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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37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6|조회수2,352 목록 댓글 0

[선덕여왕] 37











S#1. 궁일각 (밤) - (앞부분 생략)


유신 : 하여.. 이제 새주님의 품으로 들어가려합니다.


‘으하하하’ 웃는 미실.

그런 미실을 보며 이제는 냉정을 되찾는 덕만.


미실 : (계속 웃으며) 내 품이라!! 내 품!! 내가 젊었다면.. 직접 품었을 것을 이리도 안타까울 때가 있나!!


하며 계속 웃으며 덕만을 보는 미실.

덕만, 역시 미실을 본다.


미실 : 허면.. 유신랑과 나 미실.. 정의 징표로 우리 가문의 영모와 혼인을 하시지요?

유신 : ......

덕만 : ......

미실 : ......

유신 : 예. 새주님. 하겠습니다.


하는 유신의 표정. 보는 미실의 표정. 보는 덕만의 표정. (36부 엔딩지점)



S#2. 미실침소 (밤)


덕만, 미실 마주보며 앉아있다.


미실 : (여유있는 표정으로 보는데).....

덕만 : (속으로는 죽을 힘을 다하지만 겉으로는 여유있고 온화한 표정으로) ..가문에.. 혼사가 있으시다니..경하드립니다.

미실 : (한번 쓱 보다가는) ..예.. 유신랑이.. 저리도.. 간절히 원하네요..

덕만 : (억지로 미소지며) ..살아야하니까요.

미실 : 잘 키워보겠습니다. 이제 어엿한 풍월주가 되겠지요.

덕만 : 그러셔야죠. 무술로나.. 품성으로나.. 뛰어난 자가 아닙니까?

미실 : (미소지으며) ..예. 허나,

덕만 : ......

미실 : 그것으로 유신랑이 나의 사람이 된다 생각할 정도로 미련하지는 않습니다.

덕만 : 예.. 그러니.. 저는 더욱 필사적이 되겠지요. 유신랑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미실 : 필사적..! 정확하게 아십니다.

덕만 : ..누구와 상대하는 일인데 그걸 모르겠습니까?

미실 : (싱긋 웃으며) 저는 폐하를 모시는 것이 가문의 일이었기에.. 어려서부터 사내를 모시는 여러가지 것들을 배워왔습니다.

덕만 : ..예.. 진흥제.. 동륜태자.. 진지제..까지.. 모두 모셨다지요. 세종공에.. 설원공.. 아! 이름모를 촌부도 모신 적이 있다구요?

미실 : (거슬리자 확끊으며) 해서, 사내들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데.. 참으로 편한 면이 있었습니다. 허나!

덕만 : .....

미실 : (강조) 성골이신 공주님은 체면이 있으시니.. 그리는 못하실테고.. 참으로 필사적이셔야 할 듯합니다.

덕만 : (생긋 웃으며) 항상.. 마음 깊은 충언을 해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미실 : (미소지며 보며)......

덕만 : (미소지며 보며)......



S#3. 일각 (밤)


미실궁에서 나오는 덕만, 나오자 나무에 손을 짚은 채 깊은 숨을 토해낸다. 참느라 죽을 지경이었다는 듯.

이때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유신. 본다.

서로 보는 유신, 덕만.



S#4. 예쁜 일각 (밤)


덕만, 유신 있는데..


유신 : (심각하게) 어차피 공주님과 전...

덕만 : (서둘러 말 끊는다. 말은 무겁다) 유신랑 때문에.. 깨닫게 됐습니다.

유신 : (보면)

덕만 : 백성을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유신 : .....

덕만 : 미실이 가야 백성을 인질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유신랑의 (강조) 타협 외에는 가야 백성을 지켜낼 방법이 없다..!

유신 : ......

덕만 : 참으로 놀라운 깨달음입니다. (안타깝고 허한 마음으로 유신을 보며) ..정말.. 그 방법밖에는 없었던 걸까요?

유신 :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확실해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덕만 : ......?

유신 : 단군 이래, 한 번도 하나였던 적이 없는 이 땅을, 하나로 만들어라... 신라는 이백년 전부터 이런 꿈을 꾸었습니다.

덕만 : ..(본다)...

유신 : (설레는 가슴으로) 이 김유신...그런 오랜 꿈을 후대에 전한 신라의 왕들에 매료됐고, 그 꿈의 크기에 매료됐고,

덕만 : ..(유신보며)......

유신 : 그 꿈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저는 가슴이 벅찼습니다.

덕만 : (보고)

유신 : (덕만에게 간청하듯) 저는 진흥제를 도왔던 거칠부공이나 이사부공, 지금의 설원공 이상의 무장이자 병법가가 되겠습니다!!

덕만 : ......

유신 : 공주님께서는.. 진흥제를 뛰어넘는! 미실을 뛰어넘는! 정치가이자 정책가가 되십시오.

덕만 : (보는데)

유신 : 그게 우리 둘이 이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덕만 : (마음의 소리 E)(나지막이 간절하게) 제 마음은... 제 마음은 어쩌구요..?


하고는 덕만, 몸을 돌려 가는데..


유신 : ..(마치 덕만의 말을 들은 듯) ..공주님..

덕만 : (돌아본다)......

유신 : 군신간의 신뢰가.. 남녀간의 연모보다 훨씬 더 지키기 어렵습니다.

덕만 : (보고)

유신 : 저희는 이제 더 어려운 길을 가는 겁니다.

덕만 : (보고)

유신 : 저희의 신뢰는 이제 시험에 들게 된 것입니다.

덕만 : 알고 있습니다. (마음의 소리 E)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하며 서로 안타까운 듯 바라보는 유신과 덕만의 모습에서..



S#5. 미실집무실 (밤)


미실, 역시 깊은 생각으로 있는데 설원, 세종, 하종 들어온다.


하종 : (앉으며) 유신이 영모와 혼인하겠다 한 것이 사실입니까?

미실 : ..예.

설원 : (미실 보는데)

하종 : 그 자가 풍월주에 눈이 멀긴 멀었나 봅니다.

세종 : 아무튼간에.. 새주의 사람 굴복시키는 품새는 항상 보아도 놀랍구려.

설원 : 아직은 아닙니다.

하종 : 아니긴 또 뭐가 아닙니까? 혼인하면 끝이지. 유신이 아무리 공주의 편이라고 해도

         지 장인인 나를 치겠습니까? 지 처가를 치겠습니까?

미실 : 예.. 친다해도 상당한 명분이 필요하겠죠. 그렇게 관계 자체가 방어막이 되는 겁니다.

설원 : 예.. 새주께선 유신이라는 아주 유용한 패 하나를 쥔 것은 사실입니다.

세종 : 그게 혼맥을 만드는 이유 아닌가.

설원 : 허나.. 유신은 공주님을 배신하고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아직은 명확한 공주님의 사람입니다.

미실 : 오히려.. 이번 결단은 가야백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으니.. 둘의 관계는 더 돈독해질 수도 있지요.

하종 : 에이.. 정치에 그런 게 어딨습니까? 더구나.. 애 낳고 살다보면.. 자식이 자기의 미래가 되는건데요.

미실 : 예. 맞습니다. 오늘은 우리 아드님께서 어찌 이리 맞는 말만 하십니까?

하종 : (신나서) 제가 뭐, 이 정돕니다!

미실 : 허니.. 하루라도 빨리 혼인시키고.. 영모에게 아이를 생산하라 이르세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데 자식만한 것은 없으니 말입니다.

하종 : 헌데.. 어머니는 왜 저한텐 안 흔들리시는 겁니까? 예?

세종 : (어이구.. 어째 저런 걸 낳았을까 싶은 듯 본다)


설원과 미실도 그런 하종을 보는데..



S#6. 도박장 염종의 방밖 (밤)


아직 문노와 염종의 말을 듣고 있는 비담. 그 위로.


