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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1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28|조회수112 목록 댓글 0

[허준] 15

 

 

 

 

 

 

 

 


 

S#1. 허준의 집 외경(새벽)

 

S#2. 허준의 집 마당

 

손씨가 방에서 나와 부엌쪽으로 가다가..

허준의 방에서

흘러 나오는 소리를 듣는다.

 

허준 (언성을 높여서)서찰을 포기하라니 그게 무슨 말이요? 

 

S#3. 허준의 방

 

다희를 바라보는 허준의 얼굴...심하게 굳어져 있다...

 

다희 ..정경부인마님은 서방님의 힘으로 낫게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허준 ....?

다희 헌데...어찌해 자신의 재주를 미뤄놓고 남을 의지해

과거를 보려 하십니까...

허준 ...

다희 서방님이 의원으로 입신하려는 이상...서방님의 꿈도..내의원 

의과에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하오나...그 일은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야

허준 (말자르는) 그만하시오.

다희 서방님.

허준 내 힘으로 하지 않겠다는게 아니요. 

이날 이태껏....최선을 다해..의술을 익혔고..

이번에 창령에 가서 내 재주도 확인했소. 

내 힘만으로...얼마든지 의과에 붙으리라는 자신감도 있소.

허나, 과거가 자신감만으로 되는 건 아니지 않소.

다희 ...

허준 수백, 수천명 몰려드는 의원들 속에서...작은 실수로

떨어질지...누가 장담하오.

다희 하오나..

허준 (격해지는)그만 하라지 않소.

내의원에 들어가는 과거가 매년 있는 줄 아시오. 내년이 

아니라면 삼년이고 오년이고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기약도 

없는 게 의과란 말이요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기회를 잡을 것이요.

 

그런 허준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다희...

 

다희 ...그 일 때문입니까?

허준 ......!!

다희 ...진사댁에 끌려가 받았던 수모는 이미 제 마음속에서 

지웠습니다 제발 마음을 돌리십시요..

지금 모습은 서방님 답지 않으십니다.

어찌 길이 아닌 곳으로 가려하십니까....

허준 (소리치는) 닥치시오.

 

다희...놀라고.

 

허준 나 다운게 뭐요? 

미천한 신분에 어울리게...평생 천것으로 시궁창 같은 인생을 

살다가 처자식이 당하는 수모를 보고도 그저 참고 

견디는게... 그게...그게 나다운 거란 말이요? 

다희 서방님...

허준 듣기 싫소. 부인이 뭐라해도...내 결심은 변하지 않소..

차리리 내 목숨을 나눠 줄지언정 서찰은 버릴수 없어!!

 

허준, 그대로 일어나...문을 박차고 나간다...

 

다희 ..서방님...

 

S#4. 허준의 방 밖

 

허준, 거세게 문을 열고 나오는데...

문 밖에 서있던 손씨....허준과 마주친다.

 

손씨 ..애비야..

 

허준, 착잡한 얼굴로 대꾸없이 있다가..

사립문 밖으로 휑하니 나가버리면 

손씨..잠시 생각에 잠기다..허준의 방으로

들어간다. 

 

S#5. 허준의 방안

 

심난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다희...

손씨가 안으로 들어오자....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손씨 자리에 앉으면 다희도 손씨 앞으로 앉는다.

손씨, 굳은 얼굴로 잠시 말이 없다가 다희를 본다.

 

손씨 대체...무슨 심사로 이러시오?

다희 ....

손씨 천신만고 끝에 받아온 서찰을 포기하라니...그 무슨 해괴한 

소리요?

다희 서방님을 위해 드린 말입니다.

손씨 위하다니..? 

큰일을 하겠다고 뜻을 세운 사람한테

찬물을 끼얹진 거지 그게 어찌 애비를 위한거요? 

다희 .....

손씨 겸이 애비가 그 서찰을 거저 얻은것도 아닐진데 

떳떳치 못할 이유가 어디있소.

그런거면 애당초 서찰을 받아 올 아범이 아니요.

남정네 하는 일을 믿고 따르는 것이 아녀자의 내조고 

도리거늘 어찌 앞길을 막으려 드는게요!

다신 그런 소리 마시오!

다희 ...

 

손씨의 타박을 듣는 다희...착잡하고.. 

 

S#6. 의원전경(아침)

 

S#7. 약재창고일각

 

꺽쇠가 마당을 쓸고 있고.. 

장쇠, 영달등이 건약재를 정리하는데

이때 한쪽에서 허준이 들어오면..

반색을 하며 다가가는 꺽쇠

 

꺽쇠 먼길 다녀오느라 피곤할텐데 벌써 나오는건가.

허준 그간 별거 없으셨습니까?

꺽쇠 그럼..

우리야...허드렛 일이나 하는 처진데 무슨 별 일이 있겠나..

자네가 고생했지..

벌써 얘긴 다 들었네..

사지가 굳어..거동도 못하는 성대감댁 마님이

자네 침 한방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니..

정말 하늘이 내린 재줄세...큰일했네 큰일했어..

허준 (겸연쩍고)...

꺽쇠 앞으론 우리 한테도 종종 가르침을 주게.

저놈들이나 나나..의원밥 처먹을줄 만 알았지..

뭐하나 제대로 아는게 있어야지.

허준 ..저는 스승님께 문안 인사를 여쭈어야 겠습니다.

꺽쇠 스승님께선 안계시네.

허준 (보면)...

영달 함안 한진사댁에 간병차 가셨으니..오후쯤에나 돌아오실거네.

허준 ..(아쉽고)...

 

S#8. 의원마당

 

마당 한켠에 예진과 허준..꺽쇠 영달 장쇠가

있다..잠시후..한쪽에서 도지가 오고..도지 그들 앞에서고..

 

허준 (머리 숙여 인사를 하고)..

밤늦게 당도하여 이제야 문안 드립니다.

도지 (냉랭한 얼굴로 대꾸하지 않고)오근이는 어딨느냐?

징쇠 아직 안나오셨습니다요.

도지 (영달을 보고)무슨 일인지 알아보거라..

영달 예.

도지 성대감 댁에서 병부는 기록했던가?

허준 예..

예진 (병부를 의태에게 주며)여기 있습니다.

