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MBC대본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3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1.02.21|조회수544 목록 댓글 0

    제39부   

6월 9일 수요일 밤 9시 55분  

(제 39 회)

$#1. 신형의 집 전경, 밤

병국E (큰소리) 나가, 이 자식아!

혜자E (맘 아픈, 애원조) 여보, 왜 이래요. 이러지 마요, 제발

$#2. 안방

신형, 고개 반쯤 숙인채 묵묵히 앉아만 있고 신형에게 말하고 있는, 혜자, 기진해 병
국이 신형에게 못오게 신형의 앞을 가 로막고 앉아있다.


병국 (무섭게 가라앉은) 그거 들고 나가, 안나가! 신형 (병국, 헤자 안보고, 묵묵히
앉아만 있는, 공소하지만 단호한 모습니다) ...

혜자 (병국 보며, 기운없는 설득조) 얘보고 어딜 가라는 거예요? 그러지말고 당신은
거실에 나가있어요. 나랑 신형이랑 얘기 할테니까, 당신은 제발 가만이 좀 있어!

병국 (혜자 아랑곳않고 신형 보며, 큰소리) 너 나가라니까, 왜 꼼짝 두 안해? 나가,
이자식아!

신형 (맘 아프지만, 흔들림 없는) ...

병국 (숨 거칠게 몰아쉬며, 가라앉은) 내 집에서 나가란 말 안들리 냐? 오냐, 니 발로
안 걸어나가면 내가 내쫓아주마. (하고 가 방 들고, 신형의 팔 잡아 일으키려하며) 나
와, 너, 나와, 이 자식아!

혜자 (신형의 팔 잡은 병국의 손을 풀고, 신형의 앞을 가로 막아서 며 애원조) 정말
왜 그러니, 당신! 집 놔두고 얘보고 어딜 나가래?! (신형 보고) 아버지한테 잘 못했다
그래, 다신 안그런다 그래, 어서, 응?

병국 어서 안일어나!

신형 (앉은 자리에서 꿈쩍도 않는) ...

혜자 (신형 보고) 잘못했다 그러라니까, 어서!

신형 ...

병국 (그런 신형 보며 속상해 가라앉은) 니가 아주 우리 두 노친네 피를 말려 죽일라
고 작정을 했구나. 니 뜻대로 해준다고 하기 전까지 아무말도 않겠다? 그러니 무전건
허락을 해라?

신형 ...

병국 (혜자 보며) 여보, 당신 정신차려. 저 자식, 이미 우리 자식 아니야. 부모 가슴
에 못 박는 자식 이, 자식이냐? 우리가 안된다고 해도, 우리가 여기서 혀물고 죽는다
고 해도 신형이 저 자식... 재호한테 갈 놈이야. 당신 그거 볼 자신 있 냐? 나는 없다.
그렇가면 우리가 버리자. 내쫓아버리자, 저 놈. (신형 보고, 소리치는) 어서 일어나,
나가, 자식아!

$#3. 일층, 베란다

병국, 의장에 앉아 속상해 넋나간 얼굴로 재를 털지 않아 재가 긴 담배를 들고 만 있
다.

$#4. 신형의 방

신형, 눈가 그렁해 있지만 단호한 얼굴로 침대맡에 앉아있다.

혜자, 기진한 얼굴로 그 옆에서 신형의 가방에 있는 짐을 풀고 있다. (거의 다 푼 상
태).

혜자, 짐을 다 풀고, 가방에 한쪽에 놓고, 신형을 맘 아프게 보다가 일층으로 내려간
다.

신형, 여전히 묵묵히 앉아만 있는.

$#5. 재호의 방

재호, 신형의 전화를 받고 있다.

신형E (가라앉은, 담담한) 밥은 먹었어?

재호 (가라앉은) 네.

신형E 약은?

재호 먹었어요.

신형E 낼 방사선치료 받는거 11시로 예약해놨어. 꼭 가.

재호 걱정 말아요, 갈거니까.

신형E 난 같이... 못 갈거 같애. 집에 일이 많아서...

재호 (가라앉은, 걱정) 어른들한테 걱정 많이 들었어요? ...

$#6. 신형의 방

신형, 전화하고 있다. 기운없지만 밝으려 애쓰며

신형 괜찮아... (애써 작게 웃고) 아프진 않지?

재호E 네.

신형 (속상해 울음날 것 같지만 참으며) 혼자 있는 거, 안힘들어?

재호E ...

신형 (속상해 울음 날 것 같지만 애써 참으려하며) 너무 늦었다, 자.

재호E 잘 자요.

신형 (맘 아프고, 지친) 그 말밖엔 나한테 해줄말이 없어?

재호E ...

신형 (서운한 맘 참으며) 끊자, 또 연락할...

재호 (말꼬리 끊으며, 어렵게) 우리 언제 다시 봐요...

신형 !... 보고 ... 싶어?

$#7. 재호의 방안

재호, 괜한 말을 했나 싶다.

재호 ... 자요. (하고 전화기 내려놓는다. 그리고 잠시 그대로 있다가 냉장고 로 가서
맥주캔을 하나 꺼내 캔뚜껑을 따려다가 맘 다잡고, 휴지통을 들어가다 따려던 맥주캔
과 냉장고 안에 있던 맥주 캔을 꺼내 모두 버리고, 탁자쪽으로 와서 담배며, 재떨이,
라 이터 등을 다 버린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눈 감는)

$#8. 신형의 방

신형, 전화기 보며 한손으로 머리 괴고 서글픈 표정으로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한 얼굴이다.

$#9. 길진의 집 전경, 아침

초인종 소리 들리는

$#10. 길진의 방 안

길진, 외출하려 웃옷을 입고 있다. 신형, 그 옆에서 미안한 얼굴로 서 있다.

신형 미안해, 형.

길진 (옷 입고, 가방 챙기며) 그런 말 마.

신형 (미안해, 덧붙이는) 어지럼증이 심해서, 혼자 보내기가 그래. 형두 바쁜데... 편
하게 부탁할만한 사람이 없었어.

길진 (가방 들고 신형 보며, 편하게) 그렇게 말 많이 안해도 돼.

신형 ...

길진 (마음이 아주 편하지는 않지만) 우리 괜한 인사치렌 그만 두 자. 내키지도 않는
데, 니가 시켜서 하는 일 아니야. 부모님 일이다, 재호 일이다, 가뜩이나 너두 신경쓸
거 많은데, 내 걱정까지 그러지마. 그냥 오빠한테 부탁한다 생각해라, 편 하게. 나두
동생일이다 생각할테니까. (사이) 나가자. 아직 시간이 이르긴 해도, 미리 가서 재호
밥 먹는 것도 좀 챙겨주고 그래야겠다. 나와. (하고, 나가는)

신형 (미안한, 느낌으로 길진 보는)

$#11. 재호의 방 안

길진, 앉아있다. 재호, 런닝차림으로 차를 끓여와 길진 앞에 놔주며,

재호 (미안한) 괜한 걸음 하셨어요. 저 혼자 가도 되는데...

길진 물론, 그냥... 너 보고 싶어서 왔다.

재호 (작게 애써 웃으며) 차 드세요. (하고, 차를 마신다)

길진 (찻잔 들어 차 마시고 내려놓다, 문득 재호의 가슴팍쪽에 보 는데, 옷 사이로 멍
이 보인다. 가슴이 쿵 떨어지는 듯하다.)

