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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하이킥] 06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2|조회수917 목록 댓글 0

[거침없이 하이킥] 069

 

 

 

 

 

 

 

 

 

 

씬/1 다용도실 (D)

 

자막 제 69 화

문희가 애업고 신경질적으로 궁시렁거리며 빨래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는.

 

문희 : 여보세요. 어 영기엄마? 뭐하긴 빨래 하지.

영기 : (OFF) 왜 이렇게 화가 났어?

문희 : 화는 무슨 화야. 내가 화낼 자격이나 있나. 그냥 짜증 나서. 하루종일 살림하고 애 보다보면 수시로 막 치밀고 그러잖아.

         아 몰라. 왜 이렇게 할일이 많은지 정말.. 내 팔자는 도대체 왜 이 모양인지 말이야...

영기엄마 : (OFF) 자기가 너무 모질질 못해서 그래. 못한다고 그냥 물러나 앉으면 식구들이 어떻게든 하지.

               자기 보면 아들들도 너무 오냐오냐해서 집안일 하나 못하는거 같더라. 며느리들도 그렇구.

문희 : 그러니까 내가 빙충이야 내가. 내가 내 팔자를 만든다니까. (하다 코를 킁킁거리는) 어마, 이게 무슨 냄새야! 끊어 봐!

         (후다닥 나가는)

 

 

씬/2 주방 (D)

 

소꼬리 삶던 큰 찜통 다 타서 연기 올라오고 윤호, 민호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

문희, 급하게 난리치며 불 끄는.

 

민호 : 할머니 다 탔어요 다!

문희 : 어떡해 이걸 어떡해~ 이 아까운 걸 다 태웠네~ (하다) 니들은 뭐했어? 둘이나 있으면서 이렇게 될때까지!

윤호 : 우리집에서 나는 냄샌지 몰랐어요.

문희 : 속상해서 정말! 이걸 어떡해? 이 아까운 걸..아 뜨거 뜨거!! (하고 찜통 뚜껑 열어보다가 손 데면서

         뚜껑 바닥에 떨어뜨리는데 발에 맞은듯) 아악!!!!

민/윤 : 어!!/ 할머니!!

 

 

씬/3 병원 외경 (N)

 

 

씬/4 주방 (N)

 

순재, 윤호, 민호, 범, 민용 앉아있다. 해미와 문희가 국을 뜨는.

 

순재 : 발은 좀 어떤거야?

문희 : (절룩거리며) 욱신욱신해.

해미 : 약 발랐으니까 내일은 좀 괜찮으실꺼예요.

순재 : 야 참 니들 내일 산장가기로 한거 안 잊었지? 새벽에 출발한다.

윤/민/민 : 아... (귀찮은 반응)

범 : 내일 산장을 가요? 어 전 내일 좀 곤란한데.

순재 : 누가 너보고 가재? 넌 집에나 가.

범 : (삐져서 밥 먹는)

민용 : 저 내일 할일이 좀 많은데 전 좀 빼주시죠?

순재 : 너 임마 개인플레이 하지 말랬지? 우리집 남자들끼리 간만에 뭉치자는건데 넌 남자 아니야?

민용 : 가능하다면 내일은 여자 하고 싶은데요.

순재 : 이 자식은 그냥 사사건건. (숟가락으로 때리는)

 

이때 준하, 들어오고 문희는 발 문지르고 있고, 준하는 상가집 양복차림에 수염 거뭇거뭇한.

 

준하 : 다녀왔습니다.

민/범/윤 : 아빠.. / 다녀오셨어요.

해미 : 늦었네?

순재 : 장지까지 갔다오는거냐?

준하 : 네. 아 정신이 없네. 삼일밤을 샜더니.

문희 : 밥 안 먹어?

준하 : 너무 졸려요 눈 좀 붙이고. (넥타이 풀고 방으로 가려는데)

문희 : 잠깐만. 나 할말이 있으니까 그거만 듣고 가.

준하 : 네?

순재 : 무슨 할 말?

문희 : 에미야 너도 앉아봐. (비장하게) 나 선언할 게 하나 있어.

해미 : 네? 선언이요?

문희 : (식구들 둘러보고) 큼.. 나 나문희는 2007년 2월 14일부로 공식적으로 살림은퇴를 선언하는 바입니다.

         (숟가락으로 판사 처럼 탁자 치는)

일동 : (?)

순재 : 뭐야? 무슨 소리야? 이 할망구가 갑자기. 지금 뭐하는 거야?

문희 : 나 은퇴하겠다고. 내가 어린나이에 여기 시집와서 검은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솥뚜껑 운전했으면

         할만큼 했다고 생각하는데..누구 하나 거들어 주는 사람도 없이 말이야.

순재 : 누가 뭐래? 그렇다고..

문희 : 그러니까 오늘부로 살림 은퇴한다구요.

일동 : (표정)

순재 : 은퇴는 무슨 얼어죽을 놈의.. 은퇴를 왜 해? 은퇴를? 가정주부가 은퇴가 어딨어?

문희 : 나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어. 정말이야..

해미 : (고개 크게 끄덕이며 공감하는) 오케이.

일동 : (쳐다보는)

해미 : 어머님 말씀 틀린 거 하나도 없으세요. 어머님두 그동안 큰살림 혼자 맡아서 너무 무리하셨구요.

         더구나 요즘은 준이까지 보시는데 말예요. 저라두 도와드려야 되는데 병원일 때문에 신경 못 쓴 거 사실이구요.

         우리집 남자들이야 말 할 것도 없구요.

순재 : 뭐?

해미 : 저는 어머님의 은퇴를 정식으로 받아들일께요. 오케이!

