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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4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1.02.21|조회수500 목록 댓글 0

   제43부   

6월 24일 목요일 (2회 방송) 밤 9시 55분 - 11시 55분  
S#1. 재호의 아파트 전경, 깊은 밤.

S#2. 침실

신형, 가위에 눌린 듯 땀을 흘리며 신음소리 같은 헛소리를 낸다. 무서운 꿈을 꾸는
듯하다. 그 옆에 재호 바로 누워 자고 있다.

신형, 헛소리 점점 크게 내더니, '재호, 재호야!'하고 벌떡 일어나 앉는다. 그리고,
옆을 보면, 재호 편안하게 자고 있다.

신형, 조심스럽고 불안한 얼굴로 재호의 가슴에 귀를 대본다. 그렇게 심장 소리를 확
인하고난 후에, 안도하는 숨을 쉬고, 다시 누워 재호를 품에 안는.

S#3. 동네 산책로, 아침

신형, 굳은 얼굴로 조금은 화난 사람처럼 성큼성큼 산책로를 오른다. 카메라, 뒤로 가
면 재호 뒤쳐져서 걷다가 멈춰선다.

신형, 재호 아랑곳없이 가는 뒷모습 보이고. 재호, 그런 신형을 걱정스레 보고 있다.

S#4. 재호의 집, 주방

신형, 믹서기 그릇에 야채들을 넣고, 녹즙을 갈고 있다. 굳은 얼굴이다.

S#5. 침실

재호, 런닝을 갈아입으려, 런닝를 벗으면 갈비뼈쪽과 팔꿈치에 멍이 들어있는 게 보인
다.

재호, 그것을 담담하게 본다. 그리고, 새 런닝을 갈아입으려 옷을 펴드는데, 그 때 문
열리고 신형 녹즙 들고 들어오다 굳은 듯 서서, 재호 몸에 난 멍자국을 보고 있다,

내심 얼굴에 드러내지 않으려 하지만, 놀란 표정이다.

재호 (런닝 입으려다 말고, 신형 보는)

신형 (멍든 곳에서 눈길 돌리며, 녹즙 화장대쪽에 놓고, 재호 안보 고) 녹즙 마셔.
(하고, 나가고)

재호 (신형이 걱정스럽다, 다시 런닝 입고)

S#6. 공부방

신형, 외출복차림으로 굳은 얼굴로 가방을 챙기고 있다. 그때, 재호 들어와 그 옆에
선다.

신형 (재호 안보고, 가라앉은 목소리) 오늘은 과외가 일찍부터 있 어. 점심 혼자 먹어
야 할거야. 저녁엔 너무 늦지 않게 들어올 게.

재호 (신형 보며, 담담하게) 정말, 과외 가요?

신형 (무슨 소린가 싶어, 재호 보는) ?

재호 (신형 보며, 담담한) 어제, 학생한테서 전화왔었어요. 과외 안 갔죠?

신형 (담담하게, 외면하고, 가만 있는) ...

재호 아버님, 어머님 집에도 안들렀죠? 어디 갔었어요?

신형 (굳은 듯, 가만 있는)

재호 나 때문에 힘든 건 아는데, 학생하고 한 약속도 어기고, 부모 님한테도 안가뵙
고... 말도 안하고, 웃지도 않고, 그러지말아 요. 당신 이러는거, 우리한테 아무런 도
움도 안돼.

신형 (미안하기도 하고, 자기 자신에게도 화가 난 듯하다, 뭐라 말 을 못하고, 가만
있다가, 안보고) 과외갈게. 거짓말 아니야. (하고, 나간다)

재호 (그렇게 나가는 신형 걱정스럽고, 안타깝게 보는)

S#7. 병원 전경

S#8. 병원 벤치

정윤, 길진 커피마시고 있다.

정윤 (길진 안보고, 담담하게 커피 마신다)

길진 (정윤 보며, 조금은 걱정스럽게) 신형이가 한 말 아직도 신경 쓰여?

정윤 (안보고) 아니...

길진 그런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정윤 (길진 안보고) ...

길진 (그런 정윤 보고) 신형이가 너한테 그런 말을 한건 힘들어서 지, 본심은 아니야.
재호두, 신형이두 니가 최선을 다했다는 걸 알아.

정윤 (안보고) 알아. 난 최선을 다했어. 지금도 다하고 있고.

길진 그런데 왜 그래?

정윤 (씁쓸한) 그냥 나한테 실망감이 들어. 이런 일 한두번 당한 것도 아닌데, 왜 매
번, 이런 일이 있을때마다, 냉정해지지 않 는지 모르겠어. 내가 의사로서 자질이 없는
건 아닌가. 이번 경우만해도 재호씨한테, 신형이한테 괜한 희망을 줬던 건 아 닌가 하
는 생각이 들어.

길진 그렇지 않아.

정윤 (보면)

길진 재호한테 니가 처음에 희망을 주지 않았다면, 재호, 여기까지 도 못왔어.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었다구. 괜한 생각갖지마라. 시간낭비야.

정윤 (잠시 가만 있다가, 길진 보고, 맘다잡고) 맞아. 시간낭비야, 지금도 저 병실에
선 날 기다리는 환자가 있는데, (길진 보며, 작게 웃고) 투정한거야, 알지? (일어나
며) 저녁에 전화해.

길진 (일어나고)

정윤 (병동쪽으로 두어걸음 옮기는데)

길진 정윤아.

정윤 (무심히 길진 보면) ...

길진 (어색한 듯 웃으며) 우리 결혼하자.

정윤 ?!

길진 이런 말 할 상황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 너랑 결혼 하고 싶다. 의사부
인, 외조하기 힘든 일인 줄 아는데, 노력하 면 되지 않겠어? 니가 언제 날 잡아라, 너
희 부모님 만나뵙 자. 고향에 있는 아버님한텐, 니 얘 기 벌써 했어.

정윤 (조금, 놀라는) 뭐?

길진 (멋적은) 자세한 얘긴 나중에 너 편한 날 얘기하자. (하고, 돌 아서서 간다)

정윤 송길진!

