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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2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1.02.21|조회수379 목록 댓글 0

    제23부   

4월 14일 수요일 밤 9시 55분  

$#1. 경매장, 밤 (22부 엔딩 연결)

재호, 경매사 보며

제호 (황당한) 뭐라 그랬어요, 지금?!

경매사 (답답한) 나한테 이렇구 저렇구 말할 거 없어. 업무부에 가서 따져봐. 김부장
오늘 야근이니까.

(하고, 손뼉 치면) 경매 시작합시다!

장고, 재호 보고,

중개인, '무슨 일이야, 이게' 하며 웅성이는.

재호 (화나 굳은 얼굴로 돌아서서 성큼성큼 걸어가는)

$#2. 진성 수산 사무실 앞 복도

재호, 건장한 남자 서너명에게 둘러싸여 몸부림 치고 있다.

재호 (큰 소리로) 놔! 놓으란 말야! 김부장 나오라 그래, 김부장 나 오라 그러란 말이
야!

남자1 강재호, 이러지 마라. 너만 다쳐, 이 자식아.

하는데 그때, 사무실 문 벌컥 열리고 김부장, 속상한 얼굴로 나온다.

김부장 (재호 보며) 재호야.

재호 (화나 김부장 보면)

김부장 조용히 하구 가라. 나도 이렇게 까지 하구 싶지 않은데 벌써 서류 처리 돼구,
명단에서 니 이름 지워졌어. 이제와서 이러면 무슨 소용있냐.

재호 (화난 얼굴로 씩씩대며, 소리치는) 이유가 뭐야! 이유가 뭐야!

김부장 (재호 못 보고) 납입기일 못 지킨게 이유다. (재호 보며) 그 러게 왜 기한을
어겨.

재호 기한을 나만 어겼어? 뼈빠지게 수금해서 엊그저께 회사돈 송 금했을 때, 당신 뭐
랬어, 됐다 그랬지? 수산시장 중개인중에 한 두 번 대금기한 어기지 않은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살벌한 정리 해고를 밥먹듯이 하는 회사에도 사전에 경고라 는게 있어.
근데 이게 뭐야. 오늘 당장 손털고 가라니, 이게 말이 돼! 이 바닥사람이면 누구나 알
어. 기한 어기는거 세 번은 봐줄 수 있는거야, 세 번은. 근데 난 두 번밖에 안했어.
그것두 몇 일씩 밀린게 아니라, 하루 이틀이었다구!

김부장 (단호한) 하루 이틀이라도 어긴건 어긴거야. 그리고, 위에서 내린 결정이야.
나도 힘이 없다구. (하고 들어간다)

재호 어딜가, 얘기해, 어디가! (안으로 들어가려 하면)

사람들 그런 재호 잡고 '진정해, 이러지 마라!, 이런다고 될일이 아니야' 하며 말린다.

재호 (사람들 손 뿌리치려 몸부림치며) 이거 놔. 이자식들아! 이거 놔!

$#3. 진성 수산 건물 앞

재호, 허탈하고 지치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담배 피워 물고 힘없이 걸어 나온 다. 카메
라 돌아가면 장고, 황소 성냥개비 씹으며 그런 재호 눈여겨 보고 있다.

장고 같이 일하자고 한 번 말해볼까?

황소 놔둬. 지발로 걸어오게.

$#4. 시장 일각

한쪽에 쓰레기 더미 쌓여있고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다. 카메라 그런 시장풍경 보여주
고 한쪽으로 옮겨가면 재호, 땅바닥에 주저앉아 소주를 병째 들고 마시고 있다. 그러
다 입에서 소주병 떼고 고개 숙이고 가만히 앉아있다. 다시 고개 들어 주변 둘러보는
데 눈가 그렁하다.

1. 업무부(회상)

여러 사람들 틈에 재호(기대에 찬 얼굴) 서 있다. 업무부 사람, 그 사람들에게 차례로
서류와 모자 준다. 재호, 자기 차례가 되자 모자, 서류 받고 업무부 사람에게 '고맙습
니다.' 하고 밝게 인사하고,

2. 시장

재호, 205하고 쓰인 모자 들고 '나 모자 썼다!'하고 뛰어오면 석구, 생선 나르다 그
런 재호 보고 '내 친구, 모자 썼냐'하며 뛰어가 끌어안고 좋아한던 모습 현실

재호, 멍한 얼굴로 술을 마시는.

3. 시장

장사꾼에게 물건 건내주고, 장사꾼 재호에게 돈을 주면, 재호 그 돈 받고 뒤돌 아 신
나서 뛰어가는.

4.시장 공중전화

재호, 신이 나 전화하고 있다.

재호 재영아, 오빠 돈 벌었다. 오빠 돈 벌었어!

현실 재호, 떨리는 손으로 담배 피워무는.

5. 22부 55씬

재호 (밥 먹으며) 학생 가르치는게 좋구, 배운게 너무 아깝구, 그런 거면 혹시 또 모
르죠.

신형 ?

재호 공부 더 한다 그래두 뒷바라지 해 줄 수 있어요. 논문 남았다면서요. 중개인만
해두 우리 둘 사는덴 전혀 지장 없어요.

신형 (웃음 띤) 내가 사람 하난 정말 잘 골랐다.

6. 22부 56씬 (분식점 앞)

재호, 차안에 있고, 신형 밖에서 배웅한다. 신형, 따뜻하게

신형 일 조심해서 하구, 돈 많이 벌어.

재호 네. 돈 많이 벌어 올게요. 가요. (하고, 가고)

신형 (그런 재호 보고)

현실.

재호, 허탈하게 쓴웃음 짓고 소주 마시려다 병 바닥에 팽개치고 소주병 박살난 다.

재호, 고개 숙이고 고통스럽게 우는.

$#5. 신형의 집 전경

카메라, 신형의 집 전경을 훑고 한쪽으로 가면, 재호, 담담한 얼굴로 신형의 집을 보
고 서 있다. 그러다 돌아서서 걷는다.

$#6. 신형의 방 안

신형, 자고 있고, 탁자위에 삐삐만 돌아가는.

$#7. 공중전화 부스 안

재호, 전화하고 있다.

재호 (맘 아프다, 애써 담담하려 하며) 재호예요. 뭐해요? 자요?... (마음 아프게 눈
감고 있다) 나, 당신 많이 좋아해요. 그런데, (하는데 눈물이 날 것 같다. 부스 벽에
몸을 기대고, 잠시 그 대로 있다가) 내가 정말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요.

$#8. 공중전화 부스 밖

재호, 전화기를 내려놓고 그대로 주저앉아 있다.

