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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4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1.02.21|조회수732 목록 댓글 0


 
    제44부   

6월 24일 목요일 (2회 방송) 밤 9시 55분 - 11시 55분 (최종회)  
S#1. 재호의 아파트 전경, 낮

S#2. 재호의 침실

재호, 와이셔츠에 트렁크 반바지만 입고 서있고, 신형, 재호의 와이셔츠에 여러개의
넥타이를 꺼내 맞춰보며, 혼잣말하듯, 편하게.

신형 (넥타이 하나 대보고) 이것도, 안 어울리고, (다른 넥타이 하 나 대보고) 이것도
별로고, (또 다른 넥타이 대보며) 이건 어 떤가...

재호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갈래요.

신형 안돼. 그렇게 나가면 어머니가 날 어떻게 보시겠어.

재호 (신형의 말 잘 못 듣는)...

신형 (재호의 손바닥에 가위표 그려준다) 재호 (웃으며) 청바지가 편한대.

신형 (재호 보며, 고개 갸웃하며) 잠깐만. 옷보다, 머리가 문제다, 아직 시간 있으니
까, 머리부터 다듬자.

S#3. 미용실

재호, 의자에 앉아있고, 미용사, 재호의 머리를 이리저리 보고 있다. 신형 그 옆에 서
있는.

미용 (재호에게) 머리 어떻게 해드릴까요?

신형 (미용에게) 이쁘게 해주세요.

미용 (신형에게) 두분 남매세요?

신형 왜요, 닮았어요?

미용 네.

신형 (웃으며, 재호 보며) 우리 신랑이예요.

미용 (웃으며) 어머나, 내가 실수했네.

신형 아니예요. 신랑하고 닮았단 소리 들으니까 좋은데요.

재호 (거울로 신형 보면)

신형 (거울로 재호 보고, 웃고)

S#4. 공원(43부에 갔던)

진숙, 진숙을 차분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 그때, 카메라 돌아가면 진숙 입구쪽에
서 걸어오는게 보인다. 진순, 일어나며

진순 언니. 여기야.

진숙 (그 소리에 멈춰서서 진순 보고)

시간경과.두사람,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다.

진순 (안보고, 어색하게 웃으며) 나, 어때? 신경쓴다고 썼는데, 괜 찮아?

진숙 (작게 웃으며) 이뻐.

진순 (보며) 재혼 어디서 보기로 했어?

진숙 4시 쯤에 우리 전에 만났던 커피ㅅ으로 오라 그랬어. 나랑 점 심 먹고 가자.

진순 지 처도 데리고 나온대?

진숙 그럼.

진순 (작게 웃으며) 떨리네. (짐짓 편하게) 걔 요즘 지내는 건 어 때?

진숙 (난감하게, 애써 편하게) 그렇지 뭐.

진순 (진숙 못보고, 애써 편하게) 잘 안보이고, 못 들으면 많이 답 답할텐데...그래도
말은 한다니, 다행이네.

진숙 ...

진순 (진숙 보며, 애써 웃으며) 점심 뭐 먹을까. 큰 애가 오늘 재호 만나러 간다니까,
용돈주드라.

진숙 큰 애하고 화해했니?

진순 (못보고, 서글픈) 부모자식간에 화해는... 그냥 지가 져주더라 고.

진숙 잘됐다.

진순 (서글프게 웃으며) 내가 자식 복은 있나봐, 다들 착해. 재영 이, 재호처럼. 못난
에미도 에미라고, 잘해.

진숙 (진순 안쓰레 보는)

S#5. 재호의 침실

재호, 새 옷 입고 서 있고, 신형 재호의 넥타이를 정성스레 매준다. 그때, 병국의 소
리들리는.

병국 (E) 신형아, 준비 안됐어?

신형 어머, 아버지 벌써 오셨나보네.

S#6. 거실

병국, 혜자, 평상복차림으로 서 있고, 신형, 재호 침실에서 나온다.

혜자 (재호 보며, 너그럽게 웃으며) 아이고, 우리 사위 멋있네.

병국 (혜자 보며) 새삼스럽게.

신형 (혜자에게) 괜찮아요? 혜자 좋네.

병국 (신형에게 키주며) 차 잘 몰고 다녀와. (재호 보고, 편하게 웃 으며, 어깨 툭 쳐
준다)

재호 (인사하며) 다녀오겠습니다.

혜자 (병국에게) 애들 늦겠네, 나가요.

병국 그래야지. (신형에게) 먼저 나가라.

신형, 재호 팔잡고 나가고.

병국, 혜자 뒤따라 나가고.

S#7. 카페 앞

진순, 진숙 걸어오다, 진숙 멈춰선다.

진순 (진숙 보고) 왜?

진숙 난 여기서 갈래.

진순 들어갔다가.

진숙 일이 있어, 주문 받기로 한 데가 있어서 가봐야 돼.

진순 같이 있었음 좋겠는데.

진숙 셋이서 오붓하게 봐. 애들 왔겠다, 들어가.

진순 (서운하지만) 그래. 다음에 또봐.

진숙 (고개 끄덕이고)

진순 (맘다잡고, 들어가는)

진숙 (그렇게 들어가는 진순 보다, 돌아서서 가고)

S#8. 카페 안

진순, 신형과 재호와 마주 앉아있다.

진순 (재호 따뜻하고, 편안하게 보는)

재호 (조금 고개 숙이고 있다)

신형 (진순 보고, 어렵게) 어머니, 차 드세요.

