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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하이킥] 00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2|조회수937 목록 댓글 0

[거침없이 하이킥] 004

 

 

 

 

 

 

 

 

 

 

씬/1 병원 앞 (N, 야외)

 

자막 제 4 화

민용이 서성거리다가 전화를 하는.

 

민용 : 여보세요? 엄마 난데.. 엄마 옥상 창고 열쇠 좀 갖고 살짝 나와봐.

 

 

씬/2 다용도실 (N)

 

문희가 작게 핸드폰 받고 있다.

 

문희 : 창고 열쇠는 왜? 너 거기가 어딘데?

 

이때 순재가 문을 확 연다.

 

문희 : (놀라) 나중에 다시 걸께~ (전화 끊는)

순재 : (빗자루 집으며) 왜 이렇게 소스라쳐? (하다) 가만 민용이 자식 아니야? 그 자식이 이 밤에 왜 또 전화야?

문희 : 아니야 개성댁이야.

순재 : 개성댁? 그 할망구는 지금이 몇신데 전화야.

문희 : 잠도 안오고 한다고...

순재 : 쯧쯧.. 할일 없으면 신문이라도 보지 허구헌날 전화질이야..

문희 : (순재 나가자 벽에 걸린 열쇠 꾸러미 중에서 창고 열쇠 를 찾는다)

 

 

씬/3 옥탑방 (N)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있는 창고 겸 방. 문희가 기가 막혀서 있고 민용이 매트리스를 퉁 바닥에 놓는다.

 

문희 : 그게 뭔 소리냐? 그래서 그 친구란 애한테 집을 내줬다고?

민용 : 그럼 어떡해. 서선생은 계약서까지 갖고 있는데~

문희 : 아니 세상에 무슨 그런.. 그 집이 누구 집인데 지 맘대로 전세를 놔? 준이에미 전화번호 대! 러시아에 그년 집 몇 번이야?

민용 : 아 통화 안돼 아직 전화도 없어..

문희 : 세상에 살다 살다... 일단 내려가자. 집에 가서..

민용 : 싫어~ 아버지한테 괜히 얻어터지기만 하지 아버지한테 아무말도 하지마!

문희 : 그렇다고 어떻게 여기서 살어.

민용 : 신지랑 연락되면 돈 받아서 해결할꺼야. 엄마나 비밀 지켜.

문희 : 걔가 돈 안 보내주면 어떡하냐구~

민용 : (짜증내며) 아 몰라 몰라~

문희 : 세상에 어떻게 그런 미친녀ㄴ...

민용 : (고개 들며) 엄마 걔 욕은 하지 말랬지! 하지마. 그만해.

문희 : (기막힌)

 

 

씬/4 순재방 (N)

 

순재가 자리를 깔고 있는데 문희가 들어온다.

 

순재 : (누우며) 잘 시간에 어딜 갔다와?

문희 : 아니 저..저기요..

순재 : 왜.

문희 : 저 민용이 말인데...

순재 : (갑자기 벌컥 눈 뜨며) 그 자식이 뭐? 뭐 또 뭐?

문희 : 아우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아무것도 아냐.. (밖으로 나간다)

순재 : 또 어딜 가?

문희 : 화장실..

 

 

씬/5 거실 (N)

 

어두컴컴한데 문희가 속닥이며 전화를 하고 있다.

 

문희 : 그 아파트를 지 맘대로 전세를 뺐더라니까 글쎄.. 지 친구한테~

개성댁 : (OFF) 어머머 나쁜 년 나쁜 년. 어떻게 그런 년이 있어?

문희 : 근데 민용이는 지 마누라라고 또 욕하니까 싫어해요 바보등신.. 어쩌면 내 팔자는 며느리도 하나같이 지지리..

 

이때 해미가 잠옷 입고 나온다.

 

문희 : (얼른 말 멈추는)

해미 : 어머 이 시간에 불도 안켜시고 누구랑 통화하세요?

문희 : 아 내 친구...

해미 : (웃으며) 에... 어머님 연애하시는 거 아녜요?

문희 : 뭐?

해미 : (화장실로 들어간다)

문희 : (전화하는) 아니 큰애가 나와서. 꼭 말을 해도 저렇게 싸가지가 없다니까..

개성댁 : (OFF) 그 싹퉁바가지? 왜 또?

문희 : (조곤조곤 욕 한다) 지금 나와서 뭐라는 지 알아? (말투 흉내내는) 이 시간에 누구랑 통화하세요?

         어머님 연애하시는 거 아녜요? 이 지랄이야.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어...? 내가 아주 그냥...

 

 

씬/6 다음날 인써트 (D)

 

종료벨이 울린다.

 

 

씬/7 학원 강의실 (D, 야외)

 

학생들이 우르르 나가고 있다. 민호가 가방을 챙기고 있고 저 뒤에는 윤호가 엎드려 자고 있다.

이때, 다른 쪽에 앉아있던 여학생1,2,3이 가방 챙기며 쑥덕이다 여학생1이 민호에게 온다.

 

여학생1 : 저기요.

민호 : 네?

여학생1 : 저기.. 혹시 시간 좀 있어요?

