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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07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28|조회수546 목록 댓글 0

[허준] 07

 

 

 

 

 

 

 



 

S#1. 기방(6화 엔딩에서 계속)

 

양예수와 유의태 주위의 

관원들이 촛불 몇 개를 더 밝히면...

그 사이...예수가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된 침통을 꺼내놓고...

의태는 허름한 침통을 앞에 놓는데...

팽팽한 긴장감으로 시선이 교차하고...

 

예수 시작하거라...

의태 (신중하게 침을 들어)참침이요...

 

의태, 첫침을 닭의 가슴팍에 찔러넣는다...

그런 의태를 예의 주시하는 양예수의 시선...

의태...참침을 능숙하게 닭의 가슴팍에 깊숙하게

찔러 넣는데 긴장된 얼굴로 그 모습을 보는...

양예수와 주위 의원들의 시선...

의태 시침을 끝내고... 

고개를 들어...양예수를 보는데.

 

예수 후에 일일이 검증해 볼 것이다...

침머리가 만져지면 아니될 것이다...

의태 (예수의 말을 무시하듯이)나으리 차례오이다.

 

양예수 역시 참침을 

닭의 등줄기에 깊숙이 꽃아넣는다.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 

긴장된 얼굴로 예수를 바라보고 

기생들은 얼굴을 찡그리고 고개를 돌리는데...

시침을 한 예수가...턱으로. 의태를 가리키면...

 

의태 원침이요...

 

의태가...원침을 집어...

닭의 등줄기에 꽂는다...

예수 역시...뒤따라 원침을 

닭의 다리쪽에 찔러 넣는데...

 

의태 시침이요...

 

의태와 양예수...닭의 날개밑에 찔러 넣는다...

한침씩 더해 갈때마다... 

지켜보는 사람들의 긴장은 더해 가는데...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장면은 몽타쥬로 이어지고...

의태가 여섯 번째 침을 넣으면...

 

양예수 어디서 배운 솜씬지 제법이구나...

의태 (무시하고)이번에는 호침이요...

 

의태가 침을 들어 닭의 몸에 꽃자...

그 모습을 바라보는 

예수의 표정이 점차 굳어지고...

이마에는 땀이 맺히는데...

예수...시침하지 않고...의태를 보는데...

여유있던 표정과는 달리

이미 증오에 찬 시선이다...

 

유의태 나으리 차롑니다... 

예수 ...뉘에게 배웠더냐?

유의태 객담은 하고 싶지 않소이다. 

그걸 찌르고도 아직 두 개가 남았소.

내가 먼저 마치리까?

 

양예수, 유의태를 증오에 

찬 눈으로 보고만 있는데

그런 양예수의 심기를 헤아린 

김응탁이 얼른 앞으로 나서면서...

 

김응탁 (예수를 보고)그만 두시는게 어떠십니까?

유의태 (예수를 뚫어지게 보고)

어서 찌르시오.왜 못찌르시오.,설마 닭이 불쌍해 

못찌르는게요!!

 

양예수...호침을 든다...

주위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

긴장된 시선으로 

양예수를 보는데...특히...

김응탁과 송학규의 표정은

더욱 긴장되어 있다.

양예수가 호침으로 

닭의 몸뚱이에 시침을 하면...

순간...닭이 마구 퍼덕거린다...

양예수의 얼굴에 가늘게 

경련이 이는데...이를 지켜보는 

의원들이 얼굴이 점차 불안해 진다.

그런 양예수를 보면서...

입가에 야릇한 냉소를 띠는 의태...

 

유의태 (장침을 집어들어 양예수에게 보이며)

 

호침까지의 경지라면 

조선 팔도 안에 삼태기로 

건질 만큼 많을 거외다.

허나, 나라 안 첫째 솜씨라면 남은 장침과 대침을

마저 찔러야 할것이요...

찔러도 닭이 아파하지 않는 곳. 

이걸 몸안에 찔린 채로 

닭이 멀쩡히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은

어디서 어디로 찔러야 하오니까?

양예수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데

 

유의태 어디 오니까?

예수 ...

유의태 모르시오? 바로 여기외다

 

유의태의 장침이 닭의 

꼬리쪽에서 몸통쪽으로 박혀나가고

마지막 대침을 집어 닭의 날개 밀어 넣는데

그 순간 유의태의 닭이 화다닥 거린다.

시침을 마친 의태가 고개를 들어 양예수를 보면...

양예수도 장침을 들어 

닭의 몸통에 꽃는다...

퍼덕거리는 닭...

양예수의 이마에 땀이 흐르고...

그런 양예수를 보는 긴장된 시선들...

양예수, 다시...

대침을 들어 닭의 몸통에 꽂으면

닭이 더 심하게 퍼덕거리고

양예수의 손이 그런 닭을 눌러 잡는데...

입가에 냉소를 띠고 

그런 양예수를 보던 허준.

양예수의 시침이 끝나면...

 

유의태 (닭을 잡고)비켜나시오...

 

유의태 주의에 있던 사람들이 비켜나면...

들고 있는 닭을 마당으로 내던진다...

던져진 닭이 마당에 떨어지고...

날개를 활짝 펴 퍼덕이고...

날았다가 요란한 

소리를 구구거리면서 도망쳐간다.

지켜보는 사람들의 탄성이 나고...

유의태가 양예수를 바라보는데...

 

의태 나으리도 던져보시지요?

예수 ...(무거운 얼굴로 있는데)...

의태 뭐하십니까? 어시 던져보시지요?

예수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있다가...닭을 든다)...

 

그리고는...닭을 방 밖 

마당으로 던지는데...

마당에 떨어진 닭이 

두어번 날개를 퍼덕이더니...

그 자리에 꼬구라지고 만다...

사람들의 웅성거림...

