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MBC대본

[선덕여왕] 4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6|조회수1,577 목록 댓글 0

[선덕여왕] 40











S#1. 안강성 내 (낮)


덕만 : (유신의 칼을 뽑으며, 촌장을 보며) 네 놈은 약속을 버렸고, 나와의 신의를 버렸고, 너의 촌민들의 미래를 버렸다.

미실 : (E) 처벌은 폭풍처럼 가혹하고 단호하게 포상은, 천천히 조금씩...

덕만 : (이를 악물고 눈물 흐르며 결연하게 칼 겨누고) 미래를...희망을 너희 스스로 깨닫게 할 것이다...!!

         난...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촌장 : (공포에 질려) 고..공주님... 살려주십쇼. 이번엔 절대 안 도망가겠습니다! 예!


덕만, 촌장의 목을 벤다. 부촌장의 목을 벤다.

덕만의 얼굴에 피가 팍 튀고..

경악하는 백성들, 경악하는 보종, 석품.

경악하는 유신. 경악하는 알천.

경악하는 비담. 그러다, 역시.. 하는 느낌으로 씩 웃고..

놀라지만 흥미롭게 바라보는 춘추.

덕만, 칼을 쥔 채, 피 묻은 얼굴로 눈물을 흘리고.....


덕만 : 반드시... 그리.. 할 것이다.


눈물을 흘리며 악에 바친 듯 이를 악무는 덕만에서(39부 엔딩지점)

덕만, 칼을 버리듯 땅에 떨구고, 돌아선다. 숨을 몰아쉰다. 피묻은 얼굴에 눈물이 흐른다.

터덜터덜 돌아서 가는 덕만. 그걸 바라보는 유신의 안타까운 얼굴.



S#2. 길일각 (낮)


덕만의 돌아오는 행렬. 옆의 가마.



S#3. 가마안 + 밖 길일각 (낮)


가마 안의 덕만, 참담한 표정이다.

조금 전에 목을 벤 자신의 손이 떨리는 지, 주먹을 꼭 쥐었다 펴본다. 미세하게(덜덜 아님) 떨리는 손.

베던 순간이 생각나는지, 눈을 질끈 감는다.


ins.cut>39부 65씬

덕만, 촌장의 목을 벤다. 부촌장의 목을 벤다.

덕만의 얼굴에 피가 팍 튀고..


ins.cut>39부 59씬

미실 :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합니다. 희망은 버거워하구요 소통은 귀찮아하며, 자유를 주면 망설입니다.


밖에서 가마를 따라 걷고 있는 유신의 목소리가 들린다.


유신 : 공주님...

덕만 : (침울하게)......예...

유신 : 믿으시옵소서...

덕만 : (침울하고 멍하게)......무엇을...?

유신 : 공주님 자신이 옳다고...... 믿으셔야 하옵니다...

         믿으셔야...... 견딜 수 있사옵니다... 믿으셔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덕만 : (우울하게)......

유신 : (말없이 걸으며)......

덕만 : ...... 될까...?

유신 : (걸으며)...... 믿으셔야 하옵니다.

덕만 : (우울하고 멍하게)......내가 옳은 걸까...?

유신 : (걸으며) 그 또한... 믿으시옵소서... 스스로 믿으시고, 스스로 답을 찾으셔야 하옵니다.

덕만 : (우울하게) 그래... 그래야겠지... 스스로... 혼자서... 나... 혼자서...


덕만, 우울하고 고통스럽다.

유신,, 가마 실루엣 안으로 덕만을 바라보지만, 이제 혼자 견뎌야 하는 일이기에, 안타깝게 보기만 한다.



S#4. 길 일각 (낮)


덕만의 가마와 그를 호위하는 유신, 알천, 병사들의 모습이 이어진다.

그 행렬을 지켜보는 듯한, 누군가의 시선.



S#5. 다른 길일각 (낮)


가고 있는 비담과 춘추. 각자 생각에 잠겨 말이 없다.

깊은 생각에 잠긴 비담, 회상하는데..


ins cut>37부 44씬.

문노 : 공주인지 모르면서.. 도우려 했다... 넌 진심이었어... 난 하지 못했지만... 덕만공주는 너에게 측은지심을 끌어냈어..


ins cut>28부 66씬

첫 빛이 레이저처럼 망루로 떨어진다. 망루에 한 그림자. 덕만이다.

그런 덕만을 보던 비담의 모습.


ins cut>39부 65씬

덕만, 촌장의 목을 벤다. 부촌장의 목을 벤다.

덕만의 얼굴에 피가 팍 튀고..


흥분과 설레는 표정의 비담.

옆에서 역시 덕만을 떠올리고 있는 춘추.


춘추 : (마음의소리 E) 우리 이모님.. (픽 웃고는) ..만만치는 않으신데..


비담, 춘추, 그렇게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며 가는데..



S#6. 미실의 방 (낮)


미실과 설원 있다.


설원 : 안강성 촌주의 목을 베어, 효수하고, 귀환중이라 합니다.

미실 : (놀라) 덕만이 직접?

설원 : 예. 또한 이자는 더 낮추어주기로 했답니다.

미실 :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ins.cut>39부 59씬

덕만 : (일어서다 돌아보며) 아.. 그 말씀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폭풍 같은 처벌과 조금씩 던지는 포상..


미실 : (회상을 돌아와 미소)......덕만의 마음이 힘들겠군요...

설원 : (보며)......

미실 : 진흥제 시절... 마운령 전투가 생각납니다.

설원 : 예, 새주와 저는 고구려 병사들에게 쫓겨 퇴각전을 하고 있었지요.

미실 : 삼천의 병사를 이끌고 갔으나, 결국 돌아온 건 이백여 남짓이었어요. 이 미실은 첫 전쟁이었구요.

설원 : 허나 여인의 몸으로, 훌륭히 잘 하셨습니다. 모두가 알지 않습니까?

미실 : 하루가 다르게 낙오병과 탈영병이 늘어가는데... 어느 날 도망치던 탈영병 일곱을 잡았습니다.

설원 : (보며)......

미실 : 그 중 한 명은, 제 목숨을 구한 적도 있었던, 총애하는 낭도였어요.

         그런 낭도가 탈영하려 했다는 배신감... 제 목숨의 은인을 처벌해야 하는 당혹감..

설원 : (보며)......

미실 : 그 아이를 포함한 일곱명의 목을 제 손으로 베고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설원 : (보며)......

미실 : 수없이 적을 베었어도, 떨린 적이 없었는데... 한동안 손이 떨려, 칼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설원 : 전장에서 지휘관으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처음이니 그러셨겠지요.

미실 : 예. 허나.. 얼마후... 어느 날, 손의 떨림이 멈추었고... 달라진 제 자신을 느꼈습니다... 난... 이제 다른 사람이구나...

설원 : (보며)......

미실 : (차분하고 웬지 우울하게) 덕만도... 그리.. 될까요...? (희미한 미소)



S#7. 궁 일각 (낮)


궁으로 들어오는 덕만. 덕만이 슬픈 표정으로 연못 앞에 선다.

손의 감각이 이상한지, 손을 계속해서 주무르고 있다.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듯(덜덜덜 아닙니다) 하다.

떨리는 손을 보며 회상.


ins.cut>39부 65씬

칼을 잡은 자신의 손으로 이어지며, 덕만, 촌장의 목을 벤다. 부촌장의 목을 벤다.


ins.cut>39부 59씬

미실 : 처벌은 폭풍처럼 가혹하고 단호하게, 포상은 조금씩 천천히...


ins.cut>39부 63씬

덕만 : (무너지는 심정으로) 정녕 모르겠느냐.. 난 너희에게 땅을 주려 한 것이다!

부촌장 : .......

덕만 : (울분 토하듯) 매년 곡식이 나는 너희들의 땅! 자식들에게 대대로 물릴 수 있는 너희들의 땅 말이다!!


하는데,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의 백성들.

