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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하이킥] 07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3|조회수1,092 목록 댓글 0

[거침없이 하이킥] 072

 

 

 

 

 

 

 

 

 

 

씬/3 아파트 앞 (N, 야외)

 

윤호가 걸어오는데 순재차가 신호등에 서 있는게 보인다.

민용과 민정이 다정한 모드로 이야기중인. 민용이 뭐라 이야기하는데 민정 손뼉을 치면서 신이 난.

윤호가 닭살이라는 듯 찡그리는데 좌회전해서 입구쪽으로 오다 윤호를 보고 멈추는 차.

 

민용 : (창문 열고) 야 이윤호.

민정 : 윤호야~ (손을 흔드는)

윤호 : 네.

민정 : 우리집에 왔던거야?

윤호 : 네 할머니 심부름이요.

민용 : 타 그럼. 같이 가자.

민정 : 그래 타. 제가 여기서 내릴께요. (내리는)

윤호 : 됐어요.

민정 : 타고 가 윤호야. 추운데. (다정하게 윤호 손 끌어서 앞에 앉힌다)

윤호 : .... (타는)

민용 : 갈께요.

민정 : (윤호 사이에 두고 입모양으로 뭐라하며 민용에게 인사를 하고 전화하라는 듯 수신호하는)

민용 : (거수경례처럼 하고 떠나는)

윤호 : (표정)

민정 : 윤호야 잘 가~~ (손을 흔드는)

 

 

씬/4 순재차 안 (N, 야외)

 

운전하는 민용과 옆에 앉아있는 윤호.

 

민용 : 무슨 심부름 온거야?

윤호 : 준이 가방 놓고 왔다고.. (하다) 참 이해가 안되네.

민용 : 뭐가?

윤호 : 아니 뭐 보니까 삼촌이 무슨 말만해도 웃어. 이게 이해 가 가? 솔직히 삼촌이 뭐 웃기기를 해 뭐 매력이 있어..?

민용 : 어쭈 자식이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윤호 : 뭐?

민용 : 내가 누군지나 알아? 내가 얼굴은 브래드피트, 춤은 세븐, 노래는 조용필, 재치는 유재석이야 임마. 그런데 안 웃고 배겨?

윤호 : 뭐?? 뭔 소리야?

민용 : (대답없이 웃으며 음료수 마시는)

윤호 : (괜히 마땅찮게 보며 삐죽대는)

 

 

씬/5 주방 (N)

 

준하, 문희 동치미에 고구마 먹고 있는데 해미, 유행 엄청 떨어진 조영남 스타일 뿔테 안경을 들고 나오는.

 

해미 : 여보 이거 당신 안경 아냐?

준하 : 어 그러네. 진짜 오래된건데 어디서 났어?

해미 : 화장대 서랍에서 나오네. 한번 써봐.

준하 : 도수도 안 맞는걸 뭐. (껴보는) 버려.

해미 : 으으음.. 촌스럽다. 괜찮으면 썬그라스로 바꿀려 그랬더니.

문희 : 얘 그럼 내가 돋보기로..

해미 : (O.L) 오케이 버려. (하고 휴지통에 넣어버리는)

문희 : (표정)

해미 : 당신 안경 새로 맞춰줄까?

준하 : 뭐하러? 라식 했는데 안경 쓸일이 뭐 있어.

해미 : 티비나 컴퓨터 볼 때 보호 안경으로

준하 : 필요없어.

해미 : 아. 옛날에 당신 안경 쓰고 갓 빳빳한 하얀 와이셔츠 입고 회사 다닐 때 진짜 지적이고 멋있어 보였었는데..

         (회상에 잠긴 표정으로 들어가는)

준하 : (고구마 한입 크게 베어 물다가 목 막혀서) 음.. 물 물...

문희 : (동치미 국물 대접 째 주며) 아유 천천히 좀 먹지. (등 퍽퍽 두드리면)

준하 : (트름 꺽 하더니) 됐어. 아 이제 살 거 같다.

문희 : 아니 쟤는 너 회사 다닐 때 얘긴 왜 하냐? 옛날엔 멋있어 보였는데 지금은 아니란 소리야 뭐야.

         암튼 사람 김 빠지게 하는덴..

준하 : 엄마. 그 뜻이아니라 지금도 멋있지만 예전엔 워낙 멋있었단 소리지. (하며 벌컥 먹는)

문희 : (아니꼬운 듯 입으로 쭝얼거리는)

 

 

씬/6 순재방 (N)

 

순재가 지갑에서 돈을 챙기고 있다가.

 

순재 : 뭐야.. 이거 왜 또... (하다 표정)

 

 

씬/7 거실 (N)

 

민용과 윤호가 들어온다.

 

민용/윤호 : 다녀왔습니다..

문희 : (나오며) 어떻게 둘이 같이 와?

민용 : 요 앞에서 만났어요. 준이는?

문희 : 방에서 잔다.

 

윤호가 외투를 벗고 소파에 막 앉는데 순재가 나온다.

 

순재 : 야 이윤호!

윤호 : 네?

순재 : 이 자식이 그냥! (오자마자 머리통을 때리는)

윤호 : 아! 왜 때리세요?

