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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0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28|조회수146 목록 댓글 0

[허준] 09

 

 

 

 

 

 



 

S#1. 유의원집 전경(밤)

 

멀리 산새 울음만이 

적막하게 울리는 밤.

 

S#2. 약재창고(밤)

 

약재창고 한쪽에 등잔불이 켜져 있고...

창고 한쪽에 예진이 약재를 

쌀 한지를 쭉 늘어놓고...

약재를 포장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약재를 조금씩 

나누워서 한지에 놓는데

문득 일손을 멈추고.상념에 잠긴다...

그런 예진의 얼굴위로...

구일서의 집에서 혼례를 치르던

허준과 다희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 모습을 떠올린 예진의 

얼굴에 쓸쓸한 미소가 감도는데...

 

S#3. 허준의 방(밤)

 

등잔불이 켜진 방에 허준과 다희가 있다.

허준앞에 간단한 술상이 차려져 있고...

다희는 허준과 비껴 앉아있는데...

허준...술잔에 술을 따라서 술잔을 비운다.

 

S#4. 허준의 방 앞 마당(밤)

 

허준의 방앞에...구일서가 있고...

구일서가...방문에 구멍을 뚫어놓고 

방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양태가 그런 구일서를 보고...

 

양태 (툭툭치면서 )어허...점잔치 못하게 뭐하는거요? 

그만 물러가쇼.

구일서 (그런 양태의 손을 치고 더 볼려고 기를 쓴다)

가만 좀 있어봐.

(양태를 보고)저 양반 저거 영 쑥맥이네.

(낄낄대고)아직 저고리도 못풀렀어...

(다시 구멍에 눈을 대고 안을 본다)

 

이때 한쪽에서...함안댁이 오고...

그런 구일서를 보고

기가 막히다는 표정짓는데...

구일서쪽으로 쪽으로 다가와서...

구일서를 툭툭친다

구일서는 그런 함안댁을 

의식못한채 양태인줄 알고

 

구일서 가만 좀 있어보라니까...

함안댁 (성난 얼굴로 구일서의 옆구리를 꼬집는다)...

구일서 (화들짝 놀라서 함안댁보면 머쓱하고)

함안댁 (빈정거리고)남은 심란해 죽겠는데...잘하는짓이다.

구일서 남에 잔치에 재뿌리는거야 ? 당신이 심란하긴 

왜 심란해?

함안댁 속터져. 속터져...(무슨 말인가 할 듯 하다가 양태를 

의식하고) 당신 나 좀 봐...

 

함안댁 구일서를 끌다시피 데리고 

자기들 방쪽으로 간다.

멀뚱히 그런 두사람을 보는 양태.

 

S#5. 구일서의 방

 

함안댁과 구일서가 방으로 들어오고...

함안댁 성난 얼굴이고 구일서 그런 함안댁을 

떨떠름한 얼굴로 보고

 

구일서 왜 또 심통이야?

함안댁 몰라서 물어? 몰라서 물어?

구일서 ...?

함안댁 (문쪽을 보면서) 사람들이 정말 염치도 없어...

오갈데 없는 사람 거둬 줬더니...

좁아터진 집구석에 군식구를 둘이나 끌여들여?

구일서 사정이 그런데 별수 있냐?

함안댁 사정이고 뭐고...

난 죽어도 한울타리서 복닥거리고 못사니까...

당장 내보내.

구일서 (찜찜하고)...

함안댁 알았어? 

 

S#6. 허준의 방 안

 

허준과 다희가 있고...

허준 혼자 술잔을 비우다가...

고개를 떨구고 있는 다희를 본다.

 

허준 날 봐요.

다희 (고개를 들어 허준을 본다)...

 

두사람 서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는데...

 

허준 당신...참 어리석은 선택을 했소...

다희 ...

허준 천신만고 끝에 이렇게 첫날밤을 맞지만...

난...당신한테 해 줄게 없소...

다희 ...

허준 당신...나와 살면... 앞으로 얼마나 힘겨울지 

알기나 한거요?

다희 ...

허준 이젠 당신이 양반으로 누렸던 모든걸 잊고 

버려야해.

다희 이미 양반의 허울은 벗었습니다.

허준 가난에 굶주리고 갖은 멸시와 천대를 받을거요.

다희 가난은 두렵지 않습니다.

허준 내가 그리 사는건 운명이지만...

당신은 무슨 죄로 그 모질고 험한 짐을 떠안는건지...

다희 용천서 서방님을 만나

서방님 도움과 배려로 실날같았던 목숨 구하고

서방님을 따라 산음으로 오기를 작정한 순간부터

서방님 운명이 제 운명과 다름없었습니다.

앞으로 살날이 아무리 힘겨워도 제가 의지하고 

기댈 가슴만 있으면...

저는...더 바랄게 없습니다.

 

다희...허준을 보는데...

허준...안스러운 눈빛으로 그런 다희를 보다가...

다희를 끌어 안는다... 

허준의 품에 안기는 다희.

 

S#7. 약재 창고(밤)

 

일을 마친 예진이 창고를 정리하고.

한쪽에 있는 등잔불을 입으로 

불어서 끄고 창고 밖으로 나간다.

 

S#8. 창고 앞

 

창고에서 나온 예진...

별채로 갈려는 순간

이때 술취한 도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도지 (술취한 목소리로 대문을 두드리며)...게 아무도 

없느냐... 문열어라...문...

 

그 소리에 놀라서 돌아보는 예진...

 

S#9. 오씨의 방

 

도지의 소란이 들려오는 가운데...

오씨 심란스런 표정으로 앉아있고...

맞은편에 침모는 그런 오씨의 눈치를 살피고...

 

오씨 (침모더러)자네 꿀물 좀 타 내오게...

침모 (일어나며) 예 마님...

 

대문을 쾅쾅 두드리는 도지의 소리

 

오씨 (화를 버럭 내는) 빨리 안 열어주고 뭣들 

하고 있는게야.

 

오씨의 표정, 답답함과 

심난함으로 일그러진다.

 

S#10. 마당

 

연이어서 계속 문을 두리리는 도지...