진순 (그 말에 신형 보며, 편하게 웃으며) 신형씨두 들어요.

신형 (어려운) 신형이라고 부르세요, 말씀 놓으시구요.

진순 곱다.

신형 (어색하게 웃으며) 어머니가 더 고우세요.

진순 (어색하게 웃고, 재호 보며) 재호, 밥은 잘 먹어요?

신형 네.

진순 병원 잘 다니구요?

신형 네.

진순 항암제치료 받으면,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던데, 괜찮네요.

신형 조금 빠지긴하는데, 심하진 않아요.

진순 치료받는 거, 힘들어하진 않아요?

신형 워낙 강해요. 잘 견뎌요. 진순 지 아버지 닮아서 그래요. 재호 아버지가 아주 남
자답고 강했 어요.

신형 네. (하고, 재호 보고, 진순 보며) 재호씨 옆에 앉으시겠어요. 손 잡고 얘기하시
면 더 좋을텐데.

진순 (맘아픈, 애써 웃으며) 나도 그러고 싶은데...재호가 허락할지 모르겠네요.

신형 (재호의 손잡고, 손바닥에 말을 적는)

재호 (신형 보고, 고개 끄덕이면)

신형 (진순에게) 옆으로 앉으세요. (하고, 일어나) 전 차에 가 있을 게요. 얘기 끝나
시면 부르세요.

진순 (신형 보고) 그래요.

신형 (나가고)

재호 (고개 조금 숙이고, 앞만 보고 있는)

S#9. 카페 주차장

신형, 카페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가서, 몰고온 병국의 차안으로 들어간다.

S#10. 차 안

신형, 차안에 앉아, 문득 유리창쪽을 보면, 작게 붙어있는 사진이 보인다. 신형, 그걸
손에 들어보면,

인써트 - 병국, 혜자, 재호, 신형이 밝게 웃고 찍은 사진. 신형, 그 사진 보고 작게
웃고, 다시 제자리에 놓는다.

S#11. 카페 안

진순, 재호 나란히 앉아있다.

진순 (재호 보는)

재호 (조금 고개 숙이고, 담담하게 있는, 테이블에 두손 올려져 있 는)

진순 (어렵게, 재호 손 잡는다)

재호 (맘아프지만, 그대로 가만 있는)

진순 (애써 담담하게) 보고싶었다 (하고, 재호의 손바닥에 써주는)

재호 (맘아픈, 힘주어 말하는) 저두요.

진순 (그말에 짠해지는, 울음 애써 참으며, 손바닥에 쓰며, 말하는) 엄마 많이 원망했
지?

재호 (앞만 보며) 아뇨.

진순 (보면) ?

재호 (안보고, 앞만 보며, 애써 담담하게) 전엔, 원망했었어요. 그런 데, 이젠 안해요.
이해해요.

진순 (재호 보며, 무슨 말인가 싶은)

재호 (여전히 앞만 보며) 어려선 몰랐는데, 내가 커서 세상을 살아 보니까 알겠드라구
요.

진순 (그말에 맘 짠해지는, 아프게 보는)

재호 (못보고) 제가 엄마 였어도, 어쩌면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진순 (눈가 붉어진, 울음 모질게 참으며) 그래도 (손에 써주며, 말 하는) 미안하다.

재호 (고개들어, 보면)

인써트 - 재호 시각에서 보는

진순, 흐리다.

진순 (울음 참으며, 재호 고맙게 보는)

재호 (엄마 잡은 손 보며(?)) 손이 너무 따뜻해요. (하고, 엄마 보 는)

진순 (재호 얼굴 쓰다듬어주며, 애써 웃으려 하지만 잘 안된다, 다 시 재호의 손을 두
손으로 맞잡고, 재호 보고)

재호 이런 모습으로 뵙게 되서 죄송해요.

진순 (고개젖는, 그리고 손에 써주며, 눈은 재호보며 말하는) 자 주... 오래 만나자.
그리고 나중엔 꼭 같이 살자.

재호 (눈가 붉어져, 고개 끄덕이는)

진순 (애써 웃으려하는)

S#12. 차 밖

진순, 재호, 신형 서있다.

진순 (신형에게) 조심해서 가요.

신형 (인사하고) 또 뵐게요.

진순 (재호 손 잡는)

재호 건강하세요.

진순 (손 어렵게 놓고, 신형에게, 애써 웃으려하며 담담하게) 우리 재호 부탁해요.

신형 (차마 말못하는) ...

진순 어서 타요.

신형 네.

신형, 조수석 열어 재호 태우고,

진순에게 다시 인사하고, 운전석에 타서 차 몰아가는. 진순, 서서 가는 재호의 차 보
는, 울지 않으려하는.

S#13. 달리는 신형의 차, 전경

S#14. 신형의 차 안

재호, 신형 가고 있다.

재호 (앞만 보며, 서글픈) 엄마 있잖아요.

신형 (보면)

재호 나때문에...안 우셨죠?

신형 (재호 보다, 서글프게 웃고, 한손 뻗어 재호 손 잠시 잡아준 다)

재호 (창가로 시선 틀며, 서글픈) 그럼 됐어요.

신형 (담담하게 운전해 가고)

S#15. 진숙의 방

진숙, 진순의 전화받고 있다.

진숙 왜 밥이라도 먹고, 헤어지지 그랬어.

진순 (E, 차분한) 재호가 약속이 있더라구.

진숙 그랬구나.

진순 (E) 언니한테 많이 고마워.