 

도지..예진으로 부터 병부를 받아들고 훓어보는데..

다시 긴장된 얼굴로 바라보는 허준.

주의깊게 병부를 넘겨보는 도지..

 

도지 처방한 탕약이 뭔가?

허준 몸안에 기를 고루 다스릴 수 있도록

인삼순기산과 오약순기산을 처방했습니다.

도지 병자에게 음식을 주의하라고 일러주었는가?

허준 예..

풍을 맞은 병자가 과식을 하면 비기가 성해지고

신수를 눌러 병이 심해진다고 하였습니다.

도지 (무언가 흠을 잡고 싶으나..허준의 대답이 완벽하고)...

 

도지..병부를 더 훓어보다가..예진에게 병부를 넘긴다.

 

도지 병사로 가자..

 

도지..예진이 병사쪽으로 가면..

허준..잠시..생각에 잠기는데 그런 허준을 보는 영달의 시선.

 

S#9. 의원일각

 

허준, 마당 한켠에서 피고름이 묻어 수건을 빨고 있는데..

찬물에 손이 시려운지 손을 불어가면서..빨고 있다.

한쪽에서 그런 허준을 보는 영달이. 잠시 망설이다 결심을 한듯

슬며시 허준에게 다가간다.

 

영달 (팔을 걷어붙이며)내가 할테니..이리 주시오..

허준 ..(의아하고)...?

영달 (물 속에 손을 담그어 수건을 꺼내는데)..

거긴...피고름 수건이나 빨고 있을 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잖수..

가서 약재창고나 보시오.

허준 괜찮소..내가 할테니 이리주시오.

영달 어허..내가 한다니까..

 

그런 영달을 보는..허준..조금 당혹스럽고..

 

영달 (수건 빨던 것을 멈추고 허준앞으로 와서)..

앞으론 병사의 허드렛일은 신경쓰지 마시오.

허준 ....

영달 나도..알고보면 그리 나쁜놈이 아니요.

잘 좀 봐주슈..

허준 ..내 처지에 잘봐주고 못봐줄게 뭐겠소.

영달 아무튼...나한테 시킬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시키시오.

 

영달..비굴한 웃음까지 흘리면서 허준에게 아부를 떠는데

한쪽에서 그런 영달을 보는 장쇠..

허준이 한쪽으로 가고..영달이 빨래를 하고 있으면..

장쇠가 다가간다.

 

장쇠 이런 쓸개빠진 놈.

그깟놈이 뭐라고 하루 아침에 얼굴이 바꿔?

영달 (수건을 빨면서)무식한 소리 작작해.

실력이 없으면 눈치라도 있어야지..

이젠..병사를 좌지우지 할 사람은 도지 도련님이 

아니고..허준이야..

그놈 눈밖에 났다간 어찌 될지 모른다구..

혼자 뻗대봐야 좋을일 없으니..잘 생각해.

장쇠 (앉아서 빨래를 하는 영달의 엉덩이를 후려찬다)..

에라..이..망할 자식아..

 

영달..물통에 머리가 처박히는데..

 

장쇠 (흥분해서)불알 찬 사내자식이..잘 하는 짓이다..

난 죽으면 죽었지..니놈처럼 못해!

 

장쇠, 한쪽으로 가면..

 

영달 (옷소매로 얼굴을 닦으면서)무식한놈..

 

S#10. 손씨의 방

 

손씨와 함안댁이 방에 앉아있는데.....

손씨...허준이 가져온 비단을 보여주고.

이를 보는 함안댁....입이 딱 벌어져 다물어질 줄 모른다..

 

함안댁 (비단을 만지작거리며)세상에.. 

(뺨에 옷감을 대어보고)맨지르르 한게 파리가 낙상을 하겠네.

곱다..고와..

손씨 (흐뭇한 얼굴로)중국서 들여온 거라..

대갓댁이 아니면 우리같은 것들은 구경도 

못하는 귀한 물건이라네..

 

함안댁 부러운 얼굴로 연신 비단을 만져보는데..

이때 다희가 바구니에 홍시 몇알을 담아서 들어온다.

다희 한쪽에 앉고..

 

다희 드세요.

 

함안댁..홍시에는 관심이 없고..

 

함안 댁:또 없수?

손씨 ..(뒤에 둔 패물함을 앞으로 꺼내면서)보겠나?

 

함안댁..패물함을 열어보는데...노리개며 비녀 가락지가 

들어있는 패물함..

 

함안댁 (놀라서 입이 딱 벌어지는데 숨이 막힐것 같다)..

.... 세상에...

 

함안댁...이것 저것 정신없이 보는데..

 

손씨 (흐뭇한 얼굴로)어디 도망갈거 아니니 천천히 구경하게.

함안댁 (문득)이거...의원댁에 가져 가야 되는거 아니요?

의원에 매인 몸으로..사례를 받았으면..

의원댁에 받쳐야지.

손씨 이건...성대감댁 마님께서...우리 겸이 애비 몫으로 주신 

거라네.

함안댁 사람 팔자 모른다더니..

이제...고생은 끝났네..고생은 끝났어.

손씨 우리 겸이 애비가..소시적부터 남다른데가 있었어.. 

남들보다..늦게 시작한 글공부도..

대갓댁 도령들을 제치고..먼저 깨쳤지.

게다가..아버지 피를 받아 무예 솜씨도 출중했지..

함안댁 아유..그러길래..남들 십수년 걸린다는 의원공부를

삼년 만에 해치웠지.

(부러운 얼굴로 다희를 보고)서방이 출세를 했으니.

얼마나 좋아그래..

이젠...의원댁 마님 행세할 일만 남았네..

다희 ...(입가에 희미하게 어색하고 씁쓸한 미소를 띠는데).. 

 

함안댁..손씨가 들으라는듯이..

 

함안댁 이댁 서방이 출세 하는덴...우리도 한몫했지.

손씨 ...

함안댁 용천서와 오갈데 없을때 거처를 마련해 줬지..

게다가...호패까지 구해줬으니..

죽은 목숨 살린셈이지..

손씨 (순간..얼굴이 굳어진다)..

함안댁 호패 만드는게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랍디다.

잘못되면..목이 달아난데는데..

