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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거침없이 하이킥] 12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7|조회수1,277 목록 댓글 0

126 회 ㅣ 2007-05-11

씬/1 병원 외경 (D)

자막 제  126  화

씬/2 거실 (D)

 문희. 강냉이 먹으며 티비 보고 있다. 티비에서 영

아웃 오브 아프

방영중인. 이

때 해

미, 준하 들

어온다.

해미 어머님 저희 왔어요.

문희 (정신없이 보며) 어.

해미 어머 아웃오브아프리카네?

문희 제목이 그거야?

해미 너무 오랜만이다. 저거 뭐예요? 케이블에서 해주는건

가?

문희 민용이가 디비디를 갖다놨네.. 경치가 하두 좋아서..

준하 (강냉이 한주먹 먹으며) 나두 옛날에 본 거 같은데.

 저거 뭐 아카데미 상 타고 그런거 아냐?

해미 (손뼉 치며) 어머! 나 저 장면 너무 좋아했는데.

 로버트 레드포드가 메릴 스트립 머리 감겨주는 장면

나오는

준하 (방에 들어가며) 에이 저건 좀 오바드라.

해미 멋있잖아~ 여자들의 로망이야 저거~

문희 근데 머리를 왜 감겨 주는거냐?

해미 사랑의 표시죠. 사랑하는 여자의 머리까지 감겨주고

싶은 마음 아녜요.

 (주방으로 가는)

문희 그렇구나.. 아..

 문희, 열심히 보는데 순재가 양복자켓 방에서 들고 나

온다.

순재 이봐. (대답없자) 이봐!

문희 에? (돌아보는)

순재 단추 좀 달아놓으라니까 뭐하는거야?

문희 이거 좀 마저 보고. 아우 놓쳤네. (리모콘으로 다시 돌

려본다)

순재 뭘 또 보느라 넋이 나가 앉았어. 뭐야 또 장동건이야?

 (보고) 뭐야 저 자식은 왜 머릴 주무르고 지랄이야?

문희 사랑하니까 감겨주는거야. 사랑하니까.

순재 사지육신 멀쩡한데 지가 감으면 되지, 왜 남자한테 감

겨달래? 미친 여편네.

문희 으이구 낭만이라곤 쥐똥만큼도 없지.

순재 낭만 좋아하네. (보다) 여편네 얼굴도 못 생겨갖구.

문희 뭐가 못생겨? 아니 그리고 얼굴 못생기면 남자한테 머

리도 못 감겨달래?

순재 자기 머리 감을 시간도 없는데, 뭐 이쁘다고 못생긴 여

자 머리 주무르고 있어? 이발사도 아니고.

문희 어이구 말을 말자..

순재 (자켓 문희 얼굴에 휙 던지며) 단추나 달아 빨리.

문희 아이 진짜 (짜증내며 자켓 치우는) 기다려 좀. 이거 보

고 달께.

순재 이 할망구가 진짜. 빨리 달아줘 빨리. 빨리, 안 달아?

해미 (주방에서 나오며) 아버님. 제가 달아드릴께요.

 어머님 그냥 영화 보시게 두세요. (양복 받는)

순재 저 할망구.. 갈수록 그냥.. (혀 차는)

문희 (상관도 안하고 정신없이 보는)

씬/3 교무실 (D, 야외)

 민용이 혼자 앉아 노트북 펼쳐놓고 딴 생각하고 있는

데 민정이 들어와 보고는 웃으며 살금살금 가서 놀래켜주려고 온

다. 꺼진 노트북 모니터로 민정 오는 모습 보이는 민용이 확 도는

바람에 민정 놀라 자빠지는

민정 으악!

민용 어허. (넘어질뻔하는 데 간신히 잡아주며 누가 보나 둘

러보는)

 거 참.. 먹히지도 않는 장난 좀 그만 치시죠 서선생?

민정 눈치가 너무 빠르셔 이선생~ (웃고는) ..어제 잘 들어

갔어요?

 밤에 전화할려 그랬는데 너무 늦어서..

민용 안그래도 바로 잠들었어. (하고) 아침에 수원에서 바

로 온거예요?

민정 네..

민용 잔소리 많이 들었겠네. 어떡해?

민정 (고개 저으며) 저기... 아빠 때문에 혹시..

민용 (민정 손을 쥐고 말 안해도 된다는 듯)

민정 (표정) ...

 이때 문이 드르륵 열리자 얼른 손 떼고, 민용은 의자

돌리는

여선생 서선생님 저 다 끝났어요. 점심 먹으러 가요~

민정 아 네.

여선생 이선생님은 드셨어요?

민용 전 먹었습니다. (여선생 나가자) 점심 아직도 안 먹었

어? 얼른 가요.

 (노트북 치는)

민정 네.. (하고 가려가다 얼른 볼에 살짝 뽀뽀하고 민용이

돌아보자 수줍게 손 흔들며 뛰어가다 문에 뒷통수 꽝 부딪치고 요

란떨며 나간다)

민용 (피식 웃고 노트북 치다가 생각에 잠기는) ...

씬/4 교실 (D, 야외)

 애들 몇몇 남아서 떠들고 있고 범이가 들어오는데 민

호가 연습장 채우고 있다. 화장실 급한 듯 발로 엉덩이 막고 뒤뚱

거리는

범 민호야 방송실에.. (하다) 뭐하는거야?

민호 어 범아! (반가워하며 범 손에 펜 쥐어주고) 이거 좀 채

워줘! 한자 아무거나 채우면 되거든!

