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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하이킥] 04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2|조회수1,104 목록 댓글 0

[거침없이 하이킥] 042

 

 

 

 

 

 

 

 

 

 

씬/1 길거리 포장마차 (N, 야외)

 

자막 제 42 화

준하, 친구랑 술 마시고 있는.

 

준하 : 아줌마, 여기 국수도 하나 말아주세요 꼽배기루요.

아줌마 : 여기가 중국집이야? 꼽배기타령은..

친구 : 그래 요즘은 좀 어때? 할 만해?

준하 : 할 만하긴. 집에서 한 오년 이러고 있으니까 좀이 쑤셔 죽겠다 죽겠어.

 

창동, 들어오는.

 

창동 : 어? 준하야 너도 있었네.

준하 : 이 자식. 얼굴 보기 더럽게 힘들다. 대한민국에서 너 혼자 바쁘지?

창동 : 너 잘 만났다. 안 그래도 연락하려고 했는데.

준하 : 뭐 좋은 정보라도 있어?

창동 : 그게 아니라 내가 저번 일도 좀 미안하고 해서 너 자리 하나 알아봤어.

준하 : 이 자식 또 시작이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지난번에 너 때문에 내가.. 아우..

         됐어 임마.. 사람을 들었다 놨다.. 장난 치냐?

창동 : 미안해. 근데 이번엔 정말 확실해. LK증권에 아는 선배가 있는데..

준하 : LK? 거긴 신입사원만 뽑잖아.

창동 : 근데 경력직으로 한 명 추천해 달라 그러더라구. 내가 너 추천했는데 그쪽에서도 긍정적이더라고.

         잘되면 곧 전화갈거야.

준하 : 그래? (표정있는)

아줌마 : 쭈꾸미 시켰지?

친구 : 우리 안 시켰는데요.

준하 : 그냥 두세요. 먹을게요. (쭈꾸미 먹으며 심각한 표정)

 

 

씬/2 민정방 (D)

 

민정이 침대에 앉아 생글거리며 전화하고 있는.

 

민정 : 내일이요? 내일 좋아요.

민용 : (OFF) 미안해요. 오늘은 준이 병원도 데려가야 되고 모임이 있어서.. 대신 내일은 멀리 나갑시다.

민정 : 네 네. (전화 끊고) 하.. (흐뭇하게 있다가 다이어리를 꺼내 일기 쓰는)

민정 : (OFF) 오늘도 이선생님이 먼저 전화를 했다.. 내일은 멀리 나갑시다..? 멀리 어디로..? 아 기대된다..

 

신지가 청첩장 들고 문을 열자 민정, 놀라 얼른 다이어리 덮는다.

 

신지 : 민정아.. (하다) 너 또 일기 써?

민정 : 어? 아니 그냥..

신지 : 무슨 일기를 낮 밤으로 하루에 몇번을 써? 그렇게 쓸 말이 많아?

민정 : 아니 그냥.. (헤 웃는) 심심해서..

신지 : (눈 가늘게 뜨며) 저 일기장 언제 한번 훔쳐봐야 되는데.. (하고 청첩창을 보여주며) 야 보희 결혼한대 청첩장 봤어?

민정 : 어 나한테도 왔어.

신지 : 갈꺼야? 수원에서 한다는데.

민정 : 가야지. 근데 걔 유학 간다 그러지 않았어? 저번에 만났을 때만해도 유학 때문에 결혼생각 없는 것처럼 얘기했었는데.

신지 : (웃으며) 내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좀 알지.

민정 : 뭔데?

신지 : 걔들 사고쳐서 결혼하는 거잖아.

민정 : 무슨 사고?

신지 : 남편 말이야. 김도상. 이 인간이 보희한테 섬에 바다보러 가자고 했다가.. 그 다음부터는 전국민이 아는

         빤한 스토리 아니냐. 배 끊겼다. 방이 하나밖에 없네. 이 선 넘어오면 짐승이다. 그래. 오빠 짐승이야. 하고

         뭐 그런 깔끔한 마무리. 보희 걔두 아마 알면서 넘어간 걸꺼야.

민정 : 에? 정말루?

신지 : 난 이날 공연인데. 니 편에 부주나 해야겠다.

 

 

씬/3 거실 (D)

 

아무도 없는 거실에 준하 핸드폰 울리는.

문희, 준이 업고 장 보고 들어오는데 준하, 바지춤 잡고 엉거주춤 화장실에서 번개처럼 달려와 전화 받는.

 

준하 : (다급히) 여보세요 이준합니다! (하다 시무룩) 네? 디비디요? 네 갖다 드릴게요. (끊고)

문희 : 너 뭐 기다리는 전화라도 있어?

준하 : 아니 없어요.

문희 : 근데 왜 바지도 덜 입고 뛰어나와서 그렇게 전활 받어?

준하 : 네? (바지 제대로 입고) 그냥요. 전화오면 받아야죠.

 

준하, 핸드폰들고 바지추켜 올리며 화장실로 가는데 다시 핸드폰 벨 울리는. 급하게 받는다.

 

준하 : 여보세요! (하다 떨어뜨린다) 아씨!! (급하게 집어 받는다) 여보세요! 아씨 끊어졌네! 아씨! (다시 거는)

문희 : (보고 표정)

준하 : (급하게) 여보세요 방금 전화하신분이요! 저 이준하라고 합니다. 네. 네? 잘못 거셨다구요. (끊는) 아씨..

문희 : 왜 그래? 너 기다리는 전화 있나 보구만 뭘..