길진 (돌아보고, 웃으며) 정윤아, 그리고 부탁인데, 의사 그만둔단 소리하지마.

정윤 (보면) ...

길진 (정윤 눈 보고, 용기주듯) 넌 좋은 의사야. (하고, 웃어보이고, 돌아서서 가고)

정윤 (길진 보고, 어이없다는듯 웃는)

S#9. 재호의 아파트 전경

김실장의 차 와서, 멈춰서고. 이내 실장 내려 재호의 집쪽으로 걸어가는.

S#10. 재호의 아파트 안

재호(외출복 차림), 실장 앉아있다.

실장 (서류 보고, 재호 보는 O. L) 뭐라고 하셨어요?

재호 이번 기획안만 마무리하고 일을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장 왜요?

재호 몸이 안좋아요.

실장 (걱정스레) 많이 안좋으십니까?

재호 (담담하고, 서글프게 웃으며) 네.

실장 (걱정스레) 좋아지시는 줄 알았는데...

재호 (서글프게 웃으며, 안보고) 저도 그런 줄 알았어요.

실장 제가...도울 일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재호 (보면) ...

실장 현수씨가 부탁하고 갔습니다.

재호 (작게 웃으며) 없어요. 그냥 나중에 현수 전화오면, 괜찮다고 염려말라고 그렇게
만 전해주십시오.

실장 ...네. (재호 보며) 이번 달 기획료는, 통장으로 넣어드리겠습 니다.

재호 (안보고) 네. (보고) 이제 일어나시죠, 저 병원 갈 시간이거든 요.

S#11. 병원 진료실

정윤, 재호 서서 챠트를 보고 있다.

정윤 (챠트를 보며, 설명하고 있는, 담담한) 이쪽까지 종양이 번진 상태예요. 진행속
도가 갑자기 빨라지고 있어요. (보며) 백혈구 수치도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구요.

재호 (챠트 보다, 정윤 보며) 며칠전서부터 시력이 심하게 떨어지 는거 같아요. 전엔
잠깐잠깐씩 눈이 침침한 정도였는데, 이젠 모든 사물이 흐려요. 소리도 잘 안들리는
거 같아요. 온 신경 을 집중해야지만...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예요. 왜 그 러
죠?

정윤 자리에 앉을래요?

재호, 정윤 각자의 자리에 가서 앉고.

정윤 걷는 건 어때요?


재호 (걱정스런) 걷는 것조차 문제가 되나요? 정윤 (말하기 어렵다) 나중엔 똑바로 걷
기가 힘드실거예요. 단순히 귀가 안들리는게 문제가 아니라, 균형감각을 잃을 수도 있
단 얘기예요. 귀에 있는 기관들이, 균형감각과 평형감각에 영향 을 주거든요.

재호 (난감하다, 외면하고)

정윤 (보며, 애써 담담하게) 그래도, 제가 지금 강재호씨 경우를 다 행이라고 생각하
는 건, 척추쪽으로 전이가 안됐다는 거예요. 개중에는, 척추쪽으로 전이가 돼, 걷는
건 물론, 앉을 수도 없는 환자들도 많거든요.

재호 (안보고, 담담한) 그럼 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되는 건가요?

정윤 네. 그렇게 생각하세요.

재호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다행이란 생각까진 안드네요. 다음달 치료받을 때 다시
오겠습니다. (하고, 일어나 나가고)

정윤 (그런 재호 보며, 답답한)

S#12. 안경점

재호, 새안경을 쓰고, 주변을 본다.

주인 어떻게, 안경이 맞으세요?

재호 (안경 벗으며) 돗수를 좀 더 높이면 안될까요?

주인 (고개 갸웃하며) 지금도 많이 높인 건데...

재호 (포기하는) 이걸로 하죠. (하고, 안경쓰고, 주머니에서 지갑 꺼내며) 얼마라고
했죠?

S#13. 공사장

석구, 모래지게를 들고 힘들게 일층에서 이층으로 오르고, 한쪽에 모래더미 부 려놓고,
다시 내려간다. 그리고는 휴하고 한숨쉬는데, 석구의 얼굴 위로 '석구야!'하는 소리
들리고, 석구, 그 소리에 돌아보면, 재호 웃으며 서 있다.

S#14. 공사장 일각

석구(우유와 빵 먹는), 재호 길바닥에 나란히 앉아 얘기하고 있다.

재호 천천히 먹어, 목 맨다.

석구 (그 소리에 재호 보고, 멋적게 웃고, 빵 마저 먹고, 우유 마신 다)

재호 점심 안먹었냐?

석구 먹었지. 그것두 두그릇 씩이나. 그런데두 이래. 돌아서면 배고 프고, 돌아서면
배고프고...(웃으며) 하루 진종일 땀흘리니까 그런가?

재호 (웃고)

석구 (트림하고) 아우 이제 좀 살 것 같다.

재호 일해야지?

석구 참먹으면 한 일이십분 쉬어두 돼. (하고, 담배 피워물면)

재호 (가만 담배 보다가) 나두 한 대 줘라.

석구 ?

재호 물고만 있을거야, 너 피우는거 보니까, 너무 맛있을 거 같아 서...

석구 (난감한)

재호 (농담처럼) 치사하게, 안줄거야?

석구 (잠시 생각하다, 자기 담배 주며) 깊게 빨지마라.

재호 (석구에게서 담배 받아, 한모금 빨고)

석구 (새 담배 피워물고) 언제 집에 한번 와. 재영이가 너 보고 싶 어하는데...

재호 (안보고) 그래.

석구 근데, 갑자기 나한텐 왜 온거야?

재호 (안보고) 지나가는 길에 들렀어.

석구 (무심히) 그랬구나.

재호 (안보고, 뜬금없이) 너, 재영이하고 이모한테 (보고) 잘해야 된다.

석구 ?!

재호 (편하게) 집안은 자고로 남자가 잘 해야 되는거야. 우리집안 에 남자라곤 너 하
나잖아. 잘 하라고.

석구 (속상한, 화난) 별안간 그런 말을 왜 해? 그리고 우리집안에 왜 남자가 나 하나
냐, 너두 있는데.