 

도지 (소리)문열어라...아무도 없느냐!!

 

이때 한쪽에서 집사가...

대문쪽으로 서둘러 간다...

집사가 문을 열면

도지가 비틀거리면서 들어오고

집사 도지를 부축하는데...

 

집사 도련님...

도지 놔라...

 

도지 집사를 뿌리치고 갈려는데...

집사 그런 도지를 다시 부축하고...

이때 유의태의 방문이 열리고 마루로 나오는 의태. 

의태...무서운 눈으로 도지를 노려본다.

도지 역시 의태를 보는데...

 

의태 양예수가 사람보는 안목은 있었구나.

의원이란 자가 병자들 잠든 병사앞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너같은 놈이 내의원 취재에 떨어진건 백번 

지당한 일이다.

섣부르게 의원행세 하려들지 말고...인간될 

궁리나 해!!

도지 ...

의태 한심한놈...

 

의태...매몰차게 내뱉고는 방으로 들어가는데...

도지...참담한 얼굴로 그런 의태를 보다가...

갑자기 안채로 들어간다...

마당 한켠에서 그런 도지를 보는 예진의 시선...

 

S#11. 도지의 방 안

 

도지 핏발선 눈으로 

거칠게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방안 한켠에 쌓여있는 의서들을 보고...

의서들을 한아름 들고 방밖으로 나간다.

 

S#12. 도지의 방 앞

 

의서들을 들고 방앞에 나선 도지...

들고 있는 의서를 마당에 팽개쳐 던진다.

다시 방에 들어가서 

의서들을 안고나와 마당에 던져 놓고...

의서 한권을 들어서 거칠게 찢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시 방안으로 뛰쳐들어가고...

방에서 종이에 불을 붙여서 들고 나와서...

쌓여있는 책에다 불을 붙인다...

타들어 가는 책들...도지, 책을 들어서 찢으면서...

휩싸오르는 불길에 책을 던지는데...

이때...별채쪽으로 오는 예진과 집사...

그 광경을 보고 놀란다.

 

예진 오라버니...

도지 (예진을 보고)...

 

다시 말없이 책을 찢어서 태우는데...

 

예진 (집사를 보고)뭐하시오...

빨리 불을 끄시오.

집사 도련님...왜 이러십니까?

도지 닥치고 물러가라.

예진 (도지를 잡고 만류하면서)오라버니...

 

집사...허겁지겁 타오르는 

불을 발로 밟아서 끄는데...

예진도...불을 끄고...

한쪽에서...허탈하고 

허망한 얼굴로 서 있는 도지.

집사와 예진 불을 끄는 사이.

도지...방안으로 들어간다.

 

S#13. 방 안

 

방안으로 들어와서. 

허물어지듯이...방한쪽에 앉는 도지.

눈에는 눈물마저 그렁해지는데...

잠시후 예진이 방안으로 들어오고...

도지 앞에 앉는다.

 

예진 (안타까운)취재가 끝난지도 벌써 달포가

넘었습니다.

왜 이리 마음을 잡지 못하십니까?

도지 ...너 볼 면목이 없구나.

예진 이제 그만 추스리고 병사로 나와 오라버니 

할 일을 하세요.

도지 (씁쓸하게 미소를 띠고)...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

아무리 마음을 다잡을려해도...

의서만 펼치면 어디선가 날 조롱하는 소리가 들려.

나같은 놈은 날고 기어봐야 

내의원에 발도 들여놓을 수 없다는게지.

유씨 성을 달고 있는 한 내의원 취재는 

어림도 없다는 비웃음만 들리는게야.

예진 어찌 의원의 길이 내의원에만 있다 생각하십니까.

병자를 대하여 진실로 긍휼히 여기는 마음 가짐만 

있으면 심의가 될 수 있다는 아버님 말씀을 

잊으셨습니까?

세상이 진실로 기리고 바라는 의원은 심의 뿐이라 

하셨습니다.

도지 (냉소를 띠고)심의?

평생 향촌에 처박혀 썩는다면 심의가 된들 

무엇하겠느냐.

너한텐...아버님이 심의로 느껴지겠지.

문둥이들 피고름이나 빨고 사는 삼적대사도 

심의라고 생각할 것이다. 

난 그리 살기 싫다. 절대로 취재를 포기 할 수 없어.

 

예진, 도지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도지 ...예진아,니가 날 도와다오.

예진 ...

도지 내가 내의원에 나갈려는 뜻을 모르겠느냐?

널 위해서야...널 보잘 것 없는...촌구석 의원 

아낙으론 만들기 싫어서야.

내가 명의가 된다면 아버님을 의식해 나를 

내쳤던 양예수 영감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난...네가 필요하다.

예진 (당혹스러운)...오라버니...

도지 (덮썩 예진의 손을 잡고)

내가 다시 시작 할 수 있도록...날 잡아줄 사람은...

너밖에 없어.날 도와다오...

 

도지의 고백에 예진 

어찔 할 바를 모르는데...

 

S#14. 도지의 방 밖

 

꿀물이 든 그릇을 

쟁반에 받쳐 든채 안에서 들려오는 도지와

예진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오씨...

오씨의 표정이 일그러지는데

 

S#15. 오씨의 방

 

성난 얼굴의 오씨가 방으로 들어와서 앉는다.

굳은 오씨의 얼굴위로...

 

도지 (소리)내가 다시 시작 할 수 있도록...날 잡아줄 

사람은... 너밖에 없어.

아버님 어머님께 말씀드리고... 너와 혼례를 

올릴 작정이다. 

 

그런 도지의 말을 떠올린 오씨...

안절부절 하다가...

 

오씨 하동댁...하동댁 있나?

침모 (소리)예 마님...

 

침모가 오씨의 방으로 들어온다...

 

오씨 자네 산음에 함안댁 만한 중매쟁이가 

없다고했지?

침모 그 여편네...오지랖이 넓어서 매파 노릇은 

제법 합지요...

오씨 날 밝는대로 함안댁을 찾아갈것이니...그리 알게.

 

오씨...심란한 기분을 감출수가 없고...