문희 : 인정해주니 고맙다.

순재 : 아니 그럼 살림은 누가 하라고? 할 사람이 누가 있어?

문희 : 내가 알아? 나는 진짜 준이 보기도 벅차 지금. 살림은 다들 분업을 하던지 좀 해서..

해미 :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도우미 아줌마 쓰면 되죠.

문희 : 응?

해미 : 도우미 아줌마 진작부터 쓰자고 제가 그랬었잖아요. 어머님은 이제 걱정말고 푹 쉬세요. 제가 당장 내일부터 부를께요.

문희 : (표정) 뭐..그럴래..?

순재 : 나 원 참..가정주부가 살림을 은퇴 한다고? 자기가 무슨 홍명보야 뭐야.. 어이가 없네 어이가 없어.

 

 

씬/5 윤호민호 방 (N)

 

민호, 범 같이 노트북 보고 있고 윤호, 침대에 누워 만화책 보다가.

 

윤호 : 야, 할머니 멋진데? 살림은퇴를 선언합니다. 습.. 나도 이참에 공부 은퇴를 한번 고려해볼까?

 

유미, 가방 하나 들고 들어오는.

 

유미 : 민호야.

민호 :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며 반갑게) 유미야. 왠일이야?

범 : (같이 일어나 보는 표정 있는)

유미 : 뭐해? 들어가도 돼?

윤호 : 웃기시네. 야, 너 벌써 들어왔거든.

민호 : (윤호한테) 짜식이! (유미한테 다정히) 들어와. 추운데 왜 여기까지 왔어. 연락했으면 내가 갔을텐데. 밖에 많이 춥지?

윤호 : 아주 생쑈를 하시는구만. 야 김범. 니 남편 바람핀다. 어?

유미 : (윤호 흘겨보고) 저기 너한테 할말 있는데 잠깐 볼 수 있을까?

민호 : 어? 뭔데?

유미 : (웃으며) 비밀.

범 : (표정)

민호 : 그래 그래. 나가자.

 

유미와 민호 나간다.

 

윤호 : 쯧쯧. 어떡하냐 강유미한테 남편 완전히 뺏기고. 쯧쯧 누구누구는 완전 닭 쫓던 개 굴뚝 쳐다보는 격이네.

범 : 야, 굴뚝이 아니라 지붕이야 무식한 놈. (나가는)

윤호 : 뭐? 저게 진짜 어우~ (괜히 허공에 발차기 하고) 이윤호 너 요즘 너무 착해졌어. 왜 이래? 어?

 

 

씬/6 주방 (N)

 

해미, 설거지하고 있고 문희, 커피 마시고 있는.

 

해미 : (재밌다는 듯) 오늘 어머님 말씀 잘하셨어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우리집 남자들 집안일이라곤 요만큼도

         안 도와주고, 어쩔땐 정말 거침없이 하이킥이라도 한방씩 날리고 싶은 심정이라니까요.

문희 : 니 시아버지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냐. 집안일은 무조건 여자 몫이라고..

해미 : (말 끊으며) 으으음. 그런게 어딨어요?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예요.

         이번 기회에 남자들한테도 집안일 좀 분담해서 맡기자구요. 어머님도 동의하시죠?

문희 : 나야 뭐 동의는..

해미 : (말 끊으며) 참 도우미는 제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어머님은 저만 믿고 따라오시면 됩니다. 오케이?

문희 : 영기엄마한테..

해미 : (말 끊으며) 진작 좀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괜한 고집을 피우셔서. 이제야 내 속이 다 후련해지는 거 같으네요~

         어머님 살림 해방 축하드려요~

문희 : (표정)

 

 

씬/7 현관 앞 (N)

 

유미와 민호 이야기하고 있는.

 

유미 : 나 정말 용기내서 하는 말인데 나 이상한 애라고 오해 안해줬으면 좋겠다.

민호 : 뭔데? 무슨 얘긴데?

유미 : 민호야. 너 온돌매트 하나 살 생각없니?

민호 : 온돌매트? 뜬금없이 무슨..

유미 : (가방에서 카달로그 꺼내) 이거 봐. 물건이 되게 잘 나와서 너한테 추천하는거야.

         이건 온수로 열을 공급하는거라 전자 파 걱정도 없고. 가격도 이백밖에 안하는데.. 할부도 가능하고..

민호 : 이백..? 이백이면 혹시 이백만원..?

유미 : 그럼 이백원일까봐?

민호 : 야..이백만원짜리를 내가 어떻게 사..?

유미 : (한숨 쉬며) 역시 좀 무린가..? 그럼 너 딴 건 필요없어? 여기 정수기도 있고 치약, 라면, 구두약 없는 거 없는데..

민호 : (놀라서) 야 너 왜 그래? 니네 집에 무슨 일 있어?

유미 : 그런건 아니고. 요즘 아빠 일이 별로 없어서 엄마가 부업으로 다단계에 가입했거든. 나라도 도와주고 싶어서.

민호 : 다단계면 피라미드...? 야 그거..

유미 : 말 안해도 알어. 되게 좋다는 거. 근데 이게 물건을 못 팔면 말짱 꽝이래.

민호 : (표정)

유미 : 엄말 도와주고 싶어도 부탁할 데가 없어서.

 

 

씬/8 옥탑방 (N)

 

민용이 전화를 하고 있다.

 

민용 : 그게 정말이야? 난 처음 듣는 소린데? 교장 선생님이 회식자리에서? (하다) 하 정말... 확실한거지? (열 받는 표정)

 

 

씬/9 순재방 (N)

 

순재 누워있는데 민용 씩씩거리며 들어오는.