순재 : 이 자식이 또 돈을 슬쩍해 또? 이 자식이 진짜 도둑놈이 될려 그러나!

윤호 : 아 왜 그래요? 저 돈 안 갖고 갔어요!

순재 : 니가 아니면 누가 가져가! 누가 지갑에 돈을 빼가!! 이 자식이 진짜 아주 그냥! (머리통을 계속 때리는)

민용 : 너 진짜야?

윤호 : 아니야 아니야! 저 안가져갔어요! 왜 자꾸 저만 갖고 그러세요 진짜! 저 아니라니까요!!

해미 : (방에서 나오며) 왜 그러세요?

순재 : 이 자식이 또 내 지갑에서 돈을 빼 갔잖아!

해미 : 네? 이윤호 너...

윤호 : 아니라니까 아니라니까 왜 그래! (하며 뒷걸음질치는)

순재 : (민용에게) 야 니 몽둥이 좀 갖고와! 이거 더 이상은 안 되겠어!

윤호 : 하 씨 진짜 아니라니까! 왜 나만 잡아 왜 나만!! (하면서 도망가는)

순재 : 어딜 가! 저 놈 잡아!

해미 : 저게 진짜.. 하 정말.. 어제도 애 패가지구 걔 부모가 전화왔던데. 정말 뭐가 될려고 저러는지.

민용 : 누굴 패요? 우리 학교 애요?

해미 : 3반이라 그러던데. 김민호..?

민용 : 자식이 진짜.. 가만 두면 안되겠네 저거.

순재 : 아주 정신을 못 차리고 말이야 저거~

 

 

씬/8 병원 앞 (N, 야외)

 

윤호가 외투도 안 입고 어이없는 듯 나와서.

 

윤호 : 왜 맨날 나만 갖고 진짜! 하 씨.. (하며 오토바이 타려다가 표정. 주머니를 뒤지는데 키가 없다) 아씨 키.. (짜증내는)

 

 

씬/9 준하해미 방 (N)

 

해미가 옷을 입고 있고 준하가 침대에서 빵 먹으며 티비 보는.

 

해미 : 우리가 특별히 잘못하는 것도 없는 거 같은데 애가 점점 왜 저러는지 몰라.

준하 : 자꾸 혼내니까 더 빗나가는거 아냐.

해미 : 말은 바로해. 빗나가니까 혼내지. 이유없이 혼내?

 

E. 핸드폰 벨소리

 

해미 : (전화 받으며) 여보세요. 네 네. 아 네 지금 내려가겠습니다. 네.

준하 : 어딜 가?

해미 : 학회에서 논문 발표하는 것 때문에 다른 병원 손님이 잠깐. 갔다올께. (나가고)

준하 : 어. (방구 뿡 끼는)

 

 

씬/10 거리 (N, 야외)

 

윤호가 떨면서 걸어와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못 잡고 서 있는. 핸드폰이 울린다. <집> 뜨는.

윤호, 핸드폰 도로 집어넣고는 방황하다가 어디론가 간다.

E. 초인종 벨소리

 

 

씬/11 아파트 거실 (N)

 

민정이 현관문을 열어보고 놀라는 윤호가 서 있다.

 

민정 : 어머 윤호야~ 왠일이야?

윤호 : 저.. 잠깐만 여기 좀 있다가도 돼죠? (하면서 들어오는) 아 추워..

민정 : 왜 무슨 일 인데? 심부름 온거야?

윤호 : 아뇨.

민정 : 아니면.. (하다) 어머 옷도 안 걸치고 그러고 온거야?

윤호 : (소파에 앉아 담요를 뒤집어쓰는)

민정 : (표정)

 

 

씬/12 해미 진료실 (N, 야외)

 

해미가 급하게 문을 연다.

 

해미 : 늦어서 죄송해요.. (하다 표정)

 

젠틀하고 지적으로 생긴 40대 신사가 일어난다. 안경쓰고 잘 빠진 양복을 입은.

 

해미 : (표정)

병건 : 괜찮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악수를 청하는) 김병건입니다.

해미 : 네. 안녕하세요 박해미예요. (악수하며) 성함만 늘 듣고 처음 뵙네요.

병건 : 그러게요. 일방적으로 같이 발표를 하라고 공문이 내려와서 좀 화도 났었는데,

         이런 미인하고 같이 하는 행운이 있는 줄 몰랐네요.

해미 : 네..? (하다 웃는)

병건 : 저녁은 드셨을 거 같고 차 한잔 하시겠습니까?

해미 : 차요..?

병건 : 처음 뵙자마자 논문 얘기부터 하기는 좀. 그렇지 않나요?

해미 : 그렇죠? (하고) 오케이. 네 나가시죠.

병건 : (문을 열고 해미를 먼저 내보내는)

해미 : (맘에 드는 듯 표정)

 

 

씬/13 아파트 거실 (N)

 

윤호가 담요 쓰고 뚜해서 있는데 주방에서 민정이 코코아를 타고 있다.

 

민정 : 그래두 집을 나오면 어떡해. 다들 걱정하실텐데.

윤호 : 걱정 안해요. 제가 없어야 웃음꽃이 피는 집이에요 우리집은.