재호 (차 마시다 그런 길진의 시선 느끼고 어색하게 자기 가슴팍 을 손으로 문지르며)
별거 아니예요.

길진 (보면)

재호 (짐짓 대수롭지 않게) 부딪힌 일도 없는데... 이렇게 멍이 드 네요. 몸이 안좋아
그렇겠죠.... 뭐.

길진 (그런 재호 안스럽게 본다) ..,

재호 (그런 길진의 시선 느끼며) 그렇게 보지 마세요.

길진 ....

재호 (못보고, 찻잔만 만지며) 이겨낼 자신 있어요. 이교수님... 신 형씨, 때문이라도
이겨낼 거예요.

길진 (재호 보며, 맘 짠해 시선 피하고 차 마시며) 그래야지.

재호 (여전히 길진 안보고, 어렵게) 신형씨... 집에서 걱정 많이 들 었다고 하죠?

길진 (보면)

재호 (안보고) 참 바보 같은 사람이예요. 내가 그렇게 모질게 했는 데... (어렵게 길
진 보며) 송교수님.

길진 어.

재호 (어렵게) 저... 더는 신형이 그사람 아프게 하고 싶질 않아요. 그사람은 나하고
결혼까지 하려고 하지만... (작게 고개 젖고, 길진 보며) 난 가끔 얼굴만 보면 되요.
부탁 인데, 바보 같은 생각 못하게 해주세요.

길진 (서글픈, 어렵게) 걔가 내 말을 들을지 모르겠다. (하며, 차 마시는)

$#12. 주사실

재호, 침대에 누워 눈감고 주사를 몇 개씩 한꺼번에 맞고 있다.

$#13. 병원 일각

길진과 정윤 걸어가며 얘기하는

길진 (안보고, 무거운) 주사가 오래 걸리네.

정윤 그렇지.

길진 주사 맞는게 힘들다며?

정윤 그래도 좋아질려고 맞는건데, 맞아야지.

길진 재호... 나을 수 있을까?

정윤 (무거운) 해보는데까진 해봐야지.

길진 (작게 한숨 쉬고, 정윤 안보고 생각많은 얼굴로 말하는) 정윤 아, 재호 정말 얼
마나 살 수 있는거니. 나한테는 숨기지말고 얘기해줘라.

정윤 (멈춰서서 길진 보는)

길진 (보면)

정윤 (잠시 머뭇대다, 어렵게 말 꺼내는) 완쾌되긴... 힘들거야...

길진 (맘 아프지만 애써 담담하려하고, 걸어가는) ...

정윤 (그런 길진 보다, 걸어가는)

$#14. 병원 로비+주차장 안

길진, 재호를 부축하고 로비를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간다. 재호, 애써 정신을 차리려
고 하지만 몹시 힘든 표정이다. 길진, 마치 동생 다루듯 자상하고 따뜻하게 '괜찮지,
조금만 참아' 하며 자기 차로 가서 조수석 문 열고 재호를 태우고, 이내 운전석쪽으로
와서 차에 탄다.

길진 (안전밸트 매고 시동 걸며, 재호 안보고) 집으로 가야지? 여기서 어느 길로 가면
빠르니? 나가자 마자 로터리에서 우 회전해 가야하나. (하며, 재호쪽 보며) 재호야...
(하는데, 가슴이 아프다)

카메라, 돌아가면

재호, 고개를 앞으로 떨구고 기절한 듯 잠든 모습보인다. 길진, 그런 재호를 맘 아프
게 잠시 보다가 재호가 앉아있는 자리를 뒤로 젖히 고, 편하게 재호를 눕혀준다. 그리
곤 차를 몰아가는

$#15. 재호의 방 안

재호, 침대에 누워 자고 있고 길진, 그런 재호의 이불을 덮어주고, 재호를 보는데, 맘
아픈 얼굴이다. 이내 일어나 나가는. 길진, 나가고, 곧 전화벨 울리지만 재호, 자느라
받지 않는.

$#16. 카페 안

신형, 전화기 들고 있다. 그러나 신호음만 갈 뿐 받지 않는다. 신형, 걱정스런 얼굴로
전화기 내려놓는데, 그때 '교수님'하며 부르는 소리 나 고, 신형, 돌아보면 조교가 고
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을 데리고 서 있다.

신형 (작은 웃음 번지며, 여학생 보며) 왔구나... (남학생과 눈인사하고 조교 보며)
이 친구가 나한테 배울 조 카야?

조교 네.

신형 (남학생 보며) 잘 부탁해요.

조교 얘가 교수님한테 인사드려야지, 교수님이 왜 얘한테...

신형 교수는, 사표낸지가 언젠데... 언니라고 불러, 그게 나두 편해.

조교 (미안한) 그래두 돼요?

신형 그럼. 차 한 잔 마셔야지, 자리에 앉아.

$#17. 현수의 집 안, 거실

현수, 쇼파에 앉아, 편안한 얼굴로 이것저것 수북한 서류들을 정리하고 있다. 한쪽에
있는 휴지통에 버릴건 버리고 챙길건 챙기고 있다.

그때, 벨소리 나고 현수, 무심히 '누구세요' 하며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가 문 열면
길진, 들어오며

길진 집에 있었네. 혹시나 싶어 들른 건데.

현수 (어색하게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회사 관뒀거든.

길진 ?

현수 아버지한테 갈려구. 벌여논 일 대충 정리하고 있었어. 근데 연락도 없이 웬일이
야?

길진 재호 보러 왔다가 겸사겸사...

현수 (서글픈) 그랬구나. (쇼파쪽으로 가며) 앉아서 얘기하자, 형. (하고, 쇼파로 가
서 앉고)

길진 (현수 옆에 앉는다)

현수 (서류들을 보며, 길진 안보고 짐짓 건성으로 말하는) 서울 생 활 1년 반인데,
그거 정리하기도 쉽지 않네...

재호는 잘 있지?

길진 (보면)

현수 (서류만 보며) 오늘 병원 가는 날인데, 병원은 갔다왔대?

길진 (현수 걱정스레 보며) 응.

현수 치료 받았대?

길진 응.

현수 (여전히 안보며) 그랬구나... (그리고 나서 서류 보다, 문득 생각난 듯 길진 보
며) 참, 차 마실래?

길진 ...

현수 (뭐라 할 말 없어, 하는 말) 날이 더워 시원한게 좋을텐데, 내 가 게을러서 사다
놓질 못했어. 냉커핀 탈 수 있는데, 그거라 두 마실래?

길진 (현수 걱정스레 보며) 됐어. (사이) 너... 불안해 보인다.

현수 (서글프게 웃으며, 머리 쓸어올리고 길진 안보며) 나 참 정 없는 얜데, 서울 뜰
생각을 하니까... 요즘 좀 그래.

길진 재호랑은 얘기 잘 된거지?

현수 (길진 안보고, 서글픈) 응.

길진 ...

현수 (안보고, 서글픈 웃음 지으며) 이제 모든게 제자리로 돌아간 기분이야. (길진 보
며, 안웃고 서글픈) 오빠말이 맞었어. 만나야 될 사람 들은 반드시 만나드라. 신형언
니랑 재호 처럼. 그때, 오빠가 그렇게 말릴 때 말 들을걸 그랬어. 그러면 지금 처럼
신형언니랑 재호한테 미안한 마음은 없을텐데... (안 보고, 가라앉은) 오빠, 만약 나
중에 내가 또다시 틀린 생 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면 그땐 때려서라도 나 말려줘. 지
금 처럼 후회하지 않게.

