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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하이킥] 02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2|조회수1,107 목록 댓글 0

[거침없이 하이킥] 024

 

 

 

 

 

 

 

 

 

 

씬/1 건물 외경 (N)

 

자막 제 24 화

 

 

씬/2 주방 (N)

 

민호, 과일 먹으며 해미와 이야기하고 있는.

 

해미 : 그게 무슨 소리야? 개성댁 할머니를 죽인게 개성댁이라니?

민호 : 그러니까 모두가 개성댁 할머니가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죽은 사람이 알고보니 개성댁 할머니가 아니라 개성댁 할머니 쌍둥이 동생인데,

         그 동생을 죽인 사람이 알고보니 개성댁 할머니고 지금까지 개성댁 할머니가 개성댁 동생 행세를 한거란 말이지.

해미 : (머리를 흔드는) 엄만 무슨 소린지 전혀 이해가 안가는 데?

민호 : 중요한건, 유미아빠는 살인범이 아니고 물론, 유미도 공범이 아니란거지. (밝게 웃으며) 바로 그게 핵심이야 엄마~

 

 

씬/3 순재방 (N)

 

문희가 머리 싸매고 누워서 한탄하고 있고 순재, 옷장에서 코트와 두꺼운 패딩 점퍼를 꺼내는.

 

문희 : 세상이 어떻게 이래... 말이 되냐구.. 내 친구 개성댁이.. 개성댁이 아니라니.. 개성댁이 죽었는데 개성댁이 살아있고

         죽은 건 개성댁이 아니고 개성댁이 개성댁을 죽였다니 이게 무슨 소리냐구 도대체..

순재 : 아 그 놈의 개성댁 얘기 좀 그만해! 머리 터져버리겠어!

문희 : 세상이 무서워서 그래.. 이제 누굴 믿고 사냐구..

순재 : 나만 믿어 나만. 세상에 믿을 사람은 이순재 밖에 없다는 거 몰랐어?

문희 : 으이구.. (이불 쓰는)

순재 : 그나저나 뭘 입고 나가야 돼...? 날씨가.. (기웃거리며) 추워보이진 않는데..

 

 

씬/4 교무실 (N, 야외)

 

민정이 창밖 내다보며 입 헤 벌어진. 창밖에 눈발이 살살 날리고 있다.

 

민용 : 어 추워.

민정 : (밖을 내다보고 있다가) 이선생님 눈 와요 저거 보세요~

민용 : (흘끔 보고) 눈이 아니라 진눈깨비네요.

민정 : 그래도 눈은 눈이잖아요. 좋지 않으세요? 아 눈 오는 밤.. 너무 낭만적이예요~

민용 : 눈오는 밤 같이 보낼 남자친구도 없잖아요?

민정 : (고개 푹 숙이며) 그게 문제죠...

민용 : 빙판되면 차 막히겠네. 아 씨.. (파카 입는)

민정 : (보고 있다가) 저.. 이선생님.. 차 막히면 배고플텐데.. 같이 저녁 드시고 안 가실래요?

민용 : 같이 저녁 먹기로 했잖아요.

민정 : 네? 정말요? 오늘 우리 같이 저녁 먹기로 했다구요?

민용 : 기억 안 안나요?

민정 : (좋아하며) 그런 약속을 언제 했죠? 전 기억이..

민용 : 기억력 참 없으시네. 나가요.

민정 : (좋아하며 외투입는) 술 먹었을 때 했나? 왜 난 기억이 안나지?

 

이때 교감이 들여다보는.

 

교감 : 회식날이까 차들은 다 안 갖고 왔겠지?

민용/민정 : 네. / 네?

교감 : 빠질 생각마요. 오늘은 3차까지 갑니다~ (나가는)

민용 : 또 노래방까지 가겠군..

민정 : (표정) 아...그러니까 오늘이..

민용 : 회식. 매달 셋째 금요일이잖아요. (나가는)

민정 : 아.. 그렇구나.. 회식이구나.. (실망해서 따라가는)

 

 

씬/5 거실 (N)

 

준하가 추리닝 바람에 발톱 깎고 있는데 민호가 미니 토끼 들고 들어온다.

 

민호 : 엄마 엄마. 아빠 이거봐요 귀엽지?

준하 : 왠 토끼냐?

민호 : 유미한테 선물하려구 샀어. 생일 얼마 안 남았으니까 통통하게 키워서 줄라구.

준하 : 범인 딸 아니라니까 이제 또 좋아지냐? 얌마 사내놈이 그러는 거 아니야.

민호 : (못 들은 척 주방으로 간다) 엄마~ 배춧잎 같은 거 없어요?

 

순재가 방문열고.

 

순재 : 야 준하야.

준하 : 네?

순재 : 너 베란다에 좀 나가봐.

준하 : 베란다요 왜요?

순재 : 빨리 나가봐 빨리~

준하 : 왜요? (일어나 나가는)

 

 

씬/6 베란다 (N, 야외)

 

준하가 나오는 순간, 쌩하는 소리와 함께 맹렬한 바람과 눈발이 준하를 덮치는.

 

준하 : 으아아아아~ (고통스러워하는)

 

 

씬/7 순재방 (N)

 

준하 : (off) 아버지 아버지!

 

준하가 뛰어들어온다.