재호 (안보고, 씁쓸한) 난 아프잖아...

석구 (속상하지만, 강하게 말하는) 아프긴 니가 뭘 아퍼?

재호 (보면)

석구 걸어다는데 지장 없고, 담배도 피우고, 웃고, 말하고, 니가 아 프긴 뭘 아퍼. 내
가 다른 사람에 대해선 잘 몰라도 너에 대해 선 그 누구보다 잘 안다. 넌 안아퍼. 그
리고 반드시 이겨낼거 야. 니가 누구냐? 천하의 강재호가 그깟...병을 못이겨. 웃기지
마.

재호 (웃으며)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

석구 그럼, 자식아! 세상 사람 다 죽어도, 너 같은 독종은 죽지도 않어. 뭐 죽는게 쉬
운 줄 아냐? 맘약해지지마. 기집애처럼.

재호 (씁쓸하게 웃고, 담배 한모금 빨고, 석구 보며, 편하게) 담배 맛 좋다. p> 석구
자식... (하며, 웃고, 담배 피우고, 다시 재호 보면)

재호 (서글픈 얼굴로 굳은 듯 있는) ...

S#15. 병국의 대리점 전경

병국 (E) 아니, 무슨 수완이 이렇게 좋아요?

S#16. 병국의 대리점 안

진숙, 혜자, 병국, 앉아 차와 과일을 먹고 있다.

혜자 (병국에게) 내가 말했잖아요. 얘가 사람 다루는 수완이 있다 니까.

진숙 제가 그동안 살면서 인심은 안 잃었나봐요. 말꺼내기가 무섭 게들 사주더라구요.

병국 그래두 그렇지, 하루에 3개씩이나 대단하십니다.

진숙 많이 팔아야, 내 몫도 많이 생기잖아요.

병국 (웃으며) 그건 그렇죠.

혜자 너 아는 사람들 뿐만아니라, 모르는 사람한테도 팔아야 되는 데, 장사가 안면만
가지고는 버티기 힘들거든.

진숙 아는 사람들 통해서, 주변 사람들 소개 받기로 했어. 그렇게 하다보면, 모르는
사람한테도 팔 수 있잖아.

혜자 (웃으며) 정말 수완 좋네.

진숙 (혜자에게) 참, 오는 길에 애들한테 들렀더니, 둘다 집에 없더 라.

병국 오늘 재호 병원가는 날이잖아요. 신형인 과외 갔고, 저녁에나 들어들 올겁니다.

진숙 (안심하듯) 네.

혜자 (진숙에게 과일 내주며) 과일 먹어.

S#17. 신자의 방

영일, 텔레비젼을 뜯어 수리하고 있고, 미선, 신자, 인숙, 희진 그런 영일을 보고 있
다.

미선 삼촌 정말 이거 고칠 수 있어?

영일 (수리하며) 그렇다니까.

신자 (맘에 안드는) 니가 고치긴 뭘 고쳐? 괜히 멀쩡한 테레빌 뜯 어가, 고물 만들라
꼬.

영일 (신자 보며) 아참, 누나는 왜 그렇게 사람 기를 못 죽여 난리 냐, 이게 뭐가 멀
쩡해, 십분마다 지지지직...고쳐야 쓴다니까 그러네.

인숙 (신자에게) 영일이 오빠가 고칠만 하니까, 뜯는거겠죠, 두고 보자구요.

신자 두고보긴 뭘 두고봐. 저 놈하는 짓, 맨날 그렇지.

미선 엄만 나한테만 그렇게 말하는 줄 알았는데, 삼촌한테도 그러 네. 일단 두고 봐요.
이 테레비가 왜 이렇게 됐는데 다 엄마 때문이잖아. 맨날 뻑하면, 나 때리는 것도 모
자라 테레빌 때 리고, (영일 보며) 삼촌, 엄마 어렸을 때도 힘이 좋았어요. 아 무리
멀쩡한 것도, 엄마가 한 두 번 때리면, 전부다, (손으로 텔레비젼 가리키며) 이거나
나처럼 헬렐레 한다니까.

영일 (웃으며) 동네, 여자 깡패 아니었냐?

인숙 (크게 웃으며) 맞어, 맞어. 진짜 미선인 엄마 판박이다.

신자 (인숙 보며, 버럭) 그만해라, 니.

영일 다 고쳤어요. (하고, 텔레비젼 연결해 끼우면)

인써트 - 텔레비젼 잘 나오는.

희진 와, 잘나온다.

영일 (신자 보며) 이제야 내 실력을 믿겠수.

신자 (떨떠름한) 내가 한 대 패도, 이만은 나온다. (하고, 나간다)

S#18. 수돗가

신자, 방에서 나오는데, 그때 진숙 대문 들어서고.

신자 일 다녀왔나?

진숙 네.

신자 (서운한듯) 니 영일이 왔는데, 우째 감감소식이고.

진숙 무슨 말이야?

신자 니 영일이하고, 서로 좋아했었잖아. 그란데, 와 모른 척 하냐 고?

진숙 (어이없는 듯 웃으며) 좋아하긴 누가 좋아해? 그리고 모른척 하긴 뭘 모른척해,
얼굴 봤는데...

그때, 방문 열리고

인숙 언니 왔어?

영일 (내다보며) 왔냐?

신자 (진숙에게) 야, 니 (영일 가리키며) 얘 니방 덱고 가 차 한잔 줘라.

영일 누난 쓸데없이?

신자 쓸데없긴 뭐 쓸데 없어, 옛친구 오랜만에 만나 그만한 대접도 몬해. (진숙 보며)
줄끼지?

S#19. 진숙의 방

진숙, 영일 차마시고 있다.

영일 넌 왜 혼자 사냐?

진숙 남자가 없으니까.

영일 혹시, 나 기다린 건 아니구?

진숙 넌, 여적 농담 좋아하니?

영일 (웃고)

진숙 부인하곤 헤어졌다며?

영일 (멋적은 웃음) 어.

진숙 왜 그랬어, 잘살지.