민호 : 네...? (수줍어하는 듯한 여학생들을 빠르게 살피면서 OFF) 설마..설마..나 지금 찜 당한거야? 그런거야?

         (ON) 시간.. 있을것도 같은데.. 왜요?

여학생1 : 시간 있대~

여학생2,3 : 와.. (우르르 온다)

여학생1 : 저기요~ (문제집을 내보이는) 오늘 배운 공식이 하나도 이해가 안가서 그러는데 좀 가르쳐주면 안돼요?

             그쪽은 아까 다 맞추던데.

민호 : (표정. OFF) 그럼 그렇지.. 나 지금 바쁜데.. (하다 OFF) 가만.. 원래 머리 빈 애들은 남자의 지성에 매료되는 법인데..

         내 지성을 한껏 발휘해봐...? (ON. 느끼하게 웃으며) 공짜는 안되고 팥빙수나 사실 래요?

여학생들 : 네? (자기들끼리 재수없다는 듯 쑥덕이다) 네.. / 뭐..

여학생1 : 86페이지요. (문제집을 내보이며) 여기서 왜 루트가 두 번이나..

윤호 : (OFF) 아우..

 

민호와 여학생들이 돌아보는데 윤호가 자다 깨서 가방을 챙기고 있다.

여학생들 모두 순간 윤호를 보고 혹하는 표정.

 

윤호 : 언제 종 쳤냐? .. (하고) 안 가?

민호 : 먼저 가. 나 좀..

윤호 : 간다. (가방 휙 둘러메고 나가는)

민호 : 왜 루트가 두번이냐면 봐요 엑스 제곱 플러스 루트 7.. (하다 돌아보면)

여학생들 : (그새 문가에 가서 쑥덕이는) 스타일 좋다~ / 열라 멋져..

여학생1 : (작게) 계속 잠만 자서 얼굴을 못 봤었어!

민호 : (표정)

여학생1 : (작게) 야 우리 쟤한테 가르쳐달라 그러자!

여학생2 : (작게) 잠만 잤는데 뭘 알까?

여학생3 : (작게) 그게 중요하냐? 친해두자는거지~

여학생들 : (큭큭대며) 그래 그래~ / 그러자~

민호 : 저기요..

여학생들 : 됐어요~ (밖으로 뛰어나간다)

민호 : 하.. (신경질 나 문제집을 쾅 덮는) 자식이 잘려면 푹 퍼 자든지 나갈려면 빨리 튀어나가던지 타이밍도 절묘하게 훼방이냐.

         아 재수없는 놈..

 

 

씬/8 개성댁 집 앞 (D, 야외)

 

2층 양옥집. 대문에 초인종이 두개 달려있다. 문희가 애를 업고 핸드폰을 하며 오고 있다.

 

문희 : 그렇지. 영감 알면 또 뒤집어지니까 말도 못하지. 세상에 그런 나쁜 년이 어딨냐고.

         내가 살다 살다 (자연스럽게) 문 열어줘.

 

문 탕 열리고 문희가 계속 전화하며 2층으로 올라간다.

 

문희 : 처음 봤을 때부터 말을 틱틱 내뱉는게 그렇게 맘에 안 들더라구. 지가 무슨 음악을 한다고 그 돼지 멱 따는 소리로..

         러시아? 지나가는 개가 웃지.. (들어가는)

 

 

씬/9 개성댁 거실 (D)

 

문희와 개성댁이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다. 애는 옆에 재워놓은.

 

개성댁 :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아니 왜 민용이가 나가. 지가 나가야지?

문희 : 그 친구란 년도 아주 똑같은가봐. 뻔뻔하게 쫓아내고 열쇠까지 바꿔버렸대잖아~

개성댁 : 미쳤어 미쳤어. 고소하라 그래. 고소하면 이겨!

문희 : 그 년이 돈을 들고 날랐는데 어떡해!

개성댁 : 아우. 듣는 내가 다 혈압 올라 죽겠네! 민용 아버지한테 돈 좀 빌려주라 그래~

문희 : 아이고. 영감 알아봐. 돈은 무슨 돈이야. 민용이부터 또 잡아 족칠텐데.

개성댁 : 그럼 그 싹퉁바가지한테 얘기해보든지. 걔는 돈 융통 좀 해줄꺼 아냐.

문희 : 큰 애? 미쳤어. 내가 걔한테 아쉬운 소리 하게? 안그래도 잘난척 대마왕이 얼마나 선심 쓰는 척 하면서 잔소리를 할텐데.

         (말투 흉내내며) 어머님 서방님은 도대체 왜 그렇게 사신대요? 어머님이 자꾸 싸고 도니까 점점 무능력해지죠~

         전요 애들 어머님같이 안 키워요~

개성댁 : 똑같애 똑같애~ (자지러지는)

문희 : 지는? 어이구 지는 맨날 (흉내) 우리 사랑하는 아드님~ 이러는게~

개성댁/문희 : (같이 자지러지게 웃는다)

 

 

씬/10 주방 + 거실 (D)

 

해미가 음료수 마시는 민호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는.

 

해미 : 우리 사랑하는 아드님~ 뭐 먹고 싶어?

