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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2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1.02.21|조회수448 목록 댓글 0


    제21부   

4월 7일 수요일 밤 9시 55분  

$#1. 주방, 낮

인숙, 불안한 얼굴로 '이게 뭔일이야, 뭔일' 하며 식탁 한쪽에 서 있고, 현수, 약간
고개 숙이고 작은 비웃음을 지고 식탁에 앉아있다.

혜자E (큰소리) 묻잖아!

$#2. 거실

혜자(화난) 재호(뭐가 뭔지 모르겠다, 굳은) 신형(뭔가 뭔지 모르는, 두려운) 서있다.
병국, 답답한 얼굴로 앉아 담배 피우고 있다.

혜자 (재호에게 화나 삿대질하며 닥달하는) 너, 누구야?! 인숙이가 사촌 이모면, 니가
누구냐구?!

신형 (울상되어) 엄마, 무슨 일이예요, 왜 이렇게 화를 내요?

혜자 (신형, 아랑곳 않고, 재호에게) 너, 진숙이 조카야?

재호 (혜자, 굳은 얼굴로 보는)

혜자 (병국에게) 당신은 알고 있었어? (재호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얘 진숙이 조칸지
알았냐구? 나만 몰랐던 거야?

병국 (무겁게 가라앉은) 안에 현수 있어. 좀 조용히 하고 앉아봐.

혜자 (어이없고, 화난 얼굴로 병국 보며) 지금 현수가 문제야!

신형 엄마, 무슨 일이야, 나 정말 엄마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혜자 (아랑곳 않고, 재호 보며) 너, 언제부터 계획 짰니? 니 이모 진숙이랑 언제부터
우리집안 사람들한테 붙기로 계획 짠거 야! 내가 니네 집안에 뭘 그렇게 잘못했니?!

재호 (답답하게 굳은 얼굴로 혜자 보며)

혜자 너 입 없어? 사람 무시해서 말 안해, 왜 안해!

신형 (울상) 엄마...

병국 (무섭게, 신형 보며 가라앉은) 저 자식, 데리고 나가.

신형 아버지..

재호 (당당하게 혜자 보며) 어머니, 무슨 오해가 있으신 거 같습니 다.

혜자 (기막히고, 화난) 어머니? 오해?

병국 (신형 보며, 버럭) 신형이 너 애비말 안들려, 저 자식 데리고 나가라잖아!

$#3. 신형의 집 대문 앞

재호, 굳은 얼굴로 걸어와 주머니에게 키 찾아 차문을 연다.

$#4. 신형의 집, 현관 앞

신형, 현관문 열고 급하게 나온다. 문 열린 문틈 사이로 혜자의 화난 목소리 들리는.

혜자E 신형이 너 어디가! 이리 안와, 이 기집애야!

신형, 현과 문 닫고 재호의 차로 뛰어가 숨 크게 쉬며

신형 재호야?

재호 (신형 보고, 안스러운 눈빛에 굳은 얼굴로) 들어가요.

신형 (황당한) 난, 뭐가 뭔지 하나두 모르겠다.

재호 (안스럽게 보며, 남자답게) 이몰 만나봐야 되겠어요. 전화 할 게요. 들어가요.

신형 (고맙다, 불안한) 너... 괜찮지?

재호 (신형의 손 꽉 잡으며, 눈 보고) 괜찮아요, 다 잘될거예요. 들 어가요, 어서.

신형 (눈가 그렁한, 그러나 단호한 표정으로) 그래.

재호 (신형의 손 놓고, 차에 올라타고 간다)

신형 (가는 재호 담담하게 보고 돌아서서 대문 들어선다)

$#5. 신형의 집 현관문 밖

신형, 대문 열고 들어와 고개 숙이고 현관문쪽으로 걸어 가는데 현관문 열리고 현수
나온다. 현수 나오다 신형 보고 멈춰선다. 신형, 느낌 이상해 고개 들어 현수 본다.
두사람 잠시 담담한 눈빛 주고 받는다. 신형, 답답한 마음으로 현수 외면하고 지나쳐
서 현관쪽으로 들어서려는데,

현수 (고개만 돌려 신형 보며) 너무 쉬웠지?

신형 (들어가려다 현수 돌아보면) ?

현수 왠지 너무 쉽더라구. (하고 쓰게 웃고 대문쪽으로 가 문열고 나간다)

신형 (그런 현수 뒤돌아, 서운하고 화난 듯 보는)

$#6. 주방

혜자, 화난 얼굴로 씩씩대며 상에 차려진 음식들 쓰레기통에 넣는다. 인숙, 퇴근차림
으로 서서, 미안하고, 두려운 얼굴로 변명하듯 말하는.

인숙 난 신형이가 만나는 사람이 우리 재혼지 꿈에두 몰랐어. 정말 이야, 언니. 진숙
이 언니두 몰랐을거야. 알았다면 분명 말렸 지. 진숙이 언니가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
런 일을 꾸몄겠어. 재호도 몰랐을 거야. 계획적이라는건 오해야, 언니... 신형 (무표
정한 얼굴로 서있다 안으로 들어간다)

혜자 (음식들 담아버리던, 쓰레기통 팽겨치고, 인숙 보며) 너두 진 숙이가 보내서 우
리집에 온거지?

인숙 (울상) 아니야... 난.... 언니두 알잖아, 직업소개소에서...

혜자 나가, 니 집안 식구들 꼴도 보기 싫으니까, 나가!

인숙 ?!

$#7. 달리는 재호의 차

재호, 굳은 얼굴로 급하게 운전해 가는.

$#8. 신형의 집, 거실

병국(속상해, 담배 뻑뻑 피우며), 혜자(기막히고, 황당한) 신형(굳은, 단호한) 소 파
에 앉아있다.

병국 (무거운 목소리로) 그 놈 만나지 마.

신형 (단호한 눈빛으로 혜자 보며) 엄마, 재호 보고 일하는 아줌마 얘기 듣고, 그럼
쟤가 진숙이 조카야 그랬지? 진숙이란 사람 이 누구야?

혜자 (신형 바보스럽다는 듯 보며) 재호가 진숙이 조카면 진숙이는 걔 이모지, 몰라서
물어? 너 족보도 몰라?

신형 엄마가 재호 이모를 어떻게 아냐구.

혜자 내가 니 아버지랑 이혼 한댔지. 그 여자 때문이야, 이제 됐 니?

병국 (화난 얼굴로 혜자 보며) 당신 무슨 소릴 하는거야, 지금?!

혜자 (화난 목소리로) 내가 틀린 말 했어요?

신형 (암담한 얼굴로 눈 감았다 뜨면) 두 분 사이에 재호 이모까 지... 무슨 일이 있
는지 전 몰라요. 알구 싶지 않아요. 어른들 일 때문에 우리가 만날 수 없다는거 난 이
해 못하겠어요.

혜자 (서운하고 화난 눈가 붉어져 신형 보며) 니가 걜 만나지 말아 야 되는 이유는 그
거 말구두 너무 많어. 나이 어리지, 고아지. 광하문 네거리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
잡고 물어봐라. 배울 거 다 배운 남 부럽지 않은 여자가, 그것두 집안두 괜찮은 얘 가
그런 남자랑 결혼 한다구 하면 누가 제대로 되 결혼이라 구 하겠어.