문노 : (E) 허니.. 내가 집필을 마무리 할 곳을 좀 마련해주게.



S#7. 도박장 내 염종의 방 (밤, 셋트로)


문노와 염종.


염종 : 뭐.. 그리도 믿을 만한 자에게 주신다니.. (하다가는 일어나며) 예. 알겠습니다. 걱정마십시오.

문노 : (따라 일어서며) 늘 이렇게 도와주어 고맙네. 자네가 아니었다면 내가 어찌 이 책을 완성할 생각을 했겠는가?

염종 :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하고는) 필부를 따라가 쓰고 계시면.. 일간 제가 들러.. 백제와 고구려의 바뀐 정세는

         소상히 보고하겠습니다.


하고는 나간다. 따라나가는 문노.



S#8. 염종의 방 밖 (밤)


비담, 안의 이야기를 들은 뒤, 비담도 그들을 따르려는 듯 어딘가로 빠진다.



S#9. 염종의 방 안 (밤)


염종 혼자 들어오는데.. 기분이 영 좋질 않다.


염종 : (기분 나쁘고 황당하다는 듯) 다른 놈한테 이걸 주신다..? 허..!


하는데.. 사내2가 급히 들어온다.


염종 : (기분 안좋아) 뭔 일이냐?

사내2 : 어떤 손님이 대인을 자꾸 뵙겠다면서..

염종 : (기분 안 좋은 듯 대수롭지 않게) 쫓아버려.

사내2 : 헌데 이것을..


내밀면, 귀걸이 한쪽이다.


염종 : (놀라) !!! 어...어디 계시느냐?



S#10. 보종의 방 (밤)


춘추와 들어오는 미생.


미생 : 잠시 계십시오. 제가 병부령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춘추 : 예.

미생 : (나가고)

춘추 : (혼자 남아) ..병부령의 집이라..



S#11. 설원의 방 (밤)


시녀 하나가 보량(15-18세)이를 화장시키고 있다.

이를 보는 설원. 보종, 대남보. 있는데 미생 들어온다.


미생 : (들어와 보며) 준비는 다 되었습니까?

설원 : 새주께서 워낙 미생공을 믿으시니.. 준비는 시킵니다만.. 정말 보량이가 춘추공이 좋아할 여인입니까?

미생 : 어허.. 내 생애 들은 말 중에 절 가장 무시하는 말입니다.

설원 : (픽 웃으며)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아직 어려서.. 걱정이 되어서 그런 거지요.

미생 : 걱정 마십시오.


하며 화장하는 과정을 무슨 예술작품 쳐다 보듯 보는 미생. 시녀가 볼터치를 하자,


미생 : (버럭) 어허! 넌 그 색이 보량이의 얼굴색과 어울린다고 생각하느냐?

시녀 : (당황하여 미생보면)

미생 : 살구빛.. 살구빛으로 해야지.


하며, 미생이 직접 색을 골라 보량의 볼터치를 그림그리는 사람처럼 한다.

그런 과정을 보는 설원과 보종, 대남보. 미생이 신기하다.


미생 : (보량에게) 웃어보거라.


하면 보량이 웃어보인다.


미생 : 아니다 아니야. 그리 크게 웃으면 안된다. 살짝! 살짝 웃어야지. 너는 새주님 웃는 것도 보지 못했느냐?

보량 : (민망하고) 송구합니다.

미생 : 네가 얼마나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는지 아느냐?

설원 : 그것은 내가 정확하게 알려주었습니다.

보량 : ......

미생 : 정말 막중하다. 웃음 하나도 말 한마디도.. 허투루 해서는 안돼.

보종 : 예.. 워낙 까다로운 분이라면서요? 술 한잔.. 음식 하나를 그냥 드시는 법이 없다 들었습니다만..

대남보 : 예.. (하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

설원 : (뭐 그런 놈이 다 있나)

보량 : (겁이 나고)



S#12. 보종의 방 (밤)


춘추, 앉아 방의 이곳저곳을 살핀다. 책. 그림. 도자기 등등..

이때 방문이 열리고 다과상을 들고 들어오는 보량. 보량을 보는 춘추의 표정.

보량, 다과상을 내려놓고는 앉으며..


보량 : 식사를 하시기 전에.. 차를 드시는 것이 좋을 듯 하여..


하며 춘추의 잔에 차를 따른다.

춘추, 그런 보량을 보며 찻잔을 가져가 마시려는데.


보량 : (말리며)..공자님..

춘추 : (본다)

보량 : ..갈증을 푸시려 드시는 것이 아니라면.. 향부터.. 맡아주시지요.

춘추 : (보량을 보며 향을 맡는)

보량 : 다음은.. 색을 관하시고.. 그 다음에.. 입에 머금으십시오.

춘추 : (그런 보량을 본다)

보량 : 물이 맑기로는 최고인 신라의 용포천의 샘물로 끓인 차이옵니다.


춘추, 그런 보량을 보며 슬쩍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차를 한모금 마시는데서 컷.

(시간경과)

보량이 현악기(중국의 현악기여도 상관없음)를 켜고 있다.

현악기를 켜는 보량의 손. 그 손을 보는 춘추.

그런 춘추를 보는 설원, 보종. 앞엔 상이 차려져있고..


미생 : 어떻습니까? 우리 보량이가 악기에 일가견이 있지 않습니까?

춘추 : 예.

보종 : 숙부님의 실력에 비하면.. 어찌 일가견이 있다 하겠습니까?

설원 : 이를 말이냐?


하는데.. 연주가 모두 끝난 듯 보량이 모두에게 인사를 한다.


춘추 : (같이 머리로 인사하며 보는)

보량 : (역시 본다)

미생 : (춘추의 표정을 유심히 살피고)

설원 : (모른 척) 저희 집에 자주 들르시지요.

보종 : 예.. 중국의 문물과 정세에 대해 공의 고견을 많이 듣고 싶습니다.

춘추 : ..예.. 뭐.. 고견이랄 것은 없고.. (하며 보량을 보고)

보량 : (역시 춘추를 보는데)


그런 둘을 보는 미생, 설원, 보종.



S#13. 절 마당 (낮)


들어가는 문노. 사내 몇이 문노의 뒤를 따르는데..

이때 우악스럽게 걸어오는 비담. 사내들이 비담 막으려 하자, 비담이 사내들 젖힌다.


문노 : (이를 보고는 사내들에게) 되었다. 너희들은 잠시 물러가 있거라.


하면, 사내들 비담을 잠시 보다가는 물러난다.

비담, 문노의 앞으로 두서너 발자국 걸어오더니 그대로 무릎 꿇는다.

그런 비담을 보는 문노.


비담 : 제가 많이 부족한 것 압니다.

문노 : .....

비담 : 스승님.. 생각같지 않은 것도 알구요.

문노 : ......

비담 : 제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문노 : .....

비담 : 제가 더 노력하여..

문노 : 그래.. 더 노력하거라. 아니.. 너와 나.. 같이 노력을 해보자.

비담 : ..(보다가는 나름 간절하게) 허니.. 그 책은 저를 주십시오.

문노 : (보며) 너는 나와.. 떠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하지 않았느냐?

비담 : (보고)

문노 : 허니.. 이곳의 일과 사람들은 잊고.. 나와 떠나자.

비담 : (슬픈 목소리로 씹어뱉듯 나지막이) 왜 유신 입니까?

문노 : (보는데)

비담 : 왕보다 높고! 왕보다 더 오래 지속될 역사의 주인이라 하셨습니다!

문노 : (그걸 기억하고 있었구나)....!

어린비담 : (E) 스승님..



S#14. 산길일각 (회상. 낮)


어린 비담과 문노 걸어가는데..


문노 : 또 왜 그러는 것이냐? 뭐가 또 궁금해?

비담 : 허면.. 제가 이루어야할 대업이란 것은 왕이 되는 것입니까?

