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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0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28|조회수159 목록 댓글 0

[허준] 05

 

 

 

 



 

S#1. 의원 마당

 

의태와 삼적...대문쪽으로 돌아서는데...

이때...허준이 물지게를 지고 

대문안으로 들어선다.

허준...의태와 시선이 마주치면 

바짝 긴장하는데...

의태와 삼적...허준쪽으로 가면... 

허준...의태에게 인사를 한다.

 

의태 지게를 내려놓거라...

 

허준...물지게를 내려놓는다...

의태...물통안에 있는 

물바가지를 들어 물을 뜬다.

그런 유의태를 주시하는 시선들...

허준 역시 극도로 긴장된 얼굴로 유의태를 보는데...

물 맛을 본 유의태...말없이 허준을 본다...

허준...유의태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긴장하는데...의태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 말없이 허준을 지나쳐간다.

그런 유의태를 보는 부산포 일행의 의아한 시선

순간...긴장한...허준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떠오르고...

 

S#2. 의원 뒷마당(아침)

 

물지게를 지고 뒷마당으로 가는 허준...

이때 앞에...부산포와 

꺽쇠 장쇠, 영달이 나타난다.

물지게를 진채 그 자리에 선 허준...

 

부산포 자네 재주에 혼자 깨쳤을리는 만무하고...

이 물이 약수라고 누가 가르쳐 주던가?

왕산골 호랭인가?

영달 하는꼴이 불쌍해...산신령이 점지해주셨을겁니다요.

 

부산포와 꺽쇠 

일행 자기들끼리 키들거리는데...

 

부산포 물 다 긷고 나면 마당에 자리펴고 약초 좀 말리게...

장쇠 병사에서 나온 피고름 묻은 수건도 빨아 널고.

영달 약재창고앞에 있는...건약초를 작두로 썰아놔...

허준 (담담하게)알았소...

 

허준이...물지게를 진채 뒤안쪽으로 갈려는 순간...

이때 영달이 슬쩍 허준의 발을 걸고...

허준이 물지게를 진채 바닥에 나뒹둔다...

양동이에 담긴 물이 엎질러지고...

바닥에 처박힌 허준...

자리에서 일어나...영달을 노려보는데...

 

장쇠 이 자식 또 사람 팰 기세네...

자...어디 또 한번 쳐봐라. 쳐봐... 

 

장쇠...허준 앞으로 나서는데...

 

허준 지난 번엔 내가 잘못했소. 다신 그런 일 없을거요.

 

허준, 바닥에 나뒹군 

물지게를 다시 지고...

한쪽으로 간다.

 

영달 (웃으면서)망할자식...이제야 한 풀 기가 꺽였구만...

부산포 실없는 소리마!

니놈 눈엔 기가 꺽인걸로 보이냐?

장쇠 ...꼬랑지를 내렸잖습니까?

부산포 너 첨 들어왔을땐...왕산골 샘터 찾는데 달포가 걸렸어.

장쇠 ...그...그거야...

부산포 절대로 만만한 놈이 아니야.

 

부산포...조금 굳은 얼굴로

지게를 지고 한쪽으로 사라지는

허준을 본다.

 

S#3. 의원 일각(낮)

 

환자들이 누워있는 

병사를 청소하는 허준의 모습...

피고름 묻은 수건을 빠는 허준의 모습...

약재창고 앞에서...멍석에 

말린 약재를 정리하는 허준의 

모습등이 몽탸쥬로 비춰지고...

 

S#4. 약재 창고 앞(밤)

 

허준이...지게에다...나무를 지고 와서...

창고 앞 한쪽에 부려놓는다...

이마에 땀을 훔치는 허준...

문득 약재 창고쪽을 보면 

창으로 불빛이 새어나오는데...

허준 조심스럽게...창쪽으로 간다.

허준이 창을 보면 창고안에...

예진이 병부일지를 작성하고

있다. 병사에서 기록해온 종이를 보고...서책으로 된

일지에다 무언가 열심히 

적고 있는 예진의 모습...

일렁이는 촛불아래...열중하는 

예진의 모습이 아름답고...

허준...잠시 그런 예진의 모습을 바라본다.

 

S#5. 창고 안 

 

한참 일지를 작성하던 예진...

눈이 피곤한지...

손으로 눈을 훔치고...

병부일지를 덮는다...

그리고는 앞에 놓인 촛불을 불어서 끈다.

 

S#6. 창고 밖

 

창고밖으로 나오는 예진...

창고 앞 한쪽에 선 허준. 몸을 숨긴채 .

그런 예진을 본다.

예진이 안채쪽으로 사라지면.

허준이 돌아서서 대문쪽으로 갈려다가...

문득 약재창고를 본다...

허준 잠시 생각 끝에 망설이다가...

주변을 한번 의식하고 

약재창고 안으로 들어간다.

 

S#7. 창고 안

 

어두운 창고 안으로 들어온 허준.

부싯돌을 켜서...촛불에 불을 당긴다.

창고안이 환해지면... 

예진이 작성하던 병부일지를

펼쳐보는데...

호기심 가득하고 흥미진진한 얼굴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일지를 보는 허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한쪽에 있는 한지를 펼치고...붓을 든후...

병부일지의 내용을 베끼기 시작한다.

능숙한 필체로 필사를 하면서 열중하는 허준.

 

S#8. 허준의 방(밤)

 

촛불아래서 바느질을 하고 있는 손씨

침침한 눈을 부벼가면서..

바느질에 열중하는데...

이때 밖에서 기척이 들린다.

 

손씨 준이냐...

허준 (소리)네...

 

방문이 열리고 

허준이 방으로 들어온다...

 

손씨 늦었구나...시장하겠다...내 얼른 준비하마...

허준 의원 행랑채에 나무를 져 주고 한술 얻어먹었습니다.

 

허준...촛불아래...작은 개다리 소반앞에 앉아서...

약재창고에서 베껴온 한지를

꺼내서 읽기 시작한다.

한쪽에서 그런 허준을 보는 손씨...

 

손씨 ...그건 무어냐?

허준 (손씨를 보고)의원에 온 환자들을 진료한 기록입니다.

이걸 보면...약재의 이름과 어떤 병세에는 어떤 처방을 

내렸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손씨 (다소 놀란 표정으로)...

물지게 지고...허드렛 일을 한다면서.

벌써 처방전을 볼 기회가 있더냐?

허준 ...마냥 기다릴 순 없습니다.

남들이 십년 걸려서 배우면 저는 오년, 

삼년안에라도 끝낼 각옵니다. 

 

허준...다시 시선을 자신이 

적어온 처방전에 가져가서

열중하는데...