민호 : 케잌 없어? 단 거 먹고 싶어.

해미 : 케잌이 먹고 싶어? 그럼 사줘야지~

민호 : 엄마가 만든거.

해미 : 엄마가 만든거? 어유 우리 민호씨가 먹고 싶다는데 그럼 만들어줘야지~ (엉덩이 툭툭 두드리는)

윤호 : 어우 뭐야 제발 좀.. (지나가다 보고 우웩거린다)

해미 : 이윤호 넌 왜 지금 와? 같이 끝났는데?

윤호 : (귀를 막고) 응? 뭐라고? 안 들려~ (방으로 들어간다)

해미 : 이윤호 까분다~

 

 

씬/11 민호윤호방 (D)

 

윤호는 침대에 벌렁 누워 만화책 보고 있고 민호가 케잌 들고 들어온다.

 

민호 : 야 케익 먹든지 말든지.

윤호 : 너나 드셔 배불러.

민호 : (떠보는) 아까 걔들이랑.. 뭐 먹었냐..?

윤호 : 피자. 지들이 사더라.

민호 : 그래서... 잘 해볼라구?

윤호 : 걔들이랑? 야 셋다 황이드만 무슨. 하두 졸라서 전번만 교환했어.

민호 : (OFF) 저 복에 겨워 터진 놈! 난 셋 중에 아무라도 좋은데 씨!! (째려보며 OFF) 뭐 이런 세상이 됐지?

         자세히보면 내가 저자식보다 더 잘생긴 편인데 왜 여자애들은 저 자식만...!

윤호 : 왜 째려~?

민호 : 뭘 째려...

윤호 : 어쭈. (벌떡 일어나 다리 확 뻗어 민호 머리에 갖다대는)

 

풀샷으로 윤호와 민호의 키 차이가 분명한.

 

민호 : (표정. OFF) 왜는 왜겠어.. 나보다 훨씬 길잖아... 내가 봐도 남자답다..

윤호 : 까부냐? 덤벼봐 꼬맹아~

민호 : 꼬맹아? (무섭게) 너 형한테 진짜.. (입술을 깨무는)

윤호 : 어? 아 무서워~ (웃으며) 왜? 기분나쁘셔? 어떡할건데? (다가서는)

민호 : (보다 꼬리내리며 앉는다) 엄마한테 다 이른다..

윤호 : 하하하~ 엄마한테 다 이른다? (침대에 엎어지며 막웃는)

민호 : 후.. (힐끔보며 공부하는)

 

 

씬/12 개성댁 집 앞 (N, 야외)

 

문희가 애 업고 나오고 개성댁이 배웅한다.

 

개성댁 : 어메 벌써 달이 떴네.

문희 : 그래두 한바탕 얘기하고 났더니 속이 좀 풀린다.. 내가 자기 없으면 진짜 어떻게 살까.

개성댁 : 무자식이 상팔자야. 날 봐. 세상 편하잖아.

 

이때 핸드폰 벨 울리자 문희, 목에 걸린 핸드폰 보고.

 

문희 : 으그 영감 또 전화야. 갈께. (후다닥 가는)

개성댁 : 혼나겠다 가. 재미난 일 있으면 전화하구~

 

 

씬/13 학교 외경 (D)

 

 

씬/14 교무실 (D, 야외)

 

민용이 들어오는데 교감이 지나가다 본다.

 

교감 : 왜 또 이렇게 일찍 와? 아예 점심도 먹고 오라니까. 너무 부지런해 사람이.

민용 : 죄송합니다...

 

민용이 민정 옆에 앉으며 째린다.

 

민정 : 노려보지 마세요. 저 마음 약하걸랑요.

민용 : 야 그렇구나. 마음이 약하구나~

민정 : 저도 괴로와요. 그러니까 신지랑 빨리 합의해서 전세금 돌려주세요. 받으면 방 뺀다니까요.

민용 : 연락이 안되니까 그렇죠! 연락이 안된다구요! 도대체 그 기집애는 모스크바에서 뭘 하고 자빠졌는지..!

교감 : (지나가며) 말을 참 곱게 써.. 아나운서 시험을 보지 왜 체육선생을 해. 너무 단정하잖아 사람이.

민용 : 죄송합니다...

 

 

씬/15 음악학교 강의실 (N, 야외)

 

자막 - 모스크바 음악학교.

피아노가 있는 강의실 신지가 몰두한 듯 종이악보에 막 갈겨쓰고 있다. 러시아인 남학생이 들어온다.

 

신지 : 리리리 음... 리리리...

러시아인 : (러시아어. 한국어 자막) 신지 소나타 작곡 잘 되가?

신지 : 다 하라쇼~ (자막 - 응 좋아) 야 나 악상이 막 떠오른다. 완전 신들렸어 나. 천잰거야. 그런거야?

러시아인 : (러시아어. 한국어 자막) 내가 좀 봐도 돼?

신지 : 아직 완성 안됐는데.. (하다) 하라쇼~ (악보준다)

 

러시아인이 피아노로 연주를 하는 처음에 아주 장엄한 느낌으로 시작하는데 점점 빨라지면 코요태의 노래다.