 

민용 : 아버지 그거 정말이에요?

순재 : 뭐?

민용 : 저 우리 학교 면접볼때 미리 재단사람 만나서 손 쓰셨어요?

순재 : 뭔 소리야? 뜬금없이?

민용 : 그러셨죠? 솔직히 말씀하세요. 제가 그런거 싫다고 그렇게 그러지 마시라 그랬을때 약속하셔놓곤 결국 그러셨죠?

순재 : 안했어 임마. 나 아무짓도 안했어. 왜 생사람을 잡고 난리야 자식이..

민용 : (보다가) 하셨어요 틀림없이..제가 들은게 있어요 지금..

순재 : 이 자식이 무슨 취조를 하나 지금. 안했다면 안한줄 알지. 잘밤에 갑자기 몇년전 얘기를 하고 있어?

민용 : 하.. (한숨을 내쉬고) 아버지 정말 왜 그러세요 네? 한두번도 아니고 왜 그렇게 뒤로 편법을 쓰고 거짓말을 하시고..

         쪽 팔려서 진짜.

순재 : 아 시끄러 가 자식아. 나 잘꺼야. (돌아눕는)

민용 : 하 정말.. (째려보다가) 아버지 계속 그렇게 하세요.

         저두 앞으로는 아버지 말 절대 안 믿고 절대 안 들어요 그런줄 아세요. 네?

순재 : 아 그러던지 말던지 자식아.. 괜히 생트집이야 자식이..

민용 : (나가는)

순재 : 저거 저거.. (하면서도 찔리는 표정)

 

 

씬/10 다음날 인써트 (D)

 

 

씬/11 몽타쥬 (D)

 

C#1 준하해미방

준하, 해미 자고 있는데.

 

순재 : (OFF) 야, 이준하! 얼른 나와!

 

C#2 민호윤호방

민호 윤호 자고 있는데, 순재 둘을 발로 차는.

 

순재 : 야 야 일어나!!

민호/윤호 : 음.. (아파하는)

 

C#3 옥탑방

민용, 자고 있는데 봉타고 올라와 긴 작대기로 민용 쑤시는.

 

순재 : 얌마 일어나 얼른!!

민용 : 아 씨.. (괴로와하는)

 

 

씬/12 거실 (D)

 

해미있고 등산복 차림의 순재, 쇼파에서 배낭 챙기고 있고 준하, 배낭 안고 쇼파에 앉아서 자고 있는.

민호도 카달로그랑 유미한테 받은 물건가방 챙기고 윤호, 새총으로 여기저기 겨냥하며.

 

윤호 : 아싸 이번엔 새총 제대로 써봐야지. 요즘 멧돼지 많다던데 멧돼지나 한마리 확 잡을까?

해미 : 너 까분다. 겨울산 무서운 줄 모르고. (주방으로 가는)

순재 : (윤호 이마 가볍게 때리며) 까불지 마. 너 산에 가서도 까불기만 해봐. 아주 그냥 가만 안 둬.

윤호 : 아! (하고 민호 보고) 야 넌 그거 무슨 짐이 그렇게 많어? 그게 다 뭐야?

민호 : 있다 그런게. (순재 먹잇감 보듯 보는)

순재 : 야! 이민용! 빨리 나와 뭘 그렇게 꾸물거려?

 

민용, 배낭 매고 아이젠 들고 나오는.

 

민용 : 이거 아이젠을 들고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괜히 짐만 될 거 같기도 하고.

순재 : 무슨 아이젠이야? 산장이 산 밑동에 있는데 등산로 따라서 한시간도 안가.

민용 : 필요없어요? 아버지가 필요없다면 꼭 필요하단 소린데. (아이젠 챙기는)

순재 : 뭐? 이 자식이..

민용 : 전요. 앞으로 아버지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 그래도 안 믿습니다.

순재 : 하 나 원. 그래 맘대로 해! 그래봤자 너만 손해지. 자 가.

 

다들 나오는데 준하만 그대로고.

 

순재 : 얌마 일어나 출발이야!

준하 : (잠결에) 네 가요 가.. (주방으로 들어가면)

순재 : 임마. 이쪽이야. 이거 정신을 못 차려..

준하 : (잠결에) 아 네..

민용 : 괜찮겠어?

준하 : (잠결에) 네 아버지. (윤호한테) 여보 다녀올께.

민용/윤호 : (표정)

 

 

씬/13 병원 앞 (D, 야외)

 

순재, 준하, 민용, 민호, 윤호, 짐 트렁크에 싣는.

 

순재 : (키 민용에게 주며) 운전해.

민용 : 제가요? 아버지께서 운전하라 그러시면 저 운전 못합니다. 어제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순재 : 이 자식이 진짜. 됐어! 너 운전하지 마.

민용 : 운전하지 마요? 아버지께서 운전하지 말라시면 운전해야죠. (키 가지고 차에 타는)

순재 : 하.. (표정 있는데)

윤호 : 할아버지. 제가 앞에 타면 안돼요?

순재 : 그래 니가 타 니가! 저 자식 꼴도 보기 싫어! (뒤에 타는)

 

 

씬/14 순재방 (D)

 

문희가 전화를 하고 있다.

 

문희 : 하두 성질이 나서 은퇴선언을 했더니 에미가 도우미를 부른대지 뭐야.

영기엄마 : (OFF) 진작 그러지 그랬어 부잣집 마나님이 왜 혼자서 그 큰 살림을 다하느라고 용을 써.

문희 : 그게 그렇잖아. 난 남의 손 쓰는거 안해봐서 그런지 영 그렇더라구.