우리 그 화상은 이집 서방 뭐가 좋아서..

그랬나 몰라.. 

손씨 (어색한 미소를 흘리면서)자네...이것 좀 보게..

 

함안댁이 보면.. 손씨.패물함에서 

은가락지 하나를 꺼내서..

함안댁에게 내밀고..

 

손씨 어서 껴보게...자네 거야..

함안댁 (얼굴이 확 펴지면서)저..정말이유?

 

함안댁..은가락지를 껴보는데..

 

함안댁 어쩜...딱 맞네..딱 들어 맞아..

 

한쪽에서 무거운 얼굴로 

그런 손씨와 함안댁을 보는 다희.

그런 다희의 얼굴위로..

 

허준 나 다운게 뭐요? 

미천한 신분에 어울리게...평생 천것으로 시궁창 같은 인생을 

살다가 처자식이 당하는 수모를 보고도 그저 참고 

견디는게... 그게...그게 나다운 거란 말이요? 

다희 서방님...

허준 듣기 싫소. 부인이 뭐라해도...내 결심은 변하지 않소..

차리리 내 목숨을 나눠 줄지언정 서찰은 버릴수 없어!!.

 

그런 허준을 떠올린 다희 심란하고.

 

함안댁 (그런 다희를 보고)어디 아픈게요?

이리 좋은날...얼굴이 왜 그래?

다희 아닙니다..

 

다희..자리에서 일어나..방밖으로 나가는데..

착잡한 얼굴로 그런 다희를 보는 손씨..

 

S#11. 병사.

 

도지가 병자에게 시침을 하고 있다..

그 옆으로 예진이 있고.

한쪽 옆에는 허준이 있는데..

시침을 마친..도지가..병사 밖을 향해.

 

도지 다음..

 

병자가 병사로 들어온다.

 

도지 어디사는 뉜가?

병자 두시골사는 만석입니다요..

도지 눕게..

 

병자가 도지 앞으로 누우면..

도지 병자를 볼려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고 허준을 본다..

 

도지 자네가 보게.

 

뜻밖의 제의에 허준 조금 당혹스러운데..

 

도지 풍병까지 치료했는데...뭘 망설이나?

 

허준..병자쪽으로 오고..

병자를 살핀후..퉁퉁부어있는 병자의 다리를 눌러본다.

다리가 움푹 들어가는데..

 

허준 (병자에게)어디서 부터 붓기 시작했소?

병자 아랫배부텁니다.

도지 무엇인가?

허준 아랫배로 부터 시작되는 부종은 고수라 합니다.

도지 원인은?

허준 하초에 물 기운이 넘쳐 수종이 생기는 것입니다.

도지 어찌 처방하면 되는가?

허준 보중치습탕을 써 중초를 보하고 

습한 기운을 빠지게 하며 오줌을 잘 나오게 하면 됩니다.

도지 침은?

허준 침을 놓을때는...반드시 수구혈을 찾아 시침해야 합니다.

만일 아무데나 침을 놓으면 그곳으로 물이 흘러나와 

병자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도지 침에 대해 그리 잘 아니 내 한가지만 더 묻지...

 

도지, 허준을 보면 허준 다소 긴장하고..

예진도 긴장된 얼굴로 두사람을 보는데..

 

도지 시침을 하는데 제일 중요한것이 혈자리네..

자네는 사지의 경혈에서 구심성으로 혈자리를 놓는가?

아니면 혈자리와 경맥의 순행 유주하는 방향을 일치시켜 

혈자리를 

찾는가?

허준 .......

도지 (입가에 야릇한 냉소를 띠고 허준을 보는데)..

모르던가?

허준 ...

 

허준이 대답을 않고 있으면 예진, 의아한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도지 (자신있게)먼저것은 갑을경과 천금방이라는 의서의 방법이고

나중것은 침구동인경과 십사경발휘라는 의서가 택한 

방법이네.

자네말대로 혈자리는 아무곳이나 잡아서는 아니되지..

허나...때론 경맥의 순행에 상관없이 병에 따라 

병자가 아파하는 부위에 침을 놓을 수도 있어.

그것이 바로 침구자생경에 쓰여있는 천응혈 .즉 아시혈일세.

허준 ....

 

도지..자신만만한 얼굴로 허준을 바라보면..

예진은..침묵하고 있는 허준이 이상한데.

 

도지 의술에도 체계가 있는 법이네.

자네처럼 두서없이 공부한것은 언젠가는 한계를 드러내는 

법이지.

 

이때 밖에서..집사가 와서..

 

집사 도련님..관아에 형방이 왔습니다요.

도지 (반색하고)..어딨나?

 

도지..병사밖으로 나가는데.

도지가 나가고 나면 허준 환자를 살피고..

그런 허준을 의아한 얼굴로 보는 예진의 시선..

 

S#12. 의원마당

 

마당한켠에 관아 형방이 서 있는데..

도지가 형방쪽으로 가고..

 

도지 (반가운 얼굴로)오셨습니까?

형방 오랜만일세.그래. 유의원은 무고하신가?

도지 예..함안에 진료차 가셨는데 오후쯤엔 돌아오실 것입니다.

한양 가신일은 어찌 됐습니까?

형방 내 자네가 부탁한걸 알아봤네..

도지 (흥분되고)..

형방 내년 가을쯤에...내의원 의과가 있다는구만.

도지 그게 정말입니까..?

형방 틀림없을걸세.. 

 

형방의 말에 도지 뛸듯이 기뻐하는데.

 

S#13. 약재창고.

 

허준이 약재를 자리에 앉아 약재를 정리하고 있고...

예진은 한쪽에서 병부를 기록하고 있는데..

예진..병부를 기록하다 말고 고개를 들어 허준을 본다.

 

예진 ..왜 오라버니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으셨습니까?

허준 (예진을 보면).. 

예진 그건..제가 빌려드린..의서에 모두 나와있는 내용이고.

허의원께선 이미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허준 (입가에 희미한 미소띠고)..미처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예진 ....?

 

허준, 계속 약재를 정리하면..의아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 예진의 시선.

이때 밖에서 들리는 도지의 목소리.

 

도지 (소리)예진아..예진이 있느냐?

 

예진과 허준이 문쪽을 보면..도지가 들어온다.