 

S#16. 예진의 방(밤)

 

예진이 혼자 앉아 상념에 잠겨 있다.

 

S#17. 마을 전경(이른 아침)

 

초가집 곳곳에 아침짓는 

굴뚝 연기가 피어 오르고...

 

S#18. 허준의 방

 

허준이 잠들어 있고 그 옆에 잠든 다희의 모습...

다희, 문득 잠에서 깨고...얼른 일어나는데...

조금은 당혹스러운 얼굴이다...

다희...얼른 옷맵시를 살피고...머리를 매만지는데...

 

S#19. 부엌

 

부엌 아궁이 앞에 쪼그려 앉아서 

군불을 지피고 있는 손씨.

이때...다희가 부엌으로 들어오는데... 

다희, 손씨에게 인사를 한다.

 

다희 밤새 평안하셨습니까?

손씨 ...

다희 진작 기침했어야 했는데... 송구스럽습니다.

조반은 제가 준비할테니 어머님께선...그만 

들어가십시요.

손씨 조반이래야 마른 나물에...보리쌀 한줌 넣고...

죽쑤는거 뿐이요.

쉔네 일이니 아씨는 신경쓸거 없소...

다희 어머님...소녀...이젠 어머님 며느립니다...

제발 말씀 편하게 하시고...스스럼없이 대해 

주십시오.

손씨 (다희를 보고)...국법에 매인 신분이 어찌 하루 

아침에 무너지겠습니까?

쉔네한텐 아씨를 받아들인 것이 아직도 겁나고 

가슴떨리는 일입니다.

다희 ...(안타까운 얼굴로)...

손씨 기왕지사 한지붕아래 살게 됐으니...쉔네 한 

말씀만 드리지요.

준이는...의원댁에서 일한다지만... 제 한입 

건사하기도 어렵고...

피죽이라도 굶지 않을려면 뭐든 닥치는 대로 

해야할것입니다.

의원댁에서 부르면 허드렛일도 해야하고...

삯바느질에... 산자락 자갈밭이라도 갈아야 합니다.

다희 어머님께서 하라시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손씨 말은 그리해도...상민으로 사는 게 그리 녹녹치는 

않을것입니다.

 

손씨...부엌 한쪽에 있는 

광주리를 들고 부엌밖으로 나간다.

착잡하고 무거운 얼굴로 있는 다희.

 

S#20. 구일서의 마당(아침) 

 

마당 한켠에 허준이 

약초 망태기를 챙기고 있는데...

이때 마당 한켠에서 

그런 허준을 보는 구일서와 함안댁.

함안댁 구일서의 옆구리를 찌르면서 

얼른 가라고 보채는데...

구일서 떨떠름한 얼굴이고...

어쩔 수 없이 허준쪽으로 간다.

 

구일서 나 좀 봅시다.

허준 (구일서를 본다)...

구일서 (실실 웃으면서)장가들더니 하룻밤에 신수가 

훤해졌네...

좋은 꿈 꾸슈?

허준 (입가에 희미한 미소띠고)무슨 일인가?

구일서 (순간 난처한 표정으로 머뭇거리는데) 나 

정말 이런말은 하고 싶지 않는데...

허준 ...?

구일서 집 좀 비워줘야겠수...

허준 (얼굴이 굳어진다)...

구일서 산음에 별다른 연고도 없고...오갈데 없는 

처진거 뻔히 알지만...

군식구가 둘씩이나 늘었으니 나도 어쩔수 없시다.

생각해보슈.좁은 집구석에 데체 몇 명이 복닥거리며 

살아야 되는거요. 

허준 ...

구일서 나도 야박하게 굴고 싶지 않는데 마누라 등쌀에 

견딜수가 있어야지... 

이해하슈...

허준 (착잡한 얼굴로 잠시 생각하다가)알았네...며칠 

말미를 주면...다른 거처를 구해보겠네...

 

구일서 얼른 자기집쪽으로 가고...

허준...걱정스런 얼굴인데... 

 

S#21. 의원집 대문 앞

 

진료를 받으러 온 병자들과 

병자 보호자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업혀있는 사람...머리를 천으로 싸맨사람...

각양 각색의 환자들인데...

서로들 줄을 제대로 서라 새치기 하지 말라고... 

아우성들이고

 

S#22. 의원 마당(아침)

 

마당 한켠에 부산포 장쇠 꺽쇠 허준이 서 있다.

이때 한쪽에서 영달이 온다...

영달,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오는데

 

부산포 (영달더러)새파란 놈이 어디 형님들 앞에서 

입을 쩍쩍벌려. 

영달 말마슈... 간밤에 도지도련님 모시러 기방에 

다녀오지 않았수. 

게다가 병자들 뒷치닥거리하느라 한잠도 못잤수다.

꺽쇠 도지 도련님은 아직도 기방에서 술타령인가?

병사엔 코빼기도 안비치고 매일 술에 절어사니 

이러다 스승님 눈밖에 나는거 아닌지 모르것네...

장쇠 에이 그럴리야 있겠습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하나뿐인 자식인데...

부산포 스승님이 어디 혈육이라고 사정봐줄 분이신가

암만 자식이래도 싹이 아니면 잘라낼 양반이지. 

영달 (다시 하품을 하다 허준을 보고)...젠장...언놈은 

장가들어 밤새 재미보는데...

애꿋은 나만 생고생이네.

꺽쇠 (한쪽에서 오는 유의태와 임오근 예진을 보고) 

스승님 오시네...

 

다들 긴장해서 서면...

유의태와 임오근 예진...일행들

쪽으로 와서 선다.

유의태, 위엄있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무리들, 죄라도 지은 양 주눅이 드는 눈친데...

 

유의태 (임오근더러)...어제 들어온 중풍환자의 상태는 

살펴 보았는가?

임오근 예. 이르신 대로 인시에 

풍부와 지기, 중봉, 후정에 시침을 하였습니다

헌데 입을 다물어 도저히 약을 쓸수가 없는 

상탭니다...

유의태 억지로 열게 하지 말고...황기방풍탕을 훈증하여 쓰게.