범 어? 이걸 왜?

민호 나 지금 쌀 거 같애. 배탈..

범 어떡하냐? 얼른 갔다와.

민호 야, 부탁 좀 해! 그거 점심 시간 끝나기 전에 다 채워

야 돼.

 (하고 뒤뚱거리며 나간다)

범 이런걸 뭐하러 해? (자기 이름 한자로 쓰기 시작하는)

 시간 좀 지난 듯 범이 다음 장 넘겨 한자 채우는데 유

미가 들어온다.

유미 민호야.

범 (열심히 쓰며) 민호 화장실 갔어.

유미 내 연습장.. (하다) 어 왜 니가 쓰고 있어?

범 어?

유미 줘봐. (연습장 휙 보고) 몇장 더 채워야겠네. 아 씨. 뭐

했어 지금까지.

 (짜증스레 가려는데)

범 야 잠깐. 그게 니 연습장이야?

유미 (돌아보고) 그래. 왜?

범 하. 기집애가. 야, 니 숙제를 지금 민호한테 시키고 있

었던거야?

 배탈났는데 화장실도 못 가게 만들고?

유미 배탈났어? 왜?

범 하 (펜을 툭 던지며) 진짜 어이없네. 저런 거 때문에 나

까지.

유미 뭐 저런거? 야 김범 다시 말해봐. 저런 거?

범 다시 말해? 너같은 거 땜에 나까지 헛고생 했다구.

유미 이게 진짜. 까분다 까분다 했더니 갈수록.

범 갈수록.. 뭐?

씬/5 학교 복도 (D, 야외)

 민호가 시원한 표정으로 들어오려다가 문에 난 창으

로 유미와 범이 말다툼 하는 걸 보는

범 밀어? 하, 이 기집애가 진짜!

유미 그래 밀었다 어쩔래?

씬/6 교실 (D, 야외)

 민호 들어오는데 남아있던 남학생들 구경하고 있고 범

과 유미가 말다툼하는

민호 유미야! 범아! 왜 그래?

범 진짜 한번 혼나 볼래? (하면서 팔 올리는데)

유미 (탁 잡으며) 어쭈. 너야말로 나한테 한번 혼나볼래?

민호 (가운데 끼어) 얘들아 왜 이래! 싸우지 마!

유미 (민호 밀며) 비켜봐.

민호 범아 왜 그래~

범 (민호 밀며) 비켜봐. (하고) 좋아, 기집애야 니가 뭘 어

떻게 혼낼껀데?

유미 정식으로 한판 뜰까?

범 뭐? 한판 떠? 하. (코웃음 치는)

유미 왜 자신 없어?

범 자신은 있는데 어이가 없다.

민호 왜 그래~ 한판 뜨긴 뭘 떠~

유미 겁 나는 거 아니면 한판 뜨자고. 어?

범 너 내가 기집애라고 봐줄 줄 알아?

유미 안봐줘도 돼. 나중에 너나 봐달라고 울지나 마셔.

범 이게. (확 얼굴을 맞대는)

남학생들 우와...  (박수치며) 붙어라! 붙어라!!

민호 얘들아 그러지 마~ (학생들 말리고) 그만들 해. (유미

범 말리는)

 유미와 범이 코를 맞대고 노려보는

범 좋아.. 한판 떠. 옥상으로 갈까?

E 수업종이 울린다.

유미 그랬음 좋겠는데 점심 시간 끝났네.

범 그럼 수업 마치고.

유미 오늘은 육상부 연습이라 안되고,

범 하. 이럴꺼면서.

유미 내일 뜨자. 내일 운동장에서 저녁 8시. 어때?

범 (이 악물며) 그래 좋아.

민호 범아! 유미야! 왜 그래 정말!

범 기집애라고 절대 안봐주니까 각오하고 나와라.

유미 너나 각오하셔. (하더니 확 돌아 남학생들 보고) 야, 니

들 중에 보고 싶은 사람 있으면 와. 아주 재밌는 구경 될테니까.

남학생들 와... / 갈께~

유미 민호야 간다. (확 나가는)

민호 유미야! (쫓아 나가고)

남학생들 와~  / 멋지다~ / 카리스마 짱~

범 어이없는 기집애.. 하..

윤호 (뒷자리에 만화책 보며 앉아있다가) 어이 김범군, 왠일

로 뜨나했더니 기집애랑 뜨냐? 야 씨...

범 내가 뜨자 그랬냐? 저게 뜨자 그러잖아.

윤호 (박수치며) 대단하세요. 강유미 꼭 이기세요 형님. 화

이팅! (놀리며 나가고)

씬/7 순재방 (D)

 순재가 양복단추 단 쟈켓을 입는데 해미가 들어온다.

해미 아버님. 내일 저녁은 어떻게 할까요?

순재 뭘 어떡해?

해미 식구들 다 같이 외식을 하는게 좋은지.. 아니면 집에

서 먹을지..

 어머님은 그냥 외식하고 싶으시다는데.

순재 내일이 무슨 날인데 외식을 해?

 이때 문희가 들어온다.

해미 네? 어머 아버님 내일 어머님 생신인 거 잊으셨어요?

순재 어?

문희 (표정)

순재 아 참. 아 그런가? (달력을 보는)

해미 어머 아버님 너무하세요~ 생신을 잊으시다뇨.

순재 음력이라서.. 이거 매번..

문희 하.. 참.. 기가 막힌다.