문노 : ..글세.. 왕보다도 크고.. 왕보다도 높은 것일게다.

비담 : 그런게 있습니까?

문노 : 왕은 나라의 주인이나.. 이 일을 하는 자는 삼한 역사의 주인이 될 것이니까.

비담 : 삼한 역사의 주인이요?



S#15. 절마당 (낮)


문노와 비담 있는데..


비담 : 스승님의 그 말 한마디가 제 어린 가슴을 얼마나 뛰게 했는지 아십니까?

문노 : (보면)

비담 : 스승님의 그 말 한마디에! 그 어린 나이의 제가! 수십명을 죽이고 그 책을 지켰습니다!

문노 : .....

비담 : 스승님께서.. 그리 말씀 하셨고! 제 것이라 하셨기에!

문노 : (보는데)

비담 : 스승님께 칭찬받으려구요!!

문노 : .....

비담 : 헌데 왜 유신입니까? 수십년을 모시고 있었던 제가 아니라! 몇번 보지도 않은 유신이란 말입니까?

문노 : (역시 버럭) 네 마음이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비담 : (보는데)

문노 : 오로지 내가 중요했다하여.. 오로지 내 칭찬을 받으려는 마음 하나로 그들을 모두 죽였던 것이 너의 진심이었기 때문이야.

비담 : (보는데)

문노 : 너는 그런 놈이니까.

비담 : (보는데)

문노 : ..미실처럼..

비담 : (섬뜩한 표정이 되는데)

문노 : (섬뜩함을 느끼지만 노려보며) ..분명히..얘기하마.

비담 : .....

문노 : 이 책은! 절대 너의 것은 되지 않을 것이다!!

비담 : (노려보고).....!!

문노 : (역시 비담을 노려보다가는 사내들에게) 여봐라!


하면, 사내들 나타난다.


문노 : 지금부터 아무도 이곳에 들이지 말거라.


하면, 사내들, ‘예!’ 하고는 비담의 앞으로 정렬하여 선다.

비담, 문노를 보면.. 문노는 방안으로 들어간다.

들어가는 문노를 보며 무릎을 꿇고 있는 비담. 비참하다.



S#16. 절 방 (낮)


문노, 들어와 비담 생각하며 한숨을 짓는데.



S#17. 절 마당 (낮)


무릎 꿇고 있던 비담, 천천히 일어선다. 돌아선다. 걸어간다.



S#18. 산 일각 (낮)


비담, 굳은 표정으로 가는데.. 산 한쪽에 꿩이 푸드득 내려앉는다.

보는 비담. 순간, 발로 돌을 확 찬다.

돌을 맞은 듯한 꿩. 절명하는데 다가와 그런 꿩을 잡는 비담. cut.



S#19. 왕집무실 (낮)


진평, 김서현, 만명..


진평 : 결국.. 그렇게밖에는 안 되는 일이냐?

서현 : 황공하기 이를데 없사옵니다 폐하.

만명 : 저희의 처지를 굽어살펴주시옵소서.

진평 : 내가 어찌 너희의 처지를 모르겠느냐?

만명 : 폐하..

진평 : 또한.. 공주가 참고 있는데.. 내가 어찌 입에 올리겠느냐?

서현 : 비록.. 세종공가문과 혼인을 하지만.. 소신과 유신.. 폐하에 대한 충심은 절대 변치 않을 것이옵니다.

진평 : ..(사람의 일이란 것이 그리될까 싶다)....

서현 : 심려치 마시옵소서.

만명 : 예.. 폐하..



S#20. 연무장 마당 (낮)


죽방, 고도, 대풍, 곡사흔 등 용화향도들, 훈련하다 말고, 바닥에 앉아 목검으로 모래 휘적거리며 쉬고 있다.


고도 : 근데 진짜 유신랑이 공주님 버리고 그래도 되는 거야..?

곡사흔 : 그러니까.. 공주님이랑 도망까지 가셨었는데..

대풍 : 공주님은.. 괜찮으실까?

죽방 : 난 진짜 유신랑 다시 봤다.

찬기 : 저두요! 완전 배신이야. 배신.

죽방 : 그게 아니라 자식아! 유신랑은 지금 엄청난 혼돈과 시련을 스스로 헤치고 나온 거라 이거야.

         사랑보다는.. 대의를 택하면서 말이지.

모두 : (잘 모르겠다는 듯 보면)

죽방 : (유신에게 감탄했다는 듯) 진정한 대장부란 말이야.. 아무튼.. 뭔 일 하나는 크게 낼 분 같어. (하는데)

고도 : 그래도 난 싫어. 뭐야 그게...

죽방 : (쥐어박으며) 으이그.. 아.. 서역에서 상인 들왔지? 따라와봐.

고도 : 따라와? 왜?


죽방, 고도 간다. 대풍, 곡사흔은 ‘어디가?’ 하고

죽방과 고도가 가는 연무장 다른 일각에 있는 월야와 설지.



S#21. 연무장 다른 일각 (낮)


월야, 설지 있다.


설지 : 참으로 놀랐습니다. 유신랑이 그런 선택을 하다니요.

월야 : 정치적으론.. 이치에 맞는 행보가 아닌가. 어찌되었건 가야민들을 지켜냈고.. 미실새주와 연합한다 하여

         우리가 손해 볼 것은 없으니.

설지 : 그렇다 해도.. 공주님과 유신랑의 관계가 남달랐던 거 같던데.. 공주님께서 마음이 많이 상하셨겠습니다..

월야 : ..어찌됐든 자네는 유신랑에게 목숨을 빚졌네.

설지 : 알고 있습니다.

월야 : .......



S#22. 공주집무실 (낮)


서책들을 쌓아놓고 보고 있는 덕만. 옆엔 소화 있는데..

책만 보고있는 덕만.

소화, 걱정스럽게 그런 덕만을 보고 있는데.. 마야가 들어온다.


덕만 : (일어서며) 어머니..

마야 : (서책에 파묻혀있는 덕만을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보며) 덕만아.. 이리 일에만 매달린다고.. (하는데)

덕만 : (일부러 자르며) 춘추가 걱정이옵니다.

마야 : (보면)

덕만 : 궁에도 잘 붙어 있지를 않고, 책도 보지 않는다 하고..

마야 : (덕만이 유신에 대한 얘기는 하고 싶지 않음을 느끼고는) 중국에서부터 끈기가 없어.. 책을 구해다주면 한 나절도 못 돼서,

         다른 책을 보자하는 통에.. 책 한권을 떼지를 못했다더구나.

덕만 : 하여, 오랜만에 춘추가 궁에 왔다길래, 알천랑에게 왕실 서고에 데려가라고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제가 직접 가봐야겠습니다.


하며, 덕만 자리를 피하듯 급히 방을 빠져나간다.

마야, 그런 덕만 안타깝게 보고, 소화 역시 걱정스럽게 보는데.



S#23. 궁 일각 (낮)


시녀들의 호위를 받으며 가고 있는 덕만.



S#24. 왕실 도서관 (낮)


의자에 삐딱하게 기대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춘추. 2초에 한 장씩 책을 넘기며 건성건성 훑어보기만 한다.

알천, 마음에 들지 않아 인상을 쓰고 보고 있는데..


춘추 : (대충 훑은 책 덮고는) 다른 건 없느냐?


알천, 참으며 다른 책을 꺼내 주다 뭔가를 발견한다. 보면, 종이로 접은 공이다.

알천, 뭐야 싶어 펴보면, 책을 찢어 접은 것이다.


알천 : (경악해서) 공자님.. 설마 책을 찢어 이런 걸 접으신 겁니까!

춘추 : (그냥 듣고 있고)

알천 : (어찌 저럴까 싶어, 버럭) 아무리 춘추 미령하시다 하더라도, 이러실 순 없습니다!

춘추 : (듣고)

알천 : 천명공주님께서 어찌 돌아가셨는데.. 이러실 수 있단 말입니까!!