$#9. 오피스텔 전경, 낮

$#10. 현수의 오피스텔 안

현수(전화 받고 있는), 길진(차마시고 있는) 탁자에 앉아있다.

현수 일단은 작은 아버지 회사 기획실로 들어가서 근무하려구요. 업무 파악하기에는
그 부서가 제일 나을거 같아서요. 할 일도 많을 거 같구, 네. (사이) 알았어요. 너무
걱정 마시 구요. 또 전화드릴게요. 네, 끊어요. (하고 전화 끊는다)

길진 (현수 보며) 작은 아버지 회사에는 언제부터 출근할거니?

현수 (담담하게 커피 마시며) 다음주.

길진 잘 생각했다. 일하다 보면 시간두 빨리 갈테구 재호두 잊을 수 있을거야.

현수 (길진 보며, 차분한) 내가 재호를 왜 잊어?

길진 (현수 보면) ?

현수 오빤 도대체 내말을 뭘루 들어? 내가 재호, 포기하지 않는다 그랬지. (하고 찻잔
보며)

작은 아버지 회사에 걔 넣을거야. 지금 다니는 직장두 짤렸다 니까 안 올 이유가 없지.

길진 (현수 보다 찻잔 내려놓다, 굳은 얼굴로 현수 보며) 재호가 직장이 어떻게 돼.
무슨 말이야, 그게?

$#11. 재호의 방

핸드폰 벨 울리는. 재호, 핸드폰벨 소리 들리는지 마는지 무표정한 얼굴로 벽에 기대
앉아있다.

$#12. 마루

진숙, 마루 닦다가 재호 방쪽에서 나는 벨소리 듣고, '전화 온거 같은데, 얘가 방에
없나' 하며 걸레 놓고, 재호의 방으로 가서 문 연다.

$#13. 재호의 방

진숙, 문 열고 서서 재호 보며,

진숙 전화 온거 같은데, 안 받니?

재호 ...

인써트 - 핸드폰 벨 끊기는.

진숙 (핸드폰 보다, 재호 이상하다는 듯 보며) 너 무슨 일 있어? 일도 안나가고 왜 그
래?

재호 (피하듯) 저, 바람 좀 쐬고 올게요. (하고, 나간다)

$#14. 마루

재호, 나가고, 진숙, 그런 재호 걱정스레 본다. 그때, 방에서 다시 전화벨 울리는. 진
숙, 자기방으로 가고.

$#15. 진숙의 방

재영, 한쪽에서 이불 깔고 자고 있다. 진숙, 들어서며 재영 보고.

진숙 몇신데, 여적 잠이야? 아이구, 증말... (하고, 전화 받는) 여보 세요.

$#16. 신형의 방 안

신형, 학교 갔다 온 차림으로 전화하고 있다.

신형 (어려운) 안녕하세요.... 저 이신형이예요.

$#17. 진숙의 방

진숙, 답답한 얼굴로 전화 받고 있다.

진숙 재호 집에 없어요. 바람 쐬러 나간다고 했는데...

신형E 네.

진숙 들어오면 전화하라 그럴게요.

$#18. 신형의 방

신형 고맙습니다. 그럼 다시 전화 드릴게요. 안녕히 계세요.

진숙E (무뚝뚝한) 네. (하고, 전화 끊는다)

신형 (답답한 듯 전화 내려놓고)

그때, 혜자 올라오며.

혜자 넌 엄마말 안들려? 엄마가 도대체 몇번을 목이 쉬게 부르니, 시골에서 쌀 온 것
좀 나르자고, 너 현관 들어섰을 때부너 지 금까지 내내... 도대체 엄마말도 안듣고 어
디다 그렇게 전화질이야?

신형 (혜자 보며) 미안해. 화장실 좀 갔다가 내려갈게요. (하고 나 가는)

혜자 (그런 신형 보고, 전화기 보며) 저누무 전화를 끊어버릴 수도 없고... 난리네,
증말.

$#19. 주방

신형, 설거지를 하고 있다. 머릿속에 온통 재호다.

$#20. 공원

재호, 벤치에 가만 앉아있는.

$#21. 진숙의 방

진숙, 답답한 얼굴로 앉아있다.

신자E 니 자존심땜에 재호 혼사를 그르친다는 거는 말이 안된다. 재 호 도와줘라. 니
여적 걔한테 해준게 뭐 있노.

진숙, 답답한 그러다 재영의 이불을 벗기며.

진숙 넌 학교 안가니?

재영 (가만 일어나 앉는다)

진숙 안잤어? 잠도 안자면서 왜 누워있어? 석구 땜에 그러는 거 야?

재영 이모, 석구오빠 어떻게 도와줄 수 없어?

진숙 (답답한) 내가 갤 무슨 수로 돕니 (하고, 일어나 장에서 외출 복 꺼내는)

재영 (한숨 쉬고 고개 돌리는)

$#22. 시장 일각

석구, 장고 얘기하고 있다.

장고 뭐, 돈을 빌려줘?

석구 (어렵게)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래. 내가 3년 동안, 무보수로 일 할게. 3년동안.
그러니까, 어떻게든 돈좀 돌려줘. 내 동생 이제 스무살이야. 앞날이 창창한 놈이라구.
형, 한 번만 어떻게 해줘.

장고 웃기지 마라. 내가 돈놀이하는 놈도 아니고, 그런 큰 돈을 어 떻게 돌리냐. 돌릴
수 있다고해도 널 뭘 믿고.

그때, 업자 오며.

업자 무슨 일이야?

장고 (업자 보며) 야, 너 잘 왔다. 석구가 돈 좀 빌려 달라는데, 한 번 말이나 들어봐
라.

업자 (석구 보며) 돈? 얼마나?

석구 (눈치 보며, 손가락을 세게 편다)

업자 작은 거, 큰 거?

석구 ...

업자 큰거? 야, 얘 간붰네. (하다가) 담보는?

석구 (고개 저으며)

업자 담보도 없이, 얘가 누굴 놀리나. (하고, 가고)

석구 (참담한 얼굴로 돌아서서 간다.)

장고, 가는 석구 보다가 잠시 생각하더니, 뛰어가서 석구 잡는다. 석구, 돌아보면

장고 (의미심장하게) 재호네 집 있다며, 그거 담보 잡어. 그리고 우 리일 같이 하자고
하고 재호 데려와.

니 동생, 너, 일자리 뺏긴 재호 살릴 방법은 그거밖에 없어.

석구 ...?

$#23. 신자의 방

인숙, 신자 실밥을 뜯고 있다.