 

러시아인 : (러시아어. 한국어 자막) 시작 좋은데..

신지 : 내가 맘만 먹으면 교향곡도 뚝딱이야. 내가 이런 사람 이야.. (좀 더 듣다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까딱하며 가사를 따라한다)

러시아인 : (러시아어) 벌써 가사도 붙였어?

신지 : (흠칫 놀라며) 뭐야 왜 가사가 저절로 떠올라? (저절로 어깨가 들썩거리는) 어라...어라?

         (코요태 안무를 하며) 뭐야 에이씨. 어쩐지 곡이 너무 잘 써진다 했어~

러시아인 : (표정)

 

 

씬/16 다용도실 (D)

 

문희가 세탁기에 빨래 집어넣고 있는데 해미가 버릴 쓰레기 들고 들어온다.

 

문희 : 세탁기 돌릴껀데 빨래 있으면 가져와라.

해미 : 어머님. 섬유 유연제 안 쓰시죠?

문희 : 어? 썼어 얘. 왜 안써..

해미 : 근데 왜 어머님이 세탁하시면 빨래가 뻣뻣해요?

문희 : 뻣뻣하긴 뭐가 뻣뻣해 얘, 썼어. 니가 쓰라고 하도 그래서 분명히 썼다.

해미 : (갸웃하며) 사용법이 틀렸나? 어머님 제가 어느 구멍에다 넣어야 된다 그랬죠?

문희 : (표정)

해미 : (세제 넣는 통을 열며) 여기 세칸 중에 어디다 넣는거예요?

문희 : (짜증내며) 가운데 아냐~

해미 : 오케이. 그럼 뚜껑으로 얼마나 넣으세요?

문희 : .....

해미 : 이게 2kg 빨래 기준으로 한컵이거든요. 지금처럼 표준으로 놓고 5kg면 몇컵일까요?

문희 : (금방 계산이 안되는)

해미 : 두컵 반이 되겠죠~? 어머님 이해가 되세요?

문희 : (표정)

E 전화벨 소리

해미 : (나가는)

문희 : (씩씩거리고 있다가 핸드폰 거는) 여보세요 개성댁? 아우 나 열받아서 미칠 거 같애.

         글쎄 우리집 싹퉁바가지가 지금 뭐라는지 알아?

개성댁 : (OFF) 왜 또 뭐라고 지랄인데?

문희 : 글쎄 내가 빨래를 하는데..

 

해미가 다시 문을 여는.

 

해미 : 어머님 부산 숙부님 전화 왔는데요.

문희 : 어 그래.. (얼른) 내가 다시 전화할께! 아니 집으로 갈께. 기다려! (전화 끊고 나가는)

 

 

씬/17 거실 (D)

 

범이와 민호가 플레이 스테이션류를 TV화면으로 열내며 하고 있다.

 

민호 : 아 나 잠깐 화장실~ (뛰어가는)

범이 : 나 혼자 간다~

민호 : 야 이 치사~

 

이때 초인종이 울린다.

 

민호 : (문을 따주는) 누구세요?

 

문이 열리고 유미가 들어오고 민호 눈이 커지는.

 

유미 : 저기 아주머니..

 

해미가 주방에서 나오는.

 

해미 : 누구야?

유미 : 안녕하세요 저 유정민씨..

해미 : 아. 니가 정민이 딸이구나.

유미 : 예 안녕하세요.

민호 : (화장실에 안 들어가고 OFF) 예쁘다! 예쁘다! 예쁘다!

유미 : 엄마가 이거 떡 좀 갖다드리라고 해서요. (떡 내미는)

해미 : 어머 오늘 이사온거야? 난 다음주로 알고 있었는데.

유미 : 갑자기 땡겨졌어요. (하다 민호와 눈이 마주치자 눈웃음치는)

민호 : (OFF) 예쁘다~~~예쁘다~~~

해미 : 그래 잘 먹을께. 엄마한테 전화 해봐야겠네.

유미 : 그럼 가볼께요. 안녕히 계세요.

해미 : 그래~

 

유미가 돌아간다.

 

해미 : 잘됐다. 가져가서 먹어.

민호 : 근데 누구야?

해미 : 아. 엄마 고등학교 친구 딸. 이 동네로 이사온단 소리는 들었는데 오늘인줄은 몰랐네.

         (핸드폰건다) 여보세요? 아 정민이니? 너 오늘 이사왔다며?

민호 : (표정)

 

범이는 게임에 빠져 뒤도 안 돌아보고 열심인.

 

민호 : (와서) 야.. 너 봤냐...?

범 : 뭘? 아싸 보스깼어!!

민호 : (넋 나간)

 

 

씬/18 민호윤호방 (D)

 

민호가 떡이 담긴 접시를 들고 멍하니 들어온다. 윤호가 아령을 하고 있다.

 

윤호 : 왠 떡~ (한손으로는 계속 아령하며 떡 집어먹는)

민호 : (유미 떠올리며 입이 벌어진)

윤호 : (먹다가 힐끔 보고) 뭐가 그렇게 좋아?

민호 : (웃으며) 야 이거 갖고 온 애가 되게 예.. (하다 멈추는) (OFF) 잠깐..