 

응탁 (흥분해서 앞으로 나서면서)네 이놈...

니놈은 의원이 아니라...닭 백정이 아니냐?

의태 (응탁을 무시하고 입가에 냉소를 띤채 예수만을 

노려본다)...

응탁 나으리 가시지요...

더 이상 저런 미친놈을 상대하실 것 없습니다.

 

예수...무거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려고 하면...

의태가 예수의 앞을 가로막고...

 

의태 약속을 이행하시오...

응탁 비켜라!!

의태 일구이언은 이부지자라... 그 말뜻쯤은 아시는 분이 

아니셨소?

 

이때 다른 관원들까지 흥분해서...

 

응탁 저...저놈이...무엇이 어째?내 저놈을 그냥...

예수 물러서거라!

 

태에게 달려들려던 관원들이 주춤하면...

 

예수 하지...

의태 ...

학규 나으리...실성한 놈입니다. 지키실 필요가 없나이다...

예수 물러 서라 하지 않았느냐!!

응탁 나으리...

 

예수...굴욕감을 참으면서...

 

예수 ...유의태는 조선 제일의 명의네...됐는가?

의태 (차갑게)두번 더 하시오.

학규 이놈이...

의태 두번 더...

응탁 네이놈...중갓도 간신히 쓴 놈이...감히 큰 갓쓴 어의 

나으리를 욕보일셈이냐? 썩 물러 나지 못하겠느냐!!

의태 장부의 약속인데...갓의 크기가 무슨 상관이요... 두 번 

더 하시오...

예수 (참담하고)...

의태 하시오...

예수 ...조선 제일의 명의는 유의태다...

의태 한번 더...

예수 (그런 의태를 노려보다가...마저 하지 못하고...거칠게 

유의태를 밀치고...방밖으로 나간다)

 

관원들이 그런 예수를 따라나가고...

유의태...예수의 뒤통수에 대고 웃으면서...

 

의태 ...하하하...술상은 아니 내고 가시오? 그것도 약속이었거늘...

 

마당을 빠져 나가는 

양예수의 참담한 얼굴위로...

의태의 호방한 웃음소리가 들리고...

한쪽에서 그런 양예수와 의태를 

보는 정작의 시선.

 

S#2. 주막

 

정작과 허준 도지... 

무거운 얼굴로 침묵하는데...

한참을 말이 없다가...

 

정작 ...그날 이후 양예수영감의 신분과 지위는 더 높아졌지만...

그날 받은 치욕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을걸세...

도지 하면...제가 낙방한 것이 아버님 때문이란 말입니까?

무모한 객기로 이 나라 어의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그 사건 때문이란 말입니까?

정작 (말없이 술잔을 비우는데)...

도지 ...하면...양예수 어른이 어의로 있는 동안은...

제가...내의원 취재에 합격할 방도는 없는 것입니까?

정작 ...

도지 (눈에 핏발이 서고...몸이 부들 부들 떨리는데)...

 

그런 도지를 보는 허준의 시선.

 

S#3. 유의원댁 장독대(밤)...

 

장독대앞에...작은 상이 놓여있고 

상위엔 촛불과 정한수가

있다...정한수를 앞에 두고...

간절하게 기원을 하고 있는 오씨...

그 뒤론 침모와 유월이 

그리고 집사가 그런 오씨를 지켜보는데...

이때 한쪽에서 와서 그런 오씨를 바라보는 

유의태의 시선...유의태...

딱하다는 표정으로 오씨를 바라보다...

의원 마당쪽으로 사라진다.

 

S#4. 의원 마당(밤)

 

의원마당에 선 유의태...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다가

문득...병사쪽을 보고 병사쪽으로 간다.

 

S#5. 병사 안...

 

병사 입구에...영달이...앉아서 졸고 있다...

힐끔 그런 영달을 보고 

병사안으로 들어서는 의태...

병사엔 예닐곱 명의 병자들이 누워 있는데...

다들 잠들어 있다...

고통 때문에 가늘게 신음을 

흘리는 병자곁으로 가는 의태...

병자의 맥을 짚어보고 병자의 상태를 살핀다.

의태...다른 한쪽으로 가서...

잠든 병자의...이불을 잘 덮어주는데...

손길 하나, 눈길 하나가 

지극히 정성스럽고 진정으로

환자를 사랑하는 듯 싶은데...

 

S#6. 강나루

 

강나루에...삼적대사와 

예진이 배를 기다리고 있다.

 

예진 이제 가시면 언제나 오십니까?

삼적 글쎄다...

나 오가는거야...부처님 소관인데...

내가 뭐라 말하겠느냐. 때되면 올것이야...

예진 소녀도 대사님을 따라가...

산사에 있는 병자들을 돌보고 싶습니다.

삼적 (입가에 미소띠면서)...너 속뜻은 충분히 헤아리고 

있으니...됐다. 

 

이때 배가 나루로 온다...

나루에 배가 정착하면...

배에서...사람들이 내리는데...

그들중에...다희와 양태가 있다...

다희...상민 복장을 하고 있는데...

몹시 지치고 병색이 

완연한 얼굴이다...

등짐을 진 양태가 조심스럽게...

그런 다희를 부축해서 배에서 내리는데...

그 사이...삼적과 예진이 작별을 하고...

삼적이 배에 오르면...

배가 떠난다...그런 삼적을 배웅하고

돌아서는 예진...

이때 한쪽에 있던 

양태와 다희가 예진쪽으로 가고...

 

양태 말씀 좀 물읍시다...

예진 (양태와 병색이 완연한 다희를 보는데)...

양태 산음땅이 예서 얼마나 됩니까?

예진 ...저...산아래로...십여리쯤 가면 됩니다.

양태 고맙습니다.

 

다희도...예진에게 눈인사를 하고...

예진도 예를 갖추는데...