영기엄마 : (OFF) 그래도 우리 나이가 몇이야. 이제 무조건 써야 돼. 힘들어서 못해.

문희 : 그래 그럴려구. 나도 이제 좀 편하게 살꺼야. 써보고 좋으면 애기 봐주는 사람도 하나 쓰자 그럴꺼야 뭐.

 

밖에서 초인종 소리 들린다.

 

문희 : 어머 왔나보다!

 

 

씬/15 거실 (D)

 

해미가 문을 열어주면 도우미(삼십대 후반)가 서 있는.

 

도우미 : 안녕하세요. 우리 도우미에서 나왔습니다.

해미 : 네 들어오세요. (하고) 어머님 나와보세요.

문희 : (방에서 나온다)

해미 : 저희 어머님이세요.

도우미 : 안녕하세요.

문희 : 아유 네.. (좋아하는)

 

 

씬/16 주방 (D)

 

해미가 도우미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고, 문희가 애기 안고 약간 떨어져서 보고 있는.

 

해미 : 음식 간은 너무 짜지 않게 신경 좀 써주시구요, 조미료는 안쓰니까 그렇게 아세요.

         그리고 윗층 옥탑방도 저희 식구가 쓰는 방이니까 매일 청소해주시구요. 자세한 건 저희 어머님께 물어 보시면 될꺼예요.

도우미 : 네 그럼 식사는..

해미 : (말 자르며) 참, 오늘은 다용도실에 가면 하다 만 이불 빨래도 있는데 그거 마무리 좀 해주시구요,

         이불은 베란다에 널기 힘들테니까 옥상에다 널어주셨으면 해요. 그럼 다 오케이?

도우미 : 네?

해미 : 어머님은 뭐 시키실 거 없으세요?

문희 : 응? 나야 뭐..알아서 잘 하시겠지.

해미 : 어머님 이제 살림 은퇴하신다 그랬으니까 인수인계 확실하게 하셔야 돼요. 아주머님한테 꼼꼼하게 알려주세요.

문희 : 어 뭐.. 그래..

해미 : 전 그럼 병원에 갔다올께요.

문희 : 쉬는 날이잖어.

해미 : 봐야 될 자료가 있어서. (나가는) 부탁드릴께요.

도우미 : 네.

 

해미가 나가고 나면 문희, 좀 어색한.

 

도우미 : 그럼 설거지부터 하겠습니다. (고무장갑 끼는)

문희 : 저기..바로 그렇게? 커피라도 한잔 해요. 아니면 뭐 녹차 드릴까?

도우미 : 할일이 많을 거 같은데요? 사모님 커피 드시고 싶으시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제가 타 드릴께요.

문희 : 에?

도우미 : 제가 그런거 도와드리러 왔잖아요. 사모님은 앉아계세요.

문희 : 아... (좀 어색한 표정)

 

 

씬/17 차 안 (D, 야외)

 

준하, 코 고는 소리 요란하게 자고 있고 순재, 시끄러워 죽을 거 같은.

 

순재 : 야, 라디오라도 좀 틀어봐. 이 놈 코고는 소리에 아주 돌겠다.

민용 : 라디오요? 왜요? 라디오 틀어놓으라 그래놓고 또 뭔 딴 소리 하시려고 그래요? 전 아버지 못 믿어요.

순재 : 이 자식이..(하다) 됐어! 틀지마! 절대 틀지 마 자식아!

민용 : 절대 틀지 마요? (바로 라디오 켜는)

순재 : 이 자식이 진짜...

민호 : 저기 할아버지. 아빠 때문에 시끄러우시죠? 라디오도 잘 안 들리고.

순재 : 그래 왜?

민호 : 그럼 말이죠..이럴 때 휴대용 라디오 하나 있으면 편하실텐데. 귀에다 딱 꼽고 원하시는 채널로 음악도 듣고.

         또 이어폰 사용하시면 귀마개 효과도 있고 정말 좋으실텐데.

순재 : 뭐?

민호 : 이거 봐보실래요? (카달로그 꺼내서 보여주는) 여기 b-129번 물건이 바로 할아버지가 원하시는 그런 라디오거든요.

         색깔도 맘에 드시죠? 금색이라 할아버지가 들고 다니면 아주 고급스 러워 보일꺼예요. 어떠세요?

순재 : 이건 뭐야..?

민호 : 하나 구입하세요. (핸드폰 꺼내서) 주문 전화 할까요?

순재 : 아 안 사~ (짜증내며) 야 라디오 볼륨 좀 올려봐 잘 안 들리잖아.

민용 : 잘 안들리신다구요? (더 줄이는)

순재 : 저 자식이 저거 진짜..

준하 : (자면서 몸을 비트는데 순재에게 확 쏠려 기대는)

순재 : (준하한테 눌려) 악! 야 너 안 비켜? 야 이 시체 좀 치워 얼른!

 

 

씬/18 거실 (D)

 

문희가 준이 안고 티비보고 있는데 도우미가 걸레를 들고 바닥을 닦고 있다.

문희, 어쩐지 신경 쓰이는지 눈 굴리는. 도우미 바닥을 닦으며 점점 문희 쪽으로 오는.

 

문희 : 저기..뭐 시원한 거 좀 드릴까?

도우미 : 아니예요.

문희 : ....(좌불안석)

도우미 : (문희 앞으로 와서) 저기 사모님 잠깐 발 좀.

문희 : 네? 네. (발을 드는)

도우미 : (문희 밑을 지나가며 걸레질 한다)

문희 : (표정) 집이 넓어서 힘들죠..?

도우미 : (웃으며) 대가족이신데요 뭐. 이 정도 크기는 되야죠. (하며 일어나 해미방쪽으로 가는)

문희 : 거기는 쉬었다 나중에 하시지?