임오근 네...

유의태 (부산포 일행들을 보고)병자들을 들이라.

부산포일행 예...

 

부산포 일행들...

대문쪽으로 가서... 대문을 열면...

병자들이 의원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부산포 자자...줄들 서고...번호가 적힌 패찰을 받으시오...

영달 어이 당신. 새치기 하지 말고...뒤로 가.

 

부산포 일행들 한껏 거드름을 피우고...

병자와 병자 보호자들 앞에서 호령하는데...

 

S#23. 병사

 

유의태와...임오근 예진이 병자들을 보고 있다.

유의태...능숙한 솜씨로 시침을 하는 모습...

임오근 역시 유의태 옆에서 환자들을 보고...

예진은 병부를 들고 기록을 하는데...

 

S#24. 병사 일각

 

예닐곱개의 화덕이 있고...

화덕위로 약탕관이 놓여져 있다.

부채를 들고...화덕에 불을 일구면서...

탕약을 끓이는 허준과 꺽쇠의 모습.

허준 화덕에 입을 대고 입으로 바람을 불면서...

정성을 다하는 모습인데...

 

S#25. 의원 마당

 

진료를 받기위해 마당을 메우고 있는 병자들.

그들을 단속하고 있는 부산포 영달 장쇠.

임오근이...병사앞으로 나와서...

 

오근 (장부를 보고)자...다음 오시골 사는...장만덕.

 

장쇠...순번이 된 병자를 

부축해서 병사로 들어가는데... 

이때 환자 보호자 

한명이 부산포와 영달쪽으로 오고...

다들 환자들 눈치를 살피면서 

부산포의 귀에다...

무어라 말을 한다...

부산포 영달에게 눈짓을 하는데...

 

S#26. 의원 일각

 

부산포와 영달 그리고 환자 보호자가 있다.

 

보호자 유의원님 명성을 듣고 진주에서 온지...사흘이 됐소.

순번을 기다리다...병자가 죽게 생겼으니...제발 사정 

좀 봐주시오.

부산포 (한껏 거드름을 피우면서)사정 딱한 사람이 

한둘 인줄 아시오.

한번 봐주면...밑도 끝도 없지.

보호자 내 주막거리에서...귀동냥으로 들었소...

형씨들한테 말만 잘하면...순번을 당겨준다고 합디다...

(허리춤에서 엽전꾸러미를 꺼내서 영달에게 얼른 

건네면서)...자...

 

영달...부산포를 보면...

부산포 얼른 고개를 젓는다.

 

영달 (엽전을 쩔렁거리면서)이거...얘들 장난도 아니고...

이걸로...탁배기 한사발이나 마실려나...

보호자 (얼른 엽전을 더꺼내고)여...여깃소.

영달 (엽전을 받고)...신경써 볼테니...가서 기다리슈...

보호자 고...고맙소...

 

보호자 얼른 한쪽으로 사라지면...

영달과...부산포...엽전을 헤아려보는데...

두사람 낄낄 대면서...돌아서면...

한쪽에서 쟁반에 약사발을 받쳐든채 

그런 두사람을 보고 있는

허준...부산포와 영달, 당황하는데...

허준...한쪽으로 갈려고 하면...

부산포 얼른 허준쪽으로 간다.

 

부산포 자네 나 좀 보세...

허준 (보면)...

부산포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가 뼈빠지게 일해봤자 

남는게 뭐 있나.

술값이나 하자고 눈먼 돈 좀 거두고 있으니...

못본걸로 하게.

자네 몫은 따로 챙겨 주겠네

허준 됐소. 난 필요없으니...나까지 끌여들이지 마시오.

 

허준...병사쪽으로 가면...

그런 허준을 노려보는 부산포와 영달...

 

부산포 망할자식...

영달 함부로 입벌리면 어떻합니까?

부산포 (퉁명스럽게)주둥아릴 찢으면 돼지 뭔 걱정이야.

 

S#27. 병사

 

유의태가 병자들을 진료하고 있고...

의태 옆에 예진이 있다... 

오근 병사밖을 향해...

 

오근 다음.

 

병사안으로 부산포와.영달이 자신들에게

돈을 건넨 환자 보호자와 환자를 데리고 들어온다.

 

오근 (장부를 보고)거창사는 진돌석인가?

부산포 진주사는...유성환입니다요.

상태가 위급해서...순번을 당겼습니다.

오근 저리 눕히게.

 

부산포와 영달...

병사한쪽으로 환자를 눕히는데...

병사 한쪽에서 환자에게 탕약을 

먹이다가 그 모습을 보는 허준...

부산포와 허준의 시선이 마주치는데...

유의태...환자에게 몸을 옮기고...환자를 진맥한다.

환자는 복수가 찼는지 배가 잔뜩 불러 있는데...

 

의태 입 벌리고 혀를 내미시오...

 

의태가...환자를 보는 사이 

병부를 적던 예진이 놀란 표정이 된다.

 

예진 오라버니...

 

예진의 말에...다들...병사 입구를 보면...

도지가 병사로 들어온다...

환자를 보던 의태도 고개를 들어 도지를 보는데...

도지 다가와서 의태에게 인사를 한다.

두사람 서로 말없이 시선이 교차하는데...

일행들 두사람간의 팽팽한 긴장을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유의태 그런 도지를 바라보다가.

 

유의태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도지에게)

이 병자는 창만이다... 창만의 원인이 무엇이냐?

창만 배가 불러오는 병 이란 자막이 나올것

도지 안으로는 칠정, 바깥으로는 육음에 상하고, 과식하거나

성욕을 절제하지 못하여 몸이 허약한데다 비토의 

음기가 상하면 비장이 소화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위 

또한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의태 창만은 허창과 실창으로 나눈다.이 병자는 무엇이냐?

도지 (병자를 살핀다)... 병자의 살을 손가락을 눌러보는데...

도지 손바닥으로 눌러 움푹 들어가고 물렁물렁한 증상을 

보이는걸로 봐서 허창인 듯 합니다.

의태 됐다...이 병잔 니가 보도록해라.

도지 네...

