마야와 만명에게 눈을 돌리지 않은 채 덕만만 보면서, 점점 더 끓어오르는 분노로 이를 더욱 심하게 떤다.


미실 : (마음의 소리 E) 나를 속였어.. 나를! 이 천하의 미실을!! 일식을 계산했었어! 일식을!!


하며 순간적으로 현기증을 느낀 듯 비틀하며 스탠드 봉을 잡는데..


하종 : (얼른 부축하며) 어머니!

미실 : (낮고 차갑게) 놓아라..


하며 꼿꼿이 서서는 덕만을 노려본다.

그런 미실과 덕만, 그리고 진평쪽을 살피는 세종. 하종. 미생. 칠숙.

이때 연무장 마당 백성들 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설지 : (큰소리로 진평에게 질문하는 E) 폐하!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왼쪽 스탠드위의 귀족들 모두, 백성들을 보면,



S#6. 연무장 마당 (낮)


백성들 중 섞여 있는 설지, 죽방, 곡사흔, 대풍, 고도 등 바람잡는다.


설지 : 쌍음이 사실이옵니까?

죽방 : 개양성이 둘로 갈라지던 해에! 쌍음이 태어났다는 게 사실이옵니까?

곡사흔 : 저 분이 천명공주와 쌍둥이시옵니까?

고도 : 말씀해 주시옵소서!

대풍 : 알고 싶사옵니다!!


ins cut.왼쪽 스탠드. 폐하와 귀족들 집단 리액션. 마야는 어딘가로 가고 있다. 그위로.


백성들 : (E)(입달린 사람들은 몽땅 한가지씩 묻느라 엄청난 소음소리)



S#7. 망루 위 (낮)


그런 백성들과 진평을 보는 덕만. 그런 백성들을 보는 유신과 알천.



S#8. 왼쪽 스탠드 (낮)


마야는 이미 어딘가로 가서 없고, 백성들의 소리를 듣는 진평과 만명, 서현, 용춘, 어찌 답을 할 것인가 본다.

세종과 하종, 미생, 칠숙, 설매도 진평이 어찌 답할 것인가 진평쪽을 보는데..

미실은 다른 곳(망루로 가고있는 마야)을 보고 있다.

모두, 미실이 보는 곳을 보면,



S#9. 망루와 연무장사이의 회랑 (낮)


마야가 홀로이 회랑을 지나 망루로 가고 있다.



S#10. 망루 위 (낮)


덕만이 망루로 오는 마야를 본다. 유신, 알천도 마야를 본다.

마야, 다 와서는 망루위에 있는 덕만에게 손을 내민다.

덕만, 그런 마야를 보다가 마야의 손을 잡는다.

마야. 그런 덕만을 이끌고 다시 회랑을 걸어간다.



S#11. 왼쪽 스탠드 (낮)


그런 덕만과 마야를 보는 입을 꽉 다문(떨지 않으려) 미실.

보는 진평, 용춘, 만명, 서현. 보는 세종, 하종, 미생, 칠숙, 설매.



S#12. 연무장 마당 (낮)


역시 그런 덕만과 마야를 보는 굳어있는 설원. 긴장한 채 역시 보는 비담.

숨을 죽이며 모두 보는 마당의 모든 백성들.



S#13. 연단 (연무장 본부석) 위 (낮)


마야가 덕만을 데리고 중간에 선다. 웅성거리던 모든 소리가 쥐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마야, 덕만을 보며,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더니.. 백성들쪽을 본다.


마야 : (울음기를 머금은 목소리로 가늘게 떨며) 북두의 일곱별이 여덟이 되던날.. 개양좌가 둘로 갈라지던.. 그날..

미실 : (왼쪽 스탠드쪽 입을 꽉 다문 인서트 리액션)

마야 : 나는 천명공주를 낳았습니다.

진평 : (왼쪽 스탠드쪽. 인서트 리액션)

마야 : 그리고는 잠시후.. 또 한번의 산통이 왔고.. 두 번째 공주를 낳았습니다..

덕만 : (그런 마야를 보는. 굳은 표정)

마야 : 당시는.. 국조의 예언 전부가 전해지지 않은 채.. 쌍생이면 성골남진한다는 얘기만 전해져 왔지요..

덕만 : ......

마야 : 그것이 두려웠습니다.. 내 여식을 잃을까도 두려웠고.. 황후에서 폐해질까도 두려웠으며..

         그로 인해 폐하께 해를 끼칠까 그것도 두려웠습니다.

덕만 : ..(감정이 복받치나 참으며)...

마야 : 하여.. 개양좌의 또 다른 주인.. 나의 둘째 딸을 시녀의 손에 넘겨 빼돌렸습니다.

덕만 : ..(소화의 얘기가 나오자 감정이 복받치나 역시 참는)..

마야 :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이며 실수입니다! 예언의 전문도 모른 채 그런 패륜적 행동을 저질러..

         결국 낳은 왕자들을 모두 잃고 결국 천명공주까지 잃게 된 것입니다.


하며 울음을 터트리는 마야. 보는 덕만.



S#14. 연무장 마당 (낮)


그런 마야를 보는 백성들. 혀를 끌끌 차며 '저런저런’ 하는 분위기다. 몇몇 유화들은 눈물까지 흘리고..

이를 보는 설원과 보종, 석품. 답답한데.. 빙긋 웃고 있는 비담.



S#15. 왼쪽 스탠드 (낮)


서현과 만명, 용춘은 그런 백성들의 반응을 살피고..

미실은 마야까지 가세한 쇼가 가증스러운 표정으로 보고있는데..


하종 : (미실에게) 어머니.. 그냥 이대로 두실 겁니까?

미실 : (답답하지만 대세가 어디로 기우는지 알겠는지 대꾸없이 있는데)

하종 : (세종 보며) 아버지! 어떻게 좀 해보세요.

세종 : (절망적으로) 어쩌겠느냐? 온 황실이 짜고 저렇게 완벽히 포장하여 나타난 것을..

하종 : (더 답답해 미생보며) 숙부! 이러다간 꼼짝없이 우리가 당합니다!

미생 : 이미.. 당한거 같다. (하며 백성들을 보는데)



S#16. 연무장 마당 (낮)


백성들은 마냥 울기만 하는 마야가 불쌍한 듯 이미 많은 수의 사람들이 울고 있고..


백성1 : 황후님이 얼마나 맘고생을 하셨을고..

백성2 : 그러게.. 불쌍하셔.


등등.. 여기저기 불쌍해 하는 소리들이 터져나온다.



S#17. 연단 위 (낮)


마야는 계속 눈물을 흘리더니 결국 연단위에 주저앉는다. 보는 덕만.


마야 : 만백성의 어미여야할 황후입니다! 거짓과 부덕과 패륜의 죄를 지은 저를 벌하시고! 모든 일을 바로 잡아주시옵소서!!

백성들 : (마당 집단리액션)

귀족들 : (왼쪽 스탠드 집단 리액션)

마야 : 그리하여! 국조의 예언대로! 새로운 신라의 하늘을 열 우리의 개양자! 우리의 덕만이 제 자리를 찾게 하여주시옵소서!!