 

준하 : 아버지 아 추워 추워 추워~~~ (문희 옆으로 뛰어들어 이불 덮는)

순재 : 밖에 춥냐?

준하 : 엄청 추워요 엄청~ 완전 칼바람~ 근데 왜 나가보라 그러셨어요?

순재 : 파카 입어야겠네. (파카를 입는다)

준하 : 어디 가시는데요?

순재 : 모임 있다. (나가는)

준하 : 네에 다녀오세요. (이불 덮어쓰다가 침탁에 놓인 양갱을 보고 집는) 엄마 양갱 나 먹어도 되나?

문희 : (이불 속에서 팔만 내미는)

준하 : (얼른 먹으며) 벌써 먹었는데.

문희 : (준하 찰싹 때리며 도로 손 집어넣는)

 

 

씬/8 노래방 (N)

 

민용이 발라드 끝부분을 부르고 있고 민정, 선생1,2, 교감이 앉아있다.

선생들은 노래책만 보는데 민정은 민용을 뚫어져라 감상하고 있는. 노래 끝나자 열광적으로 박수치는 민정.

 

민정 : 부라보~ 앵콜 앵콜~

민용 : 앵콜은 사절입니다. (앉는)

민정 : 어쩌면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세요? 완전 가수예요.

민용 : 제가요? 노래 잘 부른다는 소리는 태어나서 처음 듣는 데요.

민정 : 정말 잘 부르시는데. 음색이 꼭 조용필 같아요.

         (교감이 민정 앞으로 나가자) 교감선생님 이선생님 목소리 조용필하고 똑같죠?

교감 : (마이크 잡고) 야 서선생 참 귀 밝아. 이선생하고 조용필이 똑같다? 늙어서 보청기 낄 일은 없겠네. 축하해.

         (노래 시작하는)

민용 : 서선생 좀 그러지 마요. 사람을 왜 자꾸 우습게 만들어요.

민정 : 정말 비슷한데...

 

교감이 흥겨운 노래를 부르자 선생1,2 일어나서 같이 춤을 추며 흥 맞추는.

 

교감 : (신나하며 민용, 민정보고도 일어나라는 듯 손을 흔드는) 다 같이~

민용 : 하 참..

선생1,2 : (나오라고 민용과 민정을 끌어낸다)

민용 : 아 진짜.. (하다가 막춤을 추기 시작하는)

 

개다리춤 기역니은춤 등 고리짝 춤 미친듯이 추는데, 민정 눈에는 슬로우로 너무나 멋지게 보인다.

 

민정 : 어쩜 춤도 잘 추셔.. (하고 큰소리로) 이선생님 춤 추시는게 꼭 세븐같아요!!

민용 : (개다리춤 추다 자기 폼을 내려다보고 표정)

 

 

씬/9 주방 (N)

 

해미가 다용도실에서 빨래 들고 나오는데 순재가 라면을 끓이고 있다.

 

해미 : 어머 라면 끓이세요?

순재 : 출출해서. 니 에미는 드러누워서 들은 체도 안하고.

해미 : 저한테 얘기하시죠.

순재 : 됐다. 라면은 내가 잘 끓여.

해미 : (거실로 나가며) 이윤호 게임 그만하고 방으로 들어가.

 

순재가 씽크대에서 고춧가루 통을 꺼내는.

 

순재 : 얼큰해야 맛있지.. (고춧가루를 털어넣다가 질못해서 주먹만큼 확 쏟아지는) 에이크 이런..!

 

불을 끄고 들여다보면 고춧가루가 엄청 들어가 시뻘 건 국물.

 

순재 : 이걸 어떡해.. 이런.. (숟가락으로 떠먹으려다가 망설이는)

 

이때 윤호가 들어와 물을 마시는.

 

순재 : 윤호야 너 이거 좀 먹어봐라.

윤호 : 싫어요 배불러 배 터질 거 같아요. (나가는)

순재 : 아 씨..

 

 

씬/10 서재 + 거실 (N)

 

준하가 컴퓨터 하고 있는데 순재가 라면 담은 그릇 들고 들어온다.

 

순재 : 야 준하야 이거 좀 먹어봐라.

준하 : (킁킁대며) 뭐예요? 오 라면~~ 저 먹으라구요?

순재 : 먹어봐.

준하 : 오 맛있겠다~ 아버지 짱~ (젓가락 드는)

순재 : 국물부터 한번 마셔봐.

준하 : 네. (벌컥 마시는)

순재 : (관찰하는) ..먹을 만하냐?

준하 : 좀 되게 매운거 같.. (하다) 으아아아아~~ (뛰쳐나가는)

순재 : 많이 맵냐?

준하 : 으아 매워 매워 매워 너무 매워~~

 

준하, 해미가 마시던 쥬스를 벌컥벌컥 마시고 거실을 뱅뱅 돌며 난리치는.

해미, 빨래 개면서 본다.

 

해미 : 왜 그래? 뭘 먹었길래?

순재 : (서재에서 그릇들고 나오며) 못 먹겠구나.. 에이 이런..

준하 : 매워 매워 매워~~ 으아악 매워~~

해미 : (주방의 순재가 라면을 버리는 걸 본다)

순재 : (다시 물을 올리며 콧노래를 부르는)

준하 :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괴로와하는) 엑....

해미 : (한심해하며) 당신은 죽을때까지 아버님 하수나 해.

