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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1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28|조회수188 목록 댓글 0

[허준] 11

 

 

 

 

 


 

S#1. 구일서의 집 마당

마당 한켠에... 

멍석이 깔아져 있고...멍석위엔...

여러 짐승의 쓸개와 사향, 

그리고 약이 되는 각종

장기들이 널려있는데...

구일서와 양태가 있고...

구일서가 말린 약재 하나를 집으면서...

 

구일서:이건 사향인데...우황이나 웅담처럼...약재중에선 최고로 치지...

금쪽보다 더 귀한 걸세...

양태:(한쪽에 있는 말린 쥐를 집으면서 찜찜한 표정)... 쥐도 약으로 씁니까?

구일서:그럼...쥐중에도 숫놈은 고기...쓸개...눈깔...다리 꼬리 뼈... 버릴게 없어.

양태:...이건 뭐요?

구일서:...노루 거시기. 이건...개 이건 소 이건...멧돼지 

 

이때...손씨가 

구일서의 집 마당으로 들어오고...

양태...손씨를 보고...

얼른 구일서의 옆구리를 찌른다.

 

구일서:...(돌아보면서)이건...오소리 거시긴데...

 

순간...손씨를 보고...당황하고...

 

양태:(꾸벅 인사를 하고)예까지 어쩐 일이십니까요?

손씨:자네들 한테 긴히 할말이 있네.

 

S#2. 구일서의 방

손씨와 구일서...양태가 앉아있는데.

구일서와 양태...놀란 얼굴...

 

양태:(놀란 얼굴로) 소인은 금시초문입니다요...

구일서:저도 처음 듣는 얘깁니다.

양태:도데체...어딜 간단 말입니까?

손씨:(근심스런 얼굴로)나도 모르겠네...

뭐에 홀린 사람처럼...밤마다...나가서는...새벽 서리를 맞고...들어온다네.

어딜 쏘다니는건지...뭘하고 돌아다니는지...도통 말을 안해...

구일서:의원댁에서 수모를 당했다더니 실성이라도 한건가?

양태:(손씨를 의식하고 버럭)뭔소릴 그렇게 하슈? 형수님한테도 아무말 없습니까?

손씨:(고개를 끄덕이는데)...준이가 뭘하고 다니는지...자네들이 좀 알아봐 주게.

 

S#3. 의원 일각

허준이 피고름 묻은 수건을 빨고... 

줄에 널려 있는 수건을 걷고...

 

S#4. 의원 마루

마루에...병자 한명이 누워있고 

그 옆에...유의태와 도지가 있다. 

도지가 병자를 진맥하는데...

 

의태:어떠냐?

도지:명치끝이 조이면서 아프고...답답하여...물도 마시지 못하고...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으로 보아...결흉인 듯 합니다.

의태:결흉에 대해 말해 보거라...

도지:결흉은 대결흉...소결흉...한실결흉...열실결흉...수결흉...

혈결흉...음양독결흉, 지결등으로 나눕니다.

 

이때 마당 한켠에서 

줄에서 걷은 수건을 들고...

그런 도지와 의태를 

바라보는 허준의 시선...

 

의태:가슴앓이와...위통을 치료할시엔...지켜야할 원칙이 있다.

도지:...

의태:...반드시...오래 된 병과 갓 생긴 병을 구분해야 한다.

발병 초기에는 성질이...따뜻한 약으로...찬기운을 발산시키고.

설사를 시켜야 하나...오래 된 울증에는 절대...성질이 따뜻한 약을 써서는 

아니된다.

 

인삼, 백출과 같이...

기를 보하는 약을 쓰면...

통증이...더 심해 질것이다. 

 

도지:명심하겠습니다.

의태:...시침해거라.

 

도지...침을 들어...

병자에게 시침을 할려는데...

이때 마당 한켠에서 그런 

도지와 의태를 바라보는 허준의 시선.

허준, 의태에게 가르침을 받는 

도지가 부러운 듯 바라보는데...

이때...마루에 있던 도지와 시선이 마주치면...

허준...당황한 표정짓고.

얼른 인사를 하고. 한쪽으로 사라지는데...

그런 허준을 보는 의태.

 

S#5. 약재 창고

창고 일각에 예진이 병부를 작정하고

다른 한쪽에선 오근이 약을 조제하고 있다.

이때 허준이 들어와서 오근에게 인사를 하고...

 

허준:지시하신 일...모두 마쳤습니다.

오근:애썼네, 그만 들어가보게.

 

허준, 오근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창고밖으로 

나갈려는데...예진과 시선이 마주친다.

두사람 잠시 어색한 시선이 교차하고

허준...창고 밖으로 나간다.

 

S#6. 약재창고 앞

허준이 창고 밖으로 나오는데...

 

오근:(소리)저 놈 저거...그만큼 수모를 당했으면...

그만둘 법도 한데...사내 자식이 오기도 없어.

 

허준이 오근의 말을 듣고 착잡한 얼굴로 

서 있다...그런 허준의 눈에 핏발이 서고...

오기가 치밀어 오르는데...

이를 악물고... 밖으로 나간다.

 

S#7. 의원 앞

허준이 의원에서 나오고...

어디론가 가는데...

이때...한쪽에서 몸을 숨긴채...

그런 허준을 보는 구일서와 양태.

허준을 따라간다.

 

S#8. 마을 일각(저물녁)

허준이 바쁜 걸음으로 길을 가고...

양태와 구일서가 허준의 뒤를 밟는다.

 

S#9. 산길

허준이 산길을 가고 멀리 떨어져서...

허준을 ㅉ아가는 양태와 구일서.

허준이 산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면...

두 사람 허겁지겁 뛰어간다.

양태와 구일서 산모퉁이를 돌아가보면 

허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두사람 두리번 거리면서 허준을 찾는데...

 

구일서:젠장...어딜간거야? 

양태:(산길 한쪽을 가리키면서 다급하게)저기...저쪽으로 가봅시다.

 

양태와 구일서 길 한쪽으로 갈려고 하면...

이때 숲속에서 허준이 

나타나고 두사람 앞에 선다.

허준을 보고 흠짓 놀라는 양태와 구일서...

 

양태:.혀...형님...

구일서:...(머쓱한 얼굴로)...우리가 따라온거 알았소?

허준:(굳은 얼굴로 퉁명스럽게)웬일들인가?

양태:형님...데체 어딜가는거요?