순재 (표정)

문희 얘, 니 시아버지가 저런 사람이다. 45년을 같이 살면

서 단 한번도 마누라 생일을 제대로 기억하는 법이 없어. 이게 말

이 되냐?

해미 살짝 깜빡하셨대요 어머님.

문희 살짝 깜빡? 살짝 깜빡 좋아하네.

순재 아 거. 알어 알어. 이제 다 알어.

문희 동네친구도 안 잊고 챙겨주는 생일을 매일 한이불 덮

고 자는 사람이 모르고 있으니.. (하고) 야, 외식은 무슨 외식이냐.

필요없어.

 챙길 생각도 하지 마라. 내 팔자에 무슨. (나가버리는)

해미 어머님~ (하고 순재에게) 아버님 어머님 삐치신거 같

은데요.

순재 나 원. 오늘이 생일도 아니고, 지금이라도 기억했으면

됐지, 해마다 오는

 생일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유세 떨고 난리야?

문희 (문을 벌컥 열며) 그래, 그 해마다 오는 생일, 40년이

넘도록 제대로 챙겨준 적 한번이나 있어? 어떻게 사람이 강산이 네

번을 변하도록 변하질 않어.

 어이구 지겨워! 어이구 지겨워 죽겠어 진짜!! (나가버

리는)

해미 어머님~ (따라나가는)

순재 저 할망구가 진짜..

씬/8 다용도실 (D)

 문희가 들어와 빨래 담궈논 걸 빼는데 해미가 들어오

문희 어째 사람이 저래. 어째.. 어쩌면 저 모양이야.. 일년

삼백육십사일을 땍땍거리면 적어도 생일 하루만이라도 좀 제대로

챙겨줘야될 꺼 아냐. (신경질적으로 빨래 철부덕거려서 해미 얼굴

에 다 튀는)

해미 (피하면서) 많이 화나셨어요?

문희 얘, 내가 이러고 산다 내가. 너 준하 돈 못 번다고 타박

하지 말아라. 아무리 돈을 자루로 퍼다줘도 저런 남자랑 사는 거

보단 준하같은 애가 백번 나아.

 너 그걸 알아야 돼.

해미 네. 전 불만 없어요 아시잖아요~ (계속 피하느라 애쓰

는)

문희 내일 아무것도 준비하지 마. 나 진짜 심정 상했어.

 그냥 집에 처박혀 있을꺼니까 나 건드리지 마라 알았

냐?

씬/9 다음날 주방 (D)

 디졸브로 순재, 준하, 해미, 민용, 윤호, 민호 케잌 놓

고 생일축하 노래 부르고 있다. 미역국 있고 반찬들 많이 있는

일동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할머니/엄

마/어머님...

 생일 축하합니다. (박수치고)

순재 (그 사이에서 대충 노래 부르는)

문희 (심드렁하게 촛불 끄는)

윤호/민호 (축포를 쏜다)

일동 축하해요~ / 축하드려요~

문희 고맙다 다들.

민호 할머니 이거 저희 둘이 산 선물이예요. (선물 상자 내

밀고)

문희 아이구 니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고맙다.

윤호 돈 없어서 열라 작은 거 샀어요.

민용 (봉투 주는) 엄만 돈 좋아하잖우. 용돈 좀 넣었어요.

문희 그래 난 돈이 젤 좋아~ (웃는)

준하 아버지는 뭐 없으세요?

순재 (밥 먹다가) 어?

준하 아버지 뭐 선물 없으세요?

순재 선물은 무슨.. (퉁명스레) 뭐 선물 받고 싶어?

문희 아이고 됐습니다.

준하 그럼 뭐 축하멘트라도 한마디 하세요.

순재 멘트는..

문희 아이구 됐습니다. 됐다구요.

순재 왜 하지도 말래? 축하해.

문희 아이구 고맙습니다 네 네. 감격스러워 죽겠네. (미역국

을 마구 퍼 먹는)

순재 이.. (기분 나빠서 자기도 밥만 먹는)

 일동, 눈치보는

 민용이 윤호 툭 치며 왜 그러는거냐고 묻는데, 윤호가

모른다고 고개 젓자 해미가 알려줄려고 민용 귀에 갖다대는데 민

용 얼른 해미쪽 귀를 막고 밥 먹는다. 해미, 표정

씬/10 교실 (D, 야외)

 민정이 영어교재를 읽고 있다.

 범, 공부하다 문득 발자국 소리에 교실 문 밖을 보는

 열린 문 밖으로 유미와 유미친구가 체육복을 입고 지

나가다 시선 마주치는

 유미, 범이 보고 손으로 목 긋는 시늉하며 웃는

범 (표정. OFF) 강유미 저게 뭘 믿고 저래? 왜 저렇게 자

신감에 차 있지?

 (순간, 번뜩하는)

 <플래쉬 컷>

 105화 <순재의 보디가드 편> 11씬. 찬성 팔 꺾고, 나

어릴적에 합기도 배웠다고 하는 부분

범 (OFF) 맞어 그래. 그러고보니까 팔 꺾을 때 보통 솜씨

가 아니었는데?

 (좀 긴장하는 표정 있다가 또 번뜩)

 <플래쉬 컷>

 94화에서, 유미와 민용이 따돌리고 달리는 장면

범 (OFF) 그러고보니.. 무슨 여자애가 달리긴 또 왜 그렇

게 잘 달리는거야?