 

도지 (다소 흥분한 얼굴로)

예진아..내년 가을에 내의원 의과시험이 있다는구나.

 

도지의 말에..허준도 놀라는데..

 

도지 이제 본격적으로 과거를 준비해야겠으니.

니가 지니고 있는 의서를 정리해서 내게 줘야겠다..

예진 그리 하겠습니다.

 

도지의 말을 듣고 있는 허준의 얼굴이 심각해지고..

 

S#14. 의원일각

 

허준이 굳은 얼굴로 의원 일각에 서서 상념에 잠기는데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창령 성대감이 한 말이 떠오른다.

 

성대감 자네가 결심만 한다면 내의원에 입격이 되도록

도움을 주고싶네....

 

허준이 가슴에 품고 있는 서찰을 꺼내서 본다.

서찰을 보는 허준의 눈에도 결의가 차고..

 

S#15. 의원마당

 

도지가 의원 마당을 가는데.. 이때 앞에서..

예진이 오고 예진의 손에 의서가 들려져 있다.

 

예진 말씀하신 서책입니다. 

 

도지...의서들을 살펴보고 예진을 본다.

 

도지 두고보거라..허준이 그놈이 창령에 다녀온 후로..

눈에 보이는게 없을것이나 

조만간 그것이 요행였다는 것을 깨닫게 될것이다.

예진 .....

도지 너도 병사에서 보지 않았느냐?

그놈 의술이란게 체계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익힌 재주일 

뿐이야. 제 아무리 설쳐봐야 촌구석 의원밖에는 못될 것이다. 

예진 ......

도지 내가 내의원에 들어가고..그놈은 촌구석 의원으로 머물게 

되면.. 자기 한계를 느끼게 되겠지..

 

입가에 냉소를 띠는 도지..

예진..그런 도지를 바라보는데.

이때 대문으로 허겁지겁 들어오는 오근..

오근 도지를 보고..

 

오근 도련님..

도지 자넨 어찌 된 셈인가?

이 시각까지 어디서 뭘 하다 이제야 나타난건가?

오근 소..송구스럽습니다.

소인..아침나절부터..복통때문에..

도지 빨리 병사로 나가보게..

오근 예..저..스승님은..

도지 ..출타중이세네..

 

도지..한쪽으로 갈려고 하면..

 

오근 도련님..

도지 또 뭔가?

오근 소인..도련님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요.

 

S#16. 마을일각(낮)

 

진료차 출타했던 유의태가 의원으로 돌아가는데..

이때 마을일각에...예닐곱명의 사내들이 모여있다..

유의태 지니다가..보면..

구일서와 양태가 사내들을 모아놓고..허준이 자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의태 걸음을 멈추고 잠시 일서를 보는데..

일서는 그런 의태를 의식 못하고

 

일서 자네들 풍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지? 알지?

창령 성대감댁 마나님이 풍 맞아서...

손가락 하나 까닥 못하고 눈코입이 다 

돌아갔다고.(흉내내고)요렇게..

헌데 허준이 그 성님이.. 침 한방을 놓자마자..

언제 그랬냐는듯이..벌떡 일어나서 걸어다녔다니까.

그러니..우의정까지 지내신 성대감께서 우리 성님한테 그냥

큰절을 하고..극진한 대우를 했지...

행인 설마..침한방에..풍병을 고쳤을라고..

그럼 그게 귀신이지 의원인가?

일서 귀신...그래..귀신..

다 죽은 사람도 살리는 솜씨니 귀신같은 솜씨가 맞지.

그러니까 앞으론 제명대로 살고싶으면 우리 허준이 성님 집 

앞으로 줄들을 서시라고..

행인 야 이사람아..유의원님이야 조선팔도에서 제일가는 명의신데..

아무리 그래도 허준이 그자가 유의원님보다 나을리가 있나..

구일서 나 이런 답답하긴..

이제 유의원 시절은 다갔다 이말이야..

 

하고..사람들을 둘러보는 순간..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뒤에서 입가에 미소를 띤채 자신을 보고 있는 의태와 시선이

마주친다..

순간 화들짝 놀라는 구일서.

의태는 돌아서서 걸어가는데.. 구일서..당황한 얼굴로 어쩔줄을 

모르다가 후다닥 의태쪽으로 달려간다..

구일서..의태앞에 서고..

 

일서 유...유의원님..

소인..요놈이 주둥이를 촐싹거린것은 다른뜻이 아니오라..

의태 됐네..(여전히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자네 말이 과히 틀린게 없네..

 

의태..계속 걸어가고.

 

일서 의..의원님..

의태..입가에 미소를 띤채 걸어가고..

일서..난감한 얼굴로 손으로 자신의 주둥이를 때린다..

 

S#17. 도지의 방

 

오근의 이야기를 듣는 도지....경악하는데.....

 

도지 .....그것이......사실이요...?

오근 제가 그 서찰을 똑똑히 봤습니다...

만약 허준이가 그 서찰만 디민다면...

내의원 의과는 합격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도지 (창백해지는)...

오근 내의원 도제조 어른이 성대감과 교분이 두텁다는데.

그 서찰을 받고 그냥 넘길리 있겠습니까. 

 

오근의 말에.....뭐에라도 맞은 듯...충격을 받은 도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손을 부들부들 떠는데...

 

S#18. 안채일각.

 

침모와 유월이가 안채마루에 앉아 옷을 다리고 있는데...

함안댁이 다가온다..

 

함안댁 마님 계신가?

유월이 사랑채에 나가셨으니 잠시 기다리세요..

함안댁 그래....?

 

함안댁....마루에 걸터 앉는데....

 

침모 그리 멀뚱하게 앉아만 있지말고 예 와서 이것 좀 거들어.

함안댁 내가 이집 종노미야? 눈만 마주치면 사람을 부려먹으려 

들어.

침모 고말 고대로 마님께 전해올릴까?

 

함안댁...눈을 흘기며 마지못해 다가 앉는데...

함안댁, 화로에서 불에 달궈진 인두를 집으려다...

손에 끼여있는 은가락지를 보고...

침모와 유월이가 보란듯이..손을 내밀고 있는데..

 

유월 어머...그게 웬 가락지요?

침모 어디.... 이거 진짜야?