덕만 : (마야의 진심을 알겠는데)



S#18. 연무장 마당 (낮)


백성들, 모두 웅성거리며 ‘암! 제자리를 찾아야지!’ ‘그럼 새 하늘을 여실 분이라는데!’‘그럼 당연하지!’ 등등 동정적 소리.

그런 백성들을 답답하게 보는 보종. 석품.

씩 웃으며 보는 비담.


비담 : (덕만 보며 씨익 웃으며 혼잣말) ..맘에 드네..



S#19. 왼쪽 스탠드 (낮)


이제 진평과 만명, 서현, 용춘은 이쪽에 없고 세종, 하종, 미생, 미실이 있는데..


하종 : (흥분했으나 작은 소리로) 다 죽여요! 당장 병사들 풀어서 다 죽여 버려요!

세종 : 죽이라니!

하종 : 여기 있는 사람들만 다 죽이면 되잖아요! 본 사람들은 다 죽이면 되잖아요!

미생 : (그런 하종보며) 조카님은 참 편하긴 하시겠습니다.

미실 : (이를 악문 듯) ..그런..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는데.. 어느새 설원이 왼쪽 스탠드로 급히 올라왔다.


설원 : (미실에게) 새주.. 빠르게 판단하셔야합니다. 쳐야한다면.. 지금..

미실 : (주먹을 꽉 쥔 채 부르르 떨며 갈등하는데)



S#20. 망루위 (낮)


유신과 알천 있는데.. 비천1(양길) 올라왔다.


유신 : 병부의 다른 움직임은 없느냐?

양길 : 예! 아직은 아무 움직임도 없습니다.

알천 : 한시도 눈을 떼선 안된다.

양길 : 예!


유신은 미실쪽을 계속 주시하고.. 알천은 연단쪽을 주시하는데..



S#21. 연단 위 (낮)


마야, 덕만 있는데 어느새 연단으로 나타난 진평. 그뒤로 용춘, 서현, 만명.

백성들, 웅성대는데.. 진평, 한 손을 든다. 모두 조용해진다.


진평 : 용서하라!

백성들 : ......

진평 : 백성들은! 부덕한 나와 황후를 부디 용서하라!

미실파 : .....

진평 : 모든 것은 짐의 죄이니라! 부디 용서하라!! 특히!


하며 천천히 덕만에게 다가가 진평이 덕만에게 손을 내민다.


진평 : 나의 딸.. 덕만아.. 부디 용서하라!


덕만, 그런 진평을 보다가 진평의 손을 천천히 잡는다.

덕만이 진평의 손을 잡자, 진평이 덕만의 손을 높이 들어올리더니..


진평 : 이제! 만백성과 천지신명앞에 고하노라!

덕만 : ......

진평 : 나의 딸이니라! 신국의 공주이니라!

덕만 : .....

진평 : 덕만공주이니라!!


용춘, 김서현, 만명, 손을 들어 ‘덕만공주 만세!’를 외치고.



S#22. 연무장 마당 (낮)


죽방, 고도 등등 백성들 모두 ‘덕만공주 만세!’를 외치고 보는 비담.



S#23. 왼쪽 스탠드 (낮)


세종, 하종, 미생, 칠숙, 설매, 설원은 이 상황에 직면하여 미실의 입만 보고 있다.

이를 앙다문 채 갈등하는 미실. 만세를 외치는 그들을 보며.. 결국..


미실 : ..군사를.. 군사를..

모두 : (보는데)

미실 : ..동원..

모두 : (보는데)

미실 : ..할 수는 없다..


절망하는 세종, 하종, 미생, 칠숙, 설원.



S#24. 망루 위 (낮)


그런 모든 정황들을 살피며 보고있는 유신. 그리고 알천.



S#25. 왼쪽 스탠드 (낮)


역시 이를 악문 채 덕만을 보고있는 미실.



S#26. 연단위 (낮)


역시 모든 상황을 보며 연단위에 우뚝 선 채 미실을 보는 덕만의 모습에서.



S#27. 낭문일각 (낮)


죽방, 대풍, 곡사흔, 고도 및 산탁과 여러 낭도들 있다.


죽방 : 그러니까! 우린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산탁 : (의심스럽게 보며) 진짜?

죽방 : 물론이지.. 우린 알면서.. 지켜드려야하니까.. 그동안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함께 해드렸지.

고도 : 공주님께서도.. 어찌나 고마워하시든지.. 평생 잊을 수가 없으시다고.. 내 손을 꼭 잡으시고는..

산탁 : (심통나서) 그렇지만.. 아직은.. 인정받으신 것도 아니고.. 미실궁주께서.. 어찌 하실지도.. 모르고..

곡사흔 : 그건 말이 안되지. 이미 황후께서 눈물로 사죄를 하셨고 폐하께서도 인정하셨는데..

대풍 : 그럼.. 옆에 있던 백성들도 다들 울드만.

낭도1 : 그래.. 그건 맞어. 나도 황후님하고 공주님이 너무 안됐던데.

낭도2 : 더구나.. 쌍둥이 공주님께서 새 하늘을 여신다잖아.

죽방 : 그럼 그럼..

산탁 : (인상쓰면서) 에이씨.. (하다가는 죽방에게) 니넨 이제 운 트였다..

죽방 : 우리야 뭐.. 그런거나 바라고.. 사는 그런 사람이 아니지만..


하는데.. 낭도들 벌써 죽방 고도 등 용화향도들에게 들러붙는데..

그렇게 어지럽게 된 와중에 대풍이 곡사흔의 손을 잡고나와서는 한쪽을 본다. 저쪽에 덕충, 박의 석품이 얘기하고 있다.


대풍 : (시선 못 돌리고 덕충과 박의 쪽으로 턱짓하며) 나타났어...

곡사흔 : (곁눈질 하더니 짧게 고개 끄덕이며) 가보자...



S#28. 낭문 다른 일각 (낮)


석품, 덕충, 박의 있는데..


덕충 :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된건가?

석품 : 나도 모르겠네. 천명공주님께서 승하하신 것부터가 뭔가 일이 어그러진 듯하더니.. 결국 이런 사태까지 왔네.

박의 : 허면.. 우리가 데리고 있는 소화는 어쩌는가?

석품 : 일단 박의랑이 가 있게. 상황이 정리되어 궁주께서 명을 내리면.. 얼른 연통하겠네.

박의 : (한숨쉬면) 그리 하게. 헌데...이리되면.. 시녀 소화는 덕만공주의 유모가 되질 않는가... (부담스러운 듯)

석품 : (보며)......



S#29. 공주 집무실 (낮)


유신, 비담, 알천 있다.


비담 : (역시 혼자 흥분하고 신나서는) 야.. 완전 장난아냐, 장난아냐...

유신 : (픽웃고)

비담 : 나타나는 때하며.. 얼굴에서 내뿜는 광채에.. 걔 진짜, 어떻게 나까지 속이냐?

알천 : (버럭) 공주님이시다. 계속 그리 할 것이냐?

비담 : 알았어.. 알았어. 내 존대할게, 다음에 만나면. 이젠 인정 인정. 완전 인정!

유신 : 헌데 정말 너에게도 사실을 얘기해주지 않았느냐?