덕만, 어떻게 이럴 수가.. 하는 얼굴로 보는데,


ins.cut>39부 63씬

노파 하나가, ‘땅은 안 주셔도 되니 살려만 주십시오.’ 하며 빌기 시작한다.

그러자 다른 백성들도 모두 ‘죽이지만 마십시오..’ 등등 울며 빌기 시작하고...


회상에서 돌아온 덕만, 자신의 미세하기 떨리는 손을 보며, 괴로운 듯 눈을 감는다. 입술을 깨문다. 괴로운데..


비담 : (신나는 E) 공주님!!


덕만, 얼른 표정을 수습하려하나 잘 되지 않고..

비담이 덕만을 본다. ‘어? 신나는 분위기 아닌가?’ 싶어 비담, 조심스레..


비담 : 저.. 공주님..

덕만 : (애써 태연한 표정으로 바꾸며) 왔어?

비담 : ..(그런 덕만을 보며) ..미실처럼 하실 필요 없습니다.

덕만 : (그런 비담을 보는데)

비담 : 공주님은.. 미실처럼 사람 죽이고 입꼬리 안 올리셔도 더.. 강해보이세요.

덕만 : ......

비담 : 묘해요.. 정말 반하겠어요!

덕만 : (이상한 기분이 들자 말을 바꾸며) ...내가 좀 성급했나 봐. 쉽게 생각한 것 같아.

         백성들이 한번도 그런 경험이 없으니 당연하지.

비담 : ......

덕만 : 땅을 개간하여, 땅의 주인이 되고, 그 땅을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다... 아직은 믿음이 없을 거야.

비담 : (앞에 얘기 계속 이으며) 그러니까.. 저한텐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세요.

덕만 : (보면)

비담 : 그래야 설레요..

덕만 : (보면)

비담 : (너무 직접적인가 싶어) ..백성들도.. 그런 공주님의 모습에 설레할거예요.. 떨려할거구.. 뜻을 알게 될거구..

         그럼 변할거예요.

덕만 : (보면)

비담 : (마음의 소리 E) 그럼.. 혹시 알아요? 나도 변하게 될지..

덕만 : (힘없이 웃으며) ..고맙다, 비담..

비담 : (그런 덕만을 애정으로 보며)......



S#8. 궁 전경 (밤)


바삐 움직이는 시녀들과 의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S#9. 침전 (밤)


진평, 병색이 있는 얼굴로 누워 있고.. 진맥하는 의원.

마야가 옆에서 걱정스레 보고 있다.


마야 : (의원에게) 어젯밤부터 갑자기 구순(口脣 : 입술)이 바짝 마르시고, 흉통을 호소하시었네.

의원 : (진맥을 마치고 주저하다가)..크게 염려하실 병세는 아니시옵니다.

진평 : (힘겹게)..괜찮다. 숨기지 말고, 진맥한 대로 말하거라.

의원 : (머뭇거리다) 폐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혈맥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시어..

         진심통(眞心痛 : 심장병)의 징후가 있으십니다.

진평 : (한숨 쉬고)

마야 : (걱정인데)

의원 : 허나 아직 큰 병세는 아니니 심려 마시옵소서. 병환에 좋은 생지환, 맥문동, 계자로 약을 지어 올리겠사옵니다.

진평 : (안색 어두워지며 생각에 잠기는데)......



S#10. 공주집무실 (밤)


덕만, 유신 있고..


덕만 : (밝고 사무적으로) 안강성 문제로 뵙자 했습니다.

유신 : 예.

덕만 : 풍월주께서 바쁘시더라도 직접 관장을 해주세요. 계속 그곳에 머물 화랑과 낭도도 선발해주시고..

         믿을 만한 자도 수시로 보내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세요.

유신 : ..예..

덕만 : (하는데 아직도 손의 감각이 이상한 듯 손을 쥔다)

유신 : (손을 보며) 괜찮으신 겁니까?

덕만 : (미소로) 제가 뭘요?

유신 : ..괜찮으셔야합니다.

덕만 : (그런 유신보며) 저는 참 인복이 많습니다.

유신 : (보면)

덕만 : 언제나 날 다그쳐주는 유신랑도 있고.. 언제나 위로해주는 비담랑도 있고..

유신 : ......

덕만 : 언제나 지켜주는 알천랑도 있고.. 뭐가 무서워 안괜찮겠습니까?

유신 : (그런 덕만을 보는데)

소화 : (다급히 들어오며) 공주님.. 어서 인강전에 드셔야겠습니다.

덕만 : (무슨 일인가 싶어 보는데)......



S#11. 침전 (밤)


진평, 마야, 만명 있는데..


만명 : (방금 도착한 듯) 폐하.. 환후가 좀 어떠하신지요?

진평 : (침상에 기대어 앉은 채) 그리 좋지는 못하구나..

마야 : (걱정)

진평 : (마야에게) 해서.. 덕만의 국혼을.. 서둘러 추진하는 것이 좋겠소.

만명 : (놀라고)

마야 : 폐하..

진평 : 속히 혼인을 시켜 후계를 안정시켜야 하오.

마야 : 부마를 세워, 부군(副君 : 왕의 아들이 아니면서 태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왕위 계승권자)으로 삼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진평 : 짐이 결국 태자를 얻지 못하였으니.. 공주의 부마를 후계로 삼는 수밖에 없지 않소..

마야 : ......

진평 : 황후와 만명은.. 덕만이 혼인할 만한 자리를 알아보도록 하시오. 조만간 대소신료들과도 이에 대해 논의할 것이오.

마야 : 예, 폐하.

만명 : 예, 폐하.


하는데, 이 때 밖에서 ‘공주님 드시옵니다’ 소리 들리고.. 덕만이 들어온다.


덕만 : (예를 취하고 걱정스레) 폐하.. 차도가 있으시옵니까...?

진평 : (억지로 미소) 애석하게도 그렇지를 못하구나.. 내 며칠 편전에 나가지 못할 것 같으니..

덕만 : (걱정스럽고)

진평 : 덕만아..

덕만 : (보면)

진평 : 너의 국혼을 서둘러야겠다.

덕만 : (예상한 듯 담담히 보고)

진평 : 부마를 부군으로 세워, 후계를 안정시켜야지 않겠느냐.

마야 : 그래, 폐하께서 심려가 크시구나. 혹..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이냐?

덕만 : (대답 하지 않고 보는데)......



S#12. 공주집무실 (밤)


알천과 유신 있는데..


알천 : 폐하의 병환이 깊어지시면, 부군(副君 : 왕의 아들이 아니면서 태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왕위 계승권자)에 관해

         논의가 시작될 것이네...

유신 : 허면... 공주께선.. 계획대로...?

알천 : 그렇겠지... 드디어 시작이네...

유신 : 미실 쪽에서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춘추공은 아직도 미생공과 어울리는가?

알천 : 아마 그런 모양이네... 다행히 비담랑에게 잡혀있긴 한 것 같네만.. 아직 미생공과 어울려 다닌다네.

유신 : (심각하게)......



S#13. 도박장 전경 (밤)


와아! 하는 소리(E)와 함께 시끌벅적한 소리.



S#14. 도박장안 (밤)


도박장 안에서 주령구가 던져지고, 그 앞에 미생과 춘추, 그 밖의 다른 도박꾼들이 있다.

미생 앞으로, 칩을 몰아주는 딜러의 모습.


미생 : (술을 홀짝거리며) 술과 여색, 그리고 도박...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춘추 : 셋 모두, 미생공께서 정통한 것들이 아닙니까?

미생 : (으하하 웃는다)

춘추 : (그런 미생보며) 정말 빠지기 쉬운 것들이라는 게 공통점이겠지요.

미생 : (칩을 어느 숫자에 걸며) 예. 맞습니다. 빠지면 헤어나오기도 힘들구요.

춘추 : (춘추도 칩 거는데)

미생 : 빠지면 재밌고.. 헤어나오기는 쉬운 그런 것 하나 안해보시겠습니까?