신자 경희란 년, 한번은 다잡이를 해야 안되겠나? 우리 미선이가 걜 드럽게 한 번 패
줄까 하든데, 그러라 칼까?

인숙 미선이가 무슨 힘이 있어, 걜 패줘요.

신자 미선이 말로는 지밑에 여러 얘들 있다카드라. 끈끈이, 악순이, 야동이 뭐 그런
이름 가진 기집들이 쌈을 겁나게 잘한다드라.

인숙 됐어요. 그런 시답지 않은 말씀 할려면 하지두 마세요.

신자 (인숙 보며 안된 얼굴로) 속상하게.

인숙 아니요.

신자 (걱정하며) 왜 아이야.

인숙 (신자 보지 않고) 희진이 있는데요, 뭐. 난 이제 혼자 아니예 요. 희진이가 날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달건씨는 세상 어느 여자보다 희진이을 사랑하니까, 희진이가
나랑 살구 싶다 그 러면 나 절대 안 버릴거예요.

신자 (그런 인숙 안되게 보며) 그래, 그래. 믿는기 좋다. 세상에 이년 저년 별년 다
있지만 남편 바람 필땐 몇가지 종 류에 기집년이 있늘 줄 니 아나?

인숙 ?

신자 세 종류가 있다. 첫째, 확 도는 년, 둘째, 질질 짜는 년, 셋째, 무던히 참는 년.
그 중 가장 현명한거는 무던히 참는기다. 바람이라카는기는 한 때 지나가서 바람이라
카는기다. 알제?

그때, 진숙 외출복 차림으로 문 연다.

신자 닌 남의 방문 열면서 인기척도 안하나?

진숙 (문틀에 걸터 앉으며, 다짜고짜) 아 언니한테 물어볼 말 있 어?

신자 뭔데?

진숙 신형이란 아가씨랑, 우리 재호 정말 인연인거 같애?

신자 뭔 말이야?

진숙 걔들 도와줄까 싶어서, 언니 말대로 내가 여적 재호한테 뭐 해준 것 없고... 언
니 세상을 살아도 나보다 더 살았으니까, 보는 눈이 있을거 아냐? 내가 나서면 일이
잘 될까?

인숙 (뭔말인가 싶다, 진숙 보고, 신자 보면)

신자 와, 도와주기로 했나?

진숙 묻는 말에나 대답해.

신자 인연은 만드는 기다. 지들이 뭐 그래 좋다카면, 좋게 잘 안만 드겠나.

인숙 무슨 말이야?

진숙 그럼 난, 언니말만 믿는다. 나, 나갔다 올게요. (하고 문 닫고 나간다)

인숙 (문쪽에 대고) 언니, 언니... (하다가, 신자 보며) 무슨 말이예 요? 신형이랑 재
호랑 결혼하게 한다. 그 말이예요, 울 언니가 지금?

신자 그래.

인숙 미쳤나봐. 그 집에서 그러라 그러긴 하구.

신자 해볼때까지 해보는 거지, 뭐. 못할 건 뭐있노.

인숙 드디어, 전쟁이 시작되는구만.

그때, 말과 동시에 문 벌컥 열리고 미선 고개 디밀며,

미선 엄마, 나 점심 줘?

그 소리에 신자, 인숙 놀라고.

미선 (왜 그런가 싶은)

신자 아따, 진짜 전쟁났는 줄 알았네, 이년.

$#24. 공원

진숙, 공원쪽으로 걸어가, 벤치에 앉아있는 재호 옆에 앉는다.

재호 (진숙 보며, 담담한) 어떻게 오셨어요?

진숙 이 동네 바람쐬러 갈데가 여기 말구 어디 또 있어. (재호 보 며) 집에 들어가.
많이 피곤해 보여. 잠을 자든가. 목욕탕을 갔다 오든가 해.

재호 어디 가시게요?

진숙 (안보고) 응. (그리다, 일어나 재호 보며) 신형이란 아가씨한 테서 전화 왔더라.

재호 (진숙 보고, 외면하면)

진숙 집안에서 서로들 들고 부니까, 니들 사이도 힘든거 같은데... 그래도 서로 위로
해주고 그래. 사랑이 별거니, 힘들땐 서로 힘 되주고 그런거지.

재호 (왜 그런가 싶게 보면)

진숙 다녀올게. (하고, 가고)

재호 (가는 진숙 보고) ....

$#25. 병국의 회사 전경

$#26. 병국의 사무실 안

병국, 퇴근하려는 듯 책상 정리하고 나서 웃옷 걸치는데 전화벨 울린다.

병국 (무심히 수화기 들고) 네.

진숙E 저, 정진숙이예요.

병국 (난감한)

$#27. 카페 전경 밤

$#28. 카페 안

진숙, 커피 마시고 잔 내려 놓고 병국 보면 병국, 답답한 마음으로 담배 피우고 앉아
있다. 두 사람 사이에 무거운 정적이 잠시 감돈다.

진숙 (얘써 가볍게) 그동안 왜 연락 안하셨어요? 정말 바빴어요?

병국 (진숙 보지 않고 가만 있다) ...

진숙 전화 주실 때까지 기다리기가 지루해서...

나, 일부로 피한거 아니죠?

병국 (진숙 보지 않고 가만 있다) ...

진숙 (다는 애써도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정색하고) 재호 이모가 아니라 친구로 묻는
거예요. 왜 그랬어요?

병국 (진숙 보며 어렵게) 진숙씨, 우리 길게 말하지 맙시다.

진숙 (굳은)

병국 나 우리 신형이 재호 만나는 거 반댑니다. 싫습니다.

진숙 (속상한) 왜요? (서운한 맘 숨기고, 짐짓 당당하게) 난 내 조 카라서가 아니라
재호, 괜찮은 애라구 생각해요.

병국 (듣기 싫은지, 외면하는)

진숙 (그 행동에 화나는, 자조적인) 이 실장님한테 실망이네요. 그 러니까, 그러니까
뭐예요, 날 친구로서는 몰라두, 사돈으로는 받아들이시겠다. (사이) 술집해서.

(작게 숨고르고, 차분화게) 난 이실장님이 적어두 혜자같이 막무가내루 두 사람 결혼
반대 할거란 생각은 안했어요. 돈 없다, 고아다, 어리다, 흔히 세상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편견을 갖구 있는 분이라구는 생각 안했거든요. 내가 본 이 실장님은.... 내가
잘못 봤나요? 딸내미 혼사 앞두 니까 이 실장님 같은 사람두 별 수 없는 건가요? ...
그게 사람 사는 잣댄가부죠?