길진 (현수 안스럽게 보는)

현수 (눈물 나는 것 애써 참고) 잠깐망, 나 이것 좀 마저 정리하고 우리 나가서 맛있
는거 먹자. (하며, 서류 보는)

길진 (그런 현수 보다 맘 아퍼 외면하는)

$#18. 허름한 주택 안

주인집하고 같이 있는 방 한칸을 복덕방 업자와 신형이 보고 있다.

업자 어때요? 맘에 들어요?

신형 화장실은 주인집하고 같이 써야하나 보죠?

업자 (떨떠름한) 그 돈 주고 화장실까지 따로 있는 거 못얻어요. (하고, 나간다)

$#19. 주택 안 마당

업자 (집안에서 나오고)

신형 (따라 나오며) 저, 아저씨...

업자 (떨떠름한 표정으로 돌아보면)

신형 여기 다른 건 다 맘에 드는데... 아픈 사람이 있어서 화장실은 따로 썼으면 좋겠
어서... 죄송하지만 다른데 더 알아봐주시겠어요...

업자 (마지못해) 글쎄요... 입맛에 딱 맞는 방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고 나가고)

신형 (작게 한숨쉬고, 집을 휘둘러보는)

$#20. 이층 베란다

길진, 서서 창밖을 보고 있다. 신형, 그때 차 가져와 길진에게 한 잔 주고.

길진 어머니는 어디 가셨나보다?

신형 (차 마시고) 그런가봐. (길진 보며) 재호, 병원 간 건 어떻게 됐어?

길진 치료 잘 받고, 집에 바래다줬어. 피곤한지 방에 들어서자마자 자드라.

신형 그래서 전활 안받았구나.

길진 (잠시 신형 보다가) 너... 이제 어떡할거니?

신형 (안보고) 준비하고 있어...

길진 뭘? ...

신형 (안보고) ...

길진 (걱정스런) 정말 재호랑 결혼할 생각이야? ... 그냥 옆에서 지켜봐줘두 되잖아.
굳이 결혼까지... 그건 좀 그렇다.

신형 (안보고, 담담하게) 내가 다시 집에 들어온건 정리할게 있어 서지, 부모님 뜻을
따르기 위해선 아니었어.

길진 당장 생활은 어떡할려구?

신형 아이들 가르치기로 했어. 생활비는 벌 수 있을거야. 학굘 나 가게 되면, 재호 옆
에 있는 시간을 많이 뺏길 것 같아서...

길진 부모님은 허락하셨니?

신형 (맘 아픈) 어떻게 허락을 하셔.

길진 (어렵게 말꺼내는) 신형아...

신형 (말꼬리 자르며, 안보고, 찻잔만 보며, 눈가 붉어져있지만 단 호한) 형,

길진 ...

신형 난 걜... 이렇게는 보낼 수 가 없어. (길진 보고) 형두 생각해 봐. 한 사람이 세
상에 태어나서 부모한테 버림 받고, 사랑하 는 사람도 옆에 없이, 서른도 안된 나이
에... 형, 이건 너무 억울하잖아. (외면하며, 단호한) 말리지마, 난, 걔 옆에 있을 거
야. 아무도 더 이상은 우릴 떼놓지 못해.

길진 (신형 안스럽게 보는) ...

$#21. 진숙의 집 수돗가

인숙, 찻쟁반을 들고 진숙의 방으로 가려는데, 신자 방문 조금 열고 얼굴 내밀고 인숙
에게 조용히 말하는.

신자 (조용히, 인숙만 듣게 말하는) 혜자, 뭔 일로 왔노?

인숙 (고개 돌려, 신자보며 작게) 내가 어떻게 알어요? (하고, 방으로 들어가고)

신자 (걱정스레 인숙 들어가는 것 보는)

$#22. 진숙의 방

진숙(무슨 말을 할까 싶어 불안하다) 과 혜자(기진한) 앉아있다. 그때, 인숙 방문 열
고 혜자의 눈치를 보며 잔뜩 불안한 얼굴로 찻잔 가져와 앞 에 놓아주고 앉는다.

진숙 (혜자 눈치 보며 인숙에게) 넌 나가 있지?

인숙 (혜자 눈치 보며) 왜애? 내가 들으면 뭐 안될 얘기라도 해?

혜자 (두사람 안보고, 다른쪽 보며 넋나간) ...

진숙 (가라앉은) 나가 있어.

혜자 (인숙 안보고) 그래, 넌 자리 좀 비켜줘라.

인숙 (진숙, 혜자 눈치 보며) 알았어. (하고 나가고)

진숙 (혜자 보며, 어렵게 말하는) 차 마셔라.

혜자 (진숙 안보고, 기진한 듯 말꺼내는) 진숙아... 우리 신형이 좀 말려줘라.

진숙 ?

혜자 (여전히 안보고) 우리 신형이... 재호랑 결혼한댄다. 근데 나 그거는 도저히 안
되는 일 같애. 재호 아픈거 때문에 너 힘들고, 재호 걔 (맘 아픈) ... 나두 너 무 불
쌍한데... (진숙 보며) 결혼은 안돼. (애원조) 너두 생각해봐라. 늙은 부 모가 죽어도
삼년은 길거리 걷다가도 울음이 나는게 사람이 야. 그런데, 만약 새파랗게 젊은 남편
(맘 아픈, 어렵게) 얼마 같이 있지도 못하고 보내게 되면... 우리 신형이 너두 봐서
알겠지만 독한 애 아니다.

진숙 (찻잔만 보며, 맘 아픈, 화난 느낌은 아니다)

혜자 (애원조) 진숙아, 내가 이런말 하는 거 니 가슴에 못박고, 재 호한테 상천줄은
알지만... 니가 나라고 어렇게 안하겠니?

진숙 (안보고) ... 이해해. (하고, 혜자 보며) 신형이가 재호있는데 왔다갔단 얘긴 나
도 들었어. (작게 한숨쉬고, 담담하게) 근데 난 그냥 별일 아니라고 생각 했다. 말이
그렇지만, 친구처럼 본게 아닌가 싶었어. 재호, 신 형이랑 결혼시킬 욕심... 나두 없
어. 걱정마. 재호 만나서도 그렇고, 필요하다면 신형일 만나서도 그렇고, 내가 말할게.
결혼은 안된다고 그럴게.

혜자 (미안한) 고맙다, 이해해줘서. 너무 서운하게 생각말아줬음 좋겠다.

진숙 (눈가 붉어져 외면하며) 이해한다니까... (답답하다)

$#23. 수돗가

혜자, 방에서 나와 신발 신고 진숙 보고, 진숙 따라나와 배웅하는.

혜자 나오지마.

진숙 그럴게. 조심해가라. 많이 안좋아 보인다.

혜자 어. (하고, 나가고)

진숙 (그런 혜자 보고 안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신자의 방문 열리고, 그방에서 인숙, 신자 나오며

신자 혜자 어쩐 일로 왔노?

인숙 무슨 일이야, 언니?

진숙 (심란해, 그냥 방으로 들어간고)

$#24. 진숙의 방

진숙, 심란하게 앉아있으면 신자와 인숙 들어와 앉으며.

신자 진숙아, 니 괘안나?

진숙 ...

인숙 (걱정) 무슨 일이야, 혜자 언니가 언니 찾아올 일이 뭐있다구, 말해봐, 왜 그런
지?

