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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17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28|조회수210 목록 댓글 0

[허준] 17

 

 

 

 

 

 

 

 

 

S#1. 한진사댁 전경

 

꽤 큰 규모의 기와집 전경이 펼쳐지고...

 

S#2. 마당

 

마당 한켠에 허준과 부산포, 

그 집 하인인 듯한 사내가서 있는데...

이때 안채쪽에서...한진사와 부인...그리고...

한진사의 아들이 나온다.

 

부산포 (인사를 하면서)그간 별고 없으셨습니까?

한진사 난...속이 타 죽겠는데...왜 이리 기별도 없던가?

부산포 산지사방 사대부가에서...소인을 찾는지라 좀 분주했습니다요.

이젠...다른 일 다 물리고 나으리댁만 전념해서 돌볼것이니...

심려 마십시오. (허준에게)진사 나으리께 문안 여쭙게. 

허준 ...(한진사에게 인사를 한다)...허준이라 합니다.

진사 누가?

부산포 나으리...창령 우상대감을 아시는지요?

진사 알지, 우의정까지 지내신 성대감 아니신가?

부산포 성대감댁 마님께서 풍병으로 수족도 못쓰고 운신도 못하시는 

걸 허의원이 고쳤습니다요.

진사 (약간 놀란 얼굴로)그 소문은 나도 들었네.

부산포 ...게다가...목을 메서 다 죽은 처자도 살린적이 있는 명의 

중에 명의올시다.

진사 허의원이라 했나? 잘 좀 봐주게.

허준 (말없이 예를 갖추는데)...

부산포 ...아씨는 어디 계십니까?

아들 안채로 듭시다.

 

아들...부산포와 허준을 안채로 안내 한다.

 

S#3. 안채 방

 

한진사의 아들과 며느리가 있고...

허준이...며느리를 진맥하고

있다...부산포는 옆에서...그 모습을 보고...

아들도 잔뜩 긴장한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허준이 진맥을 마치면...

 

부산포 (얼른 허준의 눈치를 보고 아들에게)진맥을 마쳤으니...잠시 

나가 게시지요?

아들 수태를 한것은 확실한거요?

허준 예. 지금은 임신한지 삼개월이 지난고로...남녀의 구별이 

생기면서...태아가 온전한 몸체를 갖추는 시깁니다.

부산포 (당황한 얼굴로 얼른 허준의 말을 가로막고)

상세한것은 소인이...나으리를 뵙고 말씀드릴것이니...

아씨 모시고 잠시 나가주십시오.

아들 알겠네. 부인.

 

아들과...며느리가...방밖으로 나가면...

 

부산포 (잠시 밖을 의식하고)...어떤가? 임신한거야 나도 아는 

사실이고...아들인가? 딸인가?.

허준 맥경에 따르면...임부의 왼쪽 맥박이 빠르면 사내 아이고... 

오른쪽이 빠르면 계집아이라 했소...또.임부의 배를 만져보아 

술잔을 엎어놓은듯 싶으면 사내고...팔목을 만지는것처럼 

느껴지면 계집이라 했소. 진맥을 한 봐로는...아들인듯 싶소.

 

부산포 (얼굴이 확 펴지면서)아들? 틀림없는거지? 아들이 

틀림없는거지.

허준 의서에 그리 나와 있다는것이지... 어찌 확신을 할 수 있겠소.

부산포 됐네...됐어...나머진 내 알아서 할것이니... 자넨...임부의 

건강이나 신경쓰게.

 

S#4. 한진사의 방

 

방에 한진사와 부인 그리고 아들이 있는데...

그 앞에 부산포가 있다.

한진사 잔뜩 긴장한 얼굴로...

 

한진사 ...어찌됐나? 며늘아기가 임신을 한것은 틀림이 없다면서?

부산포 예...

한진사 (대뜸)아들인가? 딸인가?

부산포 ...(짐짓...뜸을 들인다)...

한진사 뭔가? 빨리 말 좀 해보게.

 

부산포...그래도 뜸을 들이는데...

괜히 어두운 얼굴로...

 

부산포 아뢰옵기...송구하오나...딸인듯 싶습니다.

한진사 (놀라고)뭐야? 

 

순간...한진사부인도 놀란 얼굴로 낙심하고...

아들의 표정도 착잡한데...

 

한진사 틀림없는가? 정말 계집인게야?

부산포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고하겠습니까요.

한진사 (크게 낙심을 하면서)허...그리 어렵사리 애가 섣는데... 

계집이라니...무슨 낯으로 조상님을 대할꼬...

 

한진사와 부인...그리고 아들 모두..

착잡한 얼굴로 말이 없는데...

그런 세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부산포...

 

부산포 아직 포기할 때는 아닙니다요.

 

부산포의 말에 세사람 모두 부산포를 보는데...

 

한진사 그게 무슨 말인가? 포기할 때가 아니라니... 하면...계집을 

사내로 바꿀 방도라도 있단 말인가?

부산포 다행히...아씨께서 임신을 하신지 석달이 넘지 않았으니... 

전녀위남의 방술을 쓰면 아들을 생산하실수도 있을것입니다.

한진사 전녀위남?

부산포 말 그대로...계집을 사내로 바꾸는 의술입니다.

아들 (의심스러운)정말 그런 방도가 있단 말인가? 자네 말대로만 

된다면 세상 천지에 아들을 못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부산포 (단호하게)...전녀위남법은...중국 득효방이란 의서에 나와있는 

비법입니다요. 잡병따위나 고치며 의원행세 하는 자들은 

감히 만져보지도 못하는 귀한 의섭지요... 아무나 할 수 있는 

방책이 아닙니다.

 

그래도 세사람의 표정에 미심쩍은 구석이 있자...

 

부산포 더구나...그 방책을 시행하는 것은 허의원입니다. 허의원은 다 

죽은 사람도 살리는 명의인데 못믿으시겠습니까?

 

진사...부산포의 말을 듣고...생각에 잠겨 있고...

부산포...다소 초조한 얼굴로...

그런 진사의 눈치를 살피는데...

진사...자기 옆에 있는...궤에서...

보따리 하나를 꺼내서 부산포 앞에 밀어놓는다...

보따리를 본 부산포 마른 침을 삼키고...

 

진사 풀러보게...

 

부산포 풀러보면 엽전 꾸러미가 있고...

부산포...입이 딱 벌어질듯 싶지만 애써 내색않고...

 

한진사 자네만 믿겠네. 이번 일만 성사시키면... 평생...자네가 

만져보지 못할 돈을 얹어 줄 것이야. 반드시 사내여야 하네. 

반드시!!

부산포 소인,성심을 다하겠습니다요.

 

S#5. 방 안

 

허준이 방안에 혼자 있는데 

이때 부산포가 들어온다.

부산포의 뒤를 이어 진사집 하인이...

술상을 들고 들어온다...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려진 음식들. 부산포 술병을 들고...

 

부산포 자...한잔 들게.

 

부산포가 술을 권하면 허준, 

술을 받는다...