진숙 별소릴 다한다.

진순 (E) 두고 두고 빚갚을게.

진숙 (맘 짠해지는) 그런말마. 난 너한테 그런말 들을 자격없다. 그 냥 미안해. 재호,
그런 모습으로 밖엔 보여주지 못해서.

진순 (E) 애, 너무 잘 컸던데, 뭘 그래. 고마워, 언니.

그때, 전화속에서 딩동하는 소리나고.

진숙 얘, 신랑 왔나보다. 끊자. (사이) 어어, 끊는다. (하고, 끊고, 일어나 나간다)

S#16. 수돗가

진숙, 방에서 나와 신 신는데. 영일, 쪽마루에 앉아있다가 진숙 부르는.

영일 어디가냐?

진숙 (그 소리에 영일 보고) 이 집 사람들 다 어디 갔어? (주위 둘 러보며) 왜 이렇게
들 조용해?

영일 좀전에 우리 누나하고, 희진이 엄마하고 저녁 장보러 간다고 나가드라. (옆자리
내주며) 여기와서 좀 앉아라.

진숙 그럴까. (그리고 옆자리에 가 앉으며) 언제 떠나니?

영일 낼.

진숙 (놀라) 뭐?

영일 (편하게 웃으며) 왜 이렇게 놀래?

진숙 언제 또 오는데?

영일 (보며) 6개월.

진숙 (서운한) 그래...근데, 너 나이도 있는데, 배 안타면 안되니?

영일 (자기 생각에 빠져있다가, 뜬금없이, 진지하게) 진숙아.

진숙 ?

영일 (진숙 못보고) 내가 이런말 하는 거 염치 없는 줄 아는데, (진숙 보며) 우리 어
떻게 안되겠냐? (편하게) 사실 나두 배 안타고 싶은데, 뭐 여기 있는다고 반길 사람도
없고. 니가 나 좋다그러면, 내가 여기 아주 뿌리박을 생각도 없지 않은데.

진숙 (어이없게 웃으며) 얘가 왜 이래, 징그럽게.

영일 (어색하게 웃으며) 좀 그렇지, 이 나이에, 청혼도 아니고.

진숙 아네?

영일 (웃으며 보면)

진숙 어쨌거나, 배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생각하구 타. 나이 들어, 바닷바람 맞으면 남
자두 안좋아.

영일 알았어.

진숙 (진지하게) 약속한거지? 전처럼 약속 어기면 그땐 정말 안본 다.

영일 (보며) 내가 언제 약속 어긴 적 있냐?

진숙 (새침하게) 옛날에 나랑 약속해놓고, 딴 여자 만나러갔잖아.

영일 (의아한) 너 그때 나왔었냐? 난 니가 그때 정확하게 말을 안 해서...

진숙 (보며) 넌 그게 탈이야, 말안하면 모르는 거.

영일 (편하게 웃으며) 나 올때까지 혼자 있어라.

진숙 (보고, 농담) 오십년 넘게 혼자 있었는데, 육개월 사이에 어디 갈까봐, 어쨌든
(편하지만, 진심이다) 꼭 와라.

S#17. 길진의 집 전경

S#18. 길진의 집 안

재호, 길진 테이블 쪽에 앉아있고.

길진 (재호 따뜻하게 보는)

재호 (담담하게 있는) ...

그때, 신형, 정윤 편하게 나갈 준비하고.

정윤 (길진에게) 먹을게 하나도 없네. 시장 좀 봐올게.

길진 나가서 먹자.

신형 해먹자. 해먹는 것두 재밌어.

정윤 (신형 보고) 이제 살림 재미가 나나 보네.

신형 (웃고)

정윤 (신형에게) 갔다오자.

신형 (재호 손잡으며, 손바닥에 쓰는) 금방 올게.

재호 네.

정윤, 신형 나가려는데.

길진 (신형 보며, 어색하게) 재호하고 얘기하고 싶은데, 조금전 너 처럼 하면 되는거
니?

신형 (작게 웃으며) 응. (하고, 정윤과 나가고)

재호 ...

길진 (재호 보다가, 어색하게 손을 잡는)

재호 (작게 웃으며) 송교수님 손이에요?

길진 (웃으며, 손 꼭 잡아주면)

재호 (웃고, 안보고) 가끔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요.

길진 (보면)

재호 송교수님하고 저하고 무슨 인연이었을까, 그런 생각요. 그래 서 생각해봤는데,
형이었을 것 같아요. 아주 든든한.

길진 ...

재호 저 때문에 맘고생 참 많으셨어요. 지금도 하고 계시지만

길진 (작게 웃는)

재호 결혼 축하드려요. 결혼식에 꼭 갈게요.

길진 (재호 손바닥에 쓰며, 말하는) 그럼 꼭 와야지.

재호 ...

길진 (잠시 생각하다, 다시 쓰며 말하는) 넌 내가 아는 남자중에 가장 남자다운 남자
다.

재호 (안보고, 작게 웃으며) 정말요?

길진 (손에 써주며) 그럼.

재호 아니요. 송교수님이, 제가 아는 남자중에 가장 남자다운 남자 예요.

길진 (작게 웃으며, 재호 보는)

S#19. 길진의 집 앞길

정윤, 신형 시장본 물건들 들고 걸으며 말하는.

신형 (담담하게, 안보고) 전에 미안했어, 언니.

정윤 (편하게 웃으며) 아냐.

