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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허준] 1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28|조회수202 목록 댓글 0

[허준] 14

 

 

 

 



 

S#1. 길가 일각

 

성대감댁의 집사와 노복들에게 

붙들려 가고 있는 도지와 임오근.

도지...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긴장되어 있고...

오근 역시 두려움에 잔뜩 얼어있는데.....

 

S#2. 성대감집 전경(밤)

 

S#3. 창고 안

 

창고안에 갇혀 있는 허준..

창고 안을 서성이면서 상념에 잠겨 있다.

 

S#4. 창고 앞

 

창고앞에 성대감집 노복 하나가 있는데.. 

벽에 기대어 앉아서 졸고 있다.

 

S#5. 성대감집 일각

 

예진이 사방을 두리번 거리면서 

조심스럽게 어디론가 가고 있다.

 

S#6. 창고 앞 일각

 

예진이 창고쪽으로 다가온다.. 한쪽에 몸을 숨기고..

창고쪽을 바라보는 예진..졸고 있는 하인을 보는데..

예진..잠시 망설이다가 창고쪽으로 갈려는 순간..

뒤에서 그런 예진을 잡는 손..

예진 흠짓 놀라서 뒤를 돌아보면..

험악하게 생긴 하인 한명이 서 있다.

 

하인 뭐하슈?

예진 ...(당황한 얼굴로 어쩔줄 모르는데)...

하인 예서 얼찐대지 말고 썩 물러가슈..

 

예진..착잡하고...그 사이 하인이 창고쪽으로 가고..

하인 졸고 있는 노복을 발로 후려차고..

 

하인 야이 망할놈아..정신 똑바로 차리고 지켜!!

 

예진, 암담한 얼굴로 창고쪽을 본다.

 

S#7. 심씨의 방

 

의식을 잃고 있는 심씨.. 

그 옆으로 성대감과 아들..

그리고..의원인듯한 사내가 있는데..

심씨를 진맥하고 있다.

 

성대감 어떤가?

의원 ...(계속 진맥을 하고)..

 

진맥을 하는 의원의 얼굴이 어두운데...

 

의원 (성대감을 보고)...말씀 드리기 송구하오나..

가망이 없습니다요...

아들 (안타까운 얼굴로 심씨를 보고)...어머니..

 

절망적인 성대감의 표정..

얼굴이 가는 경련이 일만큼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데..

 

성대감 (노기띤 얼굴로)..내 이놈을 당장에 요절내리라.

 

성대감 방밖으로 나가고..

 

S#8. 심씨방 마루

 

마루로 나온 성대감..

 

성대감 (마당에 서 있는 하인들에게)당장..허준이란 놈을 끌고 

오너라!!

 

하인들 예하는 소리와 함께 

한쪽으로 급하게 사라지는데..

 

S#9. 창고 앞..

 

허준이 갇혀 있는 창고앞에서 졸고 있던 노복..

피곤한지 입이 찢어지게 하품을 하고..

다시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살핀후..

졸기 시작하는데..

이때 한쪽에서..달려오는 서너명의 하인들.

노복..화들짝 놀라고..

 

노복 ..무..무슨 일이요?

하인 빨리 문열어!!

 

노복이..문을 열면...

창고안으로 들어가는 하인들..

 

S#10. 창고 안

 

하인들이 창고 안으로 들어오는데..

창고안엔.. 허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하인 어찌 된 일이야? 

노복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고)..이..이게...

하인 (노복을 후려치고)..한심한놈..

 

S#11. 심씨의 방 마루

 

성대감이 마루에 서성거리고 있는데..

그 옆에 아들이 서 있고

다른 한쪽엔 문중 사람 서너명이 있다.

이때 한쪽에서..하인들이 온다.

 

성대감 허준이 그놈은 어디두고..너희들만 온단 말이냐?

하인 ....(선뜻 말하지 못하고 쩔쩔매는데)..

아들 무슨 일이냐?

하인 ...광에 가두었던 의원이..사라졌습니다요.

성대감 (놀라고)뭐야?

 

S#12. 성대감집 마당

 

곳곳에 횃불이 켜 있고.. 성대감이..노기띤 있고..

그 주위로 대여섯명의 문중사람들이 있다. 

성대감 앞에는 하인들이 있는데..

 

성대감 데체 뭣들 하고 있었던 게냐!!

그 발칙한 놈이 도망가는걸 두눈뜨고 보고만 있었단 말이냐!!

 

하인들 착잡한 얼굴로 있으면.. 

 

성대감 멀리는 못갔을 것이다.

당장 아이들을 풀어 그놈을 잡아들여라.

하인 예.

 

하인들 부산하게 움직이고.. 

이때 한쪽에서 하인 두명이 예진을 끌고 온다.

예진..당황한 얼굴로 끌려 오고..성대감 앞에 서면..

 

아들 허준이가 어딨는지 아느냐?

예진 ...광에 가두지 않았습니까?

아들 그놈이 사라진걸 모른단 말이냐?

예진 (놀라는데)..

 

그런 예진의 표정을 읽는 성대감...

 

성대감 ..짐승만도 못한놈. 

저 혼자 살자고 같이 온 계집까지 팽개치고 도망을

쳤단말이냐!

예진 그럴리가 없습니다.

...허의원은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성대감 닥쳐라..

제 놈의 죄를 참회해도 용서가 안되거늘

사내놈이 되어 어찌 이런 비겁한 짓을 할 수 있단 말이냐.

내 기어이 그놈을 잡아 요절을 내고 말것이다.

 

분기탱천한 성대감의 모습에....

예진...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데.

 

S#13. 성대감집 전경(새벽)

 

S#14. 성대감집 마당(아침)

 

마당에 문중 사람들과..하인들이 있는데..

한쪽엔 예진이 불안한 얼굴로 서 있다.

이때 성대감의 방에서 성대감이 나오고..

 

성대감 어찌됐느냐?

하인 마천나루터에서 양짓말 주막거리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놈에 흔적은 찾을수 없었습니다요.

성대감 이런 한심한!!

하면...산음으로 가거라.

그놈 식솔들이 있을터...식솔들을 족쳐서라도 반드시 그놈을 

잡아야한다.

 

이때 허준이 물지게를 지고 

마당안으로 들어선다.

아들이 그런 허준을 보고 놀라는데..

 

아들 아버님..

 

성대감,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아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물지게를 지고 

마당을 가로질러 걸어오고 있는 

허준의 모습이 보이는데......

그런 허준을 본 성대감 충격을 받은 얼굴이다.

성대감의 옆에 서있던 문중 사람들도 

놀란 얼굴로..웅성거리고

예진도 놀란 얼굴로 허준을 본다.