뭔일로 산중을 헤메 다니는거요?

허준:웬일이냐고 묻지 않더냐?

구일서:(대들듯)젠장...그리 호통칠거 없수다...

우린 뭐 좋아서 이짓거리 하는줄 아슈?

양태:(얼른 구일서를 만류하고)...마님께서...

형님 행적을 알아봐 달라고 하셨습니다.

형님...마님 걱정이 태산같으십니다. 대체 밤마다 어디로 가는거요?

허준:...신경쓸거 없다...(구일서를 보고)그만 돌아들 가게...

양태:형님...

허준:돌아가라니까!

구일서:...(화난 얼굴로)그만 가세. 

 

구일서. 돌아서서 가는데...

 

양태:(걱정스런 얼굴로)형님...

허준:(차분한 목소리로)걱정할거 없다...그만 가거라.

 

양태...어쩔수 없이 돌아선다...

돌아가는 두사람을 보는 허준...

다시 산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걸어가던 양태와 구일서...허준을 보고...

 

구일서:자네...그 눈빛봤어?

양태:...

구일서:미쳤어...미쳐도 단단히 미쳤어.

양태:(착잡한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S#10. 움막 전경(밤)

산속 움막 전경이 펼쳐지고...

멀리 산짐승 울음소리...

산속 울음소리만이...

산중의 적요를 깨는데...

 

S#11. 움막 안

안광익이 있고...그 앞에...

허준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등잔불이 일렁이는 가운데...

안광익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있는 허준...

광익:의술이란...인간이 본능적으로 

스스로를 구할려는 행위다.

하여...제 몸에 가시가 박히면 

그걸 손톱으로 뽑는 것도 의술이고.

신체가 저리면 주무르고...

상한 음식을 먹고 속이 안 좋아.

토하는 것도 의술이다.

 

허준:...

광익:의술을 알고자 하면...먼저 사람의 몸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몸이...우주를 닮은 것을 아느냐?

허준:...?

광익:생명의 근원은 우주의 근원과 같다.

사람의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을 닮은 것이요...

발이 모난 것은 땅을 닮은 것이다. 하늘에...춘하추동 사시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사지가 있고...하늘에 오행이 있듯이...사람에겐 오장이 있다.

하늘에 육극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육부가 있으며...

하늘에...구성이 있듯 사람에게는 구규가 있고...

하늘에...십이시가 있듯이...사람 몸안엔 십이경맥이 뻗쳤다.

 

S#12. 산길(밤)

허준이 혼자 어둔 산길을 내려가면서...

 

허준:하늘에 이십사절기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이십사유가 있고...

하늘이 삼백육십오도 이듯이...사람에게는 삼백육십다섯의 관절이 있다.

 

계속 걸어가면서 읊조린다.

병을 치료하자면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병자로 하여금 마음속에 있는 

의심과 헛된 잡념, 과오를 

없애버리고 몸을 내버려두어야 한다.

마음을 하늘로 삼아 하늘과 부합시키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성품이 화평하여 병이 낫게 된다.

 

S#13. 허준의 집 외경(밤)

 

S#14. 허준의 방

다희가 벽에 등을 

기대어...잠들어 있다.

이때 밖에서 기척이 들리면...

다희 문득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이때 방문이 열리고 허준이 방으로 들어온다.

 

다희:서방님...

 

허준...말없이...한쪽에 펴둔 

이부자리에 허물어 지듯이 눕는다.

 

다희:(걱정스런 얼굴로)서방님...

허준:...아무말도 마시오.

내 스스로 입을 열기까진 나에 대해 걱정도 근심도 할거 없소.

다희:...

허준:...(몹시 지친 얼굴로 눈을 감은채 깊은 한숨을 쉬고)...

난 눈 좀 붙여야겠소...

 

허준. 눈을 감고 있으면...

다희...걱정스런 얼굴로 그런 

허준을 바라 보는데...

 

S#15. 의원 마루

마루에 서너명의 병자들이 누워 있고...

도지와 오근...예진이...병자들을 보고 있다.

마당 한켠에서는 허준이 화로를 놓고...

탕약을 다리고 있다.

허준 화로에 부채질을 하면서...

마루쪽을 보는데...

 

예진:(병부를 보고)열이 심하게 나고...하지에 마비가 오고...

허리 통증이 있다 합니다.

도지:(오근을 보고)시침해보시오...

오근:(당황해서)예? 제가 말입니까?

도지:언제까지 보고만 있을셈이요?

오근:(머쓱하고)...어디를 해야할지...

도지;(한심한 듯 쳐다보고)위중혈이요...

오근...긴장된 얼굴로...환자의 무릎 가로부위뼈 중앙에...시침을 한다.

(시간경과) 다음 환자로 넘어가면...

예진:고뿔이 중한 병잡니다.어지럼증과 두통이 심하다 합니다.

도지:(오근을 보고)...해보시오?

오근:(난처한 얼굴)...

도지:(화를 낸다)데체 할 수 있는게 뭐요?

원밥 먹은 지가 얼만데...아직 고뿔걸린 병자...시침도... 못한단 말이요!

그따위로 할거면...당장 그만두시오!

오근:...(무안하고 착잡한데)...

도지:(예진을 보고)해보겠느냐?

예진:예... 

 

예진...침통에서 침을 잡는데... 

마당에 있는 허준이 그런 예진을 주시한다.

예진...다소 긴장된 얼굴로 누운 

환자의 목뒷덜미에 시침을 하는데...

 

예진:(머리를 숙여...풍지혈 좌우쌍혈에 시침을 한다)...

 

목덜미 가운데 

선 위에서 머리카락 밑 한치 위... 

다시 바깥쪽으로 한치반, 

승모근의 바깥쪽에서 들어간 곳.

풍지혈입니다...여기...

좌우쌍혈에 시침합니다.

 

도지:침의 깊이는?

예진:다섯에서 여덟푼 정돕니다.

 

왼쪽 풍지를 꽂을 때는 

침끝이 우측 눈의 방향으로 하고...

우측풍지를 꽂을 시는 침끝이 

왼쪽눈의 방향으로 꽂습니다.

 

도지:(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오근을 보고)들었소?

오근:(착잡하고)...예...

도지:(예진에게)시침해보거라...

 

예진...시침을 하는데...

마당 한켠에서 그런 예진을 보는 

허준... 옆에선 오근은 착잡하다.