 

부산포 ...봤나?...해산하는 날까지...수시로 드나들때 마다 대접이 

극진할것이네.

허준 임부의 건강을 돌본다고...이만한 대접을 받는게 

이상하지않소?

부산포 어허... 내 말하지 않았나. 이집 아씨가 수태한 아이가...육대 

독자가 될지도 모른다니까. 자네라면...그 귀한 자손을 보는데 

이만한 대접도 안하겠나?

허준 ...(어딘지 찜찜하고)...

부산포 (허리춤에서 자신이 받은 엽전의 십분지 일도 안되는 단돈 

몇냥을 꺼내서 허준에게 준다)자... 이건...집에 갈때...쌀이라도 

팔아가게. 오늘은 이 정도지만 아들을 해산하는날엔...

자네나 나나 팔자 고치는걸세.

허준 ...

 

부산포...앞에 놓은 술상에서 닭다리...

하나를 뜯어서...먹으면서...

 

부산포 뭐하나? 마셔...마시라구...

 

허준, 부산포가 건네준...몇냥의 엽전을 본다.

 

S#5-1. 허준의 집

 

놀란 표정으로 허준을 바라보는 다희와 손씨...

바닥에는 허준이 내어놓은 엽전이 있고...

 

손씨 웬 돈이냐...?

 

허준...잠시 대답이 없는데...

 

허준 앞으로 집안의 호구는 제가 책임질 것이니

어머니께선...다신 행상일에 나서지 마십시요...

손씨 (의아한 얼굴)...

허준 (다희에게)당신도 마찬가지요. 내 말 명심하오.

 

허준의 말에 다희와 손씨...

당혹스러워하는데.

 

손씨 네가 뭘해서 돈을 번단 말이냐?

허준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할 것입니다.

다희 의원이 되겠다는 소망은 어찌하실 작정이십니까.

처자식 때문에 한번 세운 뜻을 허망하게 꺽을 수는

없습니다...그리 호구한들 어머님과 제 맘이 편하리라 

생각하십니까?

허준 ...의원이 되겠다는 소망은 접었소.. 그저 돈이나 벌어 

어머니와 당신이 당하는 고초는 없게 할 것이요

다희 서방님!

 

허준, 대꾸없이 밖으로 나가는데...

 

다희 (따라 일어서며)서방님.

손씨 ...그만 두오...

다희 (안타까운 얼굴로 손씨를 보는데)

손씨 차라리 잘 된 일인지도 모르지...

다희 ...어머니...

손씨 유의원의 성품이 대쪽같아

아무리 준이가 용서를 구한다 한들 돌아서지 않을거라

합디다. 어차피 그럴바엔 상심하고 괴로워하느니

차라리 저리 마음을 먹는 것이 아범에겐 나은 일이요.

 

다희...착잡하고...

 

S#6. 유의원 전경

 

S#7. 도지의 방

 

도지가...방안에 앉아서 의서를 보고 있다.

과거를 준비하는듯 의서에 열중하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오씨의 목소리...

 

오씨(소리) 에미다...

 

도지 자리에서 일어나면...방문이 열리고...

오씨와 유월이가 들어오는데...

유월이가...작은 상을 들고 있다...

수정과가...담긴 사발과...약과가 접시에 담겨 있고...

 

오씨 (유월에게)놓고 나가보거라...

유월 예...

 

유월이가 상을 놓고 나가는 사이...

오씨 자리에 앉고...

도지는 오씨 앞에 앉는다.

 

오씨 쉬엄 쉬엄 하거라. 요사이 널보면 과거보기전에 탈이라도 

생길까 걱정스럽구나.

도지 심려마십시오.

오씨 (흐뭇하게 웃으면서)...그래...사내가 뜻을 품었으면... 

그만한...열과 성은 기울여야지.내 속으로 낳았지만 정말 

대견타.

도지 ...

오씨 ...이럴때...안사람이 있어...내조를 받으면 얼마나 좋을꼬.

도지 (순간...도지의 얼굴이 굳어지는데)...

오씨 기왕 지사 늦은거...내의원에 들어가면...더 좋은 혼처가 

잡히겠지...

 

이때 밖에서 들리는 집사의 목소리...

 

집사 (소리)마님...한상입니다요...

오씨 무슨 일인가?

집사 창령 성대감댁 아드님께서 오셨습니다요.

 

순간...놀라는 오씨와 도지.두사람 의아한 

얼굴로 시선이 마주치는데...

 

S#8. 의원 마당

 

마당에 성대감의 아들과...노복 두어명이 있고...

한쪽엔...영달...꺽쇠 장쇠가 있고...마루 한쪽엔...

병자를 보는 예진과 오근이 있는데... 

이때...한쪽에서 도지가 오고...그 뒤로...

오씨와 집사가 나온다...

도지...성대감의 아들을 보면...인사를 하고...

 

도지 어인 일이십니까?

아들 허의원은 어딨는가?

 

순간...도지의 얼굴이 굳어지고...

선뜻 대답을 못하는데...

도지의 뒤에 있는 오씨...안절부절하고...

이때 오근과 시선이 마주치면...

오씨...뭐라 말하라고 눈짓을 주고...

 

오근 ...저...

아들 (오근을 본다)...

오근 허준이는...산음땅에 없습니다요...

아들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린가?

오근 (앞으로 나서며)저...그게...(머리를 굴리는데)... 

그놈이...아니...그 자가...정경부인 마님의 병을 고친후에... 

오만방자를 떨다 의원에서 쫓겨난후...산음땅을 떠난걸로 

압니다요.

아들 (놀라고)...오만방자를 떨다니... 허의원의 심성으론...그럴리가 

있나...

도지 (망설이다가)...무슨 일로 허준이를 찾으십니까?

아들 문중 어른의 병세가 위중하여 왔는데...낭패로군. 어디로 

떠났는진 알 수 없던가?

오근 나으리...의술이라면...우리 도련님께서.허준이 그자보다 한 수 

위 올습니다요.

 

아들...도지를 한번본다...

 

아들 (단호하게)...허의원이 아니면 예까지 오지 

않았네.(노복들에게)가자.

 

성대감의 아들과 노복들이 

의원마당을 빠져 나가는데

도지의 얼굴이 참담하게 일그러지고.

오근...그런 도지의 표정을 본다...

 

오씨 (도지의 표정을 의식하면서)...아 아니...뭐 저따위가 있어.

 

도지...성난 얼굴로 안채쪽으로 가는데...

오근이 얼른 그런 도지를 따라가고...

 

S#9. 의원 일각

 

오근 허준이가...산음땅에 있는 한... 앞으로도 도련님 앞길에 

걸림돌이 될것입니다.이번 기회에...아주 

산음땅에서...쫓아보내는것이...어떨런지요?

도지 ...(말없이 오근을 본다)

오근 허준이는 근본도 모른채 산음땅으로 흘러 들어온 놈입니다.

그놈 마누라가...얼굴이 반반한게...어디서...기생질하던 

년이라는 소문도 있지만...평소에 도도한 기품으로 

봐서...양반가에 여식일거란 추측도 있습니다. 상놈 

주제에...양반가의 여식과 혼사를 치렀다면...