신형 (실망스럽게 혜자 본다. 하지만 마음은 아프다) 결혼이 장사 야? 조건이 맞아야
만 할 수 있는거야? 결혼하는제 무슨 조건 이 필요해? 사랑하면 되는거 아냐? 그리구
우리집이 뭐 그렇 게 대단한 조건을 가졌어? 단단한 가정? 그래요, 나두 그게 우리집
큰 재산이라구 생각했어요. 근데 그것두 아니잖아. 나, 엄마, 아버지 사이 이렇게 안
좋은줄 몰랐어. 걔네 집이 결손 가정이라면 우리집도 마찬가지야. 사랑없는 가정이 어
떻게 건 강해.

혜자 (화나, 큰소리로) 이 기집애가 말이면 단줄 알어, 너!

신형 (눈가 그러해 혜자 외면하며 한숨쉬고 다시 혜자 보고) 내가 엄마, 아버지 기대
에 못 미치게 해드린거 죄송해요. 하지만 난 엄마, 아버지가 나한테 물질적인 기대,
눈에 보이는걸 바 라는줄 몰랐어요, 날 사랑하시니까 내가 행복하기만 바라시는 줄 알
았어요.

병국 (신형 보며) 이 누무자식 자꾸 말 함부로 할래!

신형 (아랑곳 하지않고 말한다) 어른들 사이에 일은 어른들이 처리 하세요. 올라갈게
요. (하고 이층으로 올라간다)

혜자 (서운해 눈가 그렁해지며 올라가는 신형 보며 큰소리로) 그 래, 잘났다, 이 기집
애야! 기껏 애지중지 키워났더니 너는 너, 나는 나야!

병국 (혜자에게) 그만해.

혜자 (병국 보고 서운해 소리친다) 뭘 그만해!

병국 (그런 혜자 본다) !?

혜자 당신한 짓거리 당신이 저지른 일 당신 눈으로 한 번 봐봐. 신 형이가 당신 외도,
죽을 때 까지 모를 줄 알았지? 세상에 비 밀은 없는거야. 왜 날 딸 앞에서 이렇게 초
라하게 만들어. 행 복한 엄마, 이성적인 엄마루 남구 싶었는데 (버럭) 왜 날 이 렇게
보잘 것 없이 만들어! 당신이 뭔데 그래!

병국 (마음 아프게 혜자 보며 이 앙다물고) 당신은 안 그랬냐? 에 비 체통, 지금 이
순간에 생각했냐? 아버지가 만나는 여자? 그런 관계 아니라고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믿겠니? 신형이 한테 만큼은 나두 당신처럼 괜찮은 아버지로 남구 싶었어. 당 신이 우
리 사이 좋다고 연극한 거, 비웃었지만 그건 내 속마 음이 아니었어. 고마웠지. 내가
과거에 당신 말구 다른 여자 사랑한거, 나 당신한테 보다 신형이한테 더 챙피한 놈이
야. 당신은 좋겠다. 지금두 나 닥달하면서 악을 쓰고 소리치구. 그러면서 속은 시원하
겠지. 하지만 난 쟤 들을까봐 그러지두 못해. 이 악물구 목소리 깔구... 내 이런 모습
보니까 좋으냐?

혜자 (눈가 그렁해 병국 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다 당신이 만든 일이야. 왜 날 원망
해.

병국 (속상해 한숨 쉬고 손바닥으로 눈가 비비고 혜자 보며) 이혼 서류 준비해.

혜자 ?

병국 신형이 일 마무리 짓구 법원 가자. (하고 일어서서 안방으로 가려면)

혜자 (속상해 입술이 바들바들 떨린다. 애써 참으며) 잠깐만 나 봐 요. 솔직하게 재호
안된다는 이유 한가지만 말해 봐.

병국 애비 이기심이야. 좋은 놈한테 보내구 싶어.

혜자 (맘아픈) 진숙일 사랑해서는 아니지?

병국 (왜 그러나 싶다, 속상해 안방문 쾅 닫고 들어가는)

$#9. 진숙의 방

진숙, 외출복 차림을 하고 난감한 얼굴로 앉아 있고, 신자, 놀란 얼굴로 앉아있다. 인
숙은 수다스럽게 떠들고 있다.

인숙 길길이 뛰더라구, 길길이. 잡채며 갈비며 음식, 한상 해놓은거 전부 쓰레기통에
쳐놓구... 재호, 그 진상두 지 분수에 맞는 여자로 고르지 눈은 높아가지구 어디 언감
생심 그런 집안 처 녀를 넘봐.

진숙 (인숙의 말 듣기 싫다)

인숙 (진숙 보며) 안 그래, 언니?

신자 (인숙에게) 뭘 안 그래, 이년아!

인숙 (신자 보면)

신자 (인숙 보고 혀차며) 쯧쯧, 니는 아주 똥을 싸서 뭉개라, 뭉개. 지 얼굴에 침뱉고
있는것도 모르고, 주둥아릴 나불나불.

인숙 내가 뭘요?

신자 (인숙에게) 닌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그 소리도 모리나. 남
녀가 서로 눈 맞으면 만고 땡이지, 분수는 무슨 분수, 재호가 분수 모리는기 뭐 있어.
신형이라카는 그 가시나랑 키가 비슷한개비지. 그라니까 눈이 딱 맞은기지. (인숙 눈
흘기며) 몬 배운기 문자는 또... 언감생심? 그란 말 은 여기가 쓰는기 아이다.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애들이 부모가 반대한다꼬 지들 좋은데 갈라서. 안그르나? 진숙
아.

진숙 (속상한, 귀찮은 듯) 몰라.

신자 (진숙 보며 위로하는 말투로) 그래. 니는 그렇게 모르는기 낫 다. 알면 어쩔기야.
(하가 궁시렁댄다) 아따 혜자 그년 몬됐 네. 진짜. 지는 뭐 날때부터 잘 살었어. 사람
이 새끼 밥 먹고 살면 살만치 사는기지 어데 쪼매 잘 산다꼬 사람을 무시해. 지가 잘
살면 올매나 잘 살어. 지가 잘 살아서 조선 천지 밥 굶는 사람들 밥을 멕이주는 것두
아이고....

인숙 (샐쭉한 표정으로) 그러게 말이야, 할머니.

진숙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일어나며) 다들 흩어져요. 그누무 말들 때문에 약을 먹어
두 내가 머리가 아퍼.

신자 니 으데 갈라 해?

진숙 가게 갈려 그래.

신자 그래, 집에 있으면 뭐하나. 가게나가 한푼이라도 벌어야지. 돈 벌어라, 돈. 요즘
엔 돈이 체면이고 우세다.

진숙 (한숨 쉬고 나간다)

인숙 언니 잘 다녀와. (하고 신자에게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재호 랑 신형이랑 될까
요?

신자 내 점쟁이야, 그걸 내한테 묻게.

$#10. 애인처럼 전경, 낮

진숙, 제 생각에 빠져 넋나간 듯 걸어가고 있다. 가게 앞에 다 왔는지 주머니에서 키
꺼내 가게쪽 보는데 재호 차 서있다.

$#11. 애인처럼 안

텅 빈 가게 안. 영업 시작하기 전 분위기다. 재호, 진숙 찻잔 놓고 앉아있다.

재호 (그런 진숙 보며 어렵지만, 단호하게) 신형씨 아버님과 무슨 관계예요.

진숙 (기분 나쁜 얼굴로, 그러나 속상하게 재호 보는)

재호 다시 한 번 물어요. 두분 어떤 관계예요.

진숙 너, 취조 나왔어?

재호 신형씨 어머님 말씀처럼, 그런 거예요.

진숙 아니라면 믿어줄래?

재호 네.

진숙 (약간의 비아냥) 고맙네.

재호 부탁 있어요. 신형씨 어머님께 죄송하다구 하세요.