도우미 : 아녜요. 걸레질 다 하고 쉴께요. (방으로 들어간다)

문희 : (표정)

 

E. 전화벨 소리

 

문희 : (전화 받는) 여보세요.. 영기엄마?

영기엄마 : (OFF) 도우미 여자 일 잘해?

문희 : 잘은 하는데.. (작게) 아유 마음이 왜 이렇게 불편한지 모르겠네. 아 몰라. 괜히 미안한 게 아주 좌불안석이야..

영기엄마 : (OFF) 돈 주고 쓰는데 뭐가 미안해.

문희 : 아유 참..죽겠네..

 

 

씬/19 산장 (D)

 

순재, 민용, 준하, 윤호, 민호 들어오는.

 

순재 : 생각보다 너무 늦게 도착했네. (배낭 내려놓는)

준하 : 아 졸려.. (배낭 맨 채로 방 한가운데 가로질러 누워 자는)

순재 : 얌마 차안에서 내내 쳐 자고 또 자냐?

 

준하 코 골고 자는. 윤호, 새총 들고 나가는.

 

순재 : 넌 어디 가?

윤호 : 멧돼지 있나 없나 보고 올께요.

순재 : 나가지 마! 괜히 그러다 길 잃어버리면 어쩌려고! 그냥 있어. 금방 다 나갈꺼야!

윤호 : 금방 와요. (뛰어 나가는)

순재 : 야!! (하다) 저 미친놈이 지금 멧돼지를 새총으로 잡겠단 거야? 야 이민용 저 미친 놈 좀 가서 데려와.

민용 : (짐 풀다가) 데려오라구요? 그럼 여기 앉아있어야겠네. (웅크리고 앉는)

순재 : 이 자식이 진짜! (발로 막 차는)

민용 : (꿈쩍도 안하고 티비 켠다)

순재 : 너 그래봐 진짜.. (하곤 준하보고) 넌 잘려면 구석에 가서 자! (준하를 발로 미는데 코 골며 꿈쩍도 안하는)

         어이구 이것들을 그냥.. 어이구 속 터져. (열 받아 한쪽에 벌렁 앉는데)

민호 : (카달로그를 들고 온다) 할아버지. 답답하세요?

순재 : 그래 답답하다 왜?

민호 : 하긴 답답하실만도 하죠. 이럴 땐 누가 온 몸 구석구석 안마라도 해주면 좋을텐데.

순재 : 그래 안마라도 좀 해!

민호 : 저보단 얘가 잘 해줄꺼 같은데요. (하면서 카달로그를 펼치는) 보세요. 여기 C-77 안마의자요.

         요즘 없어서 못파는 인기품목이거든요.

순재 : 뭐야 이건 또?

민호 : 이거 안사면 바보란 소리까지 듣는다 그러던데. 할아버지도 하나 구입하시면 딱 좋을텐데. 어떠세요? 주문 전화 넣을까요?

순재 : 아 이 자식은 왜 이래 계속~ 저리 가~

민호 : 할아버지 자세히 한번 보세요~ 할부도 돼요~ (하면서 들러붙는)

순재 : 아 저리가~ 야 이민용 얘 좀 끌고가~

민용 : (돌아보고) 야 더 들러붙어 있어.

순재 : 저거 저거~

민호 : 할아버지 한번만 보세요 진짜 후회안하세요~

순재 : 시끄러워 시끄러워! 30분후에 출발이다 야 임마 이준하 일어나!

민용 : (밖을 내다보며) 어 눈 오네?

순재 : 뭐?

민용 : 이거 뭐야 함박눈이 쏟아지네? 등산 못하겠는데?

 

 

씬/20 다용도실 (D)

 

도우미가 빨래 헹구고 있는데 문희가 들어와 보는.

 

문희 : 좀 쉬었다해요. 몇시간째...

도우미 : 아니예요. 빨리 끝내야죠.

문희 : (물끄러미 보는데)

 

회상 인써트 - 어린 문희가 빨래 방망이로 빨래 하던 장면.

 

문희 : (표정 있다가) 커피 한잔 하면서 좀 쉬어요. 내가 커피 끓여줄께. (하며 일으키는)

도우미 : 어우 사모님 진짜 괜찮은데.

 

 

씬/21 주방 (D)

 

도우미가 불편한 듯 앉고.

 

도우미 : 정말 괜찮아요 사모님.

문희 : 보는 내가 안 괜찮아서 그러우. (커피 물 올린다)

도우미 : 제가 탈께요.

문희 : 아유 가만 앉아 있어요. (힘으로 의자에 앉히고) 프림 설탕 다 넣으시나?

도우미 : 네.

 

문희, 고무장갑끼고 찻잔 닦는.

 

도우미 : 사모님 설거지는 제가 할께요.

문희 : 거 참 앉아있으라니까. 금방이야. (하고) 근데 젊은댁 같은데.. 자기 집 살림은 어쩌고 여기 나와서..?

도우미 : 네?

문희 : 아니 내가 괜한 거 물었나?

도우미 : 아뇨. 뭐. 요즘 사는게 다들 그렇잖아요. 애기 아빠 수입만으로는 좀 힘들어서 저도 나와서 일하는거예요.

문희 : 젊을 때 고생이야 사서도 한다는데. 힘내슈.

도우미 : (웃는)

 

이때 해미가 가운 입고 들어온다.

 

해미 : 어머님. (하다 표정)

도우미 : 어이구 (얼른 일어난다)

문희 : 어 왔니?

해미 : (문희 설거지하는걸 보고) 어머님 지금 뭐하시는거예요?