민정 : 그런 말이 어딨어. 몸 좀 녹이고 집에 가 알았지?

윤호 : 싫어요. 오늘 집에 안 들어갈꺼예요.

민정 : 뭐?

윤호 : 저 좀 여기서 재워주세요. 네?

민정 : 그건 안되지 무슨 소리야..

윤호 : 소파에서 얌전히 잘께요. 저 오늘은 진짜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그래요.

 

E. 핸드폰 벨소리

 

윤호 : (테이블 위에 있는 민정 핸드폰 보고) 어 삼촌한테 얘기하지 마세요 네?

민정 : 얘기해야 될 거 같은데.

윤호 : 정말 그러지 마세요 네? 저 선생님한테 정말 실망이예요 그럼. 네?

민정 : 하.. 그래 알았어. (핸드폰 받으며 방으로 가는) 여보세요. 네 네.

윤호 : (미심쩍게 보는)

 

 

씬/14 민정방 (N)

 

민정이 들어와 핸드폰 하는.

 

민정 : 네? 윤호 찾으러요?

민용 : (OFF) 자식이 사고 치고 튀었는데 안 보이네. 아버지가 노발대발하셔서 지금 형이랑 찾아다니고 있는데..

민정 : 저기.. 윤호..

윤호 : (어느새 들어와 옆에 와서 째려보는)

민정 : (놀라며) 어 그렇구나.. 네.. 아 저기 집전화가 왔네.. 네 끊어요. (전화 끊는)

윤호 : 선생님 진짜.. 말로만 저 믿는다 그러시지 보면 맨날 거짓말 하시구.

민정 : 아니 지금 삼촌도 걱정되서 너 찾아다닌다는데.

윤호 : 걱정이 아니라 잡아 팰려고 찾아다니는 거예요.

민정 : 하 모르겠다. (하고) 참 이거나 마셔. (코코아잔을 내미는데)

윤호 : (모르고 뒤로 돌다가 코코아 다 엎어진다) 앗 뜨거!!

민정 : 어머 어떡해 괜찮아?

윤호 : 아 뜨거 뜨거. (하면서 윗통을 훌렁 벗는)

민정 : (놀라 표정)

 

 

씬/15 카페 앞 (N, 야외)

 

민용과 준하가 파카 차림으로 두리번거리며 걸어오고 있다. 준하는 오징어 다리를 입에 물고 있는.

 

민용 : 이 자식이 어디로 간거야 진짜? 오토바이도 없이.

준하 : 원래 공원에 잘 가는데.. 거기도 없고..

민용 : (고개 돌리다 표정) 어..

 

카페에서 해미와 병건이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인다.

 

민용 : 형수 아니야?

준하 : (보고) 어..

민용 : 누구야? 이 시간에 왠 남자랑..

준하 : 아.. 논문 발표 같이 하는 학회사람 만난다 그랬는데. 잠깐만. (하고 들어간다)

 

그때 마침, 병건이 뭐라 이야기하자 굉장히 즐거워하는 해미 보인다.

 

 

씬/16 카페 (N, 야외)

 

해미와 병건이 이야기하고 있다.

 

해미 : 박원장님이 그런 분인 줄은 몰랐는데요.

병건 : 옆에서 오래 지켜보지 않으면 잘 알 수가 없죠.

준하 : (OFF) 여보.

 

준하가 환하게 웃으며 온다.

 

해미 : 어머.. (당황하는 듯)

준하 : 여보.

병건 : (쳐다보자)

해미 : 아 저기.. 저희 남편이예요..

병건 : 아 네. 안녕하십니까. (악수하는) 소망병원 김병건입니다. (명함을 주는)

준하 : 네네.

해미 : 왠일이야 여기?

준하 : 윤호 자식 잡으러 왔다가 보이길래.

해미 : 아.. (하고) 나 지금 논문 얘기 중인데..

준하 : 그래. 말씀나누세요. (하고 가려다 방구를 뽕 끼는) 어이구 죄송합니다.

병건 : (표정)

해미 : (병건 눈치를 얼른 보며) 왜 이래.. 당신 답지 않게..

준하 : 어?

해미 : (준하를 밀며 오징어를 뺏고 작게) 얼른 가.. 집에서 봐..

준하 : 어.. (표정)

 

 

씬/17 카페 앞 (N, 야외)

 

민용이 기다리고 서 있는데 준하가 기분 상한 표정으로 온다.

 

준하 : 가자.

민용 : 누구야 저 놈은?

준하 : (신경질 내며) 학회사람이라니까~ (퉁퉁거리며 가고)

민용 : 어 깜짝야. (다시 돌아보는)

 

병건이 해미에게 자료를 전해주며 굉장히 공손한 모습이 보인다.

 

 

씬/18 아파트 거실 (N)

 

민정이 윤호 옷을 뭉쳐서 세탁기에 넣고 있는.

 

민정 : 갈아입었니?

윤호 : (OFF) 아 씨 이걸 어떻게 입으라고~

민정 : 옷이 없는 걸 어떡해. 일단 나와봐.

윤호 : (OFF) 아 씨..