병국 (조금 화나지만 애써 진정하려 하며) 진숙씨, 그렇게 말하지 맙시다.

진숙 (마음이 아프다. 비아냥조로) 그럼 어떻게 말할까요? 아-네, 그럴 줄 알았어요.
언감생심 어떻게 우리 조카가 그 집 딸 을... 제 조카 단속 잘 하겠습니다. 내가 그렇
게 말했어야 돼 요?

병국 (단호하게) 결혼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하는 겁니 다. 자라온 환경도
세상보는 눈도 비슷해야만 살 수 있어요. 나는 신형이가 재호 만나서 고생하는 거 보
기 싫습니다. 애비 이기심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진숙씨 자식이 없어서 그런
말도 하는 겁니다. 자식 있어보면 지금 제 맘 이해할 겁니다.

진숙 (마음 아프게 웃는다) 하하!

(그러다 알았다는 듯, 고개 끄덕이고 백에서 찻값 꺼내 탁자 위에 놓고 병국 보며 서
글픈, 비아냥대며 말한다) 내가 참 착 각이 심했어요. 그러니까 여적 시집을 못갔겠
죠? 전, 이실장님이 만약 반대를 한다면 이유가 뭘까, 혼자 생각 하면서, (서글픈 웃
음 짓고 병국 보며, 사이) 내가 친구로서가 아니라 여자로서 참 괜찮다. 그런 나랑 사
돈을 맺는다니 그럴 수는 없다. 그럴 줄 알았어요.

병국 (진숙 보며)

진숙 (병국 보며 서글픈 웃음 짓고, 강하게) 내가 자식이 없어서... 그래요, 실장님
맘 모를 수 있겠죠. 그런데요, 조카자식도 자 식입니다.

병국 ...

진숙 분명히 말하는데, 난 재호 신형이 보는거 안 막을 생각이예 요.

병국 ?

진숙 (일어나, 병국 보며) 참 맘이 아프네요. 재호, 때문에, 신형이 때문에...

그것도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좋은 친구를 하나 잃은거 같아, 그게 더 맘이 아프네요.
(하고 나간다)

병국 (가는 진숙 보며, 마음이 복잡하다) ...

$#29. 카페 밖

진숙, 카페 문 열고 나와 쓸쓸한 웃음 지으며 걸어간다. 눈가가 조금은 붉어졌다. 진
숙, 걸어가며 작게 혼잣말한다.

진숙 그래, 이병국 당신이라구 뭐 별다르겠어.

다들 똑같은 놈들이지. 재수없어. (그렇게 말해도 속은 상하 다)

$#30. 재호의 방 (불꺼진)

핸드폰 벨 울린다. 재호, 책상 앞 의자에 앉아 그것 가만 보고만 있다.

$#31. 신형의 방

신형, 전화기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신문을 뒤척인다. 인써트 - 강사초빙광
고. 신형, 광고보다 생각하는.

$#32. 학교 벤치 - 회상 (낮)

길진과 신형 앉아 있다.

길진 (신형 보며, 어렵게 말하는) 너, 이번 학기는 몰라두 다음 학 기 강의는 맡기 힘
들거 같다.

교수회의에서 그렇게 결정을 내린 거 같애.

신형 (어이없고, 속상한) 계약기간이 있는데, 누구 맘대로 그런 결 정을 내려?

길진 나두 교수들 결정이 옳다고는 생각안해. 하지만, 더 이상은 일 크게 만들지마.

신형 그럼 나보고 당하고만 있으라고?

길진 니 맘엔 안내키겠지만, 학과장한테 지난번 일 사과해라.

신형 ?

길진 학교사회라는 울타리가 니 생각만큼 관대하지 않아. 넓지도 않고, 니가 학교와
마찰을 빚으면 빚을수록 너만 손해야. 다른 학교로 괜히 소문만 퍼져서, 다음에 갈 자
리조차도 찾기 힘들거야. 다른데 알아보는거 같은데, 그런 그대로 진행하다 라도 일단
은 니가 고개 숙여.

신형 못해.

길진 부모님들 생각해. 나중에 재호일 때문에 학교에서 강의 뺏겼 다 그러면 부모님들
이 재호를 어떻게 보시겠어?

신형 (눈가 그렁한, 속상한, 외면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일어 나 나가고)

길진 (그런 신형 안스럽게 보는)

$#33. 신형의 방

신형, 신문 옆에 놓고 전화기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34. 재호의 방

재호, 전화기 보다가 전화걸 용기가 없는지, 외면하고 서랍을 연다. 그리고는 그 안에
서 엄마의 사진을 꺼내 가만 들여다 본다. 그리고 손으로 엄마얼굴을 한 번 만져본다.

엄마가 그리운 얼굴에가. 사진 보는 재호의 얼굴위로 재호 이펙트 들리는.

재호E 엄마가 재영이랑 나 버릴 때, 그때 엄마가 지금 나처럼 힘들 었어요? ... 그럼
말하지. 힘들다고 나한테라도 말하지. 혹시 내가... 도울 수 있었을지도 모르잖아.

사진, 책상위에 놓고 보며,

재호E 살아있어요?

하고, 사진 외면하는데, 눈물 그렁한 재호 (강하려 애쓰는) 얼굴 위로 이펙트.

재호E 엄마... 나 좀 도와줘, 내가 날 포기하지 않게. 도와줘.

재호, 눈물 참고, 책상위의 사진을 서랍에 넣는다. 그때, 밖에서 진숙의 목소리 들리

재호E 재호야, 자니?

재호 아니예요, 이모 들어오세요. (하고, 일어나 불킨다)

진숙, 외출복차림으로 들어서며,

진숙 불도 안키고 컴컴한데서 뭐해? (하며, 자리에 앉는다)

재호 (자리에 앉으며, 진숙 안보고) 그냥 있었어요.

진숙 너 일 안나가?

재호 ...

진숙 시장에 무슨 일있어?

재호 (잠시 멈뭇대다, 진숙보며) 저 중개일 그만 뒀어요.

진숙 !

재호 몇 번 물건대금기한 어긴게 문제가 된거 같애요.

진숙 (놀라고 어이없는) 이게 무슨 말이야, 이게!

재호 어짜피 졸업하면 다른 일자리 알아보려구 했는데요, 뭐.

진숙 요즘 대학 졸업했다구 직장 얻기가 쉽니?

재호 (말꼬리 돌리려는) 어디 다녀오셨어요?

진숙 (한숨쉬고) 신형이 아버지 만나고왔다.

재호 ?