산음쪽으로 걸어가는 양태와 다희의 모습...

 

S#7. 산음 저자거리 일각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저자거리.

그 일각에서 양태와 

다희가 지나는 행인을 붙잡고 

뭔가를 묻고 있다

 

양태 이름은 허준이요. 한 넉 달 쯤 전에 여기 산음으로 

왔을게요. 정말 모르시겠수?

행인 (고개 내저으며)모르겠수... 

 

행인, 양태를 떼어내고 걸음을 재촉하고

양태, 난감한데 

 

양태 아무 연고도 없이 형님찾는게 한양서 김서방 찾기나...

진배 없을 듯 합니다요.

다희 ...(잠시 망설이다가)...

관아에 찾아가 봐야겠소...

양태 ...(의아한 얼굴로)관아라뇨?

하면...형님이 관아에 잡혔을거라 생각하는겁니까?

다희 도련님께선...산음현감에게 전하는 서찰을 지니고 계셨습니다.

틀림없이...관아에 찾아갔을게요.

양태 ...

 

S#8. 관아 앞

 

관아앞에서 초조하게 양태를 기다리는 다희

그때 양태가 관아에서 나오는데...

다희, 양태에게 다가간다

 

다희 어찌 됐소?

양태 (표정이 어둡고)...

다희 (그런 양태의 표정을 살피고)...이곳에도 안오셨소?

양태 형방이란 작자말이...오긴 왔는데...

다희 ...

양태 그땐... 형님이 찾던 조상두란 양반이 관직을 그만두고 이 

고을을 떠난 뒤였답니다. 

다희 (절망적인 표정으로)산음 어디에 사는지...알 수 없단 말이요? 

양태 신관 사또가 하도 엄해 타지에서 흘러온 유랑민은 모조리 

색출해서 쫓아보낸다니...여기 산음에 있는지 없는지...알 수 

없답니다.

다희 (순간 허탈 허망하고...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싶은데)...

 

안스러운 얼굴로 

그런 다희를 보는 양태의 시선...

 

양태 일단 어디가 몸을 누이셔야 겠습니다.

 

S#9. 주막방 앞

 

양태가 방앞에 서서 방안을 향해...

 

양태 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찾을것이니...심려말고 푹 쉬십시오...

 

S#10. 방 안

 

방안 한쪽에 다희가 벽에 몸을 기댄채 앉아있다.

몹시 지치고 병색이 완연한 얼굴엔...

허탈과 절망감만 가득한데...

 

S#11. 주막 마당

 

평상 한쪽에 양태가 앉아있고...

앞에 술상을 두고 탁배기를 마시고 있다.

양태 역시 표정이 착잡한데...

이때 주막 한쪽에서 역시 술을 마시면서...

그런 양태를 바라보는 구일서의 시선...

또 무슨 수작을 부릴려는지 머리 굴러 가는 소리가

들릴 듯 싶은데...

구일서...자리에서 일어나 양태쪽으로 다가간다.

 

구일서 ...형씨...

양태 (구일서를 보는데)...

구일서 호패 좀 봅시다.

 

순간...양태 눈빛으로 구일서를 보는데...

 

구일서 (건들 건들 하면서 씩 웃는데 )...

난...관원이 아니니...겁먹을거 없수.

나 좀 봅시다.

 

구일서...주막밖으로 나가면...

양태...잠시 망설이다가...

의아한 얼굴로 따라 나가는데...

 

S#12. 주막 인근 일각

 

양태와 구일서가 마주 서 있다.

 

구일서 나...구일서라 하오...

양태 ...(의심스런 눈초리로 구일서를 보다가)...천양태요...

구일서 나...말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리다.

양태 ...

구일서 당신...호패 없으시지?

양태 ...

구일서 있다해도...양민의 것이 아닌 천민의 것이기 쉽상이고...

양태 ...

구일서 ...요즘 당신같은 사람 천지지...

흉년 핑계로...타관에서 흘러와 어물쩡...팔자 고칠려는 사람...

양태 (경계를 하면서)지금 무슨 소리하는거요?

구일서 아아...그리 겁먹을거 없다니까...

이게 다 당신 돕자는거요.

양태 ...

구일서 ...내가...산음 관아 아전들은 이방에서 형방까지

죄다 형님으로 모시고 있수... 

말만 잘하면...새호패 하나 발급 받는건...

식은 죽먹기다 이거요.

양태 ...

구일서 (씩 웃으면서).그놈에 .호패라는게 뭐요?

양반놈들이 대대손손 우리같은 놈들 등골 빼먹자고 

만든거 아뇨...홀아비신세 과부가 안다고 우리끼리 

도와야지... 안그렇소?

양태 ...

구일서 아전 나으리들 모시고...

퇴기년 속살이나 주무르게...돈 좀 마련해 보슈...

잘만하면 당장이라도 호패 받는건 문제 없수.

 

뜨악한 얼굴로 

그런 구일서를 바라보고 있던

양태의 표정이 험악해지면서...

구일서의 멱살을 확 잡아쥔다...

 

구일서 ...왜...왜 이러슈?

양태 너 이새끼 지금 무슨 수작 부리는거야?

구일서 수...수작이라니...

(발버둥치면서 목이 졸리는지 ㅋㅋ거린다)...

이...이거 좀 놓고 말합시다...

양태 (팽개치듯이...구일서를 밀쳐놓으면)...

 

구일서 뒤로 물러나 

숨이 막힌 듯 ㅋㅋ리는데...

 

양태 니놈 하는짓이... 타향서 온 불쌍한 사람들 

등쳐 먹는 건가본데 사람 잘못 집었어.

난...사람을 찾으러 온거지호패따윈 관심도 없으니까 

허튼 수작부리지 말고 꺼져!!

 

양태, 돌아서서 주막쪽으로 갈려하면...