비담 : 그랬다니까. 너희도 몰랐어?

유신 : (고개를 끄덕이며) 전에.. 미실궁주에게 당하신 적이 있다 하셨다. 하여, 우리까지 모두 속여, 미실궁주를 속이신 것이지.

알천 : ....... 정말 절묘한 수였네.

유신 : 미실궁주는 나와 비담을 통찰하긴 했으나, 그 뒤에 있던 공주님까지는 꿰뚫지 못했어.

비담 : 그러니까.. 완전 멋있다니까. (생각난 듯) 근데! 월천대사는 어찌 꼬신거야?

         도저히 안될 거 같더니만, 결국엔 꼬신 거잖아? 그치?

유신 : (알천과 서로 보는데 모르는 듯)... 그건... 우리도 모르네.

알천 : 어쨌든 유신랑.. (근심스러운 듯) 이리되면.. 미실궁주는 이제는 더는 어쩌지 못하겠지?

유신 : 군사를 움직이려 했다면.. 아까 연무장에서 움직였을게야. 미실궁주는 판단 한 걸세. 명분에서 너무 밀렸다는 걸 말야.



S#30. 미실의 방 (낮)


미실. 세종. 하종. 미생. 설원. 모두 앉아있으나 서로 아무 말이 없다. 알 수 없는 무거움과 분기만이 가득하다.

그렇게 덕만을 생각하는 미실에서..



S#31. 침전 (낮)


마야가 눈물을 흘리며 덕만에게 공주옷을 입혀주고 있다. 그리고는 옷을 입은 덕만을 본다.

덕만도 마야를 본다. 그러다가는 둘다 눈물이 흐르고,


마야 : ..이리도 고운.. 내 딸을.. 이리도 고운 공주를..

덕만 : ......

마야 : 여인으로.. 이리도 어여쁜데..

덕만 : ......


하며 마야는 덕만의 뒤로가 천명처럼 덕만의 머리를 빗겨준다.


마야 : 천명과 같이 컸으면.. (눈물이 흐르며) 둘이 얼마나 의가 좋았을고..


덕만, 천명을 생각한다. 그 위로.


23부 47씬 중.

천명 : (E) 만나서.. 아직 언니 동생도 못해봤는데..

천명 : (E) 다른 자매들처럼.. 옷을 두고 싸워보지도 못하고..

         가락지를 이리 던지고.. 저리 던지며.. 내가 갖겠다.. 니가 갖겠다.. 장난도 쳐보지 못했는데..


덕만은 천명의 생각에 슬프다. 마야도 계속 천명을 생각하는지 눈물이 고인다.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는 모습. 마야는 보지 못한다.


마야 : (머리를 빗겨주며) 그동안 얼마나 고생을 했겠느냐? 여인으로 행복하게 살게 해줄 것이다. 그동안 못했던 것까지.. 다..


덕만, 그 말에 역시 천명의 말이 떠오르며..


(23부 52중)

천명 : (다시 미소) 아냐. 넌 꼭 여자로 행복하게 살아야한다. 꼭.. 꼭.. 꼭 그래야 해.


덕만, 더욱 감정이 복받쳐지는데..

이때 마야가 덕만의 앞쪽으로 와서는 덕만의 손을 잡으며.


마야 : 천명의 몫까지 더하여 공주로서 모든 것을 누리게 해줄 것이다.

덕만 : (그런 마야를 보는데 감정이 너무 복받쳐오르려 눈물 흐르려 하자)

마야 : (보는데)

덕만 : (마야에게서 조심스럽게 손을 빼며)..황후님..

마야 : (왜 이러나 싶어 그런 덕만 보는데)

덕만 : (시선피하며 약해지려는 마음을 잡듯) 저는 여인으로 행복하게 살기위해.. 궁으로 돌아온 것이 아닙니다.

마야 : .....

덕만 : 저는 공주로서 누리기 위해 궁으로 돌아온 것이 아닙니다.

마야 : ......

덕만 : 그런 것은 버리고 왔사옵니다. (보며) 언니.. 천명공주님.. 께도 맹세했습니다.

마야 : (그런 덕만을 보는)



S#32. 왕의 집무실 앞 복도 (낮)


마야와 덕만, 왕의 집무실앞 복도로 온다.


장헌 : (보고는 예를 취한뒤 폐하에게) 폐하! 황후님과 공주님 드셨사옵니다.

진평 : (E) 들라하라.


하면 앞의 시녀들 문을 여는데.. 마야는 덕만에게만 들어가라는 눈짓을 한다.

덕만, 들어간다. 남는 황후.



S#33. 왕의 집무실 (낮)


들어오는 덕만. 보는 진평.

덕만, 들어와서는 진평을 보고.. 정성스레 절을 한다.

보는 진평. 감격스러운 듯 덕만을 보는데..

덕만, 절을 마치고는 앉는다.


진평 : ..(떨리는 마음으로) 너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하나 생각이 떠오르질 않더구나.

덕만 : (보는데)

진평 : (그런 덕만을 보다가)..미안하다..

덕만 : (눈물이 그렁해지나 참는다)

진평 : ..원망하느냐? (하며 간절한 얼굴로 보는데)

덕만 : (그런 진평을 보다가는)..예.. 폐하..

진평 : ..(그럴줄 알았으면서도 서운하여)..그럴테지.. 그랬겠지.. 허나.. 이해해다오. 널 버릴 수밖에 없었던 나를 이해해다오.

덕만 : 예, 폐하.. 이제 이해 합니다.

진평 : (보며).....

덕만 : 폐하시니까.. 군주의 자리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군주는 패업을 위해 자식도 버릴 수 있어야하니까.. 그건 이해합니다..

진평 : .....

덕만 : 다만.. 제가 폐하를 원망하는 것은.. 저를 버리시면서까지 가셔야했던 패업의 길이었다면 힘을 기르셨어야합니다.

진평 : ......

덕만 : 하여.. 돌아온 저를 다시 잃지 않으셨어야하고.. 언니.. 천명을 잃지 않으셨어야합니다.

진평 : ...네가 원망이 많을 테지.. 어찌 아니 그러겠느냐.. (감정 복받치는 듯) 죽이라는 명까지 내린 것을...

덕만 : ..폐하.. 떠나려던 제가, 다시 돌아온 이유는 하나이옵니다.

진평 : .....

덕만 : 언니 천명공주 대신...

진평 : ..(보면)

덕만 : (결의) 미실과 대적할 것이옵니다..!

진평 : ......

덕만 : ......



S#34. 미실의 방 (낮)


미실, 세종, 하종, 설원, 미생, 보종 있는데..


미생 : (미실 눈치보며) 일식이 안일어난다 공표를 했는데.. 저렇게 버젓이 일어났으니..

미실 : .....

미생 : (눈치보며) 백성들이.. 새로운 천신황녀라며 떠받드는 것을 보셨지요..?

하종 : 그러니까요! 지금이라도 군사를 움직여요. 천신황녀? 그게 다 뭡니까? 병권과 귀족세력이 우리한테 있는데..

세종 : 그래요.. 새주. 내 우리편 귀족들의 사병을 모아보겠소.