 

S#16. 약재창고 앞

창고앞에서 작두로 

약재를 썰고 있는 허준... 

창고앞으로 온...오근...

창고앞에 놓여있는 평상에 걸터앉는다.

 

오근:(혼잣말로)제길...새파란 자식이...해도 너무 하잖아.

지깟놈이 알면 얼마나 안다고 사람 무시하는거야.

 

이때 약재창고쪽으로 

부산포와 장쇠 영달.꺽쇠등이...

들어온다...약초를 캐러 갔다 왔는지 

다들 망태기를 매고 있는데...

망태기를 풀어놓는 일행들...

이때 장쇠가...재채기를 하면서...

옷소매로 콧물을 훔친다...

그런 장쇠를 보는 오근...

 

오근:...장쇠 너 여기 좀 누워 보거라...

장쇠:예?

 

다들 의아한 얼굴로 오근을 본다.

 

장쇠:거긴 왜 눕습니까요?

오근:너...고뿔 걸렸나 본데...내가 침 놔서...고쳐줄터이니...

빨리 누워 봐...

장쇠:(기가 막힌 얼굴로)형님이요?

 

부산포와 영달...꺽쇠...

비웃듯이 낄낄대는데. 오근 열받고...

 

오근:왜 들 웃어?

 

이 자식들이 사람 뭘로 보고...

오근이 발끈해서 화를 내면...

다들 오근의 눈치를 보고 찔끔하는데...

 

오근:빨리 누워!

장쇠:(난처한 얼굴로)...저...전 괜찮습니다요. 아픈데 없습니다.

오근:...야이 ...미련곰퉁이 같은놈아.

콧물까지 찔찔대면서 뭔 헛소리야...빨리 누워...

장쇠:...(찜찜하고)...

 

어쩔수 없이...오근앞 평상에 눕는데...

다들...그런 오근과...

장쇠를 재밌다는 얼굴로 쳐다본다.

 

오근:너 이자식들...내가 의원밥...헛먹었는줄 알아?

이깟 고뿔찜은 침 한방으로 끝이야...

 

부산포...냉소를 띠고...

 

오근:(침을 들고)고뿔은 여기 풍지혈이다...

 

오근...장쇠의 목뒷덜미에...

침을 꽂을려는데...

잔뜩 겁먹은 장쇠의 표정...

 

장쇠:혀...형님...

 

오근...호기를 부리던 것과는 달리...

긴장된 얼굴로...시침을 하고...

시침하는 손이 부들 부들 떨리는데...

오근의 침이...장쇠의 목덜미를...찌르면...

 

장쇠:...(순간악하는 비명을 지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오근...깜짝 놀라고...

 

오근:뭐...뭐야...왜 그래...

장쇠:나...난 못하겠수...때려 죽인데도 못해.

 

장쇠...목덜미에 꽂힌 침을 뽑아 

팽개치고 한쪽으로...도망을 가고...

 

오근:...저...저놈이...

 

부산포 일행...키득거리는데...

오근...확 째려보면...머쓱하고...

 

S#17. 움막 전경(밤)

 

S#18. 움막 안

안광익과 허준이 있는데...

안광익 앞에 놓인 무명천에...

구침이 놓여져 있다...

 

광익:침은 참침, 원침, 시침, 봉침, 피침, 원리침, 호침, 장침. 대침...

아홉종류가 있고 오래된 말 재갈로 만드는 것이 좋다.

허준:(앞에 놓은 아홉종류의 침을 본다)...

광익:침을 놓자면...먼저...혈자리를...알아야 한다...

혈자리는 장부와 경락의 기혈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곳에 시침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

반드시 제대로 된 혈자리를 찾아야 한다. 

허준:...(안광익의 가르침을 받아 적는다)...

광익:혈자리를 잡을시에 제일 중요한 것이...의원의 자세다.

의원은...팔다리를 구부리지 말며...앉아서 잡을시엔...숙이거나

젖혀서는 안되고...서서 잡을 시엔 몸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해야한다.

의원이 혈자리를 잡은뒤에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혈자리의 위치가 달라 질수도 있으니...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광익의 가르침을 듣는...

허준의 표정이 진지하고...

 

S#19. 의원 일각(낮)

유의태가 의원을 

둘러보다가 병사쪽으로 가는데...

병사에...누워있는 환자에게 

탕약을 먹이고 있는... 허준을 본다.

 

허준:드십시오.

 

허준...정성스럽게 

환자의 입에 약사발을 대는데...

병자가 몇모금 마시더니...

울컥 허준의 옷에다 토해내고 만다...

 

병자:...미...미안하오.

허준:개의치 마십시오...양약은 쓴법이니...참고 마셔야합니다. 자... 

 

허준...다시 병자에게 약을 먹이는데...

그런 허준을 보는 의태의 시선...

허준...병사에 누워 있는 

병자들의 이마에 흘린 땀을 

정성스럽게 닦아주고...

그런 허준을 바라보는 의태. 

허준은 그런 의태의 시선을 의식못하는데...

의태...병사쪽에서 의원마당쪽으로 간다...

 

S#20. 의원 마루

의원마당에 병자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고...

마루엔...도지가 병자들을 보고 있는데...

이때 대문쪽에서...소란 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마당쪽으로 오던...의태가 그 모습을 보는데...

이십중반의 사내가...울부짖으면서... 사정을 하고...

부산포와 영달이.사내를 만류하고 있다.

 

도지:( 대문쪽을 보고)웬 소란이냐?

 

부산포가 다가와서...

 

부산포:지 애비가...소뿔에 받혀 죽을 지경이니...

의원님을 모셔가야겠답니다요.

도지:어디 사는 누구냐?

부산포:두시골 사는 백정놈 자식입니다요.

도지:(순간 도지의 표정이...탐탁치 못하고)...

백정놈 주제에...감히 누굴 오라가라 한다더냐.

병사에 온...병자들 보기도...바쁘니...

애비를 의원으로 데려올수 없거든 소란 피우지 말고... 물러가라 해라.

부산포:예.

 

이때...의원마당 한켠에서 

그런 도지와 부산포을 보는 

의태...못마땅하고 착잡한 얼굴.

 

S#21. 의원 앞

부산포와 영달이...

백정자식을 대문밖으로 밀치면서...

 

부산포:야 이놈아...그리 생떼를 쓴다고 될일이 아니야.