진숙 (안보고, 심란한) 신형이가 재호랑 결혼 한댔댄다.

신자 (걱정, 혀차며) 우짜면 좋노.

진숙 (안보고, 담담한) 그러게요.

신자 내 이런말 할 자격 없는 줄 알지만, 그런 허락하면 안된다.

인숙 (심란한) 그러네.

신자 재호가 산다캐도 병구환은 해야할기고, 내 입이 방정인 줄은 알지만, 만약 먼저
세상을 뜨리라도 하믄데, 처녀 인생이 너 무 불쌍타. 사람들 산사람 위하는 말로, 뭐
죽은 사람만 불쌍 타 그래 말해도 그건 아이다. 내 서방 보내고 근 이십년 혼자 살면
서 뭐 사는게 사는거 같았는 줄 아나. 우째 보면 남은 사람이 더 불쌍한기...

진숙 (신자의 말꼬리 잡으며, 서운해 큰소리치는) 언니 증말 해두 해두 너무하네. 어
떻게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하냐?

신자,인숙 (보면) ?

진숙 뭐 암걸리면 다 죽어요?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깟 암 걸렸다고 죽은 사람
취급이야? 슈퍼가게 박씨도 위암 걸려 죽네사네 했어도 여적 10년을 넘 게 살어. 그
사람은 오십인데도 병을 이기는데, 재혼 이제 서 른도 안됐어. 재호가 병을 못이긴다
고 누가 장담해? 언니 말뜻은 내가 백번 알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말하는건 아 니예요.
아직 산사람한테 송장 취급이 웬말이냐구? 다들 말이 왜 이렇게 쉬워!

신자 (진숙의 맘 알겠다) 암만, 그렇지. 잘못했다. 내 실성을 해서 그란 소릴 했다.
내말 다 안들은 걸로해라. (하고, 일어나 방을 나간다)

진숙 (크게 한숨쉬고, 맘 다잡고, 인숙에게) 반찬 좀 챙겨라.

인숙 (눈치보며) 재호한테 가게?

진숙 어.

인숙 (맘 아프고, 속상한) 좀만 기다려. 재호 오뎅 볶은거 잘 먹는 데, 금방 할게.
(하고 나간다)

진숙 (일어나, 장롱 문 열고 옷 고르는)

$#25. 재호의 아파트 전경

$#26. 재호의 아파트 안

청소를 하는지 진숙, 팔 걷어붙이고 주방을 치우고 있고, 재호는 책상앞에서 컴퓨터
(현수의 회사일에 관계된) 화면을 보며 자판을 치고 있다. 그러다 전화 거는, 신호음
가다 떨어지면,

재호 청주시청이죠? (사이) 여긴 대진그룹 기획실인데요, 운진지역 공시지가자료를 어
떻 게 하면 얻을 수 있는지요? (사이, 메모지에 적으며) 네, 네, 예, 고맙습니다. (하
고, 전화 끊고, 컴퓨터 자판 다시 치는)

진숙, 주방정리 대충하고, 식탁을 행주질하고 쇼파로 와서 앉으며, 재호 보며,

진숙 뭐하는거야?

재호 (안보고) 아무것도 아니예요. (하며, 컴퓨터 자판 치고, 다 됐는지 의자 돌려,
진숙 보며) 집이 엉망이죠?

진숙 생각보단 덜한데 뭐. (그러다 잠시 생각하는)

재호 (걱정스레 묻는) 무슨 하실 말씀 있어요?

진숙 (못보고, 어렵게 말하는) 신형이 엄마가 찾아왔었다.

재호 (진숙 못보고) ...

진숙 (재호 보며, 안스러운) 별 말은 안했어. 니 걱정 많이 하시드 라.

재호 (안보고) 네에...

진숙 (뭔가 말하려다가, 차마 못하고 외면하는) ...

재호 (안보고) 걱정마세요.

진숙 (보면)

재호 신형씨하고 저, 아무일 없을거예요. 감히 제가 이제와서... 저 신형씨랑 결혼안
해요.

진숙 (눈가 그렁해, 속상한) 그래, 그래야지.

재호 저... 방 하나만 구해주세요.

진숙 (걱정스런) 무슨 방?

재호 제가 쓸 방이요. (보며) 여긴 비워줘야 할 거 같아요.

진숙 집에 들어와. 몸두 아픈데 혼자 어떻게 있니? 나랑 같이 방 쓰면 되잖아.

재호 혼자.. 있고 싶어요.

진숙 (맘 아프고, 속상한) 이몬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

재호 멀리 안갈게요. 집 근처에 얻어 주세요. 걸어서 5분거리에. 그러면 되잖아요.
집 안에 아픈 사람 있으면 집안 분위기되 괜히 침울해지고 안좋아요.

진숙 (재호 맘 알겠다) 병원은 다녀왔니?

재호 네.

진숙 낼도 치료있댔지? 낼은 병원에 나랑 같이가자.

재호 혼자 갈게요. (못보고, 어렵게) 나중에... 혼자 갈 수 없을 때... 그때 이모가
같이 가주세요. 지금은 혼자 갈 수 있어요.

진숙 (맘 아퍼 외면한다)

재호 (어렵게 말 꺼내는, 안보고) 이모.. 저... 엄마 한번 보여주세 요.

진숙 ?!

재호 (여전히 안보고, 가라앉은) 엄마 많이 변했겠죠? ...

진숙 세월이 있으니까 늙었겠지, 뭐. 그래도 그 얼굴이 어디가겠니... 재호 (안보고)
날 ... 기억할까요?

진숙 (재호 안스럽게 보며) 널 어떻게 ... 잊겠어?

재호 (눈가 그렁해 외면하고)

진숙 (맘 아프게 재호 보는)

$#27. 재영의 학교안, 일각

재영과 석구 다투고 있다.

재영 왜 어렇게 챙피하게 자꾸 학교엘 와?

석구 (서운해 말하는) 챙피하다니? 신랑이 챙피해? 난 기껏 새벽 부터 여적 막노동하
고 피곤한데도 너 기분좋게 해줄거라고 여기까지 왔는데, 챙피하다구? 너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재영 심하긴 뭐가 심해!

석구 (속상해, 큰소리) 심하지 안심해!

재영 왜 소릴질어!

석구 남편이 소리도 못지르냐?

그때, 지나가던 재영 친구 재영 보고

친구 재영아, 무슨 일이야?

재영 (친구 보고, 어색한) 어, 별 일 아니야.

친구 (석구 보고) 안녕하세요? (재영에게) 남자친구가 자주 온다?

석구 (화나, 친구에게) 저 남자친구 아니예요.

친구 네?

재영 (당황해, 친구에게) 진희야, 너 가.

석구 (친구 보고) 저요, 재영이 남편이예요. 우리 법적으로 부부예 요. 언제 한 번 우
리 집에 놀러 오세요.

재영 (석구 노려보고)

친구 (황당하고, 난감해 재영 보고, 석구보다, 서둘러 말하는) 다음 에 뵐게요. (하고,
가고)

재영 (친구 가는 것 보고, 석구에게 속상해) 뭐하는 짓이야?

석구 (화나, 소리치는) 넌 뭐하는 짓이야!

재영 (석구 밉게 보며) 소리만 지르면 단가? 쌍스러.

석구 (화나, 재영 손 잡고, 가라앉은) 뭐 쌍스럽다구? 너 이리와. (하며, 끌고 가려한
다)

재영 (손 빼려하며) 왜 이래?