신형 그땐 내 정신이 아니었어. 그냥 모든 사람한테 다 화가 나더 라구.

정윤 이젠 풀렸니?

신형 응.

정윤 (따뜻하게) 어떻게?

신형 재호씨가 풀어줬어.

정윤 (멈춰서서 보면)

신형 (멈춰서서, 정윤 보며, 작게 웃으며) 화낼 시간없다고 사랑하 자 그러드라.

정윤 (따뜻하게 웃고) 그말, 내 결혼생활 좌우명으로 써야겠다. (걷 고)

신형 (걸으며) 사실 그말, 모든 사람들이 아는 말인데, 잘 잊어버리 지. 나두 그랬고.
언닌, 그러지마.

정윤 (신형 보며, 웃고)

두사람, 길진의 집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S#20. 병국의 아파트 전경. 밤

S#21. 병국의 집, 거실

병국, 혜자 서 있고, 신형 서있다.

신형 (병국에게 키주며) 차 잘 썼어요, 아버지.

병국 늘 대던데 주차했지?

신형 그럼요.

혜자 근데 왜 재호만 이모넬 보내, 너두 같이가지?

신형 같이 둘어가려 그랬는데, 문 앞에서 나보곤 그냥 가라 그러드 라구요.

병국 왜?

신형 (웃으며) 강씨 집안 사람들끼리만 할 얘기가 있대요.

혜자 재호가 그러디? 걔 말 서운하게 하네.

병국 (웃으며, 편하게, 혜자에게) 저 낳은 엄마 보고 나니까, 저 키 워준 이모한테 미
안했던 게지. 그래서 위로차 간 거 같은데, 서운해마. (신형 보고) 아버지 말이 맞지?

신형 (웃으며) 네.

혜자 (병국 보며) 어쨌든 난 서운해요. (신형 보며) 신형아, 우리도 오늘은 이씨 집안
끼리 있자, 너 집에 가지 말고 여기서 자.

병국 당신은 최씨잖어, 어딜 낄려그래. (신형 보며) 야, 우리 이씨 끼리 소주나 한잔
할까?

신형 (웃으며) 네.

혜자 (서운한) 어이구, 어이구, 잘났어들. 그래요, 그래요, 끼리끼리 잘들 해봐. (하
고, 방으로 들어간다)

신형 (병국 보며) 엄마 화나신 거 같아요?

병국 화는. 잠이 모자라 잘 핑계 삼느라 저런다. 사무실 나가면서 부턴 아주 눈만 붙
이면 곯아 떨어진다, 놔둬. 우린 나가서 (소주마시는 시늉하며)

신형 좋죠.

S#22. 진숙의 방 안

재호, (편한 석구옷으로 갈아입은)앉아있고, 진숙, 석구, 재영 모두 서서 말하고 있는.

석구 이모가 재영이랑 저 방 가서 주무세요. 제가 재호랑 잘께요.

재영 싫어. 내가 오빠랑 잘거야.

진숙 니가 어떻게 오빠랑 자. 그럼 나는, 석구랑 자리?

석구 그러니까, 이모가 재영이랑...

재호 (편하게) 난, 이모랑 잘거야.

재영, 석구, 진숙 (모두 재호 보는)

재호 이모, 자요.

진숙 (석구, 재영 보며) 니들 들었지? 이제 나가. (하며, 두사람 내 모는)

S#23. 석구의 방

석구, 이불을 깔고 있고, 재영 뾰로퉁한 부은 얼굴로 앉아있다.

석구 (편하게) 왜 그렇게 부어있어?

재영 오빠랑 자고 싶은데.

석구 재호가 이모랑 잔다잖아.

재영 (석구에게) 오빠가 혼자 잘래? 내가 이모방에 가서 잘게.

석구 ?

재영 우리 어렸을 땐, 맨날 셋이 잤어. 그래야 되겠다. (하고, 베개 들고 나가 려하
면)

석구 (재영을 잡아 앉히며) 강재영, 가정을 지켜.

S#24. 진숙의 방, 불꺼진

진숙, 재호 나란히 누워 손잡고 있다.

재호 잠이 잘 안오네요.

진숙 (재호 보는)

재호 어려선 이방이 넓어보였는데, 오늘 누우니까 작네요. 옛날엔 이보다 더 좁은 방
에서, 재영이, 나, 인숙이이모, 엄마, 이모 그렇게 다섯이 산 적도 있었는데...

진숙 (웃으며, 혼잣말) 그랬지.

재호 그때 재밋었는데...

진숙 (혼잣말처럼) 재밌긴, 비좁았지.

재호 이모...

진숙 (보면)

재호 이제와서 고백인데요, (멋적게 웃으며) 내 첫사랑... 이모였어 요.

진숙 ?

재호 (담담한) 제가 한번도 말한 적 없죠. 이모 사랑하다고. 저, 이 모 사랑해요.

진숙 (재호 보며, 작게 웃는)

재호 오늘 엄마가 그러드라구요. 나중에, 둘째딸 시집 보내고나면, 같이 살자구. 그런
데, 제가 싫다그랬어요.

진숙 ? (재호 손에 써주며) 왜?

재호 이모랑 살려구요.

진숙 (맘 짠해지는)

재호 아픈 것도 가끔은 좋을 때가 있어요. 지금처럼 쑥스런 얘기 도, 선뜻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거든요. 시간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하지만, 저 이모한테 아직 못한 말
많아요. 그 얘긴 두고두고 할게요.