 

윤호가 화장실에서 나온다. 꽉 끼는 곰돌이 티셔츠에 민정 추리닝 바지라 8부바지 처럼 깡충한.

 

민정 : (보고 웃음 터지는) 어 야~~ 잘 어울린다~

윤호 : 아 정말. 딴거 없어요?

민정 : 남자옷이 어딨어 여기. 그냥 입어. 귀여운데 왜.

윤호 : 하 정말..

민정 : 이거 얼른 빨아서 말려줄께. 다 마르면 집에 가는거야.

윤호 : 집에 안간다니까요 진짜~

민정 : 신지 오면 보내야겠다. 너 신지는 무서워하지? 세상에서 제일 만만한게 선생님이지? 다 알어.

윤호 : (표정)

 

E. 전화벨 소리

 

민정 : (전화 받는) 여보세요? 어 신지야. 왜 안와?

신지 : (OFF) 같이 하는 배우 어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병원에 가봐야 돼.

민정 : 정말? 그럼 언제 들어와?

신지 : (OFF) 글쎄 다 같이 가는거라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는데? 그냥 자.

민정 : 하... 그렇구나.. 어 알았어. (표정)

윤호 : 왜요? 늦나봐요?

민정 : (곤란한 표정) 아...

윤호 : 아싸. (소파에 털썩 드러눕는)

 

 

씬/19 준하해미 방 (N)

 

준하가 심드렁하게 앉아있는데 해미가 들어온다.

 

해미 : 여보 윤호 아직도 안왔다며?

준하 : 어.

해미 : 어떻게 된거야 얘가 진짜? 대식이네 가서 자나?

준하 : 근데.. 늦었네..?

해미 : 어 상의할 게 많아서.

준하 : 뭘 그렇게 상의할 게 많아? 그냥 이메일로 주고 받아도 되는거 아니야?

해미 : (대꾸안하고) 당신 근데 밖에 나올땐 동네라도 좀 깔끔하게 하고 나오지.

준하 : 뭐..?

해미 : 아니 오징어다리까지 물고.. 그게 뭐야.. 그리고 방구까지 끼고.. 아니 처음 보는 사람이 얼마나 이상하게 생각했겠어.

준하 : 내가 방구를 낄려고 꼈나? 나오니까 꼈지?

해미 : 나온다고 아무데서나 껴?

준하 : 아니 언제는 내 방구소리가 귀엽다더니..

해미 : 방에서 뀌는거나 귀엽지. 민망해서 혼났어 진짜. 그 점잖은 사람이 아주 놀래가지구..

준하 : (기분 팍 상하는) 점잖..

문희 : (OFF) 에미야 에미야.

해미 : 네. 왜요? (나가는)

준하 : 하.. (기분 잡친 표정)

 

 

씬/20 아파트 거실 (N)

 

민정이 나오는데 윤호가 티비 보고 있다.

 

민정 : 안 자니?

윤호 : 잠이 안 와요.

민정 : 그래도 얼른 자야지. 그리고 정말 오늘만 특별히 봐주는 거야. 내일 바로 집에 가야 돼 알았지?

윤호 : 네..

민정 : 근데 뭐보는 거야? (하다) 어 미남특공대네? 나 저거 보고 싶었던건데.

윤호 : 보세요. 재밌는데요. (옆으로 자리 옮기는)

민정 : 시작한지 얼마나 됐어? (앉는)

윤호 : 한 20분...?

 

시간경과.

윤호가 웃으며 티비 보는.

 

윤호 : 야 저게 뭐야.. 말도 안돼.. 선생님 저거.. (하는데)

 

이때 툭 윤호 어깨에 얹어지는 민정 머리.

윤호 놀라 살짝 내려다보는데 민정이 윤호의 어깨에 기대에 자고 있는.

윤호, 꼼짝 못하고 가만히 어색하게 있는.

 

 

씬/21 아파트 현관 앞 (N)

 

신지가 피곤한지 눈 비비며 버튼키를 여는.

 

 

씬/22 아파트 거실 (N)

 

신지가 들어오는데 민정은 윤호 어깨에 기대 자고 있고 윤호는 그대로 앉은 채 졸고 있는.

 

신지 : 어.. (하다) 뭐야..? (표정)

 

 

씬/23 다음날 인써트 (D)

 

 

씬/24 주방 (D)

 

순재, 문희, 민호, 민용 밥 먹는.

 

순재 : 오늘 식탁은 왜 이리 썰렁해?

문희 : 에미는 발표 준비한다고 새벽부터 내려갔고 준하는 자고. 윤호는 안 일어났나?

민호 : 윤호 안 들어왔어요 할머니.

순/문/민 : 뭐?

순재 : 밤에 누구 들어오는 소리 나던데 윤호 아니었어?

민호 : 아니었는데.

문희 : 아니 얘가 그럼 진짜 가출을 한거야 뭐야?

순재 : 이 자식이 미쳤나? 어떻게 된거야? 에미는 알아?

민호 : 엄마도 윤호 들어온 줄 아나봐요.

순재 : 이게 이게 집안 꼴이 어떻게 되가는거야 막 가출을 하고 이거!