춘추 : (의아하게 보며) 헤어나오기가 쉬운데 재밌는 것이 있습니까?

미생 : 예. 있습니다.

춘추 : (보면)

미생 : 혼인입니다.

춘추 : (보며) 혼인이요?

미생 : 혼인하고.. 처음은 정말 꿀맛같습니다. 유곽의 여인들과 노는 것은 재미축에도 못낍니다.

         거기다 아이까지 생기면.. 하늘을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춘추 : 헌데.. 헤어나오기는 쉽다.

미생 : 예. 그냥 일이년쯤 지난 어느날.. 재미가 뚝 끊깁니다. 신기합니다.

춘추 : (그런 미생 보며) 해서.. 미생공은 혼인을 스무번이나 하신거군요!

미생 : 예예.. 맞습니다! 맞아요! 허니.. (바로 표정 바꾸며) 혼인재미 한번 안보시겠습니까?

춘추 : (미소)......

염종 : (놀라)(E) 뭐!!??



S#15. 도박장내 은밀한 일각 (밤)


놀란 표정의 염종.


염종 : 니가.. 왕으로 만들겠다는 사람이... 누구...라구?

비담 : 덕만공주님...

염종 : 여자잖아? 여자를?

비담 : 그러니까, 힘든 길이라고 했잖아. 근데 할거야.

염종 : (뭔가 생각하는 듯).......

비담 : 놀랬냐? 하긴... 동서고금에 여자가 왕이 된 적이 없으니...

염종 : 아냐.. 아냐... 아냐...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 그리고 여자 왕이 있긴 있었어.

비담 : 있어?

염종 : 왜국에 추고천황(推古天皇 : 스이코덴노, 일본 최초 여자천황)이 있고...

         저 멀리, 서역에 여헌국(이집트)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거기도 여왕이 다스렸다는 얘길 들었어.

비담 : 어..그래? 있구나.. 그게 없는 일이 아니구나...

염종 : 근데...... 춘추공은...? 니가 가르친다며? 어쩌려는 속셈이야?

비담 : ......

염종 : 니가 정말 덕만을 왕으로 만들려는 거라면... 춘추공은 덕만의 적이 될꺼야. 의지와는 상관없이.

비담 : (일어서며) 춘추를 덕만의 사람이 되게 만들어야지. (생각하다 돌아서 나가려 하며).......나.. 간다.

염종 : (보는데)......

비담 : (나가다 말고 돌아서서 해맑게 웃으며) 야, 근데... 그 여왕이 다스렸다는 서역의 나라말야.

         어떻게 됐냐? 막 번성하고 그랬냐?

염종 : 그 여왕이 다스릴 때, 망했어. 로마한테 개작살나고, 쪽박찼지.

비담 : ! (재수없다는 듯) 이런 씨! (문 쾅 닫고 나간다)

염종 : (비열하게 씨익 웃고)......



S#16. 도박장내 어딘가 (밤)


춘추가 있고 염종이 있다.


춘추 : 비담이 왔다 갔다구?

염종 : 예.

춘추 : 무슨 얘길 하더냐?

염종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춘추공을, 덕만공주의 사람으로 만든다 하더이다.

춘추 : (피식)......

염종 : 비담은 어떻습니까?

춘추 : 재미있는 자다. 겁나기도 하고... 난... 비담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구나.

염종 : 허면...?

춘추 : (미소) 내 사람이 되지 않는다면... (차갑게) 반드시 죽여야 할 자다.

염종 : (보며)......

춘추 : (염종에게 고개 돌려) 덕만공주에 대한 얘긴 없더냐?



S#17. 궁전경 (다음날 낮)



S#18. 침전 (낮)


진평, 용춘, 서현, 마야 있고..


진평 : (병세가 깊어진 모습) 나흘 뒤, 덕만공주의 국혼을 논의할 것이다. 자리를 만들도록 하거라.

용춘 : 예, 폐하.

진평 : 모든 귀족들에게, 부군이 될 기회가 있음을 널리 알릴 것이다.

김서현 : 예, 많은 귀족들이 자신의 아들에게도 국혼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마야 : 허면 미실측에 있던 귀족들도, 다른 마음을 먹을 수 있겠지요.

진평 : 그렇소. (용춘과 서현에게) 공식적으로 모두에게 알릴 것이니, 편전에서 천거회의를 준비토록 하거라.



S#19. 궁 일각 (낮)


덕만, 소화 어딘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데..


소화 : 공주님..

덕만 : 왜요?

소화 : 어차피 하셔야할 혼인입니다. 마음에 두시는 분이 계신지요?

덕만 : (그런 소화를 보며 그냥 웃는데)


덕만, 손이 또 이상한지,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주무르는데.


소화 : 어디가 안좋으십니까?

덕만 : 아.. 예.. 손이 자꾸 떨려서..


이때, 비담이 오고..


비담 : (바로 걱정하며) 손이 왜요? 자주 그러십니까?

소화 : (그런 비담 보고)

덕만 : 아니다. (하고 감추는데)

비담 : 아니긴요! (하고는 덕만의 손을 채서 보는데 손이 떨리고)

소화 : (비담이 손 잡는 것을 보고 놀라는데)

덕만 : 아니라는데두. (하며 손을 빼려는데)

비담 : (꽉 잡으며 예전 말투로 호들갑) 떨잖아요? 의원한텐 보였어요? 아이씨.. 너무 오랜만에 칼을 잡으셔서 그런가?

         그러게 그런건 그냥 유신이나 알천랑 시키시지..


소화, 그런 비담을 불안하게 보는데..

덕만은 간만에 보는 비담의 호들갑에 웃음이 난다.


비담 : 어찌.. 웃으십니까.

덕만 : (만면에 미소) 이제야 비담 같아서 그런다.

비담 : (같이 웃다가는 슬그머니 떠보듯) ..국혼에 관한 문제를 논의한다고 들었습니다.

소화 : (그 말에 비담 보고)

덕만 : (표정 차분해지며) 그래.. 이제 시작할 때가 되었다. 또 한 바탕 시끄러워 지겠구나.

비담 : (혹시 다른 사람이랑 혼인할까봐) 원래.. 뜻하신대로.. 하실 거지요?

덕만 : (결연하게) 물론이다.. 이제 시작이야... (하고 미소 지으면)

비담 : (안도로 씩 미소 짓고)


소화, 그런 비담 불안하게 보는데..

일각. 멀리서 덕만과 비담을 보고 있는 설원.



S#20. 미실의 방 (낮)


미실, 세종, 설원, 미생 있고..


설원 : 폐하께서, 나흘 뒤 편전에서 어전회의를 연다 하십니다.

미생 : 보나마나 국혼에 관한 얘기겠지요.

세종 : 논의를 한다고는 하나, 결국 덕만공주의 뜻에 따라 되지 않겠소?

설원 : 예, 유신랑은 이미 혼인을 했으니.. 아마도 최측근인 알천랑이 유력하지 않겠습니까?

미실 : 가능성은 있습니다. 알천은 힘없는 지방 6부 출신의 가문이니, 부군이 된다면, 우리에겐 불리할 게 없습니다.

미생 : (씩 웃으며) 제가 미리 손을 좀 써놓겠습니다.

미실 : 예... 알천랑의 부친인, 휴곤공이 미술품을 좋아한다하니, 아우님께서 좋은 물건을 하나 골라, 직접 만나세요.

미생 : 예, 알겠습니다. 당장 준비하지요.

미실 : (설원과 세종에게) 춘추와 유신.. 또한, 다시 한번 단속 하세요.

세종설원 : 예.

미실 : (지시를 하고 왠지 불길한 눈빛)......


세종, 미생 나가는데.. 설원은 나가지 않고..

미실, 할 말 있냐는 듯 보면..


설원 : 새주..

미실 : 예...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설원 : 비담.. 말입니다. 덕만공주와 사이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미실 : ..무슨 얘길 하시는 겁니까?