진숙 ...(손 꼭 잡아주면)

재호 주무세요. 졸리네요. 저, 잘래요. (하고, 돌아눕는)

진숙 (그런 재호 어깨 맘아프게 쓸어주며, 혼잣말처럼) 내새끼...

S#25. 포장마차 안

병국, 술을 마시는.신형, 병국에게 말하는.

신형 그만 드세요, 아버지.

병국 (편하게 웃으며) 한병도 안마셨다, 바가지 긁지마. 너두 마셔, 임마.

신형 (웃고) 네. (마시고)

병국 (신형 보며, 맘 짠해지는, 그러다 짐짓 편하게) 신형아.

신형 (보면)

병국 요즘 힘들지?

신형 (서글프게 웃으며) 아뇨...

병국 엄마랑 아버지랑 너한테 많이 고마워하고 있다.

신형 (보면)

병국 재호 보기 많이 힘들텐데, 잘 버텨주는 거, 기특하게 생각해.

신형 (고개 조금 숙이는)

병국 아버지가 좋은 말 하나 해줄까?

신형 (보며, 편하게) 뭔데요?

병국 엄마아버지 결혼식때 주례 선 양반이 해주신 말씀이야. (생각 하며) 어느 연극대
사라고 들었는데, 연극제목은 뭐였는지 기 억이 안나지만, 내용은 확실하게 지금도 기
억이 나. 사실 처 음에 들을 때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살다보니까 알겠 드라.
맞은 말이다 싶기도 하고.

신형 (보면) ?

병국 잘 들어봐. (신형 눈보고, 또박또박 말하는) 사랑이, 결혼이, 기쁨과 행복만이라
고 생각한다면, 당신들은 반드시, 그 사랑 과 결혼에 실패할 것입니다.

신형 ...

병국 왜냐면, 사랑과 결혼 안에는, 기쁨과 행복 말고도, 슬픔과 상 처, 고통이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신형 (눈가 붉어지는)

병국 살아보니, 그말이 정말 맞드라.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게, 인 생이야. 그렇다면
난 재호, 너 느이 두사람 제대로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힘들지만, 포기하지않고,
사랑하는 걸 의심 하지 않고. 그지?

신형 (눈가 붉어졌지만, 짐짓 어른스레) 믿어주셔서 고마워요.

병국 (편하게 웃으며) 실망시키지 않아서, 우리가 고맙다. 자, 마시 자. (하고, 잔 들
고)

S#26. 재호의 침실, 스탠드만 켜진

신형, 침실에서 재호와의 결혼사진 액자를 들고 보고 있다. 편안한 얼굴이다. 신형,
그 사진의 재호를 손으로 쓸어보는데 DIS, F. O.

S#27. 진숙의 집 전경, 낮

S#28. 수돗가

진숙, 인숙, 재영(배가 만삭인)을 부축하고 어쩔줄을 몰라고 있고, 그 옆에석구 서서
허둥대는,

신자(못마땅하게(?) 재영 보는).

재영 (울상) 이모, 배아퍼, 이모 배아퍼, 나, 어떡해, 나, 어떡해 이 모.

진숙 (인숙에게, 당황하며) 희진이 아빤 왜 이렇게 안온대니?

인숙 (당황하며) 곧 온댔어, 조금만 기다려봐.

석구 (재영에게) 재영아, 아퍼? 아프니?

재영 (울상) 아퍼,아퍼.

석구 (허둥대며) 오빠가 업을까? 그래, 업자, (재영에게 등대주며) 업자, 업어.

신자 (석구를 밀쳐내며) 업긴 뭘 업어. 배눌리면 우짤라꼬.

석구 그럼 어떻게요, 재영이가 아프대잖어요!

신자 애 날 때 되서 안아프면 되간? 아파야 되는기 정상이다.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
어, 전쟁났나.

진숙 (신자에게) 언니 어떻게 해야 돼, (앓는 재영보며) 이러다, 애 까무러치겠네, 이
거.

신자 재영아, (심호흡을 크게 하며) 이래, 이래해라,

재영 (신자 보며, 그대로 따라하고)

그때, 달건 뛰어들어오고.

인숙 당신은 왜 이렇게 늦게 와?

달건 길이 다 와서 막히잖냐.

신자 잔소리 작작하고, 재영이나 차에 옮기라.

진숙 그래, 그래, 어서.하고, 인숙, 달건, 석구, 재영 나가고.

진숙 (나가다, 신자보며) 언니, 집 좀 부탁해?

신자 걱정말고, 가라.

진숙 (나가고)

신자 너두나두 낳는 앨 지혼자 낳는거처럼 꽥꽥대고 아따, 시끄럽 네, 그 년. 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미선 대문으로 들어서 며.

미선 엄마.

신자 (보면)

미선 집에 무슨 일 났어? 동네 오다 보니까, 재영이네 식구들 전부 다 차타고 어디가
드라.

신자 재영이 애 낳으러 갔다.

미선 야, 그게 드디어 앨 낳나보네.

신자 닌 뭐하는 년이꼬, 친구는 벌써로 결혼을 해가 애를 낳는데, 니 뭐하냐 꼬? 진짜
쓸데가리 없는 년이네, 이거.

미선 (답답한) 아, 증말 왜 이러나, 울 엄마. 엄만, 지금 그 말뜻이 뭐야? 나보고 앨
나오란 소리야, 어쩌란 소리야?