허준..사람들의 시선을 보고 당혹스러워하다가..

 

아들 ..자네...제 정신인가?

허준 ...(물지게를 내려놓고)..

 

성대감 앞으로 간다.. 

허준..성대감앞에 무릎을 꿇는데..

 

허준 소인 대감마님께서 벌을 내리시면 기꺼이 받겠습니다.

.. 하오나..그전에...마님께 탕약을 올리도록 해주십시요..

성대감 ......!

허준 ...마님께선 기력이 쇠약하시어 

시침만으로 회복될 수는 없습니다.

탕약으로 기력을 회복한 후 다시 침을 놓아야 합니다. 

지금 약을 쓰지 않으면

다시는 못일어나실 것입니다.

성대감 ....

허준 소인..죽을때 죽더라도..의원의 도리를 다하고 죽겠습니다.

제발 허락하여 주십시요.

성대감 ...

아들 아버님..

성대감 ..

아들 가망이 없다는 말까지 들은 터에 다른 방도가 없지 

않습니까?

 

성대감 말없이 허준을 바라본다.

허준..결연한 의지로 성대감을 보고..

한쪽에 선 예진...

걱정스런 얼굴로 성대감을 바라본다.

 

성대감 ..탕약을 쓰라..

 

성대감 돌아서서..방쪽으로 가고..

성대감의 말을 듣은 허준..

눈가에 언듯 눈물이 맺히고..

예진 감격스런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본다.

 

S#15. 마당 일각

 

탕약을 다리는 허준의 모습.

정성을 다하고..

(시간경과) 정성스럽게 사발에 

약을 짜는 예진의 모습..

 

S#16. 심씨의 방

 

누워있는 심씨의 입에 

수저로 탕약을 흘려넣는 허준..

심씨의 팔다리를 주무르는 예진.

(시간경과)

심씨의 환부에 시침을 하고 있는 허준..

허준의 옆에서 시침하는것을 거들고 있는 예진..

그런 허준과 예진을 지켜보고 있는 성대감의 아들.

 

S#17. 심씨의 방 앞

 

성대감이..심씨의 방쪽으로 가는데..

이때 심씨의 방에서 아들이 나오고..

아들 성대감을 보고..기쁜 얼굴로..

 

아들 아버님..어머니께서 의식을 차리셨습니다.

 

성대감 얼른 마루로 

올라서 방으로 들어간다. 

 

S#18. 심씨의 방

 

성대감과 아들이 들어오는데. 

심씨에게로 다가가는 성대감....

 

성대감 날 알아보겠소? 정신이 드는게요?

 

심씨..성대감을 바라본다..

 

아들 어머니...

성대감 부인..

 

심씨...성대감과 아들을 보고..

힘겹게 입을 씰룩거리는데..

 

심씨 ..(힘겹게)...대...애..가아...

 

알아듣기는 힘드나..말을 할려고 하는데..

 

아들 (감격해서)어머니..

성대감 부인..

아들 ...보십시요...어머니께서..오른 손을 움직이셨습니다..

 

성대감이 보면..심씨의 오른손이..

조금 움직거리는데..

 

성대감 (역시 감격스럽고)부인..

(허준을 보고)

이젠..살은건가? 살아날수 있는겐가?

허준 큰 고비는 넘기셨습니다.

성대감 애썼네...애썼어.

 

S#19. 안채 마당

 

예진 안채 마당을 걸어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하인 한명이 온다

손에 보따리를 들고 있는데....

 

하인 저..이거..대감마님께서..의원님께 갔다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예진 뭡니까..?

하인 의원님이 입으실 새 옷입니다.

사랑채에 새 거처를 마련해 뒀으니...그쪽으로 옮기라고 

하셨습니다..

예진 알았소.

 

예진, 하인에게 옷을 받아들고 

행랑채 쪽으로 걸어가는데..

 

S#20. 행랑채

 

허준이 방바닥에 쓰러져 정신없이 잠들어 있는데..

 

예진(소리) 계십니까?

 

아무런 대꾸가 없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예진..

보면...허준이 잠들어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자리에서그 모습을 지켜보던 예진..

방한구석의 이불을 가져다 허준을 덮어준다.

허준, 잠시 뒤척이고...당황하는 예진..

허준..다시 잠이 들자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는 예진.

입가에 애뜻한 미소가 감돌고...

 

S#21. 허준의 집 마당

 

마당 한켠에 다희가 앉아있다..

무거운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는데..

이때..그런 다희를 부르는 양태의 목소리..

 

양태 아씨..

 

다희, 보면..양태가 서 있고..

손에...토끼 한마리와..자루 하나가 들려있다.

 

양태 ..마님은 좀 어떠 십니까요?

다희 ..아직..몸져 누워 계시오. 

양태 저..이거...보리쌀 두어ㄷ박 담았습니다요..

이건...푹 고와서 마님 드리십시요.

다희 고맙소.

 

S#22. 방 안

 

손씨가 방안에 누워있다..얼굴에 병색이 완연한데..

이때 양태가 방안으로 들어오고..

뒤따라 다희가 들어온다.

 

양태 마님.

손씨 ...

다희 어머니...미음입니다.

어서 드시고 기운차리세요.

손씨 ..(힙겹게)창령서는 아무 소식이 없던가?

양태 ...예..

소인은 준이 형님을 믿습니다요.

별탈없이..돌아오실것이니..너무 심려마십시요. .

손씨 진사댁 위세로도 아무 죄없는 사람 잡아다 물고를 내는 

판에..우의정까지 지내신 대갓집 마님께 해를 끼쳤다는데 

어찌 무사하겠는가.. 

 

손씨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리는데..

그런 손씨를 보는 다희도 안타깝고..

 

S#23. 유의원 마당

 

병자들이 의원 마당에 있고..

다들 웅성거리는데..

장쇠와 영달, 꺽새가 이들을 

달래느라 진을 빼는 모습인데...

 

꺽쇄 자 자.. 지금은 유의원님이 아니계시니..

다음에들 오시요..

 

그러나 병자들..

쉬이 물러갈 기색들이 아닌데...

 

병자 벌써 며칠째요? 이러다..숨넘어 가겠소..

 

이때 구일서가..대문안으로 

들어와서 그 모습을 보는데..

 

일서 이게 웬 난리 굿판이야?

영달 보면몰라? 허준이 그 자식,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통에..

의원이 망쪼들게 생겼어.

웬일인가?

일서 (옆구리에 찬...주머니를 흔들면서)..

약재 팔러 왔지..

장쇠 (퉁명스럽게)의원 망할 판에 약재는 무슨 약재야.. 