사내:(울부짖으면서)살려주십시요...아버님을 살려주십시오.

영달:그 자식 정말 말귀 못알아듣네. 썩 꺼져.

 

영달...매달리는 사내를 거칠게 밀치는데...

이때...의태가 나타나면...

부산포와 영달...긴장해서 얼른.

의태에게 인사를 한다.

 

의태:(사내를 보고)두시골 산다 했느냐?

사내:예...

의태:가자...

부산포:(얼른)백정놈 자식입니다요.

의태:(부산포을 노려보면서)백정은 사람이 아니더냐!

부산포:(찔끔)...

 

의태...사내를 앞세워 간다.

 

S#22. 의원 마당

도지가 마루에서 병자를 보는데...

이때 집사가 도지에게 간다.

 

집사:도련님...마님께서 부르십니다.

도지:알았네...

 

S#23. 오씨의 방

오씨가 어딘지...불편한 심기로...

방에 앉아있으면...

이때 밖에서 도지의 목소리가 들리고...

 

도지(소리):어머님 소자입니다. 

오씨:들어오너라...

 

도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 오씨의 앞에 앉는다.

 

오씨:일전에 말한 오시골 김진사댁 처자와...혼례 날짜를 잡았다.

그댁 조부 삼년 탈상이 끝나는대로...혼사를 치를테니...그리 알거라...

도지:(답답한 얼굴로)어머니...

오씨:긴말할거 없다.

무심하기 이를데 없는 양반을 지아비라고 받들면서

이날 이태껏 너 하나 믿고 살아온 에미야.

제발 혼사문제만은 내 뜻대로 하자.

도지: 소자 심중엔 오직 예진이 뿐입니다.

오씨:(버럭)또 예진이냐?

그 아인 네 상대가 아니라고 하지 않았더냐! 

도지:어머니께서 뭐라 하셔도...소자의 결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오씨:도지야...

도지: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도지...굳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데...

 

오씨:도지야...

 

도지...오씨를 무시하고 나간다.

오씨의 얼굴에 분노가 치밀고...

오씨 안절부절 하는데...

 

오씨:홀려도 단단히 홀린게야... 내 이 계집을...

 

오씨, 치를 떠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침모의 목소리...

 

하동댁:마님...함안댁 왔습니다.

오씨:어서 들라해라...

 

문이 열리고 함안댁과 

침모가...방으로 들어온다...

두사람...자리에 앉으면...

 

오씨:어찌됐나?

함안댁:마침...적당한 혼처가 나섰습니다요.

오씨:어딘가?

하동댁:산음 저자거리에서 약재상을 하는 잡니다.

오씨:잘됐구만. 뜸들일거 없이 바로...성사시켜보게.

함안댁:(망설이고)저...헌데...

오씨:왜 그러나?

함안댁:...신랑될 사람이...다 좋은데...

혼기를 놓쳐...나이가 좀 많습니다요.

오씨:게이치 말게...그깟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함안댁:...(오씨의 눈치를 보고)게다가...

오씨:또 뭔가?

함안댁:...얼굴이 좀 얽것습니다.

하동댁:곰보란 말인가? 그런 말은 없었잖나?

오씨:됐네.곰보면 어떻고 째보면 어때...

그 처지에...과분한거지.

 

오씨. 예진에 대한 분노가 그대로 드러나고...

그런 오씨의 눈치를 살피는 침모와 함안댁.

 

S#24. 예진의 방(밤)

예진과...유월이 있고.

 

예진:저고리 벗고 눕거라.

유월:예...(ㅇ저고리를 벗고 자리에 눕는다)

 

어깨와 가슴이 드러나면...

예진...드러난 어깨와 가슴에...뜸을 뜬다...

정성스럽게 뜸을 뜨는 예진...

(시간경과)...뜸자리를 치우는 예진...

 

예진:어떠냐?

유월:(입가에 미소띠면서)...한결...낫습니다.

예진:두어차례 더 뜨면...수족이 찬것도...좋아질 것이다.

 

이때 밖에서 들리는 오씨의 목소리.

 

오씨:안에 있느냐?

 

순간...유월과 예진...긴장하고...

 

예진:예...

 

유월이 얼른...저고리를 

걸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예진도 자리에서 일어나면 

방안으로 들어오는 오씨...

 

오씨:(유월을 보고)넌 나가보거라.

 

유월이 얼른 밖으로 나가면...

오씨 한쪽에 앉고...그 앞에 예진이 앉는다.

 

오씨:그동안...네 혼사때문에 노침초사 하던중에...

 

마침...적당한 혼처가 나서...부랴부랴 왔다.

 

예진:(순간 얼굴이 굳어진다)...

오씨:(입가에 웃음을 띠면서)산음저자거리에서 약재상을 하는 사람인데

규모도 제법되고 장사수완이 좋아

처자식...삼시세낀 안 굶길 사람이라는구나...

예진:...소녀...아직 혼인을 뜻이 없습니다.

오씨:(일순간 냉랭해지고)...그게 무슨 소리야? 혼인할 뜻이 없다니...

니가 우리 유씨 문중 사람도 아니고...언제까지 여기 머물 순 없는 노릇이 

아니냐!

예진:...

오씨: 기왕지사 떠날 몸이면...한시바삐 혼례를 치르는게 나을 것이야.

내...의원님과 상의하여...네 혼사를 마무리 지을것이니 그리 알거라.

예진:...(착잡하고)...

오씨:그리고...내 너한테 당부할 말이 있다.

앞으론 도지를 대할 때 각별히 주의 하거라.

너희가 오누이처럼 자라서 서로 스스럼없이 구는지 모르지만...

따지고 보면 남남이 아니냐. 너와의 친분이 도지 장래에 누가 될 수 있다는걸 

명심해!

예진:...

 

오씨...자리에서 일어나면 예진도 일어나고...

오씨...방밖으로 나가는데...예진...인사를 한다.

오씨가 나가고 나면...

예진...자리에 앉는다...

무거운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 예진...

 

S#25. 의원 일각(낮)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고 있는 허준.

부지런히 손을 놀리는 와중에도...

무언가를 중얼거리는데...

 

허준:(혼잣말로)복통이 있을 시에는 내관, 중원, 족삼리를 주혈로 하여 시침한다.

 

사법을 쓴 후 반식경 정도 꽃아둔 후 

아프지 않을때 침을 뽑는다.