민용 : 이 자식이 진짜.. 야 걔 친구들 전화번호 다 대.

민호 : 걔 친구들 전화번호 나 잘 모르는데.

문희 : 어디로 간거야 얘가?

 

 

씬/25 아파트 앞 (D, 야외)

 

민정과 윤호가 나오는.

 

민정 : 얼른 들어가. 정말 걱정하시겠어.

윤호 : 에.. (머리 긁적이며 가기 싫은 표정)

민정 : 선생님 차로 집에 데려다줘?

윤호 : 아니예요. (하고) 근데 선생님은 어디 가세요?

민정 : 어? 나 마트에. 살게 있어서.

윤호 : 네에.

민정 : 그럼 윤호야 얼른 가~ 나중에 보자~ (손 흔들고 가는)

윤호 : 네에.. (하고 가는 척 하다가 줄래줄래 민정 따라간다)

민정 : 왜?

윤호 : 아니 그냥.. 뭐 사실려구요?

민정 : 얼마전에 오븐 샀거든. 그래서 케잌 좀 만들어볼려구.. (하다) 왜?

윤호 : (헤 웃으며 괜히 따라가는)

민정 : 왜~?

 

 

씬/26 대형마트 (D, 야외)

 

민정과 윤호가 장을 보고 있다. 케잌 재료 사는 곳에서 민정이 보고 있는데 윤호가 뒤에서 이거저거 다 담는.

 

민정 : 그건 필요 없는데~

윤호 : 호두 많이 넣어야 맛있죠~ 초코볼도 이거 맛잇겠다~ (마구 집어넣는)

민정 : 하.. (웃는)

 

윤호가 시식코너에 먹다가 민정이 오면 이쑤시개 꽂아 하나 입에 넣어주고

민정이 물건 두개 들고 고민하고 있으면 윤호가 하나 찝어주고

민정이 큰 설탕 들고 카트에 넣으려는데 윤호가 카트 쑥 밀며 도망가고.

 

 

씬/27 준하해미방 (D)

 

준하가 침대에 누워서 생각에 잠겨 있는 문희가 문을 연다.

 

문희 : 얘, 점심 지금 먹을래?

준하 : 나중에요.

문희 : 점심 먹을 사람이 하나도 없네. (문 닫고)

준하 : (어제 일 회상하는)

 

병건과 이야기하며 활짝 웃는 해미.

병건의 말쑥한 옷차림새 해미가 자기 부끄러워하는 듯 한 표정.

 

준하 : 하 씨.. (열 받아 뒤척이는)

 

 

씬/28 옥탑방 (D)

 

민용이 옷을 입고 있는데 준하가 들어오는.

 

준하 : 야..

민용 : 어?

준하 : 너 안경 있지..? 좀 빌려주라.

민용 : 안경을 빌려달라구? 왜?

준하 : 좀 빌려줘. 니꺼 도수 별로 없는거잖아.

민용 : (서랍에서 안경을 찾는) 근데 왜?

준하 : 아 씨. (하다) 야, 저기..

민용 : 뭐?

준하 : 야 어제 니 형수랑 카페에서 만난 그 놈 말이야. 씨.. 나랑 좀 비교.. 되고 그렇디?

민용 : 어제 카페에서 만난.. (하다) 비교가.. 되긴 되지.

준하 : 비교 돼?

민용 : 안그래도 말할려 그랬는데. 형 긴장 좀 해야겠던데.

준하 : (표정)

민용 : 그렇잖아. 형수는 사회활동 많은 사람인데, 말쑥하고 매너좋은 남자들 안 만날 수가 없는데..

         집에 있는 형하곤 많이 차이 나지. 형 요즘 너무 퍼져있는 거 같애.

준하 : 그래 니가 보기에도 그렇다 이거지...

민용 : 안경 여깄네. (꺼내는)

준하 : (갑자기 신경질 나는지) 에이 씨 그래서 뭐? 뭐?!!

민용 : (놀라는)

준하 : 내가 드럽고 방구 끼고 돌아다니면 뭐 어떡할껀데? 자기가 바람이라도 나겠다는 거야 뭐야?!! 아 씨 진짜!

민용 : 왜 이래?

준하 : 그래~ 바람 피고 싶으면 피라 그래~ 양복 빼 입고 돈 잘 쓰는 놈 만나서 바람 피라 그래~

         뭐 내가 겁날 거 있어? 이혼하자 그러면 하면 그만이야~ 야, 이민용 너 이혼하니까 어떠냐? 속 편하고 좋지? 어?

민용 : 뭐..?

준하 : 내 정말 치사하고 드러워서! (봉 타는)

민용 : 안경 안가져가?

준하 : (내려가다가 안경 잡아채듯이 가져가는)

민용 : 참 내..

 

 

씬/29 화장실 (D)

 

문희가 들어오는데 드라이를 하고 있는 준하.

 

문희 : 준하야 너.. (하다) 왠 드라이를 하냐?

준하 : (대답없이 열심히 하는)

문희 : (?)

 

 

씬/30 아파트 거실 (D)

 

주방에서 케잌 만들고 있는 민정과 윤호.

민정은 초콜렛 중탕하며 젓고 있고 윤호 거품기로 거품내고 있다.