 

구일서 그럼 진작에 사람찾는다고 말을 하지...

양태 (돌아보면)...

구일서 사람찾는거야...호패만드는 것 보다...몇갑절은 쉬인 일이지... 

양태 (의심스런 눈초리로)...

정말이요?

구일서 여기 산음땅 사정이라면...마누라 속곳보다...훤히 꿰는게 나요.

사람 찾을 양이면 당연히 나를 거쳐가야지...

양태 ...

구일서 (여전히 거들먹거리면서)찾는 사람이 누구요?

양태 ...정말 찾을수 있는거요?

구일서 ...젠장 속고만 살았나...

못 믿으면 관두고...

 

구일서...돌아서서...갈려하면...

 

양태 잠깐...잠깐 봅시다...

구일서 ...(돌아서는데)...

양태 ...허준이라는 사람이요...

 

순간...흠짓 놀라는 구일서...

그러나 내색 않을려고 애쓰고...

 

구일서 ...찾는 사람이 누구라고?

양태 허준이요...평안도 용천에서 온 허준이...

누군지...알겠소?

구일서 ...그...글쎄...허씨 성은 첨인데...

양태 ...찾을 순 있겠소?

구일서 ...산음땅에 있다면야...찾는건 시간문제지...

양태 ...(얼른 허리춤에서 엽전을 꺼내서 구일서에게 준다)...

이거 받으슈...

구일서 (얼결에 받고)...

양태 찾기만하면...더 얹어 주겠소.

 

양태, 간절하고...

그런 양태를 보는 구일서 난감한데...

 

S#13. 손씨의 방

 

손씨와 구일서가...얘기를 하고 있다.

 

손씨 (놀란 얼굴로)...그...그게 무슨 소린가?

누가 준이를 찾아...

구일서 말도 마십쇼...

그 자식...쌍판 무식한거 하며...하는 짓거리가...얼마나 

숭악한지...

손씨 ...(걱정스럽고)...

구일서 찾기만 하면...돈은 얼마라도 쳐주겠다 덤비는걸...

대충 둘러대고 오는 길입니다요.

손씨 (겁먹은 얼굴로)...관원 같던가?

구일서 글쎄...생긴걸로 봐선...산도적놈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기찰포교 같기도 하고...

손씨 ...(긴장되고 어두운데)...

구일서 ...(그런 손씨의 안색을 살피면서)...

헌데...형님은 무슨 사연으로 용천을 떠난겁니까요?

손씨 ...(난처하고)...그...그건...

 

말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데...

 

구일서 (얼른)...까짓거...나한테 죄진게 없는데...대역죄인이면 

어떻습니까?

곤란하시면 말씀 안하셔도 됩니다요...

손씨 대역죄인은 아니니...제발 입 좀 다물어주게.

구일서 저도 의리가 있는 놈인데...그깟 돈 몇푼에 

팔아 넘기겠습니까...걱정 붙들어 매십쇼...

손씨 ...

 

S#14. 손씨의 방 앞

 

함안댁이 방안 손씨와 

구일서의 대화를 엿들고 있는데...

구일서가 방밖으로 나오자...

 

함안댁 ...(얼른 구일서를 잡아 끌고)...당신 나 좀봐...

구일서 왜 이래...

함안댁 (잡아끌면서)글세 좀 보자니까...

 

구일서를 끌고 간다.

 

S#15. 마당 일각(저물녁)

 

함안댁이 구일서를 끌고 와서는...

 

함안댁 당신 미쳤어?

구일서 미치다니...이게 서방한테...못하는 소리가 없어...

함안댁 미치지 않으면...그걸 말이라고 씨부리는 거야?

대역죄인이면 어떻냐니...

구일서 말이 그렇다는거지...

허준이 그 양반이 어딜봐서 대역죄인으로 생겼냐.

함안댁 면상에 대역죄인이라고 써 댕기는 사람봤어?

구일서 ...그럼 그런 줄 알지, 무슨 잔말이 많아...

함안댁 (지지 않고).

싸질러논 자식새끼 하나 없는 주제에...

이러다 덜컥 잡혀가 된서리 맞으면 어쩔려구 그래!!

구일서 (유들유들하게 함안댁의 허리를 감싸고)

...당신...생과부 안만들것이니...걱정을 마...

함안댁 당신이 허씨집안 종노미야 뭐야?

생기는 것도 없는데 왜 자꾸 감싸도 들어...

구일서 에헤...그만하라니까...

함안댁 ...(은근히)...돈은 얼마나 둔답디까?

많이만 주면...그냥... 

구일서 (순간 얼굴이 험악해지고 허리를 감싸던...걸 확 밀치면서

버럭 소리를 지른다)

이노무 여편네가...돈에 환장을 했나...

함안댁 (...찔끔하고)...아이구 깜짝이야...

아니 왜 소릴 지르고 야단이야...

구일서 이게...이제보니...인두껍 뒤집어쓴...돈벌렐세.

정내미 떨어지는 소리 작작하고...밥상이나 차려!

 

구일서 한쪽으로 가면...

 

S#16. 주막 마당(낮)

 

주막 마당 한켠에 양태가 서성거리고 있다.

구일서를 기다리는 듯 한데...

이때 방쪽에서 다희가 나오고...

양태쪽으로 오는데...

양태 얼른 다희쪽으로 가고

 

양태 좀 더 누워 계시지 않고요.

다희 (초조한)그 사람은 아직 안왔소?

아침 나절에 온다지 않았습니까.

양태 소인이 나가 볼것이니...예서 기다리십시오...

 

양태, 다희를 평상에 앉히고...

주막밖으로 나갈려는데...

이때 막 주막으로 들어서는 구일서...

 

양태 어찌됐소? 찾았소?

 

다희도 자리에서 

일어나 구일서를 보는데...