영일 (멋적은) 그러게.

진숙 배는 탈 만해? 언제 또 배 타러 가?

영일 곧.

진숙 곧?

영일 (농담처럼) 니가 가지말라면 안 갈 수도 있어.

진숙 (어이없게 웃으며) 그럼 가지마라.

영일 (심각하게) 진짜?

진숙 (이상하다는 듯 보고) ?

S#20. 신형의 과외집 앞

재호, 기다리고 서 있다.꽤 오래 기다린 듯하다. 재호, 시계 보는데, 대문 열리는 소
리나고, 재호, 대문 쪽 보면, 신형 나오는게 보인다. 재호 작게 웃으며, '이신형씨'하
고 부르면, 신형 돌아보고. 재호, 걸어가 그 앞에 선다.

재호 늦게 끝났네요.

신형 (재호 보다, 담담하게) 왜 왔어?

재호 당신 데리러 왔죠. 왜, 내가 온게 싫어요?

신형 집에 가자. (하고, 돌아서서 간다)

재호 (그런 신형 보고)

S#21. 재호 아파트 전경, 밤

S#22. 거실

신형, 전화하고 있다.

혜자 (E) 시장봐놨는데...힘들어도 와서 가져가지.

신형 낼은 과외 없으니까, 낼 가져갈게요.

혜자 (E) 다른 건 몰라도 생선은 바로 먹는게 좋은데...생태 사가지 고 동태 만들면
그렇잖아. 내가 갈까?

신형 그러지마세요. 오늘은 어차피 벌써 저녁 먹었으니까, 제가 낼 갈게요.

그때, 재호, 주방에서 과일 가져와 신형의 앞에 놓고, 앉아 신형 보는.

신형 네, 네. 안녕히 주무세요. (하고, 전화 끊는)

재호 어머니, 뭐라셔요?

신형 (안보고) 장봐놓셨다고 가져가라고. 낼 간다 그랬어.

재호 내가 다녀올까요?

신형 피곤하다, 눕구 싶어.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재호 (생각많게 신형 보는)

S#23. 침실

신형, 무릎을 앉고, 울고 있다. 그때, 재호 문 열고 들어와 신형 옆에 앉는다.

신형 (우는 모습 보이지 않으려 고개 돌리며, 힘주어 말하는) 미안 해, 안울려고 했는
데...

재호 울고 싶으면 울어요.

신형 (보면) 재호 (안쓰럽게 보며) 두려워요?

신형 (가만있다가) ... (울지 않으려, 이 악물고, 고개 끄덕인다) 재호 (맘아퍼, 눈가
붉어져, 그래도 애써 맘 다잡으려하며 신형 보 는)

신형 (티슈 꺼내 눈물 닦고, 힘주어 말하는) 내가 이러는거 안되는 일인줄 알아. 이렇
게 투정할 시간이 없다는 것두 알고. 아픈 사람도 참는 데, 바보같이. 그런데, 아무리
냉정할려 그래도 냉정해지지가 않아.

재호 (보고) 난... 괜찮은데.

신형 (보면)

재호 내가 다시 건강해질거라고 믿었었어요?

신형 (보면)

재호 그렇게 되길 바라긴 했지만, 결국은 나을 수 없다는 거 알았 었잖아요.

신형 ...

재호 그런데도 날 선택한 건, 둘이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서였어 요, 그죠?

신형 (보면)

재호 난 당신이 원하던대로 당신 곁에 있어요. (신형 머리 넘겨주 며) 이렇게 만질 수
도 있고, 얘기할 수도 있고, 사랑할 수도 있고.

신형 ...

재호 두려움 때문에 지금 이 시간도 놓치는 미련한 짓은 하지 말 아요. 어제 오늘, 당
신 얼굴 못보는게 난 아깝드라. 지금까지 지내온 그 어떤 날들보다, 난 요즘이 젤 행
복해요. 당신이 있 어서...

신형 (맘아픈, 애써 웃으려하지만 잘 안된다)

재호 (신형 안고, 등 다독여주며, 눈감고, 힘주어 말하는) 걱정하지 마요. 낼 아침에
두 아무일 없이 일어나 웃으면서 사랑한다고 말해줄게.

신형 (울음 참으며, 재호 안는)

S#24. 거실+주방, 아침

재호, 쇼파에 앉아 신형이 주방에서 움직이는 걸, 편하게 보고 있다. 카메라, 주방쪽
으로 가면, 신형의 모습이 흐리다. 신형, 설거지하다가 재호 보며

신형 뭐해?

재호 (편안하게) 당신 보고 있어요.

신형 (웃고, 설거지하고)

재호 (한쪽에 놓인, 안경을 찾아쓴다, 그리고, 다시 신형 보는)

S#25. 석구의 방

재영과 석구 앉아 얘기하고 있다.

석구 (반색하며, O. L) 뭐? 임신?

재영 (두려운) 응.

석구 (두 손을 번쩍 들고, 웃으며) 야, 신난다!

재영 (놀라, 얼결에 석구의 입 손으로 막으며, 작게) 조용히 해!

석구 (재영의 손을 떼어내고) 왜 조용히해야 되는데?

재영 누가 들으면 어떡해?

석구 들으면 어때서? 너 확실한거지? 분명히 병원가서 물어본거 지?

재영 (부끄러운 듯, 고개 끄덕이고) 그렇다니까. 아무래도 몸이 이 상해서 학교에서
집에 오는 길에 병원들렀는데, 확실하대. 삼 주 됐대.

석구 (반색하며) 이모! (하고, 나간다)

재영 오빠! (하고)

S#26. 진숙의 방

진숙, 인숙, 달건, 석구, 재영 앉아있다.

진숙 (재영 보고, 놀리듯 웃으며) 애가 애를 배고 뭔일이래...

인숙 (떨떠름한) 애 키우는거 그거 장난 아닌데.

달건 (석구에게) 축하한다. 남자고 여자고 자식을 나야 어른이 된 다. 축하해.

석구 (좋은) 고맙습니다.

진숙 학굔 어쩌니?

재영 몇 달 안남았는데, 다녀야지.