준하 : (혓바닥 내밀고 헥헥거리며) 에?

 

 

씬/11 거리 (N, 야외)

 

민용과 민정이 택시를 잡고 있다. 민용, 제법 취한.

 

민용 : 택시! 택시! 안 잡히네. 어떡하죠?

민정 : 괜찮아요. (하고 민용이 바로 옆에 붙어있어 흐뭇한)

민용 : 택시!

 

택시가 끽 선다.

 

민용 : (매너상) 혼자 가도 괜찮겠어요? 데려다줄까요?

민정 : (얼른) 네~ 데려다주세요~~

민용 : 네? 아.. (당황)

 

뒤에 택시가 와서 서자.

 

민용 : 어이구 벌써 섰네. 안 되겠다. 가요. (후다닥 가는)

민정 : 아... (실망)

 

민정이 차에 타고 돌아보면 민용이 뒷차에 타면서 경례하듯 인사하는데 민정 눈에 멋져 보이는.

 

민정 : 하.. (웃으며) 아저씨 저기 저 남자 브래드 핏트 닮지 않았어요?

택시 : 브래드핏트가 누구요? (돌아보며) 너구리같이 생겼구만 뭐..

민정 : 아닌데.. 정말 브래드핏트 닮았는데..

택시 : 아가씨 눈에 왕콩깍지가 씌였구만. 애인이요?

민정 : (혼자 작게) 그럼 좋겠지만.. 임자가 있어요.. (뒤로 돌아 흐뭇하게 보다가 차가 확 출발하자 나자빠진다)

 

 

씬/12 다음날 인써트 (D)

 

 

씬/13 아파트 거실 (D)

 

신지가 커피 마시며 책 보고 있는데 현관문 열리는 소리 들리는.

 

신지 : 누구세요?

 

문을 열고 들어오는 민용.

 

민용 : 문이 열렸네?

신지 : 아주 쭐불나게 드나드시네요. 일수 찍으러 다니세요?

민용 : 어찌나 삐딱하신지. 서선생한테 볼일 있거든요. 서선생.

신지 : 화장실에 있어.

민용 : 그래? 그럼 기다려야지 뭐. (하며 신지 바로 옆에 앉는)

신지 : (짜증스럽게 옆으로 비키는)

민용 : 뭐 보냐? (들여다보며 제목 읽는) 결혼은.. 미친짓이다..?

신지 : 가슴에 확 와 닿는 제목이지?

민용 : 너무 확 와 닿아서 가슴이 아릴 지경이네.

신지 : 그래 우리는 이해하잖아. 미친 짓이지 암.

민용 : (표정)

 

이때 민정이 화장실 문을 빼꼼 열고 엉덩이부터 내미는.

 

민정 : 짠짜라짜잔~

민용/신지 : (?)

민정 : (엉덩이 춤을 추는) 변비 탈출~ 시원해요~ 좋아요~

민용 : (표정)

민정 : 루루루루루루~ (손을 빙글빙글 돌리며 엉덩이 춤추며 돌다가 민용을 발견하는) 어머!

신지 : 변비 탈출 축하해. (박수치는)

민용 : 저도 축하드립니다. (박수치는)

민정 : 난 몰라.. (얼굴 감싸며 방으로 도망가는)

신지 : 야 어디 가. 너한테 볼일 있대.

민용 : 아? (하다) 아 참. 서선생한테 볼일이 있지. 서선생. (가는)

 

 

씬/14 민정방 (D)

 

화장대에 고개 처박고 있는데 노크소리 들린다.

 

민용 : (문을 열고) 들어가도 돼죠?

민정 : (내외하는) 아.. 제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일주일만에 소식이 온거라 너무 좋아서 그만..

민용 : 일주일만에 성공했으면 엉덩이 춤 출만하죠.

민정 : 잊어주세요 제발~~

민용 : 어, 생각이 안나. 제가 지금 이집에 왜 있는 거죠?

민정 : 네? (깔깔 웃으며) 아 이선생님 정말 재밌으세요. 개그맨 같아요.

민용 : 개그맨 같다는 소리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데요.

민정 : 진짠데~ 유재석보다 더 웃겨요.

민용 : 야 서선생 표현에 따르면 전 얼굴은 브래드핏트 노래는 조용필에 춤은 세븐, 재치는 유재석.. 전 정말 이시대의 킹카군요.

민정 : (너무 당연하다는 듯) 킹카시잖아요~

민용 : (표정) 서선생 왜 이러세요 정말. 네?

민정 : 진짠데.. (하고) 근데 참 저한테 볼일이 뭐예요?

민용 : (멋적게) 볼일 없어요. 그냥..

민정 : (실망) 아.. 신지 만나실려구..

민용 : (멋적게) 아뇨 뭐.. 쟤 또 무슨 사고나 안치나 해서.. (하다) 솔직히 서선생이 같이 사니까 들락거리기 좋네요. 고마워요.

민정 : 네..

민용 : 볼일 보는 척은 해야되니까 한 오분만 여기 있다 나가도 되죠?

민정 : 네..

 

 

씬/15 아파트 거실 (D)

 

신지 책 보는데 안에서 웃음소리 들리는.

 

신지 : (약간 심통) 신났구만.. 뭐가 그렇게 신나냐?