설원 : 그랬다가 우리편 귀족이라 생각했던 자들이 반발 움직임을 보이면요? 그럼 내란입니다. 상황은 어찌될지 모르구요.

세종 : 설마.. 그러겠는가?

설원 :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 상황에서의 군사행동은 누가 보아도 정변입니다. 이미.. 실기했습니다.

하종 : (답답) 아이씨 증말! 황권이 코앞까지 왔었는데!

미실 : 나 또한!

모두 : (보면)

미실 : 안타깝다. 허나.. 지금 중요한 것은 폐하의 편으로 넘어가는 자가 단 한명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 : (보면)

미실 : 허니.. 상대등께선, 덕만공주에 대한 추인을 바로 진행하세요.

세종 : 예?

미실 : 상대등의 주도하에! 단결된 우리 귀족연합이 황실의 죄를 덮어준다는 인상을 주란 말입니다.

세종 : ......

미실 : 그리고, 황실에서 얻어낼 것을 더 얻어내세요. 백성들이 황실과 귀족에게 내던 육사(6.4)의 조세비중을

         오오(5.5)로 조정하도록 합니다.

모두 : (보면)

미실 : 그렇게 얻어낸 성과로 귀족들을 다시 단결시키고.. 우리 편에서 한명도 빠져나가지 않게 해야합니다. 아시겠습니까?

세종 : (역시 감탄하며) 예..

미실 : 또한 병부령께서도 병부의 제감급까지는 일일이 모두 만나 다시 한번 점검하시구요..

설원 : 예. 이미 일정을 모두 잡아놓았습니다.

미실 : 보종..또한 화랑들을 하나씩 모두 만나고, 낭도들을 거느리기 어려운 화랑들이 있거든.. 재물을 후원해주거라.

보종 : 예. 알겠습니다.


하면, 모두는 미실을 보고.. 미실은 침착과 냉정을 되찾은 듯 보인다.



S#35. 왕의 집무실 (낮)


진평, 용춘, 김서현, 있고.. 탁자 위에 장계들이 수북이 놓여있다.


진평 : (기쁘면서도 놀라) 이것이 다 덕만을 공주로 인정하라는 장계란 말이냐.

용춘 : 예. 이미 대세는 기울어졌사옵니다.

김서현 : 하오나, 미실궁주 쪽에서 반발이 심할 것입니다.

진평 : (자르며) 짐의 부덕으로.. 오랜 세월 끝에 다시 찾은 딸이오.

         화백회의에서 인정하지 않는다면.. 옥좌를 걸고서라도..! 밀어붙일 것이오!


이 때, 밖에서 ‘상대등께서 들었사옵니다’ 소리 들리고 문이 열린다.

들어오는 세종, 하종, 미생.

보는 진평, 서현, 용춘. 서로 바라보는데..


세종 : 폐하.. 덕만 공주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 왔사옵니다.

진평파 : (모두 긴장)

미실파 : (역시 굳어있고)

세종 : 신 상대등.. 감히 폐하께 아뢰옵건데..

진평 : (긴장해서 보면)

세종 : 만일 폐하께서 쌍음을 하신 순간, 모든 것을 공표하셨더라면..

         대등과 귀족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대책을 논의하였을 것입니다.

진평 : (무슨 의도인가싶어 보는. 긴장)

세종 : 허나, 폐하와 황후께서는 그 사실을 숨기시느라.. 성골이신 덕만공주님을 궁 밖에서 자라게 하셨습니다.

하종 : 예.. 더군다나.. 그 사실을 몰랐던 귀족들은 심히 어지러웠습니다.

         하여.. 천명공주까지 잃게 되는 참혹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미생 : 폐하와 황후께서도.. 만백성들앞에서 인정하셨으니.. 너무 책하시지들 마십시오.

진평 :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고)

서현 : (왜 저러나?)

용춘 : (뭔 속셈인가)

세종 : 하여, 귀족들과 대등들의 불만이 가득하옵니다.

진평 : (진노하여) 하여!

모두 : (보면)

진평 : 지금.. 덕만공주에 대한 추인을 못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인가! 지금!

세종 : 아니옵니다. 폐하! 추인식은 이미 초닷새 오시(11시~13시)에 거행토록 대등들과 귀족들에게 명을 하달하였사옵니다!

진평 : (놀라고 할말없는)

서현 : ......

만명 : .....

용춘 : ..허면.. 무슨 다른 안건이 있는 것인지요?

세종 : 황후님의 잘못을 최대한 빨리 덮고자, 저의 직권으로 명은 하달했으나.. 그 불만이 가라앉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옵니다.

미생 : 하오니.. 추인식을 하면서.. 귀족들에 대한 조세부담을 낮추는 칙서를 내리신다면..

         폐하와 공주님에 대한 귀족들의 충성이 더 높아질거라 사료되옵니다.

하종 : 예.. 폐하.. 어차피.. 이런 일이 있을 때면.. 사면령도 내리고.. 감면령도 내리는 것이 아닙니까? 그리 하시지요.


진평, 할 말을 잃고 본다. 서현, 용춘도 그런 그들의 계책에 맥없이 보는데..



S#36. 미실의 방 (낮)


설원 있는데 들어오는 세종, 하종, 미생.


하종 : (열불나서) 그냥 뒤엎어 버렸어야 하는 건데. (비꼬듯) 공주?

세종 : (역시 심기 좋지 않고)

설원 : 조직적 퇴각이라 생각하십시오.

미생 : (설원 보며) 조직적.. 퇴각이라..

설원 : 새주께서는 신권을 빼앗기면서, 권위가 흔들릴 위기에 놓였었습니다.

미생 : ......

설원 : 허나, 새주의 적절하고 빠른 대처로, 우리 측에서 빠져나가는 자가 없도록 함은 물론이오,

         오히려 결속력을 더 굳건히 하시지 않았습니까.

세종 : ......

하종 : (뭐야 그게? 하는 표정)

설원 : 새주의 그런 빠른 포기와 결단력.. 그것이 바로... 오늘의 새주를 있게 한 것입니다.

미생 : (한숨쉬며) 그야.. 그렇지요.

설원 : 더구나.. 오늘 일이 이렇게 된데는.. 저희 책임이 훨씬 큽니다.

하종 : 우리가 뭐요?

설원 : 새주 몰래 쌍음에 대한 벽서를 붙이신 것이 상대등과 하종공 아니십니까?

세종 : (어떻게 알았지? 놀라고)

하종 : (놀라 괜히 헛기침)

설원 : 또.. 새주의 명과 다른 지시를 내려 천명공주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미생공이시구요.

미생 : ......

설원 : 물론.. 저 또한 덕만공주를 놓친 죄인입니다. 허니.. 지금은 새주의 지시대로, 단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두, 각자 미안하면서도 아쉬워 딴생각들이다.



S#37. 왕의 집무실 (낮)


진평, 서현, 용춘 있고.


용춘 : 역시.. 미실은 미실입니다.

서현 : 신권을 빼앗겼으니.. 병권과 귀족들만이라도 확실히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지요.

용춘 : 이 위기에서도 자기 진영을 더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구요.

진평 : 어떤 싸움에서든.. 결코 그냥은 지지 않는 미실이다.