함안댁 이 여편네가 뭔소리 하는거야? 척보면 몰라?.

침모 어디서 났는데?.

함안댁 허서방네가 그동안 신세 많이 졌다고 주더구만..

침모 그 집구석이 그럴 형편이 되나?

함안댁 말도 말아.

 

이때 마당으로 오던 오씨와 집사 함안댁의 말을 듣는데...

 

함안댁 이번에 창녕 갔다오는 길에 싸들고 온 비단에

패물이 어찌나 많은지....방안에 누울자리도 없더라니까.

대갓집 마나님이 바리 바리 싸주신 거라 그런지 같이.. 

귀하고 값나가는 것들 뿐이야.

오씨 그게 무슨 말인가!

 

오씨의 소리에 놀라 돌아보는 함안댁과 침모, 유월

 

함안댁 마, 마님..오셨습니까요...

오씨 성대감댁에서 허준이 한테 비단과 패물을 싸줬단 말인가?

함안댁 (당황하는)예? 예...그러니까...그것이...

오씨 이런 고얀것들이 있나....

 

이때..안채쪽으로 오는 예진..그런 예진을 보는 오씨.

 

오씨 예진이 너 나 좀 보자..

 

예진이 오씨 앞으로 오면..

 

오씨 허준이가 성대감댁으로 부터 비단과 패물을 받아 챙긴 것이 

사실이냐?

예진 ...그건....정경부인 마님께서....

허의원한테 보내신 사례로 알고 있습니다.

오씨 병자를 고친 사례라면 의당 의원으로 가져와야 할게 아니야

그놈이 감히 의원으로 돌아올 패물을 가로챘단 말이냐.

예진 아닙니다....

성대감께선 허의원의 노고에 집을 한 채 지어주겠다고 

하셨지만

허의원은 그 모든 공을 스승님께 돌리셨습니다...

그 패물과 비단은 이를 섭섭히 여긴 마님께서 허의원에게

특별히 내리신 사롑니다.

오씨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는게야?

의원에 메인놈이 어디서 감히 지것을 챙긴단 말이냐.

괘씸한 놈, 그놈을 그냥 두었다간 의원을 삼키려 들지 

않겠느냐?

 

길길이 날뛰는 오씨를 보는 예진...걱정스러운데.

 

S#19. 의태의 방

 

유의태가 의서를 보고 있는데....

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도지(소리) 아버님 소잡니다..

의태 들어오너라.....

 

도지...문을 열고 들어와...의태의 앞에 앉는데...

자리에 앉아...고개를 숙인채....아무말도 없는 도지...

의태...그런 도지를 의아하게 보는데.......

 

도지 ..어이해..허준이를 성대감 댁으로 보내셨습니까?

의태 또 그소리냐?

다 끝난 일이다. 이제와 더 말해 무엇해!

도지 제가 갔다면..허준이 그자가 받은 서찰을 제가 받을수 

있었을것입니다.

의태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도지 성대감께서..친히..내의원 도제조 어른께..허준이를 천거하는 

추천서를 써주셨다 합니다.

의태 ...(굳어지는데)..

도지 아버님께서 그때 절 창령으로 만 보내주셨다면..

그 서찰은 제것이 되었을것입니다.

(흥분해서)그것만 지녔다면.. 양예수 어른이 아무리 소자를

막아도..소잔 내의원에 들어갈수 있었단 말입니다. 

의태 밖에 누구 있느냐?

오근 (소리)소인 오근입니다.

의태 당장 허준이를 데려오너라!

 

S#20. 약재창고

 

허준이 혼자 창고에 앉아서 의서를 보고 있다.

이때 꺽쇠가 들어오는데..

 

꺽쇠 스승님 오셨으니 어서 가 문안 여쭙게..

허준 ..(얼굴이 밝아지고)..예..

 

허준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S#21. 창고앞

 

허준이 창고에서 나오는데..

이때 오근이 오고..

 

오근 스승님께서 찾으시네.

허준 안그래도 문안 여쭈러 가는 길입니다. 

 

S#22. 의원마당

 

허준이 의원마당쪽으로 오면..

의원 마당에 의태가 있고..그 앞에..도지가 있다.

다른 한쪽엔 꺽쇠 장쇠 영달이 있는데.

마당으로 나온 허준과 오근.

허준..유의태 앞으로 가서..얼른 인사를 한다.

 

허준 소인..성대감댁 정경부인 마님 진료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의태..냉랭한 얼굴로 아무런 대꾸없이 허준을 본다.

허준..그런 의태을 보고..영문을 몰라..당혹스러운데...

 

의태 창령서 받아온 것을 내 놓아라.

허준 .....?

도지 네놈이 받아온 서찰말이다!!

 

도지의 말에...허준....놀라는데...

허준...임오근을 바라보면...임오근..시선을 돌리고..

허준..어찌할바를 모르고.

 

의태 서찰을 내놓으란 말이 안들리느냐!

 

의태...불같은 호령을 하고.....

허준...당혹스럽고

 

허준 ..스승님 그 서찰은..

도지 냉큼 내놓지 않고 뭘 꾸물거리는거야!

 

허준...망설이다...품안에서 서찰을 꺼내는데...그런 허준의 손이

떨려온다.....

허준, 유의태에게 서찰을 건네자..거칠게 잡는 의태..

의태..서찰을 펼쳐 읽는다..

허준..긴장된 얼굴로 의태의 표정을 살피면..

의태의 얼굴은 극도로 굳어있고..

 

의태 (오근에게)들어가 불을 가져오라..

오근 예?

의태 불을 가져 오란 말이다!

오근 ..예...

 

오근, 얼른 방안으로 들어가..촛불을 들고 나오는데...

이때 한쪽에서 오는 오씨와 예진..

예진..무슨 상황인가 싶어 의아한 얼굴인데..

유의태, 오근으로 부터 불을 받아.

주저함도 없이 서찰에 불을 당기는데...

이 모습에 놀라는 도지와 예진...오근..

그리고 허준....눈앞의 상황에 경악하는데.....

 

허준 (앞으로 나서며 절규하는)..스승님!!

 

허준...유의태의 손에 들린 서찰에 불이 옮겨붙고..