신자 (버럭) 내 말은,

미선 (말꼬리 자르며) 엄마, 이 세상에 절대로 안되는게 세가지가 있어. 첫 번째는 뭐
냐? 엄마같은 과부가 애 낳는 거, 둘째, 나 같은 처녀가 애 낳는거, 셋째, 남자가 애
낳는 거. 따라서 엄 만, 지금 절대로 안되는 일은 나한테 요구하고 있다고.

신자 (같잖다) 아따 말은 잘하네, 그년. 저 주둥일 우짤꼬, 재봉틀 로 드르륵드륵 박
을 수도 없고. 우짤꼬, 증말.

미선 (가방에서 증서 꺼내주며) 그딴 험악한 소리마시고요, 이거나 받아.

신자 ? (받아 눈찡그리고 보며) 뭔데?

미선 나 드디어, 정식 요리사 됐어. 판사나 검사처럼 국가고시에 합격한 거지.

신자 (반색하고, 미선 보고 웃으며) 그럼 이제 식당 나가 돈 벌수 있나?

미선 물론.

신자 아이고, 장하네. 이제 에미 호강 좀 하겠네.

미선 (굳은) 근데, 엄마.

신자 ?

미선 내가 이번 시험으로 확인한건데, 내 머리가 상당히 좋은거 같 애. 국가고시까지
합격하고.

신자 그래서?

미선 나, 다른 국가고실 한번 더 쳐보면 어떨까? 공부가 하면 할수 록 재밋는거 같애.

신자 (화나는) 뭐라? 또 공부한다꼬 돈을 쓰겠다꼬? (미선의 등짝 을 때리며) 차라리
에밀 잡아묵으라 이년.

미선 아퍼! (하며, 소리치고)

S#29. 산부인과 병원 전경

아기 울음 소리 크게 나는.

S#30. 산부인과 복도

신형, 허겁지겁 분만실쪽으로 뛰다시피 걸어간다. 그때, 뒤쪽에서 석구 웃으며 부르는.

석구 어디가요?

신형 (그 소리에 돌아보면)

석구 애기 보러 가요?

신형 났어요?

석구 아들 났어요.

신형 (반색) 어머...

석구 재호 같이 왔죠?

신형 네. 현관에 있어요.

석구 삼백구호실로 가세요. 내가 재호 데리고 갈게요. (하고, 가고)

신형 (석구, 가는 거 보고, 웃고)

S#31. 회복실

재영, 누워있고, 신형, 서 있고, 재호, 휠체어에 앉아있다.

신형 (재영에게) 이모님들은 어디 가셨어요?

재영 애기한테 필요한 거 산다고 가셨어요. 애기용품을 하나도 안 샀거든요. 전에 언
니가 사준거 빼고는...

신형 이런, 내가 준비 좀 해줄걸.

재영 아니에요.

재호 (신형, 재영 안보고) 애기 언제와?

신형 (재호 보고, 재영 보고, 웃으며) 오빠가 애기 되게 보고 싶은 모양이다.

그때, 회복실 문 열리고 석구 웃으며 애기 데리고 들어온다.

신형 (석구 보며) 어머?

석구 안아보실래요?

신형 그래두 되나. (하며, 석구가 주는 애기 받아 안고) 너무 이쁘 다.

재영 오빠두 안아보라 그러지.

신형 그러까. 잘 안아요. (하고, 재호의 손에 아기 놔준다)

재호 (아기 안으며) 애기야? (안고, 웃으며) 너무 가벼워.

석구 애기 얼굴에 뺨대보라고 하세요.

신형 (재호의 손을 잡고, 애기를 재호뺨에 가져다 닿게한다)

재호 (애기 얼굴에 자기 얼굴을 가져다고) 이 놈 숨 쉬는 거 때문 에 뺨이 간질질하네.
(하고, 웃고)

S#32. 병원 복도 끝

석구, 서있고, 재호 휠체어에 앉아있다.

재호 애기 누구 닮았어?

석구 (재호의 손에 글씨 써주며, 말하는) 너.

재호 (웃으며) 장난치지마.

석구 (손에 글씨 써주며) 정말.

재호 이름 지어야지.

석구 (재호 따뜻하게 보다가 손바닥에 글씨 쓰는)

재호 뭐라구?

석구 (따뜻하게 웃으며, 손을 잡아준다)

재호 정말이야? 정말 박재호라고 졌어?

석구 (웃으며, 손에 쓰고 말하는) 응.

재호 (웃다가, 맘 짠해지며) ...

석구 (짠해지는, 보면)

재호 (서글픈) 왜 그랬냐? 왜 하필 나같이 바보 같은 놈 이름을 갖다붙였어... 석구야.

석구 ...

재호 니가 부럽다.

석구 ...

재호 (편하게) 애기 잘 키워. (석구 안보고, 툭치며, 농담) 넌 안됐 다, 그 나이에 벌
써 애기아빠가 되고.

석구 (재호 툭치며) 자식. (하며, 웃고)

재호 (웃고)

S#33. 병실

재영, 누워있고, 석구, 문 열고 들어온다.

재영 오빠 갔어?

석구 (재영쪽으로 가, 의자에 앉으며) 응.

재영 우리 애기 이쁘대?

석구 재호가 보냐?

재영 그래두.

석구 이쁘대.

재영 (웃으며) 우리 애기 오빠가 되게 좋아하는거 같지?

석구 (고개 끄덕인다)

재영 우리 애기 또 날까?

석구 아깐 아퍼 죽겠다 그러드니, 그새 잊어버렸냐?

재영 (웃으며) 애기가 너무 이뻐.