딴데가서 알아봐..

일서 ..(답답하고)나 이거..환장하겠네..

영달 (병자들에게)자..기다려봤자 소용없으니..

그만 돌아들 가슈..돌아가라니까!!

 

S#24. 성대감집 대문 앞

 

집사와 노복 무리들이 도지와 오근을 데리고

대문안으로 들어서는데....

 

S#25. 성대감집 마당

 

마당엔...문중 사람들과 하인들이 있고..

도지...잔뜩 긴장한 채 서있고...

오근...이곳 저곳 눈치를 살피면서..

두려움에 어쩔줄 모르는 모습이 역력하고..

집사가..성대감의 방쪽을 향해..

 

집사 대감마님...산음에서 의원을 데리고 왔습니다.

 

방안에서 냉랭한 성대감의 목소리가 들린다.

 

성대감 (소리)안으로 들라 하라.

집사 어서 들게..

 

도지, 굳은 얼굴로 마른침을 삼치고..

오근은 죽었구나 싶은데..

집사가 두사람을 마루로 데려간다.

 

S#26. 성대감의 방안

 

문이 열리고 집사와 도지와 오근이 들어오고..

두사람 성대감에게 예를 갖춘다.

 

성대감 게 앉거라..

 

집사와 도지와 오근이 성대감 앞에 앉으면.

 

성대감 (도지를 빤히 보고)자네가 유의탠가?.

 

도지..당혹스럽고..

 

집사 (얼른)이 자는 유의태의 자식이옵니다.

도지 유도지라 하옵니다.

집안 사정으로 의술이 미천한 자를 먼저 보내

대감마님께...큰 누를 끼쳤습니다......용서해주십시요...

 

성대감...그런 도지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데....

 

도지 ...아버님이 오시기전까지...병구완만 하라..신신당부를 했건만..

허준이 그자가 지 분수도 모르고 대감마님께 

큰 심려를 끼쳤다 들었습니다...

소인이..정성을 다해.. 마님을 진료하겠사오니..

부디 아버님에 대한 노여움을 풀어주십시요.

오근 도지 도련님도 산음서는 유의원만큼이나 명성이 높습니다요

 

성대감, 그런 도지를 바라보다가..

 

성대감 유의태가 명의는 명인가 보구만..

도지 ....?

성대감 허의원 같은 이가 의술이 미천하다하면...

자네나 유의원은 죽은 자도 살릴게 아닌가...

도지 ....!!

 

성대감의 말에...도지..얼굴 굳어지고...

오근, 영문을 모르겠는데...

 

성대감 먼길 오느라 수고가 많았네만..

우리는 허의원으로 족하네....

도지 ....!

 

자존심이 상한 도지의 얼굴...

심하게 일그러지는데....

그때...밖에서 들리는 

아들의 황급한 목소리

 

아들 (소리)아버님..아버님.. 

성대감 무슨 일이냐

 

S#27. 안채 마당

 

성대감의 며느리와 문중사람들..

집안의 노복들이 마당앞에서 서성대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성대감과 아들이 급하게 뛰어온다.

그 뒤로 도지와 오근의 모습도 보이는데..

 

성대감 무슨 일이냐?

 

이때 심씨의 방안에서..

허준의 목소리가 들린다..

 

허준 (소리)일어나십시오..

일어나십시오..

 

성대감과 아들..마루로 뛰쳐 올라 가는데..

도지와 오근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본다.

 

S#28. 심씨의 방 안

 

성대감, 문을 열고 방안을 보면..

심씨가 자리에 앉아있고.. 

그 옆에 허준이 서 있다..

심씨, 힘겨운 얼굴로 일어날려고 애를 쓰는데..

 

허준 일어나십시요..일어나십시요..

 

허준의 옆엔 예진이 있고.

심씨의 이마에선 땀이 비 오듯이 흐르고..

심씨 일어 날려고 애를 쓴다.

그 모습을 보고 놀라는 성대감.

 

허준 마님..마님의 힘으로 일어나실수 있습니다.

일어나십시오..

 

심씨..힘을 주고..어렵게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성대감 (놀란 얼굴로)..부인..

아들 어머니..!!

허준 걸어보십시오.. 걸어보십시오..

 

심씨..일그러진 얼굴로 힘겹게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다..

 

S#29. 마루

 

성대감과 아들..뒤로 물러나면..

심씨가...비틀 비틀 거리면서 힘겹게 마루로 걸어나온다.

그런 심씨를 보고 다들 탄성을 지르는 사람들..

도지와 오근이 보고 놀라는데..

 

허준 손을 내리지 마십시오..

무릎을 더 드셔야 됩니다..

 

심씨 허준의 지시에 따라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데..

그런 심씨의 눈에서 걷잡을수 없이 

눈물이 흘러 나온다. 그것을 바라보는

아들과 며느리들도 눈물을 훔치고..

 

허준 (반쯤 미친 사람처럼..이마에 땀을 흘리면서)걸어보십시오..

무릎을 더 드십시오.

 

그순간.. 휘청이며 쓰러질뻔 하는 심씨.

아들이 재빨리 심씨를 부축하려 하자..

예진이 이를 제지하는데...

 

예진 (낮고 단호한)물러나십시요..

 

아들 주춤하고 뒤로 물러나고..

허준...다시 심씨를 독려한다.

 

허준 무릎을 더..... 더 드셔야 ...합니다...

고개를 드십시오.. 자...걸으셔야 합니다.

 

허준의 고함에 따라.. 

힘겹게 이를 따라하는 심씨....

심씨..허준을 따라..조심스럽게 

육간대청을 돌기 시작하는데..

마당에 서있는 며느리들은 이 광경을 보며..

조금씩 흐느끼기 지작하고...아들도 운다.. 

성대감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해지고..

성대감 고개를 돌리는데.. 

굳어있는 도지와 오근의 얼굴..

허준. 계속.심씨를 독려하는데..

 

허준 ..손을 내리지 마십시오..

무릎을 더...앞으로...앞으로 내딛으셔야 합니다..

 

그런 허준을 바라보는 

예진의 눈에도 언뜻 눈물이 비치는데..

심씨가 대청마루를 힘겹게 한바퀴 돌자..

며느리들이 뛰어 올라와 

심씨를 끌어 안으며 눈물을 흘린다.

 

며느리들 어머니..

 

아들도 어머니를 잡고 우는데..

성대감..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허준의 손을 잡고..

 

성대감 허의원...애썼네..애썼어..

 

허준..성대감에게 예를 갖추는데.

마당에 선채..굳은 얼굴로 그 모습을 보는..도지..

슬며시 돌아서서 걸어가는데..

