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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1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28|조회수250 목록 댓글 0

[허준] 12

 

 

 

 

 

 

 


 

S#1. 의원 전경(낮)

 

S#2. 유의태의 방

허준이 유의태 앞에 앉아있고... 

그 옆으로 오씨와 도지 예진이

있다...무릎을 꿇고 있는 허준의 뒤로는 

오지와 부산포, 꺽쇠 장쇠 영달이 지켜보고 있는데...

허준을 쏘아보는 유의태의 눈빛이 매섭다.

 

의태:소갈병자의 오줌은 달다. 그 이유를 아느냐?

허준:...

의태:(호통을 친다)내용도 모르면서 처방을 내렸단 말이냐!!

 

의태의 벼락같은 호통에 

허준의 당혹스러운 얼굴...

도지와 부산포 일행들 

이제야 걸렸구나 싶은 표정...

예진의 안타까운 얼굴...

 

의태:소갈병자의 오줌이 단 이유를 아느냐 모르느냐!!

 

다시 벼락같은 호통을 치고 

허준, 어쩔 줄 모르는데...

 

S#3. 허준의 방안

산고를 겪고 있는 다희,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

고통스런 신음이 흘러나오고. 

그런 다희를 보는 손씨의 안스러운

표정...신음을 흘리다 

끝내 비명을 지르는 다희...

 

S#4. 유의태의 방

유의태, 허준을 채근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허준은 긴장된 얼굴인데... 

 

유의태:소갈병자의 오줌이 단 이유를 아느냐 모르느냐!

허준:...(잔뜩 긴장된 얼굴로 마름 침을 삼키고 조심스럽게)...

소갈 병자의 오줌이 단것은...신이 허한 까닭입니다.

 

허준이 대답을 하자...

굳어지는 도지의 얼굴.

허준의 뒤에선 오근과 

부산포 일행도...놀라는 눈친데...

 

의태:신이 허한것과 오줌이 단것이 무슨 상관이더냐?

허준:사람의 입속에 들어간 음식은 ...위속에 들어가 모두 단맛으로 변하는데

그것이 방광으로 내려가면 요와 신의 기가 성해져

그 더운 기운은 정기로 변하여 골수로 들어가고

남은 기운은 기름이 되며 그 기름의 알짜들이 피와 살로 보태지고 나머지는 

오줌이 됩니다.

유의태:...

 

허준의 입에서 이야기가 술술나오자.

도지와 오씨 짐짓 놀랍고도 

당혹스러운 표정인데...

허준의 뒤에서 지켜보는 오근과 

부산포 일행도 내심 놀랍다.

초조한 얼굴로 허준을 주시하는 예진의 시선.

 

허준:오줌의 빛이 누런 것은 피의 나머지이기 때문인데

만일 요와 신이 허하고 냉하면 처음부터 음식을 쪄내지 못하여 

곡기의 단맛이 그대로 오줌속에 섞여 내리게 됩니다

하여 소갈병자의 오줌이 달고 음식을 취하여 영양을 거르지

못하니 병자는 날로 살이 마르게 됩니다.

 

허준의 대답에 의태는 

무표정하게 허준을 바라보는데...

 

의태:소갈병자와 각기병자는 그 병의 원인이 같으나 증세는 다르다.

소갈병과 각기병의 차이를 아느냐?

허준:(다시 마른 침을 삼키고)...

각기병 또한 소갈과 같이 신이 허하여 생긴 병이나

각기는 2,3월에 시발하고 5,6월에 성하며 7,8월에 쇠한데...

소갈은 7,8월에 시발해 12월에 성하며2,3월에 쇠하는 것이 차입니다...

유의태:이유는?

허준:각기병은 굳어지는 병이요,소갈은 허물어지는 병으로 

봄 여름에는 양기가 상승하여 굳어지는 병이 발하면 풀어지는 병이 낫고

가을과 겨울은 양기가 떨어지는 탓에 풀어지는 병이 발하면 굳어지는 병이 

낫습니다.

 

유의태...그런 허준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다가...

 

유의태:소갈병엔 꼭 삼가야 할 금기가 있다.그것도 일러 주었느냐?

허준:예...술을 마시지 말고, 힘든 일과 색을 삼가하고

짠 음식을 먹지말라 하였습니다.

의태:거기에 기름진 음식을 삼가고 방초와 석약을 먹어서는 아니된다.

허준:...명심하겠습니다.

의태:하나 만 더 묻겠다.

허준:...(긴장하고)...

의태:소갈병은 그 증상에 따라 수십 종의 약이 있는데

왜 하필 팔미원에 오미자를 처방했느냐? 

허준:그 병자의 생활이 곤궁해 보여...구하기 쉽고 싼 약재를 권했습니다.

 

의태...허준의 말을 듣고 

잠시 말없이 허준을 바라보다가...

 

의태:그만하면 그동안 네가 제법 노심초사한 흔적이 보인다.

 

의태의 말에 허준이 감격하는데...

 

의태:(도지를 보고)...내일부터 이 아이에게 약재창고를 맡게 하라.

 

의태의 말에 도지와 오씨 놀라고...

오근과 부산포 일행도 놀라서 술렁인다.

 

도지:허준이는 의원에 들어온지 삼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오씨:칠팔년이 넘게 일한 자들도 아직 약초를 캐고 있는데...

그런 자한테 어찌 약재창고를 맡기신단 말이요?

오근:약재창고는 부산포가 맡는게 합당할 듯 싶습니다.

의태:(단호하게)개꼬리 삼년 묻어 황모 된다더냐!!

 

도지와 오근 착잡한 표정이고...

부산포의 표정이 참담하게 일그러 지는데...

 

허준:소인에겐 과분한 소임입니다...거두어 주십시오.

의태:긴말할거 없다. 그만 나가보거라.

 

도지와 오씨...떨떠름한 

얼굴로 허준을 노려보고...

뒤에선 부산포는 부들 부들 떠는데...

 

S#5. 약재창고 앞

의원마당에서 약재 창고앞 

대문을 박차고 들어온 부산포, 

성난 얼굴로 씩씩 거리다가...

눈에 띄는 약탕관을 보고 장작 하나를 

들어서 닥치는 대로 박살낸다.

뒤따라온 영달과 장쇠, 꺽쇠가 그 모습을 보고

영달과 꺽쇠 부산포를 잡고 말리는데...

 

영달:형님...진정하슈...

꺽쇠:고정하게.