석구 (어이없이 웃고)

S#34. 재호의 집, 전경

신형의 차, 멈춰선다.

S#35. 차 안

신형 (시동끄고, 재호 안보고, 안전밸트 풀며) 자, 이제 내리자. (하 고, 재호 본다)

재호 (고개 창가쪽으로 돌리고 누워있는)

신형 자?

재호 ...

신형 깨야 되는데...방에 들어가서 자자. (하며, 손 뻗어 재호의 얼 굴을 자기쪽으로
보게 하는데)

재호 ...

신형 (순간 가슴이 철렁한다, 가라앉은) 재호야...

S#36. 도로

엠블런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리는.

S#37. 응급실, 밤

느린 화면.재호, 죽은 듯 누워있다. 심장박동기 움직이지 않는 정윤, 헉헉 숨을 토해
내고 땀을 흘리며 재호의 심장을 다시 움직이게 하기위해 있는 힘을 다해 누르고 있다.

재호 ...

S#38. 현관

길진, 허겁지겁 뛰어들어와 응급실 쪽으로 달려가는.

S#39. 응급실 앞

신형, 의자에 앉아 눈가 그렁하지만 애써 담담하게 앉아있다. 길진, 뛰어오다 그런 신
형 보고, 순간 굳어지는. 시간경과-아침. 길진, 신형 의자에 앉아 있다.

신형, 굳은 듯하고, 길진은 그런 신형을 안쓰럽게 보고 있다. 그때, 응급실 문 열리고
정윤 나온다. 신형, 길진 문쪽으로 고개 돌리고

S#40. 진료실

정윤, 신형을 마주 앉아있다.

신형 (눈가 붉어져 있지만, 애써 참으려하는) ...

정윤 (맘아프지만, 차분하게) 차 준비시켰어?

신형 ...(정윤보며, 눈가 그렁해 있지만, 울지 않는) 병원에 있으면 안돼? 집에 가서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정윤 (말꼬리 자르며) 집으로 옮기는게, 좋을 것 같애.

신형 (눈앞이 막막하다, 가만 그대로 있다가, 정윤 안보고) 재호한 테 물어볼게. (하
고 나가는)

정윤 머리 쓸어올리며, 맘다잡는데. 그때, 문 열리고 길진 들어서서, 정윤 본다.

정윤 (차마 길진 못보는) ...

길진 (신형이 앉은 자리에 앉아, 정윤의 손을 잡아준다)

정윤 (맘아픈, 길진 못보고, 침착하려하며) 더 이상은 할게 없었어.

길진 (정윤 보고, 맘아픈) 그래.

S#41. 응급실

재호, 누워있고. 신형, 의자에 앉아 눈가 붉어져 손을 잡고 있다.

재호 집에 가래요?

신형 (재호 보는, 침착한) ...

재호 잘 됐다. 집에 가고 싶었는데, 병원이 싫어요.

신형 (맘아퍼, 외면하고) 그래, 집에 가자.

S#42. 병국의 집 전경, 밤

전화벨 울리는. S#43. 거실

혜자, 전화받고 있고, 병국 옆자리에 앉아 그런 혜자 걱정스레 보는.

신형 (E) 집으로 옮겼어요.

혜자 (눈가 붉어졌지만, 참으며) 어... 그랬어. (사이) 엄마, 아버지 갈까?

신형 (E) 아니에요. 늦었어요. 아침에 오세요.

혜자 어, 그래. 그럴게. (사이) 어, 끊자.

병국 (가라앉은) 뭐래?

혜자 (차마 못보고) 집에 왔대네요.

병국 (외면하며, 맘아픈) 그랬대.

혜자 (안보고) 오늘 신선초가 좋길래 살까말까하다 샀는데, 잘 산 거 같으네요. 낼 시
원하게 갈아먹이려면 지금 손질해서 씻어 놔야 되겠네. (하고, 주방쪽으로 가고)

병국 (굳은 듯 가만 있다가, 탁자쪽 보면)

재호랑 같이 두던 바둑판과 바둑돌갑 보이는, 병국 막막하게 그 바둑판 보다, 작게 한
숨쉬고 담배 피워물고, 주방쪽 보면.

S#44. 주방

혜자, 무심히 신선초 다듬는.

S#45. 진숙의 수돗가

신자의 쪽마루에 진숙과 신자 앉아있다.

진숙 (담담한, 무표정한 자기 생각에 빠져있는)...

신자 (진숙 측은하게 보다) 영일이한테 전화왔다.

진숙 (신자 안보고) ...

신자 (애써 웃으며) 반길 사람도 없는데, 뭐한다꼬 여길 또 오냐꼬 하니까, 니랑 약속
했다대.

진숙 (서글프게 웃으며) 왠일로 안 잊었나보네.

신자 니랑 한 약속을 잊아뿔면 되간.

진숙 (재호 생각하는) ...

신자 (담담하게) 재호, 집으로 옮겼다매, 진순한텐 연락 안해도 되 겠나?

진숙 (안보고) 미국갔어. 둘째 딸내미 결혼한다고.

신자 (고개 끄덕이고) 니 낼 재호한테 갈끼지?

진숙 가봐야지.

신자 그때 내도 덱고 가라.

진숙 (보면)

신자 갸가 우리집 김치 억수로 맛있어 했잖아. 내, 낮에 갸 줄라꼬 새로 담아놨어, 그
거 들고 같이 가자.

진숙 (보며) 언제 또 그걸 했어.