밀가루 쏟아져있고 온갖 재료들 다 놔뒹굴고 어수선한.

 

민정 : (유산지 끼운 틀에 반죽 붓는) 윤호야 거기 얼음 대고서 해야 된다니까. 그냥 하면 따뜻해서 거품 안돼.

윤호 : 이게 잘 안돼요.

민정 : 이렇게 이렇게.. 빨리 저어야 된다니까. (붙잡고 설명을 해주는)

윤호 : 그렇게 하는데 안된다니까. (자기가 뺏어서 막 젓다가 거품 툭 튀어 민정 얼굴에 묻는)

민정 : 아 차거.

윤호 : 어? (하다 웃으며) 죄송 죄송.. 왜 그게 거기 튀었을까?

         (하면서 장난치듯 더 요란하게 거품 저어서 민정 얼굴에 여러 개 튀는)

민정 : 아 윤호야 하지마아~ (피하면서 자기도 거품 집어 윤호에게 묻히는)

윤호 : 헤헤~ (밀가루를 집어 날린다)

민정 : 아 하지 말라니까~ (자기도 날리는)

 

민정이 거실쪽으로 도망치고 윤호가 쫓아오면서 이것 저것 얼굴에 묻히는데

이때 핸드폰이 울리는.

 

민정 : 잠깐 잠깐 휴전! (하더니 테이블에 놓인 핸드폰 받는)

윤호 : 삼촌이죠? 말하면 안돼요.

민정 : 알았어. 여보세요. 네.

윤호 : (그 사이에 민정 목덜미에도 크림을 묻히고는 키득거리며 주방으로 간다)

민정 : 뮤지컬이요?

윤호 : (돌아보는)

민용 : (OFF) 대기예약 명단에 넣어놨던건데 좀 전에 연락이 왔네. 갈 수 있어요?

민정 : 네~ 그럼요~ 저 그거 되게 보고 싶었던건데. 네 그럼 출발하면서 전화하세요. (핸드폰 끊는)

윤호 : .... 삼촌이랑 뮤지컬 보러 가요?

민정 : 어? 어. (하고) 어떡하지? 시간이 급해서 빨리 준비해야겠다. (급하게 와서 오븐에 반죽 넣는)

윤호 : (뻘쭘하게 보고 있다)

민정 : 윤호야 이거 지금 넣었으니까 타이머 울리면 빼기만 하면 되거든?

         지금 니가 한걸로 생크림 바르고 호두랑 초코렛 뿌려서 먹으면 되는건데.

윤호 : 저 먹으라구요?

민정 : 너 열심히 만든건데 먹어야지. 30분만 있다가 꺼내기만 하면 돼. (하고) 잠깐.. (방으로 뛰어들어가는)

윤호 : 혼자 무슨 맛으로.. (하는데 이미 민정 없다. 표정)

 

 

씬/31 병원 대기실 (저녁, 야외)

 

간호사들 있는데 준하가 온다.

 

준하 : 안녕하세요.

유간/박간 : 어서오세요. (하다 보고 놀라는) 어..?

준하 : 집사람 있지요?

 

카메라 준하 비추면 양복 입고 머리 드라이해서 잘 펴고, 민용의 무테 안경을 쓰고 있다.

 

유간/박간 : (표정)

유간 : 어머.. 민호아버님 몰라봤어요 저..

박간 : 다른 분 같은데요?

준하 : 그래요? 하하.. 별로 다를 거 없는데.. (하면서 해미 진료실로 가는)

 

 

씬/32 해미 진료실 (저녁, 야외)

 

준하 들어오는.

 

준하 : 여보 우리 점심..

 

해미와 병건이 이야기하고 있다.

해미, 가운 벗고 옷을 입고 있는.

 

해미 : 어머 여보.

준하 : (표정)

병건 : 어.. 어제 뵌..

준하 : 네 안녕하세요.

병건 : 다른 분 같으시네요. 전 처음에 못 알아뵜습니다.

해미 : 왠일이야? (하며 준하를 아래위로 보는)

준하 : 아.. 점심이나 같이 할까하고..

해미 : 아 진작 전화를 하지. 어떡해 지금 김원장님하고 점심 먹으러..

준하 : 아..

병건 : 이거 제가 두 분 사이 방해한건가요?

해미 : 아니예요. (웃는)

병건 : 저 그럼 나가있겠습니다. (나가고)

해미 : 점심 먹고 논문 보기로 해서. 진작 얘기를 하지. (하며) 근데 당신 오늘 왠일로 안경을 쓰고.. 양복도 입고..

준하 : 뭐 점심 같이 먹으면 안되나?

해미 : 어?

준하 : 나도 같이 먹지 여기까지 왔는데. 뭐 밥 먹으면서 논문 보진 않을거 아냐. (하며 나가는)

해미 : (표정)

 

 

씬/33 아파트 거실 (저녁)

 

윤호가 맥없이 식탁 의자에 앉아있는데 민정이 외출차림으로 나온다.

 

민정 : 윤호야 미안해 나 지금 나가야겠는데.

윤호 : 가세요.