장쇠:아. 왜들 말리고 그래...형님...분이 풀릴때 까지...박살내슈.

내가 형님이래도 눈에 뵈는게 없겠수...

 

부산포...장쇠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약탕관 하나를 또 박살내는데...

씩씩 거리다가 들고 있던 장작을 팽개친다.

이때 의원마당쪽에서 창고앞으로 오는 허준... 

그 모습을 보는데...부산포, 허준을 노려본다...

허준 착잡한 얼굴로...

 

허준:...본의 아니게...미안하게 됐소.

부산포:닥쳐!! 너 이새끼...첨 볼때부터...기분 나빴어.

제길...죽쒀서 개준다더니 내 꼴이 딱 그짝일세...

남에 밥그릇 가로챈 기분이 어때?

허준:...

부산포:입이 있으면 말을 해봐 자식아.

허준:...미안하오.

장쇠:이런 뻔뻔한 놈이 있나...야 이놈아...이게 미안하다는 말로 풀어질성 싶냐?

니놈때문에 부산포 형님 칠년공부가 도로아미 타불 됐어 자식아.

허준:...

부산포:니놈밑에서 약초꾼 노릇을 하느니...내 당장 때려치고 만다.

 

부산포...침을 탁 뱉고...

한쪽으로 나가면...

 

장쇠:간사한 자식. (거칠게 허준을 밀치고 밖으로 나가는데)...

 

영달도 떨떠름한 얼굴로 

허준을 쏘아보고 장쇠를 따라나간다.

꺽쇠...그런 장쇠 일행의 눈치를 보고...

그들이 사라지면...착잡한 얼굴로 

서 있는 허준에게 가서...

 

꺽쇠:...게이치 말게,지깟놈들이 별수 있겠나.

어차피...자네 밑에서 약초꾼 노릇을 하고 말걸세...

허준:...

꺽쇠:(비굴하게 웃으면서)...난 진작 자네가...이리 될 줄 알았네.

앞으로 잘 부탁하네.

허준:... 

 

허준이 말없이 착잡한 얼굴로 있자...

조금 머쓱한 얼굴로 한쪽으로 사라지는데...

허준...약재창고 안으로 들어간다.

 

S#6. `약재창고 안

창고안으로 들어온 허준...

창고안을 둘러보면서...

상념에 잠기는데...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의태:그만하면 그동안 네가 제법 노심초사한 흔적이 보인다.

(도지를 보고)...내일부터 이 아이에게 약재창고를 맡게 하라.

 

라고 말하던 의태의 모습이 떠오르고...

허준, 만감이 교차하는데...

 

S#7. 마을일각(저물녁)

허준이 집으로 향하고 있다.

 

S#8. 허준의 집 마당(저녁)

양태가...초조한 얼굴로 마당을 서성거리고 있는데...

방안에서는 다희의 비명소리가 들려나온다.

다희의 비명이 들릴때마다.

양태...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이때 허준이 싸립문안으로 들어선다...

 

양태:형님...!!

허준:...

 

이때...방에서 들려오는 다희의 비명소리...

 

허준:(놀라서)무슨 일이냐?

양태:형수님이...산통중이요.

 

그 순간...다희의 비명이 울려나오고...

 

허준:.(놀란 얼굴로 방쪽으로 다가가는데)...

 

S#9. 허준의 방

고통스런 얼굴로...신음을 흘리다...

비명을 질러대는 다희...

얼굴은 땀으로 흠씬 젖어있고...

그 옆에...손씨는 안타까운 

얼굴로 다희를 지켜보는데...

 

손씨:조금만...조금만더...애써 보세요.

 

다희...아악...하는 비명을 지르고...

 

S#10. 마당

허준과 양태가 초조한 얼굴로 있다...

계속 들려오는 다희의 신음과 비명소리...

 

양태:(긴장된 얼굴로)...왜 이리...안나오는거요? 혹시 잘못된거 아니요?

허준:...(양태의 말을 무시하고...안타까운 얼굴로...방쪽을 보는데)...

양태:(안절부절 하면서)나 이거...환장하겠네...차라리...내가 낳고 말지...

허준:방정떨지말고 가만 있거라.

 

이때...다희의 비명이 울리고...

잠시후...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허준과 양태...방쪽을 본다.

잠시후 방문이 열리고...

손씨가 밖을 내다본다.

 

손씨:(입가에 미소를 띠고)...사내다...사내자식이야.

양태:...(입이 딱 벌이지고)형님...

 

S#11. 허준의 방

허준이 방으로 들어오는데...

다희...탈진한 얼굴로 있고...

허준...다희 옆으로 앉는다.

손씨도 허준옆으로 앉고...

 

허준:...(다희의 손을 잡고)애썼소.

다희:...(힘겨운 목소리로)...서방님...

손씨:(다희 옆에 누인 아이를 보면서)보거라...니 자식이다.

 

허준...아이를 본다...

그런 허준의 눈에 언뜻 눈물이 그렁해지는데

 

허준:(다희를 보고)...고맙소...

다희:...의원댁에 불려가신 일은 어찌 됐습니까?

허준:...스승님께서 내게 약재창고를 맡기셨소.

 

손씨, 놀라고...

 

손씨:약재창고를 맡기다니...하면...약재창고지기가 됐단말이냐?

허준:(손씨를 보고)예...소자가 병자들을 치료한 것을 아시고...

그간의 노고를 인정해주셨습니다.

손씨:...세상에 이런일이...이런 고마울데가...

(역시 눈물이 글썽해지고)하늘이 알아주신게다...

밤낮을 모르고 정진한 니 열성을 하늘이 알아주신게야.

허준:(다희를 보면)...

다희:...(감격스러운지...눈물이 흘러내리는데...고개를 돌리고)...

 

그런 다희를 보는 

허준의 눈에도 눈물이 비친다.

 

손씨:...(눈물을 찍어내면서)이 아이가...애비한테 복을 주러 왔구나.

복덩이야...가만있자...

 

손씨...얼른 방안 한쪽으로 가서 

대바구니안에 놓인 비단을 꺼내서 

비단을 풀면 그 안에 서찰이 있다.

서찰을 가져와 허준에게 내민다.

 

손씨:보거라...

허준:무엇입니까?

손씨:용천땅을 떠날때 나리께서...주셨다.

훗날 니가...자식을 났거든 네게 주라셨다.

 

허준...서찰을 펼쳐보는데...

서찰엔許謙(허겸)이란 

두자만 적혀 있다.