인숙 (궁금한) 임신하니까...좋니?

재영 잘 모르겠어요.

인숙 임신하면 공부하기 힘들텐데, 뭐가 급하다고 학생이 애를 가 져. 암튼, 푼수같아
들. (하고, 일어난다)

석구 (인숙 보며, 서운한) 아, 저 이모는 꼭 말씀을 해도 저렇게 하 시냐?

달건 부러워서 그런다, 부러워서, 이해해라. (혼잣말처럼) 그러니까, 내가 하나 더 낳
자니까. (하며, 일어나 나간다)

진숙 (달건 나가는 거 보고, 재영 보며) 몸조심해라.

재영 (부끄러운) 네.

석구 이모, 재호한테 자랑하고 싶은데, 오늘 저녁에 집에 오라 그 럴까요?

S#27. 인숙의 방

인숙, 샘이나 퉁퉁 부은 얼굴로, 희진의 가방을 챙기며, 궁시렁대는. 희진, 옆에 앉아
있다. 달건, 출근준비하는.

인숙 왜 가방을 꼭 아침에 챙겨, 밤에 자기전에 챙겨두면 좀 좋아.

희진 낼부턴 그럴게요.

달건 (인숙에게) 당신 재영이땜에 샘나서 그러지? 그래두 소용없 어, 이미 물건너간
일이라고.

인숙 샘은 누가 낸다고 그래요?

희진 (인숙에게) 엄마 동생 갖고 싶어?

인숙 (희진 보며, 고개 저으며) 아냐. 아빠가 괜히 그러는거야.

희진 정말이야?

인숙 그래, 엄마가 전에 말했잖아, 엄만 희진이면 된다고.

달건 그래, 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그게 편하다. 희진아, 학교 가 자. 아빠가 바래다
줄게.

희진 네.

달건 다녀올게.

하고, 희진과 나가고.

인숙 조심해요. (하고, 혼잣말) 하나 날걸 그랬나, 샘이 나긴 나네.

S#28. 수돗가

미선, 재영 서서 얘기하고 있다.

미선 니가 애를 가져?

재영 그래.

미선 지금 그 애 배안에 들었어?

재영 말이라고 하니?

미선 와, 신기하네. 고 쪼그만 배에, 애가 어떻게 들어있냐? 근데, 애 날 때 아프다던
데, 참을 수 있겠어?

재영 참아야지.

미선 야, 부럽다. 너 애 뱄다, 그러니까, 나두 애 배고 싶다, 야?

재영 뭐?

미선 (재영의 머리를 툭툭치며) 암튼, 기특하다, 기특해. 이왕 날거 면, 쌍둥이로 나
서 나하나 줘라. 알았지? (하고, 방으로 들어 가며, 혼잣말) 정말 기특하네, 쟤.

재영 (어이없게 웃는다)

S#29. 병국의 집, 저녁

병국, 혜자, 길진, 정윤 앉아있다.

길진 저희 때문에 일 못하신 거 아니예요?

병국 아니야. 배달할 거 다하고, 들어온거야.

혜자 그런데 무슨 일이니, 두사람이 같이.

길진 (어색하게 웃고) 저희 결혼하기로 했어요, 어머님.

병국, 혜자 ?

길진 아버님, 어머님께, 정윤이 인사도 시켜드리고 부탁드릴 것도 있고해서 왔어요.

병국 부탁?

길진 저희 주례 좀 서주세요.

병국 야, 내가 무슨 주례를 서냐?

혜자 (농담처럼) 이 양반 인격으로 보면, 주례 못 설 것도 없지만, 너무 젊지 않니?

정윤 (웃고) 부탁이에요. 서주세요.

병국 언제 하냐?

길진 석달 후로 잡았습니다.

병국 (농담) 양복 한벌은 해주는 거지?

길진 (웃으며) 물론이죠.

병국 (혜자에게) 이제 밥 먹어야지?

혜자 그래야죠.

길진 재호, 신형이도 부르죠?

병국 거기 두 내외, 외출했다. 이모집에 갔어, 서운해도 우리 끼리 먹자. (혜자보며)
상차려?

혜자 네. (일어나려하면)

정윤 저도 도울게요. (하며, 일어나고)

혜자 앉아있지.

정윤 저 잘해요, 어머니.

길진 부려 먹으세요, 어머니.

혜자 (웃으며, 정윤에게) 그럼 가자. (하고, 주방으로 가고)

정윤 (따라가고)

병국 (정윤 보고, 길진 보며) 잘 어울린다.

길진 고맙습니다.

S#30. 수돗가 + 신자의 방

진숙의 방에서 벅적거리는 소리들린다. 신자, 방문 열고 퉁명스레.

신자 맛난 거해서 저그들끼리만 먹고, 싸가지 없는 것들.

영일 (방안에서) 누나도 가.

신자 됐다, 내가 거지가. 부르지도 않는데, 저길 왜 가.

그때, 부엌쪽에서 인숙 소리치는.

인숙 할머니 이것 좀 가져다 드세요!

신자 (반색하며, 일어나 부엌 쪽으로 가며) 내꺼도 있나, 뭐한다꼬 내꺼까지 챙기가
꼬...고마버 우짜노.

영일 (웃고)

S#31. 진숙의 방

진숙, 재호, 신형, 재영, 석구, 인숙, 달건, 희진 모두 모여 앉아 밥을 먹고 있 다.

재호 (웃으며) 오랜만에 집에 와서 밥 먹으니까, 좋네요.

인숙 (농담) 신형이 반찬 솜씨가 형편 없구나?

신형 집에서두 잘 먹어요. (재호에게) 그지?

진숙 (신형 보고) 남자들 원래 말을 꼭 그렇게 한다, 서운해마.

달건 (재호 보며) 얼굴이 좋아졌다.

재호 이 사람이 워낙 챙겨요.

인숙 그런데, 니들은 애 안갖니?

신형, 재호 (굳은) ?

인숙 재영이 애 가졌어, 니들두 가져야지?

달건 (생각없이) 아픈데 애를 어떻게 가져.

석구, 재영, 진숙 ?