설원 : 비담은 공주의 부마로.. 가능성이 없겠습니까?

미실 : (버럭) 설원공!

설원 : (지지않고) 새주! ..아들이잖습니까! 따지자면... 진골입니다.

미실 : (보며)......

설원 :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우리의 이가 무엇인지.. (하는데)

미실 : (말끊으며) 버린 자식입니다!

설원 : ......

미실 : 이제와.. (‘내가 필요하다 하여 이용하지는’ 생략) ..않겠습니다.

설원 : (더는 말 못하고 보며).....



S#21. 김서현의 집 전경 (낮)



S#22. 김서현의 집, 방 (낮)


세종, 하종, 서현, 만명 차를 마시며 담소 분위기..


세종 : (온화하게) 폐하께서 아마도 후계를 논의하시려 하는 것이겠지요?

서현 : 예, 나흘 뒤, 편전회의 말씀이시지요?

만명 : 폐하께서 병환이 있으시니... 마음이 불안하신가봅니다.

하종 : 부마(왕의 사위)를 세워, 부군(副君 : 왕의 아들이 아니면서 태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왕위 계승권자)으로

         삼으실 요량이신 듯한데..

세종 : (힘주어) 서현공.. 설마, 이번 일에 유신랑을 염두에 두고 있진 않겠지요?

김서현 : (보고)

하종 : 유신랑이 둘째, 셋째 부인을 두는 것은 흉이 아니지만, 덕만공주를 둘째 부인으로 생각하는 것은, 그 자체가 불경이지요!

김서현 : (얼굴 굳으며 단호)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니, 걱정 마십시오. 사돈.

만명 : 예, 유신 또한 그런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종 : (바로 풀며) 그렇겠지요. 유신랑 성정에 그럴 리는 없을 겁니다.

하종 : (기분 좋아져) 그럼요! 우리 유신랑같은 훌륭한 풍월주가 그럴 리가 없지요!

세종 : (웃으며) 유신랑을 풍월주와 겸직해서.. 병부의 관직에도 배속하려 합니다.

김서현 : ..감읍할 따름입니다.



S#23. 유신의 방 (낮)


들어오는 세종, 하종을 맞이하는 유신, 영모.


유신 : 어서 오십시오.

세종 : (앉으며) 잘 있었는가?

하종 : (앉으며 영모에게) 몸이 좋지 않다니, 어디가 아픈 것이냐?

유신 : (처음 듣는 듯 영모에게) 아픈 데가 있소..?

영모 : (씩 웃으며 조용히) ..실은.. 태기가 있습니다.

유신 : (놀라고)

세종 : (좋아하며) 그게 정말이냐?

하종 : (기뻐) 아이가 생겼단 말이야? 내가.. 할아버지가 된다고?

세종 : (허허 웃으며) 이리 기쁜 일이 또 있단 말인가!

하종 : (신나서 유신 손을 잡으며) 이거 겹경사가 따로 없네!

유신 : ..겹경사라니요?

세종 : 자네를 풍월주와 겸직해서 병부에도 배속하기로 했네.

유신 : (살짝 놀라고)

하종 : 앞으로 나만 믿게! 더 돈독히 지내세! (하고 웃는다)

유신 : (생각 복잡하고 마음 무거운데)......



S#24. 미실의 방 (낮)


미실, 설원, 미생 있는데, 들어오는 세종과 하종.


미실 : 어찌 되었습니까.

세종 : (여유롭게) 유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소.

미실 : (보면)

하종 : (미소 번지며) 영모한테 태기가 있답니다!

미실 : (미소) 그래요?

미생 : 보기보다 금슬이 좋은 모양입니다! (하고 깔깔거리면)

미실 : 허면, 유신은 되었습니다. (설원에게) 춘추공은 어떻습니까?

설원 : 보량이와 늘 붙어지내기는 합니다.

미생 : 완전히 우리 쪽으로 넘어온 것은.. 확실합니다. 헌데.. 폐하의 진노를 살까 그러는지 혼인문제는 피하는 거 같아요.

미실 : (걱정스러운데)

설원 : 제가 더 애쓸 것이니 그건 걱정마십시오.

미실 : 예. (세종에게) 귀족들은 어찌 되었습니까?

세종 : 모든 대소신료들을 상대로, 사발통문을 보냈습니다.

하종 : 지방에 있는 귀족들까지 다 뜻을 전했습니다.

미실 : 좋습니다. 내일 폐하께선 부군에 관해 논의하실 겁니다.

설원 : (미소) 허나, 부군이 누가 되든.. 모든 것은 우리 손 안에 있습니다.

하종 : (손가락 꼽으며) 유신랑, 춘추공, 알천랑, 거기다 귀족들까지 다 우리가 꽉 쥐고 있으니..

세종 : 누가 되든 간에, 필요에 따라 조종하거나, 낙마시키면 그만이네.

미실 : 내일입니다. 이제 내일이면.. (미소) 오래도록 비어 있던 황실의 후계가, 그 주인을 찾을 것입니다.



S#25. 덕만의 방 (낮)


덕만, 혼자 생각에 잠겨 있다.


ins.cut>10씬.

진평 : 너의 국혼을 서둘러야겠다.

마야 : 덕만아, 혹..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이냐?


소화, 들어온다.


소화 : (들어오며 미소)...폐하께서 좀 차도가 있으신 듯합니다.

덕만 : (기뻐) 그래요.. 다행입니다...

소화 : 그래도 황실을 생각해서, 공주님의 혼인을 서두르실 모양입니다.

덕만 : ......

소화 : 사실, 사막에서 공주님을 키울 때는.. 공주님의 남편이 어떤 사람이면 좋을까... 여러 번 생각했었는데...

덕만 : (보며 웃고)..어떤 사람인데요?

소화 : 깊게 뿌리 내린 나무 같은.. 그런 사람이요.

덕만 : ..나무요..?

소화 : 예. 제가 공주님을 데리고 항상 이리저리 옮겨 다녀 그런지..

         언제나 버팀목이 되어주고, 모래바람 같은 세상 풍파 다 막아줄..

덕만 : (유신을 떠올리는데)......

소화 : 알천랑은 어떠세요? 공주님 곁에서 호위하는 걸 보면, 책임감 있고 든든해 보여서 좋았거든요.

덕만 : ......

소화 : 아니면, 임종랑은요? 성품이 유순하고 따뜻해서, 공주님을 잘 보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덕만 : ......

소화 : (대답 없는 덕만을 보다가는 걱정되어 넌즈시) 저기.. 혹.. 비담랑을 마음에 두신 건 아니죠?

덕만 : (약간 당황하여 웃으며) 예?.......왜요? 엄만 비담이 싫으세요?

소화 : (당황하여) 아뇨... 그냥... (괜히 웃으며) 누구의 아들인지도 모르고.. 공주시니까.. 그런 것도 따지셔야죠.

덕만 : 편한 사람이예요. 절 웃게 해주고... 낭도시절엔 절 웃겨주는 사람이 많았는데... 인제.. 별로 없어요.

소화 : (불안하게 보면)

덕만 : ..전.. 혼인하지 않아요.

소화 : (안타까워 보다가 조심스럽게) ...유신랑 때문에.. 그러세요?

덕만 : (보면)

소화 : (칠숙을 떠올리며) 그 맘 아는데... 나두.. 잘 아는데... 안 되는 사람은.. 안 되는 거예요..

덕만 : (그런 소화를 보며 혹시나 싶어) 엄마는.. 마음에 두신 분 없으세요?

소화 : (화들짝 놀라) 예? 저요?

덕만 : 이렇게 혼자 계속 계실 순 없잖아요. 그런 분 있으면 말하세요.

소화 : 저야말로 혼인 같은 건 하지 않을 겁니다.. 공주님이나 서두르세요.

덕만 : (힘없이 웃으며)......



S#26. 궁 전경 (낮)


하나 둘씩 모여드는 대신들.