 <플래쉬 컷>

 59화에서, 목포역 화장실에서 범이 유미와의 대화중에

 <세살 누나다> <기차표 줄테니까 가라> 등등

 남자들 미행을 피하는 모습

범 (OFF) 맞아 그래. 세살이나 많은 애가 고등학교를 다

니는 것도 이상했는데..

 그 남자들은 뭐였으며... 왜 설명을 안하는거지?

 (갑자기 공포에 질리는 표정)

 (OFF)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유미는 보통 여자애가 아

니었잖아..? 설마..

씬/11 상상 - 학교 옥상 (D, 야외)

 유미, 도복입고 이얍~ 소리와 함께 20장 정도 되는 기

왓장을 내려치는데

 기왓장 와르르 깨지고, 바로 돌려차기를 하며 착지 자

세 딱 잡는

유미 (카메라에 얼굴 점점 다가오며) 범아. 너 내가 누군지

아직도 몰라?

 목포에서 힌트를 그만큼 줬는데.. (손가락을 꺾는)

범 설마.. 진짜 스파이..?

유미 이제 알겠어? 넌 덫에 걸린거야. 바보.. (카메라를 향

해 서늘하게 웃는)

씬/12 교실 (D, 야외)

민정 자, 다음 문장은 범이가 한번 읽어볼까?

범 안돼!~~~~ (소리 지르고 고개를 막 흔드는)

민정 (기겁을 해서 책을 떨어뜨리고)

학생들 (모두 놀라는)

범 안돼 안돼 안돼!!

민정 (당황해서) 그래, 그래 그럼 딴 사람이 읽어볼까? 윤호

야. 한번 읽어볼래?

윤호 (졸다가) 에? (짝이 읽을 줄 알려주자 발음 엉터리로

읽는) A thing of beauty is joy for ...

민호 범아 왜 그래..?

범 하.. (머리 쥐어뜯는)

씬/13 주방 (D)

 문희가 설거지하려고 고무장갑 끼며 오디오를 켠다.

 라디오에서 사연 흘러나오는

DJ종신 (OFF) 남편에게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고 하시네요.

와 이 남편 분 대단한데요? 아내가 어릴적에 한번 먹고 잊지 못하

던 묵밥집을 2년동안이나 찾아다니셨다니. 이런 남자들 때문에 저

같은 평균남편들이 욕을 먹는 거 아닙니까.

 적당히 사랑하세요~ (하고) 자 그런 의미에서 못난 남

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 띄웁니다. 김건모, 미안해요.

 M. 김건모의 미안해요 노래 나가는

(순재 나타나서 소리 지를때까지 계속)

문희 에휴... 어떤 년은 저렇게 대접 받고 사는데.. 어떤 년

은 생일날 설거지나 하고 앉았고..

 

 디졸브로 문희, 식탁에 앉아 라디오 사연 엽서에 쓰고

있다.

문희 윤종신씨, 저는 흑석동에 사는 평범한 주부 나문희입

니다.

문희 (OFF) 오늘은 제 생애 최고로 행복한, 그리고 슬픈 생

일이었습니다.

 <상상씬>

C#1 침구실 (D, 야외)

 순재, 진지하게 환자에게 침 꽂는 장면 위로

문희 (OFF) 조그만 한의원을 운영하는 제 남편은 지금 많

이 아픕니다.

 몹쓸병에 걸렸거든요.

 침 놓던 순재, 배를 잡고 아파하다 쓰러지는 (디졸브)

C#2 순재방 (새벽)

 문희와 순재가 자고 있는데 순재 눈을 뜨더니 비틀거

리며 나가는

문희 (OFF) 그런 그이가 오늘이 마지막 챙겨주는 제 생일일

지도 모른다며

C#3 주방 (새벽)

 병색이 완연한 순재, 앞치마를 두르고 서툰 솜씨로 미

역국을 끓이고 있다.

 물 붓고, 맛보고 다시 간장 넣고 갸웃거리는

 이때 문희가 눈을 비비며 나와 보고 놀라는

문희 (OFF) 병든 몸을 이끌고 새벽부터 미역국을 끓이는 모

습을 보았습니다..

 순재, 허여멀건한 미역국을 문희에게 먹여주는

 문희, 감격해서 국을 먹는

C#4 주방 (D)

 문희, 식탁에 앉아있고 순재, 대야놓고 무릎꿇고 문희

의 발을 닦아주고, 문희 눈물 글썽이는 모습 위로

문희 (OFF) 그리고 제 발을 정성스레 닦아주는 남편을 보

며 어느새 제 눈가는

순재 (OFF) 촉촉히 젖었습니다? 뭐야 이게?

 음악 뚝 끊기고 문희 놀라 보면 순재가 엽서를 들여다

보고 있다.

문희 어머 언제 왔어요?

순재 (엽서 뺏어보며) 이게 뭐야. 이거 뭐 어디서 말도 안되

는 소설을 쓰고 있어?

문희 뭐 뭐. 심심해서 써본거야 줘. (뺏는)

 이때 해미와 준하가 들어오다 보는

순재 허구헌날 드라마만 보더니만~ 아주 전국적으로 날 망

신시킬라고 작정을 했지? 내가 뭐 미역국을 끓이고 발을 닦아줘?

당신 방송에 이런 거짓말 보내면 이거 범죄야! 사기라구 사기! 알

아? 무식한 할망구 뭘 알아야 말이지.

문희 안보내 안보내! 누가 보낸대? (엽서 뺏어서 박박 찢

는)

순재 (표정)

준하 엄마.. 왜 그래요?

순재 (톤 좀 줄어) 쓸려면 제대로나 쓰던가 말이야.. 뻥은

왜 치냐구.