그런 허준을 신뢰의 눈빛으로 보는 손씨...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르고...

 

S#9. 마을 일각(낮)

 

물지게를 지고 가는 허준...

물지게를 지고 가면서도...

필사한 병부일지를 보면서...

약이름과 처방을 외운다...

 

S#10. 의원뒤안

 

물 항아리에 길러온 물을 붓는 허준.

물을 다 부으면...한쪽 담벼락 밑에 가서...

앉아...필사한 종이를 꺼내서 읽는다.

 

S#11. 창고 안(밤)

 

책상에 앉아서 병부일지를 베끼고 있는 허준.

열심히 하지만...피곤한 기색이 역력한데...

(시간경과)...

허준이...붓을 들고 기록을 하던 허준이 

졸고 있다...(시간경과)...

책상에 머리를 박고...잠이 든 허준.

 

S#12. 봉노방

 

봉노방에서 구일서와 부산포 

그리고 서너명의 사내들이

투전을 하고 있다.

패를 쪼이고 있는 구일서...

부산포의 눈치를 살피는데...

부산포는 어딘지 초조한 얼굴이다...

다들 돈을 거는데...

패를 풀어놓으면...구일서...의기양양하게...

바닥에 쌓인 돈을 쓸어간다.

 

구일서 (히덕거리면서)꿈에 지리산 신령님이 뵈더니...

오늘 복터졌구만...

내 평생에...이리 잘 뜨는 날은 첨일세...

부산포 (떨떠름)...군소리말고 빨리 패나 돌려...

구일서 ...거...돈 다 떨어진거 같은데...

무슨 수로 패를 받을거요?

부산포 ...한판만 돌려!

구일서 내 돈 떨어졌을때는 야박하게 내치더니...

무슨 개 수작이야.

돈 가져 오던가...아니면 썩 물러나슈.

부산포 정말 이러긴가?

구일서 ...두말하기 싫소...빨리 돈가져오슈...

 

부산포의 눈에 핏발이 서고...

 

부산포 좋아...여기...꼼짝들 말고 기다려!!

 

부산포...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방밖으로 나간다...

 

구일서 (낄낄거리고)...

 

S#13. 밤길

 

부산포가...핏발선 눈으로 

의원쪽으로 달려간다.

 

S#14. 약재창고 앞

 

약재 창고 앞으로 걸어오는 예진...

창고에서 불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보고 의아한 표정...

 

S#15. 창고 안

 

허준이 아직도 잠들어 있다. 

창고 안으로 들어온 예진...

그런 허준을 보는데...

허준이 베끼던 한지를 들어서...

허준이 적은 내용을 본다...

주의깊게 허준이 베낀 글들을 보는 예진.

이때...잠들어 있던...허준이...깨어나고...

예진을 보고 화들짝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허준...당혹스러워 어쩔줄을 모르는데...

허준의 글을 보는...예진...

 

예진 (냉랭하게)...누구 허락으로 병부일지를 보는겁니까?

이것은...아무나 볼 수 없다는 것을 모르시오?

허준 ...그...그런줄은 몰랐습니다.

...제가...그저 약이름이나...알고저...

예진 ...이 글을 직접 쓰셨소?

허준 ...예...

예진 필체가 예사롭지 않은데...

글 공부를 한적이 있소?

허준 한때...제 신분을 모르고...

과거 볼 요량으로...글공부에 정진했던 적이 

있습니다.

예진 ...(그런 허준을 잠시 보다가 냉랭한 어조로)...

필적이나 문장을 자랑하는건...양반들의 도락일뿐

의원이 문장이나 필체가 서툴다고 부끄러울건 없소.

이렇게 오만기 가득한 붓재주보단...

서툰 언문일지라도 약이름 또박 또박 쓸줄 알면 

그게 진짜 약방문이요.

 

허준...착잡한데...

 

예진 이따위...약방문 수천번을 적고 수만번을 외운들...

아무 소용이 없다는걸 모르시오?

같은 약이되 먹는 이의 신체가 다르면 약효가 

다르고...

남녀에 따라 약이 다르고...또 계절이 따라...

약을 달리 쓰는 터인데...병명과 약의 용량만 가득 

적어놓고 무얼 할 작정이요?

허준 ...제가...미처 몰랐습니다.

예진 윗분들이 .함부로 약재창고 드나들며 병부일지를 

본것을 알면...

화를 당할 것이니...다신 경솔한짓 하지 마시오.

허준 ...

 

예진...들고 있던...

종이뭉치를 책상위에 놓고...

약재창고 밖으로 나간다...

바닥에 떨어지는 종이들...

허준...참담한 심정으로 

그런 종이들을 보는데...

잠시 상념에 잠겨 있는 사이...

이때 창고밖에서 기척이 들리고...

누군가 창고쪽으로 다가오는 느낌인데...

허준...당혹스러운 표정...창고문이 

열릴려고 하면...허준 창고 한쪽으로

몸을 숨긴다. 창고문이 열리면...

부산포가 조심스럽게 창고 안으로

들어오고...부산포...창고에 촛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조심스럽게...주변을 살피는 부산포...

몸을 숨긴채...긴장된 얼굴로 

그런 부산포를 보는 허준의 시선

부산포...주변을 둘러보고...

아무런 인적이 없자...

창고 한쪽에 있는 

약재함쪽으로 갈려고 한다.

이때 허준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줄 알고 몸을 돌리다가

팔꿈치로 기둥에 매달린 약재를 

건드리고...약재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소리에 화들짝 놀라는 부산포.

 

부산포 ...누...누구냐?

 

몸을 숨긴채...당혹스런 허준의 표정...

부산포...긴장된 얼굴로 

창고 한쪽에 있는 장작 하나를 들고...

 

부산포 어떤 놈인지...당장 나와!

 

허준...어쩔수 없고...

부산포 앞으로 몸을 드러낸다...

허준을 본 부산포가 놀라고...

 

부산포 너...넌...?

허준 ...

부산포 ...(순간 표정이 험악해지고)

너 이자식 겁도없이...

니놈이 니가 여긴 왜 들어와?

허준 ...(난처한 )...약초이름이나 알까해서 들어왔소...

부산포 ...물지게나 지는 놈이...약초이름을 알아서 뭐해.

나가! 당장꺼져!

허준 ...알았소...

 

허준...창고 문쪽으로 가는데...

 

부산포 ...(그런 허준의 등뒤에 대고)...미친놈...

분수도 모르고...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얼찐대는거야...

 

허준 말없이 창고밖으로 나간다...

허준이 나가고 나면...부산포가...

밖에 기척을 살피고.

창문으로 밖에 동정을 본후...

허준이 떠난 것을 확인하고...