 

손씨:(허준을 보고)...뭐라셨냐?

허준:...아이의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손씨:무었이냐?

허준:...겸이...허겸입니다...

손씨:...(아이를 보고 눈물이 글렁해져서...).허겸이...겸아...겸아...

 

허준의 감격스런 얼굴위로...

용천땅을 떠날 때 허론의 모습이 떠오른다.

(2회 29씬) 당산나무아래 

허론과 허준이 작별한 장면

 

허준:(벅차서 울먹이면서)...나으리...소인을...소인을...용서하소서...

허론:...사람의 귀천은 행실이 가늠하는것이지...신분의 고하에 

구애되지 않는다.신분의 한계를 핑계삼아...헛되이 살지 말거라...

 

허론이 돌아서서 고을쪽으로 간다.

 

허준:나으리...

 

허론 돌아보지 않고 걸아가면...

그런 허론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허준...

 

허준:(입속으로 맴도는 말)...아...버님...

 

그런 허론의 모습을 떠올린 

허준의 눈에 눈물이 흘러 내린다.

 

S#12. 의원 전경(아침)

 

S#13. 오씨의 방

오씨가 앉아있고 그 앞에 도지가 있다.

 

오씨:(심각한 얼굴로)약재를 살려면 돈을 다뤄야 할텐데

어쩌자고 근본도 모르는 아이한테 창고를 맡겼는지 모르겠구나...

도지:...

오씨:그놈 에미하고...여편네가...허드렛일에 삵바느질을 하면서

겨우 연명하는 처지야...견물생심이라고...돈을 만지다보면. 필시 딴생각이 

들것이니...니가 주의 깊게 살피도록해라.

도지:그 자 때문에 너무 심상하지 마십시요.

오씨:그놈 하는짓을 보고도 그런 소리하느냐!

내버려 뒀다간 우리의원 거덜낼 놈이야... 괘씸한 놈...

지놈 주제에 감히 어디서 병자들을 봐. 두고 보거라.

내 눈에 꼬투리 하나라도 잡히면...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놈을 내칠것이야.

도지:...(심각해지고)...

 

S#14. 약재창고 앞

부산포와 꺽쇠 장쇠 영달이 

약초 망태기를 지고 서 있으면...

이때 한쪽에서... 오근과 허준이 온다. 

 

오근:채비들은 마쳤나?

 

무리들 떨떠름한 얼굴로 

다들 대답이 없는데...

 

오근:이 자식들이...아침부터 꿀 처먹었나...왜들 벙어리야.

영달이 너!

영달:(찔끔)예...

오근:(손가락을 까닥이면서 가까이 오라는 시늉을 하면)...

 

영달...오근 앞으로...쭈볏쭈볏 다가간다.

 

오근:(영달의 옆구리에 찬...조롱박 혹은 호리병을 낚아 채서...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아보고)...

 

느닷없이 영달이 뒷통수를 후려친다...

 

오근:이런...후레자식.겨울엔 산에서 술처먹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어.

이 엄동에 동사하고 싶어 환장했어?

영달:...(떨떠름)...

오근:(술을 땅에 버리면서 허준을 보고)...자네 잘봐두게...

앞으로 약재창고 지기가 될려면...이놈들부터 잘 다뤄야해.

 

영달...아까운 얼굴...장쇠도...

바닥에 쏟아지는 술을 보면서...

입맛을 쩝쩝다시는데...

오근 술을 다 쏟아버리고...

호리병을 영달에게 팽개치듯이 건넨다.

 

오근:다들 알다시피...오늘부터는 허준이가 창고의 출납를 맡을것이니

캐온 약초를 이사람한테 검수받도록 하게.

(허준을 보고)자...말씀하게.

허준:...(어색한 얼굴로)...아직 부족한게 많소...앞으로 많이들 도와 주시오.

부산포:(말자르면서 오근에게)말씀 다 하셨으면... 우린 이만 가보겠수...

 

부산포. 밖으로 나가면 

영달과 장쇠도 따라가고...

꺽쇠 눈치를 보다가 따라간다.

 

오근:저 자식들이...

 

그런 부산포 일행을 보는 

허준의 얼굴이 무겁고...

 

S#15. 약재창고

창고 안으로 오근과 허준이 들어온다.

 

오근:약초를 캐오면 이 장부에 그 수량을 기재한 다음에

말릴건 말리고 찔건 쪄서...여기...약재함에 보관하면 되네...

매일 들고 나는 약재를 일일히 맞춰봐야 되는건 물론이고...

의원에 약재를 팔러온 약재상의 물건이 상질인지...하질인지 잘 가려

값을 매겨줘야해. 

허준:예...

오근:(주위를 살피고 허준에게 은밀하게)자네가 약재상들을 잘만 다루면

술값 정돈 떨어질 것이니...혼자 먹지 말고...나눠 먹세.

허준:...

오근:(허준의 대답이 없자 머쓱해져서 혼잣말로) 거...보기보단 욕심이 과하네... 

(장부를 허준에게 건네면서)일단 이 장부하고...약재를 맞춰보게.

 

S#16. 마을길

부산포와 꺽쇠 장쇠 영달이 

약초 망태기를 매고 가는데...

갈림길에서 부산포가 다른길로 빠진다.

 

영달:형님...어디 가는거유?

꺽쇠:약초는 안 캘셈인가?

부산포:(퉁명스럽게)...난 주막거리가 술이나 마실테니...약초를 캐던 말던 알아서들 해.

 

부산포...화난 얼굴로 가면...

어찌 할 바를 몰라 눈치를 보는 

장쇠와 영달...꺽쇠...

 

장쇠:에라...나도 모르겠다.

 

장쇠 역시 부산포쪽으로 가면.

 

영달:(꺽쇠의 눈치를 보면서)어찌 할 거요?

꺽쇠:...그...글쎄...

영달:갑시다.

꺽쇠:어딜?

영달:어디긴 어디야. 주막거리지. 부산포 형님은 나가 자빠졌는데...

우리만 고생할 필요있나? 설마 하루쯤 약초 안캔다고 허준이 그 자식이 뭐라

하겠수?

 

영달...부산포쪽으로 가면...

꺽쇠도 따라간다.

 

S#17. 주막봉노방

부산포와 영달 꺽쇠 장쇠가 

둘러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장쇠:(사발을 들고 벌컥 벌컥 술을 마신후)...나도 의원들어온지...낼 모레면...육년이요.