문희 : 어?

 

 

씬/22 순재방 (D)

 

문희와 해미 이야기하고 있는.

 

문희 : 아니 하루종일 일하는데 그냥 있기도 민망하고 해서.

해미 : 그냥 있으시라고 사람 쓰는거예요. 민망하긴 뭐가 민망하세요?

문희 : 그래두 난 너무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서 좀 미안하잖냐.

해미 : 어머님. 저분은 우리가 정식으로 돈을 주고 고용한거예요. 저분도 자기 직업에 대해 나름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거라구요.

         미안하긴 뭐가 미안하세요. 어머님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 자체가 되려 도우미들한테는 모욕이 될 수도 있어요.

문희 : 뭐?

해미 : 미안하다는게 무슨 뜻이예요. 동정한다는거 아니예요. 건전하게 근로해서 돈을 받는 일을 왜 동정을 하시냐구요.

         그러지 마세요 어머님.

문희 : 야..넌 몰라..넌 그런 허드렛일을 안해봐서 그렇지..나도 옛날에 다 해봐서..

해미 : (말 자르며) 어머님이 이러시면 완전히 공돈 쓰는거예요. 아니 불러다놓고 상전처럼 모시려면 뭐하러 사람을 써요?

         시키세요 뭐든지.

문희 : ..... (갑자기) 아유 난 사람 부려본 적이 없어서 못하겠어!

해미 : 그게 어려워요?

문희 : 그래 어려워! 너야 맨날 밑에 사람 부리니까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그것도 난 습관이 안되서 그런지 미안해 죽겠어서 못 시키겠다 진짜!

해미 : 하 참. 어머님 그럼 안돼요 정말. 맘 먹고 시키세요. 것도 해야 늘어요.

문희 : ....

해미 : 네?

문희 : (표정)

 

 

씬/23 눈이 오는 산 풍경 (D)

 

 

씬/24 산장 (D)

 

순재, 심심한 듯 바둑 책 보고 있는.

 

순재 : 어우, 뭐가 이렇게 심심해? 윤호 이 자식은 어디 가서 뭔 사고를 또 치고 자빠졌는지..

 

순재, 방 쭉 둘러보는데 가운데서 코 골며 자고 있는 준하 보이고,

벽에 기대 티비 보는 민용 보이는데 순재와 눈 마주치자 시선 돌려버리고. 민호 보는데.

 

민호 : (한쪽에 있다가 순재와 눈 마주치자 세일즈맨의 미소 보여주며 카달로그를 집는)

순재 : (얼른 시선 돌리며) 하여간 뭐 하나 쓸 놈이 없네.

민호 : (한손에 핸드폰 한손에 카달로그 들고 다가오며) 할아버지 심심하시죠?

순재 : 안심심해 왜 또?

민호 : 제가 정말 좋은 물건 하나 추천해드리고 싶은데. 이거 하나만 있으면 심심할 틈이 없어요.

순재 : 안심심하다니까 글쎄!

민호 : 에이 심심하신 거 같은데. 이거 좀 보세요 할아버지. 이거 함 해보시면 재밌어서 죽어요 죽어~

         (하며 순재 눈앞에 카달로그를 펼치는)

순재 : 아 좀 치워 좀!!

 

이때 윤호가 토끼 두마리 안고 들어오는.

 

윤호 : 이거 봐 이거봐!! 나 토끼 두마리나 잡았어!!

민용 : 야 임마 그걸 어떻게?

윤호 : 내가 잡은거야!! 내가 새총으로 잡았어!! 할아버지 이거 보세요!!

 

이때 토끼 놓치면서 토끼들 순재 얼굴로 다이빙하는.

 

순재 : 아 푸푸!!! 뭐야!!

 

 

씬/25 주방 (D)

 

도우미가 설거지하고 있는데 해미와 문희가 방에서 나온다.

해미가 감시하듯이 한쪽에서 팔짱끼고 서서 문희에게 눈짓을 하는 문희, 눈치 보며 주방쪽으로 온다.

 

문희 : 저기..

도우미 : 네 뭐 필요하세요?

문희 : 설거지 끝나면 베란다 청소 좀 해야겠는데.

도우미 : 베란다 청소요? 네.

문희 : 그냥 물로 대충 씻지 말고..락스 뿌려서 깨끗하게 해야 돼.

도우미 : 네. (하며 고무장갑 벗는데)

문희 : (힐끔 보면)

해미 : (계속 하라는 듯 손짓하는)

문희 : 아 그리고 창문틀 틈도 다 씻어야 되는데. 호스로.

도우미 : 걱정하지 마세요.

문희 : 아 그리고 그거 끝나면 냉장고 정리도 한번 해야 되거든?

도우미 : 냉장고 정리요..네..

문희 : 그리고 애기 우유통도 다 소독해야 되는데. 할일이 많으니까 부지런히 빨리 빨리 좀 움직여줘요.

도우미 : 네. (하고 다용도실쪽으로 가는)

문희 : (해미를 돌아본다)

해미 : 오케이~ (웃으며 손가락 튕기는) 잘 하시네요. 별로 어렵지 않죠?

문희 : (표정)

해미 : 그럼 걱정 안해도 되겠네요. 저 나가요. (나간다)

문희 : (표정)

 

 

씬/26 산장 (D)

 

토끼들이 순재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다.

 

순재 : 이 자식은 토끼는 갖다놓고 또 어디로 튄거야? (민용에게) 야 임마 이 토끼 좀 갖다 버려!

민용 : (티비 보다) 갖다 버리라구요? 그럼 집에 데려가서 키워야겠다.