다시 창고 한켠으로 와서.

약재함 앞에 선다.

다시 한번 문쪽을 의식하면서 

조심스럽게 약재함을 

여는 부산포...약재함에서...

약재를 꺼낸다.

 

S#16. 유의원집 전경(낮)...

 

S#17. 약재창고

 

임오근이 장부를 들고 

약재함을 확인하면서 수량을

점검하는데...임오근의 표정이 굳어진다.

임오근 다시 한번 장부를 

확인하고 약재함을 보는데...

심각해지는 임오근의 표정...

 

S#18. 병사 일각

 

환자들이 있는 병사에 

도지가 환자들을 보고 있고...

그 옆으론 부산포 꺽쇠 

장쇠 영달등이 시중을 들고

있는데...도지가 부산포 

일행을 이끌고 마당쪽으로 나간다.

 

S#19. 마당

 

마당 한쪽으로 나오는 도지와 부산포 일행...

이때 오근이 도지쪽으로 오고

 

오근 도련님...

도지 (보면)...

오근 (난처한 얼굴로)...약재창고에 값나가는 

약재가 분실되었습니다.

 

순간 당황하는 부산포...

 

도지 그게 무슨 소리요?

오근 건삼에 녹용...웅담의 수량이 장부와 맞질 않습니다.

도지 (얼굴이 굳어지는데)...

마지막으로 확인한게 언젭니까?

오근 어제 오후엔 틀림없이 있었습니다.

 

도지...부산포 꺽쇠 

영달 장쇠등을 보는데...

다들 긴장하고...

 

꺽쇠 장쇠와 저는 간밤에 왕산골 약초움악에서...

보냈습니다...

도지 (부산포와 영달을 보고)그럼 자네들 소행인가?

부산포 (당황하고)...천부당 만부당 합니다요.

저희들이 감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도지 그럼 그 약재들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다들 어쩔줄 모르고...

한쪽에서 머리를 굴리는 부산포...

 

영달 저...

 

도지와 오근 영달을 보면...

 

영달 허준이가...간밤에...약재창고에 드나드는 것을 

봤습니다요.

도지 당장 그자를 불러 오너라!

 

S#20. 의원뒤안

 

약초를 말리는 멍석에서 

약재들을 정리하는 허준...

이때 영달과 장쇠가 허준에게로 온다.

 

영달 도련님이 부르시네...

허준 무슨 일이요?

장쇠 무슨 일인진 가보면 알아!

허준 ...?

장쇠 ...도적놈의 자식...

허준 ...(의아한 얼굴로 장쇠를 본다)...

 

S#21. 의원 마당

 

도지와 오근 부산포 꺽쇠가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 허준과 영달 장쇠가 온다.

허준이 도지앞에 이르면...

 

허준 (도지에게 인사를 하고)부르셨습니까?

도지 ...간밤에 약재창고에 들어간 적이 있는가?

허준 ...(당황하는데)...예...

도지 물지게 지고 허드렛일이나 하는 자네가 왜 

약재창고를 드나들어?

허준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쩔쩔매는데)...

도지 ...건달패처럼 싸움질이나 하더니 이젠 

도적질까지 할 셈인가?

허준 (놀라고)...예?

그...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도지 간밤에 약재창고에 있는 귀한 약재들이 없어졌다.

그게 니놈 소행이 아니냐!!

허준 (놀라고)...아닙니다...저는 그런 일 없습니다.

도지 하면...약재 창고에 드나든 이유가 뭔가?

자네가 거길 왜 들어가?

허준 ...(당혹스러운 얼굴로 선뜻 말하지 못하고 

쩔쩔매는데)...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예진 윗분들이 .함부로 약재창고 드나들며 병부일지를 

본것을 알면...

화를 당할 것이니...다신 경솔한짓 하지 마시오.

 

라고 말하던 예진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허준...선뜻 말하지 못한채 계속 쩔쩔맨다.

 

오근 뭐하느냐? 빨리 아뢰지 않고!!

허준 ...

오근 ...말못하는건...도적질한걸 인정한단 것이냐?

허준 ...아닙니다...저는 아닙니다...

도지 (흥분하지 않고...허준을 쏘아보면서)아니면 

이유가 뭐냐?

 

이때 한쪽에서 

들리는 예진의 목소리...

 

예진 제가 보냈습니다.

 

도지와 오근이 한쪽을 보면 

예진이 다가온다.

예진이 도지 앞으로 다가오고...

 

예진 창고에...제가 보던 서책과 병부일지를 두고와...

가져 오라 일렀습니다.

도지 ...(허준을 보고).

...약재엔 손대지 않았느냐?...

허준 그런 일 없습니다.

도지 ...(잠시 말없이 생각하다가 허준과 부산포 

일행들을 보고)

값나가는 약재들만 없어진걸로 봐서...

필시 집안사정을 아는 놈의 소행이다.

어느 놈이냐?

 

다들 긴장된 얼굴로 말이 없는데...

이때 허준과 부산포의 시선이 교차하면...

부산포...허준의 시선을 피하는데...

 

도지 내 반드시 어떤 놈의 소행인지 밝혀내겠다.

(오근에게) 관아에 도난당한 사실을 고하고

산음에 있는 모든 약재상들을 탐문해서라도

도난당한 약재의 행방을 수소문하시오!

오근 예...

 

도지, 굳은 얼굴로 

한쪽으로 사라지는데...

허준이...예진을 본다...

잠시 시선이 마주치면...

예진...무관심하고 

냉랑한 얼굴로 한쪽으로 사라진다. 

 

S#22. 마을 일각(저물녁)

 

허준이 무거운 얼굴로 .

마을길을 걷고 있다.

상념에 잠겨서 걸어가는 허준... 

이때 한쪽에서 그런 허준을 부르는 구일서.

구일서...사냥꾼 복장을 하고...

옆구리에...망태를 걸고 있다.

 

구일서 ...왜 이리 기운이 빠졌소...

또 당한거요?

허준 ...아닐세.

구일서 난 오늘 운이 좋았수.

곰한마리에...멧돼지까지 잡았지...

자...내 한잔 살테니. 주막으로 갑시다.

허준 됐네...

구일서 (허준을 잡아끌면서)에헤...그러지 말고 

한잔 하자니까.

 

 

S#23주막

 

구일서와 허준이...주막으로 들어오는데...

 

구일서 (주모에게)주모...여기...술한상 내오시오.

 

(시간경과)구일서 허준에게 술을 따르고...

자신의 잔을 채우는데...

구일서 한잔을 마시고...

 

구일서 내 다시 한번 말하지만...

괜히 헛고생 말고...지금 이라도 때려치시우...