준하 : (괜히 짜증) 없어요! 없어! (화장실로 들어가는)

문희 : (??)

 

 

씬/4 소아과 앞 (D, 야외)

 

민용이 유모차 끌고 신지와 함께 나오는.

 

신지 : 몸무게가 평균보다 적게 나가잖아. 이유식을 잘 안 먹어서 그런가.

민용 : 별 차이도 없는데 뭐. 점심이나 먹고 갈래?

신지 : 점심?

 

 

씬/5 식당 (D, 야외)

 

민용과 신지가 유모차 옆에 놓고 음식 기다리고 있다.

 

신지 : 분유 이제 없는데 먹고 빨리 들어가야겠어.

민용 : 그 친구랑은 잘 만나?

신지 : 어? (민망해 웃는) 어 뭐..

민용 : 할말이 있는데.

신지 : 뭐?

민용 : 나.. 서선생이랑 만나.

신지 : 몇시에? (물 마시는)

민용 : 우리 정식으로 사귄다구.

 

신지, 순간 물을 푸 뿜어내 민용 얼굴에다 묻는.

 

민용 : 반응 참.. (티슈로 닦아낸다)

신지 : (눈 똥그래져서) 농담이지?

민용 : 아니.

신지 : (웃으며) 에이.. 농담아냐?

민용 : 아니. 내가 꼬신거니까 서선생 오해하지 말아라.

신지 : (다시 눈 똥그래지는) 어..어떡할라구 꼬셔..?

민용 : 뭘 어떡해.

신지 : 걔 엄청 순진한 애야. 괜히 상처 줄려고..

민용 : 상처 안 받게 내가 잘 해야지.

신지 : (표정)

 

점원이 음식을 갖고 나온다.

 

점원 : 김치우동이..

민용 : 여기요.

 

점원이 음식을 놓는 동안 신지 뻥해서 있는.

 

점원 : 맛있게 드세요. (간다)

민용 : 너한텐 미리 말해야될 거 같아서 하는거야. (하고) 먹자.

신지 : (계속 눈 똥그래져서 보는)

민용 : 왜 그렇게 봐?

신지 : 놀래서.. 친한줄은 알았지만 정말 사귈줄은.. (어색하게 웃으며) 그래서 뭐라는건 아니고..

         아니 뭐라할 입장도 아니지만.. 어쨌든 무지 놀랍네..

민용 : (우동 먹는)

신지 : (표정. 자기도 우동 먹는)

민용 : (잠시 먹다가) 약속 하나만 하자 우리.

신지 : 어?

민용 : 서로 사생활에 참견할 자격도 이젠 없지만.. 나중에 준이 커서 부모 부끄러워하진 않게 각자 알아서 잘 하자. 응?

신지 : (표정) 그래 그래야지. 오빠나 잘 해..

 

유모차에서 애기 낑낑대는 소리 나고.

 

신지 : 어 깼구나~ 엄마 여깄어~ (방울 흔드는)

민용 : 오줌 싼 거 같은데? 기저귀 봐봐.

 

둘, 유모차 들여다보는.

 

 

씬/6 주방 (D)

 

해미, 문희, 순재, 준하 밥 먹고 있는. 전화벨 울리면 준하, 화들짝 놀라는.

 

준하 : (핸드폰 들고 일어서며) 여보세요! 이준합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해미 : (핸드폰 들고) 네. 잠깐만요. (하곤) 여보 왜 그래?

준하 : (돌아보곤 전화 닫으며) 어? 어 아냐..

해미 : (전화통화하며) 네. 최원장님. 네. (나가는)

순재 : 이제 아예 코미디언으로 나가기로 한 거냐? 자식이 밥 먹다 웬 쇼는..

         하긴 코미디언중에 너 닮은 놈 하나 있더라. 정준한가 뭔가.. 성만 틀리지 이름도 같애.

준하 : 아 씨.. (국 막 퍼먹는)

 

 

씬/7 아파트 거실 (D)

 

민정이 점심 먹고 있는데 신지가 들어온다.

 

신지 : 나 왔어.

민정 : 어 병원 갔다오는 거야? 점심은?

신지 : 먹었어. (하고) 근데 너 민용오빠랑 만난다면서?

민정 : (너무 놀라 젓가락을 떨어뜨리고) 어 젓가락.. (하면서 후다닥 식탁 밑을 쳐다보다 머리 부딪치고 넘어지며

         어거지로 밑으로 들어가는) 어딨지..?

신지 : 지금 오빠한테 듣고 오는 거야.

민정 : (식탁 밑에 숨어) 미..미안해 말할라 그랬는데 너한테 너무 미안해서..

신지 : 나한테 미안할 게 뭐 있어. 축하한다고까진 말 못하겠지만 미안해할 건 없어.

민정 : 그래두 미안해..

신지 : 나는 솔직히 니가 걱정이야.

민정 : 뭐 뭘..

신지 : 너희 집에서 알면 뭐라 그러시겠어. 너 엄마한테 말 안 할꺼야?

민정 : 그런 생각까진 안해봤는데..

신지 : 그런 생각도 안하는 너니까 걱정된다구. 꼬신다고 넘어가냐. 기집애 순진해 빠져갖구..

민정 : (고개 내밀고) 나 안 순진해.. 나도 알만큼은 다 알아.

신지 : (기막힌 듯 웃으며) 니가 알긴 뭘 알아. (하다) 민용오빠 니가 환상갖고 있는거 만큼 그렇게 좋기만 한 사람 아니야.