이때..예진이 그런 도지를 본다.

 

S#30. 성대감집 마당

 

도지가 굳은 얼굴로 대문쪽으로 걸어가면..

예진이 뒤쫓아오면서..

 

예진 오라버니.. 오라버니..

 

도지 걸음을 멈추고..돌아본다..

예진 도지에게 다가서고..

 

예진 (반가운 얼굴로)언제 오셨습니까?

도지 좀 됐다..

예진 보셨습니까? 허의원께서..정경부인마님의 병을 

치료하셨습니다.

도지 의원이라니?

예진 ...

도지 누가 허준이 그 잘 의원이라더냐?

어찌 그 자가 의원이야?

예진 ..(당혹스럽고)...

도지 건방진 놈...그놈 때문에 내가 어떤 수모를 겪었는지 아느냐?

그놈이..정경부인마님의 병세를 악화 시켰다면..나와 아버님은

죽은 목숨이였어!

대관절 그놈이 무슨 권리로 나와 어버님의 목숨을 담보하여

그따위 무모한 진료를 한단 말이냐?

예진 의원님께선..그분을 믿는다 하셨습니다.

도지 ..(예진의 말에..더욱 화가 치솟고)..

너도 그놈을 믿느냐?

예진 ...

도지 그렇겠지..

넌..처음부터 그놈한테 마음이 가 있었으니..당연히 그렇겠지..

예진 오라버니..

도지 난 가겠다. 

 

도지, 돌아서서 대문밖으로 나가면..

 

예진 (안타까운 얼굴로)오라버니..

 

도지 돌아보지 않고..사라지는데..

 

S#31. 안채 마당

 

심씨가...마당에서 놋대야를 놓고 

몸종의 부축을 받으면서

소세를 하는 모습이 보이고..

그 옆에는 그 모습을 지켜보는 예진과 오근.

 

오근 정말 허준이가 진료를 했소?

예진 예....

오근 수족도 못쓰고 말도 못하던 중풍병자를 저리 치료를 했단 

말이요?

예진 예..

오근 허참... 내 그 친구..의술이 깊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이정돌 줄이야.

 

S#32. 성대감의 방

 

성대감과 아들, 그리고 두어명의 

문중 어른들이 앉아있고.....

그 맞은 편에는 허준이 있다.

 

성대감 더이상 침술을 쓰지 않아도 괜찮겠는가?

허준 소인의 판단은 그러합니다.다만...

성대감 말하게. 자네 말이면 내 무엇이든 하겠네.

허준 ...소인의 재주는 다 했사옵고 제 스승님께서 다녀가시어..

간심하실 일만 남았습니다.

성대감 (고개를 끄덕이고)정말 수고했네..

내 이리 자네를 알게 되어 고마울 뿐이야..

그대의 의술을 보니..유의태의 의술 또한 짐작이 가나

난 자네가 마음에 드네.

그동안 내가 겪은 의원들은 작은 공도 크게 부풀려 내세우는 

것들 뿐이였는데 자넨 젊은 사람이 갸륵한데가 있어.

허준 과분한 칭찬이십니다.

 

성대감의 칭찬에...허준...겸손해하고...

그런 허준을 보며 성대감과 아들, 

문중 사람들이 흡족한 미소를 짓는데....

 

성대감 그래 자네 사는 건 어떤가?

허준 ....?

성대감 내 자네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허준 .....(당황하는데).. 

성대감 집을 한 채 지어주면 어떻겠나?.

 

성대감의 말에...

허준, 놀라서 일순 멍해지는데.....

 

성대감 사람을 살려준 은혜를 어찌 재물로 갚을 수 있겠는가만...

내 정이 그렇지 아니하니...승낙하게...

 

흔들리는 허준의 눈빛...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언뜻...

간장물을 타먹던 손씨의 모습과..

겸이를 등에 업고..비탈밭을 갈던 

다희의 모습이 스쳐 간다. 허준, 갈등하고...

 

허준 소인 누추하나마...불편하지 않은 집에 살고있습니다....

병자를 구한 것은 소인의 재주가 아니라

스승님의 가르침 때문이니

치사를 주실려거든 스승님 앞으로 보내주십시요...

성대감 허어 그사람 참..

아들 윗사람에게 공을 돌리는건 기특한 일이네만

아버님께서 특별히 사의를 표하고 싶어하시니 그리하도록 

하게.

허준 듣자오니...이미 마님께서 몇가지 피륙을 싸주셔다 하니.

그것만으로도 과분할 따름입니다.

소인은 마님께서 쾌차하신 것으로 족합니다.

 

성대감..그런 허준을 지긋이 바라보다가.....

 

성대감 문도에게 이런 기백과 품성을 심어준 걸 보니....

유의태가 인물이라고...

 

성대감..기분이 좋은 듯 웃고.....

 

S#33. 사랑채

 

임오근, 방안에 앉아 성대감댁에서 선물로 내놓은

피륙들을 펼쳐보면서 입이 벌어져 있는데.

예진, 곁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그때...문을 열고 들어서는 허준.

 

오근 자네, 이것 좀 보게...

 

허준, 피륙에 시선을 주면...

오근, 신이 나는지....

 

오근 이게..중국서 들여온 비단이야..

제 아무리 돈이 많아도 권세가 없으면 

함부로 구할수 없는 물건이라네..

짐이 자꾸만 늘어나 벌써 두 보따리나 더 쌌어..

대갓댁이라 그런지 씀씀이가 다르구만..

 

허준, 대답이 없고...예진에게...

 

허준 내일 아침 떠나겠다 말씀 드렸습니다.

예진 ..예...

오근 아니 왜, 이댁에선 자네가 며칠 더 있다 갔으면 하는 

눈치던데.대접도 후하고 부러울게 없는데 뭐하러 서둘러 

떠나.

허준 ..할일을 다했으니 돌아가야지요.

 

오근, 허준의 말에..아쉬운데....

 

오근 (피륙들을 다시 싸며)하긴, 뭐 자넨 챙긴게 많으니 아쉬울게 

없겠지.헌데 집사 말이 대감께서 집한채 지어주마..하는걸 

자네가 거절했다는데...그게 사실인가?

 

준...말이 없는데....예진, 놀라서 허준을 보고..

오근..허준이 대답이 없자...

 

오근 그게 사실이란 말이야?

자네 미쳤나? 미쳤어? 거저 주겠다는 걸 왜 안받아.

허준 (말 돌리려는 듯)저녁에 대감께서 술자리를 하시자하니...

같이 가십시다.

오근 야 이 사람아. 자네가 그리 산다고 세상이 알아주나?