하는데, 가만히 듣던 춘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면, 접은 공이 하나 더 나온다.


춘추 : (개의치 않고, 재미있다는 듯 통통 튕기며) 주령구 같지 않느냐?


알천에게 보란 듯이 공을 튕기며 재미있어하는 춘추.

알천, 붉으락푸르락해서 보는데, 한쪽에서 그런 춘추를 보고 있는 덕만. 차가운 얼굴.


알천 : (덕만을 발견하고) 공주님. 오셨습니까.


춘추, 공주란 소리에 보면, 덕만 있고. 차가운 표정의 덕만을 보는 춘추. cut.



S#25. 공주 집무실 (낮)


덕만, 춘추 있고.


덕만 : (단호하게 야단치는 목소리로) 너는 내게 네 어머니를 등에 업고 가지 말라 하였다.

춘추 : (귀찮은 표정)

덕만 : 어머니를 대신 할 수 있는 건 내가 아니라, 너라고.

춘추 : (슬며시 보면)

덕만 : (엄하게) 그리 생각하는 아이가, 어찌 이런 행동거지를 보이는 것이냐? 네 어머니께서.. (하는데)

춘추 : (차갑고 딱 부러지게) 한가하신가 봅니다.

덕만 : (황당해서 보면)

춘추 : (차갑고 딱 부러지게)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 것이니, 어머니 행세는 관두시지요.


하고, 나가버리는 춘추.

덕만, 그런 춘추 멍하니 보는데.. 춘추 때문인지 유신 때문인지..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덕만, 억지로 눈물을 참고 있는데..



S#26. 공주집무실밖 궁마당 (낮)


시녀들 있고, 소화 있는 곳에 죽방과 고도가 온다.


죽방 : 공주님 좀 뵙고 싶은데요..

소화 : 지금 춘추공을 뵙고 계실 겁니다.

죽방 : ..예에.. (하다가는 소화에게 터번을 쓴 목각인형을 건넨다)

소화 : (보고는 터번쓴 인형이라 놀란다)

죽방 : 공주님과 처음 만났을 때 쓰고 있던 것과 같죠?

소화 : ..예에.. 서역인들이 쓰는 터번이라고 합니다.

죽방 : 공주님께서 저희랑 낭도생활 하실 때.. 사막서 있었을 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하셨거든요.

소화 : ..예에..

죽방 : 공주님..굉장히 힘들어하시죠? 유신랑 때문에?

소화 : ..예..

죽방 : 그래서 ..제가 하나 샀습니다.

고도 : 내가 샀, (하는데 죽방이 꼬집은 듯 악 소리지르고)

죽방 : 힘들땐 고향 생각이 최고거든요. 갖다 드리세요.

소화 : (너무 고맙다) 감사합니다.

죽방 : 별 말씀을요..

소화 : 같이.. 잡혀있을때도.. 제 걱정 많이 해주셨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드리고.. 정말.. 마음이... 따뜻하세요.

죽방 : (너무 좋다)


그런 둘을 보는 고도. 내가 산걸로.. 뭐야하는 표정.



S#27. 공주집무실안 (낮)


덕만, 있는데.. 소화 들어온다.

덕만, 표정을 수습하고 보면, 소화, 터번을 쓴 서양인 모양의 목각인형을 내민다.


소화 : 낭도 죽방이 공주님께 이걸 드리라면서...

덕만 : (반가워하며) 세상에... 사막서.. 엄마랑 가지고 놀던 거잖아요.

소화 : 예. (하고는 인형을 가지고 연극하듯이, 목소리 달리해서) 독만~! 오랜만이야.

덕만 : (웃으며) 카탄 아저씨?

소화 : (인형 움직이며) 독만~ 신라의 공주가 됐다며?

덕만 : (웃으면)

소화 : 영웅이 되겠다며.. 철없이 용감하기만 하더니, 결국 공주가 된거야?

덕만 : (웃으며) 예.

소화 : (카탄 말투로) 안됐다 독만.. 영웅은 외로운 건데..

덕만 : (그말에 갑작스레 울컥한 듯 말을 잇지 못하자)

소화 : (소화 말투로) ..공주님..

덕만 : 저기....덕만아라고.... 한 번만...... 한 번만.... 불러주세요.

소화 : (슬프게 보다가)......(다정하게) 덕만아...

덕만 : (울컥한 느낌으로 내뱉듯)...엄마.. 나 너무 힘들어... (울음 나오려는 거 참으며)...내일이에요...


하는 소리와 함께 음악이 깔리기 시작한다.



S#28. 길 일각 (몽따주 시작. 낮)


조선시대와는 다른 혼인 복색을 하고는 말을 타고 가는 유신.

죽방, 고도, 곡사흔, 대풍 등 용화향도들 짐을 지고는 유신을 따라간다.

(몽따주 최대한 빠르게 편집해서 3분이 안되게 해주세요. 대사도 최대한 빠르게 치시구요) 그 위로.


덕만 : (카리스마 있는 말투로 E) 유신랑이!



S#29. 압량주의 논(땅) 일각 (음악과 함께 몽따주. 낮)


멀리 일하고 있는 농민들이 보이는 가운데..

덕만과 알천, 월야 설지가 보고 있다. 덕만은 일만 하려는 의지가 보이는 빠르고 각잡힌 말투로 얘기한다.


덕만 : 압량주의 백성과 땅을 어찌 지켜냈는지 아실 겁니다.

설지 : 그럼요. 땅을 내어 주고.. 자기를 버리시고.. 우리의 배고픔을 해결해주신 분입니다.

         공주님도 난도촌을 보시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그때 무슨 희망이 있었겠습니까?

덕만 : .....!

월야 : 예. 하여 아마도 이곳의 백성들은 유신랑의 명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따를 것입니다.

덕만 : ......!

월야 : 농사든.. 훈련이든.. 또.. 비밀을 유지하는 것까지 스스로 각별히 조심할 것이니.. 염려치 마십시오.

덕만 : ......!



S#30. 절 방 (음악, 몽따주. 낮)


작은 서첩과 지도가 그려져 있는 서찰, 서책들을 펼쳐놓고, ‘삼한지세’를 집필하고 있는 문노.



S#31. 산 일각 (음악. 몽따주. 낮)


모닥불 위에 꿩을 굽고 있는 비담. 차가운 눈으로, 꼬치를 천천히 돌리고 있다. 그 위로.


문노 : (E) 네 놈이 최선을 다했다해도...정말 유신에게 이겼을지.. 난 모르겠다...



S#32. 세종, 하종의 집 마당 (음악. 몽따주. 낮)


예복을 입고 들어오는 유신. 뒤에 죽방, 고도, 대풍, 곡사흔 등 용화향도들이 따르고..

혼례상 옆에 서있는 세종, 하종, 김서현, 만명. 그 주위로 사람들 모여 있고..

세종과 하종, 김서현, 만명에게 인사한 후, 혼례상 앞에 서는 유신.

잠시 뒤, 예복을 입은 영모(16~17세)가 나오고. 영모, 수줍게 유신을 보는데,

유신, 표정 변화 없이, 무겁게 바라본다.

스님의 주관으로, 향을 피우고, 혼인을 치르는 유신과 영모.



S#33. 공주집무실 (음악과 함께 몽따주. 낮)


덕만과 용춘 있는데..


덕만 : 진흥제께서 영토를 크게 넓히셨는데도 왜 아직도 백성들이 모두 먹고 살만한 곡식이 나오질 않는 것입니까?

용춘 : 영토가 있다고는 하나 황무지가 반이 넘으니 농토는 항상 모자랍니다.

덕만 : 농토가 모자란다..?

용춘 : 그나마도 한 해 농사를 지으면 토질이 나빠져 다음해는 지을 수가 없는 땅이 반이구요.

덕만 : 황무지를 개간할 방법은 없습니까?

