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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거침없이 하이킥] 13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9.07|조회수1,307 목록 댓글 0

131 회 ㅣ 2007-05-18

- 131회 -

씬/1 몽타쥬 (N, 야외)

 긴박감이 느껴지는 짧은 컷들

 (민용이나 윤호나 정체불명의 남자들은 얼굴이 정확

히 안보여도 됨)

C#1 비가 쏟아지고 번개가 치는 도시 전경

C#2 골목길 -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남자의 실루엣 (민용

임)

C#3 유미집 앞 - 바닥에 고인 물을 튕기며 도망가는 정체불

명 남자들의 다리들

C#4 다른 골목길 - 뛰어오다 남자와 강하게 부딪치며 넘어

지는 윤호

C#5 비오는 거리 일각 - 무언가를 바라보는 공포에 질린,

또는 독기가 서린 유미의 표정

C#6 총구에서 총알이 발사되는 슬로우

C#7 유미집 마당 - 피가 흥건히 묻은 민용의 손바닥. 손이

가늘게 떨리는

C#8 비가 쏟아지는 유미집 앞의 스산한 풍경에서 F.O

씬/2 여학생 교실 앞 복도 (D, 야외)

 민용이 몽둥이 들고 걸어오고 있다.

 지나가던 여학생 몇이 눈치보며 인사하는데 쳐다보지

도 않는

씬/3 여학생 교실 (D, 야외)

 민용이 문을 확 열고 들어오자, 떠들던 학생들 조용해

지는

 혜미, 뒤에서 책상에 올라가 창밖 내다보며 제일 큰소

리로 떠들고 있는

혜미 어이 짜리.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지? 함 뜨자 그래

~ 어~

아이들 (혜미 다리 붙들고 내려오라고 사인주는)

혜미 아 놔봐 좀.

민용 나혜미. 너야말로 간이 배밖으로 튀어나왔지?

혜미 (돌아보고 놀라 얼른 앉으려다 넘어지는)

민용 이 자식이 이거.. (오는데)

혜미 잠깐만요 선생님!! 저보다 유미를 먼저 잡으셔야 될

거 같은데요!

민용 뭐?

혜미 (창밖 가리키며) 강유미 지금 땡땡이 까고 도망가거든

요? 보이시죠?

민용 (창밖으로 확 고개 내미는)

 유미가 가방 들고 뛰어가고 있다.

민용 저게 저..! 강유미! 너 어딜 튀어?!!

유미 (돌아보고는 혓바닥 내밀고는 마구 뛴다)

민용 이게 종례를 제껴? 너 오늘 죽었다! (몽둥이 들고 창밖

으로 뛰어내리는)

여학생들 와~~ (창밖으로 내다보며 응원하는)

혜미 아싸 미친개 화이팅! (하다 민용이 돌아보자 얼른 입

막는) 선생님 화이팅!

씬/4 학교 운동장 (D, 야외)

 남학생들, 배구공박스 들고 교실쪽으로 들어가고 있는

 유미가 가로질러 뛰어가고 민용이 쫓는

민호 유미야 어딜 가?

민용 강유미 (하다 배구공 박스에 걸려 넘어진다)

남학생들 어~ / 선생님 괜찮으세요?

민용 (널부러진채) 야 강유미 잡어!! 못 잡으면 니들 죽을

줄 알아!

 범, 찬성, 승현이 얼결에 유미를 막고 쫓는데

 유미, 범을 보자 당수포즈를 취하자 범, 놀라 몸 사린

다. 유미 범을 제치고,  찬성 앞에 나타나자 유연한 포즈로 허리 숙

이며 피하고, 뒤에서 쫓는 승현이 옷 잡는데 손목 잡고 꺾어 떼고

는 멀찍이 따돌리고 정문 밖으로 도망간다.

민호 유미야~ 유미야 어딜 가?

민용 너 거기 안 서?! 진짜 죽을래?

유미 (OFF) 죄송해요~ 제가 중요한 일이 좀 생겨서요~

찬성 하 기집애 대따 빠르네.

승현 발에 모터를 달았나?

범 왜 튀는거지?

민호 유미 어디 가는거야 삼촌?

민용  내가 아냐. (씩씩거리며) 저거 진짜..

씬/5 주방 (D)

 도우미가 준이 업은 채 국을 떠주고 순재, 해미, 준하

가 밥을 먹는

순재 어딜 가? 영어 학원?

해미 네. 오늘부터 영어학원 다니신다 그러더라구요. 회화

하신다구.