말못할 사연이 있지 않겠습니까? 털어보면...틀림없이 구린 

구석이 있을것입니다.

도지 됐소... 그만 가보시오.

오근 도련님...이번 기회에...

도지 (버럭)됐다지않소. 허준이 그자가 무슨 수로 내 앞길을 막아! 

그자 산음에 있던...창령에 있던...내 알바 아니니...그만 

물러가시오!

오근 (찔끔하고)...

 

S#10. 약재창고 앞

 

창고앞으로 오는 오근 군시렁거리는데...

 

오근 ...새파란 자식이...어따대고...큰소리야. 넌 허준이 따라 갈려면 

한참 멀었다 이놈아...

 

이때 한쪽에서 오근을 부르는 일서

 

일서 형님...

오근 (떨떠름)...웬일인가?

일서 (허리춤에 찬 주머니에서...약재를 꺼내는데... 웅담이 있다). 

웅담이요. 내...사냥꾼 노릇 십수년 만에...제일 큰 곰을 

잡아서... 떼낸거요.

오근 (웅담을 보고 감탄한다)호...정말 크네...

일서 이걸써서...보약 한재만 지어주십시요...

오근 보약은 왜? 마누라가 임신하더니만 어디...따로 힘쓸데라도 

생겼나?

일서 (낄낄거리면서)형님도 참.우리 마누라 성질을 몰라서 

그러십니까요? 그랬다간...그냥 황천길입니다. 마누라 

줄꺼니까...잘 좀 지어주십시요.

오근 (일서를 빤히 보다가)어디...줘 보게...

일서 (웅담을 주는데)

오근 (잠시 보더니)...예서 기다리게...

 

오근 약재창고 안으로 들어간다.

 

S#11. 약재창고

 

창고로 들어오는 오근...

 

오근 무식한놈. 웅담을 아무데나 쓰는줄 아냐?

임부한테 잘 못먹이면 약이 아니라 독이다 이놈아.

이건 내 보약을 지어 먹고...가만 있자...

 

오근...약재함을 두리번 거리고...

한쪽에서 병부를 적던...예진에게.

 

오근 저...임산부한테 먹일 보약재로는 뭐가 좋을지...?

예진 임부의 기를 

보하는덴...인삼에...백출...황기...백복령...당귀...숙지황...백작약... 

천궁...감초가 좋습니다. 

 

S#12. 한진사댁 일각(낮)

 

마당 한켠에서 탕약을 다리고 있는 허준...

이때...한쪽에서...한진사와 그 아들이 온다.

허준이 두사람을 보고 인사를 하는데...

 

한진사 ...애쓰네.(허준이 다리던 탕약을 보고)...이것이 그 방책을 

시행하는 약인가?

허준 ...?...소인...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순간...허준의 반응에...한진사와 

아들이 어리둥절하고...

 

허준 ...이 탕약은...임신을 하면... 뱃속의 태아에게 혈을 영양하고... 

입덧이 심한고로 허해진 심신의 기력을 보하기위해 조제한 

것입니다. 

 

이때 한쪽에서 부산포가 당황한 얼굴로 온다.

 

부산포 나으리...

한진사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난 철썩같이 자네만 믿고 있는데... 

허의원은...딴소리를 하고 있느니... 대체 전녀위남의 방책은 

언제 시행하는가?

허준 ...?

부산포 (허준의 눈치를 살피고 한진사에게)...

그 방책을 쓰자면 아씨의 건강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때가 되면 쓸것이니...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허준...굳은 얼굴로 그런 부산포를 보는데...

 

S#13. 마당 일각

 

허준과 부산포가 마당 일각으로 오는데...

허준의 얼굴이 몹시 화가 나 있다.

 

허준 난 임부의 건강을 돌보자고 온것이요. 헌데 전녀위남의 

방책이라니? 데체 누가 그 방책을 시행한단 말이요?

부산포 (안절부절하면서...주위를 두리번 거리는데)...이 사람아... 

목소리 좀 낮추게... 

허준 내가 모르는 내막이 무엇인지 빨리 말하시오.

부산포 사실은...(잠시 망설이다가)... 내가...요령 좀 부렸네.

허준 ...?

부산포 ...자네가 진맥한 바로는 이집 아씨가 아들을 수태했다고 

하지 않았나...

허준 ...의서에 있는대로 그리 짐작할뿐...확신은 할 수 없다 했소.

부산포 어쨌거나...그리될 가망이 높지 않은가? 

내...한진사에겐...딸이라고 했네.

허준 ...

부산포 ...그리고...전녀위남의 방책을 쓰겠다고 했지... 기왕 아들로 

태어날 가망이 높은데... 한 밑천...마련하자면...그 정도 

요령쯤은 당연한거 아닌가?

허준 (분노가 폭발하면서 부산포의 멱살을 

거뭐진다)이런...사기꾼...

부산포 (유들유들하게)어허...이러지 말게. 어차피 우린 한배를 탔어.

허준 (부산포를 후려치면서)닥쳐!!

 

부산포...나가떨어지는데...

부산포...터진 입술을 쓱 문지르면서...

입가에 냉소를 띠면서 일어난다.

 

부산포 이거 왜 이래. 니놈이 니발로 찾아온거야. 니놈도 돈이 

필요했던가 아냐? 헌데...이제와 왜 딴소리야!!

허준 (부들 부들 떨면서)아무리 돈이 궁해도...그따위 사기를 칠 

생각은 없었어.

부산포 (피식 웃으면서)...왜 이리 순진하게 굴어... 

자네...유의태한테...내ㅉ긴 수모를 잊었나? 그 교활한 

노인네한테 보란 듯이...나설려면...돈이라도 벌어야지. 그렇게 

앞뒤 꽉 막혀서 어쩌자는거야? 자...그리 흥분하지 말고... 

우리 차분히 얘기 좀 하세...

허준 당신같은 사람을 믿고 예까지 ㅉ아온 내가 어리석었어. 난 

더 할 말이 없으니...이만 가겠소.

 

돌아서서 가는 허준...부산포...

그런 허준을 따라가며...

 

부산포 이봐...허준이...이봐...

 

S#14. 한진사댁 마당

 

허준이 대문쪽으로 오는데...

부산포가 그 뒤를 따르고...

이때 요란스럽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형방(소리) 게 아무도 없느냐?어서 문을 열어라.게 아무도 없느냐?

 

한진사의 노복이 대문을 여는 순간...

한진사의 방에선...한진사와 아들이 마루로 나오는데...

대문이 열리면 관아의 형방과 

대여섯명의 군졸들이 들이 닥친다.

군졸들을 보는 부산포, 경악을 하고...

허준은 의아한 얼굴인데...

 

형방 (한진사를 보고)여기...의원행세를 하는 자들이 어딨습니까?

한진사 ...저기 있소만... 데체 무슨 일이요?

형방 (군졸들에게)저놈들을 잡아라.