E. 전화 벨소리

신지 : 여보세요? 어머 준석이니? 오랜만이다. 서울에 왔어? 어 나도 돌아온지 좀 됐어. 지금?

 

방에서 깔깔 소리가 들리자.

 

신지 : 어 시간 있지. 그래 지금 나갈게~~ (끊고) 잘 들 노셔. (째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씬/16 다용도실 (D)

 

순재가 박스들을 뒤지고 있다.

 

순재 : 이거는 뭐든지 버려 뭐든지 물어보지도 않고.. 하여간.. (하다 뭔갈 발견한다) 어라 이게 여깄었네?

 

허리에 두르는 온열기 벨트를 꺼낸다.

 

순재 : 어디 갔나했더니만..?

 

 

씬/17 서재 (D)

 

준하가 의자에 길게 누워 드르렁거리며 낮잠을 자고 있다가 눈을 뜨는. 순재가 아래쪽에서 준하 허리에 온열기 두르고 있다.

 

준하 : 음... 왜요..?

순재 : 찜질기야. 이거 한번 배에 차고 차봐라 어떤가.. (전원을 켠다)

준하 : 예.. 고맙습니다... (기분 좋게 다시 자는)

순재 : (나간다)

 

잠시 후 지리리 전기 통하는 소리가 난다.

 

준하 : (감전된 거처럼 몸을 움찔움찔 비트는) 으으으...?!! (일어나는. 지지직 소리 나면서 몸이 계속 발작적으로 떨리는)

         이게 뭐야? 아 이게 뭐야? 으아아~ (전기 통하는 C.G)

 

 

씬/18 거실 (D)

 

순재가 티비 보는데 준하가 온열기 허리에 차고 코드 빼 덜렁거리며 나온다.

 

준하 : 아버지 아버지!! 이거 완전 전기 통해요!

순재 : 전기가 통해?

준하 : 네! 더 세게 틀었으면 진짜루 죽을 뻔했어요!

순재 : (중얼중얼) 그럴거 같더라니. 빼. 수리맡겨야겠다.

준하 : 네. (하고 빼다가 문득 생각난) 어.. 가만... 아버지 혹시 감전될까봐 걱정되서 저한테 먼저 채우신 거예요?

순재 : .... (주섬주섬 온열기 챙기는)

준하 : 그런 거예요? 어우 아버지 너무하세요~ 궁금하면 직접 해보시던지 제가 무슨 실험용 쥐예요?

순재 : 너 처럼 등치 큰 쥐가 어딨어? 그럼 늙은 애비가 전기 올라서 쓰러져야 속이 시원하겠냐? 자식이.. (방으로 간다)

준하 : 그건 아니지만.. 아 따가워. 아.. (배를 마구 비비다가 소파 밑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발견하고 주워 먹는) 뭐야..?

         (먹고는) 맛있네?

 

 

씬/19 민정방 (D)

 

민용이 웃기는 소리를 하고 민정이 깔깔대며 웃는.

 

민정 : 너무 웃겨요 정말~

민용 : (시계를 보고) 오분 지났죠? (나가는)

민정 : (표정)

 

 

씬/20 아파트 거실 (D)

 

민용이 민정방에서 나오는데 신지가 외출차림으로 방에서 나온다.

 

민용 : 볼일 끝났는데..

신지 : 근데?

민용 : (놀라는 척) 어 뭐야. 벌써 12시가 넘었네? 배고픈데 점심이나 먹을래?

신지 : 전 약속이 있어서요. 민정이랑 드세요.

민용 : (짜증) 무슨 약속? 그렇게 주렁주렁 술집여자처럼 매달고 어딜 가? 남자 꼬시러 가냐?

신지 : 술집여자? 하... (참으며 나가는) 내가 정말 언성 높이기 싫어서 참는다.

         그리고 부탁인데 민정이하고 볼일은 앞으로 학교에서 해결해 줘. 남의 사생활 참견 말고. (나가는)

민용 : 사생활 참견 좀 안하게 하지? 애 엄마가 옷 꼴이 그게 뭐냐고? (문 쾅 닫히자) 아 씨..

 

이때 민정이 내다본다.

 

민정 : 신지 나갔나봐요?

민용 : 네. 괜히 쌩쇼를 했네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민정 : 점심 안드세요? 저두 배고픈데..

민용 : 배고파요?

민정 : 네~ 요 앞에 회전초밥집 맛있다는데 우리

민용 : (딴생각하는) 그런데 쟤가 남자 생긴 거 같지 않나요? 차림새가 완전 바람난 아줌만데.. (후다닥 나가는)

민정 : 점심은..

민용 : 맛있게 먹어요. (나간다)

민정 : 헤... (맥빠져 소파에 널브러지는)

 

 

씬/21 주방 (N)

 

준하, 민호, 문희가 부침개 부쳐서 먹고 있는.

 

준하 : 엄마 드시라구 부쳤어요.

문희 : 아유 개성댁 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더니 밥맛도 하나도 없는데..

준하 : 그래두 자 아.. (주는)

문희 : (한 입 먹고) 녹두 진짜 갈아서 넣었구나?

준하 : 그럼. 안 그럼 맛없잖아요.

문희 : 맛없지. (하며 통째로 한장 입에 넣는)

 

순재, 배 쓸며 들어오는.

 

순재 : 여보 저번에 갖다 논 정장제 어딨어?

문희 : 환약으로 된 거?