이때 의원마당으로 들어서는 삼적대사...

그런 허준을 보는데...

 

삼적:비맞은 땡중처럼 뭘 그리 중얼거리는게야. 

 

갑작스런 삼적의 출현에 놀라는 허준. 

얼른 인사를 하는데...

 

삼적:유의원 계시냐?

허준:예. 지금 병사에 계십니다...

 

삼적대사, 병사쪽으로 

갈려다가 돌아서서 허준을 보고

 

삼적:네놈도 미친놈이 다 됐구나

허준:...?

 

삼적, 입가에 미소를 띠고 

허준을 보다가 돌아서서

병사쪽으로 가는데...

허준, 무슨 말인지 의아한 얼굴이고...

 

S#26. 유의태의 방

유의태와 삼적이 술상을 앞에 

두고 마주앉아 있다

유의태, 술잔을 비우고...

 

의태:이번엔 또 어딜 다녀오는겐가?

삼적:두류산에 가 휴정을 뵙고 오는 길일세...

의태:휴정이라면...서산대사 말인가?

삼적:(고개를 끄덕이고 술잔을 비우는데 입가에 미소를 띠고)...

날 보자마자...질타를 하시더군.

의태:뭘 잘못해서?

삼적:가사입은 자들은 사바대중으로부터 좁쌀 한알도 빚지지

말라했는데...어찌 술 처먹고 고기 처먹는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느냐고...

의태:(웃는다)...

삼적:큰스님 뵙고 오는 길에 지리산 벽소령 자락에 들러...

오랜 지기를 만나고 왔어...

의태:내가 모르는 친구가 있던가?

삼적:안광익이라고...내의원에 있던 친굴세...

의태:그 깊은 산중에서 뭘하고 사나?

삼적:...산짐승들 내장을 후비고 살지...

의태:(얼굴이 굳어지면서)...부술을 한단 말인가?

(부술:해부 라는 자막이 나갈것)

삼적:(고개를 끄덕이는데)...

내의원에 있을땐 어의 양예수 영감에 총애를 받았는데...

그 친구 관심은 온통 부술 뿐이였어.

의태:...

삼적:의금부에 있는 포교와 내통해서...

대역죄로 죽은 자의 배를 갈라보려다 적발되어...죽을 뻔했지.

그 친구의 의술을 아낀 양예수 영감의 배려로

죽음만은 면하고...내의원에서 ㅉ겨 났다네.

의태:사람의 배를 갈라봤다던가?

삼적:못봤으니...산짐승 내장이나 후비고 살지.

의태:...(심각한 얼굴로 잠시 상념에 잠기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예진의 목소리...

 

예진:(소리)소녀...예진입니다.

의태:들어오너라...

 

예진...방으로 들어오고...

예진, 들어와 예를 갖춘후 앉는다. 

 

의태:어인 일이냐?

예진: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의태...예진을 보면...

 

예진:소녀...대사님을 따라 가야산에 들어가...

대풍창 병자들을 돌보고 싶습니다.(대풍창: 나병 이란 자막 나갈것) 허락해 

주십시오.

의태:(뜻밖인데)...

 

여자인 너한텐 벅찬 일이다. 

당치 않은 소리야...

 

예진:소녀...언제고...의술을 익히면...소녀의 힘이...소용되는 곳으로가...

병자들을 도우며 살겠다고 작정하였습니다.

아직은 미력하지만...대사님을 도와...병자들을 돌보고 싶습니다.

의태:병자를 돌보는 것은 여기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난...네가...고생을 자초하는걸 볼 수 없어.

 

S#27. 유의태의 방 앞

도지가 굳은 얼굴로 서 있다...

 

S#28. 의태의 방

의태와 삼적...

예진이 무거운 얼굴로 있는데...

 

의태:여길 떠날려는 다른 이유가 있더냐?

예진:아닙니다...

삼적:(의태를 보고)예진일 나한테 맡게 주게...

의태:(삼적을 본다)...

삼적:난 이아일 알아.

병자를 위하는 고생쯤은 능히 견딜 심성을 지녔네.

의태:(무거운 얼굴로 침묵하다가 예진을 보고)... 정히 떠나겠느냐?

예진:...예...

의태:...뜻대로 하거라.

 

S#29. 의태의 방 밖

도지 굳은 얼굴로...서 있고...

잠시후 방에서 예진이 나온다...

예진...서 있는 도지와 시선이 마주치면

도지...성난 얼굴로 예진을 보는데...

예진이 마루에서 마당으로 내려서면...

도지 예진의 손을 잡아 끈다...

 

예진:오라버니...

 

도지 성난 얼굴로..

예진을 잡아끌고 

의원 일각으로 가는데...

 

S#30. 의원 일각

도지, 예진을 끌고 오는데...

이때. 쟁반에 탕약을 들고 가던 

허준이 그런 두사람을 본다.

 

예진:오라버니...

도지:안된다...보낼 수 없어...

예진:...

도지:지금 내 심중엔 너 밖에 없다...

이날까지 너만을 보고 살았어. 헌데 어딜 간단 말이냐?

다신 날 보지 않을 셈이냐? 내가 이대로 무너져도 아무런 상관이 없어?

예진:오라버니...

도지:문둥이 돌보자고...널 향한 내 마음을 이리도 무시 할수 있단 말이냐!!

예진:오라버니와 저는 갈길이 다릅니다.

부디...의술에 정진하여...오라버니가 원하는대로 내의원에 들어가십시오...

소녀는...떠나겠습니다...

 

예진...돌아서서 별채쪽으로 가는데...

 

도지:(안타까운 얼굴로)예진아...

 

한쪽에서 그런 도지와 

예진을 보는 허준의 시선.

 

S#31. 기방(밤)

도지가 기방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옆에는 기생이 있지만 기생은 신경쓰지 않고...

거푸 술잔을 비우는 도지... 몹시 괴로운데...

 

S#32. 마을 일각(낮)

삼적대사와...예진이 떠나고 있다...

걸어가던 예진이 뒤를 돌아보면...마을 한쪽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런 

예진을 바라보는 도지의 안타까운 

시선. 두사람 잠시 시선이 마주치는데...

예진...고개를 돌려...삼적과 함께 가던 길을 간다...

멀어지는 예진을 바라보는 도지.

 

S#33. 산속

안광익과...허준이 산속을 헤메고 있다...