사람 목숨을 구했는데 그정도 공치사야 당연한거지, 

없는 사람 등골 빼먹자는 것도 아니고...있는 집에서 집 한 

채 내주는게 뭐 그리 대수라고..그걸 마다해...

허준 .....

오근 (생각할 수록 아깝다)나참....정 싫으면 받아서 나나 줄일이지.

 

S#34.심씨의 방

 

심씨가 누워있고 그 옆에 

아들과 허준 예진이 있다.

허준..심씨를 진맥하고 있다.

허준 진맥을 하고 나면..

 

허준 기력도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제가 처방해드린 탕약을 다려 드시면..

차도가 있을것입니다.

아들 알았네..

 

이때 심씨가 불명확한 말음으로 

무언가 말을 한다..

 

심씨 허...의..워...

 

이때 아들이 심씨의 입에 

귀를 갖다대고 심씨의 말을 듣는다..

 

아들 (허준에게)어머니께선..자네가 며칠 더 있다 가셨으면 하시네.

허준 마님..소인..할 일을 다했읍니다.

이제 돌아가...다른 병자들을 보살펴야 됩니다.

심씨 (눈에 눈물이 글썽해져서)고...마..우..네.

 

심씨. 힘겹게 손을 들어..허준의 손을 잡는다.

그 사이 성대감의 아들이 심씨의 입에 

귀를 대고 무언가 듣는데..

 

아들 (한쪽에 있는 보따리를 허준과 예진에게 주면서)..

이건..어머니께서 자네 안식구를 위해 준비하신거네..

허준 (심씨를 보고)...감사합니다.

 

예진, 그런 허준과 심씨를 보고 

애잔한 미소를 띠는데..

 

S#35.안채마당 일각(밤)..

 

허준과 예진이 서 있다..

두사람 잠시 말이 없다가..

 

허준 ....스승님께 누를 끼치지 않게 되어 천만 다행입니다.

그동안 수차례..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때마다

아씨께서 절 지켜주시는것이 힘이 되고 

의지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예진 저 또한 병자를 위하는 허의원의 정성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제야 다희 아씨가 허의원을 찾아 수천리길을 

마다않고 온 이유를 알것같습니다.

허준 ....

예진 ...

 

두사람 잠시 시선이 교차하는데...

무언가 어색한 느낌이 흐르고..

이때 한쪽에서 성대감의 아들이 온다..

 

아들 허의원..연회가 준비됐으니 어서 가십시다.

 

아들..허준을 데리고 가면 

예진..상념에 잠긴다.

 

S#36.성대감의 방

 

술상이 차려져 있고..성대감과 허준 오근 

그리고 성대감의 아들과

문중의 사대부들이 앉아있다.

 

성대감 (허준에게 술을 따라주고)자..들게..

 

허준..정중하게 술잔을 받는데..

 

성대감 ..며칠 더 묵고 가면 좋으련만..

허준 ....수일내 스승님이 오셔서 간심하실 것이니..너무 

심려마십시요..

성대감 내가 자넬 잡고 싶은건..안사람 병구완때문이 아닐세.

자네처럼 심지 굳은 사람과 잠시라도 더 같이 있고 

싶음이야..

허준 송구스럽습니다. 

성대감 자..어서 들게..

 

허준..예를 갖추면서 술을 한모금 마시는데..

 

성대감 ..그래...내 제의는 생각해봤나? 

허준 ....

성대감 허허..고집 센 사람이로세..

하면 데체 자네의 소원은 뭔가?

 

성대감, 사뭇 아쉬운 얼굴로 

허준을 건네 보는데....

 

허준 큰 소원 없습니다.의원으로 생업을 세우려 결심했으니..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혹..기회가 닿는다면....

내의원 의과에 응시 해보는 것이...바램입니다....

 

아들 내의원이라면, 궐내에 있는 내의원말인가?

허준 그러합니다...

아들 헌데 의과라니..잡과 말인가?

오근 예, 쇤네들처럼 의원으로 입신하고자 하는 자들에겐..

양반님네들의 대과와도 같은 것입지요...

성대감 ....의과는 대과와 때를 같이 할텐데..

오근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사온데...

내년엔 같이 시행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말을 묵묵히 듣고있는 성대감..

잠시 생각을 하는 눈친데....

 

성대감 (허준에게)그럼 자네 내년이라도 내의원 의과에 

응하는게 어떤가?

 

성대감의 말에 놀라는 허준..

오근도 입이 딱 벌어지는데..

 

허준 .....무슨 말씀이온지...?

성대감 자네가 뜻만 세운다면 내가 내의원 의과에 자네가 입격이 

되도록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러네.

아들 허의원을 도와줄 방도가 있으십니까?

성대감 내의원이라면 내겐 낯선 곳도 아니다.

내의원을 관장하는 사람이 도제조인데 소재(素齋) 그사람이 

맡고 있다 들었다.

아들 좌의정대감 말씀이십니까?

성대감 (고개를 끄덕이고)나하고는 막역한 사이야..

재주 없는 사람을 억지로 천거하는 것도 아니요.

마땅히 재주 잇는 사람을 천거하는 것이니. 부끄러울 일도 

아니지.. 내 자네를 위해 소개장을 써줄까 하네만.

 

성대감의 말에...허준...숨을 삼킨다....

오근도 긴장이 되는데....

 

아들 내 소견으로도 그 글월을 받아가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보네...

 

허준...갈등하는데.

그런 허준의 눈치를 보는 오근.

 

오근 뭐하는가? 어서 말씀드리지 않고..

허준 .....

성대감 (웃으면서)이사람..집 한 채를 주마해도..외눈 하나 꿈쩍도 

않더니..그까짓 글 몇자 적어준다니...마음이 흔들리는가..

술자리가 자리가 파하거든..건너오게.

오근 대감마님..

 

성대감과 아들이 오근을 보면..

 

오근 말씀드리기 송구하오나..소인 또한 내의원 의과가

평생의 소망이 옵니다.

감히...소인에게도 한자 천거의 말씀을 내려주시옵소서.

성대감 ..자네의 의술은 내가 지켜본 바 없으니..

함부로 써줄수는 없는 일이네..

오근 (머쓱)....

성대감 (허준에게 술잔을 따르면서)자...들게...

 

 

S#37.사랑채

 

허준이 혼자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성대감 (소리)

자네가 뜻만 세운다면 내가 내의원 의과에 자네가 입격이 

되도록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러네.

 

그런 성대감의 말을 떠올린 허준..

고민을 하는데..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김진사에게 물고를 당하던 다희의 모습과..

고생하는 손씨..겸이의 얼굴이 스쳐간다.

허준 갈등하는데..