진숙 (재호 안보고) 나 니들 만나는거 찬성하기로 했어. 나만 찬성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해보는데까지 해보는 거지 뭐. (재호 보고) 내가 그 집 어른들하고는 어
떻게든 담판을 져볼 참이니까, 너 어디 일자리 구해. 가진 것도 없는 놈이 일자리 까
지 없다구하면 나라도 딸 안주겠다. 괜히 속상하다고 코빠져 있어 봤자 시간만 가. 너
지금이라도 나가.

재호 ...

진숙 귀한 처녀 데려다 고생 바가지 안 씌울거면 나가서 하루벌이 일자리라도 찾아봐.
(하고, 나간다)

재호 ....

$#35. 재호의 집 앞

진숙, 속상하지만 다짐 어린 얼굴로 걸어가는.

$#36. 석구의 방

석구, TV만 넋놓고 보고 있다. 전화벨 울리는데도 받지 않는다. 그때, 방문 열리고
진숙의 얼굴 디미는.

석구 (무심히 진숙 보면)

진숙 집에 있어네. (하며 방으로 들어와 앉아 울리는 전화 본다. 그러다 석구 보며)
전화 왜 안받어?

석구 (속상해, 머리 긁적이며) 집에서 온 전화예요. 어떡해 해 줄 수도 없는데 안 받
고 싶어요.

진숙 (그런 석구 보다 TV꺼버린다)

석구 (진숙 보면) ?

진숙 너 사채하는 사람 알어. 시장에 그런 사람들 많다며?

석구 (진숙 보며) !

진숙 (석구 보지 않고 허탈한 목소리로) 쓸개도 없는 년처럼 안써 야 될 돈을 썼어.
너랑 나랑 둘 다 살 방도를 한 번 찾아보 자.

석구 (조금은 기대에 찬 얼굴로) 무슨 말이예요?

진숙 (석구 외면한 채 단호한 목소리로) 재호 자존심, 내 자존심, 니 동생 목숨까지
한꺼번에 건져 보자구.

$#37. 시장 전경, 아침

$#38. 중개인 사무실

재호, 커다란 박스에 서랍에 있던 장부들을 꺼내 넣고 있다. 일부는 휴지통에 버린다.
그렇게 모든 서랍들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달건, 담배 피우며 그런 재호 걱정스러
게 보고 있다. 재호, 짐 다 정리하고 박스에 작업복과 경매 모자를 담는다. 마음이 안
좋다.

달건 (재호의 눈치 보며) 장부 정리는 다 한거냐?

재호 (책상위에 앉으며 달건 보지 않고 심란하게 말한다.) 대충요.

달건 도대체 어떤 놈이 일을 이렇게 만드거냐?

재호 (가만 있다) ...

달건 이제 뭐 먹구 살래?

재호 여기 저기 이력서 넣어 볼려구요.

달건 있는 놈들두 짤리는 마당에 너 들어갈 자리가 있겠냐? 너 여 자 만난다며, 그 여
자 집 괜찮다면 거기다 손 좀 벌려 보지.

재호 (달건의 그런 말이 듣기 싫다) 일 안나가세요?

달건 물건이 통 안나가네. 스무짝 주문 받은거 벌써 배달했다.

재호 (일어나며) 갈게요.

(하며 박스 쌓아 들고 나간다)

달건 잘 가라. (하고 재호 나가고 나면) 저 자식두 하는 일마다 되 는게 없어, 어떻게.

$#39. 주차장

재호, 트렁크에 박스를 실는다. 그때, 장고와 말거는.

장고 시장일 이제 완전 정리한 거냐?

재호 (대꾸 않고, 트렁크 닫고, 운전석 차문 열면)

장고 (재호 다시 잡으며) 우리랑 일하자. 좋은 건수가 있어.

재호 (보면)

장고 너 아직 도매상에 깐 돈 안땡겼지. (주위 눈치보고) 솔직히 합법적인 일은 아니
다. 그런데,

재호 그런덴 없어. 어떤 일이든, 너랑은 안 해. (하고, 차에 타고 간다)

장고 (가는 재호 보는데, 핸드폰 울리고, 받으며)

석구E 형, 나야.

장고 ?

$#40. 달리는 재호의 차

재호, 운전해 가는데 핸드폰 울리는. 재호, 한쪽에 차세우고 전화 받는다.

재호 여보세요?

$#41. 신형의 방

신형, 출근 준비하고 전화하는...

신형 (안도의 한숨 쉬듯) 전화받네.

$#42. 재호의 차안

재호, 미안한 웃음.

신형E 무슨 일 있어?

재호 ...

$#43. 신형의 방

신형 (어렵게) 오늘 학교 올거야?

재호E 취직시험 준비하러 도서관에 갈꺼예요.

신형 취직시험?

$#44. 재호의 차 안

재호 얘긴 만나서 해요.

신형E 그래, 그러자, 기다릴게.

재호 네, 끊어요. (하고, 사이 끊고)

$#45. 달리는 재호의 차

$#46. 시장 일각

장고, 석구, 업자 얘기하고 있다.

업자 담보가 있다구? 뭔데?

석구 집하구, 전세가게.

업자 그걸루 삼천?

석구 (고개 젖고, 손가락을 일곱 개 편다.)

업자 (기막힌) 야, 미쳤냐, 너.

석구 왜 그거 다 팔면 진짜 큰 거 한 장은 더 받을 수 있어.

업자 그럼 팔아라.

석구 당장 팔 수 없으니까 그렇지.

업자 그럼, 돈 천에 넘기든가.

석구 (황당한) 나쁜 자식들... 말도 안돼. (하고, 돌아서서 가는)

$#47. 석구의 방 안

석구, 재영 앉아있다.

석구 응, 근데, 내가 알아보니까, 그 담보 갖곤 어림도 없더라구. 아무두 제 값을 안
줄려 그래.

재영 (잠시 생각하다가, 어렵게) 현수 언니한테 한 번 상의해볼까?

석구 ?

재영 그 언니랑 다니는 실장이란 사람, 뭘 많이 아는 거 같던데...

석구 재호가 알면 난리 날텐데.

재영 (속상한) 모르게 해야지... 그리고, 어쩌면 이 일로 재호오빠랑 현수 언니랑 잘
될 수도 있잖아. 오빠가 좋다는 여자 집에선 오빠 푸대접 한다는데, 그런 대접 받으면
서 오빠가 그 여자랑 살 이유가 뭐 있냐. 난 현수 언니 편이야.

석구 (전화기 끌어다 주며, 미안한 듯) 전화나 넣 봐.

$#48. 현수의 작은 아버지 회사 전경 (이후, 대산 기업)

$#49. 사무실 안 (하우징업체, 인테리어 중심의)

현수, 부서의 다른 사람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실장, 마지막 사람에게 인사
를 시키고 있다.