달건 (인숙에게) 아프면 애 못가져. 내가 전처 아파봐서 알잖아. 치 료약이 그게 아주
독하거든. 애 가지면 안돼. 큰일나.

신형 (난감한, 재호 보면)

재호 (고개 조금 숙이고, 어색하게 있는) ...

진숙 (재호 보고, 앗차싶다, 얼버무리는) 음식 식겠다, 어서들 먹자. (하고, 반찬 재
호앞에 놔주며) 이거 먹어봐.

재호 (진숙 보고, 애써 편하게) 이모두 드세요. (하고, 밥 먹는)

진숙 (재호 먹는 거 보고, 인숙에게 눈치준다)

신형 (밥먹는)

S#32. 석구의 방

재영, 석구, 재호 앉아있다.

재호 (재영 보고, 편하게 웃으며) 입덧은 안심해?

석구 (웃으며) 입덧은 무슨 입덧. 너무 잘 먹어서 탈이다.

재영 맛있는 것도 안사주면서...

재호 (재영 보고) 오빠가 맛있는 거 사줄까?

재영 (부끄러운) 정말?

재호 뭐 먹고 싶은데?

재영 닭튀김.

재호 사줄게.

석구 (재영에게) 애들처럼 투정은.

재호 (석구에게) 오빠한테 투정안부리면 누구한테 부려, 놔둬. (하 고, 지갑에서 돈
몇만원 꺼내준다)

석구 야, 무슨 돈을 줘.

재호 (석구에게) 전엔 내가 얘 용돈 많이 줬어. 요즘은 통 못줬는 데, 주고 싶다. (재
영 보며) 받어.

재영 (받으며) 잘 쓸게.

재호 (재영 이쁘게 보며) 꼭 너 닮은 딸 낳라.

S#33. 진숙의 방

진숙, 신형 앉아 있다.

진숙 아까 맘 많이 상했지?

신형 (웃으며) 맘은 무슨 맘이 상해요.

진숙 나두, 생각을 못했어. 그냥 재영이 애가진 거만 기뻐선,

신형 괜찮아요, 이모님, 저희 신경쓰지 마세요.

진숙 (대견하게 보고, 웃으며) 대견하다.

신형 (어렵게) 저, 이모님.

진숙 ...

신형 ...

진숙 무슨 말인데, 그래?

신형 (어렵게) 재호씨 몸이 부쩍 안좋아요.

진숙 ?!

신형 (보며) 더 안좋아지기 전에 정릉 사시는 어머니, 만나뵈야 할 것 같아요.

진숙 (막막하고, 답답해, 가만 있는, 침착하게) 병원에서 무슨 말 들었니?

신형 (못보고) 네.

진숙 (가만 생각하다, 신형 보며, 침착하고 차분하게) 알았다, 연락 할게.

S#34. 거리(재호의 아파트 근처), 밤

택시, 멈춰선다.

S#35. 택시 안

뒷좌석에 신형과 재호 앉아있는. 재호, 택시기사에게 요금준다.

신형 왜 여기서 내려, 집앞까지 가지.

재호 (웃으며) 걷고 싶어요. 싫어요?

신형 (웃으며) 왜 싫겠어요. (하고, 내리고)

36. 거리

신형과 재호 손을 잡고 걷는다. 편안한 얼굴들이다.

재호 밤공기 좋죠.

신형 응.

재호 (신형 보며) 아기 갖고 싶죠?

신형 아니.

재호 정말요?

신형 자기 사랑할 시간도 없는데, 애까지 있으면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싫어.

재호 (웃으며, 신형 어깨에 팔두르고) 재영이 애기 나면 이쁘겠죠?

신형 (작게 웃으며, 재호 안보고) 어.

재호 당신 닮은 애기도 이쁠텐데.

신형 (맘 짠해지는, 재호 안보고, 걸으며) 나 닮은 애 난 싫어. 자 기 닮은 애면몰라
도.

재호 (신형을 안쓰럽게 보다가, 짐짓 편안하게 신형의 어깨를 안고 가는)

걸어가는 두사람 뒷모습 보이는.

S#37. 진숙의 방

진숙, 생각하고 있다.

신형 (E)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 같아요. 연락해주세요.진숙, 전 화기 보고, 맘다잡
고 수화기 들고, 버튼누르고, 신호음 떨어지 면.

진순 (E) 여보세요?

진숙 (애써 웃으려하며) 나야. 너무 늦었나? 신랑은 자? (잠시 생 각하다 어렵게 말하
는) 어, 아냐, 별일 없어. 일은 무슨 일이 있겠니? (주저하다) 저, 근데 있잖아, 진순
아. 너 언제 시간 있니?

신형, 재호 재영의 임산복을 보고 있다.

신형 이건 어때?

재호 (작게 웃으며) 모르겠어요.

신형 별룬 거 같다. (하고, 다시 옷 골라, 자기 몸에 대보며) 이건? 아까것보다 재영
씨한텐 이게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재호 (고개저으며) 잘 모르겠어요.

신형 (웃으며) 아는게 뭐있어요?

S#39. 아기옷방

재호, 신형 아기물품들 보고 있다.

재호 (웃으며) 장난감같다.

신형 (신발 들어보이며) 너무 이쁘지?

재호 아들인지 딸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사요?

신형 애기들건 다 비슷비슷해.

재호 나중에 사요. 앞으로 열달은 있어야 되는데.

신형 사주고 싶어.

재호 그래요, 그럼.

신형 (드레스 하나 들어보며) 이거 입히게 딸이었음 좋겠다. 이거 살까?

재호 (자기생각에 빠져, 혼잣말처럼) 내가 재영이 애기 볼 수 있을 까요?

신형 (무심히 옷만지다, 순간 굳어 재호 보는) ?!

재호 (피하듯) 나가 있을게, 사가지고 나와요. (하고, 나간다)

신형 (재호, 짠한 마음으로 보고)

S#40. 아기옷방 앞

재호, 가만 서 있다. 그때, 아기 안고 들어가는 부부 보이고, 재호 그들을 서글픈 눈
으로 부러운 듯 보는.