준하 : 아버지 배탈 나셨어요?

순재 : 아까 찬 걸 먹었더니 배가 쌀쌀..해서.

민호 : 어 그거 참, 아까 윤호가 배 아프다고 먹었는데. 윤호가 알껄요.

준하 : 아 참, 축구 하는데~ (접시 들고 나가는)

 

 

씬/22 민호윤호 방 (N)

 

순재, 들어온다.

 

순재 : 윤호야.. (하다 없자 두리번거리는데 윤호 책상위에 환 약통이 있다) 여깄구만.

         (통 열고 환약을 쏟는데 놓치면서 바닥에 다 쏟는) 아 이런 젠장..

 

바닥의 환약을 손으로 쓸어담다가 표정. 미니토끼가 방바닥을 돌아다니고 있다.

 

순재 : (토끼를 바라보며 표정)

 

 

씬/23 거실 (N)

 

준하가 서서 부침개 먹으며 티비보고 있는데 순재가 주먹쥐고 나온다.

 

순재 : 준하야 이거 좀 먹어봐라. (하고 손바닥 내미는)

준하 : 뭐예요? (들여다보고) 환약이잖아요.

순재 : 니가 좀 먹어봐. 배탈약이 아닌거 같아서 그래.

준하 : 왜요? 또 뭘 실험하실려구요?

순재 : 임마 아버지가 배탈 나 죽겠는데 아무 약이나 먹고 쓰러져야 속이 시원하겠냐? 이 불효막심한 놈.

준하 : 그건 아니구..

순재 : 자. (환약을 거의 억지로 입에 넣어주는)

준하 : (환약을 씹다가 표정)

순재 : (관찰하는)

준하 : (갑자기) 에퉤퉤퉤퉤~~ (다 뱉는) 이거 맛이 왜 이래요!

순재 : 왜 맛이 어떤데?

준하 : 무슨 약이 똥 맛이 나!! 꼭 똥 같애!!

순재 : 똥 맞구나.

준하 : 에에?

순재 : 민호야 토끼가 방바닥에 똥 잔뜩 싸놨다. 얼른 치워.

민호 : 네.

준하 : 아버지 진짜 똥을 주신 거예요? 지금?!! 똥을 먹으라고 주신 거예요?!!

순재 : 혹시나 했지. 양치나 해.

준하 : (표정)

 

 

씬/24 아파트 앞 (N, 야외)

 

민용이 핸드폰을 하며 걸어오는데 계속 신호음만 울리는.

 

민용 : 또 안 받네 이 기집애.. 누구하고 뭘 하느라고 하..

 

이때 자가용이 멈추는 걸 본다. 신지가 내리는.

 

민용 : 어... (가려는데)

 

신지가 운전하고 있던 남자와 포옹을 하는. 민용, 표정.

신지 밝게 손 흔들고 남자가 탄 차 가는. 신지가 돌아서 걸어오다가 민용을 발견하는.

 

신지 : 어? 여기서 뭐해?

민용 : 너 데이트 하냐?

신지 : 데이트? (하다) 아 차 봤구나? 친구야.

민용 : 친구.. 친구랑 껴안고..

신지 : 뭘 껴안어. 걔 교포애라 원래 스킨쉽이 많아. 왜 그렇게 생각이 고리타분해?

민용 : 내가 고리타분한거냐 니가 막 나가는 거냐? 이게 외국 물 잠깐 먹더니 아주..

         너 그새 남자가 몇명이야? 내가 들은 러시아놈들만 해도 (손가락세는)

신지 : (손 확 밀치며) 왜 이래? 오빠가 뭔데? 내가 누구랑 껴안던 데이트를 하던 말던 무슨 상관이야 도대체!

         그리고 있잖아, (핸드폰 꺼내보이며) 왜 자꾸 전화를 하는거야? 데이트하는데 여자한테 전남편 전화가 계속 오면

         그 남자 퍽이나 좋아하겠다!

민용 : 야 그건..

신지 : 나는 오빠가 민정이 방에서 둘이 낄낄거리고 뭘 하던 터치 안하잖아! 그게 예의 아니야?

 

민정이 쓰레기봉투 들고 나오다 그 모습을 보는.

 

신지 : 잊었어? 오빠는 내 전. 남편이지 지금은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제발 각자 인생에 태클걸지 말자구.

민용 : (표정)

신지 : 내 말 알아들었어? 오빠랑 나랑은 끝났잖아.

민용 : 그래 알았다. (돌아서 가는)

신지 : 오빠 (찜찜한 듯 서 있다가) 너무 심했나..? 에이 씨.. (확 도는)

민정 : (놀라 숨다가 쓰레기더미위에 엎어진다)

 

 

씬/25 화장실 (N)

 

준하가 울상으로 입안 헹구고 있는데 해미가 들어오는.

 

해미 : 여보 당신 토끼똥 먹었다며?

준하 : 아버지 진짜 으이 씨...!

해미 : 그러니까 당신은 평생 아버님 하수라니까. 아버님이 얼마나 여우신데. 이유없는 행동은 절대 안 하시지.

         제발 아버님이 뭘 하라 그러면 왜 그런걸 시킬까 의심을 좀 품어봐. 아무 생각도 없이 냅다 하지 말고.