그때, 재호, 학교쪽으로 올라가다 그런 두사람 보고 멈춰선다. 왜 저런가 싶다.

석구 (재영 손 끌고 '이리와' 하다가, 재호랑 눈 마주치고, 난감해 지며) 재호야...

$#28. 학사주점, 저녁

재호와 석구, 재영 앉아있다. 재호, 석구의 잔에 술 따라주고, 석구는 눈치보며 술잔
받아 술을 마신다.

재호 (재영에게) 재영이도 한 잔 마실래?

재영 (머뭇대며, 술잔 앞으로 내민다)

재호 (술 따라주고)

재영 (마시고)

재호 (석구에게) 왜 싸웠어?

석구 (어색한 웃음) 별 일 아니야. 그냥 사랑싸움이지. 뭐. 근데 넌 술 마시면 안되잖
아.

재호 안마셔. 물 마실거야. (작게 웃으며, 재영에게) 재영이, 너 석구한테 무슨 잘못
한거야?

재영 (투정하듯) 잘못한거 없어. 석구오빠가 막무가내로...

석구 (말꼬리 자르며) 내가 뭘 막무가내로 그래, 니가 그랬지. 결혼한게 뭐가 부끄러
운 일이라고. 친구들한테 말도 안하고 그냥 남자친구라고 소개하고... (재호 보며) 얜
내가 챙피하댄다. 옷 후줄근하게 입고 못배운 거 티난나고. (재영 보며) 그럼 막노동
하는 놈이 넥타이 매고 일 나가냐? 그리고 못배운 놈이 못배운티 나는 건 당연한 일
이지. 그게 뭐 어때? 배운놈들 빤질빤질한 거 난 하나 안부럽 다.

재영 제발 넘겨짚지 좀 마. 내가 언제 옷 갖고 그러고, 못 배운거 갖고 그랬냐? 내 나
이가 어리니까, 친구들한테 결혼했단 말하기가 뭐해서... 우리 학교 교수님도 처녀들
이 수두룩한데, 학생이 결혼했다 그러면 다들 비웃지 않겠어?

재호 (그런 두사람 보고, 흐믓하게 웃다가, 재영에게) 얌마, 뭐 그 게 비웃음 받을 일
이냐?

재영,석구 (재호 보면) ?

재호 (재영에게 친구처럼 말하는) 그런거 비웃으면 그 선생한테 문 제가 있는거야. 사
랑해서 용기있게 결혼했는데 뭐가 어쨌다 구? 너, 결혼한거 챙피할 일 아니야. 자랑스
러울 일이지. 그리고 아무리 부부가 친한 사이래도 말은 조심해야 하는거 야. 신랑보
고 챙피하다니? 그런 잘못한 거야. 막말로 석구가 그런 말을 너한테 했다고 쳐봐라.
니 기분이 어떤가. 사랑하는거 별거 아니야.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 정해주는거야.
부인은 남편 대접해주고, 남편은 부인 대접해주고... 안그래?

재영 (잘못했다는 생각드는) ... 그래...

석구 (재호 보고, 고마운 웃음짓고, 술 한 잔 마시고, 문득 생각난 듯 재호 보며) 근
데 너 재영이 학교엔 왜 온거야?

재영 (재호 보면)

재호 (재영에게, 어렵게 말 꺼내는) 재영아...

재영, 석구 (보면) ?

재호 우리 엄마 보자.

재영 ?!

재호 (안보고, 어렵게 말라는) 부모이기 때문에 용서하자. 그런 말 은 오빠도 못하겠
다. 그냥 오빠가 ... 너무 보고 싶어. (재영 보고) 우리 엄마 보자.

재영 (재호 외면하고, 맘 아픈) 싫어, 오빠나 봐. 난 엄마 싫어. 엄마가 우리 버리
고....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데.... 그리고 재 혼까지 하고, 난 싫어.

재호 재영아...

재영 (재호 안보고)...

석구 (재호 눈치보며, 재영 달래며) 오빠가 부르잖아.

재영 (마지 못해, 재호 보면)

재호 (재영 안스럽게 보며) 부탁이야, 같이 나가자. 엄마 재혼한건 신경쓰지 말자. 엄
마가 재혼했다고해서 우리 엄마가 아니건 아니잖아. (사이) 오빠...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엄말 위해서가 아니 라... 오빨 위해서, 해줘라. 들어줄거지?

재영 (안보고, 고개숙인) ...

재호 재영아...

석구 (재호 안스럽게 보다, 재영에게) 본다 그래라.

재영 (맘에 안내키는) ...

재호 (그런 재영 안스레 보는)

$#29. 재호의 아파트 일각, 밤

재호, 천천히 걸어서 자기 아파트 동으로 들어간다.

$#30. 재호의 방 안

신형, 빨래거리를 개고 있다. 그때, 재호 문 열고 들어온다. 신형, 재호 보며

신형 어디 갔다와?

재호 (신형, 담담하게 보다, 한쪽 의자에 앉는다)

신형 (서운하다) 안 반가워?

재호 (안보며, 가라앉은) 자꾸 이러지말아요.

신형 (보는) ...

재호 어머님이 이모한테 다녀가셨대요. 걱정 많이 하시더래요. 제발 이러지 마요. (하
고, 신형 보며, 맘 아프지만 단호하게) 우리 그냥 가끔 얼굴이나 봐요. 난 그 러면 되
요. 결혼 말 더는 하지 말아요.

신형 (무시하고, 빨래만 개는)

재호 (가라앉은, 큰소리) 내 말 들어요!

신형 (빨래 한쪽에 놓고, 재호 보는, 단호한 눈빛이다) ...

재호 (안타까운, 달래듯) 당신 부모님한테, 더는 폐 끼치고 싶지 않 고, 더는 그앞에
서 초라해지기도 싫어요. 그래요, 우리 봐요, 보자구요, 그냥 보면 되잖아요. 나 더는
당신한테 욕심 같은 거 없어요.

신형 (단호한, 가라앉은) 그냥 보는거 하고, 결혼하는 거 하고 뭐가 다른데?

재호 (안타까운 마음에 소리치는) 그걸 몰라 물어요! 도대체 나 때문에 얼마나 더 다
쳐야, 정신을 차릴거예요! 얼 마나 더 아파야지, 도망칠거냐구요! 날 얼마나 더 나쁜
놈으 로 만들어야 당신 속이 편하겠어요!

신형 (담담하게 재호 보다, 가라앉은, 그러나 힘이 들어간 못소리 로) 우리 서로한테
솔직히 말하자. 너두 나랑 있고 싶지? 뭐 가 무서워서, 니 마음조차도 나한테 숨겨.

재호 ... (신형보다 맘 아프게 외면하는)

신형 만약에 니가 곁에 있을 때, 내가 그거 때문에 힘들어질까봐, 넌 그게 두려운거
야?

재호 (신형 못보는) ...

신형 그럼 내 옆에 오래 있어주면 되잖아.

재호 (신형 보며, 맘 아프지만, 단호한) 가능하지 않은 일이예요. 신형 (맘 아프다,
외면하고, 다시 재호 보는, 가라앉은) 그래도 할 수 ... 없지.

재호 (보면) ...