S#27. 편전 (낮)


진평, 미실, 세종, 하종, 미생, 용춘, 서현 등 대소신료들 쭉 있고..

덕만의 자리는 비어 있다.


진평 : 경들도 알다시피, 신국에는 보위를 이을 성골남이 없소.

미실 : ......

진평 : 하여, 공주 덕만의 국혼을 추진코자 하오. 공주의 부마를 부군으로 삼고, 왕위를 안정시켜야 할 것이오.

모두 : ......

진평 : 경들은 부마의 자리에 적합한 자를 천거하도록 하시오.

대등1 : 폐하, 신 유관, 감히 아뢰옵건데.. 이벌찬 대현의 아들, 정곽리가 어떻겠습니까..

미실 : ......

대등2 : 폐하, 파진찬 백룡의 아들이며, 조부(調府 : 조세담당)의 경(卿 : 차관)을 지내고 있는.. 제문을 천거하옵니다.

진평 : (듣고 있는데)......

미실 : 폐하..

진평 : (보면)

미실 :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덕만 공주님의 의중이 아니겠사옵니까.

진평 : (보고)

모두 : (보고)


이때, ‘공주님 드십니다’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일동 모두 보면... 덕만이 들어온다. 덕만이 들어와 진평에게 예를 취한다.


미실 : (미소지며) 공주님, 공주님의 국혼을 논의하는 중이었습니다.

덕만 : (보면)......

미실 : 새주 미실은 폐하께, 국혼을 치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주님의 뜻이라 진언 드리고 있었사옵니다.

덕만 : (보고)

미실 : 공주께서 미리 마음에 정해둔 바가 있으시옵니까? (하는데)

덕만 : (말 자르며 모두에게) 저는, 혼인을 하지 않습니다.

미실 : (뭐야? 싶어 보고)

진평 : (놀라 보고)

용춘 : 공주님.. 폐하께서 물론 아직 강건하시고, 황실의 안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사오나..

덕만 : ......

용춘 : 후계의 문제는 신국의 오랜 걱정거리이니, 하루 속히 안정시켜야 하옵니다.

세종 : 예, 부군을 정해야 왕위가 안정되고.. 신국 또한 평화를 찾을 것이옵니다.

미실 : (덕만을 보는데)

덕만 : (모두에게) ..예. 저 또한 왕위가 안정되고, 신국의 오랜 걱정거리가 사라져 평안해지기를 원합니다.

진평 : ......

덕만 : 하여, 폐하와 여러 대소신료께 말씀드립니다. 공주 덕만은... 혼인하지 않고...

미실 : (보고)

진평 : (보고)

모두 : (보는데)

덕만 : (단호) 스스로, 신국의 후계를 이을, 부군이 되려 합니다.

미실 : (경악) !!

진평 : (경악) !!

모두 : (경악하는데)

덕만 : 허니, 이 문제를.. 화백회의에 안건으로 논의해 주시길 바라옵니다. (하며 미소지으며 미실 본다)

미실 : (놀라 덕만 보며)......



S#28. 서라벌 내려다보이는 전각 (낮)


36부에 나온 서라벌 내려다보이는 전각.

충격을 받은 듯 멍한 표정으로 서라벌을 바라보고 있는 미실.

설원이 급히 온다.


설원 : (미실에 발견하고 천천히 다가와서) 사실입니까?

미실 : (멍하게)......

설원 : 덕만공주가... 스스로 부군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 사실입니까?

미실 : (멍하게 앞만 보며).....

설원 : (미실 표정 살피며 이상하다는 느낌에) 새주... 괜찮으십니까?

미실 : (멍하게 앞만 보며)......

설원 : 새주...

미실 : (미소로 고개 돌려 설원보며) 설원공... 미안합니다... (억지 미소로) 조금... 혼자 있겠습니다...

설원 : (보며)......

미실 : 조금만... 조금만요...

설원 : 알겠습니다.


하고 설원, 물러가다가, 다시 돌아본다. 그리곤 간다.


미실 : (마음의 소리 E) 덕만...


ins.cut>29부 65씬. (방송에 이 부분 풀샷으로 나갔는데, 혹시 바스트 샷이 있으면 바스트로 해 주세요)

덕만 : (자신있고 결연하게) 희망은 그런 피곤과 고통을 감수하게 합니다. 희망과 꿈을 가진 백성은! 신국을 부강하게 할 겁니다!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함께! 그런 신라를 만들 것입니다!

미실 : (놀라) !......(마음의 소리 E 경악한 채로) 설마... 이 아이가.. 원하는 것이...??


미실 : (앞의 회상 대사 받아서 충격, 멍하게 마음의 소리 E) 원하는 것이... 왕이었단 말인가...

         그때부터, 아니... 그 전부터... 왕을 꿈꾼 것이야...


ins.cut>39부 59씬

덕만 : 이제 알겠습니다. 그것이 진흥대제 이후로 신라가 발전이 없는 이유였습니다.

덕만 : (나지막이 단호하게) 나라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미실 : (마음의 소리 E) 주인...


ins.cut>39부 59씬

덕만 : 주인이 아닌 사람이 어찌, 나라를 위한 꿈을.. 백성을 위한 꿈을 꾸겠습니까?

미실 : 꿈... 난 주인이 아니기에...? (자조적인 피식) ......그런 것인가... 난 애초에.. 아니기에... 꿈조차 꿔보지 못했단 말인가...

         (이를 악물 듯) 이 미실이!



S#29. 궁 내 방 앞 복도 (낮)


미실, 앞씬과는 달리 아무렇지 않게 밝은 얼굴로 가는데.. 앞에서 오던 비담과 마주친다.

비담, 예를 취하고.. 미실은 미소띠고 그냥 지나려는데..


비담 :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미실 : (멈칫, 돌아보며)......(미소로) 어쩔 수 없다? 무엇이...?

비담 : (미소) 애초에 꿈의 크기가 달랐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것입니다.

미실 : (미소로) 꿈의 크기가 달랐다...?

비담 : 예, 새주께서 어찌, 상상이나 하실 수 있겠습니까? (하고 씩 웃는다)

미실 : (미소로) 그 말을 하러, 날 기다렸느냐?

비담 : (무시하고 미소로) 허나, 저의 덕만 공주께선... 궁에 들어오시기 전... 아무 것도 없는 빈손으로, 왕을 선언하셨습니다.

미실 : (지그시 보고) 너의 덕만공주라...?

비담 : 예, 제가 선택한 저의 덕만공주이시지요. 그럼... (하고 꾸벅한다)


하고 예를 취한 후 가는 비담.

미실, 비담이 돌아서자, 미소가 싹 가시며, 흔들리는 느낌. 비담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미소짓다가, 노려본다.



S#30. 전각 밑 일각 (낮)


설원 역시 심각하게 생각 잠겨 있는데, 보종이 온다.


보종 : (고개 숙이며) 아버지...

설원 : 그래, 왔느냐...

보종 :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공주가 부군을 하겠다구요?

설원 : 나도 들었느니라.

보종 : (위로 올라갈 듯) 어머니께서 위에 계십니까?

설원 : 가지 말거라. 혼자 있고 싶어하신다.

보종 : 말도 안되는 일이 아닙니까? 여자 부군이라니요. 이것이 되는 일입니까?

설원 : 되고 안되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보종 : (보며)......

설원 : 너희 어머니께서 받으셨을 충격이다.

보종 : 당연히 놀라셨겠죠. 하지만 황당한 이야기가 아닙니까?

설원 : 아니다... 새주께선 평생, 황후만을 바라보고 사셨느니라...헌데... 여자 임금이라니... 한번 꿔보지조차 못한 꿈이다...

보종 : (보며)......

설원 : 새주께서...잘 극복하시길 바랄 뿐이다.


걱정스럽게 한숨쉬며 위를 올려다보는 설원.



S#31. 침전 (낮)


진평, 마야, 용춘 있고.. 모두 경악한 얼굴이다.