순재 다 늙은 할망구가 영어는 배워서 뭐할라구?

 참 할일 없으니가 별짓을 다 하는구만.

준하 다음달에 준식이 결혼식요. 우리 다 미국 가야 되잖아

요.

해미 네. 그때 망신 당하기 싫다고 기초회화라도 배워노신

다고.

순재 미국 가면 뭐. 미국 가면 누가 자기보고 영어하라 그럴

까봐?

 어차피 우리가 데리고 다닐껀데 뭐할라고. 애까지 내

팽개치고..

준하 미국인 남자 꼬실려 그러시나보죠 뭐.

순재 자식이. (숟가락으로 때리는)

 이때 문희가 들어온다.

문희 굳 애프터누운~

해미 등록하셨어요?

문희 했지~ (신나서) 영기엄마랑 같이 등록했어. 나 왕초보

회화반~ (브이자 그리며 흔드는)

준하 와~ (박수치는) 나문희 여사님의 학구열에 존경을 표

합니다.

문희 여보, 나 영어학원 다닌다.

순재 들었어. 먹고 할일이 없어서 아주 심심해 죽겠는 모양

이지?

문희 나만 영어 못하면 챙피하잖아. 얘들도 다 잘하고, 당신

도 잘하고, 고모네 식구들이야 몇년 살았는데 오죽 잘할까. 나만

벙어리같이 입 다물고 다니기 싫단 말야.

준하 이 사람은 잘하지만 전 잘 못해요. 아버지도 잘 못하실

테고.

해미 아버님이 왜? 아버님 영어 엄청 잘하시잖아.

순재 (표정)

준하 아버지가?

문희 그래 얘. 니 아버지 영어 잘해. 예전에 미국사람 집에

가서도 잘 했잖니.

준하 그랬나?

순재 (대꾸없이 밥만 먹는)

준하 아버지 영어 진짜 잘하세요?

순재 너보단 잘 한다. 왜?

준하 진짜요? 뭐야 그럼 나도 영어공부 좀 해야 되나. 망신

당하게 생겼네.

순재 (해미 보며 OFF) 난 영어 잘한다고 한 적 없는데 쟤는

왜 맨날 날 띄우고 오바야? 아 씨.. 나 영어 되게 못하는데...

씬/6 민정차 안 (N, 야외)

 민정이 운전하고 민용이 옆에 타고 가고 있는데 민용

핸드폰을 계속 하는

민용 안 받아 이 자식이 이거.. 진짜.. (확 덮는)

민정 유미요? 진짜 무슨 급한 일 생긴 거 아녜요?

민용 급한 일은 무슨 급한 일? 지가.

민정 전화도 안 받는 거 보면 무슨 사정이 있는 거 같은데.

민용 이거 어디서 또 고스톱 치고 있는거 아냐? 하 진짜..

민정 이선생~ 요즘엔 나보다도 권위가 안 서시는거 같네.

 여자애들을 그렇게 장악을 못하시나? 난 남학생들도

꽉 잡았는데.

민용 어이구 그러세요?

민정 네~ 그래요~

민용 근데 왜 이윤호와 염승현은 오늘도 오토바이를 타고

학교에 왔을까?

민정 정말요? 둘이 또 오토바이 빌렸어요?

민용 이거봐. 알지도 못하지. 내가 키 압수했어. (주머니에

서 키 두개 꺼내 글러브박스에 넣는) 이번엔 절대 주지마요.

민정 (혓바닥 내밀며) 헤.. 네~

민용 (창밖을 보며) 날도 더운데 우리 모밀국수나.. (하다

표정) 저 저!!!

민정 왜요?

 유미가 옷가게에서 옷 고르고 있는게 보인다.

민용 강유미 저거 저럴 줄 알았어! 차 돌려요! 차 돌려!!

민정 차선 못 바꿔요.

민용 돌려봐 빨리 좀~ (운전대를 잡고 돌리려는)

민정 어 어 위험해요~

 뒤에서 빵빵거리자 민용이 운전대 놓는.

 유미 모습이 멀어진다.

민용 아 씨 저거..!! (앞 좌석 발로 차며) 하 저게 진짜 날 뭘

로 보고.

 좋다 강유미 어디 내일 보자.

민정 아~ 난 학교 다닐때 미친개 같은 담임 있었으면 무서

워서 자퇴했을꺼야~

민용 허이구 무서워? 맨날 저 갖고 노시는 분이 무슨 그런.