 

민호가 윤호를 째리며 본다.

 

민호 : (OFF) 이 자식한테 말할 필요가 없지. 날 도와줄 놈도 아니고. 게다가..

 

<회상 인써트 - 강의실에서 여학생들이 윤호 보고 반하던 장면>

 

민호 : (OFF) 괜히 걔 존재를 알려줬다가 나만 피 볼지 몰라.. 아니 몰라가 아니라 피 볼 확률 거의 백프로다.

 

아령하는 근육을 훑으며..

 

민호 : (OFF) 그래. 저 놈은 내부의 적이야. 쟤한테 여자 얘기를 한다는 건 폭탄을 안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격이다.

         아무말도 하지 말자.. 일단 완전히 내 여자친구로 만든 다음에, 그때 보여줘도 보여주자.

         아니 이왕이면 가능만 하다면 평생 보여주지 말자.

윤호 : 왜 꼬나봐?

민호 : 아냐 많이 먹어라~ (비굴하게 머리 쓰다듬어 주는)

윤호 : 어쭈~ (발을 건다)

민호 : (힘없이 앞으로 꼬꾸라지며 엎드려 유미 생각하는)

 

 

씬/19 개성댁 집 앞 (D, 야외)

 

문희가 씩씩대며 오는데 밖에 이사 쓰레기들이 나와있다.

 

문희 : 1층에 누가 이사왔나..?

 

2층 계단으로 올라가 문 두드린다.

 

문희 : 개성댁~ 나 왔어~ (문 두드리는데 조용한) 개성댁~ 개성댁~ 문 열어~ (핸드폰 거는) 그새 어딜 갔어? (신호음만 울리는)

         아유 왜 또 전화도 안 받아. 치밀어 죽겠는데..

 

 

씬/20 개성댁 거실 (D)

 

텅 빈 거실에 티비가 틀어져있다. 유미가 해미에게 갖다준 접시와 똑같은 접시에 담긴 시루떡이 놓여있고,

핸드폰이 그 옆에서 진동으로 울리고 있다. 핸드폰 액정에 '민용엄마' 뜨는. 디졸브.

 

 

씬/21 순재방 (D)

 

애가 빽빽 우는데 문희 전화만 걸고 있는. 계속 신호음만 울린다.

 

문희 : 이상하네. 오늘도 전화를 안 받네. 어떻게 된거야...

순재 : (들어오는) 애 우는데 안 보고 뭐해?

문희 : 가만 있어봐요.. (나가는)

순재 : 어? 어딜 가? (코 막으며) 얘 똥 싼 거 같은데~ 이봐~ (기저귀 사이 벌려 들여다보고) 아으.. 야 야 준하야 똥 좀 치워라~

 

 

씬/22 거실 (D)

 

준하, 거실에서 라면 먹고있는데 순재 애기를 포대기째 들고 나오는.

 

순재 : 야 임마 안들리냐~ 얘 똥 쌌다. 기저귀 좀 갈아~

준하 : 아이 저 지금 라면 먹고있는데.. 아버지가 좀 가세요.

순재 : 이 자식이 갈래면 갈지.. 빨리 갈아~

준하 : 아~ 아버지가 좀 가세요 진짜.

순재 : 어? 이게 정말~ 빨리 안갈아? 열번 셀 동안 갈아~ 안 갈면 너 죽는다~ 하나~ 둘~

준하 : 아 왜 밥먹는 사람을 그러세요~

순재 : (아랑곳않고 계속 세는)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아홉반 아홉반에 반~

준하 : 아이 진짜~ (하고 나오다 라면 그릇 엎지르는)

순재/준하 : 야 이 자식아!/어~~

준하 : (짜증내며) 아 거보세요. 그냥 아버지가 가셨으면 됐잖아요~

순재 : 아 칠칠맞은놈~ 빨리 라면치우고 똥치워~

준하 : 아 왜 두가지 다 저만 시키세요~ 아버지도 하나 하세요~ 똥치우실래요? 라면 치우실래요?

순재 : 이 자식은 꼭.. 지가 하면 될걸! (준하 머리를 탁 때리는)

준하 : (기분 팍 나빠) 아 왜 때리세요? 라면 먹고있는데 똥 치우라 그래서 똥치울라 그러다 이렇게 된거잖아요.

순재 : 그러니까 빨리해 이 자식아!

준하 : 하 진짜.. (보다 삐져서 나가버리는)

순재 : 야 어디가? 빨리 안치워? 야 돌아와! 빨리! 안돌아와? 열번만에 안오면 너 죽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아홉반 아홉반에반 열.. (나가보는데 이미 가고 없는) 이런 씨..

 

화면 튀면 기저귀갈고 라면 치우는 순재..

 

순재 : 이런씨.. 이런씨..

 

 

씬/23 시간경과 인써트

 

 

씬/24 민호윤호방 (D)

 

민호와 범이가 상 펴놓고 공부하는 자세로 쑥덕이다 해미가 문 열자 노트에 막 쓰는.

 

해미 : 우리 아들 공부 열심이네~

민호/범 : 네~

해미 : 엄마 결혼식 간다. 저녁 좀 챙겨 먹어.