 

구일서 괜히 헛걸음했수...

양태 ...

구일서 허준이란 자는 벌써 서너달 전에 산음을

떠났다오...

양태 어디로 갔소?

구일서 그거야...나도 모르지...

양태 틀림없는거요?

구일서 이 사람이... 내가 뭘 바라고 거짓말을 하겠수.

양태 ...(착잡한데)...

구일서 ...어쨌거나...그 사람 행방 찾느라...

산음땅 안돌아다닌데가 없시다...

양태 ...수고했수...

 

양태...허리춤에서 엽전 몇냥을 꺼내서 

구일서한테 주고.

 

양태 이거...술이나 한잔 하슈...

구일서 ...찾지도 못했는데 미안스러워서...

 

그러면서도 얼른 엽전을 챙기는데...

 

구일서 ...그럼 난 이만 가보겠시다.

 

구일서...주막밖으로 나가면...양태 돌아서는데...

다희...절망적인 얼굴로 서 있다.

 

양태 (안스러운 표정으로)...들으셨습니까?

다희 ...(금방이라도 울 듯 눈물이 글썽해지는데)...

양태 아씨...

다희 ...(맥이 풀리는지...휘청하는데)...

양태 (놀라서)아씨...

 

다희...자리에 쓰러진다...

 

양태 (그런 다희를 잡고)아씨...정신 차리십시오... 아씨...

 

S#17. 의원 마당

 

양태가...다희를 들쳐업고 

의원 마당으로 뛰어든다.

 

양태 (다급하게)계시오? 사람 좀 살려 주시오...아무도 안 계시오? 

 

이때 약재창고쪽에서 

나오는 오근과 예진...

예진은 장부를 들고 있는데...

 

오근 무슨 일이오?

양태 우리 아씨께서 갑자기 혼절 하셨습니다요...

 

오근과 예진, 양태의 

등에 의식을 잃고 있는 다희를 보는데

 

오근 (병사쪽으로 안내하면서)어서 병사로 옮기시오...

 

양태...다희를 업고 병사쪽으로 들어간다.

 

S#18. 병사 안

 

병사 한쪽에 다희를 눕히는 양태...

(병사는 칸막이를 쳐서 둘로 나뉘어져 있음...

한쪽은 남자 환자들이 있고...한쪽 구석은 여자 환자)

다희는 계속 의식을 읽고 있는데...얼굴이 창백하고...

입술이 파래져 있다...

오근...다희의 손목을 잡고 진맥을 하는데...

그런 오근을 보는 예진...

예진...다희의 얼굴을 보는데...

 

양태 (초조한 얼굴로)어찌 된겁니까?

왜 정신을 못차리는거요?

오근 ...(양태를 보고)...소란 떨지 말고...나가게시오!!

 

양태. 머쓱한 얼굴로 병사밖으로 나가고...

오근...계속 맥을 잡아 볼려고 애를 쓰는데...

예진은 계속 그런 오근을 주시하고...

오근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근 ...스승님도 아니계시는데 이런 중환자가 왔으니 

큰일났소...

예진 ...맥은 잡히는지요?

오근 ...느리게 뛰다가...때로 한번씩 멎었다 다시 뛰고 있소...

예진 그렇다면...결맥이 아닙니까?

오근 (자신없는 표정)...

예진 결맥이 있고...숨이 짧고 입술이 검은 걸로 봐서...

폐로 인 듯 합니다...

오근 폐로?

 

그 사이...예진은 

서둘러 병사를 빠져 나가는데...

 

S#19. 마당...

 

병사에서 나온 예진이...

급하게...약재창고쪽으로 간다.

 

S#20. 약재창고...

 

약재창고로 들어온 예진...

서둘러 약재를 찾는다.

약초를 찾아서...창고 한쪽에...

있는 작은 절구에 약초를

빻기 시작한다...

 

S#21. 병사

 

다희 옆에서 

다희를 돌보고 있는 오근...

이때 예진이...

절구에 빻은 약초를 들고 들어온다...

 

오근 뭐요?

예진 폐로가 심해 의식을 잃으면...쓴 것을 먹여...폐에 차있는 

기운을 다스려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예진...다희의 입에다...약초물을 떨어뜨리는데...

 

예진 (다희의 입에 약초물을 떨어뜨리면서)

음이 성하면 결맥이 나타납니다.

빨리 병자의 양기를 채워주는 것이 급합니다...

오근 인삼고와 독삼탕을 다려야겠소.

 

오근이 병사밖으로 나간다.

예진...진땀을 흘리면서 의식을 잃고 있는 

다희에게 한쪽에 있는 이불을 덮어주고...

수건으로 이마를 닦아준다.

 

S#22. 약재창고 앞(밤)

 

약재창고 앞에서 탕약을 다리는 예진...

 

S#23. 병사

 

여전히 진땀을 흘리면서 

의식을 잃고 있는 다희에게

탕약을 떠서 먹이는 예진의 모습.

다희의 이마를...물수건으로 닦아내고...

계속 간호를 하는 예진의 

모습이 몽탸쥬로 비춰지고...

 

S#24. 한양기방 마당(밤)

 

기생들이 교태스런 웃음소리와...

가야금 장고 소리가

들리는 기방 마당에 허준이 서 있다...

허준이...착잡한 얼굴로 마당엘 서성거리는데...

허준이 한쪽 기방을 본다...

 

S#25. 기방 안...

 

기방안 술상앞엔...며칠씩 

술에 쩔어있는지 초췌한. 몰골의

도지가...옆으로 기생 

두명을 끼고 술을 마시고 있다.

몹시 취한 듯...

 

도지 (술잔을 비우고 기생에게)따라라...

기생 이제 잔은 그만 비우시고...

소녀에게 눈길 한번 주시어요...

도지 입닥치고 술이나 따르라니까!!