마야 : (경악, 걱정) 덕만이 어찌 그런 발언을 했단 말입니까..

용춘 : 불가능한 일입니다. 말이 되는 것이옵니까?

진평 : (골똘히 생각하는데)

마야 : 쌍음을 밝히고 공주로 추인된 것도 오래지 않았거늘.. 어찌 또 분란을 일으킨단 말입니까?

진평 : (생각하다) ..아니오. 덕만이, 좋은 수를 내었소.

마야 : (놀라) ..예?

용춘 :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폐하?

진평 : 우리 신라는, 골의 나라다. 골품제는 신국의 뿌리이자, 뼈대인 것이다. 성골이 아닌 왕이 있더냐?

마야 : ......

진평 : 허나 성골남진이 되어, 용수를 황태위에 올린다고 했을 때..

용춘 : ......

진평 : 그것은, 오히려 모든 진골들에게 왕의 길을 열어준 셈이 되었었지.

용춘 : 예. 진골인 용수형님께서 황태위에 오를 수 있다면, 모든 진골 또한 자격이 있다는 뜻이니 말입니다.

진평 : 하여 수많은 이들이 경쟁하려 했다. 가장 관직이 높은 상대등이 더 유리할 수도 있었어.

마야 : ......

진평 : 허나, 신라는 골의 나라다. 성골인 덕만이 직접 나선다면 누가 감히 반기를 들겠느냐?

마야 : 폐하.. 허나, 덕만은 여인입니다.

진평 : 여인이란 것이 파격이긴 하나, 덕만인 성골이오... 미실조차도 깨지 못한.. 골품제의 벽... 덕만인 그 안에 있는 것이야...

용춘 : 하오나 폐하...

진평 : 아무것도 모르고 유약하던 짐이 그 어린 나이에 왕이 된 이유를 잊었는가?

마야 : ......

진평 : 그것은 단지, 성골이었기 때문이다!

용춘 : ......

진평 : (흥분으로) 덕만이 그것을 다시 되찾으려는 것이오. 미실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성골이라는 신분으로 말이오!



S#32. 미실의 방 (낮)


세종, 하종 있고..


세종 : (믿기지 않는 듯) 여인이.. 스스로 부군이 되겠다니..

하종 : 천지가 개벽한 이래 없었던 일입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세종 : 덕만공주는 어찌하여 혼인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스스로 굳이 나설 이유가 대체 무엇이란 말이야..

하종 : 유신랑이랑 혼인이 어그러지더니, 혼이 나간 거 아닙니까?

세종 : 이럴 때! 새주는 어딜 가신게야.

하종 : 하여간 말이 안되요. 말이!



S#33. 풍월주 집무실 (낮)


유신, 알천, 대남보, 보종을 뺀 화랑들 모여 있고..


석품 : (황당한 듯) 공주께선 참으로 기이한 일들을 많이도 보여주시는군.

덕충 : 난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 국혼을 치르면 간단히 해결될 일을, 왜 이리 복잡하게 만드신단 말인가?

박의 : 여인이 부군이라니, 어느 나라에도 그런 일은 없네!

선열 : 저번 첨성대 일도 그렇고.. 공주께서 생각하시는 것이, 참으로 유별나지 않은가?

필탄 : 허나.. 폐하의 유일한 성골이 맞네...

왕윤 : 무슨 소릴 하는 게야? 부군이면 임금이 될 것인데..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가?

석품 : 황실에서 자라지 못하셔서...그런지... 참으로 당황스러운 말씀을 많이 하시는 것 같네.

임종 : (걱정)... 엄청난 반대에 부딪힐 텐데... 어찌하시려고... 그러시는지...


화랑들, 설왕설래 하는데...



S#34. 연무장 (낮)


용화향도 낭도들, 훈련하다 모두들 멍한 표정. 곡사흔이 그 앞에서 헉헉거리고 서 있다.


대풍 : (어리둥절 곡사흔에게)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거냐? 부군이면... 임금이 되실 분이잖아?

고도 : 근데... 덕만공주님이... 부군이라고?

곡사흔 : 그렇다니까!!

죽방 : 에라이, 이 자식아! 니가 뭘 잘못 알았겠지! 덕만공주님이 혼인하시는 분이, 부마고... 그 부마가 부군이 된다..

         그런 얘길 잘못 들었겠지!

대풍 : 그렇네, 그거네! (한심하다는 듯 곡사흔에게) 제대로 좀 알고 다녀!

곡사흔 : 에이.. 진짜.. 아니라니까! 지금 그것 때문에 난리났어!

죽방 : 떽!! 이 자식이, 어디 그런 중차대한 문제를 잘못 듣고 다녀! 말이 안되잖아! 말이! 여자가 어떻게 임금이 돼!

고도 : 그치, 안되지. 말이 안되지.

대풍 : (곡사흔보며) 에이.. 괜히 깜짝 놀랐네.


하고, 모두들 가면 혼자 남는 곡사흔, 가는 낭도들 보며.


곡사흔 : 그런가...? 내가 잘못 들었나..?



S#35. 화랑 훈련장 (낮)


칠숙, 목검 훈련을 하고 있는데,

두루마리를 들고 오는 산탁, 석품. 칠숙에게 예를 취하고는,


산탁 : (두루마리 건네며) 새로 들어온 낭도들의 인적사항을 기록한 것입니다.

칠숙 : (두루마리 펼쳐 보며) 비담은.. 살펴보았느냐.

석품 : 아직까지는 화랑도로서 하는 활동이 전무합니다. 낭도들 훈련도 별로 시키지 않는 듯 하구요.

칠숙 : 월야라는 자는?

산탁 : 만노군 촌주의 아들이랍니다.

석품 : 서현공이, 용화향도를 맡기기 위해 들인 자인 것 같습니다.

칠숙 : 계속 주시하거라. 특별한 움직임이 있거든 바로 보고해야 한다.

석품 : 예. 헌데.. (조심스럽게) 들으셨습니까? 공주께서.. 부군을...

칠숙 : 들었다... 화랑들의 반응은 어떻더냐.

석품 : 다들 말이 안 된다고 난리들입니다.

칠숙 : (조용히 듣고)......

석품 : (그런 칠숙이 이상하다는 듯) 원상화께서는.. 놀라지 않으셨습니까?


그 말에 생각에 잠기는 칠숙.


ins cut>4부 9씬.

덕만 : ..백성들의 말을 들을 시간이 없는 자는 황제가 될 시간도 없다고 했습니다!


사막에서의 덕만의 모습을 떠올리는 칠숙. 피식 웃는다.

석품, 그런 칠숙을 이상하게 보고..



S#36. 연무장 다른 일각 (낮)


월야가 심각하게 걸어가는데, 설지가 급히 온다.


설지 : 들으셨습니까?

월야 : (심각하게 걸으며)......

설지 : 덕만공주가 부군이 되겠다고...

월야 : (심각하게 나지막이) 들었네. (결연하게) 유신을 만나야겠어.



S#37. 보종의 집, 마당 (낮)


한쪽 정자에서 춘추가 보량을 화장시키며 놀고 있다.

한쪽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미생.


춘추 : (화장붓으로 얼굴을 칠하며) 이 색깔이 어떠하냐. (하고 거울을 보여준다)

보량 : (거울 속 보며) 예, 예쁩니다. (선명하지 않은 동거울 같은거)


하는데, 대남보가 급히 미생에게 온다.


대남보 : 저.. 들으셨습니까? 사실입니까?

미생 : (심난하게) 화랑들도 다 알았느냐? 뭐라느냐?

대남보 : 사실이란 말입니까?

미생 : 그래.. 공주께서.. 임금이 되시겠단다.. 이게 말이 되는가..


다른 귀걸이를 보량의 귀에 대보던 춘추, 그 말을 듣고 놀란다. 귀걸이를 떨어트린다. 그리고 멍하게 멈춘다.


보량 : (귀걸이를 주우며) 왜 그러시옵니까?