 

의태...병사밖으로 나가고...그

런 의태를 보는 도지...

허준...병사 한쪽에서 

그런 의태와 도지를 보는데...

 

S#28. 약재창고 앞

 

화덕에서 탕약을 다리고 있는 허준.

화덕을 부채질해가면서 열중하고 있는데...

그 옆에서 심란한 얼굴로 서성거리는 임오근.

 

임오근 (혼잣말로)스승님도 핏줄은 어쩌지 못하시는구만...

허준 무슨 말씀입니까?

오근 자네...스승님께서 도지 도련님한테 가르침을 주는 

것 봤나?

허준 네...

오근 난 말이야.

병사에 오른지 십년이 돼 가지만 그런 가르침을 

받은적이 없어.

금방이라도 내칠것같더니만 저렇게 감싸는걸 보니

역시 핏줄이 무서운 모양이야...

(씁쓸한 표정)그러니 자네나 난 아무리 발버둥쳐도...

도지도련님 발꿈치도 따라가지 못할걸세... 

 

오근 착잡한 얼굴로 한쪽으로 

사라지면 허준, 상념에 잠기는데...

이때 한쪽에서 집사가 오고...

 

집사 여보게 허준이...

허준 예...

집사 자네...지금 도지도련님 방 정리 좀 하게.

도련님이 병사에 나오셨으니 새기분으로 의술에 

정진하시게 말끔히 하라고 마님께서 당부하셨네

허준 예.

 

S#29. 도지의 방

 

조심스럽게 도지의 

방으로 들어오는 허준.

손에는 청소할 도구들을 들고 

있는데 방으로 들어온 허준.

방을 두리번 거리면서 

보다가 한쪽 벽에 쌓여진 의서들을 

보게 된다... 놀라는 허준의 얼굴...

의서들을 집어서 펼쳐 보는데...

놀랍고도 감탄스러운 얼굴이다.

이때 밖에서 들리는 예진의 목소리...

 

예진 (소리)오라버니...

 

허준...책에 열중하느라..

.예진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데...

잠시후 방문이 열리고...

예진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기척을 느끼고 예진을 보는 

허준...당황하는데...

 

예진 (의아한 얼굴로)여긴 어떻게...?

허준 마님께서 도련님 방 정리를 하라셨습니다.

예진 (허준이 들고 있는 책을 보는데)...

허준 (당황해서)이...이건...

(얼른 서가에 책을 놓고)처음 보는 의서들이라... 

호기심에 펼쳐보았습니다.

예진 (허준이 놓았던 책을 들고) 이윤의 탕액본촙니다.

이건...중국 후한 사람 장중경의 상한론. 서진사람 

황보밀이 지은 침경. 진나라 포박자의 금궤약방. 

후주 요승원의 집험방...명나라 왕륜의 명의잡저...

그리고...세종조에 찬집된 의방유취와 향약집성방에 

이르기까지 고금의 의서들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허준 ...

예진 의원의 자격을 갖출려면...

고금의 의서들을 끊임없이 익히고 통달해야 합니다...

그것이 의원에겐 흔들리지 않은 뿌리를 얻는것입니다.

(그중에 책 한권을 꺼내서 허준에게 내민다)

이 서책은 제가 필사한 것이니 가져가 보셔도 됩니다. 

허준 ...(황송해서)...그래도 될지...

예진 약초의 효능에 대해 상세히 나와 있으니...

약초꾼으로 의술의 기본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허준 (감격해서)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

 

이때 도지가 방으로 들어온다...

도지 두사람을 보고 의아한 얼굴

도지를 본 허준 당황하고...

얼른 인사를 한다.

 

도지 (약간 굳은 얼굴로)자네가 여긴 웬일인가?

허준 마님께서 도련님 방을 정리하라 하셨습니다.

도지 (책을 보고) 그건 뭔가?

허준 (당황하고)이...이건...

예진 (얼른)제가 필사한 책인데 보라하였습니다.

도지 (불쾌한 얼굴로 허준을 보고)그만 나가보게.

허준 ...방 정리는 어찌할지...

도지 (버럭)당장 나가라하지 않았느냐!!

허준 예...

 

허준이 방밖으로 나간다...

도지 불쾌한 얼굴로 방한쪽에 앉으면

어색한 얼굴로 그런 도지를 보는 예진.

 

S#30. 의원 일각

 

의원일각으로 나온 허준...

예진이 준 책을 신기한듯...

펼쳐보는데... 좀전에 도지한테 

당한 무안은 아랑곳않고. 책에 열중한다.

 

S#31. 구일서의 집 마당(낮)

 

마당 한켠에 멍석이 널려 있고...

멍석엔...나물들이 있다...

나물들을 손질하는 손씨와 다희.

두사람...말없이 나물을 손질하는데 

이때 구일서의 방에서 함안댁이 나온다...

함안댁 낮잠을 잤는지...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기지개를 하는데...

 

함안댁 (손씨와 다희를 보고 못마땅한 얼굴로)

거참...너른 마당 놔두고 하필 남에 방앞에다 

멍석을 까나 모르것네...

손씨 ...여기 볕이 좋아 그러네...한나절만 말리면 

되니 너무 타박말게.

 

함안댁 입을 실쭉이는데 이때...

싸립문으로...오씨와 침모가... 들어선다.

함안댁 오씨를 보고 화들짝 놀라고...

 

함안댁 아니...마님께서...이 누추한데까지 웬일이십니까?

오씨 자네한테 긴히 할말이 있네.

 

한쪽에서 나물을 손질하던 

손씨와 다희도 자리에서 일어나고

손씨 오씨와 시선이 마주치면...

인사를 한다.

 

오씨 (다희를 보고)못보던 얼굴인데 누군가?

손씨 쉔네 며느립니다.

오씨 (다희의 얼굴을 빤히 보고 약간 거만하게)...

얼굴은 반반하네.

(다희에게)어디 살던 아이냐?

다희 (불쾌한 얼굴로 대꾸없다)...

손씨 (안절부절 하다 얼른)...쉔네가 살던 용천이 

친정입니다.