산속 이곳 저곳을 헤메던 안광익과 허준...

안광익...비탈진 소나무앞에 

이르러서 허준을 보고...

 

광익:여길 파보거라...

 

허준...광익이 가리키는 곳을 파면...

그곳에...약초 뿌리(마 종류)가 나온다... 

허준...조심스럽게 파내면... 

 

광익:신장과 폐의 기운을 좋게하고...소갈과...위를 낫게하는 복령이다.

 

송진을 자양분으로 하는 약초라...

주로...썩은 소나무 주위에서 자란다...

허준...자신이 캐는 약초를 주의 깊게 본다.

 

S#34. 산중 일각

험준한 바위들이 있는 

산을 오르는 광익과 허준.

바위를 타고...힘겹게 산을 오르는데...

이때...광익이 발을 헛딪여 비틀거리면서 쓰러진다.

쓰러진...광익...갑자기...가슴을 부여잡고...

극심한 통증을 놀란다. 

그런 광익을 보고 놀라는 허준...

 

허준:...스승님...

광익:(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표정)...

허준:...스승님...

광익:(힙겹게)...진심통이야...

허준:(놀라고)진심통이면 소합향원을 처방해야 되지않습니까?

(난감하고)이 산중에서...어찌할지...

광익:(허리춤에 있는 침통을 잡고 허준에게 건넨다)...

(힘겨운 목소리로)장침을 들어 심수혈에 시침해.

허준:(당혹스러운 얼굴로)제가 어찌...

광익:...익힌 대로 해.

허준:...전...아직 

광익:어서!!

 

허준...가슴을 잡고 

고통스러워 하는 광익을 보고.

쩔쩔매다가...침통을 열어...장침을 꺼내든다...

그리고...광익의 심수혈쪽으로...침을 대는데...

그런 허준의 손이 떨리고...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광익:(소리)혈자리는 장부와 경락의 기혈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곳에 시침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

반드시 제대로 된 혈자리를 찾아야 한다. 

 

혈자리를 잡는 허준의 손이 

극심히 떨리고 이미에선

땀이 흐른다...

허준...혈자리를 잡고...시침을 하는데.

 

S#35. 계곡 너럭바위

너럭 바위에...허준이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고 있다.

그 옆에 안광익이 서서...

 

광익:도인술은 우주의 기를 인체안에 축적하여...

오장육보를 원활히 하는 것이다.

인체의 장부와 뼈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니...

기를 이용해...그 자리를 바르게 하면...모든 병을 예방할수 있다. 

 

허준이 도인술을 시작하는데...

손을 머리위로 넘겨 반대편 귀를 잡아당긴다.

 

광익:머리위로 손을 넘겨 반대편 귀를 열네번씩 잡아 당기는면... 귀가 밝아지고...

양손을 비벼서 뜨겁게 한 다음 양쪽 눈을 비벼 주기를 

스무번씩 하면 눈에 예막이 생기지 않고...중풍을 없앨수 있다... 

 

허준이 간장도인법과 신장도인법을 실시한다.

 

광익:이는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원할히 하고 반위를 없앨수 있다.

(반위:종양 이란 자막이 뜰 것)...

 

S#36. 움막

움막안에 안광익이 있고...

그 앞에 허준이 무릎을 꿇고 있다...

 

광익:그동안...할 만큼 했으니...이젠...올거 없다...

허준:...소인 아직 멀었습니다. 더 가르침을 주십시오...

광익:이런 염치없는 놈...허구헌날 니놈만 상대하란 말이냐?

그만하면 기본은 익혔을터 진짜 의원이 되고 안되고는 니놈 하기에 달렸다.

그만 가보거라...

허준:소인 스승님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소인도...스승님을 위해...보답할 기회를 주십시오...

광익:...(피식 웃으면서)미친놈...니놈이 날 위해 뭘 한단 말이냐?

허준:.시켜만 주십시오...

소인이 할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광익:됐다.그만 가거라...

허준:이대로 물러나는건...사람의 도리가 아닙니다. 시켜주십시오.

광익:...(냉소를 띠고 허준을 보는데)... 니놈 배를 열어보고 싶은데... 그리 하겠느냐?

허준:(놀라서)예?

광익:이젠 산짐승 내장을 들여다 보기 지겹구나.

내 평생에 소원이 사람 속을 열어보는 것인데 니놈이 하겠느냐?

허준:...(당혹스러운 얼굴로 어쩔줄을 모르는데)...

광익:...(그런 허준을 보고 껄껄웃고)...그게 아니라면...썩 물러가거라.

허준:(심각하고)...

 

S#37. 의원 일각

의원한쪽에서...작두로...약재를 썰고 있는 허준...

약재를 썰다가...상념에 잠긴다...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광익:...(냉소를 띠고 허준을 보는데)...

니놈 배를 열어보고 싶은데... 그리 하겠느냐?

허준:(놀라서)예?

광익:이젠 산짐승 내장을 들여다 보기 지겹구나.

내 평생에 소원이 사람 속을 열어보는 것인데 니놈이 들어주겠느냐?

허준:...(당혹스러운 얼굴로 어쩔줄을 모르는데)...

광익:...(그런 허준을 보고 껄껄웃고)...그게 아니라면...썩 물러가거라.

 

그런 안광익을 떠올린 허준...

착잡한 표정으로 있는데...

이때 대문쪽에서 소란 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허준...의원마당쪽으로 나가는데...

 

S#38. 의원 마당

의원마당에 관아의 사령이 

오십중반의 사내를 업고 있고...

이방인듯한 사내가...소리치고 있다...

 

이방:유의원계시오? 유의원!!

 

이때...한쪽에서 오근이 급히 오고...

 

오근:무슨 일이요?

이방:사또 나리의 사돈되는 분일세...위급한 듯 하니...

빨리 좀 봐주게...

오근:.(영달에게)도지 도련님을 모셔오너라...

 

영달 안채로 달려가고...

 

오근:(마루쪽으로 안내하면서)자...이리로 눕히시오...

 

사령들...사내를 마루에 눕히는데...

사내...가슴을 쥐어잡고...

몹시 고통스러운 얼굴로 신음을 토해내고 있다.

이때...도지가 영달과 함께 달려오고...

도지...급하게 사내를 본다...

도지...진맥을 하는데...

 

도지:(오근에게)심통이 극심하고...수족이...청냉한걸로 보아... 진심통일세...