         너무 빠지지 마. 니가 친구라서 하는 소리야. (하고 간다)

민정 : (식탁 밑에서 젓가락 들고 기어나오며 표정)

 

 

씬/8 서재 (D)

 

준하, 핸드폰 고이 들고 졸고 있다가 자기 코고는 소리에 놀라 화들짝 깨서는 전화기 드는.

 

준하 : (핸드폰 열고) 여보세요. (하다 무안해지는. 핸드폰을 보고) 너 왜 이렇게 계속 조용하냐.. 내가 이렇게 기다리는데..

핸드폰 : (OFF) 주인님 죄송해요.. 좋은 소식을 못 전해드려서요.

준하 : 니 잘못은 아니지. 근데 너 밧데린 든든해?

핸드폰 : (OFF) 그럼요. 저도 주인님 닮아서 먹는 거라면 사족을 못 쓰잖아요. 어제 밤에 전기 많이 먹었어요.

준하 : 자식.. 그런데 왜 소식이 없을까? 나 떨어진 건가..?

핸드폰 : (OFF) 어.. 주인님.. 사지가 덜덜덜 떨려요~ 저 왜 이러죠?

준하 : 왜 그래? 왜?

 

하는데 준하, 꿈이었고. 보면 핸드폰 진동이 오고 있는.

 

준하 : 어? (얼른 받는) 여보세요! 네! 제가 이준한데요!

직원 : (OFF) LK증권 인사괍니다.

준하 : (점점 목소리 고조되는) 아 네!! 네! 네? 네. 아. 네. 네. (진정해서) 감사합니다. (전화 끊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는)

 

 

씬/9 거실 (D)

 

순재, 들어오는데.

 

순재 : 여보! 준하야! (하고) 아무도 없나? 다들 어딜..

준하 : (OFF) 으아!!!!

순재 : (놀라서 주춤하는) 뭐야?

 

서재 문 확 열리면서 준하 달려오는.

 

준하 : 아부지! 아부지!! (순재 안아서 돌리는)

순재 : 어지러! 왜 이래 임마! 이거 놔!

 

문희, 해미, 다용도실에서 나오는.

 

문/해 : 준하야!/ 여보!

준하 : (순재 놓아주고) 엄마! 여보! 나 취직됐어. LK에!!

문희/해미 : 뭐? / 진짜?

순재 : 이 자식.. 또 시작이네. 너 확실한 거야?

준하 : 네! 내일부터 출근하래요!

문희 : (좋아하면서) 아이고 이놈아! 아이고 내 새끼! 이번엔 진짠가보네.

준하 : 엄마! (문희를 안아드는)

해미 : 정말 축하해 여보.

순재 : 도깨비 같은 놈. 믿을 수가 있어야지. 출근이 내일이야? 확실히?

준하 : 네 아버지! (순재 끌어안고) 저 내일부터 출근합니다!!

순재 : (싫지 않은) 야 임마 귀청 떨어져. 좀 살살말해.

준하 : (더 크게) 네! 아버지!

문희/해미 : 어이구 준하야 잘됐다 잘됐어! / 여보~

준하 : 엄마!! 여보!! (끌어안고 좋아하는)

 

 

씬/10 민정방 (N) + 옥탑방 (N)

 

민정이 침대에서 졸고 있는데 핸드폰 울리는. 민정, 시끄러운지 핸드폰 폴더 들었다 놓는.

 

민용 : (옷 벗으며 전화하고 있는) 여보세요? (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민정 뒤척거리다 갑자기 눈을 번쩍 뜬다. 놀라 벌떡 일어나 핸드폰을 열어보고.

 

민정 : 엄마! (얼른 거는) 여보세요? 이선생님! 죄송해요 핸드폰을 놓쳐갖구.

민용 : 난 또 내 전화 씹는 줄 알았네.

민정 : 아니예요 아니예요. 그럴리가요~

민용 : 내일 우리 어디 갈래요? 어디 가고 싶어요?

민정 : 아무데나요~ 전 아무데나 다 좋아요~

민용 : 그럼 강화도 근처에 석모도라고 있는데 거기 가서 회나 먹고 와요. 괜찮죠?

민정 : 석모도요? (좋아하며) 제가 제일가고 싶었던 곳이예요. 석모도. 얼마나 좋아한다구요. 네 네. (끊고)

         석모도? 하.. (즐거워하는)

 

 

씬/11 거실 (N)

 

문희, 마늘 까고 있는데 준하, 서재에서 종이 박스에 서류들 담아 가지고 나오고 있는.

 

문희 : 뭐해? 내일 출근이라면서 들어가 좀 쉬지 않고?

준하 : 서재 정리 좀 했어요. 회사에 들고 갈 거 빼곤 버릴라고. 이제 아무래도 아부지가 많이 쓰실텐데.

문희 : 나중에 하지. 피곤하잖아.

준하 : 엄마는. 이제 출근하면 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질텐데. 이런 거 하고 있을 시간이 어딨어요?

         시간 남을 때 하는 거지.

문희 : 그런가? (하다 준하 볼 쓰다듬어주고) 이구 신통방통한 놈. 야, 나도 이제야 그냥 발 뻗고 편하게 자겠다.

         사실 그동안은 마음 한 구석에 돌을 얹어놓은 것처럼 답답했었는데.

준하 : 우리 엄마 나 때문에 맘 고생하셨구나. (어깨 주물러주면서) 이제 두 발 쭉 뻗고 주무세요.