(옆에둔...망태기에서 보자기로 싼...물건을 

꺼내 놓는데 아직 피가 가시지 않은 짐승의 

내장들이다)...

자 보시오...

이게...웅담인데...못받아도 닷냥은 받을거요.

이건...멧돼지 쓸갠데...애들 경끼하는덴 그만이라...

한냥은 너끈히 받지...

허준 ...(허준 말없이 술잔을 비운다)...

 

술을 마시다 말고...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술잔을 내려놓는다.

 

허준 ...자네...이걸 어찌 처분하나?

구일서 ...어찌 처분하다니?

그야 뻔하지 않수? 이 비싼걸 내가 먹을순 없고...

유의원댁에 팔거나...약재상한테 넘기지...

...산음땅 약재상은...값싼 약초나 수집하고...

이렇게 비싼 약재는...함안으로 나가야 팔수 있소.

허준 ...함안...

구일서 (의아한 얼굴로)왜 그러슈?

허준 ...아닐세...

 

허준 술잔을 비운다.

 

S#24. 허준의 방(밤)

 

허준이...촛불아래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약재창고로 들어와서 창고안을 두리번 거리던

부산포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이때 방안으로...손씨가 들어오고... 

방안 한쪽에 앉으면서 허준을 보는데...

 

손씨 ...안색이 어둡구나...

무슨 일이 있는게야?

허준 아닙니다...

손씨 혹...집안생계 때문이면 걱정말거라...

니 뜻대로 하면돼...

살림은...내가...알아서 꾸릴 것이다.

허준 ...낯선땅에서...어머니가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손씨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용천서...기생들 뒷치닥꺼리까지 한 내가...

뭘 못하겠느냐?지리산 자락에 가...산나물 캐고...

삵바느질이라도 하면 된다...

...난...살면서...요즘 처럼 마음 편한 날이 없다.

의원에서 험한 일 하느라 심신이 지칠텐데.

밤잠 설쳐가면서...공부하는 널 보면...

세상 다 얻은것같아...더 바랄게 없다...

허준 ...(허준...안스러운 얼굴로 손씨를 보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부산포의 목소리...

 

부산포(소리) 허준이 있는가?

 

순간...허준의 얼굴이 

굳어지고...문쪽을 보는데...

 

S#25. 마당 일각(밤)

 

마당 한켠에 부산포가 있으면...

허준이 부산포쪽으로 다가온다...

 

허준 ...웬일이요?

부산포 ...(빤히 허준을 본다)...

허준 ...

부산포 ...긴말하게 않겠다.포졸들이 나와 조사할 때...

약재창고에서 날 봤단 소리하지마...

허준 ...

부산포 ...난 이번 일에 아무런 상관도 없어...

니놈이 함부로 입 놀려서...내 입장이 난처해지면...

그땐...니놈을 그냥두지 않겠어...

허준 (담담하게)...

무고한 사람들 의심받지 않게...그만 돌려 놓으시오...

부산포 (당황한 표정...그러나 내색 않을려고 애쓰고)...뭐?

너 이자식 지금 뭐라고 했어?

허준 가져간 약재를 다시 돌려 놓으시오...

부산포 (흥분해서 )...

너 이새끼 죽고 싶어.

지금 누구한테 뒤집어 씌우는거야?

허준 ...함안에 양공도라는 약재상이 있다 들었소...

부산포 (흠짓 놀라는데)...

허준 ...산음땅 약재상은...값싼 약초만 사니...

웅담에 사향...녹용처럼 비싼 약재를 넘길려면...

그 사람을 찾아가야지...그 사람 모르시오?

부산포 ...(당황하지만 내색 않고)...

이 자식이 무슨 헛소릴 지껄이는거야!

내가 그런 놈을 어찌 알아!

허준 ...당신도...의원밥 먹은 지 오년이 넘었다고 들었소.

그동안 고생한거...헛수고로 돌리지 마시오...

부산포 닥쳐!! 난아니야...

허준 어차피 밝혀질 일이요...알아서 잘 판단하시오...

 

허준, 돌아서는데...

 

부산포 개자식...주둥이 함부로 놀리면 죽여버리겠어...

 

허준 대꾸없이 들어가고...

부산포...치를 떨면서 부들 부들 떠는데...

 

S#26. 의원 외경(낮)

 

S#27. 의원 일각

 

의원일각에 예진이 가는데...

이때 예진을 부르는 도지.

 

도지 예진아...

 

예진이 보면 도지가 다가온다.

 

도지 (예진에게 책을 건네는데)...원나라 옹호고가 

지은 의가대법이다...보았느냐?

예진 지난번에 뜻풀이만 해봤는데... 어려워서 다 

읽진 못했습니다.

도지 그럴거야.

쉽지 않은 책이니...몇면이고 반복해서 탐독해야 

할것이야...

예진 고맙습니다.(책을 받으면서) 취재준비는 어떠세요?.

도지 글쎄...한다고 한다만...어떨지 모르겠다.

나라 안 방방곡곡에서 의원으로서는 내노라 하는 

자들만 모이니... 양반들 보는 과거보다 더 

어렵다는구나. 

한번 취재를 볼때마다...천명도 넘는 사람이 응시를 

하는데...뽑는 사람은 예닐곱 명이야...

시험이 매년 있는 것도 아니고...삼년에 한번씩 뿐이니...

내의원에 들어가긴...하늘에 별따기지.

예진 이론과 임상 모두...경험이 깊으시니...꼭 될것입니다.

도지 ...그래...무슨 일이 있어도 꼭 될 것이다.

난...아버님처럼...향촌에 묻혀서...

천것들...치료나 하면서 살진 않을 작정이야...

반드시...내의원에 들어갈 것이다.

 

이때 한쪽에서 오근이 급하게 오는데

 

오근 도련님...

도지 무슨 일이요?

오근 ...분실됐던 약재를 찾았습니다.

도지 (놀란 얼굴)...

그게 무슨 소리요?

오근 녹용 한냥만 빼곤...사향 웅담 건삼이...모두

약재함에 있었습니다.

도지 ...

오근 ...관아에서 포졸들이 나오기로 했는데 어찌 할까요?

도지 (잠시 생각하다가)...아버님 출타중에 생긴 불상사니...

일을 크게 벌려서 좋을건 없을거요.

앞으로 약재함 단속이나 잘하시오.

 

S#28. 구일서의 집(낮)

 

마루에 걸터앉아 나물을 다듬고 있는 함안댁.

손씨...방문을 열고 나와...

함안댁을 본다...

손씨...잠시 망설이다가...

함안댁 옆에 와 앉는다...