준하 : 이번엔 의심했어 의심했다구! 아무래두 환약이 아닐 거 같아서 뭐냐구 물었는데 똥 얘긴 안했단 말이야!

         아니 그게 설마 똥이라고 누가 생각해!!

해미 : 나 같으면 토끼똥이라고 의심했을 거 같은데.

준하 : (금새) 정말?

해미 : 모양이 비슷하잖아.

 

이때 민호가 칫솔 가지러 들어오자.

 

해미 : 민호야 너 할아버지가 준게 약이 아니면 뭐라고 의심 했을 거 같어?

민호 : 토끼똥. 비슷하잖아. (나가는)

준하 : (표정)

해미 : 거봐. 아버님도 아버님이지만 당신이 문제라니까. 머리 좀 쓰면서 살어.

         (준하 머리 쓰다듬으며) 우리집에서 제일 용량 큰 머리를 왜 놀려~

준하 : (표정)

 

 

씬/26 다음날 인써트 (D)

 

 

씬/27 교무실 (D, 야외)

 

민정이 사무보고 있는데 민용이 들어온다.

 

교감 : 어 이선생 역시 사람이 됐어. 보고서 좀 메일로 보내달랬더니 밤새 씹고 말이야.

         어쩌면 사람이 그렇게 착실할 수가 있는 거야?

민용 : 죄송합니다.. 밤에 일이 좀 있어서..

교감 : 1교시 끝나기 전까지 가져와요. (나가고)

민용 : 회의 별 내용 없었죠?

민정 : 네. 한잠도 못 주무셨나봐요. 눈 밑에 다크써클이..

민용 : 저 원래 다크써클로 유명합니다.

민정 : 아닌데. 어제까지만해도 피부가 권상우 같이 뽀얬었는데..

민용 : 네? 제가 또 피부는 권상웁니까? 야 그렇군요 유후~

민정 : 저 사실은 두분 어제 싸우시는 거 봤어요.

민용 : 아... (표정)

민정 : 잘 못 주무셨을 거 같더라구요.

민용 : 아뇨 잘 잤어요. (하고) 완전히 접었거든요.

민정 : 네?

민용 : 접으니까 후련하네요. 이제야 진짜루 딴여자 사귀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민정 : 정말이세요?

민용 : (단호하게) 정말입니다.

민정 : (혹 하는 표정)

민용 : 이제 연애도 하고 마누라 등쌀에 못 했던 취미생활도 하구, 총각때처럼 폼 나게 살려구요.

민정 : 취미생활이 뭔데요?

민용 : 저 원래 사진반 출신인데요, 전 마누라님이 렌즈에 돈 쓴다고 하도 바가지긁어서 손도 못대고 있었죠.

민정 : 어머 사진반이면 잘 찍으시겠네요? 저두 요즘 카메라 배울려고 그랬는데!

민용 : 네. 사진 배우면 좋죠.

민정 : 그럼 저 좀 가르쳐 주시면 안돼요? 저 왕왕초본데.

민용 : 안될 이유가 없죠.

민정 : 정말요? (활짝 웃으며) 그럼 오늘 수업 일찍 끝나니까 오늘 가르쳐주시면 안돼요?

민용 : 오늘요? (창밖 보며) 그러죠 뭐. 날씨 좋아서 사진 잘 나오겠네요.

민정 : 네~~ (좋아하는)

교감 : (들어오며) 야 이선생 정말 그릇이 커. 1교시까지 보고서 내라는데도 수다나 떠는 저 여유 말이야.

         이렇게 그릇이 큰 사람이 선생님을 하면 어떡해? 대통령이 되야지.

민용 : 합니다. 지금 합니다. (컴퓨터 치는)

민정 : (흐뭇하게 보다가) 근데 한번만 더 물어볼께요..

민용 : (치면서) 뭘요?

민정 : 정말 신지랑..접으셨어요?

민용 : 네.

민정 : 정말 정말이요?

민용 : (탁탁 컴퓨터 치며) 서선생 이제 진짜 급하거든요.

민정 : 네. (하고 다시 민용 힐끔 보며 좋아하는)

 

 

씬/28 순재 진료실 (D, 야외)

 

순재가 전화를 건다.

 

순재 : 어 당신이야? 나 계약서를 놓고 왔는데 말야 좀 갖다 줘.

문희 : (OFF) 나 에미랑 시장 왔는데?

순재 : 그럼 준하는?

문희 : (OFF) 준하 운동 갔어. 집에 아무도 없을껄.

순재 : 에이 알았어. (끊고) 필요한 땐 꼭 없어요. (나간다)

 

 

씬/29 민정방 (D)

 

민정이 카메라를 챙겨 놓고 다이어리에 메모 적고 있다. <'첫 데이트' 쓰고 물음표 ??? 여러개 쓰면서 쑥쓰러운지 웃는>

이때 핸드폰 문자벨 울린다. <핸드폰 인써트와 함께 민용 목소리 - 지금 준이 데리고 가는데 같이 나갈까요?>

민정, 문자 치는 <핸드폰 인써트와 함께 민정 목소리 - 아니요. 공원에서 만나는게 좋겠어요. 12시까지 갈께요.>

이때 신지가 들어오는.

 

신지 : 민정아 점심 뭐 먹을까?

민정 : (얼른 핸드폰 닫으며) 어? 어 나 점심 약속 있는데..

신지 : 누구랑?