 

이때 방안으로 허준이 들어온다.

허준...기생들을 보고...

 

허준 나가 보거라.

 

기생들 얼른 일어나서...나가는데...

 

도지 너 이년들...어딜 가는게냐?

 

기생들이 방밖으로 나가면...

 

허준 도련님...

도지 ...자...자네도 한잔 하게...

허준 많이 취하셨습니다.그만 일어나시지요...

도지 취해? (냉소를 띠고)취할려면 아직 멀었어...

(술잔을 들고)이 잔에...아버님 얼굴이 어른거리는걸 보니...

난 아직 제 정신이야...취할려면 멀었어...

 

도지...급하게 술잔을 비운다...

다시 술병을 들고...

술을 따르는데 술이 나오지 않자...

 

도지 아무도 없느냐?여기...술 더 가져 오너라...술...

허준 도련님...이제...산음으로 내려가셔야 합니다.

도지 닥쳐라.(허준을 노려보면서)니놈이 뭔데...오라가라야!

산음으로 갈지 안갈지는 내가 결정할 것이다.

허준 도련님...

도지 나는 아니 갈 것이다...정 가고 싶으면 너 혼자 떠나거라...

허준 ...이대로 무너지시면 안됩니다...그만 추스리고...일어나십시요...

도지 (냉소를 띠고)...니가 뭘 안다고 함부로 지껄이느냐?

내 심정을 아느냐?끝이다. 내 인생은 끝났어...

허준 이대로 평생을 한탄과 분노로 살아가실 작정이십니까?

어찌 의원의 길이...내의원 취재 밖에 없다 생각하십니까?

도지 (허준을 쏘아본다)뭐야?

허준 일어나십시오...이대로 주저 앉으시면...앞에 있는 천갈래 

만갈래 길을 못보십니다. 훗날 취재에 떨어진것보다...

다시 시작하지 못한것이...더 큰 회한이 될것입니다.

도지 (핏발 선 눈으로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이...건방진놈...

허준 ...소인...짐을 챙기겠습니다...어서 추스리고 일어나십시오...

 

허준...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도지...참담한 얼굴로...있다가...

앞에 있는 술상을 쓸어버린다...

 

도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삭히지 못하는데)...

 

S#26. 산음마을길(낮)

 

유의태가...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S#27. 의원 마당

 

의태가 마당으로 들어서면...

마당에서 일을 하던 

부산포 꺽쇠 장쇠 영달 일행이...

예를 갖추고...

 

부산포 (병사를향해)형님...스승님 오셨습니다...

 

이때 병사에서 오근과 예진이 나오고...

의태에게 인사를 한다.

이때 한쪽에서...오씨와 집사 

안동출이 나오다 의태를 보고

 

오씨 영감...도지한테 아무런 기별이 없습니다...

벌써...내려 왔어야 할터인데...

무슨 변고가 생긴게 아닌지 걱정입니다.

의태 (오씨를 무시하고)병사에는 별 일이 없더냐?

임오근 위급한 환자가 있었사온데 큰 고비는 넘겼습니다...

유의태 어디 보자...

 

유의태와 임오근, 

예진...병사쪽으로 몸을 돌리면

오씨,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유의태를 바라보는데...

 

오씨 천하에 무심한 양반...

남의 생명 귀한 줄 아는 양반이

어찌 제 자식 안위는 안중에도 없을꼬.

집사 (조심스러운)나리께서도 내색을 안하시는 것 뿐이지...

도련님 걱정을 하실것입니다.

오씨 (버럭)자네가 뭘 안다고 나서는가!!

집사 (찔끔)...

 

오씨 찬바람을 일으키며 안채로 간다.

 

S#28. 병사

 

유의태가 다희를 진맥하고 있다...

다희, 어느정도 원기를 회복한 상태다...

예진...진맥하는 유의태를 

긴장한 자세로 바라보는데...

 

유의태 어찌 진맥을 했더냐? 

오근 느리게 뛰면서 한번씩 멎었다 다시 뛰는 것이 

결맥이였습니다.

이는 음이 성하고 양이허하여 생기는 것으로...

양을 보하기 위해...인삼고와 독삼탕을 처방했습니다.

의태 ...또?

예진 병자는 오랜 여독으로 허로 증상을 보였습니다.

숨이 가쁘고...입술이...검은 것으로 봐서...

폐가 상한 듯 합니다.

의태 ...(예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오근에게)다시 진맥을 

해보거라...

 

오근 긴장된 얼굴로 다희를 진맥한다...

다희를 진맥하는 얼굴이 굳어지는데...

 

의태 어떠냐?

오근 ...맥이...빠르게 뛰다...한번씩 멎습니다...

의태 ...(예진을 본다)무엇이냐?

예진 ...촉맥입니다.

의태 병자의 상태는 주야로 변하는 것이다.

너희들이...위급한 환자의 목숨을 구하기는 했으나...

그것으로 의원의 도리를 다한 것이 아니다.

고비를 넘긴 후에도 마음을 놓지않고...환자의 경과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오근 명심하겠습니다. 

의태 (예진을 보고)음이 허할시엔...약보다는 식보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

이 병자는 음과 양이 모두 허하니...

인삼 백출 백봉령 감초 숙지황 백작약...천궁 당귀 황기 

육계를 써 십전대보탕을 처방하라...

예진 예...

 

의태...침통을 꺼내서...다희에게 시침을 한다.

그런 의태를 바라보는 예진...

 

S#29. 마을 일각(저물녁)

 

구일서가 마을 일각을 걸어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양태가 걸어온다...

구일서 양태를 보고 얼른 한쪽으로

몸을 숨기는데...

몸을 숨긴채 양태가 

지나가는 것을 보는 구일서

 

일서 저 자식...아직도 안떠나고 뭐하는거야.