범 : 저녁 뭐 해 노셨어요?

해미 : 꽁치찌개.

범 : 꽁치요..? 에... (찌푸리는)

해미 : 윤호는?

민호 : 모르겠는데.

해미 : 공부 좀 하랬더니 또 어디루 튄거야 웬수~

민호/범 : 다녀오세요.

 

시끌시끌 떠들며 식구들 나가는 소리 들린다. 해미 나가자 다시 쑥덕이는.

 

민호 : 어떻게 접근을 하냐고. 김범 아이디어 좀 내봐~ (목을 조르는)

범 : 빈그릇 핑계대고 걔 집에 가보든지.

민호 : 빈그릇? 너무 속 보이는 거 아닐까?

범 : 일단은 걔가 집에 올 기회를 차단해야 돼. 윤호랑 마주 쳐서 좋을 거 없잖아.

민호 : 건 그렇지.

범 : 그러니까 니가 그쪽으로 가란 말이야~

 

 

씬/25 거실 겸 주방 (D)

 

민호, 씽크대에 씻어 엎어놓은 그릇을 집으며 얘기하고 있다. 범이가 냉장고 뒤지며 마구 꺼내 먹는.

 

민호 : 이건데.. 지금 갖다주면 집에 있을까..?

범 : (냉장고에 머리 박고) 전화번호 몰라?

민호 : 몰라.. 괜히 걔 집에 없는데 갖다주면 기회만 날리는 거잖아.

 

이때 초인종이 울린다.

 

민호 : 누구세요?

유미 : (OFF) 저 유미라고 하는데요. 지난번에 떡 갖다드린..

민호 : (표정) 에?!!

범 : (냉장고에서 고개 들며) 누구라고?

 

 

씬/26 현관 앞 (D)

 

유미가 서 있다.

 

유미 : 엄마 심부름 왔거든요. 그릇 가지러..

 

 

씬/27 거실 (D)

 

민호, 현관 문구멍으로 들여다보고 놀라는.

 

범 : (식빵 물고) 걔야?

민호 : (작게) 아씨 이렇게 갑자기 기회가 오냐!

범 : 나도 얼굴 좀 보자~ (문가로 가려는데)

민호 : 가만 있어봐. 넌 이리와~ (범을 끌고 방으로 가며) 잠깐! 잠깐만요!!!

 

 

씬/28 민호 윤호방 (D)

 

민호가 미친듯이 바지를 주워 입고. 범 서있는.

 

민호 : 넌 여기서 꼼짝 말고 있어!

범 : 왜~ 도와줄께~

민호 : 안돼. 너도 얼추 귀여운 얼굴이라 안심 못해~

범 : 하. 나도 보고 싶은데 얼마나 이쁜지.

민호 : 잘돼면 새끼친다.

범 : 꼭 쳐야 돼. 약속. (둘이 손가락 걸고 약속하는)

민호 : 일단 그릇부터 숨기고 들어오라고 한 다음에.. 찾는 동안 시간끌라 이거지?

범 : (머리 정돈해주며) 그래.. 차도 한잔 주면서 자연스럽게..

민호 : 알았어. (나가며) 너 절대 나오지마~ 나오면 (주먹 쥐고 나간다)

 

 

씬/29 주방 (D)

 

민호가 완전히 변신해서 의자를 찬장앞에 끌어다놓는다.

 

민호 :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씬/30 개성댁 집 (D, 야외)

 

문희가 2층에서 문 두드리고 있다.

 

문희 : 개성댁 개성댁~ 개성댁 자? 개성댁 나야~ (하다 주저앉으며 울먹이는) 어딜 간거야 나한테 말도 없이..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 내가 자기한테 할 말이 얼마나 많은데..

 

 

씬/31 현관 앞 (D)

 

유미가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다.

 

유미 : 하. 왜 이렇게 안 열어줘..

 

이때 민호가 문을 벌컥 연다.

 

민호 : (헥헥대며) 아 미안 들어와.

유미 : 안녕..

민호 : 근데 엄마가 안 계셔서 어떤건지 잘 모르겠거든?

유미 : 빨간바탕에 꽃 그려져 있는거. 눈에 확 띄는데.

민호 : 니가 들어와서 찾아볼래?

유미 : 그래.

 

 

씬/32 주방 + 민호윤호방 + 거실 (D)

 

유미가 주방으로 오고 민호가 응큼하게 웃으며 따라오는.

 

민호 : 빨간색은 없잖아 그치?

유미 : 음.. (찬장 가리키며) 좀 열어봐도 돼?

민호 : 어 그럼. 니가 찾는게 낫겠다.

유미 : (찬장들을 열어본다)

민호 : (흐뭇하게 뒷태를 보다 문틈으로 엿보는 범이를 보고 웃는)

 

범이가 문틈으로 내다보고 있다.

 

범 : 오. 예쁜데 몸매도 예쁘고.. 자식이 보는 눈은 있어요.. (하다 문득 거실쪽을 보고 의아해하는) 어...?

 

거실 소파 끝에 보이는 윤호의 발.