문희 : 그래 그래. 이제 싹퉁바가지한테도 큰소리 치고 살겠다.

준하 : 네? 싹퉁바가지가 누구야?

문희 : 아냐. 있어.

 

 

씬/12 병원 복도 (N, 야외)

 

준하, 머리에 수건 쓰고 페인트 칠 하는 차림으로 통 들고 들어오는. 해미, 간호사들이랑 차트 보다가 놀라서.

 

해미 : 여보? 뭐해?

준하 : 계단 벽에 칠 떨어진데 다시 한다한다 하면서 미루고 있었거든. 그거 칠하고 왔어.

해미 : 페인트칠? 그걸 왜 지금..?

준하 : 이제 출근하면 시간 없잖아.

해미 : 그래두 들어가서 좀 쉬어. 내일부터 진짜 바빠질텐데.

준하 : 이거만 하고. 박간호사 펜이랑 종이 있음 좀 줘요.

박간호사 : 네. (펜이랑 종이주면)

준하 : (<칠조심>이라고 쓰는)

 

 

씬/13 병원 다른 복도 (D, 야외)

 

순재, 벽에 기대서 통화중인. 준하, 종이 들고 나오다 움찔 놀라는.

 

순재 : 그래. 내가 다시 전화할게. 알았어. (끊고) 넌 내일 출근한다는 놈이 꼴이 그게 뭐냐?

준하 : 아니 그냥 뭐 일 좀..

순재 : 내일 출근 준비나 잘해..

 

순재, 가면 준하, 순재 기대고 있던 자리에 <칠조심> 이라는 종이 붙이는.

가는 순재 등에 페인트 칠 잔뜩 묻어있다.

 

 

씬/14 윤호민호 방 (N)

 

윤호, 누워서 PSP같은 게임하고 있고 민호,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 준하, 들어오는.

 

준하 : 야, 뭐해?

윤/민 : 네?/ 그냥..

준하 : (윤호 머리 헝클어뜨리며) 자식.. 넌 맨날 그렇게 게임이야?

윤호 : 그냥 심심하니까.

준하 : 심심하긴.. 공부하는 학생이 심심하면 어떡해? 민호한테 물어봐라 심심한가.

민호 : 예습 복습 총정리 마무리까지. 학생이 심심할 틈이 어딨어요?

윤호 : (민호 노려보는)

준하 : 앉아봐. 아빠가 니들한테 할 말 있어.

 

민호 윤호, 준하 옆으로 와서 앉는.

 

준하 : 아빠 내일부터 출근하는 거 알지?

민/윤 : 네.

준하 : 그래. 그동안 아빠가 집에서 빈둥거려서 니들 볼 낯이 없었어. 니들도 좀 그랬지?

민호 : 아니에요. 그리고 아빠가 집에서 노신 것도 아니잖아요.

준하 : 솔직하게 애기해도 돼.

윤호 : 사실 니네 아버지 뭐하시냐? 물어보면 할 말이 없긴했어.

         논다 그럴 수도 없고 전문주식투자자라고 얘기하면 얘기만 복잡해지고.

준하 : 자식. 그래 솔직해서 좋다. 근데 난 집에서 지내면서 니들하고 함께 한 시간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

         니들하고 얘기도 많이 하게 되고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고 출동 삼부자도 하고. 안 그래?

윤호/민호 : 네..

준하 : 앞으로 아빠 바빠질 거야. 그럼 지금처럼 많이 볼 수도 없고 또 얘기도 많이 못하겠지. 그래도 무슨 고민 있거나 하면

         아빠한테 지금처럼 얘기해. 나한테 니들이 직장보다 중요한 일이니까. 내말 무슨 말인지 알지?

윤/민 : 네.

준하 : (둘 안으면서) 그래. 든든한 놈들. 우리 꾀돌이 바람돌이.

 

준하 품에 안긴 윤호와 민호, 약간 어색한 표정.

 

 

씬/15 민정 방 (N)

 

민정, 침대에 앉아 다이어리 쓰고 있다가 회상 스치는.

 

민정 : (OFF) 내일은 이선생님과 석모도에 가기로 했다.. 너무 기대되고.. (하다 표정. ON) 석모도는 섬인데... (하다) 섬?

 

회상 인써트 C#1 S#2 중

신지 : 보희한테 섬에 바다 보러 가자고 했다가.. 뭐 그다음부터는 전 국민이 아는 빤한 스토리 아니냐.

         배 끊겼다. 방이 하나 밖에 없네. 이 선 넘어오면 짐승이다. 그래. 오빠 짐승이야.

 

민정 : (표정 OFF) 석모도.. 갈데 많은데 왜 하필 섬에 가자 그러는 거지? 혹시...?

 

 

씬/16 민정의 상상 - 석모도 민박집 방 (N)

 

민정과 민용, 어색하게 들어오는.

 

민용 : 어떡해요 마지막 배도 다 끊어지고. 그렇다고 헤엄쳐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방도 이거 하나 뿐이라 그러고.

         서선생이 이해해요.

민정 : 네? 네..

민용 : 자리 깔까요? (대충 이불 깔다가 덥석 민정 안는)

민정 : 어머! 이선생님! 왜 이러세요?!

민용 : 내가 왜 섬으로 오자고 그랬겠어요? 서선생도 다 알고 따라온 거 아니예요?

민정 : 제가 뭘 알아요? 저 몰라요.