물지게 삼년지고...약초꾼 노릇 삼년에...남은건...(배를 훌떡 걷어서 보여준다)

약초캐다 산에서 굴러 다친이 흔적밖에 없어.

젠장...남들은 약초꾼 노릇 하면서 백사 잡고 산삼 캐서 팔자도 고친다는데 

우린 이게 뭐냐고...

영달:유의원님이 보신다는 비서를 손에 쥘수만 있으면...

고향가서...의원노릇하며 떵떵거리고 살텐데 말야...

장쇠:비서라니? 그게 뭐야?

꺽쇠:유의원님이 괜히 조선 제일가는 명의가 되셨겠나?

그게 다...가문대대로 내려오는 비서가 있기때문이지...

병마다...특효가 있는 처방전을 모아둔 비서 말이야.

부산포:(놀라서)...정말 그런 책이 있단 말이요?

꺽쇠:나도...언젠가 오근이 형님 한테 들었네...도지도련님이...그 젊은 나이에...

내노라 하는 의원노릇하는것도...다 그 비서때문이라고...

 

순간...부산포의 눈이 빛나고...

부산포 목이 타는지...술을 벌컥 벌컥 마시는데...

그 눈빛에 무언가 음모가 스쳐간다.

 

S#18. 약재창고

허준이 창고 한쪽에 앉아서 붓으로 장부에다

무언가 기록을 하고 있다.틀 잡힌 모습이...

약재창고 지기로 손상이 없는데... 

이때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면...

창고 한쪽에 예진이 서 있다.

허준, 놀라서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예진에게 예를 갖춘다.

 

예진:(역시 허준에게 눈인사를 하면서)축하드립니다...

허준:...(당혹스럽고도 겸연쩍은데)...아...아직 그런 인사받을 처지가 못됩니다.

예진:아닙니다. 옆에서 지켜본 저도...많이 놀랐습니다.

그 사이에 그만한 의술의 경지를 보이는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이젠 제가 배워야 될 듯 싶습니다.

허준:...아...아닙니다. 감히 제가...

예진:(입가에 미소를 띠고 손에 들고 있는 장부를 내민다)...

이건...제가 기록하던 약재 목록입니다. 창고일 보시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가져 왔습니다.

허준:(장부를 받으면서)고맙습니다... 

 

허준 예진에게 다시 예를 갖추는데...

이때...문틈으로 그런 

허준과 예진을 보는 도지의 시선.

굳은 얼굴로...질투에 타는 

눈빛으로 허준을 노려본다.

 

S#19. 산중 일각

산중일각 나무숲속에 

양태와 구일서가 몸을 숨기고 있다.

양태, 추운지...손과 귀를 비비면서...있고...

구일서는 활을 들고...한쪽을 주시하는데...

 

양태:(추워하면서)형님...언제까지 이러고 있는거요?

벌써 두어 시간이 지났어도 멧돼지에 노루는 커녕...까투리 새끼 한마리도

안보이잖수. 차리리 돌아다녀 봅시다.

일서:아...그자식...정말 말 많네.여긴 길목이야...길목, 기다리면 틀림없이 지나 

간다니까. (땅바닥을 두리번거리다)어...여기있네...

(땅에서 무언가 줍더니)너 이게 뭔줄 아냐?

(양태의 코밑에 대고)노루똥이다...노루똥.

 

양태...인상을 쓰고 뒤로 움찔 물러나면...

구일서...다시 땅바닥을 두리번 거리면서...

 

일서:여기 어디...발자욱도 있을텐데...

 

구일서가 두리번 거리는 사이...

 

양태:(혼잣말로)젠장...준이 형님은...떡뚜꺼비 같은 아들봤지...

거기다...의원에 약재창고 지기돼서 잘나가는데...천양태 팔자는 더럽구만

일서:(놀란 얼굴로 양태를 보고)너 지금 뭐랬냐?

양태:(떨떠름 하게)팔자 더럽다고 했수?

일서:아니...팔자타령 말고...허준이가 뭐 어쨌다고?

양태:몰랐소? 유의원댁 약재창고지기가 됐소.

일서:...이...자식은 그런 일이 있으면 빨리 빨리 말을 해야지...

양태:...

 

일서...눈을 껌뻑 거리면서...머리를 굴리는데...

입가에 주체할수 없는 미소가 떠오르고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서둘러 사냥도구를 챙긴다.

 

일서:가자.

 

양태...무슨 영문인지 몰라...

의아한 얼굴로 그런 구일서를 본다.

 

S#20. 약재창고

허준이 의서를 보면서...약재를 공부하고 있다.

 

허준:해열에는 갈근 (칡뿌리라는 자막 나갈것)...배가 차면서 아프면...파뿌리를 

다려먹고...허리 아픈데는 행인(복숭아씨라는 자막 나갈것)

가래가 끓을시엔 마늘과 은행을 쓴다... 해소엔 도라지... 변비엔...결명자...

 

이때 창고문이 빼곰이 열리고...

구일서가 창고안을 들여다 보는데...

구일서가 창고안으로 들어오면...

양태도 뒤따라 들어온다.

 

일서:야...그리 폼잡고 앉아있으니 영락없는 의원일세...(너스레 떨면서)허의원님...

허준:(겸연쩍은 미소띠고)이사람이 무슨 소리하는거야. 남이 들으면 웃겠네.

양태:다 죽은 사람도 살리는 의원이신데...남 신경쓸거 뭐 있습니까요? 허의원님...

허준:(피식 웃고).난 아직 멀었으니 허튼소리말아.여긴 웬일들인가?

일서:사냥꾼이 의원댁에 왜 오겠어? (허리춤에 찬 보자기를 풀러 놓는데)약재 팔러 

왔지. 자...여기...사향...웅담에 독사하고 박쥐 말린거...오소리 쓸개에다...멧돼지 

거시기...

허준:어디 보세...

 

일서가 가져온 약재를 허준앞에 놓으면...

허준 약재의 상태를 살피고...

한쪽에 둔 저울에...약재를 단다.

기대에 찬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 일서와 양태.

 

일서:잘 좀 쳐주슈...

 

허준, 대꾸없이...약재를 저울질한다.

허준, 계량을 마치고...

 

허준:모두 합해서...일곱냥 쳐주지.

 

순간...일서 웃음을 멈추고 

얼굴이 굳어지는데...

 

일서:지...지금 뭐라했수? 일곱냥?

허준:(설합을 열고 돈을 꺼내준다)여깃네...