 

군졸들 부산하게 움직이면...

부산포...기겁을 하고 도망을 친다.

허준...군졸들에게 잡히고...

도망가던 부산포도 잡히는데...

 

허준 (영문을 모르고)왜 이러시오?내가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러시오.

형방 닥쳐라 이놈.어서 끌고 가라.

 

S#15. 관아 전경

 

군졸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관아의 전경이 펼쳐지고.

그 앞으로 오라에 묶인 허준과 

부산포가 군졸들에게 끌려온다.

이때 약초망태기를 지고...가던 꺽쇠...

장쇠 영달이... 그 모습을 보고...

 

장쇠 저...저기...허준이 아니요?

꺽쇠 그 옆엔 부산포야...부산포...

 

세사람 놀란...얼굴로 그 모습을 본다...

 

S#16. 관아 동헌

 

관아의 아전들과 군졸들이 도열해 있고...

오라에 묶인 허준과...부산포가 무릎을 꿇고 있다.

 

형방 나으리...의원행세를 하고 다니는 놈들을 잡아왔습니다.

 

잠시후...사또가...동헌 마루로 나오고...

마루에 있는...좌대에 앉는다.

사또...허준과 부산포를 보고...

 

사또 너희들이...사내아이를 낳게 해준다는 구실로 의원행세를 

하며 혹세무민한 자들이냐?

허준 소인...수태한 임부의 건강을 돌봤을뿐입니다.

사또 닥쳐라 이놈. 니놈들이...전녀위남법인지를 

들먹이면서...사내아이를 못낳아서 애태우는 사람들에게 돈을 

갈취하지 않았더냐!!주리를 틀어야 이실직고 하겠느냐?

부산포 나으리...소인...한때 의원에서 약초꾼 노릇이나 하던 

놈입니다요. 소인이 무슨 재주로 의원행세를 하겠습니까?

(허준을 보고)저자는...허준이라고 소문난 의원입니다.

소인은 저자 곁에서 시술을 도왔을 뿐입니다요.

허준 (기가 막힌 얼굴로 부산포를 보는데)...

부산포 소인은...전녀위남법이 무슨 내용인지도 모릅니다요. 소인처럼 

무식한 놈이...어찌...의술을 알겠습니까?

허준 나으리. 소인...어리석어...저같이...거짓을 일삼는 자와...함께 한 

죄는 인정하지만 의술을 앞세워 그릇된 시술을 하지 

않았습니다.믿어주십시오.

사또 닥쳐라.여봐라...저놈들에게 속임을 당한...자들을 데려오너라.

 

이때...아전이 한쪽으로 가서.

한사람의 양반과 중인으로 보이는 

다른 한 사람을 데리고 온다.

 

사또 (그들을 보고)...당신들을 기만한 자가...저들이 맞소?

 

양반과 중인...허준과 부산포를 보는데...

 

양반 (부산포를 가리키며)저...저놈이 맞습니다.

중인 아들 낳게 해준다고...돈을 갈취해. 줄행랑을 친 놈이 

맞습니다.

 

부산포...암담하고...

 

사또 이래도 아니라고 발뺌을 하겠느냐!!

허준 .소인은 저들을 모릅니다.그런짓을 한적이 없습니다.

형방 이런 괘씸한 놈...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고하느냐!!

나으리...이놈도...한진사댁에서 의원행세를 했습니다요.

사또 내 너희들처럼 간악한 놈들은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다...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자식을 바라는 부모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할 수가 있단 말이냐?니놈들은 부모도 

없고...자식도 없더냐!!

 

허준...참담하고...

 

S#17. 약재창고 앞

 

창고앞에...꺽쇠 장쇠 영달이 있고...

오근이 있는데...오근 놀란 얼굴로...

 

오근 뭐야?...그...그게 정말이냐?

영달 저희들이...두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요.

오근 틀림없이 부산포하고 같이 잡혀 가더라 이말이지...

장쇠 예...

 

이때...창고쪽으로 도지와 예진이 오는데...

 

오근 도련님...허준이하고 부산포가 오라에 묶여 관아에 

잡혀갔다고 합니다.

 

순간 도지와 예진도 놀라고...

 

도지 무슨 일로 잡혀갔소?

오근 그...그것은...(장쇠쪽을 보면)...

꺽쇠 그건...소인들도 모릅니다요.

 

예진의 얼굴이 굳어지는데...

 

S#18. 관아 동헌

 

허준과 부산포가 형틀에 묶여 있고... 

그런 두사람의 볼기로 곤장이 내려 꽂힌다...

부산포...숨이 넘어갈듯 비명을 지르고...

허준은...끙하는 신음만을 토하는데...

 

부산포 ...나으리...살려주십시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사또 닥쳐라 이놈.뭣들 하느냐!...어서 치지 않고. 

다시...곤장이...허준과...부산포의 볼기에 꽂히면...부산포의 

비명...

 

허준...참담한 몰골로...신음을 토하는데...

이때...아전 하나가...와서...

 

아전 나으리...유의원이 왔습니다.

사또 ...들라하라.

 

그 사이...허준과 부산포에겐 

계속 곤장이 내려 꽂히고...

잠시후...유의태와 아전이...사또 쪽으로 온다.

 

사또 ...(자리에서 일어나 의태를 맞으며)기다리던 참이요.

의태 (사또에게 예를 갖추고)...

사또 어서...안으로 듭시다.

 

의태...사또와 함께 방쪽으로 가면서...곤장을 맞고 있는 

허준과 부산포에게 시선을 돌리는데...

허준을 보는 순간...놀란다.

이때...허준도...그런 의태와 시선이 마주치고...

그 사이...허준의 볼기에 내려 꽂히는 곤장...

허준...고통스런 얼굴로 신음을 토하고...

그런 허준을 보는 의태의 착잡한 얼굴...

사또...그런 유의태의 시선을 의식하고.

 

사또 의원행세를 하며 혹세무민한 간악한 놈들이요...

의태 ...

사또 내 유의원한테 하나 만 물읍시다. 전녀위남법에 대해 

아시오?

의태 ...득효방이란 중국 의서에...나와 있습니다.

사또 하면...정말...뱃속에 든 계집아이를 사내아이로 바꿀 수 있단 

말이요?

의태 ...의서에 있다하여...모두 옳다 할 순 없습니다. 사람의 나고 

그 성별이 정해지는것이 어찌 사람의 의지로 되겠습니까?

사또 그렇지...그게 정한 이치지. 헌데 저놈들은 전녀위남법을 

앞세워...무지한 백성들에게 돈을 갈취했소...

의태 ...(안스러운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허준...그런 의태와 시선이 마주치면.

처참한 심정으로 시선을 피하는데...

 

사또 자...듭시다.

 

사또가 의태를 방으로 인도하고...

 

S#19. 사또의 방

 

사또가 옷을 벗고 누워있고...

의태가 사또의 등에다 뜸을 뜨고 있다.

의태...뜸을 뜨는 사이에도...

밖에서 들리는 허준의 신음과 부산포의 비명소리...