민용 : 이거 왜 이래요? 그럼 이럴 각오도 없이 섬까지 따라왔단 소리에요? 이리 와 봐요! (넘어뜨리는)

민정 : 어머! 어머! 어머! 이선생님!!

 

 

씬/17 민정 방 (N)

 

민정, 약간 겁에 질린 표정에서 빠지는.

 

민정 : (괜히 웃으며 고개젓는) 아냐. 이선생님이 그럴 사람이 아니지. (하다 표정)

 

C#1 S#7 중

신지 : 민용오빠 니가 환상갖고 있는거 만큼 그렇게 좋기만한 사람 아니야. 너무 빠지지 마. 친구라서 하는 소리야.

 

민정 : 설마... 그게 그런 뜻은.. 아니겠지.. (하다 놀라는)

 

C#2 41화 S#35 중

민정 : 저도 닳을 만큼 닳은 여자예요. 가책 느끼실 필요없어요.

민용 : (표정)

 

민정 : (OFF) 이선생님.. 내가 정말 닳고닳은 여잔 줄 알고...? (볼을 감싸며. ON) 설마..설마..아닐꺼야..

 

 

씬/18 준하해미방 (N)

 

준하, 자려고 누워있고 해미, 스탠드 켜놓고 한방책 보다가 놓고 스탠드 끄려는데.

 

준하 : 여보 고마워.

해미 : 어?

준하 : 그동안 나 참 한심했을텐데.. 한결같이 믿어줘서 고맙다고.

해미 : 참.. 내가 우리 남편 안 믿으면 누가 믿어? 당연한걸.

준하 : 그래도. 나 취직하면 자기 전에 자기한테 꼭 이런 말 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단 말야. 오늘에서야 소원 풀었다. (웃는)

해미 : 으유.. (같이 웃는)

 

 

씬/19 순재방 (N)

 

순재 문희 자려고 누웠는데 문희, 뒤척이면.

 

순재 : 자. 왜 못자고 그러고 있어?

문희 : 잠이 통 안 오네. 준하 저거 내일 잘할 수 있을까 불안하고.. 꼭 물가에 애 내놓은 거 같아서.

순재 : 자. 남자가 집에 퍼져 있으면 엄청 한심해 보여도 나가면 또 지 앞가림하게 돼 있어. 괜한 걱정 마.

문희 : 그렇겠지..?

 

 

씬/20 다음날 거실 (D)

 

디졸브로 문희, 해미, 윤호, 민호, 준하 출근하는 거 배웅하고 있는.

 

문희 : 잘하고 와. 실수하지 말고. 어?

준하 : (웃으며) 예 걱정마세요 엄마.

문희 : 그래 그래. (살짝 눈물을 찍는)

준하 : (웃으며) 하.. 엄마 왜 그래요? 참.

해미 : (양복 단정히 해주고) 당신 잘할 수 있지? 초장에 분위기 확 휘어잡고 당신 페이스대로 밀어붙이는 거야. 오케이?

준하 : 오케이.

윤/민 : 아빠 잘하세요.

준하 : 그래 갔다 올게. 이러다 진짜 늦겠다. (나가는)

일동 : 다녀오세요. 잘해. / 갔다 와라.

 

 

씬/21 병원 앞 (D, 야외)

 

준하, 내려와 가려는데.

 

순재 : (OFF) 야, 이준하.

 

준하, 보면 순재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준하 : 어? 아버지. 여기서 뭐하세요? 추운데.

순재 : 출근하는 거야?

준하 : 네.

순재 : 임마 덤벙거리지 말고.

준하 : 걱정 마세요.

순재 : (돈 준하 주머니에 넣어주면서) 혹시 모르니까 넣어둬. 밥같은 거 살 일 있을 거 아냐.

준하 : 저도 있어요.

순재 : 넣어둬. 자식이.

준하 : 하.. (감격해서) 다녀올께요.

순재 : 빨리 가. 늦지 말고.

 

준하, 걸어간다. 순재, 준하 뒷모습 바라보는.

 

 

씬/22 거리일각 (D, 야외)

 

민용, 순재차 끌고 서 있는데 민정이 오는.

 

민용 : (손을 흔드는)

민정 : (손을 흔드는데 좀 불안한) 좀 늦었죠?

민용 : 나도 방금 왔는데 뭐. 타요.

민정 : (타며) 원장님 차 이렇게 이선생님이 막 끌고 다니셔도 돼요?

민용 : (타며) 예.

 

 

씬/23 순재 차 안 (D, 야외)

 

민용 : (커피 주며) 커피 마셔요. 지금 뽑은 거야.

민정 : 어~ 고마워요~

민용 : 출발할게요. 벨트 매요.

민정 : 네. (하고 민용 보면서 OFF) 그래.. 이렇게 신사같은 이 선생님이 그럴리가 없지.

         서민정 너 오바한거야. 말도 안돼.. 에이 아냐..

민용 : 내 얼굴에 뭐 묻었어요?

민정 : 네? 아뇨.

민용 : 서선생 얼굴엔 뭐 묻었는데. 거기 밥풀.

민정 : (당황해) 네? (얼굴 돌리며) 죄송해요. 늦어서 밥을 서둘러 먹는다고.

민용 : (웃으며) 괜찮아요.

 

 

씬/24 주방 (D)

 

음식재료들 상에 한가득이다. 문희, 갈비를 칼로 치고 있다. 해미, 들어오다가.

 

해미 : 어머님. 이게 다 뭐예요?

문희 : 오늘 민호애비 첫 출근인데 저녁이라도 잘 좀 차려먹어야지.