 

양태를 보는 구일서의 

표정이 잔뜩 긴장하는데... 

 

S#30. 오씨의 방(밤)

 

오씨가...머리에...머리띠를 

두르고...누워 있다.

이때 방안으로 쟁반에 

사발을 받쳐서 들고 들어오는 침모...

 

침모 마님...깨죽입니다요...들고...기운차리세요.

오씨 됐네...

침모 마님...

오씨 됐다는데...왜 성가시게 굴어...

침모 ...(찔끔)...

 

이때 밖에서 들리는 

유월이의 목소리...

 

유월 (다급하게)마님...마님...

 

유월이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다...

 

침모 마님...편찮으신데...왜 이리 호들갑이야...

유월 마님...도지...도련님이 오셨습니다요...

오씨 (벌떡 일어나며)뭐야? 그게 정말이냐?

유월 예...

오씨 어디냐? 어디있는거야...

 

오씨...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S#31. 방 앞

 

오씨가 버선발로 

의원마당쪽으로 뛰쳐가는데...

그 뒤를 따르는 침모와 유월이...

 

S#32. 의원 마당

 

의원마당으로 뛰쳐온 오씨...

마당 한켠을 보면...도지와 

등짐을 진 허준이 서 있고...

오근과 부산포일행이...

의아한 얼굴로 도지의 몰골을 보는데...

도지...눈에 띄게 초췌한 몰골이다... 

 

도지 ...

오씨 이...이게 어찌 된 일이냐...이 몰골이...세상이...

이게 어찌 된 일이냐...

도지 (착잡한 얼굴로)...면목없습니다...

오씨 하면...낙방을 했단 말이냐...

(땅바닥에 펄썩 주저 앉으면서)...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한쪽에 선...침모와 유월이...오씨를 잡는데

 

침모 마님...

도지 ...안채로 모시게...(오근을 보고)아버님 어디 계시오?

오근 ...방에 계십니다...

 

도지...마루로 올라가...방문앞에 선다...

다들 그런 도지를 주시하는데...

 

도지 ...소자...돌아왔습니다.

의태 (소리)들어오너라

 

도지 방안으로 들어간다.

 

S#33. 유의태의 방

 

의태가 방 한쪽 책상앞에 서책을 놓고 보다가...

도지가 들어오면... 도지를 본다.

방으로 들어온 도지...

의태에게 절을 하고...앉으면...

의태...말없이 도지를 바라보는데...

 

의태 ...애썼다...

도지 ...어찌 됐는지...묻지 않으십니까?

의태 ...

도지 (눈에 분노가 가득한 채)...

소자가 낙방할지 미리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까?

의태 ...

도지 소지가 아무리 소원한들...내의원 문턱은 넘어보지도

못할 것을 불 보듯 훤히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까?

의태 ...그만 가 쉬거라.

도지 소자...양예수 어른을 만났습니다.

의태 (얼굴이 굳어지는데)...

도지 아버님이...양예수 어른과 벌였던 구침지희에 대해...

들었습니다.

의태 ...

도지 ...그때문에...소자의 성을 갈기 전에는...

내의원에 들어갈 수 없다 들었습니다.

의태 ...

도지 뭐라...말씀 좀 해보소서...

의태 ...

도지 뭐라 말씀 좀 해보소서...

의태 (몹시 착잡한 탄식하듯)...세상이...아직도 그 일을 

기억하고 있더냐...

도지 ...그때문에...소자 앞날이 막힌 것을 아십니까?

아무리 뛰고 날쳐도...진창에...처박혀...옴싹 달싹도 

못하게 됐음을 아시냔 말입니다....아버님이 왜 취재 길을 

만류했는지...이제서야 알겠나이다.

의태 ...치졸한 객기였다...나도...도려내고 싶은 기억이야...

허나...내가 너 취재길을 만류한 것은 낙방을 염려해서가 

아니였다. 니가...젊은 날의 애비처럼...되지 않기를 바랬다.

의원이 되기 보다 의원의 허명만을 ㅉ았던...내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를 바랬다...의원의 길이 무언지...환자를 

긍휼이 여기는 것이 무언지를... 먼저 깨치기를 바랬다...

도지 (격앙된 채)

내의원에 등원 하겠다는 제 소망이 어찌 허명을 쫓는 

것입니까?

(모질게)아버님은 이미 허명을 누리고 계시더이다... 

모르셨습니까? 이나라 최고의 어의...양예수영감를 누른 

인물로 칭송이 자자하더이다...

의태 (괴롭고)...

도지 (분에 차 눈물까지 글썽해지면서)헌데 소자의 처지는 

무엇입니까? 아버님께 향한 칭송이 소자의 소망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소자더러...평생을 촌구석 의원으로 

살라 하더이다.

의태 ...

 

S#34. 의원 마당

 

허준과 오근...부산포일행이 

쥐죽은듯...방에서 들리는

의태와 도지의 말을 듣고 있는데...

이때 방문이 열리고 도지가 나온다...

다들 도지를 보면...

도지 마룰에서 내려오고...

이때 한쪽에 있던...

예진과 시선이 마주친다...

도지...착잡한 얼굴로 

예진과 시선이 교차하고...

말없이 안채쪽으로 사라진다.

 

오근 (그 자리를 수습할려는듯)자...자 뭣들하는가...

가서 일들 하게...(허준을 보고)자넨...수고했네...

오늘은 먼저 들어가 쉬게...

허준 ...(착잡한 얼굴로 오근에게 눈인사를 한다)...

 

S#35. 의원 일각

 

부산포 영달 장쇠 

꺽쇠 일행이 모여있는데... 

 

영달 (부산포를 보고)형님 구침지희가 뭐요?

부산포 이 자식은 내가 모르는것만 골라 물어봐...

그걸 알면 내가 취재를 보지.