(진심통:심근경색이란 자막이 나갈 것)

오근:(놀라고)예? 진심통이라면...

이방:(그런 오근을 보고)뭔가? 진심통이 뭔가?

오근:...십중팔구는 죽는 병이요...

도지:...(다급하게)...빨리 소합향원을 처방하시오...

오근:예...

 

한쪽에서...그 모습을 보는 허준.

오근 급하게 창고쪽으로 뛰어가는데...

 

S#39. 약재창고

약재창고로 뛰어온...

오근이 약을 챙기고 있다...

이때 허준이 들어오고...

허둥거리면서 약재를 챙기는 오근을 보고...

 

허준:...진심통에는 소합향원으로 행기통규하나...

지금은 약효가...돌기엔 너무 늦은것같습니다.

 

심수혈에...장침을 써 시침하고...

전중혈에 뜸을 뜨는 것이...

 

오근:닥쳐라.건방진놈...감히 니놈이 뭘 안다고 나서!!

허준:...

오근:(약을 챙겨서 창고밖으로 나간다)...

 

S#40. 의원 마루

오근이 약을 챙겨서...뛰쳐오고 

도지가...병자에게 약을 먹인다.

초조하게 지켜보는 오근과 부산포 일행들...

그리고 이방과 사령.(시간경과)...

도지가...의식을 잃고 있는 

병자를 보다가... 진맥을 한다.

도지 무거운 얼굴로 이방을 보는데...

 

이방:...어찌됐소?

도지:...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방의 얼굴이 굳어지고...

 

이방:알았소. (사령들을 보고)...망자를...집으로 모셔라...

사령:예...

 

사령들...죽은 병자를...업고...

이방과 함께...의원을 빠져나간다.

이때...의원으로 들어오는...

의태...그 모습을 보고...

 

의태:무슨 일이더냐?

오근:...사또의 사돈양반인데...진심통으로 내원했다 사망하였습니다.

의태:(도지를 보고)어찌 처방했느냐?

도지:소합향원으로 행기통규하는 치법을 썼습니다.

 

의태...도지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더니...

 

의태:진심통에 소합향원으로 행기통규하는 치법을 쓴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도지:(자신감 있는 표정)...

의태:허나...

도지:...?

 

다들 의아한 눈으로 의태를 보는데...

 

의태:필시...약효가...돌기엔...늦은 시간이였을터...

먼저 심수혈에 장침을 써서 시침하고...전중혈에 뜸을 놓으면...

구사일생할 가망은 있었을 것이다.

 

순간...놀라는 오근의 표정...

오근...마당 한쪽에 있는 허준을 보는데...

의태...방으로 들어간다.

 

S#41. 의원 일각

허준이 피고름묻은 수건을 빨고 있는데...

이때 오근이 허준에게 다가온다.

 

오근:...자네 어찌 알았나?

허준:...

오근:진심통에 침과 뜸을 써 처방한다는걸 어찌 알았어?

허준:(겸손하게)옛날 예진아씨가 주신 의서에서 보았습니다.

오근:...

 

허준...수건을 들고...한쪽으로 가는데...

오근...그런 허준을 멍하니 바라본다.

 

S#42. 마을 일각

의원에서 죽은 양반의 장례행렬인 듯 

화려한 꽃상여가 마을을 지나간다.

상여꾼들의 노랫소리와 상주들의 

곡소리 슬프게 울리는데...

상여가 지나가자 길 가는 행인들 틈에서 

그 행렬을 바라보는 허준이 보인다.

 

S#43. 산중 일각

봉분을 마친 상여꾼들이 떼를 입히고 있고 

그 옆에 상여태우기를 하는 사람들 보이는데

그 전경을 묘 건너편 

중턱에서 지켜보는 시선, 허준이다.

허준, 먼산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광익:(소리)이젠 산짐승 내장을 들여다 보기 지겹구나.

내 평생에 소원이 사람 속을 열어보는 것인데 니놈이 들어주겠느냐?

 

광익의 말을 떠올린 허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급하게 간다.

 

S#44. 구일서의 방(밤)

허준, 양태, 구일서 둘러 앉아 있다. 

양태와 구일서 허준을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은데

 

구일서:미쳤소!

양태: 형님... 그게 말이나 될 법한 일이요?... 만일 발각이라도 되는 

날이면 뒷감당을 어찌 할려고 그러십니까?

허준: 산 사람을 죽이자는 것도 아니고.

잠시 죽은 사람을 들여다 보자는 것 뿐이야.

구일서:미쳤어...미쳐도 단단히 미쳤어

양태:약초이름 알고 처방문이나 쓸줄 알면 됐지...

뭘 더 배우겠다고 그런 끔찍한 일을 하겠다는 거요?

허준:의원이라고 다 의원이 아니다...

사람 뱃속이 어찌 생겼는지도 모르면서...

어찌 오장육보를 말하고 처방을 내릴 수 있겠느냐?

 

S#45. 구일서의 방 밖

함안댁이 마당을 

가로질러 방쪽으로 가는데...

이때 방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는다.

 

구일서:(소리)하면...세상 천지 의원이 죄다...사람 배를 갈라본단 말이요?

유의원님도 그리 하셨답니까?

아무리 죽은 사람이라해도...무덤을 파고 시신을 훼손한 것이

발각되면 죽음을 면치 못할거요.

더구나...다른 사람도 아니고...사또의 사돈양반 묘를 파ㅎ쳤다가

무슨 변고를 당할려고 이러시오.

 

경악하는 함안댁의 표정...

함안댁 어찌 할바를 모르는데...

 

S#46. 동 방안(밤)

허준, 구일서, 양태 얼굴이 굳어져 

입을 굳게 다물고 

심각하게 앉아 있다. 

 

허준:(무거운 얼굴로)너희들이 본대로 난 미쳤다.의술에 미쳤어.

허나 미치지 않고는...갈 수 없는 길이야.

양태:형님...제가 언제 형님 말을 거역한적이 있습니까?

허나...이번 만은 안됩니다...

제발...마님과 형수님 생각도 하십시요.

구일서:양태말이 맞소... 혼자 몸이 아니지 않소.

허준:자네들이 도와줄수 없다면...나 혼자라도 할것이다.

양태:형님...

 

S#47. 방 밖

함안댁...더욱 놀란 얼굴로 어쩔줄 모르고...

 

S#48. 방 안

다시 침묵이 흐르는데...