의태의 표정이 괴로운데...(시간경과)...

사또가 저고리를 걸치는데...

 

의태 ...나으리...저들은 어찌 됩니까?

사또 혹세무민한 죄는 엄벌로 다스릴것이요. 저들처럼 간교한 

놈들이 의원행세를 하고 다니면. 백성들의 신망을 받는 

유의원같은 이들에게도 누가 될게 아니겠소.

의태 소인 또한 나으리께...벌을 받아 합니다.

사또 (옷 고름을 매다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드는데)...

 

의태...사또 앞에 무릎을 꿇는다...

 

의태 나으리...

사또 유의원...왜 이러시오?

의태 동헌에 있는 자들은 한때 소인의 문도 였습니다.

사또 (놀라는데)...

의태 ...소인이 부덕한 탓으로...저와같이 어리석은 자들을 배출하여 

세상을 현혹시켰으니...그 벌은 제가 받아야 마땅합니다.

사또 그것이 사실이라면...저놈들의 죄는 더 용서할 수 없소...

부산포란 자는...무식한 약초꾼이라지만 허준이는...의원이라 

들었소. 그런 자가...유의원처럼 고귀한 인술을 펴는 스승의 

이름에 어찌 그런 오명을 씌울수 있단 말이요!!괘씸한 놈!

의태 ... 아니옵니다. 나으리...소인을 벌하시고...허준이를 

용서하십시오.

사또 유의원!

의태 무슨 연유로 저와같은 짓을 저질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남을 기만하여 혹세무민할 아이는 아닙니다. 나으리께서 

은혜를 베푸시어 방면해 주시면...필시...가난한 백성을 

위해...헌신할 심성을 가진 아입니다.

사또 ...

의태 ...나으리... 용서해 주십시오.

 

사또 무거운 얼굴로...상념에 잠기는데...

 

S#20. 관아 옥사

 

감옥...한켠에...치도곤을 당하여 

처참한 몰골이 된 허준과 부산포가 있다...

부산포...기진을 하여...쓰러져 있고...

벽에 기대어 있는 허준...참담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안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유의태의 얼굴이...스쳐간다.

 

S#21. 의원 마당

 

예진이 초조한 얼굴로 마당을 서성거리는데...

이때...마당으로 유의태가 들어온다.

예진...의태를 기다렸다는듯...의태 앞으로 가고...

 

예진 ...스승님...

의태 ...

예진 ...관아에서 혹...허의원을 보셨습니까?

의태 ...너도 알고 있었더냐?

예진 ...어찌 됐습니까? 무슨 연유로 잡혀갔습니까?

의태 사람에 대해 미련을 갖는건 만큼 부질없는짓이 없다...

난 그 아이에 대한 미련을 버렸으니너도 그만 잊거라.

 

의태...방안으로 들어가면...예진...

안타까운 얼굴로...그런 의태를 바라본다.

 

S#22. 의태의 방

 

의태 방안으로 들어와서...자리에 앉고...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S#23. 허준의 집 마당(밤)

 

텅빈 마당으로... 만신창의가 된...

허준이 비틀거리면서. 들어온다.

허준...비틀거리면서...마당으로 들어와서...

마당 한켠으로 쓰러지는데...

이때...방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는 손씨...

쓰러진 허준을 보고 경악한다...

 

손씨 준아...애비야...

 

다희도 방문을 열고 보는데... 놀라고...

 

다희 서방님...

 

다희.허준을 부여잡고...

 

다희 서방님!!

 

S#24. 산음마을 전경(낮)

 

S#25. 구일서의 방(낮)...

 

함안댁 앞에 놓여진 게다리 소반에는 

삶은 닭과 전등이 수북하게 놓여져 있는데...

닭다리를 뜯어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함안댁...

이미 꽤 먹었는지...닭뼈가 소반에 가득하고...

이를 지켜보는 구일서...입이 딱 벌어지는데...

 

일서 ...그리 맛있냐

 

함안댁 볼이 미어지게 잔뜩 들어있어...

고개만 끄덕이고 말을 제대로 못하는데...

일서...닭몸통에서 살점을 떼다가 

함안댁의 입에 가져가며...

 

일서 자 많이 먹고...떡뚜거비 같은 아들놈 하나만 쑥 뽑아내.

 

함안댁...받아 먹고 나면...일서...

닭의 기름이 뭍은 손가락을 자신의 

입에 가져가 쪽쪽 빨며 맛을 보는데...

 

일서 (마음의 소리)뱃속에 애가 선게 아니고...굶어죽은 걸신이 

들어 앉았는거 아냐?

 

그때 함안댁이 들고 있던 닭다리를...

개다리 소반에 놓으면...

 

일서 왜 더 먹지?

함안댁 ...됐어...이젠 닭다리도 지겹네.

일서 ...그럼 더 먹고 싶은거 말해. 당신...배 불러 가는데...내가 

뭔들 못해주겠냐.

함안댁 ...저기...며칠전부터...개살구가 먹고 싶네.

일서 ...개...개살구?

함안댁 노오랗게 익은 개살구 있잖아...(침을 다시며) 

일서 (성질을 내며) 이 여편네가 오냐 오냐 하니까...끝이 없네.

이 엄동에 어딜가서 개살구를 구해!!

함안댁 ...(찔끔하고)먹고 싶다...그랬지...누가 구해 달랬나. (괜히 

콧소리 섞어서...약한척) 애 놀라게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일서 ...허이구...내가 상전을 모시고 산다...상전을 모시고 살아.

 

이때 밖에서 들리는 양태의 목소리.

 

양태 (소리)형님...저 양탭니다.

일서 들어와...

 

방문이 열리고...양태가 들어온다...

 

양태 ...(밖이 몹시 추운지...귀를 비비면서)으...춥다...

 

양태...아랫목으로 찾아들고...

 

양태 (이불에다 손을 넣고)으...살것같네...

일서 산에 갔다 오는 길이냐?

양태 예.

일서 ...뭐 좀 걸린게 있냐?

양태 말도 마십쇼.눈이...지리산 골짜기 마다...눈이 가슴께 까지 

쌓였는데... 덫을 어디 쳐뒀는지...분간도 안됩니다요.

일서 그거참...큰일이네...벌써...한달째 공을 치니... 

함안댁 ...한겨울 날 양식은 되니...걱정할거 없어.

일서 ...요새 .준이 성님은 뭘 하냐?

양태 관아에 끌려가 치도곤 당한후론...벌써 한달째 방구들 

짊어지고...꼼짝도 안하고 있습니다요.

일서 그 집 형편도...만만치가 않을텐데...쌀이라도 팔아줘야 되는거 

아냐?

함안댁 (대뜸)우리 먹을거도 없는데 남 줄게 어딨어? 행여 또 그런 

소리 말아!!

 

일서...양태 눈이 찢어져서 보는 

함안댁의 시선을 피하여...떨떠름한 표정...

 

S#26. 손씨의 방

 

손씨가 바느질을 하고 있고...

다희는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데...