         (마음의 소리 E) 이런 미실에게 덕만이는 적수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용춘서현 : (진평의 표정을 보며 그 걱정을 읽는 듯 근심스럽게)......



S#38. 미실의 지하공방 (밤)


유리잔 앞에 앉아있는 미실. 설원, 들어온다.


설원 : ..내일 바로 공주 추인식을 거행하기로 했습니다.

미실 : 그래요..

설원 : 천명공주의 국상중이라.. 식은 간단히 행하기로 하였답니다.

미실 : 예..

설원 : (미실의 어깨를 잡으며 안타깝게) 새주.. 송구합니다.

미실 : (그런 설원을 보며) 어찌 설원공께서 그러십니까?

설원 : (안타까운 듯 보면)

미실 : (보며) 어찌 그런 얼굴을 하십니까.

설원 : ......

미실 : (설원의 손잡으며 미소) 저 미실입니다. 이 정도 일에 흔들리지 않아요.

설원 : (걱정으로 보는데).....



S#39. 천명의 방 (이젠 덕만의 방. 밤)


들어오는 덕만. 천명이 쓰던 물건들을 하나 하나 보며 감회에 젖는다.


회상 인서트. *17부 20씬.

천명 : ..(힘이 쪽 빠진 듯 힘이 없는 덤덤한 목소리로) 이젠 정말.. 지겹구나.. 어린 시절부터 내게 두려움만 안겨주었다.

천명 : ..어떤 땐.. 숨을 쉬는 것조차.. 힘이 들 때가 있었지.


회상에서 돌아오는 덕만. 소매 속에서 뭔가를 꺼낸다. 쪼개진 옥 빗(24부 57씬)이다.

그 쪼개진 옷빗을 손에 쥔채 마치 천명에게 얘기하듯.


덕만 : 내가.. 이걸 어떻게 버릴 수가 있겠어.. 어떻게..


하며 덕만, 감상에 젖는데.. 이때 마야가 들어온다.


마야 : 내일 바로 공주 추인식을 하기로 했다.

덕만 : ..(드디어 라는 느낌으로 보는데)....

마야 : 더 여러 날 준비를 하여, 성대하게 치러주어야 하는데..

덕만 : 아닙니다.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습니다.

마야 : (고개 끄덕이며) 내일은 새벽부터 준비해야할 것이니.. 일찍 쉬거라.

덕만 : ..예..


하면 마야, 나가고.. 덕만, 쪼개진 옷빗을 움켜쥐며.


덕만 : ..언니.. 이제 시작이야.. 도와줘.. 난 아직 무서워..



S#40. 궁전경 (아침. 낮)



S#41. 덕만의 방 (낮)


시녀들의 화장을 받고 있는 덕만.



S#42. 미실의 지하공방 (낮)


혼자 있는 미실. 마음을 다스리려는 듯이 숨 한 번 들이쉬고는 유리병 연주를 시작한다. 그 연주 소리와 함께..



S#43. 덕만의 방 + 미실의 지하공방 몽따주 (낮)


*머리에 장식이 하나씩 올려지는 덕만

*유리병을 치는 쇠막대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니, 마구 유리병을 두드리기 시작하는 미실.

*공주 대례복이 하나씩 입혀지는 덕만.

*유리병들이 하나 둘 깨지고, 여기저기 파편이 튄다. 아랑곳 않고 유리병을 두드리는 미실.

*장식을 모두 마친 덕만이 거울속 자신의 모습을 도도히 바라본다.

*유리병 모두 부서지고.. 그제야 막대를 내려놓는 미실. 음악이 뚝 끊기고.



S#44. 덕만의 방 (낮)


거울 속 자신을 보고 있는 덕만. 이때 유신이 들어온다.


유신 : 이제 납시셔야할 시각이옵니다.

덕만 : ..예.

유신 : (그런 덕만을 보면 손을 미세하게 떨고 있다)

덕만 : (감추려하는데)

유신 : 왜 이리 떠십니까..

덕만 : (그냥 보면)

유신 : 천하의 미실을 누르고 이 자리에 서셨습니다. 떨지 마십시오.


덕만, 유신의 위로에도 안정이 잘 안 되는 듯 다시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본다.



S#45. 미실의 지하 공방 (낮)


역시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고 있는 미실. 차갑게 웃어보인다.

이 때 들어오는 설원, 뭔가를 보며 놀란다. 보면, 바닥에 널려있는 유리병 조각들. 난장판인데..


미실 :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공주님을 처음 맞이하는 날입니다. (설원 보며) 저.. 괜찮습니까?

설원 : (보다가) 물론입니다..

미실 : (생긋 웃으며 다시 화장하고)

설원 : (그런 미실 걱정스럽게 본다)



S#46. 복도 (연무장으로 나가기 전 복도/낮)


덕만 있고, 뒤에 유신 알천 있다.

긴장한 듯 깊게 심호흡을 하는 덕만.



S#47. 연무장 뒷통로 + 연무장 뒷공간 (낮)


화랑옷을 입은 자들이 도열해 서있다.

이때 가운데로 덕만이 나온다. 뒤에는 유신과 알천.

덕만, 긴장해서 약간은 굳은 얼굴로, 화랑들 사이를 걸어간다.

이 때, 뒷공간의 가운데서 덕만을 맞이하는 미실. 뒤엔 설원, 보종.

그렇게 덕만과 미실이 연무장 뒷공간 가운데서 만난다.

덕만, 미실 보고. 미실, 덕만 본다.

덕만, 다시금 손이 떨려온다. 그런 덕만에게 다가오는 미실.


미실 : (예를 갖추고는 생긋 웃으며) 공주가 되신 것을 감축드리옵니다.


긴장해서 보는 유신, 알천. 보는 설원. 보종.


덕만 : (그런 미실을 보다가는) 새주께서 도와주신 덕분이지요.

미실 : ..제가요?

덕만 : (또박또박 미실보다 더 미실스럽게) 일을 도모하는 내내.. 새주의 말 하나하나를 떠올렸습니다.

미실 : ......

덕만 : 그 새주의 말이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일을 진행하니.. 천신황녀가 되더이다. 그 덕으로 공주도 되구요.


미실, 기분이 살짝 상하지만 내색치 않고는 덕만을 보는데

덕만의 입술이 살짝 떨리는 것이 보이고.. 시선을 내리자. 덕만의 손가락이 1초간격으로 까닥까닥 떨리고 있다.

그런 덕만의 손을 본 미실, 입가에 씨익 미소가 지어지며..


미실 : (여유롭게 보며) 어찌 그러십니까..

덕만 : (더욱 긴장되고).....

미실 : (미소 지으며 다가가, 작게) 아직도..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신 것입니까?


하며 떨리는 덕만의 손을 잡으며 미소 짓는 미실.

긴장하고, 떨리는 표정의 덕만, 다시 가까이서 미소 짓는 미실. 그때!


덕만 : (낮고 최대한 위엄있는 목소리로) 무엄하구나.

미실 : (놀라 보고) !

설원 : .....

보종 : .....

유신 : .....

알천 : ......

덕만 : (위엄있게 낮은 목소리로 씹어뱉듯) 어디 감히 성골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이냐!