민정 : 어? 어..뭐..친구.. (배시시 웃는)

신지 : (표정)

민정 : (괜히 눈치본다)

 

 

씬/30 아파트 거실 (D)

 

신지가 나오는데 민용이 애기 안고 들어온다.

 

신지 : 어 준이 왔구나~~ 엄마 보고 싶었쪄? (준이 안고 좋아 하는)

민용 : 8시에 데리러 올게.

신지 : 지금 바뻐?

민용 : 왜?

신지 : 아니 혼자 점심 먹게 생겨서. 안 바쁘면 같이 먹자구.

민용 : (약간 망설이는데)

 

이때 민정이 방에서 나오다 본다.

 

민용 : (민정 보고는) 약속 있는데.

신지 : 약속 있으면 할 수 없구. (하다 뒤를 돌아보고) 너두 나가?

민정 : 어? 아.. 아니 당장 아니구 쪼끔 있다...

신지 : (번갈아 보다가) 둘이 약속한거야?

민용 : 그래.. (하려는데)

민정 : (급하게) 아니? 아니 아니 아닌데? (너무 어색하게 부인하는)

신지 : (표정)

민용 : 그럼 간다. (나가고)

민정 : 안녕히 가세요. (하고 어색하게) 준이 안녕~ 화장실 갔다 가야겠다. (얼른 화장실로 가는)

신지 : (표정)

 

 

씬/31 거실 + 주방 (D)

 

순재가 버튼키를 누르고 들어오는데 카메라 앞으로 뭔가 삭 사라지는.

순재가 테이블 위의 서류를 들고 나가려는데 다용도실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순재 : 뭐야...?

 

주방으로 가서 보는데 조용하다.

순재, 도로 나가려는데 다시 뭔가 덜컥 하는 소리 들리고 순재, 표정.

이때 준하가 운동복 차림으로 들어온다.

 

준하 : 어? 아버지 오셨어요?

순재 : 야 다용도실에 좀 가봐라.

준하 : 왜요?

순재 : 좀 가봐. (등 떠미는)

준하 : (떠밀려 가려다가 문득) 잠깐. 또 뭐 땜에 그러세요? 또 뭘 숨기시는 거예요?

순재 : 숨기긴 뭘 숨겨! 얼른 들어가 보라면 들어가봐~

준하 : 싫어요 안 들어가요! 이유를 말씀하세요! 뭐가 있죠? 거기 뭐가 있어요?

순재 : 아 거 진짜 말 많네. 싫으면 말어 자식아!

준하 : 뭔데요? 꿀단지라도 묻어놓고 들어가라는 건 아닐거 아녜요? 뭐 쥐라도 있어요?

순재 : 뭐?

준하 : 하~ 당황하시는거 보니까 쥐구나! 그럼 그렇지 좋은 게 있는데 들어가라고 할리가 없지.

순재 : 그래서 쥐면 안 잡을 꺼냐? 양식 다 거덜내는데?

준하 : (잠시 있다가) 쥐는 잡아야죠. (두리번거리다 절구공이를 집어들고 카메라쪽으로 사라진다)

순재 : 야 좀 더 큰 거 들고 가지?

준하 : (OFF) 쥐새끼는 이걸루두 충분해요.

 

문 여는 소리 들리고 잠시 후, 비명이 울려퍼지는.

 

준하 : (OFF) 으아아아악~~~

순재 : 왜 왜? 뭐야 뭐야?

준하 : (OFF) 이런 씨 도둑 도둑!! 악!!

순재 : 도둑맞아? 그럴거 같더라니! (전화를 거는) 경찰이죠? 우리 집에 도둑이 들었거든요! 지금 우리 아들놈이랑 격투중인데..

 

 

씬/32 다용도실 (D)

 

복면을 한 도둑과 준하가 뒤엉켜서 싸우고 있다. 도둑이 냄비로 준하 머리통을 마구 때리는.

 

 

씬/33 공원 (D, 야외)

 

민정이 혼자 나무 밑에서 별별 포즈 취하면서 폼 잡고 있다.

 

민정 : 섹시하게 찍어달라고 할까? 크크크.. (혼자 우.. 하고 마릴린 몬로 포즈 잡으며 신난)

 

민용이 카메라가방과 삼각대 들고 오는게 보인다.

 

민정 : 어? 이선생님~ (손을 흔드는)

민용 : (인사하며 오는) 일찍 왔네요. 근데 아까 신지한테 왜..

민정 : 네? 아니 그냥.. 신지한테 좀 미안해서..

민용 : 뭐가 미안해요? 사진찍으러 나가는데?

민정 : 그래두 그냥..

민용 : (가방 보고) 그건 뭐예요?

민정 : 찍다보면 배고플꺼 같아서 샌드위치 싸왔는데.. (열어보이면 예쁘게 데코레이션 한 샌드위치와 보온 병 있다)

민용 : 야.. 서선생 진짜.. (엄지손가락 치켜 보이는)

민정 : 헤헤...어디서 찍을까요?

민용 : 저쪽이 좋은 구도가 많이 잡혀요. (피크닉 가방 들고 앞서 가는)

민정 : (흐뭇하게 따라가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핸드폰 인써트 - '신지'뜨는>

 

민정 : 잠시만요.. (살짝 전화받는) 여보세요?