 

허준 (마음의 소리)..

나쁜 일도 아니지 않은가?

없었던 일도 아니고...내 정성에..감복하여 천거해주신다는걸

마다할 이유가 없어.

 

허준..결심을 굳힌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S#38.성대감의 방앞(밤)..

 

허준이...대감의 방앞으로 오고..

이때 방앞을 지키고 있던 집사가..

방쪽으로 아뢴다.

 

집사 대감마님..허의원 왔사옵니다.

성대감 (소리)들라하라.

 

허준..굳은 얼굴로 마루로 오른다.

 

S#39.성대감집 전경(낮)

 

S#40.성대감의 대문가

 

떠나는 허준일행과 이들을 배웅하는 

성대감과 그식솔들. 심씨도 아들의 부축을 받아서..

허준일행을 배웅한다..

 

성대감 (집사에게)나루까지 잘 모셔라..

집사 예..

 

허준과 오근...예진 모두...

등짐에..보따리를 들고 있고..

하인 두어명도 등짐을 지고 있다.

 

허준 ...대감마님의 은혜..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성대감 은혜라니. 당치 않아. 오히려 사례할 길을 열어준 자네가 

고맙네.

허준 ......

 

예진..무슨 말인가 싶은데..

오근...불만스러운 얼굴인데...

 

허준 (성대감과 심씨에게 예를 갖추고)이만 가보겠습니다.

 

허준 일행..성대감집을 떠나는데.

 

S#41.유의원집 전경

 

S#42. 의원일각

 

유의태와 오씨가 마주보고 있다. 

그 옆으론 집사와 침모가 있는데.

 

오씨 자식이 잡혀가 죽을지 살지 모르는데..아니 가신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요?

의태 갈 필요가 없소.

오씨 갈 필요가 없다니요?..하면 도지가 죽어도 좋단말이요?

의태 그럴일 없을거요

 

의태..방으로 들어가는데..

 

오씨 세상천지에 저보다..매정한 사람이 또 있을꼬.

(가슴을 치면서)어이구 내 팔자야.

 

이때 유월이 대문으로 뛰어들면서..

 

.유월 마님..도련님 오십니다.

오씨 ..어디..어디냐?.

 

오씨 대문쪽으로 나설려는데..

이때 대문으로 도지가 들어선다.

 

오씨 도지야.

도지 (무거운 얼굴로 오씨에게 예를 갖춘다).

오씨 어찌 된 일이냐? 별 탈이 없었더냐?

도지 예. (집사에게)아버님은 오셨는가?.

집사 예..삼적대사님과 사랑에 계십니다.

도지 (불만스런 얼굴로 의태를 방쪽을 본다).

 

S#43.의태의 방

 

의태와 삼적대사가 차를 마시고 있는데.

밖에서 들리는 도지의 목소리

 

도지 (목소리)도집니다.

의태 들어오너라.

 

방문이 열리고 도지가 들어온다.

도지 두사람에게 예를 갖추고 앉으면.

 

의태 무사한걸 보니..병자가 호전된 모양이구나..

도지 어찌 그리 무심한 말씀을 하십니까?

소자가 무사해 보이십니까?

소자...허준이 그자때문에...성대감댁 노복들에게 개처럼 

끌려가 수모를 당했습니다.

그 자가..아버님과 제 목숨을 걸고..

무모한 시술을 하였더이다.

의태 그리 하라고 보냈다.

도지 (분노가 치밀고)아버님..

의태 별 탈이 없지 않더냐? 

도지 (약간 빈정거리듯이)예...허준이가...수족도 못쓰던 중풍병자를 

걷게하고.. 말못하던 입까지 트이게 하여 성대감의 신임을 

얻고 있더이다. 그 자가 치료할 병세면..소자가 못 볼 까닭이 

습니다. 헌데 어찌 소자보다 그 잘 더 믿으십니까?

제가 가야할 자리에 어찌 그 자를 보내신 것입니까?

의태 (단호하게)내가 허준이를 믿는것은..의술이 아니라..심성이다.

도지 ....

의태 무사하니 됐다. 

 

도지...착잡한데...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삼적 (의태를 보고)자네도 참...무심한 사람일세..

아무리 부덕한 자식이래도 어찌 그리 남같이 대하는가?

의태 저 아인..내 심중을 몰라..

제 자식보다 잘난 놈을 중히 여기는 애비 심정이 어떤지..

(탄식을 하듯이)그걸 헤아릴 그릇이 못돼.

 

S#44.주막외경

 

S#4.5주막 봉놋방

 

방안에 앉아있는 허준....봇짐에서...

성대감이 써준 서찰을 꺼낸다.

떨리는 손으로....서찰을 펴보는 허준....

가슴이 벅찬것을 느끼는데

그때, 문이 열리며 임오근이 안으로 들어온다.

허준, 황급히 서찰을 봇짐에 숨기는데....

 

오근 ..곧 나루에 배가 들어온다니 떠날 준비하게..

허준 예..

 

허준...봇짐을 등뒤로 밀어두는데......

이를 보는 오근....뭔가 결심한 듯한 눈빛...

허준앞에 가까이 다가서는데.....

 

오근 이보게...허준이...

허준 (본다)

오근 ..내 자네한테...할말이 있네...

허준 ...

 

오근, 대뜸 허준의 손을 덥석 잡는데...

허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고..

 

오근 자네 나 좀 도와주게..

허준 .....?

오근 ...제발 나한테도...그 소개장을 하나만 받아주게..

허준 ...

 

오근, 허준에게 더욱 바짝 다가서며..

 

오근 하면 그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네....제발 도와주게...?

 

오근, 애처로운 눈빛으로 

허준을 보고...허준...난감한데... 

 

허준 가야...소용없을듯 합니다..

오근 소용이 없다니. 성대감이 자네를 그리 애지중지하는데...

소개장 하나 더 써달라는 그깟 소원하나 못들어주겠나..?

허준 .......

오근 이러지말고....날 한번만 봐줘...(허준이 앞에 무릎을 꿇는데).

허준 (당황하고)이러지 마십시요.

오근 자넨 십수년이 되도록 .기한번 못펴고 사는 내가 불쌍하지 

않나.

허준 ..성대감께선...의술을 보지 않고 천거해주실 만큼.

호락호락한 분이 아니십니다..

오근 그거야 자네가 한마디만 해주면 해결될 일 아닌가...

부탁하네..

허준 .....

 

허준...난처하기 이를데 없고...

그런 허준을 간절하게 바라보는 오근.

 

오근 허준이..... 

허준 ....아무래도....그 일은...무리일 듯 싶습니다...

오근 ....!