진숙 (기분 나쁜) 믿어준다는 말의 대가냐?

재호 신형씨 어머니가 오해하시는 거라면 그 오핼 풀어야 하잖아 요.

진숙 그 오핼 왜 내가 머리숙여 풀어야 되는데.

재호 (진숙 보며 미안한 듯) 절 위해서요. 처음으로 하는 부탁이예 요.

진숙 (재호 외면하고 커피만 마신다)

재호 (그런 진숙 보며) 들어주실거죠.

진숙 (눈만 들어 재호 보며 차갑게) 싫어, 니 일이니까, 니가 해결 해.

재호 !?

$#12.길진의 오피스텔 전경, 밤

$#13. 현수의 집 안

현수, 길진 소파에 앉아 맥주 마시고 있다. 현수, 짜증스레 전화 받고 있다.

진우E 너 내 메시지 못 받았어? 너 나이트에서 그냥 가구, 내가 얼 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현수 (귀찮다) 니가 왜 내 걱정을 해.

진우E 너 정말 이럴래?

현수 (무시하고, 끊어버린다)

$#14. 길거리, 차 안

진우, 속상한 얼굴로 전화하고 있는.

진우 현수야... 현수야... (그러다, 짜증스레 핸드폰 끄고, 한숨 쉬는)

$#15. 현수의 방 안

길진 (현수, 걱정스레 보는)

현수 (맥주 마시다 길진과 눈 마주치고 작게 서글픈 웃음띤 얼굴 로) 너무 재밋지.

길진 (현수의 눈만 보며)

현수 안 재밋어?

길진 ...

현수 (쓰게 웃으며) 오빠는 나 같지 않으니까 안 재밋겠다. 난 참 옷됐나봐. 재밋어.
내가 말했었지? 재호랑 나 안끝났다구. 내 기해두 좋아. 재호, 나한테 와.

길진 (굳은 얼굴로 현수 보며) 너 좋으라고 생긴 일이야? 조현수, 이러지마.

현수 (눈가 그러해 서글픈 웃음 짓는다. 잠시 고개 숙이고 있다 길 진 보며 자기 맘과
다르게 애써 야비한 웃음 지으며) 오빠두 재호랑 신형 언니랑 된다는데 자신 없지?

길진 (듣기 싫다, 굳은 얼굴로 일어나 가려하면)

현수 (길진 안보고, 차분한) 재호, 나한테 와, 두고 봐.

길진 (가려다, 그런 현수 돌아보고)

$#16. 시장

재호, 작업복 입고 핸드폰으로 전화하고 있다. 버튼 누르고 핸드폰 귀에 대면 통화중
신호음 들린다.

$#17. 신형의 방

신형, 전화하고 있다. 신호음 가다 떨어지면 음성메시지 들린다. '지금은 연결이 안되
고 있습니다. 잠시후 다시 걸어주십시오.' 신형, 답답한 마음에 수화기 내려놓고 잠시
생각하다가 책상위에 있는 책 편 다.

$#18. 시장

재호, 답답한 마음에 핸드폰 끄고 잠시 서 있다. 그때, 지나가던 중개인 재호 보고 소
리치는.

중개 이 백 오번 경매 안가?

재호 (중개인 보고) 가야죠.

중개 (가면)

재호 (차문 열어 핸드폰 넣고, 가는)

$#19. 신형의 집 전경, 아침

$#20. 신형의 집 안방

혜자, 눈 감고 누워있다. 병국, 출근 채비 다 갖추고 거울 보며 머리 쓸어 넘기고 혜
자 돌아보고, 심란 하게 나가는.

$#21. 신형의 집 주방

신형, 밥상 차리고 있다. 그때 병국, 주방쪽으로 들어온다.

신형 (병국 보며) 진지 드셔야죠?

병국 입맛이 없네. 학교 가야지. 나와라. 바래다 줄게. (하고 나간 다)

신형 (나가는 병국 본다)

$#22. 신형의 집 앞, 병국의 차 안

병국, 차 안에 타고 있다. 잠시후 신형, 대문 열고 나와 조수석쪽 문 연다.

병국 (그런 신형 보며) 잠깐만, (하며 문 열고 나온다)

신형 (그런 병국 본다)

병국 (조수석 쪽으로 와 문 열고 신형에게) 아버지가 오늘 좀 힘등 네. 니가 좀 운전
좀 해라. 학교까지만 해.

신형 네. (하고 나와 운전석으로 가 탄다)

병국 (조수석에 탄다)

신형 (안전벨트 매고 시동 걸면)

병국 (그런 신형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어렵게 말 꺼낸다) 너 아버 지 한테 실망했냐?

신형 (병국 보는 앞보는데 마음이 짠하다. 어렵게 말한다) 아버지, 저한테 실망하셨어
요?

병국 (신형 보며) 니가 좋은 남자 만났으면 싶어서 그런거지 실망 한건 없다.

신형 저도 아버지가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거지 다른건 없어요. 엄 마랑 좋아지셨으면
좋겠어요. 두 분 안 좋으신거 많이 신경 쓰여요.

병국 (답답하다) 너무 걱정마라. (짐짓 장난처럼) 애정이 있으니까 싸움두 하는거야.
아버지, 니 엄마 아직 사랑한다. (어렵게) 그리고 분명히 말해두는데, 어제 나온 말,
아버지 여자 뭐 그 런거 그건 니 엄마의 오해다. 믿어.

신형 네.

병국 (신형 보며) 너, 아낀다. 아버지 맘 알지.

신형 ....

병국 (마음이 짠하다) 가자.

신형 (운전해 간다)

$#23. 신형의 학교 앞

병국의 차 와서 멈춰선다. 병국과 신형 차에서 내린다.

신형 (작게 웃으며 병국에게) 조심해 가세요.

병국 (신형에게) 들어가.

신형 저녁에 뵐게요. (하고 학교로 들어간다)

병국 (운전석으로 와 차문 열다 교문으로 들어가는 신형 본다. 그 때 문득 드는 생각
이 있다.)

인써트- 4부

진숙과 싸우던 재호의 모습.

현실. 병국,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답답한 얼굴로 차에 탄다.

$#24. 학과장실 앞

교수실, '그래서 어쩌겠단, 얘기야. 강의를 뺐겠단 말이야', '일단 얘기나 들어보자구
' 등등의 얘기하며 학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25. 신형의 교수실 앞, 복도

신형, 문 열고 나와 답답하지만, 당당한 표정으로 걸어간다.

$#26. 학과장실

회의용 탁자에 신형, 당당한 얼굴로 앉아있고, 다른 심리학과 교수들 여럿 앉아있고,
학과장 얘기하고 있다.

과장 (신형 보며) 선생이란, 학업만 가르치는게 선생이 아닙니다. 선생에게 때로는 지
식보다 중요한게 자질입니다. 지난번, 경 영학과 송길진 교수를 통해 일차 학교의 뜻
을 전달한 바가 있습니다. 이선생 그 얘기 들으셨습니까?

신형 (과장 안보고) 네.

과장 (화난) 그 애길 들었으면서도 그렇게 밖에 행동을 못해요! 학 교가 데이트 장솝
니까! 교수실이 두사람 밀월 장소예요! 지난 번엔 옥상까지 올라가셨다구요? 조교가
있는 가운데서도 만 나셨다구요.

신형 ....

과장 불미스런 일입니다. 아무리 젊고 철이 없다고 해도, 어떻게 일이 이 지경이 되
게... 학생들이 교수알기를 뭘로 알겠습니 까?! 선생의 위상을 이렇게 땅에 떨어뜨려
도 되는 겁니까?!