춘추 : (놀라서 잠시 멍하다가 정신차리고 미소) 아, 아니다...



S#38. 궁 다른 일각 (낮)


덕만, 알천, 양길, 시녀 둘과 함께 가는데, 앞에서 유신이 온다. 서로 예를 취한다.


덕만 : 어찌 되었습니까?

유신 : 안강성 대부분의 백성들이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도망치는 자는 없었습니다.

덕만 : 촌주의 목을 베어, 공포를 보여주었으니, 이제 희망을 보여줘야 할 차례입니다.

         일을 하고자 하는 백성들을 아낌없이 지원하세요.

유신 : 예, 그렇게 일러두었습니다.

덕만 : 안강성이 시작입니다. 안강성이 성공하면, 다른 곳도 그리 할 수 있습니다. (알천 보며) 알천랑!

알천 : 예, 공주님.

덕만 : 율령박사들에게 갈 것입니다.

알천 : 예, 이미 공주님을 알현키 위해 모여있사옵니다.

유신 : 율령박사들은 어찌 만나시옵니까?

덕만 : (유신에게) 가장 합리적인 세제 율령안을 만들라고 지시해두었습니다. 그 보고를 받고자 합니다.

유신 : (덕만을 믿음직하게 보고)......


하는데, 비담이 온다.


비담 : (예를 취하며) 공주님, 궁이 온통 난리가 났습니다. 아십니까?

덕만 : 많이들 놀라더냐?

비담 : 전대미문의 발상이 아닙니까?

알천 : 누군들 감히 상상이나 해보았겠습니까?

덕만 : (차분하게) 사람들이 받아들이기가... 어려울까요?

유신 : 아무래도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허나 심려치 마시옵소서.

비담 : ......

덕만 : 예, 그럴 겁니다... 시간이라는 것은...말입니다... 어떤 기막힌 일이 일어난다해도,

         그것이 마치 필연이었던 것처럼 확정해 냅니다.

유신 : (보며)......

덕만 : 조금은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비담 : .....

덕만 : (살짝 걱정스럽게)......춘추도 이 얘기를 들었을까요?

알천 : 이리 떠들썩한데, 들으셨겠지요...

비담 : 이따가 제가 춘추공을 만날 것입니다. 못 들으셨다면 말씀드리고, 의견을 여쭙지요. (미소)

덕만 : (춘추 생각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ins.cut>35부 45씬.

춘추 : 저는 어떤 마음으로 서라벌에 왔을까요?


덕만 : (춘추 생각하며 심각한 표정으로)......



S#39. 공주집무실 (낮)


유신, 월야, 설지가 테이블에 앉아 있다.


유신 : 내가 말하지 않았나? 내가 왕으로 선택한 분이라고.

설지 : 그거야! 비유적인 말씀이라 생각했습니다. 유신랑께서 공주와 혼인하여, 부마가 되시겠다는 것 아니었습니까?

유신 : 말 그대로였네. 저 분을 왕으로 만들 것이야.

설지 : 어찌 여인인 왕이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월야 : 그건 중요치 않네.

설지 : (보며)......

월야 : 여인이든, 진골이든, 가야 출신의 왕을 만드는 것이 우리 동맹의 목표가 아니었나?

유신 : 오해가 있었나보군. 우리 동맹의 목표는, 가야민을, 백성으로 보살피는, 왕을 만드는 것이었네.

월야 : 덕만공주가 그리 한다고 어찌 보장할 수 있나?

설지 : 우린 유신랑과 동맹을 한 것이지, 덕만공주랑 한 것이 아닙니다.

유신 : 덕만공주께선 진심으로 가야인을 자신의 백성으로 삼으실 걸세.

월야 : 지금의 마음이야 진심이겠지. 하지만 신라의 위정자들은, 언제나 같은 문제에 부딪히게 돼.

         가야인들을 이용하고, 때에 따라 핍박하고, 반란이 일어나지 않을만큼만 탄압하고... 덕만공주라서 다를까?

유신 : 월야!

월야 : 해서! 가야출신의 왕만이 이 문제를 끝낼 수 있어. 덕만공주는 결코 다를 것이다.. 그렇게 말하진 말게.

설지 : 맞습니다. 어찌 사람 하나를 믿고, 가야민들의 목숨을 건단 말입니까?

유신 : 사람 하나가 아니라, 나, 김유신을 믿으라는 것이다.

월야 : (보며)......

유신 : 덕만공주는 새로운 신라를 만들 것이고, 자네들은 그 새로운 나라의 개국공신이 될 것이야.

월야 : 유신!

유신 : 만일 그리 되지 않는다면, 내가 반란을 일으킬 것이다!

설지 : (놀라 보며) !

유신 : (결연하게) 가야세력은 너와 나의 것이지, 덕만공주의 것이 아니네.

월야 : (심각한 표정으로)......



S#40. 일각 (낮)


심각한 표정의 월야와 설지가 걸어가고 있다.


설지 : 어쩌실 겁니까?

월야 : (걷다가 멈추며)......지금으로선 유신을 믿는 수밖에.

설지 : 월야랑!

월야 : (결연하게) 압량주에 사람을 보내, 내부 결속을 강화하라. 유사시에 압량주를 빠져나와 군사행동을 할 것이다.

설지 : ......

월야 : (단호) 허나, 일이 터지기 전까진 믿는다.

설지 : ..예!

월야 : (심각한 표정으로)......



S#41. 침전 (밤)


진평, 서현, 용춘이 있다.


서현 : 공주께서 부군으로의 길을 선언하셨으니, 내일 화백회의에서 대등들이 어찌 나올지...

용춘 : 반대가 심할 것이나, 그쪽도 마땅한 대안은 없을 듯 하옵니다.

진평 : 덕만이 공주가 된 후, 정무처리 능력은 흠잡을 데 없었다.

         또한... 덕만이 여인이기 이전에, 성골이라는 것을 부각시켜야 한다. 명심하라.

용춘,서현 : 예, 폐하.

진평 : (결연한 표정으로)......



S#42. 미실의 방 (밤)


미실, 세종, 하종, 설원, 미생, 칠숙이 있다.


설원 : 다들 대놓고, 안된다는 말은 못하고 있습니다.

미생 : 신국은 골의 나라이니, 말을 삼가고 있는 거겠지요.

설원 : 예. 안된다기보다는, 황당하고 놀랍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세종 : 덕만공주가 참으로 엄청난 일을 벌이는구료...

칠숙 : 화랑들도 대놓고 말은 않지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종 : 단지 성골이라는 것에 기대어, 부군을 하고 임금을 꿈꾼다... (어이없다는 듯) 허..

하종 : 아니, 여인이 무슨 부군을 해요? 아무리 성골이어도 그렇지. 고구려, 백제에도 그런 일은 없잖아요? 그쵸 어머니?

미실 : (피식)......

하종 : 왜 웃으세요?

미실 : 어차피 신국의 임금 중, 성골에 기대지 않은 임금은 없습니다. 왕통이란 것은 곧 혈통... 그 외엔 별 의미가 없지요.

         이 미실에겐 참으로 뼈아픈 한 수입니다. (심각하게)......



S#43. 염종의 도박장 (밤)


춘추 비담이 있다.


춘추 : ......너두 알고 있었어...?

비담 : 뭘?

춘추 : 공주.. 부군할꺼라는 거...?

비담 : ......응...

춘추 : 그게 되는 일이야...? 될 거 같애?

비담 : 쉽지 않겠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니까.

춘추 : (피식)... 어차피 세상 모든 게, 어느 순간까진 한 번도 없었던 거야.

비담 : (보며)......

춘추 : 지금까진 성골이 아닌 임금이 없었고, 남자가 아닌 임금도 없었어. 근데....... 머지않아, 둘 중 하나는 생기겠네...

비담 : 둘 중 하나?

춘추 : 재밌겠네... (비담보며) 어느 게.. 먼저 생길까...? 여자임금... 아니면 진골임금...? (하고 미소)



S#44. 공주집무실 (밤)


유신과 덕만이 있다.