신형 (재호 보며, 맘 아프지만 단호한) 니가 내옆에 없는 그땐, 난 니 기억으로 살면
돼. 나 때문에 조금 더 살아볼려고 노력했 던, 나 때문에 행복해했던 니 기억으로 살
면돼. 그 기억만큼은 (맘 아프게 외면하며) 남겨줄 수 있잖아. (재 호 보며, 힘주어
말하는) 넌 마지막까지 나한테 이렇게 약하 고, 피하려는 모습만 보여줄거니? 니가 나
한테 해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엔 없는지 다시 생각해. (하고, 나가고)

재호 (신형 보다 맘 아프게 눈감는)

$#31. 재호의 아파트 전경

위에서 보면, 신형, 힘든 모습으로 현관을 나와 걸어가고 잇다.

$#32. 재호의 방

재호, 창가에서 가는 신형을 맘 아프게 보고 있다.

$#33. 재호 동네, 택시정류장

신형, 넋을 놓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34. 재호의 방

재호, 쇼파에 생각 많은 얼굴로 앉아있다. 잠시후, 전화벨 울리고 재호, 수화기를 든
다.

진숙E 재호니?

재호 네...

진숙E (어려운) 지금 니 엄마하고 통화했다.

재호 ...

진숙E 낼 오후 3시에 만나기로 했어. 시간 괜찮어?

재호 ... 네.

진숙E 니 엄마한테 너 아프단 말 안했다. 말끔하게 차리고 나와.

재호 네. (사이) 그럼 낼 봐요. 이모. (하고, 전화 끊고, 테이블에 놓인 약을 담담하
게 먹고 물 마 시고, 옷장으로 가서 내일 입고 갈 양복을 꺼내 본다)

$#35. 거실

혜자, 눈가 그렁해 이 앙다물고 앉아있고, 병국, 서서 맘 아프고 화나 소리치고 있다.

병국 (O.L) 당신도 알고 있었냐구! 지난밤에 소리친게 안됐어서, 학교로 가 다시 한
번 애원해볼 거라고 찾아갔더니, 학굘 그만뒀대. 그리고 집에 와서 받은 전화가 복덕
방집 전화야, 방을 구했으 니 보러오시오. 이게 다 무슨 말이야?! 이밤 늦도록 신형이
자식은 어딜 간거냐구!

혜자 (묵묵부답 말이 없다.) ...

병국 당신 집에서 죙일 얘 감시 안하고 뭐했어? 뭐하고 돌아다녔 냐구?

혜자 ...

병국 당신 지금 무슨 생각해? 내 말을 듣는거야, 마는거야, 엉?

혜자 (맘 아프다, 눈가 붉어졌지만 담담하게, 병국 안보고) 여보...

병국 말해.

혜자 당신 말대로... 우리, 신형이... 버려요.

병국 ?

혜자 (안보고, 맘 아프지만, 단호한) 이렇게 속썩이고, 부모맘 몰라 주눈 자식 둬서
뭐해요. 당신 말대로 신형이 우리한테 돌아올 얘... 아니예요. 나두 지쳐요.. 이제.
(하고,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간다)

병국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안방으로 들어가는 혜자 보는데)

그때, 신형 현관으로 들어서고,

병국, 그런 신형 보고.

$#36. 안방

혜자, 넋놓고 눈가 붉어져 앉아있다. 애써 정신 차리려고 하는.

병국E (물기 어린 목소리로 화나 소리치는, E) 우리가 도대체 어떡 해야겠니, 이 자
식아.

$#37. 신형의 방

신형, 고개숙인 채 눈가 그렁하지만, 단호한 모습으로 앉아있고, 병국, 서서 맘 아퍼
울 것 같은, 화를 내고 있지만 거의 애원조다.

병국 (눈가 붉어져,조금 큰소리) 너 우리 맘을 그렇게 모르겠어? 우리가 왜 반대하는
지 그렇게 모르겠어? (큰소리) 말해봐. 임마!

신형 ....

병국 (화나, 옷장문 열어 그 안에 있는 가방 던지며) 내가 이 가방 갖고 나가랄 때,
왜 안나갔냐? 집에 들어와 이렇게 밖엔 못 할거면서 뭐하러 들어왔어! 이 왕 나갈거
하루라도 빨리 나가지. 뭐한다고 두 번 세 번 부모 가슴에 못을 박어, 어!

신형 (고개숙인 채, 울음 참으며, 그래도 단호한) 죄송해요, 아버지.

병국 (맘아픈) 죄송하다면 다냐? 그 한마디면 모든게 다 되는거 냐? (신형의 어깨를
잡고, 눈가 그렁해 애원하는) 유학가라.

신형 (보면) ...

병국 낼 당장 비자내고, 유학가. 너 박사학위도 따야하잖니? 안보면 잊는다. 노력하면
잊어. (맘 아픈) 부모는 늙어죽는다고치고, 자식은 또 낳으면 되지 치고, 그렇게 사람
들은 죽은 사람들을 잊고 산다. 하지만 자기 반려잔 아니야. 따라 죽고 싶을 거다. 내
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너 그런 모습을 내가 어떻게 보겠냐, 신형아, 아버지 부탁
이 다. 아버지 좀 살려줘, 임마.

신형 (병국 보며, 울음 참으며) 아버지...

병국 (기대있는) ...

신형 저... 그 사람하고 살게 해 주세요.

병국 (울음이 날 것 같은, 큰소리) 어떻게 그걸 허락해!

신형 약속드릴게요.

병국 ....

신형 (맘 아픈, 애원, 힘주어 말하는) 그 사람 떠나면 그땐, 잊을게 요.

병구 ?!

신형 아버지, 그 사람,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해주세요. 제가 그 사람 을 도울 수 있다
고, 믿어주세요, 제발. 만약 이대로 그 사람을 보내면, 저 정말 평생 그 사람 잊지 못
할거예요. 제가 부모님한테 자식으로서 정말 못할 짓하는 거 알아요.

병국 (맘 아픈, 화난) 알면서 이래?

신형 (병국 보며, 울지 않으려 하며, 단호한) 아버지 약속드릴게요. 그 사람도 가도,
같이 죽는다는 바보같은 생각따윈 하지 않을 게요. 그리고 잊을게요. 제가 부모님을
위해서 해드릴 수 있는 약속은 이것 뿐이예요.

병국 (기가 막히고, 맘 아프게 보는) ?!

$#38. 계단+거실

병국, 막막한 얼굴로 계단을 내려오다, 더는 기운없어 못 걷겠는지 계단에 주 저 앉는,
맘 아픈.

$#39. 진숙의 집 전경, 낮

$#40. 석구의 방

재영, 속상한 얼굴로 앉아있다. 석구(옷을 챙겨입고) 재영에게 옷을 디밀며 말하는.

석구 옷 입어라, 고집부리지 말고.

재영 안가고 싶어.

석구 이모 벌써 준비 다하고 기다리시는데 어떻게 안가?

진숙E (조금 큰소리) 재영이 어 안나와?

석구 곧 나가요. (재영 달래는) 가자. 재호하고도 약속했잖아. 재호 생각해서두 제발
이러지마라.

재영 (잠시 머뭇대다 마지못해, 옷 입는)

석구 (작게 웃으며) 아이구, 착하다.

$#41. 수돗가

진숙, 인숙, 달건(운전기사복차림), 신자, 미선 서있다.

인숙 (진숙에게) 나두 같이 갈 걸 그랬나.

진숙 나중에 보면 되지.

신자 뭐한다꼬 밖에서 보는지 낸 모리겠네, 집에 덱고오면 내도 보 고 좋을긴데.

미선 (딴엔 심각하게) 그러게 말이예요. 나두 보고 좋을텐데.