민정 (크크 웃는)

씬/7 영어학원 외경 (N)

씬/8 학원 강의실 (N, 야외)

 문에 <왕초보 회화반> 붙어있고

 주로 40대 이상의 주부들이 앉아있다.

 문희와 영기엄마, 그 속에 끼어 있는

강사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What is your name? What is

your name?

원생들 (어색한 발음으로 따라하는) What is your name?

강사 자 어머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문희에게) What

is your name?

문희 에? 어우.. 어우.. (부끄러워하며) 아우 난 몰라요~~

원생들 (웃고)

강사 제일 쉬운건데. My name is..?

문희 (얼굴 감싸고) 문희요..

강사 그럼 My name is 문희 하시면 되겠네요. 영어공부하

실 때 제일 중요한 건 자신감이예요.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크게 해

보세요. What is your name?

문희 (떠듬떠듬) My name is.. 문희..?  (부끄러워하고)

강사 very good~

영기엄마 (작게) 자기 발음 좋다.

문희 정말? 아우~ (좋아하는)

씬/9 다음날 거실 (D) + 주방 (D)

 문희가 나물 다듬으며 기초 회화책 놓고 중얼중얼하

고 있는데 순재가 신문 들고 온다.

순재 나 녹차 좀 한잔 줘.

문희 어~ (주전자 물 올리면서 중얼중얼) My husband is

a doctor. My son is a teacher.

순재 (식탁 의자에 앉아 신문 보며) 얼씨구 신났네.

문희 여보, 체육교사를 영어로 뭐라 그래?

순재 (순간 당황) 뭐?

문희 체육교사. 식구들 소개하는 연습해보게.

순재 (표정 off) 체육? 체육이 뭐지? 체육???

문희 응? 체육이 뭐야?

 이때 해미가 거실쪽에서 온다.

순재 어.. (대충) 스포츠 티처..

문희 스포츠 티처? 아 그게 체육교사야~? 마이 썬 이즈 어

스포츠 티쳐!

해미 (기막혀) sports teacher요? 어머님 아니예요~~

순재 (돌아보고 놀라는)

문희 아니야?

해미 체육이면 physical education이라 그러죠.

gymnastics라고도 하고요.

순재 (표정)

문희 에? 짐 뭐..? 뭐가 그렇게 어려워?

해미 gymnastics teacher.. my son is a gymnastics

teacher 하시면 돼요.

문희 어렵다. (순재보고) 스포츠 티쳐라며?

순재 (표정) 내가 언제.. 귓구멍이 막혔나.

문희 스포츠 티처라 그래놓고?

순재 거 물 끓네! 녹차 타 얼른.

해미 (흘끔 보고 웃으며 물컵 들고 나간다)

순재 (off) 짐.. 뭐?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다.

문희 (녹차를 타다가) 아, 그럼 준하는 뭐라고 해야돼?

순재 뭐.. 뭘 뭐라 그래?

문희 주식투자 상담가. 그거.

순재 (표정 off) 주식 투자 상담가?

 준하 신문 보고 해미, 물컵 들고 안다가 목소리가 들리

자 쫑긋하는

 

준하 왜?

해미 쉿. (하는)

문희 주식투자 상담가가 뭐냐고.

순재 (당황. off) 주식투자 상담가? 그게 뭐지? 뭐지? 주식

이.. 뭐였지..?

문희 큰아드님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하면 뭐라고 해야 되

냐고? 당신 몰라?

순재 (얼버무리는) 코스닥 세일즈맨..

해미 (물 마시다 푸 웃는)

준하 뭐? 내가 코스닥 세일즈맨?

문희 어? 뭐라고? 코 뭐?

순재 (안들리게 일부러 뭉개는) 코스닥 세일즈맨.. (하고 녹

차 뺏어들고) 내놔.

 얼른 순재방으로 가는

문희 크게 좀 얘기해봐. 못 들었어. 코 뭐?

 순재가 나오다가 준하와 해미가 큭 웃는걸 본다.

준하 아버지, 저 코스닥 세일즈맨 아니예요. stock broker라

고 불러주세요~

준하/해미 (웃는)

순재 (표정) 뭐. 뭐 뭐. (하고 들어간다)

해미 오우 놀랍다. 나 아버님 영어 굉장히 잘하시는 줄 알았

는데?

준하 내가 아니라 그랬잖아. 우리 아버지 영어공부하시는

걸 평생 본적이 없는데.

해미 진짜 잘 못 하시나보네. 그래도 스포츠 티쳐는 좀 심하

다~ 으흐흐흠~

씬/10 순재방 (D)

 순재가 문 앞에 서서 엿듣고 있는데 준하, 해미 웃는

소리 들린다.