일서:(기가 막힌듯 냉소를 띠고)...지금 장난하슈?

일곱냥이라니? 이게 어째 일곱냥이야...

이 정도 물건이면...오근이 형님 있을땐 열닷냥도 더 받았어...

허준:(단호하게)한푼도 더 줄 수 없으니...내키지 않으면 도로 가져가게.

 

난감해지는 일서...

 

양태:우리가 생판 남도 아닌데...신경 좀 써주시오.

일서:(양태를 밀쳐내고)자넨 저리 좀 비켜봐.저기 말이유...(허준의 귀에다 대고)잠깐...

 

일서...허준의 귀에 대고 무어라 말을 한다.

일서의 말을 듣는 허준의 얼굴이 굳어지는데...

 

일서:(귀에서 입을때면서)...누이 좋고 매부좋고. 좋은게 좋은거 아뇨? 높은 자리 

있을때 좀 봐주슈.

허준:(단호하게)지금 무슨 소리하는겐가?

오근이 형님은 어쨌는지 모르나...난 그딴 거랜 할 수 없으니...

약잴 가지고 당장 물러가게!!

 

일서와 양태...어쩔줄 모르고...

 

일서:...형님...

허준:당장 물러가라니까!!

 

일서와 양태...떨떠름...

 

S#21. 의원앞 길

부산포 일행이 의원으로 가고 있다... 

모두들 빈 망태기를 지고 가는데...

다들 술에 취해...낄낄거리면서...의원으로 들어간다.

 

S#22. 약재창고 앞

약재창고쪽으로 오는 부산포 일행들... 

허준이...창고에서 나오는데...

 

허준:애들 쓰셨소...

 

다들 아무런 대꾸없이...

망태기를 창고앞에 던져 놓는데...

허준 망태기가 빈것을 보고...

 

허준:왜 빈 망태기요?

장쇠:오늘따라...약초가 안보이더구만.

영달:글쎄 말이야...내 눈에도...도라지 한뿌리 안보이더구만.

허준:(꺽쇠를 보면)...

꺽쇠:(무안해서 어쩔줄 모르는데)저...그게 말일세...

부산포:(말을 자르고)변명할거 없수. 산에 안갔네...

허준:(얼굴이 굳어지고)...

부산포:자...그만들 가서 쉬지.

 

부산포 한쪽으로 갈려하면...

 

허준:(단호하게)게 서시오!!

 

부산포 걸음을 멈추고...허준을 돌아본다.

 

허준:(부산포를 보고)...오늘 맡겨진 소임을 다하지 못했으니.

창고안에 있는 건약재라도 썰고 들어가시오.

부산포:(피식 냉소를 띠고)그건 니놈 소임이 아니냐?

 

부산포...다시 갈려고 하면...

허준이 부산포의 어깨를 잡는다...

부산포 돌아보면...허준 그런 

부산포의 멱살을 잡는데...

 

허준:...건약재를 썰고 가시오.

부산포:...(ㅋ캑 거리면서)너...이새끼 이거 못놔!!

허준:...

부산포:(장쇠 영달쪽을 보고)...너...이놈들 뭐하는거야...

이 자식을 당장 요절내지 않고!

 

영달과 장쇠...꺽쇠...겁먹은 얼굴로...

부산포의 시선을 피하는데...

 

허준:(멱살을 더욱 세차게 잡고)어쩌겠소?약재를 썰고 가겠소?

부산포:...(캑캑거린다)...

허준:(부산포를 매섭게 노려보면)...

부산포:(기가 죽고)...

 

허준...멱살을 풀면 뒤로 나가 자빠지는 부산포.

허준...한쪽에 있는 장쇠, 영달...꺽쇠르 본다.

세사람 모두 겁먹고 긴장된 얼굴...

 

허준:(단호하게)뭣들하시오!!

영달꺽쇠.장쇠:아...알았네...

 

세사람 모두...서둘러 창고안으로 들어간다.

허준...부산포를 보면.

부산포...자신없는 얼굴로 고개를 숙이는데...

 

S#23. 약재창고 안

부산포...꺽쇠 영달 장쇠가...작두로 건약재를 썰고 있다.

다들 착잡한 얼굴로 말없이 약재를 써는데...

열린 문밖에서...그들을 보고 있는 허준...

부산포...치욕스런 얼굴로 어쩔줄을 모르는데...

 

S#24. 의원 전경(밤)

 

S#25. 약재창고(밤)...

허준이 촛불 아래서...장부를 기록하고 있다.

 

S#26. 의원 봉노방

꺽쇠 영달 장쇠가 잠들어 있다...

코를 골면서 자는데...한쪽에 누워 있는 부산포...

잠들지 못하고...분노에 찬 눈으로

어둠을 응시하고 있다. 그런 부산포의 얼굴위로...

그런 부산포의 얼굴위로 주막 

봉노방에서 한 말이 회상된다.

 

영달:유의원님이 보신다는 비서를 손에 쥘수만 있으면...

고향가서...의원노릇하며 떵떵거리고 살텐데 말야...

장쇠:비서라니? 그게 뭐야?

꺽쇠:유의원님이 괜히 조선 제일가는 명의가 되셨겠나?

그게 다...가문대대로 내려오는 비서가 있기때문이지...

병마다...특효가 있는 처방전을 모아둔 비서 말이야.

부산포:(놀라서)...정말 그런 책이 있단 말이요?

꺽쇠:나도...언젠가 오근이 형님 한테 들었네...

도지도련님이...그 젊은 나이에...내노라 하는 의원노릇하는것도...

다 그 비서때문이라고...

 

그 말을 떠올린 부산포 무언가 결심을 한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S#27. 의원 일각(밤)

봉노방에서 나온 부산포가 

조심스럽게 의원일각을 간다.

이때 맞은편에서 집사가 오면...

재빠르게 몸을 숨기는 부산포.

 

S#28. 의원 마당

부산포가 주위를 살피면서 의원마당으로 오고

조심스럽게 마루로 올라간다.

마루에서 유의태의 방쪽으로 가는 부산포.

유의태의 방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S#29. 유의태의 방

어둠속 방안 한쪽에 유의태가 누워서 자고 있다.

방으로 들어온 부산포. 허리춤에서...칼을 꺼내는데...

칼을 들고...유의태에게로 다가간다.

 

S#30. 약재창고

장부를 정리하던 허준이 장부를 덥고...

앞에 있는 촛불을 불어서 끈후...