 

범 : 저게 누구 발이야...?

민호 : 넌 어느 학교다녀?

유미 : 며칠전에 풍파로 전학왔어.

민호 : 어 정말? 나도 풍판데~

유미 : 너 풍파 유명인사라면서? 항상 1등이라던데?

민호 : (흐뭇해하며) 항상은 아니고 자주.. 누가 그래?

유미 : (호감 보이듯) 엄마한테 들었어. 수학경시대회에서도 1등했다고.. (하며 돌아보다가 거실쪽을 가리키며) 어 누가 있네?

민호 : 응? (돌아보다 표정)

 

E. 코드 윤호가 소파 등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쿨쿨 자고 있다.

 

민호 : (표정)

범 : 헤~ 윤호잖아! 아니 쟤가 왜 저기 누워있었지?

유미 : 누구야?

민호 : 아 저.. 내 동생인데.. 신경쓸 거 없어..

범 : 야. 이민호 위기다.. 윤호 깨나면 끝장인데.

민호 : (혼란스런 표정)

범 : 뭐하냐. 윤호 깨서 판 깨기 전에 얼른 나가야지..

민호 : (꼭 알아들은 것처럼) 아 빨간색? 내가 본 거 같아! 이제 생각났어!

         (의자 올려놓고 맨 윗찬장문을 열고 다른 그릇 잔뜩 가려놓은 맨 뒤의 빨간 꺼낸다) 이거 맞지?

유미 : 응. 그런 구석에 있는 걸 어떻게 찾아?

 

이때 윤호가 신음소리 내며 뒤척인다.

 

윤호 : (잠꼬대하듯) 아 더워.. (짜증내며 갑자기 걸치고 있던 셔츠 확 벗어던지는 슬로우) 음..

 

E. 코드 윤호의 웃통이 까지면서 근육들이 보인다. 유미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본다.

 

민호 : (표정)

범 : 야 저게 자면서도 작업을 거네? 웃통은 왜 까?

유미 : (살짝 웃으며) 니 동생 운동선수야?

민호 : 아니.

유미 : 근데 근육 좋다..

민호 : (표정)

범 : 위기다 이민호! 빨리 나가 빨리!

민호 : (급하게 그릇 들고) 가자. 내가 집까지 바래다줄게.

유미 : 아니 괜찮아.

민호 : 아냐. 나도 어차피 나가야되니까 같이 나가.

 

유미와 민호가 막 소파옆을 지나가려는데 유미의 핸드폰이 울린다.

 

유미 : 잠깐.. (받는)

윤호 : (소리에 움찔한다)

유미 : (구석으로 가며) 여보세요. 어 민희야 왜?

윤호 : 음.. 뭐야... (눈을 뜬다)

범 : (작게 소리치는) 야 안돼! 깬다 깬다!! 막아!!

 

윤호가 막 고개를 들고 일어나려고 하는 슬로우. 민호의 표정 슬로우. 유미가 전화하며 힐끔 돌아보는 슬로우.

민호, 순간적으로 엉덩이로 윤호 얼굴을 깔고 앉는 슬로우.

 

윤호 : 읍! (버둥대는)

범 : (주먹 쥐고 펄쩍 뛰며) 나이스 이민호!

유미 : (전화 끊으며) 빨리 가야겠다.

민호 : 어 그래? 잘 가.

윤호 : (밑에서 버둥거린다)

유미 : 너도 나간다면서?

민호 : 아 나 갑자기 일이 생겨서 너 혼자 가야겠다.

유미 : 그럼 안녕. (나간다)

민호 : 안녕. (손을 흔든다)

 

유미가 나가자마자 윤호가 버둥대다가 힘으로 확 밀치고 일어나는. 민호가 굴러떨어진다.

 

윤호 : 아 퉤퉤퉤퉤! 아씨 뭐야! (목을 붙잡고 나뒹구는)

민호 : 어? 너 거깄었냐? 몰랐다. 난 쿠션인 줄 알았어.

윤호 : 아 진짜 이게 엉덩이를 어디다 깔고~ 너 죽을래?!!

민호 : 미안 몰랐다니까~ (확 튀어 도망가는)

윤호 : 일루와 씨! (쫓아간다)

 

범이가 방문을 활짝 열고 민호가 방으로 뛰어들어가자 범이가 얼른 닫고 방문 잠그는. 윤호가 문고리를 잡고 소리치는.

 

윤호 : 안 열어? 좋은 말 할때 열어 씨!

 

 

씬/33 민호 윤호 방 (D)

 

민호 : (밖에 대고 크게) 미안하다 그래! 형이 다급한 일이 있었다! (민호와 범 소리 안내고 둘이 하이파이브한다)

 

 

씬/34 거실 (D)

 

윤호가 방문을 발길질하며.

 

윤호 : 다급한 일이 뭐야 씨! 나와 빨리! 안 나와?!!

 

 

씬/35 민호 윤호방 (D)

 

민호 : (크게) 미안하다니까! (작게) 나도 여자친구 하나 만들어보자고. 내 평생 소원이다 이 자식아.