이어...거세게 타오르는 광경을 바라보는데....

서찰이 타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의태의 표정...

한치의 연민도 없는...차갑고..냉정한 모습인데...

허망하게....불꽃을 바라보는....허준의 시선..

 

허준 ..스승님..

 

유의태...거의 타들어간 서찰을 허준의 앞으로 내던진다..

까만 재가 허공에 날리고......

허준의 앞으로....검게 그을린 타다 만 서찰이 조각이 되어

떨어지면.....허준... 무릎이 꺽이고..땅바닥에 흩어지는

재를 손으로 만져보는데..

그런 허준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지고..

그런 허준을 보는 의태의 표정 냉랭한 표정

도지와 오근은 희미한 냉소를 띠고..

예진은 허준이 가슴 아프다..

 

의태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의원의 자격은.

사사로운 인정으로 얻을 수 없다....

네놈이 그 서찰을 받아든 순간....너는 이미 의원이 될 자격을 

잃었어.

허준 하오나 스승님.....

의태 너처럼 나약한 자가 내 문하에 들어왔다는 것은

나로선 참을 수 없는 수치다..

다신 내 집에 얼굴을 비칠것 없다.

 

의태의 말에....크게 당황하는 허준...

예진과 도지.오근도....놀라 의태를 보는데...

의태의 표정엔 변함이 없다...

 

허준 (절박한)..스승님..

의태 너와의 인연은 끝났다..나가거라.

허준 (절규한다)스승님!!.

 

절규하는 허준의 얼굴..의태..그런 허준의 절규를 무시하고.

방안으로 들어가는데..

 

 

허준 (눈물을 흘리면서)스승님..

 

S#23. 의태의 방

 

방으로 들어와서..앉는데..침통한 얼굴로 상념에 잠긴다.

그런 의태의 얼굴위로..

 

허준 (소리)스승님..소인 잘못했습니다..

소인을 용서하십시요..스승님.

 

S#24. 마당

 

허준..무릎을 꿇은채..절규하는 허준..

 

허준 스승님..소인 잘못했습니다..

용서하십시요 스승님..

 

이때 한쪽에서 이를 지켜보던 오씨가 앞으로 나선다..

 

오씨 괘씸한 놈...의원님 말씀 못들었느냐?

당장..나가거라.

허준 스승님.

오씨 (오근을 향해)뭣들 하는가!!

저놈을 내치지 않고!

 

오근..난처한 얼굴로 꺽쇠 영달 장쇠를 보는데..

오근 눈짓으로...내치라고 한다.

꺽쇠와 영달 장쇠도 선뜻 엄두를 못내는데..

 

도지 (냉정하게)내보내라.

 

도지..돌아서서 한쪽으로 간다.

영달과 꺽쇠 허준 옆으로 가서..

허준을 잡는다.

 

허준 놓으시오.스승님.

 

그런 허준을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보는 예진..

 

오근 병자들이 있으니..더 이상 소란 피우지 말고..

빨리 나가게.

끌어내라.

꺽쇠 (안스러운 얼굴로)그만 나가세..

 

장쇠와 영달..허준을 다시 잡는데.

허준을 끌고 나갈려고 한다.

 

허준 스승님..

 

 

S#25. 의원밖

 

장쇠와 영달등에 의해 의원밖으로 밀쳐지는 허준..

그 뒤로 오근과 꺽쇠가 있고.. 

허준,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허준 스승님께 드릴 말씀이 있소..

장쇠 닥치고 꺼져..자식아..

허준 내 미처 말씀드리지 못한게 있소. 

스승님을 만나야 하오.

오근 문을 닫아 걸어라..

 

장쇠와 영달이 대문을 닫는데..

 

허준 이보시오. 이보시오..

 

대문이 닫혀지고.. 허준 대문을 두드린다.

 

허준 이보시오. 

 

S#26. 마당.

 

마당 대문앞에 예진이 안타까운 얼굴로 서 있으면..

대문밖에서 들리는 허준의 목소리..

 

허준 (소리)스승님...

소인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이보시오...문 좀 열어주시오..

제발 문좀 열어주시오.

 

허준의 절규를 들으면서 안타까운 예진..

 

S#27. 의원일각

 

장쇠와 영달 그리고 집사가 서 있고.. 그 앞에 오씨가 있다.

 

오씨 (기세등등한)자네들은 이길로 가 허준이 그놈이 가로챈 

비단과 패물들을 찾아오도록 하게. 

집안을 샅샅이 뒤져 하나도 빠트려서는 아니될 것일세.

 

S#28. 허준의 집 마당.

 

마당에 화로를 놓고 전을 지지고 있는 손씨와 다희.

 

손씨 (다희에게)닭이 다 삶아졌는지 좀 보시오.

다희 ..예....

 

다희, 일어나 부엌으로 가고.....

손씨....전을 그릇에 담아 마루위에 놓여진 소반에 올려놓는데..

그때 마당으로 들어서는 양태.

 

양태 (의아한 얼굴로)...뭔일 있습니까?

손씨 (입가에 미소띠고)

그간 신세진 사람들한테..보답이나 할려구..

마침 잘왔네...자네...가서 구서방하고 함안댁 좀 불러오게.

양태 (신바람나서)예 마님..

 

양태..전하나를 집어 먹으면서..

 

양태 일서 형님이 동네 방네 소문을 내서..

산음땅에 형님이 한 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요.

손씨 (웃으면서)..타향살이에 숨도 못쉬고 살았는데..

이젠 기 좀 펴고 살겠네..

양태 그러문요. 

소인 다녀오겠습니다요..

 

양태..사립문밖으로 나간다..

이때 부엌에서 나오는 다희..

 

다희 다 됐습니다.

손씨 양태가 구서방하고 함안댁 데리러 갔으니

먼저 술상부터 봐야겠소.

다희 예.

 

손씨..다희의 어두운 얼굴을 보고..

 

손씨 안색을 보니 아직도 앙금이 가시지 않은 모양이요.

다희 ...

손씨 제발 준이 앞에선..그런 내색 마시오.

다희 ...

손씨 용천서 야반도주해...산음땅에 온지..

삼년 만에 겨우 자리 잡고 사는것이요.

제발... 준이한테 모진 고생끝에 잡은 기회를 포기하란 말은 

마시오.