미실 : (그런 덕만을 보고... 슬그머니 손을 놓는다)


놀라 보는 설원. 보종. 놀라는 유신, 알천.

표정이 완전히 굳어진 미실.


덕만 : (그런 미실을 무시하는 듯 알천과 유신에게) 가자!


하며 덕만 가면, 유신 알천 따르고

남은 미실. 참으려 온갖 애를 쓰며 덕만이 간 쪽을 보는데.. 그위로.


백성들 : (E, 우와!! 하는 함성소리)

진평 : (E) 신국의 공주! 덕만이다!


백성들 (E, 덕만공주 만세!를 외치는 소리) 들이 어지럽게 들리고..

미실은 백성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덕만의 뒷모습만 보고 있다.



S#48. 열선각 회의실 (낮)


덕만, 공주 자리에 있고. 10화랑들(대남보 없고), 유신 자리에 앉아있다.

호재, 의식처럼 덕만에게 화랑의 깃발을 건넨다.


덕만 : (깃발 잡고) 공주 덕만. 화랑의 주인으로서 화랑의 명예와 기상을 드높일 것을 약속한다.


보종과 석품, 덕충, 박의는 못 마땅한 표정이고.

유신, 알천은 뿌듯하게 바라본다.


덕만 : 앞으로 모든 화랑은 (힘줘서) 동등한 자격을 가질 것이며..

보종 : (보고)

덕만 : 오로지 비재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보종 : (비웃듯 냉소)

덕만 : 허니, 화랑의 원칙에 입각하여, 화랑정신을 드높이길 바란다.

모두 : 예, 공주님!

덕만 : (보다가) 알천랑.

알천 : 예, 공주님. (일어서면)

덕만 : 알천랑을.. 나의 근위화랑으로 임명하며, 비천지도 낭도들을 근위낭도로 삼을 것이다.

알천 : 비천지도의 화랑, 알천! 신심을 다할 것이옵니다!


못 마땅한 표정의 보종, 석품, 덕충, 박의.

지지 않겠다는 듯 바라보는 덕만.



S#49. 미실의 공방 (낮)


들어오는 미실, 분노와 화를 누르려 하나, 들어오는 걸음부터가 다르다.

더구나 여기저기 흩어진 유리조각들도 개의치 않은 채 들어와 앉았다가 탁자에 흩어져있던 유리에 손을 벤다.

‘아!’ 단발마의 비명. 급히 따라들어오는 설원.


설원 : (얼른 미실의 손을 잡아 지혈해주는데)

미실 : (이를 갈며) 지금 당장, 월천을 잡아오세요.

설원 : 월천을요?

미실 : 월천의 일이라면, 분명 유신이나 알천이 직접 움직일 것이니.. 당장 그들을 추적하여 월천을 잡아오세요.

설원 : 예.. 새주.. 알겠으니.. 우선.. 손을 시료하세요.

미실 : (아랑곳 않고) 월천을 데려올 수 없다면..

설원 : (보면)

미실 : (이를 악물며) 죽이세요. 덕만에게 있는 월천은 내겐 필요가 없으니!



S#50. 풍월주 집무실 (낮)


덕만, 유신, 알천만 남아 있는데, 비담이 들어온다.


비담 : (둘러보며) 여기가 화랑들 있는데야? 10화랑들? (둘러보며) 죽인다..

         (하다가는 덕만이 공주옷을 입은 모습을 처음 보는 듯) 우와.. 우와..

알천 : (버럭) 이놈이! 어딜 공주님을 똑바로 쳐다보고는!!

덕만 : (그냥 빙긋 웃고)

비담 : (씩웃으며 덕만에게) 근데 나, 완전 속았어, 진짜 대단하다...

알천 : (버럭) 또 이놈이!

비담 : (삐딱하게 보며) 알았어.. 알았어..

덕만 : (알천 막으며 비담에게) 미실을 속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어.

비담 : 뭐... 건 나도 인정! 미실한테도 지고, 너한테도 (하다가 째려보는 알천 발견하고) 아니..공주님..한테도 속고..

         하여간 둘 다.. 진짜 대단하다...

덕만 : (고맙게 보며) 니가 잘 해줄줄 믿었어. 너한테 고맙구... 또 미안해..

비담 : 미안? (하다가는) 근데 월천대사는 어떻게 구워 삶았어?

유신 : 예.. 저도 궁금합니다. 원하는 것도.. 두려워하는 것도 없다 하였는데.. 대체 어찌하신 겁니까..

알천 : 예.. 어찌 하신 겁니까?

덕만 : (비장해지며) 예... 이제.. 그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비담 : (보면)

덕만 : (쉽게 얘기하지 못하고)

유신 : (뭔가 어려운 일이구나 싶은데)

덕만 : (유신과 알천에게) 일단.. 두 분은 월천대사를 모셔오세요. 제가 부탁드린 일을 마치셨을 겁니다.

유신 : 예, 공주님.

알천 : 예, 공주님.


유신, 알천 나가면,


비담 : (나가려다 말고 돌아서 덕만에게) 근데... 왕 될 사람은... 미안하다, 고맙다, 이런 말 쉽게 하는 거 아니다. (하고 나간다)

덕만 : (그런 비담 보며 빙긋 웃는데)......



S#51. 일각 (낮)


유신과 알천, 있는데.. 죽방, 고도, 양길, 은밀히 모인다.

유신, 알천을 따라 가는 낭도들.

잠시 뒤, 보종과 석품, 산탁과 낭도들 나타나고. 은밀히 유신 일행의 뒤를 쫓는다.



S#52. 왕의 집무실 (낮)


놀란 얼굴의 진평, 용춘, 서현.


진평 :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


덕만, 결연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용춘 : (단호) 절대로 되지 않을 일입니다!

김서현 : (이해가 안 돼) 공주님께서 직접 미실에게서 빼앗은 신권이 아닙니까.

진평 : 헌데 그것을 내려놓겠다니?

덕만 : 신국을 위해선.. 반드시 그리 해야 합니다.

진평 : 신국을 위해서라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게야!



S#53. 침전 (낮)


놀란 얼굴의 마야. 만명이 있다.


마야 : 어찌.. 어찌 그런 생각을..

만명 : (걱정으로) 결코 뜻을 굽히시지 않을 듯 하였답니다.

마야 : 그 일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몰라 그런답니까..

만명 : (걱정) 혹.. 공주께서 평민으로 지낸지 오래되시어.. 황실의 사고를 못하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옵니다.

마야 : (걱정스러운데)



S#54. 복야회 산채, 월천의 방 (낮)


뭔가를 그리고 있는 월천. 다 된 듯 뿌듯하게 바라보고는 두루마리를 말아서 봉한다.



S#55. 길 일각 (낮)


소변을 보는 죽방, 고도, 양길.


죽방 : (유신 쪽 보며 작게) 여까지 참고 오느라 죽는 줄 알았네. 하여튼 유신랑은 훈련이든 임무든 쉴 틈을 안 줘요. 쉴 틈을.


궁시렁 거리며 소변보는데,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 이들의 입에 재갈을 물려 채가는 보종, 석품, 산탁, 낭도들.



S#56. 다른 길 일각 (낮)


기다리고 있는 유신, 알천.