허준 (등짐을 지고)그만...나가보겠습니다....

 

허준,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는데....

 

오근 이보게....이보게 허준이.

 

허준이가 나가고 나면.

 

오근 (안색이 확 변하고)저런 싸가지 없는 후레자식이 있나.

망할자식..어디두고 보자..

 

S#46.길가 일각(밤)

 

밤길을 걷고 있는 허준과 예진...

오근. 그리고 성대감집에서 보낸.

등짐 진 하인 두어명...

다들 지쳐보이지만...허준의 눈빛은 기대에 차 있고..

오근...곱지 않은 눈길로..그런 허준을 보는데..

 

S#47.마을일각

 

산음땅 마을 일각에 도착한 일행 

걸어가던 예진이 걸음을 멈추고 허준을 본다.

 

예진 야심하니..집에 가 쉬시고..내일 의원에 나오십시요.

허준 (오근을 보고)그래도 될지..

오근 (퉁명스럽게)나야 뭐..힘이 있나?

잘난 자네가 알아서 할 일이지..

예진 제가..의원님께 잘 말씀 드릴것이니..그리 하세요.

허준 하면..내일 뵙겠습니다.

 

허준..오근과 예진에게 

예를 갖추고 한쪽으로 간다.

 

S#48.마을일각(밤)

 

등짐을 진 허준이 

정신없이 집으로 달려간다.

 

S#49.허준의 집 마당

 

헐레벌떡 뛰어온 허준....마당안으로 들어서는데...

보면 다희가, 마당에서.....정한수를 떠놓고 빌고 있다.

순간...멈칫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허준....

그런 다희의 모습에....눈물이 핑도는데.

 

허준 ...부인...

 

다희 놀라서 돌아보고...

허준이 서 있는것을 본다..

 

다희 ..서방님!!

 

이때 방문이 열리고 손씨가 나온다..

 

손씨 ..에비야...

 

손씨..힘겨운 얼굴로 마당으로 나오는데..

 

허준 어머니...

소자 다녀왔습니다.

 

허준..땅바닥에 엎드려 절을 하는데.

허준이 자리에 일어나면..

 

다희 (조심스럽게).

.....가신..일은.....어찌 되셨습니까......

 

허준의 대답을 기다리는 손씨와 다희.....

허준..떨리는 가슴을 주체할 길이 없는데...

허준...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이들을 바라보다가...

 

허준 ..소자...정경부인마님을 고치고.....돌아왔습니다 .

 

허준의 말에....안도하고...감격하는...손씨와 다희...

손씨....그간의 긴장이..

일시에 풀리는지...울음을 토해내는데....

 

손씨 ...해냈구나. 해냈어...

허준 ...어머님....

손씨 장하다..장해..

 

손씨 울면서 허준의 어깨를 쓸어안고..

다희..그런 손씨와 허준을 보는 

눈에 눈물이 맺힌다. 

 

S#50.허준의 방

 

허준이 가져온 피륙들이 방안 구석에 널려져 있고...

...한쪽엔 포대에 쌓인 아이가 잠들어있다...

허준, 서찰을 손씨와 다희에게 보이며....

흥분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그

런 허준을 보는 손씨의 얼굴..

허준이 마냥...대견스럽기만 하다...

 

허준 성대감께서 친히 내의원 도제조 어른께 써주신 

소개장입니다...이것만 있으면...내의원 의과에 반은 붙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손씨 ...애썼다....정말....애썼오.

 

다희의 표정이 어두운데..

 

허준 (다희를 보고)이건..정경부인 마님이..당신한테 주라신거요.

어서 풀어보시오.

다희 다음에 보겠습니다.

허준 풀어보시오..나도 궁금하오.

손씨 그래요.?

다희 (마지못해 보따리를 풀면 보따리 안에 함이 들어있고..

다희 함을 열면 그 안에 각종 패물들이 들어있다)..

손씨 (입이 딱 벌어지는데)세상에...

이리 고마울데가...

 

다희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운데..

그런 다희의 표정을 의식한 허준..

 

허준 어디 아픈거요? 안색이 안좋소..

다희 아닙니다.. 

허준 이제 아무런 걱정말고 날 믿으시오..

내년이 되면 우리도 한양으로 올라가 보란듯이 살게 될게요..

내 다시는 어머니와 당신을 고생시키지 않겠소..

다희 ....

 

허준..한쪽에 강보에 쌓인 

겸이를 안아 올리고..

 

허준 이 아이는 나처럼 살지 않을 것이요..

천것의 자식이란 수모를 받지않고..

내의원 어의의 자식으로 클 것이니 두고보시오.

 

허준, 감격스레이 아이를 보고...

잠에서 깬 아이가 칭얼대자

달래주는데...그 모습...

한없이 기쁘고 즐거워보인다.

그러나 이를 보는 다희의 얼굴은 웬지 어둡고.

 

S#51.의원일각(밤).

 

오근이 의원일각을 걸어가 불꺼진 도지의 방앞에 선다.

오근 잠시 망설이다가.

 

오근 도련님..도련님.

 

잠시후..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도지 (소리)누군가?

오근 소인 오근입니다.

도지 (소리)이 야심한 시각에 무슨 일인가?.

오근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잠시후 도지의 방에 불이켜지고..

 

도지 (소리)들어오게.

 

S#52.도지의 방

 

도지의 방에 도지와 

오근이 마주 앉아있다.

 

도지 (놀란 얼굴로)그..그게 사실인가?

오근 예..틀림없이.내의원도제조께 보내는 소개장을 받았습니다.

그 소개장만 있으면..의과에 합격하는것은 시간 문제 

입니다요..

도지 (도지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지는데)..

 

부들 부들 떨리는 손...눈에 핏발이 서고...

 

S#53.허준의 집 외경(새벽)

 

첫닭이 울고....

 

S#54.허준의 방

 

다희, 일어나 앉아 머리를 매만지고 있고... 

허준...자리에 누워있는데...

 

허준 (몸을 일으키며)..밤새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던데....괜찮소..?

다희 .......!

허준 실은 나도 못잤소.

 

허준...상기된 표정인데....

그런 허준을 바라보던 다희...

결심한 듯 입을 여는데....

 

다희 ..서방님.

허준 .....

다희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허준...다희를 보는데.

 

S#55.허준의 집 마당

 

자신의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가는 손씨...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방쪽을 보다가 그냥 부엌으로 간다.

 

S#56.허준의 방 

 

허준 (언성을 높인 소리)서찰을 포기 하라니 그게 무슨 소리요?

 

다희를 바라보는 허준의 얼굴...

심하게 굳어져 있다...