신자 으데, 으른들 말에 가시나가 톡톡 말을 거들어. 재수없구로.

미선 그저 엄만 만만한게 나지.

그때, 석구, 재영 (아직은 내키지 않는) 나온다.

진숙 (재영 보며) 이렇게 갈거면서 왜 그렇게 속을 태워 태우길.

달건 (주머니에서 키 꺼내, 석구에게 주며) 차, 5시까지 가지고 들 어와야한다.

석구 알았어. 형.

진숙 (달건 보며) 택시빈 갔다와서 줄게.

달건 택시빈 무슨 택시비요, 괜찮아요, 놔두세요.

진숙 계산은 계산대로 해야지, 내가 돈 안주면 사납금 자네돈으로 채워야 하잖아. (석
구 보며) 가자. (하고, 나간다)

석구, 재영 (인숙, 달건, 신자에게) 다녀올게요. (하고, 나간다)

신자 그래 다녀온나.

인숙 조심해, 다녀와.

달건 (인숙 보며) 당신 나랑 얘기 좀해.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인숙 네. (하고, 들어가려는데)

신자 (인숙 보며) 니들 뭐 문제있나?

인숙 (돌아보면) ?

신자 문제도 없는데 대낮부터 방에 들어가 할 말이 뭐있노?

미선 아참, 엄만, 부부 사생활에 무슨 관심이 그렇게 많어. 괜한 관 심 갖다가 오해받
어요.

신자 오해?

미선 과부가 부부사는거 샘낸다 그런 소리 듣는다고요.

신자 (황당한) ?

미선 그만 참견하고 들어오세요.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인숙 (작게 웃으며) 쟤 아주 으른스러워졌네요. (하며, 방으로 들어가고)

신자 (인숙 보다, 방쪽보며) 이 가시나가 어데 엄말을 가칠라꼬... (하며, 방으로 들
어간다)

$#42. 신자의 방

미선,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 신자, 방문 열고 들어와 그 옆에 앉으며,

신자 니 어데서 그런 싸가지를 배웠노.

미선 (짐짓 어른스레 신자 보며) 왜 그래요, 또.

신자 에미보고 과부?

미선 (어른스레 타이르듯 말하는) 그럼 엄마가 과부지? 홀아비야?

신자 ?

미선 제발 내가 바른 소리 하는 걸로 열 받지 좀마. 싸가지 없이 말하는거 나도 아는
데, 진실은 진실이잖아. 엄마 남편없고, 난 아빠 없고, 그게 우리 집안의 진실이야.
그 리고 엄마 고마워.

신자 ...

미선 내가 오늘 느낀건데, 정말 세상에 다른 건 없어도 엄만 있어 야겠드라. 재영이가
그러드라. 너 왜 니엄말 보는게 싫으냐, 물으니까... (제법 심각하게 앉아있다가) 엄
마 보러가서 엄마가 낯설면 어 쩌지. 그러드라구.

신자 갸가 그란 말을 하드나?

미선 (신자의 손잡고) 엄마 정말 고마워. 그동안 사는게 힘들었을 텐데, 어디 도망 안
가구 내 옆에 있어줘서. 나 같은 딸 콱 버리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을텐데...
증말 고마워, 신신자여사.

신자 이게 뭐라는기야?

미선 엄마, 나 요즘 자꾸 철드는거 같아, 걱정이다. 철들면 고생이 라는데, 자꾸 철이
들어. 엄마가 불쌍하고,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대견하고, 엄마, 정말 괜찮은 딸이지
않우?

신자 (가잖게 보다가, 책상위에 책을 펴본다, 만화다, 신자 화가 나 미선의 머리통을
때린다)

미선 야아! 왜 그래, 또!

신자 (만화책을 미선앞에 흔들며) 니가 철이 들어? 지랄하네, 낸 공부하는 책인줄 알
았드니, 만화책을... 이게 도대체 울마나 맞아야 정신이 들끼야?

미선 (만화책을 뺏어 뒤적이며, 속상한) 아, 몇쪽까지 봤는지 기억 안나는데... (신자
보며, 원망스런) 엄마가 찾아내! 지금 울마나 중요한 대목을 읽고 있었는데... 엄마가
찾아내!

신자 (기가 찬 듯 보며) 이기이기 정신이 암마캐도 오락가락하지, 이기... (포기하고
마는) 87쪽이다. 찾아봐라, 이년아.

$#43. 인숙의 방

달건, 인숙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인숙 당신이 수술을 안하면, 어떡하겠다는거예요?

달건 (난감한) 남자들 그런 수술하면 기운이 떨어진다니까..

인숙 그런 말 다 헛말이예요. 괜히 수술대 오르는거 무서워서 지어 낸 말들이라구요.

달건 어쨌든 난 도저히 못하겠다.

인숙 당신이 못하겠다고 해서 될일이 아니예요. 희진일 생각해요, 희진일. 나 드렁와
여적 힘들게 지내다 걔 맘잡은게 엊그젠 데, 배다른 동생까지... 대체 남자들은 왜 그
렇게 이기적인 거예요. 여자가 수술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 못들었어요? 내가
몸도 무거운데, 아프기까지 해야겠냐구요!

달건 왜 이렇게 소릴질러, 이 사람이....

인숙 당신이 소리 안지르게 해. (하고, 일어나려하면)

달건 (손 잡으며) 어디 가. 간만에 둘이 있는데....

인숙 (모질게 손빼며) 수술받기전까진 내 몸에 손끝도 댈 생각말아 요.

달건 (조금은 화나는) 이사람이 정말... (벌떡 일어나며) 좋아, 당신 맘 대로 해! 누
가 아쉬운지는 두 고 보면 알지. (하고, 나간다)

인숙 (달건 보며, 속상한)

$#44. 수돗가

달건, 씩씩대며 신발 신고 대문 나가려는데, 희진 들어선다.

희진 아빠, 일 안갔어?

달건 (희진 보고, 화나지만, 참고) 야, 너, 정말 동생 싫어?

희진 ?!

달건 너 엄마한테 동생 싫다 그랬다며, 증말이야?

희진 (기죽은, 고개 숙이는)

달건 (달래는) 얌마, 동생이 왜 싫어? 동생하고 놀면 심심하지두 않고... 좀 좋냐?

희진 (달건이 무서운, 그래도 할 말은 하는) 엄마가... 동생만 이뻐 하면 어떻게...
난, 엄마 뺏기기 싫단 말야. (하고, 나가는)

달건 (난감하고)

그때, 인숙 안에서 다 듣고 있었는지, 방문 열며, 달건에게 말하는

인숙 어떡할거예요?

달건 (그 말에 인숙 보고)

$#45. 재호의 방 안

재호, 현수(서류 보는) 앉아있다.

재호 (그런 현수 담담하게 보고 있다)

현수 (작게 웃으며, 서류보고 있다가 덮고 재호 본다)

재호 (현수 못보고) 운진지역이 아무래도 탐이 나더라고 그래서 나 름대로 시장성을
조사해봤는데, 맘에 들지 모르겠다.

현수 너무 좋다.

재호 (보면) ...

현수 김실장님한테 전해줄게. 회사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애. 재호 다행이다. 혹시
맘에 안들까봐 걱정했는데... 빨리 움직이는게 좋을거야. 일미그룹에서도 손을 대고
싶어하는 모양이더라.

현수 아픈데, 일까지... 왜 그랬어?

재호 너한테 도움이 되고 싶었어. 너 회사 그만 둔건 알지만, 그래 도 너희 아버님이
주주로 있는 회사니까...