창고밖으로 나간다.

 

S#31. 유의태의 방

잠들어 있는 유의태 옆으로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부산포.

유의태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

그리고 유의태를 깨우는데...

유의태 눈을 뜨면. 놀랍지만 내색않고...

유의태 자리에서 일어나 안고.

 

의태:뭣하는 짓이냐?

부산포:...비서를 내 놓으시오.

의태:비서라니? 

부산포:병마다 특효가 되는 처방전을 모은 비서가 있다 들었습니다.

가문대대로 내려온다는 그 의서를 내놓으시오.

의태:...(입가에...냉소를 띠고) 미욱한 놈...그런 책은 없으니...소란피우지 말고...

물러가거라.

부산포:(칼로...의태를 위협하면서)닥치시오. 이대론 물러날수 없소.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내놓으시오!

 

자신의 목을 겨누고 있는 

부산포의 칼을 바라보는 의태...

표정조차 바뀌지 않는데...

 

S#32. 의원마당

의원마당을 지나는 허준...

문득 유의태의 방에서 

말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추는데...

 

S#33. 유의태의 방

유의태에게 칼을 겨누고 있는 부산포...

안절부절하며 의태를 협박하는데...

 

부산포:내 여기 들어와 칠년 넘는 세월을 개돼지처럼 뼛골 빠지게 일했소.

헌데...그런 내 공을 무시하고 허준이처럼 새파란 놈한테 약재창고를 

맡긴다는게 말이 되는거요? 난 그놈 밑에선 일 못하겠소.

나도 먹고 살아야겠으니 칠년 부려먹은 새경을 내놓던가...

아니면 그 비서를 내놓으시오.

의태:그런 책은 없다.

부산포:(흥분해서 유의태를 위협하고)죽기 싫으면 빨리 내놔!!

의태:(그런 부산포를 안스러운 눈빛으로 보고)...의원이 서책 한권으로 된다더냐?

넌 칠년이 아니라 평생을 살아도...의원구실 하긴틀렸으니 썩 물러가거라.

부산포:(칼로 목을 위협하는데)...닥쳐. 이 교활한 노인네...

 

이때 허준이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허준 그 부산포가 의태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것을 보고

 

허준:이게 무슨 짓이요?

 

부산포, 허준을 보고...

 

부산포:그래...너 이 새끼 잘 왔다...내 오늘 황천길로 보내주마...

 

부산포...느닷없이 칼로 허준을 공격하면...

부산포가 휘두른 칼이 허준이 옆구리를 스치고...

부산포, 다시 허준에게 칼을 휘두르지만, 

허준, 부산포의 팔을 꺾어 비튼다...

부산포의 손에서 칼이 떨어지고...

허준, 부산포에게 일격을 먹이면...헉 하는 

비명과 함께 문쪽으로 쓰러진다...

방문짝과 함께 마루로 나뒹구는 부산포...

허준...그런 부산포에게 한번 더 일격을 가하고...

쓰러진 부산포를. 유의태 앞으로 끌고 온다.

 

의태:...보내주거라.

허준:스승님께 위해를 가한 잡니다.

의태:(부산포를 보고)가거라...

부산포:...

 

부산포...착잡한 얼굴로 있다가...

마루로 나가고... 사라진다.

 

허준:(의태 앞에 무릎을 꿇고) 모든게 소인이 과분한 소임을 맡은 연유로 생긴 

일입니다. 거두어 주십시오.

의태:내가 부덕해서 생긴 일이다.

허준:...

의태:내 너를 중용한것은 의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병자의 사정을 알고...

병자를 긍휼히 여기는 심성때문이다내 기대를 저버리지말거라...

허준:...(감격하고)...스승님...

 

S#34. 약재창고 앞(낮)

허준이 약탕관 앞에 앉아서 

부채질을 하면서 약을 다리고 있다.

 

S#35. 마을 일각(낮)

허준이 물지게를 지고...의원쪽으로 간다

 

S#36. 의원 일각

물지게를 지고 온 허준이 

항아리에 물을 붓고...

이때 한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영달, 꺽쇠 장쇠.

 

영달:저건 또 무슨 수작이야...약재창고지기를 맡은 놈이 물지게는 왜 져?

꺽쇠:병사에서 나온 피고름 수건도 빨고 탕약도 다리더구만.

장쇠:(침을 탁 뱉고)개자식...저 따위로...아부를 하니...스승님 눈을 속이지.

그나저나...부산포 형님은 어디서 뭘 하나 모르것네. 

 

S#37. 병사 일각

임오근 병사에서 사십 중반의 

남자 병자 둘을 보고 있는데...

치질에 탈항 병자들이다. 

오근이 병자들을 보고 나면...

환자들...바지를 추스르며 일어나 앉는다.

오근, 난감한 듯 한 눈친데...

 

환자1:어떻게 나을 방도가 있습니까요.

오근:있다마다...단방처방 하나면 치질이나 탈항은 고생거리도 아닐세...

 

환자1,2 얼굴 마주보며 다행스럽고.

오근, 말은 했지만...어찌해야할지 몰라 난감한데...

이때 병사쪽으로 허준이 약재를 들고 온다.

오근, 반가운데...

 

오근:허준이, 자네 이리 좀 와보게.

허준:...무슨 일이십니까...?

오근:요사이 공부엔 진척이 있는가?

허준:...?

오근:내 시험삼아 자네한테 문제하나 내지...이자는 치질이고...이자는 탈항이된잘세...

어디한번 처방을 내려보게.

 

오근, 눈을 찔끔하고...허준, 눈치채는데.

 

허준:치질에는...무화과 잎새를 진하게 다려 그 김을 하루에 세번씩 쐬는 것이 

좋습니다...

오근:(병부를 적으면서)그렇지...

허준:탈항이 되었다면...맨드라미씨와 방풍을 가루를 내어 하루에 한번 끼니뒤에 

먹어주면...항문에서 피가 나오는 것을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근:그래, 바로 맞추었네.(병자들에게) 들었나? 그대로 하면 될것이네.

병자들:예...

 

이때 뒤에서 들리는 도지의 목소리...

 

도지:무슨 병잔가?

 

허준과 오근, 돌아보면...

도지와 예진 유의태가 서있다...

오근과 허준, 얼른 내려와 인사를 하는데...

 

오근:치질과 탈항이 되어 온 자들입니다...

의태:(병자들에게)허리띠를 풀고 보이게.