다희 서방님께선 이제 의원으로 시작했습니다.

아직 갈 길은 먼데...너무 조급한듯 싶습니다.

좀 더 신중하셔야....

손씨 (역정을 내고)

다들 준이를 인정하고 알아주는데..

어찌..안식구가 돼서 준이를 무시하는게요.

다희 어머니..

손씨 그만 둡시다.

 

손씨 돌아서는데...이때 사립문으로 

집사와 영달 장쇠가 들어선다.

그들을 본..손씨..의아하고..

 

손씨 어쩐 일이시오?

 

영달..마당을 보고..

 

영달 잔치를 벌리는구만..

장쇠 (빈정거리고) 아주 살판났네. 살판났어.

손씨 어쩐 일이냐고 묻지 않소?.

집사 허준이가 창령 성대감댁에서 받아온 비단하고 패물을 

내놓게..

 

손씨, 놀라고...

 

손씨 그..그건..성대감댁 마님이..우리 겸이애비한테 사례한거라 

했소..

집사 의원에 매인 주제에 어디사 따로 사례를 챙겨!!

당장 내 놓게!

장쇠 이럴게 아니라..들어가 봅시다.

영달이 넌 저안을 뒤져. 난 이방을 찾아볼테니..

 

영달과 장쇠가 방으로 들어갈려고 하면..

다희가 앞으로 나서면서.

 

다희 데체 뭐하는 짓이요? 어딜 함부로 들어가는게요?

집사 허준이는 오늘부로 유의원님 문도가 아닐세.

의원에서 쫒겨 났으니..험한 꼴 보고 싶지 않으면

빨리 창령서 받아온 물건을 내놓게..

 

순간..경악하는 다희와 손씨..

 

다희 그...그게 무슨 말이요? 쫒겨나다니?

장쇠 뭔 말인지는 그놈한테 물어보면 알일이지..

 

영달과 장쇠 거침없이 들어갈려하면..

손씨..장쇠를 잡고..

 

손씨 안된다 이놈들아.. 안돼.. 

장쇠 (손씨를 거칠게 밀치면서)비키시오.

 

장쇠가 밀치면 손씨. 전을 담아둔 광주리쪽으로 넘어지고..

광주리와 함께 바닥에 나뒹구는데..

 

다희 어머니.

 

영달과 장쇠 방안으로 들어간다.

 

손씨 (바닥에 쓰러진채)안된다..안된다 이놈들아.

 

손씨 절규를 하는데..다희..그런 손씨를 잡고..운다.

 

다희 어머니..

 

S#29. 강가.

 

허준이 참담한 얼굴로 강가에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촛불로 서찰을 불태우던 유의태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그 모습을 떠올린 허준의 눈으로 눈물이 흘러 내린다..

서럽게 우는 허준.

 

S#30. 허준의 집 앞

 

양태와 구일서, 함안댁이 허준의 집쪽으로 가는데..

세 사람 모두..얼굴이 밝고..

 

S#31. 허준의 집 마당.

 

양태와 구일서 함안댁이 마당으로 들어서면..

세사람 모두..마당에 펼쳐진 상황을 보고 경악을 한다.

마당 한쪽엔..음식들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손씨는 마당에 주저 앉아..넋이 나간 사람처럼 있다..

다희는 그런 손씨 옆에서..울고 있는데..

 

다희 ..어머니...

 

방문은 휑하니 열려있고..

방안에선..겸이가 숨이 넘어갈듯이

울고 있다.

 

구일 서:이..이게..어찌 된 일이야..

양태 형수님.. 

함안댁 세상에..이게 웬 난리야.

 

S#32. 주막

 

주막에 앉아 술을 마시는 허준...

눈이 벌겋게 충혈이 되있고.....

원망과 독기가 가득서린 얼굴인데......

그런 허준의 위로....

 

의태 너와 나의 인연은 끝났다. 나가거라.

 

냉담하게 허준을 향해 내뱉던 유의태의 모습이 떠오르면..

허준....술잔을 격하게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S#33. 의태의 방

 

의태가 앉아있는 방안에...예진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예진...자리에 앉고...의태...예진을 보는데...

 

예진 스승님..

의태 ..

예진 ..허의원을 용서하십시요.

의태 ..

예진 허의원은 성대감댁 마님을 치유하기위해 성심을 다했습니다.

허의원이 서찰을 받은것은..

성대감의 호의를 차마 거절할 수 없어 그리 했을것입니다.

허의원을 용서해 주십시요.

의태 그만 물러가거라..

예진 스승님..

 

의태..대꾸없이 시선을 돌린다.

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의태를 보는 예진.

 

S#34. 허준의 집 마당

 

허준이 마당으로 들어서면..

마당은 여전히 어지럽고...마당 한켠에 양태가 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다가 허준을 보자..

 

양태 형님..

 

허준..집안꼴을 보고..놀라는데..

 

허준 무슨 일이냐?

양태 ...형님..

허준 어찌 된 일이야!!

양태 유의원댁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행패를 부리고..

형님이 창령서 받아온 물건을 가져갔습니다.

허준 .....

 

망연한 얼굴로 집안을 보는데

 

허준 어머님은...?

양태 ..들어가 보십시요..

 

허준이 손씨의 방쪽으로 간다..

 

S#35. 손씨의 방

 

허준이 방문을 열고 안을 보면..

손씨 방안에 몸져 누워 있고..그 옆에 다희가..그런 손씨를

간병하는데..

 

다희 ..(눈물 그렁한 눈으로)..서방님.

손씨 (의식을 잃고 있다가 눈을 뜨고)준이냐..준이냐..

준아...준아..

어찌 된 일이냐..

니가 왜 쫒겨나.. 준아...

 

손씨..눈물을 흘리는데.. 눈물을 흘리다가..

다시 혼절을 한다..

 

다희 어머니.. 

 

그 모습을 보는 허준의 눈에 핏발이 선다..

 

양태 (역시 눈물이 글썽해져서)형님..

허준 데체..내가 무슨 잘못을 했단 말이냐..

사사로운 인정으로 자격을 얻으려한 것이 아니라..

응당한 댓가를 받은것 뿐이야..