영달 (떨떠름)젠장...도지 도련님이 낙방을 하실 정도면...그놈에 

취재라는게 도깨비나 보는 시험아니야?

장쇠 그러게 말이야...우리 같은 것들은 언감생심...꿈이나 꾸겠나

부산포 그게 다...허준이 그놈 때문이야.

꺽쇄 허준이 때문이라니...?

부산포 그놈을 달고 가 재수 옴 붙었다...이거요...

하여간...그자식...의원을 말아먹을 놈이야...

 

이때 한쪽에서 허준이 오면...

다들 시니컬한 표정으로 보는데...

 

부산포 자네 어딜가나?

허준 ...병부잡이 형님이...먼저 들어가 쉬라셨소...

부산포 (어이 없다는 듯 피식 웃고)... 쉬어?

장쇠 자네가 한양에 꽃구경 갔을때...우린 자네 몫까지 

일하느라 궁둥짝 한번 못붙였어...

영달 쉴사람은 자네가 아니고 우리야...

허준 ...

부산포 ...(멍석이 널린 약재들을 보고)여기...약재들 정리하고...

오늘밤...병사에 병자들을 돌보게...

허준 ...예.

 

S#36. 병사 안

 

병사 한쪽에 다희가 누워있다...

기력이 많이 회복된 듯 싶은데...

 

S#37. 의원 마당(밤)

 

허준이 나무로 된 물통을 들고...

병사로 간다.

 

S#38. 병사 안

 

병사안 병사로 들어온 

허준이 물걸레를 빨아서...

병사 이곳 저곳을 훔치고...치우는데...

다희가 누워있는 여자 

병사쪽으로는 가지 않는다.

환자들 주변에 놓인 피고름 묻은 수건들을 

챙기고...이때 여자 

병사쪽에서 신음소리가 들리고...

허준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 병사쪽으로 갈려는 순간

병사로 들어오는 예진.

허준이 예진을 보고 인사를 한다.

 

예진 여긴...제가 돌볼것이니...그만 가서 쉬세요...

허준 ...

 

예진이 여자 병사쪽으로 가면...

허준 그런 예진을 보다가 병사밖으로 나간다.

 

S#39. 병사 밖

 

병사밖으로 나온 허준이...

한쪽으로 갈려는데...

이때 한쪽에서

허준을 부르는 구일서...

 

일서 형님...형님...

허준 (돌아보고)...

일서 ...왔다는 소리듣고 쏜살같이 달려온거요...

허준 무슨 일인가?

일서 (괜히 주변을의식하고)긴히 할 말이 있으니...

잠깐 나 좀 봅시다.

 

일서 허준을 잡아 끌고 

대문밖으로 나가는데...

허준 의아한 얼굴로 

그런 일서를 따라 나가고...

 

S#40. 대문 밖 일각

 

허준과 구일서가 마주서 있다...

 

허준 (놀란 얼굴로)...누가 날 찾는단 말인가?

구일서 누군진 나도 모르죠.

험하게 생긴 꼬라지가...기찰포교 같기도 하고...

허준 (긴장하는데)...

구일서 내가 여길 떴다고 말했는데도...

벌써...보름째...산음땅을 헤매고 다닙디다.

그놈 사라질 때 까지 몸을 피하는게 상책일 거요...

허준 ...

 

이때 대문쪽으로 누군가 다가오는데...

구일서 먼시선으로...보면 양태다...

구일서...긴장된 얼굴로...

얼른 허준을 잡아끌면서...

 

일서 그놈이요...

 

일서...허준을 한쪽으로 숨기는데...

긴장된 얼굴로 숨어서...

양태를 보는 구일서...

구일서의 뒤에서...

의아한 얼굴로 서 있는 허준...

 

구일서 (몸을 숨긴채 양태를 보면서)저...자식이 무슨 냄새를 

맡았나... 여긴 왜 오지?

 

이때...양태가...구일서와 

허준이 숨어있는 곳으로 오고...

그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데...

허준이 양태의 옆모습을 본다...

허준, 놀라고...

 

허준 ...양태야...

 

양태...자리에...선다...

구일서...경악해서 허준을 보는데...

허준 앞으로 나서고...

 

허준 양태야...

양태 ...(놀란 얼굴로)형님...

 

구일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사람을 보는데...

 

S#41. 병사 일각

 

다희가 앉아있고...

그 옆에 예진이 다희에게 

탕약이든 사발을 건넨다...

 

예진 드세요...

다희 (탕약을 받아마시고)...

예진 ...이젠 기력을 회복했으니...

그만 의원을 나가도 될 듯 싶습니다...

다희 ...이 은혤 뭘로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예진 (입가에 미소띠고)....말끔히 다 나은 모습을 보는게 

보답입니다.

수발드는 사람이 있던데...어디 갔습니까?

다희 네...사람을 찾으러 갔습니다.

예진 ...타지에서 온 듯 한데...누굴 찾으시는지.?

다희 (입가에 쓸쓸한 미소를 흘리는데)...지아비로 모실 분입니다...

예진 ...?

 

이때 양태의 목소리...

 

양태 (다급한)아씨...아씨...

 

두사람...보면 양태가 들어오고...

 

양태 아씨...찾았습니다...형님을 찾았습니다...

다희 ...(놀라고)어...어디있소? 

 

양태...뒤를 보면서...

 

양태 (뒤쪽을 보고)형님...

 

허준이 병사로 들어온다...

허준을 본 예진의 놀란 얼굴...

허준과 다희의 시선이 마주치면...

허준을 바라보는 다희의 눈에 

눈물이 글썽해지는데...

두사람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고...

의아한 얼굴로 그런 

두사람을 보는 예진의 시선.

눈물 그렁한 시선으로 

말도 못하고...서로를 바라보는 

허준과 다희의 모습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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