 

양태:(말없이 있다가...허준을 보고)...형님을 따르겠습니다.

구일서:(놀라서)자네...

양태:형님을 믿고...용천서...수천리길을 온 몸이요.

형님이 죽을 길로 간다면...나도 따라가야지...

구일서:...젠장...다시...침묵이 흐르다가...

구일서:좋시다...나도 의리에 죽고...의리에 사는 놈이요.

미친짓인줄 알지만...하겠소.

허준:(감격해서)고맙네...

 

S#49. 방 밖

방앞에 있는 함안댁이 경악을 하고...

 

S#50. 성황당 앞(밤)

당나무에 걸린 당줄이 을씨년스런 

소리를 내며 펄럭이는데 

나무 아래 허준과 양태가 

삽을 들고 초조하게 서 있다. 

 

S#51. 구일서의 방(밤)

함안댁과 구일서 누워 있다.

구일서, 살며시 이불을 걷고 

일어나 나갈채비를 하고 

문고리를 잡고 나갈려는 순간

어둠속에서 그런 구일서를 보는 함안댁...

 

함안댁:(갑자기 배를 잡고 나뒹군다)아...아이고...

아이고 배야...나죽네...나죽어...

 

구일서 놀라서 함안댁을 본다...

 

구일서:왜 이래. 왜 이러는거야...

함안댁:(뒹굴면서)아이고...배야...나 죽네...나죽어...

 

구일서 그런 함안댁을 잡고...

 

구일서:여보...여보...

 

S#52. 성황당 앞(밤)

허준, 초조하게 서 있다가 

하늘을 올려다 보는데

양태, 맞은편 길을 보며 

서성대다가 허준 곁으로 온다.

 

양태:안 올 모양이요...

허준:날이 밝기전에 마쳐야 한다...가자.

 

두사람, 어둠속으로 사라지는데...

 

S#53. 무덤 앞(밤)

무덤이 있고.무덤과 떨어진 곳에...움막이 있다.

묘지기가...움막안으로 들어가는데...

떨어지니 숲속에서 그모습을 보는 허준과 양태.

 

허준:가자...

 

조심스럽게 무덤으로 가는 두사람...

무덤에 당도하여...주위를 살핀후...

서로 눈을 맞추고 

무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시간경과)

봉분은 거의 다 헤쳐져 있고 

양태 땀을 닦느라 잠시 멈추어서고, 

허준은 땀을 뻘뻘 흘리며 미친 듯이 파헤친다. 

허준의 삽에 나무판자 소리가 나고 

양태, 삽을 놓고 손으로 흙을 쓸면 관이 드러난다. 

허준 미친 듯이 흙을 손으로 쓸어낸다. 

관이 드러나고 허준과 양태 

긴장이 되는지 호흡을 가다듬고 

양태, 관 두껑을 열려는데...

이때 쿵하는 소리가 들리고...

양태...화들짝 놀라는데...

양태...관문짝을 들어올리는 순간... 움막쪽에서...

 

묘지기:웬놈들이냐!!

 

양태, 놀라서 보면...

움막쪽에서 묘지기가 달려온다...

 

양태:형님...

허준:(안타까운얼굴)...

양태:형님...

허준:가자...

 

허준과 양태...

어둠속으로 도망을 친다...

달려오는 묘지기...

어둠속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허준과 양태.

 

S#54. 산중 일각(밤)

허준이 혼자...바위에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다.

무거운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안광익의 움막쪽으로 가는데...

 

S#55. 움막 앞(밤)

움막앞에 당도한 허준...

 

허준:소인 허준입니다...

 

아무런 기척이 없고...

 

허준:스승님...

 

역시 아무런 기척이 없자...

허준...움막안으로 들어간다...

 

S#56. 움막 안

허준이 움막안으로 

들어와서 불을 밝히면...

안광익이 떠난 듯

움막안이 비워져 있다.

허준 어리둥절한 얼굴로 

주위를 살펴보는데...

움막 한가운데...책서너권과 

안광익이 남긴 글이 있다...

허준, 얼른 종이를 펼쳐보는데...

 

광익:(소리)니가 진실로 병자를 긍휼히 여기는 심의가 되고자 한다면...

먼저 인간을 생각해라. 난...세상을 등졌지만...

너는...세상속에서 인간을 이롭게 하는 의원이 되거라.

남긴 서책은 고금의 의서을 탐독하고...지리산 약초를 연구하여

저술한 것이니 이를 참고하여...의술에 정진하거라.

 

허준...광익이 남기고 간...서책을 집는다...

허준의 눈에...감격의 눈물이 글썽해지는데...

 

S#57. 허준의 방(몽탸쥬)

허준이...광익이 남기고 간...서책을 넘긴다...

서책이 넘어가면서...세월이 흐르는데...

물지게를 지고 일하는 모습...

서책을 탐독하는 모습...

자갈밭에서 일하는 손씨와 다희의 모습...

다시 서책을 연구하는 허준의 모습...

의원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모습...

눈이 내리고...봄이되고...세월이 흘러가는데...

허준의 방에서...의서에 열중하는 허준...

이때...방으로 다희가 들어오는데... 만삭의 몸이다.

다희...방 한쪽에 앉고...

의서를 탐독하는 허준을 보다가...

 

다희:늦었습니다...그만 쉬십시오.

허준:(돌아보고)아니요...먼저 자구려.

 

허준, 다시 의서를 보는데...

그런 허준을 보는 다희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고...

이때...밖에서 들리는 다급한 목소리.

 

노인:(소리)계시오...계시오...사람 좀 살려주시오...

 

허준과 다희 놀라서 문쪽을 보는데...

허준...방밖으로 나간다...

 

S#58. 방 앞(밤)

허준이 밖으로 나오면...

다희와 손씨도 나오는데...

마당엔...노인과 노파가 있고...

노인이 젊은 여자를 업고 있다.

 

허준:무슨 일입니까?

노인:여기 의원이 산다고 들었소...우리 딸 좀 살려주시오.

허준:...저...저는 아직 병자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의원이 아닙니다. 

유의원댁으로 가십시다...

노인:금방 숨이 넘어가는데...언제 거기까지 간단 말이요...살려주시오...

노파:제발...살려주시오...

 

노인과 노파 사정을 하는데...

어찌 할바를 몰라...당황하는 허준...

그 모습에서 스톱모션...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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