해미 : 잔치상이라도 차리실려구요?

문희 : 잔치상 차리지 뭐. 우리집 큰 경사 아니냐. 동네에 떡이라도 돌리려다가 참았어.

해미 : 저도 뭐 좀 도와드려요?

문희 : 됐어. 넌 병원에 또 내려가봐야지.

해미 : 그럼 제가 샴페인이랑 케잌 사올게요.

문희 : 그러던지. 아유 잘하고 있을란지 모르겠다. 난 왜 이렇게 자꾸 안좋은 생각만 드는지 몰라. 불안하고..

해미 : 잘하고 있을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씬/25 LK 증권회사 (D, 야외)

 

준하, 사원 안내 받으며 오는.

 

사원 : (비워져 있는 책상 앞에서) 여기가 앞으로 이준하씨 자리예요.

         컴퓨터는 지금부터 쓰셔도 되고 개인노트북은 아마 다음주나 나올 겁니다.

준하 : 네.

사원 : (자료 주면서) 일단 신규상장종목 자룐데요 분석해서 보고서 제출해주세요.

준하 : 네.

 

사원 가면, 준하, 책상에 앉아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가족사진 책상 파티션에 붙이는.

 

준하 : 하.. 잘하자.. 컴퓨터가.. (찾다가 왼쪽에 있는 컴퓨터 파워버튼 누르는)

사원2 : (컴퓨터 하고 있다가 꺼지자) 뭐야? 이거..왜..? (준하 보며) 왜 내 컴퓨터를 끄고 그래요?

          그쪽 컴퓨터는 오른쪽에 있는 거잖아요.

준하 : 네?

사원2 : 아씨..작업 다시 해야되잖아.. 첫날인건 알겠는데 조심 좀 해주세요.

준하 : 네. 미안해요.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컴퓨터 켜는)

 

 

씬/26 석모도 풍경 몽타쥬 (저녁)

 

 

씬/27 횟집 (저녁, 야외)

 

민용, 민정, 회 먹고 있는.

 

민정 : 와~ 이거 진짜 맛있다. 이게 뭐예요?

민용 : 그거 도미예요. 맛있죠? 서울에서 먹는 거랑은 맛이 다르지.

민정 : 네 진짜 그래요. (민용 눈치 살피다가) 근데 배 시간은 확인해 보셨죠?

민용 : 마지막 배가 8시에 있다니까 삼십분 전에만 선착장으로 가면 될 거예요. 왜요?

민정 : 아뇨. 이렇게 맛있는데 빨리 먹고 나가야 되나 싶어서요.

민용 : 시간 많이 남았으니까 천천히 많이 먹어요.

민정 : 네. (OFF) 그래.. 이선생님이 그럴 리가 없어.

 

 

씬/28 LK 증권회사 (저녁, 야외)

 

준하, 부장에게 보고서 제출하고 있다.

 

준하 : 말씀하신 신규상장종목 분석 보고섭니다.

과장 : 어.. (보고서 보는)

준하 : (표정. 가슴 두근거리는 소리)

과장 : (보고서 보는데 미간이 한껏 찌푸려지는)

준하 : (표정. 불안해진다. 두근거리는 소리 더 커진다)

과장 : (인상 확 쓰면서) 아씨.

준하 : (침 삼키며) 뭐가 잘못됐나요...?

과장 : 아뇨 괜찮네. 깔끔하게 핵심만 잘 요약 했어요. 아, 치통 때문에. 가서 일보세요.

준하 : 네. (한숨 돌리는)

과장 : (인상 쓰고는) 저기! 이준하씨!

준하 : (놀라서 돌아보면) 네? (가슴이 두근거린다)

과장 : (인상 쓰다가) 오늘은 이만 퇴근해요. 환영회는 담주나 봐서 합시다. 아.. 이가 아파서.

준하 : 네. (한숨 돌리는)

 

 

씬/29 순재차 안 (N, 야외)

 

민정, 민용을 기다리고 있는. 차 시계 보면 7시 20분이고.

 

민정 : (OFF) 괜히 이상한 눈으로 보고. 역시 이선생님은 그럴 사람이 아니야..

 

민용, 다급히 문 열고 들어오는.

 

민정 : 표 사셨어요?

민용 : 큰일이네요.

민정 : 네?

민용 : 배 시간을 잘못 알았어요. 주말에만 8시까지고 평일엔 마지막 배가 7시라네요. 어떡하지?

E 충격코드

민정 : 네?!! 그럼 어떡해요?

민용 : 어떡하긴요. 어쩔 수 없죠. 헤엄쳐서 갈 수도 없고. 일단 여기서 자고 내일 첫배 타야죠 뭐.

민정 : 네?!!

민용 : 뭘 그렇게 놀래요? 같이 자잔 얘기도 아닌데. 방을 한번 구해보죠. 성수기 아니라서 방 많을 거예요.

민정 : 아..네. (OFF) 그래 오바하지 말자.. 지금이 피서철도 아니고 남는 게 방일텐데. 서민정 오바하는 거야. (짧은 디졸브)

 

민정, 약간 초조하게 있는데 민용, 다시 차 안으로 들어오는.

 

민용 : 어떡하죠?

민정 : 네? 설마..

민용 : 방이 없대요.

E 충격코드

민정 : 네?!!!!

민용 : 근처 회사에서 이쪽으로 단합대회를 왔나 봐요. 다 돌아다녀봤는데 하나도 없네요.