아이가...자즈러지게 울기만 할뿐 

젖을 빨지 않는다.

 

다희 (안스러운 얼굴로 우는 아이를 달래는데)...

손씨 에미가 제대로 먹지 못하니...무슨 젖이 나오겠소. 빨아봐야 

젖이 안나오니...우는게요. 말못하는 저놈도...배고픈건 

매한가지지...

다희 (우는 아이를 보는 눈에 눈물이 핑 도는데)...

 

S#27. 허준의 방

 

방 한쪽 구석에 허준이 앉아있다...

마치 넋이라도 나간 사람처럼...멍하니 앉아있는데...

옆 방에서 들려오는 아이의 울음소리...

겸이의 울음소리가...허준의 귓전을 때리고...

허준...괴로운데...더는 듣지 못하겠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S#28. 마을 일각

 

허준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

이때...한쪽에서 오던 양태와 

일서가 그런 허준을 보고...

 

양태 형님...형님...

 

두사람 허준에게 다가가고...

 

양태 어딜 가시우?

허준 ...

일서 (혀를 끌끌차면서)방구들 짊어지고 산다더니...얼굴이 반쪽이 

다 됐네. 자...우리 예서 이럴게 아니라 주막에라도 갑시다. 내 

한잔 살게...

허준 됐네. (양태를 보고)...난 이길로...마연동으로 들어갈 참이다.

 

순간...놀라는 양태와 일서...

 

일서 마연동이면...마연동 철광엘 가겠단 말이요?

허준 한 겨울 거기서 험한 일 하다보면 잡념도 가시겠지.

일서 미쳤수?...죽을라고 환장했어? 거긴...사람 숱하게 죽어 

나자빠지는데야...

양태 나도 들었수.일이 힘들어 품삯은 후하나... 사고가 

잦아...골병들고 죽는 사람 천지라고...그런델...왜 제 발로 

간다는게요!

허준 어머니와 집사람에겐...아무말 않고 왔으니...너도...딴소린 

말거라.

양태 형님!

일서 이봐...식솔들 호구때문이면...차라리 나랑 지리산으로 갑시다. 

지금은 쌓인 눈 때문에 어쩔수 없지만.이제 

금방...눈녹으면...사냥을 하자구.

허준 ...됐네. 난 가겠네...

양태 형님이 그리 훌쩍 떠나면...마님하고 형수님은 어쩌란 

말이요...

허준 내가 있어...득 될게 없다. 나 때문에...짐만 더 할 뿐이야. 

염치없지만...너라도...살펴다오...

 

허준...걸어가는데...

 

양태 (안타까운 얼굴로)형님.

 

허준 돌아보지 않고 가는데...

 

일서 저런...무심한 양반이 있나...

 

S#29. 산길...

 

눈이 쌓인 산길을 가는 허준.

 

S#30. 마연동철광 전경

 

지게와 가마니에 철광석을 가득 담은채...

광산에서 나오고 있는 사람들.

곳곳에...사람들을 지켜보며 빨리 일을 하라 재촉하는 

군졸들이 눈에 띄고...광산입구에서 막 

빠져나오고 있는 허준의 모습이 보인다.

일이 몹시 힘겨운지...몰골이 말이 아닌데...

 

S#31. 철광 일각

 

허준, 지게를 지와와서 한곳에 부려놓고...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친후...다시...

지게를 맬려는데...이때...한쪽에서...

 

노인 좀 쉬었다 하게...

 

허준이 돌아보면...한쪽에...

오십후반의 노인 한명이...

앉아서 허준을 보고 있다...

 

허준 전 괜찮습니다...어르신 쉬고 오십시오.

 

허준, 지게를 매고 갈려는데...

 

노인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나... 그렇게 자신을 

혹사한다고...달라질건 없네...

 

순간...걸어가던 허준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노인을 본다.

 

노인 내...자네가 여기 처음 오던 날부터...주의깊게 봤지.

남들처럼 요령도 피지않고 죽자사자 일만하더군.

몸을 괴롭혀 잡념을 떨쳐보자는 심사가 아닌가?

허준 ...

노인 ...난...예서...반평생을 보냈어.

젊어서...자네같은 심사로...한시절만 지내겠다고 들어왔는데...

무심한 세월이...벌써 그렇게 됐구만.

허준 ...

노인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지게를 지고...허준쪽으로 

다가오고)...돌아갈 곳이 있으면...가서 자네가 할 일이 있으면 

어서 떠나게. (쓸쓸한 미소를 띠고)날 봐...이젠 갈래야 

갈데가 없어...

 

노인 쿨럭 쿨럭 기침을 하면서 

광산 입구쪽으로 가고

멍하니 그런 노인을 보는 허준의 시선.

 

S#32. 막사 전경(밤)

 

S#33. 막사 안

 

십수명의 사람들이 뒤엉켜 잠들어 있는 막사 안...

힘겨운 일때문인지...다들 코를 골면서 

정신없이 잠들어있는데...막사 한쪽 구석에 허준이...

벽에 등을 기대고 있다. 허준...상념에 잠겨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 심한 기침을 하고 가래 끓는 소리를 내는

노인...허준이 보면...낮에 허준에게 떠나라고 했던 그 노인이다.

천식이 심한지...계속 기침을 하는 노인의 고통스러운 모습.

허준...그런 노인을 보는데... 

 

S#34. 철광 일각

 

지게에 철광석을 지고 나와서...한쪽에다 부리는 허준...

다시 지게를 지는데...이때 한쪽에서...노인이...

심하게 기침을 하고 있다...

몹시 힘겨운 표정으로 기침을 하는 노인...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듯 싶은데...

잠시 선채로 노인을 보는 허준...

노인곁으로 가서...처방을 내려줄듯도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망설인다.

 

허준 (마음의소리)주제넘은 생각을 말자. 난 의원의 자격이 없는 

놈이야. 자격이 없어...

 

허준...애써 노인을 외면하는데...

이때 한쪽에서 종소리가 들리면...

일을 하던 사람들이 일손을 멈추고...몰려든다.

일꾼들에게 주먹밥이 나뉘어지고...

곳곳에 앉아서...주먹밥을 먹는 사람들...

노인도 주먹밥 하나를 받아들고...한쪽에 가서 먹는데...

밥을 먹다 말고도...심하게 기침을 한다.

그런 노인을 보는 허준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산쪽으로 간다.

 

S#35. 산속

 

산속을 헤메다니면서 약초를 캐는 허준.

 

S#36. 광산 일각

 

허준이 캐온 약초를 돌위에 놓고...빻고 있다.

 

S#37. 막사 안(밤)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막사안...노인은 여전히...

천식 때문에 기침을 하고...가래를 끓고 있는데...

허준이...노인의 옆으로 다가간다.

 

허준 어르신...이거 드십시오.

노인 뭔가?

허준 ...해소에 삭히는데 도움이 될겁니다. 탕약으로 다려야 약효가 

더할텐데. 약탕관이 없으니...즙으로 드십시오.

 

허준...말을 마치고...돌아서서...막사밖으로 나가는데...