문희 제대로 쓰라구? 제대로 써볼까? 남편한테 식모 취급

받으면서 평생 무시당하고, 단 한번 생일날 챙겨준적도 없고, 지금

도 무식하다고 구박만 받고 있다고, 쓸까? 어? 그럼 속이 시원해?

순재 (표정) 왜 또..

문희 누가 진짜 보낸댔냐구! 그냥 써본거야 그냥! 내 꿈! 내

꿈이라서!

 심심풀이로 글 몇줄 자격도 없어? 나는? 허이구 이 놈

의 팔자야! (울컥하며 방으로 들어가는)

순재 저.. 자기 팔자가 어떻다구 툭하면 팔자 타령이야?

준하 아버지. 뭔진 모르겠지만 왠만하면 비위 좀 맞춰 드리

세요. 오늘 생신인데.

순재 아니 내가 뭐!

해미 아버님. 일년에 딱 하룬데, 기억 하셨다가 선물도 좀

사주시고, 데이트도 하시고 그럼 좋잖아요. 어머님 하루만 대접 받

으셔도 일년 내내 되새기며 좋아하실 분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우

세요?

준하 엄마 섭섭하게 하지 마세요 좀.

순재 섭섭하긴 다 늙어서.. 새삼 뭐 그렇게 바라는 게 많아.

애야 뭐야?

해미 애가 아니라 여자라서 그렇죠. 여자는 100살 노인이라

도 여잔데요. (웃는)

순재 여자? 여자~ 하이고 참 여자~ (기막힌 표정)

씬/14 순재방 (D)

 문희가 누워 있는데 준하가 문을 여는. 순재가 준하와

해미에게 떠밀리며

 들어온다.

순재 아 왜 이래? 얘들이.

준하/해미 (눈짓하며 뭐라고 하고 문 닫는다)

문희 (힐끔 보고 표정)

순재 나 원. (하고) 아 일어나.

문희 (?)

순재 일어나 옷 입어.

문희 (고개 드는) 왜?

순재 아 뭐. 심심해 죽겠다며. 나가서 영화 보고 밥이나 먹

자고.

문희 뭐...? (하다) 됐어. 옆구리 찔러서 절 받기 필요없어.

순재 아 이건 뭐 안 해주면 안해준다 난리, 해주면 필요없

다 난리, 어떡하라는거야? 이 일어나 일어나! 애들 보기 챙피하지

도 않아? (문희 잡아끄는)

문희 왜 이래~ (밀치는)

순재 (확 밀려나 장롱에 꽝 부딪치는) 아 씨 진짜! 일어나!

 무조건 일어나! 일단 나가! 일어나 글쎄!

문희 아 정말~ (둘, 짜증내며 실랑이하는)

씬/15 교실 (D, 야외)

 수업 마치는 종 울리고, 애들 가방 던지고 튀어나가고

난리인

 윤호는 창밖으로 도망가고, 찬성이 윤호 부르면서 쫓

아간다.

 범, 멍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범 (OFF) 설마 유미가 진짜 스파이..? 아니 그런게 아니

라도 합기도 유단자 쯤은 확실한 거 같은데... (하다 머리 찧으며)

아 씨. 틀림없어. 괜히 붙었다 개망신 당할 꺼야. 어떡하지..?  어떡

하지?

민호 범아. 가자.

범 어? 어. (하다) 저기.. 민호야. 나 유미랑 싸우지 말까?

민호 뭐? 진짜?

범 어. 유미 기지배는 얄미운데, 니가 워낙 싫어니까.. 널

위해서.

민호 범아! (감격해서 끌어안는) 진작 그러지~

씬/16 유미반 앞 복도 (D, 야외)

 유미, 민호가 이야기하고 있고 범이 약간 떨어져 있는

민호 범이가 할말이 있대. 범아.

유미 (꼬나보는)

범 (헛기침하고) 음.. 내가 너한테 좀 심했던 거 같아. 우

리 한판 뜨기로 한거, 그냥 없었던 일로 하자. 민호 앞에 두고 너

랑 싸우기 싫어.

유미 그게 아니라 질 거 같아서 무서워진거겠지?

범 뭐.. 뭐? 하.. (어이없는 듯 웃고) 야, 잘 들어. 민호가

하두 부탁하고, 또 너 맞고 울고불고 할게 불쌍해서 한번 봐줄려

고 한거야 알어?

유미 글쎄.. 그러니까 한판 떠서 누가 울고불고 하는지 보자

고.

범 하... (어쩔 수 없이) 그래 좋아.. 그래.

민호 유미야. 그만 화해 해 어?

유미 화해할 땐 하더라도 한판 뜨고.

범 (표정)

민호 하.. 몰라. 니들 맘대로 해! 나도 정말 모르겠다. (하고

휙 가버리는)

범 민호야.

유미 (어깨를 딱 잡는) 잠깐!

범 (돌아보는)

유미 (귀에 대고 귓속말로) 범아 그거 아니? 사람이 제대로

맞으면 입안에서 시큼한 맛이 나거든. 어떤 맛인지 궁금하지? ...

곧 알게 될꺼야. (씩 웃고 가는)

범 (표정)

씬/17 극장 매표소 (N, 야외)

 순재와 문희 뚱하게 좀 떨어져 걸어오는데 젊은 남녀

들 표 사고 있다.

순재 표 좀 끊어와.