순재 에이 씨. 저 놈의 할망구 왜 쓸데없는 걸 자꾸 물어봐

서. 이게 무슨 개망신이야! (침대에 앉았다가 표정)

순재 (off) 체육교사가 뭐라고? 짐...  짐... ?? 증권 투자가..

스탁... ????

 순재 얼굴 옆에 < 체육교사 ???? teacher  증권투자상

담가 stock ??????> 자막 뜬다.

순재 (멍하니 생각해보다가) 모르겠다 젠장. (벌렁 눕는)

씬/11 여학생 교실 (D, 야외)

 문이 탕 열리고 민용이 문가에 서는

 여학생들 혼비백산해서 자리에 앉는

민용 강유미.

유미 (거울 보고 있다가) 네?

민용 따라와. (나간다)

유미 하.. (골치아프다는 표정)

혜미 아싸 너 오늘 제삿날이구나. (주먹 쥐고 신나하는)

유미 까불어라 목돌이. (째리고 나가는)

씬/12 교무실 (D, 야외)

 민용이 앉아있고 유미가 그 앞에서 최대한 애교를 떨

고 있다.

유미 선생님~ 어젠 그럴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어요~ 한

번만 봐주세요~ 네?

민용 .....

유미 선생니임~

민용 부모님 모시고 와. 내일까지.

유미 선생님. 제가 이유를 다 밝힐수가 없는 입장이란 거 예

전에 말씀드렸었는데.

 설마 잊으신 건 아니죠?

 (하고 민용 귀에 대고) 간첩이요.. 간첩.. 저 스파이라

고..

민용 ....

유미 어제도 중요한 일이 있었어요. 국가기밀이라서 밝힐수

는 없지만..

민용 옷 사 입는게 국가기밀이야?

유미 에?

민용 다 봤어 이 자식이. 누구를 속일라구! (귀를 잡아땡기

는)

유미 아.. (헤 웃는) 아.. 보셨구나.. 어떻게 보셨지..?

민용 이자식이 이거. (몽둥이로 머리 툭 치는)

유미 근데 제가 중요한 볼일을 다 보고 옷 사러 간거거든

요. 진짠데.

민용 어제 일 말고도 상담할 거 많아.

 집 전화 하니까 안되더라. 어머니 핸드폰 번호 뭐야?

유미 (표정) 엄마 지방 공연 가셨어요. 지금 부산에 계시는

데.

민용 그럼 아버지 핸드폰.

유미 아빠요?

민용 번호 뭐야. (핸드폰 들고 번호 찍으려는데)

유미 아빤 곤란한데.. 선생님. (귀에 대고) 생각해보세요.

 제가 스파이면 당연히 아빠도... 아시겠죠?

민용 .....

유미 이건 정말 진짜거든요.

민용 그래서.

유미 네?

민용 그래서. 간첩은 학부모 아니야?

유미 네?

민용 간첩은 자식 일에 무관심해도 돼?

 간첩은 딸이 전교 꼴지를 하던 땡땡이를 치던 신경 안

쓰이시냐고.

유미 아니 아빠는 바쁘셔서 학교 올 시간이...

 진짜 집에서도 볼 시간이 없는데요? 새벽에 들어왔다

아침에 나가세요.

민용 그럼 아침에 만나면 되겠네.

유미 선생님.. 저 땡땡이 깐거 아빠 아시면 곤란한데..

민용 얼른.

유미 하.. (울상으로 핸드폰 번호 어쩔 수 없이 찍는)

민용 넌 나가서 토끼뜀 10바퀴 뛰고 들어가.

유미 (표정)

씬/13 순재 진료실 (D, 야외)

 순재가 가운을 벗고 나가려고 하다가

순재 (OFF) 가만.. 가만.. 이거 생각할수록 심란하네.

 저 할망구는 영어공부를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진짜 다음달에 미국에 가면... 내 꼴이 어떻게 되는거

야? 설마..

 순재, 문고리를 잡고 상상하는

씬/14 상상 -  교회 앞 또는 공원 일각 (D, 야외)

 미국인 신랑과 멋들어진 모자를 쓴 문희, 양복 입은 순

재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문희 (성우 더빙으로 영어 유창하게 하는. 영어 + 자막) 나

는 신부의 숙모예요. 만나서 반가워요. 결혼 축하하구요.

미국인신랑 (영어 + 자막)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문희 (영어 + 자막) 당신도 인사해요. 이 사람은 내 남편. 신

부 큰아버지예요. 우리 다 결혼식 볼려구 한국에서 여기까지 왔다

우.