유신, 왜 이렇게 안 와.. 죽방이 있던 숲쪽을 보는데, 비어 있는 숲.


유신 : (이상해서) 죽방아.. 고도야..


하는데, 숲에선 반응 없고.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유신, 알천, 잽싸게 숲으로 달려간다.



S#57. 길 일각 (낮)


달려오는 유신, 알천. 죽방, 고도, 양길, 입에 재갈이 물려있고, 온 몸이 밧줄에 묶여 나동그라져있다.

놀라는 유신, 알천.


유신 : (번쩍 무언가 생각난 듯) 월천대사가 위험하네!!


유신은 먼저 뛰고 알천, 황급히 죽방 고도 양길의 밧줄과 재갈을 푼다. 그리고는 뛰어가는 그들.



S#58. 복야회 산채, 월천의 방 (낮)


월천 있는데, 밖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월천, 기다리고 있었던 듯, 미소 지으며 문을 여는데, 칼을 들고 서있는 보종과 석품, 산탁, 낭도들.

월천, 놀라고.


보종 : (매섭게) 월천대사십니까?


산탁과 낭도들, 잽싸게 월천을 포박해 끌어낸다.



S#59. 산채 일각 (낮)


월천에게 칼을 겨누며 서둘러 끌고 가는 보종, 석품, 산탁, 낭도들.

월천, 긴장해서 끌려가는데,


유신 : (E) 멈춰라!!


달려오는 유신과 알천. 그대로 칼을 뽑으며 보종일행에게 달려든다. 막아서는 산탁과 낭도들.

그 사이, 보종과 석품, 월천을 데리고 빠져나간다.

유신, 알천, 낭도들의 칼을 쳐내는데,

이때 달려오는 죽방, 고도, 곡사흔, 대풍, 양길. 산탁과 낭도들에게 달려들고, 알천, 죽방, 고도 등이 산탁과 낭도들을 막는 사이,

유신, 황급히 보종과 석품을 뒤쫓아 간다.



S#60. 산 일각 (낮)


월천을 끌고 오는 보종과 석품. 준비되어 있는 말에 올라타려는데,

이때, 달려오는 유신.

보종, 칼을 뽑고 달려들려 하는데. 막아서는 석품. 칼을 뽑아 월천의 목에 들이댄다.

놀라서 멈춰서는 유신.


석품 : 칼을 버려라!


유신, 노려보면,


석품 : (유신에게) 이 자의 목숨을 거둬도 좋다는 것인가!


어쩔 수 없이 칼을 내리는 유신.

보종, 비웃으며 다가오는데,

순간,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칼을 집어 올려 석품의 칼을 두 동강 내는 유신, 그대로 석품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


유신 : (석품 노려보며) 칼을 거두거라!

석품 : (결연하게) 죽이거라.. (월천 목에 칼을 더 대며) 월천도 죽을 것이다.

보종 : (유신의 목에 칼을 겨누며) 새주의 명이시다!

유신 : (자르며, 꿈쩍 않고) 공주님의 명이시다!

보종 : (노려보고)

유신 : 물러서지 않는다면.. 공주님께 칼을 들이댄 것으로 간주할 것이다.

보종 : (노려보며 물러서지 않는데)

유신 : 너희들이 진정! 공주님의 명을 어기겠다는 것이냐?

보종 : (노려보다 픽 웃으며) 네가 지난 번 이서군에서의 일로.. 아주 기고만장 하구나.

유신 : (쏘아보면)

보종 : (비장하게 칼 고쳐 잡으며) 다시 승부를 가려볼까.


유신, 그런 보종 노려보고. 보종, 금방이라도 덤빌 듯 노려보는데..

이때, 달려오는 알천, 죽방, 고도, 양길.


알천 : 이 무슨 짓인가!!


칼을 뽑아 들고, 보종과 석품을 둘러싸는 알천, 죽방, 고도, 양길. 금방이라도 난전이 벌어질 듯 긴장감이 일고..

보종, 석품 인원에 밀려 살짝 긴장하는데..

그 순간, 칼을 거두는 유신.


유신 : 지금은 공주님의 명을 수행하는 중이다.

보종 : (보면)

유신 : (노려보며 매섭게) 승부를 겨룰 날은.. 언제든지 있다.


알천, 죽방, 고도, 양길, 위협적으로 칼을 들고 있고.

보종, 노려보다 결국 칼을 거둔다.

순간, 월천대사를 빼내 말에 태워 가는 알천. 그대로 서로 노려보는 유신과 보종 석품.


보종 : 너희들이 월천을 어디가 숨길 생각인지는 모르나, 반드시 찾아내 죽일 것이다... (하고 미소)



S#61. 궁 일각 (낮)


월천을 데리고 오는 유신과 알천.


유신 : 괜찮으십니까?

월천 : 괜찮소이다.


하며, 소매 안에서 두루마리를 꺼낸다. 지켜내서 다행이라는 듯 두루마리를 꽉 움켜쥐는 월천.

유신과 알천, 저게 뭘까 싶어 보는데..



S#62. 복야회 산채, 월천의 방 (회상/낮)


놀란 눈으로 서찰을 보고 있는 월천.


덕만 : (의지로) 제가 격물을 이용하는 것은 이번 일식.. 그것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뜻대로 된다면, 그와 같이 할 것입니다.

월천 : (보며) 예, 공주님의 계획을 믿기에.. 일식을 계산한 것입니다.



S#63. 덕만의 방 (낮)


서찰(월천이 보던 것)을 보고 있는 덕만.


덕만 : (결연하게, 마음의 소리 E) 반드시 그리 할 겁니다. 반드시..



S#64. 열선각 회의실 (낮)


진평, 김서현, 용춘, 있고. 덕만, 공주 자리에 앉아있다.

앞엔 미실, 미생, 세종, 하종 있다.


미실 : (덕만보며) 무슨 일로.. 대신들을 모두 불러모으셨는지요?

덕만 : ......

미실 : ......

덕만 : 이렇게 모두 모이시라 한 것은.. 공주로서의 첫 소임을 밝히고자함입니다.

미실 : (보고)

진평 : (불안하게 보고)

용춘,서현 : (걱정스럽게 보는데)

덕만 : 신국의 천신황녀로서! 공주 덕만은! 오늘부로, 상천관을 폐하고!

         천문기상에 관련된 모든 것을 백성들에게 공개할 것입니다!

미실 : (경악)

세종 : (경악)

미생 : (경악)

진평 : (불안하게 대등들의 눈치를 살피는데)


이때 월천과 함께 들어오는 유신. 월천, 번듯한 복색으로 갖춰 입었다.

미실, 놀라 월천을 노려보는데, 월천, 덕만에게 예를 취하고는 두루마리를 건넨다.

덕만, 두루마리 펼쳐 공개하면, 첨성대 도안이다.

미실, 저게 뭐야 싶고. 대등들 모두 웅성웅성 거리는데.


덕만 : 서라벌 땅에.. 천문관측의 기준점이자! 모든 백성이 볼 수 있는 책력! 그 책력을 건축물로 지을 것입니다!

미실 : (경악)

덕만 : 이름은.. 첨성대라 할 것입니다!

미실 : (경악)....!