오씨 니 서방이 의원에서 약초꾼 노릇을 하니

너도 때되면 의원에 나와 허드렛일이라도 

돕도록해라

다희 (역시 대꾸없는데)...

오씨 (불쾌하고)...왜 대답이 없어?

다희 (오씨를 보고)가고 안가고는 제 뜻입니다.

오씨 뭐야?

하동댁 아니 뭐 이런 방자한 계집이 있어...

손씨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고)...마님, 용서하십시오.

제가 부덕해서 집안 단속을 못하였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오씨 닥치게.

(다희를 보고)너 이년...감히 어디서 입을 

함부로 놀리느냐?

다희 ...

오씨 니년이...언제까지 그따위로 도도하게 굴지 

어디 두고보자.

(하동댁을 보고)가세...

 

오씨...싸립문밖으로 나가면...

하동댁과 함안댁이 오씨를 다라나서는데...

 

손씨 마님...마님...

 

오씨...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가는데...

손씨...안절부절...

 

손씨 이를 어째...이를 어째...

 

다희, 자존심이 상한 

착잡한 얼굴로 서 있는데...

손씨...그런 다희에게 간다...

 

손씨 대체 어쩌자고 이러는게요? 어쩌자고...

다희 의원에 매인 몸은 서방님일 뿐 저와 어머님은 

아니지 않습니까? 

헌데 어찌 하인 다루듯 한단 말입니까?

서방님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허드렛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으나...

이같은 멸시를 당하면서 도울수는 없는 일입니다.

손씨 (기가 막히고)

아씨는...상민의 아낙이 되길 작정하고 혼사를 

치른 것입니다.

상전이 아랫것한테 일시키는게 어찌 멸시란 말이요?

뒷일을 어찌 감당할려고...이러시오.

양반의 허울을 버렸다는건 말뿐이였소?

아씨가 이러면...그 화가 준이한테 돌아감을 

왜 모르시오?

 

손씨...금방이라도 

울듯한 얼굴로 방쪽으로 가는데...

그 자리에 선 다희...

분해서 눈물이 글썽해지고.

 

S#32. 마을 초가집 앞...

 

한 허름한 초가 싸리 울타리 밖에...

함안댁과 오씨...침모가 서 있고...

세사람 모두...초가 안을 기웃거리는데...

이때 초가 부엌에서...

이십초반의 여자가...나오고...

마당을 가로질러 한쪽으로 간다.

 

함안댁 저기...저 처잡니다...

오씨 (여자를 주의 깊게 보는데)...

 

S#33. 마을 일각

 

함안댁과 오씨 침모가 서 있다.

 

오씨 (침모에게)자네 보기엔 어떻던가?

하동댁 참해 보였습니다요.

함안댁 마님도 참... 더 말할것도 없습니다. 김진사댁 

여식하면 인물좋고 참하기로 근동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요.

오씨 정말 우리와 혼인할 의향이 있다던가?

함안댁 그러믄요. 말이 진사지...사는꼴을 보십시오.

논 서너마지기면 혹 할것입니다.

오씨 (잠시 생각하다가)알았네.

 

S#34. 마을 일각(저물녁)

 

허준이 집으로 돌아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양태가 허준을 부른다.

 

양태 형님...형님...

허준 (걸음을 멈춰서서 양태를 본다)...

양태 (다가와서)...형님이 말씀하신 집을 찾았습니다.

허준 그래? 어디냐?

양태 예서...오리쯤 가면...오시골이란데가 있습니다.

(찜찜한 얼굴로)헌데...

허준 무슨 문제라도 있더냐?

양태 ...저 그게...(무슨 말을 할 듯 하다가)...가보시면 

압니다요.

허준 ...?

 

S#35. 초가

 

금방이라도 쓰러질것만 

같은 초가 마당으로 

양태와 허준이 들어선다.

문짝은 떨어져 나가고...

초가지붕위론 잡풀이 돋고...

마당도...돌보지 않아서 엉망인데...

 

양태 ...산음땅을 샅샅이 뒤지고 다녔지만...빈집이라곤 

여기밖엔 없습니다.

 

허준, 말없이 집을 둘러보고...

 

허준 됐다. 손보면 살만 하겠다.

양태 (안타까운 얼굴로)형님...왜 이리 사시우?

허준 ...

양태 천하에 허준이 형님이 이 촌구석 의원에서

물지게 지고 약초꾼 노릇이나 한다는게 말이 

되는거유?

허준 ...(입가에 희미한 미소)...약초꾼이 어때서?

양태 정말 마님하고 아씨를 이런 집으로 모실겁니까?

두분이 고생하는걸 보고만 있을거요?

허준 그만하거라...

양태 형님...이러지 말고 우리 예서 크게 한판 벌려 봅시다

저자거리 약재상들 하고 함안에 거상들까지 연결해 

밀거래를 하면 용천만은 못해도... 

허준 (말자르며)그만 하라니까.

양태 ...

허준 난 새인생을 살것이다.

양태 새인생이 고작 약초꾼이요?

허준 너 심의가 뭔줄 아느냐?마음 심자 심의...

병자를 대하여 진실로 긍휼히 여기는 의원을 

심의라 한다.

내 스승이신 유의태의원이 그런 분이다.

그 분 문하에서...심의가 될 수 있는 길을 터득할 

수 있다면...

난 뭐든 할것이다. 천첩의 자식 허준이가...밀무역을 

하며 망나니에 파락호로 살던 허준이가...내 손으로 

한 사람의 병자라도 살릴수 있다면...

물지게가 아니라 똥지게를 지라해도 질것이다.

약초꾼으로 지리산을 누비다 산짐승 밥이 된다해도 

할것이야. 

 

단호하게 내뱉는 허준의 

말에 양태, 기가 질린 얼굴이고...

 

허준 쓸데없는 생각말고...넌 구일서를 ㅉ아사냥이라도 

해서 호구를 해.

양태 (착잡하고)...

 

허준은 엉망으로...

어질러진 마당을 치우기 시작하는데...

착잡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 양태의 시선.

 

S#36. 방 안

 

오씨가 심각하고 무거운 얼굴로 있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유월의 목소리...