신형 죄송합니다. (하고, 학과장 보며, 당당하게) 하지만 전 왜 제 사생활이 이렇게
많은 교수님들 앞에서 논의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교수들, 신형 보면.

과장 (화난, 미간을 찌프리면) 이유를 몰라요? 사생활이라구요? 묻 겠습니다. 학교가
공적인 장솝니까, 사적인 장솝니까?

신형 (당당하게) 학굔 공적인 장솝니다. 하지만, 사적인 생활이 모 두 차단되어야 하
는 장손아닙니다. 전 선생입니다. 학생들 가 르치는 일에 소홀한 적 없었고, 제 개인
적인 일로 모든 교수 님들의 위상이 손상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장 강재호군과의 관계를 부인하시는 겁니까?

신형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와 강재호는 학생과 교 수이기 이전에 성
인입니다.

과장 (답답한, 단호한) 좋습니다. 그럼 이신형 선생 강의는 다음주 로 끝내는 걸로 합
시다.

신형 (과장 보며)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런 조처를 내리 실려면 법적근거를
찾으시는게 좋을 겁니다. 전 이런 부당한 조치에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제 강의는 이
번 학기 뿐만아니 라, 다음 학기까지로 되있습니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학기 는 끝
내고 나가겠습니다. 강의가 있어서 그만 일어나 보겠습 니다. (하고, 나간다)

과장 (기가 찬) 하참...

교수들 (웅성이고)

$#27. 거리

길진, 굳은 얼굴로 급하게 뛰어가는.

$#28. 카페 안

신형, 눈물 흘리면서도 이 앙다물고 단호한 얼굴로 앉아 있다. 그때, 길진 헉헉대며
문열고 들어온다. 신형, 고개 돌려 길진 보는 시간경과. 종업원, 차 가져다 두사람 앞
에 놓고 간다.

길진 (신형에게 따뜻하게) 마셔.

신형 (담담한, 차 마시는)

길진 (어렵게 말꺼내며) 너무 맘 상해마라. 재호, 이제 니 과목만 기말시험 치루면 졸
업이나 마찬가진데 그러면 너희 문제도 곧 조용해 질 거야.

신형 알어, 속은 상하만... 나 그런 일로 약해지지 않아.

길진 (한시름 놓는, 차 마시고 내려놓고) 재호한테 연락은 왔니? 어제 집에서 안 좋았
다며.

신형 아니.

길진 (걱정스럽게 본다)

신형 (길진 안보는) 일이 있을 거야. 바쁜 사람이거든. 우리 엄마... 아버지한테 자존
심 많이 상했겠지만, 그런 일로 연락 안하고 그럴 사람아니야. (길진 보고) 미안해,
형. 이런 모습까지 보 여서.

길진 각오했던 거야.

신형 (길진 보면)

길진 니가 나 버리구, 그래서 미운데, 그래도 안 볼 자신은 없구... 널 볼려면 이 정
도 상담자는 돼줘야지.

신형 (미안한 듯 길진 보고) 고마워.

길진 (신형 보며, 걱정스런) 현수가 예민하다.

신형 (길진 보며)

길진 (신형 보지 않고) 너희 둘 사이에 작게라두 흔들리는거 현수 한테 보이지마. 더
굳건해지라구. 그게 현수를 돕는거야, 알 지.

신형 (고개 끄덕이고, 차 마시는)

길진 (그런 신형 보며, 차 마시며 고개 창가로 돌리는)

$#29. 시장 주차장, 재호의 차 안

차 안이 텅 비어있다. 핸드폰만 울린다. 핸드폰 불빛 깜박이며 계속 벨 울린다.

$#30. 신형의 교수실

신형, 착찹한 마음으로 전화기 내려놓는다.

$#31. 시장 일각

빈 게짝 어지럽게 널려져 있고 재호, 힘들 표정으로 커피 아줌마에게 커피 받고, 돈
내고 마신다.

아줌마 (돈 받고 가며) 고맙습니다.

재호 (한쪽에 빈 게짝 한 두 개 쌓아 놓고 앉는다. 몹시 피곤한 얼 굴이다. 커피 마시
고 잔 내려놓고 담배 피우러고 담배갑 꺼내 는데 담배갑 위에 코피 뚝 떨어진다. 뭔가
싶어 다른 손으로 코 만지면 피 묻어난다. 답답한 마음이다. 주머니에서 휴지 꺼내 닦
는데)

$#32. 도로

달리는 진우의 차.

$#33. 진우의 차 안

진우, 운전해 가고 있고 현수, 옆좌석에 타고 있다.

현수 (창밖 보며 무심하게) 어디 가는거야?

진우 (앞만 보며, 단호한) 우리 아버지한테.

현수 (진우 보며, 화난) ?

현수 (화난) 내가 너희 아버지를 왜 봐?

진우 아버지가 너 보고 싶어해.

진우 너 이대로 놔두면 안되겠어서 그래.

현수 차 돌려.

진우 다 왔어. 뵙구 가.

현수 (짜증스레 진우 보는)

$#34. 도로 일각

진우의 차 멈춰선다. 현수, 화난 얼굴로 문 열고 나와 거리 걸어간다. 진우, 차에서
나와 달려가 그런 현수의 팔을 잡는다.

현수 (가라앉은, 무섭게 진우 보며) 이거 안놔! 내가 니 아버질 왜 봐?

진우 보여주고 싶어.

현수 왜?

진우 날 알려면 우리 집안 사람들을 알아야 하니까.

현수 분명히 말하는데, 너에 대해 알고싶지 않아.

진우 우리 아버지 회사가 마음에 안드니? 너한텐 수산시장이 작아 보여두 결코 그렇지
않아. 우리 진성 수산, 그룹은 아니어두 준재벌 소린 충분히 들어! 아무것도 없는 재
호보단 백번 나 안그래?

현수 (어이없게 진우 보다 가려 돌아서는데, 문득 드는 생각있다.)

인써트- 회상.

중개인 사무실에서 얘기하던 재호.

재호 난, 진성수산 소속 중개인이야. 회사에서 물건을 사들이면 내 가 경매를 해서 도
매상들한테 넘기지.

현실

현수 (고개 돌려 진우 보는)

$#35. 시장안의 화장실 세면대 앞

재호, 세수하고 있다. 세수를 다 한 후 주머니에서 수건 꺼내는데 수건과 같이 피묻은
휴지 나오다 바닥에 떨어진다. 재호, 바닥에 떨어진 피 묻은 휴지 답답한 표정으로 보
다가 주워 휴지통에 버 리고 다시 물로 손닦고 수건으로 얼굴의 물기 닦은 후 밖으로
나간다.

$#36. 시장 주차장

재호, 걸어와 자기차로 가서 차문 여는데, 현수 뒤에서 부르는.

현수E 재호야.

재호 (돌아보면)

현수 (다가와 앞에 선다)

재호 (굳은) 웬일이야?

현수 (비웃음기 있는) 일이 바쁜가 보다. 강의도 못 나올만큼

재호 (무시하고, 차 문 열려하면)

현수 신형언니 만났니?

재호 (보면)

현수 안 만났나보네, 지금쯤 니 위로가 필요할텐데, 왜 안 안만났 을까?

재호 무슨 말이야?

현수 (눈빛 마주 보고, 담담하게) 교수회의가 열렸다드라, 학생들이 며 교수들이며 너
랑 신형언니 때문에 요즘 많이들 바뻐, 말들 하고 다니느라.

재호 ?!

현수 사는게 힘들지. 근데 왜 이러고 사니, 쉽게 사는 방법도 있는 데?