순재 : 내가 미쳤지 저 자식을 저거 왜 여기 데려왔는지. 허이구. 이건 하루종일 잠만 퍼자구. (준하 엉덩이 미는데)

준하 : (방구 뿡 끼는)

순재 : 이 자식이! (엉덩이 때리자)

준하 : (방구 또 끼는)

 

순재, 엉덩이 때리려는데 엉덩이가 방구 내뿜을 듯이 조금 위로 올라오는. 순재, 질려서 손 내리면 엉덩이도 내려가는.

 

순재 : (코막고) 어이구 내가 참아야지. 말 못하는 엉덩짝이랑 싸워서 남는 게 뭐야.

민호 : (카달로그 들고 다가오는) 할아버지 냄새나세요? 이럴 때 공기청정기 하나 있으면 좋을텐데.

순재 : 됐어 일 없어! 넌 저리 가 좀!

 

이때 티비가 안 나온다.

 

순재 : 뭐야 이거 왜 이래? 야 이민용 티비 안 나오잖아.

민용 : (시큰둥하게 뒤로 가더니 토끼 들어올리고) 얘가 선을 갉아서 끊어놨는데요.

순재 : 뭐? 저런 개념 없는 토끼새끼가 있어! 저거 당장 밖에 다 갖다버려!

민용 : 글쎄 버리라 그러시면 전 풀어놓는다니까요. (순재쪽에 풀어놓는)

순재 : 이 자식이 이거 너 진짜 이리와! (쫓으려는데)

 

이때 윤호가 들어온다.

 

윤호 : 짜짜잔~~ 여기 좀 보세요~

순재/민용 : (실랑이하다가 쳐다보고)

윤호 : 제가 이번엔 뭘 잡아왔을까요?

순재 : 야 이 자식아 저 토끼나 빨리 갖다 내버려 빨리!!

윤호 : (토끼가 자기 앞으로 오자) 어 어. 왜 그러세요 이쁜 토끼를~ (하며 봉지 놓고 토끼를 잡는다)

 

봉지 보여주면 봉지에서 뱀꼬리 같은 거 툭 튀어나오는.

윤호가 토끼를 들고 구석으로 가다가 갑자기 돌아보고 봉지를 보는.

 

윤호 : 어? 뱀이 어디갔지?

순재 : 뭐?

윤호 : 뱀 잡아왔는데?!! (봉지를 뒤지는) 클났다 뱀 없어졌다!!!

민용/민호 : (돌아보고)

순재 : 뭐?!!

 

 

씬/27 주방 (N) + 거실 (N)

 

해미가 들어오는데 도우미 냉장고 청소를 하고 있다. 문희가 옆에서 도와주다가 해미가 들어오자 얼른 거실로 가는.

도우미, 반찬들 모두 내놓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해미 : 가실 시간 다 되지 않으셨어요?

도우미 : 네. 이거만 마저 하구요.

문희 : (소파에 앉아) 냉장고 청소는 다 하고 가야지.

해미 : 네. (하고 문희에게) 어떠셨어요? 편하시죠?

문희 : 그래.. 편하다..

해미 : 진작 이렇게 할껄. 얼마나 좋아요. 어머님도 편하시고 저도 맘 편하고.

문희 : (표정)

 

컷 튀어 해미가 주방에서 도우미에게 돈봉투에 넣은 돈을 준다.

 

해미 : 수고하셨어요.

도우미 : 감사합니다.

해미 : 모레 다시 오셨으면 하는데.

도우미 : 네. 사무실에 연락해주세요. 그럼. (인사하고)

해미 : 안녕히 가세요.

 

문희가 거실 소파 앞에 애기 업고 서 있고 도우미가 나가면서 문희에게 인사하는.

 

도우미 : 안녕히 계세요 사모님.

문희 : 수고했어요.

해미 : 수고하셨어요.

 

도우미가 나가고, 해미는 방으로 가는.

 

해미 : 아 피곤해. 어머님 저 잠깐 눈 좀 붙여도 되죠?

문희 : 그래. 그래라.

해미 : (문 닫고)

문희 : (해미가 문 닫은 거 확인하더니 얼른 주방으로 가는)

 

 

씬/28 병원 앞 (N, 야외)

 

도우미가 걸어가고 있는데.

 

문희 : (OFF) 이봐요! 애기엄마!!

 

도우미 돌아보면 문희가 작은 봉지 몇개 들고 달려오는.

 

도우미 : 사모님.

문희 : 이거 챙겨줄라고 그랬는데 틈이 없어서. 좀 가져가요.

도우미 : 이게 뭐예요?

문희 : 반찬 몇개 쌌어. 아까 이거 맛있다 그러길래. (주는)

도우미 : 안 그러셔도 되는데.

문희 : 저기 그리고 이거.. (뭔가를 도우미 손에 쥐어주는) 너무 일을 많이 시켜서 미안해서.

도우미 : 아닌데요 사모님. 정해진 대로 한 거 뿐인데.

문희 : 넣어둬요. 내가 맘이 편칠 않아서 그래. (하고 얼른 가는)

 

도우미 손 펴보면 만원짜리와 천원짜리 몇장 있다.

 

문희 : (들어가다 돌아서며) 저기..

도우미 : 네?

문희 : 저기..내가 너무 쉴 틈도 없이 막 시키고 그런거 야속하게 생각하지 마요. 미안해요..

도우미 : 어유 무슨요. 당연한걸..

문희 : 그럼 가..얼릉 가요 집에..너무 고생했어요. (두손으로 가라는 시늉하는)

도우미 : (표정)

문희 : (어색해하며 들어간다)

 

 

씬/29 다용도실 (N)

 

문희 애기 업고 다용도실 뒷쪽을 청소하고 있는데 해미가 들어오는.