미국인신랑 (영어 + 자막) 어우 정말 고생하셨겠네요. 오신김에 관

광하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요. (하며 순재에게 악수 청하는데)

순재 (묵묵) ...

문희 뭐라고 말 좀 해요 여보~ 당신 바보야? 벙어리야?

순재 (묵묵) ....

문희 답답해 정말.

해미 (다가와서 영어 + 자막) 아버님은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한답니다.

 답답하시겠지만 이해하세요~

 미국인 신랑과 해미, 문희 뭐라 이야기하며 크게 웃는

데,

 순재 계속 묵묵히 서 있는

씬/15 병원 현관 앞 (D, 야외)

 순재, 나오다가 상상에서 깨서

순재 안돼 안돼 그건 안돼! (생각하기도 싫은 듯 고개 젓다

가) 아니야.

 내가 아무리 영어 안한지 오래됐어도 기본이 있는데..

대학까지 나온 내가 뭐가 모자라서? 막상 가면 다 하게 돼 있어. 그

럼. 그럼!

 하다 보면 신지가 준이를 안고 눈 똥그래져서 보고 있

순재 어.. 너 왠일이냐?

신지 (인사하고) 준이 데리러.. (계속 보는)

순재 어 그래.. 어.. 어 그래. (민망해서 대충 인사하고 올라

가는)

신지 들어가세요. (하고 나가며 준이 보고) 준이야 할아버

지 요새도 맨날 저러시는구나.  어우~~ (고개 흔드는)

씬/16 교무실 (D, 야외)

 선생들 인사하며 퇴근하고 있고 민용이 핸드폰으로 전

화 걸고 있는

 신호음만 계속 가는

민용 (갸웃하며) 왜 안 받지..? 이 자식이 이거 엉뚱한 번호

알려준 거 아냐?

 이때 반장이 온다.

반장 선생님 청소 다 끝났는데요.

민용 그래. (하고) 애들 보내고, 강유미 좀 오라 그래.

반장 강유미 벌써 집에 갔는데.

민용 뭐? 하 이게 진짜.. 알았어.

 반장, 인사하고 가고,

 민용, 버튼 누르면 핸드폰에 <강유미> 뜬다.

안내 (OFF) 고객님의 전원이 꺼져있사오니..

민용 가지가지 하는구만.

 

 심호흡하고 다시 이전 번호로 전화건다.

 신호음이 들리더니 유미아빠 전화 받는다.

유미아빠 (OFF) 여보세요.

민용 아, 여보세요. 유미아버님이십니까?

유미아빠 (OFF) 네 그런데요.

민용 안녕하세요. 저 풍파고 유미 담임 이민용입니다.

유미아빠 (OFF) 네. 안녕하세요.

민용 저.. 유미 일로 좀 뵀으면 하는데 시간 내서 학교에 좀

오실수..

유미아빠 (OFF) 유미엄마랑 상의하세요.

민용 아 어머님이 지방 공연 가셨다고.. 아버님 시간

유미아빠 (OFF)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뚝 끊는)

민용 여보세요? 여보세요? (황당한) 뭐야 이거?

 민용이 다시 전화를 걸어보는데 신호음 울리고 전화

안 받는

민용 하.. (열 받아 널부러지는데)

 이때 윤호가 들어온다.

윤호 (민정에게 가서) 선생님.

민정 어 윤호야 왜~?

윤호 (작게) 제 키요.. 삼촌이 선생님 줬죠? 좀 주세요.

민정 안되는데~?

윤호 (애교떨듯) 빌린거 아시잖아요. 선생님~

민정 (민용 흘끔 보며) 키 주면 이선생님한테 내가 혼나는

데?

윤호 (작게 민정 귀에 대고) 삼촌 모르게 살짝.. 안 타요 갖

다만 주고..

민용 (확 돌아보며) 이윤호.

윤호 (깜짝 놀라는) 왜 왜?

민정 왜요? 오해하지마세요 오토바이 얘기 아니예요.

민용 이리와봐.

윤호 (눈치보며 온다) 왜..

민용 강유미네 집이 어디야? 너 알지?

윤호 유미네? 어. 왜?

민용 수업 끝나고 나랑 같이 좀 가자.

윤호 (?)

민용 (중얼거리는) 애를 학교에 맡겨놨으면 최소한의 관심

은 가져야될 거 아냐..

 (간첩...입모양으로만)? 좋아하고 있네..