의아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고...

허준이 놓고간 약초즙을 보는데...

 

S#38. 광산 입구(낮)

 

가마니에 철광석을 지고...나오는 허준...

힘겨운...얼굴로...지고 가서... 

광산일각에 부려놓는다.

이때 허준쪽으로 다가가는 노인.

 

노인 자네...정말 용하구만...

허준 (보면)...

노인 ...수삼년만에 처음으로 편하게 잠을 잤네. 기침이 멎었어.자네 

의원인가?

허준 ...아닙니다.

노인 의원도 아닌사람이...변변한 약재도 없는데서... 수삼년 앓아온 

해소병을 어찌 고친단 말인가?

허준 ...(입가에 희마한 미소를 띠고 말없이 한쪽으로 간다)...

 

의아한 얼굴로 그런...허준을 보는 노인의 시선.

 

S#39. 허준의 집 마당

 

양태가 손에 쌀자루를 들고 들어선다.

 

양태 형수님...형수님...저 양탭니다요.

 

이때 방문이 열리고...다희가 나온다.

 

양태 (꾸벅 인사를 하고)소인...그간 지리산 움막에 들어가 있어서. 

못 찾아뵙습니다요.(쌀자루를 내밀며)이건...쌀입니다요.

다희 ...(방쪽을 의식하면서)저 좀 보시지요...

 

마당 한켠으로 가는데...

양태...쭈볏쭈볏 따라가면.

 

다희 ...정말...서방님이 어디로 가셨는지 모르시오?

양태 (난처하고)...

다희 ...어머니께선 서방님 걱정에 몸져 누우셨소.알면 가르쳐 

주시오.

양태 ...저...

다희 ...

양태 ...마연동에...가셨습니다요. 한겨울 거기 거처하면서...마음을 

다잡겠다고...

다희 마연동이 어디요?

양태 ...철광산이 있는 곳입니다.

다희 ...

 

S#40. 마연동광산 일각

 

허준이 망치와 정을 들고...철광석을 깨고 있다...

허준 옆으로도 여러 일꾼들이 같은 일을 하는데...

이때 광산 입구쪽에서 요란스런 종소리가 들린다.

 

일꾼 (고함을 치는데)막장이 무너졌다...막장이 무너졌어...

 

허준과 함께 일을 하던 사람들이 

광산입구쪽으로 달려간다...

 

S#41. 광산 입구

 

입구쪽으로 오면...사람들이 입구를 보면서 둘러서 있고...

허준...가까이 가는데.이때 입구쪽으로 

피를 흘리는 사람들...겨우 기어서 나오는 사람...

그리고...서로를 부축해서 나오는 사람들...

또 업혀서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허준...두리번 거리면서 누군가를 찾는데...

노인을 찾는듯...그러나 어디에도 노인은 보이지 않는다.

입구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다친사람이 

나올때마다 부축을 한다...

다친사람들의 살려달라는 비명. 사람들의 고함소리로.

소란스럽고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때...누군가...또 나온다...라고 소리치는데...

허준...돌아보면...광산입구에서 

한 사내가 피투성이가 된 채 기어나오고...

허준과 두어명의 사내가 달려가서 사내를 부축한다.

 

허준 (다급한)...이보시오...정신 차리시오...

사내 (힙겨운)...안에...사람이 있소...사람이...

 

사내 더 말을 잇지 못하고 기절을 하는데...

다급한 얼굴로...광산입구를 보는 허준...

허준 자리에서 일어나 입구쪽으로 갈려하면...

그런 허준을 만류하는 사람들...

 

일꾼 뭐 하는거요?

허준 아직 사람이 있다잖소.

일꾼 죽을라고 환장 했소? 한번 무너진 굴은 언제 또 무너질 줄 

몰라.

 

허준...일꾼을 뿌리치고...

광산안으로 달려들어간다...

 

일꾼 저...저...미쳤나...

 

일꾼들 조바심 나는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허준이 뛰어 들어간 잠시후...요란한 굉음과 함께...

굴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굴밖으로...먼지가 나온다. 사람들의...탄식소리...

안타까운 얼굴들인데...잠시후...

입구쪽에서 날리는 먼지 너머로...뽀얗게 먼지를 

뒤집어쓴 허준이 노인을 업고...광산밖으로 나온다.

허준...고통스런 얼굴로 쿨럭이는데...

그 모습을 본 사람들 탄성을 지르고...

일꾼들 달려가 허준과 노인을 잡는다...

 

S#42. 막사 안

 

노인을 업고 막사로 들어와 눕히는 허준, 

일꾼들도...뒤따라 들어오고

이미 막사안에는...피 흘리며 신음하는 

사람들이 가득하고...노인은 이마에 피를 흘리고...

갈비뼈라도 부러졌는지...숨도제대로 

못쉬고 고통스러워 한다...

허준.노인을 보다가...막사 밖으로 나가려 하면...

 

노인 (힘겹게)...어딜가는가?

허준 ...의원을 불러야지요.

노인 ...자네가 의원인데...누구를 불러...

허준 ...

 

허준...멍하니...서 있는데...

마음속으로 갈등이 있고...

일꾼...그런 허준을 보고...

 

일꾼 의원이슈?

의원이...숨넘어가는 사람을 보고만 있을거요?

허준 ...

일꾼 뭐하슈. 빨리 손 좀 써보슈...

허준 ...(그대로 선채로 있고)...

 

허준이 돌아서서...피흘리며 쓰러져 있는 

병자들을 본다. 그들의 고통스런 신음과

비명이 허준의 귓전을 때리고...

 

허준 (결심을 한듯)가서...골절된 곳에 부목을 댈 천과 나무를 

구해오시오...

 

일꾼들...멍하니 허준을 보면

 

허준 빨리!!

 

일꾼들 .후다닥 막사밖으로 나간다...

허준...환자들의 상태를 보기 시작하고...

(시간경과)...

일꾼들의 도움을 받으면서...골절된 환자들의 

상처부위에 부목을 대는 허준...

정신없이 진료를 하는데...

환자들이 비명은 계속 되고...

 

S#43. 광산 일각

 

사고 뒤처리 때문인지...군졸들과 일꾼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광산 일각에 다희가 나타나고...

다희 두리번 거리는데...이때 급하게 

다희의 옆을 지나는 일꾼.

 

다희 이보시오.

일꾼 ...

다희 무슨 일이 있는거요?

일꾼 낙반사고가 나서...여러 사람이 다치고 죽었소.

다희 ...(놀라고)...혹...허준이란 사람을 아십니까?

일꾼 ...?

다희 서방님인데...여기서 일한다 들었습니다.

일꾼 ...모르겠수.

 

일꾼 급하게 한쪽으로 가면...

다희...걱정스럽고 다급한 마음에 

이곳 저곳을 둘러보면서 허준을 찾는다.

 

S#44. 막사 안

 

약초를 환자들의 환부에 대고...

다시 천으로 감싸는 허준의 모습...

환자들의 상태가 전체적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허준은 정신없이 일을 계속 하는데...