 

손씨 (망설이다가)...염치없지만...뭐 한가지...부탁 좀 

해도...되겠나...?

함안댁 (힐끔 손씨 보고, 이어 바구니 본다) 좀 드리고 

싶어도...요걸루다 두 집 풀칠은 어림도 없수...

손씨 아니...내 말은 그게 아니고...

함안댁 (본다)

손씨 자넨 이 동리에서 오래 살았다니...

혹...바느질감 얻을데가 없나해서...그러네...

함안댁 (나물을 손질하면서 심드렁하게) 옷은 지을 줄 

아시우?

손씨 크게 자랑할 솜씨는 아니지만...이날까지 익혀온 

재주가...그 뿐이라네...어디...일감이 있겠나?

함안댁 (퉁명스럽게)이런 촌구석에...옷 지어 입을 

정신나간 여편네가 어디 있을라구...

손씨 (어색한)하긴...그렇겠구만...

 

함안댁, 손씨의 실망한 얼굴 보다가...

 

함안댁 뭐...팔 걷어부치고 나서면야...아예 없을 것 

같진 않은데...

손씨 (보는)...

함안댁 당산골 가면 양반댁 마님들이...철마다 옷을 

해 입으시니...

손씨 방도가 있겠나...?

함안댁 (퉁명스럽게)있음 뭐하우. 생면부지의 사람한테 

어느 마님이 그 귀한 옷감을 맡기겠수.

손씨 (얼른)함안댁은 안면이 있지 않은가...

함안댁이 나서만 주면...내...그냥 넘어가진 않겠네... 

함안댁 (손씨를 빤히 보고 머리를 굴리는데)...

손씨 ...일감만 받아오면... 함안댁 몫으로 얼마씩 떼어줌세...

함안댁 (손질하던 나물을 밀쳐놓고 벌떡 일어난다)...

그럼, 채비하고 가십시다.

손씨 (조금 놀란 얼굴로)...지...지금 말인가?

함안댁 시간끌면 뭐하우...쇳뿔도 본김에 땡겨야지...

 

함안댁 벌써 싸립문을 나서는데...

손씨...얼떨떨한 얼굴로 

함안댁을 따라나선다.

 

S#29. 유의원집 앞...

 

함안댁이 빠른 걸음으로 가고...

손씨는 따라가기가 급한데...

함안댁이 당도한 것은 유의원집 앞이다...

손씨...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함안댁옆으로와서...

의아한 얼굴로...

 

손씨 여긴...유의원댁이 아닌가?

함안댁 이집 마님이...성질은 까탈 스럽고 고약하지만...

씀씀이는 정승부인 못지않다우...

 

S#30. 의원 일각

 

손씨와 함안댁이 안채쪽으로 가는데...

이때 손씨의 시선에 

일을 하는 허준이 들어오고...

허준...피고름 묻는 수건을 빨고 있다...

힘겹게 일하는 허준을 

안스러운 시선으로 보는 손씨...

 

S#31. 오씨의 거처 마루

 

오씨와 비단장사가 마루에 앉

아서 옷감을 보고 있다.

오씨 옆으론 몸종 유월이와 

침모인...산청댁이...옷감을

신기한 듯 보고 있다.

사십중반의 비단장수 사내가...

 

비단장사 마님이 들고 계신 비단은 

한양 대갓집 마님들도 없어서 못 구하는겁니다.

값을 서너배로 쳐줘도 워낙 귀해 살수가 

없는 물건입죠... 당산골 권진사댁 마님께선...

구해만 주면...돈냥을 얹어주신다고 하셨습니다요.

오씨 (옷감 댄 채 식모를 보고) 자네들 보기엔 어떤가?

산청댁 딱 맞습니다요.

유월 예 마님, 꼭 대가댁 마나님 같으십니다.

오씨 (기분 좋지만 내색않고)쌍것들 눈에야 번쩍이면 

다...귀해 보일테니...

자네들이 뭘 알겠나...

 

비단장수, 오씨의 눈치를 살피는데...

 

오씨 몇필이나 가져왔는가?

비단장사 네필입니다요.

오씨 권진사댁 들릴 일 없이 다 놓고가게.

비단장사 예...

 

비단장사, 입이 찢어지고

오씨, 다른 옷감을 뒤적여 몸에 대본다...

그때, 마당으로 들어오는 함안댁과 손씨.

 

함안댁 마님, 

 

오씨, 함안댁을 본다.

 

오씨 함안댁 아닌가? 웬일인가?

함안댁 (손씨를 보고)인사드리시우.

손씨 (오씨한테 공손히 인사를 한다)...

오씨 ...누군가?

손씨 마님댁에...약초꾼으로 일하는 허준이...

에밉니다...

오씨 허준이...? 첨 듣는데...

유월이 얼마전에 들어왔는데...약초꾼이 아니라...

물지게를 지고 있습니다요.

오씨 그래...뭔일인가?

함안댁 바느질 하는 솜씨가 여간이 아니라해서...

제가 마님 생각이 들어 한달음에 왔습니다요.

오씨 그래?

함안댁 먼저 살던데서도...대갓집 마나님.들 옷감이 

줄을 이었답니다요.

손씨 맡겨 주시면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오씨 ...(빤히 손씨를 보다가)...

때되면 와서...집안 허드렛일이나 하게.

바느질은 솜씨를 봐서 맡기지...

손씨 ...고맙습니다...

 

S#32. 의원병사...

 

임오근과 예진이...

병사를 돌면서 환자들을 보고 있다.

병사 한쪽엔 허준이 병사를 청소하는데...

오근 환자들을 보고 

사십 초반의 뚱뚱한 여자 환자를 보고...

 

오근 부종이요...

보충 치습탕으로 처방하시오...

인삼과...백출을 주약으로 하고...

창출...진피 백복령을 신약으로...

황금 맥문동을 좌사약으로 

해야하오...

예진 예...

 

예진 들고 있는 병부에 기록을 한다.

 

오근 (다른 환자를 보고)소갈인데...

자음영양탕이나...위생천화원을 처방해야겠소.

단방으로는 석고...참대나무잎...갈근...인동초를 쓰고.

 

예진...오근의 말에 따라 기록을 하고...

오근 다른 환자를 볼려는데... 

이때...한쪽에서 오씨와 의원댁 

집사인...사십초반에 안동출이 나타난다.

오근과 예진...오씨를 보고...인사를 한다.

 

오근 나오셨습니까?

 

오씨...약간은 거만하고 쌀쌀맞은

시선으로...병사안을 둘러보는데...

몹시 못마땅한 얼굴이고...

 

오씨 자네 나 좀 보세...

 

오씨 한쪽으로 가면 

오근 무슨 일인가 싶고...오씨를 따라간다.