 

유월 (소리)마님...예진아씨 왔습니다.

오씨 들라해라...

 

잠시후 방문이 열리고 예진이 들어온다.

심각하던 오씨의 얼굴이 일순간...

변하고...입가에 미소를 띤다...

 

오씨 앉거라.

 

예진 자리에 앉으면...

오씨 입가에 미소를 

띤채 예진을 바라보는데...

예진은 그런 오씨의 시선이 어색하고 

 

오씨 얼굴이 이리 곱게 피는 걸 보니...

이제 시집갈 때가 된 모양이야...

예진 ...

오씨 오늘 매파를 불러...도지의 혼처를 부탁했는데...

이 다음엔 널 맡겨야 겠다.

 

예진 놀라고 오씨 그런 

예진의 안색을 살피는데.

 

예진 (당혹스런 얼굴로)전 아직...

오씨 아직이라니...이미 혼기가 찬 나인데...

(짐짓)사실 난 도지보단 네 혼사가 더 큰 걱정이구나...

예진 ...

오씨 도지야 장차 내의원에 들어갈 몸이니... 

양반가에서도 탐을 낸다만 네 처지는 안스럽고 딱해...

 

예진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오씨 네 부친이 한땐...삼남에 이름을 떨친 명의라고 하나... 

과거지살뿐.

지금은 혈혈단신 혼자가 아니더냐...

사람의 마음이...그저 권세 아니면 재물로 기우니.

네 처지를 보고 선뜻 나설 혼처는 쉽지 않을게야...

예진 ...(굳어지는데)...

 

오씨 그런 예진의 표정을 살피면서...

 

오씨 허나...너무 걱정말거라...

난 널 내 친딸처럼 생각하니 필히 좋은 혼처 잡아서. 

시집보낼것이야.

예진 ...

 

예진, 착잡하고...

빤히 그런 예진을 보는 오씨의 시선.

 

S#37. 예진의 방(밤)

 

예진이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예진의 얼굴위로...

 

오씨 (소리)네 부친이 한땐...삼남에 이름을 떨친 

명의라고 하나... 과거지살뿐.

지금은 혈혈단신 혼자가 아니더냐...

사람의 마음이...그저 권세 아니면 재물로 기우니.

네 처지를 보고 선뜻 나설 혼처는 쉽지 않을게야...

 

오씨의 말을 떠올린 

예진의 얼굴이 침울해지고...

이때 밖에서 들리는 도지의 목소리...

 

도지 (소리)예진아. 

예진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면서)들어오십시오...

 

방문이 열리고...

도지가 방으로 들어온다.

예진 도지에게 눈인사를 하고...

도지 한쪽에 앉으면 

예진도 도지 앞에 앉는다.

도지 예진의 얼굴을 보고...

 

도지 안색이 어둡구나...무슨 일 있는게야?

예진 아닙니다.

도지 내가 한 말 생각해 보았느냐?

이제 곧 아버님 어머님께 너와의 혼사를 

말씀드릴 참이다.

예진 아니 될 말입니다.

도지 예진아...

예진 간밤에 제게 하신 말씀은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오라버니께서 술에 취해 마음에 없는 말을 

한것이라 그리 생각하겠습니다.

도지 난 술주정을 한게 아니다. 내 마음을 그리도 

모르겠느냐?

예진 오라버니와 저는 오누이 처럼 자랐습니다.

오라버니께서 저와 혼인 한다 하시면. 지금껏 

오갈데 없는 저를 거두고 보살펴주신 스승님과 

마님께 누를 끼칠것입니다.

도지 당치않은소리...아버님께선 누구보다 널 아끼시지 

않더냐.

우리 둘의 혼례를 바라고 계실게다. 두분껜 내가 

승낙을 받을 것이니.

넌 날 믿고 따르면 돼.

예진 ...(단호하게)안될 일입니다.오라버닌...장차 내의원에 

나갈 분이니 그에 합당한 혼처를 구하셔야 합니다. 

좋은 분을 만나 내조를 받으세요.

도지 ...예진아...

 

두사람 잠시 침묵하는데...

절망스런 눈빛으로 예진을 한동안 보다가. 

 

도지 니 마음이 안따르는 것이냐?

예진 ...

도진 그런게야?

예진 ...

도지 그렇구나...난 네게 그저 오라비일뿐 사내는 

아니란 것이구나...

예진 ...

도지 지금 네가 날 받아들일 수 없다면...네 마음이 

열릴때까지...기다릴것이다.

예진 (안타까운 얼굴로)오라버니...

도지 (단호하게)언제라도 기다릴것이야.

 

예진,그런 도지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S#38. 허준의 집(낮)

 

허준이 이사갈 폐가를

손보고 있는 허준과 구일서, 양태.

손씨와 다희는 잡초로 

무성한 마당을 정리하고...

허준,양태와 구일서는 

초가지붕에 새 짚을 얹고 있는데...

 

S#39. 허준의 방

 

허준, 등잔불 아래서 

열심히 책을 필사하고 있다.

 

허준 (필사를 하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린다)참깨는 

호마...백유마는 힌 참깨...안방은 기러기기름 

해마가 찰개구리...복숭아씨는 도핵인...

행핵인은 살구씨...고채가 씀바귀...당귀는 승검초뿌리.

 

S#40. 약재창고

 

약재창고에...허준이 

약재를 앞에 놓고...서책을 보아가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 

한쪽엔 예진이 병부를 정리하고 있고...

허준:승마는...해독을 하며...

헛것에 들린 증상을 없앤다...

차전자는 눈을 밝게 하고...간의 풍열과 풍독이...

위로 치밀어 눈에 핏발이 서고 아픈것을 치료한다.

용담은...눈병에 좋고 돌림열병과 이질을 치료한다.

허준이 열중하고 있는데...

예진 병부를 작성하다 말고 그런 허준을 보고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띤다.

 

S#41. 의원 마당

 

도지가 의원마당을 지나다가...

약재창고 앞으로 가는데...

문득 이상한 기척을 느끼고 

창문을 통해서 창고 안을 본다.