민정 : 그럼 어떡해요? 설마.. 방이 하나..

민용 : 네. 방 하나 딱 있긴 있는데..

E. 충격 코드

민정 : 네?!!

민용 : 그것도 민박 아주머니가 쓰시던 방인데.. 일단 거기라도 달라 그랬으니까 들어가죠. 여기서 밤 지샐 순 없잖아요.

민정 : (표정. 낮게 신음소리를 낸다) 아..

 

 

씬/30 주방 (N)

 

식탁 넘치도록 상 한가득 차려져있고 순재, 해미, 문희, 윤호, 민호가 초조한 듯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문희 : 얘는 왜 이렇게 안와? 끝나도 벌써 끝났을 텐데. 설마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죠?

순재 : 입방정 떨지 마. 올 때 되면 어련히 들어오려고.

해미 : 네 어머님. 너무 걱정 마세요. (초조한 표정)

 

시간 경과 느낌.

순재 계속 물 마시고 문희는 기도를 하는지 눈 감고 있고 해미는 팔짱 끼고 앉아있고 윤호, 민호도 조용한.

 

윤호 : 왜 안와.. 아빠한테 전화 해볼까?

해미 : 바쁜가보지. 괜히 방해하지 마.

순재 : 그래. 놔둬라..

문희 : 바쁜 게 아니라 아무래도 무슨 일이..

 

이때 문이 벌컥 열리자 일제히 시선 쏠리는.

 

준하 : 다녀왔습니다.

일동 : (표정)

문희 : 그래.. 뭐 일은 잘..했고..?

준하 : 엄마 저 첫 보고서 칭찬 받았어요~ (브이자 그리는)

일동 : (얼굴 확 풀리는) 그래? / 아~~

문희 : 으유 고생했다 춥지? (가서 준하 손을 잡는)

준하 : (음식 보고는) 어? 이게 다 웬거예요? 오늘 무슨 잔치 있어요?

순재 : 니 엄마가 잔치 열었잖아 너 축하한다고. 서프라이즈 잔치다. 놀랐냐?

준하 : 에이..엄만..무슨.. (입 벌어지는)

해미 : (웃으며) 얼른 씻구 나와~

 

 

씬/31 민박집 방 (N)

 

민용, 들어오고, 민정 어색하게 따라 들어오는.

 

민용 : 서선생. 많이 불편하면 난 밖에서 잘게요.

민정 : 밖에서 어떻게 주무시려구요?

민용 : 차안에서 자면 대충 잘 겁니다.

민정 : 그래두.. 이 추위에..

민용 : 아무래도 그렇겠죠? (하고 편하게 앉는) 앉아요.

민정 : 네.

 

민정, 불편하게 앉고 자꾸 민용 쪽으로 시선가는.

 

민용 : 먼저 씻을래요? 아님 내가 먼저 씻을까요?

민정 : 네? 씻어요? 왜요? 왜 씻어요? 왜 이러세요?

민용 : 그럼 안 씻고 자게요?

민정 : 네? (하다) 아.. 씻어야죠. 먼저 씻으세요.

민용 : 네.

 

민용, 나가면 민정, 울상되고.

 

민정 : (OFF) 어떡하지? 이선생님이 원하는 게 도대체 뭐야? 설마.. ? 아냐. 그럴 리가 없어. (하다) 그래도 이선생님도 남잔데..

         남자는 다 똑같다 그랬는데.. 남자니까.. 준이도 낳고..?! (하다 얼굴 감싸며) 아냐 아냐 아냐..

 

 

씬/32 거실 (N)

 

준하, 씻고 나오면. 상에 케익까지 놓여있고 순재, 문희, 해미, 윤호, 민호 기다리고 있다가.

 

문/해/윤/민 : (폭죽 터뜨리며) 축하한다/ 여보 축하해/ 축하해요 아빠!

 

준하, 보면 생일상처럼 차려져 있고 가운데 케잌 촛불 까지 켜놓은. 윤호는 샴페인 터트리려고 준비하고 있고.

 

준하 : 다들 진짜 왜 이래요? 쑥스럽게.

문희 : 쑥스럽긴 이렇게 좋은 날이 어딨어? 얼른 촛불 불고 먹자.

준하 : 다들 고마워요. (촛불 불려는데)

해미 : 잠깐만! 여보 그냥 부는 게 어딨어? 한마디 하고 불어.

준하 : 에이 무슨..

윤/민 : 한마디 하세요!

문희 : 그래 한마디 해라.

준하 : 그럼.. 뭐. (숟가락 마이크처럼 들고) 먼저 고맙습니다. 오늘 이렇게 저의 첫 출근 축하해주는 자리 마련해주셔서.

         못난 아들, 못난 남편, 못난 아빠로 오래 지냈습니다. 저도 그동안 사실 마음고생 좀 했어요.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놀고먹는다고 해도 하루하루 가시방석 같았구요. 아마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면 절대 못 돌아갈 것 같습니다.

         아무튼 끝이 없을 줄 알았던 긴 터널이 끝나서 너무 기분 좋고.. 감사합니다.

다들 : (축하 박수치며) 고생했어요/ 고생했어.

해미 : 윤호야 뭐해? 샴페인.

윤호 : 이거 잘 안돼.

 

핸드폰 울리고.

 

준하 : (핸드폰 받는) 여보세요. 네. 과장님. 네. 덕분입니다. 네. (하다) 네?

과장 : (OFF) 이거 미안해서.. 어떻게든 준하씨까지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LK가 인수합병 결정이 좀 전에 났어요.