재호, 그러다, 다시 눈 들어 주위를 보는데, 흐려보인다. 문득, 이상한 생각들고.창가
로 보면,

신형, 주인이 아기옷을 포장하는 것을 보다, 밖에 있는 재호를 보고 있다.

S#41. 카페 전경

S#42. 카페 안

진숙과 진순 나란히 앉아있다.

진숙 신랑하고, 애들한텐 뭐라고 말하고 나왔어?

진순 사실대로 말했어.

진숙 ?

진순 (서글프게 웃으며, 진숙 보고) 오늘 말한게아니라, 지난번 재 영이 만나고 가
서...말했어. 애들아버진, 올게 왔구나 싶은 얼 굴이고...큰앤 무슨 생각인지 말이 없
드라. 걔 신랑이 날 이해 하는 눈치니까, 잘 다독여주겠지. 요즘은 통 연락이 없어.

진숙 작은 앤?

진순 걔야, 뭐 미국에 있으니까. 말 못했지.

진숙 뭐한다고 말을 했어.

진순 (작게 웃으며) 내 속 시원할려구.

진숙 (작게 웃으며) 그래, 잘했다. 언제까지 모르고 살겠니.

진순 재영인 어떻게 지내?

진숙 애 가졌다.

진순 뭐?

진숙 나이가 어리긴해도, 애 빨리나서 빨리 키우면 편하지, 뭐.

진순 (웃으며) 입덧은 어때?

진숙 너 닮아서 안하드라.

진순 (어색하게 웃으며) 보고 싶다. (하고, 차 한번 마시고, 진숙 보면)

진숙 (고개숙이고, 생각많은 굳은 얼굴) ...

진순 (진숙 왜 그런가 싶은) 언니, 왜 그래?

진숙 (고개들어, 진숙 보고, 잠시 가만있다, 어렵게 말꺼내는) ... 진 순아.

진순 ?

진숙 너, 재호 안볼래?

진순 (진숙 안보고, 서글픈 웃음지으며) 내가 걜 안보는게 아니잖 아, 걔가 날 안보는
거지.

진숙 (못보고) ... 진순아, 재호 말이야.

진순 (보면) ...

진숙 걔가...많이 아프다.

진순 ?

진숙 (차마 못보고) 미안해. 건강하게 잘 키우고 싶었는데...(진순보 며) 미안하 다.

진순 (멍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단 얼굴로 진숙을 보며) 무슨 말이 야, 언니?

S#43. 공원

진숙, 진순(뭐가 뭔지 모르겠다, 맘 다잡으려 애쓰는) 앉아있다.

진숙 (걱정스레 진순 보는)

진순 (못보는)

진숙 (어렵게 말꺼내는) 괜찮아?

진순 (못보고) 병원은 다녀?

진숙 어...

진순 (보고, 어렵게) 수술은... 안된대?

진숙 ...

진순 (외면하는)

진숙 너한테 되도록 말안하려고 했어. 그런데, 사정이 그렇게 되질 않았다.

진순 (못보고, 맘아픈, 침착하려하며)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에민데, 어떻게 애
아픈 걸 말을 안해.

진숙 재호...만나볼래?

진순 (보며) 전화번호 줘.

재호 (E, 단호한) 안만날 거예요.

S#44. 재호의 집, 거실

재호, 신형 앉아 얘기하고 있다.

신형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어하신대.

재호 (단호한) 난 보고 싶지 않아요.

신형 아직도 어머니한테 화나 있는 거야?

재호 (안보고) ...

신형 나두 인사드려야지, 만나뵙자.

재호 (보고, 단호한) 싫어요. 그리고, 다신, 어머니 얘기 내앞에서 꺼내지 말아요.
(하고, 일어나 공부방으로 가는)

신형 (그런 재호 보고, 난감한데)

그때, 전화벨 울리고 신형 전화받는.

신형 여보세요?

진순 (E) ...

신형 여보세요?

진순 (E, 어렵게) 거기 재호네 집인가요. 전...걔 에민데... 신형씨예 요?

신형 ?

S#45. 공부방

재호, 책상앞 의자에 앉아있다. 그때, 신형 무선 전화기 들고 들어온다. 재호, 신형
보면.

신형 (전화기 주며) 어머니셔.

재호 (전화기 보고 있다가, 신형 보고, 그렇게 잠시 생각하다, 전화 기 받는다)

진순 (E) 여보세요?

재호 (맘아프게 눈 감았다 뜨고)

진순 (E) 재호니?

재호 죄송해요. 저, 어머니 뵙고 싶지 않아요.

진순 (E) 재호야.

재호 (전화 끊고, 책상에 놓고 나간다)

신형 (재호, 걱정스레 보는)

S#46. 주방

재호, 신형 밥을 먹고 있다.

재호 (묵묵히, 밥을 먹는)

신형 (재호의 눈치보며, 밥을 먹는)

재호 (속에서 안받는지, 욱욱한다)

신형 속 거북해? 그만 먹을래?

재호 (못들었는지, 말없이 밥만 먹는)

신형 (재호 걱정스레 보며) 괜찮아?

재호 (밥만 먹는)

그때, 초인종 벨소리나고.

신형, 그 소리에 문쪽 보는. 재호, 그 소리 못듣고 밥만 먹는.

S#47. 공부방

진숙, 재호 앉아 얘기하는.

진숙 (타이르듯, 힘주어 말하는) 엄마 보자?

재호 (안보고, 고개 조금 굳은 상태로, 굳은, 참고 있지만, 몸이 그 닥 좋지 않은 듯
하다) ...

진숙 엄마가 너 많이 보고 싶대. 그 집 식구들한테도 얘기했다드 라. 엄마, 너한테 많
이 미안해하고 있어. 재영이두 재영이구, 너두 너지만, 느이 엄마도 그간 니들하고 헤
어져서, 맘 고생 많이 했다. 용서하구, 봐.

재호, 여전히 고개 조금 숙이고 있다,

진숙, 보는데, 굳은, 애써 참으려하지만, 고통스럽다.

진숙 재호야. 어...