 

S#42. 창고 안

 

허준의 옆에 예진이 있고...

예진 약재 하나를 들어

허준에게 보여준다...

 

예진 이 약재가 무엇인줄 아십니까?

허준 ...(약재를 주의깊게 살피는데...자신없는 표정)...아직...

예진 천궁이라 합니다.오래 된 어혈을 풀어헤치고...

조혈작용을 합니다.

정수리와 속골이 아픈데도 쓰지요.

허준 (고개를 끄덕이는데)...

예진 (들고 있는 책 한권을 허준에게 준다)...세종조에 

찬집된 향약집성방입니다.

중국 의서와는 달리 우리 향토에서 나는 약재의 

효능이 더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허준 (책을 받으면서)...고맙습니다.

 

S#43. 의원 마당

 

창고밖에서 창고안을 보고 있는 도지

창고 안에 허준과 

예진 무언가 말을 나누고...

예진...입가에 미소를 띤채 

허준에게 설명을 하는데...

그런 두사람을 보는 

도지의 표정이 굳어진다.

도지의 눈에 허준에 대한 

질시의 감정이 일고...

 

S#44. 도지의 방

 

도지가 혼자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도지의 얼굴이 분노가 서리는데...

 

S#45. 산중 일각(낮)

 

망태기를 지고 산에서 

약초를 캐고 있는 허준의 모습.

 

S#46. 산중 일각(낮)

 

부산포와 꺽쇠 장쇠 영달등이 

산 이곳 저곳에 흩어져

약초를 캐는 모습들...

 

S#47. 산중 일각

 

약초의 뿌리를 캐는 허준... 

자신이 캔 뿌리를 보고...

 

허준 맥문동...

 

(필사해온 종이를 보고)

맥문동은...심장을 보하고

폐를 시원하게 하며...정신을 진정시키고...

맥의 기운을 안정시킨다.

라고 읊조리면서...공부를 하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런 

허준을 보는 부산포와 영달...

 

부산포 저 자식 뭐하는거야?

영달 약초 생김하고 효능을 적어 다니는거요.

요즘...밤마다 약재창고에 틀어박혀서 

정신없이 수련한답디다...

부산포 (비웃으며)망할자식...저짓거리 한다고 

염소뿔이 사슴뿔 될 줄 알아?

(침을 탁 뱉고)가자...

 

부산포와 영달 한쪽으로 가는데...

그런 두사람도 의식 못하고 

필사한 종이를 보면서 공부를 한다.

 

S#48. 의원 마당

 

의원마당으로 약초 망태기를 

짊어진 부산포, 꺽쇠 장쇠 영달

일행이 들어서는데...

허준도 그 뒤를 따라 들어온다.

이때 병사쪽에서 나오는 

도지 임오근 예진 일행...

부산포 그들을 보고...

 

부산포 (꾸벅 인사를 하면서)다녀 왔습니다요.

 

도지와 임오근 예진 그들 앞으로 오고...

 

도지 어디 좀 보세...

 

부산포 일행들과 허준, 

약초 망태기를 앞에 내려놓는데...

도지...부산포가 캐온 

약초부터 점검하기 시작한다...

부산포를 보고...

꺽쇠 장쇠 영달등을 거쳐서...

허준의 망태기를 보는데...

허준의 망태기엔...부산포 일행들 보다 

월등히 적은 양의 약초가 담겨 있다.

 

도지 (차가운 목소리로)이게 뭔가?

허준 ...

도지 한날 한시에 나가 약초를 캤는데...자넨 

왜 이리 작은게야!

허준 ...아직 산세가 익숙치 않아서

도지 (말 자르면서)그걸 핑계라고 늘어놓는겐가?

허준 ...

도지 물지게나 질 사람한테 약초꾼 소임을 맡겼으면...

내 면을 봐서라도...제대로 해야 될게 아닌가?

이따위로 게으름 피울 거면 당장 때려쳐!

 

허준 착잡한 표정으로 

도지의 말을 듣고 있는 사이...

 

의태 웬 소란들이냐?

 

다들 대문으로 들어서는 

의태와 삼적대사를 보는데...

다들 두사람에게 인사를 한다.

 

의태 무슨 일이냐?

오근 (얼른)...허준이가...약초 캐러가...

딴짓만 하다 돌아온터라...도지 도련님께...

꾸중을 듣고 있습니다.

 

의태...부산포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고...

부산포 일행이 캐온 

약초를 점검하기 시작한다...

망태기에서 약초를 꺼내서 보는 의태...

꺽쇠, 장쇠 영달등의 

망태기로 옮겨가면서 보는데...

다들 긴장된 얼굴로 그런 의태를 본다.

의태, 허준의 망태기 안에서 

약초 한뿌리를 꺼내서 본다...

 

의태 ...이건...누가 캤나?

허준 (긴장된 얼굴로)소인입니다...

의태 (약초를 들고 도지와 오근 부산포 일행들을 보고)...

약초를 못찾았으면 모르되 찾았거든...단 한뿌리라도 

이런 정성으로 캐야한다.

 

다들...의아한 얼굴로 

의태를 보는데...

 

도지 너무 작아...약재로 쓸 거리는 못됩니다.

의태 신출내긴데...어찌 제대로 된 물건을 찾겠느냐.

허나...도라지 한뿌리라도...산삼을 보듯 이렇게 

실낱같은 작은 뿌리 하나 다치지 않게 애써 

캐낸 정성을 말함이다.

순간 도지의 얼굴이 일그러지는데...

의태 (부산포 일행들이 캐온 약재를 보면서)저 따위 

건성으로 캐올거면...

그 양이 많아서 무엇하겠느냐? 약은...정성이라도 

했느니...

 

의태...돌아서는데...

한쪽에서 허준을 지켜보는 

삼적의 입가에도 

희미한 미소가 떠오르고...

의태와 삼적이 방쪽으로 가면...

도지 굳은 얼굴로 허준을 노려본다.

불안한 얼굴로 그런 

도지의 시선을 의식하는 예진...

그런 세사람의 모습에서 스톱모션.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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