 

S#33. 의원마당 일각

 

오씨와...집사...그리고 임오근이 서 있다.

마당 한쪽에선 허준이 

멍석에다 약초를 말리고 있는데...

 

오씨 지금 병사에 있는 환자가 몇인가?

오근 ...중한 환자가...여섯명에...경한...환자는 

열둘입니다.

오씨 그 중에...공으로 치료받고 약먹는 환자가 몇인가?

오근 ...저...

오씨 어찌...한번에 입이 열리지 않는가?

답답한 사람일세...

오근 스승님께서...돈은 개의치말고...진료하라 이르고 

가셨습니다...

오씨 (버럭)...돈은 개의치 말라니...

그러니...사람들이 우릴...만만히 여기는게 아닌가!

유의원댁에 가면 공으로 병을 낫게 한다더라 

소문이 나니...

쌀가마니 쌓아놓고 사는 자들도...죽는 소리 

몇마디로...때우는걸세...의원도 살자고 하는짓이야...

남 살리자고 내 입에 거미줄 칠텐가?

오근 ...(쩔쩔매는데)...

오씨 ...돈 낼 형편이 못되는 자들은 당장 내치게...

 

이때 마당으로 남사당패 

복장의 사내 몇 명이...

십대 후반의 사내 아이 

상화를 들쳐업고...뛰쳐들어온다.

 

남사당 살려주십시오...사람 좀 살려주십시오...

 

허준...얼른 남사당패쪽으로 

가서...사내들을 안내한다.

 

허준 ...여기...이쪽으로 누이시오...

 

사내들 허준이 안내하는 평상에...

상화를 내려놓는데...

상화...코에는 피가 흐리고...의식을 잃고 있다...

오근이 얼른 평상쪽으로 가고...

오씨와 집사도 가 본다.

 

오근 어찌 된 일인가?

남사당 ...줄 타다 떨어졌습니다요.

 

오근...상화의 맥을 짚는데...

 

오근 ...맥이...잡히질 않아...

...(상화의 눈을 뒤집어 보고 허준에게)...

도지 도련님을 모셔와야겠네...허준:예.

 

허준...안채로 갈려고 하면...

 

오씨 놔두거라...

 

허준과...오근...놀란 얼굴로 오씨를 보면...

 

오씨 (오근에게)자네가 보게...

오근 ...

오씨 도지는 취재준비에 여념이 없는 아이야...

겨우 이런 일에 호들갑 떨어...공부하는 아이...

신산스럽게 하지 말고...자네가 보게...

오근 (당혹스러운데)...저...

오씨 ...의원밥 먹은 지 십년이 다 된 사람이...그 딴 

병자 하날 못보는가?

오씨...못마땅한 얼굴로 의식을 잃은 상화와...

남사당 패거리를 경시하는 하는 시선으로 보고...

한쪽으로 간다.

 

S#34. 병사...

 

병사에 상화가 누워있고...

임오근이...침통에서 침을 꺼낸다...

그 옆에는 예진이 지켜보고 있는데...

임오근이 이마에서 땀이 흐르고...

침을 꺼내든 손이 부들 부들 떠리는데...

 

예진 ...인중혈과 용천혈에 시침하세요.

환자의 의식이 깨어나고 응급 처방이 될 

것입니다.

오근 ...(조금 퉁명스럽게)나도 알고 있소...

(마른 침을 꿀떡 삼키고 침을 들어서 환자의 

인중혈에 시침하는데...떨리는 손으로...겨우 

시침을 한다...)

 

다시 침을 들어서...인중혈에 대는데...

이마엔 땀이 흐르고...손은 더 떨린다...

한쪽에서 긴장된 얼굴로 

그런 오근을 보는 예진의 시선.

오근...시침을 할려다가 결국 못하고.

 

오근 (고개를 저으면서)...

 

침을 내려놓는다...

그런 오근을 보던 예진...

밖으로 나가는데...

 

S#35. 마당

 

예진이 병사에서 

나와서 급하게 안채로 가고...

허준도 병사쪽으로 나오면...

남사당 패거리가 초조하게 

있다가 허준에게로 온다.

 

남사당 (초조한 얼굴로)...

어찌 됐습니까?

...보아하니...의원은 따로 있는 모양인데...

왜 의원이 치료하지 않는거요?

허준 (난처하고)...

남사당 우리가 천것이라도 무시하는겁니까?

허준 ...사람 생명을 두고 그럴 리가 있소...

안에 계신 분도...오랜 경력이 있으니...

참고 기다려보시오.

 

S#36. 병사

 

오근이 여전히 의식을 

잃고 있는 상화를 보고 허둥거리고

있는데 이때 병사로 도지와 예진이 들어온다.

도지 환자를 보고...

능숙한 솜씨로 진료를 시작한다.

진맥을 하고...시침을 하는 도지...

긴장된 얼굴로 그런 도지를 

지켜보는 오근 예진 허준의 시선...

도지가 침을 놓자...상화의 의식이 깨어나는데...

 

도지 (오근에게)...일단 숨을 돌렸으니...

골절된...다리와 팔을 처지하시오

계속 아이의 경과를 지켜보고...이상이 있으면.

즉시 내게 알리시오.

오근 예...

 

도지가 병사 밖으로 나가면 

예진 도지를 따라가는데.

 

S#37. 의원 일각

 

도지가 가면 예진이 뒤따르고...

 

예진 오라버니...

도지 (돌아본다)...

예진 ...긴히...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도지 ...?

예진 ...그동안...아버님과 오라버니 밑에서...

병부일지를 작성하며 나름대로 공부를 했습니다.

동군의 채역별록...이윤의 탕액본초...

포박자의 금궤약방도 읽고...의방유취와 향약집성방도 

보았습니다.

도지 ...

예진 ...헌데...그 모든 지식이...머리속에만 있을뿐...

실행할 수 없으니...답답합니다.

제게도 병자들을 진료할 기회를 주십시오.

도지 (순간...얼굴이 조금 굳어진다)...

예진 (간절한 시선으로 도지를 보는데)...

도지 굳이...그럴 필요가 있겠느냐?

예진 ...

도지 진료를 하자면 온갖 험한 꼴을 봐야하고...

심신이 고단한 일이야.여자의 몸으론 어려운 

일이다.

예진 할 수 있습니다.

도지 난...니가 험하고 힘든 일 하는거...원치 않는다.

지금 하는 병부잡이 일도...안했으면 싶어

예진 ...(착잡한데)

 

이때 한쪽에서 오씨가 온다...

도지...오씨에게 인사를 하는데...

 

오씨 별채에서 취재공부 하는 줄 알았더니...