신자 (진숙 측은하게 보면)

진숙 (고개 돌려, 외면하고) 그래, 같이 가자.

신자 (별 보며) 낼은 볕이 좋겠네, 별이 많이 떴다.

진숙 (재호 생각하는) ...

S#46. 진료실 밖

길진, 서 있고. 정윤, 문을 키로 잠그고 길진 보면. 길진, 정윤의 어깨를 감싸쥐고 출
입구 쪽으로 걸어간다.

S#47. 병원 주차장

길진과 정윤, 차에 탄다.

S#48. 차 안

길진 (차 시동 걸려하는데)

핸드폰벨 울리고.

정윤 ?

길진 내껀가. (하며, 가방뒤져, 핸드폰 받는) 여보세요? (사이, 편하 게 웃으며) 어디
야? (사이) 왜 한번 나온다드니? 어...그래. 우리야, 잘살지. 밥은... 물론 내가 하지.
하하하. 정윤이가 바쁘잖니. 넌 건강 어때? (사이) 그래.

현수 (E, 차분한) 재호랑, 신형언닌 어떻게 지내?

길진 (정윤 보면)

정윤 누구야?

길진 (난감한, 애써) 잘 지내, 걱정마. (사이) 그럼. (사이) 어, 어. 그래, 그럼 서울
와서 보자. (하고, 전화 끊는다, 웃던 얼굴, 굳어지는)

정윤 현수야?

길진 응.

정윤 서울 나온대?

길진 나중에.

정윤 거기까지 가서두 재호씨, 신형이 생각이 자주 나나보네. 일주 일에 한번씩 꼭 전
화하는 거 보면...

길진 (말없이, 시동 걸고 차 떠나는)

S#49. 재호의 집, 전경

S#50. 침실

신형, 재호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다.

재호 이렇게 누워서, 세술하니까 내가 애기 같아요.

신형 (작게 웃으며, 닦아주고, 손 잡아주고, 손바닥에 글씨 쓰는) 수건 갖다놓고 올게.

재호 빨리 와요.

신형 (수건 가지고 나가고)

재호 ...

S#51. 화장실

신형, 머릿속으로 재호 생각하며 수건 빠는.

S#52. 침실

신형, 재호의 팔배개를 하고 누워있다. 두사람 손잡고 있는.

신형 (작게 웃으며, 재호 안보고 편하게 말하는) 난 첨에 자기 봤 을 때, 정말 버릇없
는 앤 줄 알았어. 하긴, 나중에 알고 보니 까 진짜 버릇없더라.

재호 (천장만 보며, 마치 듣는 것처럼 웃는)

신형 (재호 보며) 첨에 왜 그렇게 나한테 딱딱하게 그랬어. 내가 싫었어?

재호 ...

신형 (안보고) 난 자기가 나 첨에 되게 싫어하는 줄 알았어.

재호 당신 얼굴 보고 싶다.

신형 ?! (재호 보는, 웃음기 가신) ...

재호 내가 못보고 못들으니까, 답답하죠.

신형 (재호 손에 글쓰며, 말하는) 아니, 매일 손잡고 있으니까 좋 아.

재호 하느님이 날 무척 사랑하나 봐요.

신형 ?

재호 나한테 참 많은 걸 가르쳐줘요. 전엔 눈으로 당신보는게, 귀 로 당신말 듣는게
그렇게 귀한 건 줄 몰랐어요...

신형 (안보는, 서글퍼지는)

재호 내가 당신 많이 사랑하는거 알죠?

신형 (재호 손에 쓰며 말하는) 알아요.

재호 ...그럼 됐어요. 난 그거면 돼.

신형 (재호 손 꼭 잡는, 안보고)

재호 (눈감았다 뜨며, 피곤한) 자고 싶어요. 자면 꿈꾸고, 꿈속에선 당신 볼 수도 있
고, 당신 목소리도 듣고 그러거든. 피곤해요. 졸려.

신형 (편하게) 자고 싶어?

재호 (졸린, 눈감고) 좀더 얘기할까요?

신형 (안보고) 아니야...자. (손에 쓰며, 말하는) 낼 아침에 보자. (하고, 재호 보고)

재호 (눈감고) 아침에 봐요...

시간경과. 창가에서빛이 새어들어, 새벽에서 아침되는. 얇은 커튼, 바람에 펄럭이는.
카메라, 창가에서 한쪽벽에 있는 시계로 가는. 인써트 - 시계. 아침 열시 넘어가는.
시계 그림에 신형의 이펙트 들리는.

신형 아침 열 시가 넘었다.

신형의 팔에 팔배개하고 재호 잠들어 있는, 신형, 그런 재호의 머리를 안고 있는. 눈
감은 재호의 얼굴위로 신형의 이펙트.

신형 (서글픈 얼굴, O. L, E) 재호가 일어나지 않는다.

재호 ...

서글픈 신형의 얼굴위로 이펙트.

신형 (E) 하지만, 나는 재호를 깨우지 않겠다.

재호를 팔배게 한 채 안고있는 신형 함께 보이고.

신형 (눈가 그렁한, 담담한 표정, E) 다시 그가 눈뜨는 세상은 힘 들지 않았으면 좋겠
다.

나는 재호를 깨우지 않겠다.

신형, 재호를 안고, 눈 감는, 입 꼭 다물고 눈물 흐르는데서 ENDING

(제 44 회 끝)

 
 
 
 

 

첨부파일 우정사 - 44.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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