 

병자들, 일어나 시키는대로 하고...

유의태...병자들을 보는데...

허준도 병자들의 환부를 살핀다.

의태... 오근이 적었던 처방전을 흝어보고 

 

의태:돌아가 시키는 대로 하되...그래도 뒤가 개운치 않거든 다시 오게...

 

병자들, 가져온 달걀꾸러미를 

밀어놓고 사라지면...

 

의태:탈항이 된 쪽은 다 못 낫우고 다시 올것이다...

그때는 침을 놓아 병의 뿌리를 뽑아주어야 한다...

(허준에게)어디에 침을 놓아야 하느냐.

허준:...

 

허준이 주저하면 도지가 나선다.

 

도지:족태양과 독맥입니다...

 

허준, 도지를 보는데.

 

의태:족태양 방광경의 좌우에 혈이 몇군덴지 아느냐?

허준:백이십육혈입니다...

의태:침은 무슨 침을 쓰느냐?

허준:봉침입니다.

 

그런 허준을 보는 도지...

얼굴이 상기되는데...

 

도지:부하고 마른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밥을 먹은 후 시간이 어느정도 경과했는지 미리 안 후...

맥을 확인하여...그때 봉침을 써야합니다.

 

오근과 예진 경쟁적으로 대답하는 

도지와 허준을 보는데

 

의태:침을 찌르는 깊이는...?

도지:처음 세푼을 찔러 사하고(자막:사(瀉):열을 내리는 침술)

환자가 세번 호흡하기를 기다려 ...다시 두푼을 찔러 한번 더 사하고 

반시각 후에 뽑습니다.

의태:(허준더러)맞느냐...

허준:의서에 기록된 바로는...

의태:(말을 자르며)네 생각을 묻고 있느니라.

허준:...의서에 기록된 바로는 그러하나...그건 병자의 환부와...기력의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몇푼을 찌르고 몇 호흡을 기다리는 가 하는 것은...의원의 재량으로 

결정해야 하는데 좀 전의 그 환자는...병증이 깊어...시간을 좀 더 두고 침을 

뽑아야 할 것입니다...

 

의태, 허준을 보고...

허준의 말에...도지 발끈하는데...

 

도지:무슨 소린가? 침경에는 침을 놓되 사하고 보하는 것은 병자의 호흡과 찌르는 

깊이가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고 나와있어.

허준:책장 어디에도 반드시란 말은 없습니다.

도지:(화를 내면서)뭐야?

허준:...

의태:됐다...

 

도지와 허준...의태를 보는데...

 

의태:병자의 증세가 책에 일일이 적혀있는 것은 아니다.

대강의 병세를 적었을 뿐인데 그에 대한 처치를 곧이곧대로 

모든 병자에게 쓸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침경을 지은 사람은 조선사람이 

아니고 기후도 음식도 다른 중국 사람을 다룬 걸 안다면 의서에 있는 내용이

금과옥조란 보장도 없다.

 

순간도지의 얼굴은 일그러지는데.

 

의태:책이란 읽은 것으로 지식은 아니다...읽되 깊이 생각하고 참뜻을 알지 

않고서는 바로 알았다 할 수 없다.

 

의태, 한쪽으로 가면...도지...허준을 바라보는데...

두사람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이때...한쪽에서 양태가 급하게 뛰어온다...

 

양태:(다급하게)형님...형님...

허준:무슨 일이냐?

양태:큰일났습니다요.

허준:...?

 

예진과 오근 의아한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S#38. 마을 일각

양태와 허준이 다급하게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S#39. 김진사댁 대문 앞

손씨가 아이를 등에 업은채 

초조한 얼굴로 서 있고...

건장한 하인 두명이 대문을 지키고 있다.

이때...한쪽에서 달려오는 양태와 허준.

 

허준:어머니...

손씨:...준아...

허준:...데체 무슨 일입니까?

손씨:(울먹이면서)...니 댁이...니 댁이...진사댁에 잡혀가 매질을 당하고 있다...

허준:(놀라는)네?

 

이때 대문안에서 자지러지는 

다희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허준 절박한 얼굴로 대문을 보는데...

 

S#40. 김진사집 마당

마당의 형틀위에...다희가 두팔을 

잡아 묶인채...매질을 당하고 있는데...

머리가 풀어헤쳐지고 저고리 앞섶이 

터져나간 처참한 몰골을 하고 있다. 

마당의 댓돌위에는 김진사가 있고 

그 옆에는 부인이 서슬이 퍼런 얼굴로 서 있다. 

그 옆으로 하인들 서너명이 있고...

 

마님:그만하거라

하인:예...

 

다희, 고통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깨무는데...

 

마님:내 다시 한번 묻겠다. 비단을 훔쳐 어디로 빼돌렸느냐.

다희:(힘겨운)훔치지 않았습니다.

마님:네 년이 끝까지 발뺌을 하려드느냐.!!

네년이 저자거리에 나가 옷가지를 내다파는 걸 본 자가 있다.

어디...네년이 언제까지 억지를 부릴지 두고보자...저년을 다시 쳐라...

다희:(단호하게)억지를 부리는 건 마님이십니다.

 

다희의 반응에...마님과 하인들... 

모두 놀라는데...

옆에선 진사가 한마디 거든다.

 

진사:저...저 맹랑한 계집을 봤나...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주둥일 함부로 놀리는게냐.

다희:저자거리에 내가 판 옷가지는 이 댁것이 아니라...

쇤네가 처음부터 갖고 있던 것입니다. 나는 침모로부터 옷감을 건네받아 

있는 그대로 옷을 지엇을 뿐 비단에는 손대지 아니하였소. 헌데 어찌 

한사람의 말만 듣고 누명부터 씌우려하십니까? 

 

다희의 말에...침모...뜨끔하고...

마님의 눈치를 보는데...

 

마님:뭐하는가! 저년을 쳐라!

다희:아무리 매질을 한들 없는 사실을 고할 순 없소.

마님:닥쳐라 이년. 발칙하게 누굴 가르치려 드는게냐. 내다 판 옷가지가 니년의 

것이라 했느냐? 천한 상것 주제에 무슨 재주로 그런 귀한 옷을 구해.

그게 훔친게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이냐!!!

 

다희...차마 말을 할 수가 없는데...

모멸감을 느끼는 다희.

눈에 눈물이 흘러내리는데...

이때 대문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고...

진사와 마님이 보면...허준과 양태...