 

씬/17 천둥 번개 치고 비 쏟아지는 도시 풍경 (N)

씬/18 거실 (N)

 순재가 신문 보고 있는데 밖에서 천둥소리 간간히 나

고, 범이 옷 젖어서 들어온다.

범 아 씨.. (옷 털며) 안녕하세요.

해미 (주방에서 나오며) 비 맞았구나?

범 네. 엄청 많이 와요. (화장실로 가는) 저 샤워 좀 할께

요.

 아줌마 보일러 좀 틀어주세요. (문 닫고)

순재 저거 저거..

해미 (웃으며) 왠 비가 장마처럼 와. (순재방으로 가는)

순재 (그 사이에 대화 듣고 있다가 off) 비..? 비는 rain..

(on) 그렇지.

순재 (자기 손에 들린 신문을 보는) 신문...? 신문.. 아,

news paper..? 그렇지.. news  paper. 그래 죽지 않았어..

 (안도하는 표정으로 사물들을 하나하나 살펴 본다)

 

 벽시계가 눈에 띄는

순재 (off) 벽시계..? 벽시계가 뭐더라?

 순재 옆에 <벽시계 ??> 자막 뜨는

 시선 돌리면 준이의 곰돌이 인형이 보인다.

순재 (off) 인형..? 인형.. 인형...???

 

 순재 옆에 <인형???> 뜨는

 시선 돌리면 준하가 단소파에 앉아 발 테이블에 올려

놓고 오징어 다리 입에 물고 졸고 있는게 보이는

 준하의 양말에 시선 꽂힌다.

순재 (off) 양말... 양말.. 양말?

 순재 옆에 <양말???> 뜨는

 오징어에 시선 꽂힌다.

순재 (off) 오징어.. 오징어... 오징어?

 순재 옆에 <오징어???> 뜨는

 범이 화장실에서 문을 열고

범 아줌마 비누가 없어요. 비누 좀 갖다주세요~ (문 닫

는)

순재 (off) 비누.. 비누.... 비누?

 

 순재 옆에 <비누 ???> 뜨는

 민호가 주방에서 옥수수 담긴 그릇 들고 만화책 들고

온다.

민호 (내려놓는) 할아버지 옥수수 드세요.

순재 (off) 옥수수.. 옥수수.. 옥수수?

 순재 옆에 <옥수수???> 뜬다.

 민호 보는 만화책에 시선 꽂히는

순재 (off) 만화책.. 만화책.. 만화책?

 

 순재 옆에 <만화책???> 뜬다.

 순재, 마침내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주위를 휙 둘러보

 거실 풀샷으로 순재를 둘러싼 사물들 돼지꼬리표 C.G

로 표시되고 그 옆에 이름과 물음표 뜨는

 <만화책? 옥수수? 오징어? 양말? 인형? 벽시계? 난

초? 장난감? 벽? 전화? 액자? 청소기? 소파?>

순재 (OFF) 이럴수가.. 이럴수가.. 모르겠다.. 하나도 모르

겠어 젠장!!

 괴로와 순재 얼굴을 감싸는

민호 할아버지, 왜 그러세요?

순재 하... (하다) 야, 하나만 물어보자. 양말이 영어로 뭐

지?

 내가 깜빡 생각이 안나서.

민호 양말이요? (황당한 듯) socks요.

순재 아 맞아, (무릎을 치는) 삭스.. 삭스.. (하다) 그럼 오징

어..

 하다 해미가 주방에서 나오자 얼른

순재 아니다.

민호 네?

순재 아니야 아니야..

해미 아버님 상 차렸어요. (손뼉 치며) 여보, 식사 시간입니

다~

 이윤호 빨리 씻고 나와~

준하 (벌떡 일어나는) 어, 배고파.

 민호, 준하, 해미 주방으로 가는데 순재, 혼자 괴로운

표정 짓고 있는

순재 (off) 이거 이거 진짜 장난이 아닌데.. 야 나 진짜 영어

못하는구나.

 

씬/19 주방 (N)

 문희, 해미, 준하, 민호가 밥 먹는데 순재 뒤늦게 오는

준하 윤호는?

민호 삼촌이랑 볼일 있다 그러던데.

해미 무슨 볼 일?

문희 (순재 보고) 얼른 와요.

순재 음... (앉으며) 근데 당신 영어학원 오늘도 가?

문희 가야지. 왜?

순재 이렇게 비가 오는데.. 내가 태워다 줘?

문희 응? 진짜?