여긴 웬일이냐?

예진 병사에 급한 환자가 있어...제가 오라버니를 

불렀습니다.

오씨 (어색하고...애매한 미소를 띠며)...그...그래.?

(도지를 보고)어서...들어가 보거라...

병사일 상관말고 취재준비에나 신경써...

도지 (오씨에게 인사를 하고 방쪽으로 간다)...

 

도지가 가고 나면...

오씨...병사쪽으로 가는데...

걸어가던 오씨...걸음을 멈추고...힐끔 예진쪽을

보는데...몹시 불쾌히고 못마땅한 표정.

오씨 그런 얼굴로 병사쪽으로 간다.

 

S#38. 병사 안

 

병사에서 상화의 다리에 부목을 대고 있는

오근...허준이 그 옆에서 거들고 있다.

 

상화 (신음을 흘린다)...아...악...

오근 (허준에게)꽉 잡게...

허준 (상화를 잡고 있으면)...

오근 조금만 참거라.(부목을 댄곳에 천을 질끈 동여매는데)...

상화 ...아악...

 

이때...병사안으로 들어온...오씨...

 

오씨 (성난 얼굴과 목소리로 오근을 보고)...

자네...내 말을 뭘로 듣는건가?

당장...내치라는 사람들을 왜 싸안고 있어!!

오근 ...저...

오씨 뭐하는가? 당장 병사에 공으로 죽치는 자들과...

천한 사당패를 내치라니까!!

오근 ...예...

 

오씨 병사밖으로 나간다...

오근...착잡한 얼굴로 있다가 허준에게...

 

오근 ...이 아일 들쳐업게...

허준 ...중한 환자가 아닙니까? 이대로 내치시면...

오근 ...(자조적으로)어쩌겠나?

자네나 나나...매여서...눈치밥먹는 처진데...

시키면 시키는데로 할 밖에... 어서 들쳐업게...

허준 (착잡한 얼굴로 상화를 본다)...

 

S#39. 병사 마당...

 

허준이 상화를 들쳐업고...

오근과 함께 마당으로 나온다...

마당 한켠에 있던 사당패들이 몰려오고...

 

오근 ...이 아이를 데려가게...

사당패 예?

세상에 이럴수가 있습니까?

반죽음이 된 아이를 어찌 이렇게 내칠 수 

있습니까?

살려주십시오...

오근 (착잡한 얼굴로)자네들이 날을 잘못골랐어...

유의원님 계실때나 맨 몸뚱아리로 살려달란 

말이 통하지...

(허준에게)어서 데려나가게

 

허준 역시 무거운 얼굴로 상화를 업은채 

대문쪽으로 갈려하면.

남사당패 그런 허준을 가로막아서면서...

 

사당패 살려주십시오... 제발 살려주십시오...

허준 (곤혹스러운데)...

오근 (허준에게 괜히 신경질)뭐하는게야!!

어서 내치지않고...

 

오근...자기도 속이 상한지 

허준에게 버럭 화를 내고...

한쪽으로 사라지면...

허준 어쩔 수 없이 대문쪽으로 가는데...

사당패, 그런 허준을 가로막으면서.

 

사당패 살려주시오...제발 살려주시오...

허준 ...미안하오...

난...그저...의원댁에서...물지게나 지는 놈이오...

이 아이를 살릴만한 의술이 없소...

 

이때 대문으로 들어온 

유의태와 삼적 그 모습을 보고

 

유의태 무슨 일이냐?

허준 (유의태를 보고 얼른 인사를 한다)... 

유의태 ...(환자를 보는데 허준에게)...

이 아이를 어찌 할려는 것이냐?

허준 ...

유의태 어찌 할려냐고 묻지 않느냐?

허준 ...마님께서...내보내라고 이르셨습니다.

유의태 뭐야?

 

의태의 얼굴이 착잡해지는데...

 

남사당 의원님이시오?

살려주십시요...제발 우리 상화를 살려주십시요...

의태 병사로 데려가라...

허준 예...

 

S#40. 병사...

 

병사에 누운 상화를 

의태가 진료한다. 그 옆에서.

의태를 보는 삼적과 허준.

이때 허겁지겁 병사로 들어오는 오근...

 

의태 (말없이 환자를 진맥하고...상태를 살핀다)...

삼적 (옆에서)...내장에 파열이 있어 어혈이 졌구만...

그냥 보냈으면 죽을뻔했어...

의태 (오근을 보고 화를 낸다)...

이게 무슨 짓인가? 이리 중한 환자를 어찌 내쳐!!

오근 (쩔쩔매면서)...마님께서...

의태 닥쳐라!

병자를 위해 목숨까지 거는게 의원의 도리거늘...

내가 그리 가르쳤더냐!!

오근 잘못했습니다.

의태 도지는 어딨느냐?

오근 ...안채에서...취재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의태 ...뭐야?

(의태...몹시 못마땅한 얼굴로 )...미욱한놈...

취재가 뭐라고 ...숨넘어가는 병자를 내버려 

둔단 말이냐?

 

S#41. 의태의 방

 

의태와 삼적이 술상을 마주하고 앉아있다.

방안으로 들어온 도지...

의태와 삼적에게 예를 갖추고

앉는다.

 

도지 부르셨습니까?

삼적 자네...취재준비를 한다면서?

도지 예...내달 초에 취재가 있습니다...

의태 대사께선 소관이 바쁘시나...

네 취재를 앞두고...학문의 정도를 가늠코저...

애비가 특히 청하여 모셨다.

삼적 ...이거 왜 이러시나... 내가 아는건 불경뿐일세...

도지 내의원에 계실때...시관 노릇도 하셨다 들었습니다.

가르침을 주소서...

삼적 (웃는다)...허허...참...

그럼 술값하는셈 치고...몇가지 물어보지...병이 왜 

걸리나?

도지 ...예?

삼적 의원이면...병이 왜 걸리는질 알아야지?

도지 ...입을 통해...이물이 몸속에 들어가기 때문이고...

신체의 음양이 조화를 잃기 때문입니다.

삼적 음양이 뭔가?

도지 (거침없이)...양은 해의 기운으로 형체는 없으나...

하늘로 솟는 뜨거운 기를 이르는 것으로

만물을 기르는 성이며 음은 땅의 기운에 속한 것으로 

만물을 배고 태어나게 하는 성을 이릅니다.

삼적 그럼 사람 신체에 어디가 양이고 어디가 음인가?

도지 허리위가 양 뱃속이 음...피부는 양 살가죽 속은 

음으로 봅니다.

삼적 (술잔을 비우고)더 자세히?