민정 : 케잌 맛있게 먹어. 나도 좀 남겨놓고~ 참 그리고 집에 얼른 들어가 알았지? (웃으며 손 흔들고 나가는)

윤호 : ....

 

 

씬/34 레스토랑 (저녁, 야외)

 

준하, 해미, 병건이 테이블에 앉아서 메뉴판 보고 있는.

 

준하 : A 코스로 시킬까 여보?

해미 : A 코스..?

병건 : A 코스는 부담되실텐데.

준하 : (호탕하게) 부담은요 전혀. 오늘은 제가 낼테니까 걱정말고 마음껏 시키세요.

병건 : 아니 그게 아니구 양이 많아서 위에 부담되실꺼예요. 여기 주고객이 외국인들이라 양이 좀 많은 편이거든요.

준하 : (표정)

해미 : 아 그래요? 그럼 스테이크 하나 시켜야겠네.

병건 : 여기 안심 스테이크가 참 좋아요.

해미 : 네에.

준하 : (메뉴판 위로 눈 치켜 뜨고 괜히 노려보는) 아 그래, 저기 와인도 하나 시키지 여보?

해미 : 와인?

병건 : 와인이라.. (손 들어 점원 부르는)

점원 : 네. (하고 온다)

준하 : 그 그.. 피노 누아. 그거 드시죠. 피노 누아라고 아시는 지 모르겠는데,

         까다롭고 어려운 품종이지만 그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와인이죠.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섬세한 맛을 지녔거든요.

병건 : 아 네.

해미 : (표정)

점원 : 로키올리, 델링어, 윌리엄 헬렘 등이 있는데요.

준하 : 아니 그거 말고. 피노느와요. 그게 좋다니까요. 다양하지만 섬세한 맛을 지닌..

점원 : (황당) 그러니까..

병건 : 이 분 말씀은 리버밸리 산 말고 브르고뉴 산은 없냐는 거죠. 그렇죠?

준하 : 네?

점원 : 아 네. 죄송합니다. 브르고뉴산은 준비가 안되어있는데요.

병건 : 그럼 가볍게 리증링 와인으로 하는게 나을 거 같은데 어떠세요?

준하 : 리즐.. 링이요? 전 그보단 피노느와가..

병건 : 독일산 슈페트레제로 주세요.

점원 : 네. (인사하고 가고)

준하 : (상황을 전혀 파악을 못하는)

해미 : (준하 쿡쿡 찌르고)

병건 : (웃으며) 피노느와를 굉장히 좋아하시네요. 영화 사이 드웨이를 혹시 보신거 아닙니까.

준하 : 네..?

병건 : 피노노아. 거기 나오는 주인공이 찬양하다시피 하는 와인이잖아요. 그 영화 때문에 산타바바라쪽 와이너리가 망해가다

         한 번에 일어섰죠.

준하 : 네. (표정. 괜히 물을 벌컥 마시는)

해미 : (표정)

 

컷 튀어 와인과 스테이크 먹고 있는 해미, 준하, 병건.

 

병건 : 어떠세요? 입맛에 맛으세요?

해미 : 맛있네요. 추천을 정말 잘해주셨는데요.

병건 : 다행입니다. 이선생께서는..

준하 : (그 사이에 속에서 꾸르륵 소리가 난다) (OFF) 안돼.. 참아 참아.. 여기서 그러면 안돼.. (엉덩이 움찔움찔하다 일어나는)

해미 : 어딜 가?

준하 : 잠깐.. (뒤뚱거리며 나가고)

해미 : (표정)

 

 

씬/35 레스토랑 화장실 (저녁, 야외)

 

준하가 화장실 칸 안으로 들어와 앉으며 방구를 뿡뿡 끼는.

 

준하 : 아 시원하다.. 또 덥기는 왜 이렇게 더워. (살거 같은지 방구 뿡뿡 더 끼는)

 

화장실 칸에서 나오는데 병건이 손을 씻고 있다.

준하, 표정.

 

병건 : (웃음 참는 얼굴로 눈인사하는)

준하 : (놀라 괜히 손등에 입을 대고 방구소리처럼 북북 내보는)

병건 : (손 씻고 나간다)

준하 : 하씨 진짜.. 저 자식이 언제 들어와 있었어..? 하 씨.. 저거 비웃는거야 뭐야?

         (열 받아 손을 마구 씻고 머리를 싹 넘기다가 순간) 아 차!! 아 씨 머리..

 

 

씬/36 레스토랑 (저녁, 야외)

 

해미 앉아있는데 병건이 웃으며 앉는.

 

해미 : 왜 웃으세요?

병건 : 네? 아닙니다. (하고) 남편분이 참.. 이렇게 말씀드려도 될런지.

해미 : 네?

병건 : 참.. 귀여우신 거 같네요.

해미 : 네..?

 

이때 준하가 머리 꼬불꼬불해진 채 온다.

 

해미 : 어머 여보. 머리가 왜..

준하 : 물이 좀 묻어서..

병건 : 어 처음 뵜을때로 돌아오셨네요. (웃는)

준하 : (기분 나빠) 네. (하면서 의자 끄는데 부르륵 하는 소리가 난다)

병건 : (자기도 모르게 웃는)

준하 : 아 이거 의자소리가.. (어색해하며 앉는) 꼭 방구소리 같이 나네. 의자소린데.