재호 (화난, 애써 참으며) 가라.

현수 내가 언젠가 너한테 분명히 말했지. 넌 사랑만으로 살 수 있 는 얘 아니라고, 집
안의 반대, 학교에서 수근거림... 신형언니 가 감당할 수 있을거 같애, 너두 힘들걸?

재호 (무섭게 보면)

현수 신형언니랑 니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똑똑히 알려줄게.
결혼은 생활이야, 생활의 무게도 더불어 알 려줄게.

재호 (보면) ?!

현수 (돌아서서 간다)

$#37. 시장 앞, 도로 일각.

현수, 걸어가고 있다. 재호의 차, 그 앞을 스쳐 지나간다. 현수, 그렇게 스쳐지나가는
재호의 차 보는데, 눈가가 그렁하다.

$#38. 시골 동네 (논밭 있는)

석구, 물기 그렁한 눈으로 멍하게 앉아있다. 카메라 돌아가면 석구부, 한쪽에서 그런
석구 보다 돌아서는

$#39. 현수의 방

문 열리고, 재영과 현수 들어온다. 재영, 부러운 듯 둘러본다. 현수, 그런 재영에게

현수 (편하게) 저기 의자에 잠깐만 앉아있어요, 내가 음료수 줄게. (하고, 냉장고로
가서 문 열다, 재영 보는)

$#40. 신형의 교수실 안

신형, 재호의 연락을 기다리는 듯 하다, 자기 삐삐보다가 전화기 한번 보고 맘 다잡고
가방 들고 나간다.

$#41. 신형의 교수실 앞, 복도

신형, 문 닫고 한참을 걸어가다가 뭔가 이상해, 교수실 쪽을 본다. 인써트- 교수실 문
앞(작게 전화벨 울리는) 신형, 급하게 뛰어가 문 열고 들어 간다.

$#42. 교수실 안

신형, 급하게 뛰어들어와 전화기 든다.

신형 여보세요? (사이, 눈물이 날 것처럼 반갑다) 재호구나...

$#43. 여의도 도로

신형, 택시에서 내려 급하게 뛰어내려가는.

$#44. 공원 일각

신형, 뛰어와 멈춰서서 둘레를 살핀다. 재호가 없다. 신형, 난감해지는 그러다 다시
걸으며 둘레를 살핀다. 그때, 그런 신형의 얼굴위로.

재호E 누굴 그렇게 애타게 찾아요?

신형 (돌아보며)

재호 (웃으며 서 있다.)

신형 (입가에 작게 웃음 퍼지는)

시간경과.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두사람.

신형 (어렵게) 엄마가 너한테 서운하게 한 거, 내가 대신 사과할게.

재호 (안보고, 답답하지만)벌써 잊었어요. (신형 보며) 우리, 집안 얘기 그만해요. 난
이모말 믿어요. 아버님이랑 아무일 없대요. 그럼 별일 아니잖아요.

신형 (고개 끄덕인다) 그래. (사이) 근데, 나한테 왜 전화 안했어? 아침내내 핸드폰해
두 안받더라.

재호 (보면)

신형 도망갔는줄 알았어

재호 (신형 보고) 내가 당신두고 어딜까요.

신형 (재호가 고맙다. 눈가 그렁해 지는)

재호 (신형 안 보고) 일이 많았어요. 보통새벽 네 다섯시면 끝나는 데 오늘은 물건이
안나가서 오후까지 일했어요.

신형 (안스런) 일, 힘들어?

재호 (보며) 밥먹구 사는 일이 다 그렇죠, 뭐, 걱정마요, 데려와서 안 굶길테니까.

신형 (걱정스런) 얼굴 안 좋다. 많이 힘든가봐.

재호 그래두 어려서만큼은 안 힘들어요.

신형 (재호 보면)

재호 (신형 보지 않고, 담담하게) 중학교 때부터 돈 벌었어요. 비 오면 우산팔구, 신
문 배달두하구, 양아치처럼 처럼 쓰레기주 워서 팔 때도 있었구. (신형 보면) 우리 이
모가 나한테 뭐라 그랬는 줄 알아요? 뭘해두 굶어죽진 안을거래요. 징그럽죠? 너무 독
해서.

신형 (고개 젓고, 안스럽지만 따뜻하게) 든든해.

재호 (작게 웃고 앞 보면)

신형 (안스러운 생각든다) 왜 날 선택했어. 그렇게 힘들게 살았으 면 조금 더 편하게
살지.

재호 (작게 웃으며, 안보고) 편할 팔자가 아닌가 보죠. (신형 보며) 당신이랑 이렇게
있는게... 좋아요.

신형 (재호 보는) ...

재호 전에는 몰랐는데, 내가 바라던건 꼭 이런 생활이었던 것만 같 아요. (신형 보지
않고) 나는 열심히 일하구, 내 아내는 집에 서 밥 짓구, 그러다 가끔 싸우지만, 밤이
면 화해하구, 나 닮은 아이들은 몸두 마음두 건강한... 통장엔 적금이 쌓여가구, 그
렇게 아주 평범한... (신형 보며) 난, 내가 아주 욕심이 많은 놈인 줄 알았어요. 근데,
너무 소박하죠. (약간은 장난스럽게) 남잔 야망이 있어야 하는건데... 매력없죠?

신형 (눈가 그렁해지는, 재호 보며, 고개 젖는)

재호 (그런 신형 보며, 따뜻하게, 남자답게) 잊지마요. 용기 갖는거.

신형 (안 울려 애쓰며, 고개 끄덕이는)

재호 (눈가 그렁해, 참으며 애쓰며, 신형의 머리카락 넘겨주며, 차 마 눈 못보고) 착
하다, 우리 애인.

신형 (그런 재호 보는)

$#45. 서울역, 밤

석구, 까칠한 얼굴로 걸어나온다. 하늘 한 번 올려다 보는데 암담한 표정이다. 담배
한 대 피워물고 연기 내뿜는다.

$#46. 현수의 방 안

재영, 속상한 듯 울고 있고, 현수, 그런 재영에게 담담하게 어른스레 티슈 뽑아준다.

현수 눈물 닦아요. 재영씨.

재영 (휴지 받아들어 눈물 닦고) 미안해요, 언니한테.

현수 서운하다, 우리 친구 아니었어요. 친구끼리 미안하다는 말 안 하는거잖아.

재영 (눈물 닦으며) 그래도 미안해요.

현수 석구시, 시골에서 오늘 올라온다고 했죠.

재영 (보면)

현수 일단 석구씨 만나봐요. 만나서 일이 어떻게 됐는지 차근차근 하게 들어봐요. 석
구씨도 힘들텐데, 재영씨까지 이렇게 약해 지면 안되잖아요.

재영 네.

현수 (시계보고) 시간 많이 됐다. 오빠한테 혼나겠다.

재영 (현수 보며) 근데, 울 오빠하고 언닌 어떻게 되는거예요. 울 오빠, 어제 그 여자
네 집에 인사가는 거 같던데...

현수 (서글픈, 진심이다.) 알아요.

재영 알아요?

현수 네.

재영 울 오빠랑 왜 안좋아진 거예요, 그 얘긴 안했잖아요?

현수 (서글픈, 진심이다) 내가 부족한게 많았어요. 버릇없게 했어 요. 아주 오랫동안
재호씨 맘 몰라주고 내 맘대로... 그런 날 봐주다가 봐주다가 지쳤나봐요. 재호씨가
만나는 그 여잔 아 주 다소곳하고, 약한 사람이예요. 그래서 나보단 그 여자 옆 에 있
어줘야 한다고 생각한 거 같아요. 내가 너무 오빠앞에서 잘난 척을 했었나봐요. 강하
지도 못하면서 강한 척.