준하 아버지가 왠일이세요? 그런 매너를 다 보이시고?

순재 왠일은? 내가 원래 영국신사다. 왜 이래?

해미 영국신사요? 으흐흠~~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다

~

순재 (그 사이에 생각하는 OFF) 신사..? 신사가 영어로 뭐

더라..? 신사.. 신사..?

 (하다 생각 안나자 자기 이마를 숟가락으로 치는) 아

씨 이런 젠장!!

일동 (표정)

씬/20 거리 (N, 야외)

 비가 오는데 우산 쓰고 걸어오는 민용과 윤호

민용 걔 아버지 예전에 한번 봤는데. 조각가시라며 왜 맨날

바쁘신거야?

윤호 몰라. 좀 이상해.

 작년에 개성댁 할머니 사건 때 살인용의자로 잡혀간

적도 있었잖아.

민용 살인용의자?

윤호 기억 안나 삼촌? 금방 풀려났지만 어쨌든.

민용 (표정)

윤호 어, 여기서 우회전. 이 골목 맨 끝집이야.

민용 아.. (우회전 하는데)

윤호 난 여기서 가도 되지? 나 만화책 갖다줘야 되는데.

민용 그래. 가.

윤호 집에서 봐~ (다른 방향으로 가는)

씬/21 학원 강의실 (N, 야외)

 40대 이상의 중년들이 앉아있고 문희도 그 중에 섞여

있는

 강사가 강의중이다.

 카메라 뒤를 비추면 순재, 맨 뒷줄에 앉아 있는

강사 만나서 처음하는 인사부터 해보죠. 처음 뵙겠습니다.

자 뭘까요?

 원생들 자신없이 중얼중얼하고 책 뒤져보는

 순재, 혼자 생각해보고 있는

순재 (off) 처음.. first..?  뵙겠습니다..? 본다.. 본다가..

see..

 I see.. you first..

 순재 옆에 <처음 뵙겠습니다 - I see you first> 뜬다.

강사 처음 뵙겠습니다. How do you do? 죠~

순재 (표정)

강사 많이 들어보셨죠? 자 같이 해보죠. How do you do?

원생들/문희 How do you do~

강사 처음 뵙겠습니다. 다음엔 무슨 말을 할까요? 보통 만나

서 반갑습니다.

 하겠죠. 만나서 반갑습니다. 뭘까요?

순재 (OFF) 만나..?  meeting.. 반갑습니다..?

 meeting is nice?

 순재 옆에 <만나서 반갑습니다 - meeting is nice> 자

막 뜬다.

강사 이건 다 아실 거 같은데. nice to meet you.

순재 (표정)

강사 다 같이. nice to meet you

원생들/문희 nice to meet you.

 컷 튀어

강사 작별할때, 다음에 봅시다~~

순재 (off) 다음.. next.. 봅시다...?

 Let is see next..?

 순재 옆에 <다음에 봅시다 - Let is see next> 뜬다.

강사 See you later~ 간단하죠?

순재 (표정)

강사 이런 표현도 많이 쓰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순재 (off) 보내다.. send..

 send nice time..?

 순재 옆에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 send nice time>

뜬다.

강사 Enjoy yourself~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또는 Have

fun~ 쉽죠?

순재 (표정)

강사 자 같이 해보죠. Enjoy yourself~

원생들/문희 (따라하는) Enjoy yourself~

순재 (그 사이에 off) 젠장.. 씨. 아프다 그러고 미국 안 가야

겠다. 

 (하고 입맛 다시며 고개 돌리는데서)

씬/22 유미집 앞 (N, 야외) + 아파트 거실 (N)

 천둥소리 요란하고 번개 번쩍 내리치고 비 쏟아지는

데 민용이 우산 쓰고 걸어온다. 물 철벅거리며 뛰어가는 발자국 소

리 들린다.

 우산 들고, 고개 들어보면 이미 아무도 없고,

 이때 핸드폰이 울린다.

민용 (전화 받는) 여보세요. 아니 아직. 유미집에 들렀다 갈

려구.

민정 (OFF) 정말요? 비가 이렇게 오는데.. 집에 안계시면

헛고생이잖아요.

 유미집 창문으로 불빛이 새 나오는

민용 집에 있는거 같은데. 나중에 전화할께요. (전화 끊는)

 유미집 앞에 와서 초인종을 누른다.

 아무 대답없고, 민용이 다시 초인종을 여러번 누른다.

민용 (아무대답 없자) 나 원. (기웃거리는)

 대문이 잠기지 않을 걸 발견한다. 문을 밀자 문 끼이

익 열린다.