용춘 : (어렵다는 듯 고개를 가로젓는데)



S#34. 절 방 (음악. 몽따주. 낮)


서책과 서첩들에 싸여 집필중인 문노.



S#35. 산 일각 (음악. 몽따주. 낮)


구워지고 있는 꿩고기.

비담, 차가운 눈으로, 꼬치를 빙빙 돌리고.. 그위로 19씬 중,


문노 : (E) 오로지 내 칭찬을 받으려는 마음 하나로 그들을 모두 죽였던 것이 너의 진심이었기 때문이야.

문노 : (E) 너는 그런 놈이니까.



S#36. 유신의 방 (음악. 몽따주. 낮)


나갈 채비를 하는 유신. 영모가 유신의 풍월주복을 입혀주고 있다.

유신, 무뚝뚝한 얼굴로 영모가 입혀주는대로 옷을 입는 유신.



S#37. 왕실 대장간 (음악. 몽따주. 낮)


무기들을 생산하고 있는 바쁜 대장간의 모습.

덕만, 월천 있고 알천과 양길 등이 근위병으로 옆에 서있다.


월천 : (칼 하나를 보이며) 무기기술란 결국 얼마나 강한 철을 만들어내느냐의 문젭니다.

덕만 : (끄덕이는데)

월천 : 신라는 진흥제때 획기적인 철기술의 혁신이 있었습니다. 무기는 신라가 최곱니다. 아직도 더 발전하고 있구요.

덕만 : 예에.. 농기구를 만드는 철은 무기를 만드는 철과는 다릅니까?

월천 : 큰 차이가 있지요. 아직 농기구를 만드는 철은 그리 단단하지 않습니다. 땅을 파는 것조차 그리 쉽지가 않아요.

덕만 : (고민하는)

알천 : (그런 덕만을 본다)



S#38. 절 방 (음악. 몽따주. 낮)


문노, 집필을 마친 듯, 열권이 넘는 ‘삼한지세’(책 크기 크고)를 함에 넣고, 보자기로 싼다(부피 꽤 크다).



S#39. 산 일각 (음악. 몽따주. 낮)


비담, 차가운 표정으로 꼬치를 빙빙 돌리는데.. 그위로 36부 69씬중.


문노 : (E) 난 그놈에게 걸기로 했네.


그 순간, 꼬치 한쪽이 툭 떨어지며, 고기가 불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순간 흐르던 음악이 뚝 멈춘다. (몽따주 끝)

비담, 불 속에서 타들어가는 고기를 차갑게 바라보다가는 픽 웃는다.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 미친 듯이 불과 고기를 짓밟는 비담. 모닥불은 완전 엉망이 되고, 비담의 바짓단도 엉망이 된다.

비담, 씩씩대며 보다가, 고기를 꽂았던 꼬챙이를 본다.

꼬챙이를 들어, 자기 목에 가져다대는 비담. 목을 찌를 듯 하다가... 꼬챙이를 바닥에 팍! 내리꽂고는 어딘가로 간다.



S#40. 길 일각 (밤)


가고 있는 문노. 손에 책 보따리 들려 있다.

이때, 문노의 앞에 나타나는 비담. 냉기가 흐르고..

문노, 비담 보고. 비담, 문노 본다.

문노, 비담이 평소와 다른 것 같자 경계하고 보는데..


비담 : 책을.. 완성하신 겁니까?

문노 : (냉정하게) 책에 대한 관심을 끊거라.

비담 : 진정.. 그 책을 유신에게 주실 겁니까?

문노 : (매섭게 보면)

비담 : 허면... 절 베고 가시지요.

문노 : 뭐라?

비담 : (살기등등) 저의 책입니다. 제 것이요..! 제가 아닌 그 누구도.. 그 책을 가질 수 없습니다.

문노 : (한탄스럽고) 정말 안 될 놈이구나.. (노려보며, 단호히) 네 놈은 이 책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다.

비담 : (노려보며) 자격..!

문노 : (노려보면)

비담 : (살벌) 그 자격! 그건 스승님께서 만들어 주셨어야지요? 가르치는 게 스승 아닙니까?

문노 : (단호) 사람을 죽여선 안된다는 걸 가르쳐야한단 말이냐?

비담 : (노려보기만 할 뿐 대답 못하는데)

문노 : (단호하게) 비켜서거라.

비담 : 싫습니다.

문노 : 비켜 서!

비담 : 싫습니다!!

문노 : (보고)

비담 : (노려보는데)

문노 : (단호히) 역시 네 놈은.. 손잡이 없는 칼이다. 누구든 잡으려 하면, 자기 손만 베일 것이야.

비담 : (보면)

문노 : 누군가 네 놈의 손잡이가 되어 주길... 그리도 바랬건만..

         아무도 그리하질 못한다면.. (슬프게) 내 손으로 그 칼을 부러트릴 수밖에 없다.

비담 : (놀라 보면) !!!

문노 : 진정.. 그것을 원하는 것이냐..

비담 : (부러트린다는 말에 완전 절망으로) 그리 생각하신다면.. 부러트리십시오. (울분으로) 부러트리시면 될 거 아닙니까!


하며, 비담, 칼을 뽑아든다.

문노, 탄식으로 보는데,


비담 : 스승님의 가르침..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하며, 기합을 지르며 문노를 공격하는 비담.

문노, 보따리를 툭 던지고는, 칼을 꺼내 공격을 막아낸다.

현란하게 검을 겨루는 문노와 비담.

비담, 살기를 띤 눈빛으로 문노의 검을 막아내고, 백중지세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데..

서서히 비담이 밀리기 시작하고,

이를 악물며 문노의 공격을 막아내던 비담, 온 기를 다하여, 문노를 공격한다.

하지만 날렵하게 공격을 피하는 문노.

비담, 살기를 띠고 노려보는데,

노려보던 문노, 비담이 취했던 희한한 자세를 잡는다.

비담, 긴장하는데, 틈을 주지 않고 공격하는 문노.

비담, 이를 악물고 막아내려 자세를 잡는데, 공격하던 문노, 갑자기 멈칫한다.

비담, 갑자기 뭐지? 싶어 보는데,

빠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서는 문노. 목을 만지더니, 뭔가를 뽑는다. 침이다.

문노 놀라고. 비담도 놀라,


비담 : (살기 띠던 눈빛이 달라져) ..스승님...


하는데, 순간 풀썩 쓰러지는 문노.

비담, 급히 침이 날아온 쪽을 보면, 숲에서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가 잽싸게 사라진다.

쓰러진 문노를 두고 쫓아갈 수 없는 비담, 자객이 사라진 쪽을 보다가, 문노가 신음을 하자, ‘스승님! 스승님!’ 부르는데,

의식 잃어가는 문노. 침 맞은 곳의 살이 까맣게 죽어가고 있다.

경악하는 비담. 급히 문노가 뽑은 침의 독이 뭔지 알아보려 맛을 보려는데, 문노가 막는다.


문노 : 안돼... 안 된다..

비담 : 스승님.. (하며 보는데)


정신을 잃는 문노.

비담, ‘스승님!’ 하다가, 옆에 놓여있는 문노의 책 보따리를 발견한다.

순간 표정이 다시 싹 변하고.. 책 보따리를 봤다가, 정신 잃은 문노를 보는 비담.

책 보따리와 정신 잃은 문노를 서너 번 번갈아 보는 비담에서 cut.



S#41. 산 일각 (밤)


누군가에게 목례를 하는 검은 옷의 자객.


자객 : 성공했습니다.


보고를 받는 누군가의 특정 바지와 특정 신발이 보이고..



S#42. 일각 (밤)


미친 듯이 뛰고 있는 비담의 얼굴 클로즈업. 카메라 빠지면, 문노를 업고 있다.

문노를 들쳐 업고 정신없이 달리는 비담.