재영 언니가 어딜봐서 강하게 보여요. 내 눈에는 너무 약한데...

현수 (고맙다, 서글픈 웃음) 재영씨만 그렇게 봐요. 아무도 오빠조 차도 날 그렇게 안
봐요.

재영 내가 오빠한테 한 번 잘 얘기 해볼까요?

현수 (재영보고, 작게 웃으며) 아뇨, 내 문제니까 내가 해결할게요. 재영씨가 애 얘기
하면 날 더 미워할거 같아요. 그리고 나, 재 영씨 오빠 일루 보자는거 아니예요. 그냥,
친구가 필요했을 뿐이예요. 재영씨도 나 찾아온거, 친구가 필요해서 온거지 다 른 뜻
없는 거잖아요.

재영 그건 그렇지만...

현수 나 오빠 오래 기다릴 자신있어요. 많이 사랑하거든요. 이제 가요. 너무 늦었어요.

재영 네. (하고 일어나, 가방 매면)

현수 (일어나, 재영에게) 재영씨?

재영 (보면) ?

현수 석구씨한테 무슨 일있으면 나랑 상의해줘요. 내가 도울 수 있 는 일인지도 모르
리까.

$#47. 재호의 집 동네가게, 낮

혜자 주인 여자와 얘기하고 있다.

주인 정진숙? 모르겠네. 여자 이름 갖고 어떻게 집을 찾아요. 남자 름이면 몰라두.

혜자 그럼, 옛날에 방앗간 집 있던자리가 어디예요? 고추방아, 떡 방아 다 있던 집.
거긴 아주 컸는데.

주인 (생각하듯) 방앗간집? 아- 그 술집하는 여자 집 말한는구나. 조카 데리구 사는.
꽥꽥이 할머니 사시구.

혜자 네, 네. 맞아요.

주인 이쪽으로 쭉 올라가셔요, 오른쪽으로 샛길 일거든요. 거기로 들어가면 바루 있어
요. 그 집이 오백 칠십번진가 그렇지 아 마? 문패 있을 거예요.

혜자 아, 네. 고맙습니다. (하고 가게 주인에게 인사하고 간다)

$#48. 재호의 집, 수돗가

신자, 깍두기 버무리고 있고 인숙, 그 옆에 희진이랑 앉아있다. 진숙은 마루에 앉아
그런 신자의 모습 내다 보고 있다.

신자 (깍두기 버무리며 인숙에게) 고춧가루 더 넣어.

인숙 아우, 지금두 매운데.

신자 (인숙 보며) 뭐가 매워, 이게. 태양초라고 샀는데 말짱 황이 다. 때깔이 이기 뭐
꼬? 고추라고 단맛은 하나도 없고 톱밥처 럼 텁텁학게. 뭐해? 고춧가루 넣지 않고.

인숙 매운데... (하며 옆에 있는 고춧가루 퍼 깍두기 버무리는 다라 이에 넣으며) 너
무 빨갛지 않아요? 보는거만으로두 속이 다 쓰리다.

신자 (인숙 보며) 이기 니 주둥아리에 들어갈끼가. 내 주둥아리에 들어갈기지. 걱정마.
니 안줄테니까. 거기 있는 당원 좀 넣도. 인숙 (당원 보며) 누가 요즘에 이거 써요?
설탕 넣지.

신자 니나 설탕 넣어. 내는 당원널끼니까. 낸 음식에 설탕 넣는거 천하 질색이다. 들
척지근하고 익으면 질척질척해서 음식인지 과잔지도 모르겠고.

인숙 당원쓰면 건강에는 안좋단 말예요.

신자 걱정마라. 내 여적 살아도 감기 한 번 안걸렸어. 옛날엔 당원 만 먹었나? 사카린
도 먹었다. 사카린 먹으면 암 걸린다캐도 내 보면 그렇지도 않아. 자고로 인물이랑 몸
은 하늘이 준다.

희진 (신자 보며) 할머니는 왜 우리 엄마가 말만하면 톡톡쏘세요? 우리 엄마 말이 다
맞는데.

인숙 (희진 보면)

신자 (희진 보고 황당한 둣 웃으며) 그년, 새 엄마도 엄마라꼬 두 둔하네. (하다 인숙
보며) 닌 좋겠다. 니 편 들어주는 딸 있어 서.

진숙 (마루에서) 깍두기 맛 안 보여 줄거야? 빨리 버무려요. 입에 침 고여.

신자 다 됐다. 이리와서 맛봐.

진숙 (마루에서 수돗가로 내려와 신자 옆에 쪼그리고 앉는다)

진숙, 신자, 인숙, 희진 모두 깍두기 하나씩 들고 맛본다.

진숙 (맛 보고) 너무 맛있다. (하고 하나 더 집어먹는다.)

신자 (기분 좋게 진숙 보며) 맛나지?

인숙 (손가락 빨며) 정말 할머미 음식 솜씨 하난 알아줘야 된다. 넣는 것도 별로 없는
데 맛이 희안하게 좋네.

진숙 (하나 더 집어 먹으며) 그게 다 손끝맛이라는거 아니니.

신자 (그런 진숙 보며) 그만 먹어. 빈 속에 맵구로. 한 보시기 줄테 니까 저녁에 밥하
구 같이 먹어.

진숙 (하나 더 집으며) 하나만 더 먹자.

인숙 나두. (하고 집고)

희진 나두. (하고 집고)

신자 아까버서가 아이라 매버

그때 혜자, '계세요?'하며 마당으로 들어선다.

신자 누구야. (하고 돌아본다)

진숙, 인숙, 희진 모두 대문쪽으로 돌아본다. 혜자, 그들 보고 심란한 얼굴로 서 있는.

$#49. 진숙의 방

진숙 (방바닥 보며, 심란한), 혜자 앉아있다.

혜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니 조카 우리 애 못만나게 해.

진숙 (갖잖다는 표정으로 혜자 보며) 어떻게 못만나게 할까? 수갑 을 채워서 가둬둘까,
발에 쇠고랑을 채워서 가둬둘까?

혜자 막말하지마. 순진한 얘 계획적으로 접근해서 눈멀게 만들구, 사리분별 못하게 만
들구, 여기까지는 나 모르게 어떻게든 왔 는지 모르지만 내가 안 이상 그렇게 쉽지만
은 않을거야.

진숙 (화난 얼굴로 혜자 보며) 계획적으로 접근해? 야, 너 말이라 구 함부로 하지마.
니가 우리 재호가 계획적으로 접근하는거 봤어? 걔가 사탕들구 니 딸 꼬시디, 과자 들
구 꼬시디? 좋다, 꼬셨다구 치자. 꼬신다구 넘어오는 니 딸은 뭐야? 서른살이 순진해?
여자 나이서른에 순진하다면 그건 순진하게 아니라 멍청한거야.

혜자 (화난 입가 부르르 떨린다. 어이없이 웃고 다시 진숙 보며 격 앙된) 내가 너 이
렇게 나올 줄 알았다. 순순히 그러마 그럴거 라구 생각안했어. 내가 니네 집안 내력을
알지. 니네 아버지, 평생 니네 엄마 등골 빼먹구 사셨지? 재호 엄마 진순이? 걔 도 내
가 알지. 어려서부터 오냐 오냐 자라서 저만 알구 너, 걔 때문에 고생 좀 했지? 여상
다니면서두 집안일 다 니 차 지였잖아. 걔 지 자식들버리구 도망쳤다구? 그럴만 하지.
걔 성격이면. 없는 살림에두 꽃삔 꽂아야 되구, 가죽 구두 신어 야 되는 얘가 남편 잃
구, 애들 있구, 살기 힘들었겠지. 근데 재호 걘 누굴 닮았니? 바람둥이 니네 아버지
닮았니, 공주병 걸린 지 엄마 닮았니?