씬/23 유미집 마당 (N, 야외)

 민용이 조심스레 들어오는

 안에 오디오를 틀어놓은 듯 < 사랑은 개나소나 > 가

어렴풋이 들리고

 민용이 현관쪽으로 들어가려다가 뭔가 발견하고 섬칫

놀라며 돌아본다.

 마당 한쪽에 누워있는 검은 물체가 보인다.

 민용이 천천히 다가가는

 민용이 들여다보고 놀라는 표정.

 유미아빠가 눈을 감은 채 대자로 뻗어 누워있다.

 유미아빠 얼굴로 쏟아지는 비

민용 (놀라) 유미 아버님..?

 유미아빠 대답 없고, 민용이 놀라서 쭈그리고 앉으며

유미아빠를 슬쩍 흔드는데 꿈쩍 안하는

 민용이 소름 돋는 듯 보다가 뭔갈 발견한.

 유미아빠의 목 뒷덜미에 손을 갖다대더니 자기 손을

보는

 민용 손에 피가 흥건하다.

 뒷덜미 뒤로 흘러내리는 피가 바닥에 비와 함께 스며

드는

 민용, 표정

씬/24 골목길 (N, 야외)

 윤호가 만화책 들고 우산 들고 뛰어가고 있다.

윤호 아 씨.. 비 열라 많이..

 모퉁이를 돌다가 뛰어오는 네명의 남자들(어둠 속에

정체 불분명하게) 중 하나와 쾅 부딪치며 넘어지는

윤호 아!! (뒹구는)

 남자들 쳐다보지도 않고 사라지고, 윤호 아파하다 고

개 들어보면 이미 사라진 남자들의 빗물 첨벙거리는 발자국 소리

만 들린다.

윤호 아 씨. 뭐야.. 다 젖었네 어우 씨. (젖은 만화책 털며

열 내다가 표정)

 만화책 옆에 떨어져있는 검은 작은 물체(다른 회에 밝

혀지면 총알임)를 발견하는. 윤호, 뭔가 하고 들어서 들여다본다.

씬/25 유미집 마당 (N, 야외)

 민용이 유미아빠 옆에 서서 전화걸고 있다.

민용 경찰이죠..? 아... 사람이 죽어서 신고할려구요. 네...

여기 위치가..

 집 안쪽을 조심스레 살피는

씬/26 유미집 거실 (N)

 민용이 현관 문 열고 들어온다.

 < 사랑은 개나소나 > 울리고 있고 거실 스탠드 불 켜

있고 아무도 없는

민용 유미야.. 강유미 거기 혹시 있니..?

 조용하다.

민용 강유미..?

씬/27 유미방 (N)

 민용이 유미방을 조심스럽게 열어보는

 유미 없고, 옷이 여기저기 널려있고 불 켜 있다.

 민용이 책상 앞에 와서 쓰다 만 노트를 펼쳐보며 흔적

을 찾는데

 이때 밖에서 툭툭 뭔가 소리가 나는. 민용, 놀라 돌아

보고

민용 강유미?

씬/28 유미집 마당 (N, 야외)

 민용이 현관문을 확 여는데 빗속에 아무도 없고 조용

하다.

 두리번거리다가 표정.

 유미아빠가 누워있던 자리에 아무것도 없는.

 민용, 표정.

 놀라 우산 쓰고 뛰어와 있던 자리를 보는데 아무 흔적

도 없고 핏자국도 없는

 민용, 표정. 밖으로 뛰어나간다.

씬/29 유미집 앞 (N, 야외)

 민용이 두리번거리는데 아무것도 없고, 빗속이라 앞

이 잘 안보이는

 어이없어 벙쪄 있는데 경찰차가 불을 반짝이며 다가온

다.

 민용, 표정

 이형사와 경찰이 내린다.

이형사 안녕하십니까.

민용 (벙쪄 목례하는)

이형사 사체는 어디...

민용 그게... 없어졌네요..

이형사 네?

민용 없어졌어요.. 저기 분명히 있었는데.. 감쪽같이..

이형사 네?

 경찰과 이형사 안으로 뛰어들어가고 민용, 얼 빠져서

서 있는데

 빗속에서 우산 쓰고 오는 누군가가 보인다.

 천천히 다가오는데 뚜렷해지면 유미다.

유미 (놀란 듯) 선생님...?

민용 (표정)

유미 여긴 왠일이세요..? (두리번거리며) 경찰차는 왜...?

민용 (표정)

유미 (표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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