병건 : (웃으며) 디저트 시키시죠?

준하 : (열 받는) 저기요 이거 의자소리라구요.

병건 : 네 압니다.

준하 : (의자 북북 끌었다 밀었다하며) 이 소리라구요 이 소리. 지금 그쪽이 오해하시는거라구.

해미 : 왜 그래?

병건 : 네.. 안다니까요. (웃으며 와인 마시는데)

준하 : (벌컥) 이거봐! 당신 기분 나쁘게 자꾸 왜 웃어?! 방구 소리 아니라는데!!

병건 : 네?

해미 : 왜 그래?

준하 : 그래 나 방구 좀 꼈다. 당신은 방구 안 끼고 살어? 뭘 웃고 난리야? 그게 그렇게 웃겨?

해미/병건 : 여보! / (표정)

준하 : 그리고 나 머리 뽀글거려 원래 그래서 기분 나뻐? 당신이 나 머리 뽀글거리는데 보태준 거 있어? 있냐구!

         그리고 와인 말인데 추천하는대로 그냥 처먹으면 되지 뭐가 그렇게 말이 많아? 독일산 그거 안 먹으면 배탈 나?

         뭐가 그렇게 잘난 척이야!

병건 : 아니...

해미 : 왜 이래 정말!

준하 : 에이 씨! (하며 방구 뿡 끼고 나가버린다)

병건 : 하...

해미 : (표정)

 

 

씬/37 아파트 거실 (저녁)

 

윤호가 오븐에서 다 구워진 케잌을 꺼낸다.

심드렁하게 보다가 생크림을 덕지덕지 발라보는. 혼자서 열심히 초코볼로 장식도 하고 있다.

케잌은 안보이는 뚜껑에 덮여있고, 윤호, 소파에 앉아 티비 보고 있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지 소파에 누워서 티비 보고 있는.

 

 

씬/38 포장마차 (N, 야외)

 

오돌뼈에 소주 먹고 있는 준하와 해미.

 

해미 : 계속 술만 마실꺼야?

준하 : 미안해.. 못나게 굴어서. 나 때문에 오늘 너무 챙피했지..?

해미 : 이준하씨.

준하 : ....

해미 : 난 금테안경에 양복입은 당신 예전 모습도 좋지만 꼽 슬머리에 방구쟁이 이준하도 사랑해.

         그러니까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마.

준하 : 차... (삐죽거리며) 괜한 소리. 그 자식 뭐 똑똑하고 잘 생겼더만. 솔직히 혹했지..?

해미 : 참내. (하고) 전혀~

준하 : ....

해미 : 전혀 아니라니까. 나 거짓말 하는거 봤어?

준하 : ... (괜히) 대답해. 그 자식이랑 나랑 물에 빠지면 나부터 구한다고.

해미 : 뭐? 당연한 소리 아니야.

준하 : 응이라고 해. 얼른.

해미 : 응. (하고) 됐어?

준하 : 됐어.

해미 : 오케이. (웃으며) 우리 건배하자 사랑하는 여보~

준하 : (삐죽거리며 건배하고)

해미 : (다정하게 등을 두드려주는데서)

 

 

씬/38 현관 앞 (N) + 아파트 거실 (N)

 

민정이 즐거운 듯 노래 허밍으로 부르며 들어와 문을 따는.

민정이 들어오는데 불이 켜 있자.

 

민정 : 신지 벌써 왔나? 신지야.. (하다 윤호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는) 윤호야?!!

윤호 : (소파에서 졸다가 깨는) 어 선생님.

민정 : 아직까지 안 갔어?

윤호 : 되게 늦으셨네요.

민정 : 난 너 집에 간 줄 알았는데~ 왜 안 갔어?

윤호 : (머리 긁적이며) 둘이 만든 걸 혼자 먹는건 재미 없잖아요.

민정 : 어..?

 

이때 민용이 현관으로 민정 핸드폰 들고 들어온다.

 

민용 : (거실로 들어오는) 이거봐 또 핸드폰 빠뜨리고.. (하다 윤호 발견하는) 어라? 너 이 자식!

윤호 : (놀라는) 삼촌..!

민정 : (표정)

민용 : 어 이 자식이 어디로 내뺐나했더니~ (민정에게 핸드폰 주는) 자 핸드폰. (하고) 너 이리와.

         (도망가려는 윤호 멱살 잡고 끌고가는) 이게 이제 하다하다 가출을 해? 너 할아버지 손에 죽기 전에 내 손에 죽었어.

윤호 : 어 어~ 잠깐 잠깐~ 어어 삼촌~~ 잘못했어~ 어~

민정 : 이선생님~

민용 : 잘 자요~ 우리 가요~ (하고 윤호 끌고 나가며 문 닫는)

민정 : 이선생님~

 

윤호의 비명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민정이 안타깝게 보다가 테이블위의 케잌뚜껑을 발견 하는. 케잌뚜껑을 열어보면 서툴게 장식한 케잌이 손도 안 댄 채 놓여있다.

민정, 표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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