S#43. 길 일각 (44씬과 같은 곳, 밤)


책 보따리가 놓여있고. 그 옆으로 슥 나타나는 누군가의 바지와 신발(45씬). 책 보따리를 집고..

카메라 손을 따라 서서히 올라가면, 염종이다. 씩 웃는 염종.



S#44. 다른 일각 (밤)


문노를 업고 다급히 뛰는 비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문노를 놓친다.


비담 : 스승님!! (하며, 얼른 다시 문노를 업으려는데)

문노 : (비담의 팔을 잡으며)...틀렸다..

비담 : 아닙니다! 시료하실 수 있습니다! (하며 업으려는데)

문노 : (다시 막고)

비담 : (보면)

문노 : (보다가 신음하며 죽어가는 목소리로) 어찌하여... 책을 가져가지 않고.. 나를 업고 뛴 것이냐..

비담 : (보면)

문노 : (힘겹게) 어찌 그런게야?

비담 : ......

문노 : ......

비담 : (울먹) ..스승님 소원대로... 셈을 못하는 놈이.. 되었나 봅니다.

문노 : (희미하게 웃다가 고통스러운 듯 윽...하고)

비담 : 스승님!! 어서 가셔야 합니다! (업으려하는데)

문노 : 내가 부족했던 거 안다.

비담 : (그 말에 멈칫.. 돌아보면)

문노 : ...스승으로서는 많이 부족했지.

비담 : ...스승님...

문노 : (고통스러워 힘겹게) 어찌 해야할 지를 몰랐어.

비담 : .....

문노 : (힘겹게) 중요하다는 내 말 한마디에 살생을 한.. 너를.. 어찌 대해야할 지를 몰랐다.

비담 : ......

문노 : (힘겹게) 네 말대로.. 난 네가 무서웠는지도 모르겠다...

비담 : (보면)

문노 : (힘겹게).. 난.. 부러질지언정... 휘어지지는 못하는 위인이다.. 해서...

         (고통 참으며) 너의 성정을 배려해주고.. 고쳐줄 생각을 못했어.. 그저.. 누르려고만 했지.. 미안하구나...

비담 : (눈물이 흐르고)

문노 : ... 마지막에나.. 네 마음을 보게 되었는데...(힘겹게) 너무 늦었구나.... 허나... 고맙구나...

비담 : (고맙다는 말에 눈물 흐르며)...스승님... 말씀하지.. 마십시오..


문노, 그런 비담을 보다가 품에서 서찰 하나를 꺼내 준다.


문노 : 서라벌에 돌아가... 화랑이 되거라..

비담 : (놀라) 스승님...

문노 : 네가... 공주를 따르고 싶다 했을 때부터... 그리 만들어주리라.. 마음먹었다...

비담 : (눈가 젖어들고)

문노 : 공주인지 모르면서.. 도우려 했다... 넌 진심이었어... 난 하지 못했지만... 덕만공주는 너에게 측은지심을 끌어냈어..

비담 : ..(그런가) ?....(그랬구나) ..!

문노 : 허니..가서... 유신을 따르고... 덕만공주님을... 도와 드리거라..

비담 : (젖은 눈으로 보면)

문노 : (마지막으로 힘내 희미하게 웃으며) 누가 뭐라해도... 넌... 내 제자...이니라...


하며, 절명하는 문노.


비담 : (순간 멍해져) 스승님... 스승님.... (하다가) 스승님!! 스승님!!!


문노를 붙잡고 오열하는 비담.



S#45. 길일각 (밤)


문노를 업고는 걸어가는 비담의 모습으로 시간경과의 느낌.



S#46. 궁 전경 (낮)



S#47. 공주집무실 (낮)


덕만, 알천, 용춘 있다.


덕만 : (용춘의 보고서 보며) 이번 봄과 여름에 가뭄이 있어.. 수확량이 줄텐데요.

용춘 : 예.. 3년전보다 심하지는 않으나.. 지난해 보다는 줄 듯 합니다.

덕만 : 일단 황실창고과 각 성의 비축분을 확인해 주시구요.. 곡물가격의 흐름도 파악해주세요.

용춘 : 예. 알겠습니다.


하며 인사하고 나가는 용춘.


덕만 : (보고서를 덮으며 알천에게) 여전히 문노공과 비담의 소식은.. 없습니까?

알천 : 예.. 이미 석달이나 지났는데, 혹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요?

덕만 : (생각하다 희미하게 웃으며) 돌아오지 않으려는.. 모양입니다...

알천 : (보면)

덕만 : 워낙 바람 같은 인물들 아닙니까.. 문노공은 애초에 권력에 관심이 없었고, 비담은.. 종잡을 수가 없는 아이입니다.

알천 : ......

덕만 : (하지만 내심 섭섭해서) 날 주군으로 모시겠다더니..

         (생긋 웃으며) 결국엔.. 제 그릇에 품을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나 봅니다.

알천 : (대체 어찌된 걸까 싶은데)

덕만 : 춘추는.. 어떻습니까?

알천 : ......

덕만 : 여전히 그렇습니까?

알천 : (한숨) 예.. 학문엔 관심도 없으시고.. 폐하의 엄명으로 화랑에 들어가긴 하셨으나, 훈련은 뒷전으로,

         매일 같이 설원공의 집에만 드나드신답니다.

덕만 : .......

알천 : 그래도 유신랑이 노력하고 있으니.. 기다려보시지요.

덕만 : 예.. (그저 막막한데)



S#48. 마당 일각 (낮)


유신(풍월주 복), 목검으로, 춘추에게 검술을 가르치고 있다.


유신 : (앞으로 내리치는 시늉하며) 여덟!

춘추 : (목검 대충 잡고 따라하며, 맥없는 소리로) 여덟..

유신 : (보고는) 검을 그리 잡으시면 손목을 다치십니다.

         (춘추의 검을 바로 쥐어주며) 손에 너무 힘을 주지 마시고, 살며시.. (하는데)

춘추 : (목검을 놓아버리고는) 힘들구나.. 쉬어야겠다.. (하고 그늘로 가 앉는다)

유신 : (그늘로 가는 춘추를 다시 돌려세워서는 엄하게) 이제 막 시작하셨습니다!

춘추 : (그런 유신을 무례하다는 듯 노려보면)

유신 : (지지않고 엄하게) 말도 못 타고, 검도 쥐시지 못한다면 어찌 스스로를 지키실 수 있겠습니까?

춘추 : 나무에 좀 오른다는 놈들이 나무에 올라갔다 죽는 것이고. 검 좀 다룬다는 놈들이 검을 쓰다 죽는 것이다.

유신 : (지지 않고) 검을 쓰다 죽는 것은 화랑의 명예입니다.

춘추 : (픽 비웃으며) 화랑의 명예? 화랑은 전쟁에 나가 공을 세워야 하니 그런게지.

유신 : (보면)

춘추 : 난 전쟁에 나갈 일이 없다.. 헌데 왜 익혀야 하느냐?

유신 : 전쟁에 나가지 않고, 쳐들어오는 적은 어쩔 실 겁니까?

         가만히 앉아서, 난 싸움을 못하니 봐달라, 목숨을 구걸하실 겁니까!! 그걸 어찌 사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춘추, 유신이 한마디도 지지않자 약이 바짝 오르는데..


유신 : (무시하고는) 어서 목검을 제대로 잡으십시오.

춘추 : (무슨 생각이 났는지 픽 웃고는) 네가...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봤다지?

유신 : (멈칫하고 보면)

춘추 : 당시 어머니와 너의 혼인 얘기가 오가고 있었다더구나..

유신 : ...(보는데).

춘추 : 헌데... (목검 툭툭 건드리며 비웃듯이) 어머니와의 국혼이 어그러지자, 다음엔 덕만공주의 부마가 되려 했고...

유신 : (무슨 말인가 싶어 보면)

춘추 : 그것마저 안 되자, 결국 미실새주 가문과 혼사를 맺었다..?