범 : 야 이번엔 소원성취 할 거 같애~ 임기응변 아주 멋졌스~

민호 : 괜찮았냐? (범을 껴안는)

 

 

씬/36 거실 + 주방 (D)

 

윤호 : (포기하고) 아후 진짜 형만 아니었으면 저거 한방에 그냥..

 

씩씩거리며 소파로 와서 옷을 집어드는데 이때 유미가 도로 들어온다.

 

유미 : 저기. 그릇을 놓고 갔거든. (하다 윤호 보고 표정)

윤호 : (멀뚱 보는) 누구?

유미 : (배시시 웃으며) 안녕..

윤호 : 그래, 일단 안녕~ (웃으며 따라하는)

유미 : (맘에 드는 표정)

 

 

씬/37 민호 윤호 방 (D)

 

민호 : (아무것도 모르고) 걔두 분명히 나한테 호감이 있지?

범 : 두말하면 잔소리~ 잘 돼면 새끼나 꼭 쳐.

민호 : 물론이지~ 기둘려~ (좋아하는)

 

 

씬/38 밤 인써트 (N)

 

 

씬/39 순재방 (N)

 

문희가 계속 전화를 걸어보고 있다. 신호음만 울리는.

 

문희 : 정말 어디로 간거야 도대체~ 이상하네~

개성댁 : (OFF) 민용이 엄마..

문희 : (표정)

 

슬로우로 개성댁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놀라는 문희의 표정 슬로우.

M. 주제가

 

문희 : 개성댁~~ (달려가 안기는)

개성댁 : 민용엄마~ (둘이 끌어안고 난리난다)

문희 : (앙탈 부리며) 그동안 어디 갔었어 찾았잖아!!

개성댁 : (웃으며) 아유 미안해. 아우 갑자기 계모임에서 울릉도를 가자 그래서~

문희 : 내가 진짜 할말이 얼마나 많았는데 자기 없어서 나 아주 속 터져 죽는 줄 알았아다구. 아유 정말~

개성댁 : 왜. 큰 애 고게 또 무슨 짓을 했어? 얼른 말해봐~

문희 : 말도 마. 세상에 자기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엊저녁에는 테레비를 보고 있는데 그 싹퉁바가지가 갑자기

         저 볼게 있어요 하면서 채널을 확 돌려버리는거야.

개성댁 : 세상에. 시어머니가 보는데?

문희 : 그러니까 글쎄~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 나 지금 드라마 보고 있잖니 그랬더니 방에 들어가서 보세요 그러는거야.

         아니 그럼 지가 방에 들어가서 보지 왜 나보고 들어가래. 지가 상전이야?

개성댁 : 말도 안돼. 귀싸대기를 갈겨버리지~

문희 : 또 있어요. 빨래를 하는데 나보고 섬유유연제를 안 넣었다구..

순재 : (OFF) 여보.

개성댁 : 어머 민용아부지 오셨나부다. (일어나며) 나 가야겠다.

문희 : 가지마. 나 아직 할말 많아~

개성댁 : 나중에 얘기해줘~ (하더니 옷장문을 열고 들어가는)

문희 : (황당해서) 자기 왜 그리 들어가? 개성댁?

 

문희가 자고 있는데 순재가 흔들어 깨우는.

 

문희 : 개성댁.. 왜 그래...

순재 : 이건 뭐 자나깨나 개성댁이야~ 일어나~

문희 : (벌떡 깨는) 개성댁?

순재 : 난리났네. 개성댁이 그렇게 좋으면 개성댁한테 가서 살아! 왜 나랑 살아?

문희 : 꿈이었어...? 하... 어쩐지 말이 안되더라... (침 닦는)

순재 : 밥 차려 배고파. (나가는)

문희 : (전화 다시 걸어보는데 신호음만 울린다) 개성댁.... 도대체 어딜 간거야..

 

 

씬/40 개성댁 집 앞 (N, 야외)

 

윤호가 오토바이를 타고 와 끽 선다. 뒤에 탄 여자 헬멧을 벗으면 유미다.

 

윤호 : 여기야?

유미 : 응. (하고) 와 진짜 재밌다.

윤호 : 너 하나도 안 무서워하더라?

유미 : 나 원래 겁 없어. (하고 웃으며) 덕분에 스트레스 풀었다 고마워.

윤호 : 들어가라. (헬멧 쓰려는데)

유미 : 윤호야. 쥬스 마시고 갈래? 아직 엄마 아빠 안 들어오셨는데.

윤호 : (표정)

 

 

씬/41 유미집 거실 (N)

 

윤호와 유미가 들어온다. 별달리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평범한 인테리어. 유미와 유미부모의 가족사진이 걸려있다.

 

유미 : 쥬스 아니면 콜라? 커피도 있는데.

윤호 : 콜라 줘. 티비 좀 봐도 되지?

유미 : 어 그럼~ (주방으로 사라지는)

 

윤호, 소파에 앉아 티비를 켠다. 코미디 프로를 보며 낄낄거리는.

카메라 윤호의 얼굴부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소파.. 탁자... 바닥에 깔린 카페트.. 그 밑으로 마루바닥이 더 내려가면

죽은 개성댁이 싸늘한 시체로 마루 밑에 누워 있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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