진숙 (화나는 것, 애써 참으며) 터진 입이라구 함부로 말하지마. 너 는 어땠어, 기집
애야. 니네 집 풍지박산 나두 나 몰라라, 안 그랬어? 니가 우리 진순이 같았어봐. 남
편 죽구 일년두 못살 았어. 남의 사정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마!

혜자 그래, 남의 사정 모르면 말하는거 아니지 근데 너두 한 번 생 각해봐. 곱게 곱게
딸 키워서 대학 보내구 유학 보내서 너 같 으면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 주구 싶
겠니?

진숙 못줄건 뭐야? 지가 좋다는데.

혜자 (버럭) 난 못줘! 이 기집애야! 내가 이동네를 어떻게 떠났는 데. 자다가 잠결에
라두 이쪽으로는 돌아눕지 않았어. 열 살 때부터 독산시장에 소금내다 판 기억, 난 지
금두 생각하면 눈 물이 나. 이 아래 개천가서 가재잡아 볶아 먹던거 남들은 추 억이라
그러겠지만 난 생각만해도 속이 쓰려. (숨고르고) 밥 은 먹구 살겠지. 그래, 내가 봐
도 밥은 먹구 살겠다. 하지만 밥 먹는게 다야? 너 늙으막에 누구한테 신세질래? 재호
한테 지? 그럼 너두 우리 신형이 짐이야. (버럭) 내 딸이 왜 너까 지 짊어져야 되는
데?!

진숙, 더는 못듣겠는지, 벌떡 일어나 문 열고,

진숙 (혜자 보며) 내 집이야. 나가!

혜자 (백 챙기고 일어나, 진숙 보며) 우리 더는 엮기지 말자. 잘못 하다 너나 나나 둘
중에 하나 아무래도 목맬 일 생길거 같애. 난 너 때문에 목매긴 싫다.

진숙 (일어나 방문쪽으로 가 방문 열어주며) 가.

혜자 (나간다)

$#50. 재호의 집 수돗가

혜자, 신발 신고 마당으로 나오고 신자방에서 신자, 인숙 걱정스레 내다 본다. (마당
에 깍두기 담그던 재료들 있는)

진숙 (방에서 뛰쳐 나오며) 너 거기 잠깐 서!

헤자 (나가다 서면)

진숙 (옆에 있던 소금 한바가지 들어, 혜자의 얼굴에 소금 확 뿌린 다.)

인숙 (놀라고) 악!

신자 (뛰쳐나와 진숙 팔 잡아 바가지 뺏으며) 니 뭐하는 짓이야! 미칫나? 이기. 배추
절이는 걸 갖구 우예 사람한테 뿌리.

진숙 (아랑곳 없이 혜자 보며) 구더기 낄거같아서 소금 좀 뿌렸다. 기분 나쁘니?

혜자 (무섭게 진숙 보면)

신자 (혜자의 등 밀며) 나가라, 가. 니 잘 사는거 다아니까 그만 우 세 떨구 가.

혜자 (어이없느 웃음 짓지만 눈가에 눈물이 그렁하다) 잘 있어요. (하고 나간다)

신자 (혜자에게) 멀리 몬간다.

인숙 (신자의 방에서 나오며 진숙에게) 언니, 너무했다. 어떻게 소 금을 뿌려.

신자 (인숙 보며) 닌 가만 있어. 너무 했는지 마땅했는지는 하늘이 알어. (인숙에게)
닌 야, 덱구 드가. 열받아 뒷골 땡기겠다. 자 리에 좀 눕혀.

인숙 (속상해 있는 진숙의 팔 잡으며) 언니, 들어가자. 응?

진숙 (한숨 크게 쉬고 들어간다)

신자 (들어가는 진숙 보며, 혼잣말처럼) 이기 뭔일이꼬.

$#51. 재호의 집 근처 길거리

혜자, 넋나간 얼굴로 걸어내려 오고 있다. 생각이 많은 얼굴이다. 그러다 문득 멈춰서
서 머리와 옷에 묻은 소금 털어낸다. 그리고 다시 재호의 집쪽 돌아보고 마음 다잡고
다시 뒤돌아 걸어간다.

$#52. 진숙의 방

인숙, 진숙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아무 생각말고, 자, 언니'하고 나간다. 진숙, 인수
나가면 일어나 속상한 얼굴로 담배 피워물려다 화나 라이터 있는 힘껏 던져버리는.

$#53. 시장 일각

재호,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그때, 핸드폰 벨 울린다. 재호 전화기 든다.

$#54. 신형의 방 안

신형 (재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전화 받고 있다) 도대체 며칠째 집에 못 들어간거야?

$#55. 시장 일각

재호, 신형을 안심시키려는 마음이다.

재호 내 걱정 말라니까 그러네요. 근데 어디예요?

신형E 집이야

재호 (걱정) 집에서 나한테 전화해두 되요? 어머니 뭐하고 안그러 세요?

$#56. 신형의 방 안

신형 퇴근해 들어오니까, 어디 나가시고 안계시네. (사이) 왜 아무 말도 안해?

$#57. 시장 일각

재호, 핸드폰 들고, 입가에 작은 웃음 번져있는

재호 (멋적은, 서글픈) 그냥 이렇게 있어두 좋으네요. (어렵게) 꼭 옆에 있는 거 같다.

$#58. 신형의 방 안

신형, 재호가 그립다. 전화기 들고 있는.

신형 그래, 옆에 있는거 같다. (눈물 흐르고, 재호한테 들키지 않으 려 훔치고) 십분
만 이렇게 있자.

$#59. 시장 일각

재호, 핸드폰 들고 눈감고 가만 있는.

$#60. 사장실

숙부, 현수, 김실장(30대 중반) 앉아있다.

숙부 (현수에게) 아버지 지사설립은 내년 하반기로 미루기로 했다. 전화 받았니?

현수 (당당한) 네. 일단은 작은 아버지 회사에서 일 배우라고 말씀 하셨어요,

숙부 그래. 우리 회사도 내장재만으론 승부를 걸기가 그렇다. 니가 와서 하우징사업기
초를 잡아주면, 아버지나 나나 두루두루 좋 을 거다.

현수 열심히 할게요

숙부 출근은 언제쯤 할 수 있겠니?

현수 아직 수업이 좀 남아있지만 다음달이면 바로 근무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숙부 잘됐구나. (하고, 김실장보며) 여기 김실장하고 인사해라.

현수 (실장 보면)

실장 (현수 보고 인사하는)

숙부 우리 회사에서 제일 유능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다. 앞으로 모 든 일은 김실장과
의논해서 처리해라.

현수 네.

숙부 (일어나며) 두 사람은 더 얘기하고 헤어져. 난 회의가 있어 가봐야겠다. (하고
나가고)

현수, 실장 일어나 인사하고, 숙부 나가면 자리에 앉는다.

실장 (현수에게 인사하며) 김민기라고 합니다.

현수 저희 아버지는 물론, 작은 아버지 일까지 돕구 계시다구 들었 어요.

실장 이제 부턴, 현수씨 일만 도우라고 말씀 들었습니다. 어떤 문 제도 저랑 상의하시
면 일하시기 편하실 겁니다.