 

해미 : 어머님 저녁.. (하다 보고) 뭐하세요?

문희 : 어? 아니..

해미 : 아까 거기 아줌마한테 청소하라고 시키시지 않았어요?

문희 : 했어. 했는데 나 반지가 떨어져서 좀 찾느라고.

해미 : 네에. 저녁 차릴께요. (나간다)

문희 : 그래. (하고 눈치보다가 다시 치우는) 생전 상전으로 살아봤어야 사람을 부리지.. 그래 내 손이 편하다 내 손이..

 

 

씬/30 산장 (N)

 

순재, 윤호, 민용, 민호가 방 구석구석을 찾고 있다.

 

민용 : 없는데? 너 뻥치는거 아니야? 한겨울에 무슨 뱀이 있어?

윤호 : 아니야 분명히 꿈틀거렸어!

민호 : 요새는 겨울에도 날이 따뜻해서 다시 깨는 뱀들도 있다던데.

순재 : 이 자식이 이 자식이! 이게 기어이 사고를 쳐!! 방에 가만히 쳐박혀 있지 왜 싸돌아다녀 왜! (윤호 머리통 마구 때리는)

윤호 : 아 아 아!!

순재 : 여기가 살모사가 많아서 별칭이 살모골인데! 어쩔거야 이 자식아 이거!

         (하다가 준하가 벗어 놓은 혁대 발로 밟는) 으악! 뱀이다!!!

민용 : 벨트예요 벨트. 오바하시긴.

순재 : 이게 사람 놀래게! (준하 발로 차며) 일어나 임마! 뱀이나 잡어 빨리!!

준하 : (계속 자는)

순재 : 야 쟤 좀 깨워! 저러다 뱀에 물려!

민용 : 깨우라 그러시면 자장가 불러줘야지. 잘 자라 우리 형..

순재 : 미친 놈 저거! (짜증내며) 이거 뱀을 불러내야 될 거 같은데 이거 어떡해?

민호 : (카달로그를 갖다 보여주며) 할아버지 이거 어떠세요? 뱀은 말이죠..

순재 : 아 시끄러 이게 아까부터 진짜! 저리 안 가?!!

민호 : 아니 이거 한번 보세요 여기 피리가 있는데요 뱀은 피리소리 좋아하거든요?

순재 : (짜증내다가) 피리?

민호 : 피리 사실래요? 이거 진짜 싼건데. 피리는 제가 들고 왔거든요?

         (하면서 배낭을 들어 짐을 풀면 치약, 비누, 테잎, 템버린 등 잡동사니 잔뜩 나오고 그 중에 피리도 있다)

순재 : 내놔봐. (피리 집으려는데)

민호 : (얼른 뒤로 숨기며) 먼저 돈을 주셨으면 좋겠는데. 3만원인데요..

순재 : 아 지금 돈이 중요해? 내놔봐 얼른!!

민호 : 안돼요 이거 한번 쓰면 환불 안된단 말예요. 돈 안주시면 제가 다 때워야 돼요.

순재 : 이 자식이 진짜~ (주머니를 뒤지다 돈이 없자) 야 쟤한테 돈 3만원 줘!

민용 : 돈 3만원을 주라고요? 그럼 받아야겠네. 민호야 돈 3만원만 줘.

순재 : 이 자식이 이거! 진짜! (민용 마구 때리며 민용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뺏는)

민용 : 아야~

순재 : (돈 삼만원을 민호에게 뿌리는) 자 됐어?

민호 : 여기요! (얼른 피리 준다)

순재 : 돈에 환장한 놈 이거! (피리든 봉지를 뜯으며 민호 때리고) 이딴 것들을 식구들이라고 끌고온 내가 빙신이지 내가.

         (하다 윤호 때리며) 이 미친놈 이건 왜 뱀을 끌고 들어와서는! (민용 때리며) 이거는 자식새끼도 아니야! 넌 꺼져!

         (준하 때리며) 이 곰팅이 이건 24시간을 쳐 자 이거 인간이야?!

일동 : (궁시렁거리는) 왜 그러세요~ / 아버지가 먼저 시작하셨잖아요~ / 아파요~ / 뭐야.. 음냐음냐..

순재 : 시끄러! 다들 조용히 해! (하고는 피리 불기 시작하는)

일동 : (표정)

 

순재, 개구리소년 왕눈이가 불던 피리소리 따라부는. 뱀 유인하는 긴장된 눈빛.

 

윤호 : 어 저깄다! (가리키는)

순재 : (위험하다고 마구 손을 내젓는)

 

뱀이 구석에서 나오는. 순재, 눈알 좌우로 빠르게 굴러가고..이마에 식은땀까지 흐르는.

이때 피리소리에 유혹된 뱀의 시선으로 순재 뒤로 다가가는. 순재가 피리를 불며 뒷걸음질을 치고 뱀이 따라가는.

일동 모두 신기해서 보고 있고, 순재 문 열고 사라지고, 뱀도 사라진다.

일동, 보고 있다가 놀라며 박수를 치는.

 

순재 : (문을 벌컥 열며) 박수도 치지 마 이 나쁜 자식들아!!

일동 : (멈추는)

민용 : 치지마요? 그럼 더 쳐야지. 아버지 최고. (박수치는)

윤호 : 할아버지 짱이다 저랑 진짜 멧돼지 잡으러 안 가실래요? (새총 들고 설치는)

민호 : 할아버지 또 들어올지 모르니까 덫 좀 놓으시죠? 덫 별로 안 비싼데. (카달로그를 드는)

준하 : (코를 고는)

순재 : (표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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