실장 (사원에게) 다음주부터 기획실에 오실 조현수씹니다.

현수 만나서 반갑습니다.

사원1 반갑습니다.

실장 (한쪽 책임자 자리를 가리키며) 저리로 가시죠.

현수 (자리로 가서 선다)

실장 이 자리가 현수씨 자립니다.

현수 (자리 보고, 실장 보며) 내가 이 자리에서 잘 할 수 있을까 요?

실장 준비하시지 않습니까. 오늘도 도서관에 자료 찾으러 가신다면 서요. 제가 드린
자료는 어떻게 도움이 됐습니까?

현수 아직은 감이 안잡혀요.

실장 전혀요?

현수 아뇨.

실장 다행입니다.

그때, 핸드폰 울리고, 현수 실장에게 '잠깐만요' 하고 핸드폰 받는.

현수 여보세요?

$#50. 석구의 방

석구, 전화하고 있다. 재영의 눈을 보면서 어렵게.

석구 내가 아는 사람들 한테 물어봤더니, 너무 형편없이 말들을 해 서... 담보는 확실
해요. 어떻게 안될까요?

$#51. 사무실 안

현수 일단 만나서 얘기하죠.

석구E 네. 언제 볼까요?

현수 낼 오후에 저희집으로 오시겠어요? 네. (끊고, 실장 보며) 제 가 저번에 자리하
나 비워두라고 한거 기억하지죠?

실장 네. 현수씨 밑에 팀장자리를 비워놨습니다.

현수 고마워요. 그리고 낼 오후에 저희집으로 잠깐 와주세요.

실장 ?

$#52. 학교 전경, 낮

$#53. 학교 복도 계단

재호, 생각 많은 얼굴로 계단 올라 가고 있다. 친구들과 얘기하며 내려오는 진우, 재
호의 옆을 스쳐 지나간다. 재호, 진우 보지 못한다. 진우, 내려가다 뭔가 이상해 고개
돌려 재호 본다.

진우 (재호 보며) 강재호.

재호 (무심히 진우쪽 보면)

진우 (야비한 웃음 띄우며) 어깨가 축 쳐졌다. 안좋은 일 있나 보 지?

재호 (대꾸하기 싫다. 뒤돌아 다시 가려하면)

진우 이제 뭘 먹고 살거냐?

재호 (뒤돌아 진우 보는데) ?!

진우 니 일에 내가 힘 좀 썼지. 현수가 아주 기뻐하더라. (하고 웃 으며 친구들과 내
려간다)

재호 (무슨 말인가 싶어, 잠시 그대로 서 있다가, 화난 얼굴로 계 단 아래쪽을 내려다
본다)

$#54. 학교 일각, 야외

진우, 친구들과 얘기하며 걸어오고 있다. 그때, 재호 화난 얼굴로 걸어와 진우를 돌려
세우며.

재호 (무섭게 가라앉은) 너 아까 뭐라 그랬어?

진우 (비아냥기) 말 그래로야. 내가 니 일자리 짤랐다구.

재호 ?

진우 우리 아버지가 진성 수산 사장이야. 너 같은 놈 하나쯤 목자 르는 거 식은 죽 먹
기지.

재호 (가라앉은) 다시 말해봐. 니가 정말 날 이렇게 만든거야.

진우 (말하려는데)

재호 (진우 턱에 주먹을 날린다)

$#55. 학과장실

신형, 학과장과 면담중이다.

신형 (못보고, 참담하지만 또박또박) 지난번 제 행동 사과드립니다. 제기 너무 무례했
습니다.

학과장 (떨떠름한) ...

신형 제 거취문제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학과장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신형 네.

학과장 이렇게 알거면서 그땐 왜 몰랐어요?

신형 (모멸감 느끼는)

학과장 일터는 소중한 겁니다. 그런 곳에서 개인적인 감정이란 필요 치 않습니다.

신형 ...

학과장 다음달에 다시 교수회의가 열립니다. 그때, 다시 논의하기로 하죠. 가보십시오.

신형 (일어나, 인사하고 나간다)

학과장 (그런 신형을 보는) ...

$#56. 학과장실 앞

길진, 한쪽에서 신형을 기다리고 서 있다. 그때, 신형 나오면.

길진 (신형에게로 가서) 말씀 잘 드렸니?

신형 (속상한, 길진 못보고) 하는데 까진 했어.

길진 어디 가서 차 한잔 하자.

하고, 두사람 밖으로 나간다.

$#57. 학교 일각

학교들 여럿 웅성웅성하고 재호, 쓰러져 있는 진우 멱살 잡고 일으켜 세우며 말한다.

재호 일어나 이자식아! (하고 일으켜 세운 진우의 턱을 주먹으로 친다.)

진우 (나가 떨어진다. 입가 터져 재호 본다)

학생1 (진우 보며) 진우야 괜찮아?

학생2 (재호 말리며) 재호야, 너 왜 이래. 임마. 화가 났으면 말로 하지 왜 주먹질이
야, 주먹질은?

재호 (학생2 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때릴만해서 때리는거야. 비켜!

(하고 학생2 밀치고 진우 멱살 잡아 일으켜 세우며) 일어나!

진우 (재호 만만찮게 보며) 그래, 쳐봐, 임마! 내가 너한테 이렇게 맞구 가만 있을거
같냐? 돈 많은가 본데 쳐봐!

학생들, '니들 왜 이래! 학교에서 이러는거 아냐!' 등등 말하며 둘을 말린다.

재호 (학생들에게 버럭 소리지른다) 조용히 해!

그때, 카메라 뒤쪽으로 가면, 신형가 길진 나오다가 그 소리에 멈춰서서 소리 나는 쪽
을 본다.

카메라, 재호 있는 곳으로 가면, 학생들 웅성이는 소리 들린다. 학생1, '야! 이러지
마!'하는. 학생2 '그만해, 그만' 주변에 있던 학생들 '무슨 일 이야?' 하며 싸움난
쪽으로 가고.

재호, 진우를 다시 주먹으로 날린다. 카메라, 길진, 신형쪽으로 옮겨가면, 신형, 그런
재호의 모습에 굳어있다.

길진 (신형에게) 넌 딴데 가 있어. 오지마.

(하고 싸움난 곳으로 간다)

신형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길진 가는 모습 본다)

카메라 싸움난 곳으로 옮겨 오면,

재호 (진우 멱살 잡고 보며, 가라앉은)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어?