문희 난 몰라. 당신이 끊든지. (의자에 앉아버리는)

순재 거.. 여기까지 와서 퉁퉁.. 꼴보기 싫어. 에이. (매표소

쪽으로 간다)

 순재, 기웃거리다가 매표창구 줄에 선다.

 디졸브로 순재 차례 되는

순재 아가씨 영화 좀 볼라 그러는데..

직원 번호표요.

순재 번호표?

직원 안 뽑으셨어요? (가리키며) 저쪽에서 번호표 뽑고 위

에 숫자 뜨면 오세요.

순재 에? (투덜거리며 오는) 아 뭐가 이렇게 복잡해? 은행

도 아니고..

문희 (의자에 앉은 채) 그런것도 모르고 극장에 오자그래

요?

순재 당신은 뭐 알았어? 쯧. 거 번호표 좀 뽑아와.

문희 아유 다리 아퍼. 당신이 뽑든지.

순재 거.. (하다) 에이. (번호표 뽑는)

 문희 뚱한 표정으로 앉아있고, 순재 번호표 들고 서 있

는데, 숫자 뜨자 얼른 간다. 문희도 쭐래쭐래 쫓아가는

직원 무슨 영화 보시겠어요?

순재 아무거나 줘요.

직원 그럼 제일 빠른걸로 드릴까요?

순재 뭐 그러든지.

문희 (끼어들며) 요즘 젤 재밌는게 뭐예요? 아가씨가 추천

좀 해줘요.

직원 글쎄요 어르신들이 재밌어하실게..

순재 아 됐고, 그냥 젤 빠른 걸로 두장 줘요.

문희 (째리는)

직원 5분후에 시작하는게 젤 빠른데, 좌석이 떨어져 있거든

요.

문희 아 그럼..

순재 (O.L) 상관없어. 아무거나 줘요. (돈 내미는)

문희 (표정)

순재 (표 받으며) 팝콘도 번호표 뽑아야 돼?

직원 아뇨. 그냥 사시면 돼요.

순재 이봐. 팝콘 좀 사와.

문희 당신이 사든지. (삐져서 가는)

순재 저 할망구 저.. (하고) 에이. (팝콘 사러 간다)

씬/18 상영관 안 (N, 야외)

 영화 상영하고 있는데 문희, 순재 통로를 사이에 두고

따로 따로 앉아있는

 문희가 순재의 뒷줄에 앉아있다.

문희 (맘에 안 드는) 이럴꺼면 영화관에 왜 왔어? (투덜대

는)

순재 (팝콘 먹으며 영화보고 있는)

문희 (얄밉게 보다가 순재 어깨에 손을 내밀며 조용하게) 나

도 팝콘 좀 줘.

순재 당신이 사먹어.

문희 뭐? 좀 줘. (뺏으려고 하자)

순재 이거 왜 이래? (안 뺏기려다 팝콘 흘리고)

관객들 뭐야.. (웅성거리며 짜증내는)

순재 (가라고 마구 눈짓하는)

문희 (어쩔 수 없이 조용히 하는데) 치사한 영감탱이..

 (보다가 순재 의자를 발로 뻥뻥 차는)

순재 (흔들리는 바람에 팝콘 먹다 손가락 깨물고) 아! (순

간 큰소리) 이 할망구가 왜 이래!!

관객들 아 뭐야.. / 조용히 좀 합시다.

문희 (목소리 낮추고) 팝콘 하나를 안 주냐 이 심술탱이야?

순재 (목소리 낮추고) 할망구 식탐은 진짜. 자 먹어. 먹어.

(신경질적으로 팝콘 뒤로 넘겨주는)

문희 됐어. (고개 돌리고 팝콘 밀려는게 순재 머리를 민다)

순재 (열 받아) 아 씨 이 할망구가 진짜! (팝콘을 막 던지는)

문희 왜 이래! 하지 마!

관객들 (화난) 아 거 진짜! / 조용히 좀 하세요! / 뭡니까?

문희 아 씨.. (열 받아 확 나가버리고)

순재 저 저.. (따라 나가는)

씬/19 아파트 거실 (N)

 신지가 소파에 앉아 맥주 마시며 티비 보고 범과 민정

이 이야기하고 있는

민정 테잎 몇개 줄테니까 니가 보고 판단해봐. 선생님보단

니가 방송반 고참이잖아.

범 에..

민정 잠깐만.. (테이블 밑을 뒤지는)

 범이 멍하니 서서 딴 생각하는 

유미 (OFF) 범아 그거 아니? 사람이 제대로 맞으면 입안에

서 시큼한 맛이 나거든.

범 (표정에)

C# 상상 - 크로마키

 유미, 이얍~ 하더니 손날로 맥주병을 확 깨부수고는

 휙 공중제비를 돌더니 날라차기하는데 범, 얼굴 맞고

쓰러지는

범 (OFF) 김범. 이건 내 상상이야. 아무리 그래도 내가 덩

치가 있고 난 남잔데, 내가 왜 맞아? 그래, 긍정적인 상상을 하자.

 난 강유미를 이길 수 있어. (벌떡 오뚜기처럼 일어난

다)

 덤벼 강유미 얍!!

 범이 멋지게 발차기를 하는데, 유미 맞고도 아무렇지

도 않은

유미 뭐야, 이게 다야?

범 뭐...?

유미 다시 내 차롄가? 이얍~ (하더니 완전 돌려차기를 하

고)

범 (나가떨어져 뻗어버리는) 하..

 범, 딴 생각하느라 멍한 채로 소파에 털썩 앉는데 앉

고 보면 신지 무릎 위인

신지 (놀라) 야.. 너.. 왜 이래?