유신 : (보면)

춘추 : (유신을 보며 비꼬듯) 사내가 할 짓은 아닌거 같다. (강조) 사내가..

유신 : (불쾌한데)

춘추 : 하긴.. 네 놈 처지에 혼맥이 아니고서야, 어찌 세력을 갖겠느냐..

유신 : (불쾌하고)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겁니까.

춘추 : 우둔하고 미련한 놈이, 머리를 너무 쓰는 듯 싶다.

유신 : (점점 열이 오르고)

춘추 : (신기하다는 듯) 비재에서 네 놈은 참으로 우둔해 보이더구나.

         (하다가) 아.. 혹 그 무식할 정도의 우직함이 네 놈의 무기인 것이냐?

유신 : (보면)

춘추 : (이제야 알겠다는 듯) 그래.. 그런 우직함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꾀어낸 것이야.

         (조롱하듯) 그것이 서라벌에서 살아남기 위한, 네 놈 나름의 술수로구나.


하고는 열받아 죽겠지?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그런 춘추를 보는 유신.


ins cut>7부 28씬.

천명 : 맞구나. 낭도들을 통솔하기 위해, 그 우둔한 머리에서 나온, 니 나름의 술수로구나.


유신, 천명 생각이 나 잔잔하게 미소가 번진다. 천명 생각에 슬픈 미소로 춘추를 바라본다. 똑같다. 천명의 자식이다.

유신을 엿 먹이려고 한 말인데, 웃자, 당황하는 춘추.


춘추 : (기분 나쁘게 보며) 왜.. 웃느냐..?

유신 : (웃으며) 공과.. 똑같은 말을 하셨던 분을.. 압니다.

춘추 : (뭐야? 하는 눈으로 유신을 뾰로통하게 보는데)

미실 : (E) 춘추는 어찌 돼가고 있습니까?



S#49. 미실집무실 (낮)


미실, 세종, 하종, 설원, 미생 있고..


미생 : (신이 나서) 춘추공은 마음 푹~ 놓으셔도 됩니다. (음흉하게 웃으며) 보량이랑.. 아주 떨어질 생각을 안 합니다.

설원 : (미소) 예, 매일 같이 저희 집에 들르고 계십니다.

미실 : (흡족하게 웃으며) 사내는 사내인가 봅니다. (미생에게) 아우님께서 계속 수고를 해주세요.

미생 : 예, 누님!

하종 : 헌데.. 국선은 대체 어디 간 거예요?

모두 : (보면)

하종 : 풍월주 뽑는다고 그 난리를 치더니, 그 이후론 코빼기도 안 보이잖아요. 그 비담인가 류담인가하는 놈도 같이 없어지고.

         (세종에게) 아버진 보셨어요?

세종 : 그러고 보니.. 사라진 지가 한 백여일 되지 않았소?

하종 : 또 어디 가서 뭔 일 꾸미고 있는 거 아니에요?

설원 : (어찌 된 걸까 싶고)

미실 : (곰곰이 생각에 잠기는데)



S#50. 열선각 회의실 (낮)


덕만, 칠숙, 단상에 앉아있고, 국선 자리는 비어있다.

풍월주 유신과 10화랑들, 월야, 원탁에 앉아있다. 정기 화랑회의 분위기.

유신은 화랑들에게 이제 반말.


유신 : (화랑들에게) 이번 가배(嘉俳 : 한가위)때 서라벌 입성을 원하는 지방 화랑들을 선발하려한다.

보종 : 예. 늘 하던 행사입니다.

유신 : 허나.. 이번엔 그 수를 배로 늘릴 것이다.

칠숙 : .....?

보종 : (뭔가 이상한데 하는 느낌)

석품 : ..배라면? 서라벌 화랑들의 숫자보다도 많아집니다. 허면.. 서라벌 화랑의 지위가,

유신 : 대신! 서라벌 화랑의 경우, 풍류황권에 올릴 수 있는 낭도들의 수를 배로 늘려 선발토록 허용할 것이다!

화랑들 : (웅성웅성하는데)

칠숙 : .....?

보종 : .....?

석품 : 그리 된다면야.. 좋지만.. 그들의 녹봉과 식대, 무기를 어찌 다..

덕만 : 황실에서 지원을 할 겁니다. 허니.. 원상화께서는 훌륭한 지방화랑들과 낭도들이 선발될 수 있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칠숙 : 예, 공주님, 분부 거행하겠사옵니다. 헌데...국선께선... 다시 떠나신 것이옵니까?


덕만, 국선이란 말에 비어있는 문노의 자리 보고.

화랑들도, 국선이 어디 간 걸까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는데,


덕만 : 원상화께서 국선의 몫까지 대신하셔야 하니,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는데, 벌컥 열리는 문.

모두, 갑자기 무슨 소란이야 싶어서 보면,

검은 화랑복을 입고 들어오는 누군가. 비담이다. 얼굴도 모습도 완전히 달라진 모습.

비담을 보고 놀라는 덕만, 유신, 칠숙, 화랑들.

화랑들, ‘비담이 아닌가.’ ‘어찌 된 게야’ ‘국선께서는?’ 웅성거리고..

덕만도 달라진 비담의 모습을 믿기지 않는 눈으로 보는데,

덕만의 앞에 무릎을 꿇는 비담.


비담 : 무명 비담! 공주님을 뵈옵니다!

덕만 : (그저 놀라워, 질문 늘어놓고) 대체 어찌 된 것이냐? 그간 어찌 보이질 않았어?

유신 : 국선은? 함께 오신 것이냐?

칠숙 : (비담 보고)

화랑들 : (보는데)

비담 : (화랑처럼 혹은 귀족처럼) 스승님께서는.. 태백산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덕만 : 태백산이라니?

비담 : (품에서 서찰 꺼내 건네며) 스승님께서.. 저를 정식으로 후계자로 삼겠다고 하셨습니다.

칠숙 : (놀라고)

유신 : (놀라고)

덕만 : (놀라 서찰 펴보면)

비담 : 하여, 서라벌로 가 화랑으로서, 스승님을 대신해 뜻을 펼치라 하셨습니다.

화랑들 : (놀라며, 갑자기 뭔 일인가 싶고)

덕만 : (빠르게 서찰 읽으며 놀라고, 칠숙에게 건네준다)

칠숙 : (서찰 받아 읽고)

보종 : 자네는 낭도도 없고, 혼자가 아닌가. 어찌 화랑을 하겠다는 게야.

비담 : (완전 공손) 이제부터 낭도들을 모아봐야겠지.

석품 : (서찰 읽고 있는 칠숙 보며) 필체가 맞습니까?

비담 : (차분하게 안 껄렁거리는 태도로 여유롭게) 스승님을 욕보이지 말게나.


그런 비담을 보는 덕만. 예전의 비담 같지 않은 느낌이지만, 어쨌든 반갑게 보는데..



S#51. 공주집무실 (낮)


덕만, 유신, 비담, 있고.


비담 : (놀란 얼굴로) 그새 혼인을 했단 말인가.

덕만 : (웃지만 어둡고)

유신 : (역시 웃지만 어두운 표정으로) 그렇게 됐네.

비담 : 늦었지만, 축하하네.

덕만 : ......

유신 : ......

비담 : (그런 둘 보는데)

유신 : 헌데... 영 자네 같지가 않네.

비담 : (보면)

유신 : 호들갑을 떨어야지. 너무 점잖지 않은가.

비담 : (웃으며) 그런가..

덕만 : (장난스럽게) 솔직히 얘기 하거라. 정말 비담이 맞느냐?

비담 : (웃으며) 무슨 말씀이십니까. 공주님.

덕만 : (웃으며) 반가워서 하는 말이다.

비담 : (보면)

덕만 : (웃고)

유신 : (본다)



S#52. 열선각별실 (낮)


석품, 덕충, 박의, 임종 있고.