하는데 그런 진숙의 목소리 재호의 귀에는 부하는 부저음 소리로 들리는. 재호, 진숙
을 보는데. 진숙의 모습, 조금 흐려보인다.

진숙 (재호가 조금 이상한 걸 느낀다, 침착하게) 재호야.

재호 (진숙 보며, 굳은) 이모.

진숙 (침착하려 하며) 어.

재호 (애써 침착하려하며) 이모, 나한테 뭐라그래?

진숙 ?

재호 이모, 나두 엄마, 보고 싶어요. 그런데, 못볼 것 같애.

진숙 ?

재호 (애써 침착하려 하며, 힘주어 말하는) 이모, 나 앞이 잘 안보 여.

진숙 ?!

재호 이런 모습으로 엄말 어떻게 봐.

S#48. 거실

진숙, 신형 서 있다.

진숙 (침착하게) 옆에 있어줄까.

신형 (애써 편하려 하며) 아니예요.

진숙 급한 일 있으면 불러, 알았지?

신형 그럼요.

진숙 (신형 안쓰럽게 보다, 신형의 손 잡아주고, 차분하려 애쓰며) 고생이 많다.

신형 조심해 가세요. 멀리 안나갈게요.

진숙 (차마 못보고) 그래, 나올 필요 없어. (하고, 나가고)

신형 (가는 진숙 보고, 침실쪽 보는)

S#49. 아파트 계단

진숙, 계단을 내려오는데, 맘아퍼 아무 생각도 없는 얼굴이다.

S#50. 침실

재호, 침대에 앉아 생각많은 얼굴로 앉아있다. 신형, 그 옆에 앉아, 가만히 고개 숙이
고 있다가, 재호 보는데, 눈가 젖어있다.

재호 (신형의 말을 못듣고, 멍하니 있다) ...

신형 (맘이 아프다, 재호의 손을 잡는다)

재호 (그제야, 신형을 보는데, 두려운 모양이다, 그러나 애써 참으 려하는)

신형 (울음 참고, 또박또박 힘주어 말하는) 내 말 들려?

재호 ...

신형 (철렁한다, 울음 참고, 또박또박 말하는) 내가 무슨 말하는지 모르겠어?

재호 ...

신형 (맘아프다, 애써 참고) 나 보여?재호, 시각에서 신형 보면,신 형, 흐리게 보인다.

신형 (또박또박) 보여?

신형 (애써 담담하게 말하는) 잘래?

재호 (애써 침착하려하며, 거짓으로 고개 끄덕이는)

신형 (재호 외면하고, 심호흡하고, 재호 보며) 씻고 올게. (하고, 나 간다)

재호 (멍한, 그대로 굳은 듯 있는)

S#51. 침실방문 앞

신형, 방에서 나와, 침실문 닫고 가만 있다, 쇼파로 걸어와 앉아, 손으로 얼굴가리고
엉엉대고 우는.

S#52. 침실

재호, 멍하게 앉아있는.

S#53. 공원 약수처 있는 벤치, 아침

신형, 약숫물을 바가지에 떠 벤치에 앉아있는 재호에게로 가서, 바가지를 재호 의 손
에 쥐어준다.

재호 (약숫물을 받아 마시고, 바가지 내려놓으면)

신형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 재호의 입가를 닦아준다)

재호 (신형 본다)

신형 (재호의 손을 잡아주면)

재호 엄마한테 연락해줘요.

신형 ?

재호 다음주쯤 만나자고해요. 당신도 같이 나가요. 그래줄거죠? 신형 (대답하는 의미
로 재호의 손 꼭 잡아주는)

S#54. 병국의 안방

혜자 (맘아프지만 침착하게), 신형(차분한) 앉아있다.

혜자 아주...못 들어?

신형 (못보고) ...

혜자 눈은 어때?

신형 희미하겐 보이나봐요.

혜자 (막막하다, 애써 침착하려 하며) 재호 어머닌 언제 만나기로 했니?

신형 다음주 토요일이요.

혜자 그 양반도, 힘드시겠구나.

신형 ...

혜자 (안쓰럽게 신형 보다, 애써 담담하게) 반찬 이것저것 해놨다, 가져다 먹어. (하
고, 외면하는)

S#55. 병국의 거실 + 주방

병국(재호를 맘아프지만, 애써 무심하려하며 보는), 재호(바둑판만 보는) 바둑을 두고
있다.

재호 (바둑판 보며, 신경을 집중시키고 돌 하나 놓는)

병국 (그런 재호 보다, 바둑돌 하나 놓고, 재호 보고) 힘들면 말어 라.

재호 (못듣고, 다시, 바둑돌 하나 들어, 바둑판만 보는)

병국 (그런 재호 보다가, 재호의 손을 잡는다)

재호 (병국 보면)

병국 (애써 웃으려하며, 또박또박 말하는) 내가 졌어. 오늘은 그만 두자. (하고, 일어
나 주방쪽으로 가서 담배피우려다 말고, 바 둑판 앞에 가만 앉아있는 재호 보는)

S#56. 화장실

재호, 세면대에 심하게 구토를 한다. 신형, 담담하고 어른스레 재호의 등을 쳐준다.
재호, 계속 구토를 하고.

S#57. 침실

재호, 약을 먹다가, 다시 구토한다. 신형, 수건으로 재호의 입가를 닦아주고.

재호 (신형에게) 약 다시 줘요.

신형 (손으로 물 마시는 시늉하며) 물 떠올게. (하고, 나간다) 재호 (애써 참으려하
는)

S#58. 주방

신형, 냉장고에서 물 꺼내 잔에 물을 따르고.

S#59. 침실

재호, 약과 물을 먹고, 삼키는. 신형, 그런 재호를 담담하게 보고 있다. 시간경과.

재호, 자고 있고. 신형, 누워 재호의 가슴에 귀를 대고 있다. 심장소리가 작게 들린다.

신형 (눈가만 붉어진, E) 그는 오늘도 나를 위해 힘겹게 하루를 버 텨주고 있습니다.

그런 신형의 얼굴에서 ENDING

(제 43 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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