이렇게 내쳐지고..이런 굴욕을 당할만큼 잘못한게 없어..

다희 서방님..

허준 (오열하듯이)고작 이런거냐!

유의원을 스승으로 모시고 혼신을 다한 댓가가 고작 

이런거야!!

다희 (울먹이며)서방님..진정하시고..

유의원님께 용서를 구하십시요..

허준 닥치시오!! 

유의태가 나를 버렸으면 나 또한 그를 버릴것이야..

더 이상 용서를 빌지않아!!

 

허준...그길로 방을 뛰쳐 나간다..

 

다희 서방님! 

양태 (허준을 따라나가며)형님..

 

S#36. 마당.

 

마당으로 나온 허준.. 양태가..뒤따라 나오고.. 

 

양태 형님..진정하시오..

허준 ...창령으로 가겠다.

유의태...그 사람이 불태운 서찰은 다시 받으면 그만이야.

 

허준..핏발선 눈으로 사립문밖으로 뛰쳐나간다..

 

양태 (안타까운 얼굴로)형님.. 

 

S#37. 유의원집 전경(밤)

 

S#38. 도지의 방

 

도지가 의서를 보고 있다..

문득 고개를 들고 상념에 잠기는데.. 그런 도지의 얼굴위로

유의태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던 허준의 모습이

잠시 떠오르고.

도지의 입가에 희미한 냉소가 떠오른다.

도지..무슨 생각이 들었는지..방밖으로 나가는데.

 

S#39. 오씨의 방

 

오씨가.. 침모와 앉아있고.. 허준의 집에서 가져온

비단과 패물을 보고 있다.

 

오씨 괘씸한 놈...이 귀한걸..지놈이 가로챌려 했다니..

천번 만번 쫒겨나 마땅하지..

 

침모..패물함을 보고..

 

침모 마님..이 노리개 좀 보십시오.

오씨 (침모가 주는 노리개를 받아들고 본다 흡족한 미소를 

띠는데)..

과연...대갓님 마님이 지녔던거 답구나..

이쩜 이리...고을꼬.

 

이때 밖에서 들리는 도지의 목소리..

 

도지 (소리)어머니..소잡니다..

오씨 (침모에게)치우게..

(밖을 향해)들어오너라..

 

침모 비단과 패물을 치우고.. 도지가 방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온다.

 

오씨 자넨 나가보게..

 

침모 방밖으로 나가면..

 

오씨 그래 어쩐 일이냐?

도지 ..내년 가을에..내의원 과거가 있다 합니다. 

오씨 그게 정말이냐?

(기쁜)앞으로 수년간은 과거가 없을거라 하여 마음을 

졸였는데

다행이다..천만 다행이야..

이번엔 무슨일이 있어도 내의원에 나가야지..

도지 소자..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정진할 것이나..

어머니께서도..제게 도움을 주셔야 겠습니다.

오씨 내가 어찌 하면 되겠느냐?

도지 제가 지난번 의과에 떨어진건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였습니다.

아버님이..구침지희로 어의이신 양예수 어른께 원한을 

사셨기때문입니다.

오씨 그래..그랬지..

도지 이번엔..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때 아버님과 원한진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야 할것입니다.

오씨 (고개를 끄덕이면서)무슨 소린지 알겠다..

 

오씨..한쪽 옆에 있는 문갑에서 함을 꺼낸다..

오씨..함을 가져와 도지앞에 열면..

함안에 금덩이가 들어있다.

 

오씨 금이다..

여기...오시골땅문서를 처분하면..더 마련할수도 있을것이야.

내 그동안 악착을 떨면서 돈을 모은것은 다 널위해서다..

넌 아무걱정말고..공부만 하거라.

 

도지..눈앞에 있는 금덩이를 보는데.. 

 

S#40. 밤길.

 

밤길을 가는 허준..핏발선 눈으로 창령으로 간다.

 

S#41. 창령마을일각(새벽)..

 

여명이 트기 시작하는 새벽에..창령 마을에 당도한 허준..

성대감의 집앞으로 간다.

 

S#42. 성대감집 앞(아침)

 

성대감의 집 앞에 선 허준이 대문을 두드린다.

 

허준 계시오..계시오..

 

잠시후 문이 열리고 성대감집 집사가 나오는데..

집사..허준을 보고 놀란다..

 

집사 허의원 아니요?

이른 시간에 어쩐일이요?

 

S#43. 성대감집 마당.

 

집사와 허준이 마당을 걸어와..방앞에 서면..

 

집사 나으리..산음서..허의원이 왔습니다.

 

방문이 열리고 성대감이 큰아들이 나온다.

아들..허준을 보고 반색하며..

마당까지 내려서는데..

 

아들 (반가운)허의원..!

 

허준..아들에게 인사를 한다..

 

허준 그간 무고 하셨습니까?

아들 무고 하고 말고.

어머님 병세도...많이 좋아지셨네..

이게 다 허의원 덕일세.

자..이러지 말고..들어가세..

(집사에게)조반상을 준비하라..

집사 예..

 

S#44. 방안.

 

아들과 허준이 방안으로 들어와서..앉으면..

 

아들 정말 반갑네..

허준 ...

아들 그래..유의원은 뭐라던가.?

자네처럼...출중한 문도를 뒀으니..유의원 그 사람도..복받은 

사람일세..

두고보게.. 우리 문중은 물론이고..이 일대에...사대부들이

자네를 찾을걸세.

허준 ...소인 대감마님께 문안을 여쭙고 싶습니다.

아들 ...아버님을 뵈러 왔던가?

허준 예..

아들 아버님은 지금 창령에 안 계시네.

허준 (놀라고)....?

아들 자네가 창령을 떠난 그 다음날.. 조정의 부름을 받고..

한양으로 올라 가셨어.

허준 (얼굴이 굳어지고)...하면..지금 한양으로 가면.. 뵐 수 

있습니까?

아들 (고개를 젓고)소용없을 것이네.

벌써 명나라로 동지사를 명받아 떠나셨을것이야. 

허준 (절망적인)..

아들 헌데 무슨 일인가?

무슨 일로 아버님을 만날려는가?

 

허준의 얼굴이 절망적으로 굳어지고..

그런 허준의 모습에서 스톱모션.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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