(화나, 소리치는) 내가 너한테 뭘 어쨌길래, 내 일자릴... 뺐 어!

진우 (나가 떨어진다)

재호, 넘어진 진우에게 다시 다가가서 멱살 잡는데,

누군가 진우의 멱살 잡은 재호의 손목을 잡는다. 재호, 돌아보면 길진이다.

길진 그만해. 손놔.

재호 (참담한, 멱살 거칠게 풀고)

길진 (그런 재호 보고, 넘어진 진우 보며) 일어나. (하고 학생들에 게) 너희들은 그만
가. 어서!

재호 (화나, 답답하게 한숨 쉬고 고개 옆으로 돌리는데 멀리 서있 는 신형과 눈 마주
친다)

신형 (긴장되고 굳은 얼굴로 재호 보는)

재호 !

$#58. 길진의 교수실

길진, 재호 다탁 앞 소파에 마주 보고 앉아있다. 재호는 굳은 얼굴로 고개 숙이고 왼
손으로 오른손을 만지고 있다.

(오른손이 다친 모양이다).

길진, 그런 재호 화가 나면서도 걱정스럽게 본다.

길진 (재호 보며) 왜... 싸웠는지 물어봐두 돼?

재호 (길진 외면하고 담담하게) 말하기 싫습니다.

길진 학교 폭력이 학사규정에 어긋난다는거 알아?

재호 (길진 보지 않고) 압니다.

길진 아는 놈이 훤한 대낮에 학교에서 주먹을 휘둘러? 말해, 뭣 때문이야?

재호 때릴만해서 때린겁니다.

길진 (재호 보며) 진우도 그렇게 생각할까?

재호 (길진의 눈길 피하며) 상관없습니다.

길진 (그런 재호 보며) 다음부턴 상관하는게 좋을거다. 진우, 말이 많은 놈이야.

재호 (길진 보며)

길진 (재호 보지 않고) 학과장님한텐 혈기 넘치는 사내자식들 사이 에 흔히있는, 대수
롭지 않은 일이라고 전하게다. 졸업장 받기 전 까진 넌 아직 학생이야. 신형이 사거리
쪽에 카페에 있다. 가봐. 니가 사랑하는 사람 걱정스키지 마라. 너, 어린 놈 아니잖아.

재호 (잠시 앉아 있다가 생각하고 일어나) 가보겠습니다. (하고 나 가려 하면)

길진 (재호 보지 않고) 재호야.

재호 (선 채 돌아보면)

길진 (다탁위의 서류 괜히 정리하며, 무심하게, 안보고) 너 일자리 잃었니?

재호 ?

길진 (서류만 정리하며) 자세히는 말 안해두돼. 대답만해.

아까, 니들 싸울 때 그런 말하는 거 같더라. 진우가 니 일자 릴 어쨌다구... (재호 보
며) 그런거야?

재호 할 말 없습니다. (하고, 인사하고 나간다)

길진 (뭔가 짚히는 생각이 있다.)

인써트 - 22부, 회상.

현수 (안보고, 쓴웃음진) 내가 진우를 만나... (길진 보며, 차분한) 아니. 난 진우를
이용해서 재호를 나한테 오게 할 순 없을까 그 궁리를 하는거야.

길진 (답답한, 굳은)

그런 길진의 얼굴 위로 이펙트 들리는.

현수E 작은 아버지 회사에 걔 넣을거야. 지금 다니는 직장두 짤렸다 니가 안 올 이유
가 없지.

길진, 서류 서둘러 정리해 한쪽에 놓고 나간다.

$#59. 복도

길진, 걸어오다 뭔가 웅성거리는 소리에 멈춰서서 소리나는 쪽 본다. 진우, 터진 얼굴
로 씩씩대며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말하고 있다.

진우 내가 강재호, 가만 안둬. 너희들 그 새끼가 나 치는거 봤지? 내가 고소할거야.
감히 지가 날 쳐? (하고 고개 트는데 굳은 얼굴로 서있는 길진과 눈빛 마주친다)

길진 (굳은 얼굴로 진우 보며) 너 이리와봐.

진우 (조금 머쓱한 표적으로 걸어가 길진의 앞에 선다. 기죽은 표 정은 아니다.)

길진 (학생들 보며, 큰소리) 구경 났어? 떼거지들처럼 모여서 뭐하 는 거야?

할 일 없으면 도서관에서 책 한 자라도 더 봐.

학생들 머쓱한 표정으로 다들 흩어져 간다.

길진 (진우를 조금은 한심한 듯 보며, 무섭게 가라앉은) 시위하는 거야? 얼굴이 피범
벅이 돼서 학교를 돌아 다니는 이유가 뭐 야?

진우 (서운한 듯) 그게...

길진 (진우의 말꼬리 자르며, 단호한) 일, 크게 만들지 마라.

재호 한테두 알아듣게 타일렀어. 없던 일루 해. 맞구 다니는 거 자랑아니야. 너만 괜
히 우스운 놈 돼.

(강하게) 그리구, 힘이 있으면 좋은데 써라.

진우 ?

길진 니가 강할때가 있으면 약할 때두 있을거야. (하고 진우 한 번 보고 간다)

진우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얼굴로 묻은 피 만지고 가는 길진 본 다)

$#60. 카페 전경

$#61. 카페 안

한쪽 구석진 자리로 카메라 가면, 신형, 머큐롬으로 재호의 까진 주먹을 소독하고 있
다. 화난 듯 굳어있다. 재호, 그런 신형을 미안한 듯 보고 있다.

신형 (재호의 주먹에 약 발라주며 속상한 마음에 재호 보지 않고 건조한 목소리로 말
한다) 아퍼?

재호 아뇨.

신형 (안보고) 아플거야. 아퍼두 참어.

신형 (여전히 상처만 치료하며 건조한 목소리로) 화났어.

재호 미안해요.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어요.

신형 (재호 보며) 말해줄래? 무슨 일이야?

재호 몰라두 되는 일이예요. (답답한, 잠시 그대로 있다가) 일 자릴 잃었어요.

신형 ?!

재호 왜 그렇게 됐는지 그런 건 묻지마요. 그냥 일이 그렇게 됐어 요.

신형 ...

재호 걱정말아요. 어떻게든, 일자리 다시 알아볼테니까.

신형 (그런 재호 보다 안스러운 얼굴로) 왜 그렇게 혼자 힘들게 살 어?

재호 (신형 보면) ?

신형 왜 모든 걸, 니가 책임져야 된다구 생각하냐구?

나, 니 편인데, 지금 당장은 다른 일자리 얻을 생각하지 말구, 취직시험 준비해.

재호 (보면) ...