범 에? (그제야 돌아보고) 어 죄송해요. (하고 단소파에

앉는데 테잎 고르는 민정 무릎에 앉는)

민정 아야!

범 어? 어.. 죄송해요.

신지/민정 (표정)

범 (민정 테잎을 받고) 이거예요? 가져가서 볼께요. 안녕

히 계세요. (나가는)

민정 범아, 테잎 더 있는데..

신지 뭐야? 저거 일부러 모른척 무릎에 앉은거 아냐 저거?

(인상 쓰는)

민정 쟤가 왜 저러지?

씬/20 레스토랑 (N, 야외)

 순재, 문희, 뚱한 표정으로 각자 메뉴판 보고 있다. 웨

이터가 온다.

웨이터 주문하시겠습니까?

순재 (메뉴판 던지듯 주며) 그냥 제일 빨리 되는걸로 두개

줘요.

 빨리 먹고 집에 가게.

문희 (표정)

웨이터 그럼.. 스테이크로 드릴까요? 티본 어떠신지.

순재 아무거나 글쎄. 줘. 바짝 익혀서.

문희 난 다른 거 먹을꺼야.

순재 대충 먹어!

문희 왜. 생일날 먹고 싶은것도 못 먹어? 난 다른 거 먹을꺼

라구.

순재 아 그럼 먹어. 먹어. 골라봐. (하고 중얼중얼) 봐봤자

뭔지도 모르면서.. 시켜주는거나 먹지..

문희 (확 노려보며) 이거 주세요.

 컷 튀어  순재, 스테이크 썰고 있고,

 문희 에스까르고(달팽이요리) 먹느라 기구 들고 고생

하고 있다.

순재 먹을 줄도 모르면서.. 그냥 스테이크 시키라니까.

문희 왜. 맛있는데 왜. (탕탕거리다 휙 튀어서 순재 얼굴에

달팽이 띡 맞는)

순재 (짜증) 에이 진짜! 뭐하는거야!

문희 어머 미안. (하면서도 웃는)

순재 웃음이 나와? (닦으며) 그러게 알지도 못하는 요릴 뭐

하러 시켜?

 그런다고 격이 올라가?

문희 그러게. 남편이 평생 한번이라도 좋은 걸 사줬어야 이

런 걸 먹을 줄 알지.

순재 으유.. 무식한 할망구.. 챙피해서 원..

문희 챙피한데 왜 데리고 나와? 누가 나가쟀어?

순재 시끄러. 입 다물고 먹기나 해.

문희 (표정)

순재 (중얼중얼) 이거는 뭐.. 데리고 다닐만해야 데리고 다

니지.

 아무데서나 언성 높이고 먹을거나 밝히고..

문희 (목에 건 냅킨을 확 내던지는) 나 갈래.

순재 어딜 가? 먹다 말고?

문희 무식한 할망구 집에나 처박혀있어야 어울리지. 혼자

실컷 드슈.

 (가방 들고 확 나가버리는)

순재 저 할망구가 진짜! 이리와! 이리 안와? 빨리 와!! (하

다 따라나가는)

  

씬/21 거실 (N)

 문희가 쿵쾅거리며 들어오고 잠시후에 순재가 따라들

어오는

 민호가 방에서 나오는

민호 오셨어요?

문희 (문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민호 (표정. 순재 보고) 오셨어요?

순재 에이 저 저. 꼴보기 싫어. 야, 물이나 좀 떠와!

민호 (표정)

씬/22 민호윤호 방 (N)

 시계 8시 다 되가는. 초침소리 엄청 크게 들리고

 범, 시계 보고는 책상에 앉았다 일어났다 왔다갔다 좌

불안석이다.

범 (OFF) 미치겠다. 어떡하지? 아프다 그럴까? 아냐. 멀

쩡하다가 갑자기 왜 아퍼? 뻥인 줄 다 알꺼야. 어떡하지? 아 미치

겠다. (하는데)

 이때 민호 들어오는

민호 너 안 가? 시간 됐는데.

범 저기 민호야..

민호 응?

범 니가 정 싫으면 나 유미랑 싸우지 말까? 그게 좋겠지?

민호 됐어. 내가 말린다고 무슨 소용있니.

범 어...?

민호 서로 맺힌 게 많을 땐 한판 붙고 푸는게 더 좋을 수도

있어.

 심리학측면에서. 그래서 난 너희 싸움을 긍정적으로

보기로 했어.

범 (당황) 어...?

민호 시간 다 됐는데. 가야지. (하고 나가는)

범 (표정)

씬/23 거실 (N)

 

 순재가 뚱하게 티비 보고 있는데 민호와 범이 나간다.

민호 할아버지 저희 잠깐 나가요.

순재 다 나가? 그럼 집에 아무도 없어?

민호 할머니 계시잖아요.

 민호 나가고, 범 도살장 끌려가는 소 마냥 나가는

 순재, 티비 보고 있다가 심란한지 리모콘을 끄고 일어

나는

씬/24 순재방 (N)

 문희, 뚜하게 앉아서 티비 보고 있는데 순재가 들여다

보는

 문희, 힐끔 보고는 다시 티비 보는

순재 뭐해..? 드라마 봐? 나와서 보지?

문희 .....

순재 둘 밖에 없는데 뭘 방방이 티비 틀어놓고 전기 낭비하

냐구. 나와서 봐.

문희 참. 어쩌면 저렇게 말하는 뽄새 하군..