도지 사람 내장속에서 오장에 속하는 간 심 비 폐 

신이.음이고...육부인 담 소장 위 대장 방광과 

삼초는 양입니다.

삼적 ...제법이구만...그럼 한가지만 더 묻지...

겨울에 쌀을 먹고 여름에 보리를 먹는 이유는 뭔가?

도지 ...(당황하여)...그건... 철에 나는 양식을 먹는 것 

아닙니까?

삼적 ...의원의 대답이 그래선 안되지...

도지 ...?

삼적 엄동에 쌀밥을 권하는건...천지가 음기에 든...

겨울에...한여름 땡볕에 영근 쌀을 먹고 양기를 취해

음양의 조화를 지니려는 것이네...

여름에 보리를 먹는 이유는 그 반대야...

도지 ...

삼적 의원이 될려면...일천오백구십두가지 약재의 이름을 

외고...

오미의 맛과 그것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히노우사비경공, 칠정의 허실을 알아야 하지만...

그것을 다 알았다해도...마지막 한가질 모르면...의원이 

될 수 없네...

그것이 무엇인가?

도지 ...(당혹스런 얼굴인데)...

 

도지...의태를 보면...

의태...덤덤한 얼굴로 있고...

 

삼적 뭔가?

도지 ...모르겠습니다...무엇이오니까?

삼적 ...긍휼...

도지 ...긍휼이라함은...?

삼적 ...병들어 앓은 이를 불쌍히 여기고 동정하는 마음.

도지 ...(기가 막힌 다는 표정)...그게 취재에...

나오는 문젭니까?

삼적 (표정이 변하여 엄하게)

의원이라면 평생 가슴에 새겨야 될 말인즉... 

대관절...취재가 무슨 상관인가!!

도지 ...(못마땅하고 떨떠름한데)...

삼적 ...의원도 여러 부류의 인간이 있네.

정성도 없이 병명으로 약만 짓는 의원...

약방문에 의지해 약만 먹이는 의원비싼 약 팔 

궁리만 일삼는 의원...

병자의 고통보다 병자의 행색만 보고...가난한 

사람을 외면하는 의원.

안아픈 사람에게 병을 뒤집어 씌워...약만 파는 의원.

도지 ...

삼적 자넨 어떤 의원이 될텐가?

도지 ...

삼적 병자가...의원 눈빛만 보고도 마음의 안정을 

느껴야하네...

그럴려면 진실로 병자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할터...

자넨...아직 그럴 자격이 없는 것 같구만...

도지 ...(화난 얼굴로 의태를 보고)...

이제야...대사님을 모셔온 뜻을 알겠습니다.

취재준비에 도움을 주자는게 아니라...절 단념케 

하자는 것 아닙니까?

의태 ...(담담하게)...널 더 큰 의원으로 만들자고 함이다.

내가 보기에 넌 아직 멀었다...

도지 (단호하게)저는 갑니다.가서 반드시 내의원에 

들어갈것입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도지...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데...

의태...입가에 허탈하고 씁쓸한 미소를 띠고 

 

삼적 (의태를 보고)정히 가겠다면 보내게...그럼 세상 

구경이라도 하겠지...

의태 (말없이 술잔을 비운다)...

 

S#42. 의원 일각

 

부산포와 꺽쇠...장쇠가 마당에서 일을 하는데...

이때 한쪽에서 영달이 온다...

 

영달 형님...

부산포 (보면)...

영달 도지 도련님이 취재보러 한양가는 것을 아시오?

장쇠 한양?

영달 사흘후에...한양으로 떠난답니다요...

장쇠 (다소 흥분해서)그...그럼...

누가...도련님을 모시고 가야 할 것 아니냐?

영달 (자기 가슴을 치면서)나야...나...

지금껏 도련님 수발 든게 난데...당연히 내가 

가야지.

장쇠 야 이놈아...한양이 어디라고 너같은 촌놈이 가!

한양 지리 잘아는 내가 가야지.

부산포 ...입닥치고 일들이나 해!

 

영달...장쇠...부산포를 보면...

 

부산포 니놈들은 오뉴월 하루볕이 웬수라는 말도 모르냐?

가면...하루라도 의원 밥을 더 먹은 내가 가야지.

어디서...나대는거야!

 

영달과 장쇠 떨떠름한데...

 

꺽쇠 헌데...오근이 형님은 안가시나?

부산포 그 실력에 무슨 취재를 봐...

그 양반이 보면 나도 보겠다...

 

S#43. 의원뒤안(저물녁)

 

뒤안 한켠에 임오근이 앉아서 혼자 술을 따르면서...

마시고 있다...착잡한 얼굴로 술잔을 비우는 오근...

이때 허준이 물지게를 지고 와서...

항아리에 물을 붓고...오근을 보는데...

 

오근 한잔 하겠나?

허준 ...아닙니다.

오근 자...한잔해...

 

허준...어려운 얼굴로 

오근이 권하는 잔을 받는다.

 

오근 ...자네 보기에 병잘 두고 쩔쩔매는 내 꼴이 

한심하지 않던가?

허준 아닙니다...

오근 낼 모레면 의원밥 먹은 지가 십년일세...

헌데...내 의술은 고작 그 모양이야...

허준 ...

오근 ...남들은 취재를 간다는데...

난...기껏해야 치질환자나 보는게 고작이니...

허준 ...겸손이 지나치십니다.

오근 겸손?(씁쓸하게 피식 웃고)...자네도 잘 생각하게...

의원 되는 길이 너무 멀구 험하구만...

 

오근...자리에서 일어나 한쪽으로 간다...

그런 오근을 보고...생각에 잠기는 허준.

 

S#44. 의원마당(아침)

 

마당에...도지와...부산포...

꺽쇠...장쇠. 영달...허준 그리고 

예진이있는데...

이때...한쪽에서 유의태가 나타난다...

의태가 오면 다들 긴장하는데...

의태...일행들 앞에 서고...

 

의태 (오근에게)간밤에 병사엔 별 문제 없던가?

오근 예...

의태 ...남사당 아이는 어혈이 진듯하니...

당귀미.소목,향부자...적작약.도인 천궁을 써서 

처방하게...

오근 예...

의태 ...(도지를 본다)...정히 한양으로 떠날 참이냐?

도지 ...예...

의태 (담담하게)그럼 가거라...

도지 ...(뜻밖이라는 듯 의태를 보는데).

의태 먼길이니 수행할 사람이 필요할터...(부산포 

일행들을 훑어본다)...

 

다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기를 바라는 눈친데...

 

의태 (도지를 보고)허준이를 데려가거라.

 

의태...한쪽으로 가는데...

부산포 일행 놀라서 허준을 보고

당황하는 허준의 얼굴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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