신지 : (OFF) 민정아 나 어떡해.... (그 소리에 섞여 애 우는 소리 나고)

민정 : (민용 눈치보며 더 멀리 가는) 왜 그래? 무슨 일인데?

민용 : (돌아보는)

 

준이는 바닥에서 자지러지게 울고 있고 신지는 팔뚝을 물수건으로 감싼 채 울면서 전화하고 있는.

엎질러진 주전자와 분유통 등으로 난리 난.

 

신지 : 물 끓이다가 엎어서 다 데었어~

민정 : 준이는? 준이는 안 다친거지? 다행이다. 나 지금 멀리 와 있거든. 일단 피부과..

민용 : (어느새 와서 확 전화를 뺏는) 뭐야 다쳤어? 어딜? 왜 얼마나?

민정 : (표정)

신지 : 뭐야? 하. 둘이 같이 있는거 맞구나?

민용 : 얼마나 다쳤냐구!!

신지 : 됐어. 오빠한테 한 전화 아니야! 내 일에 신경쓰지 말랬잖아.

민용 : (성질 버럭 내는) 야 그게 왜 니 일이야 우리 준이 일이지!! 바보야 애 하나도 제대로 못봐? 니가 그러고도 애 엄마야?

         차라리 베이비시터한테 맡기는 게 낫지!!

신지 : 왜 소리를 질러~ (하다 우는) 신경 끄고 데이트나 하시라구~

민용 : 또 울긴 왜 울어! 얼마나 데었는데?! 애를 데리고 어딜 가! 또 사고치지말고 거기 꼼짝말고 가만 있어!! (전화 확 끊는)

         이 골칫덩어리 진짜!

민정 : 가시게요? 많이 덴 거 같진 않은데.

민용 : 그래두 병원에 데려다줘야 될 거 같은데요.

민정 : 네..

민용 : (돌아보고) 서선생 요기서 조금만 기다려요. 해결하고 금방 올께요.

민정 : (작게) 안 오실 거 같은데..

민용 : 네?

민정 : 아녜요. 가보세요.

민용 : 금방 옵니다. 일단 찍고 계세요. (뛰어가는)

민정 : ..... (섭섭한 듯 미소)

 

 

씬/34 주방 (D)

 

순재가 물을 마시다가 싱크대에 바구니에 담긴 계란 몇개를 보는. 계란을 한참 들여다본다.

 

 

씬/35 거실 (D)

 

준하가 얼굴에 온갖 멍이 든 채 앉아있다. 순재가 주방에서 나온다.

 

순재 : 좀 어떠냐? 약 발라서 좀 낫지?

준하 : (눈 흘기며 쳐다보지도 않는다)

순재 : 왜 그렇게 쳐다봐? 내가 도둑인 줄 알고 들이밀었냐? 설마 설마 한건데 진짜 도둑일 줄 몰랐지.

준하 : 차...

순재 : 그럼 늙은 애비가 도둑이랑 싸우다 꼴까닥 했으면 좋았겠냐? 너니까 그래두 도둑을 잡은거 아냐.

준하 : ......

순재 : 자식이 효자야. 아주 효자라니까. (준하 등 툭툭 두드리고 계란주며) 이걸로 이렇게 문질러. 금방 풀린다.

준하 : (받으며) 이거 왜 따뜻해.. 삶은 거 아녜요?

순재 : (대답안하고) 문질러 문질러.. 이렇게.. (시늉해보이고 주방으로 가는)

준하 : 날계란으로 문질러야죠.. 아버지 날계란 하나 주세요 이건 내가 먹고.. (하면서 머리에 툭 깨는데 계란 팍 터지는)

         으악! 으씨!! 아버지! 날계란이잖아요!!

 

 

씬/36 주방 (D)

 

순재 : (보며) 그러냐? 날계란을 왜 밖에 내놨어...먹을뻔했네. (계란바구니 도로 냉장고에 넣는데서)

 

 

씬/37 공원 (D, 야외)

 

자료화면으로 스산한 공원풍경들.. 조용히 떠다니는 오리. 떨어지는 낙엽. 사람 없는 조용한 숲.

민정이 벤치에 무료하게 앉아있다. 시간이 한참 지난 듯 오들오들 떨다가.

 

민정 : 거봐.. 안 올꺼면서... (하다) 배고프다... (피크닉 가방에서 샌드위치 꺼내는)

 

 

씬/38 거리 (D, 야외)

 

신지가 팔에 붕대를 감고 있고 민용이 애 안고 옆에 걸어오는.

 

신지 : 누가 오랬나..

민용 : .....

신지 : 이거 내가 전화해서 불러낸 거 아냐. 확실히 해야 돼.

민용 : 시끄러 그게 중요하냐 지금?

신지 : 중요해 왜. 오빠가 약속 깨고 온거라구. 내가 태클건 게 아니라.

 

신지, 민용 뭐라 투닥거리며 걸어가는.

 

 

씬/39 공원 (D, 야외)

 

민정, 벤치에 쪼그리고 앉아 보온병에 커피 마시고, 샌드위치 먹고 있다.

문득, 카메라를 들어 전원 켜는 셀프샷 포즈를 취하고 샌드위치 잔뜩 입에 넣고 웃으며 브이자를 그리는.

카메라 뷰파인더 시선으로 민정의 웃는 모습. 슬픈 듯 찰칵 소리와 함께 스틸 걸리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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