덕만 : 내일 화백회의.. 쉽진 않을 것입니다. 지루하고 긴 회의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유신 : 누구도 신라사람으로 감히 골을 부정하는 발언을 할 수는 없겠죠. 하여, 논의는 공전할 것입니다.

덕만 : 예... 내일 화백회의에서 제가 부군이 되는 것에 대한 추인은 이루어지지 않을 겁니다. 단...

유신 : (보며)......

덕만 : 내일부터.. 신국의 수많은 사람들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말을 화두로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유신 : 새로운 말이라면?

덕만 : 어느 누구도... 말한 적 없고, 어느 서책에도... 쓰인 적 없는... 한번도 없었던 새로운 말...

유신 : (보며)......?

덕만 : (차가운 미소로) 여.왕.

유신 : !

덕만 : 여왕이란... 새로운 말... 이 말을 퍼뜨리는 것이 첫 번쨉니다. (하고 미소)



S#45. 미실의 방 (밤)


미실이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미실 : (뭔가 결심한 듯) 밖에 보종 있느냐?

보종 : (들어오며) 예, 어머니.

미실 : 춘추를 만나러 가야겠다. 채비하거라.

보종 : 예, 알겠습니다.


하는데, 미생이 급히 들어온다.


미생 : 저.. 누님...

미실 : (일어서며) 급히 다녀올 데가 있습니다. 아우님과는 나중에 말씀 나누지요.

미생 : 춘추가 와 있습니다. 누님과 독대를 청하고 있어요.

미실 : (놀라) !



S#46. 궁 일각 (밤)


덕만, 어딘가를 바라보며 뭔가 비장하게 생각하는 느낌.



S#47. 미실의 방 (밤)


미실과 춘추가 앉아서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미실 : 야심한 밤에 춘추공께서 어인 일이십니까?

춘추 : (해맑은 미소로 미실 보며)......

미실 : (역시 미소로 춘추 보며)......



S#48. 일각 (밤)


어딘가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덕만. 손에는 부러진 천명의 빗이 쥐어져 있다.

보는 덕만.


덕만 : (마음의 소리 E) 언니... 함께 하는 거지.. 그렇지...?



S#49. 미실의 방 (밤)


미실,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미생이 들어온다.


미생 : 누님, 춘추공이 뭐라 합니까? 무슨 얘길 나누셨습니까?

미실 : (골똘)......

미생 : 누님... 말씀해주세요!

미실 : 세종공을 뵈야겠습니다.

미생 : 예? 지금요? 너무 늦었습니다. 내일 보시지요, 누님?

미실 : 아닙니다. 지금 만나야 합니다.

미생 : 세종형님 침소에 드셨을텐데요.

미실 : 깨우면 되지 않겠습니까?

미생 : (놀라) 아... 예, 예... 채비하겠습니다.

미실 : (결연하게) 오늘 밤... 많은 것이 결정되고 바뀔 것입니다! (비장하게)



S#50. 미실의 방 (밤)


미실, 혼자 생각에 잠겨 있다. 골똘하게 생각하는 듯 하다가, 미소짓는다.



S#51. 궁 전경 (아침)


귀족들이 모여들고 있다.



S#52. 열선각 회의실 (낮)


진평, 마야, 덕만 등이 착좌해 있고, 미실은 없다.

10대등이 원탁에 앉아 있다. 세종, 하종, 서현, 용춘, 미생 등등이 있다.

토론이 시작된다.


세종 : 칠백년에 가까운 신국의 역사 속에, 여인이 부군이 된 경우는 없습니다.

하종 : 제 말이 그 말씀입니다. 고구려, 백제는 물론! 중국의 수많은 나라 중에도 그런 일이 없습니다!

미생 : 예, 천하만민이 어찌 이 일을 이해할 수 있단 말입니까? 여인인 부군이라니요...

용춘 : 허면 진골인 부군은 쉽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세종 : !

미생 : !

용춘 : 신국은 이미, 안타깝게도 성골남진이 된 지 오래이옵니다.

서현 : 예, 덕만공주님은 비록 여인이나, 성골이자, 국조의 예언의 개양자가 아니옵니까?

하종 : 그..그렇지만................(할 말이 없다)......

미생 : 예, 성골이시지요... 성골... 성골이시긴.. 한데...


하는데, 밖에서 (E) 미실 새주 드십니다.

문이 열리고 미실이 들어온다.


미실 : (단상 위의 진평, 마야, 덕만에게 예를 취하며) 중요한 일이 있어, 화백회의에 늦었사옵니다. 황공하옵니다.

진평 : 중요한 일이라니.. 무엇이오?

덕만 : (보며)......

미실 : 예... 신국의 부군에 관한 일을 논의하는 화백회의 아니옵니까...?

진평 : 그렇소.

미실 : 또한, 폐하께서 모든 진골귀족에게도 부군의 기회가 있다고, 하교하셨사옵니다.

덕만 : (불안)......

진평 : (불안).....그랬소...

미실 : 하여, 부군에 천거할 인물을 모시고 왔사옵니다.

덕만 : (놀라) !

마야 : (놀라) !

진평 : (놀라) !

미실 : (뒤를 향해) 뫼시거라!


다들 문을 주목하는데, 대남보와 함께 들어오는, 춘추다.


진평 : (경악) !!

마야 : (경악) !!

덕만 : (경악) !!

용춘 : (경악) !!

서현 : (경악) !!

미생 : (미소)......

세종 : (미소)......

하종 : (미소)......

춘추 : (진평, 마야, 덕만에게 예를 취하며) 신국의 개양자이신, 천명공주의 적자... 김.춘.추... 문안드리옵니다. 폐하.


덕만, 그런 춘추를 놀라 보는데.


ins.cut>35부 45씬.

춘추 : (차가운 미소로) 전 어떤 마음으로 서라벌에 왔을까요?

덕만 : (놀랍고 당황스러워 보기만 하는데)......

춘추 : 전... 신라를 가지려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덕만 : (경악) !!!


덕만, 그 때를 떠올리며.. 이 뜻이었구나 싶어 춘추 보는데..


진평 : (당황하여) 그... 그래... 헌데.. 네가.. 어찌...

미실 : 춘추공은, 태자가 되시기 전, 안타깝게 전사하신 용수공과 천명공주님의 적자로서,

         조부이신 진지제가 족강(자막 : 골이 낮아짐)이 되는 일만 없었다면, 틀림없는 성골의 혈통이옵니다. 또한...

서현 : (안되겠다 싶어 일어서며) 허나! 진골이옵니다!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하나, 지금은 틀림없는 진골이시옵니다!

미실 : (미소) 예... 엄격히 골품을 따지자면, 분명 진골이시지요, 허나... 춘추공은,

춘추 : (말 확 자르며 차분하게) 골품제는....

진평 : (보며)......

덕만 : (보며)......

미실 : (보며)......

춘추 : 낡은 제도이옵니다.

진평 : (경악) !!

마야 : (경악) !!

덕만 : (경악) !!


미실마저도 완전 경악하여, 춘추를 보고 있다.

신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충격적인 발언! 화백회의의 대등들도 모두 경악하여 춘추를 본다.


서현 : (일어서서) 추..춘추공께선 말씀을 삼가시오! 골품제는 신국의 근간이오! 어찌 그런...

춘추 : (차분하게 말끊으며) 소신, 아직 미령하고 식견이 넓지 못하나,

         골품제 같은 천하고 야만적인 제도는! 중국, 서역, 그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사옵니다. (미소)

미실 : (경악하여 춘추보며) !!!

덕만 : (경악하여 춘추보며) !!!


모두들, 경악하여 춘추를 본다.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쑥스러운 듯 해맑게 웃는다.

웃는 춘추, 놀란 덕만, 황당하여 놀란 미실, 3분할 END.
























첨부파일 선덕여왕40.hwp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