덕충 : (불만) 화랑이 되는 것은, 더군다나 서라벌 화랑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않는가!

박의 : 허나.. 국선의 제자인데다 무술도 뛰어나고.. 낭도는 없을지 모르나.. 공주님의 뒷배가 있지 않는가.

석품 : (못마땅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순 없는 듯) 가장 중요한 것은.. 비담이란 놈의 뒤에 국선께서 버티고 계시다는 것이지.

         저 놈을 멸시했다가, 국선께서 그날처럼 갑자기 나타나시면 경을 치지 않겠는가...

임종 : (듣고 있는데)

석품 : (괜히 임종에게) 자네만 큰일이 났구만.

임종 : 뭐가 말인가?

석품 : 그나마 국선의 호국선도를 물려받았다 하여.. 서라벌 화랑으로 발붙이고 있었는데..

임종 : .......

석품 : 국선의 정통 제자가 들어왔으니, 자네 꼴이 우습게 된 거 아닌가.

임종 : (기분 나쁜데)

박의 : 아예 이참에 비담랑 밑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떻나?

임종 : (불쾌하여) 어허! 무슨 언사를 하는 것이야!


하고 임종가고, 석품, 덕충, 박의 보며 낄낄거린다.



S#53. 미실집무실 (낮)


미실, 설원 있고. 칠숙이 보고 중이다.


미실 : (놀라서) 비담이 왔다니?

칠숙 : 문노공이 국선의 자격으로, 비담을 화랑으로 인정한다는 서찰을 보내왔는데, 문노공의 필체가 맞았습니다.

설원 : (생각하며) 문노공은 어찌 됐답니까?

미실 : (생각하다가 보는데)

칠숙 : 태백산에 들어갔답니다.

미실 : 태백산..? (마음의소리 E) 문노는 오지 않고.. 비담만 보냈다..?


하는 미실의 표정.

설원, 그런 미실을 보고..



S#54. 무덤 (밤)


산일각의 작고 아담한 무덤. 그 앞에 무릎꿇고 앉아있는 비담.


비담 : (무덤잡풀 뜯으며)(마음의소리 E) 궁을 떠나 유랑을 하실 때도, 사람들은 국선이 태백산 신선이 됐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국선은.. 그게 어울립니다... 국선에게... 죽음은 없습니다. (슬프게) 스승님... 스승님께선 이렇게 영원히 사셔야 합니다...

         그리고.. (결연하게) 이제 저의 일을 해야겠습니다.



S#55. 도박장, 염종의 방 (밤)


염종, 장부 정리하고 있는데, 수하1이 들어온다.


염종 : 손님들은 모두 돌아갔느냐?

수하1 : 예.

염종 : 수고했다. 문단속 잘 하고 가거라.

수하1 : 오늘 그곳에 가실 겁니까?

염종 : 그래. 조금 쉬었다 갈 것이다.

수하1 : 예,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수하1 나가면, 정리를 다 한 듯 장부를 덮는 염종. 화로 위에 끓고 있던 뜨거운 물에 수건을 적셔 얼굴에 덮는다.

의자에 깊숙이 몸을 파묻는 염종. 수건을 얼굴에 덮고 쉬는데..

문 열리고, 누군가 어슬렁거리며 들어온다.


염종 : (수건 덮은 채 인기척을 느끼고) 무슨 일이냐?


하는데, 대답 없다.


염종 : (수건 덮은 채) 무슨 일이냐니까.


하는데 대답 없자, 염종, ‘뭐야..?’ 하며 수건을 치우고 보다가 경악.

온 몸이 피투성이인 비담이다. 칼 들고 있고..


염종 : (놀라) 웬 놈이냐!! 어찌 들어온 것이야!!

비담 : (소름끼치게 악마처럼 미소지며) 여기서 문제.. (자기 옷을 보며) 이 피가 내 것이 아닌데... 그럼 누구의 것일까..요?

염종 : (위기감으로 무시하고 밖을 향해) 누구 없느냐! 필부야! 담수야!!

비담 : 정답.

염종 : (보면)

비담 : (옷에 묻은 피 가리키며) 정답이라구.

염종 : (무슨 말인지 깨닫고 경악하며) !! (뛰쳐나간다)



S#56. 도박장 안 (밤)


염종, 뛰어 들어오는데, 수하들 열 댓명이 모두 죽어 있다.

염종, 경악해서 보는데, 어슬렁거리며 뒤에서 나오는 비담.


비담 : (원래 비담처럼 껄렁하고 무서운 말투) 그 사찰의 위치를 아는 것도.. 그 책의 존재를 아는 것도 너랑 나밖에 없어.

염종 : (보면)

비담 : 내가 스승님을 죽인 게 아니니까, 널 거야.. 그치?

염종 : (보고)

비담 : (보는데)

염종 : (갑자기 픽 웃는다)

비담 : (의외의 반응에 놀라 보면)

염종 : (비실비실 웃으며) 왜 남의 장사 집에 와서 살생을 하고 그러쎄요..?

비담 : (당황해서 보면)

염종 : (여유롭게) 책 찾으러 왔어? 원수 갚으러 왔어?

비담 : (보다가) 둘 다라면?

염종 : (픽 웃고는) 너 나 죽이면..

비담 : 너 죽이면 책 못 찾는다고? 난 그딴 거 상관 안 해. 못찾아도 그만이야. 그냥 죽이고 가지 뭐. (하고 칼 들이대는데)

염종 : (밀리지 않고) 그럼, 원수 갚으려고? 근데.. (속삭이듯) 너도 문노공 죽이려고 했잖아. 너는 달라?

비담 : (멈칫) !!

염종 : (실실 웃으며) 책 갖다 놓고... 얘기 좀 안 해 볼래?

비담 : ...(보는데)



S#57. 일각 (밤)


염종 앞에 서서 가고 비담 칼 든 채 따라간다.


비담 : 허튼 짓 하지 마.

염종 : (실실 웃으며) 야.. 좀 전에 그 광경 보고 허튼 짓 할 놈이 어디 있냐?

비담 : (그런 염종이 묘하고.. 보통 놈 아니구나 싶은데)



S#58. 적산가옥 전경 (밤)


울창한 숲의 어둠 속에 싸여있는 가옥.

들어가는 염종과 비담.



S#59. 적산가옥 안, 복도 (밤)


염종 앞에 가고 비담 따라가는데..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본능적으로 칼을 뽑아드는 비담.


염종 : (낄낄 웃으며) 허튼 짓 안한다고 했잖아. 겁 무지 많네..

비담 : (쏘아보면)


염종, 픽 웃으며 다시 가고. 비담, 따라가는데, 복도 끝에 뭔가 흰 것이 톡 던져진다.

비담, 경계하고 보면, 종이로 접은 공이다. 주위로, 던져진 공들이 몇 개 더 있고.

비담, 뭐야 싶어 보면, 공 겉면에 글씨와 지도 같은 것들이 그려져 있고.

비담, 하나를 집어 펼쳐보면, 삼한지세의 한 페이지다.


비담 : (마음의소리 E) 삼한지세!!


경악하는 비담. 칼 뽑아들며, 염종을 밀치고, 방 안으로 뛰쳐들어간다.



S#60. 방 안 (밤)


뛰쳐 들어온 비담, 앞을 향해 칼을 확 겨누는데,

공 접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춘추. 들고 있던 종이로 얼굴을 확 반쯤 가리며 본다.

춘추 옆으로, 접은 공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쌓여있는 공들을 본 비담, 이를 갈며 춘추에게 칼을 겨누는데..

춘추, 얼굴 가린 채 뭐지? 싶어 보다가..


춘추 : (약간 겁먹은 느낌으로 해맑게 웃으며) 이거.. 니꺼야?


하며, 얼굴을 가린 종이를 내밀면.. 춘추의 한쪽 귀에만 걸린 귀걸이(9씬) 보이고. 해맑게 웃는 춘추에서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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