현수 (재호가 고맙다, 잠시 재호 보다, 어렵게 묻는) ... 일하고 싶 니?

재호 (못보고) ...

현수 실장님한테 부탁해볼게. 일할래?

재호 (보면)

현수 기획만 하면 집에서도 할 수 있잖아, 무리하지 않으면 일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
데 어때?

재호 (굳은 얼굴이지만, 기대에 찬) ... 그래 줄 수 있어?

현수 (재호 안보고, 고개 끄덕이는)

재호 (그런 현수 고맙고, 안스럽게 보는)

$#46. 작은 호텔 앞

석구의 차 와서 멈춰선다.

$#47. 차 안

석구, 진숙 앞자리에 앉았고, 재호, 재영 뒷자리에 앉아있다.

진숙 내리자.

재호 (약간 고개 숙이고 가만있다, 어렵게) 이모....

진숙 (뒤돌아보며) 왜?

재호 전... 안들어갈게요.

재영 (재호 보는) ?

진숙 ? ...

재호 아니... 들어가긴 하는데... 그냥 다른 곳에 앉을게요.

석구 (어렵게) 같이 들어가지.

재호 마음, 참 많이 다잡았는데도 용기가 안나네. (진숙쪽 보며) 그렇게 해주세요, 이
모. 먼발치에서 얼굴만 보 게... 해주세요.

진숙 (가만 있다가) ... 그래라. 재영아, 석구야, 내리자. (하고, 문 열고 나간다)

석구 (마지못해, 내리고) ...

재영 (재호 걱정스레 보며) 오빠... 같이 가자.

재호 (가만 그대로 있다, 재영 보며, 맘 아퍼 눈가 붉어졌지만 참 고) 엄마 잘 봐. 그
리고 말해줘. 어떻게 변하셨는지, 우리 어 릴때하고 어떻게 다른지.

재영 (눈가 붉어져, 재호 못보는)

재호 재영아.

재영 (보면)

재호 오빤 일이 바뻐 못왔다고 해. (울음 나올 것 같지만, 참으며) 그리고 웃는 얼굴
보여드려라. 굳은 얼굴로 뵙지마.

재영 (나가고)

재호 (눈가 붉어진채, 차창밖으로 시선트는)

$#48. 호텔 커피숍 안

한쪽 테이블에 진순(중산층 정도의 느낌, 너무 화려하지 않은, 강하고, 현명해 보이고,
진진해 보인다), 재영 앉아있고. 맞은편자리에 진순, 석구 앉아있다.

진순, 울지 않으려하며 '이쁘게 컸구나, 엄마 없이 정말 잘컸다'하며 자꾸 고개 숙인
재영의 얼굴을 보려하고, 진순, 그런 진순을 안스럽게 보고 있다. 석구, 진순과 재영
을 맘아프게 보고 있다.

카메라, 돌아가면 멀리 떨어진 자리에

재호, 앉아서 진순을 눈가 그렁해 보고 있다. 재호, 진순이 얼굴을 꼼꼼히 보는. 재호,
그런 진순을 보다 맘 아퍼 외면하는데 눈가 붉어진, 애써 담담하려하며 자리에서 일어
나 나간다.

$#49. 거리

재호, 주머니에 손을 넣고 눈가 그렁해 담담한 얼굴로 걸어간다. 그 모습 오래 보여주
고.

$#50. 또 다른 거리

재호, 여전히 걸어가고 있다.

회상 - (8부에 나왔던)

1. 어릴적 재영을 업고, 집을 찾아왔을 때, 그리고 엄마가 두고간 쪽지를 보던, 어린
재호 모습.

2. 첫씬에서 재영을 보며 웃던 엄마의 얼굴들이 차례로 오버랩이 된다.

$#51. 재호의 아파트 안 (어두운 실내), 밤 재호, 창가에 서서 엄마 생각하는.

$#52. 신형의 동네, 카페 전경, 낮

$#53. 카페 안

재호, 카페안 공중전화부스에서 전화버튼 누르고, 신호음 가는 소리 듣는.

$#54. 신형의 집, 거실

전화벨 울린다. 안방에서 혜자 나오다 전화기 보는.

$#55. 신형의 방

신형 (걱정) 어제내내 전화했는데, 없드라. 어디갔었어?

재호 (E, 가라앉은, 굳은) 만나고 싶어요.

신형 (걱정) 무슨 일이야... 아프니?

재호 (E) 아뇨.

$#56. 거실

혜자, 전화기 보고 망설이다 전화기 드는.

재호 (E) 할 말이 있어요, 만나서 얘기해요.

신형 (E, 조금은 불안한) 어딘데?

$#57. 신형의 방

신형 (걱정돼, 서두는 느낌) 알았어, 갈게, 기다려. (전화 끊고)

신형, 서둘러 웃옷 챙기고 내려가는.

$#58. 거실

혜자, 쇼파에 앉아있는데, 신형, 내려오다 그런 혜자 보고 멈춰서는.

혜자 (맘 아픈, 화낼 기운도 없는) 어디가?

신형 (난감한) 나갔다 올게요.

혜자 (일어나, 신형쪽으로 가 서서, 신형 보는)

신형 ?

혜자 (맘 아프지만, 속상한) 재호 만나러 가?

신형 (죄송하지만) ... 네.

혜자 (속상한, 화난) 가지마.

신형 (공손하지만, 단호한) 간다고 했어요.

혜자 (맘아픈, 큰소리) 가지말라잖아. 너, 엄마하는 말이 말 같지 않어?

신형 ...

혜자 (맘 아프지만, 단호한) 분명히 말하는데, 지금 나갈거면 다신 집에 들어올 생각
마.

신형 (혜자, 맘 아프게 보다 단호한) 죄송해요. (하고, 나간다)

혜자 (고개 돌려, 가는 신형 보는, 맘 아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

$#59. 신형의 집 안

신형, 맘 아프지만, 단호한 모습으로 나가는.

$#60. 카페 안

재호(눈가 붉어져 있지만, 담담한, 조금 고개 숙인), 신형(혹시 무슨 말이 나올까 싶
다) 마주 앉아있다.

신형 (걱정스레, 재호 보며) 무슨 일 있어?

재호 ...

신형 병원에서 무슨 말 ... 들었어?

재호 .... (잠시 그대로 고개 숙인 채 있는 신형 보는, 눈가 붉어져 있는, 그러나 남
자답게) ...

신형 ?

재호 (가라앉은) 엄마... 보고 왔어요.

신형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

재호 (안보고) 많이 늙으셨더라구요. 사는게 괜찮다고 들었는데, 맘 고생이 심하셨던
거 같아요.

신형 ...

재호 (안보고) 이상하죠. 엄마만 보고나면, 더는 아무런 욕심도 생 기지 않을 줄 알았
는데... 생각하고 다르게 욕심이 생겨요.

신형 ? ...

재호 (보고) 살고 싶어요. 아니 살 수 잇을 것도 같애요.

신형 (눈가 붉어졌지만, 재호가 고맙다, 어른스레 고개 끄덕여주는) ...

재호 (신형 보며) 너무 큰 욕심인줄은 알지만... 이신형씨...

신형 !? (무슨 말을 할지 모르는) ...

재호 나랑... 결혼해줄래요.

그런 재호의 얼굴에서 엔딩.

(제 39 회 끝)
 
 

 

첨부파일 우정사 - 39.hwp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