신형 너랑 나랑 젊잖아. 서두르지 말자. 그리고,

재호 (보면)

신형 나 아무래두 전에 말했던 지방대학에 이력서 넣어야 할거 같 애. (차마 재호 못
보고) 학교에서 말들이 많어.

재호 (신형 보지 못하고) 미안해요, 나 때문에.

신형 (재호 위로한다)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하자. 서울에 있으면 언제 정교수 될지도
모르고, 지방 가면 쉽지 않을까두 싶어.

재호 (신형 보지 못하고, 미안하고 속상한) 지방대 가는 문제, 부모 님과 상의했어요?

신형 (못보고) ...

재호 나 때문에 부모님하고 사이까지 벌어진고... 내가 지나친 욕심 을 부리는 건 아
닌가 싶어요.

신형 (속상한 듯 재호 보며) 그런 말 하지마.

재호 (신형 보면)

신형 부모님한텐, 그래, 나두 참 많이 죄송해. 그런데 다른 건 몰라 두 이번 만큼은
엄마, 아버지가 틀렸단 생각이 들어. 내가 옳은 거 같애. 어디서든 우리가 성실하게
살면, 부모님 들도 그땐 이해하시구 받아주실거야. 내가 믿을 사람 너밖에 없는데, 강
해져.

재호 (고개 숙이고 있다. 신형 안스럽게 보며) 날 왜 좋아해요?

신형 (보고) 돌봐줘야 할 거 같아서, 넌 날 왜 좋아하니?

재호 이렇게 막막한데두 다시 일어설 수 있을거란 희망이 생겨서 요.

신형 (그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재호 보는데 눈가가 그렁하 다) ?

재호 (눈가 그렁한) 이신형씨.

신형 ...

재호 (힘들지만, 단호하게) 무슨 닐 있어두 어디 가지마요. 옆에 있 어.

신형 (눈가 그렁해, 고개 끄덕이는)

재호 (담담히, 차 마시는)

신형 (그런 재호 안스럽게 보는)

$#62. 도서관 안 열람실

현수, 책 보고 있는 누군가 앞에 서 있는 느낌 들어 고개 들면 길진이다.

길진 내방에서 좀 보자. (하고 나간다)

현수 ?

$#63. 길진의 교수실

길진(굳은), 현수(굳은, 차분한) 앉아있다.

현수 (굳은, 차분하게) 그래서 걘 뭐래?

길진 (화난, 가라앉은) 니가 정말 그런 끔직한 일을 저지른거야?

현수 (길진 보고, 차분한) 그랬어.

길진 (화나, 현수의 뺨을 냅다치는)

현수 (고개 돌아간 채 가만있다.)

길진 (화나, 소리치는) 너, 지금 니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줄 알어? 한 사람의 생계가
걸린 문제야!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이 럴수는 없는 거야! 왜 이렇게 철이 없어,
너!

현수 (길진 보고, 눈가 그렁해 말하는, 담담하게) 걔두 오빠처럼 그 렇게 화가 났어?

길진 !?

현수 그럼 계획대로 됐네. 걔가 날 버렸을 때, 나두 그렇게 화가 났었거든.

길진 (무섭게 가라앉은) 재호, 다시 그 직장에 보내. 걜 짜를 수도 있다면, 다시 보낼
수도 있겠지.

현수 (안보고) 돌이킬 수 없어.

길진 돌이킬 수 없어?

현수 그래.

길진 그렇다면, 이건 알아둬라.

현수 (보면)

길진 신형이한테 간 재호맘 역시,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일이야.

(하고 일어나 나간다)

현수 (서글픈 표정으로 외면하고, 눈물 흐르는, 쳐지지 않게)

$#64. 카페 앞, 밤

재호, 신형 카페에서 나와 차에 오른다.

$#65. 학교 근처 길거리

현수, 학교에서 차분한 얼굴로 나와 길가로 걸어간다.

$#66. 재호의 차 안

재호, 운전해 가다 무심히 백밀러를 보면, 현수 걸어오는게 보인다. 재호, 잠시 생각
하더니, 차를 한쪽에 세운다.

신형 왜 그래?

재호 잠깐만 차 안에 있어요. (하고, 내린다)

신형 ?

$#67. 길거리

재호, 차에서 내려 걸어오는 현수를 본다. 현수, 걸어오다 뭔가 이상해 앞을 보면, 재
호 서 있다. 멈춰서고.

$#68. 차 안

신형, 차 뒷창으로 재호와 현수 보고 있다. 고개 돌려 앞보는, 무슨 일인가 싶다.

$#69. 길거리

현수 (재호, 담담히 보면)

재호 (굳은, 차분한) 미안하다.

현수 ?

재호 난 내가 너한테 그렇게 큰 상처를 줬는지 몰랐다. 내가 직장 을 잃는 걸로 지금
까지 너한테 진 빚을 갚을 수 있었으면 좋 겠다. (하고, 돌아서서 차에 타고 가는)

현수 (가는 재호의 차 보며, 맘 아픈, 가만히 눈을 감는다.)

$#70. 오피스텔 전경

$#71. 길진의 방

길진, 컴퓨터 보며 일하고 있다. 현수(담담하게) 혼자 길진의 탁자쪽 의자에 앉아 양
주를 잔에 따라 마시고 있 다.

길진 (일하다, 현수 보며) 이제 그만 니방에 가.

현수 (술 마시고, 길진 안보고, 담담하게) 내가 사온 술이니까, 다 마시고 갈래.

길진 (일어나, 술병 집어 한쪽에 놓고) 가. 늦었어.

현수 (가만 고개 숙이고, 있다가 길진 보는데, 눈물 주룩 흐르는,) 이러지마, 오빠까
지.

길진 (여전히 딱딱하게) 넌 왜 그렇게 미련하니?

현수 (보면)

길진 재호한테 상처주고 싶어? 신형이한테 상처주고 싶니? 잘 들 어. 넌 그 두사람한
테 아무런 상처도 줄 수 없어.

현수 (차분한) 왜?

길진 그들은 너 때문에 상처 받지 않아. 널 사랑하지 않으니까. 너 만 상처받고 있어.
알어?

현수 (길진 보고, 서글프게) 정말 나만 상철 받을까? 아니... 그들도 상처 받고 있어.
내가 끊임없이 줄 거거든.

길진 (현수 보면)

현수 (안보고) 난 다만 누구든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길진 보고) 사랑때문이었다고
믿어주기만 하면돼.

그런 현수의 얼굴에서 엔딩

(제 23 회 끝)

 

 

 

첨부파일 우정사 - 23.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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