손씨가 하인들과 실갱이를 하고

있다... 허준...하인들을 뿌리치고...들어오고...

처참한 몰골을 하고 있는 

다희를 보고...눈이 뒤집히는데...

 

허준:뭣하는게요?

 

허준의 출현에 놀라는 

진사와 마님, 하인들... 

 

진사:뭣하는 놈이냐.

하인:저년의 서방인듯 합니다요.

허준:내 안사람이 무슨 일로 매질을 당해야 합니까?

진사:오만방자하기는 계집년이나 서방이나 매한가지구나.

뭣들 하느냐 어서 저놈을 내치지 않고!!.

하인들:예...

 

하인들...우르르 몰려들어 허준을 잡는다...

 

허준:놔라...

 

허준 하인들을 뿌리치는데...

이때 하인 하나가...

몽둥이를 허준을 후려친다...

쓰러지는 허준.

 

다희:서방님!!

손씨:준아...

 

양태가 눈이 뒤집혀서 달려들려고 하면...

역시 몽둥이로 양태를 후려치는데...

양태도 쓰러지고...

 

진사:말로는 버릇을 못고칠 것들이로구나. 여봐라. 저놈들도 형틀에 묶어라...

 

하인들 쓰러진 허준과 양태를 잡는데...

 

손씨:(울부짓으면서)나으리... 마님... 제발 한번만 용서를 해주십시요...

용서 해주십시요.

진사:닥쳐라...내 이태껏 천한 상것들중 너희들처럼 방자한 년놈들을 

본적이 없다...지 신분도 모르고 미쳐 날뛴 대가가 어떤 것인지

내 똑똑히 보여주겠다.저놈들을 쳐라!!

 

S#41. 길가 일각(저물녁)

집으로 돌아가는 허준. 

등에 피멍으로 만신창이가 된 

다희를 업고 있고...

그 옆에 아이를 등에 업은 손씨가 걷는다...

양태 역시 피멍이 든채 무거운 얼굴로 가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경기를 하듯이 울고 있다...

허준...아이를 바라보는 눈에 눈물이 흘러내리고...

그런 허준을 보는 손씨와 양태도 눈물을 훔친다.

 

S#42. 허준의 집 전경(밤)

 

S#43. 허준의 방

다희가 의식을 잃고 있고...

그 옆에...허준이 다희를 지켜보고 있다.

참담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다. 

허준...피멍든 다희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는데...

이때...다희가 의식을 차리고...

 

허준:...부인...

다희:...서방님...

 

허준...다시 눈물이 글썽해지는데...

 

다희:서방님...

 

허준, 황급히 고개를 돌린다.

그런 허준을 보는 다희의 가슴...메어지고...

 

다희:저는...괜찮습니다...

허준:아무말도 마시오.미천한 신분으로 산다는게 이런게요.

아무 죄없이 천하다는 이유로 멸시와 수모를 받고 사는게 우리들 신세요.

다희:...

허준:어쩌자고...어쩌자고...예까지 왔소...어쩌자고 나같은 사람의 아내가 되었소.

다희:서방님...

허준:...

 

허준이 울고...다희도 고개를 

돌려 눈물을 흘리는데...

 

S#44. 손씨의 방

손씨가 아이를 얼르면서...눈물을 훔치는데...

 

S#45. 강가...

허준이 강가에 홀로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다.

만감이 교차하는 허준의 심정...

 

S#46. 오씨의 방

방에 오씨와 함안댁 침모가 있다.

 

함안댁:진사댁 아랫것들이 그리 모질게 매를 치는데도

죽어도 자기는 아니라고 발뺌을 했다지 뭡니까요?

침모:하이고...독하기도 해라

오씨:대체 뭘 믿고 진사댁 마님께 대들었다는가?

함안댁:말도 마십시요. 마님도 보셨지만...

평소에도 시건방이 얼마나 눈꼴시린지...

지가 마치 대가댁 마나님이나 되는양 행세를 합니다요

오씨:(입가에 냉소를 띠고)...괘씸한 것.

언제 한번 내손으로 혼구녕을 낼랬더니 아주 잘됐구나...

 

S#47. 의원 마당

의원마당에 도지와 예진 오근과 

영달 꺽쇠 장쇠가 서 있으면 잠시후...

유의태의 방에서 유의태가 나온다.

유의태...일행들 앞으로 와서 서면...

유의태 일행들을 둘러보고...

 

의태:허준이는 어딨느냐?

영달:아직 안나왔습니다요.

의태:(오근을 보면)

오근:...오시골 김진사댁에 끌려가 치도곤을 당했다합니다.

의태:...(놀라는데)...

 

예진도 놀라서 오근을 본다

 

의태:무슨 일로?

오근:상세한 건 소인도 모릅니다요.

의태:가서 알아보게.

오근:예...

 

이때...대문쪽에서...

삼적대사와 세명의 사내가 들어온다.

다들...눈만 빼꼼이 보일정도로 

얼굴을 천으로 가리고 있고...

사내중 한명의 등에...여자가 업혀있다.

업힌 여자 역시 얼굴은 천으로 가리고 있는데...

사내들, 손도 천으로 감고 있다.

다들...삼적대사 일행을 보고 놀라는데...

 

의태:(놀라고)어쩐 일이신가?

삼적:갑자기 들이닥쳐 미안하네...나로도에서...삼적사로 가는 길인데...

위급한 사람이 있어 왔네. 노상에서...돌보기엔 상태가...안좋아.

의태:뭣들 하느냐? 어서 병사로 뫼시어라.

 

S#48. 병사

병사로 들어오는 사내들과 삼적...

의태...그리고 도지...오근...

사내들, 병사에 업고온 여자를 눕히는데...

의태...병자 옆에 앉고...삼적대사가

병자의 얼굴을 쌓고 있는 천을 풀어젖히면...

나병환자다... 나병환자의 얼굴을 본 순간...

도지와 오근 경악하고 뒤로 주춤 물러 난다.

 

S#49. 허준의 방

다희가 병색이 완연한 얼굴로 앉아있고...

그 옆에서 손씨가 다희에게

미음을 떠주고 있다...

이때 허준이 방으로 들어오고...

허준...손씨 앞에 앉는데...

 

허준:어머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손씨와 다희 허준을 보면.

 

허준:소자...의술 배우는것을 그만 두겠습니다.

다희:(놀라고)서방님...

손씨:준아...그...무슨 소리냐...

 

그런 두사람을 보는

허준의 단호한 얼굴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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