 

다희 ..정경부인마님은 서방님의 힘으로 낫게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허준 ....?

다희 헌데...어찌해 자신의 재주를 미뤄놓고 남을 의지해

과거를 보려 하십니까...

허준 ...!!

다희 서방님이 의원으로 입신하려는 이상...서방님의 꿈도..내의원 

의과에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하오나...그 일은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야

허준 (말자르는)그만하시오.

다희 서방님.

허준 내 힘으로 하지 않겠다는게 아니요. 

이날 이태껏....최선을 다해..의술을 익혔고..

이번에 창령에 가서 길에 내 재주도 확인했소. 

내 힘만으로...얼마든지 내의원 의과에 붙으리라는 자신감도 

있소. 허나, 과거가 자신감만으로 되는 건 아니지 않소.

다희 ...

허준 수백, 수천명 몰려드는 의원들 속에서...작은 실수로

떨어질지...누가 장담하오.

다희 하오나..

허준 (격해지는)그만 하라지 않소.

내의원 의과가 매년 있는 줄 아시오. 내년이 아니라면

삼년이고 오년이고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기약도 없는 게 

과거란 말이요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기회를 잡을 것이요.

 

그런 허준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다희...

 

다희 ...그 일 때문입니까?

허준 ......!!

다희 ...진사댁에 끌려가 받았던 수모는 이미 제 마음속에서 

지웠습니다 제발 마음을 돌리십시요..

지금 모습은 서방님 답지 않으십니다.

어찌 길이 아닌 곳으로 가려하십니까....

허준 (소리치는) 닥치시오.

 

다희...놀라고.

 

허준 나 다운게 뭐요? 

미천한 신분에 어울리게...평생 천것으로 시궁창 같은 인생을 

살다가 처자식이 당하는 수모를 보고도 그저 참고 

견디는게... 그게...그게 나다운 거란 말이요? 

다희 서방님...

허준 듣기 싫소. 부인이 뭐라해도...내 결심은 변하지 않소..

차리리 내 목숨을 나눠 줄지언정 서찰은 버릴수 없어!!

 

허준, 그대로 일어나...문을 박차고 나간다...

 

다희 ..서방님...

 

S#57.허준의 방 밖

 

허준, 거세게 문을 열고 나오는데...

손씨가 부엌에서 나오다가..

 

손씨 애비야. 무슨 일이냐?

허준 별일 아닙니다.

 

허준.... 그대로 싸릿문 밖을 

빠져나가는데....그런 허준을 

보는 손씨의 의아한 얼굴.

 

S#58.의원외경(아침)

 

S#59.약초창고앞

 

마당에서 꺽쇄와 장쇠..

영달이 약초를 말리고 있는데...

허준...긴장되고 들뜬 모습으로 다가간다 들어선다...

영달과 장쇠...허준을 보고 시선을 돌리는데.....

허준...그들에게 다가가...

 

허준 다녀왔소

 

그러나 영달과 장쇠 대꾸도 없고.

 

꺽쇠 스승님께서 찾으시니 빨리 가보게..

허준 .....?

 

S#60.의원마당

 

허준이 의원마당쪽으로 오면..

의원 마당에 의태가 있고..그 앞에..

도지와 오근 그리고 예진이 있다..

허준..유의태를 보는 순간..

얼른 인사를 하고.. 

 

허준 ...밤늦게 당도하여..이제야 문안인사를 올립니다..

 

그러나 허준을 바라보는 유의태의 표정....

차갑기만 한데..허준...

그런 유의태의 시선...

영문을 몰라...당혹스럽고...

 

의태 (엄한)...창녕서 받아온 것을 내 놓아라.

허준 .....

도지 (호통치는)...네놈이 받아온 서찰말이다!!

 

도지의 말에...허준....놀라는데...

허준...임오근을 바라보면...임오근..시선을 돌리고..

허준..어찌할바를 몰라...당황하는데....

 

의태 서찰을 내놓으란 말이 안들리느냐!

 

의태...불같은 호령을 하고.....

허준...어찌할바를 모르는데....

 

허준 ..스승님 그 서찰은..

도지 냉큼 않내놓지 않고 뭘 꾸물거리는거야!

 

허준...망설이다...품안에서 서찰을 꺼내는데...

그런 허준의 손이 떨려온다.....

허준, 유의태에게 서찰을 건네자..거칠게 잡는 의태..

의태..서찰을 펼쳐 읽는다..

허준..긴장된 얼굴로 의태의 표정을 살피면..

의태의 얼굴은 극도로 굳어있고..

 

의태 (오근에게)들어가 불을 가져오라..

오근 예?

의태 불을 가져 오란 말이다!

오근 ..예...

 

오근, 얼른 방안으로 들어가..

촛불을 들고 나오는데...

 

허준 스..스승님......

 

유의태, 오근으로 부터 불을 받아.

주저함도 없이 서찰에 불을 당기는데...

이 모습에 놀라는 도지와 예진...오근..

그리고 허준....눈앞의 상황에 경악하는데.....

 

허준 (앞으로 나서며 절규하는)..스승님!!

 

허준...유의태의 손에 들린 서찰에 불이 옮겨붙고..

이어...거세게 타오르는 광경을 바라보는데....

서찰이 타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의태의 표정...

한치의 연민도 없는...차갑고..냉정한 모습인데...

허망하게....불꽃을 바라보는....허준의 시선..

 

허준 ..스승님..

 

유의태...거의 타들어간 서찰을 허준의 앞으로 내던진다..

까만 재가 허공에 날리고......

허준의 앞으로....검게 그을린 타다 만 서찰이 조각이 되어

떨어지면.....허준... 무릎이 꺽이고..땅바닥에 흩어지는

재를 손으로 만져보는데..

그런 허준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지고..

그런 허준을 보는 의태의 표정 냉랭한 표정

도지와 오근은 희미한 냉소를 띠고..

예진은 허준이 가슴 아프다..

 

의태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의원의 자격은.

사사로운 인정으로 얻을 수 없다....

네놈이 그 서찰을 받아든 순간....너는 이미 의원이 될 자격을 

잃었어.

허준 하오나 스승님.....

의태 너처럼 나약한 자가 내 문하에 들어왔다는 것은

나로선 참을 수 없는 수치다..

다신 내 집에 얼굴을 비칠것 없다.

 

의태의 말에....크게 당황하는 허준...

예진과 도지.오근도....놀라 의태를 보는데...

의태의 표정엔 변함이 없다...

 

허준 (절박한)..스승님..

의태 너와의 인연은 끝났다..나가거라.

허준 (절규한다)스승님!!

 

눈물을 머금고 절규하는 

허준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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