식구들 : (불안하게 보는)

과장 : (OFF) 기존 직원들까지 위험한 상태라.. 미안해요.

준하 : (점점 침울하게) 네. 네.. 네.. 네.. 어쩔 수 없죠.

식구들 : (표정)

준하 : 네. (하는데 황소눈물 같이 눈물 뚝뚝 떨어지는) 네. 네. 들어가세요. (끊는)

식구들 : (표정)

순재 : 왜...? 뭐가 잘 안됐냐...?

준하 : (서럽게 울며) 아버지..저 또..짤렸어요..회사가 합병됐다구..이번엔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아 씨..

 

식구들, 표정. 순간 넋 놓고 듣던 윤호가 든 샴페인 뻥하고 따지는.

 

윤호 : 내가 한 거 아냐! 저절로 된 거야!

해미 : (태연히) 여보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안 그래요? 어머니?

문희 : 아우 그래. 차라리 잘됐다. 다 늦게 무슨 회사야? 그냥 집에 있는 게 백배 나아 잘됐어.

준하 : (숨죽여 눈물 흘리며)

순재 : 됐어 신경 쓰지 마. 밥이나 얼른 먹자. 니가 좋아하는 거 여기 다 있네. 이 자식 이거 또 얼마나 먹을거야? 넉넉히 했어?

문희 : 그럼요. 준하야, 먹자. 이거 초부터 꺼라. 아무튼 오늘 하루 고생했어.

해미 : 민호야 불 꺼.

민호 : 네.

 

민호, 거실 불 끄고 촛불 밝혀진 상태로..

 

순재 : (애써 경쾌하게) 뭐해? 뱃가죽이 등가죽한테 형님하고 달라붙겠다. 얼른 꺼.

해미 : 자기 빨리 촛불 꺼. 밥 먹어야지.

준하 : (소리 죽여 울며 후 불 끄는)

 

순간 어둑해지며.. 아무도 다시 불 킬 생각을 하지 않는.

 

준하 : (갑자기 터져 나오는 울음) 엉엉엉엉~~ (상에 엎드려서 운다)

문희 : (소리죽여 우는데 소리가 조금씩 들리는)

민호 : (눈물이 나는지 훌쩍거리며 눈물 닦는)

윤호 : (쭈그리고 앉아 얼굴을 파묻고 있는)

해미 : (크게 한숨쉬며 등 돌리고 창가로 가 눈물 흘리는) 하..

순재 : (일어나 냉장고 앞쪽으로 가서 눈물닦는) 나 원 참..에 이.. (벽을 발로 찬다)

 

불꺼진 주방에서 각자 우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는데서.

 

 

씬/33 민박집 방 (N)

 

민정, 씻고 들어오면 민용이 이불 깔아놨고.

 

민정 : (당황하며) 이불..?

민용 : 자야죠. 안 자요?

민정 : 네? 자요? (겁에 질려) 이선생님..

민용 : 자야죠. 난 여기서 잘 테니까 서선생은 이불에 들어가 자요.

민정 : (그제서야) 네..

 

컷튀면 민정, 돌아누워있고 민용, 벽에 기대고 있는.

 

민용 : 서선생. 자요?

민정 : (눈감고 OFF) 어떡해? 어떡해?

 

민용, 조용히 일어나 나가는.

 

민정 : (여전히 눈 감고 OFF) 가까이 오지 마요 제발.. 제발..

 

 

씬/34 민박집에 딸린 구멍가게 (N, 야외)

 

민용이 맥주 한 캔이랑 땅콩 집어 들고 앉는.

 

민용 : 아줌마. 여기서 좀 마셔도 되죠?

아줌마 : 그래요. 참. 손님들이 방을 하나로 합쳐서 자던데.. 나중에 그 방이라도 내줘요?

민용 : (맥주 마시며) 그래주시면 고맙죠.

아줌마 : 그럼 여기서 좀만 기다려요. 내가 방 나면 알려 줄테니까.

민용 : 네.

 

하는데 불이 꺼지는..

 

아줌마 : 또 정전인가보네. 조기 앞에 변압기 공사한다더니만. 괜찮아요. 좀 있음 다시 불 들어와요.

민용 : 네. (무심히 맥주랑 땅콩 먹는)

 

 

씬/35 민박집 방 (N)

 

민정, 불꺼진 방에 혼자 벽보고 누워있는.

 

민정 : (OFF) 어떡해 어떡해.. 불은 왜 꺼...

 

벽에 세워놓았던 낚싯대가 쓰러지면서 민정 다리위로 넘어지는 마치 민용이 다리가 민정이 다리 위로 올라간 것처럼.

 

민정 : 으아.. (화들짝 놀라서) 이..이선생님..왜 이러세요. 이러지 마세요. 발 치우세요.

         (응답없자) 이선생님. 저도 이선생님 좋아해요. 좋아하는데.. 이건 좀 아니잖아요. 오해하신 모양인데 저 사실

         닳고닳은 여자가 아니거든요.. 저 지금 너무 당황스러워요. 이선생님. 이선생님.. (응답없는) 정말 왜 이러세요.

         발이라도 좀 치워주세요. 물론 저 이선생님 좋아해요. 하지만 지금 당장 이건 아니예요. 이선생님 제발이요.

 

텅빈 방에 민정 벽보고 누워있고 낚싯대만 민정 발치에 떨어져있고 민정 계속 낚싯대에게 호소하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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