현수 어떤 문제두여 거기에 개인적인 일도 포함이 되나요?

실장 물론입니다.

현수 (실장 보다가, 작게 웃음띤, 차분한) 만나서 반갑습니다.

$#61. 애인처럼 전경, 밤

$#62. 애인처럼 안

달건, 경희 앉아있다.

달건 이모님이 에지간해서 장사 안할 분이 아닌데 속이 많이 상했 나보다.

경희 내가 뭐 아나요? 통박으로 그런거 같애요. 그나저나 아저씨. 나 돈 언제 해줄거
야?

달건 좀만 기다려봐라. 우리 처가 주택부금 넣는게 있거든. 내가 날 잡아서 그거 깨서
줄게.

경희 믿어두 돼?

달건 믿어두 되지. 그럼. 그나저나 난 클났다. (한숨쉬고) 사실 나 너 좋아하는거 정
말 미친짓 하는거다. 하루 밥 세끼 먹기도 빠듯한 놈이 바람은 무슨.

경희 (달건 이상하다는 듯 보며) 미친짓인거 알면 하지 말아야지 왜 하냐?

달건 나두 내가 속이 볶여서 하는 소리다.

경희 (달건의 손 잡고 색기 있는 웃음 흘리며) 우리 노래방 가자.

$#63. 노래방

달건과 경희 신나게 노래부르며 있다.

$#64. 노래방 홀

미선, 복순과 노래방에서 나와, 출구로 가려다가 달건의 노랫소리 듣고 멈춰선다.

복순 왜 그래?

미선 잠깐만. (하고, 달건의 노래방 앞으로 가서 그 안을 들여다 본다)

인써트- 노래방안 경희, 노래하며 박수치는 달건의 뺨에 살짝 뽀뽀하는.

미선, 익하고 제 입 틀어 막으며 놀라고.

$#65. 재호의 집 수돗가

신자의 방문 열리고, 미선 나오려하면, 신자 그 뒤에서 미선의 뒷덜미를 잡아 '어딜
간다고 이게 이래' 하며 미선을 방안으로 냅다 끌어들인다.

$#66. 신자의 방 안

미선, 뒤로 나뒹굴며 말하는.

미선 왜 그래? 이 중대한 사실을 우리만 알고 끝내자 이거야?

신자 (속상한 듯) 조용히 해라. 존(좋은) 말 할 때.

미선 왜 조용히 해야되는데, 엄마 이 세상에서 진짜 신나는 구경 세가지가 뭔지 알어?

신자 (기찬 듯 보면)

미선 알켜줄게. 첫째, 여자, 남자 싸울 때, 둘째 남자 남자 싸울 때, 셋째 여자 여자
싸울때야. 세상에서 젤 재밋는데 쌈 구경인데 왜 이걸 조용히 끝내.

신자 이 집안 지금 초상집이야, 초상집에 겹초상 만들 일있나, 나 가.

미선 왜, 초상집인데.

신자 그런 니가 몰라도 돼. 그라고 니 이세상에서 젤 재수 없는 년 이 어떤 년인줄 아
나. 에미가 알려주게. 첫째 남말 엿듣는 년, 둘째, 남 말하는 년, 셋째 남 안된거 보
고 신나하는 년.

미선 (어리버리하게) 그럼 나네.

신자 알면 됐단년아. (하고, 미선 뒷통수 냅다치고) 이불이나 깔어.

$#67. 신형의 집 전경, 낮

$#68. 신형의 주방

신형, 혼자서 라면 먹고 있다.

$#69. 안방

혜자, 피곤한 얼굴로 누워있다, 일어나 나가는

$#70. 주방

신형, 식탁을 행주질하고 있다. 그때 혜자, 피곤한 얼굴로 들어와 냉장고에서 물꺼내
마시다, 개수대에 있는 라면 봉지 보고, 신형 보면


혜자 밥통에 밥 놔두고, 아침부터 웬 라면이야?

신형 (행주질하며) 밥 먹기 싫어서.

혜자 (비아냥) 사랑 때문에?

신형 (서운한, 참고 행주질하는)

혜자 나, 어제 재호네 집 갔었다.

신형 (혜자 보면, 놀라는) !?

혜자 너 만나지 말라 그랬어. 내 눈에 흙들어가기 전엔 꿈도 꾸지 말라 그랬어. 한 번
만 더 너 만나는거 내 눈에 띄면 가만 안 둔다 그랬어.

신형 (화나, 행주내려 놓으며) 엄마...

혜자 너, 정신 똑똑히 차려! 니가 울고 불고 한다고 얼렁뚱땅 지금 처럼 해왔던대로
니 뜻대로 되지 않아!

신형 (울먹이며) 정말 왜 그래? 나한테 말하면 될 걸 왜 그 집까 지 찾아가서 꼭 그랬
어야 돼?

혜자 (속상하게 신형 보며, 버럭) 그렇게 안하면 어떡할까, 니가 말 로 해서 들어!

신형 (속상해, 행주 팽개치듯 놓고 나간다)

혜자 (가는 신형 보면)

$#71. 현수의 집 안

현수, 전화하고 있다.

현수 (차분한) 확인했니?

진우E 확인했어, 확실해. 강재호 우리 진성수산 소속이야.

현수 (생각하는) ...

진우E 현수야... 현수야... 왜 말을 안해.

현수 (담담한) 부탁있어. 들어줄 수 있어?

$#72. 중개인 사무실

재호, 업무부사람 걱정스레 재호와 얘기하고 있다. 한쪽에, 장고, 황소, 장기 두면서
그런 재호 곁눈길로 탐색하듯 보는

재호 (답답한, 하지만 당당한) 죄송합니다. 수금이 덜 됐습니다.

업무 강재호씨 자꾸 이렇게 일하면 우리 곤란합니다. 여기 아니면 어디서 밥벌어 먹을
데두 없으면서 배짱두 아니구...

재호 낼 물건대금이 들어옵니다. 하루만 참아 주십시오.

업무 나는 참고 싶지, 그런데 위에서 하느 일이 맘대로대요? 아직 은행문 안 닫았으니
까 오늘안에 해결하는게 좋을 겁니다. (하 고, 나간다.)

재호 (답답하고, 책상 정리하고 나간다)

장소, 황소 보며,

장고 (야비한 웃음 지으며) 잘 하면 석구 안끼고도 일이 되겠다.

황소 그러게.

$#73. 신형의 방

신형, 화나고, 다급한 얼굴로 옷장에서 옷 꺼내 입는다. 혜자, 들어와 그런 신형 보며,
옷 잡으며,

혜자 너 뭐하는 짓이야. 어디 갈려그래, 너?

신형 (혜자가 잡은 옷, 뺏어 들고, 눈가 그렁해, 오기어린) 엄마한 테 정말 실망했어.
아무리 화가 난다고 그렇게 경우없이 찾아 가서, 그러는건 아니지 않어. (하고 나간
다)

혜자 (황당하고 속상해 따라나가며) 어디가 이 기집애야!

$#74. 신형의 방 대문 앞

신형, 울면서 이 앙물고 현관문 열고 급하게 뛰어나와 가는. 혜자, 문 열고 소리지르
는 '신형아! 신형, 아랑곳 없이 뛰어가고.

$#75. 시장 주차장

재호, 답답한 얼굴로 차에 기대 담배 피우다, 하늘 보는데 눈빛 막막하다, 그런 재호
의 얼굴에서 엔딩.

(제 21 회 끝)
 

 

 

첨부파일 우정사 - 2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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