순재 뭐..?

문희 미안하면 미안하다. 화해하고 싶으면 화해하고 싶다.

 좀 솔직하게 말을 해봐. 뭔 뚱딴지같이 티비 타령이야.

순재 (무안한 듯 있다) 그래, 나 이런 놈인 줄 몰라? 모르면

서 40년을 넘게 살았어? 그만하면 그냥 그런 놈이구나 하고 단념하

고 살때도 됐는데, 뭐 그렇게 평생 불만이 많은거야..?

문희 .... 하..

순재 나는 뭐 이런 놈이고 싶어서 이런 놈인가? 타고 난걸

어떡해? 배운게 그거밖에 없는 걸 어떡하냐고? 나도 미국놈으로

태어나서 미국식으로 배우고 자랐으면 여편네 머리 감겨주고 닭

살 돋는 짓도 잘 해줬겠지만.., 난 이순잰 걸 어떡해? 이렇게 멋대

가리 없이 70년을 살아온 놈인데 뭘 어떡하라고.

문희 (표정)

순재 .....

문희 (눈물이 나는지 갑자기 눈물 훔치는) 알았어요. 알아.

누가 모르나. 됐어.

순재 .....

문희 잘 안다구.. 그냥 해본 푸념이야..

순재 ... (보다가 갑자기 문희 손목을 잡는) 일어나봐.

문희 (표정)

씬/25 거실 (N)

 문희, 수줍고 민망해하는 표정에서 카메라 빠지면

 순재,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장면처럼 문희의 머리

를 감겨주고 있는

 M.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 노래 잔잔하게 흘

러 나오고

종신 (OFF) 비록 아프리카가 아닌 찬 마룻바닥에서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전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여자였습니다. 하지만 닭

살 돋아 두번 다신 못할 거 같네요. 평생 잊지 못할 생일 선물 해

준 순재 도련님. 고마워요. 라고 쓰셨네요.

문희 힘들지 않어?

순재 애들한테나 얘기하지마. 얘기하면 나 한강다리 가서

뛰어내려버릴꺼야.

 순재, 문희의 머리 감겨주는 모습에

 둘의 뒷배경이 멋진 석양이 깔린 아프리카로 바뀌고

(C.G)

 마치 아프리카의 평원에서 머리를 감겨주고 있는 모습

처럼 보인다.

종신 (OFF) 낙타는 긴 여행 끝에 혹의 지방을 다 쓰고 평평

한 등으로 죽는다고 합

 니다. 사랑도 마찬가지, 죽는 날까지 아끼지 말고 최선

을 다해서 다 쓰고 가

 야하지 않을까요..?

씬/26 학교 운동장 (N, 야외)

 유미, 범이 서로 마주보고 있고 주변에 찬성, 민호 포

함한 몇몇이 구경하는

범 (OFF) 범아. 쫄지마. 넌 잘할 수 있어. 여자야. 저걸

봐.

 저 작은 몸으로 어떻게 나를 이겨? 난 남자야. 쫄지 마.

유미 꾸물거리지 말고 시작하자. 이얍! (하며 허공에 발 차

는데)

 갑자기 범에게 강풍이 휘이익~ 불어온다.

범 (놀라는 표정에 OFF) 미치겠다. 헛발질인데도 엄청 쎄

다.

 난 개망신 당할 게 확실하다..

유미 밥은 먹고 왔냐? 이빨 성할 때 많이 먹었어야 되는건

데..

범 기지배가 입만 살아갖고.. 넌 나한테 한 주먹꺼리도 안

돼.

 라고 말하는 얼굴 옆에 말풍선 달리는

 <말풍선 - 민호야 나 무서워. 좀 말려줘>

 범, 민호 보는데 민호, 무덤덤하게 있고

유미 어디 언제까지 기집애 소리 하시는지 보자구.

범 너 진짜 엄청 까분다. 입으로 싸울래? 그만 나불대고

덤비시지.

 <말풍선 - 얘들아. 말려달라니까>

 범, 애들 보는데 다들 구경꺼리에 신이 난

유미 좋아 어디 몸 한번 풀어볼까? (손 꺾기 하는)

범 (표정. 자기도 마지못해 자세 취하는)

 <말풍선 - 얘들아 제발.. 제발 살려줘~>

유미 좋아. 자 간다~ 이얍~~~ (붕 떠오르는데 순간 스틸)

 <말풍선 - 에라이!>

 갑자기 범, 미친듯이 도망가는

 유미, 그냥 바닥에 떨어져 착지하고

찬성 뭐야. 저거 토끼는거야?

유미 하.. (황당)

민호 범아!!

씬/27 몽타쥬 (N, 야외)

C#1 길거리 - 범, 전속력으로 막 뛰어가는

성우 (NA) 범이는 달리고

C#2 공원 - 범, 사람들 사이를 요리조리 피하며 달려가는

성우 (NA) 달리고

C#3 대로변 - 차가 씽씽 달리는데 인도를 미친듯이 뛰어가

는 범

성우 (NA) 또 달렸다.

C#4 한강 다리 - 범이 한강다리 위를 달리고 있다.

성우 (NA) 그러다 마침내,

 범, 달리다가 갑자기 딱 멈춰서고는 표정

성우 (NA) 이렇게 도망쳐서 개망신 당하는 것과 맞아서 개

망신 당하는 것이 뭐가 다른가.. 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범이 허망한듯 뒤를 휙 돌아보는 모습.

 바람에 머리 휙 날리고, 범이 멍한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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