모두 : (뭔가 싶은데)

덕만 : 첨성대 건립의 수장은 여기계신 월천대사께서 맡으실 것입니다.

월천 : (나서며 도안 설명) 기단석 12개의 석재는 한 해의 달수인 12달을 의미하며,

         몸통부의 석재는 삼백 예순 다섯 개.. 맨 위 사각정자석은 사분지 1의 날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총 1년의 날수를 의미하며..

미실 : (경악)....!

덕만 : (그런 미실 보고)

월천 : 기단에서 중앙 창까지 12단, 다시 중앙 창에서 정자석까지 12단, 24단을 쌓은 것은 24절기를 의미하며..

미실 : (덕만 노려보고)

덕만 : (지지 않고 보고)

월천 : 정자석과 몸통부의 층 수는 총 28단으로, 이는 별자리인 28수를 의미합니다.

미실 : (노려보면)

덕만 : 이로서 신라인이면 누구나, 천기의 운행을 알 수 있을 것이며, 천문을 독점해온 신당과.. 앞으로는 그 누구라도 더 이상!

미실 : (노려보고)

진평 : (그저 불안하게 보는데)

덕만 : (미실 지그시 보며) 백성들의 무지를 이용해 불안을 조장하고, 사익을 채우지 못할 것입니다!


경악하여 보는 세종, 하종, 미생.

미실, 부들부들 떨며 덕만 보고. 덕만 그런 미실을 보며 cut.



S#65. 풍월주 집무실 (낮)


덕만과 미실이 독대하고 있다.


미실 : 신권을 포기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덕만 :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미실 : (철없다는 듯 보다가 한숨쉬고)......공주님... 세상은 종(縱)으로도 나뉘지만, 횡(橫)으로도 나뉩니다.

덕만 : ......? 무슨 말씀이십니까...?

미실 : 세상을 종으로 나누면... 이렇습니다. (세로로 나누는 시늉을 하며) 백제인, 고구려인, 신라인...

         또.. 신라 안에선..공주님을 따르는 자들.. 이 미실을 따르는 자들...

덕만 : (보며).......

미실 : 하지만 세상을... (가로로 나누는 시늉을 하며) 횡(橫)으로 나누면... 딱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덕만 : (보며).......

미실 : 지배하는 자와... 지배 당하는 자...

덕만 :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 살짝 놀라) !

미실 : 세상을 횡으로 나누면, 공주와 전 같은 편입니다. 우리는 지배하는 사람들입니다.

         미실에게서 신권을 뺏으셨으면, 공주님께서 가지세요.

덕만 : 허면, 언젠가 다시 빼앗길 수도 있겠죠.

미실 : 그게 두려워, 버리겠다는 말씀입니까?

덕만 : 버리는 게 아니라, 백성에게 돌려주는 것입니다.

미실 : 그게 버리는 것입니다! 그걸 버리고 어찌 통치를 하려 하십니까!

덕만 : (살짝 당황한 채로, 마음의 소리 E) 그러한가.. 버리는 것인가...? 통치를 할 수 없는 것인가...?

미실 : (한숨 쉬고는) 예... 공주님. 우린 정쟁을 하고 있습니다. 정쟁에도 규칙이 있는 것입니다.

         이건...(미소지며) 규칙.. 위반입니다.

덕만 : (할말을 필사적으로 생각하는 듯)......

미실 : 무엇으로 왕권을 세우고, 조정의 권위를 세우겠습니까?

덕만 : (마음의 소리 E) 무엇으로... 내 권위를 세우느냐..?

미실 : 무엇으로, 백성을 다스리려고 하십니까?

덕만 : (마음의 소리 E) 무엇으로 다스리느냐...? (하다가는 뭔가 생각난듯한 표정)

미실 : 말씀을 해보세요!

덕만 : ......

미실 : 무엇이냔 말입니까?

덕만 : (단호) 진실이요.

미실 : (비웃음) 진실...? 무슨 진실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백성들이 새로운 천신황녀라며, 공주님을 외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무슨 진실을요! 난 사실 아무것도 모른다! 나에게 신비로운 능력은 없다! 이런 진실이요???

덕만 : 격물이란 사물의 이치를 밝히는 것이며.. 진실을 밝히는 것입니다.

미실 : 그래서요?

덕만 : (말을 뱉어놓고 보니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으로 말이 술술 나온다) 새주께선, 진실을 밝히려는 격물을 가지고

         마치 새주께서 천기를 운행하는 듯한 환상을 만들어냈습니다.

미실 : (이젠 안타깝기까지 하다) 백성은 환상을 원하니까요. 가뭄에 비를 내리고, 흉사를 막아주는 초월적인 존재를 원합니다.

         그 환상을 만들어내야 통치할 수 있는 겁니다.

덕만 : 아니요. 백성은 희망을 원하는 겁니다.

미실 : 백성의 희망? ... 공주님... 백성이란 것이.. 군중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아십니까..?

덕만 : (마음의 소리 E)(놀란 듯) 무..무서워? 미실이 무서워하는 게 있어..?

미실 : 군중의 희망, 혹은 욕망... 이런 것들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르시지요?

덕만 : 예, 전 무섭지 않습니다. 적어도, 백성이란 조금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원하는 것이지..

         환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미실 : 백성은 비가 왜 오는지 알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일식이 어찌 일어나는지 알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 비를 내려주고, 누군가, 일식이란 흉사를 막아주면 그만인.. 무지하고 어리석은 존재들입니다.

덕만 : 그건 모르기 때문입니다.

미실 : 예, 모릅니다. 알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뭘 원하는 지도 모릅니다.

덕만 : 백성이 책력을 알면.. 스스로 절기를 알게되고.. 스스로 파종을 할 때를 알게 됩니다. 그리되면, 비가 왜 오는지 몰라도..

         비를 자신들의 농사에 어찌 이용 할 수 있는지를 알게됩니다. 그렇게 한발짝씩이라도 더 나아가고 싶은 게 백성입니다.

미실 : 안다는 것, 지혜를 갖는다는 것.. 그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들에게 안다는 것은 피곤하고 괴로운 일입니다.

덕만 : (자신있고 결연하게) 희망은 그런 피곤과 고통을 감수하게 합니다. 희망과 꿈을 가진 백성은! 신국을 부강하게 할 겁니다!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함께! 그런 신라를 만들 것입니다!

미실 : (놀라) !......(마음의 소리 E 경악한채로) 설마... 이 아이가.. 원하는 것이...??

덕만 : (스스로에게 놀라 마음의 소리 E) 이게... 내가 하고 있는 말이 맞는거야...?

미실 : (차분하게) 공주님, 미실은 백성의 환상을 이야기하고,. 공주께선, 백성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허나...

덕만 : (보며)......

미실 : 그 희망이라는 것이.. 그 꿈이라는 것이...

덕만 : (보며)......

미실 : 사실은... 가장 잔인한... 환상입니다... (이 악물고 미소로) 공주께선.. 이 미실보다도 간교합니다...

덕만 : (살짝 미소 띤 채 마음의 소리 E)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미소띤 채 결연한 표정으로 마음의 소리 E) 하지만!


결연한 미소를 띤 덕만의 얼굴에서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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