 

일꾼 (막사 한쪽에서)여기 좀 봐주시오...

 

한쪽 환자를 보던 허준이... 양태가 보고 있는 

환자쪽으로 가서 상태를 보는데...

이때 막사안으로 들어오는 다희...

막사안을 두리번 거리다가...한쪽에서 

정신없이 환자를 돌보고 있는 허준을 본다.

다희...반가움에...눈물이 먼저 핑도는데...

다희...그런 허준을 의식못하고 계속 환자를 보고.

다희...그런 허준쪽으로 다가가고...

 

다희 ...(울먹이면서)...서방님...

 

정신없이 일을 하던...허준...일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다희를 본다...허준 놀라고...

 

허준 ...부인...

 

허준을 바라보는 다희의 눈에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흐르는데...

 

S#45. 광산 일각

 

허준과 다희가 서 있다.

두사람 말이 없는데...

 

허준 ...어머님은 .어찌 지내고 계시오?

다희 ...서방님 걱정에 노심초사 하십니다...

허준 ...(착잡하고)...당신 볼 면목이 없소...

다희 움막안에서 병자들을 돌보던 서방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처럼 의연하신데...어찌 그리 약한 말씀을 하십니까?

허준 ...

다희 ...고통받는 병자들을 보살피는 것이...서방님...참 모습입니다. 

서방님이 계실 자리를 두고...왜 여기와 피해 계십니까?

허준 ...

다희 돌아가셔야 합니다.

 

허준...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자신을 질타하던 삼적의 말이 떠오르는데...

 

삼적 의원이 병자를 살리면...병자도 의원을 살린다.

허준 ...?

삼적 한사람 병자를 구할때마다...헛된 욕심과 사악한 마음에서 

자신을 구하지...헌데...니놈은 병자만 살릴 줄만 알았지...

너 자신은 구하지 못하였구나. 내 말뜻을 알면...니 스승이 왜 

널 내쳤는지 알게다. 

 

그런 삼적의 말을 떠올린 허준의 눈에 

눈물이 글썽해지고. 허준.그런 자신을 추스린후...

돌아서서 다희를 본다.

 

허준 돌아가겠소.돌아가 스승님께...용서를 빌겠소. 

다희 (감격하고)...서방님...

 

S#46. 유의원집 앞(아침)...

 

병자들이 대문밖으로 늘어서 있는 

의원집앞으로 오는 허준...

병자들을 제치고...의원안으로 들어간다.

 

S#47. 의원 마당

 

마루에서 병자를 보고 있는 의태와 도지...

예진...오근...마당에는 장쇠 꺽쇠...영달이 있는데...

허준이 마당으로 들어서면...

허준을 보고 놀라는 장쇠 꺽쇠...영달 일행...

이때 마루에 있는...오근이 허준을 보고 놀라고...

 

오근 스...스승님...

 

병자를 보던 의태와 도지...예진도...

고개를 들어 허준을 보는데...

허준...의태 앞으로 와서...의태 앞에 무릎을 꿇는다.

이때 의원 한쪽에서 나오던 

삼적대사도 그런 허준을 보고...

 

허준 (떨리는)...스승님...소인을 용서해 주십시오.

유의태 (담담하게)물러가라.

허준 (간절하게)스승님...

유의태 물러가라지 않느냐.

허준 (절박한)소인 이제야서 깨달았습니다... 스승님께서...왜 그 

서찰을 불태우셨는지...이제야 알았습니다.

유의태 ...

허준 눈이 멀어 진정한 의원이 무엇인지 잊고 있었습니다... 제 

마음을 채우고 저를 구하는 것은 내의원 입격을 천거하는 

서찰이 아니라...고통받는 병자라는 뿐이라는 사실을 소인이 

모르고 있었습니다...

유의태 ...

 

유의태와 삼적...의미심장하게 허준을 바라보고...

그런 허준을 보는 예진...안타까운데...

 

허준 ...소인에게...의원이 아닌 다른 길은 없습니다. 병자들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었습니다...소인을...용서해주십시요.

 

허준의 말에...유의태...생각에 잠기고...

예진...의태를 애타게 바라보고...도지 역시...

의태의 반응을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한동안...정적이 감도는 병사...

 

유의태 ...그만...가거라...

허준 (절망적인)스승님.

 

순간...허준이 느끼는 아픔만큼 안타까운 예진의 얼굴...

예진의 눈에 눈물이 핑 도는데...

 

의태 가거라.

 

의태 자리에서 일어나 방쪽으로 간다.

그런 의태를 보면서 절규하는 허준

 

허준 스승님...소인을 용서 하십시오...소인을 용서 하십시오.

도지 아무리 그래봤자...아버님의 마음을 돌릴수 없을 것인... 그만 

돌아가게.

허준 스승님...

 

허준의 절규를 들으면서...괴로운 예진.

 

S#48. 의원 앞

 

무릎을 꿇은 채 앉아있는 허준...

(시간경과) 밤이 늦도록...그 자리에 꿇고 

앉아있는 허준...조금 열려진 대문틈으로...

그런 허준을 보는 예진의 시선 애처럽고...

(시간경과) 다시 아침이 되는 동안..

.허준은 계속 대문앞에.무릎을 꿇고 있는데.

추위에 파랗게 질린 얼굴로 있는 허준.

이때 대문이 열리고...왕진갈 채비를 한 

유의태와 오근이 나온다. 허준...고개를 들어보면...

유의태와 시선이 마주친다...

허준...간절하게 유의태를 보지만 유의태...

잠시 허준을 바라보다 그냥 지나쳐가고...

 

허준 스승님.

 

유의태 아무런 대꾸없이...사라진다.

절망적인 허준의 얼굴...

 

S#49. 의원 일각

 

삼적대사가 마당쪽으로 가는데...

예진이...대사 앞으로 간다.

삼적은 길을 떠나는지 등짐을 지고 있는데...

 

예진 떠나십니까...?

삼적 주인없는 집에 객이 남아 뭐하겠느냐... 가야지...

 

예진...그런 대사를 보며...뭔가 망설이는 듯 하고...

삼적...그런 예진의 기척을 읽는데...

 

삼적 할말이 있더냐.

예진 ...소녀...대사님께 간청이 있습니다.

삼적 말해보거라.

예진 허의원을 살펴주십시요...

삼적 ...

예진 ...소녀...허의원의 심성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진정 심의가 될 분이...한때의 실수로 인해...의원의 길을 

포기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대사님께서...허의원을 

거두어주십시오.

삼적 ...(잠시 생각을 하는데)...

 

S#50. 대문 앞

 

허준이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는 

대문앞...삼적대사가 나온다. 

삼적대사 허준을 바라보다가...

 

삼적 정말 네놈에게 의원말고는 다른길이 없는게냐?

허준 ...그리 믿습니다.

삼적 진정...네 마음을 채우고...널 구하는것이.고통받는 

병자뿐이라고 생각하느냐?

허준 ...예...

삼적 따라 오너라.

 

순간...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어 삼적을 보는 허준.

그런 허준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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